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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노팅검 우편배달원이 남긴 메모 하나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英노팅검 우편배달원이 남긴 메모 하나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영국 노팅검에 사는 여교사 엘리자베스 포클링턴은 검정색 현관 문 색깔을 바꿔야 할지, 바꾼다면 어떤 색깔로 바꿀지 결단을 못 내리고 있었다. 열흘이 후딱 지나갔다. 그녀는 마음을 못 정한 채 여러 색깔 페인트를 문짝 오른쪽에 조금씩만 칠해봤다. 그러면 마음을 정할 수 있으려나 싶었는데 그러고 나서도 쉽게 색깔을 골라내지 못했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외출했다 돌아오니 현관 문에 1516년에 설립된 우편 및 택배 회사 ‘로열 메일’의 배달원이 보통 이웃 집에 소포를 전달했다고 알리는 메모를 배달함에 넣어둔 것이 눈에 띄었다고 17일 셀레브리티스 메이저 닷컴과 19일 BBC가 전했다. 그 배달원은 ‘이웃의 누구에게 소포를 맡겼어요’란 미리 인쇄된 문장에 X 표를 친 뒤 전달한 시간과 물품 수 등을 적는 빈칸에 “아래에서 두 번째 녹색이 최고(의 선택으)로 보이네요”라고 손글씨로 적어 두었다.포클링턴은 감명을 받았다. 별것 아닌 일이라 여길 수도 있겠지만 코로나19로 봉쇄돼 이웃 간에 소통도 쉽지 않은 마당에 배달원이 보여준 인간적 온기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데워지는 것 같았다. 해서 트위터에 사진 두 장을 올려 알렸더니 좋아요!가 8만개가 달렸다. 물론 “좋은 취향”이라며 배달원의 조언을 따라야 한다고 강권(?)하는 이도 있었다. 포클링턴은 “그 여성 배달원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그녀는 마냥 부끄러워만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보여준 놀라운 반응은 확실히 우리가 봉쇄 상태에 있으며 이런 작은 얘기로도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로열 메일도 문과 메모 사진을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뒤 ‘여러분이 정문 색깔을 고르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면 여러분 근처의 배달원이 도와줄 겁니다!’라고 익살을 부렸다. 그러자 1만개의 이모티콘과 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댓글은 “그 배달원은 분명히 밝은색 톤을 골랐다! 여자라면 그럴 것 같았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 댓글을 둘러싸고도 찬반 양론이 제법 그럴 듯하게 대립했다. 그런데 반전이 있다. 포클링턴이 최종 선택한 색깔은 가운데, 조금 더 밝고 화사한 느낌의 색깔이었다. 그러면서도 포클링턴은 배달원의 메모를 처음 발견했을 때의 행복한 느낌은 분명 그날을 자신의 날로 만들었다고 돌아봤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경우의 언파만파] 서술어의 객관성

    [이경우의 언파만파] 서술어의 객관성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게 하려면 재고 또 재야 한다. 물리적 공간이야 수평계를 이용하면 된다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적 공간의 수평, 즉 공정성이나 객관성은 기계로 측정하지 못한다. 상황이나 관습, 그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 문화 같은 것들은 기계에 담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정과 객관을 유지한다고 기치를 내걸어도 거기서 그치고 말 때가 많다. 그런 공간도 곳곳에 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말하기와 글쓰기도 크게 다를 게 없다. 그때그때의 감정이나 시각, 태도를 말이나 글에서 지우는 건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래도 공정과 객관에 가까워야 설득하고 소통하고 공감으로 갈 수 있다. 그러려면 자신은 이해관계에서 멀어져야 하고 묻고 듣는 과정을 끝없이 거쳐야 한다. 이전의 관행, 관습들을 돌아보는 일 또한 중요한 과제다. 그렇지만 이것들은 ‘으레 그런 것’이어서 있는지조차 잘 모르고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인용하는 문장의 서술어들도 이런 영역에 들어 있다. 거의 정해져 있어서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고 했다’나 ‘~고 말했다’, ‘~고 밝혔다’ 같은 말들이 주로 쓰이고 ‘~고 덧붙였다’, ‘~고 전했다’가 같이 쓰인다. 무미건조하다고 여겨지면 ‘~고 강조했다’, ‘~고 지적했다’, ‘~고 주장했다’, ‘~고 토로했다’, ‘~고 비판했다’, ‘~고 비난했다’, ‘~고 일축했다’를 끼워 넣는다. 한데 무미건조함에서 변화를 주려고 한 서술어들은 문장의 맛에는 변화를 줬겠지만 공정성과 객관성은 잃고 말았다. ‘~고’ 앞에 인용한 말들에 대해 전달자의 생각을 넣은 것이다. ‘강조’, ‘지적’, ‘주장’ 등은 모두 전달하는 이의 판단이다. 사건이나 상황에 전달자가 개입한 것이 된다. ‘강조하다’는 ‘특별히 강하게 주장하거나 두드러지게 하다’는 뜻이다. 국어사전의 이러한 풀이는 일상의 쓰임새와도 다르지 않다. 일상에서도 가치중립적인 말은 아니다. ‘고 강조했다’라고 하면 사태를 잘못 읽게 한다. 누군가는 강조하지 않았는데 전달자 때문에 강조한 것으로 변한다. 강조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어도 ‘강조하다’에는 신중해야 신뢰를 유지한다. ‘지적하다’도 그렇다. ‘지적하다’는 단순히 가리킨다는 뜻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부정적 의미가 담겨 있다. 소설이 아니라면 “그는 창의성이 없다고 ‘지적했다’”가 아니라 ‘했다’, ‘말했다’가 객관적이다. ‘강조’나 ‘지적’, ‘비판’, ‘비난’인지는 청자와 독자의 몫일 때가 대부분이다. 더 본질적인 가치가 공정과 객관에 있다면 이를 먼저 살피는 게 중요하다. wlee@seoul.co.kr
  • 별이 된 ‘흑인 인권 영웅’ 루이스… 트럼프, 하루 지나 두 문장 애도

    별이 된 ‘흑인 인권 영웅’ 루이스… 트럼프, 하루 지나 두 문장 애도

    킹 목사와 1960년대 인권운동 이끌어셀마 행진 때 경찰에 맞아 두개골 골절상 오바마 “나는 그의 희생으로 대통령 됐다”생전에 트럼프와 이민자 정책 두고 대립WP “하루 종일 트럼프 목소리는 없었다”마틴 루서 킹 목사와 함께 1960년대 흑인 인권 운동을 이끌었던 존 루이스 민주당 하원의원의 별세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가 지나서야 두 문장의 짧은 트윗으로 애도를 대신하면서 구설에 올랐다. 흑인·이민자 정책을 두고 자신과 줄곧 공방을 벌였던 미 사회의 원로에게 소위 ‘트럼프식 푸대접’을 한 것으로 비쳤기 때문이다.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오후 트위터에 “민권 영웅 루이스의 별세 소식을 듣고 슬픔에 잠겼다. 멜라니아와 나는 그와 그의 가족에게 우리의 기도를 보낸다”고 썼다. 또 루이스 의원을 기리기 위해 정부기관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이날 하루 백악관을 비롯해 공공건물, 군 기지, 해외 미 대사관 등에서 조기를 내걸었다. 전날 루이스 의원이 췌장암으로 80세의 일기를 마감하자 곧바로 각계에서 애도의 뜻을 밝혔던 것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애도는 늦은 감이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거의 하루 종일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는 없었다”고 평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새벽에 낸 성명에서 “수십년간 그는 자유와 정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고 다음 세대에게 영감을 주었다. 나는 미 대통령으로서 취임식 연단에서 선서하기 전, 그를 껴안고 그의 희생으로 내가 그곳에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 중 한 명”이라고 칭했다. 생전 루이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줄곧 각을 세워 왔다.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와 공모해 합법적 대통령으로 여길 수 없다며 2017년 1월 취임식부터 불참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으로 “루이스 의원은 끔찍하게 허물어지는 지역구를 바로잡는 데 시간을 더 써야 한다”고 반격했다. 루이스 의원은 또한 이민자 정책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지난 4월에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그럼에도 루이스 의원은 정파를 초월한 ‘흑인 인권 운동의 전설’이다. 1940년 앨라배마주 트로이 외곽의 소작농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테네시주 피스크대에 재학할 때 흑인 출입을 금지한 식당에서 연좌 농성을 조직했다. 버스를 타고 인종차별이 심했던 미 남부를 돌며 시위를 벌인 ‘프리덤 라이드’에도 참여했다.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워싱턴DC의 링컨기념관에서 ‘나에겐 꿈이 있다’고 연설했을 때 그 역시 23살의 나이로 같은 자리에 올라 연설했다. 1965년 흑인 투표권 쟁취를 위한 ‘셀마 행진’ 때는 경찰에게 맞아 두개골 골절상을 입었다. 이 사건은 대중의 공분을 불렀고 흑인 투표권법 제정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 40번 이상의 체포·부상 등을 겪었고 1986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33년간 17선 의원으로 활동했다. 2011년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에게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훈장인 ‘자유의 메달’을 수여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을 ‘카렌’이라 부른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을 ‘카렌’이라 부른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

    “시카고의 ‘직무유기’ 시장은 앞으로 나서 (연방정부의) 도움을 청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녀는 거리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너무 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 “이봐요 카렌, 입 조심하시지.” 요즈음 미국에서 ‘카렌’이란 이름이 어떤 경멸의 뜻을 담고 있는지 잘 알 것이다. ‘스타벅스 카렌’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문을 받지 않겠다는 바리스타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난리를 피운 여성이며, ‘센트럴파크 카렌’은 공원 산책 중 반려견 목줄을 채우라는 흑인 탐조인을 경찰에 울며불며 거짓 신고한 여성을 가리킨 말이었다. 신원을 모르거나 공개하기 껄끄러운 상황에 우리네 ‘된장녀’처럼 쓰이는 게 그 이름이다. 포문을 연 것은 매커내니 대변인이었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시카고의 범죄율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다며 연방정부의 조력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는다고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을 공개적으로 면박을 줬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다음날 전했다. 사실 매커내니에겐 답하기 곤란한 취재진의 질문이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찰 폭력에 흑인들보다 백인들이 더 많이 목숨을 잃는다고 발언한 경위를 따지는 질문이었다. 상식적으로 봐도 트럼프 대통령이 얼토당토 않은 발언을 한 것인데 취재 기자는 대통령이 흑인들이 훨씬 더 많이 경찰 폭력에 희생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이런 발언을 한 것 아니냐고 따졌고, 매커내니 대변인도 흑인들이 모든 종류의 살인 사건에 더 많이 희생된다고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매커내니 대변인은 그저 난감한 상황을 모면하려고 말머리를 돌린 것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좇아 시카고의 범죄 급증을 막기 위해 연방정부의 도움을 받겠다고 나서라고 촉구한 것이다.흑인 여성에다 동성애자로 처음 시카고 시장에 당선된 라이트풋은 트위터에 절제나 조절 같은 것은 모르겠다는 듯 짧고 굵직한 문장으로 반격했다. 피부색이나 인종 같은 것에 민감해 차별적인 행동을 하는 못난 여성의 대명사를 갖다 붙인 것이다. 흑인, 여성, 성소수자로 트럼프 대통령이 싫어할 만한(?) 요소들을 두루 갖춘 라이트풋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의에서가 아니라 민주당의 정신적 고향이나 다름없는 시카고의 명예를 떨어뜨리려는 정치적 의도를 깔고 자신을 공격한다고 보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부천대 국제교류원, 원어민과 함께하는 ‘집콕 어학연수’ 진행

    부천대 국제교류원, 원어민과 함께하는 ‘집콕 어학연수’ 진행

    경기 부천대학교 국제교류원이 원어민과 함께하는 ‘집콕! 어학연수’를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원어민과 함께하는 ‘집콕! 어학연수’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로 어학연수를 갈 수 없는 부천대 재학생들을 위해 개인 맞춤형 어학 프로그램을 제공해 글로벌 어학능력 향상 및 국제역량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다. ‘집콕! 어학연수’ 프로그램은 선착순으로 지난 9일까지 130명의 재학생을 모집했다. 오는 22일부터 9월 21일까지 2개월간 총 16회 1대1 화상(전화)으로 영어와 일본어·중국어 중심의 교육 콘텐츠 및 온라인 회화 강의 제공 등 어학수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재학생들은 YBM 영어와 일본어·중국어 기초회화 온라인 강의 프로그램이 무료 제공된다. YBM 온라인 모의토익도 1회 제공된다. 운영 프로그램은 ▲YBM 1대1 화상 영어(핵심 표현 및 패턴 반복 연습으로 회화실력 및 스피킹 자신감 향상) ▲YBM 1대1 전화 일본어(기초 문법, 실용적인 예문을 통해 바로 활용 가능한 회화 패턴 습득) ▲YBM 1대1 전화 중국어(문장의 패턴 반복 연습으로 규칙 파악 및 상황에 맞는 비즈니스 회화) 등이다. 부천대 국제교류원 김모란 원장은 “코로나19로 이번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면서, “원어민 교수진들과 실시간 영상 수업 및 부천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온라인 강의를 통해 재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천대 국제교류원은 원어민과 함께하는 ‘집콕! 어학연수’ 프로그램 우수 참여자에게 2차 프로그램 진행 시 우선 선발 혜택을 준다.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차년도 어학연수 프로그램 진행 시 가산점도 제공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KT, ‘AI 튜터’ 아이들 영어 홈스쿨링 새 대안

    KT, ‘AI 튜터’ 아이들 영어 홈스쿨링 새 대안

    KT가 미국 최대 아동도서 출판사인 스콜라스틱과 손잡고 선보인 인공지능(AI) 기반 영어 말하기 패키지 ‘스콜라스틱 AI 튜터’가 코로나19로 아이들의 외출이 걱정인 부모들에게 영어 홈스쿨링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만 3세부터 7세를 위한 영유아 전용 IPTV 서비스, KT 키즈랜드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이번 서비스는 최근 교육부에서 AI 기반 영어 말하기 시스템 구축과 시범 운영 계획을 발표하면서 수요가 커질 전망이다. 올레tv에 가입한 가정에서는 ‘스콜라스틱 AI 튜터’를 통해 알파벳, 단어, 말하기 영역별 최대 35문항으로 된 테스트를 진행해 집에서도 자녀의 영어 학습 수준을 진단할 수 있다. 미국 국공립학교에서 쓰는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 영유아부터 미국 초등학교 1학년 수준까지(레벨 A~F) 가늠해 볼 수 있다. 진단을 마무리하면 프로그램이 아이의 수준에 맞는 학습 콘텐츠를 추천해 준다. 프로그램은 영어 문장 더빙, 단어 카드 맞히기 등 말하기 학습을 중심으로 짜여 있어 ‘말로 하는 진짜 영어’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KT의 AI 스피커인 기가지니 1·2와 기가지니 테이블 TV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송재호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 전무는 ”KT가 보유한 핵심 역량 기술인 AI를 키즈랜드에 접목해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 꼭 필요로 하는 기능을 모은 ‘말로 하는 AI 키즈 tv’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심심한 프리랜서 작가의 열심 “해마다 한 권… 나를 지킨 13년”

    심심한 프리랜서 작가의 열심 “해마다 한 권… 나를 지킨 13년”

    심심과 열심/김신회 지음/민음사/248쪽/1만 3000원 작가는 ‘나를 지키는 글쓰기’라 했다. 편집자는 ‘심심과 열심’이라 했다. 심리 상담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모두가 심심해 보이지만, 실은 열심히 살고 있다는 얘기인가 보죠?” 13년 동안 13권, 캐릭터 에세이의 대표 주자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놀)를 쓴 김신회 작가의 신간 에세이 ‘심심과 열심’은 이렇게 탄생했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작가에게 ‘매년 한 권’의 비결을 물었다. “글로 먹고살고 싶었어요. 회사원들한테 회사 맨날 왜 가냐고 묻지 않듯, 직업인으로서 글을 썼고요. 하고 싶은 얘기가 그때그때 있었고, 그 이야기를 엮으니까 한 권의 책이 됐고, 그런 식으로 13년을 이어 왔습니다.”‘심심과 열심’은 심심한 일상을 열심히 써 온 에세이스트의 얘기다. 어렵지 않아 거의 모두에게 가닿는 ‘김신회 에세이’의 이유가 다 들어 있다. 그의 ‘읽기 쉬운 글’은 10여년 방송작가 경험과 늘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었던 ‘소녀 김신회’에서 비롯됐다. “방송 일 할 때 ‘초등학교 6학년도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어서, 웬만하면 쉽게 쓰려고 하는 습관이 있어요. 학창 시절부터 편지도 많이 쓰고, 글로 소통하는 걸 좋아하기도 했고요.” 프리랜서 노동자로서의 나를 지키는 법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적었다. 가령 매일 같은 시간 일어나 침실 옆 ‘작업방’으로 출근한 뒤 하루 5~6시간은 일한다. ‘사장(작가 자신)이 복지에 힘쓸수록 직원(역시 작가 자신)은 신나서 일한다’(98쪽)는 모토하에 스스로에게 보너스나 인센티브, 퇴직금을 지급한다.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대원칙은 ‘마감 지키기’다. 편집자와 약속한 마감 한 달 전을 자체적인 마감 시한으로 두고, 한 달간은 꼬박 글을 퇴고한다. 원고 마감이 어렵겠다 싶을 때는 최종 마감일 바로 다음날 환불이 안 되는 비행기표를 끊을 정도로 지독한 면(?)도 있다. 작가에게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솔직한 것이다. 물론 직업인이기에 대중의 요구도 의식하지만, 나 자신에게 솔직한 게 먼저다. 글의 첫 문장보다 마지막 문장이 중요하다고 쓴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어려워요. 마무리는 지어야 할 것 같고, 글 안에 메시지가 있어야 할 거 같은 강박도 있죠. 제가 항상 검토하는 건 ‘이거 진심이야?’ 하는 거예요. 진짜 이 문장을 쓰고 싶었는지 자신에게 물어보는 거죠.” 최근에는 교훈이나 다짐 같은 ‘바른 소리’보다 글 한 편을 마무리하는 것 자체에 더욱 중점을 둔단다. 그는 “처음부터 너무 완벽한 글을 쓰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에게 글은 쓸수록, 고칠수록 좋아지는 것이다. “남한테 글을 보여 주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무에게도 글을 안 보여 주면 일기가 되는 거고, 보여 주면 에세이가 되는 거거든요.” 그게 어려워 보인다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가볍게 영화 감상이나 일기를 올리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다. 자기 글을 쓰고픈 사람, 책을 내려는 사람에게 14년 전 맨땅에 헤딩하듯 글을 썼던 작가의 ‘생활 조언’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삼성공화국 보면 한국이 보인다

    삼성공화국 보면 한국이 보인다

    삼성 라이징/제프리 케인 지음/윤영호 옮김/저스트북스/520쪽/2만 2000원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한국 재계 1위의 `반도체 제국´ 삼성에는 다양한 성공신화가 전해지고 그것에서 교훈을 얻으려는 대중들이 줄을 잇는다. 한쪽에선 반(反)삼성의 정서 또한 만만치 않다. 성공의 진짜 비결은 무엇일까. 이면의 감춰진 그늘은 무시해도 좋을까. 정보기술(IT) 전문 한국 특파원으로 활약한 제프리 케인은 전·현직 삼성 직원과 경영진, 정치인, 언론인, 사회운동가 등 400여명을 인터뷰해 삼성의 모든 것을 담은 ‘삼성 라이징’을 냈다. 애플을 물리치고 기술시장을 장악한 배경이며 애플, 소니와 경쟁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이야기가 눈에 띈다.“`가방들은 놔두고 당장 비행기에서 내리세요´ 기내 승무원들이 소리쳤다.” 책의 첫 장, 첫 문장도 2016년 10월 5일 아침 미국 루이빌 국제공항의 `갤럭시 노트7 발화 사건´으로 시작한다. 갤럭시 노트7은 출시되자마자 대박 신호탄을 쏴올렸지만 발화 사고가 이어지면서 삼성의 위기를 불렀다. 하지만 6개월 뒤 삼성은 애플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기술 기업으로 우뚝 선다. 저자는 이른바 `삼성 DNA´를 창립자 이병철 회장에서부터 찾는다. 1983년 11월 28세의 애플 창업가 스티브 잡스와의 대면 일화가 흥미롭다. 자신의 꿈인 ‘태블릿 PC’ 부품을 찾기 위해 삼성을 방문한 스티브 잡스는 73세의 이병철 회장에게 ‘미래는 모바일에 있다’고 끈질지게 주장했다. 잡스가 접견실에서 나간 뒤 이병철 회장의 외마디는 이랬다.“스티브 잡스는 IBM에 맞설 인물이 될 걸세.” 저자는 “삼성이 없었다면 애플의 아이폰도 없었을 것이고, 잡스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삼성도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삼성은 ‘Sam-suck’(삼성에 최악이라는 구어를 붙인 말)이란 별칭대로 조악한 가전회사였지만 잡스는 한국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삼성을 찾았다. 2009년 삼성의 갤럭시S 출시로 양측은 라이벌 관계에 빠진다. 저자는 2010년 취재차 삼성 수원 캠퍼스를 찾았을 때 탈세 혐의에 대해 사면받고 복귀한 이건희 회장을 하늘처럼 떠받드는 모습에 씁쓸함을 느꼈다고 한다. “왕가의 분쟁과 궁정 음모같은 봉건적 전통의 재현이라는 스토리의 또 다른 면을 보았다”는 말대로 저자는 총수 일가의 분쟁과 무노조 등 일부 조직 운영에 삐딱한 시선을 갖고 있다. 1980년대 초 총수일가가 메모리 기술자들에게 쌀쌀한 3월 야간행군과 16시간 노동을 시킨 일, 1995년 이건희 회장이 불량제품에 대한 직원들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5000만 달러에 달하는 14만개 제품을 파괴한 사례를 지적한다. 책은 이건희 회장의 탈세 및 배임혐의와 이재용 부회장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도 상세히 추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이 세계적인 기업이 된 것은 오너 일가의 현명한 판단 때문임을 분명히 한다. `마누라 빼곤 다 바꾸라´고 했던 이건희 회장의 통찰력을 놓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처럼 주요 회사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쓰고 있다. 신흥 강국으로 주목받는 한국의 스토리를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시각을 통해 전달하려 했다는 저자는 이런 말을 남기고 있다. “이것은 맨손으로 시작해 날마다 더 오랜 시간 열심히 일하며 성을 쌓아왔던 금욕적인 세대의 스토리다. 성실한 노력과 공동의 책임이 어우러지면서 그들은 공동의 목표의식을 다졌다. 내 한국인 친구들은 그것을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산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경제 블로그] 총수만이 위기의 삼성을 구한다고요?

    [경제 블로그] 총수만이 위기의 삼성을 구한다고요?

    코로나19로 대외 행사를 자제하던 삼성전자가 지난 14일 오후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장 사장의 판매 현장 방문 일정을 급히 알려 왔습니다. 새 가전 사업 방향인 ‘프로젝트 프리즘’의 1년 성과를 말하는 자리라 했지만 주목은 ‘총수 역할론’에 쏠렸죠. 김 사장은 현재 삼성전자가 ‘위중한 시국’임을 설파하며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게 리더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큰 숲을 보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리더 역할은 이재용 부회장이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전임 CE 부문장이었던 윤부근 전 부회장의 3년 전 발언과 표현만 다를 뿐 놀랍도록 ‘닮은꼴 전개’라 눈길을 끕니다. 2017년 9월 CE 부문장 사장이던 윤 전 부회장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가전전시회 IFA 현장에서 당시 수감 중이던 이 부회장을 선단장, 자신을 선단을 구성하는 한 어선의 선장으로 비유하며 이렇게 말했죠. “엄청난 변화가 일고 있고 사업 재편과 인수합병을 하고 있는데 일개 배의 선장이 할 수 있겠느냐. 제 사업에 대해서는 제가 주인이라 생각하지만 이 부회장에 비하면 1000분의1도 안 된다.” 삼성을 이끄는 두 최고경영자(CEO) 모두 극심한 위기의식을 먼저 부각한 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총수이고 전문경영인은 한계가 뚜렷하다고 강조한 겁니다. 전날 김 사장은 “전문경영인은 큰 변화를 만들 수 없고 빅트렌드를 못 본다. 큰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고까지 얘기했죠. 총수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질 때마다 자신의 역할을 축소하고 총수만이 불확실한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CEO들의 말은 전문경영 시스템이 선진적이지 못함을 자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삼성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무색해집니다. “불확실성이 크다면 CEO가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비전을 이야기하고 총수가 없어도 경영에 문제가 없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줘야 하는데 총수를 구하기 위해 경영진이 스스로 능력이 없다고 말하는 형국”(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이라는 비판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불기소 결정을 해준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어려운 시절을 이겨낼 수 있도록 잘 ‘부탁’드린다”는 김 사장의 발언과 시점도 적절한지 돌아볼 일입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경제블로그] 삼성 사장들의 닮은꼴 ‘총수 구하기’ 여론전

    [경제블로그] 삼성 사장들의 닮은꼴 ‘총수 구하기’ 여론전

    코로나19로 대외 행사를 자제하던 삼성전자가 지난 14일 오후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장 사장의 판매 현장 방문 일정을 급히 알려 왔습니다. 새 가전 사업 방향인 ‘프로젝트 프리즘’의 1년 성과를 말하는 자리라 했지만 정작 핵심은 ‘총수 구하기’였죠. 15일 김 사장은 현재 삼성전자가 ‘위중한 시국’임을 설파하며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게 리더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큰 숲을 보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리더 역할은 이재용 부회장이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전임 CE 부문장이었던 윤부근 전 부회장의 3년 전 발언과 표현만 다를 뿐 놀랍도록 ‘닮은꼴 전개’라 눈길을 끕니다. 2017년 9월 CE 부문장 사장이던 윤 전 부회장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가전전시회 IFA 현장에서 당시 수감 중이던 이 부회장을 선단장, 자신을 선단을 구성하는 한 어선의 선장으로 비유하며 이렇게 말했죠. “엄청난 변화가 일고 있고 사업 재편과 인수합병을 하고 있는데 일개 배의 선장이 할 수 있겠느냐. 제 사업에 대해서는 제가 주인이라 생각하지만 이 부회장에 비하면 1000분의1도 안 된다.” 삼성을 이끄는 두 최고경영자(CEO) 모두 극심한 위기의식을 먼저 부각한 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총수이고 전문경영인은 한계가 뚜렷하다고 강조한 겁니다. 전날 김 사장은 “전문경영인은 큰 변화를 만들 수 없고 빅트렌드를 못 본다. 큰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고까지 얘기했죠. 총수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질 때마다 자신의 역할을 축소하고 총수만이 불확실한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CEO들의 말은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자기부정이자 경영 시스템이 선진적이지 못함을 자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삼성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무색해집니다. “불확실성이 크다면 CEO가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비전을 이야기하고 총수가 없어도 경영에 문제가 없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줘야 하는데 총수를 구하기 위해 경영진이 스스로 능력이 없다고 말하는 형국”(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이라는 비판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불기소 결정을 해준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어려운 시절을 이겨낼 수 있도록 잘 ‘부탁’드린다”는 김 사장의 발언과 시점이 적절한지도 돌아볼 일입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월드피플+] 손녀와 일상 8년 기록…133만 자의 책으로 써낸 할아버지

    [월드피플+] 손녀와 일상 8년 기록…133만 자의 책으로 써낸 할아버지

    손녀 손자의 일상을 8년간 기록한 할아버지의 일기가 출간됐다. 올해 73세의 핑안 할아버지가 기록한 일기에는 지난 8년 동안의 한 집에서 생활했던 손녀와의 사소한 일상이 주로 담겼다. 중국 대형 포털기업 시나닷컴은 핑 할아버지가 지난 8년 동안 자녀들의 일상을 적은 총 133만 자의 일기를 16일 소개했다. 평일에는 맞벌이 하는 아들 부부를 대신해 올해 중학교 2학년의 손녀 항항 양과 유치원생 슈슈 군을 맡아 키운 핑안 할아버지가 기록한 일기 양은 무려 A4용지 총 666장에 달한다. 창난 출신의 핑 씨 할아버지는 지난 2000년 정년 퇴직 이후 아들 부부가 거주하는 원저우시로 이주했다. 원저우시로 이주한 할아버지의 이후 아들 부부와 함께 거주해왔다. 그러던 중 할아버지의 첫 손녀인 항항 양이 출생,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그의 일기도 시작됐다. 할아버지의 일기는 주로 아이들이 잠든 시간을 활용해 기록됐다. 일기의 일부는 손자와 손녀가 태권도, 피아노 학원에서 강습을 받는 시간 동안 강의실 밖에서 아이들을 기다릴 때 쓰여졌다. 이런 시간대의 일기는 주로 할아버지가 평소 휴대하는 작은 공책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적은 간단한 일상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하루 일과 중 아이들의 일상생활을 한 두 문장으로 요약해 적은 기록들이었다. 그리고 핑 할아버지는 최근 이 같은 아이들에 대한 내용을 담은 일기를 ‘샤오슈에지스’(小学纪事)라는 이름의 책 한 권으로 묶어냈다. 지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약 8년 동안 할아버지가 직접 보고 느낀 손자 손녀의 성장 일기다. 이 책은 핑 할아버지가 직접 인쇄소를 찾아가 묶어낸 기록으로, 1인 출간 형식이라는 점에서 시중 서점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세상에서 단 한 권뿐인 책이다. 그는 이 책을 내년이면 중학교 3학년에 진학하는 손녀에게 선물하기 위해 인쇄한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을 통해 사연이 공개되면서 이목이 집중된 핑 할아버지는 “아이들의 이름이 실명으로 공개되어서 조금 걱정된다”면서 “어릴 때는 잘 모를 수 있지만 지나고 보면 어린 시절의 하루 하루가 모두 소중한 추억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 일기를 쓰기 시작한 계기는 지금은 중학생이 된 첫 손녀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면서 부터였다”면서 “당시 우리 집은 시내의 가장 동쪽에 위치해 있었는데 손녀가 다니는 유치원은 시내의 가장 서쪽 동네에 있었다.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데려다주고 마중 나가는 시간 동안 손녀가 하는 이야기들을 기록해두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핑 할아버지가 기록한 일기 내용에는 손녀 항항이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한 내용과 선생님에게 배운 종이 접기 방법 등의 사소한 일화가 담겨 있다. 핑 할아버지는 “손녀가 매일 조금씩 성장하면서 집으로 함께 돌아가는 길에 나누는 이야기의 화제가 조금씩 변했다”면서 “최근에는 정치, 사회 현상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하는데 이런 변화의 기록들이 소중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한편, 핑 할아버지는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하는 손자를 위한 ‘유치원 일기’라는 제목의 책을 추가 출간할 계획이다. 이번에도 1인 출간 형식으로 손자 슈슈 군의 지난 2년 동안의 유치원 일상을 담은 단 한 권의 책만 인쇄할 예정이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 지역관광 활성화 시동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 지역관광 활성화 시동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가 지역관광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는 코로나로 변화된 관광 패러다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위축된 지역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새로 개발한 세종충북 관광슬로건을 기반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에 개발한 슬로건은 ‘가까운 여행! 건강한 여행! 즐기는 여행! 세종·충북’이다. 관광공사는 세종충북의 강점인 접근성과 청정자연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 슬로건을 통합 브랜드화해, 관내 각 시군이 보유한 다양한 관광자원을 효율적으로 재조명하고, 개별 관광자원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돼 국민들의 다양한 여행 욕구에 부응하는 광역관광 코스로 확대되도록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세종충북지사는 이를 위해 33개 주요관광지에 대한 GPS 연동 방문인증 기반의 모바일 스탬프 투어(23일~11월 말), 유명 온라인서점을 통한 강소형 잠재관광지 홍보키트 제공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윤승환 세종충북지사장은 “청정 자연환경과 액티비티 등 다양한 체험관광자원을 보유한 세종충북의 최대 강점은 수도권에서의 접근성”이라며 “안전하고 편안하면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세종충북이 코로나 시대에 많은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타 권역에 비해 지역관광을 알릴 대표 이미지가 취약한 것로 평가받던 세종충북은 처음 시도하는 관광슬로건을 통해 이미지 개선과 관광활성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정진석 추기경 이름 딴 특별서가 모교에 조성

    정진석 추기경 이름 딴 특별서가 모교에 조성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정진석 추기경의 이름이 들어간 특별 서가가 모교인 서울 중앙고에 조성됐다. 14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중앙고는 최근 도서관에 정진석 추기경 특별 서가를 마련, 정 추기경의 역서와 저서 58권을 포함해 교회 관련 서적 등 총 99권을 전시했다. 서가 조성은 김종필 중앙고 교장과 중앙교우회 전 사무총장인 이정면 사람·터 건축사사무소 대표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가 맨 위엔 빨간 수단 차림의 정 추기경 사진이 걸렸고 그 아래에 정 추기경의 표어와 문장, 약력이 소개돼 있다. 도서관 입구에는 ‘나를 키운 건 중앙고등학교 도서관이었다’라는 정 추기경의 말을 새겼다. 김 교장은 “정 추기경이 2008년 중앙고 설립 100주년 때 미사를 봉헌하고 도서관을 이용하는 후배들을 위해 일정 금액을 기탁했다”며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정 추기경은 최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집무실에서 열린 저서 기증식에서 “학창 시절 중앙고 도서관에서 매일 책을 한 권씩 읽었다”며 “학교에 서가가 조성돼 영광”이라고 했다. 정 추기경은 1944년 중앙학교에 입학해 1950년 41회로 졸업했다. 신학교 문예부 시절 동료 사제와 매년 책을 한 권씩 내기로 약속한 정 추기경은 그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며 매년 저작을 이어 오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北 대남선전매체, 이인영·임종석 새 외교안보라인에 기대감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14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보 등 남측의 새 외교라인에 대한 기대감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매체는 이날 남측 인터넷매체인 자주시보의 논평란에 실린 글을 축약해 게재하면서 “이번 인사에서 이인영, 임종석 두 사람에게 거는 기대도 많다”는 문장을 인용했다. 우리민족끼리는 통일부의 카운터파트 격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선전매체다. 이어 “두 사람이 한미워킹그룹에 비판적인 말을 해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며 “한미워킹그룹, 사드, 한미연합훈련 싹 다 없애라고 해야 한다” 등의 표현도 전했다. 지난달 대남 긴장을 높였던 북한이 대남 비난 기사 게재를 중단한 지 3주째에 남한 기사를 인용하는 방식으로 교체된 외교안보라인을 언급한 것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메밀밭’ 지나 만난 모던보이… 평창에 깃든 이효석 문학혼

    ‘메밀밭’ 지나 만난 모던보이… 평창에 깃든 이효석 문학혼

    “돌밭에 벗어도 좋을 것을, 달이 너무도 밝은 까닭에 옷을 벗으러 물방앗간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이상한 일도 많지. 거기서 난데없는 성 서방네 처녀와 마주쳤단 말이네. 봉평서야 제일가는 일색이었지.”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한여름 밤의 객줏집 토방 더위를 견디다 못해 등목을 하러 나간 개울가에서 하필이면 달이 너무도 밝은 까닭에 물레방앗간으로 들어가고야 만 허생원이란 사내가 있다. 지금에야 허생원이라는 호칭이 어울리지만 20여년 전에는 어디 그랬을까. 여름도 여름이거니와 혈기 왕성한 젊음 자체가 더위를 한층 더 못 견디게 했을 밤이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 대체 달이 얼마나 밝으면 한밤중에 개울가에서 옷도 못 벗을 정도였을까. 아니면 그곳에 있는 어떤 여인의 기척을 듣고 끌리듯 들어가게 된 사내의 겸연쩍고 뒤늦은 핑계였을까. 달보다 더 환한 그이가 하필이면 ‘봉평서 제일가는 일색’이고 우는 낯빛이니 그야말로 선뜻 달래 주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어쩌면 뻔한 운명. 그런 밤에는 그 여인이 아닌 누구라도 우는 모습을 달래 줬을 터이지만, 하필 그 여인이라는 이 얄궂은 소설적 장치라니. 소설은 그 둘을 밤새 물레방앗간에 머물게 한 뒤에 다음날 아침이 채 밝기도 전에 허생원을 도피시킨다. 둘만의 꽃잠을 뒤로하고 줄행랑친 사내 대신 홀로 남겨진 여인은 달도 차지 못한 아이를 낳고 친정에서마저 내쳐진다. 핏덩이 아이와 함께 도망 나온 미혼모의 삶이야말로 우리가 흔히 짐작할 수 있는 고난 그 자체였을 터. 지금이라면 온갖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배드 파더스 같은 사이트에 올려라도 두겠지만, 때는 바야흐로 1920년. 장돌뱅이는 장돌뱅이대로, 객줏집 주모가 된 애 딸린 여인은 여인대로의 신산한 삶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애석한 소설의 흐름이 있다. 그리고 그 문장들을 내내 달빛과 그것을 되비춘 메밀꽃밭이 있다.●여름이면 생각나는 ‘메밀꽃 필 무렵’ 달 아래서 소금을 흩뿌려 놓은 듯 빛나는 메밀밭을 뒷배로 둔 물레방앗간 서사가 올여름에도 돌아왔다. 아니 메밀꽃이 피는 시기여야 하니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노을을 등에 지고 걸어오는 장터의 당나귀들처럼 슬며시 오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다 달빛이 너무 이지러져서 메밀밭이 소금을 흩뿌려 놓은 듯이 밝았던 까닭이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사 모든 일들은 다 햇빛 아래서, 달빛 밑에서 이루어지는 것들 아니겠는가. 개울가와 메밀밭이 오밤 중에도 대낮처럼 밝았던 까닭이라는 미문을 등에 지고 허생원과 동이가 왼손을 휘두르며 아직도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강원도 평창 아니 봉평의 풍경이다. 순전히 소설가 이효석이 그려 놓은 메밀꽃밭을 찾으러 객줏집과 개울가 그리고 물레방앗간을 보러 다녀왔다. 호는 가산, 평창 봉평면에서 출생한 이효석은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를 거쳐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숭실전문학교, 대동공업전문학교 교수로 재임했다. 1928년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구인회에 합류하기도 했다. 미문을 활용한 심미주의적 문학관과 프롤레탈리아적 세계관으로 고향 마을 농민들의 신산한 삶을 여실히 그려 낸 작품들로 유명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메밀꽃 필 무렵’과 ‘수탉’, ‘돈’을 포함해 ‘해바라기’, ‘황제’, ‘화분’, ‘벽공무한’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평창·평양·서울 오가며 인간 배경에 천착 이효석의 삶은 고향인 평창과 서울 그리고 평양으로 이어지는데 그는 서울 살이의 피폐함과 도시민의 향수 그리고 고향을 주요 배경으로 한 향토적인 내용의 소설을 주로 쓰며 인간의 삶과 배경에 관해 천착했다. 그리하여 그의 작품세계는 시가지와 농촌, 향수와 도시의 삶에 대한 동경이 교차해 나타난다. 어느 한 가지에 집중된 시선보다는 사회의 여러 모습에 고루 눈을 돌렸으며, 고향 마을의 가난하고 피폐한 삶일지언정 그들의 삶을 바라보는 데 어떤 잣대를 들이대지도 않았다. 미학적인 문장과 인간에 대한 애정을 보다 깊이 있게 드러내고자 했다. ‘동반자 작가’ 운동에도 참여하면서 유진오, 채만식, 유치진 등과 함께 한국에서도 계급주의 문학 운동이 왕성하게 일어나게 기여했다. 그의 소설이 핍진한 삶과 인간 군상들이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져 보다 매혹적인 문장으로 그려지는 이유인 셈이다. 봉평과 경성을 오가며 보낸 유년기와 경성과 평양을 오가며 직접 경험한 삶의 여러 모습들이 대상에 대한 감각적이고도 섬세한 묘사 능력이 뛰어난 소설을 쓰게 하는 데 큰 지향점이 돼 주었던 듯싶다. 1942년 5월 25일 병으로 세상을 뜨기 전까지도 그는 소설을 썼고, 사람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했다. 그가 인간에 대한 애정과 삶에 대한 진정성을 놓지 않은 작가로 추앙되는 이유다. 그에 대해 이리 자세히 쓰는 이유는 ‘나는 과연 작가 이효석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 때문이었다. 작가가 되기 전에는 국어 교과서의 지문과 언어영역 문제집에서 문제를 풀었고, 한컴타자교사의 ‘메밀꽃 필 무렵’을 타자 연습 삼아서 필타했다. 또 효석 백일장에서는 땡볕에 앉아 시제를 기다리던 습작 시절의 일도 뇌리를 스쳤다. 살면서 이래저래 너무 많이 들은 작가의 이름과 작품명,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는 ‘메밀밭’의 서사 덕분에 오히려 소설가 이효석을 더 모르고 지내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였다. 소설을 쓰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이 돼서도 그 사정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이효석 문학상 수상 작품집’의 작품들을 찾아 읽거나 ‘효석 백일장’에서 학생들이 몇 명 정도 입상을 했는지 묻는 사람이 돼 있기도 한 실정이었다. 그래서 더 가보고 싶었다. 아니 가봐야 했다. 내가 아는 소설가 이효석은 원두 커피를 아주 사랑해서 서울과 평양, 평창을 오가며 원두를 구했다는 커피 애호가이자 축음기로 LP를 듣는 것이 취미고 프랑스 여배우를 좋아하기도 한, 스키가 취미인 멋쟁이였다. 이효석 선생의 커피 이야기는 내 단편소설 ‘커피 다비드’(‘유빙의 숲‘, 문학동네)에도 실려 있다. 직접 로스팅을 하고 커피를 내려 마시는 내가 이효석 선생을 만난다면 가장 먼저 건네고 싶은 원두는 케냐AA 피베리다. 홀빈(Hole Bean)인 까닭에 숙성도 오래 걸리지만 커피의 진주 혹은 에센스라고 불릴 정도로 맛과 향미가 뛰어난 원두이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봉평 메밀꽃 주변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질문을 하고 싶다. “그 여인을 꼭 그렇게 불행하게 만들어야 했나요.” “그런데 나중에 허생원이랑 다시 잘 되나요?”●마을 어귀서부터 느껴지는 ‘이효석 마을’ 봉평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곳이 이효석의 고장, 메밀꽃 군락이구나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봉평 장터와 효석문화마을 어귀에서부터 달려드는 여러 가지 글자들은 모두 이효석과 ‘메밀꽃 필 무렵’을 가리켰다. 동이네, 물레방앗간, 메밀꽃, 충주집, 허생원, 효석로, 효석공원 등등의 상호명들이 즐비해 있던 탓이었다. 그야말로 ‘이효석을 위한, 이효석에 의한’ 마을이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는 괴테 생가와 괴테 로가, 체코의 프라하에는 카프카 생가와 그 마을이 있다. 셰익스피어와 몽고메리, 헤르만 헤세, 카뮈 등 세계적인 문호들이 나고 자란 곳에는 어김없이 그들을 기리는 거리와 생가, 도서관을 비롯해 그의 문학을 경외하고 기념하려는 것들로 넘쳐난다. 나 역시도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꼭 빼놓지 않고 찾아보았던 여행지들 중에 하나가 작가들의 생가와 그들이 특히 자주 드나들었다던 카페(그곳에서 마시던 음료)와 거리였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러한 장소를 꼽는다면 단연 평창의 이효석 문화마을이 아닐까. 문인들의 거리를 따라 대한민국 작가 로드맵을 만들어 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코로나19로 생활과 마음이 위축돼 있어 ‘코로나 블루’라고 불리는 시대다. 선뜻 어디를 나서기도, 습관처럼 방학 때마다 미리 사둔 비행기 티켓을 꺼내 볼 수도 없는 날들이 돼 버렸다. 그때 책장에 있는 이효석의 책 한 권을 뽑아 들고 문득 평창으로 ‘홀로라도’ 훌쩍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격리를 해야 하는 때에는 책으로 여행을, 그리고 잠시 바람을 쐬어야 할 적에는 그 책을 배경으로 한 마을에서 작가와 작품을 보다 현실감 있게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를 추천해 본다. 선뜻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에 문득 어디라도 가고 싶을 적에는 봉평으로 그리고 이효석의 문장 속으로 물레방아가 물을 휘감아 돌듯이 그렇게. 그러다 보면 길 위에서 허생원을 만날 수도, 왼손잡이 동이를 만날 수도 있겠다. 그들과 같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면 넌지시 고향을 물어볼 수도 있는 일 아니겠는가. 혹시 어떤 인연을 만나게 될 수도 있잖은가. 어떤 사랑은 그렇게 시작될지도 모른다. 그 옛날의 허생원과 성처녀의 그 마음처럼 말이다. 활짝 핀 메밀꽃밭을 배경으로, 달빛 아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한없이 휘도는 물레방앗간에서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겠다. 올여름과 가을에는 각자의 메밀꽃밭과 물레방앗간으로 떠나보시길. 소설가 이은선
  • “우리 영혼에 중요한 일들 되찾아야” 격리 중에도 놓지 못한 ‘예술의 가치’

    “우리 영혼에 중요한 일들 되찾아야” 격리 중에도 놓지 못한 ‘예술의 가치’

    이탈리아서 지난달 돌아와 자가격리 중18·19일 예정된 공연 온라인으로 설명코로나 이후 관객들과 첫 대면 기대감“음악은 비즈니스가 아니죠, 영혼의 양식입니다. 우리 삶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에요.” 자가격리 기간 2주, 방역당국과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들과의 수백통의 전화. 경기필하모닉 상임지휘자인 마시모 자네티 예술감독에게 이런 불편함은 힘들지만 견딜 수 있고 참아야만 하는 것이었다. “우리 삶에서 예술의 가치가 잊혀질까 봐 두렵다”는 그가 코로나19 이후 관객들과 처음 마주해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위해서다. 코로나19로 상반기 계획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지난 2월 말 이탈리아로 돌아갔던 자네티 감독은 지난달 30일 다시 한국에 돌아와 경기 수원의 한 레지던스에서 머물고 있다. 그는 9일 이곳에서 유튜브를 통해 오는 18일과 19일 경기아트센터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각각 열리는 ‘경기필 앤솔러지 시리즈Ⅳ-모차르트&베토벤’ 공연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그는 공연의 의미를 소개하고 싶은 맘에 자가격리가 해제되는 14일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기획팀에 랜선 인터뷰를 부탁했다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프로그램 변경부터 속내까지, 끊임없이 말을 이어갔다. 경기필의 첫 대면공연 프로그램은 70명의 합창단이 출연하는 말러 교향곡 3번 대신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소규모 편성곡으로 바뀌었다. 팀파니와 트럼펫, 클라리넷 등을 뺀 비교적 작은 규모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7번과 베토벤의 현악 4중주 16번을 연주한다. 그 사이 슈트라우스의 13대의 관악기를 위한 세레나데가 지나간다. 자네티 감독은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작품은 두 작곡가 인생의 마지막을 장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셰익스피어가 ‘인생은 대비’라고 이야기했듯 두 작품과 슈트라우스가 17세에 작곡한 세레나데를 통해 삶과 죽음의 대비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베토벤의 현악 4중주 16번 4악장 노트에는 ‘괴로워하다 힘들게 내린 결심’, 그래야만 할까?’, ‘그래야만 한다’는 메모가 적혔다. 자네티 감독은 “제게 이 문장이 ‘음악이어야 하는가? 그렇다, 음악이어야 한다. 삶이어야 한다’는 의미로 다가온다”면서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 영혼에 너무나 중요한 일들을 다시 찾아야 하고 그것은 음악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활자문화 쇠퇴·기독교 근본주의 부활… 트럼프가 지지받는 이유

    활자문화 쇠퇴·기독교 근본주의 부활… 트럼프가 지지받는 이유

    미국서 200년 이상 지속된 ‘반지성주의’ 고리 끊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걸핏하면 지구촌 최강 리더답지 않은 언행으로 구설에 오른다. `미국 최악의 대통령´이란 악평도 자주 받는다. 그런데도 많은 미국인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는 뭘까. 워싱턴포스트 기자였던 수전 제이코비는 그 모순을 200년 이상 지속돼 온 반지성주의에서 찾아, 이제 고리를 끊자고 역설한다. 책 초판은 2008년 버락 오바마가 조지 부시의 공화당 장기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선거운동을 벌이던 무렵에 나왔다. 트럼프의 당선을 앞두고 개정판을 준비하며 저자는 별로 추가할 게 없었다고 한다. 미국에서 반지성주의는 그만큼 같은 모습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저자가 짚은 반지성주의 지속의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지성주의와 세속의 고등교육이 `신앙의 적´이라는 믿음이고, 또 다른 하나는 활자문화에서 영상문화로의 급격한 이행이다. 저자는 1960년대 이후 부활한 종교적 근본주의에 심각한 우려를 드러낸다. 미국의 한 연구조사를 보면 `국민 뜻과 성경 중 어느 것이 미국의 법에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복음주의 기독교인의 60%가 성경이라 답했다. 세속적 지식을 거부하는 근본주의가 합리적 기독교를 가로막으면서 미국 반지성주의가 심화됐다는 주장이다. 활자문화의 쇠퇴도 눈길을 끈다. 정보를 주체적으로 받아들이고 판단하는 능력의 쇠퇴는 대중의 무지를 강화하기 마련이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인의 3분의2 이상이 DNA가 유전을 밝히는 열쇠임을 모르고, 성인 다섯 명 중 한 명은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고 믿는다. 지구온난화를 거짓말이라 일축한 트럼프 대통령을 유권자들이 심판하지 않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넘쳐나는 가짜뉴스, 근본주의 개신교의 정치세력화와 소수자들을 향한 혐오 조장. 책의 많은 부분이 요즘 우리 사회와 겹친다. 맨 마지막 문장이 인상적이다. “지도자의 자리를, 기술을 탈진실 문화를 조장하는 데 이용하는 사람에게 넘겨 준 경험에서 우리가 어떤 참된, 진정한 것을 배울 것인가.”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상처…자세히 목격하면 그래도 괜찮다”

    “상처…자세히 목격하면 그래도 괜찮다”

    십대 소년의 언어·심리장애 극복기말더듬증을 삶 중심에 둔 자전적 글 예전엔 상처에 사로잡혀 겁냈지만더 깊이 보면 괜찮단 생각까지 닿아인간을 보여줄 수 있어 소설 좋아해나이 마흔을 코앞에 둔 정용준의 소설에서 말더듬증은 오랜 소재였다. 제2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던 단편 ‘떠떠떠, 떠’가 열한 살 때부터 실어증을 앓았던 놀이공원의 사자 모델 얘기인 것처럼. 더불어 그의 삶 속 오랜 숙제이기도 했다. 최근 출간한 장편소설 ‘내가 말하고 있잖아’(민음사)에서 작가는 처음으로 말더듬증을 마주 대했다. “전에는 말을 더듬는 현상을 인물이 갖고 있는 요소 중 하나로 생각했다면, 정면으로 그 인물의 삶을 중심에 놓고 썼어요.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은 방식으로, 겪었던 일을 겪었던 방식으로 썼죠.” 지난 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작가가 말했다. ‘내가 말하고 있잖아’는 열네 살 소년 ‘나’가 언어 교정원에 다니며 언어적, 심리적 장애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담은 자전적 소설이다. 등단 이후 10여년 동안 황순원문학상, 문지문학상 등 굴지의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오랫동안 글을 매만졌다. 이른바 밀레니엄 버그가 발생해 엘리베이터가 멈추거나, 인터넷이 멈춰 전산이 마비될 줄 알았던 1999년 ‘세기말’을 배경으로 했다. 그때의 감각을 작가는 ‘시시하다’고 기억한다. “나쁜 쪽으로든 좋은 쪽으로든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았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게 허무했어요. 바뀐 게 하나도 없는 게 제일 힘들지 않나요. 더 나빠지기라도 하면 변화의 희망이라도 갖는데 말이죠.” 소설에서는 말 더듬는 소년을 향한 세상의 자극에 무반응으로 대처하며 시시한 인생을 견디는 나와, 견딜 수 없이 시시한 시절이 중첩되며 펼쳐진다. ‘내가 말하고 있잖아’는 그의 자평처럼 보기 드물게 해피엔딩에다 따뜻한 소설이다. 적어도 이 소설에서만큼은 ‘한국 소설의 어두운 계보’(김형중 문학평론가)라던 소리가 무색해 보인다. 폭력을 휘두르던 엄마의 남자친구에게 일격을 가해 경찰서에 온 ‘나’를 구하러 언어 교정원 식구들이 대규모로 나선 풍경이 그렇다. “예전에는 상처의 감각에 몰두했다면, 이제는 똑같은 이야기를 더 깊숙하게 쓰려고 한다”는 작가는 “전에는 제가 그 감각에 사로잡혀서, 스스로 겁이 나서 못 들어갔는데 지금은 마음의 여유가 좀 생겼다”고 했다. 더 나아가 ‘자세히 목격하면 그래도 괜찮다’는 생각까지 얻었다. 나를 변호하는 교정원 식구들 중 원장과 ‘도스토예프스키’라고 불렸던 소설가의 언설은 문학의 본령을 상기시키는 데가 있다. 나는 일기장 속 ‘죽이고 싶다’ 등의 문장들 때문에 남자를 살해할 의도가 있던 것으로 오해받는다. 원장은 이에 대해 “교정원에서 언어를 고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라며 “그건 일기장이 아니라 마음을 언어로 옮기는 연습장 같은 것”(138쪽)이라고 말한다. 작가에게도 소설과 문학이 같은 맥락이다. “제 소설이 가장 절 많이 받아줘요. 쓰고 나면, 그 부분이 저에게 사라졌거나 고쳐진 건 아닌데 어째선지 소설에 맡기고 나면 괜찮아져 있고요.” 소설 속 일기의 도움처럼 문학의 힘이 컸다는 부연이다. 그는 인간을 보여 주기에 소설을 좋아한다고 했다. “유일하게 자기가 가진 태생적 기질을 미워하는 동물이 인간인데, 그게 누구 탓인지 왜 탓할 사람이 없으면 자기 탓을 하는지 등을 알려주죠. 이런 것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소설을 통한 극단적인 사고 실험으로 선과 악의 딜레마를 만들어 보는 것이고요.” ‘기형도’가 어디 섬 이름인 줄만 알았다던 러시아어과 학생은 별안간 만난 소설 덕에 잘 살고 있고, 앞으로도 잘 살 것처럼 보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한국 통해 北 관리 나선 美… 인도적 지원·개별관광 협의 가능성

    한국 통해 北 관리 나선 美… 인도적 지원·개별관광 협의 가능성

    남북 교류 복원 지렛대로 군사 도발 억제제재 무력화할 협력사업은 제동 걸 수도 비건, 北 대화 거부 입장 비판하며 견제구최 부상에 “낡은 사고 사로잡혀” 직격탄 비건, 국정원 찾아… 박지원과 만났을 듯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8일 남북 협력을 강력 지지한다고 발언한 것은 비핵화 협상의 극적 진전보다는 한반도 상황 관리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북한이 대화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기에 남북 교류 복원을 통해 군사 도발을 억제하는 데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교류·협력 사업에 대해 미국이 융통성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한미가 워킹그룹 회의에서 논의했던 인도적 지원 확대와 철도·도로 연결, 대북 개별관광 등을 구체적으로 협의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비건 부장관과 협의한 후 “한미 간 빈틈없는 공조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미뤄 제재의 빗장을 무력화할 정도의 협력 사업은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을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남북이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수준에서 남북 합의를 이행하는 것은 양해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부장관은 대화를 촉구하면서도 북측의 대화 거부 입장을 비판하며 견제구를 날렸다. 이 본부장은 “비건 부장관은 협상에서 균형 잡힌 합의를 이루기 위해 유연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협상 재개 조건으로 암시한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 ‘새로운 (협상) 판 짜기’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아울러 비건 부장관은 최 부상이 담화에서 북미 대화 거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나는 최 부상으로부터 지시를 받지 않으며 그렇다고 존 볼턴 대사(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로부터 지시를 받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주한 미국대사관이 사후 배포한 비건 부장관 발언 관련 보도자료에는 최 부상과 볼턴 전 보좌관에 대해 “낡은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다”며 “무엇이 가능한지 창의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부정적인 것과 불가능한 것에만 집중한다”는 문장이 있다. 현장에서 비판 수위는 조절했지만 북한이 가장 혐오한다는 볼턴 전 보좌관과 최 부상을 동일 선상에 놓으며 대화를 거부하는 최 부상에게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 의사를 내비치면서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비건 부장관의 메시지에 무게가 실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북한은 재선용 이벤트로서 정상회담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기에 여전히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비건 부장관이 유연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한 것은 북한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정도의 의미”라며 “북이 요구하는 수준의 유연성은 아니기에 대화 재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건 부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을 찾아 최용환 제1차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와 만났을 가능성도 나온다. 9일에는 서훈 신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회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새 외교안보라인의 대북 정책을 청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엔니오 모리코네는 죽었습니다” 영화음악의 전설이 직접 쓴 부고

    “엔니오 모리코네는 죽었습니다” 영화음악의 전설이 직접 쓴 부고

    “엔니오 모리코네는 죽었습니다. 항상 내 곁에 있는, 혹은 멀리 떨어져 있는 모든 친구에게 이를 알립니다.” 지난 6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91세로 타계한 영화음악의 전설 엔니오 모리코네가 눈을 감기 전 직접 쓴 ‘부고’가 7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유족 변호인이 언론에 공개한 글은 짧지만 강렬한 문장으로 시작해, 삶을 함께한 가족·지인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작별 인사를 담았다. 고인은 “이런 방식으로 작별 인사를 대신하고 비공개 장례를 치르려는 단 하나의 이유는, 방해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썼다. 특히 아내 마리아에게는 “당신에게 매일매일 느낀 새로운 사랑이 우리를 하나로 묶었다”며 “이제 이를 단념할 수밖에 없어 정말 미안하다. 당신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작별을 고한다”고 전했다. ‘시네마 천국’, ‘미션’, ‘황야의 무법자’ 등 500편이 넘는 영화음악을 남기고 떠난 그의 장례식은 6일 가족·친지만 참석해 비공개로 치러졌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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