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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실, ARM과 시스템반도체 인재 육성…‘ARM 스쿨’ 추진

    대통령실, ARM과 시스템반도체 인재 육성…‘ARM 스쿨’ 추진

    정부와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이자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인 ARM(이하 암)이 5일 반도체 설계 인력 양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측은 ARM 스쿨을 설립하고 반도체 설계 인력 약 1400명을 양성할 예정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산업통상부와 ARM은 한국 반도체와 AI 산업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양측은 앞으로 워킹그룹을 형성해 ARM 스쿨 설립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RM 스쿨은 ARM의 강점인 반도체 설계 분야에 특화한 교육기관으로, 정부와 ARM은 이를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시스템반도체·팹리스 설계 인력 1400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다. 김 실장은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팹리스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강화할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산업부는 반도체 특성화대학원 지정 등 후속 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ARM 스쿨의 우선 후보지로 광주과학기술원(GIST)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접견하고 “인공지능(AI) 역량을 상·하수도처럼 모든 국민이 누리는 초보적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AI 기본사회 개념으로 대한민국 내에서 모든 국민, 모든 기업, 모든 집단이 AI를 최소한 기본적으로는 활용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손 회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날 때에는 브로드밴드를 강조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AI를 강조했다”며 “이번에는 초인공지능(ASI)을 말씀드리고 싶다. ASI가 다음번으로 임박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 李대통령 만난 손정의 “인류가 금붕어, AI가 인간될 수도“

    李대통령 만난 손정의 “인류가 금붕어, AI가 인간될 수도“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인공지능(AI) 역량을 상·하수도처럼 모든 국민이 누리는 초보적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만나 이렇게 전망하며 “‘AI 기본사회’ 개념으로 대한민국 내에서 모든 국민, 모든 기업, 모든 집단이 AI를 최소한 기본적으로는 활용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정관 산업부 장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등과 함께 손 회장을 맞이하며 전날 내린 첫눈을 언급했다. “대한민국에서는 첫눈을 귀하게 여겨 서설(瑞雪)이라고 하는데, 손 회장을 만나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이어 “손 회장은 이전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 때 좋은 제안을 주셔서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됐다”며 “오늘도 AI와 관련해 대한민국이 세계 3대 강국을 지향하며 노력을 기울이는 데 대한 좋은 제안과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최근에 AI 버블 논란이 있는데, 손 회장님은 다른 견해를 가진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한 얘길 들었으면 좋겠다”며 “대한민국은 AI가 가진 위험성과 유용성을 알고 있다. 위험성을 최소화하고 유용성 측면에 기대해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손 회장께서 한미 통상 협상 과정에 상당한 도움을 주신 것을 모를 것”이라며 “협상 과정에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셨는데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일 간 AI 분야 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손 회장님이 가교 역할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날 때에는 ‘브로드밴드’를 강조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AI를 강조했다”며 “이번에는 초인공지능(ASI)을 말씀드리고 싶다. ASI가 다음번으로 임박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또 범용인공지능(AGI)이 인간의 두뇌와 1대 1로 동일한 수준의 AI라면, ASI는 인간 두뇌보다 1만배 뛰어난 것을 의미한다며 “AGI는 등장할 것이고 인간 두뇌보다 똑똑해질 것은 확실하다”며 “우리가 던질 질문은 AGI가 아니라 ASI가 언제 등장하느냐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마치 금붕어와 인간의 두뇌를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한 것처럼, 인간이 똑똑한지 AI가 똑똑한지를 묻는 자체가 무의미해진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앞으로는 인류가 금붕어가 되고 AI가 인간이 되는 모습이 펼쳐질 것”이라며 “그렇기에 우리가 AI를 통제하고 가르치고 관리하려는 생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방식을 통해 AI와 조화롭게 함께 살아가는 것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마치 우리가 집에 있는 강아지를 죽이려 하지 않는 것처럼, AI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ASI가 우리를 공격하거나 먹을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이 “대체로는 안 그러겠지만 사나운 개가 있다면 걱정되는데 잘 해결되겠느냐”거나 “과학 분야가 아니라 노벨문학상까지 ASI가 석권하는 상황이 오겠느냐”고 물으며 관심을 보이자 손 회장은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한편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구단이 올해 일본시리즈를 석권한 것을 언급하며 “우승하신 것 축하한다”는 인사도 건넸다. 그러자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는 8번 우승했다”며 “아직 만족하기 이르다. 10번 우승해야 한다”고 말하며 웃기도 했다.
  • “헌법존중 TF는 공무원 정신 치유” … 최동석 실언에 인사처 ‘조마조마’ [세종B컷]

    “헌법존중 TF는 공무원 정신 치유” … 최동석 실언에 인사처 ‘조마조마’ [세종B컷]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는 공무원 정신 치유 프로그램입니다.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또다시 논란성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최 처장은 지난 1일 세종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부처별로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공무원을 색출하는 작업이 진행되는 것에 대해 이렇게 답했습니다. 이에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본인의 막말 치유가 우선”이라며 “아첨 떨어 처장이 된 사람이 무슨 낯짝으로 훈계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최 처장은 한국은행과 교보생명보험 등 민간에서 20여년 넘게 인사 경험을 쌓은 인사 조직 실무자입니다. 이런 경력을 인정받아 이재명 정부 초대 인사처장으로 발탁됐지만, 취임 전부터 과거 소셜미디어(SNS)와 저서 등에서 했던 문제의 발언들로 논란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모든 고통의 원천”이라고 했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을 “기획된 사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밖에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정성호 법무부 장관 등 현 정부 인사들을 비난한 사실이 추가로 알려지며 결국 지난 7월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아슬아슬한 언행은 취임 후에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당시 자택에 머물며 즉각 대응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다른 부처가 먼저 복구한 뒤 우리는 나중에 해도 된다. 어차피 엎질러진 물”이라고 답해 질타받았습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내심의 한계가 있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인사처는 최근 공무원 복종의무 폐지, 당직제도 개편 등 굵직한 과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장의 말실수가 반복되면 인사처의 정책 메시지가 희석될 수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처장님이 언론에 나올 때마다 불안하다. 인사처 이미지까지 함께 타격받을까 걱정”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최 처장이 또 설화 논란에 휩싸이면 조직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할지도 모릅니다.
  • [사설] 北 억류 한국인 석방, 정부가 끈 놓는 일 없어야

    [사설] 北 억류 한국인 석방, 정부가 끈 놓는 일 없어야

    대통령실이 어제 우리 국민 6명이 2013년부터 2016년에 걸쳐 간첩죄 등의 혐의로 북한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6명 가운데 내국인 3명은 선교사 김정욱·김국기·최춘길씨로 2013~2014년부터 붙들려 있다고 설명했다. 탈북민 3명의 신원은 재북 가족의 신변 안전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신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억류 대책에 대한 질문을 받고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했다. 상황을 좀더 알아보고 판단하겠다고 답한 뒤 대통령실이 후속 조치로 북한 억류 한국인 현황을 알린 것이다. 박근혜·윤석열 정부에서 석방 촉구 성명을 냈고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직접 송환 요청을 했으나 북한은 여전히 억류자들의 생사 여부조차 함구하고 있다. 2023년 8월 한미일 정상이 합의한 ‘캠프 데이비드’ 성명에 ‘억류자 및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의 즉각적 해결을 위한 3국 공조’가 명시됐다. 한때 통일부가 장관 직속 전담팀도 꾸렸지만 지금은 아예 동력을 잃었다. 우리 정부와 달리 미국은 대통령, 국무장관 등 최고위급이 나서서 억류자 문제 해결에 노력했다. 일본도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우선적으로 납치 피해자 가족 단체를 만나 해결을 다짐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지난 10월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함께 북한에 납치된 요코타 메구미의 모친인 요코타 사키에 등 피해자 가족들과 면담했다. 북한은 일본인 13명의 납치 사실만 인정하고, 그중 5명은 송환했으며 나머지 8명은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평화공존을 위한 남북 관계 개선은 필요하지만 북한에 억류된 국민을 외면해서는 어떤 대북 정책도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다. 정부는 억류자 송환에 대해 관심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국민의 안녕을 외면하는 정부는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한다.
  • [사설] 세계는 숨가쁘게 달리는데, 우리만 엉거주춤 원전

    [사설] 세계는 숨가쁘게 달리는데, 우리만 엉거주춤 원전

    세계 각국이 원전 속도전을 펴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2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이 현금 투자하는 총 7500억 달러 투자처에 대해 “원자력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전력 발전을 위한 원자력 병기고를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대만 경제부는 퇴역한 제2·제3 원전의 재가동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지난달 28일 심사·결정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은 동일본의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연이어 원전 재가동 용인을 밝히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그제 신규 원전 2기에 대한 공론화를 언급했다. 올 2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는 1.4기가와트(GW)급 대형 원전 2기를 건설해 2037~2038년 도입하는 계획이 담겨 있다. 김 장관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연내 부지 공모를 하겠다고 한 만큼 올해를 넘기지 않고 절차를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회의 결정 사항을 공론화하는 것이 옳은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공론화 핑계로 원전 건설을 백지화하려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원전은 우리 주요 수출품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와 튀르키예 순방에서 원전 수출은 주요 의제였다. 정부는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얻기 위해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정작 신규 원전 건설을 보류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국내 탈원전, 해외 수출’이라는 모순을 반복하는 일이다. 인공지능(AI)은 ‘전기 먹는 하마’라고 불린다. 엔비디아가 한국에 우선 공급하기로 한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 가동에 필요한 전기가 1GW로 원전 1기 용량이다.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바람·날씨 등 환경 변화에 따라 전력 생산이 들쭉날쭉해 효율성이 떨어진다. 건설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증설되는 평택 반도체 캠퍼스 등에도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AI 3대 강국’은 안정적 전력 확보를 위한 원전 없이는 허언일 뿐이다.
  • 감사원 “尹정부 정치감사 확인… 산업부 직원들·전현희에 사과”

    김인회 원장 대행 “부끄러운 행위” 유병호 “7개 감사 모두 적법” 반박감사원이 전임 윤석열 정부에서 진행한 주요 감사 과정에서 무리하고 적법하지 않은 절차들이 있었다며 고개숙여 사과했다. 김인회 감사원장 권한대행은 3일 오전 감사원에서 ‘감사원 운영 쇄신 태스크포스(TF)’ 활동 결과 브리핑을 갖고 지난 정부에서 있었던 문재인 정부 겨냥 감사 등과 관련해 “감사 전반에 대해 불법, 부당한 잘못을 확인했다”며 “정치 감사와 무리한 감사로 인해 고통 받은 분들에게 감사원을 대표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김 대행은 특히 “월성 원전 감사로 오랜 수사와 재판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산업통상자원부 직원들과 국민권익위 감사로 검찰 수사를 받고도 불기소 처분을 받은 전현희 전 위원장께는 더욱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며 단상 옆으로 나와 고개를 숙였다. 김 대행은 당시 주요 감사를 지휘한 유병호 전 사무총장(현 감사위원)을 가리켜 “감사원 지휘부는 인사권과 감찰권을 무기로 직원들이 정치감사, 무리한 감사를 하도록 이끌었다”며 “인간으로서 부끄러운 행위이고 감사원으로서 하면 안 되는 행위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9월 설치된 감사원 운영쇄신TF는 권익위 감사를 비롯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월성 원전, GP 불능화 검증, 통계 조작, 사드 배치, 대통령 관저 공사 의혹 등 논란이 됐던 감사들을 다시 점검해 문제점을 밝혀냈다. 이에 유 전 총장은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고 “그 어느 정권의 어느 감사보다도 법과 원칙에 따라 감사를 수행하고 결과를 처리했다”며 “7개 감사가 모두 정당하게 착수됐고 적법·타당하게 수행됐다”고 반박했다.
  • 김이탁 국토 1차관, 관료 출신 ‘주택통’

    김이탁 국토 1차관, 관료 출신 ‘주택통’

    주택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 1차관에 김이탁(56) 경인여대 교수가 지난 28일 임명됐다. 12월로 예정된 정부의 추가 주택공급 대책 준비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30일 국토부에 따르면 김 신임 1차관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국토부에서 주택정책과장, 주택정비과장, 주택건설공급과장,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 등을 역임한 ‘주택통’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으로 주택 정책을 총괄했다. 이후 사단법인 도시와미래 연구소 대표를 거쳐 최근에는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5극3특’ 특별위원으로 참여했다. 전임 이상경 전 차관이 지난달 25일 ‘갭투자’ 논란으로 사의한 지 약 한 달 만에 공백이 해소되면서 12월 예정된 추가 공급대책 준비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안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주거 안정과 국토 균형발전, 도시의 활력 회복 등 주택·국토 정책 전반에 걸쳐 오랜 기간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축적한 정통 관료 출신”이라며 “과거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으로서 대규모 국책사업인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등 정책기획 역량과 실행력을 검증한 실전형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 “민주당 왜 뽑았어” 카톡 논란…민희진 “오래된 지지자인데 왜곡됐다”

    “민주당 왜 뽑았어” 카톡 논란…민희진 “오래된 지지자인데 왜곡됐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과거 직원들의 선거 투표권에 간섭했다는 의혹에 대해 “오랜 시간 민주당을 지지해왔다”며 “하이브가 정치적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반박했다. 민 전 대표는 28일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려 “원래부터 민주당 지지자였고,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직접 뽑았다”고 밝혔다. 이어 “2020년 당시 부동산 정책에 실망해서 한 말이 이렇게 왜곡될 줄은 몰랐다”며 “성남시장 시절부터 이재명 대통령을 꾸준히 지지해왔다”고 했다. 또한 “탄핵 집회에도 참여했고, 시위대에 물품을 지속적으로 보냈다”며 “사적인 카카오톡 대화를 가지고 대체 무슨 프레이밍을 하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문제로 지적된 대화 시기는 어도어 설립 이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겨울철 탄핵 촉구 집회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 시위대 후원 내역, 그리고 지난 6월 조기 대선 때 찍은 본인 사진을 공개하며 자신의 해명을 뒷받침했다. 민 전 대표는 “어제 법정에서 하이브가 쟁점과 관련 없는 정치적 프레임을 걸려고 했다”며 “반박하고 싶었지만 재판장님께서 관련성이 떨어진다고 제지하셔서 말을 아꼈다”고 설명했다. 민 전 대표의 정치 개입 의혹은 하이브와의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 과정에서 제기됐다. 2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재판장 남인수) 변론기일에서 하이브 측 법률대리인은 지난해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증거로 제출했다. 해당 글에는 “선거 전에 직원들을 불러 민주당 찍지 말라고 했다” “민주당을 찍었다고 하면 세 시간씩 질책했다”는 주장이 담겨 있었다. 하이브 측은 2020년 12월 14일 민 전 대표와 한 직원의 카카오톡 대화도 제시했다. 대화에는 “너 민주당 왜 뽑았어” “뽑을 당이 없으면 투표하지 말아야지. 나처럼ㅋㅋ” 등의 메시지가 포함돼 있다. 일각에서는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해 특정 정치 성향을 사실상 강요한 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 “업무와 무관한 정치·가치관을 이유로 반복적 비난을 했다면 직장 내 괴롭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민 전 대표 측은 “본질은 주주간계약의 부당성과 경업금지 독소조항 문제이며, 정치 논란은 하이브의 프레임”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다음 변론기일은 12월 18일에 열린다.
  • 목소리 크다고 다인가요?…‘일잘러’ 與권칠승의 의정 분투기[주간 여의도 Who?]

    목소리 크다고 다인가요?…‘일잘러’ 與권칠승의 의정 분투기[주간 여의도 Who?]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경제계 숙원인 배임죄 완화를 추진하는 걸 놓고 야당을 중심으로 ‘이재명 대통령 구하기’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당 내 경제형벌·민사책임 합리화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고 있는 권칠승(3선·경기 화성병) 의원이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치 공세”라고 맞받았다.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이슈와 맞물려 배임죄 완화가 여야 정쟁의 한복판에 서게 되면 관련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에 단장인 권 의원이 직접 나서 공개 입장을 밝힌 것이다. 권 의원은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무런 대안없는 단순 ‘배임죄 폐지’가 아니다”며 “오랜 세월 모호한 구성요건 때문에 비판받아 온 배임죄를 유형별로 명확하게 ‘대체 입법’을 하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민주당이 배임죄를 폐지하려 한다’는 말은 사실왜곡이며 혹세무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선동 앞에서는 어떠한 대안도, 건설적인 대화도 불가능하다”며 “배임죄 개정안은 국민의힘도 함께 제출한 상태다. 상식에 맞는 대화와 타협을 원한다”고 했다. 선동 대신 처벌 공백을 없애기 위해 명확한 규정을 만드는 작업에 함께 해달라는 것이다. ‘정청래 지도부’가 지난 8월 배임죄 완화 등을 논의할 TF를 발족하면서 단장에 권 의원을 앉힌 것도 방대한 법적 검토, 정무적 고려 등이 필요한 이 임무를 깔끔하게 수행할 최적임자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대 국회 법사위 간사 출신인 권 의원은 당에서 이같은 제안이 오자 즉각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 시절 마지막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권 의원은 중기부 근무 때부터 관심 가졌던 분야를 국회에 돌아와서도 계속 파면서 하나씩 입법으로 연결시키는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 의원으로 평가받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이지만 입법 분야는 상임위를 가리지 않는다.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일부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이슈를 다 빨아들여도 권 의원은 ‘초지일관’ 규제 완화, 산업 진흥 등 할 일을 하는 데 집중한다. 지난 8월 권 의원이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은 비대면 진료 실시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디지털헬스케어, 인공지능(AI) 기반 의료 서비스 확산 등에 대비하기 위해선 비대면 진료의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본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중기부 장관을 하면서 비대면 의료 기술에 대한 필요성을 직접 피부로 느꼈다고 한다. 필수의료, 지역의사와 함께 보건복지위 3대 중점 법안이기도 한 비대면 법제화 법안은 복지위원장안으로 합쳐진 뒤 지난 20일 복지위, 26일 법사위를 통과했다. 국회 본회의 처리만 앞둔 셈이다. 의료AI 발전 필요 ‘생명윤리법’ 개정안 발의사망자 연구대상자 ‘동의 면제 규정’ 신설을리걸테크 진흥법 발의 “이번 국회서 결론을”권 의원은 내친 김에 의료 AI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없애기 위한 ‘생명윤리법’ 개정안을 지난 27일 발의했다. 현행법은 살아 있는 사람과 사망자를 구분하지 않고 ‘연구대상자’로 정의해 법률적으로 대리인을 둘 수 없는 사망자의 경우에도 대리인의 동의가 있어야 의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고 해석될 여지를 남겨 두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장 연구진이 사망자의 의료 데이터를 활용하려면 유족들을 수소문해 이들로부터 서명을 받는 등 어려움이 겪고 있는데, 권 의원은 사망자 연구대상자에 한해선 ‘데이터 활용 동의’를 면제해주자는 것이다. 무분별한 활용을 막기 위해 기관위원회의 승인과 함께 생전에 당사자 또는 배우자·직계혈족이 명시적으로 동의를 거부한 사실이 없고, 동의 거부를 추정할만한 사유가 없는 경우 등 엄격한 조건을 달았다. 앞서 권 의원은 지난 9월 15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사망자를 포함하는 의료데이터 제공 관련 규정을 정비해 연구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발언하며 사망자 의료데이터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했다. 이에 연구자들은 지난달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2차 회의에서 “명확한 규정을 만들어달라”고 건의했고, 권 의원이 한 달 만에 법안 발의로 호응했다. 기존에 축적된 데이터 활용을 제대로 못해 의료AI 발전이 지체되는 비현실적 제도를 손보겠다는 것이다. 권 의원은 28일 “이번 개정안으로 법률 공백 해소와 함께 의료AI·신약 개발 등 관련 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궁극적으로 사망자 의료 데이터를 병원이 아닌 국가가 관리를 하면 데이터를 한 데 모을 수 있고 공적 활용도를 높일 수 있어 의료AI 기술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민감한 데이터인 만큼 이해관계자간 입장이 다를 수 있어 법제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이 의료AI와 함께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법률 AI’로 지난해 7월 관련 법안(리걸테크 산업진흥 및 이용촉진법)을 발의했다. 이 제정법은 AI를 활용한 리걸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격과 함께 이 산업을 지원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소관 부처를 중기부 또는 산업통상부로 할지, 법무부로 할지 고민을 하다가 법무부 산하법이 맞다고 보고 법무부 장관이 5년마다 리걸테크 산업육성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했다. 이 법안은 지난해 9월 법사위 소위로 회부된 뒤 논의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는데 권 의원은 이번 국회에선 결론을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 의원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데에는 중기부 장관 시절 인연을 계기로 여의도에 정착한 변호사 출신 보좌관 등 전문성 갖춘 보좌진이 한몫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되지만 이 대통령의 대표 시절 수석대변인을 지내며 친문과 친명(친이재명)계 간 가교 역할을 했다. 실제 친명 핵심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김민석 국무총리, 국회 ‘입사동기’ 김영진(3선) 의원과도 가깝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 ‘잘못한 대통령’ 1위 윤석열…‘잘 한 대통령’ 1위는 [한국갤럽]

    ‘잘못한 대통령’ 1위 윤석열…‘잘 한 대통령’ 1위는 [한국갤럽]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잘못한 대통령’을 꼽는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많은 혹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25~27일 만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역대 대통령의 공과(功過)에 대한 인식을 조사해 28일 공개한 결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잘못한 일이 많다’는 응답이 77%로 가장 높게 나왔다. ‘잘한 일이 많다’는 응답은 12%에 그쳤다. 윤 전 대통령에 이어 ‘잘못한 일이 많다’는 응답이 많았던 역대 대통령은 전두환(68%)·박근혜(65%)·노태우(50%)·이명박(46%)·문재인(44%)·이승만(40%) 전 대통령 순이었다. 응답자들은 이들 전직 대통령에 대해 공보다 과가 더 많다고 평가했다. 역대 대통령 중 ‘잘한 일이 많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전직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68%)이었다. ‘잘못한 일이 많다’는 응답은 15%였다. 이어 박정희(62%)·김대중(60%)·김영삼(42%) 전 대통령 순으로 ‘잘한 일이 많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갤럽은 2012년부터 이번까지 총 5차례에 걸쳐 같은 주제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은 “10년 새 김영삼·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론이 늘고 부정론이 줄었다”며 “모종의 재평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재임 기간이 짧은 윤보선·최규하 전 대통령은 제외됐다.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접촉률은 44.9%, 응답률은 11.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음주운전·불법숙박업’ 문다혜 2심서 징역 1년 구형

    ‘음주운전·불법숙박업’ 문다혜 2심서 징역 1년 구형

    음주운전과 불법 숙박업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42)씨에게 검찰이 2심에서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7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2-3부(부장 임기환) 심리로 열린 다혜씨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이같이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1심에서도 징역 1년을 구형했으나, 1심 재판부는 다혜씨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다혜씨는 최후진술에서 “제가 저지른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며 “이 사건과 관련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변호인도 최종변론에서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다혜씨는 이날 점퍼를 입고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재판이 끝난 뒤에도 묵묵부답으로 떠났다. 다혜씨는 지난해 10월 5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에서 만취 상태로 차를 몰며 차선을 변경하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딪힌 혐의(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을 초과한 0.149%였다. 다혜씨는 또 서울 영등포구와 양평동, 제주도에서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오피스텔과 빌라, 단독주택을 숙박업소로 운영해 5년간 총 1억 3600만원의 수익을 올린 혐의(공중위생관리법 위반)도 받는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29일 오전 10시 열린다.
  • ‘아동학대 예방’ ‘APEC’ 완성도 높아… 입체적 분석은 부족[독자권익위]

    ‘아동학대 예방’ ‘APEC’ 완성도 높아… 입체적 분석은 부족[독자권익위]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3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192차 회의를 열고 11월 한 달간의 서울신문 보도를 종합 점검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을 비롯해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진재(한국갤럽 여론조사 수석), 윤광일(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 박사과정)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서울신문이 청년과 인공지능(AI), 환율, 온실가스 감축 목표 등 주요 이슈를 단발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추적해 온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 음주운전 차량에 딸을 잃은 대만인 부모 인터뷰, 아동학대 예방의 날 기획 등 이슈면 기사들의 완성도가 높다는 의견도 이어졌으며, 정치 기사 전반에서 중립성이 잘 유지된 점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일부 기사는 사실관계 정리에 머물러 학계 분석, 정책 제안, 국제 비교 등 입체적 분석이 보강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영석 연세대 명예교수‘이슈면’ 그때그때 주요 의제 부각과학·국제 기사 쉽게 접근할 필요11월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가 원만하게 마무리됐고, 관세 협상도 타결됐다. 이러한 굵직한 이슈들과 분권형 개헌 논쟁, 대장동 항소 포기 등 한 달 동안 한국 사회를 흔든 주요 의제들이 지면에 고르게 반영된 점은 의미가 있다. 다만 여러 기사가 사실관계 정리에 머무르면서 구조와 방향성을 제시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지 못한 것은 아쉽다. 무엇이 핵심 쟁점이며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 안내할 수 있다면 독자의 이해 폭은 훨씬 넓어진다. 과학·국제 보도는 보강될 필요가 있다. 난도가 높은 영역이지만, 쉽고 생활적인 설명부터 시작하면 된다. 예컨대 AI를 다룰 때도 기술적 개념 대신 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풀어내면 독자가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독자도 많아질 것이다. 이슈면은 그때그때 중요한 의제를 잘 부각하고 있다. 여기에 독자가 ‘지금 한국 사회가 어디에 서 있는가’와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심층 기획, 그리고 한눈에 들어오는 직관적 기획이라는 두 축을 더 강화하면 더욱 좋겠다. 윤광일 숙명여대 교수 여야 정치 지형 비교 편집 인상적청년 정치인 비중 수치화 돋보여10일자 5~6면 ‘민주 호남 지지율 첫 50%대…정청래 “말보단 일하러 왔다”’ 기사와 ‘국힘 선출직평가위’ 속도전…단체장 하위 20% 배제 검토’를 한 눈에 병렬 배치해 독자가 두 정당의 흐름을 명확하게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한 편집이 인상적이었다. 사진과 기사 배치에서도 균형감이 살아 있었고, 정치 지형을 한눈에 읽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21일자 ‘인구 41%인데 의원 5%… ‘금전 장벽’에 막힌 2030 정치인’ 기사에서는 인구 비율과 국회 내 청년 비중을 수치로 대비해 문제의식을 분명하게 드러낸 점이 돋보였다. 기탁금·공천 구조 같은 제도 장벽을 실제 청년 정치인의 경험과 연결해 풀어낸 구성도 매끄러웠다. 다만 청년 정치인이 영입 이후 어떻게 소모되고 어떤 경로로 정치권 밖으로 밀려나는지까지 추적했다면 더 좋았겠다. 반면 계엄 가담 공직자 색출 기준 보도들은 총리실 입장을 사실상 그대로 전달하는 수준에 머물러, 민주주의 후퇴 논란을 충분히 짚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정부 입장뿐 아니라 학계와 시민사회의 우려를 함께 담았다면 좋았을 것이다. 10일자 국가 AI 컨트롤타워 인터뷰는 인터뷰 대상자가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이라는 점 외에 역할·책임·권한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아, 어떤 국가 전략을 설계하고자 하는지 독자가 파악하기 어려웠다. 허진재 한국갤럽 여론수석 ‘APEC 결산’ 독자의 궁금증 해소아동학대 문제·제도 대안 잘 연결3일자 APEC 결산 기사 ‘빅테크가 한국과 손잡는 이유’는 행사 스케치에 머물지 않고 ‘왜 한국인가’를 중심 질문으로 설정해 독자의 궁금증을 해소한 점이 돋보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에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공급하는 배경을 한국의 반도체·AI 인프라, 정책 환경, 수요 구조 등과 유기적으로 연결지어 설명한 점이 좋았다. 14일자 “한국은 음주운전 처벌이 너무 관대… 얼마나 더 희생돼야 하나요”와 19일자 “부모의 끝없는 학대…친권 빼앗고서야 벗어났다” 기사는 구조적 문제와 제도 대안으로 연결해 해설한 사례로 의미가 있다. 다만 인터뷰 분량을 줄이더라도 대만 사례, 판례, 제도 비교를 조금만 더 보완했더라면 한국 제도의 위치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을 것이다. 3일자 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똑똑한 흙수저 헨리도 좌절하게 하는 부동산 대책’은 사회경제적 계층 이동의 어려움이 청년층의 좌절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설명하는 방식이 문제의 본질을 직관적으로 전달했다. 반면 여론조사 기사 중에는 표본 수가 충분하지 않은 수치를 제목으로 끌어올린 사례가 있어 아쉬움이 있다. 최승필 한국외대 교수온실가스 감축 목표치 의미 설명만환율 기사 ‘일관성 부족’ 독자 혼란9일부터 실린 온실가스 감축 기사는 2035년까지 53~61% 감축이라는 목표치가 갖는 의미를 설명하는 데 그쳤다.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정권 변화에 따라 산업계가 어떤 준비를 해왔는지 등 구조적 맥락이 함께 제시됐다면 독자의 이해가 훨씬 높아졌을 것이다. 14일자 카카오 과징금 판결 단독 기사는 쟁점을 충분히 해설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대법원 판단의 핵심은 ‘카카오는 잘못했지만, 영업정지 대신 과징금을 부과한 행정처분이 적법했는지 여부’인데, 제목만 보면 ‘카카오가 억울하게 과징금을 받았다’는 것으로 읽힌다. 환율 기사들은 여러 날에 걸쳐 원인·해법·전망이 기사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제시되면서 독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환율 담당 기자들이 공동 기획을 통해 문제의식을 통일한다면 설명의 일관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대학가의 AI 컨닝 논란 역시 학생 개인의 윤리 문제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온라인 시험 구조와 AI 가이드라인 부재 등 제도적 요인을 함께 설명해야 분석의 완결성이 생긴다. 김재희 변호사관가 ‘과로미덕’ 구조적 문제 짚어‘청소년 딥페이크 범죄’ 시의적절21~22일자 “올해 연차 딱 이틀 썼어요” 공직사회 여전한 ‘과로미덕’ 기사는 서울신문의 강점인 공공·행정 분야 전문성이 잘 드러난 보도였다. 타 언론이 소홀히 다뤄온 주제를 깊이 추적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과로사 산재 승인 통계와 순직 공무원 사례 등 객관적 자료가 촘촘하게 활용돼 공직사회 장시간 노동 관행의 구조적 문제를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 특히 최근 대통령실 업무 문화가 ‘미덕’처럼 왜곡될 수 있는 위험을 전반적 공직 문화로 확장해 해석한 점이 돋보인다. 17일자 청소년 딥페이크 성범죄 보도는 청소년 가해 증가라는 사회적 위험을 시의적절하게 부각했다. 특히 2024년 법 개정으로 ‘반포 목적’이 없어도 제작만으로 처벌이 가능해진 점, 시청·저장 자체도 처벌 대상이 된 점 등은 독자에게 매우 유용한 정보다. 3일자 월요인터뷰는 일본 개호보험 도입의 설계자를 직접 만나 초고령사회 전략을 짚었다는 점에서 기획의도는 충분히 성취했다. 그러나 제도적 성과 중심으로만 전개되면서 정작 독자가 기초적으로 이해해야 할 개념 설명이 부족했다. 이재현 이화여대 박사과정 ‘AI 커닝’ 다양한 의견 더 담았으면‘월요인터뷰’ 이혼 의미 신선한 접근AI 커닝 기사들은 흥미로웠지만 학생들의 윤리 문제에만 초점을 맞춘 구성이어서 시각이 다소 협소하게 느껴졌다. AI 활용이 실제로 어떤 환경과 조건에서 이뤄지고 있는지, 교수·학생·대학 행정 등 다양한 목소리가 조금 더 담겼다면 현실적 맥락이 풍부해졌을 것이다. 17일자 ‘‘4년제 대졸 2030 장기 백수’ 13개월 만에 최대치’ 기사도 흥미로운 주제였지만, 리드에서 제기한 문제의식과 이후 전개되는 통계 설명의 연결이 다소 매끄럽지 않았다. 앞부분에서 독자의 관심을 강하게 끌어놓고 뒤에서는 전체 장기 실업자 통계 중심으로 흐르면서 최초의 문제 의식이 옅어졌다. 같은 날 실린 월요인터뷰 ‘결혼은 신중하게, 이혼은 신속하게, 나답게 살아야 행복하다’ 기사는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다. 저출생 논의 속에서 이혼을 ‘나답게 살기 위한 선택’이라는 관점으로 풀어낸 점이 신선했고, 통념적 접근에서 벗어나 개인의 삶을 주체적 선택의 문제로 조명한 구성이 인상적이었다.
  • [최광숙 칼럼] 무한 반복되는 ‘권력도취병’

    [최광숙 칼럼] 무한 반복되는 ‘권력도취병’

    최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국회에서 청년 전세대출 정책예산 감액 문제와 관련한 야당 의원의 질의에 “왜 내 딸을 거명하냐”며 고성을 지르고 항의하다 여당 원내대표로부터 혼쭐이 났다. 평소 점잖아 보이던 그가 회의 참석자들이 여러 차례 말릴 만큼 격앙된 모습을 보이자 관가에서 “사람이 변했나”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의 예상치 못한 ‘변신’을 두고 야당 최고위원은 “김 실장이 술 취했나 싶었는데, 권력에 잔뜩 취해 있었다”며 맹폭했다. 심리학자인 대커 켈트너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교수는 ‘권력이 높아질수록 사람은 자제력을 잃고 사회적 규범·윤리를 무시하는 행동이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권력에 취하는 것은 정치 집단을 빼고는 얘기하기 어렵다. 기자는 1990년대부터 국회를 출입하며 3김 시대 권력의 부침을 지켜봤다.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권력의 유효기한은 한정돼 있는데도 집권세력은 마치 천년만년 권세를 누릴 것처럼 착각하다가 험한 꼴을 당하곤 했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전임 정권의 몰락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똑같은 불행을 반복하는 것은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가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정권을 잡은 문재인 전 대통령은 ‘우리 이니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문빠의 열렬한 지지 속에 브레이크 없이 질주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 부작용, 집값 폭등 등으로 경제를 파탄에 빠뜨리고도 보수세력 척결을 위해 적폐청산에 올인했다. 다른 부처는 차치하고 국정원만 보더라도 40여명이 구속되고, 300여명이 검찰 수사를 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완장’을 차고 공직사회의 반대 세력까지 거세게 몰아세웠지만 결국 정권은 보수로 넘어갔다. 문 정부 초기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민주당 20년 집권론’도 그렇게 허언으로 끝났다. 앞뒤 안 가리고 제멋대로 국정을 밀어붙인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충암고·서울법대 동문과 검사 출신을 ‘묻지마’ 중용하더니 현실성 없는 의대 2000명 증원,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등을 막무가내로 강행했다. 그 거침없는 기세에 누구 하나 말리지 못했다. 부인 김건희의 전방위 국정 개입도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자신들의 권력이 영원할 것이라는 믿음 없이는 감히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이들 부부의 행태는 최근 특검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윤·김 부부는 절제되지 않은 권력의 말로를 극명하게 보여 주었다. 12개 혐의로 재판을 받던 이재명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의 시대착오적인 자폭 계엄으로 기사회생해 정권을 잡았다. 이 대통령은 임기 초 실용주의 표방과 야당과의 협치 자세로 국민들에게 기대감을 심어 주고 외교적 성과도 올렸으나 최근 지지율 하락 국면을 마주했다. 그 배경에는 7000억원대 불법 수익금 환수를 포기한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 사법부 장악 시도 등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관리를 위해 사법시스템을 파괴하고 있다는 국민적 우려와 비판이 깔려 있다. 게다가 요즘 내란 가담자를 색출한다며 공무원 75만명의 핸드폰을 뒤지고 동료 공무원들의 제보·투서를 받겠다고 나섰다. 문 정권 때의 적폐청산이 울고 갈 정도의 권력 폭거라는 게 관가 분위기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추미애 법사위원장 등 강경파의 입법 권력 휘두르기는 자신들의 ‘끗발’이 영원할 것처럼 과거 정권의 구태를 넘어 한발 더 나가고 있다. 진보 진영의 원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얼마 전 저서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위험 요인으로 주변인들의 ‘권력도취’를 지적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대통령 지지율이 높을수록 주변 사람들이 (권력에) 도취해서 그 자리를 너무 즐기고 남들은 못 오게 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브레이크 없는 권력의 일방 질주는 말로가 좋지 않았다. 권력을 쥐고 흔들 때는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여기지만, ‘5년 천하’가 끝날 때 세상의 순리와 적법 절차에 따르지 않은 일에는 무서운 후과가 따르기 마련이다. 국민들의 민주 의식은 저만치 앞서가는데 정치권에는 여전히 ‘권력도취병’ 환자들 천지다. 최광숙 대기자
  • [씨줄날줄] ‘복종 의무’ 없는 공무원

    [씨줄날줄] ‘복종 의무’ 없는 공무원

    2017년 11월 인사혁신처는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복종의 의무’(제57조)에 ‘명백히 위법한 경우 이의를 제기하거나 따르지 아니할 수 있으며, 어떠한 인사상 불이익도 받지 아니한다’는 단서가 추가됐다. 국회에서 관련 법률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해당 내용은 사라지고 ‘위법·부당한 인사행정 신고’(제17조의 2)가 생겼다. 복종이 중요한 곳은 군대다. 군인복무기본법은 ‘명령 복종의 의무’(제25조)를 규정한다. 12·3 불법 계엄에 동원된 군대는 다른 장소에서 대기하거나 시간 끌기를 하며 버텼다. 계엄 실패에는 이들의 공로가 컸다. 위법적 명령에는 복종하지 않는 근거를 신설한 개정안들이 발의돼 있다. 판례는 공무원이 위법 명령을 따르면 면책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2·12 사태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반란을 모의한 일선 부대 지휘관들의 내란 혐의를 인정했다. 위법한 명령임을 알았으며, 지시를 이행하지 않을 시간적 여유와 공간적 환경이 갖춰져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독일 전범 재판(뉘른베르크 재판)도 ‘상관의 위법한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는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독일은 군인을 ‘제복 입은 시민’으로 본다.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거나 공식적인 목적에 위배되는 명령에 불복종할 수 있고, 위법하거나 범죄에 해당하면 거부할 권리까지 인정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6월 현충일 추념사에서 “제복 입은 민주시민”이라는 표현을 썼다. 인사혁신처가 어제 ‘복종 의무’를 ‘지휘·감독에 따를 의무’ 등으로 바꾸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공무원 사회 전반의 준비가 시급해졌다. 문재인 정부 당시 적폐 청산 이후 상관 지시 녹음과 ‘깨알’ 기록이 보편화됐다. 상관은 따를 수 있는 지시를 내려야 하고, 실무 공무원들은 부당 지시를 판별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 명쾌한 기준이 없으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공직사회가 더 경직되지 않도록 소통과 교육이 절실해졌다.
  • [데스크 시각] ‘기후 모범국’보다 더 중요한 것

    [데스크 시각] ‘기후 모범국’보다 더 중요한 것

    우리나라가 지난주 브라질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발표했다. 앞서 정부가 확정한 2018년 대비 온실가스 53~61% 감축안이다. 여기에 ‘탈석탄동맹’(PPCA) 가입도 선언했다. 2040년까지 석탄발전소(61기)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겠다는 걸 국제사회에 약속한 것이다. 석탄발전을 기저 전원으로 쓰는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다. 세계 8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자 세계 4위 석탄 수입국인 걸 고려한다면 회피할 수 없고 가야 할 길이다. 우리나라가 ‘기후 모범국’이 되겠다는 걸 어느 국민이 반대하겠나. 그러나 현실 역시 외면할 순 없다. 정부의 감축 목표는 하한선(53%)을 기준으로 산업계가 가까스로 쥐어짠 ‘48% 감축’보다 5% 포인트 높다. 우리나라 NDC는 법제화뿐 아니라 배출권 거래제 할당과도 연동돼 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처벌과 대규모 비용이 발생한다. 2030년까지 철강과 정유, 시멘트, 석유화학 등 4개 업종의 배출권(t당 5만원 기준) 구매 비용만 5조원에 육박한다. 이런 부담을 안고 과연 수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 업종들은 관세 파고와 구조조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굴뚝 업종에선 “공장 문을 닫아야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하소연한다. 또 정부안대로 진행하려면 2035년까지 무공해차를 최소 840만대 보급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부품기업 상당수는 전혀 준비돼 있지 않다. 부품기업 45%가 여전히 내연기관 관련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 생태계를 급격하게 바꾸려면 인력 재배치 같은 구조조정뿐 아니라 대규모 재정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산업계 지원은 지금까지 미미하다.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고 우리나라가 글로벌 기후 모범국이 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1, 3위인 중국과 인도가 감축 시늉만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 나라는 ‘지구 기후를 지키자’는 명분보다 ‘자국민이 먼저 잘살자’는 실리를 택한 것이다. 배출량 세계 2위 미국은 NDC 이행을 약속한 파리협정에서 아예 탈퇴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파리협정 자체가 미국 산업과 경제에 부담을 주는 불공정한 합의”라고 했다. 세 나라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전체의 55%나 된다. 우리만 잘하겠다고 나서서 될 게 아니라는 얘기다. 정부의 속내는 이럴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과정에서 신기술이 개발되고 신시장도 개척할 수 있다. 유럽은 이미 관련 산업 규제를 예고하거나 내놓고 있으니 선제적으로 극복한다면 되레 글로벌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다. 또 강력한 목표를 제시하고 강제해야 조금이라도 배출량을 줄일 것으로 봤을 수 있다. 그런 것을 두루두루 감안해 내놓은 게 문재인 정부의 ‘2030년 40% 감축안’이었다. 당시에도 산업계와 학계 모두 불가능한 목표라고 지적했지만 정부는 밀어붙였고,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실패가 예고돼 있다. 물론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해서 국제사회의 제재나 불이익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2035년에도 또 공수표가 된다면 한국 정부는 기후 모범국에 꽂혀 약속만 남발한다고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어 보인다. 이는 5년 후 새 정부에도 부담으로 남는다. 2040년 NDC 정부안이 후퇴해도, 개선한다고 해도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실용을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이재명 정부가 NDC에선 ‘도그마’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미 관세 협상을 비롯해 외교 부문에선 실용적 접근으로 국익을 극대화한 것과는 영 딴판이다.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 ‘흑묘백묘론’은 이재명 대통령이 정책 방향을 정할 때 금과옥조로 여기는 말들 아닌가. 환경과 에너지 정책에서도 다를 것이 없다. 김경두 산업부장
  • 정청래, 당원 87% ‘1인 1표제’ 찬성에 “거스를 수 없는 대세”

    정청래, 당원 87% ‘1인 1표제’ 찬성에 “거스를 수 없는 대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전당원 1인 1표제’와 관련해 “90%에 가까운 당원의 뜻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 생각한다”며 “당원들의 뜻이 당헌·당규에 잘 반영되도록 당무위와 중앙위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민주주의가 당원의 손으로 완성되는 순간과 과정을 우리는 보고 있다”며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듯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의라는 울타리 안에 머물던 과거의 의사 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당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뜻이 당의 미래를 결정하고 있음을 몸소 느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어느 조직에서도 1인 1표, 헌법에서 보장한 평등 정신을 위반해서는 곤란하다”며 “이제 민주당도 헌법 정신에 뒤늦게나마 발맞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9일과 20일 양일에 걸쳐 실시한 당원 의겸수렴 투표에서 1인 1표제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86.8%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반대는 13.2%였다. 당헌·당규 개정 작업은 당무위원회·중앙위원회 의결을 거쳐 다음 주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정 대표는 또 “내란전담재판부를 구성해야 하지 않냐는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당원 요구가 많은 것도 잘 안다”면서도 “지금은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해외 순방 중으로, 순방 외교가 빛바래지 않도록 당정대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내대표와도 이런 문제는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으니 당원들은 그렇게 알아주길 바라고 가부간 머지않은 기간 입장 표명할 날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전남 신안군에서 발생한 대형 여객선 좌초 사고를 거론하며 “개인 실수나 잘못이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미리 철저한 대책과 여러 단계의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오는 26일 재해재난특별위원회 발대식을 열고 관련 매뉴얼을 발표한다. 정 대표는 전날 한 방송에서 다룬 45년 전 침몰한 해양경찰 72정 인양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45년 전 동해 어민 보호를 위해 경비에 나선 9명의 해양경찰, 8명의 의무전투경찰 등 17명의 대한민국 청년이 수심 108m 아래 바닷속에 잠겨 있다”며 “국가가 이들을 구해야 한다. 인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때도 노력했으나 코로나19 국면 인양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이들이 가족 품에 돌아올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인양에 필요한 예산을 어떻게든 (확보)해 보겠다”고 했다.
  • 중앙지검장에 ‘항소 포기 관여’ 박철우

    중앙지검장에 ‘항소 포기 관여’ 박철우

    대검 반부패부장 주민철 임명與법사위원, 검사장 18명 고발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19일 서울중앙지검 수장으로 박철우(사법연수원 30기)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이 임명됐다. 정진우 전 중앙지검장이 사표를 제출한 지 11일 만이다. 발 빠른 검찰 고위간부 인사로 수뇌부의 빈자리를 채워 조직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항소 포기 결정 과정에 역할을 맡은 것으로 지목된 박 검사장이 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하면 검찰 내부 동요가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법무부는 이날 이런 내용이 포함된 검사장급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실시했다. 부임일은 오는 21일이다. 법무부는 “서울중앙지검장 사직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결원을 충원해 검찰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고 그와 함께 대검 검사급 검사의 인적 쇄신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항소 포기 결정에 절차적 문제가 없는 만큼 인사를 통해 흔들리는 조직 기강을 다잡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대검 반부패부장에는 주민철(32기) 중앙지검 부장검사가, 서울고검 차장에는 정용환(32기) 서울고검 감찰부장이 각각 임명됐다. 이정현(27기)·고경순(28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각각 수원고검장과 광주고검장으로 전보됐다. 지검장급에서 고검장급으로 사실상 승진 발령됐다. 울산지검 특수부장, 광주지검 특수부장, 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장 등을 거친 박 신임 중앙지검장은 ‘특수통’으로 분류된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시절 법무부 대변인을 지냈고, 중앙지검 2차장을 역임하는 등 문재인 정부 시기 주요 보직을 거쳤지만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사실상 좌천됐다. 지난 7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 대검 반부패부장을 맡았다. 박 검사장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결정 당시 대검 지휘라인에 있으며 중앙지검에 ‘재검토’ 지시를 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기도 하다. 대장동 사건 공소 유지를 맡았던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박 부장이 수사팀의 항소 요구에 재검토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적었다. 정 전 지검장도 사의를 표명하며 ‘중앙지검이 항소해야 한단 취지로 설득했으나, 대검의 반대에 부딪혀 관철하지 못했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박 검사장은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이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직을 뒤흔든 사태와 관련된 인사가 대장동 사건의 공소 유지를 책임지는 중앙지검장이 되면서 검찰 내부에선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수사팀뿐 아니라 일선 검사들과 검사장들까지 의문을 제기한 가운데 책임자 중 하나를 수장으로 보낸 상황이라 내부 반발이 거셀 것”이라고 전했다. 과거 검찰의 ‘유배지’로 꼽히던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있던 검사장급 2명을 고검장으로 끌어올린 것을 두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선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와 관련해 설명을 요구한 성명에 이름을 올린 검사장 중 일부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보내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성명을 낸 검사장 중 최고참 격인 박재억(29기) 수원지검장과 노만석 전 검찰총장 권한대행에게 직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송강(29기) 광주고검장이 제출한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현 대검 차장과 주 대검 반부패부장, 박 신임 중앙지검장으로 이어지는 반부패 수사 지휘부 라인이 향후 이 대통령 관련 사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관심이 모인다. 현직 부장검사는 “인사 의도가 더욱 명확해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또 다른 부장검사는 “조직 안정화에 방점이 찍혔다고 하는데, 실제 그럴 가능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앞으로가 더욱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항소 포기에 반발한 박재억 지검장 등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날 고발은 법사위 차원으로 민주당 지도부와 상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 사건은 엄정하게 처리돼야 하며 위법 행위가 확인된다면 강력한 처벌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 문재인, 前 대통령 최초 ‘유튜버’…“잊히고 싶다더니?” [포착]

    문재인, 前 대통령 최초 ‘유튜버’…“잊히고 싶다더니?” [포착]

    문재인 전 대통령이 17일 자신이 운영하는 서점 ‘평산책방’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다. 전직 대통령이 유튜브 방송에 직접 나온 건 처음이다. 유튜브 채널 ‘평산책방’은 17일 ‘시인이 된 아이들과 첫 여름, 완주’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이 채널은 재단법인 평산책방이 기획했고 제작은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겸손방송국이 맡았다. 탁현민 국회의장 행사자문기획관과 함께 출연한 문 전 대통령은 평산책방에서 책 소개를 했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뒤 경남 양산시 하북면에 평산책방을 열고 운영 중이다. 그는 강성민 외 75명이 지은 청소년 시집 ‘이제는 집으로 간다’를 소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책은 평산책방이 직접 출판했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할 수 있었다. 조금 더 책이 많이 팔린다면 아이들에게 얼마씩이라도 인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시인이야, 시집도 나왔고 인세도 받았어’ 해서 그런 자긍심을 세상에서 (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연관 추천 책으로는 박성우 시인의 첫 청소년시집 ‘난 빨강’, 류기인 창원지법 소년부 부장판사 등이 지은 ‘네 곁에 있어 줄게’를 골랐다. 이 영상은 게시 하루 만인 18일 현재 조회수 3만 7000회, 댓글수 6000개를 기록하고 있다. “잊히고 싶다더니 유튜브 왜 하나?”문 전 대통령은 과거 “퇴임 후 잊혀진 대통령이 되고 싶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퇴임 후 평산책방을 운영하며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SNS) 채널로 지지자들과 소통하는가 하면, 지난 4·10 총선 전면에 등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유튜브 출연을 놓고 “잊히고 싶다더니 왜 자꾸 나오나”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1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탁현민씨는 “잊혀진다는 게 현실 정치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서 이제는 생활인으로 혹은 전 대통령으로서 품위와 품격을 지키면서 사는 모습 아닐까? 그게 잊히는 거 아닐까”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는 아름다운 전 대통령을 가진 기억이 없다. 저는 문 전 대통령이 그런 대통령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며 “그걸 마치 정치 현실에 관여해서 뭔가 의도를 갖고, 어떤 목적을 갖고 일하는 것처럼 혹은 행동하는 것처럼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그렇게 보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내년 지방선거 염두에 두고 유튜브 출연한 거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서는 “대단한 발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탁씨는 “설사 문 전 대통령이 유튜브에서 책 소개해서 지방선거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며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문 전 대통령은) 책 얘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치 얘기는 일절 안 하나’라는 물음에 “정치를 어디까지 보느냐는 모른다. 이를테면 ‘다들 계엄, 내란 극복하고 기운 내세요’, 이것도 정치적인 발언이라면 발언일 수 있을 거 아닌가. 상식적으로 현실 정치에 개입하시는 말씀을 하진 않으실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 [사설] “5년 뒤 中에 전부 추월”… 833조 국내 투자, 방파제 돼야

    [사설] “5년 뒤 中에 전부 추월”… 833조 국내 투자, 방파제 돼야

    삼성, SK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향후 5년간 833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그제 밝혔다. 10년간 미국에 3500억 달러(약 511조원)를 투자하는 데 따른 국내 제조업 공동화 우려에 재계가 대규모 투자로 화답한 것이다. 삼성그룹은 반도체5공장,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등에 450조원을 투자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로보틱스 등에 125조원, SK그룹은 반도체 제조설비 등에 128조원, LG그룹은 소재·부품·장비 기술 개발 등에 100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HD현대(15조원), 한화(11조원), 셀트리온(4조원) 등도 동참했다. 재계의 발표는 고무적이나 실행이 담보된 것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9대 그룹은 5년간 42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인 2022년에 발표된 10대 그룹의 향후 5년간 투자액은 1055조원이었다. 발표가 실제 실행됐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기업 의지 탓도 있지만 규제 완화는커녕 주 52시간제, 비정규직의 제로화 등 규제는 늘고 미중 패권 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도 있다. 기업들이 안팎으로 부대끼니 경쟁력은 뚝뚝 떨어진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어제 중국이 5년 뒤에 우리나라의 10대 수출 주력 업종을 모두 앞설 것이라는 경고를 내놨다. 해당 업종의 200개사가 답한 현장의 인식이다. 이들은 철강, 일반기계,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자동차 및 부품 등 5개 업종의 기업 경쟁력은 중국이 이미 추월했다고 평가했다. 이대로 가다간 반도체, 전기전자, 선박, 석유화학, 바이오헬스 등 5개 업종마저 중국에 역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절대 현실화돼서는 안 될 전망이다. 우리 경제는 제조업 중심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구조다. 수출 경쟁국인 중국은 국가 주도 총력전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업의 대규모 투자 발표에 “혁신의 발목을 잡는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히 개선하고, 기업과 정부가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답했다. 기업의 투자 계획도, 이 대통령의 규제 개혁 약속도 허언에 그쳐서는 안 될 일이다. 여야는 지난 13일 본회의를 열고 무쟁점 법안 일부를 통과시켰으나 반도체특별법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법은 아직이다. 반도체 연구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예외 허용 여부도 미정이다. 기업들이 규제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산업현장의 장애 요인을 파악해 해결하는 구체적 실행 로드맵이 발등의 불이다. 기업들이 833조원의 국내 투자로 경제의 방파제를 세울 수 있도록 정부와 여야가 한시라도 빨리 움직이기 바란다.
  • 이재명 정부 첫 남북 군사회담 전격 제안

    이재명 정부 첫 남북 군사회담 전격 제안

    국방부가 17일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MDL) 기준 설정’에 대해 논의하자며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전격 제안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군사회담 제안이다. 2018년 문재인 정부를 끝으로 군사회담이 열리지 않은 가운데 북한이 호응할 만한 의제를 던져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국방부는 이날 김홍철 정책실장 명의로 “남북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개최해 군사분계선의 기준선 설정에 대해 논의할 것을 공식 제안한다”며 “한반도 긴장 완화와 군사적 신뢰 회복을 위한 제안에 대해 북측의 긍정적이고 빠른 호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회담을 제안한 이유에 대해 국방부는 북한군이 MDL 일대에 전술도로와 철책선을 설치하고 지뢰를 매설하는 과정에서 일부 인원이 MDL을 넘어오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 간 채널을 통해 물밑으로 대화 의지를 지속 전달했지만 북한의 반응이 없었고 결국 이날 담화를 통해 군사회담을 공식 제안했다고 한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설치했던 ‘군사분계선 표지물’이 상당수 유실되면서 현재 일부 지역 경계선을 두고 남북 간 인식 차이가 있다. 군에 따르면 당초 표지판은 한반도 허리를 가로지르는 250㎞ 길이의 MDL에서 약 500m 이내 간격으로 총 1200여개가 설치됐으나 현재는 200여개만 제대로 식별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8월 MDL 인근에서 작업하던 북한군 30여명이 MDL 이남으로 침범해 우리 군이 경고사격으로 대응하는 등 북한군의 MDL 침범도 잦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침범이 10회 미만이었지만 올해는 10여 차례 있었다고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우리가 제안한 것은 MDL 인식에 대한 부분을 일치시키자는 것”이라며 “인식이 공유되는 부분은 그대로 하고, 표지판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은 확인해 새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일치가 안 되면 계속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의 제안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 구상인 END 이니셔티브(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END 이니셔티브로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한반도 새 시대를 열어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한미 관세·안보 협상이라는 큰 숙제를 마무리한 정부가 이제 본격적으로 남북 관계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관세라는 외교적 고비를 하나 넘었으니 남은 숙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MDL에서 쓸데없는 (남북 간) 오해의 여지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도 이날 “북측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나오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후 실제 회담이 열리면 통일부도 관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북한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연이은 대북 유화정책에도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센터장은 “대통령이 메시지를 여러 차례 발신했는데도 응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이 접촉할 필요성을 납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북한은 한국이 아니어도 강력한 동맹을 얻었기 때문에 당장 한국하고 거래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짚었다. 국방부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남북 국방장관 회담은 2회(2000·2007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은 10회, 남북 군사실무회담은 40회가 열렸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서 그해에만 8~10차 장성급 군사회담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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