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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갤럭시노트8 공개…6.3인치 대화면·듀얼카메라·S펜 기능↑

    삼성 갤럭시노트8 공개…6.3인치 대화면·듀얼카메라·S펜 기능↑

    삼성전자의 야심작 ‘갤럭시노트8’이 드디어 공개됐다. 갤럭시노트8는 6.3인치 화면으로 역대 노트 시리즈 중 화면이 가장 크다. S펜에는 GIF(움직이는 이미지) 파일 공유 기능이 추가됐다. 흔들림을 줄인 1200만 화소의 후면 듀얼 카메라도 장착됐다.삼성이 갤럭시노트8를 내놓으면서 하반기 세계 스마트폰 대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복합 전시장 파크 애비뉴 아모리(Park Avenue Armory)에서 글로벌 미디어와 사업 파트너 등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대화면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을 처음으로 선보였다.일단 화면 크기부터 눈길을 끈다. 갤럭시노트8은 테두리(베젤)를 최소화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Infinity Display) 디자인으로 역대 노트 시리즈 중 가장 큰 6.3인치(대각선 크기) 화면을 자랑한다. 18.5대 9 화면비에 쿼드HD+(2960x1440)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전면 블랙 색상 베젤을 적용해 16대 9 비율과 21대 9 비율 콘텐츠를 모두 즐길 수 있게 했다. 엣지(모서리) 패널에서 실행하는 ‘앱 페어’(App Pair)는 사용자가 자주 함께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 2개를 멀티 윈도 모드로 한 번에 실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노트 시리즈를 대표하는 S펜에는 GIF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라이브 메시지’ 기능을 추가했다. 이용자는 S펜의 다양한 펜과 붓을 활용해 최대 15초 분량의 GIF 파일을 제작하고, 인스턴트 메시지로 공유할 수 있다. GIF 파일은 갤러리에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다시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메모 내용을 수정할 수 있고, 최대 100페이지까지 메모가 가능하다.S펜을 이용한 ‘번역기’는 단어에 이어 문장까지 번역이 가능해졌다. 39개 언어를 인식해 71개 언어로 번역해준다. 화면 속 금액, 길이, 무게 정보에 S펜을 가까이 대면 환율이나 단위 변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S펜은 펜촉 지름이 0.7㎜, 필압이 4096 단계로 세분돼 실제 펜과 같은 자연스러운 필기감을 제공한다. 또한, 수심 1.5m에서 30분간 견딜 수 있는 IP68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이 적용됐다. 갤럭시노트8은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로 후면에 각각 1200만 화소의 광각 카메라와 망원 카메라 등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고, 세계 최초로 듀얼 카메라 모두에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기능을 적용했다. 두 개의 카메라를 활용해 광학 2배 줌과 최대 디지털 10배 줌을 지원하며, 듀얼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능을 통해 흔들림을 줄였다. 후면 광각 카메라는 듀얼픽셀 이미지 센서, F1.7 렌즈, 1.4㎛의 픽셀을 적용해 빛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선명한 촬영이 가능하다. 전면부에는 800만 화소 오토포커스 F1.7 렌즈를 탑재해 고화질로 ‘셀카’를 촬영할 수 있다. 인물 사진 촬영 시 배경의 흐림 정도를 조정할 수 있는 ‘라이브 포커스’(Live Focus) 기능도 눈길을 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사용자는 배경을 얼마나 흐릿하게 할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조정할 수 있다. 카메라가 얼굴을 인식해 다양한 분장을 해주는 스티커 기능도 추가됐다. 삼성은 작년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탓인지 갤럭시노트8의 배터리 용량을 3300 mAh를 적용했다. 전작 3500mAh보다 작지만 사용시간을 종전과 비슷하다는게 삼성측 설명이다. 갤럭시노트8은 이밖에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지능형 인터페이스 ‘빅스비’(Bixby)와 홍채·지문·얼굴 인식 등 생체인증, 유무선 급속 충전, 10나노 프로세서·6GB RAM 등을 갖췄다. 스마트폰을 데스크톱 PC처럼 사용할 수 있는 ‘삼성 덱스’(DeX)도 지원한다. 갤럭시노트8은 9월 15일부터 한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색상은 미드나이트 블랙·오키드 그레이·메이플 골드·딥 씨 블루 등 4종이다. 저장용량은 64GB·128GB·256GB 3종으로 나온다. 노트시리즈로는 처음으로 최대인 256GB의 저장용량을 적용한 것은 대용량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국내에는 64GB(미드나이트 블랙·오키드 그레이·딥 씨 블루)와 256GB(미드나이트 블랙·딥 씨 블루)만 출시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은 “2011년 갤럭시노트를 처음 선보인 이후 끊임없이 혁신적인 갤럭시노트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충성 고객들의 끝없는 열정과 사랑 덕분이었다”며 “한층 진화한 S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강력한 듀얼 카메라를 탑재한 갤럭시노트8은 스마트폰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일들을 이뤄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루니 맨시티전 선제골, 시어러에 이어 EPL 두 번째 통산 200골

    루니 맨시티전 선제골, 시어러에 이어 EPL 두 번째 통산 200골

    웨인 루니(31·에버턴)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번째로 통산 200호골을 터뜨렸다. 루니는 21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찾아 벌인 맨체스터 시티와의 정규리그 2라운드 대결에 나서 전반 35분 도미니크 칼버트-르윈의 패스를 왼발로 받아 상대 수문장 에데르송의 다리 사이로집어넣어 선제골을 뽑아냈다. 앨런 시어러가 1992년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뒤 블랙번과 뉴캐슬 유니폼을 입고 260골을 터뜨린 데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리그 200골을 기록했다. 루니는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좋았다. 아주 달콤한 순간이었다”며 “우리에게 그토록 중요한 경기에서 오늘 해냈다. 맨체스터의 붉은색 반쪽도 마찬가지로 즐겼길 바란다”고 친정인 맨유를 거론했다. 루니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에버턴에서 15골을 터뜨린 뒤 맨유에 13년을 머물며 183골을 뽑았고, 올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에버턴에 복귀해 두 골을 터뜨려 대업을 달성했다. 오른발로는 156골, 왼발로는 23골, 머리로 21골을 넣었다. 다만 시어러가 306경기에 200골 고지를 밟은 반면, 루니는 462경기나 걸렸다. 공교롭게도 그의 50호와 150호, 200호 골이 모두 맨시티를 상대로 작성한 것이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루니는 웃으며 “시어러에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많은 골이 필요하고 해야할 일이 많은 것이 분명하다. 아니, 지금이 위대한 순간이며 바라건대 앞으로 많은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것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시즌 조제 모리뉴 감독의 구상에 들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그는 로널드 코먼 감독 밑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는 데 기쁨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팀은 막판 라힘 스털링에게 동점 골을 내줘 승점 1을 챙기는 데 그쳤는데 루니는 “약간 낙담”했으며 그래도 에티하드에서 받아들일 만한 성적을 올렸다고 인정했다. 두 팀 모두 한 명씩 퇴장당할 정도로 상당히 거친 접전이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웨인 루니(에버턴)가 21일(현지시간) 맨체스터 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 2라운드 선취골을 올려 EPL 통산 200골을 달성한 뒤 담담하게 자축하고 있다.맨체스터 로이터 연합뉴스
  • [기고] 한·중 수교 25주년의 뿌리/이강국 주중 시안 총영사

    [기고] 한·중 수교 25주년의 뿌리/이강국 주중 시안 총영사

    시안(西安)은 주진한당(周秦漢唐) 등 고대 중국 왕조들이 도읍지를 정한 곳으로 발길 닿는 곳곳에 역사의 숨결이 서려 있다. 진시황 병마용, 양귀비가 노닐던 화칭츠, 시안비림박물관 등 경탄을 자아내고도 남을 만한 유적과 박물관이 즐비하다. 도교가 발생하고 불교가 융성했다. 따라서 시안은 역사의 뿌리, 종교 발전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근원이라 할 수 있다.시안은 한·중 교류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자주 쓰이는 ‘분수령’이란 말은 시안 주위의 친링산맥을 기점으로 황허(黃河)와 창장(長江)의 원천이 갈린다는 데서 시작됐고 ‘경위분명’(涇渭分明)은 관중평원을 흐르는 경수(涇水)는 탁하고 위수(渭水)는 맑아 뚜렷이 구별된다는 데서 나왔다. 국제적이고 개방적이었던 당나라 때에 한·중 간 교류가 빈번하게 전개되어 관련 유적과 유물들이 시안에 적지 않게 남아 있다. 당 고종과 측천무후의 합장묘인 건릉(乾陵)의 배장묘인 장회태자 이현(李賢)의 묘에서 발굴된 사신도에서 깃털 장식이 달린 모자(조우관)를 쓰고 흰색 도포를 입은 인물은 고구려 또는 신라 사신으로 추정되고 있다. 건릉에 있는 61개의 석인상(石人像) 중에 신라인 석상은 왼손에 한민족이 잘 다루는 활을 들고 있다. 또한 시안에는 우리 선현들의 발자취가 많이 남아 있다. 흥교사(興敎寺)에는 불경 번역 등에 많은 업적을 남긴 원측 스님의 사리탑이 현장, 규기의 사리탑과 나란히 있다. 인도, 서역을 순례한 후 장안에 와서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이라는 불후의 기행문을 남긴 혜초 스님은 당나라 황제의 명으로 선유사(仙遊寺) 옥녀담 거북바위에서 기우제를 주관하기도 했다. 선유사는 댐 공사로 인해 이전하여 복원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거북바위도 옮겨지고 혜초 기념비와 비정이 세워졌다. 최치원은 당나라에 유학하여 빈공과(賓貢科)에 장원 급제해 벼슬에 올랐으며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을 지어 황소의 난을 평정하는 데 기여했고 문장가로서 이름을 떨쳤다. 한·중 양국은 수천 년 동안 이어진 관계 속에서 교류하고 협력해 왔으며 양국 관계는 수많은 사람의 열정으로 다져져 왔다. 일제 침략으로 고통을 당할 때에는 어려움을 나누면서 도왔는데, 시안시 두취전(杜曲鎭)에 세워진 광복군 제2지대 표지석이 하나의 상징이다. 양국 정상 간 합의에 따라 시작된 인문유대 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한·중 인문교류공동위원회가 출범된 후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안에서 2014년 11월에 동 공동위가 개최되었다. 요즘 사드 문제로 한·중 관계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걱정인 것은 인적교류가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청소년, 학술, 대학 간 교류, 관광교류 등 다양한 형태의 인적교류는 민간교류의 근간이고 양국 관계발전의 밑바탕이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양국은 교류와 협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진정한 우호국가라면 국민 간 교류협력 촉진은 의무 사항에 해당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오히려 역사를 돌아보면서 선현들이 이루어 놓은 성과를 기반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한·중 수교 25주년을 즈음해 교류의 뿌리가 깊은 시안에서 양국 관계의 밝은 앞날을 그려 본다.
  • ‘중장거리 전설’ 패라, 내년 마라톤 도전

    ‘중장거리 전설’ 패라, 내년 마라톤 도전

    영국 육상 중장거리의 영웅 모 패라(34)가 고국에서의 마지막 트랙 출전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그는 두 차례 더 대회에 나선 뒤 내년 시즌 마라톤으로 전향한다.패라는 20일(이하 현지시간) 버밍엄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 대회 남자 3000m 결선에서 7분38초64에 맨 처음 결승선을 통과하는 기쁨을 맛봤다. 그는 “바로 이것이다. 내가 젊었을 때부터 꿈꿔 온 모든 것은 영국을 위해 달리는 것이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네 차례나 올림픽 챔피언을 지냈으며 최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런던세계선수권에서 여섯 번째 금메달과 두 번째 은메달을 챙긴 패라는 트랙에 나선 영국 육상 대표 가운데 가장 많은 메이저대회 금메달을 수확했다. 오는 24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다이아몬드리그 대회를 통해 육상 인생 마지막 트랙에 나선 뒤 다음달 그레이트 노스런 대회를 끝으로 시즌을 접는다. 패라는 결선 직후 알베르토 살라자르 전 코치가 반도핑 규정 위반 혐의로 조사받는 것과 관련, 이를 모두 관장한 배리 퍼지 감독과 결별한다는 최근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영국육상연맹의 중장거리 부문장인 퍼지와의 인연을 들이대자 “어디에서 그런 얘기를 들었느냐? 배리는 여전한 내 오른팔”이라고 감쌌다. 패라는 마라톤으로 전향해도 2020년 도쿄올림픽에 영국 대표로 나설 가능성은 조금이나마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라톤에서 절정의 기량에 있으며 경쟁할 수 있다고 판단하느냐에 달렸다”면서 “두세 차례 마라톤에 출전하게 되면 알게 되는 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쉽진 않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유아용품부터 가전까지 모든 걸 빌려드립니다”

    “유아용품부터 가전까지 모든 걸 빌려드립니다”

    국내 렌터카업체 1위인 롯데렌탈이 렌털 서비스의 대상 품목을 생활 전반으로 확대한 새 플랫폼을 내놨다.롯데렌탈은 레저·패션·가전제품 등을 빌려주는 통합 렌털 플랫폼 ‘묘미’(MYOMEE)를 선보인다고 21일 밝혔다. 묘미는 그동안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제품이나 자동차, 패션 등 일부 품목에 한해서 제공됐던 렌털서비스를 유아동용품, 레저·스포츠용품, 가전용품 등 생애주기에 맞게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장한 형태의 플랫폼이다. 제품별로 짧게는 2일부터 길게는 연간 단위로 대여할 수 있으며, 이후 상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매달 새 상품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패키지 구독권’ 등도 갖춰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42가지의 사용자 유형을 분류해 고객 성향에 따라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 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도 갖췄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고객들의 이용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사용자 유형이 점점 세분화돼 개인별 큐레이션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서비스 영역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렌탈은 앞으로 ‘중소기업 상생관’ 등을 만들어 품질은 우수하지만, 홍보가 부족해 소비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상품을 들여놓을 계획이다. 최창희 롯데렌탈 소비재 렌탈부문장 상무는 “이미 ‘소유’에서 ‘공유’로 소비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면서 “묘미는 고객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업계에는 새로운 판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아빠 없이 자랐다” 막말하고 선풍기 던진 초등교사

    “아빠 없이 자랐다” 막말하고 선풍기 던진 초등교사

    ‘잘못했다’ 1000번 쓰게 하기도 해당 교사 “학부모 만나 사과” 전남 목포경찰서는 21일 자신을 험담했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4학년 제자의 머리를 때리고, 선풍기까지 던져 상처를 입힌 50대 담임 교사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목포 S초등학교 A(59) 교사는 지난달 18일 오전 9시 40분쯤 교실에서 수업 시간에 B(10)군이 자신의 흉을 봤다며 10여분간 뒤통수 등을 수차례 때리고, 선풍기를 던져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A 교사는 또 B군에게 ‘잘못했다’는 문장을 1000번 쓰게 하고 “엄마에게 말해 부서진 선풍기를 사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B군 부모는 A 교사가 B군을 폭행하면서 “아빠 없이 자랐다” 등의 막말과 함께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A 교사는 “뒤통수를 몇 대 쳤지만, 선풍기를 B군 쪽이 아닌 문 쪽으로 던졌고 심하게 때리거나 위협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학부모를 만나 사과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C 교장도 “내가 파악한 바로는 A 교사가 ‘수업시간에 수해를 입은 사람이 있으면 피해 상황을 써서 내라’고 하자 B군이 주위 급우들에게 ‘뭘 이런 것을 쓰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욕설을 했고 그 욕설을 학생들로부터 전해 들은 A 교사가 화가 나 B군의 뒤통수를 몇 차례 때리고 선풍기를 문 쪽으로 던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B군의 아버지는 해외에서 근무 중이라 B군은 집에서 어머니와 지내고 있다”면서 “지난 3월에는 A 교사가 ‘외국에서 일하고 있는 아빠를 생각해서라도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고 B군을 격려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C 교장은 그러면서도 “피해 학생의 반 담임을 교체했다”면서 “A 교사를 다른 학교로 전출해 달라고 학부모 측이 요구한다면 최대한 수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 교사의 폭행 장면을 목격한 같은 반 초등학생들의 진술을 토대로 A 교사를 아동학대 특례법에 따라 학생들과 격리하도록 임시 조치하고 입건했다. 이 사건은 B군의 부모가 지난달 하순 학교 전담경찰관에게 폭행 피해 사실을 신고하면서 경찰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한·중 수교 25주년] “한국, 美·中과 평등 관계돼야 운신 폭 커져”

    [한·중 수교 25주년] “한국, 美·中과 평등 관계돼야 운신 폭 커져”

    “한국을 마냥 높게 평가하던 중국인의 시선이 많이 변했습니다. 예전엔 한국을 꼭 필요한 이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친하게 지내면 좋지만 억지로 친할 필요까지는 없는 국가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한·중 수교 초기 인민일보 서울 특파원을 지낸 원로 언론인 왕린창(王林昌·73)은 한·중 사이에 파인 갈등의 골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었다. 왕 기자는 1997년 3월~2002년 10월 인민일보 특파원으로 서울에서 근무했다. 퇴임 이후에도 인민일보와 자매지인 환구시보에 한반도 관련 논평을 자주 써 온 한반도 전문기자다. 지난 15일 왕 기자를 만나 25주년을 맞은 한·중 관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요즘 중국인들은 한국을 어떻게 보나. -수교 초기 중국인들은 한국을 동경했다. 모든 면에서 중국보다 한국이 낫다고 여겼다. 그러나 지금은 자존심을 구기면서까지 한국과 친하게 지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예전에는 외국 관광 하면 한국을 떠올렸지만, 지금은 유럽을 생각한다. →중국인의 패권주의가 너무 강해진 것 아닌가. -대국의식이 과도하게 팽창하는 것은 문제다. 시민의식 수준을 비교하면 중국이 여전히 뒤처져 있다. 양국 국민 모두 서로를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큰 것 같다. →사드 갈등을 거치며 양국 국민의 감정이 격화된 측면이 있다. -너무 극단적으로 흐르고 있다. 한국 언론의 중국 관련 기사 댓글을 보면 기사 내용과 상관없이 ‘중국이 만악의 근원’으로 묘사되고 있다. 중국 누리꾼도 한국을 욕하는 건 마찬가지다. →자산으로서의 한국 가치가 효용을 다한 것인가. -국가 관계는 자산 관계가 아니다. 독립국으로서 서로 평등하고 경쟁적인 관계를 맺으면 된다. 한국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미국과도 평등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래야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안보 측면에서 한국이 미국 쪽으로 쏠리는 게 좋지 않듯 경제에서는 과도한 중국 의존을 탈피해야 한다. →중국에서 인민일보의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 -기층 당원에서 시진핑 주석까지 매일 아침 정독하는 신문이다. 당 기관지인 만큼 중국 공산당 노선과 정부 정책을 가장 정확하게 보도한다. 다만 요즘 일반 국민들은 별로 읽지 않는다. 종이신문의 위기를 인민일보도 겪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독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시 주석이 직접 인민일보에 글을 쓰는 경우도 있나. -마오쩌둥은 사설을 직접 쓰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총편집(장관급)이 당 선전부와 상의해 편집 방향을 결정한다. 기자들이 송고한 기사는 편집부에서 보도 여부를 결정한다. →일선 취재기자들의 언론 자유가 너무 제한된 것 아닌가. -당과 편집부가 일일이 지시하지는 않는다. 인민일보 기자들은 당과 당원의 가교로서 책임감이 매우 강하다. 한 문장을 쓰더라도 정치적 책무를 느낀다. 돈벌이용 기사는 절대 쓰지 않는다. 중국 언론에 비판적인 내용이 별로 없는 것은 ‘긍정적인 것은 널리 알리고 부정적인 것은 안에서 해결하자’는 중국 공산당 특유의 언론관 때문이다. 비판은 언론 보도가 아닌 회의에서 이뤄진다. →한반도 전문기자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64년 헤이룽장대학 재학 때 국비 장학생으로 뽑혀 김일성종합대학에 유학을 갔다. 당시에는 북한이 중국보다 잘 살아 평양이 각광받는 유학 도시였다.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 1세대들이 대부분 김일성대 동문일 정도다. 대학 졸업 후 철도 공무원이 됐다. ‘조선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로 북·중 접경인 투먼에서 화물 인수 업무를 맡았다. 1990년 인민일보에 한국 담당 기자로 특채됐다. 인민일보는 1994년부터 서울에 특파원을 파견했는데, 내가 2대 특파원이다.→어떤 취재가 기억에 남나. -한국 외환위기 시절 금모으기 운동이 가장 인상 깊다. 1998년 2월 초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이었을 때 단독 인터뷰를 한 것도 잊을 수 없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 투쟁으로 고통받을 때 인민일보가 큰 힘이 됐다’며 인터뷰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인터뷰 기사는 김 전 대통령 취임식이었던 2월 25일에 인민일보 1면에 나갔다. 김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경제개혁, 남북대화, 한·중 관계를 강조했다. →2000년 마늘 파동도 취재했나. -한국이 중국산 마늘에 대해 관세를 높이자 중국은 즉각 한국 휴대전화 수입 금지 조치를 취했다. 긴장감 속에서 한국의 동향을 보도했다. 그러나 지금의 사드 갈등보다는 훨씬 낙관적이었다. 사드는 무역 분쟁이 아니라 안보 분쟁이기 때문에 풀기가 훨씬 어렵다. 양국 국민의 애국심이 과도하게 투영됐다. 글 사진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50대 男교사, 초등생 제자에게 “아빠 없이 자랐다” 폭언·폭행

    50대 男교사, 초등생 제자에게 “아빠 없이 자랐다” 폭언·폭행

    초등학교 4학년 제자에게 ‘아빠 없이 자랐다’는 폭언을 내뱉고 수차례 폭행한 50대 담임교사가 입건됐다.전남 목포경찰서는 제자 A(10)군을 향해 선풍기를 던지고 얼굴과 다리를 때리는 등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목포 모 초등학교 교사 B(5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달 19일 오전 9시 40분쯤 10여분간 B군의 얼굴과 다리를 손과 발로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는다. 선풍기를 던져 위협한 혐의도 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A군에게 ‘잘못했다’는 문장을 1000번 쓰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의 부모는 이 과정에서 B씨가 “아빠 없이 자랐다”는 말과 함께 욕설을 내뱉었으며, 자신이 던져 부순 선풍기를 ‘엄마에게 사오라고 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폭행 사실과 선풍기를 던진 일 등을 일부 인정했다. 다만 A군 측의 주장처럼 ‘심하게 때리거나 위협하진 않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의 폭행 장면을 목격한 같은 반 학생들의 진술을 토대로 아동학대 특례법에 따라 B씨를 학생들과 격리하도록 임시조치한 뒤 그를 아동학대 혐의로 입건했다. B씨는 “일부 사실은 경찰 조사에서 인정했으나 구체적인 사실이 피해자의 주장과 다른 부분은 경찰에게 설명했다”며 “피해 학생 부모를 만나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서연 기자 wk@seoul.co.kr
  • [역사 속 북소리] 심야 종소리 듣고 격노한 세종 왜

    [역사 속 북소리] 심야 종소리 듣고 격노한 세종 왜

    북 못 치게 의금부 관리가 협박해 억울한 노비 종 쳤다는 사연 듣고 백성과 소통 막았다며 관리 파직 영조 49년 어느 추운 겨울날 백성 한 명이 궐 안에 있는 신문고를 쳤다. 자신의 아버지가 장수노인 명단에서 누락돼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당시 조선에서는 유교주의에 입각한 경로 사상에 따라 80세, 100세 이상 노인에게 수직(壽職·나이 많은 노인에게 주었던 명예관직)을 부여하고 왕이나 고을 수령이 베푸는 잔치에도 참석하게 했다. 조선 사회는 국가재정의 근간인 조세(세금)·공납(특산물)·역(강제징발)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통계의 정확성을 중시했다. 하지만 백성의 민원은 사실상 ‘국가통계가 엉터리’라는 주장이나 다름없었다. 조정은 즉각 재조사를 통해 함경도와 충청도 지역 노인 통계가 매우 허술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관찰사와 고을 수령을 파직했다.아무리 가벼운 사안이더라도 일단 신문고를 울려 민원이 접수되면 왕이 직접 나서 현안으로 다뤘다. 당사자의 억울함을 해결한 뒤에는 부당하게 일을 처리한 관리도 처벌했다. 시간이 갈수록 관리들은 신문고를 혐오했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백성이 신문고를 못 울리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여겼다. 이런 이유로 백성의 민원을 숨기려는 관리들과 이를 반드시 찾아내 해결하고자 하는 왕 사이에 숨바꼭질이 이어지곤 했다. 세종 10년 어느 밤에 난데없이 광화문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승정원(오늘날 대통령 비서실)에서 원인을 파악해 잠에서 깬 왕에게 보고했다. 사(私)노비가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신문고를 쳐 알리려 했으나 의금부(검찰) 관리가 “사소한 일을 가지고 소란스럽게 하면 오히려 네가 처벌받는다”고 위협해 북을 치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북 대신 종을 쳤다는 것이다. 세종은 “신문고는 아랫 백성의 사정을 들어 위와 통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인데 관리가 북을 치는 것 자체를 막아서는 안 된다”며 의금부 관리들을 파직했다. 문종 1년에는 왕의 절대적 신임을 받던 김종서를 중심으로 한 대신들이 신문고 기능을 약화시키려고 했다. 그들은 “신문고 사안 가운데 사소한 내용은 금지시키고 중요한 사안만 허용해야 한다”며 백성들의 신문고 접근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청했다. 평소 대신들의 청을 너그러이 수용하던 문종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 해도 백성이 신문고를 치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일축했다. 당황한 대신들은 “성상의 옥체가 상할까 염려돼 드리는 말이었다”며 말꼬리를 흐렸다. 신문고에 대한 조선 국왕들의 태도는 조선 후기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영조 48년 황거라는 자가 “우리 조상 묏자리에 다른 이가 묘지를 썼으니 이를 바로잡아 달라”며 신문고를 치려 했으나 병조(군·경) 당직자들이 이를 막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나중에 사연을 듣게 된 영조는 당시 신문고를 맡고 있던 병조 담당자와 수문장을 교체했다. 역대 왕들은 “신문고는 관리들이 업무를 처리할 때 ‘내 결정이 나중에라도 신문고를 통해 올라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게 해 항상 일을 엄중하고 공정하게 처리하게 만든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특히 왕은 실책을 감추기 급급한 관리들의 ‘포장된 보고’보다는 고통받는 백성의 생생한 삶의 모습을 직접 보고 듣고 싶어 했다. 신문고 사안을 처리하면서 자연스레 백성의 삶을 조정에서 직접 다룰 수 있었다. 신문고는 민생 현안을 중앙정치 무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왕의 비책이었다. ■출처:세종실록 10년(1428년) 5월 24일, 문종실록 1년(1451년) 9월 8일, 영조실록 48년(1772년) 12월 14일, 영조실록 49년(1773년) 2월 29일 곽형석 명예기자(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 인류를 지배자로 만든 비밀병기 ‘언어’

    인류를 지배자로 만든 비밀병기 ‘언어’

    언어인간학/김성도 지음/21세기북스/360쪽/1만 8000원인류 발달사는 문화와 문명의 진화를 척도로 삼는다. 그 영역에선 언제나 고고학·인류학의 목소리가 컸고 여전히 압도한다. 고려대 언어학과 교수가 펴낸 책은 그런 점에서 신선하다. 언어를 중심에 놓고 인간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풀어내는 발상 전환이 눈길을 끈다. 유인원, 유인원과 현생인류의 중간 단계인 직립원인, 고대인류 네안데르탈인, 현생인류의 조상 크로마뇽인…. 누구나 학교에서 배웠을 그런 도식적 구분은 이 책과는 무관하다. 언어의 활용이 문명의 탄생·진화 과정과 인류 유형을 가늠 짓는 기준이다. 호모 사피엔스, 호모 그라피쿠스, 호모 스크립토르, 호모 로쿠엔스, 호모 디지털리스…. 언어학자나 철학자들은 언어를 인간의 고유한 의사소통 체계로 확신한다. 그래서 언어의 중요성과 정신적 가치를 높이 사는 언사는 숱하게 전해진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운명을 결정짓는 무기”로 보았고 철학가 하이데거는 “존재의 힘”이라 단언했다. 그런가 하면 비트겐슈타인은 “내 언어의 한계는 곧 나의 세계의 한계”라고까지 정의했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언어 가운데 파악된 것은 7000개가 넘는다. 그 다양한 언어들은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학계에선 10만년~3만 5000년 전쯤 출현한 음성언어를 시원으로 삼는다. 초기의 원형언어는 즉각적인 욕구 해결에 부응하는 동물적 수준에 불과했다. 원숭이처럼 동료에게 위급 상황을 알리기 위해 몸짓과 함께 으르렁 소리를 내는 정도였다. 이후 점차 발달해 몇 개의 간단한 문장들로 사냥한 먹잇감의 특징과 사냥 과정을 명료하게 무리에게 설명하는 음성언어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3만 6000년 전 제작된 프랑스 쇼베 동굴 벽화와 라스코 동굴 벽화를 남긴 호모 사피엔스(지혜가 있는 사람)의 출현이다.네안데르탈인에 비해 기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모두 열등했던 호모 사피엔스는 결국 언어를 통해 세계를 정복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인지혁명’이라며 이렇게 쓰고 있다. “언어라는 비밀병기를 발명함으로써 인류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비로소 ‘지금 여기’의 한계에서 벗어나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고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됐다.” 호모 사피엔스에서 비롯된 ‘언어 인간’은 다양하게 분기했지만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호모 사피엔스의 상징적 사유는 쇼베 동굴이나 라스코 동굴 벽화에서 추상적인 이미지로 드러나는데 이는 문자언어 이전, 시각언어를 탄생시킨 호모 그라피쿠스를 떠올리게 한다. 그런가 하면 중세시대 스테인드글라스나 채색 도서에서 흥성했던 시각언어는 효용성 탓에 문자언어에 자리를 내주고, ‘쓰는 인간’인 호모 스크립토르를 등장시킨다. 그리고 오늘날 글쓰기 활동 소멸과 함께 부상한 ‘말하는 인간’ 호모 로쿠엔스로 이어졌고, 과학기술 발달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호모 디지털리스는 종전과 전혀 다른 디지털 문자의 탄생과 소통 혁신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언어인간을 샅샅이 풀어낸 저자는 지금 디지털 시대를 ‘원시 영상시대로의 귀환’이라 여긴다. 기존 존재방식의 근본적 범주가 해체된 세계에서 어떻게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진 저자는 이렇게 방점을 찍는다. “지식의 내용을 나무나 물고기에 비유한다면 지식을 담는 형식과 매체인 언어는 나무를 벨 수 있는 도끼, 또는 물고기를 낚을 수 있는 그물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부고]

    ●김문환(전 서울신문 독자서비스국 공보전략2부 차장)씨 장모상 17일 평촌 한림대병원, 발인 19일 오전 6시 30분 (031)382-5004 ●김종식(인천항만물류협회장)씨 부친상 16일 경주동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6시 (054)744-0288 ●유정호(한국행정관리협회 총괄기획부장)기정(경향신문 미디어전략실 DB관리팀장)씨 부친상 17일 동국대 일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5시 30분 (031)961-9400 ●임병천(문화재청 서기관)씨 부친상 이환철(방자표고버섯농장 대표)황교운(신화목재 대표)김광용(나연임업)씨 장인상 17일 충남 부여군 금강장례식장, 발인 19일 오전 8시 (041)834-0100 ●정태암(대신증권 정보보호담당 이사)명희(대구의료원 소아과장)씨 모친상 송정흡(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씨 장모상 17일 대구의료원, 발인 19일 오전 7시 30분 (053)560-9570 ●김도현(국민대 경영학부 교수)은정(아인플레닝 대표)씨 모친상 정원하(사업)차성일(사업)정수성(국방부 검열단 공군대령)박봉진(신아아이에프 부장)씨 장모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20분 (02)3010-2263 ●최석재(전 남자핸드볼 국가대표 감독)씨 모친상 16일 광주 서구장례식장, 발인 18일 오전 11시 30분 (062)366-4444 ●김성우(롯데카드 채권관리부문장)씨 장인상 16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8일 오전 7시 (02)2258-5940 ●신동준(SBS 미디어크리에이트 기획팀 부국장)씨 모친상 윤경원(SBS 직원만족팀 매니저)씨 시모상 16일 중앙대병원, 발인 18일 오전 6시 (02)860-3500
  • 가습기살균제 2심서 롯데마트·홈플러스 책임자들 감형

    가습기살균제 2심서 롯데마트·홈플러스 책임자들 감형

    ‘가습기 살균제 사태’ 2심에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관계자들에게 유죄가 인정됐지만 1심보다 형량이 다소 줄었다.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이상주)는 17일 노병용 전 롯데마트 대표(현 롯데물산 고문)에게 금고 4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금고 3년을 선고했다. 금고형은 징역형과 마찬가지로 구치소나 교도소에 수감되지만, 노역을 하지는 않는다. 재판부는 1심에서 각각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김원회 전 홈플러스 그로서리매입본부장과 이모 전 홈플러스 법규관리팀장에겐 1년씩 줄어든 각각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1심과 마찬가지로 이들에게 적용된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인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성분으로 살균제를 제조, 판매할 경우 소비자가 호흡기 상해를 입을 수 있고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수익에 급급한 나머지 소비자의 안전을 외면하고 옥시 제품을 벤치마킹한 상품을 판매해 상당한 매출을 올렸다”며 “그 결과 회사나 제품 라벨의 표시를 믿고 제품을 쓴 다수의 사람이 사망하거나 중한 상해를 입는 끔찍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살균제의 안전성 확보 여부에 관심을 갖고 확인했다면 이런 비극적인 결과는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시중 유통 제품을 모방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개발하다 보니 안전성을 간과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끔찍한 결과를 막을 수 있는 지위에 있는 회사 임직원들로서 그 결과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하고 향후 비극적인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들이 살균제를 판매할 당시 살균제 원료 물질이 유독물로 지정돼 있지 않은 제도적 미비점이 있는 데다 이미 유통되고 있던 옥시 제품의 유해성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던 점 등을 형량에 반영했다. 재판부는 홈플러스 전 일상용품팀장 조모씨에겐 금고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범죄 행위자와 법인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된 홈플러스 주식회사에는 벌금 1억 5000만원을 선고했다. 롯데마트 전 상품2부문장 박모씨와 전 일상용품팀장 김모씨, 롯데마트 제품 기획에 관여한 외국계 컨설팅업체 데이먼사의 한국법인 QA팀장 조모씨에겐 각각 금고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두 회사 제품의 제조사인 용마산업 김모 대표에겐 금고 3년이 선고됐다. 롯데마트는 2006년, 홈플러스는 2004년 용마산업에 제조를 의뢰해 옥시와 같은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해 각각 41명(사망 16명), 28명(사망 12명)의 피해자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들은 옥시처럼 가습기 살균제 제품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취지로 허위·과장 광고를 한 혐의(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등)도 적용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승환 “가수는 정치 얘기하면 안 된다? 정의와 자유 노래하고 싶다”

    이승환 “가수는 정치 얘기하면 안 된다? 정의와 자유 노래하고 싶다”

    이명박 전 대통령 겨냥한 신곡 ‘[돈의 신] for MB’…“인물 논하는 노래일 뿐” 가수 이승환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주제로 한 신곡 ‘[돈의 신] for MB’ 발표를 앞두고 음악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이승환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 노래를 발표할 때의 미묘한 떨림은 이제 없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서 이승환은 “많은 이들이 내게 ‘ 가수는 정치 얘기 하면 안 된다. 사랑노래나 불러라’라고 했다”며 신곡 ‘돈의 신’에 대해 언급했다. 신곡 ‘돈의 신’은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준비 중인 일명 ‘이명박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주 기자는 지난 11일 이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추적한 과정 등이 실린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를 발간했다. ‘돈의 신’은 이 책을 소개하는 OST이며, 오는 24일에는 이명박 프로젝트 관련 뮤직비디오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승환은 “조만간 발표할 ‘돈의 신’을 홍보하기 위해 여기저기 문의했다”며 “그들은 모두 내게 ‘정치를 노래하는 건 곤란하다’라고 했다. 음악 옆 영화에선 전두환도 얘기하고 MBC도 얘기하는데 말이다. 노래는 안 된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U2의 Sunday Bloody Sunday와 GREEN DAY의 American Idiot을 예시로 들며 “그들에겐 아무 위협도, 방해도 없었다. 우리가 그네들보다 정치적으로 우월함을 보이기도 했는데 말이다. 우린 민중이 대통령을 끌어내린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루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이승환은 “그냥 여기 오는 사람들만이라도 들어주고 알려주면 좋겠다. 여기 오는 사람들은 내가 사랑노래만을 부르지 않는다는 걸 알지 않은가. 내 노래는 나, 사람들 그리고 세상의 기쁨과 슬픔, 분노를 담고 있다. 페북 소개에 써놓은 대로 정의와 자유를 노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체로 그의 음악을 응원하는 입장이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해당 글에 ‘좋아요’를 누르며 이승환을 응원했다. 네티즌 ‘Jong****’는 “정치는 삶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우리의 노래엔 삶의 애환과 풍자와 해학이 가득했다. 그런 노래에 제한을 두자는 것은 우리의 전통을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승환과 같은 아티스트와 동시대를 보내며 나이 들어갈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네티즌 ‘Scarl****’는 “음악은 왜 정치하면 안돼요? 음악하는 사람이 역사와 전통, 사회를 모르고 그저 입만 벌리고 소리만 내면 그게 음악인가요? 풍악이죠”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다른 네티즌 ‘하미*’는 “너무 기다려지게 만드는 노래네요. 창작의 자유를 막는 우리나라.대한민국이 아니길.. 창작의 고통을 마음껏 누리는 대한민국이 되길..”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승환이 올린 글 전문] [ 돈의 신 ] for MB 새 노래를 발표할 때의 미묘한 떨림은 이제 없다. 차트 광탈을 걱정하지도 않는다. 노래의 흥행만으로 나의 가치나 음악을 논하는 유치찬란한 응대에도 별로 동요치 않는다.신곡을 내는 일은 더 이상 내게 경제활동이 아니다. 그럼에도 기천만원을 들여 곡 하나를 가끔씩이라도 세상에 내놓는 이유는 현역 뮤지션으로서, 멈추지 않는 창작욕구의 발현이다. 어디선가 누군가는 내 음악을 기다리고, 내 얘기를 듣고 싶어한다는 믿음의 소산이다. 많은 이들이 내게 ‘ 가수는 정치 얘기 하면 안 된다. 사랑노래나 불러라 ’라고 했다.조만간 발표할 ‘ 돈의 신 ’을 홍보하기 위해 여기저기 문의했다. 그들은 모두 내게 ‘ 정치를 노래하는 건 곤란하다 ’라고 했다.( 사실 인물을 논하는 노래일 뿐이다 )음악 옆 영화에선 전두환도 얘기하고 MBC도 얘기하는데 말이다. 노래는 안 된단다.U2는 Sunday Bloody Sunday를 불렀고, GREEN DAY는 American Idiot을 불렀어도 그들에겐 아무 위협도, 방해도 없었다. 그 용기는 환호와 존경으로 되돌아오곤 했다.우리가 그네들보다 정치적으로 우월함을 보이기도 했는데 말이다. 우린 민중이 대통령을 끌어내린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루었지 않은가?하지만 아직도 노래는 안 된단다. 나의, 우리의 노래에는 ‘ 은유 ’만이 허용되나보다. 그래 뭐 까짓것.그냥 여기 오는 사람들만이라도 들어주고 알려주면 좋겠다.여기 오는 사람들은 내가 사랑노래만을 부르지 않는다는 걸 알지 않은가. 내 노래는 나, 사람들 그리고 세상의 기쁨과 슬픔, 분노를 담고 있다.페북 소개에 써놓은 대로 정의와 자유를 노래하고 싶다. 음악하는 사람은 본디 많은 걸 느끼고 담고 - 자기 방식대로 - 표현하고 싶어한다. 그러기 위해선 세상과 함께 웃을 줄도, 아파할 줄도 알아야 한다.공감은 음악이 가진 미덕 중의 미덕이라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노래 하나에 마음이 저리기도, 아리기도, 흐르기도 하게 하는 거.난 지금, 그거 하고 있는 중이다. * 곧 방송사 심의를 넣을 예정이다. 비속어나 성적 묘사가 없으니 통과시켜줄 것으로 기대한다. 인간적으루다. 심의실 화..화이팅!!! 사진=이승환 페이스북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호날두 경고 알고도 유니폼 벗은 이유는 메시에 대한 복수

    호날두 경고 알고도 유니폼 벗은 이유는 메시에 대한 복수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결승골을 터뜨린 뒤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에게 보란 듯이 유니폼 상의를 벗었다. 호날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누를 찾아 벌인 2017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1차전 바르셀로나와의 원정 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35분 결승골을 넣은 뒤 상의 유니폼을 벗었다. 그는 관중석을 향해 자신의 등번호와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들어 보였다. 곧바로 호날두는 주심에게 옐로카드를 받았고 불과 2분 뒤 할리우드 액션으로 경고를 한 번 더 받아 퇴장당했다. 그러나 레알은 3-1로 이겨 프리메라리가 우승팀과 코파 델레이(스페인 국왕컵) 우승팀이 맞붙는 대회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호날두가 유니폼 상의를 벗으면 경고 조치를 받는다는 것을 몰랐을 리가 없다. 당연히 뭔가 사연이 감춰져 있다는 관측을 낳았다. 메시는 지난 4월 24일 스페인 마드리드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찾아 벌인 레알과의 원정경기 2-2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을 넣은 뒤 유니폼을 벗어 레알 홈 팬들에게 보여준 일이 있었다. 레알 서포터들은 메시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지만 메시는 아랑곳 않고 몇 초 동안 유니폼을 보여줬다. 호날두에게도 이 세리머니는 꽤 충격적이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넉달이 지난 뒤 이를 적진에서 고스란히 돌려줬다는 것이다. 미국 CBS스포츠 등은 “호날두가 메시에게 세리머니로 앙갚음했다”고 전했다. 호날두는 후반 5분 마르셀루 비에이라의 크로스가 헤라르드 피케의 발을 맞고 골문으로 들어가면서 1-0으로 앞선 13분 카림 벤제마 대신 그라운드에 들어갔다. 하지만 31분 레알 수문장 케일러 나바스가 상대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페널티박스 안에서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 기회를 줬고 키커로 나선 메시가 침착하게 골로 연결해 1-1 균형이 맞춰졌다. 호날두는 후반 35분 역습 상황에 이소코의 어시스트를 받아 오른발로 결승골을 넣으며 포효했다. 이적설에 휘말린 뒤 그가 처음 맛본 골맛이었다. 하지만 불과 2분 뒤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두 번째 경고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레알은 수적 열세에 놓였지만 후반 추가 시간 마르코 아센시오가 추가 득점에 성공해 완승을 거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쇼미더머니6’ 양홍원, ‘성적 모욕 발언?’ 제작진은 편집했는데..

    ‘쇼미더머니6’ 양홍원, ‘성적 모욕 발언?’ 제작진은 편집했는데..

    ‘쇼미더머니6’ 양홍원(영비)가 랩 배틀에서 저속한 단어를 사용했다는 증언이 나오며 논란에 휩싸였다. ‘고등래퍼’ 우승자이기도 한 양홍원은 당시에도 한차례 인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Mnet ‘쇼미더머니6’에서는 팀배틀 미션을 거치는 네스와 양홍원의 모습이 담겼다. 이날 양홍원은 네스를 향한 살벌한 디스랩을 퍼부으며 합격했다. 방송 이후 양홍원의 랩에 대한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해당 글은 당시 현장에 있던 방청객이 올린 것으로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양홍원이 마지막에 마이크를 아래로 내리며 ‘Suc* ma dic*’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글 작성자는 “그래서 주노가 ‘디스리스펙트’라고 말한거다”며 “방청 간 사람들은 다 알거다”라고 밝혔다. 양홍원이 말했다고 주장하는 해당 문장은 성적으로 상대방을 모욕하는 발언이다. 그러나 해당 발언은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고 ‘쇼미더머니6’ 측에서 공개한 다시보기 영상에도 해당 발언은 확인할 수 없다. 무대가 끝난 후 방청객들과 프로듀서들이 경악하는 모습만이 담겨 궁금증을 더했다. ‘쇼미더머니6’는 매주 금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콩쿠르 흑백 건반에 깃든 ‘인생역전 드라마’

    콩쿠르 흑백 건반에 깃든 ‘인생역전 드라마’

    꿀벌과 천둥/온다 리쿠 지음/현대문학/700쪽/1만 7800원세계 주요 피아노 콩쿠르는 클래식계 대형 스타를 가리는 격전지다. 2015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자로 호명된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이후 행보와 국내외 음악계·관객들의 반응은 콩쿠르 전후의 서사가 얼마나 극적인지 보여 준다. 우승자와 탈락자의 엇갈리는 희비, 자신의 연주에 만족한 자와 절망한 자의 좁힐 수 없는 격차, 천재의 타고난 재능에 품는 살기 어린 질투 등 사실 ‘빛과 어둠의 인간 드라마’는 콩쿠르 그 자체에 있다. 음악 애호가인 일본 작가 온다 리쿠는 이를 일찌감치 간파했다. 올해 초 일본에서 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을 동시에 거머쥔 이번 신작은 그가 작가 인생의 절반인 11년간 한 피아노 콩쿠르를 네 차례나 찾아가 취재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바로 조성진이 2009년 최연소 우승자로 이름을 올린 일본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다. 그의 우승 현장을 직접 본 작가는 그 인연으로 일본에서 조성진의 독주회가 열렸을 때 프로그램북에 리뷰를 쓰기도 했다. 클래식 음악계가 늘 새로운 관객 찾기에 목말라 있다는 걸 감안하면 이번 작품은 독자들을 음악으로 끌어들이는 블랙홀이 될지도 모르겠다. 오케스트라나 독주자가 무대에서 빚어내는 황홀한 선율에 객석에서 아득함을 느껴 본 적이 없더라도, 유튜브에서 스타 연주자들의 연주 동영상을 뒤져 들어 본 적이 없더라도 상관없다. 이름도 모를 갖가지 클래식 곡의 선율을 다양한 상상과 표현으로 옮긴 문장에 절로 그 음악을 찾아 듣고 싶은 호기심과 갈증이 생기기 때문이다.프로코피예프 3번을 치는 참가자 마사루의 연주에 대해선 ‘실로 스타워즈의 세계다. 은하 저편으로 사라지는 줄거리 자막. 차례로 우주로 날아오르는 대함대.’(651쪽)라고 묘사하는가 하면, 발라키레프의 ‘이슬라미’를 치는 천재 소년 가자마 진의 타건에 대해서는 ‘피아노에서, 아니 무대 위의 커다란 직육면체 공간 전체에서 소리의 벽이 튀어나오는 것 같다. 관객들은 그 음압에, 튀어나오는 음악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자리에 매달려 필사적으로 견디고 있었다.’(222쪽)고 풀어낸다. 오랫동안 피아노를 다룬 작품을 쓰고 싶어 했다는 작가의 농익은 음악에 대한 통찰과 애정이 녹아 있는 까닭이다. 서사 자체는 단순하다. 2주간 피아노 콩쿠르가 열리는 일정을 지원자들의 참가 등록부터 1·2·3차 예선, 본선, 우승자 발표까지 시간의 순서대로 전개해 나간다. 작가가 인물의 내면까지 파고들어 가며 이야기를 이끄는 전지적 작가 시점이라 다소 ‘감정 과잉’일 때도 적지 않다. 경쟁 관계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서로 긴밀하게 어울리는 연주자들 간의 교감이나 주요 등장인물의 연주마다 감상의 흥을 한껏 부풀리는 상찬들이 그렇다. 그럼에도 원고지 2300매라는 압도적인 분량의 소설을 거부감 없이 넘기게 하는 미덕은 분명하다. 벌을 치는 아버지의 일을 돕다 흙투성이가 된 손으로 오디션장에 들어와 파격의 연주로 듣는 이들에게 공포감마저 안기는 천재 소년 가자마 진, 화려한 외모 못지않은 압도적인 실력으로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을 낳지 않는 마사루, 주니어 콩쿠르를 제패한 피아노 신동이었지만 어머니를 잃고 무대를 떠난 에이덴 아야, 악기점 직원으로 아들의 아빠로 일상을 살다 최고령 참가자로 음악에 다시 발을 들여놓는 다카시마 아카시 등 각자 다른 음악과 생을 펼쳐 온 등장인물들의 흡인력이 상당하다. 전형적이랄 수 있는 구도에서 시선을 분산하고 소설 읽는 맛의 흥취를 끌어올리는 것은 작가 특유의 탐미적이고 섬세한 문장들이다. ‘경쟁’보다 ‘성장’에 무게를 두며 거대한 산업이 된 콩쿠르의 모든 단면을 세밀하게 드러내는 것도 흥미롭다. 연주자 못지않게 무대 뒤에서 고투하는 조율사들의 중압감, 대부분 자기 제자를 길러 내는 심사위원 간의 치열한 신경전, 아시아 연주자 특히 한국 연주자의 성장세 등 최근 콩쿠르의 트렌드까지 짚어 냈다. 상이 난립하는 문학계, 콩쿠르가 난립하는 클래식계가 닮은꼴이라는 얘기에선 쓴웃음이 나온다. “봐, 비슷하잖아, 콩쿠르와 신인상의 난립. 똑같은 사람이 인정받기 위해서 온갖 콩쿠르와 신인상에 응모하는 것도 똑같아. 그걸로 먹고살 수 있는 사람은 양쪽 다 극히 일부지. 자기 책을 남에게 보여 주고 싶은 사람, 자기 연주를 남에게 들려주고 싶은 사람은 바글바글한데, 둘 다 사양산업이라 읽을 사람도 들을 사람도 한 줌밖에 안 돼. 새로운 피를 수혈하지 않으면 시장 자체가 줄어드니까 모두들 언제나 새로운 스타를 찾는 거야.”(25~26쪽)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한여름 출렁거리는 마음…연대도 출렁다리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한여름 출렁거리는 마음…연대도 출렁다리

    “바닷빛은 맑고 푸르다.(중략) 현해탄의 거센파도가 우회하므로 항만은 잔잔하고 사철은 온난하여 매우 살기 좋은 곳이다.” 통영(統營)은 사시사철 여름이다. 박경리(1926~2008)는 ‘김약국의 딸들’(1962) 초입에 일찌감치 그녀의 고향인, 통영의 바다를 이리도 살가웁게 옮겨 놓았다. 통영은 그녀가 보기에도 사람이 살아가기가 ‘매우’ 좋은 곳이었다. 더구나 지금처럼 진짜배기 여름인 시절에는 태양빛, 날빛이 이 곳에는 그대로 살아있어 통영 앞바다 다도해는 언제나 피서객들이 흐드러지게 모여 든다. 여름 거센 날씨도 거제도가 맏형 격으로 떡하니 버티고 있고, 한산도마저 만만치 않으니 웬만한 풍랑이나 센 물살은 통영 앞바다에 닿지도 못하고 물러간다. 그러하니 통영 앞바다 올망졸망 526개의 섬들은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통영 앞바다 연대도로 가 보자. 이 많은 무리 섬들 중에서 최근 연대도의 출렁다리는 관광객들의 마음도 출렁출렁 앗아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출렁다리는 행정자치부의 명품섬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선정되어 국비 13억 2000만원이 투입된, 길이 98.1m, 너비 2m의 현수교로 2015년 1월에 준공되었다. 연대도와 만지도를 잇는 이 출렁다리는 내륙의 그것과는 달리 해풍이 불어 올 때마다 현수교 전체가 출렁되기에 관람객들은 여름날 식은 땀 맺히는 아찔한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바다 한가운데를 관통하기에 다도해 풍광은 덤으로 안겨 준다. 연대도는 이렇듯 출렁다리와 아울러 다른 볼거리도 작은 섬에 비하여 넉넉하다. 주민 100명이 채 되지 않는, 해안선 4㎞ 남짓의 작은 섬인 연대도는 탄소 배출량 제로에 도전하는 국내 최초 에코 아일랜드이기도 하다. 2011년 연대도 마을 회관을 지을 때 화석 연료를 전혀 쓰지 않고, 태양광 등의 자연 에너지만을 이용하여 냉난방을 할 수 있게 하는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 공법을 이용하였다. 이후 2012년 4월에는 연대도의 분교 건물에 에코체험센터가 열려 이 곳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 태양열 조리기, 자전거 발전기 등의 체험공간도 제공한다. 이렇듯 연대도는 통영 앞바다 여러 섬들 중에서 출렁다리와 더불어 태양광 패널이 반짝이는 에코 아일랜드의 이름으로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방문장소로 매력적인 곳이다. <연대도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통영을 다 둘러보았다면. 친환경 에너지에 관심이 있다면. 2. 누구와 함께? -가족. 3. 가는 방법은? -미륵도의 달아항에서 배로 15분. 아침 8시 30분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1시간 단위로 출항하는 배가 있음. 대인 왕복 8000원, 소인 왕복 5000원. 4. 감탄하는 점은? -생각보다 섬 풍광이 깨끗하고 아름답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최근에 출렁다리와 더불어 에코 아일랜드로 이름나고 있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에코체험센터, 출렁다리, 몽돌해수욕장.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충무김밥 ‘뚱보할매김밥’(645-2619), 복국, 복매운탕 ‘분소식당’(644-0495), ‘오미사 꿀빵’(645-3230), 매운탕, 볼락구이 ‘한산섬식당’(642-8330)/ 지역번호 (055) 8.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yeondaedo.com/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통영 동피랑벽화마을, 박경리 문학관, 만지도. 10. 총평 및 당부사항 -넉넉한 여름 한철, 가족과 함께 조용한 피서지로는 제격인 곳.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기고] 오장환의 책 사랑/이근배 시인

    [기고] 오장환의 책 사랑/이근배 시인

    종이책의 위기를 사람들은 말한다. 문 앞에까지 와 있는 4차 산업사회를 앞두고 날로 팽창하는 인터넷과 전자출판이 인쇄 출판을 크게 위축시킬 거라는 것이다. 크게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아직도 만년필로 글을 쓰고 고서(古書) 경매장을 기웃거리며 항일기, 해방공간에 나온 시집, 소설, 잡지들에 눈독 들이는 나로서는 종이책의 생명력을 깎아내리는 데에 동의하고 싶지 않다. 마침 이 여름 9월 3일까지 한글박물관에서는 ‘순간의 풍경들- ‘청구영언’ 한글 노랫말이야기’라는 제목을 내걸고 기획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더위를 식히려 산으로 바다로 나가는 것도 좋겠지만, 아이들 손잡고 가서 한글이 얼마나 위대한 글자인가도 깨우치고 김천택이라는 소리꾼이 1728년에 처음으로 엮어냈다는 먼 옛날부터 이 나라의 큰 시인들이 짓고 노래한 시조집 ‘청구영언’(靑丘永言) 진본도 만나볼 일이다. 한글박물관이 어렵사리 찾아내서 소장하게 된 이 ‘청구영언’ 진본은 항일기에 시집 ‘성벽’ ‘헌사’ 등을 펴냈고, ‘남만서고’(南蠻書庫)라는 출판사도 꾸렸던 오장환(吳章煥 1918-?) 시인이 발굴하여 아끼던 책이다. 청구영언은 아예 판본은 없고 필사본만 전해 오는데 최남선의 ‘육당본’(六堂本) 이병기(李秉岐)의 ‘가람본’ 이희승의 ‘일석본’(一石本) 등 여러 책이 있으나 학자들의 고증으로 ‘오장환본’이 저자인 ‘김천택 소장본’으로 추정, 이 책을 ‘진본’으로 이름하고 전쟁 두 해 전인 1948년 5월 조선진서간행회에서 500부 한정판을 찍어 내기도 하였다. 오장환이 북으로 가면서 남겨두고 간 책이 고서 전문가이신 통문관 이겸로(李謙魯·1909-2006) 선생의 손에 잡혔던 것이다. 나는 이번에서야 육당, 가람 같은 고가 연구가도 아닌 오장환이 왜 진본 ‘청구영언’을 애장했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다. 1991년 서정주의 ‘화사집(花蛇集) 50년제’가 열릴 때 한 출판사가 나서서 특제본 100권 중 35권을 명월관 기생이 치마폭에 붉은 실로 ‘花蛇集’ 석 자를 수놓아 표지 뒷등을 쌌다는 그 책을 구하기 위해 저자는 물론 김광균 시인 등 있을 만한 곳을 다 찾았어도 나오지 않았었다. 그 전설 같은 책이 몇 해 전 나타나서 내가 잡는 행운을 가지게 되었다. 바로 그렇게 호사를 부려서 서정주의 ‘화사집’을 출판해준 이가 남만서고 주인 오장환이었다. 도대체 그는 자신의 시집도 아닌 등단으로는 3년 후배인 신인의 시집을 꾸미는 데 온갖 치장을 하였을까. 그의 수필 ‘애서취미’(愛書趣味)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조선에도 한정판구락부 같은 것을 만들어 춘향전이라든가 용비어천가 같은 고전 혹은 현대 작가들의 소설집이나 시집 같은 것을 만들고 싶습니다.”(1939·문장 3월호) 도쿄 유학 시절 서양에서 가죽 제본 등 호화 장정책이 만들어지고 희귀본이 높은 값에 팔리는 것을 부러워한 나머지 그 꿈을 키워 ‘화사집’, 진본 ‘청구영언’ 등 한정판 출판을 실행에 옮겼던 것이다. 고향 충북 보은에 ‘오장환문학관’이 문을 열고 한글박물관에는 그토록 아끼던 ‘청구영언’이 날개를 펼치니 오장환의 책 사랑 아주 오래 남겠구나.
  • [부고]

    ●김진(사업)보준(롯데면세점 마케팅부문장 상무)씨 부친상 박성래(전 KT 상무)씨 장인상 7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9일 오전 7시 (02)2258-5940 ●김상기(전 전일고 교사·세계로교회 목사)씨 모친상 임선자(세계로교회 목사)씨 시모상 김태훈(다보스병원 응급의학과장)신순정(곽병원 청소년소아과장)김다영(보훈병원 치과과장)성병훈(육군 군무원)씨 조모상 6일 전주예수병원, 발인 9일 오전 9시 (063)285-1009 ●김연중(한국예탁결제원 권리관리부 수석위원)씨 모친상 7일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30분 (031)8003-4410 ●서수원(경기도 대변인실 주무관)씨 모친상 7일 수원 연화장, 발인 9일 오전 8시 (031)218-6565 ●안창일(전 경희대병원장)씨 별세 동기(서울성심병원 부원장)씨 부친상 7일 경희의료원, 발인 9일 오전 9시 (02)958-9545 ●안길섭(인천항만공사 인사관리팀장)씨 부친상 7일 인천 계양청기와장례식장, 발인 9일 오전 5시 (032)556-4615 ●장기용(하나GMG 대표이사·전 KEB하나은행 부행장)씨 부친상 택진(건설업)욱진(SK브로드밴드 사원)씨 조부상 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9일 오전 7시 (02)2227-7550
  •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성공 바란 ‘장삼이사’, 처세·계발론으로 희망 꿈꾸다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성공 바란 ‘장삼이사’, 처세·계발론으로 희망 꿈꾸다

    “대인 관계가 원활하다는 것은 일을 잘 처리해 낸다는 말과도 같고, 그것은 곧 그 사람의 능력을 좌우하는 말이므로 보다 빠른 성공을 목표로 하는 샐러리맨이라면 복장 연출 솜씨가 뛰어나야 하는 것이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의 지혜이다.” 이 말은 몇 해 전 세상을 떠난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1981년에 쓴 책 ‘야망의 날개’ 서문에서 패션과 사회생활의 관계를 설명한 부분이다.그가 말한 대로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부 업계 종사자들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패션에 무관심했다. 패션이라는 말은 배우, 가수 같은 연예인이나 돈 많은 상류층에서 주로 관심 두는 분야였다. 앙드레 김은 우리나라 성인들이 한국전쟁 때 청소년기를 보냈고 그 후 정치적, 경제적 변혁 시대를 정신없이 거치며 지금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평가했다. 말하자면 국민 모두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허물어진 국가 기반을 다시 세우는 일에 열중해 있었기 때문에 개인의 행복과 성장, 발전에 대해서는 눈을 돌리기 힘든 시기였다. 한국전쟁 이후 1970년대까지는 이렇듯 국가 혹은 회사가 성공해야 자신도 성공한다는 등식이 지배적이었다. 사회생활은 대부분 남자의 영역이었고 어떤 분야든 일을 할 때는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비즈니스라고 하면 보통은 대인 관계를 중요하게 여겼다. 하지만 가정이나 학교에서 이런 방면의 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처세술이나 대인 관계 등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책은 서점에서 언제나 인기가 많았다. 당시에 유행했던 책들은 일본에서 먼저 출판됐던 것을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 주류를 이뤘다. 그 외에는 ‘삼국지’나 ‘손자병법’ 등 중국 고전을 통해 간접적으로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배웠다. 중국 고전이 인기 있었던 것은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성공의 의미는 주로 ‘권력, 명예, 돈’을 함께 갖는 것을 뜻하는 것이었기에 영웅호걸들의 삶의 방식은 훌륭한 처세술 교과서가 됐다. 1980년대 역시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1986년 아시안게임과 뒤이어 열린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사회 분위기는 세계화라는 이미지에 익숙해졌다. 성공적인 삶을 살려면 이제 세계인들과 경쟁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특히 대표적인 선진국인 미국은 모든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성공하려면 미국을 배워야 했고 미국 기업인들의 성공 스토리에 관해 쓴 책을 읽는 게 유행이 됐다. 그즈음 밑바닥에서부터 집념 어린 노력 하나로 대기업의 꿈을 이룬 대우의 김우중 회장이 쓴 책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젊은이들에게 큰 도전 의식을 안겨 주었다.문민정부가 들어선 1990년대 우리나라는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대한민국도 미국 같은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성공과 행복의 가치는 남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는 쪽으로 옮아갔다. 벤처 사업으로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 사람들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세계 최고 부자 순위에 매번 이름을 올렸다. 그가 쓴 책 역시 히트 상품이 됐다.서양의 부자들은 대부분 철저한 자기 관리로 성공을 이끌어 냈다. 그 시작은 영국의 저술가 새뮤얼 스마일스의 책 ‘자조론’(自助論)이다. 1859년에 쓰인 이 책의 핵심 주장은 제목 그대로 외부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노력으로 목표를 성취해야 한다는 것으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유명한 문장은 전 세계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목표를 이루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기 위해 ‘삼국지’에 등장하는 영웅호걸들의 삶을 모방할 필요는 없어졌다. 개인의 행복은 회사나 국가 같은 공동체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척해 나갈 때 의미가 있다. 역사가 길지 않은 미국이 최대의 강대국이 된 이유는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신화적인 인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 사태로 경제가 파탄 나기 전까지 많은 사람이 그런 인물들의 일대기를 그린 책을 참고서 삼아 저마다 부자의 꿈을 키워 나갔다. 자동차 왕으로 불리는 헨리 포드, 철강왕 카네기, 석유재벌 록펠러, 그리고 철도 건설로 엄청난 부자가 된 밴더빌트까지. 이들이 돈을 번 방법은 시기와 운이 잘 맞아떨어진 것도 있지만 결국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갔다는 데 핵심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미국 재벌들에 관한 책은 엄청난 판매 부수를 올렸다. 특히 카네기는 인간 관계와 처세술, 협상의 능력, 그리고 벌어들인 돈을 적절하게 투자하는 것은 물론 인생 후반기에는 ‘기부왕’이라는 별명으로 알려질 만큼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바람직한 자세까지 이어지면서 수많은 카네기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자기계발서 혹은 자기개발서라는 말도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외환위기 이후 평범한 사람이 부자가 되는 건 더욱 힘들어졌다. 이런 시기에 색다른 책이 등장했다. 론다 번이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쓴 책 ‘시크릿’은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나서서 돕는다”는 말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데, 자기계발서의 시초격이라 부를 만한 ‘자조론’의 내용에 신비주의적인 요소를 가미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지금에 와서는 ‘시크릿 기법으로 돈을 모은 사람은 정작 론다 번 한 사람뿐’이라는 자조 섞인 비판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추종자들도 많다.최근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자기계발서는 단순히 부자가 되는 방법뿐만 아니라 마음을 단련하고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기 위한 길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내용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웰빙(well-being)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다. 그 후로 힐링(healing)이, 요즘에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의 약자)에 이르기까지 삶의 방식은 점점 더 다양화되고 성공이나 행복을 가름하는 가치관의 범위도 넓어졌다. 그렇게 된 만큼 자기계발서의 내용도 그저 돈을 벌거나 사회생활을 잘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것을 넘어서서 인문학이나 고전문학을 소재로 삼는 책이 많아졌다. 무명 작가였다가 2007년 ‘꿈꾸는 다락방’으로 일약 유명인이 된 작가 이지성도 2016년에는 인문고전을 중심으로 한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펴내며 저서의 분위기를 바꿨다. 말 그대로 요즘은 인문학 열풍이다. 빅데이터의 시대다. 지혜와 지식의 개념이 마구 뒤섞이는 시대이기도 하다. 지금은 돈 많은 부자라고 해서 무조건 우러러보거나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권력이나 명예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해 갈지 알 수 없지만, 성공적인 삶과 행복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나의 기준이 중요하다는 단순한 진리는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다. 그렇기에 매번 자신이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태도야말로 가장 훌륭한 자기 계발 방법이라고 믿는다. 윤성근 이상한나라의헌책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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