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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차 산업혁명] 스마트 태양광·공공 IoT … 5년 뒤엔 23兆 시장

    [4차 산업혁명] 스마트 태양광·공공 IoT … 5년 뒤엔 23兆 시장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기술인 사물인터넷(IoT)의 발달로 우리의 삶도 변하게 됐다.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사물인터넷 기술은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사물인터넷은 적용 분야에 따라 개인 IoT, 공공 IoT, 산업 IoT의 세 가지로 분류한다. 개인 IoT의 경우 편안하고 편리한 생활을 가능하게 해 주는 서비스를 말하며 공공 IoT는 환경오염, 재난, 재해 등으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산업 IoT는 기존 제조업 등에 IoT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형성하는 것이다.●국내 통신사, 사물인터넷과 만나다 SKT 로라 네트워크, LGU+ 미니 태양광 시스템, KT 기가지니는 사물인터넷 국내 대기업들과 스타트업 회사에서 각광받는 기술 중 하나다. 특히 인터넷과 홈케어, 농업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이 활발해졌다. 최근 국내 통신사 SKT, LG유플러스, KT 세 곳에서 IoT 기술을 적용한 상품을 선보였다. SKT에서는 출시·시행되고 있는 스마트팜 서비스를 기점으로 IoT 전용망인 로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로라네트워크와 사물을 결합한 상품이 출시됐다. SKT는 ’태양광 발전 설비’에 IoT를 결합하는 SK텔레콤과 동양이엔피의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발전량을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에서 확인하며, 장비의 작동 여부도 바로 확인 가능한 서비스를 시장에 선보일 전망이다. SKT의 차인혁 IoT사업부문장은 “동양이엔피, 대한케이블과 함께 태양광 발전과 첨단 ICT를 결합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한편 LG유플러스도 사물인터넷 전용망(LPWA) 중 협대혁사물인터넷(NB-IoT)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베란다형 미니태양광 시스템에 NB-IoT를 활용한 원격 모니터링 기술을 적용하여 NB-IoT 기술 확산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또한 IoT 기술을 접목한 ‘쓰레기 관리 시스템’도 제공해 실시간으로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KT의 AI 스피커이자 셋톱박스인 ‘기가지니’는 출시 5개월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했다. 기가지니는 올해 1월 KT에서 출시한 음성인식 인공지능 IPTV 셋톱박스로 미디어 연동 서비스와 AI 홈 비서, 각종 홈 IoT 기기 제어와 음성 및 영상통화 기능을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통합업무 관리 시스템 ‘KT 기가 빌스’를 출시해 차량 텔레매틱스 서비스, 디지털 방송사의 차세대 빌링 시스템 구축, LTE-M 망기반 위치 추적, 도난방지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국내 사물인터넷 시장 규모는 2022년에 22조 9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020년까지 30조원으로 사물인터넷 기술에 대한 투자액을 늘려 중소기업 수출기업 수를 70개에서 2020년 305개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로 가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3년 6월 사물인터넷을 인터넷 신산업 분야의 주요 기술로 선정해 중장기 발전 계획을 담은 ‘인터넷 신산업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나아가 시장 창출을 위한 선도 사업, 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 및 해외 진출 지원, 연구개발 등의 기반 조성을 위한 정책 과제도 추진하고 있다. ●특허청, 미래 특허분쟁 선제 대응 지원 특허청은 ‘미래 특허분쟁 대응 전략 시나리오’ 사업을 추진해 우리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이 유망한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미래 특허 분쟁 동향을 예측, 해외 진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특허청은 사물인터넷 분야의 미래 특허분쟁 대응 시나리오를 보급하고 해당 분야 미래 특허 분쟁에 대한 관련 업계의 공동 대응을 촉구할 계획이다. 김예슬 대학발전연구소 인턴기자
  •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외로운 농촌에서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외로운 농촌에서

    며칠 전 전북 무주군 부남면의 한 마을을 다녀왔다. 내가 가르치는 건축학과 학생 스물여섯 명이 ‘농촌집 고쳐 주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평범한 농촌 마을이다. 낮에는 삽질도 하고 미장일도 거들다가 저녁 때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30여 호의 집들로 이루어진 마을은 농번기임에도 적막하기 그지없었다. 곳곳에서 마당의 무성한 잡초가 빈집임을 알렸고 콘크리트블록 담장이 여기저기 무너져 있었다. 뜬금없이 마을 길에 깔려 있는 아스팔트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더했다.지역별 빈집에 대한 통계청의 최근 통계는 2010년 것인데, 읍·면 지역에서 1년 이상 비어 있는 집은 15만 4103호로, 해당 지역 일반 단독주택 수(192만 4270호)의 8%나 된다. 행정자치부의 1996년 통계에 따르면 전체 농촌주택 284만 6000채 가운데 2%인 6만 2000여채가 1년 이상 비어 있었다. 20여년 만에 빈집의 비율이 네 배가 된 것이다. 빈집과 직접 관련되는 것이 인구 구조인데 근래 읍·면 인구는 동 지역과 달리 매년 줄어 2015년에는 전국 인구의 18%였다. 읍·면 인구의 21%, 면 지역 인구의 28%가 만 65세 이상 노인이니 농촌은 이미 노인 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다. 면 지역에서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약 3분의1이고 그 절반가량이 노인 1인 가구다. 그러니 앞으로 농촌 마을에서 빈집이 더 늘 가능성은 매우 크다. 그 마을에서 우리를 졸졸 따라다니는 어린이가 있었다. 마을의 유일한 초등학생이다. 축구공을 담벼락에 차면서 늘 혼자 놀던 그에게 난생처음 여러 명의 언니가 나타났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으리라. 오후가 되니 학생 둘이 택시에서 내린다. 마을의 유일한 중학생과 고등학생으로 읍내의 학교를 택시로 통학한다. 그 마을에 학생은 이 세 명이 전부다. 그들은 도시 학생들이 모를 한 가지 고민에 시달리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래가 없는 외로움 말이다. 마을 인구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인들은 어떨까. 여러 노인이 같이 살고 있으니 행복할까? 그렇지 않을 것 같다. 노인 심리에 대한 연구들에 따르면 노인의 고독은 노인들 속에서 해소하기 힘들다. 노인이 고독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어린이나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다. 나는 그날 마을 입구의 정자에 앉아 계신 남녀 노인을 관찰해 보았는데 서너 시간 동안 “할아버지, 여기 좀 쓸게 비켜 보슈”라는 딱 한 문장을 들을 수 있었다. 마을에 젊은이가 몇 안 되니 노인들도 외롭기는 마찬가지이리라. 사람이 줄고 빈집이 늘어 가는 농촌 마을은 사라지거나 적어도 크게 축소될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면 우리는 이런 농촌 해체의 추세를 받아들이고 농촌 마을을 하나씩 포기해 나가야 할까? 식량 안보라는 말이 있지만, 그래서는 안 되는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그것은 농촌이 우리 문화의 원류라는 사실이다. 오늘날과 달리 전근대기에 우리 문화의 산실은 읍치, 곧 도시가 아니라 농촌이었다. 전통 사회에서 문화는 도시와 거리를 두고 있는 향촌에서 문중을 중심으로 형성됐으며, 주로 관속(官屬)들이 거주했던 읍치는 문화를 생산하고 주도할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 읍치에서 떨어진 지역에 마을을 이루고 거주하던 양반층이 지식을 독점하고 이른바 고급문화를 주도했던 것이다. 이는 지배 엘리트 계층이 다른 계층들과 같이 도시 안에 거주함으로써 중세기에 이미 도시가 고급문화의 주 생산지가 됐던 유럽의 상황과 대조된다. 그러니 오래된 마을 한 곳을 없애는 것은 우리 문화라는 거대한 나무의 뿌리 한 가닥을 잘라 버리는 것과 같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농촌의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것은 농촌 마을을 문화적 장소로 인식함으로써 가능해진다. 그리고 국가는 문화적 장소의 격에 맞는 정책을 수립하고 사업을 펼쳐야 한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 이래로 주택이나 마을공간 등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었던 정책과 사업에서 벗어나 역사적으로 형성된 집과 마을 공간의 의미를 이해하고 그에 적합한 일을 해야 한다. 그래야 마을길을 넓히고 직선으로 만들고 아스팔트로 포장하는 것처럼 국가 예산을 들여 오히려 마을 환경을 훼손하고 마을 사람들을 더욱 외롭게 만드는 일을 멈출 수 있다.
  • 中 제왕 통해 익히는 ‘리더 자질’

    中 제왕 통해 익히는 ‘리더 자질’

    장단경/곽성문 지음/인간사랑/818쪽/3만 9000원당나라 현종 때 활동했던 학자 조유가 쓴 제왕학의 고전 ‘장단경’이 꼼꼼한 고증을 통해 다시 출간됐다. 책은 하은주 삼대에서부터 전국 시대를 거쳐 진시황의 위업과 병사, 수와 당의 천하통일 등 역대 왕조와 제왕들의 흥망성쇠를 통해 통치의 도리, 리더의 자질이 무엇인지 길어올린다. 곽성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이 원문을 일일이 대조하고 문장의 출전을 세심히 밝혀 오류를 최대한 배제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싸움소의 눈빛, 온몸으로 버텨내는 노동자 닮은…

    싸움소의 눈빛, 온몸으로 버텨내는 노동자 닮은…

    칠성이/황선미 지음/김용철 그림/사계절/68쪽/1만 6000원소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함께 고요해진다. 어떤 허위도 가릴 수 없는 순정한 진심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황선미(54) 작가가 ‘마당을 나온 암탉’에 이어 또 다른 동물 서사의 주인공으로 소를 들여보낸 건 그 눈 때문이다. ‘빈집에 온 손님’ 이후 15년 만에 펴내는 그림책 ‘칠성이’에서다. “싸움소에 관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다 소의 표정을 봤어요. 도망갈 여지도 없이 온몸으로 한순간을 버티는 노동자의 눈빛이 소에게서 읽혔죠. 그 진지한 얼굴이 어쩌면 온몸으로 살고 있는 어떤 사람인 것만 같아 이끌렸어요.”작가가 독자들을 데려가는 곳은 ‘전장’이다. 옥뿔과 노고지리뿔이 위태롭게 얽혀들고, 콧김 섞인 고래빼기가 울려 퍼지고, 한껏 벼려진 근육과 근육들이 맞부딪는 곳. 소싸움판이다. 취재를 위해 2011년 진주 소싸움장을 찾아간 작가는 그저 막연했다. 소싸움장에서 찍은 사진 수백 장, 유튜브에서 길어올린 동영상, 인터넷 자료 등 수많은 자료를 파고들어도 그 자리를 맴돌았다. 이야기의 실타래는 우연히 얻은 사례 한 조각에서 풀려나갔다.“조사를 하다 우연히 도축장 앞에서 구조돼 싸움소로 길러진 소가 있다는 에피소드를 들었어요. 싸움소는 태생부터 정해진 게 아니라 몸의 조건이 좋은 소를 찾아서 기르는 거라고요. 원래부터 뛰어나게 태어나는 존재가 아니라 누군가와의 만남을 통해 특별한 존재가 되어 간다는 이야기. 거기서 출발했죠.” 도축장의 좁은 통로 앞. 기계톱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소들은 저 길을 통과하면 다시 돌아 나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예감한다. 다른 소들과 함께 몸부림치고 땅을 헤집어대던 어린 칡소는 소들을 살피는 황 영감의 눈에 단박에 든다. 황 영감은 소에게 칠성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죽음 직전에 살길을 터준다. 싸움소로 운명을 정해주면서. 칠성이는 도축장 앞에서의 두려움과 분노, 성숙한 삶의 태도를 몸으로 가르치는 황 노인의 애정과 질타를 동력 삼아 우직하게 성장해 나간다. 작가는 감상에 빠지는 걸 경계하듯 곁눈질하지 않고 진중한 문장으로 직선의 서사를 완성한다. “어른도 아이도 읽을 수 있는 단편을 그림책이라는 그릇에 담았다”는 편집자의 말처럼 원고지 65매짜리 단편은 영화처럼 장면 장면마다 극적으로 연출한 그림과 어우러져 리드미컬하게 읽힌다. 여기에는 지인에게 ‘내가 알던 김용철 맞느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그림체를 완전히 바꾼 화가 김용철의 역할이 한몫했다. 그간 옛이야기를 주로 그리며 해학, 과장, 비유를 선묘 채색화로 주로 그려온 그는 원고를 받아들고 새로운 화풍을 시도했다. 2B에서 8B까지 연필을 거듭 바꿔가며 셈여림을 세심하게 조절한 연필 드로잉으로 이야기의 밀도를 생생하게 끌어올린 것. 칠성이의 눈에 깃든 맑은 슬픔, 황 노인의 고집스러운 주름에 심겨진 진심, 지면을 박차고 뛰어들 듯한 소의 활기 넘치는 움직임은 연필의 정직한 성정에서 만들어졌다. “시골 출신이고 어린 시절 집에서도 소를 길러 내가 소를 잘 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싸움소의 내면과 근육의 액션, 힘의 방향 등을 그리려니 내가 소를 모르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국내엔 없는 소 해부학 책을 아마존에서 사들여 소의 골격, 꺾여진 부분을 거듭 그려보며 소의 진정성 있는 성장, 선택할 수 없는 갈림길에서 맺어지는 관계를 왜곡 없이 그리려 노력했습니다.”(김용철 화가) 가혹한 운명을 밀어낼 수도, 일방적인 조건 앞에서 뒷걸음질칠 수도 없는 칠성이를 통해 작가가 결국 하고 싶었던 얘기는 단순하지만 간단치 않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밀고 나가는 사람의 이야기로 읽어줬으면 좋겠습니다.”(황선미 작가)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견훤 탄생 설화 품은 금하굴… 백제 미륵불교 묻어 있는 견훤산성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견훤 탄생 설화 품은 금하굴… 백제 미륵불교 묻어 있는 견훤산성

    경북 상주나 문경을 여행하다 보면 견훤산성이나 견훤사당처럼 견훤의 이름이 들어간 이정표와 종종 맞닥뜨리게 된다. 토박이들이야 그럴 일이 없겠지만, “후백제를 창건한 인물의 흔적이 왜 신라의 옛 땅에 몰려 있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마련이다. 견훤(867~936)은 무진주를 점령하고 스스로 왕위에 오른 뒤 완산주로 천도해 후백제 왕이라 칭했던 인물이다. 이후 맏아들 신검에 의해 금산사에 유폐됐고, 왕건에게 투항한 뒤 신검을 토벌해 달라고 요청해 결국 후백제를 멸망케 했다. 무진주는 오늘날의 광주광역시, 완산주는 전북 전주다. 견훤이 뜻을 세운 이후 상주와 문경은 끼어들 틈이 없다. 그렇다. 상주는 견훤의 고향이다. 상주 출생설에 맞서 광주에서 태어났다는 학설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지금도 상주설의 위치는 굳건하다.●가은 지역에 견훤 집안이 백제 유민이라고 전승 상주설의 근거인 ‘삼국유사’ 기록은 이렇다. ‘견훤은 상주 가은현 사람이다. 근본 성은 이(李)였는데 뒤에 견(甄)으로 고쳤다. 아버지 아자개는 농사 지어 살았는데, 광계 연간에 사불성에서 스스로 장군이라 칭했다. 아들 넷이 있어 모두 세상에 이름이 알려졌는데 견훤은 남보다 뛰어나고 지략이 많았다.’ 광계(光啓)는 당나라 희종(재위 885~888)의 연호다. 경상도(慶尙道)는 잘 알려진 것처럼 고려시대 경주(慶州)와 상주(尙州)의 머리글자를 따서 지은 땅이름이다. 상주가 이전 왕조의 수도 경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중요한 고을이었다는 뜻이다. 가은은 오늘날에는 문경 땅이다. 하지만 과거 가은현과 문경현은 상주군에 속하기도 했다. 견훤의 흔적을 따라가는 길은 가은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문경시의 서북단 가은읍은 서쪽으로 충북 괴산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소백산맥 줄기를 이루는 1000m급 준봉(埈峰)이 사방을 에워싸고 있지만 가은에 이르면 하늘이 활짝 열렸다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넓고 비옥한 땅이 펼쳐진다. 이런 가은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했다면 통일신라 말 상주의 호족이었던 아자개의 세력은 결코 간단치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가은에는 견훤의 집안을 백제계로 연결 짓는 전승이 있다고 한다. 신라의 삼국통일로 나라가 망하자 백제인들은 사방으로 흩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중에서 경제력이 있는 일부가 산간벽지인 가은 아차마을로 피란해 살았다는 것이다. 물론 문헌상의 근거는 찾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한다. 갈전리 아차마을은 서남쪽의 속리산 줄기에서 발원한 뒤 동북쪽으로 흘러나가 문경과 상주 시내를 거쳐 낙동강에 합쳐지는 영강을 따라 펼쳐진 속개들이 바라다 보이는 가은읍 남쪽에 자리잡고 있다. 아차마을에 닿으면 금하굴(霞窟)을 먼저 찾는 것이 순서다. 금하굴은 견훤의 출생 설화가 드리워진 작은 동굴이다. 일연이 ‘고기’(古記)를 인용해 ‘삼국유사’에 담아놓은 설화의 내용은 이렇다. ‘북촌의 부잣집이 있었다. 어느 날 딸이 아버지에게 “밤마다 자줏빛 옷을 입은 남자가 왔다 간다”고 하자 아버지는 “너는 긴 실을 바늘에 꿰어 그 남자의 옷에 꽂아 두라”고 했다. 날이 밝아 실이 간 곳을 찾아보니 바늘은 북쪽 담 밑에 있는 큰 지렁이 허리에 꽂혀 있었고, 이로부터 딸은 태기가 있어 사내아이를 낳았다.’ 그가 곧 견훤이라는 이야기다.●“견훤 모친 찾아온 큰 지렁이가 금하굴에 살아” 금하굴은 견훤의 어머니에게 밤마다 찾아왔던 큰 지렁이가 살았다는 동굴이다. 1000년에 훨씬 넘었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에 얽힌 전설과 그 물리적 흔적을 지금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문화가 그만큼 풍요롭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견훤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아개동이라고도 불리는 아차마을에는 견훤의 집터도 남아 있다. 금하굴 뒤편의 작은 언덕 너머에는 2002년 지은 숭위전(崇威殿)이 있다. 견훤에게 제사 지내는 사당이다. 조선은 역대 왕조의 사당을 만들었는데, 환인·환웅·단군을 모신 황해도 구월산의 삼성사(三聖祠)와 기자를 배향한 평양의 숭인전(崇仁殿)이 그렇다. 숭인전 옆에는 단군과 고구려 동명왕을 합사한 숭령전(崇靈殿)을 지었다. 조선은 신라 박혁거세, 백제 온조왕, 가락국 수로왕을 각각 배향한 숭덕전(崇德殿), 숭렬전(崇烈殿), 숭선전(崇善殿)도 경주, 남한산성, 김해에 세웠다. 고려의 역대 왕을 제사하는 숭의전(崇義殿)은 경기도 연천에 지었다. 그러니 문경시가 견훤 사당의 이름을 숭(崇)자 돌림을 써서 지은 의미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아자개장터엔 전통문화 체험 시설 만들어 금하굴에서 자동차로 10분이 채 걸리지 않은 읍내의 아자개장터도 둘러보면 좋을 것이다. 볼거리가 적지 않은 전통시장 곁에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아자개 세력의 본거지라는 역사성을 살리겠다는 뜻이 훌륭하다. 전통시장 자체가 문화공간인 만큼 아자개장터는 어린이를 위한 체험 시설로 만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이제 상주 견훤산성으로 간다. 견훤산성은 오늘날의 행정구역으로는 상주시에 속하지만, 속리산 자락이라고 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속리산 문장대를 수도권이나 충청권 사람들은 충북 보은에서 오르지만 영남권 사람들은 상주에서 오른다. 상주에서 견훤산성을 거쳐 괴산으로 넘어가는 길은 이름부터가 문장로(路)다. 상주시 화북면 장암리 포장도로에서 견훤산성까지는 700m 남짓이다. 산길을 20분쯤 오르면 갑자기 기대보다 훨씬 큰 규모의 석성(石城)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바라보이는 문장대 너머에는 법주사가 있다. 김제 금산사가 진표율사가 주도한 백제 미륵신앙의 본산이라면 보은 법주사 역시 백제불교 계통의 미륵도량이었다.●견훤산성 가까이에는 백제 미륵도량 법주사 한국 근대 조각의 개척자라 할 수 있는 김복진이 일제강점기 금산사 미륵전 주존과 법주사 미륵을 당시로서는 첨단 재료인 석고와 시멘트로 각각 조성하기도 한 것도 이런 역사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견훤산성도 백제불교의 영향이 미쳤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견훤이 훗날 유폐된 곳이 금산사였다는 사실도 우연의 일치는 아니다. 상주시 화서면 하송리의 견훤사당은 견훤산성에서 자동차로 30분쯤 걸리니 가깝지는 않다. 견훤사당은 전면 한 칸, 측면 두 칸의 간소한 건물이지만, 단아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견훤을 마을신으로 모시는 사당은 늦어도 19세기 전반에는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청계마을의 동제(洞祭)가 열리는 민속신앙의 구심점이다. 고려 왕조의 시각일 수밖에 없는 ‘삼국사기’는 견훤을 ‘고슴도치 털과 같이 떼지어 일어난 뭇도적 가운데 궁예와 함께 가장 심한 자’로 지목했다. ‘신라의 녹을 먹으면서도 반역의 마음을 품어, 나라의 위기를 요행으로 여겨 도읍을 침탈하여 임금과 신하를 살육하기를 새를 죽이고 풀을 베듯 하였으니, 실로 천하에서 가장 극악한 자’라고도 했다. 그런데 상주와 문경 일대를 돌아보면 민심은 크게 달랐음을 알 수 있다. 글 사진 논설위원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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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키 ‘게임’ 시작됐다… 국내도 신드롬 상륙할까

    하루키 ‘게임’ 시작됐다… 국내도 신드롬 상륙할까

    하루키의 게임이 시작됐다. 작품 곳곳에 수수께끼를 숨겨놓는 무라카미 하루키(68). 12일 그의 새 장편 ‘기사단장 죽이기’(문학동네·전 2권)가 깔린 서점가는 그가 던진 수수께끼를 풀려는 독자들의 발길로 분주했다.하루키 신작이 나올 때마다 사본다는 회사원 이슬기(29)씨는 “하루키는 호불호를 떠나 그 자체로 현상인 느낌이어서 읽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다”며 “여성을 대상화하는 시선이 거슬릴 때도 있지만 칠순의 나이에도 트렌드에 기민해 그의 소설에 나오는 공간, 음악, 맛에 대한 묘사를 읽다 보면 직접 경험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고 했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하루키의 다른 작품들보다 독자들의 반응이 빨랐다. 지난달 30일부터 진행한 예약 판매에서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1, 2위에 오르자 출판사 문학동네는 정식 출간되기도 전에 3쇄, 30만부를 찍었다. 일본에서는 지난 2월 말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130만부가 팔려나갔다. 때문에 이번 작품은 선인세가 30억원에 이른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신작은 그가 전작에서 쌓아올렸던 ‘하루키 세계’의 압축판으로 평가된다. 소설은 여성과의 이별, 초월적인 존재와의 교류, 불가사의한 사건, 반복되는 성애 묘사 등 하루키 소설의 특징들을 어김없이 변주하며 상실과 회복이라는 원형의 주제를 구현한다. 조주희 한양여대 교수는 “아내와의 이별, 우물에 들어가서 기이한 체험을 한다는 점에서는 ‘태엽 감는 새 연대기’, 아버지 세대와 결별해 정체성을 찾는 과정은 ‘해변의 카프카’, 남의 자식에 대한 보호의식과 책임감은 ‘벌꿀파이’, ‘1Q84’에서 봐왔던 정경들”이라며 “이번 소설은 지금까지 하루키가 써온 작품들을 총망라한 종합 소설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야기는 서른여섯의 초상화가 ‘내’가 아내에게 이별 통보를 받고 집을 나오면서 시작되는 여정이다. 친구의 제안으로 그의 아버지인 유명 일본화가 야마다 도모히코의 산속 아틀리에에서 지내게 된 ‘나’는 집 안에 숨겨져 있던 미발표작 ‘기사단장 죽이기’를 보고 마음을 사로잡힌다.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의 인물들을 일본화로 옮겨놓은 그림은 청년이 노인의 가슴 한복판에 검을 깊이 찔러넣는 순간을 포착한 것. 이 역작과 마주한 이후 ‘나’에겐 기이한 일들이 연쇄적으로 다가온다. 집 뒤편 사당 돌무덤에서는 밤마다 정체 모를 방울소리가 울린다. 소리의 정체를 찾아 돌무덤을 파헤치자 그림 속 기사단장이 60㎝ 크기의 형체로 나타나 말을 건다. 그에게 그림을 배우던 이웃의 소녀는 자취를 감춘다. 상실에 잠겨 있던 ‘나’는 ‘세계의 이음매에 미세한 어긋남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출구를 찾아 나선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솜씨 좋게 기우는 하루키는 일본 괴이담(怪異談)을 연상시키는 사건, 기사단장이라는 초현실적 존재 등을 내세워 궁금증을 점점 증폭시킨다. 이전보다 선명하게 드러난 것은 부조리한 역사에 대한 비판 의식이다. 작가는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연인, 동생 등 소중한 이들을 잃은 아마다 도모히코를 통해 나치의 만행, 난징대학살 등 과거 군국주의의 광기와 폭력을 건드리고 지나간다. 아내의 이혼 요구로 집에서 나온 ‘내’가 떠도는 곳은 동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도호쿠 지역으로, 작가는 당시의 상흔도 상기시킨다. 최재철 한국외대 교수는 “집단의 기억으로서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하루키의 행보에 대해 일각에선 노벨문학상을 의식한 것이라고 하는데, 원숙한 작가로서 사회적 책무를 전보다 더 의식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초기작에 사회와의 연결이 단절된 주인공들이 많이 등장했다면 이번 작품은 가족의 구성, 유사 부자 관계 등 열린 쪽으로 가고 있다”고 짚었다. ‘나’의 이웃 멘시키는 난징대학살을 이렇게 언급한다. “일본군이 격렬한 전투 끝에 난징 시내를 점령하고 대량 살인을 자행했습니다. 포로를 관리할 여유가 없었던 일본군이 항복한 군인과 시민 대부분을 살해해버린 겁니다. 중국인 사망자 수가 사십만명이라는 설도 있고, 십만명이라는 설도 있지요. 하지만 사십만명과 십만명의 차이는 과연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2권 88쪽) 이 때문에 소설 출간 직후 하루키는 일본 우익으로부터 ‘매국노’라는 비난에 휩싸였다. 지난 4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역사라는 것은 국가에 있어서 집합적인 기억이므로 이를 과거의 일로 치부해 잊으려 하거나 바꿔치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소설가에게 가능한 일은 한정돼 있지만 이야기라는 형태로 싸워 나가는 것은 가능하다”고 일침을 놨다. 이번 소설에서도 작가는 이야기를 고조시키거나 사건의 뉘앙스를 감지하게 하는 연결고리로 특유의 감각적인 선곡을 펼쳐보인다. 멘델스존의 8중주곡,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 텔로니어스 멍크의 재즈 등 클래식, 팝을 넘나드는 소설 속 선곡, 그림이나 음식에 대한 묘사는 독서의 흥취를 끌어올리는 요소다. 하지만 “초기작에 선보였던 참신한 비유는 사라지고 비슷한 내용의 문장이 거듭되는 부분들이 있어 읽는 속도가 다소 늘어진다”(최재철 교수)는 평도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터널서 끊기는 위성방송, LTE로 이었다

    터널서 끊기는 위성방송, LTE로 이었다

    세계 최초 ‘LTE+위성’ TV 출시 고화질 영상 막힘없이 감상 가능 터널 등 위성 전파가 닿지 않는 곳에서도 화면이 끊기지 않는 위성방송 서비스가 세계 최초로 나왔다. 저비용·고화질인 위성방송의 단점을 4세대 이동통신(LTE) 기술로 보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게 됐다.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12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스카이라이프 LTE TV’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번 서비스는 KT의 4세대 LTE 기술을 KT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에 접목한 것이 핵심이다. 기존 고속버스 등에서 제공됐던 스카이라이프 TV는 무궁화 6호 위성을 기반으로, 위성 안테나와 셋톱박스만 있으면 전국 어디서나 통신요금 등 비용 없이 시청이 가능했다. 하지만 터널 진입이나 폭우 등 기상 악화 때는 실시간 방송이 끊기는 단점이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회사는 위성신호가 약해지면 LTE망으로 전환해 방송 끊김을 막고, 좋아지면 다시 위성 수신으로 전환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개발했다. 서비스는 터널 구간이 많은 국내 고속도로 환경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고속도로의 9.8%가 터널 구간이다. 강국현 KT 마케팅 부문장은 “차량 등 이동공간에서 TV를 즐기는 수요가 늘어나는 데 맞춰 전략 상품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이라이프 LTE TV’는 2년 약정 기준 월 1만 6500원(부가세 포함)에 40여개 실시간 채널을 제공한다. 안테나, 셋톱박스, LTE 모뎀 등 수신장비 비용, 설치비는 별도다. 오는 9월까지 신규 가입자는 3개월 이용료 무료, 설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만화 거니는 듯한 강풀거리… 한강 한눈에 담은 광진교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만화 거니는 듯한 강풀거리… 한강 한눈에 담은 광진교

    광나루, 옛 강이 현재로 흐른다. 튼튼한 장우산을 동무 삼아 집을 나설 때만 해도 장대 같은 빗줄기가 걱정이었다. 출발 장소에 도착하자 신기하게도 비가 멎고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해설을 맡은 이기훈 지도사님의 정겨운 목소리를 따라 민주주의의 뿌리가 곧게 자라기를 희망했던 해공 신익희 선생의 동상을 마주한 뒤 강풀 만화거리로 들어갔다. 52편의 만화 주인공들이 좁은 골목 벽에 생동감 있게 그려져 만화의 한 장면 속을 거니는 듯했다.1000가구가 살 만한 큰 동네라는 천호동 지명 유래를 들으며 골목을 빠져나가자 동명대장간이 눈에 들어왔다. 80년을 3대째 이어 가며 전통 방식으로 대장일을 하고 있는 강영기, 강단호 부자의 사람 좋은 웃음 뒤에 자긍심이 빛나고 있었다. ‘굽은다리’라는 지명에 어울리게 좁다란 거리를 따라 걷다 보니, 전라도 보성에서 약초를 재배했던 부친으로부터 가업을 이어받은 손기수씨가 운영하는 노옥당약업사가 나타났다. 도시재생사업의 결과 도심 속에 넓게 자리한 천호(해공)공원을 거쳐 광진교로 접어들었다. 다리 앞에는 광나루를 사랑했던 조선의 문장가 서거정의 문장이 돛처럼 날리고 있었고 길 건너편에는 도미부인상이 다소곳이 서 있었다. 다리 중간에 이르니 올림픽대교 왼쪽으로 롯데월드타워, 오른쪽으로 강변테크노파크가 구름 속에 머리를 들고 있었다. 낮게 나는 잠자리 떼와 함께 광진교를 건넌 일행은 단종의 슬픔이 담긴 화양정 이야기를 들으며 강변북로 아랫길을 따라 걸었다. 광진정보도서관과 상부암 석불 입상을 지나쳐 일행이 도착한 곳은 1970년대 산업건축물의 원형을 보여 주는 구의취수장에 자리한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센터 야외마당에는 박스형 건물과 대형 조형물이 있었고 제1취수장에는 높이 20m에 매달려 있는 서커스 연습용 천들이 늘어져 있었다. 김은선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서울미래유산연구팀
  • 샘 해밍턴 아들 윌리엄 “1년 전 제가 태어난 날” 과거 사진 공개

    샘 해밍턴 아들 윌리엄 “1년 전 제가 태어난 날” 과거 사진 공개

    방송인 샘 해밍턴의 아들 윌리엄의 과거 모습이 공개돼 화제다. 12일 샘 해밍턴의 아들 윌리엄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1년 전 제가 태어난 날이에요”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윌리엄이 태어났을 당시의 모습이 담겼다. 샘 해밍턴은 아들을 꼭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과거 그는 “아들을 가질 때 고비가 많았다. 인공수정을 두 번 했는데 둘 다 실패했고, 시험관도 두 번 다 실패했다. 세 번째에는 임신을 했지만 7주 만에 유산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힘들게 얻은 아들의 탄생에 샘 해밍턴은 감격한 듯 보였다. 사진과 함께 올라 온 글에는 “아빠가 많이 울고 계시죠? 제 머리는 좀 이상하구요~ 엄마가 5시간을 힘주시다가 머리가 걸려서 도저히 안된다고...수술 후 바로 제가 나온뒤 찍은 사진이라 머리가 콘헤드 처럼ㅋㅋ 저를 보고 감격해서 우신 것도 있지만 제 머리를 보고 너무 놀라서 우신 게 더 큰 것 같아요”라며 출산 당시의 상황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그의 품 안에 안긴 윌리엄의 모습 또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짙은 쌍커풀에 인상을 쓴 모습은 귀여운 매력을 돋보이게 했다. 한편, 샘 해밍턴과 윌리엄은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이다.사진=인스타그램,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 “내가 트럼프 장남에 이메일 공개하라 했다”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 “내가 트럼프 장남에 이메일 공개하라 했다”

    폭로 전문사이트인 ‘위키리크스(WikiLeaks)’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에게 “러시아 의혹 관련 이메일을 공개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어산지는 1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트럼프 주니어와 접촉해 이메일을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돼야 한다”는 트윗을 올렸다고 미 일간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어산지는 트럼프 주니어가 위키리크스를 통해 이메일을 공개한 건 아니지만, 자신과 접촉하고 2시간 지나 실제로 이메일을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어산지는 한 트위터 팔로워의 질문에 대한 “내가 트럼프 주니어에게 ‘당신의 적들이 몇 주, 또는 몇 개월 동안 그 문서에서 문장을 분리해 짜내려 했다는 점을 알려줬다”면서 “그래서 투명해지는 게 더 낫다고 조언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해 6월 러시아 정부와 관련됐다는 의혹을 받는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와의 회동에 앞서 주선자의 대리인인 로브 골드스톤과 나눈 이메일 대화 내용을 전격으로 공개했다. 미 민주당은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대선 기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정보를 건네받고자 러시아 측 인사와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이 ‘반역 행위’에 해당한다며 총공세를 퍼붓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들의 이메일 공개에 대해 “투명성에 갈채를 보낸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어산지에 대해 기소를 추진하는 등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위키리크스는 이라크에서 정보 분석병으로 근무한 첼시 매닝 일병이 빼돌린 기밀문서 수십만 건과 미 국무부 외교 전문 등을 2013년 폭로한 바 있다. 지난해 미 대선 당시에는 클린턴 캠프의 해킹당한 이메일을 공개해 파문을 불러왔고, 러시아와 결탁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브런치] 육아 전쟁에서 승리할 수는 있을까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브런치] 육아 전쟁에서 승리할 수는 있을까

    “비록 전투에서는 지지만 전쟁에서는 반드시 승리하리라.” 유명한 군인이나 역사학자들의 말이 아닌, 세상 모든 부모들의 심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문장이다. 매일 순간순간 육아라는 전투에서는 패배하지만 아이들의 행복이라는 전쟁에서는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는 한국의 부모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 과학 기삿거리를 찾기 위해 사이언스, 네이처, 셀 같은 저명 학술지 이외에 이런저런 논문들을 훑다 보면 의외로 영유아나 청소년의 뇌, 심리 관련 연구들이 많다는 점에 놀라곤 한다. 최근에는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뇌파측정(EEG) 같은 첨단 기기 덕분에 단순히 아이들의 행동을 보고 심리를 유추하는 수준이 아닌 뇌가 어느 순간 어떻게 움직이는지까지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물론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속 깊숙한 곳을 만천하에 드러내 보이는 게 싫겠지만 말이다. 사실 심리학이나 뇌과학의 본질은 사람의 마음과 뇌의 움직임을 이해함으로써 건강한 성인으로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이론적 배경을 확보하고 타인과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심리학자 스키너는 ‘조작적 조건화’ 이론을 주장했다. 조작적 조건화란 동물이나 사람의 특정 행동에 따라 긍정적이거나 부정적 결과가 발생한다는 것을 경험하면 그 행동을 반복하거나 중단하게 된다는 학습이론이다. 스키너는 자신의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는지, 부인을 대신해 두 딸의 육아를 도맡아야 하는 고달픈 삶의 무게를 덜기 위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둘째 딸을 ‘베이비 박스’에서 키웠다. 온도와 습도가 자동조절되고 아이가 배고파 울면 우유를 제공하는 등 일종의 아기 호텔이다. 그렇지만 베이비 박스에서 자란 둘째 딸은 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태로 성장해 훗날 스키너는 윤리적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인간의 행동을 단순히 자극?반응으로만 해석할 수 없으며 사람이 이론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다. 신이 아닌 이상 그 어떤 천재 뇌과학자나 심리학자라도 아이들의 성장 후 모습을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 아이가 잘 클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은 모든 부모들의 고민거리다. 많은 연구들이 사회적 안전망이 충분치 못하고 사회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거나 사회적 구조가 경직돼 있을 때 육아 불안감은 더 심해진다는 것을 알려 주고 있다. 한국 부모들의 육아 불안증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현대 과학은 부모의 불안감이 자녀의 성장에 별 도움이 안 되고 ‘다 너를 위해서 그런 거야’, ‘지금은 힘들겠지만 나중에는 웃을 수 있을 거야’라는 어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려 준다. 지금 행복한 아이들이 미래에도 행복한 어른이 된다는 장기 추적 연구 결과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육아의 길은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이야기한 것처럼 ‘가보지 않은 길’이다.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세상 모든 부모에게 기운 내라는 말을 건네고 싶다.
  • 네이버, 구글·카카오에 ‘이미지 검색’ 도전장

    네이버, 구글·카카오에 ‘이미지 검색’ 도전장

    딥러닝 기반 ‘스코픽’ 기술 적용…텍스트 대신 사진으로 검색 가능 단어, 문장과 같은 글자(텍스트)가 아니라 그림 이미지를 통해 정보를 찾는 ‘이미지 검색’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구글과 카카오가 먼저 진출한 시장에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가 서비스를 개시하며 도전장을 냈다.네이버는 11일 자체 개발한 ‘스마트 렌즈’ 이미지 검색을 시범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모바일 검색창 탭에서 스마트 렌즈 아이콘을 누르고,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저장된 이미지를 불러와 이미지를 검색하면 관련 정보가 뜬다. 이미지의 특정 부분만 영역을 정해 그 부분에 대해서만 검색을 할 수 있다. 스마트 렌즈에는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스코픽’ 기술이 적용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코픽은 네이버가 국내 최대 규모 검색 사업자로서 축적한 사용자 콘텐츠(UGC)를 최대한 활용, 이미지에 대한 상세한 키워드와 다양한 유사 이미지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의 ‘딥러닝’ 기반 이미지 분석 기술이다. 예컨대 수없이 저장되어 있는 인터넷 사용자들의 고양이 사진들을 보고서 고양이를 학습해 비슷하게 생긴 이미지를 찾아주는 것이다. 네이버 측은 “‘컵’, ‘가구’보다 ‘브라운 컵’, ‘식탁 의자’처럼 상세 키워드를 보여주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지 검색 분야는 2009년 ‘고글’ 앱 서비스를 시작한 구글이 선두주자다. 지난 5월 열린 구글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는 ‘구글 렌즈’를 선보였는데, 카메라 영상을 이해하고 정보를 줘서 사용자가 따라갈 수 있을 정도로까지 발전해 있다. 음식점 간판을 카메라로 비추면 이용자들이 매긴 메뉴 별점을 보여주고, 극장을 비추면 현재 상영 정보가 나오는 식이다. 구글은 연내에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카카오의 ‘라이브픽’은 대중문화 맞춤형이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다음 앱’에서 탤런트 ‘송중기’를 검색하면 현재 활동 모습을 비롯해 팬 사인회, 시상식, 공항 사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미지 검색은 6조 1000억여원 규모(통계청·올해 4월 기준)의 온라인 쇼핑 환경을 빠르게 바꿀 것이라는 점에서 더 각광받고 있다. 구글은 비슷한 이미지를 찾아주는 검색 기능을 이미 제공 중이고, 네이버도 쇼핑창에서 ‘비슷한 스타일 상품 찾기’가 가능하다. 네이버는 카메라로 찍은 사진으로 비슷한 상품을 찾아주는 ‘쇼핑 카메라’ 기능을 연내 도입할 예정이다. 상품 이미지, 텍스트 정보에서 사이즈, 색상, 무늬를 추출해 사이즈 검색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AI에 기반한 검색 영역이 텍스트, 음성, 이미지로 다양화하고, 쇼핑·여행 등 일상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사용자 환경이 한층 유연하게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단독] ‘리딩뱅크 고지전’ KB의 질주…서울시 보조금 카드도 잡았다

    [단독] ‘리딩뱅크 고지전’ KB의 질주…서울시 보조금 카드도 잡았다

    신한금융과 리딩뱅크를 놓고 경쟁 중인 KB금융이 5000억원의 복지시설 보조금이 걸려 있는 ‘서울시 복지시설 보조금카드’ 사업자가 됐다. 최근 경찰 대출 사업권을 따낸 데 이은 경사다. 11월 연임을 앞둔 윤종규 KB금융회장에게 호재가 이어진다는 평가다.KB국민은행은 KB국민카드와 함께 10일 서울시의 ‘복지시설 보조금카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서울시와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이달 중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복수 사업자로 신한은행·카드도 선정된 터라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쟁은 한층 뜨거울 전망이다. 이전 사업자인 우리은행은 탈락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내외 신용도, 재무구조 안전성, 카드업무 수행능력 등을 선정심의위원회에서 항목별로 평가했다”고 선정 기준을 설명했다. 사업자가 되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앞으로 5년간 어린이집과 노인복지관 등 사회복지시설 대상 보조금 카드 사업을 전담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7000여개 복지시설 대상이며 5000억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복지시설 보조금카드는 자치단체가 복지시설에 지급하는 보조금 중 인건비, 조달계약, 공과금, 1만원 미만 소액 지출 등 4가지 경우를 제외하고 현금이 아닌 카드를 사용하게 하는 제도다. 서울시가 2009년 사회복지시설 보조금 집행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고자 도입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경찰청의 ‘참수리대출’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됐다. 참수리대출은 5년간 경찰공무원을 상대로 5조원에 달하는 대출과 카드 등의 영업 독점권을 갖는 것이다. 이 사업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2012년 리테일부문장일 때 주도했던 터라 ‘굴욕을 맛봤다’는 평가도 나온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프로축구] 상주 잡은 강원

    강원FC가 상주를 물리치며 리그 2위로 올라섰다. 광주는 FC서울을 제압하고 10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다. 강원은 9일 평창 알펜시아경기장으로 불러들인 상주와의 프로축구 K리그 19라운드에서 문창진과 김오규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강원은 승점 32를 기록하며 울산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32득점으로 18득점에 그친 울산을 3위로 밀어내고 대신 2위를 꿰찼다. 전반 41분 문창진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측면에서 내준 김승용의 패스를 골 지역 오른쪽에서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그물을 갈랐다. 문창진은 쯔엉과 교체 투입된 지 3분 만에 결승골을 뽑았다. 후반 25분에는 이근호가 바이시클킥으로 시도한 게 빗맞으면서 골 지역 정면으로 흐른 공을 김오규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쐐기를 꽂았다. 광주는 서울을 3-2로 물리쳤는데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이었다. 연속 무승 기록을 아홉 경기(4무5패)에서 마감한 광주는 승점 16(15득점)으로 대구FC(승점 16·20득점)에 밀려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전반 37분 송승민이 선제골을 뽑았으나 후반 3분 서울 수비수 곽태휘에게 헤딩 동점 골을 내줬다. 하지만 광주는 후반 12분 김영빈의 결승골에 이어 32분 이우혁의 쐐기골이 이어졌다. 서울은 데얀이 추가시간 추격 골을 터뜨렸지만 그뿐이었다. 수원은 폭우가 쏟아진 빅버드에서 제주에 1-0 신승을 거뒀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 3승을 거둔 수원은 승점 30을 쌓아 6위에서 4위로 점프했다. 전반 17분 안현범에게 오른쪽 돌파에 이어 유효슈팅을 내줬으나 수문장 신화용의 선방으로 가슴을 쓸어내린 수원은 8분 뒤에도 멘디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내줄 뻔했다. 수원은 후반 초반 조나탄과 산토스의 연이은 슈팅으로 분위기를 잡아왔다. 두 팀 모두 젖은 잔디와 폭우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김민우가 화려한 개인기로 수원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민우는 후반 31분 왼쪽 측면을 돌파해 사각지대에서 왼발 슛으로 승부를 결정짓고 말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G20 성명 초안에 “美, 온실가스 감축 헌신”

    G20 성명 초안에 “美, 온실가스 감축 헌신”

    트럼프 vs 19개국 정상 이견 절충 주력 獨, 美 반발 가능성 사안은 우회적 표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VS 19개국 정상.’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7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가운데 각국 정상은 기후변화·자유무역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견해차를 좁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각국 지도자들이 기후변화 대응책과 자유무역주의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힘든’ 회담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발표하고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자유무역을 거슬러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자유무역 지난 5월 G7 공동성명 수준 될 듯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의장국 독일이 미국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우회적으로 표현해 공동성명을 이끌어 낼 것으로 내다봤다. 공동성명 초안에는 ‘미국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세계의 접근법에 굳건하게 헌신할 것을 단언한다’고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무역에 대해서는 지난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공동성명 수준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시장 개방을 유지하고, 보호주의를 배격하되 모든 불공정한 통상 관행에 단호히 맞선다’는 문장으로 “통상은 자유로워야 할 뿐 아니라 공정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절충점을 찾았다. 다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북한을 규탄하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포함시키는 건 중국, 러시아의 반대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G20 정상회의 공식 개막에 앞서 행사장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처음으로 만나 악수를 나눴다. 그는 푸틴 대통령에게 오른손을 내밀어 반갑게 악수를 청하며 왼손으로 악수하는 푸틴 대통령의 팔꿈치를 여러 차례 가볍게 치며 친밀감을 표시했다. 양국 정상은 G20 정상회의와는 별도로 양자회담을 했다.●시위 격렬해 멜라니아 숙소서 못 나오기도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폴란드 방문 중 아가타 코른하우세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부인에게 악수를 청했으나 무시당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포착돼 풍자의 대상이 됐다. 이어 함부르크에서 숙소를 구하지 못해 또 한 차례 굴욕을 맛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함부르크 시내 중심 포시즌스호텔에서 묵으려고 했으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한발 앞서 객실 156개 전부를 예약하는 바람에 함부르크 상원 영빈관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정작 살만 국왕은 G20에 불참했다. 이는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이 최근 인터뷰에서 “카타르를 외교적으로 고립시킨 사우디 정부의 조처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비판한 것 때문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反트럼프’ 뉴욕시장 반대집회 참가하려 독일행 한편 함부르크 현지에서는 6일부터 격렬한 ‘반(反)G20’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7일 낮까지 경찰 159명이 다치고 시위 참가자 45명이 구금됐다. 시위대가 행사장 주변을 막아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는 숙소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우회로를 이용하느라 정상회의장에 늦게 도착했다. 미국 내 대표적인 ‘반트럼프’ 인사인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이 G20 반대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이날 독일로 출국하기도 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마트 할인 안내문 꼼꼼히 읽어 횡재한 남자의 사연

    마트 할인 안내문 꼼꼼히 읽어 횡재한 남자의 사연

    마트에 가면 넘치는 할인판매 안내문을 꼼꼼히 읽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다. 할인가격 안내문의 실수를 눈치 빠르게 알아챈 남자가 푼돈으로 평생 쓸만큼 데오드란트를 챙겼다. 멕시코 북동부 타마울리파스에 사는 카를로스 로차는 최근 땀냄새 억제제인 데오드란트를 사러 마트를 방문했다. 마침 마트는 데오드란트를 할인판매하고 있었다. 그것도 중남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인 E제품이었다. 안내문에는 “59.90페소(약 3800원)짜리 96g 또는 112g E데오도란트 전부 겨우 39.90페소(약 2500원)에"라고 적혀 있었다. 누가 봐도 59.90페소짜리 물건을 39.90페소로, 20페소 깎아준다는 뜻이었지만 문제는 ‘전부’라는 말을 붙인 게 문제였다. 향이나 중량에 관계 없이 같은 가격에 판매한다는 뜻으로 ‘전부’라는 형용사를 붙였겠지만 읽기에 따라선 “쌓아놓은 물건 전부 39.90페소에 가져가세요”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문장이다. 다른 고객은 이런 문장에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남자는 무릎을 쳤다. 남자는 데오도란트를 전부 카트에 담아 계산대로 가져갔다. 계산대에서 데오드란트의 수를 세어 각각 39.90페소를 받으려 하자 남자는 39.90페소만 받으라고 호통을 쳤다. 그러면서 안내문을 찍은 사진을 들이밀었다. 난감해진 계산원이 매니저를 부르는 등 마트는 강력히 헐값(?)에 물건을 넘기길 거부했다. 남자는 약속을 지키라며 멕시코의 소비자보호위원회에 사건을 고발해 결국 “고객의 주장이 맞다”는 판정을 받아냈다. 남자가 이렇게 우리돈 2500원으로 사게 된 데오드란트는 모두 253개. 정상적으로 샀다면 할인가격을 적용해도 1만94페소(약 63만7000원) 정도를 지불했어야 하는 물량이다. 마트는 “안내문을 적은 종업원이 실수를 했다”며 “종업원에게 손실을 배상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세종로의 아침] 나는 北, 기는 南/박홍환 정치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나는 北, 기는 南/박홍환 정치부 전문기자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어.” 모 업체가 마케팅에 이용하려고 영국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에 적힌 문구를 일부러 오역해 논란이 된 문장이다. 긴 세월 우물쭈물하다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는 그럴듯한 표현으로 한동안 많은 사람들이 즐겨 인용했다. 의도된 오역에도 불구하고 원문의 감동을 압도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표현의 절묘함 때문이다. 우물쭈물하다 때를 놓쳐 나중에 후회하지 말라는 경구라고나 할까. 북한은 지난 4일 미국 본토에 이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4형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은 미 독립기념일에 맞춰 ‘선물 보따리’를 보냈다며 미국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했다.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ICBM 시험 발사 준비사업이 마감 단계”라며 언제 어디서든 ICBM을 발사할 수 있다고 위협한 지 반년 만에 실행에 옮겼다. 그동안 북한은 북극성 2형, 화성 12형 등 새로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들을 쏘아 올렸고, 고출력 미사일 엔진을 개발해 ICBM의 기반을 탄탄하게 다졌다. 강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의기양양 훨훨 날고 있는 양상이다. 그 여섯 달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나. 촛불을 치켜든 국민은 비선 실세에게 국정을 내팽개친 자격 미달의 지도자를 준엄하게 내쫓았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할 만하다. 이어진 대선 국면에서 후보들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며 국민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희망도 보였다. 하지만 색깔론은 여전했고, 흑색선전이 넘쳤다. 일부 후보 진영은 조작된 증거물로 혹세무민을 꾀했다. 그럼에도 혜안을 가진 국민은 국정 운영 지지도 80%를 넘나드는 새로운 지도자를 뽑았다. 역시 자랑스러운 국민이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여기까지인 것 같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사일 도발을 여섯 차례나 감행했다. 5월에 네 차례, 6월에 한 차례, 그리고 지난 4일 드디어 ICBM까지 발사했다. 그렇게 두 달 동안 북한 핵·미사일 위협은 점점 고조되고 있는데도 우리의 국방·군 사령탑은 여전히 ‘옛사람’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한민구 국방장관이 보고하는 장면은 어색하기 그지없다. 이미 마음이 떠난 한 장관을 국회 국방위원들이 질책하는 모습도 마찬가지다. 신임 국방장관 임명이 지연되면서 군 내부도 동요하고 있다. 임기를 마친 일선 사단장을 비롯해 인사가 예정돼 있던 장성들이 이제나저제나 장관 임명만 고대하고 있으니 업무가 제대로 진행될 리 만무하다. 군 간부가 후배 여군을 성폭행하고, 사단장이 당번병에게 막말을 하는 등 불미스런 사건도 속출하고 있다. ‘국방부 시계’는 지금 멈춰 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쥔 채 훨훨 날고 있는 지금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안보 위기 상황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한가롭게 국방장관 후보자를 놓고 ‘기싸움’을 벌이며 기어가고 있다. 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 또다시 한 달 이상을 허송해야 한다. ‘우물쭈물하다 그럴 줄 알았다’는 푸념을 그때 또 늘어놓을 셈인가. stinger@seoul.co.kr
  • [말빛 발견] ‘자문’의 오용? 변화?/이경우 어문팀장

    [말빛 발견] ‘자문’의 오용? 변화?/이경우 어문팀장

    ‘자문’(諮問)은 사회의 국어 선생님들에게 좋은 강의 소재다. 여기저기서 본래의 뜻대로 사용하지 않으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선생님들은 호통도 치고 바르게 쓰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그렇게 오랫동안 사회에 기여한다는 기쁨으로 선생님들은 말로 글로 강의했다. 학생들의 반응도, 성적도 별로지만, 선생님들은 오늘도 열심히 가르친다. 학생들의 반응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가르침과 현실이 따로 논다. 선생님들은 ‘자문’이 전문가나 전문가로 이루어진 기구에 의견을 묻는 일이라고 가르쳤다. 이렇게 이해하고 ‘바르게’ 사용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자문’의 의미를 넓힌 학생들도 많다. 이들은 “자문을 구하다”라고 한다. 이 말은 상대의 ‘의견을 듣는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러면 ‘자문’은 ‘의견’과 유사한 관계에 있는 말이 된다. ‘자문’에 답하는 전문가들도 “자문한다”고 한다. 선생님 말씀을 따른다면 “자문에 응한다”고 해야 하지만 그러지 않는다. 그래도 뜻이 통한다. 단어의 뜻은 사전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내놓는 문장의 맥락에서 생겨나고 변한다. 그 말들을 주고받으면서 익히고 따른다. 사전과 같은 선생님의 말씀은 익히지 않은 고기처럼 보이나 보다. 인사청문회의 장관 후보들도 줄곧 ‘자문에 응했다’고 할 곳에서 ‘자문했다’고 말했다.
  •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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