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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 남은 기초단체장 공약 절반도 못 지켜

    내년 6월까지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민선 5기 기초자치단체장들의 공약 이행률이 43.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약 이행률이 비교적 저조한 이유는 공약 남발과 재정 압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서울신문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공동으로 실시한 ‘기초단체장 공약 이행 및 정보 공개 평가’ 결과에 따르면 전국 227개(공석, 재·보궐 선거 지역 등 20곳 제외) 기초단체장들이 선거 때 약속한 1만 1035개 공약 중 이행 완료된 공약은 지난 15일 현재 43.1%인 4763개다. 권역별로는 대전 지역 기초단체장들의 평균 공약 이행률이 70.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서울 55.2%, 경기 55.1% 등으로 나타났다. 충남(30.3%), 전북(32.8%), 경북(33.2%) 등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이광재 매니페스토본부 사무총장은 “표심을 잡기 위해 지키지 못할 공약을 남발한 게 1차적인 원인이며 경기 침체에 따른 지방 세수 감소 같은 재정 압박도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또 ▲공약 이행 ▲공약 완료 ▲주민 소통 ▲웹 소통 ▲공약 일치도 등 5개 항목에 대한 종합평가에서 5단계 평가등급 중 최고등급(SA등급)을 받은 기초단체는 경기 성남·안산시, 충북 옥천군, 서울 종로·강북구 등 25곳(11.0%)이다. 공약 이행과 정보 공개가 비교적 잘된 A등급은 경기 부천시와 경기 양평군, 서울 성동·도봉구 등 20곳(8.8%)이다. 평가에서 상위권으로 분류된 지자체가 전체의 19.8%에 불과한 셈이다. 반면 가장 낮은 등급인 D등급으로 평가된 기초단체는 경기 시흥시와 강원 화천군 등 6곳(2.6%)이었다. 공약 이행과 정보 공개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C등급도 강원 춘천시와 대구 달성군 등 21곳(9.3%)으로 집계됐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길섶에서] 조의(弔意) 문자/정기홍 논설위원

    옛날 시묘(侍墓)살이란 게 있었다. 부모의 거상 중에 묘 근처에 움막을 짓고 3년간 사는 일을 말한다. 조선 말 흥선대원군은 관리들이 시묘살이를 핑계로 국사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봉록만 챙기는 폐해를 막기 위해 이를 없앤 적도 있었다. 우리 조상들은 부모의 죽음을 천붕(天崩)으로 여겨 이 같은 예를 갖추며 슬픔을 이겨 냈다. 부모상을 당한 지인이 며칠 전 조의(弔意)에 대한 감사함을 담은 편지를 보내왔다. ‘근계시하(謹啓時下) 입춘지절(立春之節)에’로 시작되는 내용은 한참을 봐서야 그 뜻을 헤아릴 수 있었다. ‘대소사 땐 꼭 연락을 주라’는 문구도 빠뜨리지 않고 적었다. 예나 지금이나 경조사는 십시일반, 품앗이로 그 어려움을 이겨 내는 것이지 싶다. 하지만 요즘엔 아쉽게도 격식을 갖춘 경조사 글을 보기가 쉽지 않다. 주로 문자 메시지로 알린다. 졸지에 당한 상(喪)이라면 예를 다 갖추기가 어려울 게다. 그 때문인지 경조사 문구를 대행하는 업체도 많아졌단다. 관혼상제의 미덕을 가벼이 여기고 경박스레 사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투데이 인사이드] 단속해도 그때뿐… ‘꽃배달 콜뛰기’ 성업 중

    [투데이 인사이드] 단속해도 그때뿐… ‘꽃배달 콜뛰기’ 성업 중

    “단속요? 맨날 하는 건데요, 뭐. 우리 없어지면 무전기 업체들은 다 문 닫아야 할걸요?” 지난 20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미용실 앞. ‘콜뛰기’(불법 자가용 택시) 운전기사 박모(27)씨의 무전기가 쉼 없이 울려댔다. 박씨가 모는 벤츠 E클래스 차량의 운전대 옆에는 무전기와 스마트폰 여러 대가 달려 있었다. 승객을 가장한 기자가 강남의 한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남성에게 “콜을 불러 달라”고 부탁하자 10분 만에 도착한 차였다. 콜뛰기를 불러준 남성은 “단속이 심하지만 ○○○ 소개라고 하면 바로 올 것”이라고 했다. 논현동에서 강남역 근처로 이동하는 짧은 시간에도 박씨의 스마트폰은 끊임없이 울렸다. “응, ○○아.” “오빠, 나 여기 ○○○ 앞.” 수화기 너머로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것으로 짐작되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박씨는 무전기를 들더니 어딘가에 “남는 차 있느냐”고 묻는다. 배차받은 차량 번호를 듣고 박씨가 다시 전화를 걸었다. “○○아, 검정색 ○○○○ 타.” 박씨는 무전기와 개인 휴대전화, 영업용 휴대전화를 쉴 새 없이 바꿔 가며 전화를 걸고 받았다. 역삼동과 선릉역, 강남역 일대의 유흥업소 위치를 줄줄 꿰고 있었다. 경찰이 되려고 했다는 박씨는 “먹고살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고 심드렁하게 말한 뒤 위태롭게 가속 페달을 밟았다. 경찰의 강력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콜뛰기 차량의 불빛은 여전히 강남 유흥가를 중심으로 불야성을 이룬다. 초저녁 논현동 원룸촌 일대의 미용실과 네일숍을 출발한 콜뛰기 차량은 밤새 룸살롱과 모텔 사이를 누비다 새벽이면 다시 논현동으로 돌아왔다. 일대 유흥업계 종사자들은 “밤 문화가 있는 한 ‘꽃배달’(유흥업소 여성을 실어 나른다는 뜻의 은어)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날 오후에도 원룸과 미용실이 많아 콜뛰기 차량이 몰리는 논현초등학교 인근에는 콜뛰기 차들이 늘어서 있었다. 왕복 2차선 도로의 한 차선에는 약 150m에 걸쳐 벤츠와 아우디, BMW 등의 고급 외제 차량이 즐비했다. 간혹 눈에 띈 모범택시들은 바쁘게 오가는 콜뛰기 차량과는 달리 빈 차임을 알리는 빨간 등만 켜져 있었다. 한 미용실 직원은 “택시와 달리 콜뛰기 차량은 술집 위치는 물론이고 여성들의 집 주소까지 알고 있다”면서 “술에 취해도 척척 데려다 주는데 번거롭게 택시를 탈 이유가 없다”고 귀띔했다. 대기 중인 차량에 다가가 “콜뛰기하러 왔느냐”고 묻자 열이면 열 “아는 사람을 태우러 왔다”고 둘러댔다. 그러나 내려진 창문 틈으로 유흥업소 위치가 표시된 지도와 여러 대의 휴대전화가 눈에 띄었다. 다른 미용실 직원은 “손님으로 온 여성이 콜뛰기 기사에게 요즘 단속이 심하니 조심하라는 말을 했다더라”면서 “기사들도 단속에 대비해 손님을 여자 친구나 아는 여동생이라고 둘러댈 수 있도록 앞자리에 앉히는 게 관행”이라고 말했다. 어렵게 취재에 응한 30대 중반의 콜뛰기 업체 대표 A씨는 “단속 때문에 특별히 힘든 것은 없다”면서 “잠시 주춤하긴 하겠지만 기껏해야 교통법 위반으로 벌금만 몇 푼 내면 되는데 콜뛰기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단속을 피하고자 명함을 돌리는 대신 지인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일을 주선한다고 했다. 하루 12~13시간을 일하면서 약 150㎞를 주행한다. 2005년부터 콜뛰기를 해 왔다는 그는 “언론과 경찰이 콜뛰기 기사를 범죄자 집단으로 몰고 가지만 오히려 매일 만나는 업소 여성들은 우리를 ‘삼촌’으로 여기며 믿는다. 손님을 내려준 뒤 집에 불이 켜질 때까지 지켜볼 만큼 서비스도 좋다”고 말했다. 또 “전에는 누워서도 월 500만~600만원은 벌 만큼 수입이 좋았지만 지금은 기름값과 보험료를 떼고 나면 월 200만원도 많이 가져가는 편”이라면서 “강남 콜뛰기는 이른바 조직의 ‘대빵’이 없어서 한 명만 잡아가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닭장차’(경찰 버스) 열 대가 와도 부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흥업계 관계자들의 말은 경찰의 인식과는 온도 차가 컸다. 단속을 담당하는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전에는 20여개 업체에 1000여명이 종사하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단속 이후에는 추산조차 하기 어려울 만큼 줄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콜뛰기 기사들은 강남 일대를 돌아다니는 순찰차를 두고 “순찰차와 콜뛰기 단속은 별 관련이 없다. 서울청에서 잠깐 단속 나올 때만 조심하면 된다”고 전했다. 일반 택시기사도 이른바 강남의 꽃배달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택시기사 김모(71)씨는 “단속 때문인지 전에 비해 30% 정도 줄어든 것 같지만 택시가 콜뛰기와 상대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신호 무시는 물론이고 중앙선 침범과 역주행도 불사하는데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엔 콜뛰기 업체와 대부 업체가 손을 잡는 경우도 있다. 다른 택시기사 이모(58)씨는 “대부 업체에서 유흥가 여성들에게 ‘좋은 조건으로 돈을 빌려줄 테니 우리가 소개하는 콜뛰기를 이용하라’고 권유한다더라”면서 “돈과 밤 문화가 있는 이상 콜뛰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공약이행, 재정자립도와 무관… ‘부자’ 강남벨트도 상위권 못들어

    공약이행, 재정자립도와 무관… ‘부자’ 강남벨트도 상위권 못들어

    2010년 7월 취임한 민선 5기 기초자치단체장들의 지난해 말 기준 공약 이행률은 43.1%(4763개)다. 지난해 평가 때인 24.7%와 단순비교하면 18.4% 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민선 5기 임기가 절반 이상 지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약이행이 순조롭지 못한 것을 보여준다. 통상 임기 3년차에서 공약 성과가 가시화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부자 지자체’로 분류되는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소위 ‘강남벨트’는 연도별 목표달성도, 공약이행 완료율 모두 상위권에 들지 못했다. 이번 평가에서 무투표 당선지역 8곳과 지난해 재·보선 지역 8곳, 현재 공석인 4곳 등 20곳은 제외됐다. 부진한 공약 이행 실적은 공약 남발과 만성적인 지자체 재정 압박이 주 요인으로 파악됐다. 전체 1만 1035개 공약 중 789개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역 협력 미흡, 재정·외부 여건 변화 등으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었다. 선거 당시 예측이 부족했거나 시·군·구청장 권한 한계를 벗어난 공약 320개는 보류, 폐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목표 미달성, 보류·폐기 등 실제로 추진 불가능한 공약은 지역시설 유치·조성·건립 같은 공약이 대부분이었다”고 지적했다. 풀뿌리 지방자치제도가 성년을 맞았지만 아직도 지자체장들이 가시적인 사업에 욕심을 부리다 결국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보류·폐기된 공약들을 살펴보면, 구 시가지 재정비촉진(뉴타운) 사업(서울 성동구), 광역 철도망 구축(경남 김해시), 하수처리시스템 설치(경기 성남시), 국제 비즈니스 파크 조성(충남 천안시) 등 광역단체·중앙부처 차원에서 협의가 필요하거나 천문학적 재정이 소요되는 사안들이 많았다. 이 사무총장은 “전국적으로 재정자립도 차이, 재선과 초선, 시·군·구 조건 등에 따른 차이는 크게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비슷한 조건의 지자체라도 단체장의 공약 실천 의지, 이를 뒷받침하는 소속 공직자의 열의 등에 따른 차이가 더 크다는 게 평가단 의견이다”고 말했다. 민선 5기 체제 들어서 지방세수의 지속적인 감소, 매칭 펀드 방식의 국비지원, 경제위기에 따른 지방재정 어려움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됐다. 공약이행 완료도를 지역별로 보면 구 지역이 53.2%로 가장 높았다. 시 지역은 41.4%, 군 지역이 38.4%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시·군·구 간 행정권한 범위, 지역 내 인적 자원 차이 등으로 인한 격차가 갈수록 격화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각 기초단체들의 5가지 분야 점수를 바탕으로 광역단체별 평균을 낸 결과 광주, 대전, 부산 지역이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지역은 평균 83.8점으로 제주를 제외한 15개 광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전(83점), 부산(79.4점)이 뒤를 이었고 서울은 77.1점으로 4위에 올랐다. 반면 강원(52.6점) 지역은 꼴찌를 기록했다. 충남(55.6점)과 울산(56점) 지역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충남지역은 전 항목에 걸쳐 모두 최하위권에 속했다. 지역별로 연도별 공약이행목표 달성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대전(97.7%)-부산(97.6%)-충북(94.7%) 순이었다. 반면 경남(87.4%)-충남(89.1%)-강원(89.7%) 지역은 목표달성도가 낮았다. 공약이행 완료율은 대전(70.5%)-서울(55.2%)-경기(55.1%) 순으로 높았으나 충남(30.3%), 전북(32.8%), 경북(33.2%)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공약 평가 과정에서 사법배심원제 같은 주민의 자발적 참여, 투명한 결과 공개 등 소통평가 점수는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낙제점 수준인 64.2점에 불과했다. 특히 전남(53점), 강원(53.4점), 충남(56.5점) 지역은 전국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민선 5기 체제에서 주민들의 공약 평가 참여 등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만 웹소통 분야는 지난해 평가보다 17.7점 상승한 80.1점으로 대폭 올랐다. 지역주민에게 공약이행정보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불통 지자체’는 한 곳도 없었다. 모든 지자체가 공약이행 정보를 홈페이지에 상시 공개한 점은 지난해 대비 성과로 평가됐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산문집 ‘조용한 걸음으로’ 낸 원로 문학평론가 김병익

    [저자와의 차 한잔] 산문집 ‘조용한 걸음으로’ 낸 원로 문학평론가 김병익

    “그동안 내 이름으로 발표된 ‘잡문’들을 이참에 내가 챙겨두지 않으면 쓸쓸한 고아가 될까 봐 불편함을 억누르고 낸 건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도 아니고, ‘힐링북’과도 거리가 멀고.” 문학평론가이자 출판인, 저술가이면서 독서가인 김병익(75)이 최근 펴낸 산문집 ‘조용한 걸음으로’(문학과지성 펴냄)를 받아보고는 득달같이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근처 커피숍에 앉자마자 흐트러진 백발을 뒤로 넘기며 예상치 않았던 관심이 부담스럽다며 손사래부터 쳤다. “노년에 어디에 구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하며 책을 읽은 결과물인데, 노후의 노욕이 보이는 노추가 아닐까. 어쩌면 ‘망’(妄)자까지 갈지도 모를 ‘노’()자 항렬이 부끄러움으로 다가온다”며 말을 이어갔다. 지난해 펴낸 자신의 ‘전공’인 비평집 ‘이해와 공감’과 달리 스스로 ‘잡문’이라며 독자들에게 ‘양해’를 구하지만 50여년을 책과 함께해 온 출판계 원로인 저자가 소소한 이야기들로 풀어낸 글들은 일반 독자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다. 특히 칠십을 훌쩍 넘기면서 노년에 대한 단상과 노년의 책읽기, 지금의 암울함과 절망감을 자신의 자산으로 삼으라는 젊은 세대들에 대한 애정어린 충고는 가슴에 와 닿는다. 무엇이 되겠다는 것보다 ‘어떻게 살고 싶다’는 ‘삶에 대한 사유’를 강조한 대목이 더욱 그렇다.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느껴졌던 노년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는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오에 겐자부로의 ‘만년의 양식’을 거론하며 “오에는 노인의 진지함과 열정을 얘기하면서 노년을 ‘고요한 비탄’이라고 했는데 난 ‘존재의 우수’라고 표현하고 싶다. 육체의 피로감과 세상으로부터의 소외감 등이 응어리져 있는”이라면서 “개인적으로는 노년이 감각적으로 다가왔고 잘 지내고 있지만 정신적·육체적 노쇠함과 사회적 수용의 간극 문제는 사회와 개인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평생 책과 함께해 온 자신이 터득한 노후의 책읽기를 소개했다. 이른바 ‘메모 독서’라고도 하고, ‘여백에 긁적거리기’라고도 하는 ‘마지널리아’(marginalia). “쉽게 말하면 댓글달기예요. 나이가 드니까 방금 전에 읽은 것도 까먹어요. 그래서 궁리 끝에 책을 읽다가 인상적인 문장이나 글귀가 나오면 그 대목에 메모지를 붙여 놓았다가 나중에 컴퓨터에 문장과 함께 느낌과 생각을 정리해요. 완성된 문장일 필요도 없고 자유롭게 느낌을 쓸 수 있어 노후의 글읽기로 권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까지 도스토옙스키 전집(25권)과 토마스 만, 까뮈 전집(34권)을 이같은 ‘메모 독서’로 독파했다. 정리해 놓은 원고만 A4용지로 300~400장이나 된다. 컴퓨터 조작 잘못으로 써놓았던 긴 메모가 날아가버렸을 때는 아찔했다며 웃는다. 아름다운 만년의 양식으로 다시 책을 든 그에게 젊은 세대의 책읽기에 대해 물었다. “젊은이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안타까워하는 건 기성세대의 시각이다. 문화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책을 보고,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글을 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기술의 변화에 따라 지식과 정보의 습득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고, 이에 따라 세대별 사유방식과 우선순위도 자연스럽게 달라진 것”이라면서 “세대마다 알아서 사회관계와 내면적 성숙을 도모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유연성을 강조한 분석을 더했다. 김병익은 에필로그에 이 책을 ‘마지막에서 두 번째’라고 밝혀뒀다. “마지막이라고 하면 너무 절망적이다. 그러나 마지막에서 두 번째는 한 번은 더 유예로 남겨둔다는 희망을 담고 있어서 좋다”면서 “책을 또 낼지는 모르겠지만 만약에 낸다면 그 책 역시 마지막에서 두 번째라고 할 것이다. 마지막은 죽을 때 주위의 평가로 돌리자는 생각”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1부 ‘돌아보며, 바라보며’에는 문학과 삶, 세상에 대한 에세이들을, 2부 ‘도저한 정신들’에는 각별했던 문인들에 대한 추모와 회상의 글을, 3부 ‘가장자리에서 서성이다’에는 웹진에 실었던 글들을 각각 실었다. 김균미 기자 kmkim@seoul.co.kr
  • 중앙대에 장학금 2억원 기부 어준선 회장

    중앙대(총장 이용구)는 18일 경제학과 동문인 어준선(76) 안국약품 회장이 장학금 2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어 회장은 2006년 10억원을 기탁한 이후 7년 동안 총 20억원의 장학금을 냈다.
  • [‘창조산업’ 공기업이 뛴다] 한국석유공사

    [‘창조산업’ 공기업이 뛴다] 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공사가 ‘창조경영’을 실현하며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신성장 동력 확보, 지역 및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으로 제2의 도약에 나섰다. 석유공사는 지난달 4일 창립 34주년을 맞아 경기 안양 본사에서 ‘에너지 그 이상의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란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고 혁신경영을 선언했다. 석유자원 개발을 넘어 윤리경영과 사회공헌 등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글로벌 석유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석유공사는 ‘책임경영’, ‘내실경영’, ‘미래경영’이라는 새로운 경영방침 아래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을 슬기롭게 넘길 계획이다. 글로벌 전문가를 육성하고 핵심 기술력 확보로 지속성장 기반 마련에 나선다는 것이다. 내실 있는 자원개발로 국가 에너지 자주율을 높이고 해외 자회사·지사와 현지 사회복지단체와 연계,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강화한다. 또 에너지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희망에너지’ 사업을 통해 창조경제의 중요한 기반인 인적 인프라를 구축했다. 자원개발 특성화 대학 10곳에 30억원을 지원하고 석유공학과 지질학 전공 대학(원)생 50여명에게 장학금을 제공하는 등 산학협력을 통한 전문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시진핑 택시타고 서민 시찰?… 친중 홍콩언론 오보 ‘망신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수행원 한 명만 데리고 베이징 도심에서 택시를 탔다는 보도가 나왔다가 허위로 밝혀져 해당 신문사가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홍콩의 친중국계 신문인 대공보는 18일 지난 3월 1일 베이징 도심에서 시 주석을 태웠다는 한 택시기사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궈리신(郭立新)이라는 이름의 택시기사는 당일 저녁 시 주석과 다른 일행 한 명을 택시에 태웠다면서 시 주석과 민생 문제 등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대공보는 이날 한 면을 털어 이 내용을 보도했다. 또 홈페이지에 따로 코너를 만들어 시 주석의 이동 경로를 그래픽으ㅍ로 싣고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등 자사의 ‘특종’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중국인들은 이날 보도 내용에 큰 관심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격식을 따지지 않은 시 주석의 파격적인 행보에 “역시 시 주석”이라며 환호했다. 보도 이후 관영 신화통신도 자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시 주석의 택시 탑승 사실을 확인했다가 이후 홈페이지를 통해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정정했다. 대공보도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보도 내용이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대공보는 보도 경위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대공보는 홈페이지에서 관련 뉴스를 모두 삭제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대전청사 외청들 일자리 창출 앞장

    정부대전청사의 각 기관이 고유 업무와 연계한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다. 정부의 정책에 부응하면서 행정 서비스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산림청이 가장 적극적이다. 산림 분야의 성장 가능성 및 산림휴양과 치유·교육·탄소 등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 공공근로 성격의 단기 고용이 아닌 전문화되고 안정된 고급 일자리를 제공키로 했다. 미개척지 개발을 통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 산림청은 탄소 흡수 및 활용을 위한 ‘산림탄소 전문가’ 자격제도를 2014~15년 도입하고, 수목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나무의사’를 올 하반기 법 개정을 통해 국가시험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전국적으로 조성이 늘고 있는 수목원 관리·운영을 위한 ‘수목원 전문가(가드너)’도 도입된다. 산림교육 및 치유 분야 전문가로 유아숲지도사와 산림치유지도사가 올해 첫 배출된다. 산림청은 전문인력 양성과 함께 국공유 시설에서 우선 채용할 계획이다. 관세청은 중소기업의 자유무역협정(FTA) 활용을 지원하는 방안으로 ‘FTA 전문인력 양성 및 고용지원 사업’을 전개한다. 기업별로 맞춤형 지원을 통해 강소기업 500개 이상을 육성할 계획인 ‘FTA SG 500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FTA 활용 전문인력 수요는 늘고 있지만 복잡한 원산지 관리를 전문적으로 담당할 실무인력이 없어 어려움 및 경제적 부담이 커진 수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대책이다. 대학생 등 미취업자에게 원산지 결정기준과 무역실무 등 원산지 관리 실무 중심 교육을 거치면 FTA 원스톱지원센터 등에서 구인난을 겪는 중소기업과 ‘만남의 장’ ‘취업박람회’ 등을 통해 연계할 계획이다. 특허청은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지식재산 관리 인력 양성 과정을 운영한다. 미취업 인력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즉시 활용가능한 지식재산 교육을 3주간 무료로 실시한 뒤 취업까지 연계해 주는 사업이다. 단 교육과정 80% 이상 출석과 지식재산능력시험(IPAT) 4급 이상을 취득한 수료자에 한해 IP 인턴 기회가 제공되고 취업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대전청사 관계자는 “행정서비스를 일자리와 연계함으로써 서비스 수준 향상 및 우수 인력의 유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아베노믹스 2탄, 도쿄·오사카 등에 ‘전략특구’

    아베노믹스 2탄, 도쿄·오사카 등에 ‘전략특구’

    일본 정부가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3대 도시권을 중심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대대적인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아베노믹스 전략특구’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금융완화, 정부 재정지출과 함께 아베노믹스(아베 내각의 경제정책)의 삼각축을 이루는 성장 전략이다. 지금까지 양적 완화와 엔저 등을 통해 수출 기업에 날개를 달아주고, 주가를 끌어올리며 분위기를 만들었다면 구체적인 성장 전략으로 아베노믹스 2단계를 실행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16일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17일 열리는 산업경쟁력회의에서 특정 지역에 법인세율 인하, 외국인 전문기술 인력의 채용기준 완화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될 예정이다. 아베 내각의 경제 고문인 다케나카 헤이조 게이오대 교수가 주도하고 있다. 정부는 후속 논의를 거쳐 확정된 방안을 6월 발표할 성장 전략에 담을 계획이다. 전략특구 구상에 따르면 도쿄도를 첨단 의료도시로 만든다는 목표로 외국인 의사들의 진찰 행위를 허용하고 영어 사용이 가능한 구급차와 약사 등을 배치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도심이나 임해지역의 용적률 및 용도 규제를 완화하고 지하철 24시간 운행 등을 통해 비즈니스와 관광의 편리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오사카부와 아이치현(나고야시)은 법인세 인하, 항만 이용의 편리성 제고 등으로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로 했다. 외국 기업을 유치하고, 공항과 도로 등 공공 기반시설의 민영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아베 정부는 신약 연구·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의 국립보건원(NIH)을 모델로 한 공적기구를 추진하는 등 다각도로 경제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 의료 분야 기초 연구는 문부과학성, 임상 응용은 후생노동성, 산업 육성은 경제산업성이 각각 담당하고 있는 데 이를 일원화해 신약 및 의료기기 개발이 신속하게 이뤄지게 한다는 구상이다. 정치권과 정부 내에서는 전반적으로 전략특구 구상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영광의 굴비 굴비의 영광

    영광의 굴비 굴비의 영광

    젓가락질이 쟀다. 석쇠 위 굴비가 노릇노릇 구워지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렸으니 그럴 만도 했다. 성질 급한 누구는 아예 젓가락을 내던지고 양손으로 머리와 꼬리를 붙들고 수박 먹듯 훑었다. 그 맛있는 게걸스러움에 혹했는지 너도나도 개구쟁이마냥 낄낄대며 따라했다. 굴비 한 두름이래야 순식간이었다. 다른 곳도 아닌 영광에서, 그것도 영광굴비였으니 당연했다. 영광스러운 첫인상이었다.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는 점은 더 영광스러웠다. 굴비만으로 완전한 영광 영광군 문화관광해설사 정애임 선생은 “신령 령, 빛 광, 천년의 빛 영광은 지명 그대로 신령스럽고 정신이 살아 있는 고장”이라고 운을 뗐다. 장단이라도 맞추려는 듯 겨울 끝자락에 보슬비가 눈처럼 흩날렸고 희끄무레한 안개는 풍경을 수묵담채화로 그려냈다. 신령스러운 빛으로 지명과 딱 들어맞는 정감을 연출한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한들 굴비의 영광, 영광의 굴비만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찌뿌드드한 하늘과 으슬으슬한 날씨 탓도 컸다. 그랬으니,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에 들러 직접 굴비를 엮고 한 두름씩 들고 나가 석쇠에 구워 먹을 때의 행복감이 컸을 수밖에…. 새참에 이어 저녁에는 보리굴비, 고추장굴비까지 모조리 맛보고, 다음날 아침에는 조기매운탕도 곁들여 굴비구이를 탐했다. 부드럽고 짭조름한 맛이 먹고 또 먹어도 물리지 않았다. 어찌됐든 영광은 굴비다. 구태여 ‘어찌됐든’이라고 토를 단 이유는 영광은 굴비로서 완전한 동시에 굴비만으로는 온전히 표현되지 않아서다. 굴비로서 완전한 영광은 굳이 부연 설명할 필요도 없겠다. 굴비는 조기를 소금에 절여 말린 것이다. 그 명칭의 유래는 고려 16대 국왕 예종(재위 1105~1122년)때까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딸을 왕비로 들여 권세를 누렸던 이자겸이라는 외척세력가가 있었는데 반란을 모의했다가 적발돼 영광 법성포로 귀양을 오게 된다. 이곳에서 굴비를 맛본 것인데 그 맛이 너무나 기가 막혔다. 왕에게도 진상하고 싶을 정도였는데 자칫 용서를 빌거나 아부하는 뜻으로 비쳐질까 싶었다. 그래서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담아 굴비屈非라고 써서 올렸다는 이야기인데,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조기를 말리면 구부러지는데 이 모습을 보고 ‘구비仇非 조기’라고 부르던 게 굴비로 변했다는 설도 있으니 이래저래 사연 많은 굴비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굴비가 먹여 살린다는 법성포항 풍경 2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에서는 굴비에 대한 기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직접 엮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체험비는 5,000~7,000원 3 노릇노릇 막 구워낸 영광굴비 맛은 가히 일품이다. 식당에서는 굴비정식 메뉴를 4인이 먹을 수 있는 ‘한 상’ 기준으로 팔기도 한다. 식당에 따라 다르지만 굴비백반은 1인당 1만5,000원선, 굴비정식은 2만5,000원에 판매한다 “법성포에는 파리 한 마리 없어요” 단지 그런 연유 때문에 영광굴비가 유명한 것은 아닌가 보다. 예전에야 법성포 앞 칠산바다에서 산란을 위해 북상하던 조기가 엄청 잡혔다지만 지금은 조기들의 이동경로가 바뀌어 그렇지만도 않다. 그래도 영광굴비의 명성에 변함이 없는 이유는, 그만의 맛이 있고 그 맛을 빚어낸 환경이 특별하기 때문인 것 같다. 굴비구이를 사이에 두고 겸상한 정기호 영광군수는 영광굴비 자랑과 영광굴비를 만들어낸 법성포 사랑이 대단했다. “옛날부터 법성포 앞 칠산바다에서 조기가 많이 잡혀서 굴비 만드는 전통과 역사가 깊어요. 그냥 간을 하고 말리는 것도 아닙니다. 영광에서 생산하는 천일염으로 ‘섶간’을 하고 법성포의 천혜의 해풍과 햇빛으로 말려 영광굴비가 탄생하는 것이죠.” 섶간은 영광굴비의 전통적인 염장 방식이다. 다른 곳에서는 염수에 조기를 담가 간을 하지만 영광굴비는 간수를 뺀 천일염으로 한 마리 한 마리 간을 하고 재웠다가 염도가 낮은 염수에 세척한 뒤 엮어 말린다고 한다. 그냥 염수에 간을 한 굴비를 이곳 사람들은 ‘물굴비’라고 하대하는 이유다. 자랑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법성포는 굴비 생산에 지리적으로나 환경적으로도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췄어요. 신기하게도 법성포에는 파리가 한 마리도 없다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그물망을 치지 않아도 사시사철 위생적으로 말릴 수 있는 환경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법성포 굴비거리를 걸어 보니 파리는 전혀 눈에 띄지 않았고, 수백 수천개의 굴비두름은 그대로 바람과 햇살을 맞고 있었다. 겨울이니 그렇겠거니 싶었다. 쉬이 믿겨지지 않는 ‘파리 전무’의 진실은 언젠가 한여름에 찾아가 확인해 볼 요량이다. 1, 2, 3 영광은 신안과 함께 천일염 생산지로 유명하다. 영광굴비는 이곳에서 생산된 소금으로 섶간을 한다 바람과 햇살과 천일염이 만들다 대신 영광의 천일염 생산현장은 직접 확인했다. 영광은 신안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천일염 생산지다. 16km에 이르는 갯벌과 오뉴월의 따뜻한 햇볕, 4월부터 불어오는 북서풍인 하늬바람이 빚어낸 소금이다. 염산 지역의 영백염전을 비롯해 백서영농조합법인, 황통영농조합법인 등의 대규모 염전이 영광 갯벌 천일염의 명성을 쌓고 있다. 염전 수만 해도 120여 개에 이른다. 도자기판 염전으로 유명한 영백염전에서는 현대화된 시설을 통해 최상의 품질로 태어나는 천일염의 생산과정과 현장을 체험했다. 이 천일염 역시 영광 법성포 굴비의 맛을 빚는 요소 중 하나이니 황금만큼 귀한 소금이다. 비굴해지더라도 먹고 싶고 다시 먹고 싶어서인지 영광굴비는 비싸다. 법성포에서도 한 두름(20마리)에 싸게는 2만원, 비싸게는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시세차익을 노린 가짜 영광굴비가 판을 치는 것도 다 높은 몸값 때문이다. 영광굴비는 조기 중에서도 참조기만을 사용하는데 비슷하게 생긴 부세, 보구치, 수조기, 꼬마민어 등으로 만든 가짜 영광굴비에서부터 중국산 조기로 만든 가짜까지 파다하다. 일반적으로 굴비 머리에 다이아몬드 모양이 있으면 진짜라고 알고 있는데, 유사조기들도 마찬가지여서 위험이 따르는 상식이라고 한다. 어디서 잡혔는지는 진실을 알려주지 않으면 사실상 확인할 길이 없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가짜에 대처하는 자세 진짜 영광굴비는 어떻게 구별할까? 하도 가짜가 판을 치니 첨단기술까지 동원됐다. 고유인증번호는 물론 생산지와 생산자 정보 등을 담은 QR코드를 부여한 것이다. 대략 10만원 이상의 중고가 제품의 경우 뚜껑을 열면 진품 영광굴비임을 알리는 음성 녹음이 자동으로 흘러나온다.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이 알려주는 진품 구별법은 이 진품인증태그를 확인하는 것이다. 특품사업단 건물은 굴비 박물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직접 구매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굴비 엮는 체험도 할 수 있으니 ‘영광굴비투어’의 출발지로 삼아도 좋겠다. 여기서 구입하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도 없겠다 싶어 4만원짜리 영광굴비 한 두름을 들고 왔더니 한동안 밥상머리 즐거움이 컸다. 법성포 굴비거리를 걷노라니, 영광 법성포의 바람과 햇볕을 머금고 이곳의 방식대로 탄생한 굴비라면 어디에서 잡혔든, 어떤 조기로 만들어졌든 그 나름의 가치가 있지 않은가 싶었다. 방점은 어디까지나 영광 법성포에 찍혀야 마땅하다는 생각에서였다. 단, 속이지도 속지도 말아야 하겠지만…. ●영광 볼거리 영광에는 굴비 말고도 다양한 매력이 곳곳에 숨어 있다. 우선 문화관광해설사 정애임 선생이 뗀 운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정신이 살아 있는 신령스러운 빛의 고장 영광’이라는 표현 속에는 영광이 품은 종교적 색채가 묻어 있다. 3대 종교가 깃들여져 있는 곳 다시 법성포다. 영광 법성포는 인도의 승려 마라난타가 384년에 백제에 불교를 전파하면서 최초로 발을 디딘 곳이다. 법성포의 법法은 불교를, 성聖은 성인인 마라난타를 뜻한다고 한다. ‘백제불교최초도래지’는 법성포를 통해 백제불교를 전한 마라난타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거대한 야외 박물관이다. 석가모니의 출생과 고행까지의 과정을 23개의 원석에 간다라 조각기법으로 음각한 부용루를 비롯해 간다라 유물전시관, 탑원, 4면 대불상이 들어서 있다. 부용루를 거쳐 4면 대불상이 있는 정상까지 오르면 호젓한 경치가 펼쳐진다. 마라난타가 제일 처음 지은 사찰이 바로 ‘불갑사’다. 불佛은 불교를, 갑甲은 처음, 으뜸을 뜻하니 절 이름에도 이런 의미가 담겨 있다. 불갑사도 불갑사이지만 이곳에서 9월경에 열리는 상사화(꽃무릇)축제도 유명하다. 상사화의 꽃말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다. 잎이 진 뒤에야 꽃이 피니 서로 영원히 만나지 못한 채 사무치게 그리워만 해서다. ‘화엽 불상견 불상초花葉 不相見 相思草’의 한이 서린 꽃이다. 상사화 3대 군락지는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고창 선운사인데 이곳의 규모가 가장 크다. 그래서 9월 상사화 꽃이 피면 불갑사 인근은 그야말로 빨간 융단이 깔린다고 한다. 백제불교최초도래지 뒤편으로는 숲쟁이꽃동산이 조성돼 있는데 이곳도 봄이면 꽃이 만발하고 활엽수림이 싱그러워 호젓한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1 칠산바다를 따라 조성된 노을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노을전시관이 있다. 바다를 감상하며 노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2 마라난타가 최초로 세운 절인 불갑사. 불갑사 주변은 국내 최대 상사화 군락지여서 9월에는 빨간 융단이 깔린다 3 원전에서 나온 온배수를 활용해 운영되고 있는 에너지아쿠아리움. 기대보다 규모가 크고 수중생물도 다양하다 원자력에서 노을까지 영광은 원불교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원불교 창시자 박중빈 교조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영산성지를 비롯해 박중빈의 생가 터, 기도를 올렸던 바위 등이 영광에 남아 있다. 기독교 정신도 깃들여져 있다.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의 교회 탄압에 맞서 신앙을 지키다 순교한 신자들이 염산교회에 77명, 야월교회에 65명이나 된다. ‘기독교인순교지’는 이들 순교자들을 기리고 있다. 이 밖에도 원자력 발전의 원리와 안전성 등을 홍보하는 ‘원전홍보전시관’과 원전 온배수로 꾸민 ‘에너지아쿠아리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9번째로 선정된 바 있는 ‘백수해안도로’, 해변을 따라 조성된 ‘노을산책길’과 ‘노을전시관’, ‘불갑저수지 수변공원’, ‘가마미해수욕장’ 등이 굴비 너머의 다채로운 영광을 채색하고 있다. 모든 관광지가 무료입장이니 이 또한 영광의 매력이다. 여행의 피로는 노을전시관 인근에 있는 ‘영광해수온천랜드’에서 칠산 바다를 조망하며 온천욕으로 풀 일이다. 글·사진 김선주 기자 취재협조 영광군 www.yeonggwang.go.kr travie info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 법성포 내 400여 개 굴비생산업체들로 구성됐다. 영광법성포굴비의 가공, 보관, 유통,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회원업체가 생산하는 제품에 한해 전남품질인증마크가 부착된다. 굴비의 생산과정과 요리법을 홍보하고 있으며 엮기 체험과 구매도 가능하다. 주소 전남 영광군 법성면 진내리 1-2 문의 061-356-1657 백제불교최초도래지┃주소 전남 영광군 법성면 진내리 812 문의 061-350-5999 영광해수온천랜드┃주소 전남 영광군 백수읍 대신리 764 문의 061-353-9988 불갑사┃주소 전남 영광군 불갑면 모악리 8 문의 061-353-8258 에너지 아쿠아리움┃주소 전남 영광군 홍농읍 계마리 514 문의 061-357-2405 영광 노을전시관┃주소 전남 영광군 백수읍 대신리 764 문의 061-350-5600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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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청소식] ●강남구 강남구주부환경연합회는 18~1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사거리 지하 역삼 지하보도에서 재활용 물건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알뜰장’을 연다. 환경과 (02)3423-6193. 제1회 강남구청장배 생활체육 구민 건강 걷기대회가 20일 오전 9시 학여울역 SETEC 제3전시장 뒷광장(집결지)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과 (02)3423-5953. ●강동구 오는 29일 천호동 천호공원 야외무대에서 ‘장애인의 날 한마당 축제’를 개최한다. 성악가 김태섭, 청음수화합창단, 가수 이아름의 축하 공연과 함께 각종 체험 행사가 열린다. 학생들은 참여 시 자원봉사 시간을 받을 수 있다. 사회복지과 (02)3425-5721~3. ●강북구 다음 달 9일 강북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제19회 강북구 어린이 동요잔치 예선에 참가할 5세 이상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들의 신청을 17일부터 30일까지 받는다. 우편이나 팩스, 이메일, 방문 접수 모두 가능하다. 교육지원과 (02)901-6307. ●강서구 오는 22일부터 보건소 기능의 일부를 동네 약국에 접목해 투약 이력 관리부터 금연, 자살예방 상담 등을 연계해 주는 세이프약국 10여곳을 운영한다. 의약과 (02)2600-5950. ●관악구 오는 21일까지 청소년 음악 아카데미 참여 학생을 모집한다. 청림동 음악의 열정 연구소에서 3개월간 발성의 기본부터 각종 동요, 가곡 등을 배운다. 교육사업과 (02)880-3986. ●광진구 18일부터 매주 목요일 당뇨질환 예방과 관리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전문강좌가 보건지소 5층 보건교육실에서 열린다. 당뇨 환자를 비롯해 교육을 희망하는 주민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광진구보건지소 지소사업팀 (02)450-1461. ●구로구 오는 27일부터 6월 1일까지 구로아트밸리에서 어린이 시각 체험 창의예술교실을 진행한다. 24일까지 선착순 접수한다. 피노키오의 내용과 장면을 미술, 연극, 무용,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재료를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미술 활동으로 표현하는 프로그램이다. 엄마·아이반 10만원, 아이반 5만원. 구로아트밸리 홈페이지(www.guroartsvalley.or.kr)에서 접수한다. 구로아트밸리 (02)2029-1700, 1746. ●금천구 17일 구청 12층 대강당에서 통장 360명을 대상으로 ‘통장 아카데미’를 연다. 이경옥 유로드소프트 대표를 초빙해 통장 업무 수행에 관련이 있는 도로명 주소 사용 강의를 진행한다. 주요 현안 사항인 음식물류 폐기물 종량제 사업과 수도권 매립지 사용기간 연장에 대해 이태홍 청소행정과 재활용팀장이 강의한다. 차성수 금천구청장도 ‘마을 만들기로 그려 보는 금천의 미래’라는 주제로 직접 강의에 나선다. 자치행정과 (02)2627-1046. ●노원구 가정에서 책 읽기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책 읽는 어머니 학교’를 오는 23일부터 6월 26일까지 노원정보도서관과 상계문화정보도서관에서 운영한다. 노원정보문화도서관에선 매주 화요일, 상계문화정보도서관에선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가량 10주 과정으로 진행된다. 모집 인원은 110명이며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 접수한다. 평생학습과 (02) 2116-3993. ●도봉구 오는 26일까지 2014년도 예산 편성을 위한 주민 의견 수렴을 진행한다. 주민제안 대상 사업은 지역 현안사업이나 주민 숙원사업, 일상생활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사업, 주민 안전과 복지 등 구정 발전을 위한 사업이다. 동 주민센터나 구청 민원부서 접수 창구는 물론 우편, 팩스, 이메일, 홈페이지 모두 이용 가능하다. 기획예산과 (02)2091-2614. ●동대문구 주민참여형 도시농업 체험학습장 개장 행사를 18일 오후 3시 중랑천 둔치 겸재교 아래에서 개최한다. 체험학습장에선 앞으로 구민 1150명이 오는 11월까지 공동체 형태로 도시농업 활동을 할 수 있다. 공원녹지과 (02)2127-4778. ●동작구 공원 이용 프로그램의 하나로 오는 20일부터 10월까지 사육신공원과 국립현충원, 제비어린이공원 봉숭아 물들이기 체험 등을 진행한다. 숲 생태전문지도자, 역사박물관 대학 등 전문 지도자 과정을 거친 해설가가 진행해 내실 있는 교육 과정을 제공한다. 매월 첫째 주와 셋째 주 토요일, 둘째 주와 넷째 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진행한다. 관심 있는 단체나 개인은 구 공원녹지과로 전화나 방문 신청하면 된다. 공원녹지과 (02)820-9845. ●마포구 오는 23일 구의회 1층 다목적실에서 ‘EM 친환경 빨랫비누 만들기 체험 교실’을 진행한다. 합성 계면활성화의 폐해, 식물성 계면활성제 활용법, 비누 만들기 방법 등을 강의한다. 선착순 40명. 환경과 (02)3153-9250. ●서대문구 17일 제33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홍제천 폭포마당 일대에서 ‘서대문구 장애인 한가족 한마당’ 축제를 연다. 국내 최초 시각장애 마술사 김병휘씨의 마술쇼, 하이천사 모바일 카페, 시각 장애인 체험, 휠체어 면허시험장, 스킨케어 체험 등 다양한 체험·공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장애인 자립을 도와주는 취업박람회, 점자 명함 만들기 행사도 연다. 사회복지과 (02)330-1268. ●서초구 오는 20일 서초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제3회 서초구청장배 전통 무용 경연 대회’를 연다. 한국 전통 무용, 외국 전통 무용, 생활 창작 무용 등 분야 경연이 벌어진다. 관람을 원하는 주민은 행사일 오후 1시 30분까지 대강당으로 오면 된다. 생활운동과 (02)2155-6762. ●성동구 19일까지 주민들이 베란다와 옥상 등 가정에서도 작은 텃밭을 조성해 채소 등을 재배할 수 있는 텃밭상자 391세트(배양토와 모종 9주)를 분양한다. 동주민센터에 방문해 신청하면 되고, 8000원을 납부해야 한다. 지역경제과 (02)2286-5455. ●성북구 4월 행복한 부모교육 강의가 오는 23일 오전 10시 고려대 사범대학에서 ‘자녀의 문제행동 이해와 변화를 위한 기본기술 배우기’를 주제로 열린다. 아동·청소년기에 흔히 나타나는 문제행동에 대해 알아보고 구체적인 사례와 대처·교육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건강가정지원센터 (02)3290-1660. ●송파구 잠실 관광특구 지정 1주년을 맞아 다음 달 10일까지 ‘송파 관광 전국 사진 공모전’을 개최한다. 송파구의 사계절이나 지난 12~14일 열린 잠실 관광특구 1주년 페스티벌 모습을 담은 사진을 응모하면 된다. 송파구 사진 작가회 (02)415-5195. ●양천구 구 장애인단체연합회는 17일 오전 11시 양천문화회관 리더스클럽에서 장애인의 날 기념식을 열고, 장애를 훌륭하게 극복한 장한 장애인과 장애인 복지 증진에 헌신한 유공자를 표창한다. 어르신장애인복지과 (02)2620-3371. ●영등포구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핀터레스트를 활용한 포토소셜 역사관 ‘시간여행’(pinterest.com/ydpoffice) 서비스를 시작한다. 핀터레스트는 기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달리 사진과 그래픽 등 이미지 중심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일종의 온라인 스크랩북이다. 영등포의 시대별 변화 모습, 관광사진, 한강 여의도 봄꽃축제 등 30개의 보드로 구성된 핀터레스트를 열었다. 홍보전산과 (02)2670-7559. ●용산구 오는 22일까지 글로벌빌리지센터에서 외국인 지원 업무를 맡을 외국인 시간제 공무원을 모집한다. 외국 출신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했거나 1년 이상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으로 일본어와 한국어 구사가 자유롭고 취업 가능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어야 한다. 자치행정과 (02)2199-6414. ●은평구 만성관절염을 가진 주민들을 대상으로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관절염 운동교실 참가자 4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교육은 보건소 4층 회의실에서 다음 달 1일부터 6월 26일까지 총 12회에 걸쳐 진행된다. 방문보건팀 (02)351-8277. 오는 19일까지 컴퓨터 입문, 인터넷 기초, 한글2007, 엑셀, 스마트폰 활용 등에 참가할 ‘주민 정보화교실 5월 수강생’을 모집한다. 대상은 20세 이상 주민으로 교육은 다음 달 2일부터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정보화기획팀 (02)351-6355. ●종로구 오는 6월까지 흥인지문부터 숭인사거리까지 노점 정비 사업을 진행한다. 시민 불편을 주는 노점 과다 적치 상품 제거, 대규모 노점 규모 축소, 교통사고 유발 위험 노점 축소 및 이전 정비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건설관리과 (02)2148-3143. ●중구 오는 30일까지 내 집 앞, 내 상가, 내 점포 앞을 청소하는 주민 자율청소에 참여할 단체와 개인, 동호회 등 희망 단체를 모집한다. 단체명과 소재지, 참여인원, 청소 가능 시기, 청소구간 등을 표시해 신청하면 된다. 청소행정과 (02)3396-5482. ●중랑구 시간제 계약직 공무원 1명을 공모하기로 하고 오는 19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4년제 보건관련학과 졸업자로 간호사 면허증 소지자 등 요건을 갖춰야 한다. 보건소 근무 경력이 1년 이상이거나 중랑구 거주자, PC활용 자격증 소지자에 대해서는 가산점을 부여한다. 1차 서류전형, 2차 면접시험을 치른다. 응시원서, 이력서(반명함판 3.5×4.5㎝ 사진 부착), 자기소개서 각 1부를 중랑구 홈페이지(jungnang.seoul.kr)에서 내려받아 최종학교 졸업증명서 1부 등 서류를 첨부해 제출하면 된다. 선발되면 다음 달 15일부터 12월 31일까지 근무한다. 5년 범위에서 연장 가능하다. 의약과 (02)2094-0895. ●경기 고양시 오는 30일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일산동구청 여권민원실에서 10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일할 기간제 근로자 채용 서류를 접수한다. 일당은 3만 9100원이며, 주휴수당, 월차수당이 지급되고 4대 보험이 적용된다. 여권민원실 (031)8075-2466. ●의정부시 18일까지 산림정화감시원 1명을 추가 모집한다. 자격은 18세부터 60세까지이며 주말이나 휴일 근무가 가능해야 한다. 근무 기간은 오는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다. 공원녹지과 (031)828-2342. [대중음악] ●미스틱 89 레이블 콘서트 19~21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가수 윤종신이 이끄는 음반 레이블 ‘미스틱89’ 소속 가수들이 여는 합동 공연으로 윤종신과 가수 하림, 기타리스트 조정치가 결성한 프로젝트 밴드 신치림과 ‘슈퍼스타K 3’ 출신 혼성 듀오 투개월 등이 각자 개성 있는 무대를 꾸민다. 6만 6000원. (02)514-1630. ●2013 클래지콰이 전국투어 콘서트 ‘비 블레스드’ 오는 5월 10~11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그룹 클래지콰이가 약 4년 만에 펼치는 콘서트로 일렉트로닉과 어쿠스틱을 아우른 풍부한 사운드, 3D 매핑 기술을 동원한 영상 쇼 등 화려한 볼거리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충족시킨다. 7만 7000~8만 8000원. 1544-1555. [공연] ●무용 ‘피나 안 인 서울’ 18~19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춤은 누구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라고 생각한 현대무용의 혁명가 피나 바우슈의 예술정신을 일반인 78명이 몸으로 표현한다. 피나의 작품으로 만든 영화 ‘피나’를 본 사람들이 무용가 안은미와 토론, 워크숍을 이어 가면서 각자 자기의 이야기로 2분짜리 무용작을 만들었다. “자기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 바로 예술”이라는 안은미는 “누구나 웃고 울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한다. 오후 5시부터 ‘피나’ 3D 영화를 상영하고, 공연은 8시에 시작한다. 영화 1만 2000원, 공연 2만원, 영화와 공연 패키지는 2만 5000원. (010)2981-0626. ●어린이 뮤지컬 ‘꼬마버스 타요’ 오는 26일~5월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 버스 ‘타요’를 상상 속 슈퍼버스라고 생각하는 아이와 겁쟁이가 아님을 증명하고 싶은 ‘타요’가 하루 동안 벌이는 모험. 관람객 중 매일 3명을 추첨해 타요 관련 상품을 담은 선물상자를 증정하고, 공연을 본 모든 어린이들에게 초콜릿과 풍선껌을 나누어 주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2만 5000~5만원. (02)711-0284~5. ●뮤지컬 ‘드랙퀸’ 오는 6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SH아트홀. 드랙퀸(여장 남자) 쇼로 유명했던 블랙로즈클럽에 동성애 혐오자인 폭력조직 2인자가 신변보호차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한판 소동. 존폐 위기에 놓인 클럽을 살리기 위한 화려한 쇼가 펼쳐진다. 4만~5만원. (070)8146-2780. [전시] ●‘소전 손재형’전 18일부터 6월 16일까지. 서울 성북구 성북동 성북구립미술관. 중국에서는 서법, 일본에서는 서도라 부르던 것을 한국에서 서예라는 말로 정착시켰고, 추사 이래 최고의 서예가로 꼽히면서 소전체를 남겼고, 추사의 세한도를 오늘날까지 전해준 인물이 바로 소전 손재형이다. 그의 서예, 문인화, 전각 등 40여점을 모았다. (02)6925-5011. ●‘서늘한 현실, 빈 그림자’전 오는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견지동 스페이스99. 평화박물관이 진행하는 신진 작가전이다. 한국 사회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는 작가를 발굴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로 도심 재개발 문제를 다룬 홍진훤, 자유라는 것이 결국 주어진 범위의 것이라 지적하는 윤동희, 인간의 조건이 영원한 부조리임을 드러내는 이재환 등 작가 3명의 작품이다. 최종 수상 작가는 내년 봄 평화박물관에서 초대 개인전을 열게 된다. ●‘더 완벽한 날: 무담 룩셈부르크 컬렉션’전 오는 6월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유럽의 현대미술관 무담 룩셈부르크의 소장 작품들을 선보이는 기획전. 유토피아를 키워드로 소장품 550여점 가운데 작가 21명의 작품 30여점을 뽑아냈다. (02)733-8945. [영화] ●노리개 감독 최승호. 출연 마동석, 이승연, 민지현. 한 신인 여배우의 자살 사건 후 정의를 쫓는 열혈 기자와 검사가 그녀의 죽음의 진실을 알리고자 거대 권력 집단과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 고(故) 장자연 사건을 모티브로 하는 영화로 연예계에서 벌어지는 성상납 문제를 낱낱이 고발하고 이와 관련한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직격탄을 날린다. 95분. 청소년 관람 불가. 18일 개봉. ●로마 위드 러브 감독 우디 앨런. 출연 알렉 볼드윈, 엘렌 페이지, 제시 아이젠버그, 페넬로페 크루즈.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예술 작품 같은 도시 로마를 배경으로 추억, 명성, 욕망, 꿈이라는 네 가지 주제를 옴니버스식으로 풀어낸 영화. 냉소와 풍자를 기반으로 낭만적이고 따뜻한 휴머니즘이 가미된 우디 앨런식 코미디와 인생에 대한 페이소스가 잘 살아 있다. 감독은 물론 배우로도 출연한 우디 앨런을 비롯해 로베르토 베니니, 알렉 볼드윈 등 명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 111분. 청소년 관람 불가. 18일 개봉. ●송 포 유 감독 폴 앤드루 윌리엄스. 출연 테렌스 스탬프,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젬마 아터튼. 말기암 환자이지만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는 부인 마리온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 주기 위해 합창 오디션에 도전하는 노인 아서와 연금술사 합창단의 유쾌한 미션을 담은 휴먼 코미디. 배우들의 호연과 실제 합창단원인 조연들의 아름다은 목소리를 담아낸 ‘트루 컬러’, ‘유 아 마이 선샤인 오브 마이 라이프’ 등 주옥같은 삽입곡들이 영화의 감동을 더한다. 93분. 12세 관람가. 18일 개봉.
  • [투데이 인사이드] 평범한 부모는 왜 두 딸을 죽였나… 포천 자매 살해사건 재구성

    [투데이 인사이드] 평범한 부모는 왜 두 딸을 죽였나… 포천 자매 살해사건 재구성

    성탄절 분위기가 채 가시지 않은 2011년 12월 30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여우재고개 6부 능선 계곡에서 처참하게 일그러진 진청색 중소형 승용차와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두 소녀의 시신이 유골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동반 자살하겠다”는 편지를 매형과 누나에게 보낸 이모(46)씨가 아내 정모(37)씨와 함께 두 딸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전국에 지명수배했다. 지난 10일 사건 발생 2년 2개월 만에 부산의 한 농장에서 이씨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세상은 이씨 부부가 천륜을 저버리고 몹쓸 짓을 했다며 혹독한 비난을 퍼붓고 있다. 한 평범한 젊은 부부가 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두 딸을 목 졸라 살해하고 동반 자살을 기도했을까. 부인 정씨는 아동학습지 판매 회사인 A사의 경기 고양 시내 모 지점 영업팀장을 지내면서 1억 3000만원에 가까운 빚을 져 괴로워했다. 당시 1년간의 지역국 매출 6억원 가운데 4억 5000만원이 정씨 실적이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빚은 늘어만 갔다. 급한 김에 책을 팔고 고객에게서 받은 현금으로 돌려 막기를 한 사실이 회사에 적발돼 팀장에서 평사원으로 강등된 것은 물론 1000만원의 벌금까지 물게 돼 빚을 내 해결해야 했다. 이 때문에 월급은 본부장이 직접 관리하고 정씨는 고작 50만원만 손에 쥐게 됐다. 공금에 손을 댄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다. 회사 빚은 매달 600만~700만원씩 상급자 신용카드를 빌려 상환했으나 빚은 줄지 않았고 모든 짐은 정씨 책임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이씨 부부가 얹혀살고 있던 누나 집도 몇 개월째 월세를 못 내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한 달 후면 중학생이 될 큰딸(당시 12)의 교복은 구입하지도 못한 상태였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곤궁한 처지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정씨는 2011년 2월 15일 포천시 이동면 백운계곡의 한 민박집 주차장에서 남편 이씨의 누나에게 쓴 유서에서 당시 참담한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처음 ‘형님’이라 불러 보네요. (중략) 아이들을 키울 자신도 없고 미래도 보이지 않기에 이리 죽을 결심을 했습니다. 세상이 참 무섭다는 거 너무 늦게 깨달아 죄송합니다. (중략) 제가 사치스러운 것도 아니고 제 욕심만 채우자고 했던 일도 아닙니다.” 정씨는 옴짝달싹 못할 처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죽음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남편 이씨는 그런 아내를 달래기 위해 2011년 2월 14일 새벽 4시 고양시 일산 집을 나섰다. 누나와 매형에게는 “바람 쐬러 간다”는 메모를 남겼다. 이씨 부부는 집을 나선 지 13시간 만인 오후 5시쯤 이동면 백운계곡의 한 민박집 3호실에 투숙했다. 큰딸 민이(가명)와 둘째 영이(10·가명)는 일찍 재우고 이씨는 밤을 새워 가며 아내 정씨를 설득했지만 정씨의 자살 의지는 확고했다. 이씨도 “차라리 함께 죽자”며 체념했다. 이튿날 오후 1시 20분쯤 이씨는 지인에게서 21만원을 입금받아 근처 편의점에서 유서를 작성하기 위해 편지지와 편지봉투, 볼펜을 구입해 민박집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방에서 놀고 있었고 부부는 주차장에 세워 놓은 승용차 안에서 각자 유서를 써 내려갔다. 이씨는 매형에게, 정씨는 처음으로 남편의 누나인 시누이에게 편지지 한 장 가득 꾹꾹 눌러 유서를 썼다. 정씨는 유서에서 “잠시 후 저희 손으로 아이들 목을 졸라야 합니다. 이런 부모가 또 있을까요?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모든 사람에게 더 큰 피해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남편 이씨도 눈물로 매형에게 유서를 써 내려갔다.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남아 있으면 천덕꾸러기가 될 것 같아 저희가 데려갑니다. 불쌍한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죽을 각오로 잘 살아보려 했는데 현실은 너무 무섭습니다. 어제도 결정을 해서 행동으로 옮기려 했으나 아이들의 눈을 보니 차마 할 수 없었습니다.” 오후 5시쯤 근처 이동우체국에서 남편이 우표를 구입해 편지를 우체통에 넣고 밤 11시쯤 다시 민박집에 투숙했다. 민이와 영이는 잠시 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한 채 이내 잠이 들었다. 이씨는 천천히 이부자리에서 일어나 주방 가스레인지와 연결된 LPG의 호스를 칼로 반쯤 잘랐다. 정씨는 말없이 옆에 서서 물끄러미 지켜봤다. 이씨는 밖으로 나가 낮에 민박집 주인으로부터 고기를 구워 먹는다며 받은 번개탄 2장에 불을 붙였다. 냄비에 담긴 번개탄을 방 안 출입문 앞에 놓은 이씨 부부는 꼭 안고 자리에 누워 조용히 눈을 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꽈당’ 하고 냄비 떨어지는 소리와 누가 넘어지는 소리에 가족들이 잠에서 깼다. 막내 영이가 화장실을 가던 중 그만 번개탄이 들어 있는 냄비를 밟고 넘어진 것이다. 이씨는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에 즉시 창문과 출입문을 열어 환기시키고 번개탄을 밖으로 던졌다. 이튿날 오전 11시 민박 집을 나온 일가족은 일동면 화대리 제일유황온천 부근 음식점에서 늦은 아침 겸 점심 식사를 했다. 주차장으로 나온 정씨는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는 죽기로 했으니 너희들은 보육원에 보내 주겠다”며 처음으로 죽음을 암시했다. 큰딸은 울면서 따라 죽겠다고 했고 작은딸은 울기만 했다. 오후 6시쯤 지인에게 빌린 돈 15만원을 근처 농협에서 찾아 산정호숫가의 한 숙박업소로 이동했다. 길가 마트에서 막걸리와 소주를 각각 2병 사고 번개탄을 3장 구입했다. 새벽 2시쯤 졸음을 이겨내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까스로 다독여 차에 태우고 호숫가 공터에 차를 세운 후 불붙은 번개탄 3장을 냄비에 담아 차량 안 정씨 다리 밑에 놓았다. 잠을 청한 지 2시간쯤 지난 새벽 4시. 두 딸이 괴로워하며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아이들이 있는 뒷자리로 넘어가 작은아이부터 목을 졸랐고 정씨는 발버둥치는 아이들 다리를 잡았다. 폭풍 같은 시간이 지나 고요함과 두려움이 엄습했다. 두 딸을 뒷자리와 그 밑에 각각 눕힌 이씨 부부는 차량을 추락시킬 장소를 찾아 1시간여 동안 주위를 배회했다. 여우재고개 6부 능선 계곡이 적당해 보였다. 차량을 그대로 몰아 돌진했다. 70m 아래로 떨어진 자동차는 휴지 조각처럼 구겨졌고 두 딸의 시신은 차장 밖으로 튕겨져 나갔지만 안전띠를 맨 이씨 부부는 멀쩡했다. 가까스로 차량을 빠져나온 부부는 소나무 가지에 줄을 걸어 나란히 목을 맸지만 나뭇가지는 두 사람의 체중을 견뎌내지 못했다. 2월 중순 여우재 계곡은 한겨울 날씨 그대로였다. 가만히 있으면 저체온증으로 죽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질긴 목숨은 4~5일이 지나도 이상이 없었다. 결국 부부는 계곡을 걸어 나와 산정호수로 갔고 화장실, 빈 컨테이너 등에서 며칠을 더 보냈다. 2월 25일 오후 1시 40분쯤. 부부의 편지를 받은 이씨의 매형 차모씨가 급히 일산경찰서 실종수사팀을 찾아가 유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이때 이씨가 산정호수 부근 현금지급기에서 지인들이 보내준 현금을 3회에 걸쳐 인출하자 경찰은 단순 가출로 봤다. 여러 차례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실패하자 부부는 3월 1일 버스를 이용해 의정부 시내로 들어갔다. 다시 지인들에게 소액을 통장으로 받아 인출한 다음 병원을 찾아갔다. 이씨는 동상에 걸려 걷기가 어려웠다. 정씨는 상태는 덜했지만 치료가 필요했다. 열흘간 의정부에 머물면서 병원 치료를 받은 부부는 강릉 주문진으로 몸을 옮겼다. 강릉에서도 이씨는 병원을 오가야 했다. 같은 달 23일까지 강릉을 배회하던 부부는 눈에 잘 안 띄는 시골로 도피하기로 하고 PC방에서 일자리를 찾았다. 마침 충북 진천의 한 오이 재배 농가에서 낸 구인광고를 보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부부는 월 230만원을 받기로 했다. 3개월 후인 6월 30일 말없이 편지만 한 통 써 놓고 충남 보령(대천)으로 이동했다. 약 1주일간 모텔을 전전하며 발길 닿는 대로 움직였다. 이후 경북 상주 버섯농장, 경북 청도 염색 공장, 새마을 농장을 돌며 하루벌이를 했으나 힘에 부쳤다. 다시 인터넷 구인광고를 검색해 7월 21일 경남 밀양의 한 펜션에서 둘이 250만원을 받기로 하고 몸을 의탁했다. 그러나 다른 종업원과 마찰을 빚어 한 달을 겨우 채우고 경남 마산, 전남 여수, 충남 강경, 전남 해남을 떠돌았다. 9월 추석 명절 직전 부산의 한 농장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광고를 봤다. 명절 연휴가 지난 뒤 오라고 했다. 부부는 220만원을 받기로 했다. 1년 6개월 지나는 동안 월급도 오르고 잘 지내는가 싶었지만 천륜을 어기고 이 하늘 아래 숨을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 지난 10일 오후 4시 ‘중요 지명 피의자 종합수배’ 전단을 본 한 주민의 신고로 부부는 사건 발생 2년 2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경찰로부터 신병을 넘겨받은 포천경찰서는 12일 이씨와 정씨 부부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두 자녀 살해범인 이들도 평범한 대한민국 엄마 아빠였다. 이씨는 전문대학과 같은 2년제 동국대 전산원을 졸업하고 용산 전자상가 등에서 컴퓨터 관련 일을 했다. 집 전세금 전체를 털어 지인들과 함께 하던 사업이 잘못돼 누나 집에 얹혀살게 됐지만 닥치는 대로 일을 할 만큼 가족들에 대한 책임감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 역시 고등학교 졸업 학력으로 조금이라도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맞벌이에 나섰다. 국내 유명 아동학습지 회사에 입사해 영업팀장직에 올랐다. 한 질에 70만~100만원 하는 교재를 팔면 13%의 판매 수수료가 수당으로 떨어졌다. 실적 부담에 쫓겨 허위 판매를 하고 허위 판매 대금을 입금하기 위해 고객으로부터 현금으로 받은 책값을 유용한 것이 화근이 됐지만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회사는 돈을 벌었지만 자신과 직원들의 빚은 줄기는커녕 점점 늘어만 갔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민이와 영이는 교우 관계가 매우 좋았다. 성적도 중상위권이었다. 두 자매의 담임교사들은 “민이는 특히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책임감도 강했다. 어머니 역시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다른 엄마들보다 강했다”면서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사를 맡은 포천경찰서 김중기 형사는 “이씨 부부 모두 지극히 평범한 엄마 아빠였지만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잘못된 판단을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꽃의 계절, 피어나는 천식

    꽃의 계절, 피어나는 천식

    누구나 기다리는 봄이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봄은 만물이 소생하고, 몸과 마음이 활성화되는 활력의 계절이 아니라 고통과 싸워야 하는 시기다. 문제는 천식이다. 우리나라 1∼4세 소아의 천식 유병률은 23%를 넘고 있으며, 성인도 12∼13%에 이른다는 조사보고도 있다. 안타깝게도 천식 발작이나 후유증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천식을 남의 일이라고 여기거나 너무 가볍게만 생각한다. 봄을 맞아 앞다퉈 피는 꽃들이 반갑지 않고, 여기에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문밖을 나서기가 두려운 질환 천식을 두고 어수택 순천향대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와 대화했다. →천식이란 어떤 질병인가. -천식은 기관지(기도)가 좁아지는 병이다. 이물질의 자극으로 공기의 길목인 기도가 좁아져 호흡이 어렵고, 숨 쉴 때 ‘쌕쌕’ 하는 천명음이 들린다. 물론 기침도 심하다. 천식 환자의 기도는 정상인과 달리 찬 공기나 담배 연기, 향수나 화학약품 등의 강한 냄새, 집먼지진드기나 꽃가루 같은 알레르겐(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 자극에 민감해 쉽게 좁아지는 게 문제다. →특히 천식이 봄철에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가 생기기 때문이다. 천식 환자의 70%가 알레르기성 비염을 갖고 있는데,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는 당연히 천식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봄에 꽃가루를 날려 천식을 악화시키는 나무로는 참나무·자작나무·오리나무·너도밤나무·버드나무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황사도 심각한 문제다. 미세먼지를 실은 황사가 환자의 기도를 자극해 천식을 악화시키는데, 이 때문에 황사철에는 입원하거나 응급실을 찾는 천식 환자가 부쩍 늘어난다. 일교차도 조심해야 한다. 낮에는 문제가 없지만 새벽녘에 차가워진 공기를 들이마시면 기도가 쉽게 좁아지기 때문이다. →국내 유병률과 최근의 발생 추이를 짚어 달라. -천식 유병률은 조사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천식 유병률은 2007년 5.4%에서 2010년 6.7%로 증가했다.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에서도 2007년 8.5%이던 것이 2010년에는 9.3%로 높아졌으며, 질병관리본부 조사에서도 이런 추세가 확인된다. 이처럼 천식 유병률이 증가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최근에는 ‘위생가설’에 주목하고 있다. 생활위생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세균이나 기생충 감염이 줄어 역으로 천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견해다. →현 단계에서 천식의 원인을 특정할 수는 없는가. -원인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선천적으로 천식 요인을 가진 사람이 발작을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에 노출됐을 때 발생한다. 즉, 자극을 받으면 쉽게 기관지가 좁아지는 유전적 요인을 가진 사람이 특정 알레르겐이나 직업적 요인, 감기 등에 따른 자극에 노출돼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천식은 중증도에 따라 어떤 증상을 보이는가. -증상은 다양하다. 경증일 때는 별 증상이 없어 운동할 때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정도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기관지가 좁아진 경우라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숨이 찬데, 특히 밤에는 기침까지 심해져 잠을 잘 자지 못한다. 감기나 꽃가루 등 알레르겐에 노출되면 갑자기 기도가 좁아지는 급성 악화의 경우 평소보다 호흡곤란과 기침이 심해 가만 있어도 숨이 차는가 하면 더러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악화되기도 한다. →진단은 어떻게 하며, 특이증상은 무엇인가. -발작적인 기침과 쌕쌕거리는 천명음, 운동 시 호흡곤란 등의 증상에다 폐기능검사에서 전형적인 소견을 보이면 천식으로 진단한다. 폐기능검사란 기관지 확장제를 이용해 기관지의 확장 정도를 측정하거나, 기관지가 줄어드는 약제를 사용해 기관지가 좁아지는 정도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천식은 기침과 호흡곤란이 대표적 증상이며, 밤에 기침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 찬 공기나 자극적인 냄새, 담배연기를 맡거나 감기에 걸리면 숨이 차고 심한 기침을 하게 되는데, 이때 천명음이 들리면 천식일 가능성이 높다. 청소년이 가벼운 운동만으로도 숨이 찬 경우에도 천식을 의심할 수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가장 일반적인 치료는 약물 투여인데, 약물 사용방식에 따라 유지요법과 완화요법으로 구분한다. 유지요법은 약물을 주기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천식은 기도 질환이어서 기도로 직접 약이 들어갈 수 있는 흡입제를 주로 사용한다. 이때 환자 상태에 따라 스테로이드 단독 제제나 기관지 확장 흡입제를 사용하며, 이후의 증상과 폐기능검사 결과에 따라 약제를 조절하게 된다. 완화요법은 천식이 갑자기 악화됐을 때 적용하는 방식으로, 10분 안에 기관지를 확장시켜 주는 속효성 기관지확장제가 주로 사용된다. 이와는 달리 아예 천식을 악화시키는 인자를 없애는 방법도 있다. 예컨대 금연을 하게 하는 등 주변의 알레르겐을 없애거나 피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알레르겐을 제거하기 어렵다면 장기간 피하주사를 놓는 면역요법을 적용할 수도 있다. 이런 방법으로 천식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천식 반응과 관련된 물질을 억제하는 주사제를 사용하는 표적치료 방법도 있지만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다. →치료 예후와 치료에 따른 합병증도 짚어달라. -환자의 80% 정도는 흡입치료로 증상이 개선되지만 증상이 없어졌다고 임의로 약제 사용을 중단하면 다시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약제를 중단할 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천식 치료제는 합병증이 거의 없는 편이다. 흡입제로 사용하는 스테로이드의 경우 고용량이 아니어서 장기간 사용해도 전신 부작용은 없으며, 간혹 구강에 곰팡이가 생기는 정도다. 중요한 것은 천식을 치료하지 않으면 기도벽이 두꺼워지는 개형현상이 나타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점이다. →천식과 관련한 정책적인 문제는 없는가. -현재 적용되는 보험 기준이 최근의 치료방법을 반영하지 못해 현장에서의 치료와 보험 기준에 차이가 있는데, 이런 점은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그들은 왜 어린 두 딸을 목졸랐나…포천 자매살해사건 재구성[단독]

    그들은 왜 어린 두 딸을 목졸랐나…포천 자매살해사건 재구성[단독]

    성탄절 분위기가 채 가시지 않은 2011년 12월 30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여우재고개 6부 능선 계곡에서 처참하게 일그러진 진청색 중소형 승용차와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두 소녀의 사체가 유골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동반자살 하겠다”는 편지를 매형과 누나에게 각각 보낸 이모(46), 정모(37·여)씨 부부가 두 딸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전국에 지명수배했다. 지난 10일 사건 발생 2년 2개월 만에 부산의 한 농장에서 이씨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세상은 이씨 부부가 천륜을 저버리고 몹쓸 짓을 했다며 혹독한 비난을 퍼붓고 있다. 평범한 한 30~40대 젊은 부부가 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두 딸을 목졸라 살해하고 동반 자살을 기도했는지를 심층취재했다.  동반 자살 배경  부인 정씨는 아동학습지 판매회사인 A사 경기 고양시내 모지점 영업팀장을 지내면서 1억 3000만원에 가까운 빚을 져 괴로워했다.  당시 1년간의 지역국 매출 6억원 가운데 4억 5000만원이 정씨 실적이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빚은 늘어만 갔다. 급한 김에 책을 팔고 고객으로부터 받은 현금으로 돌려막기를 한 사실이 회사에 적발돼 팀장에서 평사원으로 강등된 것은 물론, 1000만원의 벌금까지 빚을 내 해결해야 했다. 이 때문에 월급은 본부장이 직접 관리하고 정씨는 고작 50만원만 손에 쥐게 됐다. 공금에 손을 댄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다. 회사 빚은 매달 600만~700만원씩 상급자 신용카드를 빌려 상환해야 했으나 빚은 더욱 늘어만 갔고, 모든 짐은 정씨 책임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이씨 부부가 얹혀 살고 있던 누나집도 몇 개월째 월세를 못내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다음 달 중학생이 될 큰 딸(당시·12)의 교복은 아직도 구입하지 못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곤궁한 처지를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정씨는 2011년 2월 15일 포천시 이동면 백운계곡의 한 민박집 주차장에서 남편 이씨의 누나에게 쓴 유서에서 당시 참담한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처음 ‘형님’이라 불러 보네요(중략) 아이들을 키울 자신도, 미래도 보이지 않기에 이리 죽을 결심을 했습니다. 세상이 참 무섭다는 거 너무 늦게 깨달아 죄송합니다(중략) 제가 사치스러운 것도 아니고 제 욕심만 채우자고 했던 일도 아닙니다”  마지막 가족 여행  정씨는 옴짝달싹 못할 처지를 벗어 날 수 있는 길은 죽음 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남편 이씨는 그런 아내를 달래기 위해 2011년 2월 14일 새벽 4시 고양시 일산 집을 나섰다. 누나와 매형에게는 “바람 쐬러 간다”는 메모를 남겼다.  이씨 부부는 집을 나선지 13시간 만인 오후 5시쯤 포천시 이동면 백운계곡 한 민박집 3호실에 투숙했다. 민이(가명·당시 12), 영이(가명·10)는 일찍 재우고, 이씨는 밤 새워가며 아내 정씨를 설득했지만, 정씨의 자살 의지는 확고했다. 이씨도 “차라리 함께 죽자”며 체념했다. 이튿날 오후 1시 20분쯤 이씨는 지인에게 21만원을 입금 받아 근처 편의점에서 유서를 작성하기 위해 편지지와 편지봉투, 그리고 볼펜을 구입해 민박집 주차장으로 돌아 왔다.  아이들은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방에서 놀고 있었고, 부부는 주차장에 세워놓은 승용차 안에서 각자 유서를 써 내려 갔다 이씨는 매형에게, 정씨는 처음으로 남편의 누나인 시누이에게 편지지를 한 장 가득 꾹꾹 눌러 썼다.  정씨는 유서에서 “잠시 후 저희 손으로 아이들 목을 졸라야 합니다. 이런 부모가 또 있을까요? 사는 것 보다 죽는 게 모든 사람에게 더 큰 피해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남편 이씨도 눈물로 매형에게 유서를 써 내려갔다.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남아서 천덕꾸러기가 될 것 같아 저희가 데려갑니다. 불쌍한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죽을 각오로 잘 살아보려 했는데 현실은 너무 무섭습니다. 어제도 결정을 해서 행동으로 옮기려 했으나 아이들의 눈이 밟혀 못했습니다”  오후 5시쯤 근처 이동우체국에서 남편이 우표를 구입해 우체통에 넣고, 밤 11시쯤 다시 민박집에 투숙했다.  민이와 영이는 잠시 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한 채 이내 잠이 들었다. 이씨는 천천히 이부자리에서 일어나 주방 가스레인지와 연결된 LPG가스의 호스를 칼로 반 쯤 잘랐다. 정씨는 말 없이 옆에 서서 물끄러미 지켜봤다. 이씨는 밖으로 나가 낮에 민박집 주인으로부터 고기를 구워 먹는다며 받은 번개탄 2장에 불을 붙였다. 냄비에 담겨진 번개탄을 방안 출입문 앞에 놓은 이씨 부부는 꼭 안고 자리에 누워 조용히 눈을 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꽈당’ 냄비 부서지는 소리와 누가 넘어지는 소리에 가족들이 잠에서 깼다. 막내 민이가 화장실을 가던 중 그만 번개탄이 들어있는 냄비를 밟고 넘어진 것이다. 이씨는 ‘이건 아니다’는 생각에 즉시 창문을 열고 출입문을 열어 환기 시키고 번개탄을 밖으로 던졌다.  이튿날 오전 11시 민박 집을 나온 일가족은 일동면 화대리 제일유황온천 부근 음식점에서 늦은 아침 겸 점심식사를 했다. 주차장으로 나온 정씨는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는 죽기로 했으니 너희들은 보육원에 보내주겠다”며 처음으로 죽음을 암시 했다. 큰딸은 울면서 따라 죽겠다고 했고, 작은 딸은 울기만 했다.  오후 6시쯤 지인에게 빌린 돈 15만원을 근처 농협에서 찾아 산정호숫가에 한 숙박업소로 이동했다. 길가 마트에서 막걸리와 소주를 각각 2병 사고, 번개탄을 3장 구입했다. 새벽 2시쯤 졸음을 이겨내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까스로 다독여 차에 태우고 호숫가 공터에 차를 세운 후 불붙은 번개탄 3장을 냄비에 담아 차량 안 정씨 다리 밑에 놓았다. 잠을 청한지 2시간쯤 지난 새벽 4시. 두 딸이 괴로워 하며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아이들이 있는 뒷자리로 넘어가 작은 아이부터 목을 조르고, 정씨는 발버둥치는 아이들 다리를 잡았다. 폭풍같은 시간이 지나 고요함과 두려움이 엄습했다.  두 딸을 뒷자리와 그 밑에 각각 눕힌 이씨 부부는 차량을 추락시킬 장소를 찾아 1시간 여 동안 주위를 배회했다.  여우재고개 6부 능선 계곡이 적당했다. 차량을 그대로 몰아 돌진했다. 70m 아래로 떨어진 자동차는 휴지조각처럼 구겨지고, 두 딸의 사체는 차장 밖으로 튕겨져 나갔지만 안전띠를 맨 이씨 부부는 멀쩡했다. 가까스로 차량을 빠져 나온 부부는 소나무 가지에 줄을 걸어 나란히 목을 맸지만 나뭇가지는 두 사람의 체중을 견뎌내지 못했다. 2월 중순 여우재 계곡은 한 겨울 날씨 그대로였다. 가만히 있으면 저체온증으로 죽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질긴 목숨은 4~5일이 지나도 이상이 없었다.  결국 부부는 계곡을 걸어 나와 산정호수로 걸어갔고, 화장실, 빈컨테이너 등에서 며칠을 더 보냈다.  2월 25일 오후 1시40분쯤. 부부의 편지를 받은 매형 차모씨가 급히 일산경찰서 실종수사팀을 찾아가 유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이씨는 이때 산정호수 부근 현금지급기에서 지인들이 보내준 현금을 3회에 걸쳐 인출하자 경찰은 단순 가출로 봤다.  자살 포기  여러 차례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실패하자, 부부는 3월 1일 버스를 이용해 의정부시내로 이동했다. 다시 지인들에게 소액을 통장으로 받아 인출한 다음 병원을 찾아갔다. 이씨는 동상에 걸려 걷기가 어려웠다. 정씨는 상태는 덜했지만 치료가 필요했다. 열흘간 의정부에 머물면서 병원 치료를 받은 부부는 강릉 주문진으로 이동했다. 강릉에서도 이씨는 병원을 오가야 했다. 같은 달 23일까지 강릉을 배회하던 부부는 눈에 잘 안 띄는 시골로 도피하기로 하고 PC방에서 일자리를 찾았다.  마침 충북 진천의 한 오이 재배농가에서 낸 구인광고를 보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부부는 월 230만원을 받기로 했다. 3개월 후인 6월 30일 말 없이 편지만 한 통 써놓고 충남 보령(대천)으로 이동했다. 약 1주일간 모텔을 전전하며 발길 닿는 대로 움직였다. 이후 경북 상주 버섯농장, 경북 청도 염색공장, 새마을 농장을 돌며 하루벌이를 했으나 힘에 부쳤다.  다시 인터넷 구인광고를 검색해 7월 21일 경북 밀양의 한 펜션에서 둘이 250만원을 받기로 하고 몸을 의탁했다. 그러나 다른 종업원과 마찰을 빚어 한 달을 겨우 채우고 경남 마산, 전남 여수, 충남 강경, 전남 해남을 떠돌았다. 9월 추석 명절 직전 부산의 한 농장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광고를 봤다. 명절연휴가 지난 뒤 오라고 했다. 부부는 220만원을 받기로 했다. 1년 6개월 지나는 동안 월급도 오르고 잘 지내는가 싶었지만 천륜을 어기고 이 하늘 아래 숨을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지난 10일 오후 4시 ‘중요 지명 피의자 종합수배’ 전단을 본 한 주민의 신고로 부부는 사건 발생 2년 2개월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경찰로부터 신병을 넘겨 받은 포천경찰서는 12일 이씨와 정씨 부부를 살인 및 사채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친자매 살해범도 평범한 엄마 아빠였다  부부는 평범한 대한민국 엄마 아빠였다. 이씨는 전문대학과 같은 2년제 동국대 전산원을 졸업하고 용산 전자상가 등에서 컴퓨터 관련 일을 했다. 집 전세금 전체를 털어 지인들과 함께 하던 사업이 잘못돼 누나 매형집에 얹혀 살게 됐지만, 닥치는 대로 일을 할 만큼 가족들에 대한 책임감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 역시 고등학교 졸업 학력으로 조금이라도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맞벌이에 나섰다. 국내 유명 아동학습지 회사에 입사해 영업팀장직에 올랐다. 한 질에 70만~100만원 하는 교재를 팔면 13%의 판매수수료가 수당으로 떨어졌다. 실적 부담에 쫓겨 허위 판매를 하고, 허위 판매대금을 입금하기 위해 고객으로부터 현금으로 받은 책값을 유용한 것이 화근이 됐지만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회사는 돈을 벌었지만, 자신과 직원들의 빚은 줄기는 커녕 점점 늘어만 갔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민이와 영이도 교우 관계가 매우 좋았다. 성적도 중상위권이었다. 두 자매의 담임교사들은 “민이는 특히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책임감도 강했다. 어머니 역시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다른 엄마들 보다 강했다”면서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사를 맡은 포천경찰서 김중기 형사는 “이씨 부부 모두 지극히 평범한 엄마 아빠였지만,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잘못된 판단을 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DB를 열다] 1차 확장공사 끝난 1972년 만리동 고개

    [DB를 열다] 1차 확장공사 끝난 1972년 만리동 고개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서울역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만리재다. 서울의 풍수에 따르면 삼각산을 중심으로 오른쪽이 우백호(右白虎)인데 우백호는 인왕산에서 사직동에 이르는 내백호와 안산에서 만리재에 이르는 외백호로 나뉜다. 일설에는 만리동은 훈민정음 제정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린 조선의 문인 최만리가 살았던 곳에서 유래한 지명이라고 한다. 만리동은 도심과 가까이 있으면서도 서울에서 개발의 바람이 가장 늦게 도착한 곳이다. 시간이 멈춘 듯 수십년 전 재래시장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만리시장과, 벽돌을 쌓아 올려 만든 굴뚝이 세월의 깊이를 말해주는 목욕탕도 예나 다름없다. 1927년 문을 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이발소인 성우이용원도 옛 그대로의 모습으로 손님을 맞고 있다. 만리동에는 스튜디오와 현상실, 편집실, 녹음실을 갖추고 영화를 제작하던 촬영소도 있었다. 만리동 고개는 1960년대까지 폭이 10m밖에 되지 않는 좁고 가파른 언덕길이었다. 이후 이 고갯길은 확장 공사를 하게 되는데, 사진은 서울역에서 고개 정상까지 28m의 폭으로 확장된 고개 주변 모습이다. 정면으로 보이는 쪽이 공덕동으로 넘어가는 길이다. 고개에서 공덕동까지 1.3㎞ 도로의 확장 공사는 1974년 5월 착공해 그해 12월 15일 공사를 마쳤다. 만리동도 개발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옛집이 조만간 헐리고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與 ‘지역 일꾼론’이냐 野 ‘정권 경종론’이냐

    4·24 재·보선이 열흘도 남지 않았다.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는 서울 노원병과 부산 영도, 충남 부여·청양에서는 선두·후미 주자 간 간극이 점점 드러나는 가운데 한반도 위기로 인한 안보 이슈와 투표율 등 판세를 뒤흔들 막판 변수가 주목되고 있다. 역대 선거에선 여야 모두 안보 이슈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새누리당은 보수층 결집론, 야당은 남북 평화론을 각각 주장하며 지지층을 결집했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에선 여야가 복잡한 정치 셈법 때문에 안보 이슈를 통해 선거판을 키우는 데 소극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당은 재·보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새 정권의 심판론으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야당도 세곳 가운데 한곳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패배로 인한 피해를 최소하기 위해 굳이 판을 키울 필요는 없다는 분위기가 있다. 역대 재·보선 투표율은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이번에는 지역마다 안철수, 김무성, 이완구 후보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출마해 투표율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통합선거인명부 도입으로 이번 재·보선부터 도입되는 ‘사전투표제’도 투표율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보선부터는 부재자 신고를 하지 않아도 주말이 포함된 오는 19∼20일 투표할 수 있어 평일 투표 참여가 어려운 직장인들의 참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야는 이 같은 막판 변수에 대비해 ‘지역 일꾼론’과 ‘정권 경종론’이라는 전략을 쓰고 있다. 새누리당 후보들은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힘 있는 여권 후보, 지역 일꾼’임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민주통합당과 진보정의당 등은 박근혜 정부의 초반 인사 실패 때문인 낮은 지지율 등을 강조하면서 잘못된 국정 운영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정권 경종론을 강조하고 있다. 노원병에 출마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새 정치와 서민정치를 앞세우고 있다. 각 당은 조직력도 총동원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주 노원병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서울 48개 당원협의회도 모든 역량을 노원병에 투입하기로 했다. 선거운동 기간 중 첫 주말 유세인 14일에는 정몽준, 이자스민 의원이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기도 했다. 부산 영도에서는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김비오 후보의 선거 지원에 나서 문 의원의 지원이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문 의원은 지난 13일 김 후보와 함께 영도구 남항시장에서 시장 상인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는 등 재·보선 첫 지원에 나섰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머리 둘 달린 ‘기형 돼지’ 태어나 충격

    머리 둘 달린 ‘기형 돼지’ 태어나 충격

    머리가 둘 달린 돼지가 태어나 해외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같은 기형 동물 대부분 태어난 직후 죽는 것과 달리 현재까지는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 장시성 북단에 위치한 주장시의 한 마을에서 머리가 둘 달린 돼지가 태어나 사람들을 경악시켰다. 이 새끼 돼지의 특징은 코는 각각 한 개 씩 가지고 있지만 눈과 귀는 함께 사용한다. 기형 돼지를 진단한 지역 수의사는 “왜 기형으로 태어났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배아가 불안전한 상태로 성장을 멈췄거나 쌍둥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중단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머리나 심장 등 2개의 기관에 영양분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이같은 동물은 오래 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구촌 곳곳에서 머리가 두개 달린 동물이 속속 발견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머리가 둘 달린 황소상어(bull shark)가 처음으로 발견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 해안에서 고기잡이를 하던 어부가 잡은 이 황소상어는 하나의 꼬리에 두 개의 머리와 심장, 배 등을 가졌다. 사진=멀티비츠 인터넷뉴스팀
  • 꽃의 계절,천식도 같이 피어난다

    누구나 기다리는 봄이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봄은 만물이 소생하고, 몸과 마음이 활성화되는 활력의 계절이 아니라 고통과 싸워야 하는 시기다. 문제는 천식이다. 우리나라 1∼4세 소아의 천식 유병율은 23%를 넘고 있으며, 성인도 12∼13%에 이른다는 조사보고도 있다. 안타깝게도 천식 발작이나 후유증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천식을 남의 일이라고 여기거나 너무 가볍게만 생각한다. 봄을 맞아 앞다퉈 피는 꽃들이 반갑지 않고, 여기에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문밖을 나서기가 두려운 질환 천식을 두고 어수택 순천향대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와 대화했다.  천식이란 어떤 질병인가.  천식은 기관지(기도)가 좁아지는 병이다. 이물질의 자극으로 공기의 길목인 기도가 좁아져 호흡이 어렵고, 숨 쉴 때 ‘쌕쌕’ 하는 천명음이 들린다. 물론 기침도 심하다. 천식 환자의 기도는 정상인과 달리 찬 공기나 담배 연기, 향수나 화학약품 등의 강한 냄새, 집먼지진드기나 꽃가루 같은 알러젠 자극에 민감해 쉽게 좁아지는 게 문제다.  특히 천식이 봄철에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알러지를 유발하는 꽃가루가 생기기 때문이다. 천식 환자의 70%가 알러지성 비염을 갖고 있는데, 꽃가루 알러지가 있는 환자는 당연히 천식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봄에 꽃가루를 날려 천식을 악화시키는 나무로는 참나무·자작나무·오리나무·너도밤나무·버드나무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황사도 심각한 문제다. 미세먼지를 실은 황사가 환자의 기도를 자극해 천식을 악화시키는데, 이 때문에 황사철에는 입원하거나 응급실을 찾는 천식 환자가 부쩍 늘어난다. 일교차도 조심해야 한다. 낮에는 문제가 없지만 새벽녘에 차거워진 공기를 들이마시면 기도가 쉽게 좁아지기 때문이다.  국내 유병률과, 최근의 발생 추이를 짚어 달라.  천식 유병률은 조사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천식 유병률은 2007년 5.4%에서 2010년에는 6.7%로 증가했다.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에서도 2007년 8.5%이던 것이 2010년에는 9.3%로 높아졌으며, 질병관리본부 조사에서도 이런 추세가 확인된다. 이처럼 천식 유병률이 증가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최근에는 ‘위생가설’에 주목하고 있다. 생활위생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세균이나 기생충 감염이 줄어 역으로 천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견해다.  현단계에서 천식의 원인을 특정할 수는 없는가.  원인을 한 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선천적으로 천식 요인을 가진 사람이 발작을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에 노출됐을 때 발생한다. 즉, 자극을 받으면 쉽게 기관지가 좁아지는 유전적 요인을 가진 사람이 특정 알러젠이나 직업적 요인, 감기 등에 따른 자극에 노출돼 문제가 된다고 보면 된다.  천식은 중증도에 따라 어떤 증상을 보이는가.  증상은 다양하다. 경증일 때는 별 증상이 없어 운동할 때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정도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기관지가 좁아진 경우라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만큼 숨이 찬데, 특히 밤에는 기침까지 심해져 잠을 잘 자지 못한다. 감기나 꽃가루 등 알러젠에 노출되면 갑자기 기도가 좁아지는 급성 악화의 경우 평소보다 호흡곤란과 기침이 심해 가만 있어도 숨이 차는가 하면 더러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악화되기도 한다.  진단은 어떻게 하며, 특이증상은 무엇인가.  발작적인 기침과 쌕쌕거리는 천명음, 운동시 호흡곤란 등의 증상에다 폐기능검사에서 전형적인 소견을 보이면 천식으로 진단한다. 폐기능검사란 기관지 확장제를 이용해 기관지의 확장 정도를 측정하거나, 기관지가 줄어드는 약제를 사용해 기관지가 좁아지는 정도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천식은 기침과 호흡곤란이 대표적 증상이며, 밤에 기침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 찬 공기나 자극적인 냄새, 담배연기를 맡거나 감기에 걸리면 숨이 차고, 심한 기침을 하게 되는데, 이 때 천명음이 들리면 천식일 가능성이 높다. 청소년이 가벼운 운동만으로도 숨이 찬 경우에도 천식을 의심할 수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가장 일반적인 치료는 약물 투여인데, 약물 사용방식에 따라 유지요법과 완화요법으로 구분한다. 유지요법은 약물을 주기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천식은 기도 질환이어서 기도로 직접 약이 들어갈 수 있는 흡입제를 주로 사용한다. 이 때 환자 상태에 따라 스테로이드 단독 제제나 기관지 확장 흡입제를 사용하며, 이후의 증상과 폐기능검사 결과에 따라 약제를 조절하게 된다. 완화요법은 천식이 갑자기 악화됐을 때 적용하는 방식으로, 10분 안에 기관지를 확장시켜 주는 속효성 기관지확장제가 주로 사용된다. 이와는 달리 아예 천식을 악화시키는 인자를 없애는 방법도 있다. 예컨대 금연을 하게 하는 등 주변의 알러젠을 없애거나 피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알러젠을 제거하기 어렵다면 장기간 피하주사를 놓는 면역요법을 적용할 수도 있다. 이런 방법으로 천식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천식 반응과 관련된 물질을 억제하는 주사제를 사용하는 표적치료 방법도 있지만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다.  치료 예후와 치료에 따른 합병증도 짚어달라.  환자의 80% 정도는 흡입치료로 증상이 개선되지만 증상이 없어졌다고 임의로 약제 사용을 중단하면 다시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약제를 중단할 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천식 치료제는 합병증이 거의 없는 편이다. 흡입제로 사용하는 스테로이드의 경우 고용량이 아니어서 장기간 사용해도 전신 부작용은 없으며, 간혹 구강에 곰팡이가 생기는 정도다. 중요한 것은 천식을 치료를 하지 않으면 기도벽이 두꺼워 지는 개형현상이 나타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점이다.  천식과 관련한 정책적인 문제는 없는가.  현재 적용되는 보험 기준이 최근의 치료방법을 반영하지 못해 현장에서의 치료와 보험 기준에 차이가 있는데, 이런 점은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보수와 진보 뛰어넘은 종교와 피부색 극복한 새 공동체, 만들 수 있을까

    문제의식은 제목 그대로다.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은 자들의 공동체’(알폰소 링기스 지음, 김성균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저자는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은’ 이들이 공동체를 구성할 가능성을 탐구해 보자고 제안한다. 연대, 연합, 코뮌 같은 기존 논의를 뛰어넘기 위한 시도다. 저자는 미국인임에도 유럽에서 현상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몇몇 단어나 문장은 원문의 복잡함 때문인지 아니면 번역 수준이 고르지 못한 탓인지 읽기 쉽지 않지만, 대부분의 문장들이 좋다. 특히 3장 ‘얼굴들, 우상들, 물신들’, 4장 ‘세계의 잡음’은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저자는 합리적 공동체의 티끌 하나 없이 맑고 숭고한 소통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모든 소통과정에는 상대에 저항하고 상대를 침묵시키기 위해 행사되는 강제력이 존재”한다. 그래서 “폭력을 단념하고 소통을 시작하는 두 개인”은 문명화된 것이기도 하지만 “국외자들과 전혀 소통하지 않는 폭력적 관계로 진입”한다. 저자는 이를 소크라테스 공동체, 투명한 루소주의 공동체라고 부른다. 억압적 정치권력일수록 동원을 소통이라 우겨대면서 자신의 진정성을 유달리 강조하는 현상은 여기서 벌어진다. 그들이 말하는 소통은 비국민으로 낙인 찍힌 자들에겐 오직 공포, 절망, 포기만 안겨 주겠다는 것인데도. 그래서 재밌는 비유가 나온다. “녹음된 백색소음이 우주캡슐들에 추가됐고, 백색소음이 녹음된 음반들이나 테이프들이 방음처리가 된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인간이나 생물들에 판매되기도 한다.” 그러니까 바흐의 음악에는 음악만 있는 게 아니라 “신을 찬양하고, 공덕과 구원을 얻으며 자신이 낳은 열두 자녀의 무사안녕을 기도하고, 텔레만과 퍼셀과 경쟁하며, 자신의 후원자들의 지위를 상승시키고, 모든 도시의 성공적인 크리스마스 축제에 공헌하는” 소리가 담겼기에 명작이다. 이런 요소를 제거한 오늘날 전자음악은 그냥 일회용이다. 잡음은 제거 대상이 아니라 경청 대상이란 주장이다. 가장 미약한 잡음은? 죽어가는 이들이 내는 소리다.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은 자들이 유일하게 공유하는 것은 오직 ‘죽음’이다. 그래서 “병원에서든 빈민촌들에서든 외롭게 홀로 죽어가는 사람을 방치하는 사회는 급속히 자멸하는 사회다.” 그래서 새로운 공동체의 출발점은 죽음이다. 요즘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진주의료원 폐쇄 결정을 둘러싼 뜨거운 논란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1만 5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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