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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北, 핵 전면폐기 표명”

    중국의 왕이 외교부 부부장은 오는 25일 베이징에서 열릴 6자회담과 관련,“북한이 핵을 전면폐기할 용의가 있으며,그 전제로 핵 활동을 일절 동결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23일 교도 통신에 따르면 왕이 부부장은 중국을 방문 중인 아이사와 이치로 일본 외무성 부대신에게 이같이 밝혔다.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도 이날 “북한은 3주 전 평양을 방문한 호주 대표단에게 자체 핵프로그램을 폐기할 용의가 있으며,그 대가로 안전보장을 원한다는 뜻을 시사했다.”고 말했다.다우너 장관은 “또한 그들은 핵활동 동결조치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이며,핵 활동을 폐기해야 할 것이라는 점도 알고 있다는 점을 우리 관리들(호주 대표단)에게 말했고 이는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차 6자회담 핵심 쟁점인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HEU)핵 프로그램이 포함된 폐기인지는 불분명한 상태다.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핵폐기 언급은 여러번 나온 것으로,HEU 문제 등 6자회담에서 실제 어떤 자세를 취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날 제프리 존스 암참(주한미상공회의소) 명예회장과의 대담에서 “북한이 뭔가 양보의 카드를 좀 내놓을 것”이라며 “이번 6자회담 때 잘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노 대통령은 “북한이 등 돌리면 고립되고 미국이 등 돌리면 비판받게 될 것”이라며 “북한이 핵포기를 할 수 있다고 여러차례 밝힌 만큼 이번 회담은 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수혁 외교부 차관보는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및 야부나카 미토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한·미·일 3국 고위급 협의를 가진 뒤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핵 폐기를 전제로 동결 조치에 들어갈 경우,상응 조치를 해줄 수 있다는 우리측 안에 대해 미측이 이해를 표했으며,설득 결과는 성공적”이라고 밝혔다. 이 차관보는 이어 “북핵 해결 전 과정에 이르는 3단계 방안과 함께 대북 안전보장의 3가지 방법,북핵 동결의 3가지 조건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마련한 3단계 방안은 ▲ 북한의 우라늄 포함 전면 핵폐기-미국 등 5개국의 대북 안전보장 용의 표명 ▲북한의 핵폐기 및 검증 절차-상응 조치 제공 ▲핵폐기 절차 완료-항구적 안전보장 문서 채택 및 북·미 수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정기자 crystal@˝
  • 盧 “기업인의 허물 감추는건 잘못”

    노무현 대통령은 23일 제프리 존스 암참(주한미상공회의소) 명예회장과 대담형식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은)제가 대통령되니까 반(反)기업정책 나오면 재미없다고 딱딱 예고하면서 ‘그러면 우리가 당신을 흔들 것이다.’고 말하면서 경고했었다.”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정치자금 바람 때문에 쑥 들어갔지만,그렇지 않았더라면 (기업들은)계속 정부에 대해 경고해왔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집권 초의 분위기를 밝혔다.노 대통령은 “기업 마음대로 세계 곳곳으로 주소를 이동하는 환경에서 기업이 강하냐,정부가 강하냐고 묻는다면 이젠 기업이 강하다.”면서 “정부는 기업을 선택할 권한을 못 갖지만,기업은 어떤 정부가 지배하는 지역으로 갈지를 선택하니까 이젠 옛날의 권력과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반(反)기업 정서가 만연했다는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에는 “기업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잘 되도록 밀어야 하지만 기업인의 허물을 감추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불법 정치자금 제공과 관련된 기업인들을 무조건적으로 ‘선처’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노 대통령은 성장과 경기회복을 위해 처음부터 방향을 잡았는데도,일부에서 분배에 집착하는 것으로 몰고가려고 했다는 뜻도 내비쳤다.노 대통령은 “(언론 등은)저에 대해 당연히 분배론자,친노(親勞)정부라고 생각하고 작은 정책에 관해서도 그것만 크게 보고 부각시켰는데,1년쯤 지나보니 전체적으로 그렇게 볼수 없으니까 노무현이 사람이 달라졌다고 보는데 거기에는 동의한다.”면서 “이리 가든 저리 가든 인식이 사실에 맞게 변화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언론의 일반적 평가에 불만이 많다.”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국회와 언론에서 이렇게 흔들면 정말 힘들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한국이 변화하는 만큼 그에 맞춰 영어 공용화 정책을 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영어공용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했다.노 대통령은 ‘20∼25년 뒤 영어를 한국의 공식언어로 하자는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제프리 존스 회장의 질문에 “우선 경제특구에서 영어 공문서가 통용되도록 하고 수요가 늘면 거기에 맞춰 공용화하는 것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곽태헌기자 tiger@˝
  • 서울 도봉구 컴맹탈출 열기

    ‘4살짜리 어린애도 마우스를 능숙하게 다루는 컴퓨터 강국 대한민국에서 컴맹의 서러움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심정을 모른다.’ 서울 도봉구(구청장 최선길)가 컴퓨터를 몰라 왕따를 당하는 노인과 주부들을 위해 마련한 컴퓨터 강좌가 인기절정이다. 구청 5층에 마련된 강의실(주민전산교육장)에는 강의시간만 되면 빈자리 하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항상 만원이다.강사의 강의를 놓칠세라 마우스를 움직이고 엔터키를 치는 머리 히끗히끗한 어르신이나 주부들의 모습이 잔뜩 긴장되어 있으면서도 이번에야 말로 컴맹에서 탈출하겠다는 열기로 가득하다. 강좌는 컴퓨터 기초 및 인터넷 활용법을 교육하는 어르신 컴퓨터반과 일반주민을 위한 컴퓨터 길잡이반,컴퓨터 중급반 등 3개 강좌로 이뤄져 있다.그러나 매월 접수일만 되면 수강생이 넘쳐 접수를 못하고 발만 동동구르는 주민들을 위해 다음달부터는 어르신 컴퓨터반과 일반주민 컴퓨터 길잡이반을 1강좌씩 늘리기로 했다. 80여대의 컴퓨터는 최신 기종일뿐만 아니라,인터넷도 초고속이다.조용하고 왕래가 비교적 적은 공간에 강의실이 마련돼 최적의 교육환경도 갖추고 있다. 컴퓨터 소리만 들어도 무조건 거부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손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마우스 작동법부터 자료 저장방법,문서 불러오기,인터넷 검색법,이메일 활용법 등 컴퓨터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는 기초적인 과정들로 진행된다.이 과정이 끝나면 혼자서도 터득하며 컴퓨터 세상의 묘미를 알아갈 수 있는 사이버강좌 사이트도 알려준다. 수강료는 만 65세 이상은 무료,일반주민은 1만 5000원이며,매월 40명씩 한 달 과정으로 매주 2∼3일 강의한다. 최용규기자 ykchoi@˝
  • 조길연 한신평정보 전무 “CB 정착되면 신용불량 사라질것”

    “현재의 신용불량자 제도에 의존하지 않고 개인신용정보를 체계적으로 모아 활용했다면 신용대란은 물론,신용카드 사태도 막을 수 있었을 겁니다.” 한국신용평가정보㈜ 조길연(趙吉衍·52) 전무(신용사업본부장)는 22일 “400만명에 육박하는 은행연합회 등록 신용불량자 외에 세금이나 통신·가스비 등 공공요금을 연체한 ‘생계형’ 신용불량자까지 합하면 1000만명이 넘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 전무는 지난 20여년간 한신평 등에서 신용평가·정보사업에 주력해온 신용평가 전문가다.IMF외환위기 이후 소비자금융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개인신용평가(크레디트뷰로·CB)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국내 금융사들을 설득해 2년 전 국내 최초로 CB컨소시엄을 만들었다.최근엔 CB의 필요성 및 관련 국내외 사례 등을 담은 CB 전문서 ‘크레디트뷰로-신용대란,그래도 길은 있다.’를 펴냈다. 조 전무는 “CB는 은행연합회로 집중되는 연체 등 불량정보는 물론,대출·결제·상환기록 등 우량정보까지 공유해 평점화하는 시스템으로,미국·유럽 등에서는 전문 민간CB업체들이 주도해 신용사회 정착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당시 우리은행 한 곳의 참여로 시작된 한신평정보의 CB컨소시엄은 현재 은행·카드·캐피털·유통·대부업체 등 170여개사로 늘어났다.조 전무는 “각 금융사마다 고객정보 공유를 꺼렸기 때문에 초기에는 컨소시엄 제안서를 들고 안 다녀본 금융사가 없을 정도로 어려움이 많았다.”며 “올해는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조 전무는 “CB가 정착되면 ‘신용불량자’라는 말이 필요없게 될 것”이라면서 “은행이나 카드사 등은 CB평점에 따라 대출·카드발급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신용이 없으면 금융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그는 “해외 CB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면서 “금융정보 외에 통신·세금 등에 대한 신용정보도 공유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 전무는 “신용은 ‘일회성’이 아니라 오랫동안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주거래은행을 만들고 자동이체를 하는 등 쉬운 것부터 실천하고,연체 빈도나 대출 잔액을 줄이려고 노력한다면 신용점수는 올라가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미술평론가에서 ‘목수’ 변신 김진송 씨

    김진송(45).이름있는 미술평론가이자 전시기획자에서 스테디셀러 ‘현대성의 형성-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의 저자로,그리고 홀연히 시골로 가 나무를 깎아 물건을 만드는 ‘목수’로 변신한 그는 놀라운 변신만큼이나 눈에 띄는 성과들을 선보여 왔다. 최근까지만 해도 나무의 결과 형상을 살려 독특한 가구를 만들었던 그가 이번에 들고 나온 것은 장남감처럼 앙증맞은 목물(木物)들이다. ‘하늘에 갇힌 새’ ‘붙잡힌 외계인’ ‘펀치 드렁커’ ‘십이지 동물농장’ ‘사이보그를 꿈꾸는 아이’ ‘비루먹은 용’….고향인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으로 내려가 목수일을 시작한지 5년,그동안 생계를 위해 가구들을 주로 만들어 왔다는 그가 지난 1년 동안 아이디어를 짜내 세상에 내놓은 주인공들이다. ●어른들을 위한 ‘물건’ “어린이들을 위한 장난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을 위해 만든 것입니다.정작 상상력이 필요한 쪽은 어른들이니까요. 어른들이 상상을 즐기지 못하는 것은 현실과 밀착돼 있기 때문이 아니라 현실의 상투성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도망자처럼 쫓기듯 살아가는 숨막히는 일상,그 속도에 치여 살다 보면 어느새 지난날의 꿈은 사라지고,심지어 남의 꿈에 대해서도 허황하다며 냉소를 던지는 게 우리의 솔직한 자화상이다. 그가 이처럼 목물 작업에 매달리는 것도 이런 메마른 정신에 상상의 비를 내려주기 위함이다. 김씨는 작가로 불리기를 한사코 거부한다.자신이 만드는 것은 ‘작품’이 아니라 단순한 ‘물건’이라고 믿기 때문이다.“나는 작가가 아닙니다.더도 덜도 아닌 그저 직업 목수일 뿐이지요.직업에 귀천이 있다면 목수보다 더 천박한 게 예술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데올로기에 갇힌 예술,독야청청의 외피를 두른 예술을 경멸합니다.” 일상과 유리된 ‘고급’ 예술보다 차라리 끌과 망치가 만들어낸 목물들이 정직한 노동의 산물로 더 순정하다는 것이다.하기야 예술이란 누군가 말했듯이 불확실한 선택과 도전,사기가 아닌가. ●목수보다 천박한 게 예술가 김씨가 목물 작업에 사용한 나무는 무척 다양하다.쪽동백나무,단풍나무,물푸레나무,흑단,느릅나무,엄나무 등 온갖 나무가 쓰였다. 삽이며 자귀,니퍼,볼트,너트,포클레인 발톱,자동차 라이닝 등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물건들도 ‘상상을 초월하는’ 유쾌한 방식으로 거듭났다. 그것들은 우리 눈을 즐겁게 해줄 만큼 충분히 새롭다.그러나 김씨의 물건이 특별히 주목받는 것은 그 안에 새겨진 이야기가 울림을 주기 때문이다.절간에 잉어 모양의 목어(木魚)가 매달리게 된 사연,외계인이 지구에 착륙하지 못하는 이유,피라미드의 비밀 등 기발한 목물들은 생각하는 힘을 키워준다.스스로도 얘기하듯 그는 ‘이야기를 깎는’ 목수다. 김씨의 ‘물건’과 그에 관한 이야기는 최근 펴낸 ‘나무로 깎은 책벌레 이야기’(도서출판 현문서가)란 책에 그대로 담겨 있다. “처음부터 이야기를 머리에 완벽하게 그리고 나무를 깎는 경우는 없습니다.그렇다고 해서 이야기 없이 작업하는 것은 아니지요.나는 물건과 관련해 교훈적이고 계몽적인 내용을 늘어놓고 싶지 않습니다.그것은 현실과 비현실의 진부한 벽을 넘어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데 족쇄가 될 수 있으니까요.” 김씨는 경기도 마석 축령산 자락에 작업실을 짓고 1년 동안 꼬박 목물을 만들었다. 인형,외계인,짐승 등 낯선 물건들의 탄생을 지켜보며 그는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특별한 즐거움을 맛봤다.“상투적인 세계의 지겨움에 대한 보상심리,물신에 휘둘리는 인간세계의 질서를 조롱하는 전복적인 재미라고나 할까요.나 혹은 우리만을 주체로 여기는 이성적이고 이기적인 질서에서 벗어나 타인의 관점에서 다른 세계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자세를 가졌으면 합니다.” 김씨는 자신의 새로운 목물들을 통해 우리의 닫힌 의식,세상의 먹물들을 조롱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새달 1일까지 ‘나무로 깎은‘ 展 하지만 물건을 직접 보지 못한 사람들로선 그 모양이 어떤지,무슨 사연이 담겨 있는지 궁금증만 더할 뿐이다. 그런 이들에게 서울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나무로 깎은 책벌레 이야기’전(3월1일까지)은 해답을 줄 만한 자리다.김씨는 이미 지난 98년부터 네 차례의 ‘목수 김씨전’을 통해 ‘소목장(小木匠) 김진송’을 알린 바 있다.이번 전시엔 200여점의 물건들이 나와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 경제부처 “安부총리 교육개혁은 땜질처방”

    “안병영 교육부총리가 사교육비 절감 방안으로 제시한 교육방송(EBS) 수능강의는 (교육문제 해결에 있어서) 단기적 처방에 불과하다.” “(고교)평준화를 건드리지 않고 입시제도를 고쳐봐야 또 실패한다.” 20일 낮 정부과천청사 회의실에서는 교육개혁에 대한 경제부처 공무원들의 난상토론이 벌어졌다.재경·산자·농림·노동 등 경제부처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올들어 세번째 열린 ‘브라운백 미팅’ 자리였다. 토론 참석자 50여명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경제부처 공무원들이었다.그래서인지 토론은 교육의 철학적 가치 등 딱딱한 소재보다는 평준화 개혁,자율경쟁 도입,교육의 효율성 등 시장경제적 관점으로 흘렀다. 주제발표에 나선 KDI 교육개혁연구소 이주호 박사는 최근 발표된 수능정책이 교육문제 해결에 있어서 ‘단기처방’이라고 비판한 뒤 “평준화 개혁과 대학정책의 자율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이 박사는 “자립형 사립고를 확대하고 ‘협약학교’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협약학교란 정부부처·지방자치단체·교육단체·기업 등이 설립해 뜻대로 운영할 수 있는 고교”라고 설명했다.또 “대학입시는 국민공통시험과 과목별 시험으로 이원화하고 내신반영은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손종현 전문위원은 “교육혁신위가 설정한 148개 혁신과제 중에서 (교육계가) 지금 몇개나 실천하고 있느냐.”고 반문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도 좋지만 공교육의 정상화,교사의 권한 존중 등 원칙을 강조하며 교육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공교육이 사교육에 떠밀려 이제 교사는 학교에서 EBS-TV나 틀어주는 사람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천 경제부처 공무원들은 올해부터 점심시간에 KDI 주재로 브라운백 미팅을 갖고 있다.다른 부처의 정책을 서로 이해하고 사회적 관심사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을 위해서다.브라운백이란 정부 기안 문서가 담긴 노란색 서류봉투나 햄버거를 담는 갈색봉투로,브라운백 미팅은 간이식사를 하며 갖는 회의를 말한다. 김경운기자 kkwoon@˝
  • “비밀 안다… 계좌에 입금하라” 여성 사업체에 잇단 협박편지

    상호에 여성 이름이 들어간 서울시내 병원이나 여행사 등 개인 사업체에 돈을 요구하는 협박편지가 잇따라 배달돼 경찰이 19일 수사에 나섰다. 지난 16일 낮 12시20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박모(47·여)씨가 운영하는 여행사에 강남구 대치동의 이모씨가 발신자로 돼 있는 협박편지가 배달돼 박씨가 용산경찰서에 신고했다.같은 날 용산구 한남동 박모(37·여)씨가 운영하는 치과 우편함에서도 같은 명의의 발신자가 보낸 똑같은 협박 편지가 발견됐다. 편지에는 “똑바로 좀 살아라.당신의 비밀을 알고 있다.만족할 만한 금액을 직접 입금하지 않으면 이후 당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당신 책임이다.”라는 내용과 함께 이모씨를 예금주로 하는 계좌번호가 기재돼 있다. 경찰은 편지에 기재된 계좌가 노숙자 이모(58)씨 소유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노숙자 이씨의 명의를 도용해 계좌를 만든 뒤 일간지와 인터넷에 광고를 내 계좌번호를 팔아넘긴 김모(48)씨와 정모(34)씨를 검거,사문서 위주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
  • 음식쓰레기로 오리 ‘쑥쑥’ 환경 ‘생생’

    “평소 재활용에 조금만 관심쏟으면 어려울 때 큰 밑천이 되죠.” 서울 자치구들이 경제난 타개와 자원절약을 위해 재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송파구(구청장 이유택)는 ‘헌책 은행’을 만든다.오는 23일 지하철 8호선 잠실역 지하상가에서 1호점 개설 기념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앞으로 주요 지점마다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헌책은행에서는 주민들의 책을 맡아뒀다가 다른 책으로 교환해주거나 기증도 할 수 있도록 했다. 헌책은행은 면적 15평으로,아동도서와 부동산 등 전문서적은 물론 시집·소설 등 총 1만여권을 보유하게 된다.송파구는 주택가를 돌고,폐지 재활용업체에 쌓인 헌 책에서 선별하거나,주민들로부터 기증받아 물량을 확보할 예정이다.기증 뒤 교환을 원하면 무료 교환권 쿠폰을 발급해준다.재활용 자원의 소중함을 심어주기 위해 판매가격을 정가나 상태와 관계없이 1권당 200∼500원으로 정했다.(02)410-3375. 구로구(구청장 양대웅)는 음식물쓰레기를 사료로 이용하는 비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오리농장을 직영하고 있다.항동 209번지에 위치한 농장은 1000평에 이른다.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 실업자 구제책으로 아이디어를 짜냈다. 농장 운영으로 얻는 효과는 뜻밖에 컸다.음식물쓰레기 직매립 또는 소각에 따른 환경오염의 최소화는 물론,침출수로 인한 수질 및 토질오염과 소각에 따른 대기오염 방지,음식물쓰레기 자원화,구청 예산절감,사료 및 오리수입 감소에 따른 외화절약,오리농장을 어린이들에게 자연학습장으로 개방함에 따른 자연보호 의식 고취과 휴식공간 제공 등 무려 ‘1석 10조’다. 큰 오리 한 마리는 버린 음식물을 하루에 2㎏이나 먹어 농장에서 사육중인 청둥오리 3500마리는 하루 7t이 필요하다.(02)2615-5246. 송한수기자 onekor@˝
  • '선두’ 케리 이상 없음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인턴사원과의 추문이 거론되는 와중에서도 존 케리(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14일 민주당 경선에서 압승했다.이날 워싱턴 DC와 네바다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다시 승리,‘부동의 1위’임을 입증해 추문이 과거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지퍼 게이트’에 버금갈 정도의 파장은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케리 후보가 선두를 굳혀감에 따라 부시 진영과의 신경전도 폭로·비방전으로 확산되는 조짐이다. ●‘지퍼 게이트’ 아니다 케리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 토크쇼에 출연,제기된 추문에 대해 “보도할만한 거리가 없으며 따라서 말할 것도 없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앞서 인터넷신문 드러지리포트는 2001년 봄부터 케리 후보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일하던 젊은 여성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이후 영국의 일간 선은 알렉스 폴라이어라는 이름의 프리랜서 언론인이라며 의혹의 여주인공 신원까지도 공개했다.경선을 포기하고 케리 후보를 지지한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사령관도 ‘비보도’를 전제로 “인턴 문제가 내부에서 폭발할 것”이라고 언급,의혹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다. 그러나 추문이 케리 후보의 독주를 막지는 못했다.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크게 다루지 않은 탓도 있지만 아직은 증거가 없는 소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케리 후보는 워싱턴 DC에서 47%,네바다에서 63%의 지지를 얻어 20% 미만에 그친 2위권을 크게 따돌렸다.지금까지 16개주 가운데 14개주에서 승리,559명의 대의원을 확보했다.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가 186명,존 에드워즈(노스 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166명을 얻었다. ●부시와의 상호 공방전 가열 민주당이 케리 후보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 경향이 보이자 부시 진영은 케리 후보를 직접 공략하기 시작했다.1탄은 부시·체니 선거진영의 웹 사이트에서 나왔다.케리 후보가 특별 이익단체와 연계됐고 기부금을 ‘원칙없이’ 썼다는 비디오 내용이 600만 미국민에게 이메일로 보내졌다.‘무원칙 1장’이라는 제목이 달려,케리 흠집내기 시리즈가 계속될 것을 예고했다. 동시에 민주당이 제기한 부시 대통령의 병역기피 의혹에 맞서 백악관은 모든 병적기록을 공개했다.업무수행평가,명예제대 등에 관한 문서가 망라됐다. 앞서 앨라배마 주방위군으로 전속된 뒤의 봉급명세서까지 공개했으나 근무지 무단이탈의 의혹이 가라앉지 않자 부시 대통령이 13일 직접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미 언론들은 부시 대통령이 앨라배마에서 군복무를 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의구심을 떨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기록들은 부시가 항공분야에서 평생을 보내기를 바라는 열렬한 조종사임을 보여주지만 1972년 5월부터 1973년 4월까지 군복무와 관련된 구체적 사항들은 제시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케리 후보는 부시 진영의 ‘안티 케리 광고’를 본 뒤 오히려 전의를 불태웠다.그는 “나는 그들이 무엇을 하려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면서 “그들은 뭔가 깜짝쇼를 연출하려 하지만 나는 맞받아 싸울 것이다.나는 싸움꾼이다.”라고 강조했다.케리 진영도 “부시는 역사상 누구보다도 이익단체의 돈을 많이 취한 정치인”이라고 비난한 웹 비디오를 30만 지지자에게 보냈다. 부시 진영도 케리 후보의 경력을 검증하는 광고를 잇따라 내보낼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해 상호 비방전은 점차 가열되는 추세다. mip@˝
  • 일제 강제징용 배상 가능성 열어

    한일 청구권협정 관련 문서가 공개되면 일제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배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청구권 협정을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65년 청구권협정을 체결하면서 우리 정부는 일제시대 관련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했다.일본은 우리나라에 10년간 3억 달러를 무상으로,2억 달러의 차관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근거로 일본 사법부는 일본 정부의 보상의무는 모두 소멸됐고,법적 미비로 보상받지 못한 것은 사법부의 판단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이에 일본,일본기업을 상대로 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소송은 대부분은 1심에서 패소했다.‘우키시마호 소송’처럼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가 여론에 밀려 항소심에서 뒤집힌 경우도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청구권 협정으로 일본에 대한 피해자 개인의 손배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며 일본에 소송을 제기하라고 맞섰다.지난 74년 대일민간청구권보상에관한법률을 제정,징용사망자 8552명과 재산 7만4967건에 대해 보상금을 지급했다며 우리 정부의 보상책임은 회피했다.그러나 당시엔 부상자,위안부,원자폭탄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없었다.한일양국은 ‘핑퐁게임’을 하면서도 40년간 한 목소리로 청구권협정 체결과정 등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혀왔다. 법원은 이런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유일한 방법은 청구권협정 관련 문서를 공개하는 일이라 판단했다.재판부는 “무기도 없이 싸움에 나가라고 할 수 없지 않느냐.”면서 “원고들이 일본 정부나 일본 기업들의 주장이 옳은지 판단하도록 협의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공개될 자료가 일본의 손배청구권이 소멸됐는지 알 수 있는 결정적 증거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어업에 관한 협정,재일교포의 법적 지위 및 대우에 관한 협정,문화재 및 문화협력에 관한 협정 등에 대해선 “한일 양국의 긴밀한 외교관계를 고려할 때 공개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한·일협정 청구권 문서 공개”

    1965년 한·일협정 체결 이후 관련 문건을 일부 공개하라는 판결이 처음 나왔다.일제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보상 책임이 일본에 있는지 한국에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강영호)는 13일 일본군 위안부 황금주(76) 할머니 등 일제 피해자 98명이 외교통상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한·일회담 문서 가운데 청구권협정 관련 문서 5권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관련기사 10면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들이 손해배상 소송를 낼 때마다 일본측은 한·일 청구권 협정을 근거로 ‘청구권은 소멸됐다.’고 주장하고 우리 정부는 ‘개인적 손배 청구권은 유효하다.’고 맞서고 있다.”면서 “원고 입장에선 어떤 주장이 옳은지 판단하기 위해 청구권 협정 합의과정과 구체적 내용을 열람·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일협정 당시 한·일 양국이 일제시대 피해자에 대해 어떻게 처리하기로 합의했는지 모두 드러나게 됐다. 재판부는 그러나 공개 문서를 52년∼65년 한·일회담 회의록,양국 교신서류,교섭내용 등 문서 57권 가운데 청구권 협상 자료 5권으로 제한했다.“문서엔 우리나라와 일본의 외교적 비밀에 관한 사항이 포함돼 있는 데다 양국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외교 관례·일본의 요청을 고려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외교부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30년이 지난 외교문서는 공개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북·일 교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공개하지 말도록 요청해 왔다. 재판부는 “개인적 손배청구권은 헌법상 보장된 권리로 제한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원고들의 나이가 많아 시간이 넉넉하지 못한 만큼 청구권 관련 문서를 빨리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겉도는 '새 주소사업’

    예산 2320억원이 투입돼 동·번지로 이뤄진 현행 주소를 도로 이름과 건물번호를 부여한 주소로 바꾸는 ‘새 주소 사업’이 우편주소나 주민등록등·초본 등 각종 행정문서에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보통신부가 새 주소사업과 관련,“새 주소 대체시 전산시스템 변경 등에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며 우편주소 사용에 반대하고 있어 새 주소 사업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감사원은 11일 “지난해 행정자치부에 대한 감사결과 행자부가 추진 중인 새 주소 전환사업은 국민생활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는 국가적 사업인데도 행자부가 사업 타당성이나 예산분석 없이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배달업체에서만 활용 새 주소 사업은 행자부가 현행 동·번지 등 지번에 의한 주소가 건물을 찾는 데 불편한 만큼 이를 개선하고 물류비 절감을 위해 미국 등의 주소 체계처럼 도로 이름과 건물번호를 부여하는 사업이다.예를 들어 현행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58-8번지’의 새 주소는 ‘서울시 강남구 새싹길 70’으로 바뀌는 식이다. 지난 97년부터 실시된 이 사업은 2009년까지 23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고 지난 2002년까지 1196억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2003년 12월 현재 전국 234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147개가 사업에 착수했으며 이중 76개 지자체가 사업을 완료했다. 하지만 새 주소는 일반인은 물론 공공기관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꼴이다.관광객이나 배달업체에서 목적지를 쉽게 찾는 생활주소로만 활용하고 있다. ●새 주소사업은 안개 속 행자부는 그동안 홍보활동도 하지 않고 지난 7년간 도로 이름과 건물번호를 부여하는 기술적인 업무에만 치중해 왔다는 게 감사원 지적이다.그러다 보니 활용도 못하는 도로명판·전산관리시스템을 비롯한 시설의 유지관리에 드는 추가비용만 해도 간단치 않다.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유지관리에만 13억 6000여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각 지자체는 국가적 사업인 새 주소 작업에 지난 2000년부터 국가예산 지원이 중단되자 사업 계속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특히 정통부는 “새 주소 사용을 위한 법적 근거도 없으며 많은 예산이 소요되고 오히려 혼란만 부추긴다.”면서 새 주소를 우편주소로 사용하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감사원, 사업타당성 검토 권고 감사원은 앞으로 일정기간 이내에 현행 주소를 새 주소로 바꾸지 못할 경우 예산 낭비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다.감사원이 행자부에 사업타당성 분석 등을 다시 해 사업 추진 여부를 재검토하고,계속 추진할 경우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차질없는 시행방안을 강구토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행자부는 이에 대해 “앞으로 체계적인 홍보활동을 통해 새 주소가 적극 활용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광숙기자 bori@˝
  • 바그다드 연일 폭탄테러

    11일에도 이라크에서 미군에 협조하는 이라크 민간인을 상대로 한 폭탄테러가 발생,47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부상했다고 미군이 밝혔다.하루 전인 10일에는 바그다드 남부 이스칸다리야의 한 경찰서 앞에서 차를 이용한 자살폭탄테러가 발생,55명이 숨졌었다. 11일 오전 7시40분쯤 바그다드에서 일어난 폭탄테러도 차를 이용한 자폭테러다.그린존(안전지대)에서 2㎞ 정도 떨어진 이라크군 모병센터 부근에서 일어났다.당시 현장에는 새로 창설되는 군에 지원하려던 젊은이 300여명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같은 테러는 오는 6월30일 미군의 정권이양을 앞두고 미군에 협조하는 이라크인들에 대한 보복을 강화하겠다는 저항세력의 경고 이후에 발생한 것이다.통치권 수립에 필수적인 경찰·군 등이 목표이며 민간인이 대상이라는 점에서 미군의 정권이양 작업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미군은 이라크 군과 경찰에 저항세력 퇴치 임무를 맡길 계획이다. 공격의 배후로는 알 카에다가 지목되고 있다.알 카에다의 한 요인이 이라크에서 미군을 쫓아내기 위해 시아파와 수니파간에 내전이 일어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한 문서가 이번주 초 공개됐기 때문이다.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같은 공격이 이 문서에서 계획된 것과 대체적으로 일치한다고 밝혔다.럼즈펠드 장관은 이같은 공격이 미군에 협조하려는 이라크인들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현지에서는 치안부재를 미군 탓으로 돌리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경하기자 외신 lark3@˝
  • [씨줄날줄] 러·일전쟁/정인학 논설위원

    그러니까 100년 전이다.2월10일 당시 일본 공사는 이틀 전 전투에서 러시아 함대를 격퇴한 여세를 몰아 러시아 공사에게 대한제국에서 손을 떼라고 최후 통첩을 보냈다.중국에 이어 러시아마저 몰아낸 일본은 그 이듬해 을사5적이라는 보신주의자들을 앞세워 을사보호조약을 맺었다.세상은 장지연 선생의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을 앞에 놓고 피울음을 쏟아 냈다.그리고 5년 뒤 대한제국은 일본에 합병됐다.1904년의 러·일전쟁은 민족 수난을 예고하는 전쟁이었다. 러·일전쟁이 사람들의 이목을 모으는 것은 단순히 100주년이라는 산술적인 감각 때문이 아니다.1세기 전의 안타까운 역사가 어쩌면 재현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세상을 화들짝 놀라게 한다.전쟁의 당사자였던 러시아는 14척의 일본 함정에 맞서 싸우다 장렬하게 자폭한 해군을 영웅이라고 치켜세우며 조국애를 고취하느라 야단법석이라고 한다.승자였던 일본이야 더 말해 무얼 하겠는가.그러나 그들의 전쟁터가 되었던 대한제국의 후예들은 그 전쟁을 잊은 것 같다.100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그저 권력 싸움에 매몰되어 허우적거릴 뿐이다. 러·일전쟁은 1904년 2월9일이 아니라 하루 앞선 2월8일에 발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박종효 전 국립모스크바대 교수가 러시아 해군함대 문서보관소 자료를 근거로 서울신문에 ‘러·일전쟁 100주년’을 기고하면서 내놓은 견해다.러시아가 전쟁의 영웅적인 전투함으로 치켜세운 바랴크함이 일본과 첫 접전을 벌인 것은 바로 인천 앞바다에서 2월8일이었다는 것이다.그러니 하루 뒤인 9일 뤼순항에 정박 중이던 러시아 태평양 함대의 공격에 앞서 8일 전쟁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러·일전쟁은 그들이 아니라 우리의 전쟁이었다.가르침을 깨치지 못하면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통한의 시대를 살았던 대한제국 그 후예들은 지금 무얼 하고 있는가.참여정부는 두번째 개각을 단행했고 국회는 불법대선자금 등에 관한 청문회를 한다고 수선을 떨었다.세상은 둘로 나뉘어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무슨 단체마다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하나같이 4월 총선에서 권력을 움켜쥐려는 속셈들이다.100년 전을 요지경으로 들여다 보고 있는 것 같다.이러다 정말 또 분에 못 이겨 목을 놓고 통곡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러일전쟁 100주년]박종효 前모스크바대 교수 본지 기고(하)

    1904년 2월8일 러·일전쟁의 첫 교전지였던 제물포항은 러시아·일본·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의 포함이 우글대던 열강의 각축장이었다.대한제국은 제물포항을 중립국의 항구로 선포해 러·일전쟁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으나 역부족이었다.영국과 프랑스 등 다른 열강도 자신들의 이해에 따라 제물포가 중립국항임을 내세웠으나 일제의 야욕을 막을 수는 없었다.러시아와 일본은 각각 ‘제물포 해전’을 자신들의 “영웅적인 승리”라고 주장하고 있어 약소국의 비애를 되새기게 한다.박종효 전 국립모스크바대 교수가 러시아국립문서보관소 자료를 바탕으로 당시 러시아의 입장에서 쓴 ‘러·일전쟁의 서막,러시아 바략함과 카레예츠함의 제물포해전’ 가운데 열강의 움직임과 대한제국이 처했던 상황을 요약한다. 1904년 2월8일 팔미도 앞바다에서 러·일전쟁의 첫 교전이 있은 뒤 러시아의 카레예츠함은 제물포항으로 돌아왔다.당시 제물포항은 대한제국이 중립국항으로 선언했으므로 절대적 열세에서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대한제국은 러·일전쟁이 임박함에 따라 궁여지책으로 중립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다.열강이 승인하면 일본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하여,독립이 유지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졌던 것이다.러시아는 중립을 바로 승인했으나,기대했던 미국은 회피했다.하지만 일본은 중립 승인 단계에서부터 거부했다. 카레예츠함을 뒤따라온 일본함대는 제물포항에 닻을 내렸다.러시아함대의 지휘관인 바략함장 루든예프 대령은 제물포에 정박하고 있던 영국 탈보트함의 베일리 함장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당시 제물포항에는 러시아와 일본·영국 군함 말고도 프랑스의 파스칼함,이탈리아의 엘바함,미국의 빅스버그함이 머무르고 있었고,독일군함은 전날 출항한 상태였다. 베일리는 제물포에 정박 중인 외국 군함의 선임 함장 자격으로 일본함대의 우리우 제독을 만나 “중립국에서는 어느 국가의 군함도 다른 나라의 군함에 발포나 어뢰를 발사할 권한이 없다.그와 같은 행위를 하면 어느 나라 함정이든 영국군함이 발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베일리는 우리우에게 “제물포에 정박한 일본의 모든 함정에 러시아함에 대한 공격 중지 명령을 내리라.”고 요청했다.우리우는 마지못해 동의를 하면서도 러시아함의 갑작스러운 선제공격을 염려했다.베일리는 어느 나라 함정이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도록 책임지겠다고 확언했다. 그러는 사이 일본은 수송선 3척에 나누어 태워온 3000명의 병력과 장비를 경비정의 보호 아래 8일 오후 5시30분부터 9일 새벽 2시30분 사이 제물포항에 상륙시켰다. 9일 오전 7시30분,우리우는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외국 함장에게 ‘러시아와 일본이 전쟁상태에 돌입했다.’는 통보장을 전달했다.러시아 군함에는 ‘정오까지 제물포항을 떠나야 하며,출항하지 않으면 오후 4시 이후 정박지에서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외국 군함들에는 ‘전투가 일어났을 때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정박지를 옮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통보장을 받은 프랑스 파스칼함의 세네스 함장과 이탈리아 엘바함의 보레아 함장이 루든예프 함장을 만났고,세 사람은 다시 베일리 함장을 찾아갔다.이들은 장시간 논의했으나,별다른 방책을 찾아내지 못했다. 루든예프가 자리를 떠난 뒤 세 사람의 함장은 ‘러시아함이 출항하지 않을 경우 영국·프랑스·이탈리아 군함은 오후 2시까지 출항한다.’는 데 합의하고,이 결정을 루든예프에게 전달했다.우리우에게는 ‘일본함대의 중립 위반을 엄중히 항의한다.’는 항의서를 보냈다.세 사람의 함장은 루든예프를 동정하며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을 물었다.루든예프는 비장한 각오로 “일본 함대와 해전을 하면서 공해로 나갈 돌파구를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오전 11시20분 러시아 순양함 바략함은 닻을 올리고 소형 포함 카레예츠를 앞세워 제물포 정박지를 출발했다.일본 함대는 이미 오전 7시에 항구를 벗어나 팔미도 앞바다에서 러시아 함대를 기다리고 있었다.초라한 2척의 러시아 함대가 출전하자 우리우는 전투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보고 항복하라는 신호를 보냈다.그러나 루든예프는 응답하지 않고 전투 깃발과 러시아해군기를 달고 전투자세로 항진해 나갔다.2척의 러시아 군함의 앞에는 아사마와 지오다,뒤쪽에는 나니바와 나다카,그 뒤로 다카치오,아카시 등 6척의 일본 순양함이 둘러쌌다.또 8척의 어뢰정과 3척의 수송선도 대기하고 있었다.팔미도에서 공해로 나가는 해로는 일본군함으로 모두 차단됐다. 두 나라 함대가 9000∼7000m로 접근한 오전 11시45분 아사마함이 8인치포를 먼저 바략함에 발포했다.이어 모든 일본 군함이 바략함에 집중포격을 가했다.카레예츠함도 일본 함대에 응사했다.바략함은 일본 함대가 사정권에 접어든 오전 11시57분 응사하기 시작했다.러시아 함대가 살아 돌아올 가망성은 전혀 없었다.일본 함대는 사전에 유리한 거점을 차지하고 있었고,무엇보다 군함 수가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14대2였다.나아가 영국에서 건조한 철갑 순양함 아사마는 러시아의 바략함보다 월등한 화력과 기동력을 갖고 있었다. 바략함은 만신창이가 되어갔다.그래도 바략함의 포는 아사마함의 사령탑을 강타하여 함장을 즉사시켰고,다카치함도 크게 파손시켰다.다카치함은 결국 긴급 수리를 위하여 200여명의 부상자를 태우고 일본의 사세보 해군기지로 향하던 중 2월10일 침몰했다.나니바함 작전실에도 포탄을 명중시켜 함장에 중상을 입혔다.두 나라 함대가 격전을 벌이는 동안 포성은 서울까지 들렸다. 바략함은 마침내 여기저기 구멍이 나면서 물이 새기 시작했다.응급조치를 취했지만 좌현이 기울어졌다.루든예프도 파편을 맞아 중상을 입었다.루든예프는 피투성이가 됐지만 다시 일어나 독려했고,일본의 어뢰정 한 척을 그 자리에서 격침할 수 있있다. 낮 12시45분 바략함은 전투해상을 벗어나 추격하는 일본함대에 응사하면서 제물포로 후퇴했다.루든예프 함장은 파손된 부분을 응급 보수하고 부상자 대책을 세운 뒤 일본함대의 통보대로 오후 4시까지는 다시 출항하여 해전을 계속할 각오였다고 했다.일본함대는 제물포 내항까지는 외국 함장들의 항의 때문에 추격하지 않았다. 그러나 점검해보니 40%가 파손된 바략함은 더 이상의 전투가 불가능했다.프랑스 파스칼함의 세네스 함장은 바략호의 참상을 이렇게 기술했다.갑판은 피바다였으며 사방에 시체와 사지가 찢어져 널려 있고 함정은 어느 곳 한 군데도 파손을 입지 않은 데가 없었다.철판은 구멍이 나고 환풍기는 부서져 있었으며,선실과 침대는 불에 타 아직도 뜨거웠다.산산이 파괴되어 브리지의 잔해는 포탄을 맞고 벌집처럼 되어 있었다. 그러나 바략호에만 포화를 집중하는 바람에 카레예츠함은 단 한 발의 피해도 입지 않았다.루든예프는 장교들과 협의하여 함대를 일본에 전리품으로 넘겨주지 않기 위하여 폭파하기로 결정했다.외국 함장들에게도 함대가 자폭할 것이라고 알렸다.미국을 제외한 외국 함장들은 러시아 생존자와 부상자를 구조하기로 합의했다.곧 의사를 태운 보트에 적십자 깃발을 달고 바략함과 카레예츠함으로 향했다. 루든예프는 뱌략함을 폭파하면 주위의 외국 군함에 파편이 떨어질 수 있다는 영국함장 베일리의 염려에 배를 전사자와 함께 침수시켜 수장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바략함은 40분만에 천천히 바다에 가라앉기 시작했다.카레예츠함은 외국 함대의 피해가 없도록 조금 떨어진 곳에서 폭파하여 가라앉혔다.제물포항에 정박 중이던 러시아 여객선 순가리호도 불을 질러 침수시켰다. 해전 장면을 목격한 영국·프랑스·이탈리아 함장들은 러시아 해군의 투혼에 감격했다.프랑스의 파스칼함은 바략함장 루든예프와 카레예프함장 벨야예프를 비롯하여 237명의 장교와 수병을 승선시켰다.영국 탈보트함은 6명의 장교와 268명의 수병,그리고 순가리호 승무원을 태웠다.이탈리아 엘바함도 6명의 장교와 170명의 수병을 구조했다.일본함대는 이들 외국 함정이 적십자기를 게양하고 있어서 구조 장면을 어쩔 수 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2월10일 서울의 알렌 미국 공사가 파블로프 러시아 공사를 찾았다.하야시 일본 공사가 러시아 공사관원의 서울 철수를 요구하고 있으며,불응하면 강제 출국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 자리에 있던 프랑스 공사대리는 전쟁 중 한반도에서 러시아의 이해는 프랑스 공사관이 보호하겠다고 밝혔다.파블로프는 공사관의 모든 재산을 프랑스 공사관에 위탁하고 철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고종 황제는 러시아 공사관의 철수 소식을 듣고 파블로프 공사에게 비밀리에 사람을 보내 “나는 일본군의 포로상태에 있으며 모든 권력을 빼앗겼다.곧 전황이 변하여 러시아가 승리하리라고 확신한다.앞으로 러시아군에 적극적인 협조를 하겠다.”고 전했다. 12일 오전 8시30분 파블로프를 비롯한 공사관원과 무장해제된 공사관 경비병,그리고 러시아정교회 신부 등 민간인들은 제물포로 가기 위하여 서울역으로 향했다.도열해 있던 일본 군악대는 이별곡을 연주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이로써 러시아는 본의 아니게 대한제국과 외교를 단절했다.이후 러시아는 포츠머스조약 체결로 1906년 서울에 공관을 다시 열었으나,을사보호조약으로 외교권을 없어진 만큼 공사관은 총영사관으로 격하됐다. 2월16일 외국함장들과 일본의 우리우,하야시 공사가 벌인 협상 결과에 대한 일본 정부의 승인이 있었다.일본은 프랑스 공사대리에 ‘제물포의 러시아 해군은 승선 국가 함장의 책임 아래 출항할 수 있으나,전쟁이 끝날 때까지는 해전에 참가할 수 없으며 상하이 이북으로 가지 않는다.’는 보장각서를 요구했다.결국 프랑스 파스칼함은 러시아 공사를 비롯한 공사관원을 더 태우고 상하이에서 가까운 우순으로,영국함 탈보트함과 이탈리아 엘마함은 홍콩으로 각각 출항했다.제물포의 러·일전쟁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
  • 알카에다 테러공포 되살아나나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이슬람 급진 무장단체 알 카에다의 움직임에 다시 범세계적인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9·11테러 이후 알 카에다에 쏟아졌던 우려가 되살아나는 형국이다. 8일 아랍권 안팎에서 알 카에다가 우크라이나로부터 전술핵무기를 입수했다는 설에서부터 이라크와 알 카에다 연계설 등 주목할 만한 보도가 꼬리를 물었다. ●알 카에다,핵무기 손에 넣었나? 범아랍 신문 알 하야트는 8일 알 카에다가 우크라이나로부터 전술핵무기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런던에서 발행돼 아랍권에 배포되는 이 신문은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1998년 우크라이나 과학자들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 거점인 칸다하르를 방문했으며,이때 알 카에다가 핵무기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과학자들은 당시 칸다하르를 방문해 알 카에다와 소형 전술핵무기 제공 협정을 체결했으며,알 카에다는 입수한 핵무기를 ‘안전지대’에 은닉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다. 알 하야트는 이와 관련,구(舊)소련 붕괴 후 70여개의 핵탄두가 사라졌다는 소문이 무성했던 사실을 지적했다.이들 소식통은 알 카에다가 가까운 장래에 미군과의 대결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그러나 알 카에다가 미군의 생화학무기 공격으로 치명타를 입고 활동 거점이나 생존 기반을 상실할 경우 숨겨둔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이들은 경고했다. ●이라크와 알 카에다의 연결 고리 이라크와 9·11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연계설을 입증할 문서가 발견됐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9일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가 8일 번역본과 함께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이라크에서 활동 중인 알 카에다 조직원이 고위 지도자에게 수개월 안에 이라크에서 ‘종파 전쟁’을 하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문서가 사실이라면 그동안 이라크 내에서 늘고 있는 폭동에 대한 설명과 함께 앞으로 더 많은 분쟁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 미국이 이라크전의 한 명분으로 내세운 알 카에다와 이라크의 연계설에 대한 증거가 될 수도 있다. 17쪽에 달하는 문서 작성자는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다.그는 미국이 이라크전 시작 전에 이라크와 알 카에다의 연락책으로 지목,오랫동안 미국의 추적을 받아온 인물이다.이 문서는 지난달 중순 이라크에서 체포된 알 카에다 조직원이 아프가니스탄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알 카에다 고위층에 전달하기 위해 CD 형태로 갖고 있던 것이다. 이 문서에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이라크에서 후원자를 모집하는 데 실패했고 미국인들이 겁에 질려 떠나도록 하는 데도 실패했다고 적혀 있다.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라크 시아파를 전쟁에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이 이라크에 정권을 이양하기로 한 6월1일을 ‘0시’로 규정,시아파에 대한 공격이 빠른 시일 안에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썬앤문 세액산정 '고무줄’

    썬앤문 그룹의 감세를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손영래 전 국세청장에 대한 속행 공판에서 국세청의 ‘고무줄 조세행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부장 김병운)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서울지방국세청 홍모(52)과장은 “2002년 4월 탈세조사를 시작할 때 직원들은 171억원을 ‘추징혐의세액’으로 산정했다.”고 밝혔다.썬앤문 그룹 김성래 전 부회장도 “당초 180억∼200억원은 추징될 것이라 들었다.”고 진술했다.그러나 김 전 부회장의 끈질긴 로비와 손 전 청장의 지시로 추징세액이 급감했다는 것. 홍 과장은 “김모 국장이 추징금으로 171억원을 보고하자 손 청장이 결재를 반려했다.”면서 “세액을 줄이라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홍 과장은 추징세액을 112억원,89억원,73억원으로 작성,다시 제출하라고 아랫사람에게 지시했다.그러나 그날 저녁에 김모 사무관이 71억원짜리만 올려놓아 ‘청장이 이렇게 지시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71억원마저 너무 높다고 지적하자 다시 61억원,51억원,39억원안을 제시했다.홍 과장은 “애들 장난도 아니고 이렇게 왔다 갔다 하면 어쩌나 싶어 직접 청장에게 결재받으러 올라갔다.”면서 “그러나 손 전 청장이 다시 25억원 이하로 낮추라고 지시,직원들이 크게 반발했다.”고 주장했다. 손 전 청장 변호인단은 “세액이 23억∼171억원까지 들쭉날쭉한 것을 보면 정확한 세액을 산정하기란 불가능한 것 아니냐.”면서 “손 전 청장이 공문서를 조작하라고 지시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이에 검찰 측은 “썬앤문 그룹 문병욱 회장조차 탈세액이 80억원이라고 털어 놓았는데 추징금을 23억원으로 매긴 것은 명백한 공문서 위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손 전 청장은 감세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홍 과장을 다그쳤다.그는 “3000장의 수사기록을 3차례나 검토했다.”면서 “홍 과장의 진술은 일관성이 없는데다 감세지시를 받았다는 시점도 명확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홍 과장은 “청장의 지시없이 나 혼자 단독으로 꾸민 일이었다면 오히려 덜 괴롭겠다.”면서 “금방 들통날 거짓말로 윗사람과 아랫사람 모두 속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되받았다. 정은주기자 ejung@˝
  • [어린이 책꽂이]

    ●장난기 많은 눈(줄리안 로덴스타인 엮음,박순보 옮김/보림출판사 펴냄) 거꾸로 보면 다른 이미지가 나타나거나 여러 형태가 섞인 그림,숨은 그림 찾기 등 그림속에 숨겨진 비밀을 찾는 미술 감상입문서.르네상스의 종교화,17세기 네덜란드 풍속화에서 일러스트레이션,카드 그림까지 시각적 재미를 주는 이미지 75점이 실려 있다.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제격.초등학생 고학년용.1만 900원. ●책은 어떻게 만들까요(알리키 글·그림,서애경 옮김/비룡소 펴냄) 한권의 책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를 담은 그림책.귀여운 고양이 캐릭터와 만화 형식으로 지루함을 덜었다.편집·인쇄·홍보·영업 등 어른들도 잘 모르는 출판에 관한 전문적인 분야까지 다룬 점이 특징.7세 이상.8500원. ●1999년6월29일(데이비드 위스너 지음,이지유 옮김/미래M&B 펴냄) 하늘에서 채소가 어떻게 자라는지 실험하기 위해 씨앗 화분을 날려보낸 꼬마 과학자 홀리.한달이 지난 뒤 큰 순무와 슈퍼 양배추,오리가 하늘을 떠다니는데….재치와 유머가 녹아 있는 그림책.6세 이상.9000원.˝
  • [러일전쟁 100주년]박종효 前모스크바대 교수 본지 기고 (상)

    8일은 러일전쟁의 첫 포성이 울린 지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일본은 이 전쟁에서 러시아를 이겨 사실상 대한제국을 독점적으로 지배하기 시작했다.최근 일제 식민시대의 서막을 연 러일전쟁의 발발지가 중국 뤼순(旅順)항이 아니라 제물포 팔미도(八尾島)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박종효 전 국립모스크바대 교수가 러시아국립 해군함대 문서보관소 자료에서 확인한 것이다.박 전 교수가 서울신문에 보내온 ‘러일전쟁의 서막,러시아 바략함과 카레예츠함의 제물포해전’이라는 글을 2회에 걸쳐 요약한다. 러일전쟁으로 대한제국은 위태롭게 유지하던 독립을 일본에 약탈당하게 되었다.이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때 남한은 패전국 일본 대신 전승국 미국이,북한은 공교롭게도 제정 러시아의 후신인 구 소련이 점령하여 각각 자기 세력권으로 편입시켰다. 일본은 1896년 야마기다 원수를 러시아의 니콜라이 2세 대관식에 사절로 보냈다.야마기다는 러시아 외무장관 로바노프 로스토프스키에게 한반도를 38선으로 분할하여 각각 러·일의 영향권으로 설정하자는 제안을 했다.러시아는 이 제안을 거부했으나,한반도 분할문제는 이때부터 러·일 사이에 잠정적인 논의 대상이 됐다.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전 소련에 제의한 38선 분할안은 우연이 아니다. 미국은 1945년 8월13일부터 청진과 원산 등으로 상륙한 소련군의 남하를 시급히 차단해야 했다.이에 제정 러시아 시대에 이미 일본이 제안한 38선을 상기했다.우리의 비극적 근·현대사의 기원과 원인 제공은 열강의 침투와 러일전쟁에서 비롯되었다. ●러 국립 문서보관소 자료에서 확인 제정 러시아 대외정책문서보관소 문서에 따르면 러일전쟁의 첫 포성은 중국 뤼순항이라고 한국학계가 믿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제물포 팔미도 앞바다에서 울렸다.일본 함대는 1904년 2월9일 새벽 뤼순항에 앞서 2월8일 우리 영해에서 러시아 포함 카레예츠함과 처음 교전했다.고려인이라는 뜻의 ‘카레예츠’는 마산포 개항을 기념하여 러시아 해군이 붙인 이름이다.이날 밤 제물포에 상륙한 3000여명의 일본군은 대한제국군 2만여명과 청룡1호 해군훈련함이 있었지만,아무 저항도 받지 않고 서울을 점령했다. 앞서 1903년 말 한반도에는 동학교도가 일본인을 내쫓기 위해 다시 봉기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일본군이 이를 진압하려 상륙하면 대한제국군은 동학교도들에 가담하여 폭동을 일으키고,독립을 위협하는 영일조약 당사자인 일본공사관과 영국공사관을 습격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떠돌았다. 놀란 영국은 12월 말 공사관 보호를 위해 순양함 시리어스함에 28명의 해병대원을 승선시켜 제물포로 파견하고,곧 이어 탈보트함에 도착했다.다른 열강도 제각기 함대를 급파했다.미국을 빅스버그,프랑스는 파스칼,이탈리아는 엘바,독일은 한사,일본은 지오다,러시아는 바략함을 보내 제물포는 마치 열강 해군의 집합소처럼 변모했다. 일본군은 전신선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서울에 800명,원산에 400명,부산에 400명을 주둔시키고 있었다.그런데 1904년 2월 초부터는 마산포에 1만 2000명을 상륙시키고,군수품과 식량을 수송해 왔다.원산에도 민간인 복장을 한 예비군과 군인 및 군마를 비롯한 군수품과 탄약 등을 수송했다.일본은 이처럼 전쟁준비를 착착 진행하면서도 한반도 문제에 대한 러일협상은 계속 진행하고 있었다. 이 무렵 러시아 극동총본부는 1904년 2월2일부터 4일까지 하바로프스크에 있는 아무르 군관구 사령부로부터 극동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들이 귀국하고 있다는 긴급보고를 받았다.이미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일본인 귀국여객선이 대기하고 있었다.긴박감을 느낀 극동총독은 니콜라이 2세에게 총동원령과 함대 배치 칙령을 요청했으나,황제는 일본이 먼저 전쟁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한반도 남쪽이나 동해안 원산 이남에 상륙할 경우 러시아가 절대 방해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그러나 서해안에 일본의 상륙군을 수송하는 군함이 나타나거나,38선을 넘어 북으로 진격하는 군함이 있으면 발포를 기다리지 말고 선제 공격하라고 덧붙였다.이처럼 러·일 양국은 이미 묵시적으로 각각 한반도 남북의 영향권을 인정하고 있었던 셈이다. 러시아는 제물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뤼순항의 배후 항으로 서울의 러시아 공사관과 멀지 않은 제물포에 1903년 3척의 순양함을 파견했다.1904년 1월18일 두 척의 순양함이 뤼순으로 귀항하자,제물포에는 바략함과 소형 포함 카레예츠함,여객선 순가리(송화강)호만 남았다.일본은 1903년 말에 러시아가 아직 미완성이었던 시베리아횡단철도를 통하여 유럽지역으로부터 일부 군대를 연해주 군관구로 이동시켰다는 첩보를 받고 크게 놀랐다.대한제국 협상에서 러시아가 시간을 끄는 것도 일본에 불안감을 가중시켰다.일본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러시아에 유리하다는 점을 간파하고 있었다. 반대로 러시아는 태평양함대와 극동 주둔 육군이 일본에 열세였으므로 협상을 통하여 철도를 완성시킬 때까지 시간을 벌면서 어떻게든 대한제국 문제를 카드로 만주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러시아는 일본과의 관계악화를 원하지 않았다.대한제국에서 일본의 우월권을 인정하면서 직접적으로 국경선을 접한 만주의 이권을 보호하고 만주개방을 요구하는 일본과의 완충지대로 한반도를 고려하고 있었다.극동 현상유지 정책으로 대한제국이 독립국가로 있는 것이 러시아에 유리하다고 판단하여,특히 고종에게 정치적의 호의를 보이면서 독립을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그런데 1904년 2월4일 청나라 주재 일본영사가 뤼순항의 러시아군함이 모종의 중대한 임무를 띠고 출항했다는 급보를 도쿄에 보냈다.그러나 28척의 러시아 태평양함대는 해상훈련을 나간 것이었다. ●日, 러 공사관·군함 통신망 봉쇄 일본은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4일 밤 일왕 특별 어전회의를 열어 대 러시아전쟁을 결의했다.일본이 외교단절을 선언했지만 제물포의 러시아 함대와 서울의 러시아 공사관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일본은 한반도의 통신망을 장악하고 있으면서,전략적으로 서울 러시아 공사관이 외부와 통신연락이 되지 않도록 철저히 봉쇄했다. 5일 한 미국인이 중국의 상하이에서 제물포에 도착하면서 러·일 사이에 곧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6일 아침 일본 해군중장 도고는 사세보(佐世保)로 함장들을 소집했다.전 함대는 황해로 발진하여 제물포와 뤼순항에 정박하고 있는 러시아 함대를 습격하라고 명령했다.일본 연합함대는 6척의 전함,14척의 순양함,35척 이상의 어뢰정으로 구성됐다. 7일 제4전투함대사령관 우리우 소장은 5척의 순양함과 8척의 어뢰정,3척의 대형 상륙군 수송선으로 제물포로 향했다.제물포에 정박중이던 순양함 지오다함은 8일 새벽 출항하여 러시아 함대 동향을 보고한 뒤 일본함대에 합세했다.우리우는 러시아의 바략함과 카레예츠함은 제물포에 상륙하는 일본군을 방해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져 있었던 서울 주재 러시아 공사 파블로프는 바략함장 루든예프에게 공사관의 비밀 보고문서를 카레예프함으로 직접 뤼순항으로 전달하라고 지시했다.이 긴급문서 가운데는 고종 황제가 은밀히 전한 문서도 있었다.일본 함대가 압록강 하구로 항해하고 있으며,제물포에 일본군이 상륙할 계획이라는 내용이었다. 카레예츠함은 8일 오후 3시40분 제물포를 출항하여 15분 만에 멀리서 2열종대로 다가오는 일본 순양함대를 발견할 수 있었다.마침내 제물포 남방 13.5㎞ 지점에 있는 작은 섬 팔미도 근해에서 일본함대와 조우했다.카레예츠함장 벨야예프 해군중령은 러시아와 일본의 외교단절을 모르는 상태였다.일본함대가 진로를 가로막고 공격태세를 취하자 카레예츠함은 제물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4척의 일본 어뢰정 가운데 한 척이 어뢰로 첫 공격을 했을 때 벨야예프도 전투경보를 내렸다.오후 4시35분이었다.제2,제3의 어뢰정이 잇따라 어뢰를 발사했다.벨야예프도 두 번째 어뢰공격을 받자 발포명령을 내렸다. 일본측의 ‘해전기록(海戰記錄)’은 카레예츠함이 일본의 어뢰정을 보자 갑자기 오른쪽으로 피하면서 어뢰정에 포를 발사했고,수송선에 피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만 되어 있다.일본함대가 응사하여 교전이 이루어졌다는 대목은 없다.그러나 대형 함대에 소형 포함 한 척이 먼저 포를 발사했다는 일본측 주장은 신뢰할 수 없다. ●러 바략함 수장, 카레예츠함 폭파 이렇게 러일전쟁은 뤼순항이 아니라 2월8일 오후 4시40분쯤 제물포 팔미도에서 일본측이 먼저 발포하여 시작됐다.그러나 통신이 두절된 제물포의 러시아군은 본국에 보고할 수 없었고,다음날 새벽 뤼순의 태평양함대가 기습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이 페테르부르크에 먼저 전달되면서 전쟁 발발 날짜가 2월9일로 기정사실화된 것이다.한편 제물포의 일본함대는 9일 낮 바략함 및 카레예츠함과 다시 본격적인 교전을 벌였고,전함수 14대2의 절대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러시아군은 결국 바략함을 수장시키고,카레예츠함은 폭파시켰다.러시아는 제물포해전을 패전이 아닌 러시아 해군 사상 가장 영웅적인 전투로 평가하면서,전설적인 신화처럼 한 세기가 된 지금까지도 기념하고 있다.˝
  • [사설]어이없는 금강산 관광 중단 위협

    참으로 딱한 일이다.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4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지금처럼 금강산관광사업이 부진하다면 다른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업 중단 가능성을 경고했다.북한 김영성 내각참사는 같은 날 서울에서 열린 제13차 남북장관급회담 이틀째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앞으로 6개월간 (남북협력에 대한) 남측의 태도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한마디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2차 6자회담 개최 발표로 한껏 부풀었던 우리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협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 정부의 해석도 어처구니없다.“관광사업이 계속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남한 정부의 지원을 촉구한 것”이라니 웬 동문서답인가.남북 사이의 이견을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엄연히 존재하는 반목과 불신을 별것 아닌 양 치부하는 일도 이제는 지양해야 한다.앞서도 본란에서 지적했듯 남북경협은 이제 도약이냐,위축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북핵이란 근본적인 안보위협의 해소여부에 그 전도가 달렸음을 북측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북측이 금강산관광 부진을 거론하며 남측 정부의 지원 중단을 탓한 것은 시대착오적이다.관광사업은 북측에 무한정 달러를 지원해주는 자선사업일 수 없다.북한은 사업주체인 현대아산이 지난 5년여간 8000억원의 손실을 보는 등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외면해선 안 된다.과도한 관광대가를 낮추고,등산로 확대 등 관광상품을 다양화해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것만이 관광사업을 활성화하는 지름길이다.이는 다른 모든 남북 경협사업에도 해당되는 원칙이다.북한 당국은 남측 민간기업의 대북 투자는 순수한 시장경제원칙에 따라 이뤄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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