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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생살부, 왜 음모란 말인가

    계유정난 때 수양대군의 최측근 한명회가 죽여야 할 사람과 살려둬야 할 사람을 구분하기 위해 황보인,김종서 등 단종 보위세력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적었다.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생살부’다. 그런데 그것이 현대에 들어와 선거 때만 되면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 공천자와 낙천자를 가리는 명단을 담은 ‘괴문서’라는 이름으로 떠돌더니 언제부턴가 ‘생살부’도 아닌 ‘살생부’로 그 이름이 확정된 듯하다.예전에는 그 ‘괴문서’와 ‘살생부’가 어떤 방식으로 떠돌았는지 모르겠으나 이번에 정치권을 뒤집어놓고 있는 ‘민주당 살생부 소동’은 그 과정을 인터넷을 통해 지켜본 사람으로서 좀 어이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 기억으로 ‘제16대 대통령당선자 노무현 공식홈페이지 게시판’에 그런 얘기가 뜨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한달 전인,대통령선거 바로 다음날부터였다.그때쯤 하루 이삼천 건도 넘는 게시물이 올라오는 틈틈이 이번 대통령 선거 과정에 어느 의원이 열심히 뛰고 어느 의원이 자기당 후보를 흔들었는지 저마다 알고 있는 의원 정보를 바탕으로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철새 명단,후단협 명단,탈당후 복귀파 명단,고위 당직자이면서도 다른 당 후보에게 러브콜을 하거나 관망하던 자들의 명단 같은 것이 줄줄이 올라왔고,한 네티즌이 그 자료들을 바탕으로 민주당 전체 의원의 성향을 가나다 순으로 정리해 올린 것이다. 그때 마침 게시판에 접속하여 그가 올린 명단을 보았을 때 내 생각 또한 ‘이 사람 이 분야에 대해 많이 알고 있구나.’하는 것보다는 ‘이제까지 올라온 자료들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잘 정리했구나.’하는 것이었다.아마 나 역시도 뒤늦게 그 명단만 보았다면 민주당 내부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올린 글로 알았을 것이다.글이 올라오자 한두 사람을 제외하곤 그 분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없었다.그것이 바로 인터넷을 통해 드러난 선거 다음날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었던 것이다. 당사자 입장에서야 ‘역적’이니 ‘역적중의 역적’이니 하는 분류가 기분나쁘기도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지금 시대가 ‘공신’과 ‘역적’을 구분하여 생사를 여탈하는 왕조시대도아닌 다음에야 같은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끼리 선거 뒷얘기를 하는 마당이라면 비유적으로 아주 쓰지 못할 표현인 것도 아니었다.축구 빅게임에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런 것도 아니고 어쩌다 실수로 공 한번 잘못 건드려 자살골이라도 넣게 되면 성난 팬들 입에서 그보다 더한 표현들도 숱하게 나오지 않았던가. 축구에서 그런 일이 있으면 그 선수는 그것이 단지 실수임에도 괴로워하고 반성한다.정치가 축구 같기만 하다면 그 일로 반성해야 할 쪽은 의도적으로 자기 진영을 향해 공을 몰 듯 자기 당 후보를 흔들거나 발목을 잡았던 민주당 내 인사들이지 그런 당의 후보를 위해 열심히 응원하고 지지한 뒤 그들의 행태를 비판한 유권자 쪽이 아닐 것이다. “저는 정말 고등학교 졸업하고 막노동하다가 군대갔다 와서 공장다니는 노동자입니다.사돈의 팔촌 눈 씻고 찾아봐도 정치하는 사람 아무도 없고,정치에 관련된 사람 또한 아무도 없는 나이 서른의 미혼 남성입니다.돈도 없고,빽도 없고 정말 아무 것도 없는 사람입니다.핸드폰도 없고,카드도 없고,차도없는 그런 놈이에요.” 이틀전 그 청년이 다시 올린 자신의 신상이다.곧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이 청년이 대체 무슨 정치적 음모를 꾸몄다는 것이며,또 무엇이 발본색원할 일이란 말인가? 이 청년을 고발하는 일로 지난 여름부터 겨울까지 민주당 의원 저마다에 대한 민의의 평가를 바꿀 수라도 있단 말인가.요즘 말끝마다 개혁 개혁 하는데,이것이 바로 민주당식 개혁인가. 인터넷 상에 한달 전에 있은 이 일을 이제와 정치권과 종이신문이 연일 이슈화하는 것이야말로 인터넷의 영향력을 무력화시키고,네티즌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정치권과 종이신문들의 또다른 음모가 아닌지 나는 그것이 오히려 의심스럽다. 이 순 원
  • 北核 안보리회부 가능성,파월美국무 연이틀 언급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이 북핵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가져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그러나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협상을 한사코 주장하고 있어 안보리 회부를 놓고 또 한 차례 긴장국면이 조성될 가능성도 있다.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유엔본부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핵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안보리 회부를 연이틀 언급했다. 베이징에 이어 이날 서울을 방문한 존 볼튼 국무부 차관도 북핵의 안보리 상정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특히 볼튼 차관은 중국 당국자들에게도 안보리 회부 의사를 전달,중국 당국이 반대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볼튼 차관은 그러나 미국의 정책이 안보리 회부쪽으로 초점이 맞춰질 것임은 분명히 했으나 안보리 회부가 곧바로 대북 제재로 이어질 것이냐는 질문에는 “매우 어려운 문제”라며 즉답을 피했다. 볼튼 차관은 또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모종의 보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 “우리는 이같은 사실을 기록할 방안을 찾을 수있을 것”이라고 말해 북한 체제보장의 문서보장 가능성도 시사했다. 종합하면 미국은 문서를 통한 안전보장 등 북한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는 대신 안보리 회부라는 압박수단을 동원해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받아낸다는 구도를 정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안보리는 곧바로 북한에 대해 제재조치를 취하는 대신 일단 핵포기 촉구 결의안 등을 통해 북한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평양을 방문해 북한에 제시한 타협안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로슈코프 차관은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는 것을 전제로 미국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타협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타협안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도 안보리 회부가 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북한은 지금까지 북핵문제의 안보리 회부나 경제제재를 ‘전쟁선포’와 똑같은 개념이라고 강조했으나 유엔이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담보한다면 바라던 외교·경제적 ‘실리’를 챙길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mip@
  • 경찰·ID ‘미래’ 숨바꼭질 한달째/대선 전자개표 조작설 울산 PC방서 첫 유포

    “‘미래’를 잡아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지난 대통령선거 직후 전자개표 조작설을 인터넷에 처음 퍼뜨린 ID ‘미래’라는 네티즌을 한 달째 추적하고 있다. 대법원이 ‘미래’의 주장 등을 근거로 한나라당이 제기한 대통령당선 무효소송을 받아들여 지난 15일 재검표 결정을 내림에 따라 ‘미래’의 행방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경찰은 첨단 사이버수사기법을 동원,괴문서와 관련이 있는 수만개의 글을 역추적해 ‘미래’가 2∼3년 전부터 여러개의 ID를 이용해 ‘사이버 논객’으로 활동하면서 각종 유언비어를 유포한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미래는 지난달 20일 밤 11시50분을 전후해 한나라당 모의원 홈페이지와 언론사 홈페이지 등 11개 관련 사이트에 ‘정보기관 중견간부의 양심선언’이란 괴문건을 띄웠다.“정보기관이 전자개표 시스템을 조작해 기호 1번이 연속 10∼12표 나오면 그 중 1표는 기호 2번으로 돌아가도록 했다.”는 내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이 글이 울산지역의 한 PC방에서 작성됐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개표조작설이 올랐던 1300여개 사이트를 일일이 수색했고,이와 같거나 비슷한 글이 작성된 울산·부산·경남지역 PC방에서 32대의 하드디스크를 뜯어내 샅샅이 훑었다. 하지만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구체적인 행적은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신원파악을 위한 확실한 단서가 포착되지 않아 사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담당 경찰관들은 “차라리 살인범 검거가 쉬울 것 같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용의자는 평소 전혀 이용하지 않던 PC방에서 문제의 개표조작설을 쓰고,실명확인이 필요없는 사이트에만 글을 띄울 정도로 주도면밀하다.”면서 “사이버 범죄의 특징은 ‘심리전’인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붙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USA투데이 “美 후세인 색출작전 진행중”

    미국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체포하거나 사살하기 위해 소규모 특수부대들을 이라크 국내 및 국경지역에 투입,대대적인 색출작전을 진행중이라고 USA투데이가 군정보 소식통을 인용,20일 보도했다. 군정보 소식통들은 현재 후세인 색출작전에 참여중인 미군 부대는 군 특수부대를 비롯해 미 중앙정보국(CIA)특수부대·공정대 등이며 이들은 통신감청·첩보기·위성통신 등을 총동원해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후세인 색출작전은 후세인에게 국외에 망명을 떠나거나 항복을 택하도록 하기 위한 압력용의 목적도 있으며,최종적으로 후세인 축출을 위한 미군 침투시 작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이 소식통들은 통신감청은 보잉 707기를 개조한 특수 첩보기가 이라크 상공에서 매일 10시간 이상 이라크 관리들의 대화를 녹취하고 이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라크와 유엔은 무기사찰단의 사찰활동 활성화를 위한 10개항의 공동성명서에 서명했다고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이 20일 밝혔다. 아메르 알 사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고문도 블릭스 위원장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참가한 가운데 이날 외무부 청사에서 열린 실무협상에서 사찰활성화를 위한 공동성명이 채택됐다고 확인했다. 공동성명은 이라크 정부가 사찰단이 조사를 요구한 과학자에게 조사에 응하도록 장려한다는 내용을 포함,사실상 이라크 과학자에 대한 개별조사를 허용하고 있다. 또 개인 주택을 포함,모든 장소에 대한 사찰단의 접근 허용,발견된 빈 화학탄두에 대한 조사팀 구성,대량파괴무기를 뜻하는 ‘금지물질에 관한 법률’ 제정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유엔 사찰단은 19일(현지시간) 이라크측과 ‘무장해제’를 위한 사찰관련 회담을 가진 뒤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회담에서 이라크 관리들은 지난주 발견돼 논란을 빚은 빈 화학탄두와 비슷한 4개의 화학탄두가 발견됐다고 공개했다.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이라크측이 또 유엔이 요구한 11건의 문건 가운데 3∼4건의 문서도 제공했다고 말했다. 9·11 테러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은 이날 아랍어신문을 통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슬람 신자들에 대해 상호 투쟁을 중지하고 이슬람권을 공격중인 미국과 이스라엘 등 ‘십자군동맹’에 대항해 단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김규환기자 khkim@
  • 이라크 核문건 다량 발견

    세계적으로 반전 여론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유엔 무기사찰단이 이라크에서 빈 화학탄두에 이어 핵무기 제조관련 미공개 문건들을 다량 발견함에 따라 이라크전쟁을 둘러싼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사찰단 수뇌부는 오는 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사찰보고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19일(현지시간) 이라크 당국과 마지막 접촉을 시작했다.이날 바그다드에 도착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은 이라크 국가사찰위원회 호삼 모하메드 아민 위원장 등 이라크 고위 관리들과 유엔 결의 준수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다.블릭스 위원장은 “우리는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사찰은 평화적 대안이며 포괄적 사찰과 이라크측의 적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번 협의가 이라크를 설득하기 위한 최후 노력이 될 것이라면서,전쟁발발 가능성은 앞으로 몇주간 어떤 진전이 이뤄지느냐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폭탄 제조 단계에는 못미쳐 사찰단은 18일 이라크의 한 과학자 집에서 핵제조 기술과 관련된 3000여쪽의 미공개 문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엘바라데이 총장은 이 문건들이 1980년대 작성된 것으로,핵폭탄 제조를 위한 우라늄 농축과 관련한 레이저 기술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문서의 수준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엘바라데이 총장은 이라크가 아직 핵폭탄을 제조할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라크는 미공개 문서가 이라크 핵개발 계획과 관련돼 있다는 주장을 단호히 부인했다.문서를 보관하고 있던 물리학자 팔레 하산 함자는 “문서는 개인연구 활동의 하나이며,내가 가르치는 바그다드대학 학생들의 박사학위 논문”이라고 주장했다. ●미,이라크 공격 단독 강행 시사 미국은 유엔 동의가 없더라도 단독으로 이라크 공격을 강행할 수도 있음을 강력히 내비쳤다.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8일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 개발 관련 문서 제출과 보관시설의 접근을 허용하겠다는 당초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독자적으로도 이라크전 의무를 떠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영국도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를 입증하는 명백한 증거가 없어도 공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제프 훈 국방장관은 19일 “군사공격을 정당화하는 데는 생화학무기 보유 증거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밝혔다.영국은 20일 걸프지역에 1만 4000여명의 병력을 추가 파견할 계획이다. 한편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포함한 이라크 정부 수뇌들의 자진 사퇴와 망명을 조건으로 전쟁범죄에 대한 면책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19일 밝혔다.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ABC방송의 시사프로그램인 ‘이번 주’에 출연,“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라크 최고 지도부와 그들의 가족이 몇몇 국가에서 피난처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준비작업을 취할 것을 개인적으로 건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
  • 여주 한얼테마박물관 이우로씨 “고철도 그의 손 거치면 훌륭한 과학문화재로”

    “이렇게 큰 기차 카페는 처음 보네요.”“아닌데요.박물관입니다.” 경기도 여주에 있는 한얼테마박물관에서는 종종 이런 대화가 오간다.서울지하철 1호선에서 퇴역한 전동차 12량과 우편열차 2량이 폐교 마당을 가득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전동차와 우편열차들은 그대로 박물관의 전시실이자 수장고로 쓰인다. 현재 정식으로 인가받은 박물관은 과학문화관과 전적유물관,고문서유물관 등 셋.조만간 카메라와 산업디자인·의학·컴퓨터·광학·과학기술·자연사박물관을 만들어 10가지를 채우게 된다.장기적으로는 모두 20가지 박물관을 한 단지에 설립하여 글자 그대로 테마박물관을 꾸민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거창한 구상을 현실화해 나가는 이가 이우로(李雨魯·76) 한얼전통문화보존협회 회장이다.과학문화재 수집광에서 박물관운동가로 변신한 지 올해로 7년째. 이 회장이 40여년 동안 모은 과학문화재는 20여만점.열차와 폐교건물,창고 등 박물관 말고 그의 서울 집에도 발디딜 틈이 없이 들어차 있다.며느리가 시집올 때 가져온 장롱을 들여놓지 못하고마당에서 비를 맞혀,결국은 썩어서 버려야 했다고 한다. 그의 박물관관(觀)은 독특하다.박물관은 값비싼 것,귀중한 것을 감상하는 곳이 아니라 깨닫고,체험하고,즐기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컴퓨터박물관이라면 컴퓨터만 전시하는 곳이어서는 안된다.에디슨의 발명품에서부터 진공관·트랜지스터·반도체와,이것들을 이용한 제품들을 체계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컴퓨터가 전기전자 공학의 발전에 따른 역사의 산물이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또 박물관은 그냥 보기만 하는 곳이어서는 안된다.특히 청소년은 직접 만져보고,가능하면 분해까지 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문화재는 특히 겉모습 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원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얼마전 찾은 서울과학고 학생들은 “꿈의 박물관”이라는 찬사로 그를 기쁘게 했다. 이 회장은 종종 외부의 특별전에 소장품을 출품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언제나 흔쾌히 응하지만 조건을 붙인다. 그냥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부속품을 자신이댈 테니 고장은 걱정하지 말라면서.이미 갖고 있는 물건이라도 자꾸 사들이는 까닭은,체험하는 박물관이 되려면 전시품이 살아 있어야 하고 많은 부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40여년 동안 수집한 것은 좋게 말하면 잡동사니고,심하게 표현하면 고철뭉치다.그러나 이 잡동사니 고철뭉치가 그의 손을 거치면 훌륭한 과학문화재로 되살아난다. 그는 얼마전 이천의 고물상에서 1945년에 만든 미군용 X레이촬영기를 고철 값만 치르고 가져왔다. 전문가 감정 결과는 우리나라에서는 다시 찾기 힘든 희귀품이었다.게다가 분해하여 청소하니 여전히 작동했다.의학박물관에는 빠질 수 없는 전시품이다. 이 회장에게는 지금 서울시가 뚝섬에 문화공원을 예정대로 추진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이곳에 ‘서울테마박물관’을 세울 부지 1200여평을 약속받았지만,뚝섬개발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에 박물관을 세워도 여주박물관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생각이다.나아가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박물관을 세운다는 계획이다.이를 위해 테마박물관에참여할 다양한 분야의 동조자들도 규합하고 있다.테마박물관을 찾으려면 전화를 미리 하는 것이 좋다.관람료는 어른 2000원,어린이 1000원.(031)881-6316∼9. 여주 서동철기자 dcsuh@
  • 켈리·아미티지 잇따라 언급 “對北 불가침 문서화 검토”

    |도쿄 황성기특파원|아시아를 순방 중인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19일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을 잇따라 만나 북핵문제 해결방안 등에 관해 논의했다. 가와구치 외상은 제네바 합의를 대체할 새로운 포괄협정 체결,경수로 대체 에너지로 화력발전소 제공 방안 등은 한국·일본과 충분히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켈리 차관보는 “앞으로도 한·미·일 연대가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켈리 차관보는 대북 불가침 보장의 문서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으나,“먼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뜻을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앞서 일본 언론들은 18일 미국은 북한을 침공할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문서로 표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아미티지 부장관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일본 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이 요구하는 불가침협정 체결은 의회가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불가능하나,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면 정부의 공식 성명이나 서한 교환 등의 형식으로 불가침 의사를 표명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marry01@
  • 국학진흥원,영남 퇴계 학맥도 완성

    영남지역에서 발원해 발전해 온 퇴계학의 체계와 계승 과정을 일별할 수 있는 ‘학맥도(學脈圖)’가 나왔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심우영)은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된 퇴계학파의 학맥 흐름을 정리한 ‘영남지방의 퇴계학맥도’를 최근 완성,발간했다. 학맥도에는 조선 성리학의 주류를 형성한 퇴계(退溪) 이황(李滉·1501∼1570)을 필두로 해 영남학파 학자들 가운데 지난 70년대까지 활동한 유학자 김황(金榥·1896∼1978) 등 모두 952명의 사승(師承)관계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여기에는 퇴계 이후 형성된 영남지방 퇴계학파의 중심 계보인 월천(月川) 조목(趙穆)과 학봉(鶴峯) 김성일(金誠一),서애(西厓) 유성룡(柳成龍),한강(寒岡) 정구(鄭逑) 등 4대 계열이 망라돼 있다. 특히 이번 학맥도 발간은 조선시대 사상사에서 중기 이후 서인과 노론으로 대표되는 중앙의 집권세력에 대항해 실질적인 권력견제 역할을 수행해 온 재지사림(在地士林)의 독립적인 지식재생산 과정을 확인시켜 준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근기(近畿) 남인 계열과 함께 조선 성리학의 양대 축을 형성한 퇴계학의 학맥을 계보로 정리하는 작업은 2001년 퇴계 탄생 500주년에 맞춰 경북 안동에서 열린 ‘세계유교문화축제’가 계기가 됐다. 국학원 안병걸 교육연구부장은 “학맥도의 정확성을 위해 행적이 뚜렷하고 문집 등 저작물이 있으며,문서상 사승관계가 분명한 학자들만 수록했다.”고 밝혔다. 심재억기자 jeshim@
  • 北·美대화 실마리 못찾나

    최근 북·미 양측이 문서를 통한 체제 보장과,핵문제 동시 해결 가능성을 각각 언급하면서 북·미간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나오고 있다.하지만 구체적인 해법을 둘러싼 깊은 골도 드러내면서 오히려 원점상태란 지적도 적지 않다. 핵심은 미국이 집중 거론하고 있는 다자간 협의체 형식을 통한 해결.북·미간 직접 대화가 아니다.또 건설 중인 경수로 원자로 대신 화력발전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시사하고 있다.물론 양측이 대화 테이블에 앉은 뒤 거론될 문제들이긴 하지만 북한 입장에서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들이다.한국 정부의 입장도 복잡하다. ●북·미냐,다자간 해법이냐 미국의 다자 해법은 아직 구체적이진 않다.한·미·일·중·러 등 5개국이 참가하는 방안,또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한·일이 참가하는 ‘5+2’협의체 등이 거론되고 있다.지난 93년 핵위기 때는 북·미가 협상당사자였지만,미국은 이번에는 분명히 국제사회의 문제라고 못박고 있다.허바드 주한 미 대사도 19일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란 게 제1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미국이 부담을 혼자서 떠맡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북핵 문제가 해결단계로 들어설 경우 대북 경제지원 등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데,이를 반대하는 미국 내 매파들의 예상되는 압력도 의식한 듯하다. 대북 제재의 걸림돌인 중국·러시아를 협정체결 당사자로 끌어들여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이 실패하더라도 협의체가 대북 ‘제재의 틀’로 전환되도록 하기 위한 전략도 배어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한 북한 입장은 분명하다.다자 틀이 형성될 경우 북한으로선 1대1 외교가 아니라,1대4 또는 1대7 등의 형태로 외교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국제사회와의 동시 개방으로 이어지는 체제상 모험은 부담스럽다.중·러가 북한입장을 지지할 것이란 확신이 없다는 측면도 있다. 한국 정부는 “문제해결이 된다면 어느 방식이든 좋다.”며 명확한 입장은 표명하지 않지만,북·미 대화를 통한 해결을 선호한다. ●경수로 건설과 화력발전소 미국은 거듭 경수로 건설 중단과 대체 에너지로 화력발전소 건설 입장을 밝히고 있다.화력발전소 건설은 지난 8년간 미 강경파들이 주장해온 것이다.미국의 핵통제 전문가인 빅터 길린스키 박사 등은 북한이 경수로 가동 후 15개월이면 플루토늄 300㎏을 저장할 수 있다며 화력발전소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북한은 외교 치적인 제네바 핵합의에 따른 원자로 건설이 계속되기를 바란다.우리 정부도 경수로 건설이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그러나 원자로에 대한 핵심부품은 미국이 제공해야 할 부분이고,이를 위해선 북·미 원자력안전협정이 체결돼야 한다는 점에서 경수로 건설과 관련,향후 우리측의 의지가 어느 정도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목포대총장 애장품 650점 기증

    대학 총장이 전세금까지 빼내 30여년간 사 모았던 옛 그림과 글씨 등 소장품 수백점을 대학과 자치단체에 기증했다. 국립 목포대 김웅배(사진·62) 총장은 두 차례에 걸쳐 애지중지하던 그림과 글씨,병풍,족자,고문서 등 40여종 650여점을 이 대학 박물관에 기증했다.기증품은 한국화 170점,병풍 37점,액자 12점,화첩 21점,고문서 380점,수군병마절도사 임명장 1점 등이다.이 중에는 조선조말 남종화풍의 일가를 이룬 소치 허련 일가의 작품도 있으며,‘완석 글씨병풍’은 추사 김정희 작으로 추정돼 감정가만 억대를 넘는다.그는 대학졸업 후 69년부터 고서화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손에 넣기 위해 부인 몰래 대출을 받거나 월세집으로 옮기기도 했다. 김 총장은 “손때 묻어 정들었던 애장품을 놓자니 아쉬움도 컸지만 나눔의 즐거움을 깨달았다.”고 활짝 웃었다. 목포 남기창기자 kcnam@
  • 亞太재단 연세大서 인수,김대중 도서관도 설립키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994년 설립한 아태평화재단이 최종적으로 학교법인 연세대 재단에 인수됐다. 재단 이사진은 16일 저녁 서울 모처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이 결정한 뒤 연세대 안에 김 대통령의 통치사료와 비망록 등을 관리할 ‘김대중 대통령 도서관’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오기평 이사장과 설훈·최재승 민주당 의원,남궁진 전 의원,한정일 이사,조찬형 변호사,장행운씨 등 7명이 참석해 인수 문서에 각각 서명날인했다. 연세대는 시가 100억원에 이르는 아태재단 건물과 김 대통령이 소장하고 있던 통치사료 등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국제학대학원에 리더십 연구소를 설치하고 대통령학을 본격적으로 연구할 방침이다.그러나 김 대통령이 퇴임한 뒤 아태재단에서 연구활동을 보장하는 문제는 나중에 검토하기로 했다. 아태재단의 연세대 기증은 지난해 10월 청와대측의 제의로 이뤄졌다. 아태재단은 그동안 임동원(林東源) 대통령특보,신건(辛建) 국정원장,나종일(羅鍾一) 주영대사,한상진(韓相震) 전 정신문화연구원장 등이 활동한 DJ인맥의 산실이었다. 김경운 박지연기자 kkwoon@
  • 책꽂이

    ●대학(김기현 지음,사계절 펴냄) 불과 1753자,200자 원고지 10장도 안되는 분량의 텍스트가 적어도 700년 이상 동아시아 정치의 이상을 만들어왔다.바로 ‘대학'이다.2000년 이상 원본이 확정되지 않은 채 논쟁의 중심에 놓였던 ‘대학'은 매우 짧은 글임에도,유교의 실천강령을 명확히 제시한 탁월한 개론서다.그래서 주자는 “먼저 ‘대학'을 읽어 학문의 체계를 파악하라.”고 말했다.이 책은 송대 이래 유교의 핵심 경전의 하나로 꼽혀온 ‘대학'의 결을 읽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9800원. ●대통령 선거보도 연구(이구현·김덕모 지음,한국언론재단 펴냄) 한국언론의 선거보도가 지닌 문제점을 고찰.여론선동의 떼거리 저널리즘,언론의 의제설정 기능 부재,기회주의적 속성의 하이에나식 물어뜯기 보도,발표 저널리즘을 내용으로 하는 중계보도 등의 문제점을 살폈다.9000원. ●현대미술과 색채(길라 발라스 지음,한택수 옮김,궁리 펴냄) 시멘트가 현대건축의 기본 재료이듯 색채는 현대회화의 출발점이다.그만큼 색채는 19세기와 20세기초 화가들에게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색채는 보들레르가 말한 ‘생명의 수액' 인가 ,들라크루아자가 말했듯이 회화의 본질인가, 현대 프랑스 미술전문가인 저자는 들라크루아,세잔.고갱,마티스,칸딘스키 등 위대한 화가들의 색채에 관한 이론을 소개한다. ●신화,인류 최고(最古)의 철학(나카자와 신이치 지음,김옥희 옮김,동아시아 펴냄) 신화를 단서로 태고시대 인류의 우주관과 자연관에의 접근을 시도한 신화학 입문서.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문명’과 ‘야만’을 이분법적으로 사고하는 진화론적인 신화읽기와,신화는 미신적인 것이며 미개한 것이라는 태도라고 강조한다.저자는 ‘무지개의 논리’‘악당적 사고’‘숲의 바로크’등의 저서로 잘 알려진 80년대 일본 뉴아카데미즘의 대표적 철학자.1만원. ●진보에서 희망을 꿈꾼다(김진균 지음,박종철출판사 펴냄) 1980년대 격동의 시기와 90년대 혼돈과 모색의 시기에 주요 화두이던 노동·통일·여성·소수자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들을 고찰.1만3000원. ●뉴에이지 영혼의 음악(양한수 지음,아침이슬 펴냄) 뉴에이지 음악은 재즈·소프트록·클래식 음악의 요소를 혼합한 편안한 음악을 일컫는 말.엘리베이터 음악(감미로운 경음악)에서 정서친화적인 선율의 뉴어쿠스틱에 이르기까지 뉴에이지 음악의 역사를 소개한다.1만 2900원. ●이슬람미술(조너선 블룸·셰일라 블레어 지음,강주헌 옮김,한길아트 펴냄) 이슬람 미술은 건축을 제외한 회화와 조각의 전통을 찾아보기 어렵다.이는 이슬람교가 신을 이미지화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종교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신의 계시를 옮겨 적는 일’을 신성시해 책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 이슬람인들은 건축과 공예에 글을 새겨 넣는 전통을 낳았다.이 책은 이슬람 미술 1000년사를,칼리프 한 사람에 의해 통치된 태동기,칼리프 세력이 붕괴하고 지방세력이 할거한 중기,지중해변의 오스만제국ㆍ이란의 사파위왕조ㆍ인도의 무굴제국 등 강력한 황제들이 등장한 제국기 등 세 시기로 나눠 설명한다.2만 9000원. ●아름다운 고행 산티아고 가는 길(남궁문 지음,예담 펴냄) 스페인의 산티아고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성 야곱이 묻힌 성지로 유명하며,이곳으로 가는 길은 성인의 뜻을 기리고 자신을 성찰하기 위한 순례자들이 걷기에 좋은 코스로 이름 나 있다.스페인과 프랑스 접경지역에서 출발,스페인 북부를 관통하는 1000㎞의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걸으면서 느낀 삶에 관한 성찰을 담았다.1만 2000원. ●경영구루들의 살아있는 아이디어(스튜어트 크레이너 지음,양영철 옮김,평림 펴냄) 중세 의사들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신체의 원리 등에 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많은 처방을 내렸지만 성공한 치료는 대부분 우연에 의한 것이었다. 1990년대 마이클 해머의 리엔지니어링은 피터 드러커가 극찬할 정도로 유행했고,기업들은 이를 앞다퉈 도입했다.그러나 리엔지니어링은 현실화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명됐다.이 책은 프레더릭 테일러의 ‘과학으로서의 경영’,피터 센게의 ‘학습조직’등 핵심 경영사상을 소개한다.1만2000원.
  • [새정부 행정개혁 과제] ④ 위원회

    대통령직 인수위는 최근 정부 산하 각종 위원회들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 방침을 밝혔다.간판만 내걸고 활동을 하지 않는 ‘식물위원회’를 비롯해 기능 중복으로 예산낭비와 비효율을 야기하는 위원회들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조직 통·폐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형식적인 운영 현재 정부의 각종 위원회 수는 모두 364개.이 가운데 일부 위원회는 최근 3년 동안 회의를 2번밖에 하지 않은 ‘무늬’만 위원회도 있다.자문위원회 중에는 ‘종자위원회’ ‘송아지생산안정사업 심의위원회’ ‘산림사업용 종묘가격 심의위원회’ ‘문서감축위원회’ 등 이름도 생소한 위원회들도 있다. 중앙부처 관계자들조차 “아직까지 제2 건국위원회가 살아 있느냐.”고 반문할 정도로 일부 위원회의 존재는 미미하다.어떤 위원회는 회의기록도 남기지 않는 무책임한 운영을 하고 있다.행자부가 나서서 운영실적이 저조한 위원회를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하지만 아직 정리되지 않은 위원회가 많다.기능을 다하면 위원회를 자동폐기하도록 한 ‘위원회 일몰제’가 지난 98년 도입됐지만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특히 자문위원회의 형식적 운영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김광웅(金光雄)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위원회 운영의 중요 목적인데도 형식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내실있는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능중복 및 부처갈등 일부 위원회의 경우 행정적 수요보다 정치적 명분이 고려되다 보니 기존의 위원회와의 기능 중복으로 행정낭비를 부추기고 있다.고충처리위원회 관계자는 “국민고충위의 기능과 인권위의 기능이 중복되기 때문에 위원회 통합 문제가 제기됐지만 결국 인권위가 독자적으로 출범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비리 공직자와 행정기관의 부패행위 등을 다루는 부패방지위원회의 업무도 사실 검찰이나 감사원의 역할과 상충되다 보니 이들 기관간에 보이지 않게 ‘힘겨루기’ 양상도 빚어지고 있다. ●권한의 한계 법적·제도적 한계와 관계 부처의 ‘입김’ 등으로 제 역할을 못하는 위원회를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지적이다. 공무원 인사업무와 관련,현재 기획 부문은 중앙인사위,인사집행은 행정자치부로 이원화돼 있다.그러나 법령제안권이 없는 한 인사위는 행자부의 직·간접 통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법령제정권이 없는 위원회가 법령을 제·개정하기 위해서는 관련 부처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사권이 없는 부패방지위원회도 결국 검찰의 ‘처분’에 따라 웃고 우는 신세다.지난해 차관급 고위공직자 3명의 비리사건에 대해 검찰에 재정신청을 하고 돈을 줬다는 증인도 확보했지만 결국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독립성 확보 및 책임강화가 관건 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러나 대통령이나 총리 직속기구인 위원회들은 최종 인사권자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위원회 고위직 간부들 가운데 일부 낙하산 인사들까지 있어 위원회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있다.독립기구인 위원회의 간부들도 임기보장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실제로 중앙인사위,부방위,인권위 위원장 등은 임기가 3년으로보장돼 있음에도 정권교체와 동시에 ‘용퇴’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를 놓고 남모르게 고민 중이다. 충분한 사전 준비없이 위원들이 각종 위원회에 참석해 ‘들러리’를 서다보니 부실 정책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황윤원(黃潤元) 행정연구원장은 “위원회의 최종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책임 한계가 모호하다.”면서 “위원들의 책임있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kdaily.com ★전문가 제언 새 정부는 향후 정부조직개편을 할 때 위원회 조직부터 정비해야 한다. 정권이 바뀌면 분위기 쇄신과 공약실천 차원에서,새로운 국가과제나 역점시책의 집행을 위해,정권유지를 위한 지원세력 확보를 위해 위원회 조직을 남발해 왔다.위원회는 ‘작은정부’의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가장 손쉽게 조직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처·청’과 같은 계층조직이 해야 할 업무를 위원회의 이름으로 위장전입시키는 것도 위원회 증설에 한몫을 했다.중앙인사위,부패방지위,공정거래위,노사정위,금감위 등은 사실상 계층조직 형태를 갖추어야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는 집행기구들이다. 위원회는 정부 조직개편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면피용 위원회’에서부터 시대적으로 뒤떨어진 노후화된 ‘식물위원회’,전관예우 차원에서 설치된 ‘명함용 위원회’,대기발령자들을 대기시키고자 만들어진 ‘정류장위원회’,전임자의 고귀한 뜻을 해치지 않기 위해 유지되는 ‘예우용 위원회’에 이르기까지 난삽하기 이를 데 없다.학술적 분류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 정부조직은 ‘위원회공화국’이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지만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 위원회는 늘 개혁의 뒷전에 밀려나 있었다.설립목적이 이미 달성됐거나 존립필요성이 없는 위원회,운영실적이 낮아 존치의 필요성이 없거나 현대적 조직형태인 팀제나 네트워킹 등 임시관료 체제로 대체할 수 있는 위원회는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또 유사위원회들은 통합해야 한다.그러나 반드시 위원회는 불필요하다는 전제는 금물이며,소위 행정위원회 중에서도 사실상 집행업무를 하는 조직은 과감하게 계층조직으로 바꾸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작위적인 조직축소보다는 수혜자의 편익증진을 위해 필요한 정부조직임에도 위원회와 같은 기형으로 만들지 않는 정부조직 개편의 용단이 필요하다. 황윤원 한국행정연구원장
  • 이런 책 어때요

    ***2003년 세상보기 세상 좀 알고삽시다/진중권·김병준 등 지음 하이비전 펴냄 요즘은 10년이 아니라 1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한다.그만큼 세상은 빠르고 복잡하게 돌아간다.때문에 현대인들에게는 특히 세상의 흐름을 읽고,앞서 살아가는 지혜가 요구된다.이 책은 국내의 지식인 29명이 정치·경제·사회·문화·정보통신·과학 등 6개 분야별로 사회적 이슈가 될 만한 문제들을 진단한 시사문화교양서다.한국정치는 증오를 먹고 사는 정치요,공공성이 결여된 정치였다.한국정치가 고쳐나가야 할 점은 한 둘이 아니다.책은 그 한 예로 1인2표에 의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정당투표제)를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9800원. ***지허스님의 차(茶) 지허스님 지음 김영사 펴냄 한국의 차는 백제시대 불교 전래에 맞춰 들어와 전라도 일대에 퍼진 이래 오늘날 문화 명품으로 자리잡았다.한국 전통차는 야생 차나무에서 난 잎을 일일이 손으로 비비고 덖어 만든 것으로,데쳐서 말린 일본 차와는 완전히 다르다.근대 선승 10인 가운데 하나인 선암사 주지 지허스님은 50여년 동안 다각(茶角:절에서 차밭을 가꾸고 차를 만들며 다례를 올리는 등 차에 관한 일체의 일을 하는 사람)일을 맡아온 다인.‘선다일여(禪茶一如)’라는 차와 선의 진정한 관계,선암사에서 전통차 다맥이 살아남게 된 사연 등을 들려준다.1만 2900원. ***너무나 인간적인 거장 미켈란젤로 로제마리 슈더 지음 전영애 등 옮김 / 한길아트 펴냄 16세기 종교개혁과 반종교개혁 시대의 이탈리아 반도는 권력암투와 전쟁으로 얼룩져 있었다.미켈란젤로의 고향 피렌체에서는 전제군주와 부패한 성직자들에 맞서 싸운 사보나롤라가 공화국을 세웠지만 그는 곧 화형당하고 공화국은 붕괴한다.이런 시대 배경 아래서 미켈란젤로는 아버지를 비롯해 형제들을 전적으로 부양해야 했으며,그의 예술작업은 예술품의 주된 주문자인 교회가 정해놓은 규칙과 권력자의 뜻에 구애될 수밖에 없었다.혹독한 삶의 조건에서도 꿋꿋하게 제 길을 걸어간 한 예술가의 모습을 소설 형식으로 그렸다.전2권 각권 1만 8000원. ***만화의 역사 로저 새빈 지음 김한영 옮김 / 글논그림밭 펴냄 예술계에서는 만화를 ‘쓰레기 아이콘’으로 격하하곤 한다.그러나 만화는 어엿한 ‘대중문화의 꽃’이다.이 책은 만화라는 매체가,아이들을 위한 만화신문에서 1960년대와 70년대 반체제 만화인 ‘코믹스(comix)’운동을 거쳐 오늘날 그래픽 소설로 발전하기까지의 역사를 다룬다.유럽에서 대중을 위한 그림이 생산된 것은 인쇄술의 발명 덕분.만화전단을 만드는 인쇄소 망이 출현했고,1820년대에는 이른바 ‘풍자산업’이 런던에 기반을 두고 영국의 주요 도시에서 지점을 운영했다.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만화의 역사를 살핀다.4만 5000원. ***자살 토머스 브로니시 지음 이재원 옮김 / 이끌리오 펴냄 고대 그리스의 견유학파와 스토아학파는 자살을 받아들인 반면 에피쿠로스 학파는 자살을 인정하지 않았다.플라톤은 기본적으로는 자살을 반대했지만,‘파이돈’에서 치유할 수 없는 고통이나 피할 수 없는 치욕을 당한 사람의 경우에는 자살을 인정했다.이와 반대로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 윤리학’에서 자살이 공동체에 대해서는 부당한 행위이지만 스스로에게 부당한 행위는 아니라고 설명한다.점점 중요한 사회적 코드가 되어가는 자살.그것은 무기력한 도피인가,인간만의 특권인가.이 책은 자살에 관한 다양한 담론을 소개한 자살학 입문서다.1만원. ***수소혁명 제러미 리프킨 지음 이진수 옮김 / 민음사 펴냄 미국 워튼스쿨 교수인 저자는 전작 ‘소유의 종말’을 통해 ‘소유의 시대’는 가고 ‘시간과 체험의 상품화’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한 바 있다.이 책에서는 석유 시대의 종말과 혁명적인 수소 에너지 시대의 도래를 예언한다.산업시대 초기에 석탄과 증기기관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마련했듯이 미래에는 수소 에너지가 기존의 경제·정치·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란 설명이다.수소는 우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원소 가운데 가장 흔하기 때문에 ‘영구 연료’가 될 수 있으며,이산화탄소 같은 공해물질도 배출하지 않는다.1만 4000원.
  • 정부 외교문서 공개로 드러난 새사실

    ***10월 유신때 대미 여론공작 박정희(朴正熙) 정부가 지난 72년 10월 17일 유신 선언 직후 미국내 여론을 유리하게 조성하기 위해 ‘특별공작’을 벌인 사실이 밝혀졌다. 외교통상부가 15일 공개한 외교문서에 따르면 정부는 당시 ‘10·17 특별성명과 관련한 대미특별 활동계획'과 ‘일반 홍보활동 방안'을 마련하는 등 미국내 여론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박정희 정부는 우선 주미 대사에게 로저스 미 국무장관과 알렉시스 존슨 국무차관,마샬 그린 차관보,방한 경험이 있는 미국 의원과 친한파 의원들을 만나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 것을 지시했다.특히 ‘세부지침'에서는 ‘로비스트'를 동원해 언론 홍보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외국 공관장의 기자회견을 활용하라는 주문도 했다. 또 유리한 여론 조성을 위해 저명한 칼럼니스트를 활용하도록 하고 73년 3월까지 매달 1차례씩 6차례 칼럼을 게재하기 위해 3만달러의 특별예산을 편성하는 한편 미국 주요 일간지 독자투고란에 유신을 홍보하는 글도 수시로 투고하도록 했다. 이밖에 미국 선거가 끝나는 72년 11월 말엔 대미 설득 사절을 파견할 계획까지도 세웠다. 이에 따라 뉴욕 총영사관은 10월 17일 유신을 선언한 직후 긴급 언론 대책위원회를 소집,홍보대책을 논의했으며 다음 날인 18일에는 유신 선언에 따른 해외 홍보지침을 배포했다고 본국에 보고했다. 한편 당시 주미 대사는 유신을 선언하기 하루 전인 10월 16일 오후부터 로저스 국무장관과 존슨 차관,그린 차관보 등 국무성 고위층과 접촉을 갖고 유신선언 및 계엄령 선포 조치를 설명하고 미국 정부의 이해를 구한 것으로 드러났다.이에 대해 로저스 장관은 유신 선언이 당시 닉슨 행정부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지 모른다는 우려를 표명했으며,유신 선언 내용 중 ‘강대국'에 대해 언급한 일부 구절은 불만스러웠다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승진기자 ***7.4성명뒤 미군 감축 검토 외교부가 공개한 자료에서는 미국이 지난 72년 ‘7·4 남북공동성명' 채택 이후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고 주한미군을 추가로 철수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등 대북 관계를 적극 개선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북한은 당시의남북공동성명을 자신들의 통일원칙을 한국이 수락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남북문제의 유엔 간섭 배제를 추진했으며,이 과정에서 남측과 논란을 빚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부가 공개한 ‘남북공동성명 발표 이후 대미외교의 문제점과 대책' 보고서는 “7·4 성명 이후 미국은 한국에 대해 계속적 군사원조 제공등을 다짐한 바 있으나 로저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을 포함한 모든 나라와의 관계개선을 원하고 있다.'고 한 데 이어 북한을 ‘DPRK'(북한의 공식 영문국호)로 표현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정치적 접근의 실마리를 찾으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남북한 당국자들이 7·4 공동성명 이후 통일 원칙과 관련해 논란을 벌인 사실도 눈길을 끈다. ‘남북 공동성명 발표 이후 대미외교의 문제점과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공동성명 직후 인도네시아 국경일 리셉션에서 박인근 당시 주(駐) 양곤(현 미얀마의 수도) 북한 총영사는 남한 총영사에게 “우리의 통일원칙을 남조선에서 수락해 기쁘다.”면서 “공동성명에서 ‘외세개입 반대'에 합의한 이상 미군철수와UNCURK(유엔재건위원회) 해체는 당연히 이뤄져야 하고,과거의 잘못된 모든 유엔 결의를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한 총영사는 “한국은 자주적 평화통일을 누구보다도 기원해 왔으며 북한의 재침략 준비가 (공동성명 채택같은) 기회를 가로막아 왔다.”고 반박하는 등 양측이 치열하게 논전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외교부,72년 외교문서 공개/美, 7·4공동성명후 北체제 인정

    외교부는 1972년 외교문서 798권 8만 2000여쪽을 15일 일반에 공개했다. 비밀해제에 따라 이날 공개된 외교문서에는 박정희(朴正熙) 제 8대 대통령 취임식과 72년 7·4 남북공동성명,월남전 관련 문서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에서 미국은 ‘남북공동성명' 채택 이후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고 주한미군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북관계를 적극 개선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당시 박정희 정권은 미국의 한국에 대한 군사원조 지속 등 한·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위사절단 파견,학계·언론계·경제계 인사들의 한·미 교류강화 등 다각적인 외교노력을 펼쳐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유신 직후에는 ‘10·17 특별성명과 관련한 대미특별 활동계획'과 ‘일반 홍보활동 방안'을 마련하는 등 미국내 여론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주미 대사에게는 미국의 지도층 인사들을 만나 여론을 유리하게 끌 것을 주문하는가 하면 미국 내 언론을 최대한 활용하라며 특별예산까지 편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美, 北체제보장 어떻게/다자협의 ‘제네바 Ⅱ’ 도출 가능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14일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회견에서 북한과의 새로운 합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북한의 불가침 조약체결 요구에 대해 “평양측에 응답할 방법을 모색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대북 ‘체제 보장’방안이 가시화되는 느낌이다.물론 북한이 핵포기 의사를 밝히고,뉴욕채널 등을 통해 미국에 대화제의를 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깔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4일 “여러 안들이 논의는 되고 있으나,구체적으로 그림이 잡혀가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면서 “특히 어느 정도 유연하게 돌아섰던 미국내 분위기가 지난 10일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으로 다시 굳어지고 있어 본격논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단 미국은 북한이 요구하는 ‘불가침조약 체결’은 배제하고 있다. 대신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대북 침략의도가 없다.”는 점을 명시한 서한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내는 방안도 있지만 가장 유력해 보이는 것은 한·미·일·러 등 국제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형식이다.파월 장관의언급으로 볼 때 다자 협의체 형식을 통한 새로운 합의 즉 ‘제네바 Ⅱ’를 도출,북한의 핵생산을 강력하게 억제하면서 대북 체제보장을 해주는 방식이 될 듯하다. 정부 당국자는 “북·미간 협상 결과인 제네바 핵합의를 북한이 위반했다는 점에서 이번엔 북·미 플러스 국제사회가 함께 조율하는 체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체제보장에서 중요한 것은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서한이나,공동 선언 등을 통해 체제 보장을 하더라도,북한의 핵투명성이 보장되고 나서야 가능하다는 것이다.북한이 핵포기 선언을 한 뒤 핵포기와 체제보장에 대한 ‘빅딜’을 하더라도,최소한 북한의 핵 사찰·검증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문서에 담을 것으로 보인다. 94년 체결된 북·미 제네바 합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미국은 3조 1항에서 “북한에 대한 핵무기 불위협 또는 불사용을 공식 보장한다.”고 했지만 시제는 미래형(will)이다.이어 2항에는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를 일관성 있게 취한다고 못박았다.이는 미국의 기본 핵정책이 ‘소극적 안전보장’(NSA·Negative Security Assurance)이란 데서 출발한다.핵 안전조치 이행을 통해 과거핵 규명을 끝낸 나라에 대해서만 NSA를 적용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2000년 ‘북·미 공동코뮈니케’의 재확인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부시 행정부가 클린턴 행정부 때 실책이라고 지적해온 것을 재확인해 준다는 것은 쉽지 않다.북·미간 협상을 통한 새로운 핵합의 체결도 한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긴 하나 북한의 강경 입장이 지속된다면 검토 수준에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수정기자 crystal@
  • 파월 “北核억제 새협정 필요”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핵 개발 포기에 동의하더라도 북한의 핵무기 생산능력을 좀 더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협정”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이 14일 보도했다. 신문은 파월 장관이 한 인터뷰를 통해 1994년의 제네바 합의가 핵분열 물질의 생산을 봉쇄하는데는 성공했으나 생산능력은 고스란히 남겨 뒀다면서 “이제는 새 합의가 필요하며 기존의 합의 틀로 되돌아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고 전했다. 파월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 정부가 확대일로의 북핵 위기 완화를 희망하고는 있지만 클린턴 행정부 당시에 틀이 짜여진 협약으로 되돌아갈 의지가 거의 없음을 내비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파월 장관은 “1994년의 북·미 제네바 합의가 북한의 핵무기 제조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지 못했다.”는 미 행정부 내의 비난과 관련,북한이 모든 무기 개발을 포기하는데 동의하더라도 제네바합의 당시 약속한 경수로 2기 건설을 재개할지여부에 대해 미국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북한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제공키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원자력 외에 다른 에너지 형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특히 만약 북한이 먼저 핵 야망 포기에 동의한다면 미국은 북측의 거듭된 불가침조약 요구에 대한 수용책을 찾기 위해 노력할 용의가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정식 조약은 아니라도 북한을 침략할 뜻이 없음을 밝힌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거듭된 발언을 “문서화”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백악관은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와줄 수 있으나 아직 북한으로부터의 공식적인 반응은 없다고 밝혔다. mip@
  • 김대중대통령 통치사료 기록 보관소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집권 5년간 국정수행과정에서 남긴 각종 기록물 15만 8232건이 10일부터 정부기록보존소로 이관된다. 정부기록보존소에 이관되는 김 대통령 통치자료는 ▲일일 일정 및 행사계획표 1만 35건 ▲국정노트,연설초고 등 친필자료 89건 ▲대통령 재가문서 및 지시사항 시달 366건 ▲대통령 주재 회의자료 4939건 ▲대통령 행사 중 말씀내용 1291건 등이다. 기록물에는 접견 및 각종 임명 수여식 관련자료 965건,외교활동 자료 328건,공보활동 자료 404건,비서실 생산 및 접수 자료 1만 7241건,이희호(李姬鎬) 여사활동자료 1307건,시청각 자료 1만 7216건,홈페이지 운영자료 2만 1916건,접수민원자료 8만 2135건이 포함돼 있다.특히 자료에는 김 대통령이 국정운영 구상을 위해 틈틈이 메모한 ‘친필 국정노트'(사진) 27권도 포함돼 있다. 이같은 김 대통령의 기록물은 정부 수립 이후 지난 50년간 누적된 역대 정부 대통령 기록물(12만 956건) 보다 많은 것이다. 청와대는 이승만(李承晩)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집기류,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탁자,최규하(崔圭夏) 전 대통령 시절의 문갑 등 역대 대통령이 사용한 집기류 132점과 청와대 관련 신문기사 스크랩 5만 7827점도 이관할 방침이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파월 회견 의미·전망/核포기·체제보장 ‘빅딜’하나

    제네바합의 당시 안전보장 방식도 검토 韓·日·中·러 참여 공동선언 형태 가능성 지난해 10월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 시인 이후 극한으로 치달아온 북·미 핵대치 상황이 해결을 위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한·미·일 대북정책 조정감독그룹(TCOG)회의 종료 하루 뒤인 8일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해 공식적인 안전보장을 해주는 방안을 준비중임을 내비쳤다.또 북·미간 물밑 접촉도 상당수준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은 미국이 지난 2000년 북·미 공동 코뮈니케를 재보증하는 수준이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흘림으로써 대립각을 세워온 북·미 양측이 문제 해결을 위한 접점을 찾아가는 게 아니냐는 기대를 낳고 있다. ●파월 장관의 제네바 핵합의 평가 파월 장관의 언급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점은 지난 94년 클린턴 행정부시절 북·미간 체결한 제네바 핵합의에 대해 평가한 부분이다.그는 “북한의 플루토늄 핵시설을 동결한 이전 행정부를 높게 평가한다.”며 “많은 핵무기들이 제네바 핵합의와 클린턴 대통령 및 그의 팀들에 의해 제조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 부시 공화당 행정부의 제네바 핵합의에 대한 기본 시각은 ‘북한의 핵놀음을 돈으로 매수했다.’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폐기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물론 파월 장관은 부시 행정부내 대표적인 비둘기파이지만,이같은 언급 자체가 미 행정부내 조율없이 그대로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공식적인 안전보장은 북한이 북·미간 적대관계 중지를 명기한 ‘조(북)·미 공동 코뮈니케’를 재확인하는 문서 등이면 핵포기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이 방안을 통한 접점 모색이 가장 유력해보인다. 미국이 생각할 수 있는 방안으론 파월 장관이 밝혔듯 94년 제네바 핵합의 과정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냈던 서한이나,공동 선언 등이다.북한의 불가침 조약 체결 요구에 대해 미국은 ‘조약’의 형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한·일·중·러 등 주변국이 공동 참여하는 형태의 공동 선언 등을 선택할가능성도 있다. ●북·미 접촉과 북측 태도 미국은 TCOG 공동발표문에 ‘국제적인 의무 사항을 어떻게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기꺼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명기했다.북한측이 약간의 긍정적인 태도만 보이면 북·미간 대화의 물꼬는 다시 트일 수 있다는 것이다.북한이 그동안 홍콩 등지에서 미측에 어떤 식으로 켈리 차관보 이상의 고위급 특사 파견을 제의했는지,북한을 다녀온 전직 미 관리가 누구인지는 현재로선 불분명하다.지난해 10월 공식적으로 다녀온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나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등이 북측의 메시지를 미국에 전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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