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문재인 신남방정책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 일본해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 셔틀버스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 박성재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 사법기관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02
  • [전문] 2018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신년사

    [전문] 2018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신년사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남북 관계와 관련해 “여건이 갖춰지고 전망이 선다면 언제든지 정상회담에 응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정상회담을 비롯한 어떤 만남도 열어두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다만 “회담을 위한 회담이 목표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 개선과 함께 북핵 문제 해결도 이뤄내야 한다”며 “북핵 문제가 해결돼야 남북 관계가 개선될 수 있고 남북 관계가 개선돼야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대화만이 해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북한이 다시 도발하고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국제 사회는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다음은 신년기자회견 신년사 전문.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일 년, 저는 평범함이 가장 위대하다는 것을 하루하루 느꼈습니다. 촛불광장에서 저는 군중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의 평범한 국민을 보았습니다. 어머니에서 아들로, 아버지에서 딸로 이어지는 역사가 그 어떤 거대한 역사의 흐름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겨울 내내 촛불을 든 후 다시 일상을 충실히 살아가는 평범한 가족들을 보면서 저는 우리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민주주의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었던 것은 그렇게 평범한 사람, 평범한 가족의 용기있는 삶이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오늘 희망을 다시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민들께서는 자신의 소중한 일상을 국가에 내어주었습니다. 나라를 바로 세울 힘을 주었습니다. 이제 국가는 국민들에게 응답해야 합니다. 더 정의롭고, 더 평화롭고, 더 안전하고, 더 행복한 삶을 약속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나라다운 나라입니다. 2018년 새해, 정부와 저의 목표는 국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국민의 뜻과 요구를 나침반으로 삼겠습니다. 국민들께서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제가 대통령이 되어 가장 먼저 한 일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한 것입니다. ‘사람중심 경제’라는 국정철학을 실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일자리는 우리 경제의 근간이자 개개인의 삶의 기반입니다. ‘사람중심 경제’의 핵심에 일자리가 있습니다. 정부는 좋은 일자리 확대를 위해 지난해 추경으로 마중물을 붓고, 정부 지원체계를 전면 개편했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시작되었고, 8년만의 대타협으로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16.4%로 결정했습니다. 일자리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기업들도 늘어났습니다. 노사 간에도 일자리의 상생을 위한 뜻깊은 노력들이 시작되었습니다. 정부는 올해 이러한 변화들을 확산시켜 나가겠습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의미있는 결정입니다.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가계소득을 높여 소득주도성장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상생과 공존을 위하여,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지원대책도 차질없이 실행할 것입니다. 취업시장에 진입하는 20대 후반 청년 인구는 작년부터 2021년까지 39만 명 증가했다가, 2022년부터는 정반대로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청년 일자리는 이러한 인구구조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3~4년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저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국가적인 과제로 삼아, 앞으로도 직접 챙기겠습니다. 일자리 격차를 해소하고,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임금격차 해소,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 같은 근본적 일자리 개혁을 달성해야 합니다. 특히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의 삶을 삶답게 만들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모든 경제주체의 참여와 협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사회적 대화와 대타협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겠습니다. 노사를 가리지 않고,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의지를 갖고 만나겠습니다. 노사정 대화를 복원하겠습니다. 국회도 노동시간 단축입법 등으로 일자리 개혁을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를 위한 정부의 노력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혁신성장은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뿐만 아니라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연말까지 자율주행차 실험도시(화성 K-city)가 구축됩니다. 2000개의 스마트공장도 새로 보급됩니다. 스마트 시티의 새로운 모델도 몇군데 조성할 계획입니다. 국민들께서 4차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의 성과를 직접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공정경제는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 더불어 잘사는 나라로 가기 위한 기반입니다. 채용비리, 우월한 지위를 악용한 갑질 문화 등 생활 속 적폐를 반드시 근절하겠습니다. 모든 국민이 공정한 기회와 경쟁을 보장받고, 억울하지 않도록 해나갈 것입니다. 재벌 개혁은 경제의 투명성은 물론, 경제성과를 중소기업과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엄정한 법 집행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없애겠습니다. 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장을 억제하겠습니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의결권을 확대하고,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겠습니다. 기업활동을 억압하거나 위축시키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재벌대기업의 세계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금융도 국민과 산업발전을 지원하는 금융으로 혁신해야 합니다. 금융권의 갑질, 부당대출 등 금융적폐를 없애고, 다양한 금융사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진입규제도 개선하겠습니다. 불완전 금융판매 등 소비자 피해를 막고, 서민, 중소상인을 위한 금융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해 여러 차례 안타까운 재해와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모든 게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인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새해에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국민안전을 정부의 핵심국정목표로 삼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겠습니다. 특히 대규모 재난과 사고에 대해서는 일회성 대책이 아니라 상시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겠습니다. 2022년까지 자살예방, 교통안전, 산업안전 등 ‘3대 분야 사망 절반 줄이기’를 목표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집중 추진하겠습니다. 감염병, 식품, 화학제품 등의 안전문제도 정기적으로 이행상황을 점검해 국민께 보고하겠습니다. 아동학대, 청소년 폭력, 젠더폭력을 추방해야 합니다. 범정부적인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세월호 아이들과 맺은 약속, 안전한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한해 많은 국민을 만났습니다. 일상을 포기하고 치매 가족을 보살피는 분, 창업 실패로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처한 청년, 방과 후 혼자 있는 아이를 걱정하는 직장 맘, 한 분 한 분이 소중한 우리 국민입니다. 올해 우리는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맞이할 것입니다. 3만이라는 수치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국민소득 3만불에 걸맞는 삶의 질을 우리 국민이 실제로 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 나라와 정부가 국민의 울타리가 되고 우산이 되겠습니다. 정부의 정책과 예산으로 더 꼼꼼하게 국민의 삶을 챙기겠습니다. 이달부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치매국가책임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의료, 주거, 교육과 보육에 대한 국가 책임과 공공성을 강화해 기본생활비 부담을 줄이겠습니다. 더 이상 과로사회가 계속되어서는 안됩니다. 장시간 노동과 과로가 일상인 채로 삶이 행복할 수 없습니다. 노동시간 단축과 정시퇴근을 정부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습니다. 2월부터는 대부업까지 포함하여 법정 최고금리가 24%로 인하됩니다. 상환능력이 없는 장기소액연체자의 채무를 줄여드립니다. 7월에는 신용카드 수수료가 추가 인하됩니다. 서민과 소상공인에게 힘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작년에 정부가 8600억원을 출연한 모태펀드가 시중에 지원됩니다. 3월에는 이에 이어 10조원 조성을 목표로 하는 혁신모험펀드가 출범합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펀드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기술개발, 판로개척도 도울 것입니다. 3월에 정책금융기관의 연대보증제도가 전면 폐지됩니다. 재창업지원 프로그램 전용펀드도 본격적으로 지원을 시작합니다. 두려움 없이 창업에 도전하고, 실패를 겪어도 다시 도전 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갈 것입니다. 7월에는 노동자와 기업이 여행경비를 적립하면 정부가 추가비용을 지원하는 노동자 휴가지원제도가 새로 시행됩니다. 저소득층에게 지원되는 문화이용권이 1인당 6만원에서 7만원으로 늘어나고, 도서구입, 공연관람 등 문화지출에 대한 소득공제도 새로 시행됩니다. 국민들께서 좀 더 문화를 향유하고, 휴식이 있는 삶을 즐길 수 있게 되기 바랍니다. 9월부터 어르신들 기초연금이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됩니다. 어르신들의 건강도 돌보겠습니다. 지난해, 중증 치매환자 의료비와 틀니 치료비의 본인 부담비율을 대폭 낮추었습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임플란트 치료비의 본인 부담률이 50%에서 30%로 인하됩니다. 육아의 부담을 국가가 함께 지겠습니다. 9월부터 만 5세까지 아동수당 10만원이 새로 지급됩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올해 450곳 더 생깁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보육료 단가가 9.6% 인상되어, 보육서비스의 질이 좋아질 것입니다. 온종일 돌봄서비스를 시군구로 확대하는 시범사업이 상반기에 시작됩니다. 직장 맘의 걱정을 덜어드리겠습니다. 여성이 결혼, 출산, 육아를 하면서도 자신의 삶과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겠습니다.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도 혁신하겠습니다. 혁신의 방향은 다시 국민입니다. 정부 운영을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바꾸겠습니다. 국민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할 일을 하는 정부가 되겠습니다. 공직사회의 낡은 관행을 혁신해서 신뢰받는 정부로 거듭나겠습니다. 2월말까지 ‘정부혁신 종합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해 우리 국민들이 들었던 민주주의의 촛불이 국민들의 삶으로, 우리 사회 곳곳으로 퍼져가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 취임 후 첫 현장방문지였던 인천공항공사에서 기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노사가 합의했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다루는 업무,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정규직으로 고용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촛불이 바랐던 상식이고 정의입니다. 10월 22일, 대한민국은 새로운 숙의민주주의 장을 열었습니다. 오랜 갈등사안이었던 신고리 5·6호기 문제를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성숙하게 해결했습니다. 대화하고 타협하며, 결과를 존중하는 성숙한 민주사회가 촛불이 염원했던 대한민국입니다.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 촛불을 더 크고 넓게 밝히고 있습니다. 이제 촛불정신을 국민의 삶으로 확장하고 제도화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헌법은 국민의 삶을 담는 그릇입니다. 국가의 책임과 역할, 국민의 권리에 대한 우리 국민의 생각과 역량이 30년 전과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30년이 지난 옛 헌법으로는 국민의 뜻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국민의 뜻이 국가운영에 정확하게 반영되도록 국민주권을 강화해야 합니다. 국민의 기본권을 확대하고, 지방분권과 자치를 강화해야 합니다.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는 국민과의 약속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모든 정당과 후보들이 약속했습니다.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고 별도로 국민투표를 하려면 적어도 국민의 세금 1200억원을 더 써야 합니다. 개헌은 논의부터 국민의 희망이 되어야지 정략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산적한 국정과제의 추진을 어렵게 만드는 블랙홀이 되어서도 안됩니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려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국회가 책임 있게 나서주시기를 거듭 요청합니다. 개헌에 대한 합의를 이뤄주시기를 촉구합니다. 정부도 준비하겠습니다. 저는 줄곧, 개헌은 내용과 과정 모두 국민의 참여와 의사가 반영되는 국민개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저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회의 합의를 기다리는 한편, 필요하다면 정부도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 국민개헌안을 준비하고 국회와 협의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한반도의 평화정착으로 국민의 삶이 평화롭고 안정되어야 합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두 번 다시 있어선 안됩니다. 우리의 외교와 국방의 궁극의 목표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재발을 막는 것입니다. 저는 당장의 통일을 원하지 않습니다. 제 임기 중에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를 공고하게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나라를 바로 세운 우리 국민이 외교안보의 디딤돌이자 이정표입니다. 한반도에서 평화를 이끌어 낼 힘의 원천입니다. 지난해 저는 그 힘에 의지해, 주변 4대국과 국제사회에 한반도 평화 원칙을 일관되게 주장할 수 있었습니다. 당당한 중견국으로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을 천명할 수 있었습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대화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과 고위급 회담이 열렸습니다. 꽉 막혀있던 남북 대화가 복원되었습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합의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대화와 평창올림픽을 통한 평화분위기 조성을 지지했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의 연기도 합의했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는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내야 합니다. 평화올림픽이 되도록 끝까지 노력해야 합니다. 나아가 북핵문제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전기로 삼아야 합니다. 올해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원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동맹국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관련 국가들을 비롯해 국제사회와 더욱 긴밀히 협력할 것입니다. 평창에서 평화의 물줄기가 흐르게 된다면 이를 공고한 제도로 정착시켜 나가겠습니다. 북핵문제 해결과 평화정착을 위해 더 많은 대화와 협력을 이끌어내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한반도 비핵화는 평화를 향한 과정이자 목표입니다. 남북이 공동으로 선언한 한반도 비핵화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우리의 기본 입장입니다. 한반도에 평화의 촛불을 켜겠습니다. 국민 개개인의 삶 속에 깊이 파고든 불안과 불신을 걷어내겠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국민과 함께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롭고 안전한 일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모셨습니다. 80여 년 전 꽃다운 소녀 한 명도 지켜주지 못했던 국가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다시 깊은 상처를 안겼습니다. 국가의 존재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한일 양국 간에 공식적인 합의를 한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일본과의 관계를 잘 풀어가야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매듭은 풀어야 합니다. 진실을 외면한 자리에서 길을 낼 수는 없습니다. 진실과 정의라는 원칙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은 다시는 그런 참혹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인류사회에 교훈을 남기고 함께 노력해 나가는 것입니다. 대통령으로서 저에게 부여된 역사적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해 드리겠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해 나가겠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듣고 또 듣겠습니다. 할머니들이 남은 여생을 마음 편히 보내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는 또한 일본과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과 일본은 문화적.역사적으로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양국이 함께 노력하여 공동 번영과 발전을 이루어 나가야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천명해 왔던 것처럼 역사문제와 양국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분리하여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한일관계가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 북핵문제는 물론 다양하고 실질적인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내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입니다. 국민주권을 되찾기 위해 임시정부를 수립한 그 때부터 국민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촛불을 들어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키기까지 대한민국은 국민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갈 길도 국민의 길이 되어야 합니다.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만드는 것이 올해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일입니다. 새로운 백년을 다짐하며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입니다. 평범한 삶이 민주주의를 키우고, 평범한 삶이 더 좋아지는 한 해를 만들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文정부 ‘증세 2탄’ 보유세 개편 착수

    文정부 ‘증세 2탄’ 보유세 개편 착수

    소득재분배 차원 공평과세 1분기 일자리 32만개 확대 정부가 내년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보유세 개편, 근로소득세 면세자 축소, 주택임대소득과세 적정화 등 세제 개편을 추진한다. 부동산 공시가격과 과세표준 등을 현실에 맞게 고쳐 세원을 확대, 사실상 부자 증세의 방향으로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정부가 27일 발표한 ‘2018년 경제정책방향’에서 “공평과세 및 세입기반 확충에 역점을 두는 세제개편 추진” 방침을 분명히 했다.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적정화하고 다주택자 등에 대한 보유세 개편 방안 검토”도 밝혔다. 정부가 경제정책 방향에서 증세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올해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에서 더 나아가 내년에는 소득 재분배와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수단으로서 ‘공평과세’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힌 셈이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내년 여름에 조세정책 방향을 발표할 때 구체적 내용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기재부 관계자는 “종부세는 공시가격 현실화나 공정시장가액 비율 조정, 과세표준 인상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모두 검토 중”이라면서 “소득세 면세자 축소나 금융소득종합과세 등까지 포함해 공평과세 차원에서 살펴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경제정책을 전체적으로 일자리와 소득 재분배, 사회안전망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제도적 기반 확충, 공공부문 일자리 조기 집행,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을 통한 임금 격차 완화, 근로시간 단축, 사회안전망 확충 등이 대표적이다. 세계 최악의 저출산과 노인 빈곤 등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적극적 재정정책 기조를 내년에도 이어 갈 계획이다. 1분기에 일자리 예산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조기 집행하고 공공부문 채용 확대, 청년 중소기업 취업 보장 서비스 도입 등 일자리 32만개 확대에 총력을 기울인다.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에 따른 혁신 성장 정책도 내놨다. 초연결지능화, 스마트공장, 스마트팜, 핀테크, 드론 등 핵심선도사업을 중심으로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대외적으로는 신북방정책 로드맵을 수립하고 신남방정책을 구체화하는 등 시장 다변화도 도모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경제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경제성장률 3%대 회복과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된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새 경제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 국민 개개인의 삶이 나아진다는 것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文대통령 “7개월간 정상회담 40여회…외교 공백 메워”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 국빈 방문(13~16일)을 끝으로 올해 정상외교를 마무리하며 “정부 출범 때 물려받은 외교 공백을 메우고 무너지거나 헝클어진 외교 관계를 복원하는 등 시급한 과제들을 어느 정도 해결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취임 후 7개국을 방문하고, 유엔총회·주요20개국(G20)·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세안+3 등 여러 다자회의에 참가했으며, 정상회담만 총 40여회 가졌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해외 순방의 성과로 문 대통령은 “한반도 주변 4국과의 관계를 정상적으로 복원하고, 신(新)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을 통해 외교 지평을 유라시아와 아세안까지 넓혀 우리 정부의 국정 목표인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실현하기 위한 협력 토대를 더욱 내실 있게 다진 것”을 꼽았다. 이어 “여러 다자 정상회의에서 한반도 평화 원칙, 사람 중심 경제와 같은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고 국제사회의 공감과 지지를 끌어냈다”고 덧붙였다. 방중 성과에 대해선 “우리 외교의 시급한 숙제를 마쳤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며 “한·중 관계의 전면 정상화를 위한 기틀을 확고히 하는 한편 시진핑 주석 등 중국 지도자들과의 우의와 신뢰를 돈독히 하고, 중국 국민의 마음을 얻는 내실 있는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경제·무역 채널의 전면 재가동을 포함해 정치,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의 교류 협력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시 주석과의 핫라인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국익과 국민을 우리 외교의 최고 가치로 삼아 실사구시의 실용 외교를 펼쳐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창립 19주년 기념행사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대독한 서면 축사를 통해 “남북 관계가 아직 풀리지 않아 안타깝다. 그러나 저는 반드시 해빙의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면서 “북핵 문제에 단호하게 대응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 화해협력을 위한 노력도 충실히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전문] 문 대통령 베이징대 연설 “한중, 역지사지하며 발전하길”

    [전문] 문 대통령 베이징대 연설 “한중, 역지사지하며 발전하길”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중국 베이징대를 찾아 ‘한중 청년의 힘찬 악수, 함께 만드는 번영의 미래’를 주제로 베이징대 교수와 교직원, 학생 300여 명을 대상으로 연설했다.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베이징대 연설 전문. 『베이징 대학 학생 여러분, 교수님과 교직원 여러분, 존경하는 하오핑 서기님, 린젠화 총장님, 따지아 하오(大家好)! 따뜻한 박수로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중국에서 가장 유서 깊은 대학이며 최고의 명문 베이징 대학을 방문하게 되어 아주 기쁩니다. 약 2주 후면 새해를 맞게 되는데, 베이징 대학 개교 120주년을 미리 축하드립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대학 캠퍼스입니다. 베이징 대학의 4대 자랑거리가 일탑호도(一塔湖圖)라고 들었습니다. 이름을 지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캠퍼스 중앙의 호수, ‘미명호(未名湖, 이름없는 호수)’ 거기에 비치는 보야탑(博雅塔)의 모습은 과연 명불허전입니다. 아울러 1천만 권이 넘는 장서를 소장한 도서관이 지금의 중국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중국의 지성을 상징하는 장소로서 여러분의 큰 자랑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름다움 말고도 얼마나 자랑거리가 많습니까? 여러분이 공부하고 생활하는 이곳은 중국 현대사의 발자취가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20세기 초 여러분의 선배들은 ‘5·4 운동’을 주도하며 중국 근대화를 이끌었습니다. 이름을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인재들이 ‘애국, 민주, 진보, 과학’의 전통에 따라 중국의 발전에 공헌해 왔습니다. 5·4 운동을 주도한 천두슈, 중국 공산당을 창시한 리따자오를 비롯하여 역사적 인물들은 물론, 제가 오후에 만날 리커창 총리도 베이징 대학의 동문입니다. 한국의 근대사에 족적을 남긴 인물들 중에도 베이징 대학 출신이 있습니다. 1920년대 베이징 대학 사학과에서 수학하였던 이윤재 선생은 일제의 우리말과 글 말살 정책에 맞서 한글을 지켜냄으로써 나라를 잃은 어두운 시절 빛을 밝혀 주었습니다. 오늘날 베이징대학에는 1천 명이 넘는 한국인 유학생이 수학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유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도전 정신, 창의적 발상, 다른 문화적 배경은 ‘두루포용(兼容幷包)’하는 베이징대학의 개방적 학풍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국인 유학생들과 여러분 모두, 신시대 중국과 양국관계를 이끌어갈 베이징 대학의 자랑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학생 여러분, 여러분이 베이징 대학의 자랑스러운 전통 속에서 더욱 빛나듯, 한·중 관계도 수 천 년에 걸친 교류와 우호친선의 역사 위에 굳건히 서 있습니다. 18세기 조선의 실학자 박제가는 베이징을 다녀 온 후, 중국을 배우자는 뜻으로 ‘북학의’라는 책을 썼습니다. “중국은 말과 글이 일치하며 집은 금색으로 채색되었다. 수레를 타고 다니며 어느 곳이든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 사람들이 활기차게 거니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고 했습니다. 같은 시대 베이징에 온 홍대용이란 학자는 엄성, 육비, 반정균 등 중국학자들과 ‘천애지기(天涯知己)’를 맺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로를 알아주는 각별한 친구’라는 뜻입니다. 그는 중국의 친구들이 “도량이 넓고 기운이 시원스럽다”고 남겼습니다. 지금 이 ‘천애지기’가 수만으로 늘어나 있습니다. 한국에는 중국유학생 6만 8천 명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중국에는 한국유학생 7만 3천 명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작년 1년 동안 양국을 오간 사람들의 숫자는 1천300여만 명에 달합니다. 이렇듯 한국과 중국은 가장 가까운 이웃입니다. 한국에는 ‘이웃사촌’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웃이 친척보다 더 가깝다는 뜻입니다. 중국과 한국은 지리적 가까움 속에서 유구한 세월 동안 문화와 정서를 공유해왔습니다. 지난 여름, 한국에서 중국의 세계적 화가 치바이스의 전시가 열렸습니다. 저의 아내도 그곳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치바이스의 10권짜리 도록 전집을 보면서 두 나라 사이의 문화적, 정서적 공감의 깊이를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한국인들은 지금도 매일 같이 중국 문화를 접합니다. 많은 소년들이 ‘삼국지연의’를 읽고, 청년들은 루쉰의 ‘광인일기’와 ‘아큐정전’을 읽습니다. ‘논어’와 ‘맹자’는 여전히 삶의 지표가 되고 있으며, 이백과 두보와 도연명의 시를 좋아합니다. 저도 ‘삼국지연의’를 좋아합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내용은 유비가 백성들을 이끌고 신야(新野)에서 강릉(江陵)으로 피난을 가는 장면입니다. 적에게 쫓기는 급박한 상황에서 하루 10리 밖에 전진하지 못하면서도 백성들에게 의리를 지키는 유비의 모습은 ‘사람이 먼저’라는 저의 정치철학과 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 중국 청년들 사이에 ‘한류’가 유행한다고 하지만, 한국에서 ‘중류’는 더욱 오래 되고 폭이 넓습니다. 한국의 청년들은 중국의 게임을 즐기고, 양꼬치와 칭따오 맥주를 좋아합니다. 요즘은 중국의 쓰촨요리 ‘마라탕’이 새로운 유행입니다. 한국은 중국의 문물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독창적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이러한 문물들은 다시 중국으로 역수출되기도 하였습니다. 비취색으로 빛나는 고려청자, 세계 최초로 발명된 고려의 금속활자, 조선의 의학을 집대성한 ‘동의보감’ 등은 당대의 중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중국 문화의 발전에도 기여하였습니다. 저는 이것이 한류의 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과 한국 사이에 공통의 정서를 바탕으로 이어온 역사가 길고, 서로 함께하는 추억이 많기 때문에 한류도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1992년 수교 이후 한중관계가 눈부시다는 말로 다 표현이 안 될 정도로 빠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양국이 오랜 세월 쌓아온 추억과 우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생 여러분, 1992년 한중 수교는 동북아의 냉전구도를 허물고 끊어졌던 양국의 교류의 역사를 다시 이으려는 지도자들의 위대한 결단의 산물이었습니다. 저는 수교 직후인 1993년, 제가 변호사로 일하던 부산시 변호사회와 중국 상하이시 율사회의 자매결연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수교 이후 비교적 일찍 중국을 방문한 셈입니다. 그 후 몇 번 더 중국을 방문했는데, 올 때마다 상전벽해 같은 변화의 모습에 놀라고 감동받습니다. 1993년 당시의 상하이시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 전혀 다른 것만큼이나, 지난 25년간 양국 관계 역시, 상전벽해라 할 만큼의 큰 변화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양국 관계의 발전은 한국과 중국 국민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하였으며, 동북아가 대립과 갈등을 지양하고 협력과 평화의 길로 나아가게 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합니다. 역사적으로도 그랬습니다. 중국이 번영하고 개방적이었을 때 한국도 함께 번영하며 개방적인 나라로 발전했습니다. 당나라와 한국의 통일신라, 송나라와 한국의 고려, 명나라와 한국의 조선 초기가 양국이 함께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대표적인 시기입니다. 그럴 때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나라였고, 중국이 이끄는 동양문명은 서양문명보다 앞섰습니다. 저는 그러한 의미에서 중국공산당 19차 당 대회를 높이 평가합니다. 시진핑 주석의 연설을 통해 저는, 단지 경제성장 뿐 아니라 인류사회의 책임 있는 국가로 나아가려는 중국의 통 큰 꿈을 보았습니다. 민주법치를 통한 의법치국과 의덕치국, 인민을 주인으로 여기는 정치철학, 생태문명체제개혁의 가속화 등 깊이 공감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중국이 법과 덕을 앞세우고 널리 포용하는 것은 중국을 대국답게 하는 기초입니다. 주변국들로 하여금 중국을 신뢰하게 하고 함께 하고자 할 것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생을 추구하는 시 주석의 말에서는 중국 인민을 위해 생활환경을 바꾸겠다는 것뿐 아니라 인류가 나아갈 길에 중국이 앞장서겠다는 의지가 느껴집니다. 호혜상생과 개방전략 속에서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을 견지’하겠다는 시 주석의 말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중국은 단지 중국이 아니라, 주변국들과 어울려 있을 때 그 존재가 빛나는 국가입니다. 높은 산봉우리가 주변의 많은 산봉우리와 어울리면서 더 높아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중국몽이 중국만의 꿈이 아니라 아시아 모두, 나아가서는 전 인류와 함께 꾸는 꿈이 되길 바랍니다. 인류에게는 여전히 풀지 못한 두 가지 숙제가 있습니다. 그 첫째는, 항구적 평화이고 둘째는 인류 전체의 공영입니다. 저는 중국이 더 많이 다양성을 포용하고 개방과 관용의 중국정신을 펼쳐갈 때 실현 가능한 꿈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국도 작은 나라지만 책임 있는 중견국가로서 그 꿈에 함께 할 것입니다. 베이징 대학 학생 여러분, 제가 중국에 도착한 13일은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일이었습니다.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겪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에 깊은 동질감과 상련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불행했던 역사로 인해 희생되거나 여전히 아픔을 간직한 모든 분에게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이러한 불행한 일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과거를 직시하고 성찰하면서 동북아의 새로운 미래의 문, 협력의 문을 더 활짝 열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1932년 4월 29일 상하이 훙커우공원에서 조선청년 윤봉길이 폭탄을 던졌습니다. 이곳에서 개최된 일제의 전승축하기념식을 응징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윤봉길은 한국 독립운동사의 영웅 중 한 명입니다. 그의 거사로 한국의 항일운동은 중국과 더 깊게 손을 잡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체포되고 사형되었지만, 지금 루쉰공원으로 이름을 바꾼 훙커우공원에는 그를 기념하기 위해 매원이라는 작은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에는 중국의 영웅들을 기리는 기념비와 사당들이 있습니다. ‘삼국지연의’의 관우는 충의와 의리의 상징으로 서울의 동묘를 비롯해 여러 지방에 관제묘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완도군에서는 임진왜란 때 왜군을 격파한 조선의 이순신 장군과 명나라 진린 장군을 함께 기리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지금 진린 장군의 후손들이 2천여 명 살고 있기도 합니다. 광주시에는 중국 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한 한국의 음악가 정율성을 기념하는 ‘정율성로’가 있습니다. 지금도 많은 중국인들이 ‘정율성로’에 있는 그의 생가를 찾고 있습니다. 마오쩌둥 주석이 이끈 대장정에도 조선청년이 함께 했습니다. 그는 한국의 항일군사학교였던 ‘신흥무관학교’ 출신으로 광주봉기(광둥꼬뮌)에도 참여한 김산입니다. 그는 연안에서 항일군정대학의 교수를 지낸 중국공산당의 동지입니다. 저는 엊그제 13일, 그의 손자 고우원(까오위엔) 씨를 만났습니다. 그 분은 중국인이지만 조선인 할아버지를 존경하며 중국과 한국 사이의 깊은 우정으로 살고 계셨습니다. 중국과 한국은 근대사의 고난을 함께 겪고 극복한 동지입니다. 저는 이번 중국 방문이 이러한 동지적 신의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한 차원 더 발전시켜 나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저는 중국과 한국이 ‘식민제국주의’를 함께 이겨낸 것처럼 지금의 동북아에 닥친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길 바랍니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15차례의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였고, 6차 핵실험도 감행했습니다. 특히 최근에 발사한 ICBM급 미사일은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서서, 세계 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북한은 중국과도 이웃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 개발 및 이로 인한 역내 긴장 고조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의 평화와 발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한중 양국은 북한의 핵 보유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할 수 없으며,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확고한 입장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하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며, 북핵문제는 궁극적으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데 대해서도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북한과의 대립과 대결이 아닙니다.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경우 국제사회와 함께 밝은 미래를 제공할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두 사람이 마음을 함께하면, 그 날카로움은 쇠를 절단할 수 있다(二人同心, 其利斷金)”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이 같은 마음으로 함께 힘을 합친다면 한반도과 동북아의 평화를 이루어 내는 데 있어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한반도에서의 평화 정착을 위한 중요한 전기를 맞고 있습니다. 내년 2월 한국 평창에서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개최됩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 스포츠인들은 평창동계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13일, 유엔 총회에서 올림픽 휴전 결의안이 193개 회원국 중 중국을 포함하여 157개국의 공동 제안을 통해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채택되었습니다. 이는 한반도 평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서기를 바라는 세계인들의 염원이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2020년에는 일본 동경에서 하계올림픽이, 2022년에는 이곳 북경에서 다음 동계 올림픽이 개최됩니다. 동북아에서 연속 개최되는 올림픽의 성공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도모하는 좋은 계기로 만들 것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한국 국민도 우다징, 판커신, 리즈쥔 등 중국 동계스포츠 스타들의 경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두 달 남은 평창 올림픽이 평화의 올림픽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중국 국민의 많은 응원을 당부 드립니다. 학생 여러분, 저는 지난 여름 휴가기간 중 ‘명견만리’라는 책을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이 책에는 ‘중국의 3.0’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중국의 젊은이들에 대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중국의 젊은이들은 두려움 없이 창업에 도전하며,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그러한 도전정신으로 탄생한 것이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세계적 기업일 것입니다. 중국과 한국에서 유학 중인 양국의 젊은이들은 자신의 나라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뛰고자 하는 누구보다도 강한, 도전 정신의 소유자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한국의 대학들은 한국인 학생과 중국인 유학생이 한 팀으로 이뤄 한중 기업에서 실습할 수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양국 젊은이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금 중국은 드론, VR(가상현실), AI(인공지능) 같은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중심지입니다. 한국의 젊은이들도 ICT 강국의 전통 위에서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미래를 찾고 있습니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중국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서 함께 협력한다면 양국은 전 세계의 4차 산업혁명 지도를 함께 그려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양국은 지난 25년간 경제통상 분야에서 놀라울 만한 협력을 이루어 왔습니다. 그러나 한·중 간 경제협력의 잠재력은 무한합니다. 양국은 경제에서 경쟁 관계에 있고, 중국의 성장은 한국 경제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양국의 오랜 역사에서 보듯이, 또한 수교 25년의 역사가 다시 한 번 증명하듯이, 양국은 일방의 번영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운명공동체의 관계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간 전통적 제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온 양국 간 경제·통상 협력을 ICT, 신재생 에너지, 보건의료, 여성, 개발, 환경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야 합니다. 또한, 한중 간 전략적 정책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 정부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과 우리 정부가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 간의 연계를 희망합니다. 중국은 제19차 당 대회에서 ‘새로운 시대’로의 진입을 선언했습니다. 시진핑 주석께서 전면적 소강사회 건설과 ‘중국의 꿈’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인상 깊게 들었습니다. 한국 정부도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국정기조로 선언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성장을 저해하고 사회통합을 해치는 경제 불평등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 경제 패러다임을 과감히 전환하고 있습니다. 저는 중국의 ‘소강사회’의 꿈과 한국의 ‘사람중심 경제’ 목표가 서로 일맥상통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성장률로 대표되는 숫자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근본정신이 같기 때문입니다. 한중 양국이 이러한 정책 목표의 유사성을 기반으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한중 양국의 공동발전을 실현하고, 지역평화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아시아의 발전, 더 나아가 인류 공영을 촉진하는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베이징 대학 학생 여러분, 교수님과 교직원 여러분, 존경하는 하오핑 서기님, 린젠화 총장님, 왕안석의 시 명비곡의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인생락재 상지심(人生樂在相知心, ‘서로를 알아주는 것이 인생의 즐거움이다’ 저는 중국과 한국의 관계가 역지사지하며 서로를 알아주는 관계로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처럼, 나라 사이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은 항상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천 년간 이어진 한·중 교류의 역사는 양국 간의 우호와 신뢰가 결코 쉽게 흔들릴 수 없음을 증명합니다. 저는 ‘소통과 이해’를 국정 운영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으며, 이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두 나라가 모든 분야에서 마음을 열고 서로의 생각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진정성 있는 ‘전략적 소통’이 가능할 것입니다. 지도자 간에, 정부 간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사이에 이르기까지 양국이 긴밀히 소통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저는 우리 두 나라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평화와 번영의 운명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야말로 양국 국민 공통의 염원이며, 역사의 큰 흐름이라고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양국 간의 경제 협력만큼 정치·안보 분야의 협력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25년 전의 수교가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듯이, 양국이 함께 열어나갈 새로운 25년도 많은 이들의 노력과 열정을 필요로 합니다. 여기 있는 여러분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중국의 대문호 루쉰 선생은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으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미지의 길을 개척하는 여러분의 도전정신이 중국과 한국의 ‘새로운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 믿습니다. 여러분의 열정과 밝은 미래가 한중 관계의 새로운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하며 강연을 마칠까 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NO 언급 안한 習 “사드, 적절히 처리를” 文 “역지사지 기회”

    3NO 언급 안한 習 “사드, 적절히 처리를” 文 “역지사지 기회”

    “지금 모두가 아는 이유 때문에 중·한 관계는 곡절(波折)을 겪었습니다. 대통령님의 이번 방문이 상호 존경과 신뢰에 기초해 우리가 추구하는 더 나은 길을 닦아 관계를 개선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양국이 최근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역지사지할 기회가 됨으로써 그간의 골을 메우고 더 큰 산을 쌓아 나가기 위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아름다운 동행의 새롭고 좋은 첫 발걸음을 함께 내딛게 되기를 기대합니다.”(문재인 대통령)문 대통령과 시 중국 국가주석은 14일 베이징의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열린 확대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짓눌렸던 한·중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희망을 피력했다. 당초 시 주석이 ‘사드’를 직접 거론할 것이라던 우려와 달리 모두 발언에서 ‘모두가 아는 이유’라고 에둘러 표현하면서 회담 초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시 주석은 비공개 회담에서도 사드에 대한 기존 입장을 재천명하고 “한국이 적절히 처리하기를 바란다”는 선에서 그쳤다. 문 대통령은 “역사적으로 한·중 양국은 서로 문호를 개방하고, 교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을 때 공동의 번영기를 구가할 수 있었다. 수교 이후 역사를 보더라도 일방의 경제 발전이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관계에 있다”면서 “관왕지래(觀往知來)라는 말이 있듯이 과거를 되돌아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전날 한·중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행사에 이어 한·중 관계를 ‘운명적 동반자’로 표현했다. 이어 “동북아는 물론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공동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길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전날 두 차례의 공개 연설에서 강조했던 ‘난징대학살’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어제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도일이었는데, 다시 한번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고, 시 주석도 “한국에서 그 행사가 중요하다는 걸 인식하고 (노영민 주중) 대사를 참석시켜 준 점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고 답했다. 시 주석은 “중·한 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관건적 시기에 처하고 있다”면서 “나는 한국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양자 관계를 강화하고, 방향을 정확하게 잘 잡을 것이며 (문 대통령도) 중·한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추진력을 발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내년 평창동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의 조직과 준비, 중계 등에서의 협력 필요성을 언급했다. 양 정상은 ▲한·중 산업협력 단지 조성 ▲투자협력 기금 설치 등 그간 중단된 협력사업을 재개해 나가기로 하고, 양국 기업의 상대방 국가에 대한 투자 확대도 장려해 나가기로 했다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연장선상에서 양 정상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 개시를 선언하게 된 것을 환영했다. 또 ▲미세먼지 공동 저감 ▲암 관련 의료협력 등 환경·보건 협력 ▲교육·과학 협력 ▲신재생에너지 협력 ▲지방정부 간 협력 증진과 함께 빅데이터, 인공지능, 5G, 드론, 전기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에 함께 대비하기 위한 미래지향적 협력 사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양측은 이와 관련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우리의 신(新)북방 및 신남방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구축을 통한 거대경제권 형성) 구상 간 궤를 같이하는 측면이 있다는 데 주목하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베이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현대차, 印尼에 상용차 합작법인 설립

    현대차, 印尼에 상용차 합작법인 설립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 상용차 합작법인을 세우고 동남아시아 상용차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현대차는 12일 서울 여의도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에서 인도네시아 알타그라하그룹(이하 AG그룹)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AG그룹은 1973년 설립된 인도네시아 10위권 대기업으로 현재 인도네시아 현대 상용차 판매를 담당하는 대리점의 모기업이다. 이 합작 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에서 아세안(ASEAN)과의 교류·협력 강화 계획인 이른바 ‘신남방정책’을 발표한 뒤 첫 결실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내년 5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상용차 전문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신설 법인은 생산과 판매, 사후관리(AS) 등 자동차 산업의 모든 과정을 총괄한다. 투자 비용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제품 조립생산’(CKD) 방식의 위탁 생산이 이뤄진다. 엔진과 주요 부품들은 한국 공장에서 생산돼 인도네시아 현지에 공급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용차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연간 생산량은 약 2000대로 전망하고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열린세상] ‘신남방정책’의 또 다른 축 인도를 주목하자/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열린세상] ‘신남방정책’의 또 다른 축 인도를 주목하자/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지역 협력 다변화를 위해 밝힌 ‘신남방정책’과 최근 들어 부쩍 거론되고 있는 ‘인도·태평양 협력’으로 다시 주목받는 나라가 있다. 바로 세계 6위 경제대국인 인도다. 인도 역시 교역국 다변화와 지역 협력 강화를 통해 대중국 적자를 줄이고 과도한 서비스 중심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생산 가능 인구만 8억 5000만명에 이르는 풍부한 노동력과 자원을 가진 인도와 상대적으로 앞선 자본과 기술을 보유한 한국은 상호 보완성이 높다. 서로에게 풍부한 가능성과 기회의 나라가 될 수 있다. 우리의 신남방정책이 지향하는 역내 공동 번영과 평화를 실현할 천생연분 동반자 국가다.그러나 굳이 인도 출신의 세계적 경제학자인 판카즈 게마와트의 ‘케이지(문화, 행정, 지리, 경제) 거리’ 이론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양국의 거리는 여전히 멀다. 가능성과 기회를 구체화하고 실현하기 위해서는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자세로 인도의 개혁 모멘텀에 올라타야 한다. 모디 인도 총리는 2014년 집권 직후부터 제조업 혁신, 도시화 촉진, 보건위생 개선 등 인도의 경제·사회 전반에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개혁, 성과와 변화’를 강조하며 구체적 성과 도출에 집중하고 있다. 제조업 육성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통해 제조업 비중을 2022년까지 25%로 확대하려 한다. 인도가 집중 육성에 나선 자동차, 화학, 정보통신, 의약, 식품제조가공 등은 우리 기업들이 기술력과 비교우위가 있다. 삼성과 현대기아차는 인도의 프리미엄 휴대전화 시장과 자동차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철수한 롯데도 인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인도는 세계 제2위의 과일, 채소 생산국이다. 약 35%가 시장에 나오기 전에 썩어 버린다. 선진 콜드체인 시스템 기술과 운영 방식을 가진 우리 기업들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로 보인다. 그래서 지난달 23개국이 참가한 인도 최대 규모의 식품가공 박람회에 한국이 불참한 연유가 더욱 궁금하다. 장관급 인사가 이끈 일본은 60개 기업이 참가했다. 2011년 기준 도시 거주 인구가 31%에 불과한 인도는 2020년까지 100개의 스마트시티를 건설해 도시화와 경제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주택, 에너지, 대중교통, 철도, 항만, 브로드밴드 등 인프라 건설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미 건설에 착수한 12개 스마트시티에 미국의 시스코, 일본의 히타치, 독일의 지멘스 같은 거대기업들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인프라와 도시 건설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우리의 공기업과 민간부문이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도 각별한 관심을 가진 사물인터넷,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컴퓨팅, 핀테크 등 4차 산업혁명 선도 기술의 개발과 활용에 인도 역시 관심이 많다. 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이 열 개나 있고 우수한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인재가 많은 인도와의 협력과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역할을 기대한다. 아울러 ‘깨끗한 인도’의 일환으로 2019년까지 첨단 정보기술(IT)을 장착한 75만개의 화장실이 설치될 계획이다. 불과 반세기 전 우리도 겪었던 문제다. 인도의 화장실 설치 노력에 공적개발원조와 대외경제협력기금의 유·무상 투자를 제안해 본다. 서울 G20 정상회의의 주요 성과 중 하나인 ‘개발’ 의제의 실질적이고 구체적 이행이 될 것이다. 우리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선진국과 개도국 간 가교 역할에도 부합하는 일이다. 이렇듯 한·인도의 높은 협력 가능성에도 한국의 대인도 투자는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 인도의 복잡한 규제, 노동법, 세제 등 열악한 기업 환경이 큰 원인이다. 현재 진행 중인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에서 철강, 화학 등의 수입규제 조치 완화, 관세행정 협력, 인도시장 추가 개방 등 투자 여건 개선을 이끌어 내야 한다. 인도는 주요 경제 파트너일 뿐 아니라 아태 지역과 아프리카까지 아우르는 해상 전략적 요충지다. 지역과 세계의 공동 번영과 평화를 위해 중요하다. 우리의 신남방정책과 만나는 지점이다.
  • “과거사는 과거일 뿐… 韓·베트남 더 협력하길”

    “과거사는 과거일 뿐… 韓·베트남 더 협력하길”

    국립외교원에 해당하는 베트남 외교아카데미의 또아인뚜언 대외정책전략연구소 부소장은 한·베트남 과거사 문제에 대해 “과거사는 과거의 일일 뿐”이라면서 “양국이 미래를 위해 같이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또아인뚜언 부소장은 지난 1일 한·아세안 언론인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베트남 하노이 외교아카데미를 방문한 외교부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확실히 알고 있지만 그건 남겨두고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같은 일을 다시 일으키지 않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이는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같은 관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베트남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언급하며 “한국은 전략적 동반자이기에 베트남은 한국과의 관계를 아주 중시한다”고 말한 뒤 “한국 정부가 다시 과거의 일을 일으키거나 그럴 소지가 있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소원도 있다”고 덧붙였다. 양국 간에는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일부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등이 과거사 문제로 남아 있다. 그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베트남도 국제 공동체에서 책임을 잘 지는 국가”라면서 “항상 국제법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하면서 북한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한반도의 긴장 상태에 대해서 “여러 가지 안 좋은 상황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북한과 한국뿐 아니라 미국의 역할도 있다.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측이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고강도 제재·압박에 대해 “아직 효율성이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또아인뚜언 부소장은 아세안 외교를 주변 4강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신(新)남방정책’에 대해서는 “아주 찬성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양국이 더 협력할 수 있는 분야로 연구개발, 베트남 농산물의 한국 수출, 물류 사업 등을 거론하며 “신남방정책으로 한·베트남 관계는 한층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이 외교부공동취재단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열린세상] 인도가 무섭게 떠오르고 있다/신봉길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객원교수

    [열린세상] 인도가 무섭게 떠오르고 있다/신봉길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객원교수

    서울 소재 H대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이윤희(31)씨는 인도 마니아다. 대학 1학년 때 인도를 처음 여행한 이래 여비만 마련되면 인도에 다녀온다. 그는 인도를 ‘열린 나라’,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나라라고 평했다. 8억여명의 유권자가 참여, 직접 지도자를 선출하는 정치 프로세스에도 깊은 의미를 부여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히말라야의 조그마한 오지 마을에까지 투표함이 배달되고 며칠씩 걸려 투표를 하는 것을 보았다. 그는 이 점을 공산당의 권위주의 통치 체제하 중국과의 차이점으로 평가했다. 그는 참여 민주주의와 이로 인한 인도인의 사고의 다양성과 유연성이 장기적으로는 정보기술(IT) 분야를 중심으로 한 미래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제 대국이 될 것으로 보았다. 베스트셀러 시인이자 명상서적 번역가로도 유명한 류시화씨도 인도 예찬론을 폈다. 그는 16년째 매년 겨울을 인도에서 지낸다고 했다. 하나 아쉬운 점은 인도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수도 뉴델리의 주택 임차비가 거의 서울과 맞먹는 수준에 온 것이다. 인도가 무섭게 떠오르고 있다. 공식적으로 세계 2위의 인구대국(12억 6000만명)이지만 출산을 통제하는 중국(13억명)에 비해 인구성장률이 높아 수년 내 세계 최대의 인구대국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실제 인구는 중국보다 많다는 분석도 있다. 인구 구성도 젊은이들의 비율이 높은 피라미드형이다. 경제성장률도 지난해 7.6%를 기록, 중국(6.7%)을 앞섰다. 인도의 경제규모(GDP)는 2016년 기준 세계 7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현 성장률이 지속될 경우 2022년에는 세계 4위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중국과 함께 G3 경제 대국이 되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러한 급속한 발전은 2014년 5월 출범한 모디 총리 정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친기업 시장정책, 부패척결 등 국가 전반에 걸친 대개혁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과 관련된다. 모디 정부는 특히 ‘제조업 혁신’(Make in India), ‘저소득층 지식 정보화’(Digital India), ‘보건위생 개선’(Clean India), ‘스마트시티 100개 건설’(Smart Cities) 기치 아래 분야별로 개혁 조치를 실행하고 있다.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모디 총리는 2019년 총선에서도 승리해 연임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새 정부가 외교전략의 큰 그림을 그리면서 인도를 외교의 핵심축의 하나로 설정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인도와 아세안으로 향하는 신남방정책이 그것이다. 이 정책의 배경은 지금까지의 4강 외교, 특히 미국과 중국 중심의 G2 외교의 한계를 인식하면서다. 최근 들어 미국의 자국 최우선주의(America First), 중국의 사드 보복을 보면서 외교 다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우리 외교의 핵심축이 인도에까지 이른 것은 문재인 정부가 최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직후 인도에 특사를 파견하면서 앞으로 인도와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강과 유사한 수준으로 격상하겠다고 했다. 인도가 미·중·일·러와 함께 한국 외교의 5강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현재 인도에는 670여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현대자동차가 연산 68만대의 공장을 가동 중이고 기아자동차도 대규모 생산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도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고 삼성의 스마트폰, LG의 가전제품 등도 13억 인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인도 기업의 한국 진출도 돋보인다. 인도의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자동차를 인수하고 타타그룹이 군산의 대우자동차 공장을 인수해 경영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인도·태평양시대’ 전략이 부각되면서 인도는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 대상국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한국과 인도는 외교, 국방 부문의 고위 관계자가 함께 참여하는 소위 2+2 전략회의의 파트너 국가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 봄 인도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디 총리도 문 대통령의 방인(訪印) 후 한국 방문을 희망하고 있다. 인도 동방정책(Act East)의 핵심 협력 국가로 한국을 상정하고 있는 것이다. 새 정부에서 한·인도 관계의 획기적 발전을 기대해 본다.
  • 한 - 스리랑카 정상, 北 미사일 발사 강력 규탄

    한 - 스리랑카 정상, 北 미사일 발사 강력 규탄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은 29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다.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면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국빈 방한 중인 시리세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스리랑카의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위해 2019년까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 규모를 현재 3억 달러에서 5억 달러로 늘리기로 하는 등 양국 협력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서남아·인도양, 동남아 지역으로 외교 지평을 넓혀 ‘신남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리랑카의 메가폴리스 도시개발, 인프라·플랜트 등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아울러 고용허가제를 통한 스리랑카 근로자의 한국 취업이 양국 관계의 가교 역할을 하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국빈만찬에는 불교신자이자 채식주의자인 시리세나 대통령을 배려해 카레를 더해 만든 카레향 고구마 부각과 전복구이, 금태양념찜, 비빔밥과 함께 사찰음식의 대가인 선재 스님이 만든 ‘사찰 후식’ 등 맞춤형 메뉴가 제공됐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유통 총수들 ‘동남아 구애작전’

    유통 총수들 ‘동남아 구애작전’

    롯데, 해외매출의 절반 이상 차지 印尼 공략 속도전… 12억弗 투자 신세계, 말레이시아行 본격 채비 합작법인 설립… 한식 라면 출시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폭풍이 지나간 자리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대체하고 있다. 국내 유통기업들이 총수들의 전두지휘 아래 본격적으로 ‘포스트 차이나’ 전략을 추진하는 모양새다. 베트남, 미얀마 등 동남아 주요 국가들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롯데그룹은 최근 인도네시아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롯데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한·아세안센터 초청으로 방한 중인 밤방 브로조네고로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부 장관을 만나 양국 사업 현안 및 투자 증진 문제를 논의했다. 신 회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신남방정책’으로 많은 국내 기업들이 아세안으로 주요 투자처를 옮길 것을 검토 중”이라며 “아세안 국가 중 가장 큰 시장과 발전 가능성을 가진 나라는 인도네시아”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현재까지 인도네시아에 약 12억 달러를 투자해 유통, 화학, 관광 등 12개 계열사를 진출시켰다. 지난달에는 현지 최대 기업인 살림그룹과 손잡고 온라인 전자상거래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의 동남아 시장 매출은 5조 9870억원으로, 전체 해외 매출(11조 6000억원)의 51.6%를 차지했다. 롯데의 동남아 매출이 전체 해외 매출의 절반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그런가 하면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신세계는 말레이시아를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본격적인 사업 채비를 하고 있다. 브랜드와 상품을 동시에 내세우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 부회장이 최근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힌 신세계푸드는 첫 해외 진출 국가로 말레이시아를 선정했다. 신세계푸드는 현지 식품업체 마미더블데커와 50%씩을 출자해 합작법인 ‘신세계마미’를 설립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신세계푸드가 라면, 소스 등 한식 제조 기술과 외식, 베이커리 사업의 노하우를 전하고, 마미는 제조 및 운영, 현지 판매 지원을 맡는다. 양사는 내년 상반기 중 할랄 인증 소스를 활용한 한식 라면을 현지에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5월부터 말레이시아 최대 유통기업 GCH리테일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17곳에 이마트 자체브랜드(PB) 상품인 ‘e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이마트는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동남아 수출 비중을 10%에서 올해 말 약 20% 수준으로 늘리고, 내년에는 수출 규모를 1000억원까지 확대한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스리랑카 대통령 28일 국빈 방한…29일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

    스리랑카 대통령 28일 국빈 방한…29일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이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시리세나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국빈 방한, 오는 29일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문재인 정부에서 외국 정상의 국빈 방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에 이어 시리세나 대통령이 세 번째다. 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공식환영식을 열고, 한·스리랑카 정상회담을 한다. 회담이 끝나고 나면 협정 서명식, 국빈만찬 등의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국빈으로 방한하는 외국 정상은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에 시리세나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기가 아닌 민항기를 타고 와서 인천공항에 내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항기를 타고 방한하겠다는 시리세나 대통령의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그에 따라 공식 환영 절차도 대폭 축소됐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통상의 국빈방한 때는 장관급 인사가 영접하지만, 이번에는 조현 외교부 2차관이 시리세나 대통령을 맞았고 예포 발사도 생략했다. 청와대는 시리세나 대통령의 방한이 우리 외교의 외연을 서남아시아로 확장해 ‘균형외교’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2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스리랑카 대통령의 방한은 문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이어 정부의 ‘신남방정책’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베리아 횡단열차 통관절차 간소화” 文대통령, 메드베데프 러 총리에 요청

    아세안 관련 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러시아, 싱가포르 총리와 연쇄 회담을 했다. 러시아는 신(新)북방정책의 중심 국가이며, 싱가포르는 신남방정책의 주요 대상인 아세안의 핵심 국가다. 문 대통령은 마닐라 필리핀국제컨벤션센터(PICC)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 회담을 하고 현대차와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이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통관 절차를 간소화하고 열차를 확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러 관계를 외교·안보 정책상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의 극동 개발에 전적으로 협력하고자 하며 신북방정책에서 천명한 대로 조선·항만·북극항로 등 ‘9개의 다리’를 통해 동시다발적 협력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한·유라시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실무 협의도 더 빠르게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한·유라시아 FTA에 대해 긴밀히 협의할 의향이 있다”며 사할린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극동 지역 조선업 현대화, 수산물과 농산물 분야 협력 의지를 밝혔다. 이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문 대통령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의 회담에서 양 정상은 싱가포르의 ‘스마트네이션 프로젝트’와 한국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간 연계와 한·싱가포르 FTA에 대한 개선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했다. 마닐라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인프라펀드 5년 내 1억 달러 추가…韓기업 아세안 진출 지원

    인프라펀드 5년 내 1억 달러 추가…韓기업 아세안 진출 지원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밝힌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은 한반도 경제지도를 새롭게 그리는 ‘신(新)남방정책’의 실행로드맵 성격을 지닌다. 사람을 중시하는 미래공동체를 만들자는 공동비전을 토대로 2022년까지 5년간에 걸쳐 양측 협력관계를 한반도 주변 4강(미·중·일·러) 수준으로 격상시켜 나가자는 데 있다. 우리나라의 두 번째 교역 대상(연 1188억 달러·302억 달러 흑자)이자 제2의 해외투자 대상(연 51억 달러)·건설수주 시장(연 88억 달러)인 동시에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연 약 599만명) 아세안의 위상에 걸맞게 ‘전략적 동반자’를 넘어 ‘공동체’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한·아세안 구상의 본질은 지난 9월 러시아에서 밝힌 ‘신북방정책’, 그리고 지난 9일 인도네시아에서 표방한 ‘신남방정책’과 맞물려 이해해야 한다. 극동 지역과 유라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신북방정책과 아세안과 인도를 대상으로 하는 신남방정책이 ‘제이(J)커브’ 형태로 연결되는 번영축을 구축한다는 게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동북아의 지정학적 긴장과 미·중 등 주요 2개국(G2)의 경쟁구도 속에서 궁극적 평화 체제와 상생성장 기반을 조성하려면 주변 4개국(미·중·일·러)과의 협력에서 한 걸음 나아가 북방 및 남방을 잇는 대외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문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위기 때 힘이 되어 주는 ‘평화를 위한 공동체’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제안했다. 우리의 평화공동체는 한반도 주변 4대국과 함께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이끄는 중요한 축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은 ‘3P’로 요약된다. ‘더불어 잘사는(Prosperity) 사람 중심의(People) 평화(Peace) 공동체’ 구현이다. 핵심 개념은 ‘사람’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인 ‘사람이 먼저다’와 아세안이 추구하는 ‘사람 지향, 사람 중심’의 공동체 비전이 일치하는 점에 주목, 양측 국민이 고루 혜택을 누리는 쪽으로 협력을 강화한다는 의미다. 그동안의 한국과 아세안 협력은 2010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이후 주로 정치·안보·경제협력에 중점을 두면서 민간분야 협력에는 한계가 있었다. 때문에 아세안 창설 50주년인 올해를 ‘한·아세안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하고 다양한 문화·인적교류를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임기 내 아세안 회원국 10개국을 모두 방문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재정적으로도 한·아세안 협력 강화를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역내 연계성 증진’을 목표로 ▲교통 ▲에너지 ▲수자원 관리 ▲스마트 정보통신 등 4대 분야를 중점 협력분야로 정하고 관련 지원예산과 기금을 대폭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자발적 국제기구 분담금 형태인 한·아세안 협력기금을 2019년까지 현재(2015년 이후)의 연간 700만 달러에서 2배로 증액하기로 했다. 현재 3730억원(정부출연 400억원+공공기관 1600억원+민간 1730억원) 규모인 한국의 글로벌 인프라펀드에 2022년까지 1억 달러를 추가 조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협력기금도 대폭 증액해 2020년까지 교역규모 2000억 달러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글로벌 인프라펀드는 우리 기업의 해외 건설 수주를 지원하기 위한 것인데, 그중 아세안 진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추가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라며 “2022년까지 1억 달러를 추가 조성하는 것이니 5년으로 따지면 연간 200억원가량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닐라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문 대통령 ‘한-아세안, 사람 중심의 공동체를 향해’ 언론에 직접 기고

    문 대통령 ‘한-아세안, 사람 중심의 공동체를 향해’ 언론에 직접 기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국·중국·일본)’ 정상회의 및 ‘EAS(동아시아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필리핀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언론에 직접 기고를 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언론에 직접 기고를 한 것은 처음이다.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협력 관계 : 사람 중심의 공동체를 향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신디케이트(https://www.project-syndicate.org)라는 곳에 기고를 했고, 필리핀과 캄보디아·말레이시아·베트남 등 아세안 회원국 유력 신문사들이 문 대통령의 기고문을 13일자 신문에 실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신디케이트는 기사를 회원 언론사와 공유하는 곳이다. 아세안 창설 50주년 축하로 기고문을 시작한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처음 밝힌 ‘신남방정책’의 주요 뼈대인 ‘3피(3P·Peaple, Peace, Prosperity) 구상’을 설명한 뒤 내년에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3피 구상은’, 1998년 ‘아세안+3’ 정상회의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시작돼 이듬해 채택된 ‘동아시아비전그룹’의 최종보고서인 ‘평화·번영·발전(3P:Peace, Prosperity and Progress)을 추구하는 동아시아 공동체’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발전(Progress) 대신 사람(People)을 앞세운 점이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세안 10개국(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의 저명 인사·기업인·학자 등 500여명이 참석하는 아세안 기업투자 서밋(Summit)에 참석해 이른바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통해 문 대통령은 ‘사람을 지향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공동체’라는 아세안의 비전에 맞춰 아세안과의 미래 관계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사람을 지향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공동체’는 문 대통령이 지난 1일 한국 국회에서 내년도 시정연설에서 강조한 ‘사람중심 경제’와 맥을 같이 한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이 추구하고 있는 ‘사람 중심의, 사람 지향의 공동체’가 “나의 오랜 정치 철학인 ‘사람이 먼저다’와 같다”면서 사람에 대한 중시는 한국과 아세안의 “공통 철학”이며 “이정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사람(people) 중심의 국민 외교 △국민이 안전한 평화(peace) 공동체 △더불어 잘사는 상생 협력(prosperity)을 추진하겠다고 기고문을 통해 밝혔다. 아래는 문 대통령의 기고문 전문이다. 한-아세안 협력 관계 : 사람 중심의 공동체를 향해 아세안 창설 50주년을 축하합니다. 아세안 정상들과의 첫 만남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입니다. 지난 50년간 한국뿐 아니라 거의 모든 아시아 국가들이 크게 변모했습니다. 아세안은 아시아 지역 경제의 역동성을 발휘하고 확산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아세안은 한국에게 있어 매우 특별하고 소중한 친구입니다. 작년 한 해에만 600만 명에 이르는 한국인들이 아세안을 방문하였습니다. 약 50만 명의 아세안 국민들이 한국에, 약 30만 명의 한국 국민이 아세안 국가에 살고 있습니다.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는 나라와 나라의 관계를 넘어, 이렇듯 많은 ‘사람들’의 삶으로 촘촘히 이어져 있습니다. 당연하고 예견된 일입니다. ‘아세안 2025 공동체 출범 성명’은 ‘사람 중심의, 사람 지향의 공동체’를 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세안은 사람들의 민생, 복지와 행복을 증진하며 따뜻하고 포용적인 공동체를 만들고자 합니다. 나의 오랜 정치 철학인 ‘사람이 먼저다’와 같습니다. 1년 전 한국의 겨울을 뜨겁게 밝혔던 촛불 혁명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는 비전입니다. ‘사람’에 대한 중시는 한국과 아세안의 공통 철학입니다. 한국과 아세안의 이정표입니다. 2010년 이래 한국과 아세안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서 많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한국과 아세안의 협력은 정치, 안보, 경제 협력을 중심에 두었고 정부 중심의 협력이라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나는 무엇보다 ‘사람’, 즉 한국 국민과 아세안 국민들을 중심에 두고 아세안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아세안과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사람 중심의 평화공동체’를 만들고자 합니다. 이러한 비전 실현을 위해, 첫째, “사람(People) 중심의 국민외교”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한국과 아세안 간의 협력은 양측 국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지지를 받으며, 나아가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입니다. 한국은 아세안 창설 50주년이기도 한 올해를 ‘한-아세안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하고, 다양한 문화교류와 인적교류를 진행하였습니다. 지난 9월에는 한국 부산에 ‘아세안 문화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아세안 대화상대국 가운데 최초입니다. 한국과 아세안 간 쌍방향적 문화·인적 교류의 허브가 될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각계각층의 국민들, 특히 한국과 아세안 관계의 미래를 짊어져나갈 청년들 간의 교류가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둘째, “국민이 안전한 평화(Peace) 공동체”입니다. 아시아 지역에서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함께 테러, 폭력적 극단주의, 사이버 공격 등 비전통적 안보위협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물론 아세안 국가의 국민들도 모두 안전하고 행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국 정부는 아세안 각국 정부와 양자 및 다자 차원에서 협력하고 이러한 도전을 함께 극복해 내겠습니다. 셋째, “더불어 잘사는 상생 협력(Prosperity)”입니다. 사람 중심 협력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모든 국가와 국민이 함께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가 간, 지역 간 장벽을 낮추어 사람과 물자가 자유롭게 이동해야 공동 번영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아세안 회원국과 상호 연계를 증진하기 위해 아세안이 추구하고 있는 ‘아세안 연계성 종합계획 2025’ 및 ‘제3차 아세안 통합 이니셔티브 작업계획’의 이행을 적극 지지해 나갈 것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한-아세안 FTA의 추가 자유화 협상도 더욱 속도를 내어, 보다 자유롭고 포용적인 성장의 길을 닦겠습니다. 올해, 한국은 또 한 번의 뜨거운 겨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년 2월 평창에서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개최됩니다.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해 화해와 평화, 소통과 협력의 메시지가 전 세계에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평창에서 평화롭고 흥겨운 한국의 겨울을 만나십시오.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한국과 아세안을 느끼십시오. 둘 사이의 많은 공통점을 발견하고 공유하시는 기회를 누리십시오. 아세안에서도 많은 분들이 오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여러분들을 기쁘게 초대합니다. 2017년 11월 10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新남방정책, 4강 편중 경제·외교 돌파구로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 중에 ‘신(新)남방정책’ 구상을 밝혔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국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골자다. 2020년까지 아세안과의 교역 규모를 중국과 맞먹는 2000억 달러로 키우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통상 이외에도 기술과 문화, 예술, 인적 교류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교통과 에너지, 수자원 관리, 스마트 정보통신 등을 우선 협력 분야로 꼽았다. 신남방정책이 제대로 구현된다면 유라시아 신북방정책과 함께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양대 기둥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제2교역·투자 대상국인 아세안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해 한반도 경제 영토를 확장하면서 4대국 중심 외교 구도에서 벗어나는 의미도 있다. 우리의 통상 외교 구도가 특정 국가에 쏠려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미·중 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는 전체 수출액의 38%, 수입액의 30%에 이른다. 통상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특정 국가에 통상·경제 비중이 과도하게 몰리는 것은 국가 전체로 보면 마이너스 요인이다. 주한미군 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세탁기·반도체를 포함한 한국산 제품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고 무역적자를 이유로 양국 간에 합의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재개정해야 할 상황이다. 우리가 스스로 한반도 운명을 개척하려면 강대국들의 경제적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남방정책의 명분은 좋지만 말의 성찬으로 아세안 시장을 공략할 수는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본은 1977년 ‘후쿠다 독트린’을 기점으로 아세안 시장 공략에 나선 이후 아직도 엔화 경제권으로 불릴 정도로 일본의 영향력이 강하다. 2000년 이후엔 욱일승천하는 중국 경제가 빠르게 아세안에 파고들면서 일본과 중국 간에 첨예한 경쟁터로 바뀌는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된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한국 수출기업들의 FTA 활용률이 52.3%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다. 아직 기업들은 아세안 시장에서 세금과 운송, 원산지 증명 등 행정적인 문제와 정보 부족으로 애로를 겪고 있지만 지원은 미비하다. 저성장 기조에 빠진 우리 경제의 돌파구로서 신남방정책이 의미가 있지만 구두선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정교한 계획과 담대한 실천이 뒷받침돼야 한다.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와 포스트 차이나 물색 등 아태 지역의 글로벌 구조조정을 활용하는 전략도 시급하다. 10년째를 맞은 한?아세안 FTA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아직 가입하지 못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자유무역 기조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 북핵 등 핵심 의제… 文 “혁신적 생태계로 신산업 육성”

    한·미·중·일 등 21개국 정상 참여 文, APEC 자문위와 자유무역 논의 라오스 등 아세안 정상과 비공식 대화 문재인 대통령이 이틀간의 인도네시아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10일 베트남 중부 항구도시 다낭에 도착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외교 일정을 시작했다. 11일 오전에는 한·베트남 정상회담이, 오후에는 한·중 정상회담이 연달아 열린다. APEC은 환태평양 지역의 경제협력을 위해 1989년 출범했다. 21개 회원국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60%, 세계 인구의 약 4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지역 협력체다. ‘새로운 역동성 창조, 함께하는 미래 만들기’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에는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21개 회원국 정상이 참석했다.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에는 회원국 간 양자회담도 열린다. 한·중,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비롯해 여러 양자회담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 대응책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첫날 문 대통령은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와의 대화, APEC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들의 비공식 대화, 갈라 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ABAC 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자유무역과 세계화 및 디지털 경제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ABAC는 APEC 정상들을 위한 아태지역 기업인 중심의 공식 민간자문기구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 경제의 도전과제’에 대한 질의에 “한국은 디지털 경제의 핵심인 5G 등 디지털 네트워크를 선도적으로 구축하고, 창업과 신산업 창출이 이어지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규제체계를 디지털 경제에 맞게 혁신 친화적으로 재설계할 계획”이라고 답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특히 신산업·기술 육성을 위해 규제 법체계를 사전 허용·사후 규제 방식의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는 한편 일정 기간 규제 적용 없이 혁신 서비스나 제품을 출시해 테스트할 수 있게 하는 ‘규제 샌드 박스’를 도입해 기존 규제가 아이디어와 기술 혁신의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APEC 정상들과 함께 아세안 회원국이지만 APEC에는 속하지 않은 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 등 아세안 정상과 비공식 대화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APEC과 아세안의 연계성, 시너지를 높여야겠다는 발언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 이어 또 한번 “신남방정책을 통해 아세안과의 관계를 4강만큼 격상시키겠다”고 밝혔다고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상품교역 분야를 강조했지만 향후 인적교류와 정보통신기술(ICT) 협력을 확대해 상호호혜적 관계로 발전하며 가장 아세안에 적합한 파트너로 한국이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의 마지막 일정으로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APEC 정상들을 위한 갈라 만찬에 참석,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주요 정상들과 재회했다. 다낭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文정부 6개월] 한·중 ‘사드 뇌관’ 일단 제거…한·미 ‘북핵 공조’ 재확인

    [文정부 6개월] 한·중 ‘사드 뇌관’ 일단 제거…한·미 ‘북핵 공조’ 재확인

    北제재 국면 속 대화 노력 지속 ‘3NO’ 한반도 외교 족쇄 우려 新북방·新남방 정책 새 활로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6개월은 한반도 위기 상황 속에 정상외교의 부재를 복원하는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소추 이후 6개월간의 외교 공백은 북핵 위기를 비롯한 한반도 관련 국제 이슈에서 한국이 소외된다는 ‘코리아 패싱’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한·중 갈등이 최고조인 상황에서 취임해 사드 갈등을 봉인하고 한·중 관계를 회복하고자 노력했다. 또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응해 한·미 동맹을 견고히 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압박과 더불어 남북 대화를 비롯한 평화적 해법을 찾기 위한 시도를 계속했다.그러나 북한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며 문재인 정부의 남북 대화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국제사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등을 통해 북한에 대한 제재·압박을 강화했지만 북한은 6차 핵실험을 감행하며 이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 완전 파괴’ 등 대북 군사적 옵션을 거론하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내세웠던 ‘한반도 평화구상’을 비롯한 남북 대화 복원을 위한 노력은 빛이 바래기도 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 등 주변국과의 정상외교를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압박과 더불어 평화적 해법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정부는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요청과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 등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미·중·일·러 4강 외교를 복원하면서 한국이 한반도 위기 상황을 주도적으로 해결하겠다는 ‘한반도 운전대론’을 주창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중 사드 갈등 봉합 과정에서 불거진 ‘3NO’ 관련 논란은 향후 정부의 한반도 외교 정책에 족쇄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외교부 내 태스크포스(TF)가 진행 중인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결과에 따라 한·일 관계의 새로운 변수가 등장할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에 치중했던 기존 주요 2개국(G2) 외교에서 벗어나 러시아를 향한 ‘신북방정책’과 아세안 등과의 ‘신남방정책’을 추진하며 외교 활로를 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사드 갈등 과정에서 보여 준 중국의 민낯뿐 아니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우리 자체적인 외교 역량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9일 “미·중 간의 외교에서 탈피해 외교의 지평을 확대하고 다양화하겠다고 했는데 이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한반도에서 상당히 유용한 국가인데 그 존재를 간과했던 점을 고려해 한·러 관계에 대한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람·번영·평화 ‘3P 전략‘ 아세안 ‘새 번영축’ 만든다

    사람·번영·평화 ‘3P 전략‘ 아세안 ‘새 번영축’ 만든다

    문화 등 소프트파워로 다층교류 ‘韓 기술+아세안 자원’ 공동 번영 아세안 10개국 모두 北 수교국 北 대화 복귀 ‘지렛대’ 활용 기대 문재인 대통령이 9일 밝힌 ‘신(新)남방정책’은 그동안 주요 2개국(G2) 중심의 외교정책에 신북방정책과 더불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번영축’을 추가하는 대외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뜻한다. 생산기지에 국한됐던 아세안을 소비시장이자 대외정책의 주요 파트너로 확장한다는 뜻이기도 하다.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지금까지 4강(미·중·일·러) 외교, 특히 G2에 중심을 뒀는데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중국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에서 보듯 경제에 있어서는 G2 중심 외교의 한계를 노출했다”면서 “G2 중심 안보외교와는 별개로 신북방 및 신남방정책을 중심으로 한 경제외교의 구상을 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G2 중심의 안보외교가 ‘종축’(縱軸) 내지 ‘평화축’이라면, 신남방·북방외교를 ‘횡축’ 또는 ‘번영축’으로 삼겠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복안이다. 김 보좌관은 “신남방정책의 의미는 아세안의 전략적 중요성을 4강 수준으로 격상하고 새 번영축으로 삼겠다는 것”이라며 “2020년까지 아세안 교역 규모를 지금의 중국(2100억 달러) 수준인 2000억 달러로 키워 대중국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세안은 인구 6억 4000만명에 국내총생산(GDP) 2조 5000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자 평균 연령 28세에 불과한 젊은, 기회의 땅이다. 가능성을 일찌감치 눈여겨본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를 내세웠고, 일본은 1977년 ‘후쿠다 독트린’으로 통칭되는 대동남아시아 정책을 표방한 뒤 물량공세를 펼쳐왔다. 김 보좌관은 “그동안 역대 정부는 아세안의 전략적 중요성을 간과했고, 중장기 정책이 부족했으며, 중·일과 차별화된 접근이 없었다는 점에서 ‘신남방정책’과는 구분된다”면서 “특히, 문재인 정부는 ‘3P(사람·people, 번영·prosperity, 평화·peace) 전략’을 통해 차별화된 접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람’은 중·일의 물량공세에 맞서 인적교류와 문화 등 소프트파워를 통해 아세안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의미이다. 정상·각료·재계·지자체·문화계·학생·학계 등 다층적 교류가 복안이다. ‘번영’은 한국의 기술·자본과 아세안의 노동력·자원이 보완적 경제구조를 이루도록 해 공동번영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평화’는 중국 대 미·일 중심의 외교적 대결구도 속에서 아세안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한국 또한 중견국이자 가교국으로서 아세안이 강대국의 각축장에서 평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아세안 10개국 모두 북한과 수교국이란 점을 감안해 북한을 대화로 복귀시키는 데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도도 있다. 자카르타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아세안 협력, 4강 수준 격상”

    “아세안 협력, 4강 수준 격상”

    인도네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얼굴)대통령은 9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국(미·중·일·러)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면서 “이를 위해 아세안과의 협력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신(新)남방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또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아세안의 경제·정치 대국인 인도네시아와의 관계를 2006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는 데 합의했다.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것은 인도(2015년)에 이어 두 번째다.산업·교통·보건협력 등 3개 분야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자동차는 인도네시아를 생산 거점으로 아세안에 연간 300만대를 목표로 진출하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동남아 3개국(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순방 이틀째인 이날 오전(현지시간) 자카르타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한·인니 비즈니스포럼에서 지난 9월 발표했던 신북방정책과 짝을 이루는 신남방정책을 밝혔다. 제2의 교역대상국 겸 투자 지역인 아세안을 겨냥한 신남방정책은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밝혀 온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핵심으로, 기존의 4강 및 주요 2개국(G2) 중심의 외교·대외경제 정책을 다변화해 한국 경제의 영토를 확장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위도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 번영과 평화를 위한 한·인니 공동 비전 성명’을 발표했다. 동남아 국가와는 최초의 공동 비전 성명이다. 아세안 인구 및 국내총생산(GDP), 면적의 약 40%를 차지하는 인니와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설정으로 대아세안 관계 강화 비전을 본격화한 것이다. 두 정상은 또한 외교·국방 분야에서 2+2 회의 등 신규 협의체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2022년까지 양국 교역액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300억 달러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정치·경제적으로 아세안의 중심인 인도네시아에서 신남방정책의 기치를 올린 문 대통령은 12~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중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발표한다. 자카르타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