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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치단체장 25시] 20개동 6개 권역 나눠 균형발전…‘100년 명품도시 강서’

    [자치단체장 25시] 20개동 6개 권역 나눠 균형발전…‘100년 명품도시 강서’

    균형발전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다. 전 지역을 고르게 잘살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지도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이상향이지만 실현은 쉽지 않다. 관건은 민관 협치다. 도시개발 패러다임이 관이나 대형 건설사 주도의 ‘전면 철거, 대규모 아파트 단지 조성’에서 구민 주도의 도시재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간파하고 지역민들과 함께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원대한 꿈을 이뤄나가는 자치구가 있다. 서울 강서구다. 강서구는 지역 내 20개 동을 6개 권역으로 나눠 ‘구민참여형 생활권 계획’을 수립, 균형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6개 권역은 공항·방화생활권(공항동, 방화1·2·3동), 마곡생활권(등촌3동, 가양1동), 발산생활권(우장산동, 발산1동, 화곡3동), 염창생활권(염창동, 등촌1동, 가양2·3동), 화곡1생활권(화곡1·2·4·8동), 화곡2생활권(등촌2동, 화곡본동, 화곡6동)이다. 18일 구청에서 만난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100년 명품도시 강서’는 몇몇 지역만 개발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강서 전역을 고르게 발전시켜야 말 그대로 명품도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강서구의 균형발전을 위해 ‘구민참여형 생활권 계획’을 세웠는데, 구민참여형 생활권 계획이란 게 뭔가. -구민들이 직접 지역 발전 방향을 설정하는 거다. 이를 위해 강서 전역을 6개 권역으로 나누고 200여명의 구민참여단을 모집했다. 이들 구민과 워크숍을 통해 지역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구민들은 권역마다 지역 발전 미래상을 제시했다. ▶구민들은 어떤 미래상을 제안했나. -공항·방화생활권은 ‘하늘 아래 첫 만남, 설렘의 시작’, 마곡생활권은 ‘일과 여가가 함께하는 생활의 활력 터’, 발산생활권은 ‘초록이 싱그러운 건강쉼터’, 염창생활권은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염창생활권’, 화곡1생활권은 ‘꿈을 현실로, 함께 일궈 가는 행복 꿈 터’, 화곡2생활권은 ‘자연과 문화, 사람이 함께하는 어울림 터’다. ▶권역별 개발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 -구민들이 제안한 미래상과 지역 현실을 감안해 개발할 계획이다. 까치산역 주변은 역세권인데도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 지구단위계획을 다시 정비하려 한다. 기존 지구단위계획 구역 20만 5510㎡를 27만 9510㎡로 7만 4000㎡ 확대하고 용도지역 변경 등을 검토하는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화곡터널에서 까치산역까지 특화거리를 조성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화곡동 일대는 다세대·다가구주택 밀집지역이다. 1990년대 다세대·다가구주택이 대거 조성되면서 도로, 주차장, 공원 등 기반시설이 부족해졌다.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현재 2건의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하고 있고, 주거환경 정비가 필요한 지역에 대해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도록 홍보·지원하고 있다. 강서구청 주변 상권도 지금보다 더 활성화시키기 위해 용도지역 변경 용역을 의뢰했다. ▶공항 주변은 어떻게 개발하나. -상업기능과 주거기능을 개선, 한국공항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김포공항 내 대중골프장, 국립항공박물관, 공항 배후 지원시설 건설 등 대규모 개발과 발맞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상업기능 개선 방안으론 도시계획용도 변경, 상가시설을 개발해 지역 활성화를 기할 수 있도록 특별계획구역 지정, 공항으로 인한 공간 단절 회복을 위한 지하도·육교 기반시설 설치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주거환경 개선 방안으론 구민들 간 공동 개발, 민간개발 활성화를 위한 용적률 완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김포공항 주변 관리방안 및 지구단위계획 수립 용역’도 발주했다. 내년 7월까지 용역을 마치고, 용역 결과에 따라 서울시, 국토교통부, 한국공항공사 등과 협의해 김포공항 주변 지역 상생발전 방안을 실행하려 한다. ▶경인고속도로와 연결되는 국회대로 지하화도 관심인데. -그 주변 지역은 제3종 일반주거지역인데 종 상향 변경을 하는 등 도시계획을 바꿔 복합개발을 할 계획이다. 그리고 국회대로 인근 지역은 유통 상가와 다세대주택이 밀집해 있어 주차난이 심각한데, 국회대로 지하화 사업에 지하주차장 건설을 포함시켜 주차난을 해소하려 한다.▶마곡생활권 개발이 한창이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마곡 개발에만 ‘올인’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절대 그렇지 않다. 마곡은 6개 생활권역 중 한곳일 뿐이다. 마곡은 강서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마곡 개발 효과는 마곡에만 그치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될 것이다.▶서울 서남권은 강서·양천·영등포·구로·동작·관악·금천 7개 자치구로 이뤄졌다. 면적은 163㎢로 서울의 26.9%를 차지한다. 인구는 317만명으로 서울 인구의 30.4%에 달한다. 강서구가 지역 균형발전을 이뤄내고 서남권의 중심도시가 되기 위해선 ‘서남부 광역철도 사업’도 중요하다는 여론이 높다. -서남부 광역철도는 경기 부천 원종·고강역, 서울 신월·화곡·강서구청·가양·상암·홍대입구역 15.802㎞를 연결하는 사업과 화곡역에서 2호선 까치산역 1.449㎞를 잇는 도시철도 연장 사업을 말한다. 2013년 10월 마포구와 손잡고 먼저 추진했고, 2014년 6월 부천시가 합류했다. 2014년 11월 부천시와 마포구와 공동으로 ‘광역철도 타당성’ 용역을 진행했는데, 사업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비용편익(BC) 분석은 1.0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보는데, 당시 분석 결과 1.01로 나왔다. 대도시권 범위, 2개 이상 시도 통과 등 광역철도 조성 조건도 갖추고 있다. 사업비는 1조 3228억원이 소요되고, 이용객은 2022년 기준 하루 16만 8383명으로 예측됐다. 광역철도 노선이 신설되면 지하철 2·5·9호선, 공항철도, 경의선을 환승할 수 있게 된다. 말 그대로 ‘대중교통 혁명’이 일어나는 거다.▶‘물순환도시’ 조성도 권역별로 진행되고 있는데. -급격한 도시화로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해 지하수가 고갈되고, 열섬 현상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고갈되지 않고 샘솟는 지하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그냥 내다버리고 있다. 미래지향적인 물관리 정책으로 물순환 도시를 조성해야 한다. 우리 구는 2014년 서울시 최초로 서남환경공원과 국립국어원 주변 도로의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빗물이 자연스럽게 땅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그린빗물 인프라 사업’을 했다. 지난해엔 개화동 유휴지와 염창동 보행자 전용도로에 그린빗물 인프라 사업을 했다. 화곡로 노후보도를 정비하면서 빗물이 땅속으로 흘러들거나 모일 수 있도록 식물재배화분, 투수블록, 침투도랑, 침투저류조 등을 설치했다. 김포 도시철도 공사 현장에서 버려지는 유출 지하수를 활용해 말라 있는 개화천을 사계절 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바꿔 놨다. 1300m 길이의 하천을 따라 왕벚나무, 단풍나무, 철쭉 등 다양한 종류의 수목도 심고, 하천 주변 둔치는 빗물이 잘 흡수되는 투수블록 포장으로 마무리해 물순환 체계를 구축했다. 내년에는 개화천 물을 중개펌프장을 통해 해발 132m의 개화산 정상 근린공원까지 끌어올려 수생 동식물이 사는 실개천과 계곡, 폭포, 연못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앞으로 목표는. -그동안 마곡지구 개발, 공항 고도제한 완화, 강서미라클메디특구 지정 등 장기 프로젝트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는 정책의 연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신 구민 여러분의 성원 덕분이다. 자치단체장의 기본 책무는 행복한 지역 사회와 윤택한 구민의 삶을 구현하는 거다. 남은 임기 동안 지역 균형발전에 주력해 자치단체장이 의무를 다하려 한다. 구민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구민과의 협치를 강화해 구민이 행복한 강서를 만들겠다. 서남권 중심도시로 우뚝 선 ‘명품도시 강서’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구민 여러분의 성원을 바란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누구 자치단체장·국회의원 역임 지방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을 모두 경험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울산대, 고려대, 한국외대 교수를 역임했다. 1998년 민선 2기 강서구청장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제17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국회운영위원회 간사를 지냈으며 민선 5기를 거쳐 현재 민선 6기 강서구청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 文대통령 “내년 개헌 때 지방 분권 강화 방향될 것”

    당내 경선후보 4인 초청 만찬靑 관저서 부부 동반 모임으로 지방행정 등 진솔한 의견 나눠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내년 개헌 때 지방 분권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관저에서 19대 대통령선거 예비경선에 나섰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부부를 초청해 2시간 35분가량 가진 만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모시고 싶었지만, 여건이 녹록지 않아서 이제서야 자리를 함께하게 됐다”며 반가운 마음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문 대통령에게 “지방의 자율성과 효율성은 비례한다”며 지방자치 활성화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또 “경내 산책이나 북악산 등반 정도로 건강을 챙기고 있는데 여건상 특별히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은 되지 못하고 산책하는 게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만 생각을 정리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체로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대화가 오갔고, 내년 6월 지방선거나 대선 경선 당시 얘기는 오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만찬 참석자들에게 대통령 기념품 손목시계(남녀 한 세트)와 머그잔을 선물했다. 문 대통령이 당내 대선 주자(안희정·이재명·최성)들과 한자리에서 만난 것은 지난 4월 ‘호프 회동’ 이후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권 창출을 위해 노력한 분에게 감사를 표하고 단합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라며 “인수위 없이 출발한 정국을 끌어오다 늦었지만 초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고양시장은 “대통령과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文정부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 3차 일자리위원회 열린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비영리법인이 250억원 조성 벤처·스타트업 등 41곳 협업 文, 노숙인 잡지 ‘빅이슈’ 찾아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제3차 일자리위원회를 열어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을 발표한 ‘헤이그라운드’는 소셜 벤처를 지원하는 비영리사단법인 ‘루트임팩트’ 가 25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세운 건물이다. 다양한 창업 벤처 기업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지상 8층, 지하 2층의 건물에 사회적기업과 스타트업, 이들을 지원하는 투자기관 등 41곳이 입주해 있다. 사회문제 해결과 사회적 가치에 기여하고 싶은 사람들,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모여 일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코워킹 커뮤니티’를 지향한다. 노숙인 자립 지원 잡지 ‘빅이슈 코리아’도 이 건물에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3일 성탄절을 맞아 ‘빅이슈’ 일일 판매원 봉사에 나선 바 있다. 입주자들은 ‘체인지 메이커’라 부른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헤이그라운드는 체인지 메이커들을 위한 든든한 대지(Ground)가 되고, 더 나아가 이들이 서로 친구가 되어 마주치면 가볍게 인사(Hey)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 이 건물을 세운 사단법인 ‘루트임팩트’는 고 정주영 회장의 손자인 정경선씨가 설립했다. 빅이슈 외에도 위안부 할머니들의 심리 치료 과정에서 탄생한 예술작품을 다양한 패션 아이템으로 재생산해 판매하는 ‘마리몬드’, 캐시미어(몽골), 목재(인도네시아) 등 공정무역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케이오에이’, 청송 농가에서 재배한 식재료를 직접 조달해 친환경 맛집을 운영하는 ‘소녀 방앗간’, 시각장애인을 포함해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만지는 시계 ‘브래들리 타임피스’를 판매하는 ‘이원코리아’ 등이 입주해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자리위원회 회의에 앞서 입주기업들과 간담회를 갖고 전시된 마리몬드의 패션아이템, 빅이슈 잡지를 둘러봤다. 문 대통령은 안병훈 빅이슈코리아 대표에게 “지난번 제가 빅이슈 일일 판매 봉사원을 한 뒤 판매량이 늘었느냐”고 물었고, 안 대표는 “많이 늘어 재인쇄에 들어갔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문 대통령, 박원순·안희정·이재명·최성과 ‘화기애애’ 부부동반 만찬(종합)

    문 대통령, 박원순·안희정·이재명·최성과 ‘화기애애’ 부부동반 만찬(종합)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과 18일 청와대에서 부부동반 만찬 회동을 했다.이날 회동과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정권 창출을 위해 노력한 분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단합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라며 “진작 했어야 했는데, 인수위 없이 출발한 정국을 끌어오다 늦었지만 초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후 6시 30분에 시작된 회동은 두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9시 5분에 끝났다. 문 대통령 등 회동 참석자들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감정적으로 대립하기도 했지만 있었지만 이날 만찬에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대선 기간의 소회를 나누기보다는 현재 문 대통령과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국정을 잘하고 있다는 등의 덕담을 주고받았다. 문 대통령 등은 특히 참석자들에게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 배석한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문 대통령이 ‘산책이나 걷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고 이야기했다”면서 “‘걷는 게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만 생각을 정리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을 제외한 참석자가 지방자치단체장인 덕에 지방자치와 분권과 관련한 현안도 언급됐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지방자치의 활성화, 지방자치 자율권 보장 등이 이뤄져야 지자체 예산 집행의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취지로 이야기했고 문 대통령은 “개헌으로 자치분권이 실효성 있게 보장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알려졌다. 회동에서는 문 대통령의 보훈 강화 정책도 화제가 됐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취임 후 보훈 정책을 강화했는데 지역의 보훈단체들이 이에 대해 많이 공감하면서 감동하고 있다는 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회동이 종료될 즈음 청와대가 준비한 남녀용 대통령 시계 한 쌍과 머그잔을 선물로 내놓자 참석자들은 반색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관계자가 “꼭꼭 숨겨놨던 것을 드리는 것”이라며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선물이라는 점을 강조하자 한 참석자는 웃음과 함께 “그 귀한 시계를…”이라고 화답하며 선물을 받았다고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포토] 문재인 대통령, 블랙이글스 조종사에게 ‘대통령 시계’ 선물

    [서울포토] 문재인 대통령, 블랙이글스 조종사에게 ‘대통령 시계’ 선물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17’ 개막식에 참석해 축하비행을 한 공군 블랙이글스 조종사에게 대통령 시계를 선물 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60만명 중 60명 뽑혀 영광” ‘이니템 시계’ 받고 싱글벙글

    “60만명 중 60명 뽑혀 영광” ‘이니템 시계’ 받고 싱글벙글

    “60만명 중 60명이 뽑혔으니 1만명 중 1명꼴이라 더 말할 수 없이 영광스럽습니다. 여러분처럼 저도 국가를 위해 찰나에 유용하게 쓰일 순간을 희망합니다.”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54회 국군모범용사 초청 행사에 참석한 육군 39사단 양성평등상담관 박경희 원사는 이렇게 말했다. 박 원사는 여군 대표 자격으로 마이크를 잡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신문사와 국방부가 공동 주최하는 이날 행사에는 육·해·공군 및 해병대 부사관 중 엄선된 모범용사 60명과 배우자 등 120명이 참석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오찬을 함께 했다. 모범용사 육군 대표인 8군단 지휘부 임창훈 원사는 “적이 언제 어디서 기습 도발을 하더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응전태세를 갖추고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에 헌신하겠다”면서 “제가 ‘대한민국 부사관’을 선창하면 ‘충성·헌신’으로 답해 달라”며 건배(포도주스)를 제안했다. 해병대사령부 강호철 원사는 “30년 군생활 중 가장 보람되고 행복한 순간”이라며 활짝 웃었다. 국군모범용사 초청 행사는 1964년 베트남 파병을 계기로 우리 군의 사기 진작과 민·관·군의 유대 강화를 위해 모범용사 50명을 선발한 데서 비롯됐다. 현재까지 참여 인원만 3000여명에 이른다. 이날 행사에는 이상철 안보실 1차장과 권희석 안보전략비서관 등도 참석했다. 모범용사와 배우자들은 오찬에 앞서 청와대 경내를 둘러보며 기념 촬영을 했다. 정 안보실장은 오찬 인사말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청와대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여러분의 노력과 헌신으로 국가안보의 튼튼한 기초가 마련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평화와 조국을 수호하는 보루로서 자부심을 갖고, 명예로운 군인의 길을 자랑스럽게 걸을 수 있도록 여러분과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만 서울신문 사장은 “12만 부사관 중 특별히 선발된 여러분은 청춘을 송두리째 나라에 바쳤다. 이 행사는 여러분의 노고와 희생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국방개혁 2.0을 추진 중인데 국방력 건설은 물론 간부 처우 개선에도 힘써 여러분이 헌신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모범용사들은 오찬이 끝난 뒤에는 ‘이니템’(문재인+아이템)으로 인기가 높은 ‘문재인시계’를 선물받았다. 이들은 20일까지 순천만정원과 광양 포스코, 한려해상국립공원 등을 둘러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부마항쟁 38주년] “38년 전 전기고문·옥고 아직도 생생… 민중항쟁 진상 밝혀야”

    [부마항쟁 38주년] “38년 전 전기고문·옥고 아직도 생생… 민중항쟁 진상 밝혀야”

    부마민주항쟁은 1979년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유신 체제에 항거하는 학생시위가 발단이 돼 부산과 마산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항쟁이다. 당시 부산 동아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이 시위를 주도하면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 항쟁 직후 10·26 사태로 박정희 시대가 끝났지만, 12·12 사태로 전두환 신군부가 정권을 잡은 뒤 이듬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여파로 계엄이 확대되면서 유 구청장은 체포돼 고문과 옥고를 치렀다. 그로부터 강산이 네 번이나 변했지만 유 구청장에게 그때의 기억은 어제처럼 생생하다. 부마항쟁 38주년이 임박한 10일 이른 아침 유 구청장은 수서고속철도(SRT)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38년 전 독재 타도를 외치다가 구속·구타·고문을 당했던 항쟁의 흔적을 반추하기 위한 그의 ‘귀향길’을 동행 취재했다. 탑승 2시간여 만에 부산역에 내리니 당시 유 구청장과 함께 시위를 주도했던 부산대 출신 신재식·김종세씨 등이 기다리고 있었다.① 들불처럼 번진 민중궐기 부산대→동아대→남포동 부영극장 앞 “사람 몇 명이 모여서 이야기만 해도 잡아가던 시절이었어요. 유신 독재 시기입니다.” 유 구청장은 부마항쟁이 발발했던 당시의 시대 상황을 이렇게 회고했다. 1979년 10월 4일 당시 야당인 신민당 김영삼 총재에 대한 의원직 제명 사건은 유신 체제에 대한 민중 분노를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유 구청장은 “김 총재가 YH여성노동자 신민당사 농성 사건에 대해 외신과 인터뷰하면서 유신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제명되자 저항 분위기가 커졌다”고 떠올렸다. 16일 부산대 학생을 중심으로 시내에서 독재 타도를 외치는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면서 부마항쟁이 본격화됐다고 했다. 유 구청장은 다음날인 17일 2학년 사회계열 학생 100여명이 모인 강의실 연단으로 올라가 “운동장으로 나가자”고 외쳤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강의에 들어가려다 시위대와 마주쳐 합류하거나 수업 중에 들려오는 구호 소리에 썰물처럼 강의실을 빠져나온 학생 1000여명이 운동장을 메우고 ‘독재타도’를 외쳤다. 지금 부산국제영화제 홍보 플래카드로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부산 부영극장 일대는 부마항쟁 당시 16~17일 이틀간 최대 5만명의 시민들이 차도를 메우며 독재 타도를 외쳤던 곳이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시위가 진압당하자 이곳 중심가로 몰려들었다고 한다. 유 구청장은 “시위는 학생들이 선도했을지 몰라도 4·19 때와 마찬가지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호응으로 민중항쟁 성격을 띠면서 도심 전역으로 확산됐다”고 회고했다. 시위에는 노동자, 도시빈민 등이 대거 가세해 민중궐기로 발전했고 지역도 동구, 서구까지 확산했다. 18일 0시를 기해 부산 전역에 계엄령이 발동됐지만 항쟁의 불길은 인근 마산·창원 일대로 옮겨붙어 20일까지 이어졌다. 사단법인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에 따르면 부마항쟁으로 공식 체포된 사람은 1563명이다.② 각목·구둣발 매질… 쉼없이 당한 고문 부산지구 보안대(현 부산지방병무청)→부산 헌병대(현 송상현 장군 공원)→부산 학장교도소 “여기서 우리가 안 죽고 살아남았구나.” 부산지방병무청을 찾은 유 구청장 일행의 감회는 남달라 보였다. 지금은 입대를 앞둔 남성들이 찾는 곳이지만 과거에는 시위하던 사람들을 붙잡아 고문하던 부산지구 보안대 자리였다고 한다. 부마항쟁 이후 10·26 사태로 독재 권력이 막을 내리는 듯했지만 12·12사태로 역사의 시계가 거꾸로 돌려졌고, 전두환 신군부가 정권을 찬탈하면서 곳곳에서 일어나던 시위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 여파로 부마항쟁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던 유 구청장은 죄를 저지를 개연성이 있는 사람을 사전 구금하는 예비검속에 걸려 같은 달 28일 피신해 있던 서울 아현동 친구 집에서 체포돼 부산지구 보안대로 압송됐다. 유 구청장은 당시 영장도 없이 구속돼 피비린내 나는 부산지구 보안대에서 36일간 두들겨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관들이 ‘너 임마 김대중한테 얼마 받고 데모했어? 사실대로 말하면 살려 주지만 거짓말하면 광주에서처럼 전라도 새끼들은 씨를 말려야 돼’라고 협박했다”고 회고했다. 유 구청장은 전남 나주 출신이다. 전기고문은 기본이고 수갑을 찬 채로 각목과 구둣발 매질을 쉼 없이 당하며 김대중과의 연관성을 자백하라는 강요를 당했다. 유 구청장 일행은 지금은 송상현 장군 공원이 들어선 부산 제15헌병대로 이첩돼 한 달여간 삼청교육을 받았다. 이곳은 신재식·김종세씨 등을 포함해 총 8명의 부마항쟁 시위 주도 학생이 함께 수감됐던 곳이다. 헌병대에서는 사회정화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전과가 있는 사람들을 잡아다가 감금한 뒤 삼청교육을 시켰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모래주머니를 차고 구보와 각개전투를 하고 전봇대만 한 기둥을 어깨에 메고 올렸다 내렸다를 수없이 반복하는 봉체조를 주로 했다. 유 구청장은 “30~40명을 수용하는 헌병대 영창에 100명 넘게 가뒀으니 짐승 우리와 다름없는 지옥이었다”며 당시의 참상을 회고했다. 유 구청장은 다시 부산 사상구 학장교도소로 이감된 뒤 계엄사령부 군법회의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4개월 만에 석방됐다.③ 부산 시민의 민주희생정신을 기리다 부산민주공원 유 구청장은 이날 마지막 코스로 부산 중앙공원 안에 조성된 ‘부산민주공원’을 찾았다. 1999년 부마항쟁 20주년을 맞아 4·19 혁명, 부마항쟁, 6월 항쟁으로 이어지는 부산 시민의 민주 희생 정신을 기리기 위해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주도로 건립된 곳이다. 당시 공원 건립을 위해 송기인 신부가 재야 대표로 집행위원장을 맡았고, 문재인 대통령이 간사 역할을 했다. 유 구청장은 “부마항쟁은 유신정권의 몰락을 가져온 결정적인 사건이었지만 정작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항쟁이 난동이 아니라 시민들이 시국에 대한 반감으로 참여한 자발적인 시위로 파악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다. 항쟁은 박정희 정권의 몰락을 이끈 결정적인 계기였지만 전두환 시대로 이어지면서 독재 체제의 종결을 가져오지 못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부마항쟁 진상 규명도 과제로 남아 있다. 2010년 5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국가기관으로는 처음 부마항쟁 기간 중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를 인정한 바 있지만 부마항쟁 전체의 진상 규명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어 2013년 5월 부마항쟁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으나 법에 따라 구성된 진상규명위원회가 뉴라이트 계열과 친박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객관적인 조사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로 돌아오는 열차에 몸을 실으면서 유 구청장은 힘주어 말했다. “부마항쟁은 유신 독재 체제를 붕괴시킨 민중항쟁입니다. 1960년 4·19 혁명에서 시작된 민주화 열기를 되살려 1980년대의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6·10 민주항쟁을 이끌어 낸 대중 궐기인 만큼 제대로 평가해 주면 좋겠습니다. 피해를 감수하고도 앞장선 사람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민주주의가 뿌리내린 것 아니겠습니까.” 글 사진 부산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지방선거 앞으로” 여야 잠룡 6인6색 행보

    “지방선거 앞으로” 여야 잠룡 6인6색 행보

    지난 5·9 대선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던 여야 잠룡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정치권의 시계가 내년 ‘6·13 지방선거’를 향해 움직이면서 여야 잠룡들의 차기 행보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다 고배를 마셨던 여권 주자들은 추석 연휴 이후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정치적 진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3선 도전보다는 재·보궐 선거 또는 전당대회 출마를 통해 중앙 정치무대로 진출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특히 안 지사는 지난달 27일 서울 노원구청에서 특강을 열어 서울 지역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서울 노원병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국회의원직 사퇴로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지역구다. 이에 대해 안 지사 측은 추석 연휴 동안 거취를 고심하는 한편 연말까지는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출마하기로 사실상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최근 당 혁신기구인 정치발전위원회에 참여하는가 하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추석연휴 동안 3선 도전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시장은 추석 전후로 거취에 관한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혀 왔다. 박 시장은 최근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작성한 ‘박원순 제압문건’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을 고소하는 등 현 정부의 적폐청산 드라이브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야권에서는 전당대회를 통해 정치 일선에 복귀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당 대표로서 지난 대선 패배를 딛고 내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게 됐다. 홍 대표는 거듭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속에서 일찌감치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며 안보 이슈 띄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추석 연휴 이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및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의 출당 논의를 본격화하며 ‘친박 청산’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친박계의 반발 등 당내 분열을 추슬러야 한다는 점이 과제로 남아 있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또는 부산시장 차출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거취를 포함한 지방선거 전략에 대한 고민을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대선 이후 조용한 행보를 이어 왔던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다음달 13일 당원대표자회의(전당대회)에 출마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 활동을 재개한다. 그러나 유 의원이 당 대표직에 오른다고 해도 리더십을 발휘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고비가 예상된다. 최근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당내 ‘통합파’들의 이탈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나 유 의원 모두 이번 추석 연휴를 보수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In&Out] 세종대왕의 ‘여민 과학기술’ 되살리자/임기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

    [In&Out] 세종대왕의 ‘여민 과학기술’ 되살리자/임기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

    내년 9월 9일은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이다. 15세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나라 조선을 만든 세종의 리더십은 백성을 사랑하고, 백성을 위하며, 백성과 함께하는 ‘삼민’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한글 창제 역시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인간은 때로 보이지 않는 현상을 더 믿곤 한다. 시간은 볼 수도, 촉감도 없지만 누구도 그 존재를 의심하지 않는다. 인류는 자연스럽게 낮과 밤이 반복되는 것을 알았고 그에 따라 만물이 조금씩 변하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이 변화의 과정을 형상화한 것이 바로 시간이다. 시간을 측정하고 싶다는 욕망이 시계라는 발명품을 낳았다. 이 때문에 시계의 정확도는 당대 과학기술과 문명의 발전 수준과 인간 활동의 문화적 척도로 인식됐었다. 오랫동안 시간은 지배 계층의 전유물이었지만 세종은 장영실에게 명해 자동 물시계인 자격루를 만들게 하고, 세계 유일의 해시계인 ‘앙부일구’를 만들어 전국에 보급함으로써 백성들이 시간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왕립천문대인 ‘간의대’를 설치해 하늘의 움직임을 살피고, 정확한 달력을 만들어 농경사회 생산성을 높였다. 이렇듯 세종 시대에는 과학기술의 결과가 백성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오늘날 과학기술은 국민의 삶보다는 국가경쟁력과 경제성장의 수단으로 우선시되어 왔다. 특히 추격형 성장전략으로 급속한 성장을 이룬 한국에서는 이런 인식이 더 강하다. 경제발전 목적으로 사용되는 정부연구비의 비중이 여전히 큰 것이 일례이다. 이에 과학기술의 패러다임을 확장해 사회적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개발(R&D)과 같이 생활과 밀접한 연구를 통해 국민이 과학기술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게 함으로써 우리나라 전체 살림의 5%를 차지하는 예산의 정당성도 확보하자는 것이다. 미래 먹거리 창출과 4차 산업혁명 대응, 일자리와 고령화 이슈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현안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과학기술에 대한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다. 국민의 시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의 핵심 철학은 ‘사람 중심’이다. 사람 중심의 활력 있는 연구생태계 구축 등의 국정과제에도 이런 과학기술정책이 녹아 있다. 최근 발표된 새해 정부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연구개발예산은 약 19조 6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0.9% 증가에 그치지만 국민의 삶의 질 증진을 위한 R&D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 서비스 개발, 재난 대응,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투자가 확대되고 특히 치매환자, 장애인 등 취약 계층 복지를 위한 연구비는 큰 폭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그 옛날 세종대왕이 고민했던 백성과 함께하는 과학기술의 철학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의 마음을 얻어 새로운 나라를 열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는 청와대 비서관동을 ‘여민관’으로 다시 이름 붙인 의지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세종 시대 농업생산성 4배 증대는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과 구호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한글 서적으로 백성에게 농사지식을 확산하면서 천문과 시계의 보급으로 절기의 변화를 깨닫게 한 치밀한 혁신 과정의 성과물이었다. 당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4차 산업혁명기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과학기술과 혁신의 역할에 다시 한번 주목할 때이다. 그 중심에 국민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며 지도자는 국민의 마음을 얻고 국민은 정책에 열정을 실어야 한다. 어쩌면 혁신보다 사회적 자본인 신뢰 쌓기가 더 중요하게 다가오는 가을 문턱에서, 백성이 기본이고 출발이었던 600년 전의 과학기술을 회상하며 세종의 정신이 이 정부에서 다시 살아 숨쉬기를 바란다.
  • [In&Out] 신고리 원전 5·6호기 추진 과정은 ‘비정상’/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 처장

    [In&Out] 신고리 원전 5·6호기 추진 과정은 ‘비정상’/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 처장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공사가 중단되고 공론화위원회가 구성됐다. 공론화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신고리 5·6호기 추진 과정의 비정상을 정상화시킬 수 있을까. 지난 대선 기간 후보 5명은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나 재검토를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백지화를 공약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재검토를,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안전성 여부 조사 이후 결정을 주장했다. 모든 후보들이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나 재검토를 주장한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부산과 울산 사이에 위치한 신고리 5·6호기는 세계에서 가장 밀집한 핵단지를 만드는 계획이다. 위험한 계획이 박근혜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추진과 거수기 역할을 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 결정으로 강행됐다. 더욱이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안위의 건설허가가 나기 2년 전에 2조 3000억원의 주기기설비 공급계약, 1년 전에 1조 1775억원의 건설계약까지 마쳤다. 모든 과정이 비정상이었다. 세계 원전국가들은 한 장소에서 여러 기의 원전 동시 폭발은 매우 낮은 확률이라 발생하지 않을 거라 방심했는데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보고 확률평가가 의미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는 안전성 평가 없이 반경 30㎞ 내에 382만명이 사는 곳에 9·10번째 원전을 밀어붙였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에너지기본계획, 전력수급기본계획 어느 단계에서도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 국민은 물론 인근 지방자치단체, 주민들에게 의견을 묻는 절차도 한 번 없었다. 국회도 논의 없이 보고로 끝났다. 발전사업허가(2013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실시계획 승인(2014년) 모두 짜 놓은 시나리오대로 일사천리 진행됐다. 모든 과정과 자료는 비공개였다. 초법적인 전원개발촉진법은 산업부 장관이 실시계획승인을 하면 부지공사를 할 수 있게 특혜를 줬다. 한국전력은 신고리 5·6호기 전기를 송전하기 위해 수조원의 공사비를 들여 밀양의 초고압 송전탑을 강행했다. 원안위 회의에서는 원전의 동시사고, 활성단층을 포함하지 않은 지진평가 문제 등이 제기됐지만 심의 한 달 만에 건설허가를 내줬다. 원전 안전성 평가자료인 20권짜리 수만쪽에 달하는 예비안전성분석 보고서는 원안위 위원들에게조차 비공개로 열람만 가능했다. 미국 핵규제위원회는 모든 원전안전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올려놓는다. 한국에서도 받아볼 수 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사고 시 최소 반경 30㎞ 이내 주민들이 피난 가야 한다는 것을 실감했다. 높아진 안전기준으로 재가동하려는 원전 사업자는 반경 30㎞ 이내 모든 지자체, 지방의회 동의를 받도록 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 2개월 반 만에 예상치 못했던 경주지진이 활성단층인 양산단층에서 발생했다. 원안위는 경주지진이 일어난 양산단층을 여전히 원전부지 지진평가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공사 중단에 따른 1조 5000억원 매몰비용은 한수원이 건설허가도 나기 전에 돈부터 밀어 넣어 발생했다. 그중 8500억원은 기기설비라 재활용할 수 있다. 계약 파기에 따른 보상금 1조원은 협상이 가능하다. 추가 건설비용 7조원가량에 폐로 비용, 핵폐기물 비용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들어갈 돈이 10조원이 넘는다. 매몰 비용에 사로잡히면 10조원 이상의 기회비용을 잃게 된다.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화 사업에 투자하면 10배는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 비정상적인 신고리 5·6호기 추진 과정을 볼 때 건설 취소가 정상화 과정이다. 제대로 된 공론화로 신고리 5·6호기 건설 취소를 기대한다.
  • BNK금융 새 수장에 김지완

    BNK금융 새 수장에 김지완

    ‘정치권 낙하산’ 꼬리표 극복 관건두 차례나 후보 선출을 하지 못한 채 연기됐던 BNK금융그룹 차기 회장에 김지완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내정됐다. 4개월째 멈춰 섰던 BNK금융그룹의 경영 시계도 재가동될 전망이다. BNK금융그룹 차기 회장 임원추천위원회는 8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김 전 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경쟁자였던 박재경 BNK금융 회장 직무대행을 지주 사장으로 각각 추천했다. 김 내정자는 임추위 위원 6명 중 절반이 넘는 표를 득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로 71세인 김 신임 회장 내정자는 부산상고와 부산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부국증권 사장과 현대증권 사장, 하나대투증권 사장, 고문 등을 거치며 30여년간 금융권 임원으로 재직했다. 은행과 보험, 카드, 캐피탈 등 다양한 금융업무를 경험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라는 꼬리표와 노조 반발 등은 김 내정자가 극복해야 할 숙제다. 지난달 진행된 공모에 김 전 부회장을 비롯한 외부 인사들이 지원하면서 금융권에서는 ‘정부가 금융사 회장 인선에 개입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김 내정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2년 선배다. 문재인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경제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이력이 낙하산 인사설의 근거로 제시되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BNK금융이 잘 아는 지역, 잘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해 글로벌 초일류 지역금융그룹으로 성장하도록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내정자는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BNK금융그룹 차기 회장으로 공식 의결돼 선출되면 본격 업무에 들어가게 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이것도 ‘이니 시계’인가요···끊이지 않는 문템 열풍

    이것도 ‘이니 시계’인가요···끊이지 않는 문템 열풍

    청와대에서 만든 이른바 ‘문재인 시계’의 짝통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8일 온라인상에서는 8일 두 가지 버전의 문재인 시계 사진이 나돌고 있다.공식적인 ‘문재인 시계(이니 시계)’는 앞면에 문재인 대통령의 친필 서명이 들어가 있고, 뒤면에는 ‘사람이 먼저다’는 친필 구호가 새겨져 있다. 또 다른 버전의 시계에는 태극문양과 봉황이 들어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대통령 문재인이라는 서명이 들어있지 않다. 이 시계의 뒷면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이란 글이 한글로 인쇄돼 있다. 이런 차이는 지난 5월 10일 취임한 문 대통령이 예산을 배정받아 시계를 제작하면서 친필 서명과 구호가 새겨져 있는 않은 상태에서 만든 ‘청와대 시계’를 배포했기 때문이다. ‘이니 시계’의 프로토타입인 셈이다. 정보 표장을 최근 받은 모 인사는 “포장의 부상이 대통령 시계라는 말을 듣고 ‘이니 시계’를 득템하는 걸고 알고 있었는데,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글자밖에 없다”며 SNS에 시계 사진을 올리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원가 4만원인 이니 시계가 온라인에서 90만원을 호가한다. 일각에서는 서명이 들어지 않은 시계를 적게 제작한 탓에 세월이 많이 지나면 오히려 가격이 역전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착용했거나 나왔던 아이템인 ‘문템’ 수집 열풍은 계속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취임후 천 산행에서 착용했던 등산복, 다녔던 커피집, 썼던 책, 표지 모델로 소개한 타임지, 구두, 강치 넥타이, 안경, 우표 등등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문재인 시계 이어 ‘찻잔’까지...‘이니 굿즈’ 관심 커져, 허위 거래 주의

    문재인 시계 이어 ‘찻잔’까지...‘이니 굿즈’ 관심 커져, 허위 거래 주의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니(문재인 대통령의 애칭) 굿즈’를 사고팔려는 행위가 늘고 있다.8일 온라인 상에서는 단가 4만원짜리 문재인 대통령 기념 손목시계가 최고 90만원가량에 거래가 시도되는 등 과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또 문 대통령 관련 물품들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자 물건이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속여 파는 글이 올라와 피해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가짜 문재인 시계’나 사기 사건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에 지난 7일 청와대 관계자는 “경찰에 ‘모니터링을 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니 굿즈’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문 대통령 시계는 청와대 초청행사 참석자들에게 주는 기념품으로 일반인에게는 판매되지 않는다. 청와대는 이 시계를 직원들에게도 주지 않았다. 실제로 청와대 직원들은 지난 1일 오리엔테이션에서 문 대통령에게 시계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문 대통령은 “나도 아직 못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청와대는 문 대통령 시계 외에도 문 대통령의 사인과 봉황 문양이 들어간 ‘찻잔’도 기념품으로 만들었다. 이 찻잔은 주로 김정숙 여사의 외부 활동 때 사용된다. 청와대가 공식 기념품으로 만든 것은 아니지만 ‘이니 굿즈’로 관심을 받는 상품들도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발행한 문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첩이 대표적이다. 또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 대선 때 자신을 취재했던 ‘마크맨’ 기자과 등산을 하면서 착용한 등산복이 ‘문재인 재킷’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문 대통령이 신은 수제화 브랜드도 ‘이니 굿즈’ 중 하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시계’ 인증 배성재 아나운서…“전생부터 덕 쌓아야 받는다”

    ‘문재인 대통령 시계’ 인증 배성재 아나운서…“전생부터 덕 쌓아야 받는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 시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배성재 SBS 아나운서가 문 대통령 시계를 손목에 차고 인증샷을 찍어 8일 온라인을 중심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배 아나운서는 최근 자신의 SNS에 문 대통령 시계를 인증했다. 배 아나운서는 문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진행과 오프닝 무대를 맡은 뒤 청와대로부터 문 대통령 시계를 선물받았다. 배 아나운서는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문 대통령 시계를 자랑했다. 그는 스튜디오에 들어설 때부터 손목을 과도하게 꺾고 시계를 보여주면서 등장했다. 라디오 프로그램의 한 출연자가 배 아나운서에게 “어떻게 해야 받을 수 있냐”고 질문하자 배 아나운서는 “전생부터 덕을 쌓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 온라인상 ‘문재인 시계’ 위조 제작·불법 판매 모니터링

    경찰, 온라인상 ‘문재인 시계’ 위조 제작·불법 판매 모니터링

    ‘이니 굿즈’(‘이니’는 문재인 대통령의 애칭, ‘굿즈’는 상품(goods)을 뜻하는 말)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는 ‘문재인 시계’(문재인 대통령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기념품 손목시계)가 온라인에서 불법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사이버범죄 발생 여부를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청 관계자는 7일 “청와대 민정수석실 요청이 있어 시계와 관련한 사이버범죄 발생 여부를 모니터하고 있다”면서 “실제 해당 시계가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속여 판매 글을 올리면 인터넷 사기를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매일경제는 다른 경찰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시계를 위조해 판매하는 경우, 진품을 직접 받은 사람이 판매하는 경우, 제조업체가 청와대를 통하지 않고 우회 판매하는 경우 등을 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재인 시계’는 시중에 판매되지 않는 물품으로, 청와대 행사에 초청된 손님 등에게만 선물로 제공한다. 미리 주문해 쌓아놓고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지난달 인터넷 중고품 거래 카페 ‘중고나라’ 등 온라인에서 ‘문재인 시계’가 공동구매 형식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제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계는 1인당 1개씩 증정되는 것이어서 공동구매식 거래는 불가능하다. 이 시계에 적힌 문 대통령 서명을 허위로 그려 판매하면 형법상 공서명위조 혐의로 입건될 수 있다. 시계에 새겨진 봉황 문양은 업무표장으로 분류되는데 이를 위조하면 공기호위조죄가 적용되며 상표법 위반 소지도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대통령 시계 위조 제작은 특허권, 상표권 침해 가능성을 넘어 그 자체로 불법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시계를 위조 제작하고 판매에 가담한 혐의(공기호·공서명위조 및 위조 공기호·공서명 행사)로 지난해 4월 A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와대 직원 “시계주세요!”에 문 대통령이 한 말 (영상)

    청와대 직원 “시계주세요!”에 문 대통령이 한 말 (영상)

    문재인 대통령이 이른바 ‘문재인 시계’를 달라는 청와대 직원의 요청에 자신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청와대가 6일 공식 페이스북계정에 올린 영상 ‘청와대 가이드 문재인입니다’에는 문 대통령이 지난 1일 청와대 직원들을 대상으로 관저와 경내 구석구석을 직접 소개하는 장면이 담겼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는 여민관에서 대통령 공간으로 오는 게 아주 엄격했다. 수석 보좌관들만 올 수 있었다. 우리 청와대 직원들에게 관저를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고 말해 직원들의 환호를 받았다. 관저 잔디에는 ‘퍼스트독’ 토리와 마루가 뛰어놀고 있었고 문 대통령은 토리와 마루를 번갈아 쓰다듬었다. 문 대통령은 “지금 마루와 토리는 같이 잘 어울린다. 큰놈(마루)이 상대를 안 해주기 때문에 같이 어울려 노는 건 아니지만 같이 산책고 하고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 안에 찡찡이(퍼스트캣)가 있는데, 찡찡이는 개는 아주 싫어해서 토리는 무심하게 다가가는데 찡찡이가 질색을 해서 아직까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오르막길 산책로를 지나 전망대에 오른 문 대통령은 “여기가 광화문 광장과 서울광장을 내다볼 수 있는 곳”이라며 “촛불 집회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마지막 코스”라고 하자 한 직원은 “시계주세요!”라고 외쳤다. 문 대통령은 “시계… 근데 시계는 저도 아직 못 받았다”며 “자 또 다른 질문!”이라고 말을 돌렸다. 청와대 방문 인사 등에게 기념품으로 제공되는 문 대통령 취임 기념 시계는 지지자들 사이에선 ‘이니 굿즈’의 최고봉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일부 인터넷 중고 거래사이트에선 원가의 10배가 훌쩍 넘는 70만원대에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직원들에겐 이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직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일일 투어를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은 “바쁘지만 우리가 5년 내내 잘해야 하는 것이고, 길게 봐야 한다. 그러려면 자기 체력관리와 건강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전파인증만 받고 정품으로 팔리는 ‘변종 몰카’

    전파인증만 받고 정품으로 팔리는 ‘변종 몰카’

    “보조 배터리, 손목시계, 자동차 키처럼 생겼죠. 이거 전부 몰래카메라(몰카)입니다.” 4일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상가에서 몰카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초소형 카메라를 찾는다”고 했더니 점원이 손목시계를 하나 꺼내 놓았다. 점원은 시계 안 숫자를 가리키며 “여기 렌즈 보이시죠”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보조배터리나 페트병, 펜, 안경 모양을 한 기상천외한 몰카가 즐비했다.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몰카 범죄에 대한 근절을 지시하고 경찰도 9월부터 집중 단속에 나섰지만 신종 ‘몰카’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통과 판매도 아무런 제한 없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단 카메라는 국립전파연구원의 전파 인증만 받으면 사용이 가능하다. 모양이나 크기, 위장 여부에 대한 규제가 없다. 이를 알고 있는 용산전자상가 매장들도 “전파 인증을 받은 적법한 제품만 취급한다”며 당당하게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몰카는 온라인으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대부분 전파 인증을 받은 정품이라고 소개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 6월까지 전파 인증을 받은 신종 변형카메라 종류는 모두 163개로 집계됐다. 매년 40개 안팎의 ‘신종 몰카’가 새로 생겨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현재로선 몰카 기기의 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는 없는 상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에 따라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했을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성(性)적 목적이 없이 단순히 동의 없이 촬영한 행위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면서 “경찰은 몰카 범죄 차단에 나섰는데, 신종 몰카는 계속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 참 반어적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장병완 국민의당 의원은 ‘변형카메라의 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다. 이 법안은 손목시계나 자동차 스마트키 모양을 한 변형 카메라를 허가받은 자만 수입·제조 유통할 수 있도록 해 제조자부터 구매자까지 역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장 의원실 관계자는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변형카메라에 대한 추적이 가능해져 몰카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몰카 범죄에 대한 형량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법조계에서 잇따르고 있다. 법무법인 천일의 노영희 변호사는 “몰카 범죄의 경우 초범이 많아 집행유예나 벌금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몰카 범죄를 근절하려면 해당 범죄가 중범죄임을 알 수 있도록 형량을 높이고 애매한 법조항 역시 현실에 맞게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한국당 의원들, 검찰청 바닥에 앉아 항의…“논두렁 시계 사건도 재조사하라”(종합)

    한국당 의원들, 검찰청 바닥에 앉아 항의…“논두렁 시계 사건도 재조사하라”(종합)

    한국당 의원들, 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에 검찰청·방통위 항의 방문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4일 대검찰청과 방송통신위원회를 찾아 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 발부에 항의했다.한국당 의원들은 정기국회가 시작된 이날 항의 방문을 시작으로 대여(對與)투쟁의 강도를 최대한으로 끌어 올리며 총공세에 나선 모습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문재인 정부의 노골적인 ‘언론장악 기도’로 규정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고강도 행동에 돌입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부터 바쁘게 움직였다. 최고위원회의를 평소보다 30분 앞당긴 오전 8시 30분에 열었고, 곧바로 의원총회를 열어 대여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이후 정우택 원내대표 등 의원 90여 명은 버스 3대에 나눠 타고 서초동 대검찰청을 방문했다. 정 원내대표와 법제사법위원회 등 상임위 위원장들로 구성된 대표단은 총장실이 있는 대검찰청 8층으로 직행해 문무일 총장과 약 50분가량 면담했다. 나머지 의원 50여 명은 8층 복도 바닥에 주저앉아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규탄했다. 검찰 측이 의원들과 취재진에 수차례 ‘15층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달라’고 요청했지만, 의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8층 복도에 계속 머물렀다. 정진석 의원은 이 자리에서 “국정원적폐청산TF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사건’도 재조사해 본질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의원들은 곧바로 방통위가 있는 정부 과천청사로 이동했다. 점심은 버스 안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하지만 막상 과천 청사에 도착했을 때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회의실에서 허욱 부위원장과 김석진·표철수 상임위원을 만나 “자격이 없는 이 위원장이 공영방송 사장의 퇴진을 압박하는 언행을 하고 있다”며 항의했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안보위기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방송장악 등 국내 정치만 골몰하고 있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오전 의총 분위기도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며 ‘강경노선 일변도’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의총이 끝난 뒤 국회 로텐더홀에서 ‘문재인 정권 방송장악 시도 규탄’, ‘공영방송 장악음모 즉각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문재인 정부를 규탄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피켓시위 장면 등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려고 해 한국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또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북한이 쳐들어올 판에 안보정당이 무엇하는 것이냐”고 비판하자, 한국당 의원들이 “배신자는 조용히 하라”, “어디에서 보수를 입에 올리고 XX이냐”며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文 ‘한반도 운전자론’ 최대 위기… 대북 압박·제재 더 커질 듯

    文 ‘한반도 운전자론’ 최대 위기… 대북 압박·제재 더 커질 듯

    靑 “대북정책은 긴 호흡으로 가야”… 미사일 탄두 1t보다 더 확대 논의 북한의 3일 6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정세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視界) 제로’ 상태에 놓이면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도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됐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레드라인’(금지선)의 정의나 범위를 밝힌 바 없지만, 북한이 실전에서 운용 가능한 수준으로 핵 능력을 고도화한 이상 이미 심리적 레드라인은 넘어섰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것이 레드라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이날 핵실험에 앞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핵무기병기화사업 현지지도 소식을 보도하며 ICBM에 장착할 수소탄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적어도 한국이 정한 레드라인은 이미 넘어선 셈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미국에 실체적, 현재적 위협으로 부상하면서, 미국은 앞으로 한반도 문제에서 자국 중심의 해법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 등에서 강조한 대화 기조가 더이상 설득력을 얻기는 어려워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북한이 계속 도발한다면 대화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북핵 문제와 별개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대화는 인도적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지만, 이마저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해졌다. 청와대 내에도 지금은 어떤 형식이든 대화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다만 북핵 문제를 외교적·평화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기조와 다른 목소리를 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적·평화적 해법이야말로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를 막을 국제적 통제 메커니즘을 유지하는 수단으로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북 정책은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면서 “북한이 도발 강도를 높이면 압박과 제재 강도도 커지겠지만, 전략적 목표와 전술적 국면에서의 대응은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외교적·평화적 해법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가 끝까지 가져갈 전략적 목표라면, 현재의 압박·제재 국면은 일시적인 전술적 대응이란 의미다. 대화 기조를 잠시 접어두되, 대화를 포기하진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핵개발 저지를 목표로 했던 북핵 정책 기조에도 변화가 필요해졌다. 북한 핵이 완성 단계에 다다른 이상 당장 무기화할 수 있는 실체적 위협을 막고자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한층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문 대통령은 오는 21일 미국 뉴욕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달라진 국면의 북핵 문제 해법을 종합적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은 유엔 총회를 계기로 다시 만나기로 했다. 한·미 양국 간 군사 공조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양 정상은 지난 1일 전화 통화에서 한국이 원하는 수준으로 미사일 지침을 개정하기로 했으며, 청와대 관계자는 “사거리는 그대로 두되, 탄도미사일의 탄두 중량을 적어도 1t보다 더 늘리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靑직원들도 뒤늦게 ‘청와대’ 관람...시계 못구해 발 동동

    청와대 직원 500명이 1일 ‘청와대 관람’에 나섰다. 대통령 비서실 직원 대상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서다. 매일 청와대로 출근해 온종일 청와대에서 일하는 이들이 일터 관람에 나선 이유는 뭘까. 청와대 관계자는 “여민관에서만 근무하지 본관이나 영빈관에 못 가본 직원이 태반”이라며 “남들이 들으면 웃겠지만 이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본관은 대통령이 공식적인 집무를 보는 곳이고 영빈관은 외빈을 위한 공식 행사를 개최하는 건물이다. 일반 직원은 영빈관과 인연이 없고 새 정부 들어 대통령 집무실을 여민1관으로 옮기면서 본관 역시 갈 일이 별로 없는 곳이 됐다. 그러다보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여민관에서 일만 하는 직원은 고작 여민관 주변을 왔다갔다 하는게 청와대 구경의 전부다. 본관 구경이 처음이라는 한 청와대 직원은 “일이 너무 많아 산책 시간에 맞춰 본관으로 발걸음 하기는 어렵고 자기 부서와 관련된 일이 아니면 여민관 다른 동을 찾는 일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 집무실이 ‘구중궁궐’ 본관에서 여민관으로 옮겨오기 전에는 대통령과 일반 직원이 마주칠 일이 거의 없었던 셈이다. 대통령 친필 사인이 들어간 일명 ‘문재인 시계’는 청와대 직원에게도 희귀 아이템이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얼마 전 모 수석이 회의에서 왼팔을 들어 자꾸 머리를 매만지길래 보니 어렵게 구한 시계 자랑을 하려는 거였다. 실장, 수석, 비서관도 못구하는 게 문재인 시계”라고 말했다. ‘문재인 시계’는 청와대 살림을 책임지는 이정도 총무비서관이 관리한다. 청와대 공식 행사에 초청받은 내빈 또는 대통령이 해외로 나가 동포간담회 등의 행사를 할 때만 선물로 지급하도록 얼마 전 ‘기념품 및 답례품운영·관리 방안’란 깐깐한 내규를 신설했다. 직원들의 원성이 빗발치자 최근에는 청와대 직원 생일에 ‘문재인 시계’를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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