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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 이런일이]절도범 잡은 문어

    빈집에 들어갔던 절도범이 냉장고에 있던 소주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마시다 취해 버려 결국 경찰서 유치장에서 해장을 하는 신세가 됐다. 경찰에 따르면 11일 오후 5시쯤 배모(45)씨는 남제주군 성산읍의 한 민박집에 침입했다. 배씨는 먼저 집주인의 여자용 손목시계를 챙긴 뒤 다른 물건을 찾던 중 냉장고 안에 있던 소주와 삶은 문어를 발견했다. 배씨는 ‘본분’을 망각한 채 문어를 안주삼아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해질 무렵까지 앉은 자리에서 소주 3병을 마신 배씨는 곧 만취했고, 마침 집으로 돌아온 집주인의 신고로 붙잡혔다. 경찰에서 그는 “쉬려고 민박집에 들어갔다가 소주와 안주가 있어 마셨을 뿐”이라고 변명했지만, 주머니 속에 숨겨놓은 시계가 나오면서 덜미가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비싼 양주의 유혹을 못 이기고 취해 현장에서 붙잡혔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소주를 마시고 잡히는 일은 흔치 않다.”면서 “어딜 가나 술이 문제”라고 말했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이날 배씨에 대해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 日 ‘다이에’ 쇼크…독자회생 포기 지원 요청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대형 슈퍼체인 ‘다이에’가 독자회생을 포기,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파장은 만만치 않다. 파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지만 주춤거리는 일본경제의 회복세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방중소기업과 고용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아울러 미국 월마트 등의 일본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일본 유통업체 구도 재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다이에가 식품슈퍼는 보유하되 종합슈퍼와 외식·레저산업을 포기하고, 프로야구단 매각도 다시 거론되는 등 파장이 적지 않다. 다이에는 지금까지 경영권 상실을 우려해 정부기구인 산업재생기구에 지원을 요청하라는 주거래 은행의 요구를 거부하고 독자회생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주거래 은행의 추가지원 중단 위협에 결국 굴복하고 말았다. 1957년 주부들을 상대로 한 식품전문 슈퍼로 출발, 고속성장을 하며 80년대 프로야구단을 인수하는 등 확장경영을 하던 다이에는 거품경제 붕괴 이후 과다채무기업의 상징으로 꼽혀 오다 경영권을 사실상 정부에 넘겼다.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과 유통점포를 늘리다 거품 붕괴로 1998년 상장후 첫 적자를 기록한 뒤 3년 전부터 경영난에 빠졌다. 이후 계열사를 매각하며 1조 8000억엔에 달하는 부채를 줄여왔으나 끝내 한계를 맞았다. 다이에는 전국에 260개가 넘는 점포(슈퍼체인)를 갖고 있다. 종업원도 2만명이 넘는다. taein@seoul.co.kr
  • “부산 자갈치 축제 구경오이소”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부산의 대표적 가을축제인 제9회 부산 자갈치 축제가 오는 13일 전야제와 출어제를 시작으로 17일까지 닷새 동안 중구 남포동 자갈치시장 일대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13일 오전에는 수산물과 건어물 난전거리에서 상인들이 쓰레기를 치우는 환경캠페인이 진행되고,오후에는 만선 기원 용왕굿과 출항 고사를 지내는 출어제가 열린다. 14일은 개막식에 앞서 상인과 시민 등 2000여명이 남포동 일대에서 갖가지 물고기 모양의 가장행렬을 펼쳐 축제 무드를 돋우고 오후 6시30분에는 자갈치 주 무대에서 개막 축하공연이 벌어진다. 15일은 올해 첫선을 뵈는 자갈치 아지매 선발대회와 함께 수산물 깜짝경매,맨손으로 활어잡기,멍게 던지기,낙지 속 진주찾기,문어·장어 이어 달리기 등 국내 최대 수산물 집산지의 특징을 살린 각종 행사가 열린다. 상설전시관에서는 자갈치의 어제와 오늘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갈치 발자취 사진전,생선회 상식 전시관,수입어종과 국산어종 비교 전시관 등 교육적 효과를 가미한 유익한 볼거리가 마련된다. 또 KBS 부산시민 노래자랑,생선회 요리 경연대회,2004 자갈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공연과 경연도 곁들인다. 축제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축제는 투박하지만 정겨운 자갈치 아지매들의 활발한 모습을 프로그램에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부산의 맛·볼거리-남포동

    부산의 맛·볼거리-남포동

    ■ 잠들지 않는 항구의 밤 남포동은 낮보다 밤이 더 눈부시다.화려한 네온사인,제각기 개성적인 인테리어를 뽐내는 가게들,거리 양편에 늘어선 노점들과 부산 젊은이들이 어우러져 생기를 느끼게 한다. 남포동은 서울의 명동과 같은 곳으로 아이쇼핑을 하기에 ‘딱’인 곳이다.또한 남포동을 중심으로 걸어서 10∼20분 거리에 국제영화제의 상징인 피프(PIFF)광장,부산의 대표 어시장인 자갈치시장,용두산공원,만물시장인 국제시장 등 가볼 곳도 많다. ●피프광장 피프광장은 ‘영화의 거리’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찾아볼 만하다.남포동 끝 부산극장 앞의 중앙 원형무대에는 세계 영화계의 거장과 유명 배우들의 핸드프린팅(손도장) 동판이 있다. 국내 신상옥·최은희 부부를 비롯해 일본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아르헨티나의 페르난도 솔라니스 감독,중국 장이머우 감독 등 국내외 영화인 22명의 손도장이 각인돼 있다. ●국제시장 식품,주방기구,학용품 등 없는 것이 없는 재래시장.분위기는 남대문시장과 비슷하지만 디지털 카메라,MP3 등 가전제품의 가격이 인터넷 쇼핑몰보다 더 저렴한 것이 특징. 시장 중간 ‘아리랑 거리’에 형성된 먹자촌은 구수한 부산 아지매의 사투리를 들을 수 있다.“삼촌,와서 함 더셔 보이소.”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끌어당긴다.당면국수·잡채·충무김밥 2000원,오뎅과 단팥죽이 1500원씩.둘이 배부르게 먹어도 1만원을 넘지 않는다.시원한 동동주 한 잔까지.부산의 인심까지 흘러넘친다. ●용두산공원 부산 친구에게 용두산공원을 간다고 하니 대뜸 돌아오는 말이 “거기 와 가는데,뭐 하러 가는데.”였다.“서울 촌놈이라서,그래서 간다.”라고 말하고 용두산공원으로 향했다. 로얄관광호텔 옆으로 공원을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생겼다.몇해 전만 해도 죽 늘어선 계단으로 올라가는 것이 무척 힘들었는데 이제는 편하게 서서 공원으로 올라갔다.공원에는 팔각정,이충무공 동상,충혼탑,부산시민의 종 등이 있다.또 비둘기도 많아 더욱 평화스러워 보였다.120m의 부산타워에 올라가면 부산항과 영도다리 등 부산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타워에서 바라본 야경은 참으로 아름답다.전망대는 밤 10시까지 운영한다.부산타워 전망대 입장료는 어른 3000원,아이 2000원. ●자갈치시장 남포동역 지하도를 건너면 바로 자갈치시장이다.예전에 시장 바닥에 ‘자갈’이 깔려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부산 사람들의 숨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이곳은 부산의 상징이라 할 만하다.억척스러운 경상도 아지매들의 활기찬 목소리와 파닥거리는 고기들의 물 튀기는 소리,흥정하는 소리로 시끌벅적한,진정 활력이 넘치는 시장이다. 시장 구석,앉은뱅이 의자에 앉아 연탄불에 구운 꼼장어(먹장어),어른 머리만한 문어,삶아서 그 자리에서 썰어주는 고래고기,미역과 톳나물,펄떡펄떡 뛰는 각종 물고기 등은 부산 이외에선 찾기 힘든 진풍경이다.둘이서 2만∼3만원이면 회와 식사를 맛있게 할 수 있다. ●남포동 여행 팁 부산 체험에 지치면 잠시 PC방이나 만화방에서 쉬는 것도 재미있고 경제적인 휴식처다.깨끗한 PC방으로 부산극장 옆 게임베이(245-6605)는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7000원.컵라면을 주문하면 김치와 함께 1000원.커플석이 30석 정도 있어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오렌지PC(245-2453)는 깔끔한 인테리어와 밝은 분위기가 잘 어우러진 곳.가격은 1시간당 1200원.자이언트PC(241-2103)는 PC게임과 플레이스테이션을 함께 할 수 있다.밤 10시부터 아침 8시까지 7000원.식사를 주문하면 인근식당에서 배달해준다.컵라면 1000원.아카데미PC(231-2929)는 남포동에서 가장 큰 PC방.8명이 함께 플레이스테이션을 즐길 수 있으며 시간당 1200원.5시간 정액은 5000원이다. 남포동 동쪽에는 만화방이 많다.향촌만화(245-0071)는 안락의자와 간단한 담요를 제공해 피곤하면 잠시 눈을 붙일 수 있다.밤 12시부터 아침 8시까지 7000원.시간당 2000원이다.안성탕면과 김치는 2000원. 남포찜질방(241-5208)은 남포동 유일한 찜질방.남포플라자 10층에 위치해 자갈치시장이 한눈에 들어온다.PC방과 간이식당도 있다.입장료는 7000원,야간 8000원이다. ■잊을 수 없는 바다의 맛 부산국제영화제(PIFF) 광장이 있는 남포동과 광복동은 젊은이들이 찾을 수 있는 음식점이 많다. 첫손에 꼽을 음식이 돼지국밥.부산에 왔다면 한번은 맛볼 만한 음식이다.순대와 마찬가지로 이북음식이지만 월남한 이북사람들과 함께 정착해 유난히 부산지역에서 발달했다.서울·경기 등지에선 순대전문점을 많지만 돼지국밥 전문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국제시장내의 신창국밥(254-5074)이 대표적이다.이 집의 돼지국밥은 국물이 희뿌연 다른 집과는 달리 붉은 듯 진하다.돼지뼈와 고기,선지 등을 우려내기 때문이다.여기에 쑥갓,부추·신김치 등을 마늘·파·된장과 함께 넣고 끓인 것으로 돼지 특유의 느끼한 맛이 전혀 없다.밥을 만 돼지국밥에는 돼지 편육과 순대가 들어있다.돼지고기나 순대를 밥과 함께 먹어도 좋지만 된장에 찍어 먹으면 색다른 맛이 난다.풋고추와 양파도 함께 먹으면 좋다.4500원.돼지편육(1만 2000원)은 달착지근한 맛이 난다. 남포동 대영시네마옆 스시990(255-0990)은 초밥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내놓고 있다.1000원이면 초밥 3개와 함께 10원을 도로 내준다.초밥의 거품을 뺐다.즉석에서 먹거나 도시락으로 싸 나갈 수 있어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다.새우·한치·오징어·해파리·골뱅이가 3점에 990원이고,1개씩 주문하면 400원이다.이외에도 소라·새조개·광어는 1점 700원,도미·농어·장어·북방조개 등은 1개 500원.신선도는 물론 맛도 자신한다. 신창동 창선우체국 뒤쪽의 개미집(246-1828)의 수중전골도 한번 맛볼 만하다.부산에만 있는 수중전골은 다른 지역의 해물탕과 비슷한데,해물탕은 조개·게 등의 껍데기째 넣지만 수중전골은 먹기 편하게 껍데기를 다 벗긴다.해물은 주로 꽃게·새우·바지락·오징어 등을 넣고 육수를 부어 매운 양념을 한 것이다.육수는 새우·다시마·무 등을 넣고 우려낸 것.맛은 담백하면서 시원하고 다양한 해물이 들어갔지만 깔끔하다.주인 안경희씨는 “매일 새벽 자갈치시장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사와 쓴다.”고 말했다.해산물을 건져 먹고 난 다음 밥을 볶아 먹으면 그만이다.수중전골 6000원.낙지와 곱창,새우가 들어가는 낙곱새전골도 많이 찾는다.남포동 일대에는 이 집 외에도 개미집이 3개 더 있는데 모두 친척 간이다. 바로 인근의 찜 전문점 산밭골(257-6482)은 해물찜으로 유명하다.주방에서 모두 쪄 나오는 것이 아니라 커다란 냄비에 해산물을 담아 직접 끓여 가며 먹는 방식이다.해물찜에는 키조개·가리비·꽃게·바지락·갑오징어·미더덕·새우 등의 해산물과 콩나물이 들어간다.양도 품짐하면서 콩나물의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2∼3명 분량인 해물탕 소자가 2만 8000원. 창선파출소 바로 옆의 사해방(245-7303)도 부산에서 음식을 깔끔하게 내오는 중식당으로 알려진 집이다.특히 만두가 유명하다.짬뽕,자장면 등은 그 독특한 맛이 일품이다.또한 오이절임을 찬으로 주는데,이 맛이 일품이어서 자꾸 발걸음을 옮기게 한다.양은 적지만 값은 저렴하다. 사해방 바로 옆의 원산면옥(245-2310)도 50년째 냉면을 고수하고 있다.부산·경남지역에서 가장 내공이 깊은 냉면집이다.평양냉면(6000원)과 함흥냉면은 물론 회냉면,온면 등을 두루 갖춰 제 맛을 낸다.양이 적은 게 흠이다. 창선파출소 뒤쪽의 숟가락젓가락(248-0135)은 토속적인 한식을 젊은 세대에 맞춰 내는 것이 특징이다.된장과 버섯·해물·비지 등 4가지 뚝배기 맛이 특색을 이루고 있다. 영화 시간은 급하고 배가 촐촐하다면 세명약국 뒤쪽의 먹자골목으로 들어서면 된다.김밥·유부초밥·국수·순대·냉면·잡채 등이 나오는데 1인분에 1500∼3000원.평일 한낮에는 장사하는 사람이 적다.바로 인근 국도시네마 뒤쪽에 서울 장충동처럼 족발골목이 형성돼 있다.주로 한약재를 넣은 오향족발이 많다. 물론 부산의 대표적인 음식인 회를 즐기고 싶다면 자갈치나 신동아시장을 찾으면 된다.싱싱한 해산물을 사서 2층으로 가면 회로 다듬어 양념과 함께 준다.양념값은 보통 1인당 3000∼4000원꼴이다.매운탕과 식사도 해결할 수 있다.부산 남항에서 불어오는 갯내음과 부산 아지매의 투박한 사투리 속에 넉넉한 인심까지 맛볼 수 있다.
  • [재계 인사이드]김기병 롯데관광회장 화려한 컴백

    [재계 인사이드]김기병 롯데관광회장 화려한 컴백

    부도기업인에서 금탑산업훈장 수상자로 ‘화려한 변신’을 한 롯데관광 김기병(66) 대표이사 회장.6년전 주력기업인 태흥건설이 자금압박으로 쓰러질 때만 해도 그의 재기를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이제 서울 도심의 ‘명물’이 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흉물’로 인식되던 무교동 파이낸스 빌딩을 지어만 놓고 임대나 분양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파이낸스 빌딩의 실패로 잘 나가던 중견 기업인이었던 그는 ‘워크아웃 기업인’의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한동안 재계에 얼굴을 내밀지도 않았다.그런 그가 지난 7월 철도청과 공동으로 KTX관광레저(주)를 설립,조용히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지난 10월24일에는 관광산업진흥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재기를 선언했다. 한때 김 회장은 주목받는 중견기업인이었다.특히 아내가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여동생인 신정희씨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시선이 집중됐었다.지난 95년 파이낸스 빌딩 공사 주체인 ‘유진관광’을 인수할 당시는 절정을 이뤘다.광화문 네거리 옛 국제극장자리 동화면세점 빌딩을 지어 대박을 터뜨리면서 문어발식 사업확장에 나섰다. 그러나 IMF 환란의 여파로 빌딩 임대 사업이 실패,처절한 좌절을 맛봐야 했다.김 회장은 98년 공사를 마무리했으나 임대가 안돼 자금압박을 받았다.결국 자신이 사장으로 있던 파이낸스빌딩 시공사인 태흥건설은 워크아웃을 신청,고스란히 채권자들의 손으로 넘어가고 말았다.이 건물은 싱가포르 투자청에 매각되는 비운을 맞는다. 이번에 김회장이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것은 롯데관광 대표이사 회장 자격이다. 지난 71년 상공부 국장직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관광사업에 뛰어든 그는 관광업계에선 독보적인 존재로 꼽힌다.김 회장은 현재 롯데관광과 롯데관광개발 대표이사회장을 맡고 있으며 부인인 정희씨는 동화면세점과 동화주류,학교법인 미림여고,미림정보고등학교 등을 소유하고 있다. 강동형기자 yunbin@seoul.co.kr
  • [결혼이야기]강창훈(32·사계절출판사 기획편집부)· 한덕화(31·동시통역사)

    [결혼이야기]강창훈(32·사계절출판사 기획편집부)· 한덕화(31·동시통역사)

    1999년 여름 신촌.대학원 동기와 소주 다섯 병째를 들이붓고 있을 무렵,옆에 있던 내 동기의 애인은 나를 불쌍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그러고는 잠시 후,흐릿하게 눈을 떠보니,그녀의 고교 동창생이 앉아 있었다. ‘아담한 키에 귀여운 얼굴….’ ‘흰 원피스에 남색 물방울무늬‘.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내가 다시 한번 얼굴을 들어 앞을 바라보았을 때,그녀는 약간은 상기된 웃음을 지으며 다 식어빠진 김치찌개와 파전을 반찬삼아 공기밥을 먹고 있었다.그날 밤의 기억은 이게 전부다. 2주가 흐른 후 일요일 오전,갑자기 그때 본 그녀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밀려왔다.용기를 내어 전화를 걸었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만날 수 있을까요?” 잉? 갑자기 웬 단도직입? 중요한 순간에 이런 문어체적이고 어색한 표현이 내 입에서 튀어나오다니….그러나 잠시 후 “예!”라는 잠 덜 깬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들려 왔을 때야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 우리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나중에 그녀를 통해 들은 이야기지만,우리가 신촌에서 처음 만난 날,그녀는 남색 투피스에 흰 꽃무늬 옷을 입고 있었다고 한다.그리고 노래방에 가서 디제이덕의 ‘허리케인 박’을 불렀는데,나의 이 기막힌 노래 솜씨(?)에 그녀는 반했다고 한다.그녀도 제정신이 아니었나 보다.서로의 빠듯한 생활 속에서도 81일 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만나는,그야말로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세웠다. 이듬해에는 약혼을 했고,2001년 겨울 그녀가 파리 유학 중일 때는 잠시 그쪽으로 날아가 박신양과 김정은이 꽤나 폼나는 척하며 거닐던 파리 거리를 먼저 휩쓸기도 했다. 그러던 그녀가 나를 찼다.아무리 매달리고 애원해도 소용없었다.하지만 나는 그녀가 밉지 않았다.내가 미워서가 아니라,나를 자신의 고통 속으로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는 낭만의 투사 같은 이유였으니까.그로부터 나의 방황이 시작되었다. 마침내 2년이 흐른 올해 여름,새벽 늦은 컴퓨터에 메신저가 떴다.우리는 다시 만났다.헤어져 있던 세월에 대해서 우리는 서로 설명하지 않았다.다만 이제는 두 번 다시 헤어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덕화야,우리 이제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 1700명 홀린 ‘품앗이 마케팅’

    서울 강남경찰서는 9일 승용차,밥솥,화장품 등 다양한 상품을 소비자와 직거래할 수 있는 도매권을 주겠다고 꾀어 황모(56·여)씨 등 1700여명으로부터 170억원을 뜯어낸 이모(47)씨 등 4명에 대해 유사수신행위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서모(53)씨 등 2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 등은 지난 2월 강남구 논현동에 ‘Y직판’이라는 회사를 차려놓고 “전통 품앗이 개념을 도입한 첨단 유통마케팅 방식을 개발,특허를 출원했다.”며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1만 2000여차례에 걸쳐 투자금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 등은 110만원짜리 1계좌를 투자하면 ‘개미군단’으로 분류,가입시 25만원 어치의 상품과 회원 1명을 유치할 때마다 65만원의 수당을 지급한다고 꾄 것으로 밝혀졌다.또 10계좌,1100만원을 투자하면 ‘보부상’으로 분류,별도로 회원을 모집하지 않아도 투자한 1주일 뒤부터 이틀마다 85만원씩 1275만원의 배당액을 지급하겠다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절반 이상은 주부 등 서민으로 ‘조상의 정신을 담은 고수익 보장 마케팅방법’이라는 말에 넘어가 투자했다.”면서 “피해자는 일부 배당금을 받은 뒤 다시 재투자를 했으며,이씨 등은 이 돈으로 사업을 문어발식으로 확장했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공정위 출자제한 딜레마

    ‘웃어야 하나,울어야 하나.’ 재벌의 문어발식 출자를 규제하는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존폐 여부를 놓고 공정거래위원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이 이 제도의 필요성을 거듭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재계의 폐지 요구가 거세기 때문이다. 6일 공정위 등에 따르면 노무현 대통령은 전일 한 TV프로그램에 출연,출자총액제한제의 폐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것 때문에 투자가 안되는 게 아니라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기관에서 나와 있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이정우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도 한 인터뷰에서 “출자총액제한을 해제하면 부작용만 있어 현행 기조대로 가는 게 맞다.”고 거들었다.출자총액제한제를 고수하고 있는 공정위로서는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그러나 건설교통부가 최근 마련한 ‘복합도시개발특별법’에는 자족형 기업도시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 투자금을 출자총액제한의 예외로 인정해주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풀어 기업도시로의 투자를 유도한다는 것이다.그러나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도시에 투자한다고 해서 출자총액제한에서 빼주면 제도 자체의 근간을 흔드는 꼴이 된다.”고 반박했다.다른 관계자는 “대통령과 청와대는 제도 유지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정치권과 재계의 거센 공세에 얼마나 더 시달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과징금訴 작년 패소율 절반 넘어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위가 내린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해당 업체가 제기한 소송에서 확정판결을 받은 18건 중 공정위가 10건에 대해 전부 또는 일부 패소해 55.6%의 패소율을 기록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출자제한 폐지’ 與·與 갈등

    재계 현안인 출자총액제한제도에 대해 열린우리당 일각에서 폐지 및 완화 가능성을 시사해 논란이 예상된다.이는 열린우리당의 당론 및 참여정부의 시장개혁 로드맵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추진과정에서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특보인 김혁규 국회 규제개혁특위 위원장 내정자는 9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살리기를 위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정책위원회,경제관련 3개 특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번엔 완성품에 가까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려고 작심하고 있다.”며 “모든 규제를 제로베이스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특히 출자총액제한제도에 대해 “규제개혁에 포함된다 안된다 하지 말고,완화돼야 할 규제라면 테이블에 올려놓고 토론·논의해야 한다.”며 원점 재검토 의사를 강력히 피력했다. 김 내정자는 “출자총액제는 규제에 속하는 문제이자,예민한 문제”라고 규정한 뒤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한 듯 “당 지도부,정부 등과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그는 그러나 참여정부의 시장개혁 로드맵과 관련해 “상황에 따라 변할 수도 있고 융통성과 유연성이 있어야만 한다.”면서 “환경이 바뀌었음에도 원칙만을 고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공을 폈다. 이는 홍재형 정책위의장이 “시장의 경쟁촉진과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시장의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출자총액제,금융사 의결권 제한 등은 로드맵에 따라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당론’을 맞받아친 것이다. 규제개혁특위 열린우리당 간사인 김종률 의원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불합리한 규제 때문에 기업경영이나 투자에 애로가 된다면 특위 차원에서 규제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고 김 내정자를 편들었다. 김 내정자는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및 완화와 관련,청와대와의 ‘교감’도 시사했다. 그는 “올해 초 노 대통령을 만나 기업들이 노사문제와 각종 규제 때문에 기업하기 어렵다며 해외로 빠져 나간다.노사문제는 상대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일방적으로 진행하기 어렵지만,규제개혁은 정부·여당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공무원에게 맡기기보다 정치권에서 추진해야 체감적인 규제개혁을 해낼 수 있다.”고 말했고,노 대통령은 “정치권에서 잘해보라.”고 격려했다는 것이다. 규제개혁특위 위원들이 출자총액제한 완화를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자,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여전히 “출자총액제한제 유지가 당론”이라며 제동을 걸었다.천정배 원내대표는 “(출자총액제한제 유지는) 당과 참여정부의 주요 당론”이라며 “특위 활동 시작 전에 폐지,완화를 얘기하고 나갈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홍 정책위의장 역시 김 위원장의 원점 재검토 가능성 시사에 대해 “국회 규제개혁특위 위원장이니 야당과 협상을 고려해 입장을 열어놓은 것 아니냐.”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처럼 열린우리당 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석중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은 “최근 삼성 전계열사의 부채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지면서 출자총액제한에서 벗어나는 등 실효성이 떨어졌다.”면서 “이 제도가 재계로서는 투자기피의 좋은 핑계거리가 되는 만큼,차라리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자총액제한제 재벌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에 따른 계열사 연쇄부도를 막기 위해 회사 자금으로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한도를 순자산의 25% 미만으로 규정한 공정거래법의 규제사항.참여정부는 출자총액제한제 존속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반면에 재계는 기업경영권 방어 등을 이유로 출자총액제한제의 폐지 또는 출자총액 상한선의 40%로의 상향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문소영 박록삼기자 symun@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1)삼천포 원시어법 ‘죽방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1)삼천포 원시어법 ‘죽방렴’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은 경남 사천시 삼천포지역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 가운데 하나다.연전,모 방송프로에서 이 발언을 입에 올렸다가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곤욕을 치른 적도 있다.자기 터전을 나쁜 뜻으로 빗대는 것을 누가 좋아라 하겠는가. 그런데 이 글에서만은 이 말을 꼭 써야겠다.단,‘삼천포로 빠져야 바다가 제대로 보인다.’로 고쳐 쓰겠다.진주나들목에서 동쪽으로 길을 잡으면 고성과 통영 방향이다.삼천포로 가자면 ‘역시나’ 밑으로 빠져야 한다.육로로는 막다른 길이다.그래서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이 나왔음 직한데 막상 삼천포로 빠지면 정말 좋은 일만 생길 것 같다.같은 말이라도 세월이 흐르면 전혀 달리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실감한다. 얼마전까지 남해 읍내로 가자면 반드시 남해대교를 건너야 했다.아니면 삼천포에서 철부선으로 늑도를 거쳐 창선교를 다시 건넜다.번잡하게 ‘삼천포로 빠지는’ 일은 여유있을 때나 가는 코스였다.그런데 삼천포대교가 놓이면서 사정이 돌변했다.예전의 ‘하동~남해대교’ 길목 못지않게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삼천포~남해’로 곧장 들어가는 길목이 각광을 받는다. 삼천포는 사실 통영,여수 등과 더불어 남해안 유수의 어항이다.조선시대에도 번화한 포구였으며,일제 때는 일본인 이주어촌이 조성돼 어업침탈이 본격화했던 곳이기도 하다.삼천포 동금리(팔장포)의 에히메촌(愛媛村)이 바로 대표적인 일제 이주어촌.삼천포 어시장에 가면 모든 의문이 풀린다. ●삼천포로 빠져야 바다가 보인다 더운 복중에 무슨 고기가 있을까 싶었는데,고등어 병어 삼치 새우 오징어 까치복 참복 상어 갈치 등이 지천이다.어판장의 활기가 퍼덕이는 멸치떼 같다.아주머니들은 고등어를 선별,얼음을 채워 포장하는 일에 여념이 없고,장정들은 갓잡은 상어를 끌어 내놓는다.리어카로 얼음과 고등어를 옮기는 짐꾼들도 대목 만난 듯 잰걸음들이다.삼천포수협의 차윤원(55) 지도과장은 ‘삼천포항을 모르고 어찌 남해안 수산업을 말할 수 있겠느냐.’고 되묻는다.실제로 수협 직영 횟집에서 함어 독가시고기 제도가리 같은 낯선 이름의 자연산 회를 먹어 보니 자원 고갈시대에 아직도 이런 자연산이 남아 있음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삼천포에 온 목적은 죽방렴(竹防廉)을 살피기 위해서다.삼천포는 죽방렴의 원조.어판장에서 벗어나 실안동에서 전마선을 탔다.문야성(45)씨가 운영하는 죽방렴으로 가는 길,싱싱한 멸치 냄새를 맡았는지 갈매기떼가 몰려들어 극성이다. 둥근 발통을 조심스럽게 오른다.양쪽 활가지로 갈라진 말목은 예전 통대나무에서 H빔이나 참나무 각목 따위로 교체되었다.발통 안의 통그물을 빙빙 돌아가면서 끌어올린다.그물에 붙은 멸치를 대나무로 툭툭 쳐가면서 떼내는 일이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멸치 못지않게 쓰레기도 많아 사둘로 연방 라면봉지나 스티로폼 폐물 등을 걷어내야 했다.통그물이 동그랗게 조여지면서 마침내 멸치떼가 하얗게 발광하며 모습을 드러낸다.문씨는 멸치떼를 능숙하게 거둬 저장박스로 옮겼다. 잡아온 멸치는 곧바로 가마솥에 삶은 뒤 그물을 펴고 노천에 펴말리면 하루만에 값비싼 ‘죽방렴 며루치’로 변신한다.사실,요새 죽방렴 멸치는 서민들이 넘볼 음식이 아니다.흔하던 죽방멸치의 생산량이 줄어 있는 사람들이나 먹는 ‘호사품’이 되고 말았다.2㎏짜리 특등품 한 상자에 30만원을 호가한다.최근 7월 말에는 36만원까지 가격이 치솟기도 했단다.경매가격이 그러니 실제 소비자 가격은 상상을 넘는다.물론 중품은 7만∼8만원,하품은 2만원까지 떨어지나,그 정도 가격이라도 싼 것은 아니다.죽방멸치가 점점 서민들의 식탁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위판된 죽방멸치는 서울의 유명 백화점 매장으로 직행한다. 죽방렴은 하루에 두 번 물을 보는데,당연히 사리물이 중요하다.조업은 여섯물부터 열물 사이에 집중되며,열두물부터 열다섯물,그리고 첫물과 둘째물 때는 거의 조업이 이뤄지지 않는다.조수간만때 조류의 힘을 이용하기 때문에 월간 노동시간이 길지는 않다.대부분 6∼9월 여름이 제철이며,겨울에는 소출이 적어 조업을 하지 않는다. ●있는 사람 밥상에나 오르는 ‘죽방렴 며루치’ 죽방렴도 거의 사라지고 없다.목 좋은 죽방렴에서는 연간 기천만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지만 대부분은 천만원 언저리의 수입이 고작이다.한가하게 방렴으로 뛰어들 물고기가 줄어든 탓이다.죽방렴 멸치가 비싸다고 하지만 어민들의 수입은 “엔간한 직장생활보다 쪼메 낫다.”는 수준이다. 삼천포대교 공사 때,죽방의 철거보상비는 대략 2억5000만∼3억원 수준.대를 이어 고기를 잡아왔고,또 앞으로도 그래야 하는 생계 수단임을 감안하면 턱없는 보상이지만,일견 죽방의 ‘자본주의적 가치’가 만만치 않음을 입증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죽방멸치는 싱싱한 은빛이 차라리 눈부시다.햇빛에 반사되는 그 은빛의 찬란함은 자연산 멸치의 자존심을 고스란히 드러낸다.죽방렴에서 파닥거리는 멸치를 사둘로 건져내 차린 즉석 멸치회는 가히 일품이다.비린 멸치가 그렇게 맛있는 회로 둔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우리 입맛이 얼마나 심각하게 통조림문화에 길들여져 왔는지를 금방 깨닫게 된다.이런 단호한 선언도 가능하지 않겠는가.“죽방렴,남해안이 살아있다는 마지막 자존심!” 죽방렴은 말 그대로 대나무를 세워 만든 일종의 물고기함정이다.살,발이라고도 부르는데,모두 어살(漁箭)에 속한다.‘경상도 속찬지리지’(1469) 남해현조에 보면 ‘방전(防箭)에서 석수어 홍어 문어가 산출된다.’고 적었다.방전은 죽방렴의 다른 이름이다.이쯤에서 죽방의 어로 원리를 살피고 가자. 물살 빠르고 수심 낮은 곳에 V자로 물고기를 유인하는 양날개를 설치하고,가운데에 고기를 몰아넣는 둥근 임통을 설치한다.날개는 참나무 장목으로 촘촘히 박고,쪼갠 대나무발로 장막을 둘러 고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둥근 임통은 일종의 ‘연못’이다.고기들이 이곳에 들어와 노닐다가 포획된다.조류를 따라 흐르다 임통에 든 고기를 거둬들이는 원시적 어로방식. 남해안 죽방렴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이는 담정 김려(1716∼1821)였다.일찍이 인근 우해(진해)로 귀양와 자산어보와 쌍벽을 이루는 어보인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를 남긴 김려의 눈길에 죽방렴이 빠질 수 없었다.자산어보(1814)보다 11년이나 빠른 1801년에 이 탐구서가 완성되었으니,한국 최초의 어보인 셈이다.자산어보가 서남해를 중심으로 해 ‘절반의 진실’만을 담고 있다면,우해이어보는 남해 중심의 또다른 ‘절반의 진실’을 담고 있다.양자의 결합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조선후기 어업 및 어류지의 복원에 한층 가깝게 다가설 수 있으리라.불우했던 그는 이 어보를 통해 민중의 삶을 수채화처럼 그려냈다.그가 본 죽방렴은 진해 인근의 것으로,당시에는 어뢰(魚牢)라고 불렀다.‘뢰’는 감옥이란 뜻이니,고기가 대나무발에 잡힌다는 의미이다.진해 바닷가에 수십개의 어뢰가 마치 바둑판처럼 펼쳐져 있다고 했으니,지금의 죽방렴 풍경과 크게 다를 게 없다. ●남중국·태국서도 성행 세계적 어법 김려가 본 죽방렴과 현존 죽방렴이 원리나 기능은 같을지 몰라도 형태의 변형이 있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일본식 죽방렴의 영향도 없지 않았겠지만,죽방렴이란 이름도 20세기에 만들어졌다.이 죽방렴이 한국과 일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멀리 남중국이나 태국처럼 대나무가 흔한 곳에서는 보편적으로 행해진 세계적 어법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죽방렴이 가장 성행한 곳은 바로 삼천포와 사천교 인근 사천만,창선교 주변의 남해 지족해협 등 세 군데를 꼽을 수 있다.수심이 낮고 물살이 빠른 천혜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어서다.죽방은 조류를 타고 떠들어오는 멸치를 잡는 어법이어서 이 멸치를 노리는 갈치 숭어 전어 농어와 새우도 제법 잡혔다.삼천포항에서 경매되는 멸치 총량은 연간 260억원 규모로 무려 120만 관에 이른다.삼천포의 멸치는 정치망이나 죽방렴으로 잡기 때문에 선도가 으뜸이다. 그러나 아무도 삼천포 죽방렴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7∼8년 전부터 멸치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어서다.연륙교의 교각이 조류 흐름을 막아서 뜬물에 흘러다니는 멸치이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공사가 진행중인 사천대교의 홈통도 조류를 방해하기는 마찬가지다. ●교각이 조류흐름 막아 어획량 급감 삼천포에는 실안동 9개,늑도 2개,마도 5개,신수도 3개,대방동 2개 등 모두 21개의 죽방렴이 우리 전통어법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다행히 어항 삼천포의 자존심을 지킬 죽방렴이 다리 건너 남해군 지족해협에도 있다.남해와 창선도를 연결하는 창선교에서 물길을 바라보노라면 죽방렴 20여개가 한눈에 들어온다.그걸 바라보면서 제발 오래오래 지켜내 주기를 기대해본다. 죽방렴이 전통적인 어로의 현장이지만 외지인들에게는 또한 그만인 구경거리다.삼천포 시내가 바라보이는 돗섬 앞에 설치된 돗섬발의 일몰은 풍광이 뛰어나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의 눈길을 끈다.지족해협의 창선교에서 본 돗섬발 일몰도 이에 못지않다. 사람들은 그저 불탑이나 불상,향교나 금석문,그도 아니면 음풍농월이 질펀한 경관에만 관심을 쏟을 뿐,정작 먹을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어로현장에서 창조해 낸 생산문화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귀족중심,사대부중심,육지중심 등의 일방적 편향이 가져온 후과이니,지금껏 문화를 바라보는 수준과 취향이 제한적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죽방렴,이 얼마나 유서깊은 어업문화사의 자취인가.
  • [아테네 화필기행](9) 화가 이강화씨와 ‘그리스인 조르바’

    [아테네 화필기행](9) 화가 이강화씨와 ‘그리스인 조르바’

    2000여 섬들의 나라 그리스에 도착한 지 사흘째 되는 날,아테네 화필기행 팀은 ‘그리스 속의 그리스’라는 아름다운 섬 에기나를 찾아 페레우스 항에서 출발하는 페리 호에 올랐다.에게 해의 비췻빛 바다와 점점이 떠 있는 하얀 선박들을 한 시간 남짓 감상하였을까.관광객보다 그리스인들이 더 많이 찾는다는 에기나 섬으로 가는 바닷길에서 다른 몇몇 섬들과의 만남도 좋았지만,가슴 속에 남아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조르바와 그리스를 한 무대에서 감상한다는 설렘은 나를 줄곧 흥분시켰다.하얀 요트들이 가지런히 묶여 있는 항구며 물밑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바다는 신화의 젖줄처럼 느껴졌다. 일행은 32개의 기둥 중 24개의 기둥만이 떠받치고 있는 도리아 건축양식의 아페아 신전을 보기 위해 아크로폴리스에 오르는 동안,섬 전체를 둘러 피어 있는 양귀비꽃의 유혹에 잠시 마음을 빼앗기기도 했다.풀숲과 신전 기둥 밑,돌계단과 나무 밑둥 곳곳에서 낮은 키로 자라난 붉은 양귀비는 우리나라의 들판에서는 보기 어려운 꽃이어서인지 한층 황홀하게 느껴졌다.돌기둥 한 개가 하나의 바위로 이루어진 아페아 신전의 기둥들은 모두 에기나 섬에서 산출된 석회암 통바위라는 설명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의 고대 건축양식과는 반대로,현대의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쪼개고 파괴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일행 중 일부는 먼저 아테네로 돌아가고,그 중 몇몇은 남아 좀더 섬을 찬찬히 둘러보기로 했다.좁은 미로처럼 얽힌 작은 골목들은 마을의 정취를 듬뿍 안겨줬다.나는 둘이 어깨동무를 하고 지나기에도 좁은 골목에서 우리네 정서와 같은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빼곡한 상점들에 진열되어 있는 작고 아기자기한 상품들 역시 관광객들의 눈을 빼앗기에 충분했다.그리스의 전통적인 시골 풍경을 느끼면서 바닷가에 즐비한 식당에 앉아 숯불에 구운 문어의 고소한 맛에 술 한 잔을 더하니,빡빡하게 짜여진 여행 스케줄에서 빠져나온 것이 정말 잘한 일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에기나는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별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일탈을 모른 채 살아가는 작중 화자인 ‘내’가 여성의 치모를 모아 베개를 만들어 베고,타락한 수도원에 불을 지르는가 하면 물레를 돌릴 때 불필요한 손을 자르는 등 거침없이 행동하는 진정한 자유인 조르바를 만나면서 점점 그의 세계에 빠져든 것처럼,나 또한 조르바의 뜨겁고 치열한 삶과 야성의 영혼 속으로 달려드는 느낌이었다.영화에서 조르바 역을 맡았던 우직한 앤서니 퀸이 작품 속의 주인공과 너무 흡사하다고 생각했던 기억부터 시작해,그가 자유로움의 대명사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그리스를 여행하는 동안 하나씩 이해되었다.나 또한 그리스와 에기나 섬을 돌아보면서 조르바의 자유로운 정신세계에 빠져들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노을에 젖은 항구를 뒤로하고 아쉬움 속에 에기나를 떠날 땐,바다도 이미 하늘과 닮은 빛을 띠고 있었다.일행을 태운 배를 띄워 보내고 자꾸만 작아지는 에기나 섬과 하늘과 바다 사이로 어느새 달과 별이 동행하고 있었다. 이튿날,아테네의 서쪽 미케네 유적지에 도착한 일행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원반던지기를 하며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다.화필기행이라는 얼마간의 의무감에 마음이 무거웠던 나는 그동안 짧은 휴식에서 훌륭한 작품 소재를 얻었던 것처럼 그날도 휴식에서 뭔가를 찾을 것 같은 예감 속에 햇살을 쫓아 고개를 돌렸다.순간,황금 데드 마스크인 ‘아가멤논의 가면’과 발끝에 밟히는 장미의 어린 새순이 오버랩됐다.나는 어느새 쑥스러운 ‘아가멤논의 인사’를 만들어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이강화 화가 · 세종대 교수
  • [아테네 화필기행](9) 화가 이강화씨와 ‘그리스인 조르바’

    2000여 섬들의 나라 그리스에 도착한 지 사흘째 되는 날,아테네 화필기행 팀은 ‘그리스 속의 그리스’라는 아름다운 섬 에기나를 찾아 페레우스 항에서 출발하는 페리 호에 올랐다.에게 해의 비췻빛 바다와 점점이 떠 있는 하얀 선박들을 한 시간 남짓 감상하였을까.관광객보다 그리스인들이 더 많이 찾는다는 에기나 섬으로 가는 바닷길에서 다른 몇몇 섬들과의 만남도 좋았지만,가슴 속에 남아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조르바와 그리스를 한 무대에서 감상한다는 설렘은 나를 줄곧 흥분시켰다.하얀 요트들이 가지런히 묶여 있는 항구며 물밑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바다는 신화의 젖줄처럼 느껴졌다. 일행은 32개의 기둥 중 24개의 기둥만이 떠받치고 있는 도리아 건축양식의 아페아 신전을 보기 위해 아크로폴리스에 오르는 동안,섬 전체를 둘러 피어 있는 양귀비꽃의 유혹에 잠시 마음을 빼앗기기도 했다.풀숲과 신전 기둥 밑,돌계단과 나무 밑둥 곳곳에서 낮은 키로 자라난 붉은 양귀비는 우리나라의 들판에서는 보기 어려운 꽃이어서인지 한층 황홀하게 느껴졌다.돌기둥 한 개가 하나의 바위로 이루어진 아페아 신전의 기둥들은 모두 에기나 섬에서 산출된 석회암 통바위라는 설명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의 고대 건축양식과는 반대로,현대의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쪼개고 파괴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일행 중 일부는 먼저 아테네로 돌아가고,그 중 몇몇은 남아 좀더 섬을 찬찬히 둘러보기로 했다.좁은 미로처럼 얽힌 작은 골목들은 마을의 정취를 듬뿍 안겨줬다.나는 둘이 어깨동무를 하고 지나기에도 좁은 골목에서 우리네 정서와 같은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빼곡한 상점들에 진열되어 있는 작고 아기자기한 상품들 역시 관광객들의 눈을 빼앗기에 충분했다.그리스의 전통적인 시골 풍경을 느끼면서 바닷가에 즐비한 식당에 앉아 숯불에 구운 문어의 고소한 맛에 술 한 잔을 더하니,빡빡하게 짜여진 여행 스케줄에서 빠져나온 것이 정말 잘한 일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에기나는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별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일탈을 모른 채 살아가는 작중 화자인 ‘내’가 여성의 치모를 모아 베개를 만들어 베고,타락한 수도원에 불을 지르는가 하면 물레를 돌릴 때 불필요한 손을 자르는 등 거침없이 행동하는 진정한 자유인 조르바를 만나면서 점점 그의 세계에 빠져든 것처럼,나 또한 조르바의 뜨겁고 치열한 삶과 야성의 영혼 속으로 달려드는 느낌이었다.영화에서 조르바 역을 맡았던 우직한 앤서니 퀸이 작품 속의 주인공과 너무 흡사하다고 생각했던 기억부터 시작해,그가 자유로움의 대명사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그리스를 여행하는 동안 하나씩 이해되었다.나 또한 그리스와 에기나 섬을 돌아보면서 조르바의 자유로운 정신세계에 빠져들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노을에 젖은 항구를 뒤로하고 아쉬움 속에 에기나를 떠날 땐,바다도 이미 하늘과 닮은 빛을 띠고 있었다.일행을 태운 배를 띄워 보내고 자꾸만 작아지는 에기나 섬과 하늘과 바다 사이로 어느새 달과 별이 동행하고 있었다. 이튿날,아테네의 서쪽 미케네 유적지에 도착한 일행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원반던지기를 하며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다.화필기행이라는 얼마간의 의무감에 마음이 무거웠던 나는 그동안 짧은 휴식에서 훌륭한 작품 소재를 얻었던 것처럼 그날도 휴식에서 뭔가를 찾을 것 같은 예감 속에 햇살을 쫓아 고개를 돌렸다.순간,황금 데드 마스크인 ‘아가멤논의 가면’과 발끝에 밟히는 장미의 어린 새순이 오버랩됐다.나는 어느새 쑥스러운 ‘아가멤논의 인사’를 만들어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이강화 화가 · 세종대 교수
  • 삼성 출자총액제한 풀렸다

    삼성그룹이 부채비율을 낮춰 2년 가까이 출자총액제한에서 풀리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그룹의 부채비율(금융보험사 제외)이 100% 미만으로 하락함에 따라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 지정에서 제외했다고 22일 발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은 2003회계연도 결합재무제표를 작성한 결과 54개 계열사 중 금융·보험사를 뺀 나머지 계열사들의 자본총계가 43조 3577억원,부채총계가 36조 5315억원으로 부채비율 84.26%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당장 출자총액제한에서 벗어나게 됐지만 공정위가 내년 4월부터 ‘부채비율 100% 이내’ 기준을 폐지하고 지배구조 모범기업 등 새로운 졸업기준을 도입키로 했기 때문에 다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신규 지정되면 1년간은 출자한도 초과분에 대해 예외가 인정돼 삼성이 실질적으로 출자총액제한에서 풀려나는 기간은 22개월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삼성측은 졸업기간이 한시적인 데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다는 이유 등으로 신규 출자나 투자를 확대하는 데 다소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안팎에서도 삼성이 출자총액제한에서 벗어나기 이전에도 출자규모가 순자산의 25%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10%대라는 점을 들어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은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출자총액제한 때문에 사업상 필요한데도 투자하지 못했던 부분은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은 이어 “투자할 때는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하지만 그동안 제한 때문에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자유스러워질 것”이라며 “그러나 주주들의 감시도 있고 해서 예전처럼 사업과 관련없는 문어발식 확장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이 제외됨으로써 출자총액제한 적용 대상 기업집단은 17개가 됐으며,부채비율 100% 미만으로 출자총액제한에서 벗어난 곳은 삼성 외 한국전력,포스코,도로공사,롯데그룹 등이다. 김미경 류길상기자 chaplin7@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5) ‘동해의 강구’ 왕피천의 은어

    봉화에서 불영계곡을 거쳐 울진으로 길을 잡는다.험한 길,붉은 소나무가 울울창창한 곳이다.백두대간 줄기에서 동해로 내리꽂히는 왕피천이 불어난 장맛비로 급살을 탄다.우르르 쾅꽝,전쟁이라도 났는가 싶다.가파른 계곡을 내려가노라니 불현듯 동해다.깊은 숲이 연속되다가 너무도 급작스럽게 바다가 나타나 당황스러울 정도다.‘바다, 하늘, 계곡, 강이 만나는 곳’ 이란 울진군의 홍보 문구가 너무도 정확히 이를 설명해준다. 버젓한 강은 없어도 백두대간의 골짝,골짝에서 내린 물을 동해로 쏟아붓는다.왕피천도 그 중의 하나.물의 급수를 따질 겨를이 없다.너무도 깨끗하여 아직도 이런 물이 남아있음에 감사,또 감사드릴 뿐이다.동해가 청정해역임은 이런 왕피천류의 청정지수에 힘입는다.국내 최초의 민물고기 전시관인 ‘경북 민물고기연구센터’가 경상도의 수많은 지역을 제치고 왕피천 하류에 자리잡았음은 당연한 일 아닌가. ●기수는 인간삶 엮어낸 가장 중요한 곳 필자가 쏜살같이 내려간 방향과 반대로 봄철의 은어떼는 힘겹게 거슬러 올라왔으리라.백두대간에 쌓인 눈이 녹고 얼음이 풀리면 은어는 백두대간 줄기로 향한다.한여름 왕피천 중류 쯤에서 성장한 은어는 거의 고등어만큼 몸피를 불려 가을 무렵에 하류로 내려간다.알을 낳은 은어는 1년생으로 생을 마치기에 일년어(一年魚)란 별칭이 붙었다.치어들은 동해로 내려가서 겨울을 난 뒤 다시 봄이 오면 모천회귀(母川回歸)를 거듭한다.삼척의 오십천,양양의 남대천,강구의 왕피천,그리고 남해안의 섬진강에서도 은어들은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그렇듯 돌고 도는 윤회의 법을 온몸으로 실천하여 끝내 우리를 감동시키고 만다. 소금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汽水)야말로 바다의 또 다른 비밀을 간직한 곳이며,인간의 삶을 엮어낸 가장 중요한 곳이다.은어뿐 아니라 연어와 숭어,황어,칠성장어 등도 동해에서 기수를 거쳐 민물을 찾아 오르내린다.크고 작은 동해의 읍성과 마을이 기수 근역에 자리잡았으며,울진도 예외가 아니다.그런 까닭에 바다생활사에서는 기수가 반드시 앞자리를 차지함이 마땅하다. 은어떼처럼 필자도 강구(江口)의 기수를 거쳐서 산으로 오른다.계곡물에서 철저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려고 영역싸움을 벌이는 은어를 보니 ‘물고기 야전사령부’가 왕피천으로 옮겨진 듯한 느낌이다.이들의 영역 투쟁은 전투적이다.그러나 다가오는 가을이면 그 힘겨운 투쟁도 막을 내릴 것이다.하구의 산란장으로 줄달음칠 시간이기 때문이다. 은어의 최후를 보자.산란 후,기진맥진하여 마치 소매끝에 메추리 붙듯 너덜거리는 껍질과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강물에 떠내려간다.떠내려가는 은어는 물새도 잡아먹지 않는다.누군가 이를 ‘고요한 은어의 수장식(水葬式)’이라고 압축하여 말했다.그 은어에게서 우리 인간을 본다. 바닷물과 민물이 섞인 환경에서 적당한 생화학적 밸런스를 보존해야만 이듬해 은어가 돌아올 수 있다.바다에서 곧바로 모천으로 오기 전에 강구(江口)에서 잠시 머물고,반대로 모천에서 바다로 갈 때도 강구에 머무르면서 생체 밸런스를 조절해야 한다.바닷물과 민물의 변증법적 지평은 바로 기수에서 열린다.바다와 강이 만나는 경계는 성스럽기까지 하다.밀물,썰물이 만나는 조간대의 갯벌이 보여주는 ‘경계의 미학’처럼 강구의 기수도 그 자체가 장엄(莊嚴)이다. 장엄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역시나 적당한 거리 유지가 필요한 법.왕피천 하구의 끝자락을 지키는 망양정(望洋亭)에 오른다.망양정은 ‘바다를 관망한다.’는 뜻이니 필자의 관해기처럼 수많은 시인묵객들도 일찍이 자신들의 관해기를 이곳에서 쏟아내지 않았겠는가. 두 개의 모래톱이 마주한 틈새를 비집고 왕피천이 동해로 흘러들고,동해는 힘껏 바닷물을 민물로 밀어붙인다.출신이 다른 물들의 싸움은 생각보다 격렬하지만 모래톱의 풍경은 고즈넉하기만 하다. 망양정의 위치는 너무도 절묘하여 숙종이 내린 ‘관동제일의 누(樓)’라는 친필 편액이 조금도 부끄럽지 않다.오죽하면 겸재 정선이 망양정도(望洋亭圖)에서 다소 ‘과격한’ 필치로,‘바다로 솟구치듯 돌출한 누정’이라고 묘사했을까. ●江口 들판은 소금 굽던 이들의 삶터 누정에서 감상에 젖을 수도 있겠지만,좀더 현실적으로 강구를 바라보노라면,온갖 역사와 문화가 누적된 치열한 곳으로 다가오기도 한다.왜구들이 떼지어 몰려들던 침략의 현장.아니면,강구에서 뗏목을 엮거나 배에 실어 멀리 부산까지 가던 포구.그도 아니면,염전터였던 강구의 들판은 소금 굽던 이들이 진저리치며 고난의 삶을 살던 곳이기도 하다.아주 오래 전의 일들인지라 조만간 ‘전설’로 변해갈 것이다. 과거에 민중들의 먹거리에서 민물고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엄청나게 컸다.더군다나 은어처럼 바다와 강을 오가는 고기는 대단한 인기 어종이었다.은어튀김의 우아한 맛을 경험한 이들은 그 인기도의 비결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은어는 말 그대로 은빛이다.은어에서는 수박 향기가 난다.비린내 대신에 향긋한 수박 향기가 나는 것만으로도 은어의 품격을 알 수 있다.오죽하면 향어(香魚)라 불렸을까.중국의 ‘박물지’에 이르길,‘물고기 회를 먹고 남은 것을 강물에 버리니 그것이 고기로 되살아났다.’고 한 바로 그 물고기다. 왕피천 사람들은 수경을 쓰고 급류 바위틈을 뒤져 작살로 은어를 잡아 올린다.파리 모양의 낚시를 매달아 은어새끼를 낚아내는 ‘파리낚시’,살아있는 은어의 몸통에 바늘을 끼워 다른 은어를 유인하는 ‘놀림낚시’,그 무엇보다 돌멩이로 살을 막고 통발을 놓은 ‘살막기’가 중요했다.왕피천 태생의 주상준 문화원장의 증언에 따르면,현재의 투망질이나 낚시질보다 앞의 어로방식이 보다 보편적이었다고 한다. 은어는 튀겨 먹고,회 쳐 먹고,끓여 먹고,훈제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산에서 잡은 큰 은어를 ‘산치’라 불렀는데,주둥이에 대나무 꼬챙이를 끼워 가지런히 꽂아놓은 뒤 그 위에 두꺼운 종이를 덮어 훈증(熏蒸)으로 구워 말리는 예스러움을 이제는 보기 어렵다. 살아있는 모양 그대로 금빛이 도는 훈증 은어는 왕골 속갱이로 열마리씩 엮어 귀한 선물로 주고받기도 하였다.문득 지난해 여름,바이칼호로 가는 길목인 슬류디양카에서 먹었던 황금빛 훈증청어 오물(Omul)이 떠오른다.흡사 황금투구와 갑옷을 입은 양 품격있게 줄지어 서 있던 오물의 위엄을 동해의 훈증 은어에서 다시 보는 맛이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은어만이 아니다.동해안 사람들은 어느 곳에서건 백두대간을 넘어야만 서쪽 사람들과 문물을 교류할 수 있었다.서쪽 사람들 또한 산을 넘지 않으면 소금을 구할 수 없었으며,하다못해 산모 미역거리조차 구할 수 없었다.동해에서 올라온 은어가 계곡물에서 진저리치며 전투를 벌이는 동안,사람들은 험준한 고개를 넘고 넘어 봉화나 영주를 오고갔다. 울진군 북면에 가면 도문화재 자료로 지정된 일명 ‘울진내성행상불망비’란 철비(鐵碑)가 서 있다.내성은 봉화의 옛 이름.울진에서 봉화로 가자면 열두 고개를 넘어야했으나 험준한 산악의 사나운 짐승과 산적은 한사코 이들의 발목을 묶었다.자연히 고개목에는 주막거리가 형성되었다.본디 원(院)이 있던 곳이니 울진의 벼슬아치들이 부임할 때도 반드시 이곳을 거쳐야 했다. 소금,미역,문어나 북어 따위를 지게에 진 장사치들은 일사불란한 접(接)을 갖추고 산을 탔다.죽변이나 울진읍내에서는 불과 30여리에 지나지 않으나 봉화 내성장까지는 무려 150리길.오로지 찻길로만 다니는 오늘날은 감둥골고개,돌재,나그네재,바릿재,샛재,술막재,넙재,매재,고치부재 따위의 고개 이름들이 산골사람들 기억 속에 서서히 ‘전설’로 바뀌어가고 있다. ●관동·관서사람들 백두대간 오가 베어진 소나무가 산을 내려와서 바다로 갔다면,사람들은 미역 따위를 짊어지고 ‘산 너머 동네’로 넘어갔다.산 너머 동네의 풍문이 전해졌으며,부족한 해산물의 단백질이 이 ‘실크로드’를 통해 공급되었다.은어나 연어 따위 역시 목숨 걸고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갔으며,다시금 목숨걸고 종족 보존이란 장엄을 연출하곤 하였다. 올해 여름 휴가에도 서쪽 사람들은 기를 쓰고 산을 넘어 바다로 향할 것이다.관광이란 이름을 쓴 인간들의 고난의 행군 역시 바다를 잊지 못하는 또 하나의 모천회귀가 아닐까.그러한 즉,망양정에서 바라보는 강구의 유장한 풍경 속에서 인간과 자연의 대투쟁을 생각해 보고,우리가 돌아갈 시간을 생각해 봄은 관념 이상의 존재고가 아닐 수 없다.동해의 파도가 저렇듯 성나게 강구의 모래톱을 으깨는 것도 저마다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 [아테네 화필기행] (5)화가 안창홍씨가 본 에기나 섬

    그 섬에 가고 싶다.하얀 몸체에 파란 돔을 이고 있는 정겨운 그리스 정교회.하얗게 부서지는 눈부신 코발트 빛 바다.나는 그곳을 ‘블루 앤드 화이트’라 부르련다.하양과 파랑이 천상의 조화를 이루는 자그마한 섬 에기나.나의 그리스 인상을 특징지워준 곳이 바로 에기나다. 아테네 화필 기행 셋째날,어둑 새벽에 잠이 깬 나는 호밀빵과 레몬 주스로 황급히 속을 채운 뒤 피레우스항으로 향했다.에기나섬에 가려면 그곳 선착장에서 배를 타야한다.에기나섬은 피레우스에서 30㎞ 거리.일행은 쾌속선에 몸을 싣고 에게해를 달렸다.저마다 사진찍으랴 스케치하랴 바빠 섬에 도착할 때까지 말이 없었다.이름모를 새소리만 뱃전에 울릴 뿐.에기나섬은 우리나라 강화도 크기만한 작은 섬이다.하지만 고대에는 아테네,코린토스와 자웅을 겨룰 만큼 상업적으로 강성한 도시국가였다.라이벌 의식이 강했던 아테네 시민들은 에기나를 가리켜 ‘피레우스의 방해물’이라 했다고도 한다. 그리스 사람들은 흔히 과거의 유산으로 먹고 산다는 달갑잖은 소리를 듣는다.고대의 유적,유물뿐 아니라 지방의 특산물도 그리스인들의 주머니를 두둑히 해준다.항구 주변엔 갖가지 민예품을 파는 선물가게며,그리스 소주 ‘우조’를 파는 선술집,문어구이를 만들어주는 식당 등이 울멍줄멍 늘어서 있었다.땅콩류를 파는 노점들은 왜 그리 많은지.알고 보니 에기나는 피스타치오의 명산지다.현지의 한 주민은 1만명이 넘는 주민들이 피스타치오 농사를 짓고 있다고 귀띔한다.한해 수확량이 2만t이나 된다니 에기나는 가히 ‘피스타치오의 수도’라 할 만하다. 에기나 섬을 방문한 일행은 다시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각자 흩어졌다.뭔가 작업에 도움이 될 만한 거리를 찾아야 할텐데. 잔뜻 긴장해 여기 저기 기웃거렸지만 눈앞에 펼쳐진 매혹적인 풍광에 나는 이내 무장 해제당하고 말았다. 에기나는 아테네에서 가장 가까운 섬이다.당일치기 여행객들이 특히 즐겨 찾는 곳이 에기나 시에서 동쪽으로 12㎞ 떨어진 아파이아 신전이다.이 도리아 양식의 아름다운 신전은 기원전 5세기경에 세워진 것으로 그리스 신전으로선 보기 드물게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하다.신전의 ‘날씬한’ 기둥은 날아갈듯 경쾌하다.고전시대 건축의 특징인 균형감이 단연 돋보인다는 평이다. 다음 예정지인 포세이돈 신전으로 가겠다는 팀을 먼저 떠나 보내고 나를 포함해 남은 네 명의 일행은 섬을 다시 찬찬히 둘러 보기로 했다.빠듯한 일정 때문에 이번 그리스 여행에선 시골길 한번 걸어보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한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아니 그보다는 ‘포세이돈’을 포기하고도 남을 만큼 에기나의 정취가 나를 사로잡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동료 작가들도 같은 심정이었으리라.우리는 한결 여유로운 마음으로 섬 뒷골목을 어슬렁거리며 일탈의 자유를 만끽했다. 가파른 골목길을 벗어나자 언덕 저 멀리 수평선이 가물가물 나타났다.눈부시게 푸른 하늘과 지중해 특유의 암청색 바다가 시야 가득 들어왔다.살갗을 간질이는 따가운 햇살 아래엔 온갖 들꽃이 소담스레 피었다.선홍빛 개양귀비며 노란 민들레,온몸을 침으로 무장한 엉겅퀴,초롱꽃,패랭이꽃….아득한 옛날 싸움질을 밥먹듯 하던 결함투성이 올림포스 신들의 이야기는 여기에 없다.사랑과 평화만이 강물처럼 흐른다.에기나 해안은 어느새 노을에 붉게 타오르고 나는 언덕에 서서 에게해를 바라본다.오관(五官)을 열어놓고 두 팔을 벌려 본다.삽상한 바람이 나의 모든 구멍을 파고든다.그리스를 호흡하고 그 그림 같은 평화를 화폭에 담을 수 있다니…. 나는 화가이기에 행복하였네라.˝
  • [아테네 화필기행] (5)화가 안창홍씨가 본 에기나 섬

    [아테네 화필기행] (5)화가 안창홍씨가 본 에기나 섬

    그 섬에 가고 싶다.하얀 몸체에 파란 돔을 이고 있는 정겨운 그리스 정교회.하얗게 부서지는 눈부신 코발트 빛 바다.나는 그곳을 ‘블루 앤드 화이트’라 부르련다.하양과 파랑이 천상의 조화를 이루는 자그마한 섬 에기나.나의 그리스 인상을 특징지워준 곳이 바로 에기나다. 아테네 화필 기행 셋째날,어둑 새벽에 잠이 깬 나는 호밀빵과 레몬 주스로 황급히 속을 채운 뒤 피레우스항으로 향했다.에기나섬에 가려면 그곳 선착장에서 배를 타야한다.에기나섬은 피레우스에서 30㎞ 거리.일행은 쾌속선에 몸을 싣고 에게해를 달렸다.저마다 사진찍으랴 스케치하랴 바빠 섬에 도착할 때까지 말이 없었다.이름모를 새소리만 뱃전에 울릴 뿐.에기나섬은 우리나라 강화도 크기만한 작은 섬이다.하지만 고대에는 아테네,코린토스와 자웅을 겨룰 만큼 상업적으로 강성한 도시국가였다.라이벌 의식이 강했던 아테네 시민들은 에기나를 가리켜 ‘피레우스의 방해물’이라 했다고도 한다. 그리스 사람들은 흔히 과거의 유산으로 먹고 산다는 달갑잖은 소리를 듣는다.고대의 유적,유물뿐 아니라 지방의 특산물도 그리스인들의 주머니를 두둑히 해준다.항구 주변엔 갖가지 민예품을 파는 선물가게며,그리스 소주 ‘우조’를 파는 선술집,문어구이를 만들어주는 식당 등이 울멍줄멍 늘어서 있었다.땅콩류를 파는 노점들은 왜 그리 많은지.알고 보니 에기나는 피스타치오의 명산지다.현지의 한 주민은 1만명이 넘는 주민들이 피스타치오 농사를 짓고 있다고 귀띔한다.한해 수확량이 2만t이나 된다니 에기나는 가히 ‘피스타치오의 수도’라 할 만하다. 에기나 섬을 방문한 일행은 다시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각자 흩어졌다.뭔가 작업에 도움이 될 만한 거리를 찾아야 할텐데. 잔뜻 긴장해 여기 저기 기웃거렸지만 눈앞에 펼쳐진 매혹적인 풍광에 나는 이내 무장 해제당하고 말았다. 에기나는 아테네에서 가장 가까운 섬이다.당일치기 여행객들이 특히 즐겨 찾는 곳이 에기나 시에서 동쪽으로 12㎞ 떨어진 아파이아 신전이다.이 도리아 양식의 아름다운 신전은 기원전 5세기경에 세워진 것으로 그리스 신전으로선 보기 드물게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하다.신전의 ‘날씬한’ 기둥은 날아갈듯 경쾌하다.고전시대 건축의 특징인 균형감이 단연 돋보인다는 평이다. 다음 예정지인 포세이돈 신전으로 가겠다는 팀을 먼저 떠나 보내고 나를 포함해 남은 네 명의 일행은 섬을 다시 찬찬히 둘러 보기로 했다.빠듯한 일정 때문에 이번 그리스 여행에선 시골길 한번 걸어보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한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아니 그보다는 ‘포세이돈’을 포기하고도 남을 만큼 에기나의 정취가 나를 사로잡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동료 작가들도 같은 심정이었으리라.우리는 한결 여유로운 마음으로 섬 뒷골목을 어슬렁거리며 일탈의 자유를 만끽했다. 가파른 골목길을 벗어나자 언덕 저 멀리 수평선이 가물가물 나타났다.눈부시게 푸른 하늘과 지중해 특유의 암청색 바다가 시야 가득 들어왔다.살갗을 간질이는 따가운 햇살 아래엔 온갖 들꽃이 소담스레 피었다.선홍빛 개양귀비며 노란 민들레,온몸을 침으로 무장한 엉겅퀴,초롱꽃,패랭이꽃….아득한 옛날 싸움질을 밥먹듯 하던 결함투성이 올림포스 신들의 이야기는 여기에 없다.사랑과 평화만이 강물처럼 흐른다.에기나 해안은 어느새 노을에 붉게 타오르고 나는 언덕에 서서 에게해를 바라본다.오관(五官)을 열어놓고 두 팔을 벌려 본다.삽상한 바람이 나의 모든 구멍을 파고든다.그리스를 호흡하고 그 그림 같은 평화를 화폭에 담을 수 있다니…. 나는 화가이기에 행복하였네라.
  • ‘사립학교법 개정방향’ 대담

    교육계가 또 한 차례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 같다.사립학교법 개정안이 쟁점이 됐다.교육부가 엊그제 검토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국회에 보고하면서 방아쇠를 당겼다.사립학교 교직원을 법인 이사회를 대신해 학교장이나 총·학장이 임명토록 하고,이사회에서 설립자의 친·인척 비율을 줄이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한국사학법인연합회는 교육의 공공성을 빙자해 사유 재산권을 침해하려는 것으로 대다수의 건전 사학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그런가 하면 2000년 이래 지금의 사립학교법의 개정을 끈질기게 주장해온 범국민교육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그들대로 아쉬움을 토로한다.전국 중·고교의 32.2%,대학의 85.5%를 차지하고 있는 사립학교의 틀을 다시 짜는 사립학교법 개정 작업은 쟁점도 많고,그 하나하나가 민감한 사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학교법인 상산학원 이사장인 홍성대 한국사립중고교법인협의회 명예회장과 범국민교육연대 상임대표인 박거용 상명대 교수와 대담을 마련해 사립학교법 개정의 핵심을 짚어 보았다. 사립학교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제기되는 까닭이 무엇인가요. -박 교수 우리 교육은 사립학교의 의존도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높습니다.국민의 교육기관으로서 위상이 높은 만큼 교육기관으로서 공공성이 요구된다 할 것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학은 비리와 부정,부패가 구조화되어 있고 관행화되어 있습니다.잘못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도덕 불감증에 빠져 있습니다.사립학교의 공공성,학교 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이 확보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할 것입니다. -홍 회장 사학의 비리가 침소봉대되어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4년 전 일입니다.1998년부터 2000년까지 905개 사립 중·고교가 교육청 감사에서 부정과 비리로 적발됐다고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그러나 실제로는 1.1%만이 문제의 비리였고,나머지는 행정착오나 부주의로 빚어진 실수였습니다.비리 문제도 그렇습니다.전국의 사학 법인이 1300여개,학교가 2000여개에 이릅니다.그 수가 많다 보니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사학을 질타하는 대신에 대다수의 건전한 사학을 격려하고 뒷받침해 주는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할 것입니다. 사학 법인들은 이번 교육부 개정안에서 무엇이 문제라고 보십니까. -홍 회장 사립학교의 자산은 사유재산입니다.설립자의 재산은 아니지만 사학을 경영하는 법인의 재산입니다.무릇 재산권이 보호되어야 하듯 법인의 독자적인 재산권 또한 보장되어야 합니다.또 하나 사립학교를 세운 건학이념을 실현할 수 있는 자주성은 확보돼야 할 것입니다.학교 운영에서 인사권,재정권,감사권 그리고 규칙 제정권 등이 침해된다면 사립학교의 존립 근거를 흔드는 것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을 것입니다. -박 교수 사학은 개인 재산의 사회환원 차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육영사업을 하겠다고,중·고교며 대학을 세울 때에는 이미 개인의 재산이 아닐 것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사학 재단들이 학교를 문어발식으로 거느리고 치부의 수단으로 삼고,세습의 방편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사학이 튼실하게 육성될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하자는 것입니다.사학의 특수성을 강조하시지만 사립 초등학교에서 보듯 사립학교의 특수성도 이제 빠르게 보편화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사학 재단의 이른바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선 재단 이사회에 손대야 하나요.무슨 방안이 있을까요. -홍 회장 사학 재단의 이사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닙니다.공무원법을 준용하여 자격을 제한하고 있고 또 관할청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전체의 3분의1로 제한하고 있는 설립자의 친·인척을 문제 삼지만 현실을 들여다 보아야 합니다.사립학교 이사회는 대개 이사장을 포함해 7명으로 되어 있습니다.최소한 3분의1은 보장을 해주어야 이사장을 제외하고 한명의 이른바 친·인척이 이사가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가업을 잇는다는 차원에서 한 사람쯤은 이사회에서 활동하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박 교수 사학에서 이사회의 권한은 무소불위입니다.전권을 행사합니다.그 권한을 분산하자는 것입니다.한국 사학의 이사회 내막을 들여다 보아야 합니다.오너 이사라는 실세 이사가 있습니다.실세 이사를 중심으로 그의 뜻을 헤아려 움직이는 거수기 이사 그리고 사학 재단끼리 서로 바꾸어 이사를 맡아 주는 품앗이 이사가 포진합니다.여기에 정·관계 출신으로 이른바 외풍을 막아줄 방패 이사가 자리를 잡습니다.비리가 싹틀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학 비리 관련자가 학교에 복귀할 수 있는 기간을 지금의 2년에서 5년으로 늘리려고 하고 있지요. -홍 회장 사학 비리는 근절되어야 합니다.또 부정을 저질렀다면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그러나 이사장 개인이 비리를 저질렀다 해서 다른 이사까지 취임승인을 마구 취소하는 관행은 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또 다른 직종과 형평성도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공무원이 비리와 관련해 해임되면 3년,파면당했을 경우 5년이면 복귀할 수 있습니다.사학 관련자에게 공무원과 같은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게 옳은지 숙고해야 할 것입니다. -박 교수 이사장의 비리를 개인비리 차원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정상적인 이사라면 이사장의 비리를 막았어야 합니다.학교 운영의 모든 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는데 이사장의 반교육적 행태를 몰랐을 리 없습니다.마땅히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복귀 시한의 형평성을 말씀하셨는데 다음 세대 교육을 자임한 처지이고 보면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오히려 가중처벌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교직원 임명권을 아예 학교장이나 총·학장에 부여하면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을까요. -박 교수 지금은 대학의 경우 이사회의 임명권을 총·학장에게 위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그러나 한 걸음 더 나아가 학부나 학과의 추천을 받아 인사위원회에서 심의를 하고 총·학장을 거쳐 이사회가 최종 임명토록 하는 방안이 정착되어야 합니다.경영권 침해 논란이 있다면 신사적으로 얼마든지 풀 수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중·고교의 경우에는 지금처럼 이사회에서 임명하는 대신,국·공립학교처럼 임용고시를 통과한 사람 가운데 임명토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홍 회장 먼저 학교장이나 총·학장이 교직원을 임명하면 투명성이 확보된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는지 의문입니다.또 학교를 대표하는 것은 학교장이나 총·학장이 아니라 법인 이사회입니다.이사회의 책임하에 교직원을 임명토록 해야 합니다.건학이념을 실천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사회에서 임명권을 행사해야 맞습니다.학교장 등은 학교를 떠나면 그만이지만 법인 이사회는 영원하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합니다.사립 중·고교도 국·공립처럼 임용고시를 통과한 사람 중에서 임용토록 하자는 주장은 이미 교원자격증이 있는 사람의 자격을 또 심사하자는 것으로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학교 운영위원회와 같은 기구들을 활성화시키는 방안은 어떻습니까. -박 교수 국·공립 중·고교에서 학교 운영위원회가 도입되면서 예산의 규모며 쓰임새 등을 점검해 학교 운영이 크게 건전해졌습니다.재원의 효용성을 높이고 투명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적극 검토되어야 할 것입니다.사립학교법을 개정하는 과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홍 회장 이사회 이외에 다른 기구들을 법제화할 경우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툼이 생기면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그 혼란의 책임을 누가 질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교육은 살아 있는 유기체입니다.교육 활동을 획일적으로 규제하기보다는 선의의 경쟁을 유도해 옥석이 가려지도록 하는 방안이 바람직할 것입니다.일부 사학의 잘못 때문에 초가삼간 태우는 사립학교법 개정이 되어선 결코 안 될 것입니다. 사회 정인학 교육대기자 ˝
  • [이주일의 어린이책] 바다가 좋아!/무라카미 야스나리 글

    신나는 여름이에요.엄마 아빠가 이번 휴가땐 바다에 가자고 하셔요.그런데 어쩌죠?전 바다가 무서운데….어,이 책에 나오는 소년도 저랑 똑같나봐요.발만 담근 채 물에 들어갈 생각을 안하네요.어휴 저도 그 맘 알아요. ‘안녕? 어서 들어와!무섭다고? 그럼,그 파란 소라딱지를 주워볼래? 귀에 대보렴.바닷소리가 들릴 거야,어때 좋지?’ 망설이는 소년앞에 갑자기 문어가 나타났네요.소년을 바닷속으로 데려가려나 봐요.저기 보세요.어느새 용기를 낸 소년이 물안경을 끼고,호흡기를 입에 물고,또 오리발까지 달고,아주 용감한 표정으로 바다쪽으로 걸어가네요. ‘출∼렁,꼴깍!’‘쏴∼아,푸하!’‘출∼렁,휘청!’‘쏴∼아,야호!’우와 보기만 해도 가슴이 울렁거려요.저건 또 뭐죠? 생김새도 가지가지,색깔도 알록달록한 재밌는 물고기들이 참 많네요.갯민숭달팽이,흰동가리,불가사리,말미잘,성게….문어가 가르쳐준 이름들이에요.아 바닷속이 이렇게 신나고 멋진 곳이었구나. ‘친구야,바다여행 재미있었니?’물밖으로 나온 소년의 얼굴에 문어가 먹물로 작별인사를 하네요.‘친구야,또 올거지?’소년은 이제 바다가 하나도 무섭지 않은가 봐요.어느새 다시 찾아온 걸 보면.저도 막 바다가 좋아지려고 해요.이번 휴가땐 맑고 파란 바닷속에 꼭 한번 들어가봐야겠어요.4∼8세용.8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군인공제회 어떤곳

    군인공제회는 현역 군인과 군무원이 일종의 장기저축으로 매달 내는 회비로 운영되는 국방부 산하기관이다. 직업군인의 전역 이후 생활안정을 목적으로 1984년 출범했으며,현 회원은 15만 489명이다.예비역 육군중장인 김승광(60) 이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대부분이 군 출신이다. 총자산 3조 9364억원에 13개 계열사를 거느린 군인공제회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부동산과 주식·채권 투자,기업 인수합병(M&A) 등 돈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거침없이 뛰어들어 재계의 ‘숨은 실력자’로 대접 받는다.3월 말 현재 부동산 개발 및 투자 규모만 2조 4517억원에 이른다.지난해 4월에는 금호타이어를 전격 인수하여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군인공제회는 1980년대 수도권 신도시 개발 이후 공동주택용지를 수의계약으로 값싸게 공급받아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다.이 때문에 서울 서초동 주상복합아파트 특혜 분양 의혹이 불거지면서 비난의 화살이 꽂히자 수의계약으로 공공성 있는 기관에 택지를 우선공급하는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9일 “군인공제회가 한국토지공사로부터 수의계약으로 공급받은 택지는 고양 일산,부천 상동,용인 죽전,화성 동탄 등 8만여평”이라면서 “동탄지구 314억원을 비롯하여 그동안 올린 수익은 수천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군인공제회는 시행사에 돈만 대고 높은 이윤을 얻는 ‘프로젝트 파이낸싱’기법으로도 돈을 벌었다.서울 광화문의 ‘경희궁의 아침’에 2500억원,여의도 ‘리첸시아’에 600억원 등 굵직한 건설사업에 자금을 투입했다. 2001년에는 여신전문 금융업체인 중부리스금융과 부동산신탁 업체인 대한토지신탁,2002년에는 경남리스금융을 인수했다. 70∼80년대 재벌을 방불케 하는 군인공제회의 문어발식 기업확장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투자를 위한 정보수집과 의사결정 과정,전문성 등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류찬희 박경호기자 chani@seoul.co.kr˝
  • ‘스파이더맨2’ 주인공들 가상증언

    스파이더맨이 2년만에 돌아왔다.2억 1000만달러라는 사상 최고의 제작비와 지난달 30일 150개국에서 동시 개봉 등 다양한 화제 속에 찾아온 ‘스파이더맨 2(Spider-Man 2)’는 소문에 걸맞은 내용을 보여준다.1편을 능가하는 고감도 액션신과 평범한 일상 생활과 스파이더맨 활동을 병행하기가 너무 벅차 고민하는 주인공의 내면 풍경에 비중을 둬 더 재미있게 전개된다.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와 그의 ‘영원한 피앙세’ 메리 제인 왓슨(커스틴 던스트),악당 ‘닥터 옥토퍼스’(알프레드 몰리나) 등 주요 등장인물의 육성 증언을 통해 영화를 스케치 해본다.물론 가상이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악당 닥터 옥토퍼스 전 잘 나가는 핵물리학자였어요.대체 에너지원을 찾는 실험을 하다 사고로 네 개의 기계다리의 노예가 되죠.이후 문어를 연상케 하는 막강한 기계다리로 빌딩을 누비며 뉴욕시를 벌벌 떨게하죠.문어인간과 거미인간이 시계탑과 지하철 부두 등으로 이동하면서 싸우는 장면이 얼마나 박진감 넘칠지 상상해 보세요.특히 질주하는 전철에서 스파이더맨과 벌이는 막판 결투신을 보면 손에 땀이 날겁니다.하지만 본래 착한 심성이라 차츰 기억이 되돌아오면서 자살을 선택해 저로 인한 도시의 참화를 막는답니다.1편의 악당인 고블린보다는 한차원 높은 악당이죠.얼마전 ‘프리다’에서 멕시코의 유명 화가 디에고로 나온 적이 있죠. ●영원한 약혼녀 왓슨 전 피터가 스파이더맨인 줄 몰랐어요.그저 제가 사랑하는 물리학과 대학생일 거라고 생각했죠.그런데 매사 약속에 늦고 심지어 제가 출연하는 연극공연 참석도 펑크내요.누가 이런 남자를 좋아하겠어요.게다가 저를 좋아하는 남자는 매너 좋고 제 연극작품을 수차례 보는 자상함까지 갖췄거든요. 그런데,그런데 말이예요.사랑은 참 묘하죠.어느날 피터의 정체를 알고 그가 본의 아니게 제게 무심한 것이란 사실을 확인한 뒤 미운 감정이 허물어지더라고요.그의 허물이 장점으로 둔갑하다라고요.더구나 마스크 벗은 ‘영웅’의 모습은 너무 인간적이지 않나요? ●스파이더맨 거미줄 휙휙 뿜으며 찰싹 달라붙어 건물을 오르고,마천루 사이를 날아다니는 제가 부럽다고요? 속사정을 모르니 그런 말을 하죠.찬찬이 뜯어보면 제 삶이 그다지 행복하지 않답니다.하소연 좀 들어보실래요. 좋아하는 여인 때문에 속끓이가 심합니다.특히 약속시간 맞추기가 왜 그리 힘든지요.가다 보면 사이렌이 울려 사고현장으로 달려가야 되는 게 ‘거미 인간’의 숙명이잖아요.요즘은 슈퍼맨이나 배트맨도 뜸하니 뉴욕 도심의 사고란 모두 제몫일 때가 많아요.당연히 연인에게 좋은 점수를 받을 리 만무죠.더구나 그녀는 제 맘을 잘 모르거든요.또 제 일상은 얼마나 비루한지요.고정수입이 없는지라 아르바이트는 필수랍니다.제가 프리랜스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신문사는 저를 모델로 찍어주는 특종 스파이더맨 사진을 악용하기 일쑤죠.또 피자가게에서는 배달시간 늦었다고 잘렸습니다.집세는 밀리고 애인에게 줄 장미꽃도 양껏 살 수 없답니다.이러니 제가 스파이더맨 하고 싶겠어요.의욕이 없으니 손목에서 나오는 거미줄도 자주 끊어져서 공중에서 떨어지기 일쑤죠. 그럼 이 땅의 평화를 누가 지키냐고요? 저도 고민 많이 했어요.이런 방황하는 모습이 이야깃거리를 풍부하게 하잖아요.고심 끝에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판단,거미옷을 벗어서 쓰레기통에 버렸어요.일상에 충실하니 학점도 오르고 그녀도 좋아하고 모든 일이 술술 풀리더라고요.그런데 ‘닥터 옥토퍼스’가 모든 걸 망치네요.뉴욕을 한 방에 날려버릴지 모를 음모를 외면할 수 없잖아요.저를 만든 샘 레이미 감독이 원망스럽네요.자 날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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