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재임 중엔 전화도 말라셨는데…” 채현국 이사장 죽음 애도
“시대의 어른, 자유인 모습 그리울 것” SNS채현국, 민주화운동 때 은신처 제공 셋방살이 해직 기자에 집 사주기도대선 때 文지지모임 ‘더불어포럼’ 상임고문효암학원 이사장으로 33년간 무급 업무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별세한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에 대해 “지난 대선 후 전화로 인사를 드렸더니, 대통령 재임 중에는 전화도 하지 말자고 하셨던 것이 마지막 대화가 되고 말았다”면서 “시대의 어른”이라며 발인을 앞두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메시지를 올려 “선생님이 보여주셨던 진정한 자유인의 모습이 늘 그리울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채 이사장은 경남) 양산 지역에서 많은 인재를 배출한 개운중학교와 효암고등학교 운영에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스스로는 무소유의 청빈한 삶을 사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학교와 멀지 않은 제 양산 집에 오시기도 하면서 여러 번 뵐 기회가 있었는데, 연배를 뛰어넘어 막걸리 한 잔의 대화가 언제나 즐거웠고, 늘 가르침이 됐다”고 채 이사장과의 만남을 회상했다.
광산업자 성공 후 유신정권 때 사업 접어
채 이사장은 향년 86세로, 지난 2일 별세했다. 채 이사장은 부친이 운영하던 강원 삼청 도계의 흥국탄광을 운영하며 광산업자로서 성공을 거뒀지만 1972년 10월 유신 정권이 들어선 이후 사업을 접고 재산을 주변에 나눠 줬다.
민주화운동을 하며 도피 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셋방살이하는 해직 기자들에게는 집을 사 주기도 했다.
2017년 대선 때는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회 각계인사의 모임 ‘더불어포럼’에서 상임고문을 맡았다.
1988년 효암고등학교와 개운중학교를 둔 양산의 재단법인 효암학원 이사장으로 취임해 줄곧 무급으로 일해왔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됐고, 발인은 오는 5일 오전 9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