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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美 “동맹과 中 견제” “국방비 두 배”… 한가한 대선 후보들

    [사설] 美 “동맹과 中 견제” “국방비 두 배”… 한가한 대선 후보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그제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미국의 최우선 목표가 중국 견제임을 분명히 밝혔다. 중국이 즉각 “미국이 아태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반박했을 만큼 민감한 메시지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아시아 동맹국들이 북한은 말할 것도 없고 훨씬 더 강력한 중국 위협에 직면해 유럽보다 적은 국방비를 지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도 했다. 그가 제시한 국방비 기준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새 목표인 국내총생산(GDP)의 5%다. 그 기준이라면 GDP 2.6% 수준인 한국의 국방비는 두 배로 늘어난다. 헤그세스 장관은 북한을 거의 언급하지 않으면서 중국 위협을 집중 부각했다. 이는 주한미군의 임무가 북한 억제에서 중국 견제로 전환되고, 한국이 미중 대결의 최전선으로 편입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런 우려대로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참여한다면 2017년 중국과의 사드 갈등 봉합 과정에서 밝힌 ‘3불 원칙’과 충돌할 수도 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MD 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불참 입장을 표명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은 갈등 시기에 중국의 악의적 영향력을 심화시킨다”는 말도 했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의 기존 접근법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최대 교역국이 중국인 한국에는 양자택일을 강요한 발언과 다름없다. 사정이 이런데 대선 후보들의 인식은 너무나 안이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묻는 외신 질문에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할 때 답하겠다”며 미중 갈등의 뇌관을 농담처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미국이 더이상 우리가 알고 있던 미국이 아닌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역시 틀에 박힌 동맹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중 대결 구도가 고착화되기 전에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면서도 부담은 분산시킬 치밀한 외교력이 절실하다. 외계인 타령이나 낡은 안보관으로 해결될 단계가 아니다.
  • 이재명 “최대한 빨리 청와대 보수해서 갈 것…일단은 용산”

    이재명 “최대한 빨리 청와대 보수해서 갈 것…일단은 용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일단은 용산 대통령실을 집무실로 쓰겠지만, 최대한 빨리 청와대를 보수해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30일 JTBC 유튜브 ‘장르만여의도’에 출연해 대통령 집무실을 어디에 둘 것이냐는 질문에 “용산(대통령실)은 보안이 심각하다. 최대한 빨리 청와대를 보수하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제가 말 잘못하면 ‘자기가 다 (당선)된 줄 알고’ 이럴 가능성이 있어서 일반적인 예측으로 말씀을 드리겠다”고 전제했다. 그는 “청와대가 제일 좋다. 오래 썼고 상징성, 문화적 가치 등 안 쓸 이유가 없다”라며 “안보(보안) 문제도 그렇고 거기(청와대)가 최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곳을 나왔다. 주술적 이유가 제일 컸을 것으로 추측이 되는데 용산은 보안이 심각하다”라면서 “도청 문제, 경계·경호 문제 등 완전히 노출돼서 아파트 숲에 둘러싸여 있다. 개활지에서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정을 논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는 “(용산은) 안 된다. 그러나 어디로 갈 것이냐”라며 “급하게 뜯어고쳐서 정부종합청사로 가라는 얘기도 있는데 돈이 든다. 최대한 빨리 청와대를 보수해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용산 대통령실이나 청와대가 아닌 제3의 장소를 따로 마련하기보다 일단 청와대 보수를 마칠 때까지 현재 용산 대통령실을 쓰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저는 청사 이런 것에 돈 쓰는 것이 진짜 아깝다”라며 “국정 책임자의 불편함 또는 찝찝함 그런 것에 수백억, 수천억을 날리는 게 말이 되느냐. 국방부도 이렇게 연쇄적으로 다 쫓아내고”라며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의 정부종합청사로 옮기는 것을 검토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계획에 대해서는 “선의였다. 청와대가 구중궁궐처럼 그러니 대중과 쉽게 접하는 종합청사로 가려고 했던 것”이라면서도 “꿈은 그렇지만 현실성이 좀 떨어진다. 시민들이 아침에 출퇴근하고 그러는데 교통 통제하고 그러면 짜증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취재 현장서 본 盧ㆍMBㆍ朴ㆍ文… 대한민국 새 리더의 자격

    취재 현장서 본 盧ㆍMBㆍ朴ㆍ文… 대한민국 새 리더의 자격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통령은 성공할 수 있을까. 과거 사례를 돌아보면 해답이 보일 수 있겠다. 30여년간 정치 현장을 누비며 서울신문 논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저자가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등 전 대통령들의 국정 운영을 분석하고 다음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을 골랐다. 저자는 우선 노무현 전 대통령에 관해 ‘사람 사는 세상’을 정치 목표로 잡고서도 개방적 통상 국가를 지향한 점을 꼽는다. 평등·평화·여성·청년·환경·노동 같은 진보적 주제를 지향하면서도 시장과 타협하는 합리적 진보 정치를 꿈꿨지만, 현실적 제약으로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에 그쳤다고 평가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국가를 경영의 관점에서 접근하려 한 ‘실용 노선’을 눈여겨본다. 경제 분야에서 나름 성과를 거두고 한미동맹 강화 등 주목할 부분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진영 갈등과 정치 대립을 부른 점을 패착으로 든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최고 권력자라도 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현직에 있을 때라도 수사받고 탄핵당할 수 있음을 보여 준 첫 사례를 남긴 점에 주목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비정규직 제로, 최저임금 급속 인상, 탈원전, 부동산 규제 등에서 마음껏 일했지만, 우리나라를 이념과 정치 논리의 거대한 실험장으로 몰아갔음을 짚는다. 전 대통령들을 돌아본 저자는 대통령의 성공 조건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한다. 법과 상식이 지배하는 정치문화 정착, 기업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 확립, 건전재정 확립을 통한 미래 경쟁력 축적, 미래 세대에 떠넘기지 않는 연금·노동·교육 개혁, 아이 낳고 키울 만한 한국 사회로의 전환이 바로 그것이다. 이제 대통령 한 사람이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방식은 더이상 통용되기 어렵다고 강조한 저자는 국정을 이끄는 리더십에도 변화와 유연성, 개방성, 포용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 “정원·보수 확대도 없다”… 사라진 공약에 실망하는 공무원들

    “대선 후보들은 공무원을 공약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공약을 이행할 수족쯤으로 여기는 것 같아요.”(경제부처 A과장) 21대 대선 사전투표를 앞두고 공개된 주요 후보들의 공약집을 펼쳐 든 공무원들의 표정에는 실망감이 번졌다. 저연차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보수 인상안이 담기긴 했지만 정작 현장의 숨통을 틔울 인력 확충 등 근본적인 개선책은 빠져 있어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7~9급 저연차 공무원의 보수 지속 인상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저연차·실무직의 보수 현실화를 각각 약속했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대상 범위를 저연차로 한정했으며 인상폭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게다가 저연차 보수 인상은 이미 인사혁신처가 올해부터 추진해 온 정책으로 기존 방침을 반복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차관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의 연봉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연동시키는 ‘미국식 성과 연동 보수제’ 도입을 공약했으나 공무원 처우 개선과는 거리가 멀다. 사회부처의 한 사무관은 29일 “저연차 급여 인상 자체는 필요하다고 본다”면서도 “중간 연차를 그대로 두고 저연차만 올리면 조직 전체의 사기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5급이라고 급여가 많은 것도 아니고 4급 이상은 매년 연봉이 동결되기 일쑤”라며 “초과근무수당도 없어 서기관으로 승진하면 오히려 월급이 줄어드는 일도 있다”고 토로했다. 경제부처의 한 과장급은 “공무원 처우 개선에 대한 실질적인 공약은 애초부터 기대하지 않았다”며 “공직 이탈이 늘고 있는데도 위기의식은커녕 여전히 공무원을 정책 수행의 도구쯤으로만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무는 계속 늘어나는데 정작 정원 확충은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는 임기 내 공무원 17만명 증원과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그러나 공무원 정원과 보수를 조금만 늘려도 재정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쉬운 과제가 아니다. 사회부처의 한 고위 공무원은 “조직을 무작정 늘려 달라는 게 아니다”라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현장 점검 같은 기본적인 행정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업무량에 따른 부처 간 효율적인 정원 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단순한 임금 인상보다 경직된 의사결정 구조, 비효율적인 업무 수행 방식 같은 공직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더 주목해야 한다”며 “정책을 집행하는 ‘행정부’ 자체에 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 양산서 사전투표 문재인 전 대통령 “조기 대선 치르는 이유 기억해야”

    양산서 사전투표 문재인 전 대통령 “조기 대선 치르는 이유 기억해야”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 투표 첫날인 29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주민자치센터 사전투표소를 찾아 투표했다. 임기를 마치고 양산으로 귀향한 문 전 대통령이 사전 투표에 참여한 것은 2022년 6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지난해 4월 시행한 22대 총선에 이어 3번째다. 대선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색 재킷과 청바지를 입은 문 전 대통령은 신분 확인 절차를 거치고 나서 귀중한 한표를 던졌다. 김정숙 여사도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사전 투표에 참여했다. 문 전 대통령은 투표 후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조기 대선이 왜 치러지게 됐는지 국민께서 꼭 기억했으면 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총체적인 국정 파탄과 내란을 심판하는 선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압도적인 심판으로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내란 세력과 내란 동조 세력을 투표로 압도적으로 심판할 때, 또 그렇게 해야만 우리나라가 바로 서고 바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전 투표 잊지 맙시다. 투표가 세상을 바꿉니다. 빛의 혁명과 광장의 연대는 투표로 완성됩니다. 더 보란 듯이 사전 투표합시다”라는 글을 게시하며 사전 투표를 독려했다.
  • [데스크 시각] 문화정책도, 문화철학도 안 보인다

    [데스크 시각] 문화정책도, 문화철학도 안 보인다

    6개월 가까이 됐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밤중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장면을 떠올리면 머리가 여전히 지끈거린다. 내란수괴 혐의를 받는 그가 한가로이 영화를 보러 다니는 모습은 어지러움을 더한다. 그나마도 본 영화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내용이고, 자신이 계엄을 선포하는 것을 보며 웃으며 박수 치는 모습이라니, 이런 부조리극이 또 있을까. 영화관을 찾는 발걸음이 줄었다고 영화계가 난리인데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영화를 벌써 2만 8000명이나 봤다는 사실은 공포극에 다름 아니다. 코로나19를 지나며 영화 관람료는 대폭 올랐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공세는 가열차다. 묵혀 둔 ‘창고영화’는 바닥을 보인다. 영화관 탓이라고 하기엔 과하다. 윤석열 정부가 영화정책이라고 내놓은 게 별로 없어서다. 윤석열이 임명한 첫 문화체육관광부 수장인 박보균 전 장관이 출판계에 한 일들은 또 어떤가. 각종 도서 관련 예산을 뭉텅이로 삭감한 것도 모자라 서울국제도서전 예산을 모두 끊어 버리는 통에 출판계의 혼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꾸준히 독서를 하며 인상 깊은 책을 소셜미디어(SNS)에 소개하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달리 윤석열은 일찍부터 책 읽는 대통령과는 거리가 멀었음을 떠올려 본다. 그가 두 번째로 임명한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책보다는 권력에 발걸음이 더 가깝다. 법을 고쳐 국립국악원장 자리에 문체부 고위 관료를 앉히려다 문화예술계의 반발을 샀다. 최근엔 긴밀한 상의도 없이 국립예술단체를 지방에 이전하겠다고 발표해 또 반발을 불렀다. 관에서 좌지우지하려는 이른바 ‘관치’의 모습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맹위를 떨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한 문화정책이 무엇이 있을까 돌아보면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 그런데 뒤를 이을 대선 후보들을 보면 암울함을 떨치기 어렵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지난 27일 진행된 6·3 조기 대선 후보들의 TV 토론회는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이었다. 정치정책은 “너 때문에 안 된다”, 경제정책은 “네가 할 수 있겠느냐”, 사회정책은 “너만 아니면 된다”였다. 세 차례 토론회 동안 비방에 원색적 표현만 난무했다. 정책, 특히 문화정책은 실종됐다. 각 후보의 홈페이지를 찾아가 문화정책이 뭐가 있는지 읽어 본다. 이재명 후보는 문화재정을 문화강국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대폭 늘려 2030년까지 시장 규모 300조원, 문화수출 50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한다. 김문수 후보는 창작에서 수출까지 콘텐츠 생태계를 성장시키겠다, 관광을 국가전략산업으로 키우겠다고 공언한다. 이준석 후보는 문화 분야 공약을 아직 내놓지 않았고, 권영국 후보 역시 10대 공약에 문화 분야 공약은 없었다. 선거 때마다 문화정책은 ‘산업’이라는 이름을 달고 주변으로 밀려난다. 문화를 경제 논리로만 해석하는 경향이 강한데 K팝을 필두로 K콘텐츠가 전 세계에 먹혀들면서 ‘수출 효자’ 종목이 됐기 때문이다. 문화예산은 올해 기준 국가 총지출의 1.33%에 불과한데 전 세계에 끼치는 영향은 막강하니 속된 말로 ‘가성비’가 탁월한 셈이다. 정작 그 너머에 있는 것은 간과한다. 문화는 창의성의 발현이자 즐거움을 주고 공동체 의식을 단단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시민의 삶을 연결하는 공공정책이자 사회의 원동력으로도 작동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선 후보들의 문화정책은 변변찮고, 그 속에 담긴 문화철학은 알량하기만 하다.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될 날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윤석열보단 잘하겠지’ 싶은 마음이 그나마 기대라면 기대랄까. ‘문화대통령’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가 됐든 문화철학을 중심으로 제대로 된 정책을 펼치길 소망해 본다. 김기중 문화체육부 차장
  • 이재명 공약집에 ‘대법관 증원·검사 파면제’ 담았다

    이재명 공약집에 ‘대법관 증원·검사 파면제’ 담았다

    더불어민주당이 6·3 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대법관 증원’, ‘검찰개혁 완성’, ‘4대강 보 전면 개방’ 등의 내용을 담은 이재명 대선 후보 정책 공약집을 공개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이날 공개한 이 후보의 공약집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은 회복·성장·행복의 3대 비전과 15개 정책과제, 247개 세부공약으로 구성돼 있다. 이 공약집은 경제가 최악인 상황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없이 임기를 시작하는 것을 감안해 재정 지출이 과도한 공약은 최소화하고 이행 가능한 공약 위주로 구성했다는 게 특징이라고 민주당은 설명했다. 검찰개혁 완성과 사법개혁 완수는 3대 비전 가운데 ‘내란 위기 극복을 통한 헌정질서 회복’의 구체적 과제로 제시됐다. 우선 검찰개혁 방안으로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전담하고 검찰은 기소와 공소 유지만 담당하는 기소청으로 개편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사 파면제도 도입도 공약에 포함됐다. 대법관 증원도 공약에 담겼다. 대법관 수를 늘려 상고심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게 민주당 설명이다. 다만 구체적인 증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 의원들이 대법관 수를 현재 14명에서 30명으로 늘리거나 100명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지나친 사법부 흔들기라는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민주당 선대위는 지난 26일 ‘대법관 100명 증원 법안’에 대해선 철회하기로 지시했다. ‘대법관 30명 증원 법안’ 철회에 대해서도 “논의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공약집에 대법관 증원 공약이 재차 담긴 것이다. 이에 대해 최인호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대법관 증원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공고히 한 것”이라며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삼권분립을 파괴하는 폭주”라고 비판했다. 공약집에는 대통령 계엄 권한 민주적 통제 방안 마련, 국방부 장관 문민화, 내란 혐의 종사자 엄벌 등 12·3 비상계엄에 따른 ‘내란 단죄’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공약도 포함됐다. 대통령 4년 연임제, 5·18민주화운동 정신 헌법전문 수록 등 개헌과 관련한 내용도 담겼다. 성장 분야에는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육성과 전 국민의 AI 접근권 보장, 대규모 국민 펀드를 조성해 AI 산업에 100조원을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담았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대통령실에 ‘AI정책수석’을 신설하고 국가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를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자본시장에서 시세조종을 근절해 공정한 시장 질서를 만들겠다는 약속도 담겼다. 주가 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행위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고 상장사 임직원과 주요 주주 등이 단기 매매차익을 취득한 경우 해당 법인이 매매차익을 반환 청구하도록 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4대강 재자연화’도 추진된다. 금강, 영산강 보 해체 결정 취소를 원상태로 회복하고 낙동강 등 4대강 보를 전면 개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홍수와 가뭄에 도움이 안 되고 지역 주민도 원치 않는 신규 댐 설치 추진도 폐기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공적연금 개혁 지속 추진, 쌀값 정상화, 사교육비 부담 경감, 중산층·서민을 위한 부동산 공급정책 집중 등의 공약도 담겼다.
  • ‘국장 지킴이’된 李, 코스피200 ETF에 매월 100만원씩 붓는다

    ‘국장 지킴이’된 李, 코스피200 ETF에 매월 100만원씩 붓는다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약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주가조작을 해도 아무도 처벌받지 않더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를 저격했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에 직접 투자한 내역을 공개한 이 후보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 주가는 가만히 있어도 확실하게 오를 것”이라며 1400만명의 개미 투자자 표심 공략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성동구 유세 현장에서 “이재명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이 올라가니까 주가도 따라 올라가지 않나”며 “지금 주가지수가 2700 갈 듯 말 듯 하던데, 민주당 정권,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 그 자체만으로도 주가는 지금보다 확실하게 오를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후보는 그 근거로 “민주 정권이 들어섰을 때 언제나 주가가 올랐고, 보수 정권이 들어섰을 때 주가가 망했다”며 “주가를 조작해도 아무도 처벌받지 않으면 투자를 하지 않는다. 그러면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어 “(민주 정권에선) 누구처럼 주가 조작해서 피해를 주면 반드시 감옥에 간다, 주가 조작으로 이익을 보면 그 몇 배를 토해내야 한다, 그래서 주가가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가 당선되면 주가가 오를 것 같아서 펀드를 구매했다. 저도 약간의 수익을 얻어 볼까 해서”라며 자신의 정책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이 후보는 이날 주식시장 선진화를 주제로 한 ‘K-이니셔TV’ 유튜브 생방송에서 자신이 실제 4100만원어치를 투자한 ETF 내역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제가 은퇴할 때쯤이면 꽤나 돈이 될 것 같다”며 “주가조작이나 물적분할 못하게 해야 한다. 투자판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산 투자가 주식시장 대신 부동산에 몰린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국장(국내 주식시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고 많이들 탈출했는데, 돌아오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코스피 200’에 투자하는 ETF는 2000만원, ‘코스닥 150’에 투자하는 ETF는 2000만원에 매수했다. 코스피 200에 투자하는 ETF의 경우, 매월 100만원씩 5년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5년 간 투자금 합계는 1억원이다. ‘K-이니셔TV’의 사회를 본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노무현 정부 임기를 마칠 때 코스피 지수를 기준으로 주가가 3배 이상 올랐다”며 “그 이후 왔다 갔다 한다. 국민 자산의 부동산 쏠림이 너무 크다. 주식시장은 안 오르고 부동산만 오르다 보니까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이런 게 하나씩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했던 첫해 592선이었던 코스피 주가는 임기 말 1686선으로 약 2.8배 상승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에는 2270에서 2610로 1.15배 상승했다. 그러나 윤석열 전 대통령 임기 당시에는 2596선에서 2465선으로 약 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 전 대통령 역시 실제 재임 시절 약 8000만원을 펀드에 투자하며 주식시장 활성화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후 ‘트럼프 풋’이라는 용어가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행동이 주식시장을 상향시켰다는 것”이라며 “이제는 ‘이재명 풋’이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 [이순녀 칼럼] ‘낙하산 인사’ 근절 약속, 이번엔 믿을 수 있나

    [이순녀 칼럼] ‘낙하산 인사’ 근절 약속, 이번엔 믿을 수 있나

    얼마 전 인터뷰를 위해 만난 원로 지식인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새 대통령에게 가장 당부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적재적소의 인사’를 꼽았다. 그는 “누가 봐도 그 자리에 앉을 만한 능력이 있는 전문가를 등용해야 한다”고 했다. 측근이나 신세 진 사람에게 “떡고물 나눠 주듯” 보은성으로 정부 요직을 맡겨서는 절대 안 된다는 지적이었다. “그래야 본인도 살고 나라도 사는데, 지금까지 그걸 제대로 한 대통령이 없었다”며 노학자는 안타까워했다. 내우외환의 복합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을 이끌 새 지도자가 결정될 날이 꼭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이어서 선거 다음날인 6월 4일에 새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정부인 만큼 초기의 혼란과 혼선이 어느 정도 불가피하겠지만 최대한 빠른 연착륙을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안정적인 국정 운영의 출발점은 결국 인사다. 역대 대통령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며 능력 위주의 공정한 인사를 다짐했지만 그 끝이 ‘망사’(亡事)로 귀결된 경우를 우리는 숱하게 보아 왔다.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박근혜 정부의 ‘친박·비선 실세’,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검찰 공화국’ 등 전문성보다 ‘내 사람 심기’의 편향적인 인사에 대한 비판을 피해 간 대통령이 없다. 부적절한 보은 인사로 인해 민심이 떠나고 국정 운영에 혼란을 초래한 사례가 부지기수임에도 역대 정부들은 ‘내로남불’식의 인사 관행을 반복해 왔다. 정권 교체기마다 여야가 공수를 바꿔 치고받는 공공기관 낙하산·알박기 인사 논란도 이골이 날 지경이다. 정권 말에 현 정부 인사가 주요 공공기관의 장이나 임원 자리를 무리하게 차지하고, 새 정부가 이들의 사퇴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신구 권력 간 정치 갈등이 매번 되풀이돼 왔다. 문재인 정부 때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김은경 전 장관이 2022년 직권남용 혐의 유죄를 받은 이후 임기가 보장된 공공기관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불가능해지면서 알박기 논란은 더 첨예해진 상황이다. 이번 대선 유력 후보 모두 능력 중심의 공정 인사 원칙을 내세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누구에게도 빚지지 않았기에 소위 보은 인사를 할 일이 없다”면서 “이재명 정부의 유일한 인사 기준은 능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주요 공직자 국민 추천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알박기 인사를 방지하는 방안도 내놨다. 주요 공공기관 기관장 등의 임기를 대통령 임기와 일치시키는 내용을 대선 공약에 포함했다. 이를 통해 공공기관 경영과 정책 추진의 일관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관련 법안을 이미 발의한 상태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22일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근절을 위해 ‘낙하산 금지법’을 제정하고 ‘한국판 플럼북’을 도입하는 방안을 담은 정치개혁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대통령을 제왕이 되게 하는 힘의 원천은 인사권”이라며 “낙하산 금지법과 플럼북 도입을 통해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도적으로 제한하겠다”고 했다. 플럼북은 미국 연방정부 주요 직위와 자격 조건, 임명 방식 등을 정리한 책자다. 대통령 선거에 맞춰 4년에 한 번 발간되는데 신임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인사권을 행사한다. 우리도 후임 대통령이 인사지침서로 활용할 수 있는 명부록 발간을 제도화해 인사에 대한 책임성을 높이고 권한 남용을 막자는 취지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그제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대통령이 되면 양당 가리지 않고 인재를 뽑는 인선을 할 것”이라며 “내각이 젊어지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협치 정부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번만큼은 스스로 약속한 인사 기준과 원칙을 반드시 지키기를 바란다. 입법화와 제도적 장치를 통해 대통령의 인사권 남용을 견제하는 방안도 더 늦춰선 안 된다. 불행한 대통령, 불행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이순녀 수석논설위원
  • 이재명 “친환경 재생에너지 중심” 김문수 “원전 비중 60%로 확대”[6·3 대선 공약 대해부]

    이재명 “친환경 재생에너지 중심” 김문수 “원전 비중 60%로 확대”[6·3 대선 공약 대해부]

    이재명,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2040년까지 석탄화력발전 폐쇄안전성 보장된 원전은 계속 활용김문수, 대형 원전 6기 추가 건설‘한국형 소형원전’도 상용화 추진산업용 전기요금 대폭 인하 약속이준석, 전력 시장 경쟁 체제로“美·유럽, 안정적인 전력 정책 전환”친원전·반재생에너지 기조 드러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윤석열 정부의 원전 올인 정책은 진영 논리와 맞물려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 이번에는 누가 집권하더라도 그때 같은 후유증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원자력발전소(원전) 확대를 내세웠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전력 시장을 경쟁 체제로 전환해 전기요금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원전 공약을 별도로 내지 않았다. 논란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대신 이 후보는 TV 토론회에서 원전을 ‘위험한 에너지’로 규정하고 신규 건설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미 지어졌거나 안전성이 보장된 원전은 계속 활용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과 윤석열 정부의 ‘원전 올인’이라는 양극단에서 벗어나 이 후보의 실용주의가 반영됐다고도 볼 수 있다. 최근 국제사회도 에너지 비용과 안정적 전력 공급을 고려해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믹스’를 추진하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지난해 기준 10.5%, 원전의 발전 비중은 31.7%에 이른다. 이 후보는 에너지 비중을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후보는 ▲2040년까지 석탄화력발전 폐쇄 ▲농가 태양광 설치 ▲2030년까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초고압직류송전망) 건설 ▲전기요금 지역별 차등 적용 등을 제시했다. 다만 재생에너지와 원전 믹스에 관한 중장기 로드맵이 빠졌고, 대규모 송전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재정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연장선에서 원전에 방점을 찍었다. 대형 원전 6기를 추가로 짓고 한국형 소형원전(SMR)을 상용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원전 비중을 60%까지 확대하고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하해 가정용 전기요금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자는 ‘RE100’에 대해선 “사실 불가능하다. 자체는 좋은 구호이긴 하나 상당한 시간이 지나기 전에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가능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재명 후보의 ‘RE100 산업단지 조성’ 공약이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꼬집은 것이다. 하지만 김 후보도 “에너지 고속도로·국도·지방도를 정교하게 연결해 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두 후보 모두 재원 마련 측면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후보는 구체적 에너지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TV 토론회에서 “미국과 유럽·중동 주요국이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했다가 안정적 전력 공급과 비용 문제 때문에 원전 확대로 정책 기조를 바꿨다”며 김 후보와 같은 ‘친원전·반재생에너지’ 기조를 드러냈다.
  • 이낙연 “김문수와 공동정부·개헌 추진 합의” 민주 “배신이자 반역”… 친문 포럼서도 제명

    이낙연 “김문수와 공동정부·개헌 추진 합의” 민주 “배신이자 반역”… 친문 포럼서도 제명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27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전격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신을 키워 준 민주당원과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반역”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고문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저는 아버지에 이어 2대째 민주당 당원이었지만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괴물 독재국가의 길까지 동행할 수는 없다”며 김 후보와 뜻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김 후보 측 김재원 비서실장도 자리했다. 김 후보와 이 고문은 전날 회동에서 국민 통합을 위한 공동정부 구성·운영, 제7공화국 출범을 위한 개헌 추진 협력, 2028년 대선·총선 동시 실시를 통한 대통령과 국회의 임기 불일치 해소 및 3년 임기 실천 등에 의견 일치를 이뤘다. 이 고문은 김 후보에 대해 “간간이 돌출한 극단적 인식과 특정 종교인과의 관계 등 제가 수용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열하고 청렴한 삶의 궤적과 서민 친화적·현장 밀착적인 공직 수행은 인정받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괴물 독재국가 출현을 막는 데 가장 적합한 후보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정부의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 고문의 행보를 두고 ‘친정’인 민주당에서는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김민석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사쿠라’(변절한 정치인) 행보의 끝”이라면서 “(두 사람의 연대는) 반헌법적이기 때문에 망하는 연합, 지는 연합”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선대위는 이날 “자신을 국회의원과 (전남)도지사로 선출해 준 민주당과 호남 유권자의 신의를 저버린 이낙연식 배신·협잡·구태 정치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참모와 장관 등을 지낸 인사들로 꾸려진 ‘포럼 사의재’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이 고문을 제명하기로 했다. 김대중재단도 이 고문의 제명을 결정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김문수·이낙연 공동정부라는 해괴한 개념으로는 중도보수 진영의 가치를 담아낼 수 없다”며 “‘사각형 원’ 같은 그려지지 않는 그림이 미래일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 이낙연 ‘헤어질 결심’에…민주당 “변절자”, 친문 포럼서도 제명

    이낙연 ‘헤어질 결심’에…민주당 “변절자”, 친문 포럼서도 제명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7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새로운 연대 노선을 구축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배신이자 반역”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총리는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정책 연구모임에서도 즉각 제명됐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여의도 새미래민주당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괴물 독재국가 출현을 막고 새로운 희망의 제7 공화국을 준비하는 데 협력하자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 대표와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이 전 총리는 민주당을 향해서는 “일찍부터 민주당이 (이재명 후보가 아닌) 범죄 혐의가 없는 다른 후보를 내기를 기대했고 그러면 협력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며 “그러나 민주당이 그런 순리를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서는 규탄과 비판이 잇따랐다. 김민석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사쿠라’(변절한 정치인) 행보의 끝을 보여줬다”면서 “두 분(김 후보와 이 전 총리)의 모습을 보고 ‘공도동망’(함께 넘어지고 같이 망함)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반헌법적이기 때문에 망하는 연합, 지는 연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 세력으로부터 온갖 단물 다 빨아먹고 이제는 내란 세력 품에 안긴 변절자들의 연합이자 사쿠라들의 연합이자 네거티브 연합이어서 한국 정치의 폐해를 이번 선거로 마무리할 것을 기대한다”고 혹평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전 총리의 이런 행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욕보이는 것”이라며 “평산에 계신 문 전 대통령과 어떤 상의도 한 적 없다. 오히려 문 전 대통령은 (이 전 총리의) 최근 행보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참모와 장관 등을 지낸 인사들로 꾸려진 ‘포럼 사의재’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이 전 총리를 고문 명단에서 제명하기로 했다. 포럼 사의재는 “반헌법적인 12·3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고 이를 옹호하는 세력을 지지하며 이들과 공동정부를 구성한다는 입장은 포럼 사의재의 목적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으로 정관에서 규정하고 있는 제명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 와인·골프에 진심인 미국통 류진… 한경협 회장 맡아 외연 확장 [2025 재계 인맥 대탐구]

    와인·골프에 진심인 미국통 류진… 한경협 회장 맡아 외연 확장 [2025 재계 인맥 대탐구]

    아들 부시 대통령 ‘소중한 벗’ 호칭대화 물꼬 트는 ‘민간 외교관’ 역할MB정부 때 한미 FTA협상 지원도4대 그룹 한경협 복귀 등 적극 리드美 거주하는 아들이 그룹 승계할 듯 풍산을 이끄는 류진(67) 회장은 고 류찬우 창업주의 막내아들이다. 류 창업주는 서애 류성룡 선생의 12대손으로, 고 배준영 여사와의 사이에서 2남 2녀를 뒀다. 장남인 류청(75)씨가 한때 풍산의 미국 법인 PMX 인더스트리의 사장을 지냈으나 지금은 그룹과 왕래가 없다. 1982년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차녀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결혼했다가 6개월 만에 이혼했다. 지금은 미국에서 개인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녀 고 류지씨와 차녀 류미(70)씨도 풍산그룹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다. 현재 풍산그룹의 지주사인 풍산홀딩스 지분은 류 회장과 그 직계가족이 총 48.7%를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취임식, 경제단체장 유일 참석 류 회장은 1999년 류 창업주가 별세하고 지금까지 약 26년 동안 풍산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1958년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 태어난 류 회장은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와인과 골프에 조예가 깊다. 180㎝가 넘는 훤칠한 키에 중저음 목소리가 특징인 류 회장은 재계에서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불린다. 류 회장은 고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아들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1992년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류 창업주가 “미국 아이오와주에 풍산 공장이 준공되면 와 달라”고 부탁했고, 바버라 부시 여사가 실제 공장을 찾았다. 류 회장은 2018년 바버라 부시 여사의 장례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아들 부시 전 대통령과는 여전히 1년에 서너 차례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 참석차 방한한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은 류 회장을 ‘소중한 벗’이라고 말하며 류 회장과의 두터운 친분을 드러냈다. ●친분 두터운 이재용, 집무실 TV 선물도 류 회장은 폭넓은 미국 인맥을 바탕으로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한미 정부 간 대화의 물꼬를 트는 민간 외교관 역할을 했다. 2008년 당시 이명박 정부의 방미단에 합류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지원한 게 대표적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에도 한국 재계와 미국 하원 의원단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2019년 방한한 아들 부시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청와대 회담에 류 회장이 배석했는데, 당시 문 전 대통령은 “평소 류 회장을 통해 부시 전 대통령의 근황을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는 국내 4대 경제단체장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 국내 재계에서도 ‘마당발’로 통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데, 류 회장의 집무실에는 이 회장이 선물한 TV가 있다고 알려졌다. 류 회장은 2008년 태국에서 이 회장에게 고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을 소개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이 회장과 아들 부시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골프 회동을 주선했다. 류 회장은 2023년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경련) 회장에 취임하면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여파로 떨어진 한경협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류 회장은 윤리위원회를 설치하고 4대 그룹(삼성·현대차·SK·LG)의 복귀를 이끌었다. 네이버와 카카오, 두나무 등 신생 기업들도 한경협에 가입하면서 외연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경협은 지난해 사업 수익을 국정농단 이전 수준인 900억원까지 회복했다. 이 외에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남인 박지만 EG 회장과 1958년생 동갑으로 친분이 있다. 박 전 대통령 서거 후 청와대에 며칠 동안 박 회장과 함께 머무르기도 했다. 음악계에서는 정명훈 지휘자의 라 페니체 오케스트라 공연을 풍산이 후원하면서 정 지휘자와 인연을 쌓았다. ●美 사외이사 부인 통해 바이든과 인연 류 회장은 고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차녀 헬렌 노 류(노혜경·65)씨와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뒀다. 노씨는 미국 말보로 여자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 스탠퍼드 법대를 졸업했다. 류 회장과 노씨는 고 김수환 추기경의 주례로 서울 명동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노씨가 미국 필라델피아 헌법박물관 사외이사로 20년간 재임하면서 해당 박물관 이사회 의장이었던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과도 인연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노씨는 풍산그룹에서 선임 고문이자 ‘글로벌 운영 및 전략 기획 부문 책임자’ 직함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풍산의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노씨는 회사의 글로벌 경영 전략을 총괄하고, 이사회 구성원으로 최고 경영진에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류 회장의 장남인 로이스 류(류성곤·32)는 풍산의 미국 자회사인 PMX 인더스트리(Industries)에서 수석부사장직을, 풍산의 미국 법인에서는 ‘스페셜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고 있다. 류 수석부사장은 스탠퍼드대에서 철학과 경제학을 복수 전공하고 스탠퍼드대 법학전문대학원을 나와 변호사가 됐다. 미국 대형 로펌인 밀뱅크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서도 근무했다. 풍산홀딩스 지분이 류 회장 직계가족에 집중된 만큼 재계에서는 류 수석부사장이 경영을 승계할 것으로 본다. 관건은 미국 국적인 류 수석부회장이 방산기업인 풍산그룹을 승계할 수 있는지다. 현행법에 따르면 국내 방위산업체의 경영권이 넘어가는 주식 매매의 경우 방위사업청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국내 방산기업이 외국인을 임원으로 선임할 경우 보안 강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 용역을 발주하기도 했다. 류 회장의 장녀인 류성왜(35)씨는 캔디스 류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류씨는 미국에서 어머니의 모교인 말보로 여자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2021년부터 지금까지 류씨는 풍산 미국 법인의 자회사인 PMC 애뮤니션(Ammunition)에서 비즈니스 관리 부서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PMC는 미국 텍사스주에서 군용 및 스포츠탄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 3년 전과 다른 PK… “무조건 빨강 찍진 않지예, 방심하면 큰코”

    3년 전과 다른 PK… “무조건 빨강 찍진 않지예, 방심하면 큰코”

    YS 정치적 고향… 보수 텃밭 부산朴 탄핵 후 대선 땐 文에 힘 실어“김문수, 비리 없고 마지막 기회”“당 이끄는 이재명 정치력 월등”“이준석이 대안” 세대교체론도팽팽한 민심 김해, 현수막 나란히“국힘 잘못했다는 태도 하나 없어”“이제 이재명이 대통령 할 때 됐다”일각, 불경기 거론하며 보수 지지“저번에 빨강 찍었다고 해서 이번에도 무조건 빨강을 찍지는 않지예. 방심하면 큰코다칠 겁니더.” 6·3 대선 사전투표(29~30일)를 사흘 앞둔 26일 부산 국제시장에서 만난 이홍자(77)씨는 “기껏 보수 대통령을 만들어 놨더니 두 명 연속 탄핵당했다”며 “이재명이 싫지만 국민의힘도 이재명에게 뭐라고 하기만 할 처지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울산·경남(PK)은 역대 대선마다 표심이 요동치는 격전지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한때 ‘보수 텃밭’으로 불리다가도 19대 대선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힘을 싣는 등 결정적인 순간에 표심이 ‘디비지는’(뒤집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사흘째인 지난 14일 일제히 부산을 찾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전투표가 임박한 만큼 현장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어느 정도 마음의 결정을 한 것처럼 보였다. 부산에서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김인걸(67)씨는 “김 후보는 경기지사를 오래하고, 많은 성과를 내면서도 본인이나 주위 사람들이 비리에 걸린 적이 없다. 국민들 두고 딴짓할 일이 없는 사람이다. 나이도 많고, 그야말로 마지막으로 국가에 봉사하겠다고 나온 거 아니냐”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제시장 인근에서 만난 박승기(42)씨는 “이재명 후보는 수년 전부터 민주당의 확고한 리더로 자리잡아 당을 이끌고 있다.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치력이 월등한 이재명을 지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며 이준석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도 있었다. 서면 인근에서 만난 이진형(28)씨는 “기존의 정치 시스템이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닌가 싶다”며 “정치권의 체제 개편을 이야기하고 청년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유일한 후보가 바로 이준석”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과 국민의힘의 ‘후보 교체 시도’ 과정을 지켜보면서 실망감이 커졌다는 시민도 있었다. 일평생 보수당을 지지해 왔다는 임모(51)씨는 “관성처럼 김 후보로 마음이 기우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마음속에서 갈등하고 있다”며 이번 비상계엄을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에 대해선 대체로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가 공약한 해양수산부 이전과 김 후보가 약속한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등이 모두 말뿐인 허상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해운대에서 만난 최모(39)씨는 “기관 몇 개 옮긴다고 해서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자갈치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60대 A씨는 “공항을 완공한다고 한 게 벌써 몇 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부산 시민들도 바보가 아닌데 이제는 다 안 속는다”고 혀를 차며 “대단한 공약이 아니라도 좋으니 제발 지킬 수 있는 공약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남 김해의 구시가지로 꼽히는 내외동 종합시장 사거리에는 김해의 팽팽한 민심을 대변하듯 이재명 후보의 ‘친환경 김해트램 조기 착공 지원’ 현수막과 ‘알고 보니 진짜는 김문수’ 현수막이 똑같은 높이에 나란히 걸린 채 나부끼고 있었다. 김해 시민들도 표심을 묻는 질문에 애매한 대답보다는 이미 확고하게 결정을 내려 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해에서 20년간 살았다는 택시기사 임승택(65)씨는 “결정적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이라는 잘못을 너무 크게 했고, 국민의힘도 그 이후에 ‘잘못했다’는 태도 하나 없는 걸 보고 이재명 후보로 마음을 바꿨다”며 “옛날엔 갈라지던 민주당을 171석으로 만들어 한몸으로 똘똘 뭉치게 하는 능력을 보고 이재명 후보를 다시 보게 됐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 3년에 대한 ‘단죄’ 성격의 투표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컸다. 장유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김모씨는 “후보 교체 사건만 봐도 국민의힘의 행태가 기가 차지 않나. 이번에 이재명 후보를 당선시키지 않으면 국민의힘이 전혀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김해 시민 중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 때부터 확고한 민주당 지지자였던 시민도 많았다. 34년 동안 내외동에서 살았다는 주부 조은희(65)씨는 “이재명 후보가 경기지사를 거치면서 시도 행정을 잘 이끌었던 만큼 이제는 대통령을 할 때가 됐다, 무르익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살배기 아이를 키우는 신혼부부 천정은(34)씨는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시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현실적인 정책을 만드는 것을 보고 노 전 대통령의 면모를 이을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을 굳혔다”고 전했다. 반면 내외동에서 초중고교를 다 나왔다는 장덕근(78)씨는 “김 후보는 정당하게 경선을 통해서 올라왔다. 고생도 많이 했고 지금까지 청렴하게 국민을 속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해 토박이’라는 요양보호사 진영희(67)씨는 “상가에 공실이 너무 많고 경기가 안 좋으니 더더욱 보수당이 국정을 잘 이끌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여론조사도 ‘엎치락뒤치락’ PK…민심 돌아보니 텃밭 아닌 ‘격전지’

    여론조사도 ‘엎치락뒤치락’ PK…민심 돌아보니 텃밭 아닌 ‘격전지’

    “저번에 빨강 찍었다고 해서 이번에도 무조건 빨강을 찍지는 않지예. 방심하면 큰코다칠 겁니더.” 6·3 대선 사전투표(29~30일)를 사흘 앞둔 26일 부산 국제시장에서 만난 이홍자(77)씨는 “기껏 보수 대통령을 만들어 놨더니 두 명 연속 탄핵당했다”며 “이재명이 싫지만 국민의힘도 이재명에게 뭐라고 하기만 할 처지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울산·경남(PK)은 역대 대선마다 표심이 요동치는 격전지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한때 ‘보수 텃밭’으로 불리다가도 19대 대선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힘을 싣는 등 결정적인 순간에 표심이 ‘디비지는’(뒤집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사흘째인 지난 14일 일제히 부산을 찾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평생 보수당을 지지해 왔다는 임모(51)씨는 “관성처럼 김 후보로 마음이 기우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마음속에서 갈등하고 있다”며 “비상식적인 비상계엄과 강제 후보 교체 시도를 보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감이 너무나도 크다”고 했다. 반면 박승민(42)씨는 “본인이 속한 당도 확실히 결집시키지 못하는 김문수에 비해 당을 확실하게 이끄는 이재명의 정치력이 월등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전투표가 임박한 만큼 현장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어느 정도 마음의 결정을 한 것처럼 보였지만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에 대해선 대체로 후한 점수를 주진 않았다. 이재명 후보가 공약한 해양수산부 이전과 김 후보가 약속한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등이 모두 말뿐인 허상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해운대에서 만난 최모(39)씨는 “기관 몇 개 옮긴다고 해서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자갈치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60대 A씨는 “공항을 완공한다고 한 게 벌써 몇 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부산시민들도 바보가 아닌데 이제는 다 안 속는다”고 혀를 차며 “대단한 공약이 아니라도 좋으니 제발 지킬 수 있는 공약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남 김해의 구시가지로 꼽히는 내외동 종합시장 사거리에는 김해의 팽팽한 민심을 대변하듯 이재명 후보의 ‘친환경 김해트램 조기 착공지원’ 현수막과 ‘알고 보니 진짜는 김문수’ 현수막이 똑같은 높이에 나란히 걸린 채 나부끼고 있었다. 김해 시민들도 표심을 묻는 질문에 애매한 대답보단 이미 확고하게 결정을 내려 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해에서 20년 동안 살았다는 택시기사 임승택(65)씨는 “결정적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이라는 잘못을 너무 크게 했고, 국민의힘도 그 이후에 ‘잘못했다’는 태도 하나 없는 걸 보고 이재명 후보로 마음을 바꿨다”며 “옛날엔 갈라지던 민주당을 171석으로 만들고 한 몸으로 똘똘 뭉치게 하는 능력을 보고 이재명 후보를 다시 보게 됐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 3년에 대한 ‘단죄’ 성격의 투표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컸다. 장유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김모씨는 “후보 교체 사건만 봐도 국민의힘의 행태가 기가 차지 않나. 이번에 다시 이재명 후보를 당선시키지 않으면 국민의힘이 전혀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김해 시민 중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 때부터 확고한 민주당 지지자였던 시민도 많았다. 34년 동안 내외동에서 살았다는 주부 조은희(65)씨는 “옛날부터 줄곧 민주당 지지자였기 때문에 흔들린 적이 없다”면서 “이재명 후보가 경기지사를 거치면서 시도 행정을 잘 이끌었던 만큼 이제는 대통령을 할 때가 됐다, 무르익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살배기 아이를 키우는 신혼부부 천정은(34)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노 전 대통령을 보고 자랐고 장례식에도 참석했다. 그런 서민적이고 친근한 대통령이 나오길 바랐다”며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시민들과 소통을 통해 현실적인 정책을 만드는 것을 보고 노 전 대통령의 면모를 이을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을 굳혔다”고 전했다. 반면 김해에 오래 살아온 노년층을 중심으로는 국민의힘 지지세도 강했다. 내외동에서 초중고를 다 나왔다는 장덕근(78)씨는 “김문수는 정당하게 경선을 통해서 올라왔다. 고생도 많이 했고 지금까지 청렴하게 국민을 속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해 토박이’라는 요양보호사 진영희(67)씨는 “이재명 후보는 아무래도 비리 의혹이 있어 대통령감으로는 성에 안 찬다”며 “상가에 공실이 너무 많고 경기가 안 좋으니 더더욱 보수당이 국정을 잘 이끌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준석 후보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특히 젊은층 사이에서 이러한 의견이 두드러졌다. 부산 서면 인근에서 만난 이진형(28)씨는 “기존의 정치 시스템이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닌가 싶다”며 “정치권의 체제 개편을 이야기하고 청년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유일한 후보가 바로 이준석”이라고 주장했다.
  • 박영선 “지금은 이재명 시대가 됐다”…문재인 정부 장·차관 지지 선언

    박영선 “지금은 이재명 시대가 됐다”…문재인 정부 장·차관 지지 선언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장·차관을 지낸 인사들이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전직 장·차관 및 정책 실무자 168명이 모인 연구단체 ‘국정연구포럼’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주의는 위협받고 민생은 무너졌으며 국정의 기본 질서마저 흔들리고 있다”며 “이제는 근본적인 대전환, 사회대개혁 없이는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위기를 해쳐나갈 준비된 후보”라고 밝혔다. 이날 지지 선언에 참석한 박영선 전 중소밴처기업부 장관은 오전 페이스북에 “이 후보를 향한 마음을 나 스스로 다시 정리해보면서. 나로서는 큰 결심이다”라고 글을 올렸다. 박 전 장관은 “정치권에서는 적당히 유능한 사람이 보통 장수한다. 뛰어나게 유능하면 ‘모난 돌이 정 맞는 법’”이라며 “이재명은 때로 뛰어나게 유능해 정을 많이 맞았다”고 했다. 이어 “몇 번 두들겨 맞다 보면 대개는 그냥 꺾여 버린다. 그런데 불사조처럼 이재명은 지금껏 살아있다”며 “나는 그런 그의 유능함에는 점수를 높게 준다. 유능한 사람이 인정받는 사회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나도 그런 면에서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혹은 모난 돌처럼 정을 맞곤 했다”고 덧붙였다. 박 전 장관은 “나는 이 후보에게서 그가 우리 사회의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진정성, 보통 사람들의 삶을 향한 그의 깊은 공감, 그리고 수많은 도전과 시련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나아가는 그의 뚝심을 보고 그것이 변치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그런 진정한 대통령이 되어주길 바란다”며 “그것이 오늘 내가 다시 민주당사로 가는 이유다. 내란 세력은 정말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지지 선언을 한 국정연구포럼에는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상임대표를 맡았고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과 장하진·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고문으로 합류했다. 이 밖에도 이명박 정부에서 금융위원장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지낸 전광우 더희망금융포럼 회장도 이 후보 지지 선언에 나섰다.
  • 이재명 “재생에너지로 전환” 김문수 “RE100 사실상 불가능”

    이재명 “재생에너지로 전환” 김문수 “RE100 사실상 불가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현실 가능성을 두고 격한 논쟁을 벌였다. 이 후보가 “글로벌 수요에 맞춰 우리나라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생산해야 된다”고 하자, 김 후보는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며 비난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차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전세계 에너지의 흐름은 이제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넘어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재생에너지 산업으로 전환을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직전 정부가 재생에너지 산업을 탄압하는 바람에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산업은 매우 위축됐다”며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제품만 산다는 것이 국제 표준이 되고 있는데 어쩌자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재생에너지 RE100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좋은 구호이기는 하지만 상당한 시간이 지나기 전에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에 가능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그건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느냐, 없느냐와 아무 관련이 없다”며 “이미 글로벌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로만 생산한 것만 산다는 이 원칙을 정했다”고 일갈했다. 원자력 발전 문제를 두고도 후보 간 설전이 벌어졌다. 김 후보는 과거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기후위기 대응을 한다면서도 탈원전 정책을 강행했다”며 “그 결과로 원전 생태계가 완전히 무너지고 원전 발전을 가스 발전으로 대체하면서 수십조원의 피해가 발생을 했다”고 꼬집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도 가세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재난 영화 한 편 보고 감동에서 시작한 탈원전 정책은 전국의 농지와 임야를 태양광 패널로 바꿔 놓고 운동권 마피아들이 태양광 보조금 받아 흥청망청하다가 결국 사법 처리를 받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를 향해선 “한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한국 원전에 대해서 불신을 가진 극단적인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나는 대한민국 원전을 불신한다고 한 바가 없다”며 “안전성의 우려가 있다. 안전 관리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든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고는 잘 안 난다. 그러나 사고가 날 경우에는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法, 문재인-조현옥 재판 병합 안 한다… “공소사실 구성요건 달라”

    法, 문재인-조현옥 재판 병합 안 한다… “공소사실 구성요건 달라”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 인사 특혜 의혹’ 사건을 맡은 재판부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사건과 병합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우인성)는 23일 조 전 수석의 직권 남용 권리 행사 방해 혐의 3차 공판에서 “변론을 병합하지 않겠다”며 문 전 대통령 사건을 병합해 달라는 검찰 측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문 전 대통령 사건에서 조 전 수석 사건의 공소사실은 경과 사실로 기재돼 있을 뿐 범죄사실로 기재돼 있지 않다. 형사소송법 11조의 ‘관련 사건’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두 사건의 쟁점이 달라 관련자들이 일부 중복돼도 요증사실(증명이 필요한 사실)에 관한 진술 대상이 다를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전 수석 사건은 이사장 내정자였던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이 되도록 조 전 수석이 직권을 남용해 사전 지원 등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것”이라며 “문 전 대통령 사건은 이 전 의원이 이사장이 된 후 일을 다루는 것으로 문 전 대통령의 딸, 사위에 대한 주거비 제공과 운영업체 정부 지원 등에 뇌물죄 성립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열린 2회 공판기일에서 문 전 대통령 사건과 조 전 수석 사건의 직무 관련성 쟁점이 동일하다며 두 사건의 병합을 요청했다. 이에 관해 문 전 대통령 측은 이달 초 검찰의 병합 신청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변태적 병합 신청”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20일 기일을 열어 조 전 수석 사건과 관련해 중진공 관계자들의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문 전 대통령 사건은 형사합의21부에서 별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앞서 전주지검은 지난해 12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조 전 수석을 불구속 기소했다. 2017년 12월 이 전 의원을 중진공 이사장으로 내정하고 담당자들에게 인사 절차 진행을 지시한 혐의다. 전주지검은 또 문 전 대통령도 뇌물 수수 혐의로 지난달 불구속 기소했다.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씨가 이 전 의원이 실소유한 타이이스타젯에 취업해 받은 급여 2억여원 등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이었다는 판단이다.
  • [서울광장] 차차기 대통령은 판사이려나 보다

    [서울광장] 차차기 대통령은 판사이려나 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집권 비전으로 제시한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이란 말의 원작자 공희준 정치컨설턴트가 몇 해 전 “87체제에서는 여소야대, 야당 국회의장이 들어서는 순간부터 대통령 탄핵을 향한 노정이 시작된다”고 했을 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때까지 대통령과 다른 소속 정당의 국회의장이 탄핵 의사봉을 두드린 사례는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둘이었다. 이후 계엄을 거쳐 지금은 윤석열 전 대통령까지 3명의 사례가 생겼다. 그리고 이제 대선이다. ‘그들이 공산주의자들을, 노동조합원을, 유대인을 잡아갈 때 나는 침묵했고 마지막으로 그들이 나를 잡으러 왔을 때 나를 위해 말해 줄 사람은 남지 않았다’는 마르틴 니묄러의 고백서가 있다. 이 유명한 글귀 때문에 숨 막히는 사회는 아래에서 위로 번지는 현상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회의 경직은 위로부터 시작해 일순간에 아래로 향할 수도 있다. 대통령이라는 제왕적 권력이 탄핵으로 무너진 뒤 그를 수호하던 조직이 정치적 공격의 표적이 되고 해체의 압박을 받는 모습이 그렇다. 하지만 해체 압박을 받는 조직들은 민주주의 국가에 필수적인 기관들이다. 검찰을 없애고 싶어도 기능을 조정할 뿐 아예 없앨 수가 없고, 여성가족부를 다른 부처에 통합시킨다 해도 여성과 청소년 정책을 관장하는 장의 기능은 다른 형태로 유지된다. 국제회의에서 검찰이나 여성·청소년 담당 수장의 참석을 요구하는 한 이들 수장은 국내 처지와 무관하게 국제사회에서 국가를 대표한다. 애당초 완전히 없앤다는 것이 불가능한 기관들이라면 서로의 고유한 업무에 대한 존중과 협력은 필수적이다. 입법과 행정이 서로를 공격하기만 하고, 행정과 사법이 서로를 존중하지 않고, 사법과 입법이 대치 국면에 설 때 국가 시스템의 일부는 오작동하기 십상이다. 국민은 제대로 된 행정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공정한 재판이나 합리적인 입법을 통한 사회 발전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된다. 우리의 비극은 최근의 대통령과 대선 후보들이 정치적 공격의 대상이 돼 개인사적으로 만신창이가 된 상태로 그 자리에 올랐다는 데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 사태를 거치며 정권과 검찰의 싸움 끝에 검찰총장에서 퇴진한 피해자로 부각된 뒤 대통령이 됐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라는 헌정 중단 사태로 파면된 뒤 열리는 대선의 유력 주자인 이재명 후보는 다수당의 대표로 입법기관의 주도권을 쥐었지만 한편으로는 윤석열 정권에서 무더기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는 피해자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참여정부 때부터 이어진 검찰과 정권의 갈등 속에서 친노(친노무현) 피해자로 인식된 채 대통령직에 올랐다. ‘만신창이 피해자 대통령’의 국정은 교과서에서 배우던 이상적인 정부와는 다른 모습이다. 그들에겐 무슨 일이 있어도 보호해야 할 친정 조직이 있다. 이 조직이 국민이 아니라 대통령을 섬기기 시작하면 제도는 왜곡되고 국가 거버넌스는 파벌화된다. 파벌화된 거버넌스 속 대통령에겐 자신을 피해자의 자리로 돌리지 않을 사람만 인재다. 반쪽을 떼고 두는 바둑처럼 국가 인재풀의 절반만 쓰면서 “쓸 만한 인재가 부족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국정을 돌보는 인재풀에 다양성이 결여되면 국가 기능은 훼손된다. 국가적 위기가 닥쳐도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이 어렵고, 중장기 국정 어젠다 설정은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돌발적인 이벤트성 국정에만 매진하게 된다. 새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매일 오늘을 대충 수습하는 ‘오대수’ 같은 대통령이 돼 버리는 것이다. 최근 십수년간 반복된 이러한 정치는 정부 조직들을 선택의 딜레마에 빠뜨린다. 세게 두드려 맞고 피해자의 위치를 점할 것인가, 절대 두드려 맞지 않는 충성파의 길을 갈 것인가. 삼권 중 가장 독립이 요구되는 사법부도 이 정치적 쟁투에 끌려 들어와 다음주에는 법관대표회의가 재판 독립 침해 우려 등을 논의한다. 그날 사법부 내부의 치열한 논의가 국가기관들이 국민을 위한 본래의 고유한 역할로 돌아가는 궤도 수정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걸어 본다. 홍희경 논설위원
  • 이재명 “검사, 징계로 파면 가능”… 김문수 “수사·재판 지연 땐 처벌”[6·3 대선 공약 대해부]

    이재명 “검사, 징계로 파면 가능”… 김문수 “수사·재판 지연 땐 처벌”[6·3 대선 공약 대해부]

    이재명, 검찰 수사권·기소권 분리공수처·국수본 강화, 중수청 신설김문수, 공수처 폐지해 검경 이관이재명 겨냥해 ‘사법 방해죄’ 신설이준석 “효율성 위해 공수처 폐지”법조계 “사법개혁 정교하게 추진을”제21대 대선 주요 후보들 모두 ‘수사기관 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추진하는 개혁 방향은 정반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검찰 조직의 힘을 빼는 대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공수처 폐지’를 내걸고 있어 검찰에 힘을 실어 주는 모양새다. 이 후보는 전체 정책 순위 중 2순위에 둘 정도로 정치·사법 분야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내란 극복과 케이(K) 민주주의 위상 회복으로 민주주의 강국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한 검찰 개혁 일환으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겠다고 공약했다. 검찰을 기소 중심의 기소청으로 재편하고 수사 기능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신설해 이관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동시에 경찰 국가수사본부와 공수처를 강화해 검찰을 견제하겠다는 구상이다. 공수처 강화 방안에 대해서는 인력 충원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사 징계 파면 제도’를 도입해 앞으로 검사도 일반 공무원처럼 징계로 파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김 후보는 ‘공수처 폐지’를 공약해 이 후보와 대조를 이룬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 과정에서 공수처의 부실한 수사 절차 역시 사법 체계 혼란을 야기했다고 보는 것이다. 공수처 수사권을 검찰과 경찰에 다시 이관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김 후보가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를 정조준한 공약이 눈에 띈다. 정치권력을 악용해 수사·재판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사법 방해죄’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허위 자료를 제출하거나 증인 출석을 방해하는 등 정치권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수사·재판을 지연시키는 행위에 대해 처벌 규정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준석 후보는 정부 기구 효율화를 위해 공수처를 폐지한다고 공약해 김 후보와 같은 입장이다. 사법 분야를 10대 공약 중 별도 부문으로 다루지 않은 채 1순위 ‘행정’ 분야 중 하나로 언급했다. 법조계에서는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사법 개혁 문제에 대해 공론의 장을 열어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후보들이 내놓은 검찰 개혁안에는 구체적인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윤제 명지대 법학과 교수는 “과거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사건 처리 속도가 늦어지는 등의 문제가 생겼다”면서 “이런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게 사법기관 개혁을 정밀하게 논의하고 점진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내란 사태 수사 과정에서 검찰과 경찰, 공수처 간의 수사권 논란 등 허점이 드러난 것도 문재인 정부 당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졸속 추진한 결과라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이번에는 법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교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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