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서점 등소평사후 분석 서적 각광
◎「포스트 등」은 누구? 중국의 앞날은?/새로운 황제들모택동의 신임과 박해 등 두거물 초점/등소평 문선75년 첫 정치활동이후의 연설·담화문
중국의 최고지도자 등소평이 사망함에 따라 그의 삶과 사상 혹은 「포스트 등」을 주제로 한 책들이 독자들의 새로운 관심을 끌고 있다.이를 반영하듯 교보문고·종로서적·을지서적 등 서울시내 대형서점들은 등소평 관련서적 특설코너를 이미 마련,독자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현재 서점에 나와있는 등소평 관련 책은 그를 직접 다룬 것만 10여종.이 가운데 특히 주목할만한 것으로는 「새로운 황제들」(해리슨 E.솔즈베리 지음,다섯수레),「등소평 문선」(등소평 지음,범우사),「나의 아버지 등소평」(전2권,등용 지음,삼문),「등소평 리더십과 중국의 미래」(김영화 지음,문원),「등소평 사후의 중국」(하빈 지음,연암) 등이 꼽힌다.앞의 3권이 등의 개인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뒤의 2권은 「등이후」 정치·사회 등 예측에 비중을 두고있는 것이 특징이다.
「새로운 황제들」은 국공내전,백화제방,대약진운동,문화혁명,천안문광장 대학살 등 현대중국을 주조해낸 큰 사건들을 모택동·등소평 두 거물에 초점을 맞춰 살핀다.등소평이 어떻게 모택동의 비밀사업인 「3선 건설」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그의 신임을 얻어 권좌에 올랐으며 문화혁명시기에 모택동으로부터 어떤 박해를 받았는가,등소평이 모택동의 부름을 받고 복권된 뒤 어떻게 강청에 의해 다시 숙청당했으며 엽검영 원수는 어떻게 강청과 사인방을 타도하고 등을 「새로운 황제」로 등극시켰는가….지은이는 이 모든 과정을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보여주듯 생생하게 재구성해 그린다.
「등소평 문선」은 등소평이 문화혁명에서 축출된 뒤 재차 복권돼 당부주석·당정치국상임위원·중앙군총참모장을 맡아 처음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한 1975년 1월 중공당 제10기 2중전회부터 최근까지의 연설·담화·회견 등을 모은 것.이를 통해 독자들은 등소평의 국가경영철학과 신념을 어렵잖게 엿볼수 있다.「나의 아버지 등소평」은 등소평의 셋째딸인 등용이 자식의 입장에서 아버지의 일생을 서술한 책이다.등소평이 어린 시절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고학하는 과정과 중국의 위대한 혁명가로 변모해간 전후사정을 상세하게 다루며 등소평의 가정과 혼인,성격,취미 등도 충실히 소개한다.
「등소평 리더십과 중국의 미래」는 등소평의 정치적 리더십의 형성과정과 그의 사후 중국정치 전망을 담은 국내 학자의 연구서.등소평은 『방법상의 타협은 있을수 있지만 원칙상의 타협은 결코 있을수 없다』고 했다.그는 정치적 원칙과 타협하지 않았기 때문에 삼하를 겪게 됐지만,그가 다시 삼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그의 인간적 포용성과 아량 때문이었다.하나의 예로 등소평은 자신의 정적을 제거할 때도 결정적인 타격을 가하지 않고 언제든 재기할 가능성을 남겨두는 정치적 금도를 보였다.요컨대 등소평은 정치권력보다는 정치권위를 통해 지도력을 발휘했다고 할수 있다.이런 관점에서 지은이는 등소평의 지도력을 「탄력적 리더십」으로 규정한다.이 책은 등소평 이후 중국정치에 관해서는 『강택민 중심의 주류파와 조자양 중심의 비주류파가 대립구도를 이루겠지만 개혁개방의 흐름은 완급을 조절하며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등소평 사후의 중국」은 「중국 태자당」「주용기전」의 저자인 중국의 정치분석가 하빈이 천체물리학자 방려지 등 세계석학 43명의 중국정세 진단을 토대로 쓴 책.「등이후」 양안관계에 대해 이 책은 대만이 독립을 선포하지만 않는다면 북경이 대만에 강경정책을 취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으로 내다본다.
이밖에 「문혁수익자」 화국봉과 「문혁수해자」 등소평을 비교분석한 「중국을 움직이는 사람들」(김소중 지음,종로서적),등소평의 내면세계와 외부활동을 아울러 소개한 「태상황제 등소평전」(비라치 디네스 지음,신서원),등소평 사후의 문제를 폭넓게 다룬 「등소평 이후의 중국」(왕조군 등 지음,조선일보사) 등도 눈길을 줄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