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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경찰 ‘문신조폭’ 목욕탕 출입자제 안내문 부착

    울산경찰 ‘문신조폭’ 목욕탕 출입자제 안내문 부착

    울산경찰청은 ‘문신 조직폭력배’의 대중사우나, 목욕탕 등 출입을 사실상 금지하기로 했다. 울산경찰은 지나친 문신으로 다른 손님에게 불안감이나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목욕탕 출입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이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불안감이나 혐오감을 느낀 사람은 경찰서로 신고해달라는 내용도 들어 있어 사실상 ‘자제’가 아니라 ‘금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 문신자를 단속하는 것이 아니라 상반신의 앞, 뒤나 전신 등 누가 봐도 위화감을 줄 목적으로 문신한 사람을 제지하겠다는 뜻이다.”고 말했다. 앞서 울산경찰은 지난 1일 상반신에 용 문신을 한 채 목욕탕을 이용한 조폭 2명에게 경범죄 처벌법을 적용해 각각 범칙금 5만원을 통보처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문신 조폭’ 목욕탕 이용 벌금

    몸에 문신을 한 조직폭력배가 대중목욕탕을 이용하다 위화감 조성 혐의로 범칙금이 부과됐다. 울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문신을 한 채 대중목욕탕에서 목욕을 한 조직폭력배 하모(38)씨와 최모(39)씨에게 경범죄처벌법을 적용해 범칙금 5만원을 각각 통보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일 오후 4시 30분쯤 각각 울산 남구의 대중목욕탕 2곳에서 상반신의 앞뒤에 새긴 용 문신을 드러낸 채 목욕을 하면서 위화감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범죄처벌법상 불안감을 조성한 것으로 판단해 범칙금을 부과했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핑크 머리와 문신한 ‘바비인형’ 출시 논란

    핑크 머리와 문신한 ‘바비인형’ 출시 논란

    미국의 유명 장난감 제조업체인 마텔(Mattel)이 최근 핑크색 머리카락과 어깨에서 목에 걸치는 문신을 한 바비인형을 출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바비인형은 한정판으로 온라인으로 판매중이며 가격은 50달러(약 5만 5000원)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이달 초 출시한 이 인형은 나오자 마자 품절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인형에 논란이 된 것은 몇몇 언론과 학부모들이 문제제기를 하면서 부터다. 시사주간지 ‘유 에스 뉴스 월드 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는 최근 ‘이 바비인형이 아이들에게 부적절한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또 일부 학부모들은 인터뷰에서 “이 인형의 영향으로 아이들이 문신을 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반대로 “현대의 문화를 반영한 인형으로 레이디 가가등 팝스타들의 복장과도 같다.”며 호평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같은 논쟁에 대해 정작 인형의 제조사인 마텔측은 어떠한 코멘트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마텔은 과거에도 문신이 들어간 바비 인형을 판매하다 학부모들의 반발로 생산을 정지한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경찰 입으로 ‘조폭 부실 대응’ 밝힐까

    경찰이 지난 21일 인천 남동구 길병원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조직폭력배들의 유혈사태와 관련, 조직폭력 조직원 35명을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 또 경찰관이 한 조직원을 붙잡고 있을 때 다른 조직원이 쫓아와 흉기를 휘둘렀다는 의혹과 달리 경찰차와 벽 사이로 피했던 조직원을 상대편 조직원들이 양쪽에서 막고 두 차례 찌른 사실도 조사결과 드러났다. 그러나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경찰들이 공포탄 발사 등 상황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사실도 속속 밝혀짐에 따라 경찰의 부실 대응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인천경찰청 ‘조직폭력배 척결을 위한 수사본부’는 이르면 27일 관련자 검거 및 당시 상황 점검과 관련된 종합수사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경찰은 사건 당시 현장 폐쇄회로(CC)TV를 분석, 조직폭력 크라운파 조직원 A(34)씨를 흉기로 찌른 신간석파 B(34)씨와 난투극에 가담한 양쪽 조직원 35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려 당시 구체적인 상황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면서 “확인 결과 경찰관이 붙잡고 있던 조직원을 다른 조직원이 쫓아와 찔렀는데 막지 못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130명의 조직원 역시 민간인과 섞여 있어 인원수가 부풀려진 측면도 있다.”면서 “실제로는 절반 정도도 안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현오 경찰청장의 ‘조폭과의 전쟁’ 선포와 관련, 지방경찰청들의 조폭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됐다. 부산경찰청은 관할 폭력조직 23개파 397명과 추종 폭력배 297명을 중점 감시대상에 올려놓고 연말까지 불법행위에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전북경찰청도 전담수사체제를 구축하는 등 조폭 특별 단속에 나섰다. 경찰은 조폭 간의 충돌이 예상될 때, 폭력배들의 경조사 모임 등의 현장에 출동할 경우 38구경 권총을 비롯해 고압전류 방전총인 테저건, 전기충격기, 가스총 등 모든 제압용 장비를 휴대하도록 했다. 현장에는 전담 형사팀을 3중 배치하고 필요하면 방범순찰대까지 동원할 방침이다. 또 예식장이나 장례식장 등 공공장소에서 집단 도열해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하는 이른바 ‘굴신인사’, 문신노출, 위력과시 등도 경범죄로 단속하기로 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몸 전체에 453개 피어싱한 독일 남자 ‘헉!’

    몸 전체를 피어스로 뒤덮은 독일의 한 남성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피어싱을 한 남자’ 타이틀로 세계 기네스기록에 올랐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52세인 롤프 부콜츠는 눈썹에 25개, 코에 8개 뿐 아니라 입 주위와 생식기에도 수 백개의 피어싱을 한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주고 있다. 얼굴을 뒤덮은 피어싱 뿐 아니라 몸 전체를 감싸고 있는 문신과 악마를 연상케 하는 이마의 뿔 등으로 더욱 기이한 인상을 주는 그는 총 453개의 피어싱을 인정받아 ‘세계 최다 피어싱 남자’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그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피어싱을 한 사람은 아니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피어싱을 한 사람은 총 7000개의 피어싱을 하고 얼굴을 초록색 문신으로 물들인 브라질 출신 여성 일레인 데이비슨(46)이다. 그녀는 “몸을 이용한 예술로 정체성을 갖겠다.”며 7000개의 피어싱을 몸에 달았고, 2000년 5월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독일 여행자 ‘먹은’ 식인족 수배사진 보니…

    여행지에서 실종된 독일 여행객이 식인종에게 먹힌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해외 언론들이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여행 가이드 앙리 아이티의 사진을 공개했다. 스테판 레이민이라는 이름의 이 독일 여행객은 최근 여자친구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누쿠히바섬을 찾았다가 실종됐다. 당시 레이민은 현지 여행 가이드인 아이티와 전통 염소 사냥을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았으며, 함께 섬을 찾았던 레이민의 여자친구는 가이드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조사단은 깊은 숲 속에서 다 탄 장작과 일부 뼈, 재 등을 발견했다. 여기에는 사람의 턱 뼈와 치아, 치아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봉(Falling)등이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이것이 사람을 난도질 해 조각을 낸 뒤 불에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건장한 몸집과 부리부리한 눈매를 가진 용의자 아이티는 카이오이 부족(Kaioi tribe)으로, 왼쪽 어깨에 눈에 띄는 문신을 가지고 있다. 이 문신은 마이오이 부족의 전사들이 주로 하는 문신으로 보인다고 독일 타투 전문가는 밝혔다. 식인종 전문가인 건돌프 크루거 박사는 “현재의 폴리네시아 사람들은 기독교를 믿고 글을 쓸 줄 아는 만큼 교육을 받은 이들”이라면서 “하지만 이번 범죄는 부족의 오래된 종교적 의식 때문에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현장의 흔적으로 보아 사람을 난도질 해 조각을 낸 뒤 불에 태운 것으로 추정하고, 증거물을 수집해 레이민의 신원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거칠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홍준표 “오늘 李대통령 내곡동 사저 재검토 요구하겠다”

    홍준표 “오늘 李대통령 내곡동 사저 재검토 요구하겠다”

    한나라당 홍준표(얼굴) 대표는 16일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미국에서) 오면 ‘재검토하자’고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이해찬 “제3자 내세워 몰래 구입” 이날 저녁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 대통령은 17일 낮 청와대로 여야 대표와 5부 요인을 초청, 오찬을 함께하며 방미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어서, 홍 대표는 이 자리를 전후로 이 대통령에게 내곡동 사저 재검토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대표는 이날 낮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108산사 순례기도회 창립 5주년 기념 대법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내곡동 사저 부분은 정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어떻게 재검토를 요구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얘기하지는 않겠다. 곧 할 것이며, 잘할 것”이라고 답했다. 홍 대표의 발언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혼전 양상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사저 문제가 ‘악재’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홍 대표는 내곡동 사저 문제가 불거진 직후인 지난 11일 국가예산이 투입된 경호동 규모를 대폭 축소하도록 청와대에 공식 요청했으며, 15일 충주시장 재·보선 지원유세에서도 “청와대 사저 논란에 대해 재검토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박원순 후보 측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은 “내가 알기로는 내곡동의 경호실 부지를 경호실이 아닌 어떤 개인을 내세워 몰래 구입했다.”면서 자금 출처 등을 즉각 밝힐 것을 촉구했다. ●사학법 반대, 후보에 물어보라 한편 이에 앞서 홍 대표는 이날 공개된 인터넷 정치풍자 토크쇼 ‘나는 꼼수다’(나꼼수)에 출연해 한나라당 나경원, 범야권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놓고 패널들과 입심 대결을 펼쳤다. 지난 13일 녹음된 이번 방송은 통상적인 시간을 훨씬 넘겨 3시간 30분가량 진행돼 역대 최장 시간을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의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과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등 패널들은 하나같이 야권 성향으로, 독설과 직설 화법으로 중무장한 달변가들이다. 홍 대표 역시 말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편이어서 사실상 ‘1대4’의 토론이었지만 특유의 입담으로 한 치도 양보 없는 설전을 펼쳤다. 그는 토론이 시작되자마자 박 후보의 병역기피 논란을 거론했고, 한나라당 측 주장의 타당성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패널들의 주장에는 곧바로 재반박하면서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나 후보에 대한 의혹도 논란이 됐다. 정 전 의원이 “2005년 사립학교법 개정 때 나 후보가 당시 교과위 간사였던 제 방으로 찾아와 아버지 소유 학교가 교육부 감사 대상에 포함됐는지를 물어보는 등 아버지의 사학을 구하기 위해 법안에 반대했다.”고 주장하자 홍 대표는 “내가 말하기 곤란한데 정식으로 나 후보에게 물어보라.”고 응수했다. 불꽃 튀는 설전 속에서도 홍 대표는 패널들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과시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고, 패널들은 “대표님 잘한다”, “우리랑 승부가 돼” 등을 연발하며 홍 대표의 입담을 치켜세웠다. ●“눈썹 문신 불법”엔 “병원은 합법” 홍 대표의 눈썹 문신에 대해 한 패널이 “현행법상 불법 아니냐.”고 질문해 폭소가 터지자 홍 대표는 “미장원에서 하면 불법이고, 성형외과 의사에게 하면 합법”이라고 응수하는 등 노련미를 뽐냈다. 전광삼·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안동-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찾아서

    안동-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찾아서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찾아서 안동 여행은 ‘내 나라 여행’의 절정이다. 고리타분한 것으로 오역되곤 하는 전통은 안동에서 비로소 제자리를 찾고 있었다. 하회탈, 고택 모두 오랜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지만, 가까이에서 본 ‘옛 것’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안동 여행은 선비정신을 강조하는 유교의 고고함과 자연과 하나 되라는 도교의 온화함을 배우는 일련의 과정이다. 그곳을 지나간 개개인의 발자취가 조상들이 흩뿌려놓은 과거의 시간과 공존한다. 글 구명주 기자 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PnJ 커뮤니케이션즈 www.pnj21.com 탈 일상을 뒤집는, 해학의 美 민중의 삶을 위로하다 안동 하면 탈, 탈 하면 안동이다. 한국 탈의 진수를 느껴 볼 참이면 ‘안동 하회별신굿 탈놀이’의 공연장인 하회마을 내 탈춤 전수관으로 곧장 달려가야 한다. 공연 전 만난 선비 역할의 권순찬 연출국장은 “탈을 딱 쓰면 본연의 나를 버리고 탈의 캐릭터에 도취되는데, 이게 중독인기라. 일단 보이소”라며 명당을 지정해 준다. 공연장 곳곳에는 일본인, 중국인은 물론이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스위스에서 온 서양인도 보였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관객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시선을 집중시키던 사회자가 사라지자, 사물놀이가 울렸다. 강신, 무동마당, 주지마당, 백정마당, 할미마당, 파계승마당, 양반·선비마당 등으로 이어지는 공연 내내 야외 공연장을 이러저리 누비는 광대들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오리나무를 곱게 도려내 깎은 반달 모양의 인자한 미소는 보는 이의 마음을 치유해 준다. 특히 턱밑이 미완성된 이매의 웃음은 사실적일 뿐더러 그의 대사 또한 코믹해 등장만으로도 공연장은 웃음바다가 된다. “이매 이놈아야, 니 여서 머하노. 내가 아까 니보고 선비 데리고 오라 안 카더나” 초랭이의 핀잔에도 이메는 연신 “머라꼬 히히히 흐흐흐”라 받아칠 뿐이다. 탈놀이가 가장 성행했던 때도 신분질서가 사람 위에 군림했던 조선 중기가 아니었던가. 기존 질서에서 권위를 내세우는 양반, 선비, 중은 탈놀이에서 희화화의 대상에 불과하며 가부장제, 신분제 등으로 억압받던 할미, 초랭이, 백정 등은 오히려 주도적으로 제 할 말을 당차게 내뱉는다. “분홍치마 눈물 되고 다홍치마 행주 되네, 삼대독녀 외동딸이 시집온 지 사흘 만에 저 양반집 씨종살이, 씨종 살고 얻은 삼을 짜투리고 어울쳐도 삼시세때 좁싸래기” 할미의 한 서린 타령부터 “중놈이 부네하고 요래요래 춤추다가 중이 부넬 차고 저짜로 갔잖니껴”라는 간들간들 초랭이의 주접까지 대사 하나하나가 압권이다. 민중의 삶을 긍정하고 위로했던 우리네 탈의 힘이다. 양반들도 평민들의 탈놀이를 암묵적으로 인정했다고 하는데, 탈놀이로나마 억압됐던 감정을 표출하고 다시 순응하는 삶으로 돌아올 것을 종용했기 때문이란다. 탈춤이 끝나고 누구는 다시 안동 여행길로, 누구는 집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촐랑촐랑 초랭이 역할을 했던 서봉교씨의 얼굴에는 땀이 흥건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배운 탈놀이를 서른이 넘은 지금까지 하고 있다. 고향인 안동을 훌쩍 떠났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 봉교씨에게 탈놀이는 숙명이 되었다. 그는 안동을 지키며 춤을 출 거라 말했다. 그날의 탈놀이는 끝났지만 내일도 모레도 새 공연의 막이 오를 것이다. 1 한국적인 멋은 ‘조화’라는 단어에 응축된다. 특히 안동에서는 자연과 인간이 하나다 2 ‘초랭이’ 서봉교씨 3 ‘선비’ 권순찬 연출국장 4 가부장제를 꼬집는 할미의 타령 5 턱밑이 미완성된 이매탈은 웃음이 사실적이다 가장 한국적인 탈이 세계적이다 탈의 신비로움을 일찌감치 알았던 인간들은 문명이 발달하기 전부터 탈을 이용했다. 탈은 전세계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세계인의 유산’인 셈이다. 그러나 세계 공통으로 얼굴에 쓰는 ‘탈’이라 할지라도 저마다 생김새와 기능은 천차만별이다. 탈을 절대적이고 상대적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하회마을 입구에 위치한 하회동 탈 박물관을 가야 한다. 총 3개의 전시실을 운영하고 있는 탈 박물관을 둘러보면 ‘세계 속의 한국 탈’이 보인다. 탈은 악귀를 쫓거나 자신이 믿는 신을 향한 일종의 의식에 이용됐다. 박물관 제2전시실의 아시아 탈이 이를 반증한다. 중국의 ‘나희가면’이 붉은 기운을 담아 역병과 잡귀를 몰아내는 역할을 했는가 하면 티벳, 몽골 등지의 챰가면은 라마교 사원에서 연행되는 종교 의식 때 활용됐다고 한다. 서양의 탈은 아시아의 탈과도 약간 다른데, 귀족문화를 반영해 겉이 상당히 화려하지만 정작 표정은 추상적이고 밋밋하다. 제1전시실을 빼곡하게 메우고 있던 한국 탈은 달랐다. 한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탈 역시 다른 나라의 탈처럼 잡귀를 쫓거나 장례의식에 이용되기도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인본주의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한국의 탈은 종교적으로 편향돼 있지 않을 뿐더러 단지 인간이 또 다른 인간을 형상화한다. 그것은 계층과 계급을 뒤집고, 양과 음의 융합을 이루는 ‘조화’를 추구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 clip. 2011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속으로 따라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가 4년 연속으로 선정한 ‘대한민국 대표 축제’다. 올해 축제에서도 신명나게 놀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탈을 쓰고 행진하는 ‘미친 퍼레이드’에 어울리거나, 총 상금 7,000만원이 걸려 있는 세계 탈놀이 경연대회의 우승을 노려 봐도 좋겠다. 일시 매년 9월 마지막 주 금요일부터 열흘간(2011년 9월30일~10월9일) 주최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 장소 안동 시내, 탈춤공원, 하회마을 등 문의 054-841-6397 www.maskdance.com 고택 불편해서 매력적인 역설의 美 고택古宅을 한자어 그대로 직역하면 옛 집이다. 옛 것이라면 손을 저으며 새 것을 찾는 사람들이 갑자기 왜 고택을 찾는단 말인가. 안동의 어느 고택 주인은 도시인들이 고택에 대한 환상으로 숙박을 시도했다가 벌레, 화장실 등을 이유로 하루도 안 돼 떠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물론 최근에는 현대인의 입맛에 맞춰 새로 지은 고택도 많지만, 고택을 잘 꾸며진 한옥 펜션 정도로 착각해서는 곤란하다. 불편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불편해도 끌린다. 무섭게 하늘로 치솟은 아파트 숲에서 살던 도시인에게 고택은 가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넉넉하게 터를 잡고 옆으로 널찍하게 들어서 있는 ‘고택의 아우라’. 그저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고택의 본고장 안동에는 몇백년에 걸쳐 제 자리를 지켜 온 ‘명품 고택’이 있다. 1 ‘간재정’은 간재종택의 정자로 투숙객들의 인기 휴식처다 2 간재종택의 종손인 변성렬씨 가문의 향기 ‘원주 변씨 간재종택’ 안동시 서후면 금계리의 마을은 금제琴堤, 검제黔堤라는 별칭과 더불어 영원히 재앙이 없는 땅으로 불려 왔다. 안동 3대 성씨인 안동 김씨, 권씨, 장씨의 시조묘가 들어선 이곳에 간재종택도 마을을 지키고 있다. 원주 변씨 간재종택은 임진왜란의 공신이자 ‘하늘이 내린 효자’로 불렸던 조선중기의 학자, 간재 변중일의 종택과 정자다. 종손인 변성렬씨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매 주말 종택을 찾고 있었다. 11남매와 그 가족들이 다 모이는 날에는 종택이 꽉 찬다. 제사만 14번이다. 반복되는 하행길이 쉽지만은 않을 텐데, 그는 “종손의 삶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 했다. 간재종택은 투숙객들이 원할 경우 다도시간을 마련한다. 방문했던 날에도 때마침 일일 차茶교실이 열리고 있었다. 차를 연구하며 경주에서 찻집을 운영 중인 강청원 선생은 1인 다기로 차를 우려먹는 방법을 세세하게 설명했다. “차 뚜껑을 열 때는 안에서 밖으로, 잎차를 뜰 때는 항아리 벽을 향해 왼쪽으로 틀면서, 거름망을 뺄 때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모두 떨어뜨린 후에….” 규칙의 연속이었다. 차 예절이 낯설기만 한 간재종택 투숙객들도 자신의 앞에 놓인 1인 다기를 이용해 잎차를 우려냈다. 1분30초. 차가 가장 맛있게 우려내지는 시간이란다. 1분30초라는 시간은 길게만 느껴졌다. 티백 차에 익숙한 탓이기도 했지만 종택에서는 유독 시계바늘이 느리게 걸었다. 종택에 머무는 동안은 느리게 가는 시간을 그저 즐기면 된다. 종택 구경 자체가 타지인에게는 하나의 볼 거리였다. 간재종택은 정침, 별당, 사당, 정자가 하나를 이룬다. 가옥은 ㅁ자형으로 ‘근심을 없앤다’는 뜻의 무민당無憫堂과 안채, 사랑방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당이 안채 뒤쪽에 서 있다. 종택을 나오면 바로 앞에 국화 다랑이 밭이 있다. 선비의 기상을 빼닮은 국화꽃뿐만 아니라 분홍빛 흠뻑 머금은 백일홍이 마을 곳곳에서 하늘하늘 가지 손을 흔든다. 마치 백일홍이 몸을 간질간질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국화밭을 따라 올라간 끝에 호젓이 앉아 있는 간재정은 투숙객들의 이색적인 쉼터가 되고 있다. 객실료 큰방 4실 4~5인 기준 10만원, 작은방 4실 2~3인 기준 5만원 찾아가는 길 | 자가용 서안동 톨게이트→송야사거리(봉정사, 서후 방면)→원주 변씨 간재종택 대중교통 안동 초등학교 정문 서쪽편 버스 정류장에서 51번 버스 이용(30분 소요) 주소 안동시 서후면 금계리 162 문의 054-852-2345 www.간재종택.com 3 간재종택은 주변 경관과 묘하게 잘 어울린다 4 병산서원의 만대루나 입교당에 올라서면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진다 5 부용대 층길에서는 하회마을과 줄기차게 흐르는 낙동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한 폭의 그림 속 ‘병산서원 주사’ 병산서원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권율 등 명장을 등용한 문신 겸 학자 서애 류성룡 선생이 후학들을 양성하던 곳이다. 서애선생이 세상을 뜬 후 제자들이 ‘존덕사’를 지어 위패를 모셨다. 병산서원은 유생들이 선생의 가르침을 받았던 입교당, 기거하며 공부하던 동재와 서재, 행사를 치르던 만대루, 인쇄 목판을 보관하는 장판각 등으로 이뤄져 있다. 만대루나 입교당에 올라서면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진다. 병산이 이름 그대로 병풍처럼 자리하고 있고 낙동강이 그 앞을 잔잔하게 흐른다. 병산서원의 우측에 들어선 것이 바로 병산서원 주사廚舍다. 병산서원 주사는 서원이 지어질 때부터 병산서원 관리인의 집이었다. 병산서원의 현 관리인도 본래 이곳에서 생활을 했으나 지금은 병산서원에서 가까운 곳에 따로 기거 중이다. 일반인이 고택을 찾기 전 이곳은 빈집인 셈이다. 사람의 온기가 없어서인지 병산서원 주사는 적막하다. 적막을 깨는 것은 사람들의 웃음소리였다. 대청마루에서 주전부리를 즐기며 피우는 ‘이야기 꽃’은 평소보다 더 소중하다. 도시보다 빨리 찾아오는 시골의 밤, 잠자리에 들면 한옥 특유의 향이 코 끝을 미세하게 자극하고 풀벌레 소리가 귀에 맴돈다. 방에 놓인 작은 TV에는 온갖 채널들이 나온다. 타임머신을 타고 고택을 갔건만, 속세의 시끄러운 소리에 자유롭기란 힘들다. 실제 낯선 온돌방에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리모컨을 돌리다 자신도 모르게 스르륵 잠이 든다고 한다. 3칸 대청이 마당과 바로 마주하고 있으며 큰 방 하나, 작은 방 3개가 있다. 마당을 기준으로 좌우가 정확히 대칭을 이뤄 안정감을 준다. 객실료 큰 방 4~5인 기준 8만원, 작은 방 3~4인 기준 5만원, 전체 대여 28만원 찾아가는 길 | 자가용 서안동 나들목→34번 국도(예천 방향)→하회마을 방면→병산서원 대중교통 안동시외버스터미널 길 건너편에서 46번 버스 이용 주소 안동시 풍천면 병산리 30 문의 054-853-2172 www.byeongsan.net T clip. 안동 음식 4대 천황 1. 헛제사밥 각종 나물이 아삭아삭 씹히는 비빔밥과 삼삼한 탕국이 일품이다. 헛제사밥은 제사음식을 완벽하게 재현한다. 2. 간고등어 내륙지방까지 생선을 옮기다 보니 염장처리가 필수였다. 안동 간고등어 한 마리면 밥 한 공기 뚝딱. 3. 버버리찰떡 버버리찰떡의 버버리는 벙어리의 안동 방언이다. 1920년대 김노미 할머니가 안동시 안흥동 철길 밑에서 찰떡에 고물을 묻혀 팔던 것이 원조로 지금도 손으로 직접 떡메를 치고 고물을 일일이 붙여 만든다. 4. 안동찜닭 찜닭의 고유명사가 되어 버린 안동찜닭. 간장이 배인 한입 크기의 닭과 감자, 대파, 시금치가 잘 어울린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비상구 신고 포상금 삭감…전문신고꾼 부작용 축소

    비상구 폐쇄를 신고해 포상금을 받는 ‘비파라치’의 마구잡이 신고에 제동이 걸렸다. 대구소방본부는 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 신고포상제 조례를 개정해 10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전문 신고꾼 ‘비파라치’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신고포상금 지급 규모를 1인 월간 30만원, 연간 200만원으로 제한했다. 신고 자격도 만 19세 이상이면서 1개월 이상 대구에 거주한 자로 했다. 이로 인해 대구의 경우 지난해 비상구 폐쇄 신고 건수 675건 중 118건만 인정돼 포상금 지급률이 전국 광역시 이상 중 가장 낮은 21.5%를 기록했다. 특히 전국을 돌아다니며 비상구 폐쇄를 신고하는 전문 신고꾼도 2명이 포함됐다. 대구소방본부는 또 무분별한 신고에 따른 행정력 낭비를 줄이기 위해 증빙자료만으로 불법행위가 명백하면 현장방문 없이도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종전까진 1000㎡ 이하 소규모 건축물에 있는 다중이용업소의 비상구는 ‘안전시설’ 로 분류돼 신고포상금 지급이 안 됐지만 앞으로는 연 2회 이상 위반 사실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한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프로농구] 하승진 vs 라모스, 거인전쟁 개봉박두

    [프로농구] 하승진 vs 라모스, 거인전쟁 개봉박두

    어마어마했다. 보통 사람들보다 한 뼘씩 큰 농구 선수들 틈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엄청난 거구였다. 공식 프로필에 쓰인 체격은 222㎝·130㎏. 팔에 빼곡하게 새겨진 문신과 45도 치켜든 턱은 자신만만해 보였다. 프로농구 삼성의 외국인 선수 피터 존 라모스(26·푸에르토리코) 얘기다. 10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1~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미디어데이 행사. 라모스가 “훌륭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 삼성의 우승을 위해 힘을 쏟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후였다. 사회자는 또 다른 ‘괴물 센터’를 불렀다. 221㎝로 KBL에서 가장 키가 큰 하승진(26·KCC)이었다. 동갑내기 둘은 손을 잡고 가슴을 부딪치는 ‘쿨’한 제스처로 인사했지만 묘한 경쟁심은 숨길 수 없었다. 나란히 서니 프로필과 달리 하승진이 살짝 커 보였다. ‘농구는 높이의 경기’라는 말처럼 ‘하승진의 KCC’는 공고한 벽이었다. 체력 부담과 부상 등으로 기복 있는 플레이를 했다지만 하승진의 높이는 끈끈한 수비로도 막기 힘든 확실한 무기였다. 단기전에는 특히 그랬다. KCC는 하승진과 함께한 최근 세 시즌 연속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고 그중 두 번 우승했다. 하승진을 막을 카드가 없었다. 그러던 차에 하승진보다 1㎝ 큰 라모스가 등장했다. 푸에르토리코 국가대표인 라모스는 역대 KBL을 거쳐 간 모든 선수들 가운데 최장신이다. 하승진이 처음으로 자신보다 큰 상대와 대결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 라모스는 미프로농구(NBA)와 D-리그, 중국 리그를 거치며 경험을 쌓았다. 동부-모비스와의 시범 경기를 통해 가능성도 인정받았다. 특히 골 밑 근처에서 공을 잡아 림으로 바로 올려놓는 슛은 군더더기가 없었다. 이승준(206㎝)과의 ‘트윈 타워’가 자리 잡는다면 위협적인 공격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하승진은 “굉장히 위압감을 느낀다. 라모스는 골 밑에서 확률 높은 득점을 하는 것 같다.”고 경계하면서도 “라모스가 있으면 쉬운 공격을 못 하겠지만 나 역시 라모스를 잘 막겠다.”고 선전포고 했다. 라모스는 “매우 흥미로운 대결이 될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인 대결보다 매 경기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는 13일 개막하는 2011~12시즌에서는 하승진과 라모스가 펼치는 역대 최고의 높이 전쟁을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둘은 23일 전주에서 첫 맞대결을 펼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할리우드판 ‘올드보이’ 강혜정 역에 루니 마라?

    미국 할리우드의 리메이크로 숱한 화제를 일으킨 영화 ‘올드보이’의 여주인공으로 루니 마라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마라는 영화 ‘소셜 네트워크’ ‘용문신을 한 소녀’ 등에 출연한 연기파 배우다. 트위치필름 등 할리우드 소식통들은 “‘소셜 네트워크’ 등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준 마라에게 올드보이 제작진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마라가 ‘올드보이’ 출연을 확정하면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에서 강혜정이 연기한 ‘미도’역을 맡게 된다. 한편 미국 내 인종 차별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연출력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스파이크 리 감독이 연출을 맡은 할리우드판 ‘올드보이’는 최근 오대수 역에 연기파 배우 조슈 브롤린을 확정지었다. 또 ‘다크나이트’ 시리즈로 명성을 얻은 배우 크리스찬 베일이 오대수의 상대인 이우진 역(유지태 분)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출연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8) 봉화 도암정 느티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8) 봉화 도암정 느티나무

    논어(論語)에 “이인위미(里仁爲美) 택불처인(擇不處仁), 언득지(焉得知)”라는 말이 있다. 꼼꼼한 해석은 뒤로 미룬다 하더라도 핵심은 사는 자리가 어질면, 그 안의 뭇 생명들도 슬기롭고 어질게 된다는 말이다.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무도 그렇다. 어진 사람 사는 곳이 곧 어진 마을이고, 그 마을에서 자라는 나무는 어진 품새로 자라게 마련이다. 신기하게도 온화하고 공손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의 나무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온화하고 공손한 품새를 가졌다. 하긴 같은 하늘, 같은 땅이 키워내는 생명의 결이 사람과 나무에 그리 다르게 나타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마을 어귀의 단아한 정자를 품어 안아 경북 봉화군 봉화읍 거촌2리 황전마을은 예로부터 효도를 마을 정신 문화의 근간으로 삼았던 곳이다. 이 마을을 대표하는 선조 가운데, 조선 효종 때의 문신 황파(黃坡) 김종걸(宗傑·1628~1708)이 있다. 300 여 년 전에 이 마을 살던 그는 평범치 않은 효행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의 효성에 호랑이도 감동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병든 부모를 낫게 해 달라고 산에 들어가 금식기도를 올리던 중에 호랑이가 그를 인도하여 약초를 구하게 했다는 이야기다. 그의 후손이 살고 있는 황전마을이 경상북도 지정 효 시범마을이 된 건 우연이 아니다. “젊은 사람이 별로 없긴 하지만, 몇 안 되는 젊은 사람들 효성이 지극하고 말고. 어른 모시는 데에는 아마 우리 마을 젊은이들만 한 곳도 없을 거야.” 마을 입구 첫 집에 사는 예천댁(80)의 이야기다. 젊은이라고 해봐야 마흔을 넘긴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과수원을 일구는 예천댁의 마흔 넘은 아들도 그렇다는 자랑이 자연스레 따라붙는다. 황전마을은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54호인 도암정이 찾는 이를 먼저 반기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마을 어귀에 단아한 자태로, 지나는 나그네를 부르는 도암정은 앞으로 펼쳐진 길다란 연못과 잘 어우러진 정자다. 푸른 연잎이 싱그럽게 퍼진 연못에는 인공섬이 있고, 그 가운데에 소나무 한 그루가 높지거니 솟아 올라 있다. 도암정 쪽문 바깥으로 난 조붓한 길가에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다. 여느 마을 어귀의 느티나무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나무이지만, 이 느티나무와 어울려 살아가는 사람살이를 바라보는 건 사뭇 흥미롭다. ●정자는 노인에게, 나무는 젊은이가 도암정은 1984년에 경상북도 민속문화재로 지정됐지만, 마을 사람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저녁 무렵이면 마을 사람들의 사랑방이 된다. 거의 같은 시간에 마을의 젊은 사람들도 도암정 앞으로 바람을 쐬러 나오지만, 그들은 정자 안으로 들어서지 않는다. 어른들께 좋은 자리를 내주고, 젊은 사람들은 한데자리에 나와 앉는 것이다. 노인들이 나오기 전에 정자에 들어갔다 해도 노인들의 발 소리가 들릴라치면 곧바로 정자를 양보하고 느티나무로 나와 앉는 게 암묵적으로 지켜 온 ‘도암정 사용법’이다. 겉으로는 느티나무 그늘도 도암정 못지않게 시원하다고 말하지만, 아무려면 한 층 높이 올린 누마루의 편안함을 당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젊은 사람들의 자리는 언제나 느티나무 그늘이다. 나무 앞에는 옹색하나마 시멘트로 만든 긴 의자도 놓았다. 도암정 느티나무는 310년쯤 된 나무로, 도암정을 세운 뒤 풍광을 돋우기 위해 누군가 심은 나무로 짐작된다. 어른 키 높이쯤에서 줄기가 둘로 나뉘면서 자랐는데, 그 부분의 둘레는 5m 가까이 된다. 하늘로 오르면서 뻗은 가지는 도암정의 야트막한 지붕에 닿을 만큼 넓고 풍성하다. 나무 바로 옆으로는 널찍한 바위가 누웠고 다른 쪽으로는 어른 키를 훌쩍 넘는 크기의 바위가 수직으로 늘어서 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세 개의 집채만 한 바위를 마을의 풍요를 지켜주는 바위라 하여, 제가끔 쌀항아리, 술항아리, 돈항아리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나무 쪽에서 보면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을 막아주는 바람막이 구실을 하는 바위라고 볼 수도 있다. “요 몇 해 사이에 나무가 많이 안 좋아졌어. 저렇게 큰 바위를 이고서도 잘 자라는 나무인데, 오래 살면 어쩔 수 없는 모양이야. 군에서 가지도 치고, 약도 주면서 정성을 들이긴 하는데, 줄기 속이 텅 비어서 바람만 크게 불어도 툭툭 부러지곤 해.” ●사람의 자태를 닮아 공손히 자라나 황전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오랫동안 지켜온 나무의 건강을 염려하는 마음이 깊어 예천댁의 미간이 잠시 찌푸려든다. 며칠 전에는 도암정 앞 빈터에서 세계유교문화축전의 일환으로 ‘고가(古家) 음악회’를 열었는데, 그때도 느티나무 그늘이 중심이었다는 이야기를 덧붙인다. 몇몇 가지가 부러진 탓에 부실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도암정 느티나무는 융융한 자태다. 마을 근처를 지날 때에는 한번쯤 쉬어가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드는 나무임에 틀림없다. 단아한 도암정을 품고 솟아오른 느티나무의 품 안에 들고 싶은 욕심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정자 쪽으로 그늘을 드리우고 선 나무의 자태가 마치 느티나무 그늘에 드는 젊은이들의 공손한 모습을 닮았다. 사람살이를 오랫동안 지켜온 ‘효(孝)’의 정신이 나무에까지 이어진 것이다. 효의 마을에 오래 살면서 나무도 마을 사람들처럼 넉넉하면서도 공손한 생김새를 배우고 닮은 게 틀림없다. 글 사진 봉화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경북 봉화군 봉화읍 거촌2리 502. 도암정에 가려면 중앙고속도로의 풍기나들목이나 영주나들목을 이용해야 한다. 어느 쪽을 이용하든 영주 시내를 거쳐서 가게 된다. 영주시 동북쪽의 상망동에서 국도 36호선을 이용해 봉화 방면으로 간다. 10㎞ 남짓 가면 봉화농공단지 주변의 봉화교차로에 이른다. 교차로에서 오른쪽으로 난 지방도로 915호선으로 갈아타고 180m쯤 가다 나오는 농공단지 입구에서 좌회전하여 다시 200m쯤 가면 왼쪽으로 도암정과 느티나무가 보인다.
  • ‘홍그리’ 홍준표 눈썹 보고 깜짝 놀라는 나경원 표정 화제

    ‘홍그리’ 홍준표 눈썹 보고 깜짝 놀라는 나경원 표정 화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갑자기 눈썹 문신을 하고 나오면서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홍 대표의 변한 얼굴을 바라보는 나경원 의원의 깜짝 놀란 표정이 네티즌들에게 웃음을 안겨주고 있다.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홍 대표가 앉아있는 자리로 찾아가 인사를 했다. 이때 홍 대표의 눈썹 부위를 재미있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나 최고위원의 눈매와 입매에 놀란 표정이 그대로 녹아있다. 나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입후보 등을 둘러싸고 홍 대표와 미묘한 갈등을 빚어 왔던 터다. 홍 대표는 지난 주말 성형외과 의사인 친구로부터 눈썹문신 시실을 받았다. 당 대표를 맡으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눈썹이 빠졌다는 게 이유였다. 홍 대표측 관계자는 “홍 대표가 눈썹이 별로 없어 고민하다가 지난 17일 눈썹 문신을 했다.”면서 “당 대표 취임 이후 부쩍 늘어난 언론노출도 홍 대표의 결심을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수술을 하고난 뒤 첫 월요일인 지난 19일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진한 눈썹을 하고 나타났다. 주변에선 “인상이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홍 대표의 측근은 “지금 시술 초기라서 진하게 보이지만 1주일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길섶에서] 눈썹 문신/최광숙 논설위원

    한때 여성들의 눈썹 문신이 유행이었다. 시골 할머니들까지 숯검댕이처럼 눈썹 문신을 했다. 보통 문신은 성형외과에서 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목욕탕·미용실에서 은밀히 이뤄지곤 했다. 나 또한 예전에 목욕탕에서 눈썹 문신을 권유받곤 했다. “눈썹 꼬리만 살짝 그리면 예쁘겠다.”고 유혹했지만 거절했다. 눈썹 없는 모나리자도 그리 아름다운데 나 정도야 ‘양반’이지 하는 마음보다는 뭔가 얼굴에 손대는 것이 싫었다. 까맣게 갈매기 눈썹만이 얼굴에 동동 떠 있는 것 같은 문신이 ‘억지 춘향’ 같아서다. 나 같은 생각을 가진 이가 늘어서인지 요즘 눈썹 문신을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화장에도 자연주의 바람이 불어서 가급적 성형 분위기를 안 내려고 한다. 그런데 거꾸로 뒤늦게 남성들 사이에 눈썹 문신 바람이 부나 보다. 최근 한 정치인도 눈썹 문신을 했다고 한다. 혹여나 남성들이 선 굵고 강한 눈썹이 ‘대운’(大運)을 불러들인다는 속설을 기대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앵그리버드 문신 화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앵그리버드 문신 화제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눈썹 문신을 하고 공개석상에 나타나 화제다. 당 대표를 맡으면서 스트레스 때문에 눈썹이 빠지자 지난 주말 친구인 성형외과 의사에게 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굵은 해외 인기 게임 캐릭터 앵그리버드와 비교를 하는 사진을 인터넷에 게시하고 있다. 홍 대표가 앵그리버드 문신을 했다는 취지다. 앵그리버드는 굵은 눈썹이 특징이다. 홍 대표의 한 측근은 21일 “홍 대표가 눈썹이 별로 없어 고민하다가 지난 17일 눈썹 문신을 했다.”며 “당 대표 취임 이후 부쩍 늘어난 언론노출도 홍 대표의 결심을 이끌어 냈다.”고 밝혔다. 19일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대표가 갑자기 진한 눈썹을 하고 나타나자 주변에선 “인상이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의 측근은 “지금 시술 초기라서 진하게 보이지만 1주일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홍 대표가 평소 성격이 다혈질이라 앵그리버드와 잘어울린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온몸에 문신 새긴 ‘잉크인간’ 英정치계 입문?

    영국에서 정치란 꼭 보수적이고 단정한 사람들만 하는 것이라는 편견이 최근 깨졌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문신을 새겨 넣은 이른바 ‘잉크 인간’이 최근 자유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정치에 입문하는 것이 아니냐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온몸 피부 80%를 형형색색의 문신으로 채운 남성 매튜 윌러(31)가 버밍엄에 있는 국제컨벤션센터(International Convention Centre)에서 열린 자유민주당 연례 전당대회에 참석했다. 무직인 윌러는 화려한 문신과 오렌지 빛으로 염색한 뿔 형태의 헤어스타일로 단정하고 보수적으로 옷을 입은 사람들 사이에서 단연 주목 받았다. 자유민주당이 다양한 색깔을 내려는 노력을 하려면 윌러와 같은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는 재치 있는 의견도 쇄도했다. 일부 신문은 윌러의 사진을 싣고 ‘자유민주당의 새로운 얼굴?’이란 제목의 기사를 싣는 등 관심을 보였다. 영국 정치계에서 화제의 중심에 선 윌러는 “피부를 이용해 예술을 표현하고 싶다.”며 수년 전 300시간에 걸쳐 온몸 가득 문신을 새겨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윌러는 “죽은 뒤에 사람들이 나의 문신을 오래도록 즐길 수 있도록 박제사와 의논 중”이라면서 “징그럽다며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지만 문신의 나만의 예술이며 내가 살아가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당당히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닉 클레그 자유민주당 당수는 “영국을 보다 합리적으로 대표하기 위해서는 다양성이 사라져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직업, 계층, 배경에서도 대표가 선출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특파원 칼럼] 흑인을 아시나요/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흑인을 아시나요/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안녕하세요. 저는 ‘흑인’입니다. 피부색이라는 유치한 기준에 따라 붙여진, 인류역사상 가장 무책임한 이름이지요. 검은색이라는 가치중립적 단어가 사람의 살갗과 만나면 어떻게 그렇게 순식간에 사회적 비칭(卑稱)으로 변환될 수 있는지 저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어릴 적 저와 다른 색깔의 아이들을 처음 봤을 때 그것은 그저 호기심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차츰 철이 들면서 단순한 피부색의 차이를 넘어 신분의 차이, 권력의 차이, 인격의 차이라는 것을 알고는 절망했습니다. 검은 피부는 저주받은 천형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차별에 분노하십니까. 하지만 지역차별, 성차별, 학력차별이 아무리 큰들 피부색에 따른 차별에 비할 수는 없을 겁니다. 인종차별이라는 것은 어떻게 감출 도리도 없이 그냥 빼도 박도 못하게 규정되는 것입니다. 피부를 다 벗겨내고 살 수 없듯 죽어서 무덤에 들어가기 전에는 이 차별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의 이마에 출신지역이나 출신학교가 문신처럼 새겨져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고백하건대, 어릴 적 저는 혹시 검은 피부를 벗겨내면 밑에 하얀 피부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욕실에서 비누로 박박 문지른 적도 있습니다. 검은 살갗이 옷처럼 입었다 벗었다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상상도 했습니다. 하얀 밀가루를 몸에 바르고 자고 일어났더니 백인이 된 꿈도 꿨습니다. 여러분은 머리숱이 적다고, 머릿결이 거칠다고 푸념하나요. 저는 그렇게 투덜댈 머리카락도 없습니다. 흑인의 머리는 기르면 실타래가 엉킨 모양처럼 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헤어스타일을 만드는 게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윤이 반짝반짝 나는 예쁜 머리모양을 한 흑인여성은 거의 다 가발이라고 보면 됩니다. 저마다 피부색에 따른 한(恨)을 한아름씩 안고 사는 흑인들은 상대방의 눈빛만으로도 차별을 감지하는 ‘초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1994년 OJ 심슨이라는 흑인이 백인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를 받았을 때 흑인들이 환호했던 것도, 그리고 그 이태 전 로드니 킹이라는 흑인이 백인 경찰에 구타당한 사건으로 흑인들이 폭동을 일으킨 것도 배경엔 이런 응어리가 깔려 있습니다. 흑인이 차별받는 현실을 논외로 한 채 단편적인 사건 하나만을 놓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고갱이를 외면하는 것이라고 흑인들은 생각합니다. 얼마 전 서울의 버스 안에서 흑인 영어강사가 노인을 폭행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런 사건이 나면 흑인들은 누가 잘못했는지를 따지기에 앞서 그 흑인이 그동안 한국에서 얼마나 멸시를 받았을까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영어강사가 만약 백인이었다고 해도 “입 닥쳐!”(Shut up)라는 험한 말을 들었을까 견줘보게 됩니다. 그게 우리 흑인들의 피해의식입니다. 여러분, 흑인을 무시하지 마세요. 피부는 검지만 한국인보다 더 깨끗하고 위생관념이 철저합니다. 흑인 옆에 가보세요. 향수 냄새가 납니다. 아무 데서나 김치냄새를 풍기거나 트림해대지 않습니다. 지금 한국인이 미국에서 누리는 권리의 대부분은 흑인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것입니다. 그럼에도 한국인이 흑인에게 감사를 표시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어떤 한국인 친구가 제게 흑인을 “아프리카계 미국인”(African American)이라고 부르는 게 ‘정답’이냐고 묻더군요. 물론 그렇게 부르면 더 좋겠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속마음입니다. 속으로 정말 흑인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래서 그 마음이 따뜻한 눈빛을 통해 흘러 나온다면, 흑인이라고 부르면 어떻고, 심지어 ‘깜둥이’라고 하면 어떻습니까. 여러분, 백인 앞에만 가면 주눅이 드나요. 남을 차별하는 사람일수록 차별받는 데 민감합니다. 흑인을 차별하지 말고 진심으로 존중해 보세요. 그러면 백인 앞에서도 당당해질 겁니다. carlos@seoul.co.kr
  • “죽게 내버려두세요” 문신 새긴 英할머니

    전 세계적으로 안락사를 둘러싼 찬반논쟁이 팽팽한 가운데 영국의 한 80대 노인이 ‘스스로 죽을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몸에 문신을 새겨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대중지 더 선에 따르면 오랫동안 잡지사에서 비서로 근무하다 퇴직한 조이 톰킨스(81) 할머니는 훗날 숨을 거둘 때 의사들이 자신에게 어떤 의학적 조치를 하는 걸 거부한다는 의미로 가슴에 문신을 새겼다고 밝혔다.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채 수년간 노퍽 주에서 홀로 살고 있는 톰킨스 할머니는 “회복할 가망이 없는 화자의 죽을 권리를 인정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하면서 “이미 유언으로 남겼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신으로 다시 의지를 써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최근 지인을 통해 총 3개의 문신을 새겼다. 먼저 등에는 화살표와 함께 ‘뒷면을 보시오.’란 의미의 ‘PTO’란 단어를 썼다. 가슴팍에는 “소생시키지 말아 달라.”(Do Not Resuscitate)는 경고를 새겨 넣었다. 할머니의 결심에 가장 큰 계기가 된 건 남편의 죽음이었다. 오랜 투병생활 끝에 고통스럽게 숨진 남편 말콤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 톰킨스 할머니는 “반쯤 죽은 뒤 고통스럽게 스러지며 가족에 ‘혹’이 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게 더 행복할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렇다고 할머니가 인생을 불행하다고만 여기는 건 아니다. 할머니는 “지금은 정말 행복하게 살고있다. 모든 사람들이 나의 이런 모습만 기억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영국의뢰심의회(GMC)는 의사들은 환자들의 의지를 고려해 치료하지만 이러한 문신은 법적효력이 없기 때문에 거절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안락사 조력자에 최고 14년 징역형을 처하도록 하는 등 안락사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지금까지 안락사가 허용되는 스위스로 죽음의 여행을 떠난 사람이 1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헉! 문신이 피부암 부른다고… ”

    “헉! 문신이 피부암 부른다고… ”

    우리나라에서 문신은 한때 조폭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안젤리나 졸리, 린드세이 로한, 제니퍼 애니스턴 등 할리우드 스타들에게는 문신은 패션의 일부다. 그러나 그런 문신이 인체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문신용 잉크속의 독성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관한 새로운 연구 결과와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문신용 잉크 속에 발암물질 내지 내분비계 장애를 초래하는 물질인 탄화수소, 프탈레이트, 그리고 몇가지 중금속 등 위험 물질을 상당부분 함유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도출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검정색 문신 잉크를 제조하는데 쓰이는 벤조피렌이라는 화학물질은 동물실험에서 피부암을 야기하는 잠재적 발암요인으로 드러났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문신용 칼라 잉크가 안전한 것도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납과 카드뮴, 그리고 니켈, 티타늄 등 중금속이 들어있는 칼라 잉크도 알레르기나 다른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전국민 중 약 4500만명이 적어도 생애에 한번 문신을 새기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데일리 메일은 “FDA 자료에 따르면 일부 문신용 잉크속 착색제의 경우 프린터나 자동차 도색용으로 적합한 도료 수준”이라고 문신용 잉크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FDA 대변인은 이와 관련, “문신에 사용되는 잉크와 착색제가 아직 FDA에 의해 공식 승인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재로선 그 성분이나 유해성에 대해서 조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는 입장임을 밝혔다. 사진=데일리 메일 캡쳐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외국항공사 ‘알몸 신검’ 논란

    우리나라에 취항하는 인도네시아 가루다 항공이 한국인 여성 승무원 선발과정에서 지원자들에게 속옷 하의만 남기고 옷을 벗게 한 뒤 신체검사를 실시, 물의를 빚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업계와 여성계에서는 취업 준비생이라는 신분을 악용한 ‘나쁜 신검’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가루다 항공은 지난 6월 말 한국에서 여승무원 18명을 모집하는 공고를 내고 채용 절차를 진행했다. 수백명의 응시자 가운데 서류전형과 1차 면접 등을 통과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중년의 현지인 남성 의사가 입회한 가운데 신체검사를 실시했다. 항공사 측은 지원자들에게 속옷 하의 이외에 모든 옷을 벗게 했다. 검진 과정에서는 거의 알몸인 상태의 지원자들을 눕게 한 뒤 가슴 등의 신체부위를 직접 만져 보는 검사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루다 항공 측은 “지원자들에게 미리 설명했고 동의도 구한 일”이라면서 “알몸은 문신이 있는지를 알기 위한 조치며, 가슴을 만지는 촉진은 일부 보형물을 넣은 여성은 기내에서 기압이 떨어졌을 때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또 “일본과 호주 등 세계 각국의 지사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검사를 하고 있다.”면서 “항공사마다 절차는 달라도 메디컬테스트는 필수과정으로 항공사가 지정한 현지 병원의 원장이 직접 통상적인 진단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항공업계와 여성계는 “문화나 종교적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도를 넘어섰다.”고 비판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병원에서 검진을 받을 때도 가운을 입는데 속옷 하의만 입혀서 신체검사를 하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성계도 “명백한 성추행”이라며 반발했다. 여성단체 관계자는 “옷을 벗긴 상태에서 남성이 여성을 검사한다는 것은 분명히 성폭력”이라면서 “취업에 목맨 지원자들이 약자인 점을 이용한 파렴치한 짓”이라고 주장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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