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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CSI수준 과학수사기법 준비

    檢, CSI수준 과학수사기법 준비

    검사는 과학수사, 변호사는 전문 분야의 능력을 키워야 하고, 판사는 재판진행을 위한 사회 및 조정 능력을 키워야 한다. 말솜씨는 이들 모두에게 필수 요소. 재판정에서 벌어지는 공방을 통해 유·무죄가 결정되는 공판중심주의를 위해 판사·검사·변호사들은 공부 중이다. 준비가 가장 활발한 곳은 검찰. 공판중심주의에서는 검찰에서 작성한 조서보다 법정에서 하는 증언이 우선시된다. 검찰은 조사 과정을 중요시해 녹음·녹화조사실을 확대하고 있다. 검찰 조사 과정을 글로 만든 조서가 아니라 조사내용은 물론 얼굴 표정, 목소리까지 생생히 담긴 영상CD를 대신 제출하려고 한다. 검찰은 혐의 입증을 위한 과학수사기법도 준비하고 있다. 필적 감정을 위해 1억원대의 첨단 종합문서 감정장비 ‘다큐센터’를 마련했다.2008년에는 대검 ‘디지털 증거수집분석 센터’(디지털 포렌식 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외화 ‘과학수사대 CSI’에나 나올 법한 과학수사기법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다. 지난 7월 검찰은 공판기법 강화를 위한 세미나를 열어 신문기법 강화를 위한 특별훈련도 마쳤다. 특별훈련에서는 대중연설 전문가, 공판중심주의가 정착된 미국에서 검사로 활동한 한국계 미국인 변호사 등을 강사로 초빙해 ‘실전기술’을 연마했다. 변호사들도 준비에 나섰다. 공판중심주의에 대비, 변론법을 배우러 화술학원에 다니는 변호사도 있다. 상대적으로 즉석 변론의 기회가 많아지는 공판중심주의에 대비해 기존의 형법과 민법은 물론 금융·세무·의료·지적재산권·행정소송 등 전문분야를 배우기 위해 대한변호사협회가 개설하는 특별강좌에도 변호사들이 몰려 신청자가 정원 300명을 넘길 때가 많다. 보다 적극적으로 재판을 진행해야 하는 판사들도 재판진행 기법을 배우기에 한창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재판혁명이 시작됐다] (中) 공판중심주의 현주소

    [재판혁명이 시작됐다] (中) 공판중심주의 현주소

    역시 문제는 ‘시간´ ‘인력´ ‘돈´이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공판중심주의 시범재판부 재판에 참여하고 있는 법관·검사·변호사들은 공판중심주의의 현주소를 이렇게 설명했다. 시범재판부를 맡고 있는 형사1단독 이한주 부장판사는 재판업무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력이 부족하고 사건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예전이면 5분 정도면 끝날 자백사건도 지금은 1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고 했다. ●법원 “관련서류 검찰에 요구할수 있도록 제도 보완해야” 사건 수도 적지 않은데다 개별 사건마다 걸리는 시간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공판중심주의의 정착을 위해서는 우선 법정에서의 거짓말인 ‘위증’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판중심주의에서는 법정에서의 위증 여부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위증죄에 대한 처벌을 높이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달부터 검찰이 전국적으로 전면 확대실시하기로 한 증거분리제출에 대해서도 검찰이 조사한 내용을 피고인 방어를 위해 변호인들이 알 수 있도록 재판부가 관련 서류를 검찰에 요구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재도 재판부가 검찰에 수사기록을 요청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제출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공판중심주의 도입에 따른 검찰의 수사역량 약화에 대한 보완책으로 도입을 추진 중인 유죄협상제도(플리바게닝) 등의 도입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검찰 “공판검사 60~150명 더 필요” 검찰도 사건당 시간이 많이 늘어난 점을 부담으로 꼽았다. 공판중심주의 시범실시 결과 자백사건은 한 건당 평균 30분이, 부인 사건에는 평균 50분이 걸린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조근호 대검공판송무 부장은 “시간이 길어져 오전에 자백사건 4건, 오후에 부인하는 사건 4건 등 현재 속도대로라면 하루에 8건밖에 처리할 수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재판을 담당하는 공판검사 한 명이 한 달에 새로 맡게 되는 사건이 20∼30건 수준임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의 사건을 처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해결책은 공판검사의 수를 늘리는 것. 그는 “공판중심주의 취지에 맞게 재판부당 전담 공판검사를 두려면 현재보다 60∼150명 가량의 검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2월 현재 공판검사는 210명이다. 이와함께 판사 수와 재판정 수가 늘어나면 필요한 공판검사의 수는 더 늘어난다. 그는 “결국 비용문제가 된다. 과연 우리사회가 사법비용의 추가적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가가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공판중심주의에서 무죄율이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반대라는 입장을 보였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 현재는 공판검사 한 명당 30∼40건의 사건을 담당하느라 수사기록 파악하기에도 벅찼다.”면서 “공판중심주의가 활성화돼 공판검사가 늘어나고 해당 재판부 사건만 맡게 된다면 오히려 지금보다 무죄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동시에 재판이 길어진 만큼 플리바게닝과 사법방해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재판상황을 기록하는 공판조서가 너무나 간략하게 작성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공판부의 다른 검사는 “재판에서 격렬하게 법적 공방을 벌이거나 반대의견 등을 길게 설명해도 정작 공판조서에는 한 줄로 기록되는 경우가 태반”이라면서 “재판이 하루에 끝나지 않는 한 판사도 재판상황을 다시 기억해내야 하는데 공판조사가 부실해 결국 조서를 읽어야 한다면 공판중심제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변호사 “피고인들 할말 다해 덜 답답” 변호사들도 공판중심주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변호사는 “공판중심주의를 전적으로 찬성한다. 검찰 조사에도 변호인 조력을 받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변호인도 별다른 도움을 주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조사는 분위기도 억압적이지만 공판중심주의하에서는 공개된 법정에서 피고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니까 덜 답답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사 출신의 한 국선변호인은 “조서를 가지고 하는 재판이 공판중심주의에 비해 사건 파악이 빠르고 쟁점정리가 잘 된다.”면서 “법정에서 피고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좋지만 난처한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70대 노인이 벌금형을 받을 정도의 비교적 간단한 재판을 사례로 들었다. 문제의 재판에서 그 노인은 “사건과 전혀 상관없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말을 끊임없이 계속했다.”면서 “공판중심주의를 하겠다고 했으니 말을 끊지도 못하고 시간만 보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재판 시간이 길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예정보다 재판이 길어져 다른 재판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에 한 사건만 해도 시간이 다 간다. 다른 법원에도 사건이 있으면 결국 이 사건 때문에 늦게 된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민사성격 고소사건 검찰부담 줄어들듯 9월 현재 판·검사 수는 3800여명. 예비판사를 포함한 판사가 2222명이고, 검사가 1577명이다. 활동 중인 변호사는 7617명이다. 상당수가 학연과 지연, 혈연으로 연결됐다. 사법연수원에서 2년을 동고동락해 기수별 동기의식도 강하다. 검사와 변호사, 판사를 묶어서 ‘법조3륜’이라고 통칭한 용어에 이런 특성이 반영됐다. 검사나 변호사 활동을 한 뒤 선거 등을 거쳐 판사가 선출되는 체계를 가진 미국에서는 법조3륜이라는 말을 쓰는 게 어색하다. 이런 법조3륜의 관계를 ‘님’에서 ‘남’으로 바꾸는 촉진제가 된 이용훈 대법원장의 지법 순시 발언은 사실 법조3륜끼리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는 현상을 각성시킨 측면이 짙다. 일단 한해 사시 합격자수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법조계의 소수정예 엘리트 구조에 흠이 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공판중심주의 도입 등 사법개혁 논의가 뜨거워지면서 법조3륜의 역할과 기능이 다르다는 점이 부각됐다. 검찰은 다음달부터 문서송부촉탁 심사를 강화키로 했다. 사생활 보장 등을 위해 수사비밀과 관계없는 서류만 선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문서송부촉탁 심사강화 방침은 장기적으로 민사적 성격이 짙은 고소사건을 줄여, 검찰에 부과되던 심판 기능을 법원의 민사법정으로 옮아가게 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검찰이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잃는 일일 수도 있지만, 일선 검사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민사적인 분쟁을 형사적으로 처리하려는 관행은 그 동안 검찰 업무를 가중시켜왔고, 이해관계에 맞지 않는 기록을 트집잡아 당사자가 검사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하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 검찰 수사기록보다 법정 진술을 중시한다거나 영장 심리를 강화하겠다는 법원의 움직임도 자체 심판기능을 강화하고 수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용철 연세대 법대 교수는 “3륜끼리 서로 자신의 직역이 최고라고 우긴다면 문제지만, 자신의 공익적 역할을 깨닫고 서로 견제할 수 있는 제도를 정비한다면 대국민 법률서비스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조서재판 회귀 유혹? 공판중심주의 시대에도 신속·효율성을 앞세운 조서재판의 유혹이 떠돌고 있다. 검찰은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조서를 증거로 낼 수 없게 되자 그때그때 증인이나 피고인들에게 동일한 내용을 신문하는 방법으로 증거능력을 얻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같은 내용을 1심과 항소심 등에서 두세번씩 반복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재판시간이 늦어지고 일정이 길어지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2004년 4월 이후 증거분리제출제도를 우선 시행한 결과,1심 재판의 최소기간은 50.4일에서 53.5일로 늘었지만 최장기간은 156.1일에서 106.7일로 줄어들었다. 사법부에서는 일주일에 2,3차례 재판을 여는 집중심리제 시행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에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부인한 검찰조서가 증거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검찰에서 허위자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도 큰 불만이다. 조서재판의 유혹은 사법부에도 번져 있다. 검찰조서를 통해 사건의 쟁점을 빨리 파악했던 과거와 달리 처음 듣는 순간 사건의 핵심을 짚어야 한다. 예전보다 몇 배 늘어난 시간 동안 법정에서 집중하고 있어야 한다. 격무에 시달리다 보면 판단력이 흐려질 수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한주 판사는 “업무로 인해 피로가 쌓여도 법정에서 항상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또 위증을 가려낼 방법도 미약해 법정이 거짓말 경연장이 될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긴장은 몇 배가 된다. 조서의 편리함에 길들여져 있는 것은 변호사들도 마찬가지다. 검찰조사내용을 넘겨받아 훑어본 뒤 변론하던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 증거분리제출제도가 실시되면서 검찰의 전략을 알 수 없게 됐다. 검찰에 맞서 치열하게 법정공방을 벌이는 의뢰인의 기대치에 부응하려면 검찰청으로 자료를 복사하러 다니던 시간에 참고인, 증인들을 만나야 한다. 재판시간이 길어지면서 수임사건 수도 줄어들게 됐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아내가 몰래 아파트 잡히고 가출

    Q젊은 시절 열심히 일해 34평 아파트를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아내가 가출했고, 뒤이어 은행에서 아파트를 경매에 부치겠다는 통지가 날아왔습니다.30년 동안 고락을 같이해온 아내가 제 인감도장을 몰래 갖고가 아파트를 담보로 잡히고 대출을 받아 쓴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억대의 돈을 갚을 현금도 없고 제가 쓰지도 않은 빚 때문에 제 아파트를 넘기게 된 게 억울할 뿐입니다. - 최순용(50) - A가족이니까 인감도장을 갖고 나가는 것은 쉬울 것입니다. 부인은 이를 이용해 여러 서류를 위조했습니다. 먼저 부인 앞의 위임장을 만들어 동사무소 담당직원에게 인감증명 신청을 해 그 인감이 최순용씨 것이 맞다는 인감증명서를 발급 받았을 것입니다. 이것으로 부인이 은행에 가서 대출신청을 하고 최순용씨 아파트를 담보로 제공한다는 서류에 인감을 날인하고 인감증명서를 첨부해 최순용씨가 부인을 대리로 은행에 아파트를 담보제공한다는 증거를 만들었을 것입니다. 등기소 담당 직원은 이같은 서류가 제출되면 이를 믿을 수밖에 없고, 최순용씨의 아파트 등기부에 은행을 권리자로 해 저당권이 설정되었다는 기재를 하게 됩니다. 물론 이것은 외부적으로 보기에 최순용씨가 아파트를 담보제공했다는 것을 나타내지만, 최순용씨 말씀대로라면 이 저당권 설정의 기재는 무효입니다. 한편 부인의 행위는 사문서 위조죄와 위조 사문서 행사죄, 공정증서 원본 부실 기재죄에 해당하며, 은행에 대해서는 사기죄를 구성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무효인 담보를 제공해 은행 담당직원의 대출심사를 방해, 결과적으로 은행을 속이고 대출금이라는 이익을 취득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피해금액도 적지 않기 때문에 실무상 3년 정도까지 징역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법전상으로는 징역 15년까지 가능합니다. 무효 주장은 최순용씨가 은행을 상대로 저당권을 말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하면 가능해집니다. 다만 최순용씨 몰래 부인이 인감을 위조해 최순용씨 재산을 담보제공한 것이라고 입증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인이 앞에 열거한 죄로 형사처벌을 받아야 하며, 최순용씨 본인이 허락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최순용씨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입니다. 첫째로 그냥 담보제공의 무효를 주장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이유야 어찌됐든,30년 동안 같이 살며 고락을 같이해온 아내에 대해 형사처벌을 구하기를 꺼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둘째로 부인을 고소해 처벌을 구하고 은행을 상대로 저당권 설정등기 말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입니다. 사안이 중대하기 때문에 부인이 구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부인을 도망시키고 은행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그저 다른 사람의 진술과 자신의 진술로 저당권등기 무효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은행이 자신이 대리권 없음을 알고 있었다고 어이없는 자백을 하지 않는 한 반드시 패소하게 됩니다.
  • ‘알짜’ 신세계 강남점 무슨일이?

    ‘알짜’ 신세계 강남점 무슨일이?

    신세계백화점이 대표 점포인 강남점의 건물주인 센트럴시티와 임차 수수료율 조정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최근 건물주인 센트럴시티와의 임차 수수료율 조정에 관한 의견 차이로 센트럴시티측으로부터 지난 1월 임대차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 강남점은 지난 2000년 10월 센트럴시티와 20년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고 개장, 영업해왔다. 강남점 매출액은 신세계백화점의 점포중 가장 많다. 강남점은 매달 총 매출액의 3.5%를 임차 수수료로 지급해왔다. 하지만 센트럴시티측이 지난해부터 강남점의 매출 급증을 이유로 수수료율을 1.5% 포인트 올릴 것을 요구하자 신세계측은 이를 거부했다. 센트럴시티는 수수료율 재산정을 위해 입점 브랜드와의 계약 문서 공개를 요청했으나 신세계는 ‘영업비밀’을 이유로 이같은 요구를 일축했다. 이에 센트럴시티측은 지난 1월 신세계에 ‘장기 임대차 계약 해지 사유’라는 점을 통보하고 임대료를 받지 않고 있다. 또 지난 7월 “신세계가 임대차 계약이 해지된 상황에서 무단으로 건물을 점용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무단 점용료를 산정했다. 이와 관련, 신세계는 기존 수수료율로 산정된 임차료를 법원에 공탁하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에 앞서 센트럴시티측은 자사 경영진이 개편된 2004년에는 신세계와 한 해 전에 맺은 5∼7층 추가 임대차 약정과 관련,“불공정 계약으로 문제가 있으니 원점부터 다시 논의하자.”고 신세계측에 밝혔다. 신세계측이 이를 거절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촉발됐다는 게 정설로 돼 있다. 신세계는 그러나 수수료율 인상건이 법정 공방으로 번질 경우 회사 이미지 훼손 및 백화점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어 내부적으로 대응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은 많은 인테리어 비용이 들어 은행이나 서점 등과는 입장이 많이 다르다.”며 “세입자 입장에서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센트럴시티 관계자는 “신세계측과의 협의가 진행 중이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한나라 동아리들 ‘빅3 제휴’ 암중모색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인 ‘빅3’의 대선 행보가 본격화한 가운데 당내에선 개인적인 줄서기보다는 세력별로 대선주자와의 제휴 가능성을 암중모색하는 등 각개약진이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 국회의원 성향분석보고서’ 등 갖가지 ‘괴문서’가 나도는 상황에서 의원들로서는 개인적인 줄서기가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대선후보 경쟁이 조기 과열될 경우, 당 내분이 불가피하고 본선 경쟁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대선전 승패에 따라 18대 총선 공천 결과가 달라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개인적인 운신보다는 ‘모임’의 깃발 속으로 숨어드는 게 유리하다는 계산도 작용한 것 같다. 당내 제 세력은 겉으로는 하나같이 ‘중립’을 표방하고 있지만 각 모임을 이끄는 주도세력에 따라 ‘빅3’와의 관계가 설정되는 모양새다. 일단 당내 최대 계파인 ‘국민생각’은 ‘친박(친 박근혜)’ 성향 의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강재섭·박희태·김영선·맹형규·김성조·김학송 의원 등이 주축이다. 다만 이 모임을 주도해온 강재섭 대표가 지난 대표 경선에서 박 전 대표의 후원을 등에 업긴 했지만, 대표 취임 이후 박 대표측과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노골적인 친박 성향을 드러내진 않고 있다. 이 모임은 최근 민주당 한화갑 대표를 초청,‘한-민 공조론’을 이끌어 내면서 당 안팎의 관심을 끌었다. 이에 반해 당내 비주류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는 이명박 진영의 당내 교두보로 인식되고 있다. 물론 겉으로는 ‘중립’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이재오·홍준표·박계동·심재철·박찬숙·배일도 의원 등이 주축이라는 점에서 ‘친이’ 성향이 강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열린 이 모임에서 이재오 최고위원이 노골적으로 이 전 시장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해 일부 친박 성향 의원들의 반발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소장·개혁파 의원 모임인 ‘수요모임’은 손학규 전 지사쪽에 가까운 인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남경필·원희룡·정병국·박형준·이성권·김희정 의원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 모임 소속 의원들은 대부분 손 전 지사의 ‘민심대장정’ 현장을 방문, 함께 땀 흘리며 동지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다만 원희룡 의원의 대선후보 경선 출마 여부에 따라 손 전 지사 지지 기류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도파 의원모임인 푸른모임은 ‘빅3’간 거중 역할을 자임했다. 구성원들의 성향도 특이하다. 지난 22·23일 이틀간 남양주에서 워크숍을 갖고 모임의 역할을 이같이 결정했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유승민 의원, 이 전 시장의 분신인 정두언 의원, 손 전 지사의 대리인인 박종희 전 의원 등이 속해 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피노체트 전 칠레 대통령 메달·훈장 팔아 연명

    아우구스토 피노체트(90) 전 칠레 대통령이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군장교 및 대통령 재임 시절 받은 메달과 훈장 등을 팔고 있는 실정이라고 칠레 일간 엘 메르쿠리오가 25일 보도했다. 해외은행 비밀계좌 사건으로 기소된 피노체트는 사법당국이 자신의 모든 은행계좌를 압류한 채 조사를 진행하면서 이런 상황에 직면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피노체트 소유의 주택 중에는 최근 몇 달째 전기요금을 내지 못한 곳도 있을 정도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피노체트 숭앙자’임을 자처하는 재력가들이 피노체트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그의 훈장을 매입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피노체트와 기념사진 촬영도 요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산티아고 고등법원은 지난주 피노체트에게 부동산세 납부와 개인적 생활비용을 지불할 수 있도록 압류계좌에서 6만달러를 인출해 줬다. 현재 피노체트는 월 5000달러의 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 워싱턴 소재 리그스 뱅크 등 외국은행에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가짜 여권과 위조된 공문서를 이용하고 약 2800만달러로 추산되는 해외은행 비밀 예금 자산을 허위 보고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대통령 재임시 200만달러의 공공자금 불법 전용 혐의도 받고 있다. 멕시코시티 연합뉴스
  • 檢의 역습-증거분리 제출 전국 전격확대

    검찰이 25일 공판중심주의의 한 방편인 증거분리제출 제도를 다음달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나선 것은 사법부에 대한 역공의 성격이 짙다. 검찰의 발표는 공판중심주의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대외에 천명한 것이기는 하지만 법원과 검찰의 갈등 와중에 시행 일정을 앞당김으로써 공판중심주의를 강조하는 데서 촉발된 이용훈 대법원장의 발언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증거분리제출, 법원에 대응 수단으로 이용돼 수사기록을 법원에 제출하지 않는 것은 공판중심주의의 취지와 원칙을 따르는 것이다. 증거분리제출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 오직 공소장 하나만을 제출하고 다른 증거물을 제출하지 않는 공소장 일본주의와 통한다. 이는 검찰이 제출한 수사기록과 증거물을 보고 법관이 예단과 선입견을 갖는 것을 방지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공판중심주의의 주요 내용인 공소장 일본주의를 채택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검찰은 공소장과 함께 수사기록을 모두 제출해 왔다. 따라서 검찰의 발표는 표면적으로는 공소장 일본주의, 즉 사법부가 강조하는 공판중심주의를 충실하게 따르겠다는 뜻으로 비쳐진다. 그러나 수사기록과 증거를 재판 전에 제출하지 않으면 법관의 예단을 막아 피고인에게 유리하다고 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피고인과 변호인이 증거서류를 미리 열람해 파악하지 못한다면 재판에서 방어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법관도 사건의 개요를 미리 파악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검찰은 이런 배경에서 수사기록을 제출하지 않는 것을 법원에 대항하는 수단으로 이용해 왔다. 실제로 지난해 검찰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기로 한 대법원의 판례 변경에 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남기춘)는 서울 강동시영아파트 재건축 비리사건에서 수사기록을 제출하지 않았다. ●형사재판부 대폭 늘려야 그러나 증거분리제출, 즉 공소장일본주의는 공판중심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검찰의 제도 확대에 따라 앞으로 재판 횟수나 재판에 참석하는 증인들의 수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재판시간도 길어지고 서류보다는 법정 진술이 중심이 되는 재판이 된다. 지금은 “제출한 서류로 대신하겠다.”로 끝나던 것을 일일이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공판중심주의를 제대로 실시하기 위해서는 우선 형사 재판부 수가 지금보다 훨씬 늘어나야 한다. 대법원은 2002년 157개에서 2004년 220개로 40% 늘렸지만 아직도 형사재판부가 부족하다. 검사도 재판에 매달리는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검사 수도 늘려야 한다. 이에 검찰은 우선 18개 지검에서 운영해 왔고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었다. ●檢, 민사소송에 형사기록 송부 불리할 것 없어 민사소송 재판부에 제출하는 형사기록 송부 심사를 강화하는 것도 검찰로서는 불리할 것이 없다. 지난해 검찰의 고소사건 기소율은 16.2%에 불과했다. 특히 고소사건 중에서도 사기·횡령·배임 등 돈과 연관된 사건이 36만 5070명으로 전체 고소사건 중 87.8%를 차지했지만 기소율은 12.2%에 불과했다. 민사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형사고소를 남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이용훈 대법원장이 판사들에게 “민사사건에서 검찰의 형사사건 기록을 집어던져라.”고 말을 한 것은 검찰로서는 그야말로 “울고 싶은데 빰을 때려주는 격”이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공판중심주의 검찰 조서와 변호사 의견서 등 서류에 의존하지 않고 법정에서 증언과 피고인 신문을 토대로 진실을 밝히고 이를 근거로 유ㆍ무죄를 가리고 형량을 정하는 제도. 법적공방이 말로 이뤄진다는 구두변론주의 등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 증거서류 분리제출 검사가 기소하면서 사건에 대한 법관의 선입관을 방지하기 위해 공소장 외에 기타 수사기록이나 증거물을 일괄 제출하지 않는 것으로 공소장 일본주의와 같은 말이다. 검찰은 증거서류는 내지 않더라도 증거서류 목록은 제출해야 한다. ■ 문서송부촉탁 재판에 증거가 될 문서를 가지고 있는 상대방에게 문서를 제출할 것을 명령하는 제도. 이번에 논란이 된 민사재판의 형사기록의 문서송부촉탁의 경우, 민사재판에서 재판부가 형사사건의 증거나 기록 등을 요청하는 것을 말한다.
  • 세계적 석학 3인에 ‘지식경영’을 듣는다

    세계적 석학 3인에 ‘지식경영’을 듣는다

    칼 에릭 스베이비 박사, 베르나 앨리 컨설턴트 대표, 레이프 에드빈슨 박사 등은 국내에 소개된 ‘지식시대의 조직, 이렇게 키워라’,‘지식의 진화’,‘지적 자본’의 저자들이다. 이 책 3권을 국내에 번역, 소개한 김용구 미래경영개발연구원장의 사회로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미래경영개발연구원에서 지적 자본과 미래 사회에 대한 다양한 토론을 벌였다.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기존 관념의 폐기를 요구하는 이들의 대담을 지상중계한다. ●김용구 미래경영개발연구원장 지적자본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은. ●스베이비 박사 논쟁(dispute), 대화(dialogue), 이야기(story) 등 세가지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서 미래의 지향점도 발견할 수 있다. 한국의 지적자본에 대한 개념은 한국안에서 만들어져야만 강한 힘을 가질 수 있다. 스웨덴이나 핀란드 등 외국에서 개념을 들여오려 하지 말아야 한다. ●에드빈슨 박사 한국의 역사를 잘 모르지만 과거 어느 시대인가 ‘지식카페’라고 부를 수 있는 형태가 있었을 것이다. 여러 명이 모여서 특정 주제에 대해 논의하면서 서로의 지식을 늘리고 결론을 실천하는 그런 조직을 말한다. 경영학에서 이야기하는 브레인스토밍은 아니다. 사람들이 모였다는 정자(亭子)가 ‘지식정원’의 형태가 될 수 있다. 한국이 정보기술(IT) 선진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지적자본에 있어 중국과 일본의 ‘학습가교(learning bridge)’로도 자리잡을 수 있다. 최근 두 나라간 불고 있는 한류가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김 원장 지적자본 논의에서 ‘사람이 경쟁력’이라고들 하는데 사람의 무엇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인가. ●앨리 대표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을 예로 들어보자. 재미(fun) 경영으로 유명한 이 회사는 외향적이며 사람들과 관계를 갖기를 즐기고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들을 채용한다. 이 회사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성격과 태도가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스베이비 박사 유머는 성격과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는 엔돌핀이 기저에 놓여 있다. 이런 의미에서 ‘CEO’는 ‘Chief Executive Officer’가 아니라 ‘Chief Endorphine Officer’가 돼야 한다. 미래에는 너무 다양한 재능, 태도, 기술 등이 요구되기 때문에 회사가 재능·태도·기술 등의 부족난을 겪을 것이다.‘사람이 경쟁력’이라는 말은 회사가 미래의 지원자들에게 경쟁력이 있는가의 문제로 연결된다. ●에드빈슨 박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직업자원 파트너(volunteer와 vocation의 합성어적인 의미)라는 조직이 만들어지고 있다.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한 사람들의 재능을 안에서 끌어내려는 조직이다. 내 경험을 예로 들면 어떤 회사에서 일할 때 직원이 와서 “무엇을 할까요.”라고 물은 적이 있다.“원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일주일 뒤에도 똑같은 질문을 해왔다.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자유에 대한 스트레스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몇 주가 흐른 뒤 스스로 일을 찾아냈다. 기존의 가치체계에서 벗어나 자신의 재능을 끌어낸다는 개념이다. ●앨리 대표 미국 캘리포니아에 주요 회사 2인자들이 모인 ‘재능의 미래’라는 모임이 있다. 이 모임의 주요 고민 중 하나도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재능을 어떻게 끌어낼 것이냐이다. ●김 원장 왜 재능이 중요한가. ●에드빈슨 박사 갱신(renewal)과 혁신은 뇌만 할 수 있다. 자동차는 로봇이 만들지만 로봇을 조정하는 것은 사람이다. 지적자본의 지렛대(leverage·적은 것을 사용해서 큰 결과가 얻는 것) 효과이다. ●스베이비 박사 일종의 역설이 성립한다. 많은 로봇이 작업장에 있을수록 사람수는 적어지지만 한사람 한사람이 더 많은 부분을 관장한다. 그래서 한 사람 한사람의 가치가 높아진다. 경영진이 직원들을 통제하기 보다는 자유와 신뢰를 준다면 인적자본이 지적자본으로 변할 수 있다. ●김 원장 지적자본에서는 사람을 전적으로 믿는데 사람이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앨리 대표 만일 약속한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네트워크에서 힘을 잃게 된다. 쫓겨나지는 않겠지만 아무도 그와 지식을 공유하려 하지 않는다. 네트워크가 많이 만들어지면서 주변 사람들을 통해 누군가에 대해 알아본다. 네트워크를 통해 누군가의 명성을 알수 있게 된다.‘가치 네트워크(value network)’가 곳곳에서 자리잡고 있다. 좋은 네트워크만 갖고 있다면 이런 지적자본들을 사회적 자본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에드빈슨 박사 경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인수합병시 수많은 법적 문서로 믿음을 대체하려고 하지만 불가능하다. 서로간의 믿음이 생기면 문제가 발생해도 이를 뛰어넘을 수 있다. ●김 원장 현 교육체계에서 불가능하지 않는가. ●앨리 대표 우리는 애들이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어른 기준으로 실용적인 것만을 따르도록 강요한다. 젊은이들은 변하고 있다. 대학의 간판이 아니라 그 대학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무엇이냐에 따라 움직인다. 또 젊은 ‘시간제 근로자’의 일 중 하나는 자원봉사이다. 이들에게는 직업(job)이 아닌 일(work)이 중요하다. ●스베이비 박사 작업과 일의 구분은 산업사회의 구조이다. 한국 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가 교육에 문제점을 갖고 있다. 수세기에 걸쳐 발전된 교육프로그램인데, 문제는 지나간 산업사회에 맞는 것이라는 점이다. 산업사회의 정점은 평생고용이었는데 산업사회는 지나가고 있고, 평생고용도 사라지고 있다. 이 두가지를 대체할 시스템은 애석하지만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 ●앨리 대표 일부 대학이나 전통적 교육기관이 아닌 곳에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혁신은 주변부에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10∼20년에 걸쳐 모든 분야와 조직에서 재구성(restructure)과 파괴(destruct)가 대규모로 일어날 것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를 아직 갖고 있지 않다. 법령이나 환경 등의 변화에 맞춰 조직의 힘을 재배치하고 보통 18개월에서 5년이 걸리는 조직의 변화를 단축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김 원장 산업사회가 사라지고 있다면 ‘국민총생산(GDP) 몇 % 성장’의 신화도 버려야 하나. ●스베이비 박사 GDP는 무형 자산을 포함하지 않는다. 환경오염이나 사회적 문제로 인한 손실도 계산되지 않는 등 함정이 있다. ●앨리 대표 여성의 가사노동도 GDP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젠 GDP뿐만 아니라 삶의 질에 대한 평가도 같이 해야 한다. 종전에는 GDP와 삶의 질 가운데 하나만 선택이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두가지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지는 지금까지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모른다. 이제 두가지를 다 물어봐야 할 시점이다. ●에드빈슨 박사 지적자본 보고서와 같은 것이 GDP를 보완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지난 5월 오스트리아가 모든 대학에 지적자본 보고서를 내도록 하는 법률을 만들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스트리아 대학들은 지적자본 비용·과정·지표 등을 명확하게 담은 보고서를 발표해야 한다. ●김 원장 우리가 모르는 사이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럼 개인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앨리 대표 지속적인 학습이다. 이 점에서 평생교육이 중요하다. 사회적 환경, 성적 차별 등 배움의 기회를 막는 장애물을 제거하려는 노력들이 정부 차원에서 함께 일어나야 한다. ●에드빈슨 박사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창조적 교실(creative class)’들이 생기고 있다.1850년대의 골드러시처럼 지식러시가 일어나고 있는 전조가 아닌가 싶다. 스위스의 제네바와 취리히, 캐나다의 밴쿠버 등이 대표적인 도시들이다. 그동안 밴쿠버가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스위스의 교육시스템이 학생들의 재능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에는 제네바를 더 높이 평가한다. 정리 전경하 도준석기자 lark3@seoul.co.kr ●칼 에릭 스베이비 교수 ‘지식경영의 창시자’로 불리며 핀란드 헬싱키의 한켄경영대학원에서 지식경영 담당교수로 재직하고 있다.2005년에는 세계적 지식경영 컨설턴트 네트워크인 ‘스베이비지식연합’을 이끌고 있다. 지난 1986년 ‘노하우 회사’를 시작으로 ‘새로운 연차보고서’ 등 지식경영에 관한 책 12권을 저술했다. ●베르나 앨리 사장 가치네트워크, 실무공동체 등 새 경영모델에 대한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자신의 회사를 갖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앨라이언트대와 뉴질랜드 와이카토 대학 겸임교수이다. 유럽연합의 유럽위원회, 스탠퍼드대학, 브루킹스연구소 등에서 수행하는 지적자본 및 지식경제 특별연구 프로젝트의 고문이다. ●레이프 에드빈슨 교수 세계적 미래연구기관인 로마클럽 회원이며 스웨덴 룬트대학교의 지적자본 담당교수이다. 지난 1월에는 홍콩이공대학교수로 임명됐다. 일본의 50개 회사가 모인 소프트노믹스(softnomics)를 통해 지식경영을 일본에 전파하고 있다.‘지역사회, 국가, 지역 그리고 도시의 지적자본’ 등을 저술했다. ■ 사회 김용구 미래경영개발연구원장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 연구회 선임이사이며 국가보훈위원과 감사원 감사자문위원 등으로 활동중이다. 지식경영과 지적자본, 인적자원개발과 평가시스템 등의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오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 [부고] 역사학자 이수건 영남대 명예교수

    조선사 연구에 큰 업적을 남긴 이수건 영남대 명예교수가 25일 새벽 자택에서 타계했다.71세. 경북대 출신인 고인은 1969년 영남대 교수로 부임한 이래 정년퇴임할 때까지 봉직했다. 특히 지방사와 영남지역 사림파·고문서 연구에 괄목할 만한 업적을 냈다. 대구사학회장과 고문서학회장, 국사편찬위원, 문화재위원을 역임했다. 저서로 ‘영남학파의 형성과 전개’‘조선시대 지방행정사’‘한국중세사회사연구’‘경북지방 고문서연구’‘영남 사림파의 형성’ 등이 있다. 유족으로 부인 박옥주씨와 아들 섭(대구가톨릭의대 교수)씨 등 1남5녀가 있다. 빈소는 대구가톨릭의대병원, 발인은 27일 오전 9시.(011)802-2034.
  • “빈라덴 또 죽었다고?”

    “빈라덴 또 죽었다고?”

    |파리 이종수특파원|지난 23일 전세계에 긴급 타전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설은 ‘확인할 수 없는 소문을 옮긴 것’이라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소문의 근원지로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이날 밤 늦게 긴급 성명을 발표 “사망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며 “보도된 내용은 순전히 추측을 바탕으로 한 것이며 증명될 수 없는 것들”이라고 밝혔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어떤 식으로든 확인할 수 없는 것”이라고 딱 잘랐다. 과거 몇년간 그의 사망설과 중병설이 숱하게 제기됐지만 알카에다가 그의 건재를 증명하는 녹음 테이프를 공개함으로써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곤 했다. 파문의 발단은 이날 프랑스 북동부 로렌에서 발행되는 지역 일간지 ‘레스트 레퓌블리캔’이 프랑스 국방부 대외정보국(DGSE)의 기밀문서를 인용해 “빈 라덴이 지난달 23일과 이달 4일 사이에 파키스탄 국경지대에서 장티푸스로 사망했다.”고 보도하면서였다. 신문은 “그의 행방을 쫓던 사우디 정부도 지난 4일 이 정보를 입수하고 사실 확인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또 “21일 작성된 이 문서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고립된 처지의 그가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사망 사실을 최종 확인하기 위해 시신 매장지 정보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라크 대통령을 비롯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 내무·국방 장관도 같은 문건을 보고받았다고 덧붙여 프랑스는 물론, 전세계를 발칵 뒤집었다. 이에 미셀 에이요 마리 국방부 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보도는 확인할 수 없는 것”이라며 “법적으로 처벌 가능한 기밀문건 유출 경위를 면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AFP도 파키스탄에서 빈 라덴의 행방을 추적해온 익명의 유럽연합 관리 말을 인용 “이번 보도는 믿을만 하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사주간 타임과 CNN방송은 사우디 정보관리의 말을 인용,“빈 라덴이 수인성 질병에 걸려 매우 위중한 상태”라고 보도해 주목된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미 정보기관의 한 관리는 “만약 그가 사망했다면 여러 징후들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빈 라덴은 또 신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탈레반과 알카에다 전사들을 치료해준 혐의로 2002년 12월 파키스탄 당국에 체포된 한 의사는 “1년 전 진찰했을 때 그의 건강 상태가 매우 좋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인텔센터의 벤 벤츠케 국장은 “만약 그가 정말 눈을 감았다면 알카에다는 이를 재빨리 전세계에 알려 후계 문제의 이니셔티브를 놓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vielee@seoul.co.kr
  • 베네수엘라 외무의 봉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1시간 이상 억류된 것으로 드러나 미 국무부가 뒤늦게 사과했다. 마두로 장관은 CNN 방송에 “어떤 방에 1시간40분간 갇혀 있다가 유엔주재 대사가 이끄는 대표단에 인계됐다.”고 밝혔다. 그는 베네수엘라 TV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이라고 밝히자 상황이 더 나빠졌다.”면서 “공항 직원들이 내게 소리치고 모욕을 줬으며 경찰을 데려와 협박도 했다.”고 말했다. 마두로 장관은 이어 “공항측이 ‘서류가 없어 이동이 불가능하다.’며 여행서류와 항공권을 빼앗아갔다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엔이 진상조사에 나서야 하며 코피 아난 사무총장이 문제 삼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미 국토안보부의 루스 노크 대변인은 당초 “문서를 빼앗거나 억류시키지 않았다.”고 발뺌했다. 하지만 이후 국무부 곤잘로 갈레고스 대변인은 “문제가 있었음을 확인했으며 이 사건에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한편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베네수엘라 농장지대를 방문해 “부시 대통령이 자신을 악마로 불렀다는 이유로 나를 살해하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자신이 유엔총회 연설 당시 필독을 권유한 ‘패권인가, 생존인가-미국은 지금 어디로 가는가’의 저자 놈 촘스키(77)가 곧 베네수엘라를 방문할 것이라며 사실상 ‘초대 의사’도 밝혔다.촘스키는 전날 뉴욕타임스에 “차베스의 분노를 이해할 수 있다.”면서 “그를 만나면 행복할 것”이라고 화답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사회플러스] 출판계 “인문서적 위기” 성명 추진

    고려대 문과대 교수들이 인문학 위기를 선언한 데 이어 출판인들도 인문서적의 회생을 촉구하고 나선다.22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민음사 박맹호 회장, 푸른숲 김혜경 대표 등 출판인 50여명은 25일 오전 11시 종로구 사간동 대한출판문화협회 강당에서 정부와 관련기관에 인문서적 시장 회생을 위한 제도 장치 마련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성명서에는 고사 위기에 처한 인문서적 시장을 되살릴 수 있는 정책과 인문학 서적을 내는 교수 등 필자의 집필활동을 장려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내용이 실린다.
  • 핫샘 할아버지의 눈물 나는 대화법

    핫샘 할아버지의 눈물 나는 대화법

    김종권 _ 현장 업무(일명 노가다)에 관리 업무까지 아우르느라 몸이 둘이라도 모자라고 죽으려야 죽을 시간이 없다는 건설 현장의 감독관입니다. 피로는 술로 달래고 술은 일로 푸는 생활 속에서도 인간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 시인이기도 합니다. 5, 6년 전 이집트에서 일을 한 적이 있다. 이 세상의 문화란 문화는 모두 섞어 놓은 듯 짬뽕 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그곳에서는 다양한 인종이 지지고 볶으며 재미나게 살고 있다. 이집트 남자들은 그야말로 남자답게 잘 생겼다. 좀 고집스러워 보이지만 그건 회교 습속에 따라 기르는 콧수염 때문인 것 같다. 실제로는 싱긋싱긋 잘 웃고, 화를 낼 때는 세상을 삼켜버릴 듯 화를 내다가도 좀 억울한 일이라도 당하면 울기도 잘 우는데, 아마 타고난 감수성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우리 회사 자재 구매 담당이었던 핫샘 할아버지(당시 62세)는 바로 이집트 남자의 표준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젊은 사람보다 더 강인하면서도, 감수성이 매우 예민했다. 그는 상당히 정직하고 셈도 바르며, 어지간한 문서는 다 처리할 수 있을 만큼 영어에도 능통했다. 그리고 그 바닥에서 알아주는 자재 구매 전문통이기도 했다. 그러나 사람이란 누구나 허점이 있게 마련이기에, 어쩌다 한 번 잘못 처리한 일이 나에게 적발되었다. “그랜드파더, 당신이 구매한 것은 내가 승인한 품목의 세부사항과 다르다. 왜 그랬는가? 그리고 그에 따른 대책은 무엇인가?” 하고 정중하게 물었다. 한국 같았으면 내 성질에 자재를 부숴버리든지, 아니면 사람을 부숴버리든지 둘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는 말이 막히자 대뜸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하소연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집트인들은 수다 떠는 것을 엄청 즐기기 때문에, 여기에 말려들면 족히 한두 시간은 입씨름을 해야 할 것이 분명했다. “나는 열심히 했다. 어제 저녁 먹고 늦게 문이 닫힌 자재 상회에 가보니 주인이 없었는데, 사실 그 집을 찾느라 한 삼십 분이 걸렸고, 그 집을 찾으러 가다가 개를 만났는데, 개가 으르렁거리며 따라와서 어쩌고저쩌고….” 그 따위 핑계는 속이 부글거려서 오래 듣지 못하는 성격이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타국인데다 상대가 나보다 연세가 훨씬 많은 어르신이었기에, 오만 짜증 물리치고 억지로 생긋 웃는 낯을 만들어 정중하게 다시 말씀드렸다. “저는 사실 멍멍이를 억수로 좋아하지만, 그 멍멍이란 자재에 대하여 단 한 번도 언급한 바가 없습니다. 기억나시지요? 그러니 대단히 죄송하지만 멍멍이는 대화에서 빼주시기 바랍니다. 딱 이 서류에 있는 자재에 대한 정보만 저에게 말해주세요. 플리즈.” 아 그랬는데, 성질을 죽여도 이미 닷 말 이상을 죽인 나에게 핫샘 할아버지는 “당신은 너무 냉정한 것 같다. 좀 더 다정하게 대해줄 수 없느냐”며 훌쩍거리는 것이 아닌가. 거기다 자기네 옆집 영감이 나하고 비슷한 성격의 소유자인데 젊은 나이에 일찍 죽었대나 어쨌대나 하면서 코를 팽 푸는데, 그때까지 잘 참았던 꼭지가 홱 돌아버렸다. 바로 눈을 곧추세운 다음, 지하에 계신 알렉산더 대왕께서 들을 만큼 큰 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남자가 쩨쩨하게 핑계 대지 마시오! 그리고 울지 마시오! 내가 이 따위 허섭스레기 같은 얘기를 듣자고 산 넘고 바다까정 건너서 여기 우그라질 사막에 온 게 아니니까. 다른 얘기는 치우고, 자재가 틀린 이유와 다음 대책, 그 두 가지에 대해서만 나에게 말하시오!” 그 다음엔 어찌 되었느냐고? 아무 대답 없이 한 시간 동안 구석에 앉아서 훌쩍거리고 계시기에, 나중에는 도리어 내가 “아 임 쏘리” 하며 다신 안 그러겠노라고 도로 통사정을 해서 퇴근을 시켰다. 나 원 참,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내가 옴팡 뒤집어쓰게 생겨 기분이 무척 좋지 않았다. 그러나 숙소에 가서 샤워하고 베란다 의자에 앉아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 역시 잘못한 게 없지 않았다. 이성만을 앞세워 감성적인 면을 소홀히 했던 것. 그 후 핫샘 할아버지와 얘기할 때면 최대한 감성적으로 다가갔다. “그랜드파더, 그러면 우린 모두 망해요. 아시겠어요? 그것도 아주 쫄딱 말이에요. 자그마한 손실이 모이면 태산만 한 손실을 만든다는 것을 오래 사셨으니 잘 아시잖아요? 그리고 제가 이야기할 때 제발 좀 울지 마세요. 자꾸 그러시면 저도 우리 아버지 생각이 난단 말이에요. 그리고 감성적인 걸로 말하면 저도 본토에서는 한 감성 하던 사람이거든요. 되지도 않는 시 나부랭이까정 쓰며 말이죠. 부모형제, 처자식, 멍멍이까지 다 버리고 이 머나먼 타국까지 온 것 보면 모르시겠어요? 저도 진짜 무지 불쌍한 놈이란 말이에요. 훌쩍….” 물론 그 후 핫샘 할아버지는 실수를 줄이려고 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미 연세도 있고 심한 관절염까지 있어 다리품 파는 것에 진력을 내시므로 가끔의 손실은 필연적인 것이었다. 속이 다 썩어 문드러지고 허파 히뜩 디비지는 일도 많았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손실은 긴 세월에 놓고 본다면 나나 회사나, 핫샘 할아버지에게 뭐 그리 큰 손실은 아니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언제나 이렇게 뜨거운 감흥을 나에게 되돌려준다. 사람들이 내게 주는 희망과 실망이 너무 무거워서 둘 다 가질 수는 없을 때는 어쩌겠는가? 실망은 재까닥 내려놓고, 오로지 희망만을 잽싸게 품는 수밖에 달리 무슨 딴 짓을 할 수 있겠는가? 월간<샘터>2006.09
  • 시짱박물관 곳곳 ‘서남공정’ 흔적

    시짱박물관 곳곳 ‘서남공정’ 흔적

    “역사는 우리를 맞으며 달려오고, 우리는 역사를 향해 달려간다(歷史迎我們走來 我們向歷史走去).” 라싸 시내 시짱 박물관의 머리말(前言)은 ‘역사가 현실을 위해 복무(服務)하는’ 중국식 역사 해석의 전형을 드러내고 있다. 박물관은 역사와 유물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보다는 설명에 주력하는 인상이 짙다. 전시실 앞에 내걸린 서문(序文)의 상당수는 ‘중앙과 지방정부간의 관계는’이라고 시작한다. 예를 들어 티베트 특산품 옥(玉)에 대해 “중화민족은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오랜 기간 옥(玉)을 숭상해 왔다. 원(元)·명(明)·청(淸)나라 시기 티베트와 조국(祖國) 내지(內地)의 관계가 발전 단계에 진입, 티베트는 많은 양의 옥을 조공으로 바쳤다.” 도자기 전시실에는 “티베트가 옥을 조공으로 바친 데 대해 중앙 정부는 도자기 제품을 하사했다.”고 표현했다. 이미 8세기에 의학사전을 펴낼 만큼 발달한 티베트 의학에 대해서는 “중국 의학의 보고(寶庫)로서 진주처럼 빛나는 2000년 역사의 티베트 의학”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박물관 개괄은 “원·명·청나라와 중화민국의 중앙 정부가 하사한 것과 시짱 지방정부가 소장하고 있는 티베트족 유물 등 4만여점이 보관돼 있다.”고 적고 있다.“중공중앙(中共中央)과 국무원, 자치구 인민정부의 정확한 영도 아래 티베트는 세계가 주목할 만한 성취를 이뤄냈다.”는 대목도 나온다. 통일국가 형성 이후 양자의 역사에 대한 해석은 이렇다.7세기 강력한 통일국가를 이룬 송첸감포 왕에게 당(唐) 태종(太宗)이 문성공주를 시집보낸 사실을 소개한 뒤,“정치 관계의 발전에 따라 경제·문화 교류가 강화됐고 이로써 통일국가 형성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내용의 서남공정 관련 자료와 연구 결과는 ‘시짱자치구 당안관(案館·문서보관국)’에 집대성돼 있다. 중국의 원·명·청나라가 시짱에 관리를 파견했다거나 달라이라마를 승인했다는 등의 문서와 인장 등도 포함돼 있다. 당안관의 기록 진열실 입구의 서문에는 “시짱은 중국의 불가분한 영토의 일부이며 이를 주제로 한 귀중한 자료들이 이곳에 보관돼 있다.”고 적혀 있다. jj@seoul.co.kr
  • [인디아 리포트] (20) 투자유치·전략 심포지엄

    [인디아 리포트] (20) 투자유치·전략 심포지엄

    지구촌 거대 시장이자 유망 투자지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 시장에 대한 올바른 진단과 접근법을 모색하기 위한 심포지엄이 19일 서울 서초구 염곡동 코트라(KOTRA) 강당에서 열렸다. 코트라와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신문사가 후원했다. 심포지엄에는 기업인과 전문가들이 대거 참가, 인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심포지엄은 홍기화 코트라 사장과 정구현 SERI 소장의 개회사에 이어 1부에선 ‘인도 경제의 미래와 핵심기업’,2부에선 ‘투자환경과 진출사례’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하고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주제발표 중 ‘인도경제의 미래’,‘인도의 투자유치정책’,‘대인도 투자진출 현황 및 투자전략’의 주요 내용을 간추린다. ●“합작 투자땐 분쟁 소지… 단독 투자 유리” 인도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산업을 축으로 지식기반 산업의 중심국가로 부상했다. 인도의 경제성장이 연 8%의 궤도에 진입했으며, 소비증가세도 뚜렷하다. 인도의 물가와 외환보유고, 은행시스템 등 경제체제는 안정됐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30∼50년 동안 가장 빨리 발전할 잠재력이 있는 국가”로 지목했다.2050년에는 GDP가 27조달러로 세계 3위에 도달할 전망이다. 대부분의 품목은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해 자동승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민간은행은 지분한도가 74%까지, 보험은 26%까지, 나머지 금융업은 100%까지 자동승인된다. 통신은 49%까지 자동승인되며, 그 이상부터 74%까지는 외국인직접투자진흥위원회(FIPB)의 승인이 필요하다. 부동산 임대료는 다소 비싼 편이다. 델리에서 30평짜리 사무실은 월 250만원 가량 한다. 주택은 월 200만원 가량. 공장터를 보면 노이다에서 매입할 경우 평당 100만∼200만원, 임대는 월 2만원 수준이다. 뭄바이는 주택과 사무실이 델리의 1.5∼2배 정도로 인도에서 가장 비싸다. 최근 우리의 인도 투자 특성이 현지 이익의 재투자와 함께 은행·제철·통신·보험·유통 등으로 업종이 다양화되고 있다. 우리의 인도 투자가 괄목할 성과도 내고 있다. 삼성과 LG전자가 가전시장을 휩쓸었고, 현대차가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유망 진출분야로는 수요 증가부문인 가전·자동차·통신, 인도정부 지원부문인 IT·섬유·인프라, 생산기반 확충부문인 기계류·설비류·중간재·부품,·부동산·건축업 등이 대표적이다. 인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열악한 인프라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단독투자가 유리하다. 합작투자시 의사결정이 느리고 분쟁에 시달릴 소지가 많다. 또 부품과 소재 구매, 관리 인력 등에서 현지화에 집중해야 한다. 협의는 의사 결정권자와 진행하고, 주요 협의사항은 문서로 보관하는 등 인도의 상관행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부실채권 8.8%… 中보다 금융산업 전망 밝아” 브릭스(Brics) 국가 가운데 인도는 2011년 이후 중장기적인 투자 매력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인도 경제는 대외 충격을 흡수하는 경제 안정성도 중국보다 높다. 인도경제는 민주적 제도와 서방과의 우호적 관계란 요소로 볼때 서구자본이 장기적으로 중국보다 더 선호하는 대상이 될 잠재력이 높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대한 수혜국이 되고 있다는 유리한 국제정치적 위치도 빼놓을 수 없다. 반면 인도의 약점으로는 열악한 사회간접자본, 심각한 관료주의와 규제,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을 들 수 있다. 사회전반의 부패는 중국보다 더 심한 상황이다. 세계은행 등의 조사에 따르면 사업착수와 사업청산 등에 걸리는 시간이 중국보다 2배에서 10배까지 더 걸리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당장의 사업환경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세계은행 연구에 따르면 인도는 중국보다 해고가 더 어렵다. 지표상으로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2배이상이 된다. IT산업은 인도 경제성장을 선도한다. 특히 단순 가공에서 최근 고부가가치 분야로 탈바꿈하고 있다. 과거 일반 금융 소프트웨어를 가공했다면 이제는 미국 월가에서 이뤄지고 있는 금융분석 업무도 맡고 있다.JP모건은 뭄바이에 2000명의 인도 두뇌들을 금융 업무 및 연구인원으로 채용하고 있는데 향후 4배 이상 증원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 이같은 추세를 보여준다. 또 타타와 위프로, 인포시스 등 인도의 IT기업들은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금융산업은 미래의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중국보다 안정성도 높다. 부실채권은 중국이 22%인데 비해 인도는 8.8%에 불과하다. 중산층 증가로 소매금융시장도 고속 성장이 예상된다. 뭄바이증시의 시가총액은 지난 2월 현재 6095억달러로 중국을 앞서고 있다. 인도 기업들도 주식·채권 발행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기 시작했다. ●“섬유·자동차·SW등 투자 100% 자동승인” 인도 정부의 외국인직접투자(FDI)에 대한 규제는 100%까지 자동승인, 일정 지분까지 자동승인, 정부 승인이 필요한 업종, 투자가 금지된 업종 등 크게 네가지로 분류된다. 자동승인이 된다해도 관련 법규를 충족하고 그 법에서 요구하는 면허 등을 취득해야 한다. 자동승인 분야는 자금을 투입한 지 30일 이내, 외국인 투자자에게 주식이 배당된 뒤 30일 이내에 중앙은행(RBI)에 신고하면 된다.100%까지 허용되는 분야는 광업, 섬유업, 자동차, 보석, 식품가공업,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등이 있다. 수출증진과 FDI유치를 위해 지난 2005년 만들어진 경제자유구역(SEZ)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자동승인이 되지만 지분제한이 있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영세기업 지정품목으로 24%까지 투자할 수 있다. 영세기업 지정품목은 투자규모가 1000만루피(약 2억 820만원) 미만인 기업을 말한다. 일반 기업도 이 분야의 영업을 허가받을 수 있으나 이 경우 생산품의 50% 이상을 반드시 수출해야 한다. 항공이 49%까지 투자할 수 있고 은행업종에는 74%, 보험업은 26%까지 가능하다. 자동승인 대상이 아닌 분야는 외국인직접투자진흥위원회(FIPB)의 심사를 받게 된다. 인도에 이미 합작투자나 기술이전 등의 계약을 맺은 기업이 기존 투자 분야와 동일한 분야에 신규 투자나 기술협력을 더할 경우 RBI에 등록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와 유사하다. 담배업과 차(茶)업종, 배달업(편지배달 제외) 등은 FIPB 승인을 받으면 100% 투자할 수 있다. 방위산업과 신문 등 뉴스간행물은 26%,FM라디오는 20%까지 투자할 수 있다. 일정 지분까지는 자동승인이나 이를 넘어설 경우 FIPB의 심사를 받는 경우도 있다. 공항의 경우 74%까지, 정보통신은 49%까지는 자동승인이지만 이를 넘어설 경우 승인이 필요하다. 일부 업종은 외국인 투자가 아예 금지된다. 단일브랜드 유통을 제외한 소매업이 그 예다. 나이키 등의 단일 브랜드는 유통이 되지만 월마트 등의 할인점은 외국인 투자가 아직 금지돼 있다. 이밖에 원자력에너지, 복권·도박 등도 외국인이 투자할 수 없다. 농업 중에서도 원예, 화훼, 종자개발, 채소 등에는 외국인의 투자가 100%까지 자동승인되고 나머지 업종은 투자 금지다.
  • ‘응원 신사협정’

    사학의 양대산맥을 자처하는 고려대와 연세대가 응원 신사협정을 맺었다. 오는 22,23일 열리는 연·고전을 앞두고서다. 해마다 되풀이돼 온 두 학교 학생들의 과열응원을 식히기 위해 교수들이 나섰다. 두 학교 학생처장은 최근 이번 연·고전에서 신사적인 응원을 한다는 데 합의하고 세부사항을 문서로 정했다. 경기장인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사용할 교기(校旗)의 크기를 200㎝×285㎝, 응원용 스피커의 출력은 40킬로와트(), 음량은 110데시벨(㏈)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두 학교 응원단은 조금이라도 큰 교기, 조금이라도 출력 높은 응원용 앰프와 스피커를 사용하려고 경쟁해 왔다. 신사협정을 먼저 제의한 것은 고려대. 이달 초 고려대 학생처는 “과도한 응원 경쟁으로 경기장 주변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응원단 학생이 난청에 시달리는 등 부작용이 크다.”며 연세대에 협의 공문을 보냈다. 연세대도 “공감한다.”며 화답했다. 이를 놓고 연세대 일부에서는 “고려대가 응원에서 밀리니까 먼저 유화 제스처를 취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 연세대 교직원은 “고려대가 지난해 연·고전에서 경기전적 4대1로 패했을 때 스피커 음량에서 뒤졌기 때문이라는 얘기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고려대 관계자는 “연세대는 응원단 수가 적으니까 스피커·앰프 등 물량공세에 나서는데 그런 비생산적인 일을 막자는 것일 뿐”이라고 맞받았다. 신사협정을 해놓고도 그 뒤에서는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오일만 기자의 여의도 프리즘] 손자병법 ‘反間計’와 대선 줄세우기 괴문서

    [오일만 기자의 여의도 프리즘] 손자병법 ‘反間計’와 대선 줄세우기 괴문서

    괴문서는 시공을 떠나 권력투쟁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존재했다. 익명이란 방패 뒤에 숨어 무방비로 노출된 반대파를 공격하는 치졸한 ‘정치 테러’의 일종이다. 당파 싸움이 치열했던 조선조에 유독 괴문서 파문이 많았다.1547년 조선 명종의 외척인 윤원형은 ‘양재역 괴벽서사건(정미사화)’을 일으켰다. 당시 권력을 주물렀던 명종의 모친 문정왕후를 지칭,“여왕으로 등극해 나라를 망치려고 한다.”는 벽서(대자보)를 자작극으로 꾸민 것이다. 이 사건으로 반대파 사림 100여명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조선조 대표적 개혁가인 조광조의 실각도 비슷하다. 당시 조광조의 개혁 드라이브로 위기에 처한 훈구파는 나뭇잎에 꿀을 발라 벌레로 하여금 ‘조(趙)씨가 왕이 된다.(走肖爲王)’는 글을 새겨 반전을 시도했다. 바로 ‘기묘사화’의 발단이 됐고 조광조의 개혁은 종말을 고하게 된다. 과거 정권에서도 괴문서는 정치공작에 유용하게 사용됐다. 대표적인 것이 북풍(北風) 공작이다.97년 12월 정권교체가 이뤄지자 당시 안기부 내 ‘반 DJ(김대중)’ 세력들은 ‘해외공작원 정보보고’라는 괴문서를 유포시켰다. 당시 여야 모두 북한과 내통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그러나 주모자 혐의의 권영해 안기부장이 구속되고 정치공작은 실패로 돌아갔다. 최근 여의도 정가에 떠도는 괴문서 소동은 어떤가.2007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 계파간 ‘권력 암투’의 냄새가 풍긴다. 한나라당 예비 대선 주자와 관련된 유인물을 보자. 이 괴문서에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친(親)박근혜 50명, 친 이명박 20명, 친 손학규 11명이라는 식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며칠 전 나온 다른 문건에는 ‘친박’과 ‘친이’의 숫자가 정반대다. 당내 대선 경쟁의 포석으로, 전형적인 ‘줄세우기’와 ‘세불리기’를 겨냥한 측면이 크다. 최근에는 범 여권의 예비 주자로 꼽히는 고건 전 총리의 지지자들을 열거한 괴문서도 나왔다. 일부 거론된 인물 가운데 “나는 아니야.”라며 펄쩍 뛰었고 ‘음해 세력의 장난’이라고 분노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이런 수법은 손자병법의 33계인 ‘반간계(反間計)’와 맥이 닿는다. 반간은 아군을 이간하려는 적의 계략을 역이용, 적을 이간시키는 고도의 심리전이다. 삼국지의 적벽대전에서 오나라의 주유가 조조의 수군을 궤멸시킨 전략이다. 과거 권력형 게이트가 불거질 때마다 “OOO의원이 XXX의 돈을 받았더라.”는 괴문서도 단골로 등장했다. 먹히면 정적은 치명타가 되고 최소한 ‘흠집’은 남는다. 정말 비열하고 더러운 ‘정치 게임’이다. 이제 다시 대선의 계절이 다가온다. 전례로 보아 숱한 괴문서가 난무할 가능성이 크다. 대권을 향한 간절한 욕망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치 공학적’ 유혹에 굴복한 까닭이다. 권력 자체는 가치 중립적이며, 권력의 경쟁은 민주주의와 정당정치의 요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음습한 ‘투서 문화’를 도려내지 않는 한 투명하고 건전한 대선경쟁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oilman@seoul.co.kr
  • “30만원 수뢰 경찰 해임 정당” 확정

    단속무마를 대가로 30만원을 받은 경찰관을 해임한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003년 12월 서울 모 경찰서 지구대 사무소장이던 경위 최모(44)씨는 도로에 건축자재를 쌓아놓고 대형 크레인 작업을 하던 건축업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라고 부하직원인 김모 경장 등에게 지시했다. 김 경장은 체포했던 건축업자를 풀어주는 대가로 70만원을 받았고 이중 30만원은 최씨에게 건넸다. 돈을 받은 최씨는 김 경장이 현행범 체포서 등 형사입건 공문서를 파기하는 것을 묵인했다. 최씨는 돈을 받은 사실이 서울지방경찰청에 제보되자 받았던 돈을 건축업자에게 돌려주고 확인서를 받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 했지만 결국 감찰과정에서 비위사실이 드러나 해임처분을 받았다. 이후 최씨는 “해임처분이 너무 가혹하다.”면서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해임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냈다.대법원 1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18일 “최씨의 비위행위가 중대하고 확인서를 조작하는 등 정상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공익상의 필요가 크고 부하직원보다 중하게 징계처분을 내렸다고 해서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면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죽여도 좋다’ 각서를 쓸때

    ‘죽여도 좋다’ 각서를 쓸때

    연약한 여자를 고위층과 친분이 두텁다고 속여 정조를 유린한 다음, 못질을 한 방에 가두고 폭행을 일삼는 등 모진 학대를 해온 파렴치한이 경찰에 붙들렸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1월 16일 자칭 철도청 영등포 공작창 화물 하역소장이라는 민병진(閔丙振)(35)을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입건. 구속영장을 청구함으로써 여심(女心)을 울린 이 사기한의 행적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민(閔)은 지난해 9월 10일, 전직 국회의원 金모 여사의 중매로 알게된 신정숙(申貞淑)양(24·가명·서울영등포구 상도동)을 총각이라고 속이고 농락한 뒤 강제로 자기 집 방에 가두어 놓고 모진 학대를 하며 신(申)양의 어머니 정(鄭)모여인으로부터는 돈까지 갈취했다는 것. 주로 처녀를 상대로 사기행각을 해온 민(閔)이 행여나 다른 여자에게 또이런 사기행각을 할까 두려워 경찰에 고발한 것이라고 신(申)양은 한숨짓듯 말한다. 민(閔)의 사기극에 걸려들어 감금생활을 하면서 학대를 받아오던 신양의 입을 통해 그의 행각을 들어보면-. 신(申)양이 민(閔)을 알게된 것은 지난해 9월. 이미 작고한 신(申)양의 아버지가 어느 고을 군수로 재직때 뒤를 도와주던 전직 국회의원 김모여사의 중매로 맞선을 본 것이 신(申)양에게 인간 지옥 속을 헤매게 한 동기였다. 지난 해 9월, 신(申)양과 민(閔)이 맞선을 보는 자리에는 신(申)양의 어머니 정(鄭)여인과 중매를 선 김여사가 자리를 같이 했다. 김여사의 신랑감에 대한 칭찬은 정(鄭)여인으로 하여금 딸을 맡겨도 안심이 될 정도로 홀딱 반하기에 충분했다. 소개가 끝나자 두 여인은 이 남녀들만의 시간을 만들어 주기위해 자리를 떠났다. 민(閔)은 신(申)양에게 자신이총각이라면서 35세가 되도록 장가를 못간 것은 청년운동을 하다 때를 놓친 때문이라면서 자기 소개를 그럴듯 하게 청산유수 처럼 늘어놨다. 『그 사람 첫 인상은 별로 탐탁치 않았지만 그만 그의 감언이설에 제가 속은 것이지요』 신(申)양은 두 눈에서 굵은 눈물을 주르르 흘리면서 말을 잇지 못한다. 민(閔)은 신(申)양에게 『앞날의 설계를 세울 우리 집을 가보자』고 유인, 민을 따라간 신(申)양은 그 날로 그의 집에서 정조를 빼앗겼다. 그가 신(申)양에게 들려준 학력과 이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학생운동에 참여해 오다가 도덕재무장 한국본부 부총장을 거쳐 대한 국토건설단 중앙단 부단장, 전국 청년단체연합회 기획위원을 지냈으며, 지금은 국민도의선양회 회장에 있노라고 제법 굵직굵직한 직함들을 장광설로 늘어놓았다는것. 신(申)양은 민(閔)의 거짓말이 뻔히 들여다 보일 때도 남자의 허세이거니 생각하고 탓하지도 않았다는 이야기. 그러나 민(閔)의 가면은 신(申)양앞에 하나씩 그 마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민(閔)은 자신의 가면을 벗기지 않으려고, 차차 의심을 품기 시작한 신(申)양의 어머니를 찾아가 신(申)양과 약혼식을 올려줄 것을 강요하면서 만약에 이를 거절한다면 폭탄을 들고와서 모두 죽여버리겠다고 위협을 했다. 민(閔)의 강압에 못이긴 정여인은 지난해 10월 25일 8만원을 들여 약혼식을 올려주었다. 민(閔)은 전처의 소생이 3명이나 있는 홀아비. 신(申)양은 약혼식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이 사실을 알았다. 그래도 신(申)양은 그를 나무라지 않았다. 그러나 민(閔)은 신(申)양의 태도가 점점 자기 곁을 빠져 도망칠 것같은 기분이 들었는지 지난해 11월 2일부터 밖에 나갈 때는 신(申)양을 방에 가두고 나가기 시작했다는 것. 민(閔)은 신(申)양을 방에 가두고 방문을 쇠창살로 굳게 못질하고 큰 자물쇠를 채워놓고는 식사는 식모를 통해 부엌으로 통하는 샛문으로 들여보내게 하고 대소변까지 방안에서 보도록 했다. 『작년 가을이었읍니다. 일요화가회에서 미술전을 열었을때의 일입니다』 그때 민(閔)은 신(申)양이 보는 앞에서 방문객 「사인」난에 「金鍾X형」이라고 쓰고는 『이래도 날 의심하느냐』고 할 정도로 지능적이었단다. 신(申)양은 68연도 M미술대학 서양화과를 나온 아가씨. 『그래도 저는 모든 것을 믿으려 했읍니다. 모든 것이 거짓임을 알면서도 그의 마음을 돌리려 했읍니다. 아마 학대만 하지 않았어도 그를 고발치는 않았을 것』이라고 신(申)양은 한숨짓는다. 그의 감시·학대벽은 점점 극에 달해 하다못해 극장에서 화장실을 가면 여자화장실까지 쫓아와 도망치려고 하느냐면서 마구 엉덩이를 구둣발로 차기도. 이런 날은 집에 들어와 단도를 빼어들고 『배반하면 죽여버려도 좋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라고 강요하기가 일쑤였다. 만일 신(申)양이 각서를 쓰지 않으면 뜨거운 주전자물을 머리에 붓는 등 그의 행패는 날이 갈수록 심했다. 그 때 그가 신(申)양의 머리에 부운 물에 신(申)양은 화상을 입고 머리카락이 모두 빠졌다. 이렇게 난폭한 민(閔)은 항상 주머니에 명함대신에 요인들과 찍은 사진 3장을 넣고 다녔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인사를 할때는 사진을 내보이며 요인들의 팔과 같은 일꾼이라고 속여 청와대를 무상으로 출입한다고 큰 소리쳐 왔다는 것. 딸의 이런 생활을 까마득히 모르던 신(申)양의 어머니 정(鄭)여인은 신(申)양이 지난해 12월 29일 수면제를 먹고 음독자살을 기도했을 때야 뒤늦게 알고 경찰에 고발했다. 지금은 K병원에 입원해 있는 신(申)양은 『더 이상 상고 싶지 않았다』면서 그 때의 감금생활은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난다고 부르르 떨었다. 경찰이 민(閔)의 집을 수색한 결과 그의 「캐비니트」 속에서 신(申)양 이외에도 다른 여자로부터 『배반하면 죽여도 좋다』는 내용의 각서를 발견, 경찰은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민(閔)은 경찰신문에 1건의 전과도 없다고 딱 잡아떼어 그의 사기술을 활용하려다 지문조회결과 68년 6월28일자 서울 서대문서에서 폭행혐의로 구속된 것을 비롯, 전과 5범으로 판명됐다. 민은 경찰에 검거되던 날도 전화로 당직형사계장을 찾아 『나같이 높은 사람이 어떻게 경찰에 출두할 수 있겠느냐』면서 담당형사가 직접 찾아와 조서를 받도록 하라고 호통을 칠 정도로 허풍을 떨었다. 장석영(張錫英) 기자 [선데이서울 70년 1월25일호 제3권 4호 통권 제 69호]
  • 언론사 세무조사 이달말 유력

    국세청의 언론사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1차적인 진원지는 언론사 주변이다. 국내 유력 일간지를 포함한 일부 언론사가 대상이다. 해당 언론사는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구두 또는 문서로 세무조사 착수에 대해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언론사는 이에 대비해 준비해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래서 통상 정기 법인 세무조사에 들어가기 2주전까지는 문서로 통보해줘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세청의 정기 세무조사는 빠르면 이달말부터 착수될 것이란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별한 증거인멸 등의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구두통보도 가능하기 때문에 일부 언론사는 문서통보보다 훨씬 먼저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 주변에서는 세무조사 현실화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국세청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번 정기 세무조사 대상은 세무조사를 받은 지 5년이 넘는 기업이나 언론 등은 모두 포함된다.”며 “그러나 세무조사 대상 선정 기준은 가능한 한 법인 세무조사 대상을 줄인다는 국세청의 방침에 따라 언론사의 경우 부실, 장기미제법인(오랫동안 세무조사를 하지 않은 곳), 분식 등 혐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만 골라 조사하는 선별 방식이 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세무조사 대상 업체를 선별중에 있으며,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8월 “언론도 성역은 아닌 만큼 원칙대로 하겠지만, 과거처럼 정치적 의도를 갖고 기획식으로 일제 세무조사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전군표 국세청장의 발언만 되풀이하고 있다. 정치적 의도를 갖고 착수한 2001년의 일제 세무조사는 아니더라도 이번 세무조사 역시 조사 대상 및 진행 상황 등에 따라서는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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