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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이번엔 ‘대북송금 조작’ 특검… 與, 김정숙 여사 특검 맞불

    민주, 이번엔 ‘대북송금 조작’ 특검… 與, 김정숙 여사 특검 맞불

    민주 “검찰 허위진술 강요 규명을”반윤 검사 출신 이성윤 대표 발의檢총장 “겁박이자 사법방해 특검”與도 김여사 인도 방문 의혹 조준일각 “수사하면 될 일” 신중론도“특검 남발, 민생 현안 블랙홀 우려” 더불어민주당이 3일 ‘쌍방울 대북송금 관련 검찰조작 특검법’을 발의하며 정부·여당을 향해 특검 공세를 강화했다. 민주당이 내놓은 특검법 중 ‘검찰 수사’ 자체를 겨냥한 것은 처음으로, 민주당은 형사책임뿐 아니라 검사 탄핵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등과 관련한 특검법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앞서 발의한 채 상병 특검법·김건희 여사 종합 특검법에 이어 곧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도 내놓을 계획이어서 제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시작된 특검 정국의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정치검찰 사건조작 특별대책단은 ‘김성태 대북송금 관련 이화영·김성태에 대한 검찰의 허위 진술 강요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대표적인 ‘반윤’(반윤석열) 검사 출신인 이성윤 의원이 주도해 총 14명이 참여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표적 수사하려 쌍방울그룹의 주가 조작 사건을 대북송금 사건으로 만드는 한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허위 진술하도록 회유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대책단을 이끄는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정적 제거, 이 대표 죽이기에 온갖 조작 수법이 난무한다. 정치검찰이 오늘 특검법 발의 1등 공신”이라고 말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검찰의 잘못된 수사 방식에 대해 수사하도록 하는 첫 특검”이라고 했다. 반면 이원석 검찰총장은 기자들을 만나 “검찰에 대한 겁박이자 사법 방해 특검”이라고 반박했다. 대검찰청은 입장문에서 “판결 선고를 앞둔 사건을 특검으로 다시 수사하자고 하는 것은 형사사법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입법권 남용”이라고 규정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문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 논란이 됐던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국정원 특수활동비 대납 의혹 등과 관련해 특검법을 발의했다. 다만 당 안팎의 반응은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김정숙 특검법 추진이) 당론으로 정해진 건 아니다”라며 수사가 먼저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간 국민의힘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의 수사 결과를 우선 지켜봐야 한다”는 논리로 반대했다는 점에서 특검법 발의는 적절치 않다는 평가도 나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100% 정쟁용”이라고 비난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통상 검찰의 수사가 상대적으로 야권에 불리해서 제기하는 게 특검이라며 “(김정숙 특검법은) 생쇼”라고 꼬집었다. 오히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국민은 국방부와 대통령실의 설명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의혹 해소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특검이 남발되고 사법의 정치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정치권이 민생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22대 국회가 제대로 시작하기 전부터 여야 의원들이 진영 싸움의 투사가 됐는데 갈등을 해결할 주체가 보이지 않으니 문제”라고 지적했다.
  • 대통령실 “남북 신뢰 회복 때까지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대통령실 “남북 신뢰 회복 때까지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3일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 군사합의 전체의 효력을 정지하는 안건을 4일 국무회의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안보실은 이날 오전 11시 김태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 주재로 NSC 실무조정회의를 개최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보실은 “최근 북한의 일련의 도발이 우리 국민들에게 실제적인 피해와 위협을 가하는 상황에서 이미 북한의 사실상 폐기선언에 의해 유명무실화된 9·19 군사합의 전체 효력을 정지하는 안건을 4일 국무회의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조치는 우리 법이 규정하는 절차에 따른 정당하고 합법적인 것이며, 그동안 9·19 군사합의에 의해 제약받아 온 군사분계선 일대의 군사훈련이 가능해지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리의 보다 충분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가능하게 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보실은 “정부는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나가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의 참석자들은 북한이 도발을 지속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추가적으로 취해나가기로 하고, 위의 회의 결과를 대통령과 NSC 상임위원들에게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김태효 NSC 사무처장, 김홍균 외교부 1차관, 김선호 국방부 차관, 황원진 국가정보원 2차장, 김병대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정부는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하기로 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려면 9·19 군사합의 효력을 먼저 정지해야 한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회담에서 채택한 ‘9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로, 판문점 선언에 담긴 비무장지대(DMZ) 비무장화 등을 이행하기 위한 후속 조치들이 명시됐다. 북한은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고 도발을 지속해왔으며, 지난해 11월에는 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같은 달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 조치를 한 바 있다. 한편 전날 북한은 “남측으로 쓰레기 등을 매단 오물 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하겠지만, 다시 북한으로 ‘삐라’(전단)를 보내온다면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 [사설] 종부세·상속세 완화로 경제 활력 불어넣길

    [사설] 종부세·상속세 완화로 경제 활력 불어넣길

    22대 국회 벽두 여야가 종합부동산세 및 상속세 완화 등 세제 개편 필요성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이 ‘1주택 종부세 폐지’를 검토하고 나서자 국민의힘은 한발 더 나아가 종부세를 비롯한 부동산 세제 전반을 개편할 것을 제안하고 나섰다. 대통령실에선 종부세 전면 폐지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아직 설익은 구상들이긴 하나 현행 종부세와 상속세가 부동산 시장과 기업 활동을 일정 부분 옥죄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이들 세제의 대대적 정비는 불가피하다고 하겠다. 2005년 노무현 정부가 부동산 투기 억제를 명분으로 도입한 종부세는 이후 최고세율을 점차 올리면서 중산층까지 과세 대상에 편입시켜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집값 폭등으로 인한 세금폭탄이 다수 국민에게 고통을 안기는 결과로 이어졌다. 종부세 개편과 관련해 민주당은 1주택자 폐지에, 국민의힘은 다주택자 중과세율 완화에 방점을 두고 있으나 이 정도의 이견은 충분히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다음달 정부가 세제 개편안을 확정해 국회에 내놓을 때까지 여야가 합리적 방안을 도출하길 기대한다. 해묵은 쟁점인 상속세 완화도 이참에 정비하기 바란다.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무려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이런 과도한 세율로 인해 기업 경영이 위축되고 편법과 불법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국가 경제 차원에서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고 하겠다.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세제 개편은 시급해 보인다. 다만 재정 형편은 잘 살피기 바란다.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세수 펑크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세제 개편이 경기 회복과 세수 증대의 선순환으로 이어지도록 당국은 정교한 대책을 세우기 바란다.
  • 종부세, 세제개편 킬러문항… 형평성·세수펑크·지방재정 셈법 복잡

    종부세, 세제개편 킬러문항… 형평성·세수펑크·지방재정 셈법 복잡

    종부세, 징벌적 과세 논란다주택자 중과세율 폐지 검토최고 5.0% →2.7% 일반세율로1주택자 면제, 공정한가5억 3채보다 20억 1채가 덜 내‘똘똘한 한 채’ 쏠림 심화 우려세수 결손 문제 없나올 1~4월, 작년 대비 8.4조 줄어작년만큼 걷어도 30조대 ‘구멍’지방재정 악재인가국세로 교부금 명목 지방 배분폐지 땐 균형 발전 타격 불가피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 논의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일부와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구 의원을 중심으로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폐지’ 주장이 제기돼 의제를 선점당하는 모양새가 되자 정부·여당이 전격적으로 종부세 폐지 검토로 맞불을 놓으면서다. 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오는 7월 발표 예정인 세제개정안에 종부세 개편을 포함하는 방안을 두고 정부가 본격적인 내부 검토에 돌입했다. 종부세는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도입됐다. 역대 정부에서 부침을 겪은 끝에 현재는 공시가격 9억원(1가구 1주택자는 12억원) 이상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부과된다. 종부세 논란은 문재인 정부 때 최고조에 달했다. 2019년 종부세 중과 제도를 도입해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면서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주택 가격이 폭등하면서 종부세 납부 대상은 한때 120만명에 육박했다. 기재부는 일단 ‘징벌적 과세 체계’인 다주택자 중과세율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2022년 2주택자 이상에 대한 중과세율을 없애는 세제 개편에 나섰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2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만 폐지됐다. 현재 3주택자부터는 최고 5.0%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3주택자들도 일반세율(0.5~2.7%)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해 윤석열 정부 출범 첫해에 추진했던 이른바 ‘징벌적 과세 정상화’부터 매듭짓겠다는 것이다. 다만 기재부는 ‘종부세 중과세율을 낮추는 방안에 정부가 무게를 두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종부세는 다주택자를 ‘투기자’로 판단하고 있는 데다 투기라는 일탈 행위를 했다고 세금을 더 많이 부과하는 징벌적 과세 체계”라며 “단순히 주택 수가 많은 사람을 대자산가로 판단해서 재산 가치에 비례해 과세해야 한다는 원칙을 어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0년 서울 강남구, 서초구 등에 주택을 보유한 청구인들이 문재인 정부의 종부세 개편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30일 “부동산 가격 안정을 도모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려는 정책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며 합헌 판결을 내렸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징벌적 과세니, 이중과세니 하는 주장은 헌재에서 (아니라고) 결론을 내린 사안”이라고 했다. 야당에서 주장하는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폐지 역시 논란이 적지 않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부동산 투기와 상관없는 국민에게 강남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종부세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징벌적 요소가 있다”며 “최소한 1주택자는 살기 위해 집을 보유하는 것이므로 종부세는 부과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1주택자는 실거주 목적이기에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비유되는 고가 아파트로의 쏠림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동시에 중저가 주택을 여러 채 소유한 국민과의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예컨대 5억원짜리 주택 3채를 보유한 국민은 총합 15억원으로 중과세율 2.0%를 적용받지만 20억원짜리 1채를 보유한 1주택자는 중과세에서 제외돼 기본세율 1.3%만 부과되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1주택자 종부세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1주택자는 선하고 다주택자는 나쁘다’는 프레임인데 동의할 수 없다”며 “집값이 오르는 것은 정부에서 해당 지역 인프라에 투자했기 때문이므로 1주택자도 세금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종부세를 폐지할 경우 대규모 세수 결손 역시 우려되는 지점이다. 올해 1~4월 국세 수입은 125조 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 4000억원 줄었다. 남은 기간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의 세금이 걷힌다면 30조원이 넘는 결손이 발생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4조 1000억원이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종부세가 폐지된다면 ‘세수 펑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또한 종부세 수입은 전액 부동산교부금으로 지방에 지급되고 있어 지방 재정 악화도 불가피하다. 서울에서 절반에 가까운 46.1%의 종부세가 걷혀 지방에 배분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종부세가 줄어들면 수도권과 지방 간 재정 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집값이 오르는 지역에 집을 사는 행위가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고 왜곡시키지만 이를 막을 세제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현 상황에서 갑자기 종부세를 완화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 AI·반도체 전기수요 느는데… 신규 원전 ‘3대 난제’ 산 넘어 산[뉴스 분석]

    AI·반도체 전기수요 느는데… 신규 원전 ‘3대 난제’ 산 넘어 산[뉴스 분석]

    2038년까지 대형 원전 최대 3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등 원전 4기를 신규 건설한다는 내용을 담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이 지난달 31일 발표됐다. 9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전기본 총괄위원회가 정부에 권고한 실무안이 확정되면 현재 26기인 가동 원전은 공사 중인 새울 3·4호기, 신한울 3·4호기를 더해 2038년 34기로 늘어난다. 윤석열 정부에서 수립된 10차 전기본(2022)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을 뒤집은 데 이어 9년 만에 신규 원전 건설이 가시화된 것이다.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AI) 전쟁과 반도체 패권 경쟁 등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에 대응하려면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단가가 낮고 수급이 안정적인 원전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하지만 대형 원전은 부지 확보부터 준공까지 평균 14년 가까이 걸린다. 정부의 예측 수요를 충족하려면 1년 안에 부지 선정을 마쳐야 하는데 지역사회와의 갈등이 예상되는 데다 SMR은 표준설계 인가조차 나지 않아 상용화가 지연될 수 있다. 정권에 따라 에너지 정책 근간이 흔들려 온 점 또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총괄위는 2038년 최대전력수요를 129.3GW(기가와트)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최대수요(98.3GW)보다 30% 이상 많다. ‘전기 먹는 하마’인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가 2030년엔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4GW를 썼다. 대형 원전 2.8기에 해당한다. 경기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가 들어서는 2038년엔 15GW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총괄위는 2038년 목표설비를 157.8 GW로 산출했다. 발전설비 고장, 건설 지연 가능성 등을 고려해 예비율 22%를 더했다. 현재 설비만으론 2037~2038년 4.4GW의 설비가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부족분은 1기당 1.4GW인 한국형 원자로 APR1400을 3기까지 건설하면 충당할 수 있다고 봤다. 0.7GW 분량의 SMR 1기로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기후행동의원모임은 “강력한 수요 관리로 전력수요를 줄여 가야 할 시점에 되레 늘려 잡은 것은 기후위기 대응 의지가 실종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도 ‘함께’ 간다. 발전량 중 신재생 비중은 2030년 21.6%에서 2038년 32.9%로 늘어난다. 정부는 “무탄소 전원의 큰 축인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균형 있는 확대를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실무안이 확정되면 원전을 포함한 무탄소 에너지 비중은 2023년 39.1%에서 2038년 70.2%까지 늘어난다. 실무안은 부처 협의, 국회 상임위원회 보고를 거치게 된다. 통상 3~4개월이 걸린다. 민주당 등 범야가 다수 의석을 갖고 있지만 국회 동의가 필요한 사안은 아니다. 물론 정권이 바뀐다면 원점 재검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결국 원전 안전성에 대한 국민 우려를 불식시켜 주민들의 동의를 조기에 끌어낼 수 있느냐에 이번 전기본의 운명이 달려 있다. 당장 환경운동연합은 “가장 큰 문제는 원전 확대만 고집한 것”이라며 “원자력 진영의 이익만 반영한 실무안은 전면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우영 전기본 총괄위원은 “주민 수용성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착공이 지연되면 그만큼 다른 무탄소 전력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말했다.
  • ‘종부세 개편’ 급물살…형평성·세수펑크·지방재정 난제 풀어야

    ‘종부세 개편’ 급물살…형평성·세수펑크·지방재정 난제 풀어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 논의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일부와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구 의원을 중심으로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폐지’ 주장이 제기돼 의제를 선점당하는 모양새가 되자 정부·여당이 전격적으로 종부세 폐지 검토로 맞불을 놓으면서다. 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오는 7월 발표 예정인 세제개정안에 종부세 개편을 포함하는 방안을 두고 정부가 본격적인 내부 검토에 돌입했다. 종부세는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도입됐다. 역대 정부에서 부침을 겪은 끝에 현재는 공시가격 9억원(1가구 1주택자는 12억원) 이상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부과된다. 종부세 논란은 문재인 정부 때 최고조에 달했다. 2019년 종부세 중과 제도를 도입해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면서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주택 가격이 폭등하면서 종부세 납부 대상은 한때 120만명에 육박했다. 기재부는 일단 ‘징벌적 과세 체계’인 다주택자 중과세율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2022년 2주택자 이상에 대한 중과세율을 없애는 세제 개편에 나섰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2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만 폐지됐다. 현재 3주택자부터는 최고 5.0%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3주택자들도 일반세율(0.5~2.7%)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해 윤석열 정부 출범 첫해에 추진했던 이른바 ‘징벌적 과세 정상화’부터 매듭짓겠다는 것이다. 다만 기재부는 ‘종부세 중과세율을 낮추는 방안에 정부가 무게를 두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종부세는 다주택자를 ‘투기자’로 판단하고 있는 데다 투기라는 일탈 행위를 했다고 세금을 더 많이 부과하는 징벌적 과세 체계”라며 “단순히 주택 수가 많은 사람을 대자산가로 판단해서 재산 가치에 비례해 과세해야 한다는 원칙을 어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0년 서울 강남구, 서초구 등에 주택을 보유한 청구인들이 문재인 정부의 종부세 개편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30일 “부동산 가격 안정을 도모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려는 정책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며 합헌 판결을 내렸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징벌적 과세니, 이중과세니 하는 주장은 헌재에서 (아니라고) 결론을 내린 사안”이라고 했다. 야당에서 주장하는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폐지 역시 논란이 적지 않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부동산 투기와 상관없는 국민에게 강남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종부세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징벌적 요소가 있다”며 “최소한 1주택자는 살기 위해 집을 보유하는 것이므로 종부세는 부과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1주택자는 실거주 목적이기에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비유되는 고가 아파트로의 쏠림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동시에 중저가 주택을 여러 채 소유한 국민과의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예컨대 5억원짜리 주택 3채를 보유한 국민은 총합 15억원으로 중과세율 2.0%를 적용받지만 20억원짜리 1채를 보유한 1주택자는 중과세에서 제외돼 기본세율 1.3%만 부과되기 때문이다.임 교수는 “1주택자 종부세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1주택자는 선하고 다주택자는 나쁘다’는 프레임인데 동의할 수 없다”며 “집값이 오르는 것은 정부에서 해당 지역 인프라에 투자했기 때문이므로 1주택자도 세금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종부세를 폐지할 경우 대규모 세수 결손 역시 우려되는 지점이다. 올해 1~4월 국세 수입은 125조 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 4000억원 줄었다. 남은 기간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의 세금이 걷힌다면 30조원이 넘는 결손이 발생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4조 1000억원이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종부세가 폐지된다면 ‘세수 펑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또한 종부세 수입은 전액 부동산교부금으로 지방에 지급되고 있어 지방 재정 악화도 불가피하다. 서울에서 절반에 가까운 46.1%의 종부세가 걷혀 지방에 배분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종부세가 줄어들면 수도권과 지방 간 재정 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집값이 오르는 지역에 집을 사는 행위가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고 왜곡시키지만 이를 막을 세제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현 상황에서 갑자기 종부세를 완화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 욱일기 게양 원했던 日…“초계기 사건 규명 없어 불만 남아”

    욱일기 게양 원했던 日…“초계기 사건 규명 없어 불만 남아”

    한일 국방장관이 약 6년 만에 ‘초계기 갈등’을 봉합한 회담 자리에서 일본 측이 해상자위대 함정의 욱일기 형상 자위함기 사용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 측의 반대로 합의 사항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2일 요미우리신문은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을 계기로 1일 열린 한일 양자회담 자리에서 일본 측의 이러한 요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의 막판 쟁점은 자위함기였다. 한국 측은 회담 합의 보류까지 거론하며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았고 결국 국방장관 회담 합의 사항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 1954년 자위대법 시행령 채택으로 자위대 선박은 자위함기를 일장기와 함께 게양해야 한다. 하지만 자위함기가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 모양이어서 문제가 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11월 한국 하군 주최 국제관함식에 해상자위대를 초청하면서 자위함기를 빼라고 요구했지만 일본이 반발하면서 행사에 불참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부산에서 열린 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앤데버23’에 참가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입항했다. 당시 한국 국방부는 국제적 관례라며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이번 한일 국방장관회담에서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초계기 갈등을 봉합했지만 일본 자위대 측에 여전히 앙금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초계기 갈등은 2018년 12월 20일 동해에서 표류하던 북한 어선을 수색하던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함정 근처로 날아온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에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照射·비춤)했다고 일본 측이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일본 측은 초계기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하며 “광개토대왕함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주장했다. 한국 측은 “레이더 조사는 없었고 되레 일본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 근처에서 저공 위협 비행을 했다”고 반박했다. 이 사건 뒤로 한일 군사 교류는 중단됐다. 이와 관련해 우익 성향 산케이신문은 “사실 규명을 보류한 채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일본 내 반발도 예상된다”며 “한 자민당 관계자가 ‘한국 측이 레이더 조사를 인정하지 않으면 자위대와 한국군의 신뢰 관계 구축이 어렵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해상자위대 간부는 NHK에 “레이더 조사를 받은 것은 자위대 입장에서는 총구가 향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사실관계 확인을 보류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방위 교류를 진행하더라도 사실관계가 정리되지 않은 가운데 현장 자위대원들로서는 심리적 앙금이 남아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 [세종로의 아침] 대통령과 지지율

    [세종로의 아침] 대통령과 지지율

    대통령은 매주, 때에 따라서는 매일 성적표를 받는다. 바로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라는 대통령 지지율이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갤럽 기준 24%라는 최저 지지율을 총선 패배 이후 한 달째 유지하고 있다. 윤 대통령 이전에 취임 2주년 최저치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28%였다. 윤 대통령은 취임 초기 ‘도어스테핑’에서 지지율을 두고 “선거 때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별로 유념치 않았다.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윤 대통령도 지지율을 신경 많이 쓴다”고 했다.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개의치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국정을 수행하는 대통령이 민의의 잣대인 지지율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역대 대통령의 취임 2주년 성적표는 다음과 같다. 노태우 28%, 김영삼 37%, 김대중 49%, 노무현 33%, 이명박 44%, 박근혜 33%, 문재인 47%다. 윤 대통령의 취임 1주년 성적표도 좋은 편은 아니었으나 이보다는 나았다. 윤 대통령은 취임 1주년에 35%를 기록했는데, 역대 대통령 중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역대 대통령의 취임 1주년 지지율은 노태우 45%, 김영삼 55%, 노무현 25%, 이명박 34%, 박근혜 57%, 문재인 78%였다. 윤 대통령은 여당의 총선 패배 이후 다양한 시도를 했다. 총선 직후에는 “국민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정을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에는 대통령실을 개편했다. 정치인 출신 정진석 비서실장이 대통령실에 들어왔고, 정무·시민사회수석이 교체됐으며, 민정수석을 신설했다. 그뿐만 아니다.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연이어 브리핑룸에 직접 내려와 기자들을 만났고, 1년 9개월 만에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단과 만찬도 함께 했다. 대통령실은 정책 드라이브로 돌파구를 마련해 보려는 것 같다. 의료개혁은 진행 중이고, 일본 라인야후 사태와 해외 직접구매 논란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고위 당정 정책협의회를 신설해 정책 조율 기능을 강화하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지율은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며 “당정 엇박자를 바로잡고, 정책에서 대통령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그대로인 것도 있다. 대통령의 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기록은 차곡차곡 쌓이며 14번째를 찍었다. 민주화 이후 최대라는 노태우 전 대통령(7회)의 두 배다. 대통령실은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주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하지만,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가장 많이 행사한 것도 사실이다. 지지율은 요지부동이다. 이쯤 되면 달라진 것보다 달라지지 않은 점을 점검해 봐야 한다. 소통하겠다고 나섰지만 불통 이미지가 그대로인 것은 아닌지, 정책에 잘못되거나 미숙한 점은 없는지 말이다. 무엇보다 반복되는 거부권과 낮은 지지율에 무뎌진 것은 아닌지 경계해야 한다. 한일중 정상회의,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국빈 방한에서 정치·경제적 성과를 거뒀지만 국민들이 무관심한 이유를 따져 봐야 한다.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외압 의혹 수사가 진행되면서 국민의 불신이 확산하는 점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물론 지지율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전부도 아니다. 그러나 극한의 여소야대 상황에서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은 역시 지지율밖에 없다. 국민 열 명 중 두 명이 대통령을 지지하는지, 세 명 혹은 네 명이 지지하는지에 따라 대통령의 무게가 다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민영 정치부 차장
  • ‘특검법 부결’ 단일대오 與… 공공기관장 ‘보은인사’ 기대 솔솔

    ‘특검법 부결’ 단일대오 與… 공공기관장 ‘보은인사’ 기대 솔솔

    ‘채 상병 특검법’을 단일대오로 부결시키는 데 낙선·낙천·불출마 의원 58명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여권에선 ‘공공기관장 보은 인사’에 대한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4·10 총선 참패 이후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예고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개각 작업이 50일간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전현직 의원의 입각은 극히 일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입각 후보로 꾸준히 거론된 한 친윤(친윤석열) 중진 의원은 30일 통화에서 “현재 의석수로는 장관 차출이 쉽지 않다. 상임위원회 소위원회마다 거야의 입법 독주가 예상된 상황에서 한 석이라도 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총선 참패로 21대 국회보다 국민의힘 의석수가 더 쪼그라든 상황에서 개각의 선택지가 많지 않다. 이번 정권에서 현역 의원을 장관으로 기용한 사례는 추경호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 박진 전 외교부 장관 등 3명뿐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총 17명의 ‘배지 장관’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장악력을 유지한 것과 차이가 크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윤재옥(4선·대구 달서을) 의원을 행정안전부 장관 입각 1순위로 꼽는다. 경기경찰청장을 지낸 후 정계에 입문했고 원내수석부대표 등을 거쳤다. 직전 원내대표를 지내며 윤 대통령과 코드를 맞춰 왔다. 이번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 국면에서 물밑 활동으로 이탈 표를 틀어막은 공로도 인정받았다. 원조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자 차기 당권주자인 권성동(5선·강원 강릉) 의원도 법무부 장관 등 주요 부처 장관 후보로 거론된다. 윤핵관이자 총선에 불출마한 장제원 전 의원도 직전 21대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으로 우주항공청 개청 등을 이끈 만큼 관련 부처 장관 후보로 언급된다. 이양수(해양수산부·농림축산식품부), 송언석(기재부), 김정재(국토교통부·여성가족부), 임이자(고용노동부·환경부) 의원 등 상임위에서 전문성을 쌓은 3선 그룹의 입각 가능성도 있다. 청문회를 거치지 않는 공공기관장은 낙선·낙천자들의 몫으로 분류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 및 업계에 따르면 주요 공공기관 중 공석이거나 올해 상반기 중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자리는 90여개다. 하반기에는 150곳에 육박한다. 전임 기관장 임기가 끝난 지 3개월이 넘도록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기관만 30개가 넘는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의 경우 지난해 5월 31일 전임 원장이 사직했음에도 11개월 넘게 후임 원장이 결정되지 않았다. 새 기관장 인선이 필요한 한국투자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벤처투자 등은 고연봉에 업계 영향력이 큰 ‘알짜’ 기관으로 평가된다. 유경준 전 의원은 국민연금 개혁을 마무리할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 복수로 하마평이 나온다. ‘경제통’인 윤창현 전 의원, 윤희숙 전 의원도 공공기관장으로 거론된다. 걸림돌은 낙하산에 대한 야권 등 세간의 비판이다. 이에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공공기관 이사장 제도의 부활을 주장했다. 정치인 출신 인사를 경영에 직접 관여하는 사장이나 감사 대신 사회공헌활동 등에 집중하는 이사장직에 임명하면 ‘낙하산 논란’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 “내 주식 어떡하라고”…뿔난 동학개미, 촛불 든다

    “내 주식 어떡하라고”…뿔난 동학개미, 촛불 든다

    21대 국회의 임기종료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가 무산 수순을 밟게 되자 개미들이 촛불을 치켜들고 나섰다. 야당은 과세 대상이 극소수라며 금투세 원안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훨씬 더 광범위한 증세 효과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30일 개인주식투자자 권익보호 비영리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이날 오후 여의도에서 금투세 폐지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연다. 금투세는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과세 원칙에 따라 마련된 제도로,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국내 주식·공모펀드 투자를 통해 연간 5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거둔 투자자에게 부과된다. 기획재정부는 2020년 금투세 도입을 골자로 한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과세 대상을 약 15만명으로 추산했다. 2019년 기준으로 12월 결산 상장법인 주식 소유자(중복 제외)의 2.5% 수준이다. 하지만 세법 전문가들은 연간 금융소득이 5000만원 이하인 가구가 실질적으로 내는 세금이 늘어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세법상 소득으로 간주하지 않던 2000만원 이하의 금융소득이 과세 대상에 더해지기 때문이다. 세법상 소득이 늘어난다는 말이다. 그간 금투세는 여·야당, 투자자, 전문가들 사이에서 찬반 입장이 극명하게 갈려왔다. 지난 총선에서 정부와 여당은 투자자 세 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완전 폐지를 주장했으나 야당은 이를 ‘부자 감세’라고 비판하며 차질 없이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부양가족 연간소득 100만원 넘으면 인적공제 못받아” 개인투자자들은 금투세 폐지를 적극 주장하고 있다. 실질적인 세금은 전체의 1%인 소수에게 부과되지만, 주식 시장은 ‘슈퍼 개미’들이 움직이기에 세금 부담으로 이들이 이탈해버릴 경우 전체 증시가 침체되고 이는 투자자들의 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단 우려 때문이다. 현 정부와 투자자들은 우리 증시가 저평가되고 있는 상황(코리아디스카운트)에서 더 저평가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금투세가 시행되면 연말정산 환급금이 줄고, 건강보험료가 인상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연말정산 인적공제 조건이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적공제는 연말정산 소득세 산출 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일종의 혜택이다. 근로자 본인과 부양가족에 대해 1명당 150만원까지 공제해준다. 소득공제 항목이라 근로소득에서 즉시 차감한다. 중요한 건 소득요건인데, 부양가족에 이름을 올리려면 연 소득이 100만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현행 세법상 대주주가 아닌 투자자가 주식 매매로 거둔 이익은 과세 대상이 아니다. 또 이자·배당소득 등 금융소득은 2000만원까지 분리과세가 가능하기 때문에 과세표준 산정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금투세가 시행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금투세 도입 시 금융투자 수익이 소득으로 분류돼, 부양가족이 국내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해 연간 100만원 이상 이익을 얻으면 더 이상 관련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예를 들어 미성년 자녀 명의 계좌로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다 연간 이익이 100만원을 넘으면 환급금이 줄어들 수 있다. 소득공제 규모가 감소하면 과세표준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정의정 한국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금투세가 시행되면 국내 시장 자금이 미국 등 해외로 이탈돼 한국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참사가 일어날 것으로 우려된다”며 “일단 폐지를 한 뒤에 자본시장 환경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간 이후 재논의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헌재 “文정부서 확대된 종합부동산세 합헌”

    헌재 “文정부서 확대된 종합부동산세 합헌”

    문재인 정부에서 납부 대상이 확대된 종합부동산세가 위헌이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30일 납부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옛 종합부동산세법 7조 1항, 8조 1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 사건에서 이들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옛 종부세법 7조 1항은 주택 공시가격 합산 금액이 6억원이 넘는 이를 종부세 납부 대상으로 명시했다. 8조 1항은 공시가격 합산액에서 6억원을 공제한 금액에 대통령령으로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곱해 종부세 과세표준을 정한다고 규정했다. 청구인들은 문재인 정부 당시 종부세 납부 의무자가 대폭 확대되자 이들 조항으로 재산권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들은 “납세 의무자, 과세표준, 세율, 주택 수 계산을 포괄적으로 대통령령에 위임해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난다”면서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을 소유한 경우 세율이 지나치게 높아 과잉금지원칙과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 “트럼프 집권 땐… 北과 주한미군 철수 거래·韓 핵무장 용인 가능성”

    “트럼프 집권 땐… 北과 주한미군 철수 거래·韓 핵무장 용인 가능성”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 북한 문제 전문가인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2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들의 (핵)무기 체계가 완벽해질 때까지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대화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주한미군 수를 줄이거나 철수를 시도하면서 김 위원장과 ‘거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그는 이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용인할 가능성도 열어 뒀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이날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때 당했던 창피를 곱씹으며 바로 협상 테이블에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2019년 하노이 회담에서 크게 실망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당선 시에도 향후 협상 카드로 쓸 확실한 핵무기 체계를 갖추고자 각종 도발을 이어 갈 것이란 관측이다. 하노이 회담 당시 김 위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북한 영변의 핵시설 한 곳을 폐쇄하는 조건으로 대북 제재를 해제해 달라고 제안했으나 당시 트럼프 참모진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됐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 재개를 위해 주한미군 철수를 이용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트럼프가 일관성이 없고 예측이 불가능한 사람이긴 하지만 주한미군 비용에 대해선 125번이나 일관되게 부당하다는 이야기를 해 왔다”며 “주한미군 철수를 걸고 김 위원장과 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 트럼프는 불확실해서 뭐든지 가능하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이 과정에서 트럼프가 한국에 독자 핵무장론을 용인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그럴 일이 절대 없겠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주한미군을 철수하면서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허용할 수도 있다”고 봤다. 다만 그는 북한의 도발이 계속될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도 협상 재개에 부담을 느낄 것이란 단서를 달았다.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재진행형 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 문제를 우선순위로 두기 어려운 점을 밝혔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이 경우 2017년처럼 긴장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현상 유지겠지만 트럼프 당선 시 두 가지 시나리오가 모두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제네바 유엔 군축회의에서 ‘한국은 적대적 교전국으로 더는 우리 동족이 아니다’라고 한 데 대해 “수십년간 내려오는 김일성·김정일의 선대 유훈을 뒤집은 것인 만큼 북한의 통일 정책에 매우 큰 정책 변화”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문재인 정권 때도 한국은 북한에 대화 2순위였다”며 “앞으로 있을 북핵 협상의 새판 짜기에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2001년부터 2008년까지 CIA 북한 분석관을 거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한국·일본·오세아니아 담당 국장 등을 지냈다. 그는 이날부터 31일까지 열리는 국제 공공포럼 ‘제주포럼’ 연사로 참여했다. 사흘간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협력’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유엔 정무평화구축국, 미국 평화연구소 등 국내외 30여개 기관, 300여명의 세계 지도자와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인다.
  • 한복입은 영부인 벽화로 미국 그라피티계 접수한 심찬양[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한복입은 영부인 벽화로 미국 그라피티계 접수한 심찬양[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미셸 오바마를 비롯해 ‘한복을 입은 흑인’ 벽화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그라피티 작가 심찬양(35)씨가 고향에서 뜻깊은 작품을 완성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전 공항에서 서울신문과 전화 인터뷰를 한 심씨는 29일 “미국에서의 작업량이 3분의 2 정도로 한국보다 많은데 내년에는 고향인 김천에서 국제적인 벽화 페스티벌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씨는 목사인 아버지가 지은 한국 이름보다 ‘로열 독’이란 활동명으로 더 유명하다. 김천시와 함께 준비 중인 벽화 축제를 포함해 내년부터는 한국에서의 활동량을 늘릴 예정이다. 그라피티는 스프레이로 벽에 그림을 그리는 벽화로 작가들은 방독면을 쓰고 작업한다. 미국에서 1960~70년대 거리 문화로 시작됐다. 연간 뮤럴(벽화) 페스티벌이 100개 이상 열리는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국인 그라피티 작가인 심씨가 경북 상주의 한국한복진흥원 입구에 벽화를 한복 입은 흑인 여성 세 명을 그렸다.한복 입은 흑인은 그가 유명해지게 된 계기다. 경북 김천예술고를 졸업한 심씨는 독학으로 벽화를 배웠다. 2016년 무비자로 입국한 미국에서 그린 한복 입은 흑인 벽화로 관심을 받기 시작해 현재 30개국 이상에서 70여점의 한복 벽화를 남겼다. 특히 한복 입은 전 영부인 미셸 오바마를 그린 벽화는 통합의 메시지를 전하며 시카고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여주고 있다. 2018년에는 청와대 사랑채 앞에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는 모습을 담아내 화제를 모았다. 스스로 가장 뜻깊게 생각하는 작품은 2016년 로스앤젤레스 복합문화공간 벽에 그린 ‘꽃이 피었습니다’다. 먹빛 저고리에 청록색 한복 치마를 입은 흑인 여성을 그린 작품은 처음 유명세를 선사했다.그는 “현대 벽화인 그라피티 문화가 시작된 미국에서 ‘내 것’을 해야 한다는 정답을 얻었다”면서 “한국적인 것을 그릴 때 특별하다는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근 텍사스주 보몬트에서 열린 벽화 페스티벌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을 함께 담아 ‘헤리티지(유산)’란 작품명을 붙였다. 심씨는 “지금 아이를 미국에서 키우고 있지만, 미국 시민권은 받을 생각이 없다”면서 “할아버지부터 시작해 손자까지 이어져 오는 정신적 유산을 그렸는데 많은 공감을 사는 특별한 그림이 됐다”고 설명했다. 신학대학을 다니다 오로지 혼자 힘으로 세계적인 명성의 작가가 된 그는 “그라피티 작가로 이루고 싶었던 소박한 목표는 운 좋게도 모두 이뤘다”면서 “할머니들도 그라피티란 단어를 아실 정도로 알려지긴 했지만 한국에서 벽화 문화의 대중화가 앞으로의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그가 고향인 김천시와 함께 계획하는 벽화 페스티벌은 국제적인 분위기를 살려 도시를 바꾸는 본격적인 시도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에서도 경기도 동두천의 보산역, 전남 신안군 등에서 벽화를 통해 지역을 살리는 일을 시도했다. 미국, 캐나다 등에서 활발한 벽화 페스티벌은 갱단의 거리문화로 시작된 그라피티가 관광객을 모으고 도시를 변화시키는 계기로 변화한 상징이기도 하다. 박후근 한국한복진흥원장은 심씨의 벽화를 통해 “한복의 세계화를 향한 의지를 담고 싶었다”면서 “이 그림을 계기로 세계의 많은 분들이 한복의 멋과 아름다움을 경험해 보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김건희 수사팀’ 부장 유임…檢 고검검사급 인사

    ‘김건희 수사팀’ 부장 유임…檢 고검검사급 인사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담당하는 부장들이 모두 유임됐다. 수사 지연 비판 등 외부의 시각을 고려해 수사 연속성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법무부는 29일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검사 514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부임일은 다음 달 3일이다. 이번 인사의 최대 관전 포인트였던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김승호 형사1부장검사(사법연수원 33기)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34기)은 유임됐다. 형사1부를 지휘하는 1차장검사는 박승환 전 법무부 정책기획단장(32기)이, 반부패2부를 이끄는 4차장검사는 조상원 대구지검 2차장검사(32기)가 보임됐다. 중앙지검의 형사 사건과 조세·여성아동범죄 사건을 지휘하는 2차장검사와 선거·공안 사건을 전담하는 3차장검사는 각각 공봉숙 여주지청장과 이성식 전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가 맡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의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과 대선개입 여론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반부패1부장 자리에는 이준동 중앙지검 형사5부장이 옮겨간다. 반부패수사3부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했던 이승학 전주지검 형사3부장 신규 보임됐다. 강백신 반부패수사1부장은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로 자리를 옮겨 ‘정자동 호텔 개발 의혹’ 등 이 대표를 향한 수사를 지원한다. 김용식 반부패수사3부장은 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으로 이동했다. 중앙지검 공공수사를 이끄는 공공수사 1·2·3부장은 이찬규 대검찰청 공안수사지원과장, 조민우 법무부 공공형사과장, 김태훈 대검 선거수사지원과장이 각각 맡았다. 중앙지검의 수사 공보를 책임지는 공보담당관에는 이준호 대검 형사1과장이 배치됐다. 법무부 과장급 검사들도 대부분 교체됐다.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로 신동원 법무부 대변인이 옮겨가면서 노선균 서울중앙지검 기획담당관이 배치됐다. 검찰 인사·예산을 조율하는 검찰과장은 임세진 법무부 형사기획과장이 맡는다. ‘여의도 저승사자’인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는 이희동 대검 공공수사기획관이, 2차장은 김종우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이 배치됐다. 수원지검 1차장검사와 2차장검사는 각각 배문기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와 안병수 대검 마약·조직범죄기획관이 맡아 야권을 향한 수사를 이끌게 된다. 문 전 대통령 전 사위를 수사하는 전주지검 형사3부장에는 한연규 서울남부지검 부부장검사가 보임됐다. 법무부는 “주요 현안 사건 담당 부서장이 유임하고 대부분의 부부장 검사는 전보 대상에서 제외해 업무 연속성을 유지되도록 했다”며 “업무능력과 전문성, 성과, 리더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요 검찰청에 경험과 역량을 갖춘 우수 검사들을 인권보호부장으로 배치했으며, 중요경제범죄조사단 검사는 사건처리 실적을 인사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 美수미 테리 “김정은 핵무기로 협상 레버리지...트럼프 한국 핵무장 용인할 수도”

    美수미 테리 “김정은 핵무기로 협상 레버리지...트럼프 한국 핵무장 용인할 수도”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 북한 문제 전문가인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2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들의 (핵)무기 체계가 완벽해질 때까지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대화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주한미군 수를 줄이거나 철수를 시도하면서 김 위원장과 ‘거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그는 이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용인할 가능성도 열어 뒀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이날 제주 서귀포시 제주컨벤션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때 당했던 창피함을 곱씹으며 바로 협상 테이블에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2019년 하노이 회담에서 크게 실망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당선 시에도 향후 협상 카드로 쓸 확실한 핵무기 체계를 갖추고자 각종 도발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하노이 회담 당시 김 위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북한 영변의 핵시설 1곳을 폐쇄하는 조건으로 대북 제재를 해제해 달라고 제안했으나, 당시 트럼프 참모진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됐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 재개를 위해 주한미군 철수를 이용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트럼프가 일관성이 없고 예측이 불가능한 사람이긴 하지만 주한미군 비용에 대해선 125번이나 일관되게 부당하다는 이야기를 해왔다”며 “주한미군 철수를 걸고 김정은과 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 트럼프는 불확실해서 뭐든지 가능하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이 과정에서 트럼프가 한국에 독자 핵무장론을 용인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그럴 일이 절대 없겠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주한미군을 철수하면서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허용할 수도 있다”고 봤다. 다만 그는 북한의 도발이 계속될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도 협상 재개에 부담을 느낄 것이란 단서를 달았다.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재진행형 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 문제를 우선순위로 두기 어려운 점을 밝혔다. 테리 선임 연구원은 “이 경우 2017년처럼 긴장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현상 유지겠지만 트럼프 당선 시 2가지 시나리오가 모두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제네바 유엔 군축회의에서 ‘한국은 적대적 교전국으로 더는 우리 동족이 아니다’라고 한 데 대해 “수십년간 내려오는 김일성·김정일의 선대 유훈을 뒤집은 것인 만큼 북한의 통일정책에 매우 큰 정책 변화”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문재인 정권 때도 북한에 한국은 대화 2순위였다”며 “앞으로 있을 북핵 협상의 새판 짜기에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2001년부터 2008년까지 CIA 북한 분석관을 거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한국·일본·오세아니아 담당 국장 등을 지냈다. 그는 이날부터 31일까지 열리는 국제 공공포럼 ‘제주포럼’ 연사로 참여했다. 사흘간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협력’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유엔 정부평화구축국, 미국 평화연구소 등 국내외 30여개 기관, 300여명의 세계 지도자와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인다.
  • [사설] 野 종부세 개편 목소리, 공론 테이블에 올려야

    [사설] 野 종부세 개편 목소리, 공론 테이블에 올려야

    박찬대 원내대표와 고민정 최고위원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잇달아 종합부동산세 개편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22대 국회에서 본격 추진될지 주목된다. “부자 감세”라며 종부세 개편을 일축해 온 그동안의 민주당 입장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종부세는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도입했지만 이중과세 논란과 함께 1주택자에게까지 과도한 부담을 준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세율과 공시가격 현실화율까지 대폭 올려 “징벌적 과세”란 비판까지 일었다. 고 최고위원은 엊그제 “세수가 목적이라면 다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종부세 개편을 주장했다. 그에 앞서 박 원내대표가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폐지를 주장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최민희 당선인이 소셜미디어(SNS)에 ‘공정사회를 실현한다’는 민주당 강령을 올리면서 “고 의원의 종부세 폐지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등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 “국힘으로 가라”는 강성 지지자들의 비난도 쏟아진다. 그러나 집 한 채 가진 은퇴자들이 종부세를 내려고 대출을 받는 등 부작용이 큰 현실이다.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의 종부세 개편 논의는 불가피해졌다. 윤석열 정부도 이런 문제인식으로 지난해 1주택자 기본공제액을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이고 공시가 현실화율 상승을 억제하는 등 종부세 부담을 줄여 왔다. 그럼에도 지난해 기준 1주택자 종부세 대상은 11만명을 넘었다. 차제에 중산층의 부담을 줄여 주고 이중과세 논란도 해소할 수 있도록 여야가 본격적으로 개편 공론화에 나서야 한다. 다만 ‘똘똘한 한 채’ 쏠림과 저가 다주택자들과의 형평성 등이 불거질 수 있으니 재산세 누진율을 손보는 등 보완책도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이다.
  • [마감 후] 이재명과 0.73%

    [마감 후] 이재명과 0.73%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는 ‘당원’이 아닐까 싶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호남을 시작으로 충청(19일), 부산·울산·경남(23일) 지역에서 ‘당원과 함께-민주당이 합니다’라는 제목의 콘퍼런스를 연달아 개최했다.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우원식 의원이 추미애 당선인을 꺾은 뒤 당원들의 탈당과 반발이 이어지자 ‘당원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한편으론 ‘이재명의 민주당’이 나아가는 방향을 보여 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대표는 부울경에서 “진보개혁 진영이 큰 전쟁에서 이기는 유일한 길은 행동하는 조직된 당원 지지자들의 실천”이라며 당원 중심의 대중정당으로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이쯤 되니 소위 ‘개딸’(개혁의 딸)이라고 불리는 당원들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바로 유튜브 채널 ‘이재명TV’에 올라온 1~2시간짜리 콘퍼런스 영상들을 하나하나 정주행했다. 당원 연령대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고, 의견도 제각각이었다. 한 당원은 “당원과 당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달라”며 ‘소통 채널 강화’에 목말라했고, 또 다른 당원은 최근 국회의장 사태를 거론하며 이제는 단결된 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욕설과 함께 “우원식을 끌어내려라”,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돼서 윤석열을 감방에 보내면 좋겠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문제는 후자의 당원들이 과대 대표될 때다. 이들은 대부분 자신의 의견만을 관철하려 하고 감정적이다. ‘진영 논리’에 따라 내 편, 네 편을 나누고 적대적인 태도를 드러내기도 한다. 일부 의원들은 이러한 목소리에 기대어 스피커 역할을 자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최근 공천 과정에서 ‘편법 대출’ 논란을 빚은 양문석(경기 안산갑) 당선인과 강성 당원들이 ‘원팀’으로 움직인 사례가 대표적이다. 양 당선인은 지난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구태정치~맛이 간 우상호 따위’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선거에 당원 표심 반영이 옳지 않다고 지적한 우 의원을 저격하는 내용이 주로 담겼다. 당원들도 우 의원의 페이스북에 몰려가 “구역질 난다” “개수작 부리지 마”와 같은 글을 남기고 정계 은퇴를 요구했다. 이는 일부 ‘친노’(친노무현) 지지자들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따랐던 2012년 대선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지지자들도 내부에서의 대결 구도를 부각시켜 ‘말의 칼’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는 대선 내내 문 전 대통령에게 따라붙었던 ‘확장성’ 한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문 전 대통령도 대선 패배 이후 “중도층의 지지를 더 받아 내고 확장해 나가는 데 부족함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불과 0.73% 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다. 당원이 아닌 많은 대중은 아직도 민주당의 실력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무능한 윤석열 대통령도 싫지만 ‘사법 리스크’에 얽매인 이 대표를 향해서도 고개를 갸웃하는 중이다. 이 대표는 합리적인 당원들의 에너지를 조직하는 데 힘쓰되 많은 대중이 직접 참여하고 싶어 하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다양한 의견을 용광로처럼 녹여 내는 당내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우선이다. 그래야 수권 정당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이범수 정치부 기자
  • 문 전 대통령 만난 윤흥길 “완장, 독재정권 엿 먹이고 싶어서 쓴 소설”

    문 전 대통령 만난 윤흥길 “완장, 독재정권 엿 먹이고 싶어서 쓴 소설”

    올해 초 5부작 대하소설 ‘문신’을 완간한 윤흥길(82) 작가가 지난 25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평산책방에서 사인회를 열었다고 문학동네가 27일 밝혔다. 문 전 대통령과 윤 작가는 이날 문학과 소설에 관한 짧은 대담도 나눴다. 문 전 대통령은 윤 작가의 ‘문신’에 대해 “한국 소설사에 길이 남을 작품인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요즘 세대에게 책을 권하고 싶어서 책방을 열었고 책을 추천하는 일도 요즘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윤 작가에게 질문을 건넸다. 윤 작가는 “대통령이 퇴임 후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텐데 하필이면 책방일까 의아했었다”면서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어서 문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대통령님께 대단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요즘 장편소설을 많이 읽지 않는 풍조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문 전 대통령은 “소설 속에 당대의 역사를 녹여내고 민중들의 삶도 다루다 보면 자연히 긴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장편을 읽지 않는 것이) 역사와 우리 삶을 이해하는 데는 안타까운 면이 있다”고 했다. 이에 윤 작가는 “과거의 역사가 과거로 생명이 끝난 게 아니고 현재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엔) 일제 말기를 다뤘는데 다음은 동학 혁명 당시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면서 지금 우리가 부딪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도 같이 그려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고 대답했다. 문학인으로서 윤 작가의 삶도 대담에서 환기됐다. 문 전 대통령이 “문인 시국 선언 등 행동도 많이 하셨다”면서 “고초도 겪으셨다”고 하자 윤 작가는 “시국에 쫓겨 쓰고 싶은 것도 못 쓰고 무력한 존재구나 하는 것이 참담했다”며 “지리산에서 한 달 보름 정도 혼자 자취하면서 작품을 쓰는데 속에서 분노가 일었다”고 했다. 그는 “이후에 독재 정권을 엿 먹이고 똥침을 주는 소설을 써야겠다, 작가가 할 일은 그것밖에 없다,는 생각에 소설 ‘완장’을 내놓았다”고 했다. 이날 1시간가량 진행된 사인회에서는 윤 작가의 오랜 팬부터 책방을 찾은 초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들이 사인을 받아 갔다. 문 전 대통령은 대담이 끝난 후 윤 작가에게 최근 출간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를 사인해 선물했다.
  • [특파원 칼럼] 복합적 북한 접근법

    [특파원 칼럼] 복합적 북한 접근법

    “제재도 필요하지만 복합적 북한 접근법을 더 강조하고 싶었어요.” 5월 22일자 서울신문 지면에 보도된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 인터뷰 기사를 본인에게 확인하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지난 20일 김 교수와 도쿄에서 만나 두 시간 가까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대북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3600자밖에 쓰지 못하는 지면의 한계가 안타까웠고, 때마침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북 제재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회고록을 출간해 기사의 중심이 대북 제재의 필요성에 맞춰진 점이 아쉬웠다. 이런 상황에서 타이밍 좋게(?) 특파원 칼럼 순번이 돌아왔다. 우크라이나전쟁과 중동분쟁 등 격변의 국제 정세 속에 우리와 직접 연결된 ‘뜨거운 감자’임에도 모두의 관심에서 멀어진 듯한 대북 정책을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 김 교수는 대북 정책을 가리켜 ‘본능과 정치의 싸움’이라고 표현했다. 집권자들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고 싶겠지만 자신의 임기에 구애받지 않는 중장기적 시각으로 계획을 꾸려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듯 종합적인 정책을 펼쳐야 하지만, 과거 정부들을 보면 바이올린 하나로만 교향곡을 연주하려고 하는 듯한 정책을 구사했다고도 했다. ‘제재가 만능’이라는 의견은 아니었다. 제재는 북한을 협상장에 불러내고 비핵화를 이끌어 내려는 수단이다. 칵테일을 만들 때 필요한 재료들의 비율을 정해 최적의 맛을 구현하듯 대북 제재도 모든 수단을 다 쓰는 것이 아니라 효과적인 제재만 선별하고 집중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을 총체적으로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가지려는 이유가 권력을 유지하고 경제 실정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을 확보하는 등 내부 사정과 관계가 있기에 비핵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정치·사회·경제·문화 등 거의 모든 영역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건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을 꾸준히 언급하는 일본 외에 한국과 미국 모두 북한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한국이 오는 11월 미 대선 결과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미국의 대북 정책 향방을 알 수 없게 돼서다. 그가 백악관에 입성하면 ‘집권 1기’ 시절 매듭짓지 못한 북한 문제에 다시 관심을 가질지 아니면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김정은을 적대시할지 전문가들조차 예측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되면 상대적으로 전망은 쉬워 보인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북한을 내버려 둔 4년을 계속 이어 갈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한반도 급변 시 가장 큰 충격을 받는 나라는 바로 한국이라는 사실이다.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미국을 어떻게든 움직이게 만들 책임을 갖고 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에 “아직 3년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 있다”고 했다. 북한을 복합적으로 바라보며 제재의 효율성을 강조하고 미국을 움직이게 할 전략이 필요한 때다. 김진아 도쿄 특파원
  • 문재인·이재명 ‘盧 15주기’ 미묘한 만남

    문재인·이재명 ‘盧 15주기’ 미묘한 만남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여야 정치인들이 대거 집결한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얼굴을 마주했다. 총선을 앞두고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나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총선으로 친명(친이재명)계가 친문(친문재인)계를 밀어내고 주류로 자리 잡은 뒤 첫 만남이다. 최근엔 문 전 대통령의 회고록으로 촉발된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 논란에 대해서는 친명계에서, 이 대표의 ‘당원 중심 대중정당’ 언급에는 친문계에서 내심 불편한 기류가 읽힌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는 ‘노무현 없는 노무현의 시대’에 살고 있다. 깨어 있는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 낸 참여 정치의 시대부터 ‘당원 중심 대중정당’의 길까지, 아직 도달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우리가 반드시 나아가야 할 미래”라고 썼다. 노 전 대통령의 시민 참여 정치와 자신의 당원 정치가 맥을 함께한다는 취지다. 반면 한 친문계 의원은 “당원 중심 정치가 의원들 사이에서 큰 이슈는 아니다”라면서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이 당원 중심 정당과 맞닿아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추도식에 참석한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과 별도 환담도 했지만, 양측 모두 만남에 대해 이렇다 할 발표는 없었다.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상당히 긴 시간 환담을 했다.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 현 시국의 어려움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있었다”고 발언한 정도였다. 일각에선 문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한 당의 불편함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문 전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을 “영부인 첫 단독 외교”라고 평가했는데, 당에선 여당에 공세의 빌미를 줬다는 볼멘소리도 있었다. 한 친명계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에서도 문 전 대통령이 유세를 시작하면서 당원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친문계 ‘적자’로 불리는 김 전 지사가 ‘향후 친문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친명계로선 불편하다. 향후 이 대표의 경쟁자가 될 가능성 때문이다. 영국 유학 중 추도식 참석차 일시 귀국한 김 전 지사는 전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김 여사를 만나 2시간가량 담소를 나누었다. 김 전 지사는 추도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유학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제기했던 문제의식들이 우리 사회의 숙제로 남아 있다”면서 “어떻게 하면 그런 문제의식들을 한국의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날 추도식에는 노무현 재단 추산 5000여명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이 꿈꿨던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은 여전히 미완성”이라며 “윤석열 정권 2년이란 짧은 시간에 참으로 많은 퇴행을 하고 말았다”고 했다. 조국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이 저와 이 대표에게 ‘두 당의 공통 공약이 많으니 연대를 해서 빨리 성과를 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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