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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개혁 초일류기업으로 가자](중)

    -선단식 경영 계속하면 모두가 죽는다 “내가 물려주고 싶은 것은 물적 재산이 아니라 지식재산이다.그리고 2세를아낀다면 차라리 돈을 주고,절대로 기업을 물려주지 말아라” 지난해 타계한 고 최종현(崔鍾賢)SK회장이 생전에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다. SK그룹은 지난달 26일 최회장 1주기를 맞았지만 전문경영인 출신의 손길승(孫吉丞)회장과 대주주인 최태원(崔泰源)SK(주)회장이 역할분담을 하며 구조조정을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SK는 지난 1년동안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산업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SK(주)와 SK텔레콤 양대 주력사가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대우가 워크아웃,현대가 주가조작 시비,삼성이 총수의 사재출연과 세무조사설 등으로 바람 잘 날이 없었던 것과 대조적이다.SK가 변신에 성공한 이유는 여러가지가있겠지만 한 재계 관계자는 “잡다한 계열사를 거느린 다른 재벌들과는 달리 선단식(船團式) 경영을 지양,주력 업종에 집중투자한 것이 주효하지 않았겠느냐”고 풀이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정·재계 간담회에서 “일부에서 재벌개혁을 재벌해체라고 오해하고 있지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선단식 경영이종식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재벌개혁의 목표를 분명히 밝혔다.과거 우리나라 재벌들의 사업구조는 ‘문어발’처럼 복잡하게 얽혀있었다.이쑤시개에서유조선까지 모든 업종을 망라해 손을 대지 않은 사업이 없었다.따라서 대기업의 사업구조는 서로 비슷한 형태로 유지돼 왔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선단식 경영은 결과적으로 세계 초일류 전문기업과의치열한 경쟁에서 처절한 패배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는 또 규모만 크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대마불사론(大馬不死論)’이라는 잘못된 신화를 잉태,급기야 오늘날 대우의 비극마저 초래하기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2001년 4월부터 부활되는 30대 재벌에 대한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선단식 경영의 종식을 위한 제도적인 장치다.재벌들이 그동안 법망을 피해 3사 이상의계열사간 상호출자(순환출자)를 통해 가공자본을 창출,실질적인 자본의 투입도 없이 소유지분을 강화하고 부채비율도 낮추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저질러왔기 때문이다. 엄청난 부채를 지고 있음에도 불구,계열기업을 지배할 목적으로 새로이 출자,또 다른 부실을 낳는 ‘부실의 악순환’ 고리를 차단하자는 것이다.재벌총수와 가족들의 편법 재산증여에 따른 책임,제2금융권 경영지배구조 개선문제도 똑같이 총수 1인 지배하의 선단식 경영체제를 바꿔나가기 위해 필요한조치다. 수많은 계열사를 재벌총수 혼자서 경영하면 당연히 문제가 따른다.독단적이고 권위주의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공산이 커진다.재벌들은 선단식 경영의 환상에서 벗어나 ‘버려야 산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그리고 주력 기업에집중투자,세계 초일류 기업을 육성하지 않으면 대기업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의 주류를 이루는 중소기업도 공동부실화,모두가 어렵게 된다는 사실을 깊이깨달아야 할 것이다./정종석 경제과학팀장
  • [재벌개혁 초일류기업으로 가자](상)

    재벌정책 목표는 21세기 초일류 전문기업 육성국민의 정부는 출범후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기위해 재벌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대한매일은 재벌개혁의 성공을 위해세차례 특집을 싣는다. 재벌개혁의 최종 목표는 무엇이며 언제까지 계속되는가.재벌해체와는 어떻게 다른가.순수한 소유구조의 개선인가 아니면 특정 재벌을 겨냥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가.매듭은 없이 늘 새롭게 시작만 하는가.재계는 물론 독자들로부터 데스크에 쏟아지는 주요 질문들이다. ■선단식 경영의 시정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특정 재벌을 겨냥한 사정(司正)식 개혁이나 인위적인 재벌해체는 없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그동안 여러차례 재벌개혁의 목표가 몸집을 굴리기조차 힘겨운 공룡과도 같은 ‘선단식(船團式) 경영’의 시정에 있다고 천명했다.강봉균(康奉均) 재경부장관도 6일 국민회의 의원연수회 특별강연에서 “경쟁과 견제라는 시장원칙을 작동시켜 문어발 식의 방만한 사업경영과 이를가능케 하는 총수 1인지배체제를 바꿔나가려는 것”이라며 재벌개혁의 목표가 선단식 경영의 타파에 있음을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그룹총수가 황제처럼 군림하며 모든 것을 재단하거나,세상은 변하는데도 족벌경영 체제를 세습하는 재벌의 잘못된 기업윤리와행태를 이번 기회에 확실히 고치자는 것”이라며 “재벌의 인위적인 해체가아니라 재벌체질 강화를 염두에 둔 개혁”이라고 확인했다. ■세계일류의 경쟁력으로 경제발전 선도 정부의 청사진에 따르면 재벌개혁이 성공하면 우리나라 재벌들의 주력 계열사들은 저마다 세계일류의 경쟁력을 갖춰 경제발전을 선도하게 된다.강 장관은 “예컨대 삼성전자가 번 돈이삼성자동차에 흘러가지 않게 되면서 삼성전자는 차세대 개발투자를 증대,세계 일류기업의 위치를 확고히 하게 된다”고 재벌개혁후 미래상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재계는 정부의 재벌정책에 관한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을까.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재벌개혁의 목표와 진정한 지향점이 어디인지에 관한 의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한 재계 고위인사는 “올들어 정부의 압박에 따라 현대와 LG반도체의 통합에 이어 삼성자동차 법정관리와 이건희(李健熙) 삼성회장의 사재출연,대우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착착 이뤄졌고,최근에는 현대전자 주가조작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삼성 이회장의 변칙상속에 대한 세무조사 검토 발언 등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그는 “하나의 시나리오에 의해 차례로 ‘재벌사냥’이 진행되는인상”이라고 재계일각의 불안한 분위기를 전했다. ■재벌정책 시나리오는 없다 이에 대해 정부의 믿을만한 소식통은 “재벌개혁을 완수하면 재벌도 살고 나라도 산다”면서 “과거와는 달리 국민의 정부는 정경유착으로 재벌에 빚진 일이 없기 때문에 재벌정책이 상대적으로 과감하고 충격적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재벌사냥 시나리오는없으며,특정기업을 타깃으로 삼는 식의 정책은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없다”고 단언했다./정종석 경제과학팀장
  • [21세기 초일류 전문기업] 삼성전자(1)

    대한매일은 21세기를 앞두고 자체개혁과 구조조정을 통해 세계 초일류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대표적인 변신노력과 밀레니엄 비전을 차례로 연재한다. 한국의 대표적 기업인 삼성전자가 또 한번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반도체로세계시장을 제패한데 이어 정보통신 분야에서도 세계 ‘톱3’메이커로 발돋움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매출액 25조원,순이익 3조원으로 이 두가지 기준에서 모두 국내 최고봉에 올라서 있다.순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당기순이익률도 14%나 된다.이같은 당기순이익률을 달성한 기업은 미국의 GE(제너럴일렉트릭)과 인텔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사업영역도 TV,냉장고 등 가전제품에서부터 휴대폰,TFT-LCD(박막액정표시장치),반도체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전자의 모든 것’을 총망라하고 있는유일한 기업이다.삼성전자 윤종용(尹鍾龍)사장은 6일 호주 시드니에서 가진기자회견에서 “앞으로 VCR과 컴퓨터 프린터,디지털TV,HDD(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등 4개 품목을 세계 1위 품목으로 추가하겠다”고 호언했다. 현재 삼성이 세계 1위 자리를 갖고 있는 품목은 반도체 D램 및 S램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모니터,전자레인지,CDMA 단말기 등 6품목.양적으로 뿐아니라 질적으로도 세계시장을 제패했다.2003년까지 세계 1위 품목을 10개품목으로 늘리겠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반도체에만 전적으로 의존해오던‘돈 줄’도 다양화해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지난 해까지는 삼성전자 매출의 절반을 반도체가 담당해왔다.그러나 올해에는 반도체 매출비중이 35%로 줄어든 대신 그 자리를 휴대폰(25%)과 가전·정보통신(40%)이 메운 상태다. 삼성전자가 2000년대 초 내세우는 간판스타는 정보통신과 반도체,디지털TV등 ‘3두(頭)마차’.삼성은 이들 미래 1위 품목의 시장규모가 1,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휴대폰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미래에는 휴대폰이 인터넷 등 컴퓨터의 기능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또 휴대폰을 많이 팔면 그에 따라 주요부품인 비메모리 반도체와 TFT-LCD의 매출도 연계돼늘 수있다.2005년쯤 전세계 휴대폰 수요 5억∼6억대 가운데 1억대를 삼성전자가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삼성전자는 ‘그룹’이 될 수도 있다.윤사장은 “지주회사가 법인세를 내고 또 배당세를 내야하는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삼성전자도지주회사를 만들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이 말은 전자와 연관이 있는 삼성계열사인 삼성전관과 삼성전기,삼성코닝,삼성SDS 등이 ‘삼성전자그룹’으로 묶일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그룹화가 실현되면 전자와 전관,코닝 등은 수직계열화가 이뤄져 ‘시너지효과(통합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삼성전자는 보고 있다.예를들어 삼성전관은 전지,삼성전기는 박막제품,삼성코닝은 표시장치 유리에서 ‘세계 1위 등극’이 쉬워지리란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장미빛’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당분간 ‘사원복지’보다는 ‘투자’에 더 신경을 쓸 방침이다.현재 800여명인 박사급 인력을 서울대 교수인원 수준인 1,50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국내인력만을 고수하는것이 아니라 미국,일본,영국,러시아 등지에서 우수인력도 충원한다. 삼성전자도 ‘걱정거리’가 있다.바로 외국인에 의한 경영권 위협이다.현재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은 42%.IMF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윤사장은 “주주총회에서 외국인 주주들이 나가라고 하면 그냥 옷을 벗을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시드니 권혁찬.수원 추승호 기자 ■과거정부와 다른점 강봉균(康奉均)재정경제부 장관은 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국민회의 의원 연수에 참석,정부 재벌개혁 정책의 ‘처음과 끝’을 일목요연하게설명했다. 강장관은 먼저 “재벌개혁은 차입에 의한 문어발식 방만한 사업확장과 이를 가능케하는 총수 1인 지배체제를 바꿔나가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정부의 개혁드라이브는 외환위기가 재발하는 것을 근원적으로 막기 위한 책무이자새 천년의 경제 재도약을 위한 역사적 과업”이라고 강조했다. 강장관은 이어 현정부의 재벌개혁 추진방식이 과거 정권들과 다른 점으로다섯가지를 꼽았다. 첫째,과거 정부의 ‘부실기업정리방안’이나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조치’등 일과성 조치나 행정명령이 아닌,국회를 통과한 법에 따라 개혁을 추진한다.둘째,관료주도가 아닌 채권금융기관 책임 아래 개혁을 추진한다.이는 과거 방식보다 체계적이고 투명하며 지속적이라는 것이 장점이다.셋째,과거에는 재계와 합의 없이 정부의 일방적인 지시와 명령으로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했지만 지금은 재계와의 합의를 통해 추진한다.넷째,한자릿수 금리와 증시활성화 등 기업들의 재무구조개선이 가능한 여건을 만들어 주면서 개혁을 추진하고 있고,마지막으로 개별 기업문제에 대해서는 중립성을 견지,영향력을배제하고 있는 점이 과거 정권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강장관은 “특히 정부의 재벌개혁정책에 대해 ‘관치경제’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데 이는 개혁의 신속성과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을 정부 주도에 의한일방적 개혁으로 인식하는 데서 나온 비판”이라고 해명했다.또 재벌개혁 후속조치에 재벌의 제2금융권에 대한 소유제한이 빠진 것과 관련,“우선 경영지배구조 개선 방식으로 접근한 뒤 성과가 기대에 못미치면 소유제한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며 결코 재벌개혁의 고삐를 늦춘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재벌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정부·경제전문가 좌담

    재벌개혁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정부는 순환출자 억제와 사외이사제 도입등을 추진하는 한편으로 현대의 주가조작의혹 수사,삼성 이건희(李健熙)회장의 변칙증여혐의 조사 등으로 재벌들을 압박하고 있다.그러나 개혁정책에 대한 재계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이근경(李根京) 재정경제부 차관보와 이한구(李漢久) 대우경제연구소 사장,최운열(崔運烈)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의 좌담을 통해 마무리 단계인 재벌개혁의 바람직한 방향을 들어본다. ■이한구 사장 현대전자의 주가조작의혹이나 삼성 이건희회장의 우회증여 혐의 등은 범법행위가 드러나면 법대로 처리하면 될 것입니다.이를 재벌개혁의 압력수단으로 이용한다면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입니다.재벌개혁은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자는 것인 만큼 일부 재벌및 관계자들의 불법행위를 놓고 재벌 전체로 확대해석하는 등 감정적으로 대응할 경우 당초 목적을 달성하는 데 오히려 장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근경 차관보 그 문제는 법집행에 관한 문제인 만큼 이 자리에서 논의하기는 부적절합니다.재벌개혁과 관련해 세가지 원칙이 새로 제시됐습니다.제2금융권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재벌 지배를 차단하는 것,순환출자와 부당내부거래를 억제하는 것,변칙적인 증여와 상속을 방지하는 것입니다.재벌개혁의 원리는 투명성,책임성,재무구조 건전성입니다.이 원리들이 현실에 적용되면 기업을 둘러싼 당사자들을 모두 만족시키게 될 것입니다.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재벌개혁의 기본 취지는 과도한 차입을 통한 무모한 확장을막고,국민을 볼모로 부실을 치유함으로써 경제 전체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의고리를 끊는데 있습니다. ■최운열 교수 제가 보기엔 재벌개혁이라는 용어 자체가 거부감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차라리 기업 개혁이라고 했으면 저항이 덜했을 것입니다.개혁의 목표는 처벌이 아니라 기업 체질을 강화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키우는데 있습니다.글로벌시대에는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어렵습니다.기업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왔습니다. ■이사장 저는 재벌정책에서 근본적으로 생각해 볼 점이 몇가지 있다고 봅니다.먼저 기존 재벌구조로 인한 경제문제를 개선하려는 건지,새로운 환경을맞아 새롭게 행태가 변하도록 유도하는 건지 불투명합니다.또 기업의 재무에 초점을 맞추느냐,영업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시책이 달라질 수도 있는데 이 부분도 모호합니다.특히 외환위기 때문에 부채가 갑자기 늘어났는데도무조건 부채를 줄이라고만 강요하면 영업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기업에 대한 간섭을 어떤 범위에서 할 지에 대해서도 분별이 없습니다.지배소유구조와 재무구조,사업구조는 구별해야 합니다.지배소유구조는 사회적 가치관이 반영되는 것이므로 간섭할 수도 있겠지만 재무나 사업구조에까지 정부가 나서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사업구조는 더 큰 문제입니다.사업을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는 잘 아는 사람에게 맡겨야 하는데 지나치게개입하고 있습니다.수술을 하다 환자를 죽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최교수 말씀하신 것들을 모두 독립적으로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재무구조 등과 기업의 업종다각화 등을 따로 떼어놓고 볼 수는 없습니다.또 기업의주채권단이 은행이고,부실은행에 대한 정부 출자가 많아 주주 입장에서라도재무구조 개선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때문에 이를 반드시 간섭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사장 그러나 부채비율이 기업마다,업종마다 다르고 도산가능성도 모두다른데 외부에서 판단해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주주는 은행이 제역할을 못할 경우,경영진을 바꾸면 되지 부채비율이나 여신에까지 간섭해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요. ■이차관보 정부가 채권은행과 재벌간의 약정을 통해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도록 한 것은 재벌이 망하면 금융기관 손실로 이어지고 이는 국민의세금부담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과거 같으면 빚을 다시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입니다.하지만 이제는 빚이 일정수준을 넘으면 시장에서 신뢰하지 않습니다.기업의 부실이 국민경제의 손실로 연결되기 때문에 정부는 국가의 안전을 위해 개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이사장께서 사업구조에 대한 정부개입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셨는데 재벌이 문어발로 다각화돼 중소기업의 설 땅이없어지는 것을막는 것은 정부의 몫입니다.또 핵심역량 집중작업은 재벌간의 자율합의에 의해 시작된 것입니다. ■이사장 문제는 부채비율을 맞추면 안전하고 못 맞추면 안전하지 않은가 하는 문제입니다.어떤 업종은 부채비율이 높아도 현금이 많이 돌아가 문제가없고,어떤 기업은 부채비율이 낮아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획일적으로밀어붙이면 병이 드는 경우가 생깁니다.금융기관들이 능력이 없다고 하지만권한만 주면 왜 능력이 없겠습니까.금융기관이 능력을 갖지 못했다면 정부는 지금까지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얼마나 노력했는지 반성해야 합니다.선진국도 직접금융 중심 국가와 간접금융 중심 국가가 다릅니다.산업이 성숙단계에 접어들면 현금 흐름이 좋아지고 부채비율도 낮아지게 돼 있습니다.정부는어떻게 이를 뒷받침할 지에 치중해야 합니다. ■이차관보 시장이 달라지고 있습니다.지금까지는 정부가 은행·재벌이 망하지 않도록 암묵적인 보증을 해왔지만 그런 보증이 끊어진 마당에 시장은 기업의 재무상태를 정확하게 봐야 합니다.그런 환경변화에 적응하려면 스스로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최교수 제조업의 평균 금융비용 부담률이 5.8∼5.9% 정도 되는데 이는 다른 나라보다 두,세배 높은 수치입니다.직접금융이 우위에 있는 미국의 제조업 평균 부채비율이 100∼150% 안팎이고 간접금융 중심의 일본이 200% 가량입니다.국내 기업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전에 400%였던 것이 1년뒤 500%까지 올라갔습니다.이 정도면 기업 스스로도 어렵다고 판단할 것입니다.예전에는 금융의 행태가 부도를 내지 않는데 맞춰져 있어 빚이 많아도 부도가 안났지만 이제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도 부채비율을 스스로 낮출 수 밖에 없습니다.현재의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할 것입니다. 계열사를 30∼40개씩 거느리고 있는 것이 문제라기보다 한 그룹내 기업들이상호지급보증 형태로 운명을 얽어매고 있기 때문에 부실기업이 우량기업까지 동반몰락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독립경영으로 가는 것만이 그룹 전체가사는 길입니다. ■이사장 저도 일찍부터 상호지보의 위험성을 지적해 왔습니다만원인과 형태도 따져보지 않고 똑같이 없애라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예를 들어 신규사업을 시작해야 하는데 신용도가 떨어진다면 상호지보를 해야 합니다.모든 것을 정부가 획일적으로 적용하다 보니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또 사업영역의 다각화는 외국과의 경쟁에서 아직 유용합니다.부작용이 있다면 이를 없앨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지 무조건 하지 말라고만 하면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부채비율도 그렇습니다.물론 낮추면 경쟁력이 올라가지요.하지만 경쟁력은마케팅력,기술력 등 여러 요소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부채비율을 낮추는 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이차관보 정부의 지시 이전에 적어도 재무 건전성만큼은 재벌 스스로 달성해야 합니다.상호지보도 금융기관들이 기업신용도에 따라 금리를 결정하면문제 될게 없지만 위험을 줄이려는 금융기관과 금리를 낮추려는 재벌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정부가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합니다.선단식 경영에 대해서도 정부는 매우 부정적입니다.총수의 경영 전횡에 대한 견제가 없어 무모한 의사결정과 그로 인해 자원이 낭비되는 사례도있었습니다.재벌이 자금시장과 사업 영역을 독식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의 설 땅이 좁아졌습니다. ■이사장 제 생각은 다릅니다.재벌이 중소기업의 입지를 좁혔다지만 시장이완전 개방돼 외국기업들이 밀려오는 판에 대기업 진입을 막는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정부정책이 재벌을 살리는 것이냐,죽이는 것이냐에 대해 논란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재벌 해체로 이해하고 있습니다.일부 정부 인사들이 사유재산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도 해체론에 불을 붙였습니다.이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합니다. ■이차관보 정부는 재벌이 문어발식으로 수많은 기업에 진출하는 것을 원치않습니다.재벌은 앞으로 은행과 재벌의 약정에 따라 핵심 역량에 주력해야합니다.정부가 정유·철도차량·항공산업 등에서 재벌의 과잉 투자를 조정한 것은 이를 위한 조치입니다.또 순환출자를 억제하고 상호지보는 금지해 그룹 내부의 지나친 결속에서 오는 국가경제의 위험을 줄여보자는 것입니다. ■최교수 저는 단순히여러 기업을 한 그룹에서 경영하는 것을 선단식으로보지는 않습니다.수많은 기업의 의사결정이 한사람의 지시에 따라가는 것이선단식이지 단지 한 그룹 안에 10개,20개의 기업이 있다고 해서 선단식으로부르기는 어렵다고 봅니다.우리 재벌은 순환출자를 고리로 공동운명체가 돼있는데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기업이 전체 주주의 이득을 극대화하지 않고 총수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총수가 지배주주로서 기업 경영에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관련부처가 사전 의견조율을 해서 재벌해체나 선단식 경영과 같은 용어를분명히 정의해야 혼선과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명확한 의미도 전달되지 않은 채 사회적 파장만 주고 있는 설익은 아이디어 남발은 하지 않았으면좋겠습니다. ■이사장 정부의 지시가 너무 심하다보니 심지어 사유재산에 대한 침해가 어느 정도까지여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자본주의 시스템의 장점을 살리려면 기업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나 조직에게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차관보 기업을 잘 아는 사람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데는 정부도 공감합니다.그 결정은 정부가 아니고 시장에 의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일각에서 사유재산 침해 등 이념의 문제를 들먹이고 있지만 재벌개혁은 헌법질서와 시장원리의 테두리내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정부가 추진하는 것은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재무구조를 건전화해 두번 다시 환란과 같은 위기가 오지 않도록 하자는 것일 뿐입니다.그것이 결국 국가경제의 안전을 확보하는 길일 뿐 아니라 재벌에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 손성진 김태균기자 sonsj@
  • 李起浩 경제수석이 밝힌 재벌개혁 방향 /대담

    대한매일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의 대다수는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강도높게 추진돼야 한다고 응답했다.그러나 재벌의 총액출자제한 부활 및 사외이사제 강화 등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재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재벌개혁 방향을 제시하고 정부정책의 진의를 들어보기 위해 이기호(李起浩) 경제수석을 염주영(廉周英) 경제과학팀 차장이 만나보았다.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재벌 해체가 아니라고 하지만 대우 워크아웃을 재벌해체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재계에서는 정책방향의 진의가 무엇인지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재벌 해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도 없고 이런 표현은 적합하지도 않습니다.재벌개혁은 사전적·인위적 해체도 아니고 사후적·사실상 해체도 아닙니다.재벌의 존재는 인정하되 재벌의 경영방식,소위 선단식 경영방식을 끝내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방만한 선단식 경영을 계속하면 다시 경제가 후퇴할 경우 외환위기를 맞게될지 모릅니다. 선단식 경영 종식과 사실상 재벌 해체가 어떻게 다른가요. 재벌 해체가 정부의 생각이었다면 이번에 제2금융권에 대한 소유권 제한문제도 나왔을 것입니다.계열사에 대한 편중대출을 제한하고 사외이사제와 감사위원회 제도를 도입해 독자적인 금융기관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입니다.‘재벌을 대변’하는 투신·증권사가 아니라 ‘모든 기업들에게 여신을 지원’하는 독자적인 제2금융권으로 만들자는 얘기지요. 계열사간 의존관계가 없어지는 것이지 사실상 해체와는 다릅니다.총수·오너는 대주주로서 관여하지만 계열사간 부당한 관여나 부당한 내부거래는 못한다는 얘깁니다.선단식 경영방식을 바꾸는 것이며 소유권,경영에 관한 합법적인 권한은 인정합니다. 출자총액제한제도의 부활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는데요. 재계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외국의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부활해서는 안된다고 반대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시행시기를 1년 늦춰 2001년 4월에 도입하고 이를 신축성 있게 운용할방침이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봅니다. 신축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첫째,출자한도를 폐지 전 기준인 순자산의 25%와 30% 사이에서 정할 계획입니다.둘째,한도초과분에 대해 해소기한을 두는데,한도를 25%로 낮추면 해소기간을 2∼3년 주고,30%로 높이면 해소기간을 거의 안주고 바로 시행하거나또는 1년만 줄 방침입니다. 또 예외조항을 둬 가령 확실한 적대적 M&A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출자가 불가피했다고 누구나 이를 입증할 수 있다면 이 부분은 출자한도를 계산할 때 빼줄 생각입니다.이밖에 다른 법률에 의해 부실화된 기업에 어쩔 수 없이 출자전환을 해줘야 한다든지,문어발식·확장식 출자가 아니라고 명백히 나오면 이 부분은 출자분에서 빼주는 방안도 협의중입니다. 즉시 시행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을까요. 내년 1년간은 결합재무제표에 의한 부채비율로 간접규제가 가능합니다.순환출자는 결합재무제표를 작성하면 전부 상쇄돼 그만큼 그룹의 부채비율이 높아집니다. 결합재무제표에 의한 부채비율 기준을 정해 거기에 따라 여신관리를 하고,이를 안 지킬 경우 더 이상 여신을 안 주거나 대손충당금을 더 쌓게 하는 식으로 운영한다면 그룹들의 순환출자를 상당히 억제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결합재무제표를 도입,철저하게 운용하면 되지 굳이 총액출자제한제도를 부활할 필요가 있습니까.이중규제가 아닌가요. 이는 부채비율이라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순환출자를 억제시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룹에 따라서는 여유가 생기면 부채비율 200% 내에서도다른 것을 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생깁니다.자금의 여유가 생기면 핵심분야이외의 사업에 진출하려는 마음이 생기게 마련입니다.이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순환출자를 규제해야 합니다.총액출자제한제도의 재도입은 방만한 선단식 확장을 제2선으로까지 차단하기 위한 방책입니다. 대우의 부실채권이 급증하면 금융기관의 손실이 늘어나고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습니다.그렇게 되면 금융기관에 또 한차례 구조조정 태풍이 불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우와 관련해 세가지 문제가 있습니다.첫째,부품협력업체문제는 진성어음이 제대로 할인되도록 이미 조치를 취했습니다.둘째는 본사들,즉 모기업들의 어려움인데,대우의 모기업들도 워크아웃 돌입으로 채무가 동결되고 공장을돌려서 제값으로 팔아야 되니까 신규운전자금 수요를 계속 지원할 것입니다. 셋째,대우 워크아웃으로 거시적으로는 금리상승 여력,환매요청 문제,공적자금 투입문제가 있습니다.금리는 일정 시점까지는 상당히 안정이 돼야 한다고 봅니다.따라서 금리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을 지속해 금리를 안정시킬 것입니다.환매요청문제는 워크이웃 이전 수준에 그쳐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공적자금 투입 절차 및 시기는. 대우의 워크아웃으로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악화되면 우선 해당 금융기관이증자·업무이익 등을 통해 스스로 손실을 부담하도록 하고,스스로 감내할 수 없게 되면 부실화가 우려되는 은행·보증보험 등을 대상으로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전제로 공적자금을 지원할 계획입니다.시기는 금융기관들이 결산을끝내고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BIS)을 맞추는 내년 3월 말쯤이될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 투입은 손실을 그냥 메워주는 것이 아니라 출자를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주식을 처분하면 시장에서 회수할 수 있습니다. 공적자금 투입규모는 얼마나 될까요.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64조원의 3분의 1정도 될 것입니다.재원도성업공사가 부실채권 매각 등으로 회수한 자금이 있어 이를 포함해 가급적 64조원을 가지고 활용할 것입니다. 정리 김균미기자 kim@
  • 정·재계 간담회 뭘 논의하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오는 25일 주재하는 정·재계,채권은행단 간담회에서는 김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밝힌 순환출자와 부당내부거래 억제,재벌들의 제2금융권 지배 차단,변칙상속 차단 등을 위한 구체적인 실현방안이 제시될 것 같다.간담회에서 논의될 내용을 알아본다. ● 선단(船團)식 경영에서 소그룹화로 상호지급보증과 순환출자 등 문어발식으로 얽힌 현재의 재벌 모습을 주력기업 중심으로 바꾼다.정부는 계열사간 내부결속을 완화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출자총액제한제도를 부활하려는 게 이런 맥락이다.출자총액제한제도가 부활되면 A에서 B로,B에서 C로,C에서 A로 출자하는 순환출자를 통해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는 재벌의 계열사간 연결고리를 끊는 데 효과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초부터 계좌추적권을 이용해 5대 그룹에 대한 부당내부거래 조사에서 성과를 거뒀다.하지만 이 권한은 내년 말이면 시한이 끝난다.그래서 공정위는 시한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대신 지주회사설립요건은 완화될 것 같다.부채비율 100% 이내,자회사 지분 30%(비상장사는 50%) 이상인 현행 지주회사 설립요건이 부채비율 200%선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 재벌의 제2금융권 지배 차단 제2금융권의 사외이사제 도입시기와 사외이사 비중을 명시하고 중립적 인사가 선임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소수주주권 행사요건을 상장사의 50% 수준으로 완화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금융기관에 감사위원회를 두는 것도 확정할 방침이다.정부는 그러나 제2금융권에 대한 소유지분제한을 두고 5대 그룹에 대해 대출 및 투자총액한도제를 도입하는 방안은 중장기 검토과제로 미룰 것으로 알려졌다. ● 변칙상속 차단 재벌들의 변칙적인 상속을 막기 위해 주식 양도차익 과세 대주주의 범위를 확정한다.현재는 지분율 5% 이상이지만 3% 이상 또는 시가총액 100억원 이상으로 대상자가 늘어날 것 같다.또 3년간 누적해서 1% 이상 거래할 때만 과세해왔지만 모든 거래에 과세하도록 하고 세율도 20%의 단일세율에서 금액에 따라 20∼40%의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방안도 협의한다. 곽태헌기자 tiger@
  • [특별시론] 색깔론 세력의 반역사주의

    요즘 우리사회에 참으로 기묘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마치 해방이후 친일파들이 독재정권을 등에 업고 설쳐대듯이,그런 비슷한 양상이다. 군사독재정권시대에 민주화를 가로막고 인권을 탄압해온 하수인들,공안출신,부패관리,타락한 언론인들이 ‘천사의 옷’으로 갈아입고 이른바 비판세력이 되고 있다. 이들은 김대중대통령의 ‘용서와 화해’무드에 교묘히 편승하면서 야당이란 방패로,언론이란 명분으로,지식인이란 구실로 개혁과 남북화해에 제동을 건다. 제동을 거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되돌리려 든다. 국가부도위기를 불러온 YS의 정치재개를 비판하기보다 엉뚱하게 3김청산으로 DJ를 물고 늘어지는 물귀신 작전을 펴고,정경유착과 문어발 선단경영,재산해외도피,IMF환란을 초래한 재벌에 대한 개혁을 “김대통령의 이념적 지향점에 국민이 불안하다”면서 사회주의적 노선인 것처럼 물고 늘어진다. 유엔 인권위를 비롯,양심있는 국민 사이에 보안법의 독소조항 개폐는 상식처럼돼 있는데도 이를 두고 색깔론을 전개한다. 해방후 친일파를 척결하지 못함으로써 정의로운 민주사회 건설에 실패했듯이 DJ정부 역시 군사독재정권에 부역하면서 사세를 늘리고 영향력을 키워온반민주세력,언론,지식인을 청산하지 못함으로써 개혁에 심각한 도전을 받고있다. 군사독재의 음습한 늪에서 인적·물적 기반을 키워온 이들은 DJ집권과 함께 기득권 상실과 자신들의 힘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며 국민의 정부에 상처를입히고 DJ의 영향력을 감소시키기에 모든 역량을 동원한다. 냉정하게 따져보자. 첫째,국보법 개정이 ‘북측 주장을 정부가 수용’하는것인가. 노태우정부의 7·7선언 이후 우리 정부는 북한을 주권국가로 인정하고 남북 유엔 동시가입과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했다. 기본합의서의 제1조는 ‘남과 북은 서로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비해 보안법 제2조는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다. 또 제7조의 반국가단체 찬양고무·이적표현물 소지,제8조의 회합·통신,제10조의 불고지 조항 등은 변화하는 현실에 맞지 않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국내외의 비판이 따른다. 남북관계는 경수로 건설,금강산 관광,4자회담,차관급회담,기업의 남북합작투자,물품교역,종교·언론·체육인 방북 등보안법 제정 당시와는 상상도 못할 변화가 일고 있다. 이런 법조항을 고치자는 것이 공산주의자란 말인가? 둘째,독재정권과 유착하여 권력유지비를 대고 천문학적인 부채를 국민부담으로 떠넘기면서 책임도 지지 않는 일부 재벌을 개혁하지 않고는 건전한 경제발전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재벌의 개혁이 사회주의적 처사라면,2차대전후 일본재벌을 해체시킨 맥아더장군은 공산주의의 수괴쯤 된다는 것일까. 재벌을 통해 정치자금을 뜯어쓰거나 재벌의 광고를 통해 사세를 키워온 집단이 아니고는 한국재벌의 변태성을 고치는데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것이다. 셋째,언론의 자세문제다. 3김청산론을 펴면서 자신들이 속한 언론사의 세습과 족벌체제는 왜 침묵하는가. 외부의 부패는 질타하면서 왜 내부의 부패는외면하는가. 국세청을 동원하여 수백억원을 모으고 그것을 측근들이 몇억원씩 나눠쓴 것과 장관부인들의 고급옷 사건의 죄질은 어느쪽이더 나쁜가. 언론의 비판의 잣대는 이중적이어도 되는가. 넷째,군사독재에 부역해온 지식인들의 카멜레온같은 행동은 묵살하더라도진보적·양심적 지식인들의 처신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국가개혁의 큰 흐름과 방향에는 침묵하면서 일부 비리·비행을 총체적인 부패로 몰아치는 비판활동은 근시(近視)지식인의 행태가 아닌가. 더구나 입만 열면 보안법 철폐와 재벌개혁을 외쳐온 지식인·사회단체·학생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상대를 용공으로 모는 매카시즘에 침묵하는 이유는또 무엇일까. 이같은 침묵과 방관 속에서 수구세력은 여론을 좌지우지하며개혁을 가로막는다. 청산의 대상이 개혁세력을 청산하고자 하는 한국적 파토스는 자칫하면 역사를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몰아가지 않을까 우려된다. 걸핏하면 ‘이념적정체성’ 운운하면서 상대를 용공으로 모는 수구세력과 왜곡 언론을 방치하고는 역사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현상을 초래한 데는 DJ정권의 책임이 크다. 역사적 청산작업을외면한채 어설픈 온정주의에서 개혁의 동반자로 삼으려다가 역습을 당하게된 것이다. ‘강권통치 앞에서는 비굴하고 온건한 정권에는 난폭한’ 일부 언론의 전횡이 바뀌지 않고서는 남북평화공존도,재벌개혁도,부패청산도 불가능하다. 그런데 다수 지식인과 정부는 그걸 모르는 것 같다. kimsu@
  • [사설] 또‘색깔론’인가

    한나라당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재벌개혁·국가보안법 개정 관련 8·15경축사를 ‘사회주의적 시각’이라고 연 이틀째 비난하고 국민회의가 이를정면으로 반박하는 등 여야간에 색깔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잊을 만하면고질병처럼 다시 불거져 나오는 색깔론 공세를 보는 국민들은 식상(食傷)하다 못해 분노마저 느낀다.색깔론 공세를 펴는 쪽이 역대 여당의 후신인 한나라당이기 때문이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김대통령의 재벌해체 발언은 대중영합주의에 편승한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김대통령은 현 상태의 재벌로서는 시장경제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구조개혁을 주장한 것이지 ‘재벌해체’를 주장한 게 아니다.재벌이 지금과 같은 문어발식 방만한 경영과 무모한 차입경영으로 무한경쟁시대에 국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보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국가보안법 개정에 대한 시비도 그렇다.이총재는 “남북 대치상황을 고려할 때 보안법의 본질적 부분을 개정하거나 법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정부도 남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법 자체의 폐지가 아니라 부분 개정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국가보안법은 문제가 많은 법으로,그동안 국민의 인권유린과 관련해서 끊임없이논란의 대상이 돼왔다.국보법의 존재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인권상황이 거론될 때마다 대표적인 악법으로 꼽혀왔다.이제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국보법도 손질을 해야 한다.‘서해 교전’ 사태에도 불구하고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고 남북한간의 인적·물적 교류가 증가 일로에 있다.국보법의 부분 개정마저도 ‘시기상조’라면 어느 때에 가서야 시기상조가 아니게 될 것인가. 국보법 개정과 관련해서 먼저 검토돼야 할 것이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법 2조와 ‘남북교류와 협력 등에 관한 법률’과의 충돌 문제다. 이 문제는 어떤 형식으로든 정리할 필요가 있다.‘불고지죄’(10조)는 ‘부작위에 의한 작위범’으로 문제가 많기 때문에 폐지돼야 한다.‘찬양·고무죄’(7조)도 확대해석의 폐단이 있어 시정해야 한다.이 조항들이 폐지 또는시정되는 데 따른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일반 형법에서 보완하면 된다.또한‘회합통신죄’(8조)는 죄형법정주의의 정신에 따라 개념을 좀더 명확히 한정할 필요가 있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국보법 개정은 국민적 합의이자 국제사회의 요구이다.따라서 한나라당이 국보법을 악용해서 정치적 반대세력을 탄압했던 과거 군사정권의 후예라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무조건 색깔론을 들고 나올 게 아니라 법개정의 필요성을 수용하고 개정작업에 협력해야 할 것이다.
  • [대한포럼]‘재벌개혁’논란 문제있다

    재벌개혁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자의적 확대 해석의 거친 주장들이 빚어내는 저간의 논란에 문제 있음을 강조한다.이는 자칫 재벌개혁의 본질을 흐리게 해서 모든 국민의 염원인 경제회생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때문이다.재벌개혁의 필연성과 당위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범국민적 공감대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재벌개혁을 둘러싼 논란은 재벌개혁과 중산층 중심의 경제운용을 강조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8·15경축사내용에 대해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일고 있다.일부에서는 이를재벌해체로 확대 해석하고 정부측에 대안을 채근하는 성급함을 보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앞으로의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재벌과 중산층의 대립개념으로 정의하고 사회주의식 발상으로 몰아붙이는 위험스런 주장도 있다.다분히 계층간 위화감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잠재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다.정부는 재벌개혁이 자칫 ‘재벌말살’로 잘못 비춰질 것을 우려,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재벌개혁과 중산층 육성에 대한올바른 인식이새삼 중요함을 일깨워 주는 상황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렇다면 재벌개혁은 어떻게 이해돼야 할 것인가.항간의 말처럼 재벌해체가목적일까.결코 아님을 강조할 수 있다.재벌개혁의 목적은 한마디로 ‘국가경제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지향하는 것’으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재벌기업들이 그동안 과다한 부채경영과 문어발식 확장으로 이상(異常) 비대현상을보였고 결국 국경 없는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힘없이 주저앉게 된 사실을 모르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그릇된 정경유착 관행과 무분별한 과잉 중복투자로 손대지 않은 업종이 없을 정도여서 세계시장에 쏟아붓는 상품은 많아도 대부분이 잡제품(雜製品)일 뿐 이렇다 할 초일류상품은 거의 없는 부끄러운 실정이었다.이 때문에 비대하지만 허약하기 견줄 데 없는 몸집 줄이기와 업종전문화 노력으로 기술혁신과 고부가가치의 신제품 개발을 할 수 있게끔 강도 높은 개혁이 추진돼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물론 재벌이 그동안경제성장의 견인역할을 해온 점은 평가돼야 할 것이다.그러나 지나친정부의 시혜의존적인 경영관행과 재벌총수 1인의 전횡,부(富)의 부당한 대물림과이에 따른 탈세 등의 해악은 건전하고 경쟁력 갖춘 국가경제의 발전을 위해더이상 용납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통해 재벌기업인의 주식거래 중과세,공익법인의 계열사지배 방지,상속·증여세 과세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한 것도 부와 경영권의세습관행을 차단하고 공정한 시장경쟁원리에 의해 기업체질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따라서 정부의 재벌개혁이 제대로 추진된다면 시장원리에 의해 경쟁력이 약한 재벌그룹의 선단(船團)경영은 저절로 무너지고 개별기업또는 소규모 그룹의 전문·특화 업종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밟게 될 것이다.재벌기업 경영권의 세습도 세정(稅政)의 강화로 오래 지속될 수 없을 것이다.이러한 변혁은 재벌해체라기보다는 국부(國富)증대를 위한 산업구조 고도화의 측면에서 이해돼야 한다. 재벌개혁을 통해 국내 하청중소기업들에 대한 재벌의 갖가지 횡포가 사라질 경우 중소기업은 설자리를 넓히고국제경제 환경의 변화에 순발력 있게 대처함으로써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늘려갈 수 있을 것이다.이는 바로 국내 산업의 자생(自生)기반을 튼튼히 함과 아울러 중산층을 늘리는 길이기도 하다.경쟁력을 갖춘 수많은 중소기업들은 국제경제환경의 급변에 따른 충격의 완충지대가 됨으로써 다른 건전한 재벌기업도 살아남게끔 상생(相生)의 기능을 할 것이다.바꿔 말하면 건전한 경영체제의 재벌과 중산서민층을 대변할 수 있는 중소기업은 대립 아닌 상호보완의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몇몇경쟁력 없는 재벌그룹이 경제를 좌지우지하다 해외충격으로 비틀거리고 결국 국가와 국민을 심한 고통에 빠뜨리는 과오의 전철을 밟아선 안된다.재벌개혁에 대한 소모적 논란이 불필요한 까닭이기도 하다. hjw@
  • [사설] 부패척결이 關鍵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8·15경축사에서 “깨끗한 나라,정의의 사회를 만들겠다”며 부패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부패 척결없이는 국정의 개혁은 없다’는 기본적인 인식으로 만난을 무릅쓰고 부패척결을 단행하겠다는 것이다.정부는 이같은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대통령 직속 ‘반(反)부패특별위원회’를 늦어도 이달 말까지 구성,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기로 했다.15명정도의 민간인 위원으로 구성될 이 반부패특위는 반부패 정책과 제도개선을 연구해서 부패척결과 관련,대통령의 자문에 응하고 공직자와 시민의의식개혁을 위한 교육과 홍보 등을 맡게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오늘날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밑에서 고통을 받는 것은 우리경제가 세계화 시대에 미처 대비를 하지 못해 국제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또한 재벌의 문어발식 방만한 경영과 무분별한 차입경영이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 넣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두가지 다 그 밑바닥에 정경유착(政經癒着)이 원인으로 도사리고 있다는 것은 국민이면 누구나알고 있는 사실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벌은말할 것도 없고 대부분의 대기업들도 정치와 경제가 부패를 매개로 한통속이 돼서 잘 돌아가는데 “문어발이면 어떻고,국제경쟁력은 또 무슨 헛소리냐?”는 식이었다. 고위 공직사회는 물론 정치권도 당연히 부정부패에 깊숙이 발을 담그고 있다.12명이나 되는 국회의원들이 각각 부패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으며,민선단체장 2백48명의 13%인 32명이 비리혐의로 확정판결을 받았거나 재판에 계류중이다.정부가 IMF체제를 하루 빨리 벗어나기 위해 국정 전반에 걸쳐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부패연합세력’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쳐 개혁에속도가 붙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이 적절하게 지적했듯이 국정 개혁의 관건(關鍵)은 부패의 척결이 아닐 수 없다.우리가 새로운 세기에 3류 국가로 전락하지 않고 세계 1류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자면 어떠한 일이 있어도 지금껏 우리사회를 총체적으로 갉아먹어오고 있는 부정부패를 철저하게 뿌리뽑아야 한다. 다음은 반부패특위의 기능과 권한에 관한 논의다.감사원과 검찰 등 기존의사정기관들은 업무의 충돌과 중복을 이유로 이 특위가 자문기관으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것 같다.특위의 기능과 권한은 공청회 등을 통해 논의돼야 하겠으나,부패척결의 국가적 중요성으로 보아 부패 관련 시정권고권 정도는 특위에 줘야한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 [사설] 희망과 번영의 새천년 향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5일 제54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의 개혁의지를 다시한번 다짐하고 구체적인 방향과 목표를 밝혔다.20세기 마지막 광복절을 맞아 지난 한세기를 되돌아 보며 희망과 번영의 새 천년을 향한 청사진을 제시했다.앞으로 남은 임기 3년반 동안의 국정방향과 21세기 새로운 밀레니엄의 비전을 밝힌 ‘제2의 취임사’라고 할수 있겠다. 김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1년반 동안은 6·25 이후 최대 국난이었던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를 극복하고 경제를 되살리는 일이 화급한 과제였다고할 수 있다.그동안 정부와 온 국민들의 피땀어린 고통분담 노력으로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이겨냈고 경제도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그러나 정치권의 끝없는 정쟁과 재벌 개혁의 부진 등으로 정부의 개혁의지가 의심받고 개혁이 실종됐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중산층의 붕괴와 서민층의 가중되는고통을 걱정하는 소리가 높아지고 대우사태로 경제에 대한 불안마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보다도 우선정치를 바로 잡아야겠다’는 김대통령의 다짐을 높이 평가한다.김대통령 지적대로 지금 우리 정치는 나라발전을 선도하기는커녕 오히려 발목을 잡고있으며 스스로 개혁할 조짐조차 보이지 않고있다.망국병으로 불리우는 지역주의는 정치권에 의해 더욱 심화되고,국회는 당리당략을 위한 싸움만 계속하고 있다.돈 안드는 선거는 말뿐이고정치자금과 관련한 정치인들의 비리는 IMF사태로 고통받는 국민들을 끝없이실망시키고 있다.정치개혁이야말로 나라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이며김대통령의 다짐이 반드시 실현되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김대통령이 재벌개혁과 중산·서민층 보호를 특별히 강조한 것도 주목된다. 재벌이 우리 경제성장에 기여한 공로는 모두가 인정한다.그러나 총수 1인의무제한적인 전횡과 업종 전문화없는 문어발식 확장 등 재벌의 폐해는 오늘날 우리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재벌의 과도한 차입경영이 결국IMF사태까지 불러왔다.재벌개혁은 경제회생을 위해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최우선의 과제인 것이다. 서민층을 보호하고 중산층을 지원·육성하여 2002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을IMF 이전 수준을 넘는 1만2,000달러까지 끌어올리고 2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사실상의 완전고용을 이루겠다는 약속은 ‘삶의 질’ 향상과 관련,국민들에게 앞날에 대한 큰 희망을 준다.반(反)부패특별위원회 신설과 함께 부정부패를 뿌리뽑고 금융종합과세 실시와 탈법적인 상속·증여를 막을세제개편 등의 뒷받침으로 선진조국 건설과 정의사회 구현을 지향한 김대통령의 경축사에 담긴 의지가 차질없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 [대한광장] 기업가와 독립운동

    ‘손녀에게 대학까지의 학자금 1만달러를 준다.딸에게는 유한공고 안에 있는 묘소와 주변 땅 5,000평을 물려준다.나의 소유 유한양행 주식 14만941주는 한국 사회 및 교육원조 신탁기금에 기증한다.아들에게는 대학까지 교육시켰으니 혼자 살아가라’. 이는 지난 1971년에 77세로 별세한 기업가이자 교육가,의약인인 유일한(1895∼1971)이 남긴 감동적인 유언장의 주요부분이다.그는 80평생을 정직한 기업인으로 살아왔다. 오늘날 기업가를 막론하고 앞다퉈 자손에게 엄청난 부를 물려주기 위해 변칙적으로 상속을 한다. 또 현금이다,주식이다,비밀계좌,차가명예금,해외도피 은닉,세금포탈 등 언론을 떠들썩하게 하는 짜증나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유일한을 생각하게 된다. 9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1904년 9살때 박장현을 따라 떠밀리다시피미국으로 가 박용만이 이끄는 네브래스카주 커니 헤스팅스 등지에서 교육을받는 한편 한인소년병학교에서 군사훈련을 받았다.나라가 일제에 강점당할위기에 놓였었기 때문에 심신을 단련해둔 것이다. 이어 고학으로 미시간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3·1운동때 필라델피아에 가 한인자유대회의 대의원으로 이승만,정한경,임병직 등과 함께 우리나라의 독립이 왜 필요한가를 가두에서 역설하는 등 20대 청년답지 않게 중후한연설로 군중을 압도했다.곧이어 태극기를 들고 번화가를 누비며 소수민족의비애와 고통을 달랬다. 1926년 12월 귀국한 그는 기업경영에 눈을 뜨고 ‘유한양행’을 설립했으며 1920년대 말에는 중국·베트남 등지로 기업을 확장,민족기업의 터전을 닦는 등 종업원들에게 프런티어정신을 심어주었다.좋은 상품의 생산,정직한 납세,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을 강조하면서 유한양행 설립때부터 종업원지주제를 도입하였다. 그것은 곧 ‘이익의 균분’이라는 이상적 배분의 정의를 지킨 기업가 정신이다.그는 기업은 사회와 종업원이 소유해야 한다는 사실을 항상 잊지 않았다.오늘날 손꼽히는 대기업체가 문어발식 독존적 경영으로 우리나라 1년 예산에 맞먹는 거액의 빚을 지고 있는 현실에 비춰볼 때 그의 경영은 재벌들에게 무모한 경영을 반성하게 해준다. 그는 1940년대 미국에서 게릴라훈련을 위해 ‘냅코작전’이라는 국내 침투조를 직접 만들고 그 조장이 되었으며 이승만 주미외교위원장에게 무력침투를 역설했고 지원도 받았다.그러나 이승만의 독선적 행동을 지적하다가 미움을 산 일도 있었다.그는 정의롭지 못한 일은 끝까지 시정하려는 결백의 사나이기도 하였다. 유일한이 기업가로서 독립운동을 했다는 사실은 그 회사의 주요인사들도 몰랐다고 한다.필자는 4년전 유일한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회사로부터 청탁을 받아 미국 기록보존소에서 독립운동 관련자료를 많이 찾았다.그리고 그를토대로 광복 50주년에 건국공로훈장과 독립장을 받도록 했다.필자는 미국에서 찾아온 ‘유일한 독립운동자료’를 토대로 책을 묶은 바 있다. 그는 주변인사가 독립운동에 관해 증언해달라면 ‘내가 뭐 한 것이 있어야지’ 하면서 겸손해 하였다.조그만 항일사실을 크게 부풀려 애국자인 체하는 부류들이 많은 이 때 독립운동가로서 유일한의 행적은 신선한 충격이 아닐수 없다. 그는 생전에 사원들로부터 큰돈이 되는 상품을 새로 개발,시판하자고 제안받았으나 결연히 물리치기도 했다.사원들은 드링크류 생산을 꺼냈다가 꾸지람을 들었고 자동차 생산을 계획했다가 핀잔을 받았다고 한다.건강을 해치고 기업풍토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결핵·간질환 등으로 목숨을 빼앗기는 국민의 보건에 충실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는 것이다.국민이 건강해야 ‘주권’을 지킬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리라. ‘유한양행’은 지금은 그렇게 손꼽히지 않는 기업이지만 친족이 아닌 ‘타성(他姓)사원’에게 회사를 맡겨 족벌체제의 해독을 배제함으로써 오히려 건전한 기업이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친족에게 기업을 물려주지 않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 유일한을 기업인보다도 독립운동가로 더 기억하고 싶다.기업은 국가와 사회를 위해 봉사하지 않으면 존재가치가 없다는 그의 말이 생각난다.
  • [사설] 大宇사태와 재벌개혁

    금융공황재현의 우려를 자아낸 이번 대우(大宇)사태 충격은 재벌개혁부진의 결과가 국가경제에 얼마나 치명적인가를 극명하게 보여 준 것으로 분석된다.따라서 앞으로 될수 있는 한 빠른 시일안에 구조조정등의 개혁조치들이 마무리돼야만 우리경제 장래에 대한 국내외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재벌기업들은 지난97년 말의 환란(換亂)발생이 그들의 지나친 외연적 확장과 부채경영에서 상당부분 비롯됐음에도 이를 시정하는 노력에 인색했던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물론 성공적인 구조조정으로 재기의 발판을 다진 기업도 적지는 않다. 그렇지만 많은 재벌기업들이 자산재평가차액을 자본에 전입,장부상으로만부채비율을 낮추거나 부당한 방법의 내부거래를 통해 부실계열사를 지원하는 등의 편법으로 구조조정을 회피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이처럼 과거의 문어발식 확장과 백화점식 경영의 그릇된 타성을 떨쳐내지 못한상황에서 최근의 빠른 경기 회복세에 편승,일각에서는 구조조정 무용론(無用論)까지 들먹이며 부실계열사처분등의 조치를 미뤘던 것이다.대우의 경우“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는 김우중(金宇中)회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도전과 희망에 찬 경영의지는 본받을 만한 기업가정신(emtrepreneur-ship)임에틀림없다.그러나 기업운영의 기초체력인 자기자본이 충분치 못해 타인자본에 의해 과욕으로 벌려 놓은 사업들 때문에 오늘의 사태발생에 이르게 된 것으로 지적된다. IMF체제이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5대재벌 개혁의시급함을 강조했고 지난해 방한했던 클린턴 미대통령도 한국재벌개혁의 미진함을 지적한 바 있다.재벌 개혁의 요체는 업종 다각화에 의한 선단식 경영을 해체,재무구조개선 및 업종전문화를 통한 기술혁신과 초일류의 신제품개발로 국제경쟁에서의 우위(優位)를 확보하는 것이다.대우측은 이번 사태를 맞아 비로소 자동차업종에 주력하겠다고 밝혔으나 진작 다른 계열사들을 처분해서 업종전문화의 길을 걸었어야 했던 것이다. ‘대우 쇼크’는 재벌 개혁문제를 다시 한번 나라 안팎의 관심사로 크게 부각시켰다.5대 재벌의 총매출액이국내총생산의 절반에 가깝게 규모가 크므로우리경제의 신인도는 이들에 의해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재벌기업들은 국가경제의 명운(命運)이 자신들에게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대우사태를 계기로 개혁조치 마무리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이는재벌기업 자신의 살길이기도 하다.
  • [기고] 재벌의 금융지배 대책

    지난달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재벌의 제2금융권 지배강화를 우려,재벌개혁 차원에서 이를 개혁하겠다고 천명했다. 7월10일자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한국 특집’에서 오만한 재벌들을 가장잘 다스릴 수 있는 세력은 김 대통령과 그의 관료가 아니라 바로 한국의 자본시장이라고 주장했다.시장에 맡겨 경제적 이익을 추구케만 한다면 대출 기관과 투자자는 조만간 재벌 규모를 축소시킨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시장은 절대로 그런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며,오히려 정반대를 결과한다.왜냐하면 시장세력이 자유롭게 작용할 때 반드시 우승열패,즉 강자만 살아남게 한다는 것이 자본주의 200년의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이다.우리나라 금융 현실을 보더라도 97년 3월에 비해 99년 3월 현재 5대 그룹의 제2금융권 자산 규모가 22.5%에서 34.7%로,수신 규모는 4.8%에서 13.4%로,전체 금융권 자산 비중은 8.1%에서 14.6%로 커진 것이 이를 증명한다.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재벌의 제2금융권 지배를 막기 위해 공정위,금감위,금감원을 총동원하여 다음과 같은 3단계 조처를 취하기로 했다고 한다. 1단계 조처는 계열사 부당지원 행위를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이는 적절한조처지만 시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즉 고의적 부당지원인지,이윤추구 행위의 우발적 결과인지 명확히 구별하기 어렵다. 2단계 조처인 일반주식형 펀드에 대한 규제강화는 원칙적으로 옳지 않다.시장경제와 민주주의원리를 관철하려면 정부는 규제자 기능을 필요최소한으로줄이고 심판기능,즉 공사(公私) 대소(大小)의 모든 경제주체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공정한 행위준칙 마련에 더 역점을 두어야 한다.단 이 경우 거대기업에 불리하고 중소기업에 다소 유리한 규칙을 마련한다는 것은 마치 스포츠에서 약자에게 핸디캡을 주는 것처럼 결코 불공정한 것이 아니다.물론 핸디캡크기는 공정해야 한다. 3단계로 소유·경영을 분리해 5대 그룹이 금융기관 운영에서 손떼게 한다는 것은 원칙적으로는 옳다.그러나 원리적으로 소유·경영이 모든 거대기업에서 분리된다면 재벌정책으로서 소유·경영분리 강제는 필요없어진다.정부는원론적 처방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소유·경영분리에는 규제를 통한 직접통제보다는 제도,특히 소득·상속 등세제를 통한 간접통제적 촉진책이 더 유효하다.세제·세정만 엄정하다면 다음과 같은 추세에 비춰 소유·경영분리는 자연히 실현될 수 있다. 한국경제의 빠른 성장,한국 사회의 빠른 변모를 감안하면 1세대 이내,빠르면 10∼20년 안에 우리도 지식사회화할 수 있다.지식사회가 되면 소유는 더이상 경영을 위한 토대가 못되고 지식이 그 토대가 된다.그렇다면 포드가 40년대에 쓰라린 경험을 했고 하버드대학 갈브레이스 교수가 60년대에 예견했던 대로 앞으로 초거대기업일수록 경영=결정권 행사는 소유 아닌 지식,갈브레이스 교수가 말하는 기술집단으로 옮겨간다. 문어발식 경영도 상속 과정에서 자동 해결된다.한국재벌 실례를 보더라도장자 이외의 상속인은 문어발 중 하나만 가지고 독립한다.창업 1세경영에서3세경영까지만가도 문어발식 소유는 없어지고 한치 건너 두치라고 창업 1세때의 돈독한 관계,강력한 응집력은 약화된다. 결국 한국 재벌문제는 이코노미스트지 주장과는달리 시장이 아니라 시간이무리없이 해결해준다.정책당국은 시간 단축에 역점을 두어야지 경제 외적 강제를 해서는 안된다.당장 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하여 금융시장에서 재벌을 추방하면 은행자본은 영세화하여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한국금융산업은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게 된다.지금은 폐혜만 막도록 최대한의 공정하고 엄격한 행위준칙 마련 및 그 어김없는 집행에 역점을 두고 규제는 최소화해야 한다. [林 鍾 哲 서울대 명예교수·경제학]
  • 현대도 ‘문어발’ 빨리 자른다

    현대가 강도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앞당겨 실시한다. 박세용(朴世勇) 현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겸 현대상선 회장)은 20일 부산현대컨테이너터미널 개장식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는 9월까지 계열사 3∼4개의 매각을 발표하는 등 현대그룹의 구조조정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를 밝혔다.현대는 연말까지 현대정유,금강기획을 포함한12개사를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구체적인 매각시기를 밝히지는 않았었다.우선 매각대상에는 현대정유 등 자산 1조원이상의 우량기업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본부장은 이어 “지금까지 구조조정은 계획 수립단계였으나 앞으로는 계획이 실천돼 가시적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현대그룹은 당초밝힌대로 전자,자동차,건설,중공업,금융및 서비스 등의 5대 핵심역량 부문으로 나눠 국제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79개 계열사 가운데 연내 53개를 정리해 26개만 남기기로 했다. 주력부문은 오는 2003년까지 소그룹으로 분할돼 자동차는 정몽구(鄭夢九)회장이,전자와 건설은 정몽헌(鄭夢憲)회장이,중공업은 정몽준(鄭夢準)의원이맡게돼 형제간 재산상속 및 분할도 함께 이뤄진다. 특히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은 오는 8월24일 현대중공업 상장을 계기로지분을 일부 정리하거나 계열사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소유와 경영 분리작업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정 명예회장과 몽구·몽헌회장은 올해 유가증권을 처분해 각각 1,500억원씩을 주력계열사에 출자하기로 약속했으며 현재 절반정도만 냈다. 박 본부장은 특히 “자동차의 경우 당초 내년말 계열 분리키로 했던 일정을 내년 상반기로 6개월 앞당기기로 했다”고 말했다.이는 최근 기아자동차를인수한 현대자동차의 매출이 급속히 늘고 정몽구회장 체제가 기대 이상으로안정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같은 구조조정 작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지난해말 449.3%인 부채비율이 연말에는 199.1%로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선화기자 psh@
  • [오늘의 눈] 재벌총수의 사회적 책임

    김우중(金宇中) 대우회장이 마침내 거액의 사재를 회사부채 담보로 내놓았다.회수를 전제로 한 담보라는 점에서 이건희(李健熙) 삼성회장의 사재출연과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재계는 이번 김회장의 ‘결단’이 회사를 살리기위한 고육지책이란 점을 이해하면서도 삼성 이회장에 이어 또다시 실패한 경영에 대한 재벌총수의 ‘무한 책임’을 증명한 선례가 됐다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식회사의 경영자가 회사가 어렵다고 해서 사재를 담보로 맡기는 일은 시장논리에 따른 정상적인 경영행위로는 볼 수 없다.경영자가 경영을 잘못했다면 책임을 지고 물러나거나,경영자가 주주라면 지분만큼의 손해를 보면 될일이다.재계 일각에서 이회장과 김회장의 예가 시장경제 논리에 반하는 조치라면서 재벌총수를 압박하는 정부를 비판하는 것에 이해는 간다.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정경유착으로 상징되는 과거의 반(反)시장논리적 경제운용 시스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재벌들은 돈이 필요할 때면 정부로부터 정책금융·구제금융 등의 명목으로 금융기관 여신을통해 전폭 지원받았다.또 금융기관을 사(私)금고화한 재벌들은 상호 지급 보증이나 주식 위장소유 등 교묘한방식을 동원,문어발식 확장경영을 해오지 않았던가. 재벌총수들이 고작 5% 안팎의 지분을 갖고 수십개 계열사에 대해 황제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도 시장논리로는 풀 수 없는 수수께끼였다.대우측도 이번 김회장의 사재 담보제공이 결국은 총수가 결자해지적 차원에서 책임을 지는 결단이라고 밝힌다.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전에 이뤄졌던 과도한 차입과 확장경영이 부른 유동성 위기가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졌기때문이다.재벌총수가 져야 할 ‘사회적 책임’을 자인한 셈이다. 김회장의 사재 담보제공은 ‘1인 지배’를 즐겨온 재벌총수들이 투명경영시대를 맞아 짊어져야 할 책임이 얼마나 큰지를 재확인시켜 준다.정치권과의유착관계 속에서 ‘무한대의 권리와 쥐꼬리만한 책임’의 틀 안에 안주했던재벌총수의 경영관행이 무너지는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김회장의 결단에는 다른 재벌총수들에게도 “제대로 경영할 자신이 없다면일찌감치 경영에서 손을 떼라”는 무언의,그러나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주고있다. [김환용 경제과학팀 기자 dragonk@]
  • [대한시론] 기업문화 변화하려는가

    전경련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이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실패한 경영진은 퇴진시켜야 하며,경영목표를 오너 중심에서 전체 주주 중심으로 전면수정해야 한다”는 ‘재벌개혁’ 보고서를 발표했다는 언론보도는 일단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경제의 장기적 전망은 진정한 ‘재벌개혁’에 달려 있다는 각계의 목소리가 높아가는 시점에서,‘변화와 개혁만이 살길이다’라는 자성(自省)이 경제계 내부에서 최초로 공론(公論)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가 언급한 주요 내용,예컨대 선단식 경영의 포기 및 독립 소그룹체제 또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총수 경영 간섭 중단,부실 계열사 지원중단,비주력 비관련 사업 처분,소액주주권 강화 수용 등은 이 보고서가 시민사회단체 보고서가 아닌가 하고 다시 살펴보게 만들었다. 사실 한국경제는 재벌이 주도해온 역사이기도 하지만 재벌의 문어발식 무한대 팽창은 방만한 경영,금융독점,해외금융자본의 무분별한 도입 등으로 한국경제의 불공정,불균형 왜곡현상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장모델은 중소기업 등 기업 전반의 소유주,경영진의 의식구조에도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인 영향을 미쳐 우리의 기업문화 전반을 혼탁시키는요인으로 작용했다.그같은 혼탁한 ‘기업문화의식’은 ‘제돈으로 사업하는자는 바보다’라는 불건전한 의식을 심어주었고,한국경제는 감당할 수 없을정도의 국제채무를 지게 됐다. 이와같이 주로 남의 돈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일수록 ‘돈 많이 빌릴 수 있는 재주’를 능력으로 착각하기 일쑤였고,또 그 돈이 마치 자기 돈인 양 ‘내 돈,내 마음대로 쓰는데 웬 참견이냐’면서 자기 돈으로 사업하는 사람들보다 부실경영의 위험성에 더 둔감하였다. 이러한 기업풍토는 근면하고 성실하고 창의력 있는 기업가들을 낙담하게 하고 또 업계에서 ‘왕따’시키는 지렛대가 되게 했고 국제적으로도 모방에 주로 의존하는 2류 제품 국가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것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결국 지금까지 우리의 전근대적 ‘기업문화’는 국내적으로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셤의 법칙처럼 일에만 몰두하는 기업인보다 폭넓은‘교제’에 수단을 발휘하는 기업인을 각광받게 하고 국제적으로는 한국상품이 ‘고품질 고가격’으로 경쟁할 도전심을 약화시켜온 셈이다. 물론 세계 어느 나라의 경우를 보더라도 봉건주의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를 이행하는 초기에는 상당기간 ‘천민자본주의적 혼란’을 일정기간 동안 겪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그러나 그같은 혼란을 어느 단계에선가 수습하고 근대적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 나라는 경제선진국으로 도약하고 그렇지 못하는 나라는 퇴조하는 것이 역사적 교훈이다. 한국경제도 본격적인 산업화를 시작한 지 어느덧 30여년이 지났다.한국경제가 지금 위기를 맞은 것도,또 그것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가 하는 데 대한 고민과 몸부림도 어찌보면 불가피한 과정일지도 모른다.이러한상황에 대한 인식과 고민의 과정에서 핵심 당사자의 하나인 경제계가 그동안 별 문제의식이 없는 듯하여 안타까웠는데,이제 경제계 일각에서 자체적 진단과 처방에 나섰으니 환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인식이경제계 전반으로 확산되어 실천이 뒤따를까의 여부이다.어떤 일도 첫걸음이 중요하다.경제계는 개혁의 행보를 시작하기 바란다. 덧붙여 이같은 새로운 기업문화의 창출은 경제계만으로 완성될 수는 결코 없다.전근대적 정경유착과 금언(金言)유착,부패구조의 개혁을 위해 정치권,관료,언론 등도 발벗고 나서야 하지 않을까?[成裕普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장]
  • ‘여름 탈출’ 그 섬에 가고싶다

    그 섬에 가고 싶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허연 모래밭,게들이 기어다니는 개펄,싱싱한 먹거리와 주민들의 소박한 미소.그 섬에 가고 싶다. 이름나지 않은,그래서 인파가 몰리지 않는 한적한 섬에서의 여름나기는 생각만 해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 비교적 교통이 편하고 깨끗한 자연도 간직한 섬들을 소개한다. 인천 옹진군 승봉도이름처럼 봉황이 날아오르는 형상의 아름다운 섬이다.남쪽 해안의 이일래해수욕장은 썰물 때도 개펄이 드러나지 않으며,해송 산책로가 특히 이국적인정취를 풍긴다. 남동쪽 해변에는 모래와 자갈,조개껍질이 섞인 아름다운 자갈밭 부두치가 있다.삼각형 모양의 촛대바위가 마치 사람의 손가락 혹은 촛대처럼 보인다. 북쪽 해안은 사람이 출입문을 만들어 놓은듯 가운데가 뻥뚫린 기암괴석이 볼거리.갯바위 낚시터로도 적격인데 우럭과 놀래미가 많이 잡힌다.개펄에 널린 소라 고동 바지락이 특산물이다.빗자루로 쓸어도 될만큼 바위에 새까맣게붙어 있다. 간만의 차가 심해 물때를 알아 보고 가는 게 좋다.옹진군이 운영하는 향토관광마을에서 민박할 수 있다.인천 연안부두에서 2시간이 소요된다. 충남 보령시 오천면 장고도경치가 아름다워 충남의 제주도로 불리는 장고 모양의 섬.기암 명승지가 많고 바닷가엔 깨끗하고 고운 모래밭이 길게 이어진다.피서객이 거의 찾지 않아 가족과 조용히 지내기에 제격이다. 북서쪽 해안에 발달된 암석과 청송이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해안 암초는 천혜의 낚시터.해수욕장은 포구 옆 명장섬해수욕장이 유일하다.조약돌 해변으로 일광욕을 하기에 좋다. 섬 주위에 암초가 발달해 바다 낚시를 하기에도 훌륭한 곳이다.각종 해산물이 많이 나는데 개펄에서 썰물을 따라가며 문어와 낙지 등 갯 것들을 바구니에 담는 재미가 압권이다.대천항에서 1시간10분 거리. 전남 신안군 비금도힘찬 날개 짓으로 날아오르는 새를 닮았다.‘소금의 섬’이란 별명답게 호남 최초로 천일염전을 시작한 곳이며 지금도 200만평의 염전에서 한 해 10만톤의 소금을 생산한다. 동쪽 광대리 뒷산 성치산에 산성이 있으며 원평리 뒷편 명사십리해수욕장은비금도가 자랑하는 명소다.소금밭처럼 성기고 흰 모래가 해당화를 품고 십리를 달린다.모래를 밟을 때마다 마치 소금이 발아래서 으깨지는 듯한 느낌을준다. 해수욕장 앞에 떠 있는 작은 섬들은 한껏 정취를 더해주고 특히 낙조는 장관이다.질감과 색채가 동양 최고라는 대리석도 이곳에서 난다.목포항에서 2시간20분 소요. 전남 진도군 조도면 관매도진도 부근 숱한 작은 섬 가운데 가장 볼 게 많은 ‘전설의 섬’이다.숱한 이야기거리와 기암괴석을 갖춘 천혜의 관광지다.술집이나 다방을 찾아볼 수 없는 무공해 섬이기도 하다. 백사장이 2㎞가 넘게 뻗어 있고 백사장을 호위하듯 300년 넘은 노송들이 4만여평에 들어서 우리나라 최대의 ‘해수욕장 송림’이란 명성을 얻었다. 남서쪽 끝 줄구렁이봉과 닿을듯 붙은 다리치섬도 절경이다.50m높이의 바위봉우리가 마치 칼로 자른듯 갈라져 있는데 바위사이에 나무다리를 놓은 뒤부터 하늘다리라는 이름이 붙었다.돈대산에서 맞는 다도해의 일출이 장관.근처의 청등도·방아섬·형제섬은 우럭 돔이 잘 잡히는 무인도다.목포항에서 4시간 거리. 김성호기자 kimus@
  • 자동점멸기능 갖춘 전기제품 비치하기로

    행정자치부는 14일 정부 세종로청사내 화재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선풍기와컴퓨터 등 전기제품은 자동점멸장치가 있는 제품을 구입하도록 했다. 행자부는 이날 낮 청사 입주기관 총무과장 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담은 국무총리 지시사항을 시달했다. 층별로 소화기 점검기준에 따라 소화기 자체점검을 실시하고 당직근무와 순찰도 철저히 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문어발식 전열기구 사용을 금지하고 책상밑 전선,콘센트를 가지런히 정리하는 한편 점심시간이나 퇴근시 전원코드 제거,PC 전원을 반드시끄도록 했다. 박현갑기자
  • [대한광장] 한국 자본주의의 미래

    1997년 11월 IMF체제를 계기로 한국 경제의 불패 신화가 붕괴되자 그 원인을 찾느라 국내외에서는 한국 자본주의에 대한 담론이 일기 시작했다. 일본을 비롯,아시아의 네 마리 용들이 전후 40여년 동안 경이로운 경제성장을 할 때 서구의 경제전문가들은 고도성장의 원인을 유교자본주의에서 찾았다.막스 베버는 근대화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열쇠를 근대자본주의에서 보았다.자본주의 정신은 자본가의 단순한 이윤추구가 아니라 근면·절약·성실·신용이라는 덕성을 구비해 부를 축적하고 사회에 재투자해 민족과 국가의 내외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발전했다고 지적했다.이러한 시각에서 아시아의 자본주의 정신을 유교문화의 가족 집단을 근간으로 한 근면·검약·성실·공생의 경제도덕에서 설명해 왔다. 그러나 태국에서 시작된 경제위기가 전 아시아로 확산되자 아시아적 가치로는 세계화시대 대응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유교자본주의는 거둬들이고 서구의 합리적인 자본주의 대응이 대안적 체제라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지난 30여년 동안 한국의 산업화는 개발독재 모델,즉 국가주도 발전모델에의한 경제정책으로 이뤄졌다.그 결과 정경유착에 의한 분배구조의 편중,관치금융,선단·문어발식 족벌경영체와 방만한 부채경영은 당시 패러다임의 특징으로 됐다.이러한 한국의 자본주의적 산업경영 문화는 전통적 가치체제로서권력관계에서 지시와 복종이 이뤄지는 유교의 가부장주의·가족집단주의가마술적 추진력이 되고 근면·검약·성실·가족공동체주의가 에토스가 돼 고도성장을 가능케 했다. 국가의 지도자는 가부장으로 국가의 경제성장을 지도하고,확대된 가족주의차원에서 기업 총수는 공과 사의 영역이 미분화된 효와 충성을 요구하는 제한없는 권력을 행사하는 가부장이 돼 생산과 수출을 지도했다. 30여년에 걸친 이러한 경제 패러다임은 20세기 한국의 압축적 근대화를 이룩하는 지름길이 됐다.그러나 시장의 세계화,WTO체제,세계 규모의 상호의존심화라는 시간적·공간적 문명사의 대전환 앞에서 한국 자본주의의 내재적모순은 97년 11월 한국경제 불패 신화 붕괴로 분출됐다. 이에 우리는 20세기 한국 근대화에 대한 성찰을 근거로 21세기에 어울리는새로운 경제운영의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있다.그것은 투명한 회계원리,합리적인 기술·정신·경제윤리로 운용되는 근대자본주의,즉 합리적인 자본주의를 우선적으로 지향하는 일이다. 최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삼성자동차에 2조8,000억원의 사재출연 결정을 내렸다.일반 국민들은 기업이 부채경영을 하는데도 무슨 재산이 그렇게많으냐고 의아해하고 있다.그러나 긍정적 측면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왜냐하면 기업의 책임경영은 시장경제의 핵심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재계는 사재출연을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이라 하여 부정적 시각을 보이면서 개인재산 출연이 다른 그룹으로 확산될것을 우려하고 있다.재계는 책임경영을 기업주의 경영의욕 상실로 연관시키고 있다.이러한 한국 재계의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전근대적인 인식은 아직도 과거 개발독재의 틀 속에 안주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한국 기업이 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결합재무제표를실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자본주의 원리에서 설명될 수 있을까. 올해 우리 경제는 국민의 정부의 경제개혁 정책으로 그 성과가 드러나 급박했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5%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따라서 앞으로 우리경제의 앞날은 국민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재계의 과거 사슬로부터 해방된 합리적인 경제운영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들이 앞장서서 이 땅에 건전한 자본주의를 어떻게 정착시키는지에 달린 것이다. 한국 자본주의의 미래는 천민자본주의 날개를 탈피,한국적 자본주의의 신속한 조건형성에 달려있다고 보아야겠다.국민의 정부의 화두가 시장경제체제확립에 모아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백경남 동국대교수·정치외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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