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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리더십 부족” “경제정책 실패”… 무당층, 정부에 날 세웠다

    “文 리더십 부족” “경제정책 실패”… 무당층, 정부에 날 세웠다

    다가올 보궐선거와 대선 승패의 열쇠를 쥔 무당층은 경제·사회·안보 등 현안과 관련해 현실론을 추구하면서도, 현 정부에 대해선 대체로 비판적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이탈한 지지층 상당수가 야당으로 넘어가지 않고 무당층에 머물고 있는 만큼 향후 정부·여당이 선보일 인사·정책에 따라 이들의 최종 선택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신문과 현대리서치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 무당층(지지정당 없음)은 남북 관계, 코로나19 재난지원금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응답자의 전체 평균과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북한이 남북 대화 재개를 요구할 경우 우리 정부의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에 무당층의 65.3%가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서해 공무원 사살에 사과를 받고 대화에 응한다’고 답했다. ‘조건 없이 대화에 응한다’와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는 각각 19.3%, 11.1%였다. 이는 전체 응답자 61.3%가 사과 후 대화를, 26.4%가 조건 없는 대화를 택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에 대해서도 무당층의 66.6%는 ‘코로나19 피해업종과 취약계층에 집중적으로 지급하는 게 좋다’, 30.3%는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는 게 좋다’고 답했다. 전체평균(선별지급 62.4%·전 국민 지급 36.2%)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반면 정부 평가와 관련 있는 항목에서는 ‘부정’ 쪽으로 기울었다.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신을 잘 계승했느냐는 질문에 무당층의 65.7%는 ‘그렇지 않다’고 답해 전체응답층(58.1%)을 뛰어넘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의 책임에 대해선 가장 많은 42.1%가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 부족’(전체는 37.3%)을 꼽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권력자에 대한 수사를 엄정하게 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물음에는 67.9%가 ‘그렇지 않다’(전체는 54.9%)고 했다. 경제 문제와 관련해선 더 박한 평가를 내렸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정부의 경제정책을 두고 무당층의 47.5%는 ‘못했다’(전체는 34.8%)고 지적했다. 또 올해 부동산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현재보다 더 오를 것이다’는 의견이 64.0%로 전체응답층(53.4%)을 크게 앞질렀다. 최근 무당층이 늘고 이들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국민의힘이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는 만큼 본격화할 선거 국면에서 야당의 우세를 점치기 어렵단 평가도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결국 지금의 무당층 증가는 정부·여당의 실책에 의한 것이지 야당이 잘해서 그런 게 아니다”라며 “민주당 이탈층이 대거 포함된 무당층이 정부·여당에 비판 신호를 보내는 건 일종의 ‘마지막 기회’를 부여한 것과 같다. 여기서 무리한 정책 추진, 인사 실패 등을 반복한다면 그땐 정말 균형추가 야당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秋·尹과 부동산 실책에 급증한 무당층… 2016년 국민의당 같은 돌풍 재현되나

    秋·尹과 부동산 실책에 급증한 무당층… 2016년 국민의당 같은 돌풍 재현되나

    전문가들은 최근 무당층이 늘어난 이유로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 등을 꼽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부동산 문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등으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무당층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무당층이 큰 만큼 4월 재보궐선거의 판세도 아직까지는 유동성이 크다. 10일 한국갤럽 ‘월간·연간 통합 집계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무당층 비율은 32%로, 지난해 6월 25%보다 7%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도는 42%에서 34%로 줄고, 국민의힘 지지도는 18%에서 21%로 늘었다. 양당 지지율 변동의 격차만큼이 군소정당이나 무당층으로 옮겨 간 것이다. 이에 대해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특정 정당의 정치적 실패 등이 있으면 그 정당 지지도는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다른 정당을 지지하지는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무당층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무당층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긍정평가는 20%였던 반면 부정평가 비율은 64%를 기록했다. 상당수 무당층이 정부·여당에 등을 돌렸다는 얘기다. 무당층이 늘어나면 기성 정당의 부담감도 커진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무당층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기존 구도를 흔드는 대안 세력이 등장할 수도 있다. 2016년 총선에서 ‘녹색 돌풍’을 일으킨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이 대표적이다. 2016년 1월 1·2주에 32%였던 무당층은 3·4주에 26%로 줄었다. 창당을 눈앞에 두고 정당 지지율 조사에 처음 들어온 국민의당이 12% 지지를 받으며 무당층을 흡수한 결과였다. 총선 결과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투표에서 민주당(25.5%)보다 많은 26.7%를 얻었다. 21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2월에도 무당층은 30%에 달했고, 이들의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긍정 27%, 부정 57%였다. 현재와 비슷한 상황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총선이 실시된 4월 무당층은 19%로 줄었고, 이들의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긍정 40%, 부정 38%로 역전됐다. 정부·여당이 코로나19 방역을 잘하고 있다는 여론이 만들어지면서 무당층이 ‘야당 심판’으로 돌아선 것이다. 무당층 민심이 재보궐선거에서 어디로 갈지는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한 사람들이 선뜻 국민의힘으로 옮겨 가지는 못하는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이 이들을 끌어갈 수 있다면 향후 선거가 엎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팬데믹 때 국민생활 최저선 보장” ‘신복지체계’ 구상 꺼내는 이낙연

    “팬데믹 때 국민생활 최저선 보장” ‘신복지체계’ 구상 꺼내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이후 ‘신복지 체계’ 구상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져 최근 다소 침체됐던 대선주자 지지율 반등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10일 통화에서 “신복지 체계는 국민 생활의 최저선, ‘내셔널 미니멈’(National minimum)이라는 복지국가의 기본적인 구상”이라면서 “4차 산업혁명 대전환기에 국가와 시장과의 새로운 관계 정립을 포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전반적으로 국가운영 기조나 운영 방향과도 관련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이를 준비해 왔다고 한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17일 ‘한국의 신(新)복지 체제 세미나’에서 “4차 산업혁명과 팬데믹 상황에서 앞당겨진 많은 변화가 있다”며 “그것이 가져올 복지 공백은 누가 어떻게 채울 것인지의 과제가 생겼다. 이걸 미리 준비하자는 게 신복지 체제”라고 밝힌 적이 있다. 신복지 체계 발표 이후에는 관련 입법사항을 챙기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등 통합의 브랜드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이 대표 지지율은 사면론 제기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월 1주차 전국지표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 대표 지지율은 8% 포인트 하락하며 33%를 기록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조사 대비 6% 포인트 상승한 38%였다. 이 대표는 지역 기반인 호남에서도 7% 포인트 하락해 이 지사와 33% 동률을 기록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 대표는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문 대통령이 신년 회견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한 진전된 입장을 내놓을 경우 이를 처음 건의한 이 대표에게 다시 힘이 실릴 수 있다. 이후 신복지 체계 구상을 구체화해 나갈 경우 지지율 회복도 가능해질 수 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3년 전 봄날’ 언급한 金, 관계복원 여지… 文, 오늘 ‘남북 새구상’ 제안 가능성

    ‘3년 전 봄날’ 언급한 金, 관계복원 여지… 文, 오늘 ‘남북 새구상’ 제안 가능성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제8차 당대회에서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2018년 4월 판문점선언 이전으로 돌아갔다고 규정하면서도 남측 태도에 따라 얼마든지 ‘3년 전 봄날’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오는 20일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핵무력 고도화를 공언하고, 남측을 향해 첨단군사장비 반입과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는 한편 코로나 방역과 인도주의적 협력, 개별관광을 ‘비본질적 문제’로 간주하고 선을 그었다는 점에서 예상을 웃도는 강경 발언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만큼 상대해 줘야 한다”는 발언의 행간에는 ‘본질적 문제’에 해당하는 남북 합의 이행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촉구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 점에서 11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와 추후 신년기자회견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에 마지막까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10일 “관계 복원의 여지는 두되 남측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방역협력 등을 폄훼한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인 것은 놔 두고 비본질적인 것만 하려 한다면 안 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여권 핵심관계자도 “본질은 대화 의지를 밝힌 것”이라면서 “청와대가 지속적으로 합의 이행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한편, 접촉을 가로막는 코로나의 제약은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인도적·시혜적 차원이 아니라 한반도 안전과 평화의 측면에서 큰 틀의 제안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당장 3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이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북측이 핵무력 고도화를 천명한 상황에서 훈련 전면중단은 임기 1년여를 남긴 문 대통령이나 막 출범하는 바이든 정부 모두 쉽지 않은 선택이다. 코로나로 규모를 축소하는 선에서 상황 관리를 하려면 미국이 서둘러 대북특별대표를 임명해 대화 신호를 보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한국 정부에 미션을 준 것”이라며 “연합훈련 등 도발적 행동을 하지 말고 북미대화를 잘 연계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정부가 서둘러 미측과 협의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올해 국정방향이 담길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촉발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는 담기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秋·尹갈등과 부동산 실책이 키운 무당층… 2016년 국민의당 돌풍 재현되나

    秋·尹갈등과 부동산 실책이 키운 무당층… 2016년 국민의당 돌풍 재현되나

    전문가들은 최근 무당층이 늘어난 이유로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 등을 꼽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부동산 문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등으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무당층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무당층이 큰 만큼 4월 재보궐선거의 판세도 아직까지는 유동성이 크다. 10일 한국갤럽 ‘월간·연간 통합 집계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무당층 비율은 32%로, 지난해 6월 25%보다 7%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도는 42%에서 34%로 줄고, 국민의힘 지지도는 18%에서 21%로 늘었다. 양당 지지율 변동의 격차만큼이 군소정당이나 무당층으로 옮겨 간 것이다. 이에 대해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특정 정당의 정치적 실패 등이 있으면 그 정당 지지도는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다른 정당을 지지하지는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무당층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무당층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긍정평가는 20%였던 반면 부정평가 비율은 64%를 기록했다. 상당수 무당층이 정부·여당에 등을 돌렸다는 얘기다. 무당층이 늘어나면 기성 정당의 부담감도 커진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무당층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기존 구도를 흔드는 대안 세력이 등장할 수도 있다. 2016년 총선에서 ‘녹색 돌풍’을 일으킨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이 대표적이다. 2016년 1월 1·2주에 32%였던 무당층은 3·4주에 26%로 줄었다. 창당을 눈앞에 두고 정당 지지율 조사에 처음 들어온 국민의당이 12% 지지를 받으며 무당층을 흡수한 결과였다. 총선 결과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투표에서 민주당(25.5%)보다 많은 26.7%를 얻었다. 21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2월에도 무당층은 30%에 달했고, 이들의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긍정 27%, 부정 57%였다. 현재와 비슷한 상황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총선이 실시된 4월 무당층은 19%로 줄었고, 이들의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긍정 40%, 부정 38%로 역전됐다. 정부·여당이 코로나19 방역을 잘하고 있다는 여론이 만들어지면서 무당층이 ‘야당 심판’으로 돌아선 것이다. 무당층 민심이 재보궐선거에서 어디로 갈지는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한 사람들이 선뜻 국민의힘으로 옮겨 가지는 못하는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이 이들을 끌어갈 수 있다면 향후 선거가 엎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무당층 66% “文정부, 촛불정신 계승 못해”…“秋·尹 갈등도 리더십 탓”

    무당층 66% “文정부, 촛불정신 계승 못해”…“秋·尹 갈등도 리더십 탓”

    다가올 보궐선거와 대선 승패의 열쇠를 쥔 무당층은 경제·사회·안보 등 현안과 관련해 현실론을 추구하면서도, 현 정부에 대해선 대체로 비판적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이탈한 지지층 상당수가 야당으로 넘어가지 않고 무당층에 머물고 있는 만큼 향후 정부·여당이 선보일 인사·정책에 따라 이들의 최종 선택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신문과 현대리서치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 무당층(지지정당 없음)은 남북 관계, 코로나19 재난지원금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응답자의 전체 평균과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북한이 남북 대화 재개를 요구할 경우 우리 정부의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에 무당층의 65.3%가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서해 공무원 사살에 사과를 받고 대화에 응한다’고 답했다. ‘조건 없이 대화에 응한다’와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는 각각 19.3%, 11.1%였다. 이는 전체 응답자 61.3%가 사과 후 대화를, 26.4%가 조건 없는 대화를 택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에 대해서도 무당층의 66.6%는 ‘코로나19 피해업종과 취약계층에 집중적으로 지급하는 게 좋다’, 30.3%는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는 게 좋다’고 답했다. 전체평균(선별지급 62.4%·전 국민 지급 36.2%)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반면 정부 평가와 관련 있는 항목에서는 ‘부정’ 쪽으로 기울었다.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신을 잘 계승했느냐는 질문에 무당층의 65.7%는 ‘그렇지 않다’고 답해 전체응답층(58.1%)을 뛰어넘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의 책임에 대해선 가장 많은 42.1%가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 부족’(전체는 37.3%)을 꼽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권력자에 대한 수사를 엄정하게 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물음에는 67.9%가 ‘그렇지 않다’(전체는 54.9%)고 했다. 경제 문제와 관련해선 더 박한 평가를 내렸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정부의 경제정책을 두고 무당층의 47.5%는 ‘못했다’(전체는 34.8%)고 지적했다. 또 올해 부동산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현재보다 더 오를 것이다’는 의견이 64.0%로 전체응답층(53.4%)을 크게 앞질렀다. 최근 무당층이 늘고 이들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국민의힘이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는 만큼 본격화할 선거 국면에서 야당의 우세를 점치기 어렵단 평가도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결국 지금의 무당층 증가는 정부·여당의 실책에 의한 것이지 야당이 잘해서 그런 게 아니다”라며 “민주당 이탈층이 대거 포함된 무당층이 정부·여당에 비판 신호를 보내는 건 일종의 ‘마지막 기회’를 부여한 것과 같다. 여기서 무리한 정책 추진, 인사 실패 등을 반복한다면 그땐 정말 균형추가 야당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뉴스분석]‘3년전 봄날’로 여지둔 김정은… 文의 화답은?

    [뉴스분석]‘3년전 봄날’로 여지둔 김정은… 文의 화답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제8차 당대회에서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2018년 4월 판문점선언 이전으로 돌아갔다고 규정하면서도 남측 태도에 따라 얼마든지 ‘3년 전 봄날’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오는 20일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핵무력 고도화를 공언하고, 남측을 향해 첨단군사장비 반입과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는 한편 코로나 방역과 인도주의적 협력, 개별관광을 ‘비본질적 문제’로 간주하고 선을 그었다는 점에서 예상을 웃도는 강경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북남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만큼 상대해 줘야 한다”는 김 위원장 발언의 행간에는 ‘본질적 문제’에 해당하는 남북 합의 이행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촉구의 의미가 들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 점에서 11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와 조만간 있을 신년기자회견에 담길 대북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여건이 허용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에 마지막까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10일 “남북관계 복원의 여지는 열어 두되 남측이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라면서 “언뜻 방역협력 제안 등을 폄훼한 것처럼 보이지만, (남북 합의 이행 등) 본질적인 것은 놔두고 비본질적인 것만 하려 한다면 안 하겠다는 의미다. 본질적인 것을 논의하면 나머지는 따라온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북관계에 밝은 여권 핵심관계자는 “서늘해 보일지 몰라도 대화 여지를 분명히 열어 둔 것”이라면서 “문 대통령의 신년메시지 등을 통해 남북 합의 이행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히는 게 우선이고, 남북 접촉을 가로막는 코로나의 제약은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인도적·시혜적 차원이 아니라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의 측면에서 큰 틀의 제안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당장 3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이 향후 남북관계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북측이 핵무력 고도화를 천명한 상황에서 훈련 전면중단은 임기 1년여를 남긴 문 대통령이나 막 출범하는 바이든 정부 모두 쉽지 않은 선택이다. 코로나로 훈련규모를 축소·조정하는 선에서 상황 관리를 하려면 미측에서 대북특별대표를 임명하는 등 확실한 대화 신호를 보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정부가 서둘러 미측과 협의해야 한다”면서 “북은 이 문제를 남북·북미 정상 간 합의사항으로 보는데 정부로선 북한뿐만 아니라 한미관계, 국내 여론까지 감안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3월은 코로나 때문에 (한미가) 크게 할 수가 없다는 점에서 기회 요인이 될 수도 있고. 북한도 아마 8월 (한미 연합훈련)을 타깃으로 도발을 준비하면서 협상력을 높이려 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에 상당히 어려운 미션을 준 것이다. 연합훈련 등 도발적 행동을 하지 말고 북미대화를 잘 연계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내일 文대통령 신년사에 ‘MB·박근혜 사면’ 언급 없을듯

    내일 文대통령 신년사에 ‘MB·박근혜 사면’ 언급 없을듯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집권 5년차의 국정운영 방향을 담은 신년사를 발표하는 가운데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과 관련한 언급은 담기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10일 공식 일정 없이 신년사 준비에 몰두했다. 지난 1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론인터뷰에서 공개 건의 추진 의사를 밝혀 촉발된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가 신년사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14일로 예정된 박 전 대통령의 대법원 판결 때문이다. 자칫 정치적 논란을 낳을 수 있어서다. 그동안 청와대가 “사면을 둘러싼 얘기는 형이 확정된 이후 검토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던 것과 같은 맥락인 셈이다. 여권 내에서는 현 정부에서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사면의 전제조건인 형이 확정되지 않는데다 두 전직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죄와 반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지층 내에서 두드러진다는 점 또한 현실이다. 때문에 신년사와는 별도로 박 전 대통령의 재판 이후에 있을 것으로 보이는 신년기자회견에서는 자연스럽게 사면 관련 언급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7일 신년인사회에서 올해 화두로 ‘회복’, ‘도약’과 함께 ‘통합’을 제시하면서 “더욱 중요한 것은 마음의 통합”이라면서 “코로나에 맞서 기울인 노력을 존중하고, 우리가 이룬 성과를 함께 인정하고 자부하며 더 큰 발전의 계기로 삼을 때 더욱 통합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이 사면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자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신년메시지에 통합을 화두로 삼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사면을 시사한 것으로 보도들이 나오는데 잘못 보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문 대통령의 4번째 신년사는 약 26분~27분 분량으로 지난해 코로나 방역과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애쓴 국민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새해 일상의 회복과 선도국가로의 도약 의지를 밝히는 내용으로 구성됐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정의선의 ‘그린 뉴딜’ 구상… “청사진이 현실로”

    정의선의 ‘그린 뉴딜’ 구상… “청사진이 현실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그린 뉴딜’ 경영이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정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그린 뉴딜 청사진을 보고한 지 6개월 만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친환경 기술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을 꿈꾸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10일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사용해 태양광 발전에 활용하는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울산공장 내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전기차 폐배터리를 모아 만든 2MWh급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한 다음 다시 외부로 전력을 공급하는 친환경 발전소 형태로 운영된다. 2MWh급은 4인 기준 5가구가 한 달 이상 사용할 수 전력량이다. ‘재사용’은 원소재 형태로 분해해 신규 배터리의 원재료로 활용하는 ‘재활용’과는 달리 기존 폐배터리를 재정비해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현대차그룹 측은 “전기차에서 회수한 배터리를 재사용해 친환경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태양열, 수력, 풍력, 조력, 지열 등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과 활용 효율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실증 사업은 현대차그룹이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 샌드박스(규제 면제 제도) ‘실증 특례’ 승인을 받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에 대한 인허가 규정이 정립되지 않아 추진이 어려웠다. 따라서 이번 사업을 통해 수집·분석되는 데이터는 정부가 관련 인허가 규정을 보다 정교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3GWh급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ESS 보급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 회장의 ‘그린 뉴딜’ 구상은 올해부터 구체적인 성과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폐배터리를 활용한 친환경 재생에너지 발전이 ‘1호’ 사업 모델이라면 2호는 전용 플랫폼(E-GMP) 기반 전기차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기아차는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는 ‘JW’(프로젝트명)를 올해 출시한다. 중국 진출에 나선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전기 동력을 이용한 도심항공모빌리티(UAM)도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그린 뉴딜의 핵심 사업이다. 한편 정 회장은 최근 임기 4년의 대한양궁협회 제13대 회장에 당선돼 5선 연임을 확정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대통령 임기내 검찰수사권 폐지” 서약…‘조국 지지자’ 모임 주도

    “대통령 임기내 검찰수사권 폐지” 서약…‘조국 지지자’ 모임 주도

    검찰 수사권을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없애겠다는 범여권 인사의 서약이 줄을 잇고 있다. 10일 친문 성향 단체인 ‘파란장미 시민행동’에 따르면 이 단체는 ‘검찰수사권 폐지 시민행동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민주당 일부 의원들에게 서약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약서는 “2021년 상반기 내에 검찰 수사권의 완전 폐지를 위한 법률안을 통과시켜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시행될 수 있도록 국회의원으로서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김용민·이수진(동작을)·장경태·황운하 민주당 의원, 최강욱·김진애·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 등이 서약에 참여했다. 몇몇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서약서를 올리기도 했다. 이 단체는 지난 7일부터 민주당·열린민주당 의원 20여명에게 전화·문자로 연락을 취해 서약문을 제출하고 SNS에 게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해당 단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자들이 참여하는 모임으로, 지난 2019년 말 ‘패스트트랙’에 오른 검찰개혁법안에 대해 국회의원들의 찬성서약을 받기도 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주옥순 확진 실명공개’ 김미경 ‘혐의없음’ 송치…“단순 실수”

    ‘주옥순 확진 실명공개’ 김미경 ‘혐의없음’ 송치…“단순 실수”

    보수단체 엄마부대의 주옥순 대표로부터 고소 당한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지난해 11월 중순 명예훼손 및 공무상비밀누설 등의 혐의를 받는 김 구청장과 은평구청 직원 A씨를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은평구는 지난해 8월 인터넷 블로그에 은평구 130번 및 131번 환자 감염경로를 ‘경기도(주옥순) 확진자 접촉’이라고 공개했다. 주옥순의 실명과 함께 동선을 공개한 것. 당시 은평구는 “담당 직원이 지속적인 야근과 주말 근무로 지쳐 실수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블로그 게시글을 삭제했다. 하지만 주 대표는 은평구가 자신의 실명과 동선을 공개한 것이 명예훼손과 공무상 비밀누설이라며 같은 달 서울서부지검에 김 구청장과 A씨를 고소했다. 검찰 지휘로 이 사건을 수사해온 서부경찰서는 은평구청의 주 대표 실명 공개에 고의성이 없었다고 봤다. 의도적이지 않은 단순 실수라는 판단이다. 한편 주 대표는 당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은평구의 실명 공개에 대해 “은평구청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아부하기 위해 실명을 거론했다”고 주장했다. 김 구청장은 이 발언이 모욕적이라며 지난 9월 주 대표에게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동길 교수 만난 안철수 “썩은 나무 벨 시간 다가왔다”

    김동길 교수 만난 안철수 “썩은 나무 벨 시간 다가왔다”

    과거 자진사퇴에 ‘독설’ 김동길 교수 만나“희망 나무 심기 좋은 날 머지않아”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12년 자신의 대선후보 자진사퇴를 맹비난했던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나 서울시장 보궐선거 완주 의지를 다짐했다. 안 대표는 10일 페이스북 글에서 전날 새해 인사차 김 교수를 찾았다고 전했다. 그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사진액자를 선물받았다며 “돌아오는 길에 ‘나무를 베는 데 6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도끼를 가는 데 4시간을 쓸 것이다’라는 링컨의 말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많은 시간 도끼를 갈고 닦았지만 얼마나 날이 서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썩은 나무를 벨 시간이 다가왔다”며 “썩은 나무를 베고 희망의 나무를 심기에 좋은 날이 머지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안 대표가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과의 후보 단일화 논의 도중 자진사퇴하자 맹비난한 바 있다. 그는 안 대표를 향해 “만에 하나 대통령에 당선됐다 해도 임기 중에 암살을 당했거나 아니면 견디다 못해 쓰러지고 말았을 것”이라고 독설을 날렸다. 이번 만남은 ‘만년 철수정치’라는 꼬리표를 떼고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대표는 이번 만남에서 김 교수가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를 전폭 지지했다고도 했다. 안 대표는 “김 교수님이 어둡고 안타까운 나라 소식에 즐거운 날이 없었는데, 제 출마 소식이 무척 기쁘셨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서울시도 이제 박원순 전 시장의 어두운 죽음을 넘어 밝은 도시가 돼야 한다. 국가의 병을 치료해야 한다”며 “의사 출신 안철수가 그 역할을 꼭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안 대표는 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노무현보다 더 나은 대통령은 누구?

    노무현보다 더 나은 대통령은 누구?

    역대 정부의 업적평가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15년째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국가 목표에 관해서는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경제 발전’을 최고로 꼽았다. 분단 체제가 고착화하면서 북한에 냉정해지고, 일자리 경쟁으로 다문화에 냉담해지는 기류도 보인다. ●박정희 전 대통령 15년째 업적 평가 ‘1위’ 비영리연구기관인 동아시아연구원이 최근 출간한 ‘2020 한국인의 정체성’에 담긴 내용들이다. 연구원은 2005년부터 5년마다 1000명 규모 설문 조사를 시행하고, 이를 사회학 전공 교수들에게 맡겨 한국인의 정체성과 가치관, 사회 참여, 갈등 인식, 대외 인식 변화 등을 분석한다. 15년간 궤적에는 한국인을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보인다. 우선 한국인은 한민족 역사와 대한민국에 관해 대체로 높은 자긍심을 지니고 있었다. ‘우리 역사가 자랑스럽다’는 의견은 2005년 52.9%에서 2010년 62.3%, 2015년 61.7%, 2020년 59.1%로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이념과 세대에 따라 정치지도자를 판단하는 시각은 상당히 갈렸다. 보수층·미래통합당 지지자·60세 이상 한국인들은 이승만과 미국정부의 역할에 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반대로 진보성향·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지지자·젊은 응답자일수록 부정적으로 평가했다.2020년 역대 정부의 업적평가에서는 2005년부터 계속 1위였던 박정희 대통령이 또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노무현, 김대중, 문재인 대통령 순으로 높았다.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이 9위, 10위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방역했던 5월에 설문을 시행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인이 되기 위한 조건을 묻자 ‘대한민국 국적 유지’가 95.2%로 가장 높았다. 특히 ‘대한민국의 정치제도와 법을 따르는 것’ 응답이 2005년 77.5%에서 2020년에 무려 94.3%로 뛰었다. 이에 비해 인종적 의미의 정통성을 가리키는 ‘한국인의 혈통을 가지는 것’ 응답은 같은 기간 80.9%에서 81.1%로 소폭 상승했다. 탈북민에 관한 인식은 ‘북한사람’이라는 응답이 2005년 42.9%에서 2020년 23.2%로 크게 줄었다. ‘남한사람’이라는 응답은 43.9%에서 47.8%로 올랐다. 연구진은 “혈연적, 인종적 의미의 민족 정체성보다 시민적, 정치적 의미의 국가 정체성이 강화됐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국가 최우선 목표 ‘경제안정’, ‘경제발전’ 실리를 중시하는 경향도 점차 뚜렷해졌다. 국가의 목표에 관한 질문에 ‘경제 안정’(28.0%)과 ‘경제 성장’(18.1%)이라는 가치가 지난 15년간 한결같이 1, 2순위로 꼽혔다. 특히, 이런 선호는 모든 세대에서 유사한 경향을 보였고, 보수와 진보 이념적 성향 차이도 보이지 않았다. ‘안전한 사회’(12.2%)와 ‘공정한 사회’(9.0%), ‘개인의 자유가 존중을 받는 사회’(7.6%)가 뒤를 이었다. 정책 선호 방향에서는 복지(30.7%)보다 성장(69.1%)을 더 우선하고, 경제활성화를 위한 규제강화(61.4%)를 공정시장 경제를 위한 규제강화(37.8%)보다 선호했다. 진보 성향은 그동안 경제성장보다 복지를 우선하고, 규제완화보다는 사회적 규제강화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경제성장과 규제완화를 복지와 규제강화보다 먼저 꼽았다. 최근 증대하는 미·중 갈등 사이에서 ‘균형적 태도’를 꼽는 경향이 강했지만(2005년 64.2%, 2020년 63.9%), 굳이 한쪽을 꼽는다면 중국(11.1%)보다 미국(24.9%)과의 관계 강화를 더 지지했다.북한에 관한 태도는 점점 냉랭해지는 추세다. 북한에 대한 생각을 묻자 ‘우리(13.9%)’, ‘형제’(17.8%), ‘이웃’(21.8%), ‘남’(18.6%), ‘적’(19.1%), ‘무관심’(8.8%) 순으로 응답했다. 특히 ‘우리’로 보는 인식은 2005년 30.5%에서 2020년 13.9%로 가파르게 감소했다. 관련해 통일에 관한 인식도 회의적으로 바뀌었다. ‘빨리 통일을 해야 한다’는 2005년 17.4%에서 2020년 8.9%로 급격히 낮아졌다. ‘굳이 통일할 필요가 없다’, ‘통일을 서둘 필요가 없다’는 통일 반대론은 2020년 조사에서 53%로 처음으로 과반을 기록했다. ‘통일이 필요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에 관한 질문에 41%의 응답자가 ‘경제 성장이 촉진될 수 있어서’라고 답했다. 통일 방식도 ‘공존형 통합’(44.9%)이 ‘남한식 체제’(43.3%) 못지않게 많은 지지를 받았다. 통일 후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문제를 떠안지 않으려는 태도로 여겨진다. 실제로 전체의 53%가 ‘통일 때문에 비용을 부담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공고해진 분단 체제를 반영하는 것으로 중요한 정책적 함의를 가진다”면서 “통일이 더는 민족적 동질감에 근거한 당위적 목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자리 위협” 다문화에 부정적 반응 늘어지난 10년간 한국 사회는 다문화 사회로 변화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감소했고, 다문화화에 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가 늘었다. 2010년 조사에서 ‘단일민족·단일문화국가보다 다민족·다문화국가를 지향한다’는 비율이 60.6%였지만 2020년에는 44.4%로 크게 낮아졌다. 특히 ‘잘 모르겠다’는 응답률이 이 기간 2.4%에서 13.1%로 5배 이상으로 상승했다. 한국인의 외국인 이주민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자리를 위협받고 있다’고 인식한 비율이 2020년 42.7%로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일자리 경쟁과 같은 실질적인 이유로 다문화 냉담주의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면서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방안은 유효하지 않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맥락에서 다문화 문제를 토론하는 게 적합한 처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박근혜, 14일 재상고심 선고…특별사면 가능성에 주목

    박근혜, 14일 재상고심 선고…특별사면 가능성에 주목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전 대통령 형량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이번 주 내려진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오는 14일 오전 11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파기환송심에서 뇌물 혐의에 징역 15년과 벌금 180억원, 국고 손실 등 나머지 혐의에는 징역 5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35억원의 추징금도 함께 명령받았다. 이는 파기환송 전 항소심의 징역 30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27억원보다 크게 감경된 것이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 취지에 따라 강요죄와 일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무죄로 뒤집혔기 때문이다. 검찰 측은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했고, 박 전 대통령은 재상고하지 않았다. 대법원이 파기환송심 판결대로 형을 확정하면 박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로 이미 확정된 징역 2년을 합쳐 모두 22년의 형기를 마쳐야 한다. 다만 형이 확정되면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특별 사면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특별사면은 형의 선고 효과를 소멸시키는 일반 사면과 달리 형의 집행만 면제해준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1일 신년사에서 사면 문제에 대해 언급할지 주목된다. 앞서 새해 첫날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면론’을 꺼냈지만, 이틀 만에 당 지도부가 재론하지 않기로 하면서 불식됐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 모두 5대 사면 배제 대상인 뇌물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뇌물·알선수재·수뢰·배임·횡령 등 부패 범죄에는 사면권을 제한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김정은, 바이든 향한 첫 메시지는 “적대정책 철회하라”

    김정은, 바이든 향한 첫 메시지는 “적대정책 철회하라”

    “미국 누가 집권하든 미국 실체 안 변해”조 바이든 미국 신임 대통령 향한 메시지남측에는 남북합의 충실 이행하라며 압박코로나19 방역협력 제안에는 부정적 반응핵잠수함 개발 추진 공개하며 국방력 과시북한의 최대 정치 행사인 제8차 노동당 대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을 향해 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를 향한 첫 메시지다. 바이든 정부가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화답할 지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 보고를 전하며 “앞으로도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조미(북미)관계 수립의 열쇠는 미국이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데 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보고에서 “미국에서 누가 집권하든 미국이라는 실체와 대조선정책의 본심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며 “대외정치활동을 우리 혁명 발전의 기본 장애물, 최대의 주적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지향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측을 향해서도 남북합의를 충실히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의 현 실태는 판문점 선언 발표 이전 시기로 되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더 정확하고 강력하며 더 먼 곳까지 날아가는 미사일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느니, 세계 최대 수준의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느니 하던 집권자가 직접 한 발언들부터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코로나19 방역 협력에 대해서도 부정적 반응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현재 남조선 당국은 방역 협력, 인도주의적 협력, 개별관광 같은 비본질적인 문제들을 꺼내 들고 북남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현시점에서 남조선 당국에 이전처럼 일방적으로 선의를 보여줄 필요가 없으며 우리의 정당한 요구에 화답하는 만큼, 북남합의들을 이행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만큼 상대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대화 재개의 여지를 남겨 놓았다. 그는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가까운 시일 안에 북남관계가 다시 3년 전 봄날과 같이 온 겨레의 염원대로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국방력을 과시하며 강화 계획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심사단계에 있다”며 핵잠수함 개발이 추진되고 있음을 처음 공식화했다. 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해선 “1만 5000㎞ 사정권 안의 임의의 전략적 대상들을 정확히 타격 소멸하는 명중률을 더욱 제고해 핵 선제 및 보복 타격 능력을 고도화한 데 대한 목표가 제시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국가방위력이 적대 세력의 위협을 영토 밖에서 선제 제압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섰다”면서 “한반도 정세 격화는 우리를 위협하는 세력의 안보 불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책임적인 핵보유국”이라고 자처하며 “적대세력이 우리를 겨냥해 핵을 사용하려 하지 않는 한 핵무기를 남용하지 않을 것을 확언했다”고 덧붙였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도 내놓았지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김 위원장은 “야만적인 제재 봉쇄”와 “혹심한 자연재해”, “세계적인 보건 위기 장기화” 등을 경제 장애 요소로 언급하면서 “주요 경제부문을 추켜세우기 위해 예견했던 국가적 투자들과 보장사업들이 제대로 실행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실세 차관’의 이란행...개선장군이 될 수 있을까

    ‘실세 차관’의 이란행...개선장군이 될 수 있을까

    선박 억류 사건 전부터 방문 논의외교 차관회담으로 해결 쉽지않아일본과 다른 한국 대응에 서운함도동결자금과 분리 접근·민간 활용도문재인 정부의 신임이 두터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0일 이란을 찾는다. 한국에 묶인 7조원대에 이르는 이란의 원유 수출 자금 문제의 해법을 찾고 소원해진 양국간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기획된 방문이었지만 갑작스런 선박 억류로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한국인 선원을 구출해 내야 하는 ‘특명’을 받은 셈이다. 반면 이란은 선박 억류에 대해 외교적 협상이 아닌 사법 절차를 통해 풀어갈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 차관이 이란 외무부 차관을 만나 설득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미리 선을 그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개입돼 있는 상황에서 아무리 실세 차관이라도 해도 외교부 차관이 가서 ‘담판’을 짓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외교부에 따르면 최 차관의 이란행은 지난 4일 혁명수비대의 한국 국적 선박 억류 전부터 논의돼 왔다고 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들어서면 미·이란 간의 관계가 제재 국면에서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이란과의 관계를 다져놓기 위해 양국간 외교차관 회담을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은행에 동결돼 있는 이란중앙은행 명의의 자금 일부를 코로나19 백신을 구매하기 위한 용도로 쓰기 위한 협의가 진행돼 왔고, 미국 재무부의 특별승인까지 받아낸 터라 이번 회담은 양국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었다. 그러다 난데없는 선박 억류 사건이 발생했다. 차관회담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인 5명을 포함한 선원 20명이 이란에 억류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청해부대(최영함)를 사고해역으로 급파했고, 주한 이란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자국민 보호를 위한 당연한 조치였지만 이란도 발끈했다. 이란 정부는 해양오염 조사를 위한 것으로 단순히 기술적 사안인데 한국 정부가 과민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 정부 대변인은 지난 5일 한국 선박(선원)을 인질로 삼았다는 의혹에 반박하면서 “인질범은 70억달러(약 7조 6000억원)를 인질로 잡고 있는 한국”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외교소식통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1년에 두 차례나 친서를 보냈다는 건 그만큼 이란 내부 상황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한국이 (동결자금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했는데 너무 미국 눈치만 본 게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일본에도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묶여 있는 이란 자금이 있지만 이란이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것처럼 일본을 대하지 않는다며 ‘한국의 대이란 접근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2019년 6월 미·이란 간 중재역을 맡겠다며 직접 이란을 찾았다. 미국의 이란 핵합의(JCPOA) 탈퇴 이후 ‘최대 압박 전략’에 따른 제재로 이란의 경제가 악화된 상황에서 아베 총리의 전격 방문이 이뤄진 것이다. 일본 총리의 이란 방문은 41년 만이었다. 당시 아베 총리 방문 중에 일본 관련 화물을 실은 대형 유조선 2척이 걸프 해역에서 피격되면서 일본 내 여론은 악화됐지만 일본·이란 관계는 발전적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어려울 때 손을 내밀어준 게 빛을 발한 셈이다. 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한국이 (자체적으로) 동결자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이란에) 특사라도 보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란의 상황은 아베 전 총리의 방문 때보다 더 열악하다. 1년 전 가셈 솔레이마니 암살 사건과 경기 침체 지속으로 로하니 행정부의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보수파의 압력이 거세진 상황에서 한·이란간 외교차관 회담이 열리다보니 이란 정부는 한국 정부로부터 원하는 바를 반드시 얻어내야 한다. “주요 의제는 한국에 있는 이란 자금에 대한 접근 방법을 논의하는 것”이라는 이란 외무부 대변인의 발언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이란은 동결 자금 70억 달러 중 10억 달러를 의료장비·의약품 구매에 쓸 수 있도록 한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경 입장으로 나올 수 밖에 없는 이란을 설득하려면 우리 정부로서는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동결 자금을 어떻게 쓸 지에 대한 타임라인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선원 구출 작전의 일환으로 협상에 임했다가는 선박 억류 해제와 동결 자금 문제라는 두 마리 토끼 모두 놓칠 수 있다는 얘기다. 김혁 한국외대 페르시아어·이란학과 겸임교수는 “동결 자금과 선박 억류 문제 모두 해결하려면 두 이슈를 분리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란 정부가 선박 억류는 기술적 사안이라고 했기 때문에 우리는 환경오염에 대한 증거를 요구하고 신변 보장을 확실히 해두는 쪽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다만 선박 억류 주체가 혁명수비대라는 점에서 외교 차관이 이란 정부를 설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이 부분은 탈북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지적했다. 태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란은 종교, 군대(혁명수비대), 행정부 등의 권력기관이 서로 독립적으로 분리된 특이한 정치 구조를 가진 국가”라면서 “우리 정부도 외교부를 통한 공식 창구 활용과 더불어 최고 권력기관인 혁명수비대와 직접 소통하는 접근법을 함께 쓰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했다. 사실상 ‘정부 위의 정부’로 불리며 막강한 권한을 지닌 혁명수비대를 설득하려면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천정배 전 의원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한국·이란협회 등 민간 차원의 채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종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장은 “신정체제인 이란에서는 종교지도자 인맥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정부 관료만 보내선 안 되고, 이란을 잘 알고 꾸준히 교류를 해온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이란에는 2000여개 중소기업들이 진출해 있다”면서 “이들을 위해서라도 한·이란 관계 개선이 이뤄져야 하고, 이란도 실제로는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재명, 정세균 총리 비판에 “고마운 권고”…확전 자제

    이재명, 정세균 총리 비판에 “고마운 권고”…확전 자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 주장을 비판한 정세균 국무총리를 향해 “고마운 권고로 이해된다”며 대립각을 피했다. 이재명 지사는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총리님 말씀 중에 제가 반박할 내용이 없고 오히려 민주당 정권과 문재인 정부의 일원으로서 ‘원팀 정신’에 따르자는 고마운 권고로 이해됐다”며 “‘더 풀자’와 ‘덜 풀자’의 논쟁에서 벗어나 ‘어떻게 잘 풀 것인가’에 지혜를 모아야 하고, ‘막 풀자’는 것은 무책임한 주장이라는 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이재명 지사는 “국민이 살아야 재정 건전성도 있다”는 내용의 정세균 총리 인터뷰를 인용하며 “지역화폐를 통한 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을 다시금 요청한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에 정세균 총리는 7일 페이스북에 “지금은 어떻게 하면 정부 재정을 ‘잘 풀 것인가’에 지혜를 모을 때로, 급하니까 ‘막 풀자’는 건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며 “지역화폐는 해당 지역민에겐 도움이 될 수 있을지언정 국가 차원에서 굳이 이 방식을 채택할 이유를 알기 어렵다”며 이재명 지사의 주장을 비판했다. 특히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표현까지 쓰며 이재명 지사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이재명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책에서 ‘관료에 포획’됐다는 구절을 인용하며 우회적 반격으로 맞섰다. 정세균 총리를 “균형재정 신화에 갇혀 있는 정부 관료”의 논리에 넘어갔다고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8일에는 정세균 총리의 비판에 반박보다 공동의 목표를 강조하는 태도를 드러냈다. 이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하는 국면에서 총리와의 SNS 설전이 확전되는 상황을 피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재명 지사는 그간 지역화폐 활성화를 놓고 이견을 제시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등에 대해선 비난에 가까울 만큼 적극적으로 반론을 펼친 바 있다. 이재명 지사는 “미세한 표현상의 차이를 제외하면 정세균 총리님 말씀 모두가 사리에 부합하는 말씀”이라며 “고통의 무게는 평등하지 않으므로 고통에 비례해서 지원해야 한다는 말씀도 전적으로 맞다”고 했다. 이어 “투입재정이 효과를 내려면 ‘조기에’, ‘지원이 절실한 분야에’ 소비돼야 하고 이런 효과는 1차 재난지원금처럼 신용카드 충전 방식으로 지급해도 문제없다는 것도 맞는 말씀으로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보편지원해야 한다는 자신의 지론을 여전히 굽히지 않았다. 이재명 지사는 “전 국민 보편지급도 연대감과 소속감을 높이며 소비 확대로 경제를 살리는 방안이 될 것”이라며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은 배타적 관계가 아닌 보완관계이고 1차는 보편지원, 2차·3차는 선별지원을 했으니, 과감한 확장재정정책을 검토하는 마당에 이제 전 국민 보편지원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역 간 격차 완화가 화두인 지금 광주시민들에게 지급되는 지원금이 서울 아닌 광주에서 사용되도록 한 1차 재난지원금이 바로 지방경제와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이라며 지역화폐 지급방식도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총리님께서 저를 ’저격‘했다는 일부 보도에 저는 동의할 수 없다. 제가 선 자리에서 총리님이 내시는 길을 따라 코로나 위기 극복과 경제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장관청문회 앞둔 박범계 “인권 보호가 검찰개혁 핵심”

    장관청문회 앞둔 박범계 “인권 보호가 검찰개혁 핵심”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검찰개혁과 관련해 인권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021년 수사권 조정 시행 이전과 이후의 변화”라면서 “‘검찰이 개혁돼야 인권이 보호된다’에서 ‘인권보호가 검찰개혁의 핵심’으로”라고 적었다. 이달부터 시행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따라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가 줄면서 검찰의 역할이 사건 관련인의 인권을 보호하는 쪽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박 후보자는 지난 4일에도 취재진과 만나 “사회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공존의 정의’가 필요하다”면서 “정의가 인권과 함께 어울려야 공존의 정의를 이룬다는 화두를 갖고 검사들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 요청안을 재가하면서 박 후보자는 본격적인 청문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박 후보자는 충북 영동군 6000평대 임야의 재산세를 다른 사람이 대신 납부해왔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앞서 의혹을 제기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박 후보자가 해당 토지에 대해 8년간 재산신고를 누락한 것이 재산새를 다른 사람이 대납했기 때문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해당 임야는 박씨 문중 선산으로 큰집 종손인 박모씨와 작은집 종손인 박 후보자 공동명의로 등기돼 있었다”며 “과세관청으로부터 큰집 종손 박씨에게 해당 임야 전체에 대한 재산세가 부과돼 박씨가 전체 임야에 대한 재산세를 납부해 오다가 박씨 소유 지분 절반이 현재 배모씨에게 이전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배씨가 전체 임야에 대한 재산세를 고지받고 납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과세처분 및 납부가 위와 같이 이뤄진 경위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전지구적 연대 감사”…WHO사무총장, 문대통령에 서한

    “전지구적 연대 감사”…WHO사무총장, 문대통령에 서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과정에서 보여준 한국 정부의 국제적 노력에 감사를 표하는 서한을 보내왔다고 8일 청와대가 밝혔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서한에서 “문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큰 어려움을 초래한 이 위기에 맞서기 위한 전 지구적 연대를 보여줘 감사하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이어 “새 의약품 출시에 따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종식의 희망을 갖게 됐다. ‘코백스 퍼실리티’(백신 공동구매 및 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지원 역시 코로나 종식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또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한국이 문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에서 효과적으로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을 당부했다.문 대통령은 이 서한에 대해 코로나 대응을 위한 WHO의 헌신을 평가하면서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 강화 논의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등 올해도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내용의 답신을 보낼 예정이라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속보] “전지구적 연대 감사” WHO, 문대통령에 서한

    [속보] “전지구적 연대 감사” WHO, 문대통령에 서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과정에서 보여준 한국 정부의 국제적 노력에 감사를 표하는 서한을 보내왔다고 8일 청와대가 밝혔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서한에서 “문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큰 어려움을 초래한 이 위기에 맞서기 위한 전 지구적 연대를 보여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서한에 대해 문 대통령은 코로나 대응을 위한 WHO의 헌신을 평가하면서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 강화 논의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등 올해도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내용의 답신을 보낼 예정이라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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