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문장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연습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아마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910
  • [新국토기행] 경북 군위군

    [新국토기행] 경북 군위군

    경북 군위는 경북의 지리적 중심이고 대구와 맞닿아 있지만 오지 아닌 오지로 남아 있다. 면적(614.24㎢)은 서울보다 넓지만 인구는 420분의1인 2만 4000여명에 불과하다. 주민 절반 정도가 농업에 종사하고 남쪽의 팔공산맥이 동서로 뻗어 농산촌을 이룬다. 산이 깊고 물 맑은 고장이다. 수확의 계절이자 단풍철인 요즘 군위는 고즈넉한 농산촌의 가을 분위기를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인공미를 뺀 자연 그대로의 정취에 빠질 수 있다. 내륙에서는 찾기 어려운 아름다운 돌담길이 있고 추억과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간이역과 세트장이 동화 속의 한 장면 같다. 삼존석굴, 인각사, 사라온 이야기마을, 화본역, 김수환 추기경 옛집 등을 찾으면 신라, 고려, 조선, 근대, 현대 역사문화를 한꺼번에 여행하는 묘미를 즐길 수 있다. 대구·경북의 진산 팔공산을 바라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는 노천탕을 갖춘 부계 온천에서 여행의 피로를 푸는 것도 좋다. [볼거리] ●새 랜드마크 ‘사라온 이야기마을’ 지난 2일 문을 연 군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역사문화 재현 테마공원(1745㎡)이다. 군위의 옛 지명인 적라(赤羅)촌, 적라청, 적라골로 구성됐으며 조선시대 역사와 문화를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적라촌에는 민가를 비롯해 주막, 한의원, 서당, 도화원, 다원, 기생학교, 점집, 동제당 등 다양한 전시체험시설이 마련됐다. 적라청은 관청과 마을의 분쟁을 다스리고 백성의 안전을 지키는 관리들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적라골은 왜적 침략에 맞선 용맹한 의병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연휴 다음날 첫 평일 휴무), 관람료는 없다. ●‘제2석굴암’ 국보 109호 삼존석굴 부계면 남산리에 있는 군위 삼존석굴(국보 제109호)이다. 7세기 말에 조성된 석굴로 경주 석굴암보다 100년 이상 앞서고 우리나라 석굴사원 가운데 유일하게 자연 암벽을 이용한 점이 특징이다. 경주 석굴암의 모태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석굴 안에는 본존불인 아미타불이 가부좌한 모습으로 있고 양옆으로 대세지보살, 관음보살이 새겨져 있다. 하지만 이 석굴의 명성은 경주 석굴암에 뒤진다. 1920년대 그 존재가 알려지면서 ‘제2석굴암’으로 불린다. 경주 석굴암의 형뻘이지만 두 번째 석굴암이 돼 버렸다. ●돌담길에 안긴 ‘육지 속 제주도’ 한밤마을 팔공산 자락 북쪽 끝머리의 작은 마을로 부림 홍씨 집성촌이다. 마을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돌담길이다. 이 돌담길은 마을 전체를 감싸면서 6.5㎞ 정도 굽이굽이 이어진다. 처음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육지 속의 제주도’라고도 하고, 마치 ‘제주도에 온 것 같다’는 이야기도 많이 한다. 이 돌들은 1930년 대홍수 때 팔공산에서 마을로 떠내려왔는데 그 엄청난 돌들을 치울 엄두가 나지 않아 집집마다 돌담을 쌓았다고 한다. 가을이면 돌담길이 길섶에 빨갛게 익은 산수유 열매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문화재청과 한국관광공사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돌담길’로 선정하기도 했다. 마을 입구 소나무숲은 예부터 마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곳으로 동제를 드리는 솟대가 있는 신성한 곳이다.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뽑힌 화본역 산성면 화본리에 있는 간이역으로 연간 40만명 이상이 찾는 관광명소다. 1930년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데다 수려한 주변 경관과 잘 어울려 네티즌이 뽑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선정될 정도다. 1936년에 완공된 중앙선 화본역은 증기기관차가 달리던 1950년대까진 꽤 북적거리는 역이었다. 지금은 경북관광 순환테마열차를 포함해 상·하행선 하루 세 차례씩 총 여섯 차례 정차한다. 역사 옆에는 박해수 시인의 ‘화본역’ 시비가, 시비 앞엔 삼국유사의 내용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은 커다란 이야기책이 놓여 있다. 무궁화호 객차를 개조한 레일카페도 생겼다. 선로 옆 이끼가 끼고 담쟁이덩굴에 둘러싸인 급수탑은 독일 동화 ‘라푼젤’에 나오는 탑 같다.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 추억의 박물관 화본역 맞은편의 폐교된 산성중학교는 1960, 70년대 풍경으로 재현됐다. 교실 2개의 공간을 합쳐 하나의 동네로 만들었다. 공중전화가 딸린 동네 어귀의 구멍가게를 비롯해 전파상과 만화방, 이발소, 연탄가게 등이 골목길을 따라 늘어서 있다. 골목 반대편에는 당시의 교실이 재현돼 있다. 마을 안 담장은 단군신화와 주몽, 도화녀와 비형랑 등 삼국유사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벽화로 채워졌다. 마을 안에는 철도 관사와 옛 정미소, 1962년 문을 연 다방 간판, 고인돌 등도 있다. 추억의 소품창고에는 포니 자동차와 타자기, 아이스케키통, 잡지와 포스터 등 다양한 소품이 있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어린이 1500원이고 365일 개방한다. ●‘삼국유사가 완성된 천년고찰’ 인각사 고로면 화북리에 있는 천년고찰이다. 신라 선덕여왕 11년(642)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기록과 선덕여왕 12년(643)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기록 두 가지가 있다. 고려 후기의 대표적 고승인 일연(1206~1289) 스님이 생애의 마지막 5년여를 머물면서 우리 민족의 고전인 ‘삼국유사’를 완성한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 일연 스님의 비석과 부도가 남아 있다. 특히 비석은 충렬왕의 명으로 당대 문장가(민지)가 지은 글을 7년에 걸쳐 왕희지체 글자(4050자)를 모아 1295년 세운 것으로, 보물 제428호 보각국사비다. 매년 8월 ‘삼국유사문화축제’를 통해 일연 스님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故김수환 추기경 8년 머물던 옛집 군위읍 용대리에 있다. 돌계단을 따라 야트막한 언덕 위에 오르면 소박한 초가집이 있다. 김 추기경이 네 살 무렵 천주교 박해를 피해 이사한 가족을 따라와 보통학교를 마치고 대구 성유스티노신학교(대구가톨릭대 전신)에 진학할 때까지 8년여간 살았던 곳이다. ‘초가삼간’이란 말 그대로 집(36.5㎡)은 작은 방 두 칸과 부엌이 전부다. 너무 낡고 오래돼 붕괴 위험이 있어 옛집을 헐고 같은 자리에 똑같은 모습으로 다시 지었다. 벽에는 김 추기경의 사진과 그가 남긴 글을 적은 액자가 걸려 있다. 추기경은 생전에 가끔 이곳을 찾아 어린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다. 2009년 2월 추기경 선종 이후 지금까지 전국에서 천주교 신자와 일반인 등 10여만명이 다녀갔다. [먹거리] ●16년 연속 수출길 오른 ‘황금배’ 팔공산 자락에 있는 산성면이 주산지다. 맑은 물과 깨끗한 토양, 적당한 강수량,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재배해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 특히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농무성 검역을 뚫고 올해까지 16년 연속 수출길에 올랐다. 당도가 12~13브릭스로 신고배에 비해 1~2브릭스 낮고 크기가 400g 정도로 100g가량 적은 반면 껍질이 얇고 과즙이 풍부해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식감 또한 부드러워 젊은 층이 선호한다. 산성면 화전리 일대 20여 농가가 1996년 영농조합법인 군위황금배수출단지를 설립하고 연간 20㏊에서 황금배를 재배해 10억원가량의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식용 생산량 전국 최대 ‘가시오이’ 군위는 시원하게 아삭거리는 생식용 가시오이의 전국 최대 생산지다. 200여 농가가 120여㏊에서 연간 1만 5000t(전국 생산량의 50%)을 생산한다. 군위 가시오이는 농가들의 재배 노하우 등으로 상품성이 뛰어난 가시가 많고 모양이 곧으며 녹색이 진한 게 특징이다. 비타민C와 칼륨·칼슘·베타카로틴 등 생리활성물질이 풍부해 숙취 해소는 물론 다이어트와 항암 효과, 중금속 등 유해물질 배출에도 도움을 준다. 최근에는 10㎝ 정도 크기의 꼬마오이도 생산한다. 꼬마오이는 등산객들이 생식용으로 애용하면서 체육대회나 야유회 등에서도 인기가 높다. ●1000여 농가 생산 대표 임산물 ‘대추’ 군위의 대표 임산물이다. 1000여 농가에서 연간 2200t을 생산, 전국 대추 생산 2위를 차지한다. 의흥면과 산성면이 주산지다. 비옥한 사질토양에서 생산되는 군위 대추는 씨알이 일반 대추보다 3배나 더 굵어 왕대추 또는 상황대추로 불리며 명성을 얻고 있다. 생산과정에 퇴비를 많이 사용하는 군위 대추는 일조량이 많아 당도가 높고 맛도 우수해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제품의 명성으로 ㈜한국인삼공사와 재배 계약(100t)을 맺어 농가 소득을 높이고 있다. ●평균 당도가 16브릭스 ‘사과’ 팔공산 자락의 청정 지역인 부계면 동산리 일대에서 주로 생산된다. 사과를 가르면 황금빛의 꿀이 과육에 박혀 있다. 한번 맛본 소비자들은 반드시 다시 찾는다. 전국 사과 가운데 최고 브랜드를 자랑하는 ‘청송 사과’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기 때문이란다. 당도가 높고 저장성이 좋으며 육질 또한 단단해 씹는 맛이 일품이다. 평균 당도가 16브릭스로 높다. 특히 소보면 보현골에서 자란 샘물사과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완전 무농약’ 찰옥수수 ‘옥수수 박사’로 잘 알려진 김순권 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이 개발한 ‘슈퍼 옥수수’를 군위의 기후와 토양에 알맞게 개량한 옥수수다. 토종 옥수수 맛이 나면서 이삭이 다른 옥수수보다 3배 정도 큰 다수확 품종으로 완전 무농약으로 재배된다. 검정 또는 보라색 찰옥수수는 안토시아닌이 다량 함유돼 있어 암,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보면 일대 130여 농가가 연간 250t을 생산한다. 이 중 30여 농가가 군위 찰옥수수 영농조합법인을 결성해 가공, 판매한다. 이 법인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품을 안전하게 생산·제조하는 해썹(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업체로 지정받았다. 손태원(66) 대표는 “미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등지로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월드피플+] 무엇이든 외우는 ‘절대 기억력’ 가진 희귀병女

    [월드피플+] 무엇이든 외우는 ‘절대 기억력’ 가진 희귀병女

    한번 본 것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절대 기억력’을 가진다면 어떤 기분일까? 영국 브리즈번에 사는 25세 여성 레베카 햐록은 전 세계에서 단 80명만 보고된 희귀증상 중 하나인 과잉기억증후군(Hyperthymesia)을 앓고 있다. 과잉기억증후군이란 일반인들이 오래 전 기억을 뇌의 우전두엽에 저장하는데 반해, 좌전두엽에도 저장하면서 무엇이든 더 오래 기억하는 증상을 뜻한다. 레베카 역시 최근 일은 물론이고 수 개월 전에 있었던 아주 세세한 일까지 모두 기억한다. 지금까지 밤마다 꿨던 꿈이나 매년 생일에 무엇을 했고 어떤 풍경이었는지, 어렸을 때 어디서 무엇 때문에 상처가 생겼는지 등이 모두 그녀의 머릿속에 살아있다. 레베카는 “어렸을 때 일 대부분을 기억하지만 일부는 날짜가 불분명하다. 그때에는 너무 어려서 달력 보는 법을 몰랐기 때문”이라면서 “내가 살아왔던 모든 날들을 정확히 기억한다. 년도와 날짜, 날씨까지 말이다”라고 전했다. 그녀의 놀라운 기억력은 두껍기로 유명한 ‘해리포터' 책 7권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그녀는 이 책 7권의 모든 문장을 외우고 있다. 아무리 과잉기억증후군이라 해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녀에게 ‘해리포터’ 책은 일종의 탈출구였다. 레베카는 “너무 많은 생각이 한꺼번에 떠올라 마음과 머리가 복잡할 때에는 어김없이 ‘해리포터’를 읽었다. 어렸을 때부터 자주 읽다보니 아예 책 전체를 외우고 말았다”고 말했다. 레베카가 과잉기억증후군 진단을 받은 것은 불과 4년 전인 2011년. 당시 엄마인 자넷(51)이 텔레비전에서 과잉기억증후군을 다룬 60분짜리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그 내용이 자신의 딸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깨닫고 병원을 찾았던 것. 자넷은 “딸은 어렸을 때 자폐증 및 강박증 증상이 있었다. 비상한 딸의 기억력이 이러한 질병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전했다. 이어 “레베카에게 있어서 과잉기억증후군은 비교적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신의 진짜 능력을 알게된 뒤 더욱 독립적이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 (28) 좋은 엄마 나쁜 엄마 따로 있나요

    [독박(讀博) 육아일기] (28) 좋은 엄마 나쁜 엄마 따로 있나요

    ”저는 모성애가 없는 것 같아요. 나쁜 엄마인가봐요” 하루가 멀다 하고 육아 관련 커뮤니티에 등장하는 이 문장이 처음에는 좀 낯설었다. 사실은 별 다른 준비 없이, 어떻게 보면 갑자기 엄마가 되었기에 나는 모성애라는 단어조차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아주 많은 임신부와 아기 엄마들이 스스로 모성애가 부족함을 느꼈고, 거기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여성이라면, 그리고 엄마라면 당연히 머리부터 발 끝까지 모성애로 장착되어야 하는 것 같은 인식이 배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내가 ‘모성애’라는 단어를 생경하게 느꼈던 것도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타고난 모성애가 부족하면 나쁜 엄마인가요? 엄마들이 모성애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는 매우 다양했다. 그러나 크게 나눠보면 좀 단순했다. 특히 다른 엄마들의 모성애의 양을 재단하는 데에는 기준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다. 임신부들은 뱃속에 있는 아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별로 간절하지 않고 오히려 출산의 고통이 겁이 난다며 자신을 탓했다. 분명 사랑하는 아기여야 하는데 몸이 무거워질수록 고달프기만 하다며, 왜 품 안의 아기에게 정이 가지 않을까 묻기도 한다. 출산할 때 자연분만을 하지 않고 제왕절개를 하는 산모들, 모유수유에 집착하지 않고 과감하게 분유수유를 선택한 엄마들, 이유식을 손수 만들어 먹이지 않고 시판 이유식을 사서 먹이는 엄마들,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엄마들. 모두가 죄의식을 느끼고 있었고 그래야만 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같은 아기 엄마들 사이에서도 비교의 잣대를 들이대는 이같은 문제들을 꾸준히 접하면서 불편함을 느낀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모성애’와 ‘좋은 엄마’라는 말을 들을수록 거슬리기도 했다. 그래서 거듭 질문을 던져봤다. 타고난 모성애가 없으면 나쁜 엄마일까? 아이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면 모성애가 부족한 엄마일까? 그게 부족하다면 엄마 자격이 없는 걸까. 아니, 모성애는 정말 여자라면 타고나는 것일까? 그리고 모성애라는 게 뭘까. 여러 기준에 비추어 보면 나야말로 남들에 비해 부족한 엄마라고 할 수 있다. 몸이 안 좋아 연달아 수술을 받고 치료를 하던 중에 덜컥 생긴 아기를 두고 기쁨보다는 걱정부터 앞섰다. 남편에게 임신테스트기에 찍힌 두 줄을 사진으로 보내며 “어떡하냐”고 먼저 물었다. 혹시나 아기가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변에 알리지도 않았고 병원을 전전하며 이미 생긴 이 아기가 과연 생겨도 괜찮은지를 묻고 다녔다. 선례가 거의 없어 장담할 수 없다는 의사들의 말을 삼키며, 기적을 바라는 마음이었다. 남들은 그럴싸한 태교도 종류별로 하는데 나는 그저 건강하게, 아무 일 없이 태어나 주기만을 바랐다. 이렇게 마음 졸여 기다린 끝에 건강한 아기가 태어났지만, 그리고 너무나 소중한 아기였지만 나는 힘들었다. 다른 엄마들은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 뭔가 여유로워 보였는데 나는 혼자이다 보니 금세 지쳤고 나도, 아기도 더 많이 울었다. 몸이 더 건강하고 체력이 좋은 엄마에게서 태어났다면 아기도 고생을 덜 했을 텐데. 누군가 나를 도와줘서 좀 더 아기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다면 훨씬 더 잘 먹이고 잘 키울 텐데. 늘 아쉬움이 있고 미안하다. 일을 하겠다며 9개월짜리 아기를 어린이집에 들이 밀었고, 그 덕분에 돌쟁이 아기는 “안녕히 다녀오세요”라는 말에 고개를 까딱 숙이며 인사를 하는 것을 일찌감치 배웠다. 생판 모르던 남들에게 아기를 종일 맡기면서도 정작 회사에서는 아기 사진만 슬쩍슬쩍 열어보면서 웃고 마는 게 다다. 내내 아이가 보고싶었지만 집에 돌아온다고 해서 오롯이 아기에게 집중하지도 못한다. 밀린 집안일, 회사일이 자꾸 생각나 놀아달라고 손을 붙잡는 아기에게 “잠깐만, 엄마 이것 좀 하고”라며 뿌리치기도 한다. 엄마로서 잘 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아이 핑계를 대며 일에서 뒤쳐지고 싶지는 않다. ●한없이 부족한 엄마… 그래도 ‘나쁜 엄마’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내가 ‘나쁜 엄마’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야무지게 아이를 키우는 다른 엄마들을 보면서 비교를 하며 스트레스도 받고 부러워한 적도 많이 있지만 그걸 나의 본성 탓으로 돌리진 않으려 했다. 모성애가 부족하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엄마로서의 능력과 성품은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하려고 애썼다. 가뜩이나 부담스럽고 힘든 육아를 하면서 스스로 나를 나쁜 사람을 만들어버리면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서다. 그렇잖아도 아이 앞에서는 한없이 부족한 게 엄마다. 나 때문에 아이가 안 좋은 영향을 받지 않을까, 나 때문에 잘 크지 못한 게 아닐까. 이 세상 누구보다도 아이를 생각하고 걱정하고, 아이의 모든 걸 나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도 바로 나다. 더 잘 하는 엄마였으면 좋았겠지만, 그게 아니었으니 늘 차근차근 채우고 배워가는 느낌이다. 가뜩이나 버거운 시간들을 버텨가는데 나를 애초에 나쁜 엄마, 자격이 부족한 엄마라고 낙인을 찍어버리면 너무 괴로울 것 같다. 그리고 백점 짜리 엄마는 못 되더라도 나는 아이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이 아이는 나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점은 분명하다. 다른 엄마들이 스스로를 두고 “나는 나쁜 엄마일까요”라고 묻는 것을 보며 안타까웠던 것도 이런 이유였다. 가뜩이나 엄마로서 항상 어깨가 무겁고 자책할 일 투성이다. 그런데 단순히 모유를 먹이지 않는다고, 먹을 것을 손수 만들어주지 않았다고, 아이 키우는 게 힘들다 토로한다고, 또 아이보다 나를 먼저 생각했다는 것들이 엄마 자체가 나쁜 사람이 되어야 할 이유는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그리고 누구도 엄마들에게 좋다, 나쁘다를 쉽게 평가할 권리는 없다고 본다. (물론 아이를 학대하는 등 치명적인 해를 입히는 진짜 나쁜 엄마들은 예외다.) 그리고 ‘좋은 엄마’가 되는 기준과 방법이 모든 엄마가 같을 순 없다. 발달심리 전문가인 정윤경 가톨릭대 교수는 ‘모성애는 정말 타고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여성이 본질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것처럼 강요받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모성애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노력과 경험을 통해 학습되고 축적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정 교수는 특히 “많은 엄마들이 아기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너무 힘들고 좌절하는 경험을 하는데 이를 ‘모성애가 떨어지는 것’으로 착각한다”면서 “아기에 대한 정서적인 준비와 육아에 대한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고 이런 행동이 이뤄질 때 모성애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성애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꿔나가는 것”이라면서 “아이를 키우는 경험을 통해 엄마도 배우고 커 나가는 과정을 거친다. 양육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육아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모성애는 가꿔나가는 것…육아 자신감 가져야” 엄마들 스스로도 ‘모성애 넘치는 좋은 엄마’의 부담감을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긴 글을 적었다. 하지만 또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 “왜 엄마들만 이런 압박에 시달려야 하는가”다. 모성애는 왜 엄마의 것만 되어야 하냐는 점이다. 여성에게만 모성애가 주어지기 때문이라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신체적 특성으로 인해 차이점은 있을 수 있겠다. 임신과 출산은 엄마만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몸에 아이를 품었을 때 타고나는 모성애라는 것을 아빠와 비교하긴 어려울 것이다. 다만 엄마이기에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모성애가 있더라도 엄마가 자라온 환경과 사회적 관계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환경 등에 의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아빠들의 ‘부성애’ 역시 아이를 낳지 않아서 아예 없는 것이 아니고 육아 경험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글로벌동향브리핑’에 따르면 자녀 양육의 행위가 여성 뿐 아니라 남성의 뇌에서도 동일한 ‘양육회로’를 활성화시킨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여성의 전유물로 간주됐던 모성애가 여성만의 선천적인 특징이 아니라 남성 역시 육아경험을 통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성도 육아 경험 통해 ‘모성애’ 가질 수 있다 이스라엘 바르일란 대학교의 루스 펠드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일반적 가정의 부모와 동성애자 부부들을 대상으로, 친밀감과 애정을 상징하는 호르몬 옥시토신의 농도를 측정했고, 아이와 함께 있는 비디오를 보여주면서 fMRI를 이용해 뇌의 어느 부분이 활성화됐는지를 연구했다고 한다. 결과는 모든 엄마와 아빠, 동성애자들에게서 강한 정서감 등을 바탕으로 한 양육과 관련된 네트워크가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몸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반드시 온몸이 모성애로 무장돼 있어야 하고, 그래서 엄마라면 모든 순간 아이가 예쁘고 사랑스럽게 보여야만 한다는 굴레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엄마들 스스로, 그리고 엄마들을 바라보는 많은 시선들이 그랬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좋은 엄마, 좋은 아빠,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으로 인식되길 바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22)외식에 집착하는 외로운 아기엄마의 항변 (23)엄마의 책임감도 아이와 함께 자란다 (24)깜깜한 초보엄마를 깨워줄 길잡이가 필요하다 (25)아들 딸 구별 말자던 세상, 정말 달라졌을까 (26)가끔은 그냥 ‘나’이고 싶다 (27)1년에 단 며칠인데 뭐가 그리 힘드냐고요? ▶1회부터 20회까지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허백윤 기자의 독박 육아일기 / ☞블로그
  • [新국토기행] 경북 군위군

    [新국토기행] 경북 군위군

    경북 군위는 경북의 지리적 중심이고 대구와 맞닿아 있지만 오지 아닌 오지로 남아 있다. 면적(614.24㎢)은 서울보다 넓지만 인구는 420분의1인 2만 4000여명에 불과하다. 주민 절반 정도가 농업에 종사하고 남쪽의 팔공산맥이 동서로 뻗어 농산촌을 이룬다. 산이 깊고 물 맑은 고장이다. 수확의 계절이자 단풍철인 요즘 군위는 고즈넉한 농산촌의 가을 분위기를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인공미를 뺀 자연 그대로의 정취에 빠질 수 있다. 내륙에서는 찾기 어려운 아름다운 돌담길이 있고 추억과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간이역과 세트장이 동화 속의 한 장면 같다. 삼존석굴, 인각사, 사라온 이야기마을, 화본역, 김수환 추기경 옛집 등을 찾으면 신라, 고려, 조선, 근대, 현대 역사문화를 한꺼번에 여행하는 묘미를 즐길 수 있다. 대구·경북의 진산 팔공산을 바라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는 노천탕을 갖춘 부계 온천에서 여행의 피로를 푸는 것도 좋다. 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볼거리] ●새 랜드마크 ‘사라온 이야기마을’ 지난 2일 문을 연 군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역사문화 재현 테마공원(1745㎡)이다. 군위의 옛 지명인 적라(赤羅)촌, 적라청, 적라골로 구성됐으며 조선시대 역사와 문화를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적라촌에는 민가를 비롯해 주막, 한의원, 서당, 도화원, 다원, 기생학교, 점집, 동제당 등 다양한 전시체험시설이 마련됐다. 적라청은 관청과 마을의 분쟁을 다스리고 백성의 안전을 지키는 관리들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적라골은 왜적 침략에 맞선 용맹한 의병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연휴 다음날 첫 평일 휴무), 관람료는 없다. ●‘제2석굴암’ 국보 109호 삼존석굴 부계면 남산리에 있는 군위 삼존석굴(국보 제109호)이다. 7세기 말에 조성된 석굴로 경주 석굴암보다 100년 이상 앞서고 우리나라 석굴사원 가운데 유일하게 자연 암벽을 이용한 점이 특징이다. 경주 석굴암의 모태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석굴 안에는 본존불인 아미타불이 가부좌한 모습으로 있고 양옆으로 대세지보살, 관음보살이 새겨져 있다. 하지만 이 석굴의 명성은 경주 석굴암에 뒤진다. 1920년대 그 존재가 알려지면서 ‘제2석굴암’으로 불린다. 경주 석굴암의 형뻘이지만 두 번째 석굴암이 돼 버렸다. ●돌담길에 안긴 ‘육지 속 제주도’ 한밤마을 팔공산 자락 북쪽 끝머리의 작은 마을로 부림 홍씨 집성촌이다. 마을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돌담길이다. 이 돌담길은 마을 전체를 감싸면서 6.5㎞ 정도 굽이굽이 이어진다. 처음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육지 속의 제주도’라고도 하고, 마치 ‘제주도에 온 것 같다’는 이야기도 많이 한다. 이 돌들은 1930년 대홍수 때 팔공산에서 마을로 떠내려왔는데 그 엄청난 돌들을 치울 엄두가 나지 않아 집집마다 돌담을 쌓았다고 한다. 가을이면 돌담길이 길섶에 빨갛게 익은 산수유 열매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문화재청과 한국관광공사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돌담길’로 선정하기도 했다. 마을 입구 소나무숲은 예부터 마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곳으로 동제를 드리는 솟대가 있는 신성한 곳이다.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뽑힌 화본역 산성면 화본리에 있는 간이역으로 연간 40만명 이상이 찾는 관광명소다. 1930년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데다 수려한 주변 경관과 잘 어울려 네티즌이 뽑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선정될 정도다. 1936년에 완공된 중앙선 화본역은 증기기관차가 달리던 1950년대까진 꽤 북적거리는 역이었다. 지금은 경북관광 순환테마열차를 포함해 상·하행선 하루 세 차례씩 총 여섯 차례 정차한다. 역사 옆에는 박해수 시인의 ‘화본역’ 시비가, 시비 앞엔 삼국유사의 내용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은 커다란 이야기책이 놓여 있다. 무궁화호 객차를 개조한 레일카페도 생겼다. 선로 옆 이끼가 끼고 담쟁이덩굴에 둘러싸인 급수탑은 독일 동화 ‘라푼젤’에 나오는 탑 같다.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 추억의 박물관 화본역 맞은편의 폐교된 산성중학교는 1960, 70년대 풍경으로 재현됐다. 교실 2개의 공간을 합쳐 하나의 동네로 만들었다. 공중전화가 딸린 동네 어귀의 구멍가게를 비롯해 전파상과 만화방, 이발소, 연탄가게 등이 골목길을 따라 늘어서 있다. 골목 반대편에는 당시의 교실이 재현돼 있다. 마을 안 담장은 단군신화와 주몽, 도화녀와 비형랑 등 삼국유사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벽화로 채워졌다. 마을 안에는 철도 관사와 옛 정미소, 1962년 문을 연 다방 간판, 고인돌 등도 있다. 추억의 소품창고에는 포니 자동차와 타자기, 아이스케키통, 잡지와 포스터 등 다양한 소품이 있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어린이 1500원이고 365일 개방한다. ●‘삼국유사가 완성된 천년고찰’ 인각사 고로면 화북리에 있는 천년고찰이다. 신라 선덕여왕 11년(642)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기록과 선덕여왕 12년(643)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기록 두 가지가 있다. 고려 후기의 대표적 고승인 일연(1206~1289) 스님이 생애의 마지막 5년여를 머물면서 우리 민족의 고전인 ‘삼국유사’를 완성한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 일연 스님의 비석과 부도가 남아 있다. 특히 비석은 충렬왕의 명으로 당대 문장가(민지)가 지은 글을 7년에 걸쳐 왕희지체 글자(4050자)를 모아 1295년 세운 것으로, 보물 제428호 보각국사비다. 매년 8월 ‘삼국유사문화축제’를 통해 일연 스님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故김수환 추기경 8년 머물던 옛집 군위읍 용대리에 있다. 돌계단을 따라 야트막한 언덕 위에 오르면 소박한 초가집이 있다. 김 추기경이 네 살 무렵 천주교 박해를 피해 이사한 가족을 따라와 보통학교를 마치고 대구 성유스티노신학교(대구가톨릭대 전신)에 진학할 때까지 8년여간 살았던 곳이다. ‘초가삼간’이란 말 그대로 집(36.5㎡)은 작은 방 두 칸과 부엌이 전부다. 너무 낡고 오래돼 붕괴 위험이 있어 옛집을 헐고 같은 자리에 똑같은 모습으로 다시 지었다. 벽에는 김 추기경의 사진과 그가 남긴 글을 적은 액자가 걸려 있다. 추기경은 생전에 가끔 이곳을 찾아 어린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다. 2009년 2월 추기경 선종 이후 지금까지 전국에서 천주교 신자와 일반인 등 10여만명이 다녀갔다. [먹거리] ●16년 연속 수출길 오른 ‘황금배’ 팔공산 자락에 있는 산성면이 주산지다. 맑은 물과 깨끗한 토양, 적당한 강수량,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재배해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 특히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농무성 검역을 뚫고 올해까지 16년 연속 수출길에 올랐다. 당도가 12~13브릭스로 신고배에 비해 1~2브릭스 낮고 크기가 400g 정도로 100g가량 적은 반면 껍질이 얇고 과즙이 풍부해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식감 또한 부드러워 젊은 층이 선호한다. 산성면 화전리 일대 20여 농가가 1996년 영농조합법인 군위황금배수출단지를 설립하고 연간 20㏊에서 황금배를 재배해 10억원가량의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생식용 생산량 전국 최대 ‘가시오이’ 군위는 시원하게 아삭거리는 생식용 가시오이의 전국 최대 생산지다. 200여 농가가 120여㏊에서 연간 1만 5000t(전국 생산량의 50%)을 생산한다. 군위 가시오이는 농가들의 재배 노하우 등으로 상품성이 뛰어난 가시가 많고 모양이 곧으며 녹색이 진한 게 특징이다. 비타민C와 칼륨·칼슘·베타카로틴 등 생리활성물질이 풍부해 숙취 해소는 물론 다이어트와 항암 효과, 중금속 등 유해물질 배출에도 도움을 준다. 최근에는 10㎝ 정도 크기의 꼬마오이도 생산한다. 꼬마오이는 등산객들이 생식용으로 애용하면서 체육대회나 야유회 등에서도 인기가 높다. ●1000여 농가 생산… 대표 임산물 ‘대추’ 군위의 대표 임산물이다. 1000여 농가에서 연간 2200t을 생산, 전국 대추 생산 2위를 차지한다. 의흥면과 산성면이 주산지다. 비옥한 사질토양에서 생산되는 군위 대추는 씨알이 일반 대추보다 3배나 더 굵어 왕대추 또는 상황대추로 불리며 명성을 얻고 있다. 생산과정에 퇴비를 많이 사용하는 군위 대추는 일조량이 많아 당도가 높고 맛도 우수해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제품의 명성으로 ㈜한국인삼공사와 재배 계약(100t)을 맺어 농가 소득을 높이고 있다. ●16브릭스 당도 높은 ‘사과’ 팔공산 자락의 청정 지역인 부계면 동산리 일대에서 주로 생산된다. 사과를 가르면 황금빛의 꿀이 과육에 박혀 있다. 한번 맛본 소비자들은 반드시 다시 찾는다. 전국 사과 가운데 최고 브랜드를 자랑하는 ‘청송 사과’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기 때문이란다. 당도가 높고 저장성이 좋으며 육질 또한 단단해 씹는 맛이 일품이다. 평균 당도가 16브릭스로 높다. 특히 소보면 보현골에서 자란 샘물사과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완전 무농약’ 찰옥수수 ‘옥수수 박사’로 잘 알려진 김순권 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이 개발한 ‘슈퍼 옥수수’를 군위의 기후와 토양에 알맞게 개량한 옥수수다. 토종 옥수수 맛이 나면서 이삭이 다른 옥수수보다 3배 정도 큰 다수확 품종으로 완전 무농약으로 재배된다. 검정 또는 보라색 찰옥수수는 안토시아닌이 다량 함유돼 있어 암,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보면 일대 130여 농가가 연간 250t을 생산한다. 이 중 30여 농가가 군위 찰옥수수 영농조합법인을 결성해 가공, 판매한다. 이 법인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품을 안전하게 생산·제조하는 해썹(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업체로 지정받았다. 손태원(66) 대표는 “미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등지로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난해한 법률용어 순화/박홍환 논설위원

    질문 하나. 다음을 해석하시오. “솔까 고답 주제에 여소해 달라고?” 질문 둘. 다음을 해석하시오. “구거 몽리자가 임의로 언을 제각해선 안 된다.” 두 질문 모두 우리말이지만 도무지 해석할 수 없는 용어들 투성이다. 외국어를 넘어 외계어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축약이 난무하는 청소년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언어를 조합해 만든 첫 번째 문장은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솔까) 고구마 100개 먹은 것처럼 답답한(고답) 주제에 여자친구를 소개(여소)해 달라고?”라는 뜻이다. 두 번째 문장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현행 민법에 담겨 있는 법률용어들을 이용해 만들었다. 해석하자면 “도랑(구거) 이용자(몽리자)가 제멋대로 둑(언)을 제거(제각)해선 안 된다”쯤이 될 것이다. 인터넷 외계어는 번개처럼 시대를 초월하고, 법률용어는 시계를 거꾸로 돌린 듯 수십년 전 과거에 머물러 있어 지금 사람들의 보편적 언어 구사력으로는 도무지 해독 불능이다. 인터넷 외계어야 자녀들과의 대화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뒤따라갈 수 있겠지만 난해한 법률용어는 그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한자를 통달한다 해도, 법조인조차도 외우지 않고는 대략 난감이다. 구거(溝渠), 몽리자(蒙利者), 제각(除却)은 그렇다 치자. 모아 둔다는 뜻의 저치(貯置)는 또 뭐고, 위기(委棄)가 소유권 양도의 의사표시라는 뜻임을 알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법률용어가 난해하기는 영미권도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난해한 법률용어라는 뜻을 가진 단어(legalese)까지 있겠는가. 일반인들의 언어와 괴리된 법률용어로 인해 법률시장은 소수에게만 개방돼 있다. 용어가 너무 어려워 ‘나홀로 소송’은 시도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우리 민법만 해도 1958년 제정 이후 57년이나 지났지만 제정 당시의 어려운 한자어, 일본식 표현, 어법에 맞지 않는 문장 등이 그대로 남아 있어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일반 국민들에게는 ‘검은 것은 글자요, 흰 것은 종이’에 불과했다. 정부가 1980년대부터 법률용어 순화에 나섰지만 일제의 잔재는 뿌리가 깊었다. 다행스럽게도 법무부가 국민 생활에 밀접한 민법부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바꾸기로 하고 2013년부터 민법 개정 작업을 추진해 왔다. 최종 확정된 개정안이 어제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 의결 절차만 남았다. 원칙적으로 법조문 전체를 한글로 표기하고, 뜻이 혼동될 우려가 있는 단어는 한자를 병기했다고 한다. 법무부는 이참에 형법 개정에도 착수했다. 생활의 기본법이랄 수 있는 민법에 이어 형벌에 관한 기본법인 형법까지 쉽게 한글화되면 법률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자인 법률가, 법조인 중심의 난해한 법률용어가 소비자인 국민 위주로 쉽게 바뀌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인사]

    ■연세대 ◇국제캠퍼스△부총장 박진배 ■고려대 △정경대학장(겸 정책대학원장) 김균△도서관장(겸 중앙도서관장·외국학술지지원센터장) 김성철△영재교육원장 김성도△자유전공학부장 박세민 ■가톨릭관동대 △입학처장 김정아△인재개발원장(겸 대학창조일자리센터장) 유승동△취업인턴십지원센터장 이금원△국제교류교육센터장 이재록 ■비즈니스플러스 △대표이사 발행인 이태석 △부사장(겸 편집국장) 윤경용 ■매일일보 △대표이사(겸 편집국장) 나정영 ■중부일보 △편집부 부국장 박민용 ■광주매일신문 △기획관리실장·이사 박준수△광고마케팅본부장·이사 김경윤△경영사업본부장 이경수△편집국장 박상원△정치부장(겸 논설실장) 김종민△사회부장 오성수△경제부장 박연오△문화체육부장 박희중△지역사회부장 박은성 ■IBK투자증권 ◇전무 승진△홀세일사업부문장 최인섭
  • 미국 2-0 꺾고 4강 오른 권하늘 “프랑스에 꼭 설욕할 것”

     “결승에서 프랑스를 꼭 다시 만나고 싶어요.”  5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여자축구 조별리그 A조 미국과의 2차전을 2-0 승리로 마친 권하늘(27) 중사가 경기 뒤 취재진에게 이같은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미연 감독이 이끄는 상무는 전반 35분 전한솔의 선제골과 후반 10분 송다운의 추가골을 엮어 완승, 지난 1일 프랑스에 1-2로 역전패한 분위기를 추스르며 1승1패(승점 3)로 조 2위를 확정, 4강에 올랐다.  한국은 이어 열린 경기에서 독일과 1-1로 비겨 1승1무(승점 4)가 된 B조 1위 브라질과 7일 오전 11시 결승행을 다툰다. A조 1위 프랑스는 같은 시간 B조 2위 네덜란드(1승1패, 승점 3)와 준결승을 벌인다.  권 중사는 “간절함에서 우리가 상대보다 강했던 것 같다”며 “회복에 주력하고 정신력을 새롭게 해 7일 준결승에서 만날 것으로 보이는 브라질과 좋은 승부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미드필드에서 바지런하게 움직이며 송다운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한 이영주 하사는 프랑스전과 다른 경기력을 보인 데 대해 “한마디로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며 “그 때는 우리가 한 게 아무것도 없다”며 프랑스를 다시 만나면 꼭 되갚겠다는 뜻을 밝혔다.  결과는 완승이었지만 내용은 불만스러웠다. 미국이 여자축구의 강호이지만 이날 선보인 미국의 경기력은 그야말로 군인 정신을 앞세운 아마추어 수준의 조직력.  여자축구 프로리그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상무 선수들에 주전들이 대표팀 출신이라면 더 일방적인 점수 차가 나왔어야 했다. 전반 슈팅 수 15-1(유효슈팅 8-0), 후반까지 25-5(유효슈팅 14-2)일 정도였는데 두 골은 부족해 보일 수밖에 없다. 수비에서 빌드업해 중원을 거치기까지는 물흐르듯 잘 이어갔지만 문전에만 이르면 조급한 슛으로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기회다 싶으면 발목에 불필요한 힘이 가해져 킥이 허공을 가르곤 했다.  이 하사는 선수들이 경기 도중 자주 넘어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 “흙이 다른 구장과 다른 것 같다”고 했는데 권 중사가 “이유 대지 마. 집중력이 떨어져서 그런 거야”라고 핀잔을 줬는데 그 말이 맞았다.  전반 4분 이정은이 송다운의 왼쪽 프리킥 상황에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문전으로 쇄도해 발을 갖다대고 이걸 골키퍼가 걷어내자 재차 슛으로 연결했지만 수비수가 걷어냈다. 곧바로 김원지도 문전에서 강력한 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20분에는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지만 미국의 골문이 열렸다. 권하늘이 절묘한 킥으로 몸을 내던지듯 달려드는 골키퍼 키를 넘겼다. 그러나 빈 골대로 향하던 공이 전다은의 머리에 맞고 그물을 출렁였지만 주심은 휘슬을 불었다.  전반 종료 10분을 남기고 전한솔이 문전에서 상대 수비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흘러나온 공을 페널티지역 오른쪽 꼭지점에서 그대로 차넣어 한국이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쳤다.   후반에도 맹공을 펼친 한국은 10분 아크서클 부근에서 공을 잡은 이영주가 노마크 상태인 송다운에게 절묘한 패스를 내주자 송다운이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종반 방심한 탓인지 만회골을 내줄 뻔했다. 후반 27분 골키퍼의 실책으로 결정적 기회를 내줄 뻔했으나 한아름이 재빨리 걷어낸 데 이어 41분에도 수비 실책으로 골키퍼와의 일대일 기회를 내줬으나 수문장 권주영이 몸을 던져 막아내 완승을 매조졌다.   김천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인사]

    ■기획재정부 △국제조세제도과장 이재목 ■산업통상자원부 △홍보지원팀장 이민우△규제개혁법무담당관 김호성 ■성균관대 △중국대학원장 김용준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실△논설위원 정남구◇편집국△디지털부문장 정재권<에디터>△총괄·기획 백기철△경제 안재승△정치 임석규△사회 김영희△사진 강창광△국제 박현△지역 권혁철△문화스포츠 박민희△라이프 권은중△방송 도규만△디자인 김경래<데스크>△정치 신승근△정치디지털 김보협△사회 김회승△사회디지털 이종규<부장>△퍼블리싱 이천우◇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동향분석센터장 조계완
  • [부음] 구은수(서울지방경찰청장)씨 부친상 외

    ●문태순씨 별세, 강희락(전 경찰청장)·희영씨 모친상 = 5일 오전 5시,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3호실, 발인 7일 오전 5시, 02-2258-5940. ●구제황씨 별세, 구은수(서울지방경찰청장)씨 부친상 = 5일 충북 영동군 영동병원 장례식장, 발인 7일 오전 6시. 02-700-2110, 2310. ● 조영숙씨 별세, 이강웅(한국항공대 총장)씨 장모상 = 5일 오전 0시10분, 서울 강남 성모병원 장례식장 14호, 발인 7일 오전 7시 15분. 02-2258-5940. ●송종달씨 별세. 윤완수(웹케시 대표이사)씨 모친상 = 부산 사상구 감전동 부산전문장례식장 205~206호. 발인 6일. 051-312-4444. ●김영일씨 별세, 김규식·연수·경민·성(손해보험협회 공익사업부장)씨 부친상, 최순주씨 시부상 = 5일 오전 5시, 광주 열린병원 장례식장 특실, 발인 7일 오전 7시, 062-610-9144. ●심영택씨 별세, 심상돈(아프로파이낸셜 대표이사)씨 부친상 = 4일, 충북 충주영광장례식장 2층 VIP 1호실, 발인 6일, 043-845-4444.
  • 노비 비석부터 천연기념물 숲까지… 옛이야기 따라 도는 전남 함평 한 바퀴

    노비 비석부터 천연기념물 숲까지… 옛이야기 따라 도는 전남 함평 한 바퀴

    시골 어느 마을이건 옛이야기 한 자락 전해오지 않는 곳은 없을 겁니다. 대개 이야기의 얼개나 결말 등이 비슷한 경우가 많은데 전남 함평은 좀 다르더군요. 마을 곳곳마다 무슨 이야기들이 그리 많던지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여전히 습속으로 이어지고, 이야기 담긴 숲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마을도 있었습니다. 함평은 그렇게 전설 따라 돌아야 제맛인 듯합니다. 해보면 모평마을을 먼저 찾는다. 함평 북쪽에서 아래로 훑어 내려가자는 뜻이다. 파평 윤씨 집성촌인 마을에 들면 수벽사가 먼저 객을 맞는다. 여진족을 몰아내고 동북9성을 쌓은 고려 장수 윤관(1040∼1111)을 모신 사당이다. 그 옆 제각에는 열녀비가 있다. 정유재란 때 남편이 왜병에게 살해당하는 것을 막으려다 목숨을 잃은 신천 강씨를 기리는 비다. 더 흥미로운 건 제각 옆의 이끼 낀 비석이다. 키 작고 볼품도 없지만 사연은 절절하다. 신천 강씨 부부가 죽고 어린 아들만 남자 충노(忠奴) 도생과 충비(忠婢) 사월 부부는 주인의 아들을 보살피고 키워 과거급제까지 시켰다. 아들은 노비 부부의 비를 세우라 유언을 남겼고, 파평 윤씨 문중에서는 여태껏 노비에게 제를 올려주고 있다고 한다. 모평마을은 한때 고택촌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함평 하면 모평마을을 연상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다소 적막한 느낌마저 든다. 그래도 둘러볼 곳은 여전히 많다. 천년 세월을 넘어선 안샘과 산비탈에 고즈넉하게 터를 잡은 고택 영양재, 귀령재 등이 마을의 명물. 해보천을 따라 인공방풍림도 조성돼 있다. 느티나무와 팽나무, 왕버들이 군락을 이룬 숲이다. 저물녘이면 해보천 위로 물안개가 흐르고 늙은 나무들 사이로 해가 진다. 대청마루에 걸터앉아 굽어보는 모습도 멋들어지다. 영양재에 오르면 저만치 해보천이 반짝이고 마을 숲과 어우러진 임곡정이 도드라진다. 조선시대 천석꾼의 집이었다는 김오열 가옥과 파평 윤씨 제실인 임천정사도 멋스럽다. 영양재 옆으로는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마을 뒤를 돌아가는 숲치고는 제법 깊다. 오죽(烏竹)군락지와 야생죽로차밭, 편백나무, 왕대나무, 조릿대 숲을 줄줄이 지나 마을 뒤편 정자로 이어진다. 마을에서 가장 이름난 집은 모평헌(牟平軒)이다. 바닷물에 7년 동안 담근 후 15년 동안 건조시킨 소나무로 지었다는데, 견뎌낸 세월이 100년을 훌쩍 넘어선다. 집 앞 골목을 따라 올라가면 ‘천년샘물’ 안샘이 있다. 옛 관아의 우물로 사용됐던 샘인데, 조성된 지 1000년이 넘었다고 한다. 여태 한번도 마르지 않았다는 샘물은 임천산의 대나무와 야생차 수액이 흘러들어 물맛 좋기로 소문 났다. 모평마을에서 밀재가 멀지 않다. 영광과 경계를 이루는 고갯마루로, 근동의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새벽녘이면 옅은 안개와 어우러져 인상적인 해돋이 장면이 펼쳐진다. 밀재휴게소에서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용천사도 가깝다. 가을이면 꽃무릇이 무리지어 피는 절집이다. 지금 꽃무릇은 끝물이고 맨드라미 등 가을꽃들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대전리 수문마을로 넘어간다. 함평만에 접한 갯마을로 일년에 한 번 열어보는 물항아리가 있는 마을이다. 마을의 들머리는 ‘옷밥골재’다. 마을 할머니가 일러주는 고개의 유래가 기막히다. “여그가 땅도 좋고 물도 걸어. 긍께 숭년(흉년) 걱정이 없고 옷도 밥도 절로 난다 그말이여.” 이런 유래를 한자로 단순하게 표현하자니 식의동(食衣洞)이란 멋대가리 없는 이름이 되고 만다. 항아리는 고개 넘어 파출소 앞에 묻혀 있다. 각각 상촌, 중촌, 하촌이라 적힌 팻말이 세워져 있고, 그 아래 물항아리가 묻혀 있다. 액운을 막기 위한 조치인데, 사연은 이렇다. 옛날 한 스님이 적당한 절터를 찾다 옷밥골재 아래 펼쳐진 마을을 보게 됐다. 첫눈에 명당 자리를 알아본 스님은 박수를 치며 좋아했으나 곧 앞산 자락에 화귀(火鬼)가 서려 있는 걸 확인하고는 탄식하며 돌아가려 했다. 이때 마을사람들이 스님에게 화를 막을 방법을 물었고, 스님은 “산마루에 커다란 항아리를 묻고, 바닷물과 우물물을 반반씩 넣은 뒤 무덤처럼 해두었다가 불이 나거든 열어 보라”고 일러줬다. 주민들은 스님의 주문대로 항아리 세 개를 묻고 물을 채운 뒤 일년을 기다렸다가 매년 2월 초하루에 뚜껑을 열었다. 이게 ‘불맥이제’의 시작이다. 해마다 같은 날 같은 양의 물을 넣어두는데도 막상 뚜껑을 열면 항아리마다 물의 높낮이가 다르다고 한다. 이때 수위가 가장 낮은 마을이 그해 각별히 조심한다는 의미에서 ‘불맥이’를 연다는 것이다. 이 습속은 지금도 지켜지고 있다. 천연기념물에 담긴 이야기도 전해온다. 대동면 향교리에 있는 ‘느티나무·팽나무·개서어나무 숲’으로 천연기념물 제108호다. 숲에 얽힌 사연은 이렇다. 향교리는 이름 그대로 향교가 있는 마을이자 대동면 소재지다. 왕을 모실 만한 명당터라 알려져 욕심 내는 이들이 많았으나 공자를 모시는 향교가 앉아야 지기(地氣)에 맞다 해서 향교가 들어섰다고 한다. 한데 향교터 남쪽의 신흥동 뒷산이 화국형(火局形)인 것이 문제였다. 풍수사들은 화국을 누르려면 수국(水局)을 만들어야 한다며 향교와 화산 사이에 숲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일대에 팽나무, 느티나무 등 수림 조성에 적합한 나무가 많아 이를 향교 앞에 옮겨 심었다. 이처럼 길가나 도로변에 줄처럼 길게 심어져 가로수 역할을 하는 나무들을 줄나무라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줄나무는 무안 청천리 줄나무와 함평 등 두 곳밖에 없다고 한다. 지금도 향교와 신흥동 사이 300여m에 걸쳐 40여 그루의 늙은 나무가 남아 있다. 숲그늘이 제법 깊어 쉬어가기 딱 좋다. 이 밖에 대동면 덕산리의 수호신인 ‘아차동 미륵할머니’, 물레방앗간 집 딸 돈내가 마을과 부모를 위해 몸을 던졌다는 나산면 ‘돈내보’, 효자의 전설이 깃든 신광면 ‘장산들 백비’ 등도 묶어 돌아볼 만하다. 특별한 전설은 없지만 고막천석교(보물 1372호)는 자체로 볼거리다. 고려 때 축조된 다리로 돌을 정교하게 짜맞춘 형태가 퍽 인상적이다. 학교면 고막리에 있다. 저물녘 풍경은 돌머리(石頭) 해변에서 맞는다. 주민들 표현처럼 ‘기가 맥혀 불’ 정도의 해넘이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이름이 독특하다. 바다를 향해 뻗어나간 육지의 끝이 바위여서 돌머리란다. 돌부리가 해수명당과 연결돼 있다 해서 광산김씨들이 묏자리를 잡은 곳이기도 하다. 함평만 너머로는 해제반도가 손에 잡힐 듯 다가선다. 글 사진 함평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61) ▶가는 길:용천사(322-1822), 모평마을(323-8288) 등을 먼저 보겠다면 서해안고속도로 영광 나들목으로 나가는 게 다소 빠르다. 영광읍내에서 22번 국도를 타고 함평 해보면의 해보교차로까지 간 뒤 옛 24번 국도로 접어들면 모평마을 이정표가 나온다. 공주서천고속도로 함평나들목으로 나와 영광 방향 23번 국도, 838번 지방도 순으로 갈 수도 있다. ▶맛집:나비만큼 유명한 것이 함평 소고기다. 한때 전라도 소값을 쥐락펴락했다는 함평 우시장 덕에 한우고기를 싼값에 먹을 수 있다. 금송식육식당(324-5775), 해보면 문장리의 해월축산한우직판장(324-6692) 등이 이름났다. 읍내 함평시장 주변에 음식테마거리가 조성돼 있다. 육회비빔밥으로 이름난 초록식당(322-5287) 등 다양한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다. ▶잘 곳:모평마을 모평헌(323-6078) 등에서 한옥체험을 할 수 있다. 읍내에 샹젤리제호텔(324-1200) 등 모텔들이 밀집해 있다. 손불면 궁산리 일대는 해수찜으로 유명하다. 게르마늄 성분이 함유된 돌과 삼못초 등 약초를 넣고 소나무 장작으로 가열한 후 해수가 든 탕에 넣어 데워진 물로 찜질한다. 주포해수찜(322-9489), 함평신흥해수찜(322-9487), 신흥해수찜(322-9900) 등이 있다. 오후 5시 이전에 가야 한다.
  • 노비 비석부터 천연기념물 숲까지… 옛이야기 따라 도는 전남 함평 한 바퀴

    노비 비석부터 천연기념물 숲까지… 옛이야기 따라 도는 전남 함평 한 바퀴

    시골 어느 마을이건 옛이야기 한 자락 전해오지 않는 곳은 없을 겁니다. 대개 이야기의 얼개나 결말 등이 비슷한 경우가 많은데 전남 함평은 좀 다르더군요. 마을 곳곳마다 무슨 이야기들이 그리 많던지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여전히 습속으로 이어지고, 이야기 담긴 숲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마을도 있었습니다. 함평은 그렇게 전설 따라 돌아야 제맛인 듯합니다. 노비에게 제를 올린다? 해보면 모평마을을 먼저 찾는다. 함평 북쪽에서 아래로 훑어 내려가자는 뜻이다. 파평 윤씨 집성촌인 마을에 들면 수벽사가 먼저 객을 맞는다. 여진족을 몰아내고 동북9성을 쌓은 고려 장수 윤관(1040∼1111)을 모신 사당이다. 그 옆 제각에는 열녀비가 있다. 정유재란 때 남편이 왜병에게 살해당하는 것을 막으려다 목숨을 잃은 신천 강씨를 기리는 비다. 더 흥미로운 건 제각 옆의 이끼 낀 비석이다. 키 작고 볼품도 없지만 사연은 절절하다. 신천 강씨 부부가 죽고 어린 아들만 남자 충노(忠奴) 도생과 충비(忠婢) 사월 부부는 주인의 아들을 보살피고 키워 과거급제까지 시켰다. 아들은 노비 부부의 비를 세우라 유언을 남겼고, 파평 윤씨 문중에서는 여태껏 노비에게 제를 올려주고 있다고 한다. 모평마을은 한때 고택촌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함평 하면 모평마을을 연상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다소 적막한 느낌마저 든다. 그래도 둘러볼 곳은 여전히 많다. 천년 세월을 넘어선 안샘과 산비탈에 고즈넉하게 터를 잡은 고택 영양재, 귀령재 등이 마을의 명물. 해보천을 따라 인공방풍림도 조성돼 있다. 느티나무와 팽나무, 왕버들이 군락을 이룬 숲이다. 저물녘이면 해보천 위로 물안개가 흐르고 늙은 나무들 사이로 해가 진다. 대청마루에 걸터앉아 굽어보는 모습도 멋들어지다. 영양재에 오르면 저만치 해보천이 반짝이고 마을 숲과 어우러진 임곡정이 도드라진다. 조선시대 천석꾼의 집이었다는 김오열 가옥과 파평 윤씨 제실인 임천정사도 멋스럽다. 영양재 옆으로는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마을 뒤를 돌아가는 숲치고는 제법 깊다. 오죽(烏竹)군락지와 야생죽로차밭, 편백나무, 왕대나무, 조릿대 숲을 줄줄이 지나 마을 뒤편 정자로 이어진다. 천년간 마르지 않은 샘! 마을에서 가장 이름난 집은 모평헌(牟平軒)이다. 바닷물에 7년 동안 담근 후 15년 동안 건조시킨 소나무로 지었다는데, 견뎌낸 세월이 100년을 훌쩍 넘어선다. 집 앞 골목을 따라 올라가면 ‘천년샘물’ 안샘이 있다. 옛 관아의 우물로 사용됐던 샘인데, 조성된 지 1000년이 넘었다고 한다. 여태 한번도 마르지 않았다는 샘물은 임천산의 대나무와 야생차 수액이 흘러들어 물맛 좋기로 소문 났다. 모평마을에서 밀재가 멀지 않다. 영광과 경계를 이루는 고갯마루로, 근동의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새벽녘이면 옅은 안개와 어우러져 인상적인 해돋이 장면이 펼쳐진다. 밀재휴게소에서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용천사도 가깝다. 가을이면 꽃무릇이 무리지어 피는 절집이다. 지금 꽃무릇은 끝물이고 맨드라미 등 가을꽃들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대전리 수문마을로 넘어간다. 함평만에 접한 갯마을로 일년에 한 번 열어보는 물항아리가 있는 마을이다. 마을의 들머리는 ‘옷밥골재’다. 마을 할머니가 일러주는 고개의 유래가 기막히다. “여그가 땅도 좋고 물도 걸어. 긍께 숭년(흉년) 걱정이 없고 옷도 밥도 절로 난다 그말이여.” 이런 유래를 한자로 단순하게 표현하자니 식의동(食衣洞)이란 멋대가리 없는 이름이 되고 만다. 항아리는 고개 넘어 파출소 앞에 묻혀 있다. 각각 상촌, 중촌, 하촌이라 적힌 팻말이 세워져 있고, 그 아래 물항아리가 묻혀 있다. 액운을 막기 위한 조치인데, 사연은 이렇다. ‘불맥이제’ 유래는… 옛날 한 스님이 적당한 절터를 찾다 옷밥골재 아래 펼쳐진 마을을 보게 됐다. 첫눈에 명당 자리를 알아본 스님은 박수를 치며 좋아했으나 곧 앞산 자락에 화귀(火鬼)가 서려 있는 걸 확인하고는 탄식하며 돌아가려 했다. 이때 마을사람들이 스님에게 화를 막을 방법을 물었고, 스님은 “산마루에 커다란 항아리를 묻고, 바닷물과 우물물을 반반씩 넣은 뒤 무덤처럼 해두었다가 불이 나거든 열어 보라”고 일러줬다. 주민들은 스님의 주문대로 항아리 세 개를 묻고 물을 채운 뒤 일년을 기다렸다가 매년 2월 초하루에 뚜껑을 열었다. 이게 ‘불맥이제’의 시작이다. 해마다 같은 날 같은 양의 물을 넣어두는데도 막상 뚜껑을 열면 항아리마다 물의 높낮이가 다르다고 한다. 이때 수위가 가장 낮은 마을이 그해 각별히 조심한다는 의미에서 ‘불맥이’를 연다는 것이다. 이 습속은 지금도 지켜지고 있다. 천연기념물에 담긴 이야기도 전해온다. 대동면 향교리에 있는 ‘느티나무·팽나무·개서어나무 숲’으로 천연기념물 제108호다. 숲에 얽힌 사연은 이렇다. 향교리는 이름 그대로 향교가 있는 마을이자 대동면 소재지다. 왕을 모실 만한 명당터라 알려져 욕심 내는 이들이 많았으나 공자를 모시는 향교가 앉아야 지기(地氣)에 맞다 해서 향교가 들어섰다고 한다. 한데 향교터 남쪽의 신흥동 뒷산이 화국형(火局形)인 것이 문제였다. 풍수사들은 화국을 누르려면 수국(水局)을 만들어야 한다며 향교와 화산 사이에 숲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일대에 팽나무, 느티나무 등 수림 조성에 적합한 나무가 많아 이를 향교 앞에 옮겨 심었다. 이처럼 길가나 도로변에 줄처럼 길게 심어져 가로수 역할을 하는 나무들을 줄나무라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줄나무는 무안 청천리 줄나무와 함평 등 두 곳밖에 없다고 한다. 지금도 향교와 신흥동 사이 300여m에 걸쳐 40여 그루의 늙은 나무가 남아 있다. 숲그늘이 제법 깊어 쉬어가기 딱 좋다. 효녀전설 빠지면 아쉽지~ 이 밖에 대동면 덕산리의 수호신인 ‘아차동 미륵할머니’, 물레방앗간 집 딸 돈내가 마을과 부모를 위해 몸을 던졌다는 나산면 ‘돈내보’, 효자의 전설이 깃든 신광면 ‘장산들 백비’ 등도 묶어 돌아볼 만하다. 특별한 전설은 없지만 고막천석교(보물 1372호)는 자체로 볼거리다. 고려 때 축조된 다리로 돌을 정교하게 짜맞춘 형태가 퍽 인상적이다. 학교면 고막리에 있다. 저물녘 풍경은 돌머리(石頭) 해변에서 맞는다. 주민들 표현처럼 ‘기가 맥혀 불’ 정도의 해넘이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이름이 독특하다. 바다를 향해 뻗어나간 육지의 끝이 바위여서 돌머리란다. 돌부리가 해수명당과 연결돼 있다 해서 광산김씨들이 묏자리를 잡은 곳이기도 하다. 함평만 너머로는 해제반도가 손에 잡힐 듯 다가선다. 글 사진 함평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용천사(322-1822), 모평마을(323-8288) 등을 먼저 보겠다면 서해안고속도로 영광 나들목으로 나가는 게 다소 빠르다. 영광읍내에서 22번 국도를 타고 함평 해보면의 해보교차로까지 간 뒤 옛 24번 국도로 접어들면 모평마을 이정표가 나온다. 공주서천고속도로 함평나들목으로 나와 영광 방향 23번 국도, 838번 지방도 순으로 갈 수도 있다. ▶맛집:나비만큼 유명한 것이 함평 소고기다. 한때 전라도 소값을 쥐락펴락했다는 함평 우시장 덕에 한우고기를 싼값에 먹을 수 있다. 금송식육식당(324-5775), 해보면 문장리의 해월축산한우직판장(324-6692) 등이 이름났다. 읍내 함평시장 주변에 음식테마거리가 조성돼 있다. 육회비빔밥으로 이름난 초록식당(322-5287) 등 다양한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다. ▶잘 곳:모평마을 모평헌(323-6078) 등에서 한옥체험을 할 수 있다. 읍내에 샹젤리제호텔(324-1200) 등 모텔들이 밀집해 있다. 손불면 궁산리 일대는 해수찜으로 유명하다. 게르마늄 성분이 함유된 돌과 삼못초 등 약초를 넣고 소나무 장작으로 가열한 후 해수가 든 탕에 넣어 데워진 물로 찜질한다. 주포해수찜(322-9489), 함평신흥해수찜(322-9487), 신흥해수찜(322-9900) 등이 있다. 오후 5시 이전에 가야 한다.
  • [부고]

    ●조희근(한국은행 금융검사실장)인근(델텍 대표이사)씨 부친상 최규천(전 두산그룹 테크팩 상무)심준섭(전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사업본부 사업기획부장)박근수(박근수동물병원 원장)씨 장인상 1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3일 오전 5시 30분 (02)2258-5940 ●고창윤(전 철원경찰서장)씨 모친상 1일 강원 정선병원, 발인 3일 오전 9시 (033)563-3444 ●박문화(한미약품 상무)씨 부인상 30일 강동경희대병원, 발인 2일 오후 1시 (02)440-8800 ●최창욱(MBC 드라마국 부국장급)씨 장모상 1일 건국대병원, 발인 3일 오전 6시 30분 (02)2030-7901 ●황관순(농협은행 인재개발원장)씨 부친상 1일 고려대 구로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02)857-0444 ●박병기(하나금융투자 상무)병권(씨에라팜 이사)씨 모친상 이용대(에이치제이에프 연구소장)씨 장모상 1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02)2258-5940 ●김강수(KDB대우증권 연금영업본부장)강욱(코웰인터내셔널 이사)씨 부친상 김철수(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 차장)씨 장인상 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02)3010-2293 ●정인철(한화건설 토목환경사업본부 전무)씨 부친상 1일 분당제생병원, 발인 3일 오전 8시 (031)781-6725 ●김병원(전 한국후지쯔 대표)씨 장인상 1일 분당서울대병원, 발인 3일 오전 6시 (031)787-1509 ●김홍무(NH투자증권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씨 모친상 1일 대전보훈병원, 발인 3일 오전 8시 (042)935-0444 ●김두일(전 육군사관학교 교수)두하(법무사)두진(현대전기산전 대표)두봉(포항항운노조 근무)두영(전 IBK캐피탈 부사장)씨 부친상 1일 포항 시민전문장례식장, 발인 3일 오전 7시 30분 (054)253-4444 ●김철신(순천대 인문학부 철학전공 교수)철우(자영업)철수(법무부 국제법무과장)씨 부친상 1일 광주 금호장례식장, 발인 3일 오전 9시 (062)227-4000
  • 버리고 벼린 문장에 담은 김훈의 어제와 오늘

    버리고 벼린 문장에 담은 김훈의 어제와 오늘

    “이 책은 오래전 절판된 산문집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2002), ‘밥벌이의 지겨움’(2003), ‘바다의 기별’(2008)에 실린 글 일부와 그 후에 새로 쓴 원고지 400장 분량의 글을 합쳐서 엮었다. 이 책의 출간으로, 앞에 적은 세 권의 책과 거기에 남은 글들은 모두 버린다.” 소설가 김훈(67)이 그간 써 온 많은 글들을 버리고 새로이 문장을 벼린 ‘김훈 산문의 정수’를 내놨다. 새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문학동네)다. 출판사 측은 “김훈 문장의 힘은 버리고 벼리는 데서 온다”며 “이 책은 김훈이 축적해 온 삶 위에 가차 없이 버리고 벼린 그의 문장의 힘이 더해져 김훈 산문의 정수를 읽는 희열과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작가의 지난날을 이룬 다섯 가지 주제에 따라 ‘밥’, ‘돈’, ‘몸’, ‘길’, ‘글’ 5부로 구성됐다. 가족 이야기부터 기자 시절 거리에서 써내려 간 글들, 한국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 최근 도시를 벗어나 동해와 서해의 섬에 들어가 써내려간 글들까지 작가의 어제와 오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표제글 ‘라면을 끓이며’는 매년 36억개, 1인당 74.1개씩의 라면을 먹으며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자 ‘거리에서 싸고, 간단하게, 혼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보통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모르는 사람과 마주 앉아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 일은 쓸쓸하다. 쓸쓸해하는 나의 존재가 내 앞에서 라면을 먹는 사내를 쓸쓸하게 해 주었을 일을 생각하면 더욱 쓸쓸하다.(중략) 이 궁상맞음을 비웃어서는 안 된다. 당신들도 다 마찬가지다. 한 달 벌어 한 달 살아가는 사람이 거리에서 돈을 주고 사먹을 수 있는 음식은 뻔하다.’(15~17쪽, ‘라면을 끓이며’ 일부) 국가가 국민을 지켜 주지도 못하고 진영 논리에 휩싸여 악다구니만 벌이는 권력가들에게 ‘슬프고 기기 막혀’ 써내려 간 글들은 통렬하다. 가슴 깊은 곳에서 들끓는 분노와 절망이 오롯이 느껴진다. ‘슬픔과 분노에 오랫동안 매달려 있는 것은 경제 살리기에 해롭다는 것이 그 혐오감의 주된 논리였다.(중략) 재벌의 불법을 용인해야 경제가 살아나고, 정당한 슬픔과 분노를 벗어던져야만 먹고살기 좋은 세상이 된다는 말은 시장의 논리도 아니고 분배의 정의도 아니다. 그것은 정치적인 속임수일 뿐이다.’(165쪽, ‘세월호’ 일부) 그의 글은 간명하고 정직하다. 그 무엇도 덧댈 필요도, 덜어낼 수도 없다. 작가는 이번 산문집을 어떻게 평할까. “낮고 순한 말로 이 세상에 말을 걸고 싶은 소망으로 몇 편의 글을 겨우 추려서 이 책을 엮는데, 또 하나의 장애물을 만드는 것이 아닌지를 걱정한다.”(410~411쪽, ‘작가의 말’ 일부)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김훈 산문의 정수 ‘라면을 끓이며’ 출간

    김훈 산문의 정수 ‘라면을 끓이며’ 출간

     “이 책은 오래전 절판된 산문집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2002), ‘밥벌이의 지겨움’(2003), ‘바다의 기별’(2008)에 실린 글 일부와 그 후에 새로 쓴 원고지 400장 분량의 글을 합쳐서 엮었다. 이 책의 출간으로, 앞에 적은 세 권의 책과 거기에 남은 글들은 모두 버린다.”  소설가 김훈(67)이 그간 써 온 많은 글들을 버리고 새로이 문장을 벼린 ‘김훈 산문의 정수’를 내놨다. 새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문학동네)다. 출판사 측은 “김훈 문장의 힘은 버리고 벼리는 데서 온다”며 “이 책은 김훈이 축적해 온 삶 위에 가차 없이 버리고 벼린 그의 문장의 힘이 더해져 김훈 산문의 정수를 읽는 희열과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작가의 지난날을 이룬 다섯 가지 주제에 따라 ‘밥’, ‘돈’, ‘몸’, ‘길’, ‘글’ 5부로 구성됐다. 가족 이야기부터 기자 시절 거리에서 써내려 간 글들, 한국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 최근 도시를 벗어나 동해와 서해의 섬에 들어가 써내려간 글들까지 작가의 어제와 오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표제글 ‘라면을 끓이며’는 매년 36억개, 1인당 74.1개씩의 라면을 먹으며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자 ‘거리에서 싸고, 간단하게, 혼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보통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모르는 사람과 마주 앉아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 일은 쓸쓸하다. 쓸쓸해하는 나의 존재가 내 앞에서 라면을 먹는 사내를 쓸쓸하게 해 주었을 일을 생각하면 더욱 쓸쓸하다.(중략) 이 궁상맞음을 비웃어서는 안 된다. 당신들도 다 마찬가지다. 한 달 벌어 한 달 살아가는 사람이 거리에서 돈을 주고 사먹을 수 있는 음식은 뻔하다.’(15~17쪽, ‘라면을 끓이며’ 일부)  국가가 국민을 지켜 주지도 못하고 진영 논리에 휩싸여 악다구니만 벌이는 권력가들에게 ‘슬프고 기기 막혀’ 써내려 간 글들은 통렬하다. 가슴 깊은 곳에서 들끓는 분노와 절망이 오롯이 느껴진다. ‘슬픔과 분노에 오랫동안 매달려 있는 것은 경제 살리기에 해롭다는 것이 그 혐오감의 주된 논리였다.(중략) 재벌의 불법을 용인해야 경제가 살아나고, 정당한 슬픔과 분노를 벗어던져야만 먹고살기 좋은 세상이 된다는 말은 시장의 논리도 아니고 분배의 정의도 아니다. 그것은 정치적인 속임수일 뿐이다.’(165쪽, ‘세월호’ 일부)  그의 글은 간명하고 정직하다. 그 무엇도 덧댈 필요도, 덜어낼 수도 없다. 작가는 이번 산문집을 어떻게 평할까. “낮고 순한 말로 이 세상에 말을 걸고 싶은 소망으로 몇 편의 글을 겨우 추려서 이 책을 엮는데, 또 하나의 장애물을 만드는 것이 아닌지를 걱정한다.”(410~411쪽, ‘작가의 말’ 일부)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부음] 김대식(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전 중앙대 부총장)씨 별세 외

    ●박분노미씨 별세, 남종구(전 거평프레야 대표이사)·종철(대동직물 대표)·종문(윈데코 대표)·종석(부일 대표)·후선(대경대 교수)·희철(남양상사 대표)씨 모친상, 박영석(전 대구MBC 사장)씨 장모상 = 30일 오후 10시, 대구의료원 국화원 특실 202호, 발인 2일 오전 7시, 053-560-9571. ●김대식(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전 중앙대 부총장)씨 별세, 박원실(주부)씨 남편상, 김의태(자영업)·정태(삼성자산운용 과장)씨 부친상 = 9월30일 오후 8시43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3호실, 발인 3일 오전 8시, 02-3010-2263. ●나천봉 씨 별세, 고창윤(전 철원경찰서장)씨 모친상 = 1일 오전 0시5분, 정선병원 장례식장, 발인 3일 오전 9시, 010-5368-2031. ●김병규씨 별세, 김두일(전 육사 교수)·두하(법무사)·두진(현대전기산전 대표)·두봉(포항항운노조)·두영(전 IBK캐피탈 부사장)씨 부친상 = 1일 오전 9시, 포항시민전문장례식장, 발인 3일 오전 7시30분, 054-253-4444.
  • 北 노동당 창건일 임박… 동북아 정세 ‘안갯속’

    장거리 로켓 발사, 4차 핵실험 등 북한의 전략적 도발이 예상되는 노동당 창건기념일(10일)이 다가오면서 동북아 정세가 안갯속으로 접어들고 있다. ‘8·25 남북 합의’ 분위기를 유지하려는 정부의 전방위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마이웨이’를 고수하는 상황이라 향후 열흘간이 앞으로의 남북 관계와 통일 외교의 향방을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은 30일 8·25 합의를 언급하면서 “합의 정신을 귀중히 여기고 정세를 잘 유지, 관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쟁 광신자들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최근 ‘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한 장거리 로켓 발사 의지를 거듭 밝히며 이산가족 상봉이 ‘위태로운 상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중국 국경절 66주년(10월 1일)을 앞둔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국공산당과 중화인민공화국 정부와 인민에게 축하를 보낸다. 중국의 부강번영과 인민의 행복을 축원한다”는 내용의 축전을 보냈다. 하지만 지난해 세 문장이었던 국경절 축전이 올해 두 문장으로 줄고 양국의 친선관계를 강조하는 표현도 생략돼 냉랭한 북·중 관계를 반영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2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더 강한 조치를 실무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유엔에서 열린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회의와 지난 25일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경고성 메시지가 잇따라 나오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의 강도는 연일 커지고 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8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은 추가 도발보다는 개혁과 개방으로 주민들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완급을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압박과 유화 메시지를 번갈아 가며 다양한 방향에서 북한의 도발을 막으려는 외교적 노력으로 이해되는 지점이다. 아직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등이 임박한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내부 단합을 위해서라도 발사를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기술적 문제로 발사가 10일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만일 북한이 로켓 발사 등을 강행할 경우 유엔 안보리 결의 2094호 등에 따라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는 불가피하다. 지난 16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제재 이상의 조치’를 언급한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까지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까지 거론되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경제 제재가 북한에 부담이긴 하지만 완벽한 압박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중국을 활용한 물밑 외교 노력이 더 유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소설가 김종성 ‘한국어 어휘와 표현’ 발간

    소설가 김종성 ‘한국어 어휘와 표현’ 발간

     50년 남짓에 이르는 지은이의 독서편력에서 비롯된 방대한 분량의 어휘와 표현을 실제 글쓰기에 응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나왔다. ‘한국어 어휘와 표현’(서정시학 펴냄)은 소설가 김종성이 10년동안 준비하고 5년동안 집필한 것이라고 한다. 200자 원고지 7500장 분량으로 최근 전 3권을 완간했다.  고려대 인문대학 조교수이기도 한 지은이가 철저하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자신의 ‘소설 창작을 위한 어휘 노트’와 ‘글쓰기 강의 노트’를 기반으로 좋은 글을 쓰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1권은 ‘파생어· 합성어· 신체어· 친족어· 속담’, 2권은 ‘관용어· 한자성어· 산업어’, 3권은 ‘고유어’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대한제국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학자와 문인들의 글에서 채록한 6898개 어휘를 표제어로 삼았다. 언어 이론은 최소화하고 어휘 및 어휘 풀이, 문장 용례를 풍부하게 담아 글쓰기 학습에 참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밥바라기’라는 어휘는 ‘저녁에 서쪽 하늘에 보이는 금성’이라는 풀이가 먼저 보인다. 다음 ‘?우리는 웅덩이에 낯을 씻고/씻은 낯을 개밥바라기에게 비춘다’는 장석남의 시 ‘개밥바라기가 옹관같은 눈동자로’의 용례를 소개한다.  ‘어릿광대’는 ‘정작 광대가 나오기 전에 먼저 나와서 우습고 재미있는 언행으로 판을 어우르는 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광대는 꽃부채를 펴들고 몸을 꼲으면서 줄을 타고 앉았다 일어섰다 용춤을 추다가, 아래서 어릿광대가 “여봐라 말들어라” 먹이면, 줄위의 광대는 “오오냐, 말만 던져라”하면서 재담을 주고받는다’고 심훈의 소설 ‘상록수’를 인용한다.  ‘오지랖 넓다’는 표현은 ‘주제 넘게 아무 일에나 쓸데없이 참견하다’라는 의미와 함께 ‘?그렇게 계도 많이 하고 오지랖도 넓고, 그러면서 하숙까지 치는 걸 보면 참 어지간해요?’라는 은희경의 소설 ‘새의 선물’의 한 대목을 제시한다.  지은이는 글쓴이의 특수성과 지역성을 고려해 어휘와 문장 용례를 채록하는 한편 문학작품뿐만 아니라, 비문학작품에서도 어휘와 용례를 채록했다고 한다. 책 끝에는 ‘어휘 찾아보기’를 넣어 어휘용례사전으로도 쓸 수 있도록 했다. 글쓰기가 두려웠던 한국인은 물론 한국어 독해력과 문장력을 키워보려는 외국인들에게도 좋은 지침서 될 수 있다.  강원도 태백에서 성장한 김종성은 1986년 월간 ‘동서문학’ 제1회 신인문학상에서 탄광촌을 다룬 중편소설 ‘검은 땅 비탈 위’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연작소설집으로 ‘탄(炭)’과 ‘마을’, 중단편집으로 ‘연리지가 있는 풍경’, ‘금지된 문’, ‘말 없는 놀이꾼들’ 등이 있다. 2006년에는 제19회 경희문학상을 소설 부문에서 수상했다.  서동철 기자 dcsuh@seoul.co.kr
  • [인사]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고위공무원 전보△시민사회비서관 조홍남◇서기관 승진△기획총괄정책관실 박정용△일반행정정책관실 구본철△규제총괄정책관실 이덕희△공직복무관리관실 이태정△총무기획관실 김기영△재정금융기후정책관실 김령석△안전환경정책관실 우유동△국무조정실 한레지나△조세심판원 행정실 김병철 최영준△조세심판원 상임심판관(1)실 김천희 ■미래창조과학부 ◇실장급 전보△과학기술전략본부장 최종배◇국장급 전보△국제협력관 최영해△과학기술정책관 윤헌주△연구개발투자심의관 문성유△성과평가혁신관 박필환△미래인재정책국장 이상학 ■외교부 △주제네바대사 최경림 ■문화체육관광부 ◇과장급 전보△국무조정실 파견 권수진△국제체육과장 송윤석△관광산업과장 강석원△국립중앙박물관 기획총괄과장 정기원△국립현대미술관(과장 직위) 김언환◇서기관 승진△감사담당관실 정준희△정책기획관실 이용신△문화정책관실 최종철△관광레저정책관실 신창수△홍보콘텐츠기획관실 홍용택△체육협력관실 이철운△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파견 윤만상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 손병석△철도국장 박민우 ■해양수산부 ◇3급 승진△기획재정담당관 김성범△해양개발과장 윤종호△해운정책과장 이상문◇4급 승진△운영지원과 김태석△기획재정담당관실 윤상훈△해양정책과 길인환△원양산업과 조성남△해사안전정책과 최성용△목포지방해양안전심판원 김병곤△국립해양조사원 해도수로과 김종철△항로표지과 이승영△감사담당관실 신용범△항만정책과 김규섭△세월호인양추진단 홍원식 ■공정거래위원회 ◇부이사관 승진△소비자정책과장 홍대원 ■한국은행 △외자운용원 외자기획부장 유창호 ■중앙대 △안성부총장(겸 안성캠퍼스 발전기획단장) 김준교△창의ICT공과대학장 한상용 ■ING생명 ◇임원 승진 <부사장>△FC채널본부장 곽희필△신채널본부장 황용<전무>△FC채널관리부문장 장동옥<상무>△FC영업전략부문장 김범수◇임원 전보△GA채널부문장 김병철
  • [2015 공직박람회] 직접 3D 사격·실전 뺨치는 모의 면접…공직 체험 한마당

    [2015 공직박람회] 직접 3D 사격·실전 뺨치는 모의 면접…공직 체험 한마당

    “수문장과 함께 사진 찍으면 합격합니다.” 2015공직박람회 이틀째이자 마지막 날인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박람회장 내 문화재청 부스 앞에는 두 수문장이 긴 창을 들고 엄숙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무표정한 수문장을 보고 “진짜 사람이냐”며 깜짝 놀라는 관람객도 있었고 신기한 듯 사진을 찍는 여고생도 있었다. 두 수문장은 경복궁에서 수문장 교대식을 연출하고자 고용한 사람들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수문장 포토존을 마련했다”며 “궁궐 무료 관람권 응모함도 마련해 하루 50명씩 관람권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날 박람회장에는 관람객 2만여명이 몰렸다. 박람회에 참가한 70개 정부기관은 이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했고 정보에 목마른 수험생들은 알짜 정보를 얻어 가고자 발걸음을 재촉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경찰청 부스다. 지방경찰청에서 실제 사격 연습 시 사용하는 ‘3D 시뮬레이션 사격 실험’ 코너를 마련해서다. 이를 체험하려는 학생 10여명이 줄을 섰고, 사격 연습 장면을 많은 사람이 지켜보기도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단순히 체험 코너에 머물지 않고 공채와 특채 수석 합격 출신 경찰관들이 수험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했다”며 “고등학생들의 문의가 특히 많았다”고 말했다. 오산대 경찰행정학과 2학년생인 오홍석(27)씨는 “연봉이 얼마인지, 면접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무엇인지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을 자세하게 묻고 답을 들을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바로 옆 국민안전처 소방 부스에서는 웃음꽃이 끊이지 않았다. 학생들이 악력 테스트를 하면서 서로의 점수를 비교했다. 악력은 소방공무원 체력시험 과목 가운데 하나다. 소방 부스에선 악력 평가를 비롯해 배근력, 앉아 윗몸 앞으로 굽히기 등 실제 평가 항목을 관람객들이 체험해 볼 수 있었다. 또 방화복과 방수복, 공기호흡기를 착용해 볼 수 있도록 꾸몄다. 1년 넘게 소방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 김성훈(26)씨는 “막연하게 학원을 다니며 준비했는데, 실제로 와서 방화복을 입어 보니 동기 부여가 되는 것 같다”며 “내년 합격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명 기상캐스터의 사인회가 열리기도 했다. 기상청 부스에서다. 이세라 기상캐스터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관람객 수백여명에게 사인을 해 줬다. 기상청 관계자는 “일기예보를 전달하는 사람이 기상캐스터인 만큼 기상청을 홍보하고자 섭외했다”고 말했다. 모의 면접 부스도 북적였다. 공직박람회장이 아니라면 실제로 인사 담당자가 모의 면접을 해 주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15개 면접 부스에서 신청을 받아 하루 300여명씩 모의 면접 기회를 제공했다. 광명경영회계고에 재학 중인 윤지영(17)양은 “모의 면접에서 상사와 의견 마찰이 있을 때 어떻게 대응할 거냐는 등의 질문을 받았다”며 “모의 면접이지만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는 이미지 컨설턴트인 홍종화씨의 ‘이미지 트레이닝’ 특강 자리도 마련됐다. 홍씨는 강연에서 “면접을 준비해야 한다면 가장 먼저 거울을 살 것을 추천한다”며 “첫인상이 중요한 만큼 웃는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자신의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확인하면 훈련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인사]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은행 ING생명 중앙대 고려대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고위공무원(국장급) 전보 ▲시민사회비서관 조홍남 ◇서기관 승진 ▲기획총괄정책관실 박정용 ▲일반행정정책관실 구본철 ▲규제총괄정책관실 이덕희 ▲공직복무관리관실 이태정 ▲총무기획관실 김기영 ▲재정금융기후정책관실 김령석 ▲안전환경정책관실 우유동 ▲국무조정실 한레지나 ▲조세심판원 행정실 김병철 ▲조세심판원 행정실 최영준 ▲조세심판원 상임심판관(1)실 김천희 ■미래창조과학부 ◇ 실장급 전보 ▲ 과학기술전략본부장 최종배 ◇ 국장급 전보 ▲ 국제협력관 최영해 ▲ 과학기술전략본부 과학기술정책관 윤헌주 ▲ 과학기술전략본부 연구개발투자심의관 문성유 ▲ 과학기술전략본부 성과평가혁신관 박필환 ▲ 미래인재정책국장 이상학 ■한국은행 ▲ 외자운용원 외자기획부장 유창호 ■ING생명 ◇ 임원 승진 ▲ FC채널본부장(부사장) 곽희필 ▲ 신채널본부장(부사장) 황용 ▲ FC채널관리부문장(전무) 장동옥 ▲ FC영업전략부문장(상무) 김범수 ◇ 임원 전보 ▲ GA채널부문장(상무) 김병철 ■중앙대 ▲ 안성부총장 겸 안성캠퍼스 발전기획단장 김준교 ▲ 창의ICT공과대학장 한상용 ■고려대 ◇ 세종캠퍼스 ▲ 학술정보지원팀장 길경한 ▲ 세종경력개발센터 팀장 김창겸 ▲ 총무팀장 이종균 ▲ 교무지원팀장 심형근 ▲ 기획조정팀장 겸 예산관리팀장 김창배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