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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 몇 문장에 영화 같은 동영상…딥페이크 우려 더 키운 ‘AI소라’

    단 몇 문장에 영화 같은 동영상…딥페이크 우려 더 키운 ‘AI소라’

    ‘갈색 베레모를 쓴 백발 노인이 한 카페에 앉아 멀리 시선을 둔 채 생각에 잠긴 듯 촉촉한 눈을 깜빡인다. 노인은 이내 뭔가 생각이 떠오른 듯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눈가와 수염이 난 입가에 살짝 주름이 파인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과 같은 영상은 사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로 만들어 낸 것이다. 영상 속 따뜻한 색감의 조명과 핸드헬드(카메라를 손에 들고 찍음) 촬영 기법으로 찍은 듯 조금씩 흔들리는 시야 등도 모두 AI가 ‘창조’했다. 오픈AI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동영상 생성 AI ‘소라’를 두고 충격적이란 반응과 함께 ‘딥페이크’(AI 기술로 만든 가짜 영상) 악용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그동안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만 만들 수 있었던 수준의 영상을 소라는 단 몇 줄의 명령어(프롬프트)만으로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소라가 공개되자 “깜짝 놀랄 영상을 순식간에 생성하는 AI”라고 소개했다. 18일까지 X(옛 트위터)엔 소라를 이용해 생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15초짜리 동영상들이 입력한 프롬프트와 함께 속속 올라오고 있다. 소라 서비스 이용 권한을 제한적으로 제공받은 예술 종사자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접한 사용자들은 “방금 충격적인 걸 봤다”는 등 놀라움을 표현하며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오픈AI에 따르면 소라는 최대 1분짜리 고품질 영상을 생성할 수 있다. 다만 현재는 15초 분량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일부 영상 제작자, 시각 예술가 등에게만 시범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AI가 소라를 이용해 만들었다고 공개한 영상 샘플 40여 편은 AI가 빛과 물리법칙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걸 보여 줬다. 도쿄 번화가의 화려한 간판 불빛이 젖은 길거리에 거울처럼 비친 모습, 설원을 달리는 매머드의 발바닥에 눈이 붙었다 떨어지는 모습, 잔 속에서 일렁이는 커피의 파도에 요동치는 해적선들의 움직임 등까지 완벽하게 표현했다. 비현실적인 장면도 컴퓨터그래픽(CG) 이상의 품질로 구현했다. 오픈AI는 또 딥페이크 우려를 예상한 듯 “잘못된 정보, 혐오 콘텐츠, 편견과 같은 분야 전문가들로 ‘레드팀’을 구성해 안전성 테스트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복잡한 장면에서 물리법칙을 정확하게 재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원인과 결과의 특정 사례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소라의 약점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딥페이크로 인한 정치 혼란, 사생활 침해 등 우려를 잠재우진 못하고 있다. 소라가 보여 준 수준의 기술이면 학습할 데이터가 많은 유력 정치인의 아주 정교한 가짜 영상을 만드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미국 앨런 AI 연구소 창립자이자 워싱턴대 교수인 오렌 에치오니 박사는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이런 영상들 때문에 박빙의 선거가 뒤집힐까 봐 정말 두렵다”고 말했다. 한 X 사용자는 “누가 내 사진으로 가짜 영상을 만들까 봐 이제 소셜미디어에 사진도 못 올리겠다”고 했다. 연기자, 분장사, 의상, 조명예술가, CG 일러스트레이터 등의 일자리가 위협받는 것도 문제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에는 배우 손석구의 어릴 적 사진을 이용한 딥페이크 아역이 등장했다. 영화 CG 일러스트레이터인 리드 사우든은 “2022년 미드저니(이미지 생성 AI)가 처음 나왔을 때 우리는 ‘귀엽다’며 비웃었지만 이제 사람들은 생성 AI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 속리산 오르던 40대 남성…낙석 맞고 20m 아래로 추락사

    속리산 오르던 40대 남성…낙석 맞고 20m 아래로 추락사

    속리산국립공원에서 등산하던 40대 남성이 낙석을 맞고 20m 아래로 굴러 떨어져 숨졌다. 18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6분쯤 충북 보은군 속리산국립공원 내 신선휴게소∼문장대 등산로에서 40대 등산객 A씨가 탐방로에서 20m 아래 경사지로 굴러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구조당국은 충북119항공대 소속 헬기를 보내 심정지 상태로 경사지에 쓰러진 등산객을 10분 만에 구조한 뒤 인근 병원으로 이날 오후 2시 40분쯤 이송했지만, A씨는 결국 숨졌다. 속리산국립공원 관계자는 “현장에 낙석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크기는 가로 50㎝, 세로 50㎝ 정도”라고 말했다. 사고가 난 지점은 낙석 위험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아니라고 속리산국립공원은 밝혔다. 경찰은 “산행 중 낙석에 쓸려 낭떠러지로 떨어진 것 같다”는 신고자의 진술을 토대로 안전사고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내 속에는 나무가 자란다(수마나 로이 지음, 남길영·황정하 옮김, 바다출판사) “먼 옛날에는 분명 사람도 나무와 같은 리듬으로 움직이며 나무와 같은 시간을 살았을 것이다.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이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누군가 태어나고 무언가 시작할 때마다 나무를 심었다.” 2008년 맨 아시아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주목받은 인도 시인이자 소설가가 스스로 ‘나무 되기’를 꿈꾸며 나무를 경험하고, 나무에 대한 각종 경서를 탐독하며 써낸 에세이. 인도의 계급 양극화와 명예 살인, 성차별과 성폭력 문제에 기민하게 목소리를 내 온 그는 나무의 리듬과 본성에서 우리가 회복해야 할 인간성과 삶의 태도를 찾아 나간다. 359쪽. 1만 6800원.생태시민을 위한 동물지리와 환경 이야기(한준호·배동하·이건·서태동·김하나·이태우 지음, 롤러코스터) “몸에 구더기가 끓게 하는 것, 항문 주변 위 피부를 도려내는 것, 나아가 인간이 없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종을 만들어 낸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더 폭력적일까요?” ‘최지선’(최선을 다하는 지리 선생님 모임)의 교사들이 ‘세계시민을 위한 없는 나라 지리 이야기’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책.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로 고통받으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적극 분투하는 동물, 인간에게 희생당한 동물을 전면에 소개한다. 동물이 인간과 함께 생태 환경을 만들어 가는 주체임을 각인시키며 공존의 미래를 모색한다. 348쪽. 1만 7600원.어느 노동자의 모험(배명은·구슬·은림·전효원·이서영 지음, 구픽) “침묵의 세상을 깨고, 피에 젖은 깃발을 올리라는 게 직장에서의 주문 아니었던가. 그러려면 오늘 내가 만난 아름다운 소녀는 프록코트 청년의 손이 아니라 피에 젖은 깃발을 손에 쥐어야만 했다.” 노조 활동을 하다 사고사한 망자를 만나고서야 그동안 착취당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삼도천의 뱃사공부터 산업혁명기를 배경으로 한 웹소설의 단역 노동자에 빙의된 회사원까지. 다섯 명의 장르소설 작가가 이 시대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장르적 기법으로 풀어낸 기묘한 단편소설들을 엮었다. 앞서 정보라, 곽재식 등 장르소설의 작가들과 협업한 구픽의 여섯 번째 앤솔러지(문집)다. 256쪽. 1만 4800원.
  • 죄와 벌, 그 이상의 고뇌 새겨진 판결문들

    죄와 벌, 그 이상의 고뇌 새겨진 판결문들

    ‘19세의 편지는 오히려 더 어른스럽고 그래서 우리를 더욱 부끄럽게 한다.’ 한국으로 시집온 19세 베트남 여성을 남편이 살해한 ‘베트남 신부 살해 사건’ 2심 판결에 적힌 문구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판결문에 ‘우리를 더욱 부끄럽게 한다’는 식으로 판사의 개인감정이 담겨도 되나 싶어서다. 2심 판사는 신부가 생전에 베트남어로 꾹꾹 눌러쓴 편지 상당 부분을 판례에 직접 인용하기도 했다. 1심에서 나온 징역 12년형을 그대로 확정하면서 피고인을 설득하려는 노력으로도 여겨진다. 2014년부터 10년간 판사로 재직해 온 저자가 판결은 무엇이고 판사란 어떤 사람인지를 28개의 사례로 바라봤다. ‘땅콩회항’, ‘얼음정수기 중금속 검출’, ‘모다모다 샴푸 사건’부터 친부 성범죄, 아이 바꿔치기 사건까지 세간의 이목을 끈 판결을 중심으로 살핀다. 특히 판결을 내리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판결문에 드러난 언어에 초점을 맞췄다. 예컨대 저자는 전 국민을 공분케 한 2014년 땅콩회항 사건에서 ‘항로’에 대해 ‘공중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는 식으로 정의한 부분에 주목한다. 항공기가 뜨지 않고 활주로를 운항하다 되돌아온 것이어서 ‘항로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짚어 낸 것이다. 2021년 초등교사의 자살 사건에 대해 1심과 2심에서는 자살 당일 교사가 평온했다고 주장한 보험회사의 손을 들어 줬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판결문에서는 ‘정신과 전문의의 견해를 고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지적한다. ‘가을 들녘에는 황금물결이 일고 집집마다 감나무엔 빨간 감이 익어 간다’는 구절이 담긴 2006년 대전고법의 이른바 ‘황금들녘 판결’은 한 편의 시를 연상케 한다. 판사가 판결문을 쓸 때 무엇을 신경 쓰는지, 판결을 내릴 때 무엇에 기대는지, 판사와 판결의 색다른 면모 등은 무엇인지를 쉽게 풀어 썼다. 판결에 담긴 단어, 문장에서 드러나는 판사의 고민과 성찰, 의외의 생각과 감정 등을 통해 인간 판사의 체취를 느낄 수 있을 터다.
  • ‘TSMC 추격’ 삼성, 일본 AI 업체서 2나노 반도체 수주

    ‘TSMC 추격’ 삼성, 일본 AI 업체서 2나노 반도체 수주

    삼성전자가 일본의 대표 인공지능(AI) 업체로부터 2나노(㎚·10억분의 1m) 반도체 생산을 수주했다. 첨단 초미세공정 기술을 놓고 대만 TSMC와 경쟁을 펼치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일본 AI 스타트업 프리퍼드네트웍스(PFN)로부터 AI 가속기를 비롯한 2나노 공정 기반 AI 반도체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설립된 PFN은 AI 딥러닝(심층학습) 개발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업체로 도요타, NTT, 화낙(Fanuc) 등 주요 기업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최근 HBM(고대역폭메모리), 첨단 패키징을 포함한 2나노 AI 가속기 과제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을 함께 하고 있는 것도 PFN의 선택을 받은 배경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고객사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2나노 공정 개발에 집중하며 AI 가속기 등 성장세가 가파른 응용처 수주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한편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장(사장)은 소셜미디어(SNS)에 “HBM3E 샤인볼트와 같은 제품은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의 속도와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초당 최대 1.2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HBM3E D램 샤인볼트를 통해 HBM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HBM 시장에선 SK하이닉스가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메모리다.
  • 박정아 명창 세상 떠났다…제자 김태연이 마지막 길 배웅

    박정아 명창 세상 떠났다…제자 김태연이 마지막 길 배웅

    국악인 박정아(50) 명창이 별세했다. 생전 유방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던 박정아 명창은 지난 14일 세상을 떠났다. 1975년 전라남도 보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국가무형문화재 제 5호 판소리고법 이수자다. 지난 2000년에는 보성소리축제 전국대회 명창부 대통령상, 임방울국악제 판소리부문 명창부 문화관광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박정아 명창은 TV조선 오디션 예능 ‘미스트롯2’에 출연한 김태연의 스승이다. 제자 김태연을 위해 유방암 투병 중에도 지난해 11월 TV조선 ‘화요일은 밤이 좋아’ 무대에 올랐다. 김태연은 박정아 명창 장례위원회에 장례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태연은 주소연 명창 등과 함께 장례위원을 맡아 스승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 상주는 정대희 박정아 판소리보존회장이 맡았다. 고인의 소리를 기억하던 이들과 함께 유족들이 빈소를 지켜 조문객을 맞고 있다. 빈소는 광주광역시 남구 송하동에 위치한 광주남문장례식장 201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6일 오전 9시 30분. 장지는 광주 영락공원이다.
  • [황수정 칼럼] 조국도 살리는 ‘1인 권력’의 기술/수석논설위원

    [황수정 칼럼] 조국도 살리는 ‘1인 권력’의 기술/수석논설위원

    세계 정치학자들이 우리 정치판을 흥미진진한 연구 사례로 주시하고 있지 않을까. 자주 생각한다. 다종다기하게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정당의 전범으로 더불어민주당만 한 데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 중심에 이재명 대표가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7일 관훈토론회에서 이런 말을 했다. 이 대표의 단점을 “너무 거짓말을 많이 한다는 것,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더니 “아직도 당대표이고 당을 장악하는 것은 대단한 정치력”이라고 압축했다. 이 대표의 특질을 어떤 말보다 명료하게 간추렸다고 생각했다. 이 대표는 큰 거짓말을 얼굴색을 바꾸지 않고 한다. 제1당의 대표로서 선거제 개편의 열쇠를 쥐고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정을 빤히 다 아는 정치부 기자들을 모은 회견장에서 “여당이 위성정당금지법을 거부했다”고 했다. “여당의 위성정당을 막을 방법이 없어 통합형 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는 거짓말을 했다. 애초에 위성정당 금지와 연동형 유지는 그의 대선공약이다. 21대 국회 내내 거대 의석의 민주당이 온갖 법안을 좌지우지했다. 위성정당 금지 입법을 여당 때문에 못 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정치언어가 무서운 것은 생각을 타락시키기 때문이다. 나치의 언어를 연구한 언어학자 빅토르 클렘퍼러는 히틀러의 반복된 거짓말을 ‘소량의 비소’라고 정의했다. 히틀러가 독일인들의 생각을 가랑비에 옷 적시듯 바꿔 나간 연구 결과를 내놨다. 멀쩡한 지식인들까지 나치로 변질시킨 방식 중 가장 주효했던 것이 반복된 거짓말이었다. 히틀러 시대까지 갈 필요도 없다. 2016년 미국 대선 때 트럼프의 주장 중 78%가 거짓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멀쩡한 정치 지도자가 거짓말을 자꾸 하면 허구의 반(反)세계가 창조된다. 탈진실의 대안적 현실이 만들어져서 안 그래도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싶은 추종자들을 치명적으로 현혹한다. 이 원리에 이 대표는 정확히 걸맞은 현존 사례다. 선거 시스템을 당대표 한 사람의 보신용으로 변형시킨 편법은 말할 것도 없다.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견본 사례의 압권이 될 만하다. 공공의 선이라는 명분으로 게임의 룰 자체를 바꿨다. 범야권이 통째 야합할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면서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이라고 포장했다. 총선 이후 전당대회까지 염두에 둔 이 대표로서는 친명 중심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채우고 싶을 것이다. 최강욱, 김의겸처럼 공식 루트로는 공천이 힘든 하자 있는 친명 인사들을 위성정당에 태워 비례 앞 번호를 주면 된다. 정말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2심에서도 징역 2년형을 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까지 큰소리로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대표가 큰 그림을 그리려는 통합비례정당에 조 전 장관의 신당이 합류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우물쭈물하던 조 전 장관 앞에 신당의 활로를 활짝 열어 보장해 준 사람이 결국 이 대표다. 도덕적으로 회생불가 선고를 받은 인물을 정치적으로 부활시키는 마술을 부린 것이다. 해외의 정치학자들은 민주주의 위기 신호의 발신자로 독재자들을 지목한다. 집권하지 않았을 뿐 이 대표는 국회 제1당인 민주당을 1인 정당으로 변질시킨 파괴력의 주인공이다. 이 대표 한 사람의 뜻대로 위성정당 제도가 결정됐을 때 민주당 의원들은 만장일치로 추인했다. 106명의 소속 의원들이 “당대표께서 최종적인 고뇌의 결단을 내렸다”는 놀라운 성명을 냈다. 누가 모르고 봤으면 노동신문에서 퍼온 문장으로 알았을 것이다. 두 달도 안 남은 총선에서 정권이 심판받을지, 거야의 폭정이 심판받을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한 가지. 민주당에서 민주주의를 제거한 ‘1인 권력’의 기술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그것이 주요 관전 포인트라는 사실이다.
  • [최보기의 책보기] 읽으면 ‘깨시민’으로 거듭나는 책

    [최보기의 책보기] 읽으면 ‘깨시민’으로 거듭나는 책

    글이 안 읽히고 문장이 낯선 시대다. 디지털, 원격 소통의 텍스트는 그림(이모티콘), 사진, 동영상이 글보다 대세다. 독서가 줄어드는 만큼 서평의 공간도 좁아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에도 끈질기게 서평을 쓰는 이유는 책과 독서가 여전히 개인과 사회 발전에 필요조건이라는 신념 때문이다.또한 매주 서평을 기다리는 애독자가 최소 백만 넘어 한 명이 있음을 알기에 그 사람을 위해 나는 쓴다.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을 수는 없다. 아무 책이나 읽는 것은 안 읽는 것보다는 좋으나 체계적이지 못하다. 문화평론가이자 소설가로서 책 읽는 작가, 고급 독자를 지향하는 장윤미 박사(국문학)는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와 만나는 일, 지도 한 장 없이 낯선 길에 들어서는 일이라 독자에게 안내지도·보물지도를 주기 위해 ‘우세한 책들’을 펴냈다. 저자의 관심은 주로 ‘우리 사회의 한계와 문제점 분석’인데 특히 ‘여성, 장애, 돌봄, 계급’ 등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문제에 천착(穿鑿)한다. 익숙하고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에 파괴적 질문을 함으로써 새로운 깨우침을 얻게 한다. 우리가 지금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지 각성하게 한다. ‘깨어있는 시민’(깨시민)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선진국에 안착하려면 이 층이 두껍고 탄탄해야 한다. 모두 27권의 책을 소개한다. ‘있지만 없고, 없지만 있는 사람들’은 나는 숨지 않는다(박희정 외), 어쩌면 이상한 몸(장애여성공감), 있지만 없는 아이들(은유), 노동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전혜원)을 읽으며 ‘차별’을 각성한다. ‘사는 집이 계급이다’는 타인의 집(손원평), 순례주택(유은실), 서영동 이야기(조남주),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하재영)를 읽으며 집(House)과 가정(Home)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분석한다. 물론, ‘우세한 책들’만 읽어도 27권이 제기하는 사회문제는 충분히 공감된다. 27권 중 대충 고른 듯한, 만만한 책은 한 권도 없다.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K판타지 작가 전민희 “지금, 장르 소설 쓰기 가장 좋은 시대”

    K판타지 작가 전민희 “지금, 장르 소설 쓰기 가장 좋은 시대”

    장르문학계는 숫자 ‘3’에 큰 의미를 두는 듯하다. 세계 3대 판타지 작가로 ‘반지의 제왕’ J R R 톨킨, ‘나니아 연대기’ C S 루이스 그리고 ‘어스시 연대기’ 어슐러 K 르 귄을 꼽듯 국내에서도 판타지의 부흥을 이끈 3대장이 있다. ‘퇴마록’의 이우혁, ‘드래곤라자’의 이영도 그리고 전민희(49)다. 최근 카카오페이지에 대표작 ‘룬의 아이들: 블러디드’ 7권 연재를 시작한 전 작가를 서면으로 만났다. 1990년대 PC통신 ‘나우누리’에 ‘세월의 돌’을 연재하며 데뷔한 전민희는 “반드시 종이책을 출간해야만 돈을 벌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노트북 한 대만 있으면 수많은 실패와 실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역사상 지금처럼 장르 소설을 쓰기 좋은 시대는 없었다”고 했다. 전민희는 연재 기간이 길기로 유명하다. 그의 기사가 어딘가에 실리면 “그래서 작품의 결말은 언제쯤 내주실 건가요”라는 댓글도 자주 달린다. ‘룬의 아이들’도 2001년 1부 ‘윈터러’를 시작으로 현재 3부 ‘블러디드’ 7권으로 이어지고 있다. 23년째다. 그는 “9권 정도만 3부의 결말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두 시간짜리 영화로 보자면 현재 1시간 30분 정도 온 듯하다”고 했다. “옛 독자와 새 독자는 뚜렷하게 다르다. 새 독자에 맞출수록 옛 독자는 실망한다. 반대로 하면 새 독자의 유입이 어렵다. 양쪽을 조율하며 타협점도 찾아보고, 이를 뛰어넘을 ‘초월점’은 없을지 고민한다. 그러나 요즘은 이 둘이 완전히 대립하는 건 아니라고 느낀다. 그러니 포기하지 않고 써 보려 한다.” 꼼꼼하게 공을 들여 쓴 미문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내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기준이 있다. 적당히 타협하지 못하고 수없이 고치는 이유다. 화가 나기도 하고 자기혐오와 능력의 한계를 마주하기도 한다. 크게 중요하지 않은 장면일 때도 마찬가지다. 요즘 추세와는 맞지 않는 버릇이고 고쳐야 할 문제 같지만, 너무 오랫동안 그래 와서….” 자신의 문장에 만족하는지 질문하자 그는 “다 쓴 순간에는 그렇다”면서도 “정확히는 만족할 때까지 고친 것이겠지만”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면서도 “그렇게 고친 문장도 시간이 지나면 종종 마음에 들지 않게 되니까 쓸데없는 집착 같기도 하다”고도 했다. 그는 오히려 장르 소설가의 문장이라면 유려함보다는 ‘재밌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룬의 아이들’은 고대 왕국이 멸망한 뒤 혼란스러운 세계에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태국·대만 등을 거쳐 단행본 300만부 이상이 팔린 글로벌 걸작이기도 하다. 그는 “쓰지 않으면 삶이 무미건조해서 견딜 수 없다”면서 “복권에 당첨돼 큰 부자가 돼도 결국 뭔가 쓸 것 같다”고 했다. “판타지는 신화를 닮았다. 신화는 인류의 정신이 유래한 원형에서 나온다. 아주 복잡한 이 세상은 단 하루도 무어라 정의할 수 없지만, 상징계의 언어는 그렇지 않다. 한 사람의 인생뿐만 아니라 심지어 한 나라, 인류나 세계조차도 과감히 규정하지 않는가. 작가 혼자서 새로운 세상과 질서를 상상으로 창조하는 판타지도 그와 비슷한 일을 시도하고 있다.”
  • 일본과 밀착하는 TSMC, 엔비디아 대항군 구축 나선 ‘챗GPT 아버지’…반도체 지각 변동

    일본과 밀착하는 TSMC, 엔비디아 대항군 구축 나선 ‘챗GPT 아버지’…반도체 지각 변동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메모리의 깊은 불황 속에 중국 견제에 나선 미국의 공급망 재편을 중심으로 움직였다면, 올해는 인공지능(AI) 반도체부터 파운드리(위탁생산), 핵심 장비 산업에 이르기까지 기업별로 연합 전선 구축에 나서는 모양새다. 각 영역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는 기업들은 시장 지배력 확장을 위해, 후발 주자들은 격차를 줄이기 위해 상호 시너지를 극대화할 파트너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대한민국의 경쟁국인 대만과 일본의 협력 강화다. 대만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에서 압도적인 1위인 TSMC(57.9%)가 적극적인 보조금 지원을 약속한 일본 정부에 호응해 현지 공장 신·증설을 확대하고 있다.10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구마모토현에 총 11조 2000억원을 들여 신설 중인 1공장에 이어 최근 이곳에 2공장 건설도 공식화했다. 12~28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 제품을 생산할 1공장은 일본 소니그룹과 세계 2위 자동차 부품 기업 덴소가 합작사 형태로 참여했고, 일본 정부는 1공장 신설 비용의 41%에 해당하는 4조 5600억원을 보조금으로 지원했다. 일본 정부는 자국에서 10년 이상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 제품이 부족할 경우 일본에 우선 공급하는 조건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구마모토 1공장은 올해 10월 초도 물량 양산을 목표로 마무리 공정이 진행 중이다. TSMC는 1공장 투자에 그치지 않고 올해 말 구마모토 2공장 건설을 시작하기로 했다. 2027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하며 6~7나노 첨단 반도체 생산을 주력으로 한다. 1공장이 현재 활발히 사용되는 ‘레거시 제품’ 공급을 담당하고 2공장이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는 형식이다. 1·2공장을 합산한 생산능력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10만장에 달할 전망이다. 공정은 HPC(고성능컴퓨팅), 산업 및 소비자용 칩, 차량용 반도체 등 산업 전반에 필요한 제품을 생산한다. TSMC는 “구마모토 1·2공장의 총 투자 규모는 일본 정부의 강력한 지원으로 200억 달러(약 26조 6700억원)를 초과할 것”이라며 “생산능력 계획은 고객 요구에 따라 추가로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구마모토현이 속한 규슈 지역에서는 향후 10년간 반도체와 관련해 180조원 규모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SMC가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집중 투자하고 있는 구마모토현의 경제효과는 10조 5360억엔(약 94조원)으로 구마모토현 10년간 예산보다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TSMC의 현지 투자와 관련해 “일본과 대만이 협력을 심화해 경제 안보를 강화한다”라면서 “일본, 미국, 유럽은 중국에 대항한 반도체 공급망 재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영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를 앞세워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장악했던 1980년대의 영광 재현에 나선 일본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우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소부장 분야에서는 카메라와 프린터 등 앞선 광학 기술력을 갖춘 캐논이 노광장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네덜란드 ASML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노광장비는 반도체 제조 공정 중 핵심 단계인 ‘포토 공정’에 쓰이는 장비로,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 위에 나노미터 단위의 미세 회로를 빛으로 새겨 그리는 데 쓰인다. 첨단반도체의 기준이 되는 7나노 공정부터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필요한데 ASML이 글로벌 공급의 91%를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과 같은 종합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는 ASML의 EUV 장비 확보가 제품 생산성과 매출 증대에 직결되기 때문에 ASML은 장비를 납품하는 협력사임에도 막강한 영향력 덕에 ‘슈퍼 을’로 불릴 정도다. 캐논은 ASML의 방식과는 달리 반도체 설계도를 웨이퍼에 각인하는 방식의 ‘나노 임프린트 리소그래피’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구체적인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캐논은 1대 당 1억 5000만 달러가 넘는 ASML의 장비에 비해 매우 낮은 가격에, 전력 효율은 90% 높은 장비를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타케이시 히로아키 캐논 총괄 책임은 “이 기술은 최첨단 반도체를 간단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 수 있는 매우 독특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11월 생성형 AI ‘챗 GPT’를 세상에 내놓으면 산업계 전반에 생성형 AI 개발 경쟁에 불을 붙인 개발사 오픈AI는 새롭게 문이 열린 AI반도체 시장에서 ‘일인자’ 엔비디아에 대항하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80%가 넘는 점유율로 지배하고 있다. 올해 거대언어모델(LLM) GPT-4의 업그레이드 버전 공개를 추진하고 있는 오픈AI는 이를 위해 고가의 AI 반도체가 대량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엔비디아의 공급에만 의존하기에는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 최근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협력 파트너 확보에 나섰다.우선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중동의 ‘큰 손’ 들과 협의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등과는 AI칩 공동 개발과 공급망 구축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올트먼 CEO는 지난달 25일 방한해 그 이튿날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경계현 DS부문장(사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까지 연쇄 미팅을 가지며 오픈AI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 보면 작년은 사업적으로는 메모리가 얼어붙었고, 사업 외적으로는 미국의 ‘룰 세팅’에 따른 지정학적 변수 예측 및 대응 방안 마련의 해였다”라면서 “올해는 메모리도 반등을 시작했고, AI 반도체라는 새로운 시장 공략이 필수 과제로 떠오르면서 기업의 기술 투자와 주요 기업 간 협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바다를 읽어 주는 화가 김재신(김재신 글·그림, 남해의봄날) “윤슬(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은 바다의 꽃이다. 통영 바다의 잘고 유난한 빛은 바다 가득 피어오른 꽃이라 할 수 있다.” 경남 통영의 유일한 출판사 남해의봄날이 화가들의 삶과 작품에서 길어낸 이야기를 전하는 ‘화가의 책’ 시리즈 첫 주인공으로 김재신 화백을 소개한다. 그는 고향 통영의 바다를 목판에 수십 겹 쌓은 색을 조각하는 조탁 기법으로 그려 내 매 순간 다른 표정으로 찬란하게 일렁이는 바다를 보는 이에게 안겨 왔다. 30년간의 작업에서 엄선한 작품 55점이 글과 함께 펼쳐진다. 128쪽. 2만 8000원.애틋하고 행복한 타피오카의 꿈(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수피 탕 그림, 김난주 옮김, 민음사) “시간이란 마치 맛이 잘 든 장아찌나 소화에 좋은 요구르트처럼 우리들의 관계를 발효시켜 사람과 사람을 가족으로 맺어 준다.” 국내에도 수많은 팬을 거느린 일본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가 글을 쓰고 대만의 일러스트레이터 수피 탕이 그림을 그렸다. 두 사람이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나고. 그 모든 과정에는 맛있는 음식이 있다. 어린 시절 아픈 어머니를 대신해 아버지가 만든 진한 된장국. 가족의 기억이란 어쩌면 짠맛이나 단맛 같은 음식의 ‘맛’으로 돼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84쪽. 1만 7000원.추리소설로 철학하기(백휴 지음, 나비클럽) “이따금 천재 탐정의 예리한 눈빛을 볼 때 허허벌판에 선 인간의 당혹감을 즐기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추리소설가가 된 철학자’ 백휴 작가가 20년 넘게 쓴 평론을 한데 묶었다. 에드거 앨런 포, 애거서 크리스티 등 걸출한 추리소설 작가들의 작품에서 니체, 칸트 등 위대한 현대 사상가들의 철학적 사유를 길어 올린다. 한때 ‘잡문학’이라고 취급받으며 문학의 주변부에 머물렀던 추리소설은 어떻게 철학과 공명할 수 있는가. 백 작가는 질 들뢰즈의 기념비적인 저서 ‘차이와 반복’의 한 구절을 읽고 흥분에 빠진다. “철학은 부분적으로 추리소설적이어야 한다.” 456쪽. 2만 7000원.
  • ARS는 민주, 전화면접은 국민의힘 우위…왜?

    ARS는 민주, 전화면접은 국민의힘 우위…왜?

    정당 지지율, 조사 방식 따라 차이전화면접, 응답률 높지만 무관심층도 참여ARS, 정치 고관여층 의견 과도하게 반영NBS 조사서 與 37% 野 30%[전화면접]리얼미터는 與 39.8% 野 45.2%[ARS] 4·10 총선을 60여일 앞두고 정당 지지율과 총선 전망 등 정치 여론조사가 쏟아지고 있다. 상당수 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양당은 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민주당이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한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전화면접에서, 더불어민주당은 ARS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화면접은 중도층 및 무당층이, ARS는 정치 고관여층이 주로 응답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화면접은 조사원이 직접 질문하고 응답자가 답을 하는 반면, ARS는 컴퓨터 자동 응답 장치를 사용한다. 응답률과 비용 모두 전화면접이 더 높다. 한국갤럽 등 한국조사협회 소속 여론조사 업체 34곳이 자동응답서비스(ARS) 방식을 없애고 22대 총선부터는 전화면접 조사만 시행하기로 했지만, ARS 조사는 추세를 파악하는 데 유리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전화면접 방식의 대표 격인 한국갤럽이 세계일보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전국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국민의힘 39%, 민주당 37%로 2% 포인트 차 접전이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국민의힘 37%, 민주당 30%로 조사됐다. 전화면접 조사에서 국민의힘이 우위인 점이 또다시 확인된 것이다. 다만, 지난 5일부터 실시한 국민의힘 경선 여론조사와 시기가 겹쳐 국민의힘 지지율이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두 조사 모두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반면 ARS 방식의 대표 격인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으로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민주당 45.2%, 국민의힘 39.8%로 나타났다.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 내지만, 두 당의 격차는 5.4% 포인트로 전화면접보다 큰 편이다. 방송인 김어준씨가 설립한 여론조사꽃은 ARS와 전화면접을 동시에 실시하고 있다. 야권 성향의 여론조사업체인데도 조사 방식에 따른 결과 차이가 뚜렷하다. 여론조사꽃이 지난 2~3일 실시한 1011명 대상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민주당 45.5%, 국민의힘 32.0%(13.5% 포인트 차)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1003명 대상 ARS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49.7%, 국민의힘이 38.3%(11.4% 포인트 차)로 나타났다. 두 조사 모두 95% 신뢰수준 표본오차는 ±3.1%포인트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과가 극명하게 나뉘는 것은 조사 방식 때문이다. 전화면접은 조사원의 질문을 거절하기 쉽지 않아 응답률과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다만 정치에 무관심한 저관여층도 답하면서 정확한 지지율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ARS 방식은 전화를 끊어버리는 사람이 많아 응답률이 낮고, 적극 투표층의 의견이 과도하게 반영된다. 면접 조사보다 속마음을 드러내기 쉬워 ‘샤이 보수’, ‘샤이 진보’ 논란이 매번 나온다. 전문가들은 ARS 조사가 정치 고관여층 혹은 강성 지지층의 응답 확률이 높다고 봤다. 상대적으로 전화면접에 중도층이 더 반응한다는 의미다. 한국조사협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춘석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총괄 본부 부문장은 9일 통화에서 “응답률이 낮은 ARS는 정치 고관여층 위주로 응답하다보니 과다대표되는 경향이 있다”며 “일반 시민의 의견을 파악하는데는 전화면접 방식이 유용하다”고 했다. 이어 “샤이층의 문제가 아니다”며 “응답률에 대표성이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 청담어학원, 새달 4일 개강 앞두고 전국 지점 신입생 모집

    청담어학원, 새달 4일 개강 앞두고 전국 지점 신입생 모집

    크레버스(CREVERSE) 영어 브랜드 청담어학원은 오는 3월 4일 봄학기 개강을 앞두고 전국 브랜치에서 입학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입학시험은 초등 4학년부터 응시할 수 있으며 프리 테스트로 시험 종류를 정한다. 본 시험은 난이도에 따라 EPT, 토플주니어(TOEFL Jr.), 토플(TOEFL)로 나뉜다. EPT는 배경지식과 어휘 수준이 낮고, 토플주니어는 읽기 지문이 길며 어휘와 배경지식 수준이 높다. 토플은 지문이 길어 독해력과 청해력이 요구된다. 입학시험 예약은 크레버스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청담어학원은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지식 산업의 마켓 리더로서, 다양한 주제의 ESL 수업과 프로젝트 활동으로 사고력을 키우며 고차원의 질문을 할 수 있는 AI 네이티브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체에 따르면 청담 프로젝트 수업(PBL)은 사고력과 영어 실력을 동시에 강화한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은 득점력과 성취도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비판적 사고력과 자기주도학습 역량이 시너지를 내 고난도 문제에 도전해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힘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 수행평가와 논∙서술형 평가를 대비할 수 있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호응이 크다. 올해도 청담어학원은 온라인 학습 아이러닝을 업그레이드했다. 새로 도입된 리딩 내비게이터는 자기주도적 원서 읽기로 독해 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수업 이해도와 참여도를 높인다. 오가닉 러닝은 교실 학습과 온라인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글쓰기 학습으로 주요 글쓰기 유형을 익힐 수 있다. AI G-Check도 눈여겨볼 만하다. 문장을 작성하면 동시에 틀린 문법과 단어를 체크하고 학생 스스로 교정할 수 있다.
  • ‘AI 영토확장’ SKT, 영업익 9% 늘어 4년째 성장세

    SK텔레콤이 지난해 10% 가까이 영업이익을 늘려 4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 갔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인공지능(AI) 컴퍼니’로서의 성과를 본격적으로 창출하겠다는 포부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8% 증가한 1조 753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매출은 1.8% 증가한 17조 6085억원, 순이익은 20.9% 늘어난 1조 145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97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7% 증가했으며, 분기 매출은 4조 5273억원으로 3% 증가했다.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1년 전보다 1.1% 늘어난 309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매출도 4조 2790억원으로 3% 늘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AI 피라미드’ 전략을 공개하면서 기존 사업을 ‘AI 인프라’와 ‘AI 전환’, ‘AI 서비스’ 등 3대 사업 영역에 맞춰 재정의하고 있다. 우선 AI 인프라 분야에서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지난해 2024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성장했다. 전력 사용량을 40% 가까이 절감하는 ‘액침 냉각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으며, 올해 세계 시장 진출 계획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AIX 부문의 클라우드 사업은 지난해 매출 146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6% 성장했다. 지난달엔 기업 고객 특화 혁신 인공지능 플랫폼 ‘엔터프라이즈 AI 마켓’을 선보이기도 했다. AI 헬스케어 사업에서는 인공지능 수의 영상진단 보조서비스 ‘엑스칼리버’의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인공지능 비서 ‘에이닷’은 아이폰 통화 녹음·요약과 실시간 통화통역 기능에 이어 새로운 킬러 서비스를 추가할 방침이다. 김양섭 SK텔레콤 재무부문장(CFO)은 “적극적으로 AI를 활용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안하고, 효율적이고 품질 높은 고객 상담을 제공하는 등 고객 경험의 개선을 통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어 지난해 4분기 배당금을 주당 1050원, 지난해 연간 배당액을 주당 3540원으로 정했다.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한 뒤 지급할 예정이다.
  • [최보기의 책보기] 지식과 시각이 아니라 영감과 영각(靈覺)이 충만한 책

    [최보기의 책보기] 지식과 시각이 아니라 영감과 영각(靈覺)이 충만한 책

    지방자치가 실현되고 자치단체장이 주민 선거로 뽑히니 주민을 위한 행정 서비스가 날로 발전한다. 그중 투자와 효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민의 관심이 작은 시설이 박물관이다. 운 좋게 여행 전문 월간지 <여행 스케치>에 박물관 기행문을 쓸 기회를 얻어 매달 박물관 한 곳을 선택해 관람 중이다. 놀라운 점은 나라 도처에 박물관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는 것, 국공립 박물관은 물론 많은 사립 박물관까지 전문 운영 능력과 시설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박물관을 방문할 때마다 ‘이 곳에 이렇게 훌륭한 박물관이 있었다니!’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서울 송파구 한성백제박물관, 인천 송도 세계문자박물관, 강원 평창 조선왕조실록박물관, 경기도 부천 시립박물관/ 활박물관/ 만화박물관, 경기도 남양주 두물머리 실학박물관, 서울 관악구 호림박물관 등이 모두 그랬다. 진주박물관의 특별전시전 ‘화력조선’이나 실학박물관의 기획전시전 ‘조선비쥬얼’은 그 명성이 자자했으니 지방에 있다고, 외진 곳에 있다고 절대 무시하면 안 되는 것이 박물관이다. 『박물관에서 서성이다』 저자 박현택 선생은 홍익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했고,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 30년 넘게 디자이너로 일했고, 현재는 연필뮤지엄 관장이다. 이 책은 저자의 ‘박물관 졸업 작품집’ 같은 책이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단순히 역사지식의 모음이라든가 예술적 식견을 밝힌 저술이 아니다. 지금까지 느꼈던 모든 시각의 비밀을 노출시킨 책이다. 지식이 아니라 영감, 시각이 아니라 영각(靈覺)이다’고 썼다. 마치 유홍준 박사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와 손철주 선생의 『꽃 피는 삶에 홀리다』와 최순우 선생의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 서서』를 포개어 놓은 듯한 이 책, 설명은 쉽고 문장은 간결하며 우아하게 동서양 박물관을 활보한다. 필자의 짧은 박물관 관람 중 압권은 역시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이었다. 방안에 입장해 반가사유상 앞에 서는 순간의 황홀지경이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직접 느껴보는 수밖에!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충남 천안시, 어르신 새 일자리 ‘시니어 편의점’ 운영

    충남 천안시, 어르신 새 일자리 ‘시니어 편의점’ 운영

    충남 천안시는 5일 ㈜GS리테일과 노인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민간형 노인 일자리 사업 활성화를 위한 상호 협력으로 노인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자립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천안시와 GS25는 협약에 따라 동남구 영성동에 ‘시니어 동행편의점 천안 1호점‘을 개소할 계획이다. 이승준 GS리테일 부문장은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책무를 다해 어르신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행복한 고령화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어르신들의 사회활동 참여기회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 [특파원 칼럼] ‘나가서 투표하세요’/이재연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나가서 투표하세요’/이재연 워싱턴 특파원

    “나는 아직도 짐 크로법의 잔재 아래 살고 있다. 모두를 위한 평등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그래서 투표장에 나왔다.” 2024년 미국 대선의 첫 공식 민주당 경선을 취재하려고 찾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흑인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한꺼번에 들을 수 있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흑인 인구 비율이 26% 선으로, 미국 전체 흑인 인구 비율(약 15%)보다 높다.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확정은 기정사실이지만, ‘바이든과 민주당의 인기가 흑인들 사이에서 식고 있다’는 현지 언론들 보도에 이유가 궁금했다. 사전투표소 앞에서 만난 흑인 젊은층은 상당수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학자금 대출 탕감 등 공약 부진을 지적했다. 한데 정작 의미심장하게 다가온 건 중장년층 흑인들의 대답이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민주주의의 위기’를 지적하며 민주당을 두둔했다. 선조들이 피와 투쟁으로 일궈 낸 시민의 권리와 자유가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민주당을 등질 수 없다는 논리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애매모호한 태도와 초강대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이지 못하는 리더십에 염증을 느낀 흑인들이 등을 돌리는 건 부인할 수 없는 현상이지만, 한편에서는 역설적으로 그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한 60대 흑인 여성은 짐 크로법을 소환해 자신의 얘기를 했다. 이 법은 남북전쟁 이후인 1876년부터 1965년까지 남부 11개주 공공기관에서 흑백 분리를 강제한 법안이다. 그는 “내가 어렸을 때 (짐 크로법이 폐지되고) 민권법이 시행되면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독재자를 미화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평등과 투표권 같은 시민권은 현재 민주국가에선 당연한 권리인데, 나이 든 흑인 계층에게 느껴지는 의미는 젊은 세대의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고상한 정치 놀음이 아닌 실존 투쟁의 결과물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8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의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에서 연설하며 흑인 표심 되돌리기 시동을 걸었다. 미국 흑인 기독교의 성지인 이곳은 1818년 흑인 전용 교회로 세워졌다가 폐쇄된 뒤 남북전쟁 이후 다시 예배를 시작했다. 2015년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격으로 예배당 안에서 목사 등 9명이 희생된 증오범죄의 상징터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남북전쟁을 협상으로 피할 수 있었다”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선거뿐 아니라 역사도 훔치려 한다”고 맹공했다. 남부에선 동네 교회 앞에 ‘투표에 참여하세요’(Get out and Vote)라고 독려하는 카드 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남부 흑인 교회들이 정치 조직의 중심지이자 신도들에게 투표권 행사를 독려해 종종 큰 성공을 거두곤 했다”고 전했는데, 그 실체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어렵게 확보된 권리들은 일상에서 너무 당연시된 나머지 때론 배제된다. ‘투표하지 않으면 당신의 권리는 영원히 잊혀진다’는 간단하지만 중요한 명제를 흑인들과의 문답에서 얻었다. 21대 총선이 불과 두 달 남은 우리에게도 적용되는 문장일 터다.
  • 카카오 “경영쇄신” 외쳤지만… 檢 칼끝 결국 김범수 향하나

    카카오 “경영쇄신” 외쳤지만… 檢 칼끝 결국 김범수 향하나

    SM엔터 시세 조종 의혹에 주목드라마제작사 고가 인수 정황도자사 가맹택시 콜몰아주기 조준김센터장 가상자산 횡령도 촉각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과 카카오 그룹을 둘러싼 각종 범죄 의혹에 대한 금융범죄 중점검찰청인 서울남부지검의 수사력이 집중되면서 검찰의 칼 끝이 결국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김 센터장을 향할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4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현재 4건의 카카오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조사1부(부장 권찬혁)와 금융조사2부(부장 박건영),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이정렬) 등 서울남부지검 최정예 수사팀이 김 센터장과 주요 경영진의 업무상 횡령·배임 의혹을 들여다 보고 있다. 검찰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사건은 금융조사2부가 맡은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시세조종’ 의혹이다.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놓고 카카오와 경쟁했던 하이브는 “(공개매수 때)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금감원 특별사법경찰 수사 결과 카카오는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12만원)보다 높게 끌어올린 것으로 조사됐고,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법인이 검찰에 송치됐다. 김 센터장과 홍은택 현 카카오 대표도 뒤이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김 센터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배 대표는 구속기소 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공개 부인에도 불구하고 SM엔터 재매각 전망이 계속 나온다. 카카오 품에 안긴 이후 SM엔터가 이렇다 할 사업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재매각설의 주된 이유이지만, 검찰 수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검찰은 SM 시세 조종 사건을 수사하던 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가 드라마 제작사인 바람픽쳐스를 시세보다 고가에 인수한 정황도 포착했고, 서울남부지금 금융조사1부가 수사에 나섰다. 카카오엔터가 2020년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와 이준호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 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바람픽쳐스는 이 부문장의 아내인 배우 윤정희씨가 대주주였다. 금융조사1부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가맹 택시인 ‘카카오T 블루’에 승객 호출을 선점할 수 있도록 했다는 ‘콜 몰아주기’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콜 몰아주기 정황을 확인하고 카카오모빌리티에 270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며, 중소벤처기업부의 요청에 따라 검찰에 고발했다. 이 밖에 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은 김 센터장과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들의 횡령·배임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 김 센터장 등이 자회사를 통해 가상화폐 ‘클레이’를 만들고 투자자를 끌어모은 뒤 이를 현금화해 횡령했다며 지난해 9월 김 센터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 “서신으로 금전 요구”…주호민, 특수교사 선처 번복한 이유

    “서신으로 금전 요구”…주호민, 특수교사 선처 번복한 이유

    자신의 아들을 담당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한 웹툰 작가 주호민이 6개월 만에 입을 열고 그간 심경을 고백했다. 주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는 1일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의 선고유예를 받았다. 선고유예는 가벼운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2년이 지나면 없던 일로 간주하는 판결이다. 당시 주호민의 9살 아들은 자폐를 가진 아이였고 일반 학급에서 수업을 받다가 다른 아이들에 피해를 주는 어떤 행동을 해 다른 교실로 분리 조치돼 혼자 수업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가 집에서 계속해서 불안 증상을 보이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부모가 녹음기를 넣어서 보냈다. 그 안에는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야?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그게 너야, 너. 싫어, 싫어 죽겠어” 등 아이를 향한 교사의 발언이 고스란히 녹음돼 있었다. 법정에서 공개된 2시간 30분 분량의 녹취, 재판부는 형법 20조(정당행위)를 근거로 이 녹취를 증거로 인정했다. 대법원은 ‘몰래 녹음’의 경우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증거능력이 부정된다고 판시했지만 재판부는 위법성 조각 사유를 근거로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해자 모친이 피해자에 대한 학대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서 대화 녹음한 것이기 때문에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면서 “이 수업은 의무 교육에 의한 공교육이라, 녹음돼 침해되는 사생활보다 보호할 수 있는 이익이 더 커 보인다. 법의 균형성도 충분히 인정된다”라고 판시했다. 또한 ▲자폐성 장애아동인 자녀가 평소와 다르다고 느낀 모친 입장에서는 신속히 확인할 필요가 있었던 점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교실에서 소수의 자폐 학생만이 피고인 수업을 들어 녹음 외 학대를 확인하기 어려운 점 등에서 긴급성과 상당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특수교사 측 무리한 요구에 선처 철회 주호민은 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 인생에서 가장 길고 괴로운 반년”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주호민은 “서울 서이초 사건으로 인해 교권 이슈가 뜨거워진 상황이었고, 그 사건과 엮이면서 ‘갑질 부모’가 됐다. 해명하려면 장애 아동의 특수성에 관해 설명해야 하는데 당시 어떤 해명도 들어줄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억울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주씨는 당초 특수교사 A씨를 선처하겠다는 입장을 냈다가 번복한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선처를 통해 사건을 원만히 해결해 나가야겠다고 결심했는데, A씨 변호인 측이 서신을 보냈다. 여기에 ‘무죄 탄원이 아닌 고소 취하서를 쓰고, 그동안 선생님이 정신적으로 고통받고 학교도 못 나간 게 있으니 물질적으로 보상을 해라’는 요구사항들이 쓰여 있었다”고 했다. 그는 “사과를 받은 적도 없고 그리고 그 모든 요구하는 문장들이 정말 그 형량을 줄이기 위한 단어들이었다”이라며 “자필 사과문을 게시하라더라. 그래서 약간 벙쪘다. 다음 날 요구가 또 왔다. 돈 달라고 한 건 취소하고 대신 사과문에 들어갈 문장들을 써서 줬다”고 말했다.‘죽어야겠다’고 생각해 유서 쓰기도” 주호민은 개인 방송에서 “기사가 나고 3일째 됐을 때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심을 하고 유서를 썼다”며 “나머지 가족이 살아가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울먹였다. 그는 “해명할 수 없다는 그 답답함이 너무 컸고 그 사람들이 해명을 해도 들어주지 않는다는 그런 어떤 절망감이 되게 컸다. 정말 온 세상이 공격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숨을 쉬기가 좀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주호민은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도 있지만 장애에 대한 혐오와 아이에 대한 욕설 등 악성댓글이 엄청났다”며 “심한 것만 추려서 40건을 고소했다. 애매한 건 다 빼고 추리고 추린 게 40건”이라며 “민사소송을 통해 발생한 보상금은 발달장애 아동과 특수교사 처우 개선에 모두 쓰겠다”고 밝혔다. 주호민은 이번 사건이 특수교사와의 대립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애아 부모와 특수교사의 대립으로 보이지 않길 바란다”며 “대부분 특수교사는 열악한 환경에서 헌신하고 있다”고 했다. A씨가 유죄 판결을 받은 데 대해서도 “교사가 짜증 섞인 태도로 정서적 학대를 했다는 점이 인정된 것”이라며 “제 아이가 학대를 당했음을 인정하는 판결이 기쁠 리 없다. 여전히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주씨는 현재 자녀를 가정에서 보호하고 있다. 주씨는 “여러 가지 방법을 열어놓고 고민했지만 아직 결정이 어려워 일단 가정에서 보호하면서 천천히 방법을 모색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특수교사 A씨 측 변호인은 이날 1심 판결에 반발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A씨 측 김기윤 변호사는 “몰래 녹음한 부분에 대해 유죄로 증거능력을 인정했는데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며 “몰래 녹음에 대해 유죄 증거로 사용할 경우 교사와 학생 사이 신뢰 관계가 상당히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인감(印鑑)/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인감(印鑑)/서동철 논설위원

    서울 청계천변에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도장 가게 박인당이 있다. 정부가 공인한 인장 명장 박호영 대표는 80대 중반 나이에도 조각도를 잡고 섬세하게 글자를 새겨 나간다. ‘도장장이’라 불린 시절도 있었지만 손재주에 문자속도 갖춰야 하는 작업이다. 박 명장도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 등 한자의 5서체를 배우고 특히 인장 조각에 필수적인 좌서(左書)를 익히는 데 공을 들였다. 글자를 수평으로 180도 돌린 게 좌서다. 인감증명이란 문서 작성자의 도장이 행정기관에 신고된 것과 같음을 증명해 본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서류다. 우리나라의 인감증명제도는 조선총독부가 1914년 ‘인감증명규칙’을 공포하면서 도입됐다. 각종 인허가나 부동산 거래 등에 필요한 행정서류에 인감증명을 첨부해야 하면서 도장을 파는 인장업도 자연스럽게 활기를 띠게 됐다. 도장은 전통사회에서도 당연히 쓰였다. 조선시대 행정적 효력을 갖는 도장은 흔히 어보나 국새라고 불리는 새보(璽寶)와 관인(官印)이 있었다. 개인이 사용하던 인장은 서화를 완성하고 찍는 낙관이나 서적의 장서인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지방관이 조정에 올리는 장계를 비롯해 대부분은 수결(手決), 곧 사인이었다. 이름이 아니라 일심(一心)이라고 썼는데, 행정 처리에 조금의 사심도 없이 공심(公心)만 있을 뿐이라는 상징이라고 한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최근 펴낸 ‘서울의 인장포’ 보고서에 조선시대 개인 인장으로 성명, 자와 호를 비롯해 별호, 당호, 관향을 담은 성명자호인, 기억할 만한 문장을 새긴 사구인(詞句印), 편지의 겉봉투를 닫는 의미의 봉함인을 소개했다. 특히 부인도서(婦人圖書)가 눈길을 끌었는데, 법적 효력을 지닌 여성의 도장이었다고 한다. 각종 문서에 무조건 도장을 찍어야 했던 시대, 도장업은 호황이었다. 하지만 행정전산화가 진척되고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도장을 파는 기계가 보급되면서 도장업은 사양산업이 된 지 오래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은 엊그제 “국민이 이리 뛰고 저리 뛰지 않도록 인감증명을 디지털 인감으로 대폭 전환할 것”이라고 했다. 도장업의 미래를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정작 장인들은 걱정하지 않는다. 손도장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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