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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감독 방해여부 ‘진실게임’

    금융감독원과 삼성생명 사이에 금융검사 방해 행위 여부를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금감원이 삼성생명측에서 검사를 방해한 것으로 일단 결론내리고 과태료를 물리자 삼성생명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발단은 지난해 6월 금감원이 삼성생명에 대해 실시한 종합검사에서 시작됐다. 금감원은 삼성생명이 검사를 받기 직전 자체 전산시스템에 저장된 이메일 6만건을 삭제한 사실을 발견했다. 삭제된 6만건 가운데 의심이 가는 2만건을 삼성SDS의 협조를 받아 서둘러 복구했으나 공교롭게도 복구된 이메일에서 위반사항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자 금감원은 이와 별도로 검사를 하던중 삼성생명의 메인컴퓨터가 작동을 멈추는 바람에 책임준비금 검사가 지연됐다면서 이를 문제 삼았다. 책임준비금은 고객에게 지급될 보험금 준비자금으로, 적정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결국 금감원은 삼성생명에 중대한 위반 사항은 없었으나 검사자료 은폐 및 검사업무 방해의 책임을 물어 28일 과태료 1000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은 “검사에 대비해 관행에 따라 보존연한이 지났거나 불필요한 개인문서 등을 정리한 것이고, 검사에 필요한 요구자료가 너무 많아 컴퓨터 작동이 원활하지 못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이를 인정하듯 “피검기관의 검사방해 행위는 전대미문의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삼성생명이) 검사를 잘 받으려다 한 일 같다.”고 말꼬리를 흐렸다. 금감원은 피검기관의 조직적 문서파기에 따른 징계로 과태료 1000만원이 너무 미약하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MBC·EBS 3·1절 ‘위기의 독도’ ‘끝나지 않은 징용’ 조명

    MBC·EBS 3·1절 ‘위기의 독도’ ‘끝나지 않은 징용’ 조명

    올해는 광복 60년, 한·일 수교 40년을 맞는 해. 특히 지난 98년 한ㆍ일 정상 간의 ‘한·일파트너십 공동선언’과 최근 일본 내 ‘한류 열풍’등으로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 하지만 강제징용 피해자나 독도 영유권 문제 등 광복 이후 60년이 지나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가 많다.EBS와 MBC는 3·1절을 맞아 이같은 문제를 조명해 보는 특집 다큐멘터리를 마련했다. 새달 1일 방송되는 EBS ‘한·일수교 40년, 아직 끝나지 않은 징용’(낮 12시)은 지금까지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200여만명의 강제징용피해자 문제를 다룬다. 1월17일 국가기록원에서 1965년 한·일협정 당시 문건 가운데 일부를 공개하며 다시 한번 불거진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문제와 과거사 청산에 대해 짚어본다. 사할린 징용 조선인들의 험난했던 삶을 피해자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되돌아 보고, 존재마저 묻혀 있는 조선인 무연고 유골들을 위한 추도식 현장도 찾았다. 주한 일본대사의 ‘독도영유권 주장’ 망언으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MBC는 다큐멘터리 ‘독도’(밤 12시15분)를 1∼2일 방송한다. 제1부 ‘독도의 진실’에서는 독도에 대한 야욕을 품고 있는 일본 주장의 허구를 확인하고, 독도는 결코 넘겨줄 수 없는 우리의 땅임을 역사적인 증거를 통해 밝혀낸다. 제2부 ‘위기의 독도’는 정부가 보여준 독도정책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독도 정책을 어떻게 수립해 나가야 하는가를 모색, 제시한다. 또 1965년 당시의 한·일 국교정상화 과정에서 독도를 두고 정치적인 거래가 있었다는 CIA 문서,1999년 신한·일 어업협정이 독도 영유권 위기를 심화시켰다는 지적과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영토분쟁을 처리했던 사례 등을 소개한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전면 조사

    공기업과 정부산하기관, 출연연구기관, 기타 주요기관 등 정부의 직·간접 영향권에 있는 207개 공공기관이 올해부터 고객만족도 조사를 받게 된다. 기획예산처는 정부 산하기관들이 ‘고객 최우선’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종전에 16개 공기업에 대해서만 실시하던 고객만족도 조사를 올해부터 전면 확대키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1999년부터 매년 조사가 이루어진 공기업은 올해 실적에 대해 연말까지 조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또 정부산하기관법 적용기관 가운데 국민을 대상으로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75개 기관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중인 조사를 다음 달까지 마무리하게 된다. 올해 처음 실시되는 출연연구기관(57개), 기타 주요기관(59개) 등에 대한 조사는 오는 6월까지 마칠 예정이다. 예산처는 조사설계와 실사 등 조사작업은 외부전문기관에 의뢰, 조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한편 조사 결과는 외부에 공표해 산하기관 경영평가시 기초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실제로 예산처는 지난해 말 16개 공기업에 대한 고객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일반인을 주로 상대하는 7개 공기업 가운데 한국토지공사가 7위, 인천국제공항공사가 6위, 한국공항공사가 5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기업을 주로 상대하는 9개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관광공사와 대한석탄공사가 공동 8위, 한국수자원공사가 7위로 나타나 만족도가 낮았었다. 예산처는 앞으로도 산하기관 운영이 고객중심으로 혁신될 수 있도록 고객만족도 조사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기관별로 주된 서비스와 그 대상을 파악해 일정수준 이상의 신뢰도를 낼 수 있는 표본을 선정하고 친절도와 고객불만 사항, 개선점 등에 대한 질문서를 만들어 전화나 면담을 통해 설문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고객만족도 조사의 신뢰성을 높일 예정이다. 예산처 관계자는 “고객만족도 조사를 통해 기관간 경쟁을 촉진하고 고객중심 경영에 대한 인식도 크게 높일 것”이라면서 “고객만족도 우수기관의 모범사례 전파, 인센티브 제공 등 조사 결과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예산처도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달 경기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혁신연찬회를 갖고 올해 중점 과제를 ‘정책품질 및 고객만족도 제고’로 선정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무장日軍 학교 난입… 무차별 고문…

    러시아 혁명 이후 연해주에 진주한 일본군이 당초 출병목적은 외면한 채 한인의 독립운동을 짓밟는 데 혈안이 됐었다는 내용을 담은 미군의 정보문서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일본군은 1918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볼셰비키 혁명군인 적군(赤軍)과 차르의 백군(白軍) 사이에 내전이 벌어지자 ‘국제간섭군’이라는 명분으로 미국, 프랑스와 함께 출병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 최근 입수한 ‘미국 시베리아 원정군 정보장교 문서’를 27일 공개했다. 이 문서는 1919년 3·1운동을 전후한 시기 시베리아와 연해주에서 한인 항일독립운동을 일제가 어떻게 탄압했는지를 담고 있다. ‘일본이 시베리아의 한국인들에게 가한 야만적 가혹행위’라는 부제를 단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군은 1918년 10월부터 1919년 8월까지 에브게네프카, 하바로프스크, 니코리스크, 베리노 등에서 활동하던 한인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일본군은 한인 독립운동가들을 무차별 체포해 감금과 고문을 일삼았으며, 한인 학교에 무장한 채로 들어가 교과서를 불태우거나 책상 등의 집기를 부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1919년 3월15일 하바로프스크에서는 미군 병사들에게 영문 독립선언서를 배포하던 한인 2명을 체포해 사슬로 묶은 뒤 감옥에 2주 동안 감금하며 고문을 자행하기도 했다. 일본군은 또 항일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한국인을 매수해 동료들을 고발케 하거나 러시아 경찰에게 금품을 대가로 조선인 탄압에 앞장서도록 하기도 했다고 문서는 전하고 있다. 국사편찬위 이상일 박사는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러시아나 일본의 기록에 의존하던 3·1운동 전후 연해주 지역 독립운동사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일반인들에게도 일제의 만행에 대한 경각심과 독립 운동에 목숨을 바친 선열의 뜻을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26일 TV 하이라이트]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MBC 오후 7시) ‘왕꽃선녀님’의 여주인공 이다해가 들려주는 ‘남자친구에게 스킨십 유도하는 법’을 포함해 남자들의 관심을 끄는 비법을 공개한다. 즉석랭킹 ‘점점 크게’에서는 조혜련이 한 방송프로에서 옥주현과 씨름하다가 힘에 밀렸던 경험을 들려주며 그녀의 힘이 부럽다고 고백했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9시20분) 우리 고유의 멋이 살아 숨쉬는 마을 안성을 찾는다. 유기의 본고장인 안성 유기공방, 동물과 함께 놀고 민속놀이도 즐길 수 있는 예지촌에서 추억을 만든다. 또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보통의 포장법부터 상상치도 못한 특이한 포장까지 포장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이 땅의 꾼(EBS 오전 6시) 남원에 살고 있는 생강장수 윤영섭씨는 생강을 들고 장터를 찾아다닌다. 장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요즘, 장꾼도 장터 사람들도 웃을 일이 많지 않다. 내일은 좀더 나을 것을 기대하며 다시 짐을 챙겨 또 다른 장을 찾는 장꾼의 떠돌이 인생. 그 여정에 동행한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6시50분) 학력을 속이고 영어강사로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것이 학부모에게 들통났을 경우 학원장은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지를 알아본다. 또 회사가 작성한 문서가 관리 소홀로 유출돼 피해를 입은 사람이 회사의 행위에 대해 명예훼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지도 살펴본다. ●부모님 전상서(KBS2 오후 7시55분) 형표에게서 연락이 없자 성미는 점점 초조해지지만 채영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창수는 성실에게 그 동안 못할 짓을 많이 했다며 고백 아닌 고백을 하고, 아리는 지환에게 미연의 행동이 마음에 안든다며 투덜댄다. 금주는 미연에게 아리와 친해지라며 충고하고…. ●KBS스페셜(KBS1 오후 8시) 타이완을 겨냥한 중국의 경제 특구 푸젠성 샤먼에서부터 마웨이 타이완 기업 전용투자구, 중국의 실리콘 밸리라 불리는 장강 하이테크 파크에 이르기까지 양안 경협의 생생한 현장을 찾았다. 또 정부 관계자, 기업인들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오늘의 양안 경협, 그 실체를 들여다봤다.
  • [인사]

    ■ 건설교통부 △토지국장 李宰榮 ■ 산업자원부 ◇이사관 승진 △전기위원회 사무국장 羅道成△원전사업기획단장 趙石 ■ 국세청 ◇국장급 국외훈련 파견 △미국 국세청 姜成泰 ■ 금융감독위원회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파견 林英鹿 ■ 환경보존협회 ◇승진 △기획관리본부장(이사급) 장규신 ■ 한국증권업협회 △기획부장 金東蓮△조사국제부장 朴炳文△증권인력개발부장 黃聖秀△감사실장 權炯哲△총무부장 金敬培△장외시장관리부장 崔晶一 ■ 포스코 ◇승진 △전무 崔鍾斗 許南釋△상무대우 元鍾海 金泰晩 趙浚吉 兪光在 尹容哲 趙雷夏 尹龍源 ■ 동아일보 △출판국장 崔孟浩△논설위원실장 裵仁俊△광고국장 崔容元△고객지원국장(부국장급) 崔斗烈△경영지원국장 李喜準△어린이동아팀장(부국장급) 洪昊杓△㈜동아프린컴 상무이사 權赫純 ■ 건국대 △교육대학원장 李東玉△사회과학〃 朴南圭△의과전문〃 李京榮△수의과대학장 張炳晙△디자인조형〃 柳浩昌△의료생명〃 朴台奎△충주캠퍼스 기획조정처장 林椿澤△〃 교무〃 洪性圭△〃 학생복지〃 李振馥△〃 총무〃 姜成求△〃 대외협력〃 安熙榮△체육부장서리 張大洙 ■ 한국특허정보원 △관리본부 정보가공팀장 이제욱△〃 특허문서전자화〃 조성재△사업본부 특허정보전략〃 노성열△〃 전산개발운영〃 강창수△〃 조사조정〃 조경철△〃 조사분석1〃 정범영△〃 조사분석2〃 양희돈△〃 조사분석4〃 이민혜△관리본부 혁신기획〃 배성호△사업본부 상표조사분석〃 지광태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기존철도기술개발사업단장 徐承佚△혁신기획팀장 朴大植△연구성과관리〃 千善基△대외협력〃 沈榮浦△총무〃 金春洙△인력개발〃 金學成△자재〃 辛容漢△회계〃 李康旭△정책연구〃 咸永三△철도수송·운영연구〃 洪舜欽△철도물류연구〃 劉載均△국제철도연구〃 吳知澤△차량시스템연구〃 朴俊緖△주행성능연구〃 金在徹△궤도구조연구〃 金萬喆△궤도노반연구〃 朴永坤△철도구조물연구〃 李羲業△환경·화재연구〃 朴德信△전력연구〃 權三榮△열차제어연구〃 金容圭△철도기술실용화추진〃 李京喆△교통핵심연구〃 睦載均△자기부상철도연구〃 李泳熏△시운전시험〃 金碩源△신뢰성평가〃 朴春洙△인프라기술개발〃 嚴基榮△시스템엔지니어링〃 韓成浩△표준화연구〃 鄭鍾德△경량전철연구〃 李安浩△차세대전동차연구〃 金吉童 ■ 조흥은행 (본부) △여신감리부장 金平杰 ◇지점장(서울·경기)△관악 金學中△덕수 安秉煥△도봉 朴珉秀△도화 申永根△동대문 金在賢△면목동 宋秉學△반도 鄭東千△반포터미널 金漢鎭△방화 睦京浩△삼양 金起聖△상계북 李暢熙△송파 金亨坤△역삼역 崔成鎬△천호동 鄭輝範△청량리 孫元祖△한강로 趙郁濟△흥인동 趙壽煥△간석동 尹相敦△구리 黃圭龍△덕계 金振薰△동수원 李相源△박달동 尹鉉鎬△분당 具의書△산곡동 朴千鶴△송림동 劉承圭△의정부 金秀珍△주안남 元求喜 (부산·경남)△부산법조타운 朴光泰△양정동 朴壽應△양산 宋學鎭△창원 文正日 (대구·경북)△대신동 趙柄萬 (호남) △여수 金千植△여천 李永基△익산 李永雨 (충청)△금왕 申東珏 (강원)△원주 尹台燮 (기업지점장/SRM)△무역센터기업 李康熙△선릉기업 李明哲△소공동기업 張基榮△압구정역기업 李容浩△테헤란로기업 李道俊△서현역기업 韓光烈 ■ 현대증권 ◇전보(팀장)△M&A 李桓盛△기업금융1 朴贊郁△기업금융2 金東基 (지점장)△이촌동 姜臣宰△군산 崔汀鎬△화봉 李陽鳳 ■ 한양증권 (지점장)△명동 朴準陽△도곡 梁有洙△분당 黃晸鉉 ■ 신흥증권 △인사총무팀장 裵漢一△리테일지원〃 全宣學△양천지점장 徐近榮△석계〃 金련洙△안양〃 金大鉉△감사팀장 李相勳△법인영업〃 李昌熙
  • ‘문일고 비리’ 동문경찰이 파헤쳐

    ‘문일고 비리’ 동문경찰이 파헤쳐

    2년간 교사는 물론 교장·교감까지 개입, 학부모로부터 금품을 받고 학생 답안지를 위조한 서울 금천구 문일고 성적조작 사건은 문일고를 졸업한 경찰관의 집요한 추적 끝에 24일 전모가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수사과 박세인(34) 경장은 지난달 중순 문일고 관계자로부터 “배재고 대리답안 작성과 비슷한 부정이 있었다.”는 제보를 받고 모교의 비리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시교육청에 확인한 결과 지난 2001∼2002년 비리 연루자들이 형사고발되지 않은 사실을 수상히 여긴 박 경장은 모교 은사들을 상대로 탐문을 벌여 당시 사건이 교사들의 사직서를 받는 수준에서 유야무야된 사실을 알게 됐다. 또 이들이 아직도 군포와 의정부 등지의 학교에서 버젓이 학생을 가르치고 있고, 심지어 일부 교사는 문일고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는 사실에 박 경장은 충격을 받았다. 이미 2년이 지나 난항을 거듭하던 수사에 숨통이 트인 것은 당시 성적을 조작한 학생을 직접 만난 뒤였다. 박 경장은 “선배로서 더 이상 마음의 짐을 갖고 잘못된 길을 가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설득한 끝에 금품 수수 사실을 캐냈다. 교사들이 시험감독관의 사인을 위조해 답안지를 조작한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사흘에 걸쳐 당시 1·2학년 전교생의 OMR답안카드 20만장을 살펴보기도 했다. 학부모의 통장계좌 등 물증을 확보한 뒤 소환 조사한 연루 교사들 가운데는 박 경장이 학창시절 직접 공부를 배운 은사들도 끼여 있었다.“웬지 낯이 익다.”는 ‘피의자’들의 말에 가슴이 아팠지만, 그럴수록 더 엄하게 혐의를 추궁했다. 그는 “은사들의 손목에 수갑을 채울 때 심정을 어떻게 말로 할 수 있겠느냐.”면서 “하지만 돈으로 성적과 표창장을 산 후배들 때문에 피해를 본 다른 후배들을 생각하며 부정을 낱낱이 파헤쳤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문일고에서 교무부장으로 재직하면서 학부모회 부회장 구모(45·여)씨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학생 성적을 조작해준 김모(48)씨와 수학교사 정모(42)씨 등 2명을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구속하고, 구씨 등 학부모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성적조작을 지시했다가 지난 12일 미국으로 달아난 당시 교장 김모(55)씨의 귀국을 설득하고 있다. 유지혜 박지윤기자 wisepen@seoul.co.kr
  • [문화마당] 佛도서관장의 다중인격장애/이보아 추계예술대 교수

    지난해 프랑스국립도서관의 유일본 고문서인 ‘수사본 52(manuscript 52)’가 뉴욕의 크리스티 경매에서 30만달러에 낙찰되었다. 이 히브리어 고문서는 송아지 가죽에 모세 5경과 잠언서, 아가서, 전도서 등이 기술되어 있으며 그 분량은 총 332쪽에 달한다. 새로운 소장자는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대학이었는데, 대학측은 고문서의 이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원소장처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윽고 예루살렘 대학이 프랑스 정부에 이 사실을 공지함으로써 그간 벌어졌던 일련의 국립도서관 귀중본 도난 사건의 범인을 극적으로 잡게 되었다. 프랑스 언론 보도에 의하면, 도난된 귀중본의 분량은 소장 고문헌 중 수사본 25권과 인쇄본 121권이었다. 놀랍게도 범인은 다름 아닌 히브리어 고문서 담당관이자 관장인 미셸 가렐로 밝혀졌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우리에겐 매우 낯익은 명칭이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외규장각 고문서의 소장처로서, 개인적으로는 파리국립도서관 사서 2명이 결사적으로 반환 예정 도서를 내놓지 않겠다며 울음을 터트린 뒤 사표를 냈었다는 기사에 깊은 인상을 받기도 했다. 미셸 가렐, 그는 2004년 5월14일에 개최되었던 BNF자체 안전과 국제협조 관련 세미나에서 1993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김영삼 대통령에게 외규장각 약탈 고문서 중 휘경원원소도감의궤(徽慶園園所都監儀軌) 상권을 반환한 행위는 ‘국가원수에 의한 절도행위’라고 극렬히 비난했던 장본인이다. 하지만 그는 1998년부터 2004년까지 탈무드, 코란, 페르시아의 회화 작품을 포함한 희귀본을 몰래 빼돌리는 절도 행각과 훼손 행위를 서슴지 않았던 자이다. 마치 다중 인격 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를 지닌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미셸 가렐은 낮에는 문화강국이라 자처하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관장, 밤에는 문화재를 훔치고 암거래하는 범법자였다. 만일 미셸 가렐이 다중인격장애자가 아니라면, 프랑스 정부는 이러한 윤리 및 책임의식이 결여된 사람을 정부기관의 최고 경영자로 선임한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어야 할 것이다. 또한 비록 국립도서관측에서 사건을 가능한 한 은폐 또는 축소하려는 시도를 거듭하면서 정부와의 갈등이 심화되고는 있지만, 프랑스 정부가 국제 사회에서의 신용도와 실추된 국가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타 문화예술기관의 관장들도 그와 동일한 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닌지, 혹은 관장 이외에 다른 전문 인력들이 연루된 것은 아닌지에 대해 심층적인 조사를 반드시 실시해야만 한다. 또한 프랑스 정부는 그간 그들이 내세워오던 문화재구제론, 즉 프랑스는 다른 어느 국가보다 문화재를 보존할 수 있는 최적의 과학적 보존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최고의 훈련을 거친 전문인력들이 관리하고 있다는 주장이 더 이상 국제사회에서 통용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이 사건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에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외규장각 고문서 반환과 관련, 정부 부처는 프랑스 정부에 재협상이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정부는 보존 관리능력뿐만 아니라 윤리의식이나 책임의식조차 없는, 더욱이 관장이 ‘도적’인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등가교환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유괴당한 아이를 되찾기 위해 내 자식 하나를 내주는 모양새로, 외규장각 고문서 반환 협상 결과는 반환에서 영구대여로, 영구대여에서 등가교환으로 점차 하향 조정되었다. 선행 연구와 제대로 수립된 협상전략 없이 프랑스와 맞대결을 펼친 결과가 바로 그것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테제베(TGV)는 달리고 있는데…. 과연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이보아 추계예술대 교수
  • [우수기업&우수상품] KT ‘Ann’

    KT(대표 이용경 www.kt.co.kr)의 ‘Ann(안)’은 SMS 송수신 등 이동전화의 기능이 있는 유선전화 서비스다. 일반 ‘코드리스 폰(Cordless Phone)’보다 가격이 저렴한 ‘Ann’ 전화기의 설치로 문자 메시지를 값싸게 이용할 수 있다. 유선전화의 경제성을 알면서도 편리성 때문에 집안에서 이동전화단말기를 이용했던 소비자에게 적합하다. ‘Ann’ 전화기는 KT가 제조자 개발생산방식(ODM)으로 삼성전자와 아프로텍에서 공급받아 판매하는 ‘코드리스 폰’으로, CID(발신번호표시서비스), SMS 송수신, 대형 LCD, 24화음 벨소리 등 이동전화단말기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KT는 ‘Ann’ 전화기와 함께 CID, RiNGO(통화연결음 서비스), SMS 송수신, 전화번호부(폰북·200개), 착신전환서비스 등을 묶어 최대 46% 할인된 가격으로 ‘KT 3 Pack’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뉴스·지역정보·엔터테인먼트 등을 음성으로 듣는 ‘보이스포털서비스’,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Push형’으로 제공하는 ‘생활단문서비스’, 전화로 녹음한 음성을 상대방에게 즉시 전달하는 ‘음성메시지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 해외로 간 ‘악덕 성매매’

    성매매 특별법의 단속을 피할 수 있는 해외 원정윤락을 알선, 금품을 갈취한 일당이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23일 유흥업소 종업원을 해외 마사지업소에 취업시켜 성매매를 알선하고 대가를 가로챈 이모(47·여)씨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해외 마사지업소 관리인 박모(3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종업원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시한 유흥업소 여직원 박모(34)씨 등 5명을 입건했다. 이씨 등은 2002년 10월부터 유흥업소 등에서 일하다 빚을 진 H(29)씨 등 여종업원 38명을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 등의 마사지업소에 취업시켜 성매매를 알선하고 1억 2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K(27)씨 등 여성 67명을 경기 부천 일대의 유흥주점에서 일하게 하고 성매매를 알선,9억 6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선불금으로 수천만원을 빌려준 뒤 연 60%의 이자를 받아냈으며, 성매매로 걸린 질병의 치료비까지 부담시켜 사실상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 또 ‘행동지침 및 약정서’와 ‘근무시 준수사항’ 등의 문서에 서명을 강요해 피해자들을 감시하고 돈을 뜯어내는 수단으로 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동지침에는 ‘퇴근 뒤 숙소에 돌아오지 않으면 외박으로 간주, 벌금 500달러’‘휴식은 한 달에 한 번 비번을 제외하고는 불허’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 ‘1분이라도 지각하면 벌금 5만원’,‘무단결근하면 이유를 막론하고 벌금 400만원’,‘손님에게 말대꾸하거나 반말하며 싸우면 벌금 30만원’,‘반항에는 벌금 50만원’ 등의 준수사항으로 벌금을 물렸다. 이들은 “지난 2002년 성매매특별법 제정으로 국내 단속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해 원정윤락을 알선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윤락행위가 힘들어지자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을 해외에 불법 취업시켜 대가를 가로채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다른 해외 성매매 알선조직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여성&남성] “결혼은 현실… 사랑타령 걷어치워라”

    [여성&남성] “결혼은 현실… 사랑타령 걷어치워라”

    선미씨는 3년 넘게 사귄 남자친구가 있다. 남자친구는 늘 쪼들렸고 데이트 비용도 선미씨가 거의 댔다. 용돈을 모아 변변한 신발 하나 없는 남자친구에게 10만원짜리 구두를 사주면 자신은 2만원짜리를 신어도 흐뭇했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취직하고 난 뒤 선미씨는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 조그만 선물 하나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사랑할 때도 친구·자유·일 가져야 천혜정 이화여대 소비자인간발달학과 교수는 “선미씨가 외로워지는 것은 사랑에 전부를 걸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사랑할 때도 친구, 자유 시간, 자신의 일, 자기 계발을 소홀히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것을 명확히 하고 ‘쿨’하게 사랑하는 것이 현실속에서 인간 관계를 오랫동안 지속하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천 교수를 비롯한 11명의 386세대 여성 가족학자들이 젊은 여성들에게 “청소년 취향의 시집에나 나오는 사랑타령은 당장 걷어치우라!”고 외치고 나섰다.21세기 대한민국은 때가 되면 결혼하고 결혼하면 아이를 낳는 인생 공식의 시대를 벗어나 결혼과 출산을 따져 보고 결정하는 선택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으니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결혼은 현실’이라며 사랑에 대한 고정관념을 과감히 버릴 것을 주문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가 엮은 ‘여자가 다시 쓰는 결혼이야기’(고즈윈 펴냄)에 담겼다. ‘여자가‘의 앞부분에서는 ‘연애의 재구성’,‘결혼 전 라이프스타일’ 등의 주제로 남녀가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기까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문제들과 자신에게 적합한 배우자 찾기에 대해 조언한다. 후반부에는 ‘결혼 후 라이프 스타일’,‘결혼다반사’ 등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로 변하고 있는 삶의 방식과 결혼생활에서 나타나는 선택의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들은 “연애에 성공하려면 홀로서기를 잘해야 한다.”는 역설을 편다.‘자립형 연애’를 하는 사람은 외로움을 즐길 줄 알고, 혼자서도 행복하지만 의존형 연애를 하는 사람들은 혼자라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은 상대에게 비현실적인 기대와 요구를 해 서로를 힘들게 한다는 것이다. ●‘이별’ 결정했다면 신속·정확히 김양호 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 재미연구원은 나아가 ‘잘 헤어지는 법’을 일러준다. 배우자를 만나기까지 수많은 이별이 불가피하다면,‘멋진 이별’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남는 자에게 분명하게 만남의 끝을 전하는 것이 떠나는 자의 도리”라면서 “헤어지는 마당에 ‘널 사랑하기 때문에 보내는 거야.’라는 식으로 이유를 달지 말라.”고 충고한다. 또 이별을 해야 한다고 결정했다면 신속하고 정확하게 하고, 내 가슴에 오래 담아둘수록 상처는 아물지 않는 만큼 만남의 끝을 깨끗이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배선희 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누구와 결혼할까를 고민하기에 앞서 ‘결혼의 문’과 ‘독신의 문’ 가운데 어느 쪽이 더 행복한 삶이 될지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독신 생활이 적합한 사람이 결혼하거나 결혼생활에 적합한 사람이 독신으로 살면 삶이 망가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신생활에는 준비가 필요하다. 부모에게 의존하는 ‘기생 독신’은 독신의 본질을 흐려놓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한다. 말이 통하는 친구가 있어야 하며, 건강하고 즐길 수 있는 취미가 있어야 한다. 독신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대충 다 아는 내용이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결혼이라는 관문을 어렵게 통과한 부부에게는 또 수많은 ‘선택의 삶’이 기다리고 있다. 김순기 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들에게 “자신의 위치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계획과 설계를 사전에 해두는 것이 좋다.”면서 ‘가족생활 주기에 기초한 생활계획서’를 만들어 보라고 추천한다. 계획서는 출산·육아·교육·노년 등 가족생활을 주기별로 나눠 그 기간과 주제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조율한 ‘우리의 생각’으로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출산 계획을 짜면서 남편은 ‘1년 정도는 신혼으로 아이 없이 살다가 아기를 낳았으면 좋겠다.’는 계획서를 만들었다. 반면 아내는 ‘아이를 낳으면 내 일이 어려워질 수 있으니 5년쯤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계획서를 냈다. 서로의 생각을 비교해 보고 3∼4년 뒤 아이를 가지는 것으로 조율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말만이 아니라 직접 문서를 만들어 서로의 계획을 조율해 보면 구체적으로 결혼 생활의 계획을 짤 수 있다. ●경제적 능력 없다면 이혼 미루길 쿨하게 이혼하는 방법도 있을까. 박정희 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금까지 살면서 사사건건 일치하지 않았더라도 마지막에는 한번 멋지게 합의를 보는 것도 괜찮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혼에 이르기까지 분명 내 책임도 있는 만큼 잘못된 결혼생활에 내가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뒤돌아보는 시간은 가져야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경제적인 준비도 당당한 이혼에 꼭 필요하다. 부부가 맞벌이를 해도 힘든 세상에 웬만한 부자가 아니고는 이혼 전 상태를 유지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혼 후에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구상이 없다면 어렵더라고 이혼을 미루는 것이 낫다고 박 연구원은 조언한다. 이혼을 하고 싶은 것과 이혼을 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이태진·심우준교수 ‘명예박사학위’

    이태진(63)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와 심우준(70) 전 중앙대 교수가 한국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2일 한국학중앙연구원(옛 정신문화연구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는다. 이 교수는 육군사관학교·경북대·서울대를 거치면서 농업사와 사회사에서 한국적 이론을 만들어냈고 고종시대를 발전적으로 평가하는 데 힘썼다. 심 전 중앙대 교수는 일본에서 한국고서를 연구·수집한 끝에 금속활자 주조문제를 해결한 물증을 발견하는 등 고문서 수집과 분류에 크게 기여했다.
  • “채찍질·배고픔… 지금도 치떨려”

    “나라에서 진작 조사를 했어야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힘이 더 있었다면 진작 보상을 받았을 거시여….” 21일 오후 ‘일제강점하 강제동원 피해진상규명위원회’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피해 신고자들을 직접 방문한 전북 익산시 황등면 죽촌리 화농마을 경로당. 이미 80이 넘은 고령자가 돼버린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60년 넘게 가슴에 묻어두었던 통한의 세월에 대한 진실을 하나씩 밝혀나갔다. 진상규명위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증언을 기록물로 남겨놓기 위해 캠코더로 녹화작업을 벌였다. 1942년 남태평양 남양군도로 끌려갔다가 해방과 함께 돌아온 임득규(84·죽촌리 633)씨는 “배고픔과 공포에 떨며 3년동안 비행장 건설, 선착장 하역작업을 해야 했다.”고 그날을 회고했다. 당시 이 마을에서 5명이 함께 끌려가 2명은 귀환후 사망하고 3명만 생존해 있다. 아들 종석(53)씨는 “아버님께서 지금도 그 시절을 떠올리시면 치를 떤다.”면서 “그 후유증으로 우울증과 각기병을 앓고 있어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죽촌리 최술량(85)씨는 “시모노세키항에서 어디론가 끌려가 벽돌공장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렸다.”면서 “가장 큰 고통은 배고픔이었다.”고 증언했다. 또 당시 한달에 120원을 준다고 했지만 처음 두달만 월급이 지급됐고 나머지는 모두 떼어먹었다고 밝혔다. 율촌리 조용섭(82)씨는 64년 전 일제강점기에 노무자로 강제동원됐던 그날을 회고하며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18살 되던 해인 1942년 11월 당시 고향인 전남 여천군 남면 두라리 구장의 지시를 받고 무작정 일본으로 가는 배를 탔다가 2년6개월만에 돌아오기까지 어두웠던 시간을 돌아보는 조씨의 눈에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매일 12시간씩 밤낮을 번갈아가며 규슈의 탄광 막장에서 목숨을 건 사투를 벌여야 했던 세월들. 조씨는 안남미와 소금에 절인 무로 연명하며, 굴 속에서 살아야 했던 그 시절을 생각조차 하기 싫다며 몸서리쳤다. “언제 막장이 무너질지 몰라 매일매일 먹는 밥이 제삿밥 같았습니다. 게으름을 부리거나 도망치다 걸리면 무지막지한 채찍질을 받아야 했고 월급을 주긴 했지만 이런저런 명목으로 모두 떼어갔지요.” 화약이 터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도망치다 철사줄에 왼쪽 발목이 걸리는 바람에 큰 상처를 입어 평생 다리를 절고 다니는 조씨는 친구와 함께 목숨을 걸고 탄광에서 몰래 도망쳐 고국에 돌아올 수 있었다. 조씨는 “그 당시의 강제노역비라도 돌려받았으면 원이 없겠다.”며 “정부가 보상을 제대로 받아내지 못한 당시 한·일회담대표 김종필씨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위원회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증언과 서류, 첨부자료 중에서 사료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관련자료는 국가기록 영구보존문서로 분류해 피해신고와 진상규명절차가 끝나더라도 영구히 보존할 방침이다. 강제동원 피해신고는 지난 18일까지 전국에서 2만 5334건이 접수됐다. 익산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서울광장] 붕새와 참새/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붕새와 참새/육철수 논설위원

    동네 담장을 날아다니는 참새가 구름위만 날아다닌다는 붕새의 뜻을 헤아리기란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참새들은 그 지엄하고 높은 뜻을 어떻게든 알아보려고 기를 쓰고 짹짹거리겠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활동의 영역과 정보의 깊이, 그에 따른 판단의 폭이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탈권위적인 민주화 세력이 국정을 주도하는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믿을 수도 없고 안 믿을 수도 없는 이상한 일들이 요즘 잇따라 터졌다. 일련의 사안들은 공교롭게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연결되는 공통점을 지녔다. 박 대통령에 대한 폄하는 지난해 친일진상규명법 제정을 둘러싼 논쟁 이후 한동안 잠잠하는가 싶었는데, 최근 부쩍 심해졌다는 느낌이다. 한쪽에선 “박정희 지우기”라며 목청을 높이고, 다른 쪽에선 “무슨 소리냐.”며 펄쩍 뛴다. 의욕적으로 펼치겠다던 경제살리기는 어느새 들어가고 연초부터 한편에선 또 소모적 논쟁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지난 연말 박 대통령을 조사대상에 포함시키는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을 시발로 지난달엔 한·일협정문서와 문세광 사건이 공개됐다. 때마침 나온 박 대통령의 최후를 다룬 영화 ‘그때 그 사람들’은 박 대통령 모욕시비에 휘말렸다. 이어 박 대통령의 친필인 광화문 현판 교체 얘기가 나오더니 산업화시대 기업인들의 활약상을 다룬 방송드라마 ‘영웅시대’에 대한 외압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더 웃기는 것은 오는 3·1절 행사를 세종문화회관이 아닌 유관순기념관에서 치르기로 했다는데, 세종문화회관을 박 대통령 때 지었다는 게 행사장 변경의 이유라나 뭐라나…. ‘영웅시대’ 건은 드라마 작가가 여권의 고위 관계자로부터 “정치권의 차세대 주자들을 다룰 때는 조심해야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데서 외압설이 불거졌다. 하지만 방송사측은 낮은 시청률 때문에 조기 종영키로 했다고 둘러댄다. 급기야 총리까지 나서 “정부와는 관계없고 요즘 정부는 그럴 힘도 없다.”고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논란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는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런 일련의 일에 대해 응답자의 60%가 ‘박정희 지우기’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우연치고는 미심쩍은 구석이 많은 건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붕새가 하는 일이 참새에게 쉽사리 간파당할 정도라면 그건 이미 붕새의 뜻이 아닐 것이다. 그렇게 동시다발적으로, 공개적으로 일을 저지른다면 보통 심장으로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순진한 사람의 생각이다. 집권측이 조직적으로 개입했을 것이라는 주장에 섣불리 동조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구나 이런 사안들은 과거 통치자의 일이기도 하지만, 국정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야당대표의 아버지와 관련된 일이다. 그래서 쓸데없는 정쟁거리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사실이라면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다. 소문이 진실인 양 확대 재생산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사소한 일에 대해 너무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예술을 예술로 보지 못하고 정부의 시책은 가끔 의심스러운 꼬리를 달고 다녀 믿음을 얻지 못하는 점이 안쓰럽다. 편가르기를 해도 상대를 존중하면서 좀 점잖고 품위있게 해야 한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얕은 꾀와 막말, 상대방 약올리기, 어린아이 장난하듯 행동해서 얻는 게 무엇인가. 이렇게 가볍게 가다가는 깊은 마음의 상처 외엔 남길 게 없다. 워낙 의심 많고,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세태 탓이겠으나 잔물결 몇굽이 친다고 큰 강의 흐름을 바꾸지는 못한다. 붕새그룹이라면 그 격에 맞게 처신해야 대접받을 것이며, 참새들에겐 그들이 할 일이 따로 있다. 시시콜콜 시비걸면 배겨낼 붕새는 없다. 나랏일을 맡겼으니 믿고 지켜보자. 어차피 5년간 국정의 책임은 상당부분 집권측이 져야 하니까.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김천 ‘빗내농악전수관’ 제몫 톡톡

    ‘빗내농악을 아십니까’. 경북 김천 빗내농악전수관이 빗내농악 보급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20일 김천시에 따르면 빗내농악전수관이 2003년 11월 문을 연 이후 600여명이 이 곳에서 빗내농악을 배웠다. 빗내농악은 김천의 동쪽에 위치한 빗내마을에서 이어져 오는 전형적인 풍물굿이다. 유래는 삼한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한의 감문국에는 잦은 수해를 면하려는 풍년제가 마을굿 형태로 펼쳐졌다. 이후 풍물놀이가 이어지는데 ‘빗신’과 전쟁을 하는 군사굿이었다. 이것이 빗내농악이다. 내륙농촌지역이어서 다른지방 가락이 혼합되지 않았다. 질굿·문굿·마당굿·지신굿 등 12가락으로 구성돼 있고 이 가락은 긴 것과 짧은 것의 119마치로 세분된다. 남필봉(40) 빗내농악보존회 회장은 “한국 사물놀이의 대부분이 ‘농사굿’인데 비해 빗내농악은 ‘군사굿’이어서 힘이 넘치는 것이 특징이다.”고 말했다. 빗내농악은 1961년 마을 무대에서 벗어나 전국대회에 진출했다. 그동안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대통령상을 비롯해 각종 경연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둬 김천의 대표적인 전통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천시는 빗내농악을 알리고 맥을 잇기 위해 23억원을 들여 개령면 광천리 3400여㎡에 빗내농악전수관을 건립했다. 농악전수관 도병채(49) 관장은 “악보도 만들고 역사를 문서화하는 것은 물론, 영상물을 남겨 체계적으로 빗내농악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천시 관계자는 “전수관을 통해 320년 전부터 빗내들을 중심으로 전해 내려온 빗내농악이 새롭게 조명되고 전파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천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군사기밀 관리 ‘구멍’

    군 당국의 군사기밀 관리가 너무 허술하다. 거리나 야산, 심지어는 민간 PC방에서도 군사 기밀문서가 발견될 정도다. 군 당국은 이에 따라 보안교육을 크게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18일 국군기무사령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해 군 기밀 취급자의 부주의로 각종 기밀 자료가 도로상이나 야산, 승용차,PC방 등에서 발견돼 민간인의 신고로 부대로 되돌아왔다. 지난해 8월 민간인 이모(60)씨는 경기 양주시 백석읍 도로상에서 군사Ⅱ급 기밀서류 5종이 철해진 바인더를 발견, 군 당국에 신고했다. 조사 결과 이 서류 바인더는 육군 모군단 소속 A중사가 을지포커스렌즈(UFL)연습 사전대비 훈련 때 부주의로 잃어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해 4월에는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야산에서는 산나물을 캐던 주민에 의해 군사지도 3장과 투명도(병력·시설 등을 그린 투명한 비닐) 1장이 발견됐다. 이 지도는 산악훈련 중이던 인근 부대에서 분실한 것으로 추정됐을 뿐 어느 부대에서 유실했는지도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이밖에 경기도 구리시의 한 PC방의 컴퓨터에서는 일반 군사자료 2건(A4용지 10장 분량)이 발견되기도 했다. 육군 모군단 소속 병사 2명이 업무차 시내에 나왔다가 소속 부대에 급히 보고할 문서를 작성하느라 PC방 컴퓨터를 사용한 뒤 자료를 삭제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였다. 기무사 관계자는 “장병들에 대한 보안의식을 고취하고, 보안 업무의 경우 민간인의 협조도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홈페이지에 사례를 게재했다.”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막말·고성 그쳤지만 ‘공부’ 여전히 부족

    지난 17일 막을 내린 올 첫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은 ‘무정쟁’의 실험무대였다. 여야 의원들은 지도부의 선언을 말잔치에 그치지 않게 의정 현장에 뿌리내리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변화의 몸짓’은 긍정적이었지만 내용이나 수준은 미흡했다는 지적이 많다. 눈에 띄는 것은 정쟁성 질의가 거의 없어졌다는 점이다. 고압적인 질문과 이어지는 여야 응원부대 의원들의 “집어쳐.”“뭐 하는 거야.” 등의 고성도 보기가 힘들었다. 대신 정책성 질문과 응답이 자리잡았다. 내용도 색깔론이나 이념 공방보다는 국민 생활에 직결되는 실용적 정책에 관한 것이 많았다. 대정부질문이 단체전에서 개인전으로 바뀐 셈이다. 그러나 질문과 응답의 수준이 낮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 질문원고를 앵무새처럼 읽고 ‘준비된 답변’을 되풀이 하는 장면도 자주 등장했다. 심지어 일부 의원은 지역구 민원에 가까운 사안을 질의하기도 했다. 이를 테면 열린우리당 주승용 의원은 여수박람회 유치 필요성을 거듭 말했고,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은 항만물류기지 개발과 관련된 사항을 요구해 그러한 의심을 사게 했다. 공감을 얻는 질문이 태부족하다보니 본회의 참석률도 저조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사무총장은 18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16일과 17일 한나라당 의원의 20% 정도만 본회의장에 남아 있었다.”고 꼬집은 것은 시사적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꼽는다. 의원들은 질문 요지를 3∼4일 전에 의사국에 제출해야하기 때문에 내용이 사전에 공개된다. 따라서 국무위원들은 ‘모범 답안’을 준비하는데 견줘 의원들은 어떤 응답이 나올지 몰라 그저 질문서를 읽는 데 그치기 십상이다.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한꺼번에 답변하자 한나라당 서병수 의원은 “원고에 제가 써놓은 것을 미리 다 말씀하시면 어떻게 합니까.”라고 말하는 식의 해프닝이 재연될 개연성이 높은 것이다. 김형준 국민대교수는 “정기국회 내용이 임시국회에 연계되지 못하다보니 급조된 질문을 만들거나 민원성 발언을 남발한다.”면서 “17대 국회에 초선 의원이 급증해 의정활동이 미숙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행정부의 정보들을 국회에 제공해 동등한 수준에서 생산적 공방을 벌여야 하고 국회내 정책 지원기구의 기능도 활성화 돼야 한다.”면서 “의원들도 전문성을 키우며 보충·후속 질문 등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형준 교수는 “임시국회마다 대정부질문을 할 필요가 있는지 재고해야 한다.”면서 “차라리 상임위에서 장관을 불러 질문하는 방식이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0명의 의원이 나와서 백화점식으로 질문을 나열하기 보다는 3개 분야로 나눠 대표 혹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이 국무총리와 맞붙는 ‘선택과 집중’ 방식을 택해 대정부질문의 긴장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오늘의 눈] 검찰이 ‘동문서답’한 까닭은?/유지혜 사회부 기자

    서울 배재고 교사의 ‘검사 아들 답안지 대리작성’ 사건이 교사의 단독범행이라는 검찰 발표가 이틀 만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당초의 의구심이 사실로 확인되니 실망과 허탈감을 지울 수 없다. 서울 동부지검은 지난 15일 종합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지난해 4월부터 14차례에 걸쳐 정모(17)군의 답안지를 조작하고, 답안지의 감독교사 사인을 2차례나 위조한 교사 오모(41)씨를 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17일 기자들이 공소장을 확인한 결과 5차례는 시험이 끝난 직후 교내 물리실에서 오씨의 지시로 정군이 직접 답안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발표에서 정군의 범행 가담 사실이 누락된 것이다. 사건의 핵심인 대가성 금품수수에 대해 당사자 진술에 의존, 무혐의 처리한 데 이어 정군의 혐의까지 어물쩍 묻어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검찰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최진안 차장검사는 수사 결과를 발표할 당시 정군 부모가 대리작성 사실을 알았는지를 묻자 “당사자들이 강력 부인하고 있고,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 정군 본인도 몰랐는지 되묻자 “정군이 오피스텔에서 따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 부모가 몰랐을 수도 있다.”며 ‘동문서답’을 내놓았다. 이틀 만인 17일 최 차장검사는 “정군도 직접 답안지를 조작한 부분에서 ‘이론상 공범’이 성립하지만, 나이가 어리고 아버지가 불구속 기소된 마당에 처벌할 필요성이 부족하다고 판단, 오씨의 범죄 사실로 요약 정리했다.”며 군색하게 변명했다. 하지만 정군이 범행에 가담했다는 사실은 사전공모는 물론 정군 부모의 인지 가능성까지 시사한다는 점에서 결코 간단치 않은 사안이다. 그럼에도 이를 덮고 수사를 마무리한 검찰의 태도는 납득할 수 없다. 검찰의 공소권은 제 식구나 가진 자를 비호하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다. 정의를 내세우는 검찰이 상식조차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개혁은 도로아미타불이 될지도 모른다. 유지혜 사회부 기자 wisepen@seoul.co.kr
  • 각료들 대정부질문 답변 백태

    국회 대정부질문에 임하는 국무위원들의 답변 태도가 천차만별이다. 의원들의 추궁에 해명하기 급급했던 과거와는 달리, 나름대로의 화법과 태도로 적극 대응하고 있다. 유형도 백인백색이다. 한치의 양보없이 맞서는 ‘맞불형’에서부터 상대 의원을 한껏 칭찬하는 ‘아부형’, 책임추궁을 얄미울 정도로 피해가는 ‘회피형’ 등 다양하다. 이해찬 총리는 ‘맞불형’ 또는 ‘고압형’으로 통한다. 의원의 맹추궁에 전혀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의원들의 잘못을 질타한다. 여야 의원들로부터 ‘의회 무시’라는 반발을 살 정도다. 지난 14일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차떼기당’ 발언에 대해 재차 사과를 요구하자 이 총리는 “지난해 다 말씀드렸다.”면서 불쾌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는 홍 의원에게 “정책 질문을 해달라.”면서 오히려 공세를 취하기까지 했다.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은 ‘아부형’이다. 의원을 한껏 칭찬해 소위 ‘비행기를 태운’ 뒤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지난 16일 열린우리당 이영호 의원의 질문에는 먼저 장황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오 장관은 “질문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운을 뗀 뒤 “아주 구체적인 자료를 첨부해서 앞으로 해양수산 정책을 수립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경외의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극찬했다. ‘회피형’으로는 윤광웅 국방부 장관이 있다. 은근히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형이다. 장성급 진급 비리와 관련한 홍준표 의원의 추궁에 “이번 사건은 국방부장관이 총장에게 위임해 준 상황에서 일어났다.”면서 “군에서는 위임시 결과가 잘못됐을 때는 위임받은 사람이 책임을 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해 책임을 전가하는 듯 말했다. 사표제출 요구에 대해서도 “장관이 정치인으로 더 깊이 생각해야 된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이해하겠다.”면서 빠져나갔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허허실실형’이다. 특유의 어눌한 말투로 상대의 경계심을 흐트러 놓는다. 지난 15일 열린우리당 전병헌 의원이 대통령과의 독대 횟수를 묻자 “너무 많이 만나 가지고요, 몇번 만났는지…”라는 다소 어리숙한 답변으로 분위기를 바꾸었다. 또 일자리 창출과 관련, 한나라당 서병수 의원의 질문에는 미리 배포한 서 의원의 질의서에 있는 통계를 ‘커닝’해 읽어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질문 의원에게는 얄미울 만큼 유창한 화법을 구사하는 ‘뺀질형’으로, 김근태 복지부 장관은 근엄한 태도와 기복없는 낮은 목소리로 일관하는 ‘신중형’으로 분류된다. 박준석 박지연기자 pjs@seoul.co.kr
  • 그린스펀 “美금리 아직도 낮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올해에도 금리를 계속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린스펀 의장은 16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미국의 금리는 여전히 꽤 낮다.”면서 “기준금리는 성장에 도움이 되면서 동시에 물가상승도 가중시키지 않는 수준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기준금리인 하루짜리 대출금리는 지난해 중반 연 1%까지 내려갔다가 6월 이후 여섯차례에 걸쳐 0.25%씩 인상돼 연 2.5%로 높아졌다. 그린스펀 의장은 금리 추가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다음달 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어 그린스펀 의장은 “미국 경제는 좋은 모양을 유지하면서 2005년을 맞았다.”고 평가한 뒤 “물가 상승은 아직 위협적이지는 않지만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경계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생산성 증가는 고용 창출과 물가 상승 추이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변수라고 강조했다.FRB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3.75∼4%로, 식량·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상승률을 1.5∼1.75%로 예상했다. 미국 경제의 쟁점이 되고 있는 사회보장 개혁에 대해서는 “개인 계좌를 통해 연금 일부를 수혜자가 책임지고 관리하게 하려는 백악관의 입장에 동조한다.”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입장을 지지하면서도 “하지만 신중하고 점진적인 방법으로 이뤄져야만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또 그는 미국은 2008년 이전에 약 7800만명으로 추산되는 이른바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를 준비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채권시장에 새로운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그린스펀의 이날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예상했던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 “미 금융가에서는 올해 기준금리가 추가로 1.5∼1.75% 인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면서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은 이같은 전망과 대체로 일치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금융정보 전문서비스 마켓워치는 “중앙은행장으로서 할 수 있는 만큼 경제를 부추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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