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문서
    2026-07-24
    검색기록 지우기
  • 청년
    2026-07-24
    검색기록 지우기
  • 부서
    2026-07-24
    검색기록 지우기
  • 법원
    2026-07-24
    검색기록 지우기
  • 정민
    2026-07-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3,382
  • 佛 파리 대학 총장들 “외규장각 조속 반환을”

    佛 파리 대학 총장들 “외규장각 조속 반환을”

    프랑스 파리7대학과 13대학 총장이 19세기 강화도에서 약탈해 간 외규장각 도서를 조속히 한국에 반환할 것을 촉구하는 공동기고문을 1일 일간 라 리베라시옹에 실었다. 뱅상 베르제 파리7대학(파리-디드로대학) 총장과 장루 살즈만 파리13대학 총장은 ‘한국의 외규장각 도서를 돌려줘야 한다.’는 기고문을 통해 외규장각 도서가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프랑스의 문화적 가치가 손상되는 것도 아니고 이로 인해 다른 국가들과 협상을 벌여야 할 이유도 전혀 없다면서 반환약속을 지켜야 함을 주장했다. ‘외규장각 의궤 반환 지지협회’ 소속인 이들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반환 약속이 도서를 소장한 파리국립도서관(BNP) 사서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지만, 이미 몇달 전부터 대통령궁과 외교부, 문화부, BNP 관계자들이 준비해 왔기 때문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발표 당시 모두가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기고문은 특히 BNP 사서들은 한번이라도 외규장각 도서를 일반에 전시한 적이 있는지, 또 외규장각 도서를 연구해온 전문가가 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면서 단순히 원칙만 준수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하며 일반인과 격리된 채 소장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고문은 아울러 로즈 제독이 이끈 프랑스군이 외규장각 도서를 약탈할 때 나머지 5000여점이나 되는 문서들을 방화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번에 반환키로 약속한 도서는 나치 시절 유대인들로부터 ‘약탈한’ 재산 문제나 나폴레옹 황제가 이집트 원정 때 ‘발굴한’ 문화재들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밝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中 푸념’을 오판…대북정책 무장해제 했다

    ‘中 푸념’을 오판…대북정책 무장해제 했다

    “중국은 ‘떼쓰는 아이’(spoiled child)가 된 북한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 “중국이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을 지지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공개된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의 미 국무부 외교 전문에 담긴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언급이다. 천 수석은 지난 2월 외교부 차관으로 있을 당시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에게 이같이 말했고, 스티븐스 대사는 이를 외교 전문으로 만들어 미 국무부에 보고했다. 천 수석은 당시 스티븐스 대사에게 중국 측의 태도 변화 근거로 사석에서 만난 중국 고위 당국자 2명과의 대화내용을 전했다. 이들이 북한은 완충 국가로서의 가치가 거의 없으며, 중국이 남한 주도의 통일 한국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천 수석은 “북한이 붕괴해 비무장지대(DMZ) 이북에 미군이 주둔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중국은 한·미·일과의 경제적, 전략적 이해관계를 감안해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천 수석은 “중국의 젊은 리더들이 핵실험 이후 북한을 신뢰할 만한 동맹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천 수석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 4월 북한의 2차 핵 실험 이후 북한에 실망한 중국 지도부가 향후 한반도 안보정세 변화에 있어서 북한을 일방적으로 감싸는 자세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가 중국의 일부 고위 당국자의 푸념성 발언을 확대 해석해 중국의 행보를 지나치게 낙관했던 것이 오늘날 대중 외교와 대북정책의 무력화로 이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에 대한 우리 정부의 낙관적 태도는 지난 3월 천안함 피격 사태와 5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등에서 드러난 중국 정부의 북한 편향적 태도에서 여실히 허점을 드러내 왔다. 천안함 사태와 관련, 중국은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결의안 채택에 반대했을뿐더러 이후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서도 천안함 사태를 전혀 거론하지 않는 등 적극적인 친북 행보를 취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닷새 뒤인 5월 4일 이뤄진 김 위원장의 중국행 직후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핵심 관계자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중국 측에 말한 게 있으니 중국도 그런 걸 다 고려해서 북측에 대응할 것으로 안다.”며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중국의 역할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막상 김 위원장과 후 주석의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중국의 대북지원 문제가 중점 논의됐을 뿐 천안함 문제는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천안함 사태 이후 이번 연평도 포격 사태까지 이어진 일련의 정세 변화 속에서도 우리 정부의 대중(對中) 인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두 사건 직후 강력 대응 방침을 천명하면서, 중국이 적극적인 해결사로 나서 줄 것을 기대했으나 중국은 북한 편향적 자세로 일관했다. 이는 결국 한국과 미국이 국제사회로부터 강도 높은 대북제재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심지어 중국은 연평도 포격 직후 다이빙궈 국무위원을 한국에 보내 마치 강력한 중재의사가 있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회동을 제안하는 ‘딴청’을 부리기도 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柳외교 1월 ‘北고위관리 다수 韓망명’ 전해”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柳외교 1월 ‘北고위관리 다수 韓망명’ 전해”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국무부 문서 가운데 하나에서 북한 고위관리들이 비밀리에 한국에 망명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제의 문서는 주한 미국대사관이 지난 1월 14일 ‘킹 특사 1월 11일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과 만남’이란 제목으로 미 국무부에 보고한 3급 기밀 외교 전문이다. 이 전문에 따르면 유 전 장관은 1월 11일 한국을 방문한 로버트 킹 대북인권특사를 만난 자리에서 ‘해외에서 근무하는 북한 고위관리 다수가 최근 한국으로 망명했다.’고 밝혔다. 주미대사관은 유 장관 발언을 인용한 뒤 괄호 안에 각주로 ‘유 장관은 망명 얘기는 대중에 공개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북한 고위관리 망명 사실은 그동안 국내외에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민감한 사안이다. 유 장관 발언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고위관리들이 가지고 왔을 최근 북한 권력 핵심부의 동향 등 고급정보가 무엇일지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미대사관 외교 전문에는 이 고위관리들이 누구인지, 언제 망명했는지, 어떤 경로로 망명했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추가 언급은 없었다. 국정원 관계자는 30일 위키리크스 문서에 나타난 고위 탈북자 망명에 대해 “위키리크스 내용을 확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면서도 “고위 탈북자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들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신변보호 등의 이유가 있어 구체적 내용을 확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해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망명이 실제 이뤄졌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통일부 당국자는 “고위 탈북자는 국정원의 보호 결정에 따라 별도로 관리되기 때문에 통일부가 하나원 등을 통해 관리하는 일반 탈북자와는 다르다.”면서 “통일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그동안 공개됐던 고위 탈북자들 외에 더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정원과 통일부에 따르면 고위 탈북자는 입국 후 국정원·경찰청의 합동신문을 거쳐 보호결정이 이뤄지며, 하나원으로 가지 않고 별도 관리를 받는다. 지난 10월 10일 사망한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편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는 지난 11일 2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2007년 1만명을 넘은 뒤 3년 만에 2배가 된 것이다. 탈북자는 또 지난 2006년 2018명이 입국해 연간 2000명을 넘은 뒤 2007년 2544명, 2008년 2809년, 지난해 2927명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김미경·강국진기자 chaplin7@seoul.co.kr
  •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靑 “새 내용 없지만…” 당혹, 한·미 대처방안 협의 착수

    위키리크스가 미국 국무부 외교 전문을 공개하면서 우리의 대북정책 등에 대한 내용이 밝혀져 파문이 커지자 정부가 대응책 모색을 위해 미국 정부와 협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는 위키리크스의 폭로사태 이전 미국 정부로부터 외교채널을 통해 미리 공개될 사항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며, 향후 대처 방안을 놓고 미국 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들은 관련 사항 전체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언급 자체를 삼가면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일관된 입장으로 대응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다른 나라 문서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내용 자체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인택 장관이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지난 2월 만난 것은 사실이고 남북관계, 북한 동향 등에 대한 언급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사실관계에 대한 언급을 피하며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청와대는 지난해 말 이명박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비밀리에 추진했다는 사실이 공개된 뒤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임태희 당시 노동부 장관과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싱가포르에서 비밀회동한 것에 대해 부인해 오지 않은 만큼 그리 새로울 게 없다는 입장이다. 김정일 사후 북한 붕괴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보도된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은 “불법적인 활동으로 나오게 된 보도에 대해 뭐라고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정부 일각에서는 북한이 정상회담의 대가로 경제지원을 요구해 무산된 점이 드러난 것은 정상회담을 위해 ‘돈 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확인된 셈이어서, 오히려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주는 측면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치권은 여야가 서로 다른 반응을 내놓았다. 한나라당은 문서 내용이 사실일 경우 정상회담의 대가로 북한의 대규모 경제지원 요구를 거부한 정부의 선택이 옳았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청와대 등 정부의 공식적인 반응이 없는 이상 사실로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남북이 대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북한이 정상회담의 대가로 무리한 경제지원을 요구한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정상회담을 요구할 때 이 정부는 뭐라고 했느냐. ‘정상회담 절대 하지 않는다’더니 뒷구멍으로 (추진)한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김성수·김미경·김정은기자 chaplin7@seoul.co.kr
  •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다시 주목받는 매닝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다시 주목받는 매닝

    위키리크스가 또 미국의 외교정책에 ‘치명타’를 날리자 지난 5월 불법 기밀 접근 혐의로 구속된 미군 일병 브래들리 매닝(22)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방대한 기밀문서의 입수경위가 좀처럼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매닝은 지난 2007년 입대, 이라크 바그다드 외곽에 위치한 제10 산악사단 제2여단 소속 정보분석병으로 근무하는 동안 국방부의 내부전산망 등에 들어가 기밀문서를 멋대로 다운로드 받아 위키리크스에 제공한 혐의로 7개월째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기지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매닝은 2007년 미군 아파치 헬리콥터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민간인을 쏘는 영상,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의 미군 군사작전 일지 등을 빼냈다. 매닝은 검거되기 전 전직 해커인 애드리언 라모에게 “내가 아주 잘 아는 누군가가 미국의 기밀 네트워크에 침투했다고만 말해둘게.”라면서 “확보한 정보는 한 호주인에게 건넸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매닝이 말한 ‘한 국가에 좀처럼 오래 머무를 수가 없는, 제정신이 아닌 백발의 호주인’은 위키리크스의 설립자로 은발인 줄리언 어샌지의 인상착의와 비슷하다. 또 라모에게 유출과 관련, “진실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더욱이 매닝은 한때 AFP통신에서 자신을 군대에서 불공정한 대접을 받은 ‘소수의 일원’이라고 규정한 뒤 미국의 정책 때문에 고통받는 이라크인과 아프간인을 자신과 동일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발칵 뒤집힌 지구촌

    위키리크스가 미국 외교전문을 대거 공개하면서 각국의 외교갈등이 표면화되고, 당사자들이 해명에 진땀을 빼는 등 지구촌이 발칵 뒤집혔다. 러시아와 아랍권 등 일부 국가들은 30일 자국 정상 등 주요 인물들에 대한 미국 측의 평가와 폄하에 대해 공개 비난을 자제하면서도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미국 외교 전문에는 러시아를 ‘마피아 국가’로 평가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범죄 집단의) 두목’,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을 ‘우유부단한 정치인’으로 묘사하는 부정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총리 공보실장은 “우선 문서 원본을 보고 단어나 표현의 번역이 정확한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어느 위치에 있는 외교관이 그런 평가를 했는지 또 어떤 문서에 관련 내용이 담겨 있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만 언급했다. ●伊총리 “광란의 파티 뭔지도 모른다” 외교 전문에 ‘광란의 파티’에 여러 번 참석했다고 거론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나는 소위 말하는 ‘광란의 파티’에 가지 않으며, 그게 뭔지조차도 모른다.”며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문건을 “3류, 4류 수준의 저질 폭로”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나는 한달에 한번 정도 내 집에서 만찬을 열고, 만찬에서는 모든 게 합당하고 엄숙하며 고상한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또 폭로 문건에서 자신이 육체적으로 허약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유별나게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언급된 데 대해 “이탈리아의 국가적 이미지를 손상시켰다.”고 비난했다. 중도우파 정당을 이끌고 있는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위키리크스의 문건이 가디언, 엘 파이스, 르 몽드, 슈피겔, 뉴욕타임스 등 ‘좌파 매체들’에 게재됐다며 이를 문제 삼기도 했다. ●파라과이 美대사 전격 소환 엑토르 라코냐타 파라과이 외무장관은 미 외교관들이 2008년 파라과이 대선 후보들의 생체정보 등 개인 신상을 수집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전문 내용에 대해 “만일 이런 내용이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내정간섭”이라고 지적하며 미국 정부의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 파라과이 외무부는 수도인 아순시온에 주재하는 미국 대사를 소환했다. 닐다 코파 볼리비아 법무장관도 “외교전문 가운데 미 마약단속국(DEA)과 국제개발처(USAID), 일부 민간단체가 간첩 행위를 했다는 내용이 있다.”면서 “(미국 첩보활동 관련) 정보가 더 모이기를 기다렸다가 미 정부를 고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潘총장 ‘침묵’… 내부선 불만 표출 미국 정부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 고위직들에 대한 정보 수집 활동을 벌여왔다는 폭로에 대해 유엔은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반 총장은 뉴욕타임스 인터넷판 등을 통해 외교 전문이 공개된 28일 오후 이 사실을 보고받았지만,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그러나 유엔 내부에서는 반 총장과 주변 인사들의 통신정보는 물론, 생체정보까지 수집하도록 지시한 미국 정부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앤드루 왕자도 곤경에 빠졌다. 앤드루 왕자는 2008년 영국 통상대표 자격으로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국 부패방지국(SFO)의 활동을 ‘백치’로 평가하고 뇌물수수 보도를 하는 기자들을 ‘어떤 일에나 간섭하는 이들’로 헐뜯어 구설수에 올랐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벗겨진 ‘외교장막’…남북관계 큰 영향 없을 듯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벗겨진 ‘외교장막’…남북관계 큰 영향 없을 듯

    위키리크스의 미국 국무부 외교 전문 공개를 두고 전문가들은 내밀하게 오간 우리 쪽 전략이 공개된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하지만 남북 간 긴장 완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진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이번 일이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30일 “내밀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들이 여과 없이 나와버렸기 때문에 앞으로 외교활동 등이 굉장히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으로서는 큰 손실이고, 우리나라로서도 밀실적인 측면에서 이뤄지는 일들, 치명적인 내용들이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제3국을 통해 여과 없이 밝혀진 것이기 때문에 큰 피해를 입은 셈이라 어떻게 대응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당장이야 큰 영향이 없겠지만, 비밀을 유지해 오던 사안들이 여과 없이 다 나왔기 때문에 서로의 속셈을 알게 된 셈”이라면서 “다만 외교 관료들의 이야기를 북한이 얼마나 정책에 반영할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외교적 판단에 맡겨야”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시간이 오래 지난 것도 아니고 현재 진행 중인 상황도 있기 때문에 매우 좋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또 “외교문서란 것은 자국의 이익 차원에서 평가하고 조사하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미국과의 관계가 서먹하다가 이제 복원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있었던 내용들이 공개된 것이라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용 자체가 북한에 충격적이지도 않을 것이고, 이제 오히려 자신들의 주장을 더 정당화하고 구체화하는 과정에 들어갈 수 있다.”면서 “우리 정부로서는 이것이 미국의 외교 전문이고 미국의 외교적 판단이라고 선을 긋고 ‘NCND’(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음)로 나가야지, 이 부분에 대해 특별히 대응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제언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국 국무부의 대외비 외교문서를 통해 한국과 미국 정부가 그동안 북한의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상당부분 협의해 왔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 “그러나 해당 문서의 내용을 보면 지난해 추진했던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 및 남북관계 유지 측면보다는 급변사태에 대비한 것이었다는 점에선 다소 아쉽다.”고 평가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남북 간 정상회담 논의 부분은 가능성 높은 이야기라고 본다.”면서 “지난해 경색국면 속에서도 남북 간 정상회담 논의 흐름이 있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본다. 다만 남북의 입장차로 정상회담을 개최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北 정치적 전술에 안말려들어 다행” 정영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도 “북한이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경제적 지원 보상을 요구했다는 것은 북한이 정상회담을 특수한 목적을 이루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것을 액면 그대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이어 “2007년 참여 정부 말기 남북정상회담 개최 당시에도 사실 국내외에서 북한의 정치적인 목적이 엿보인다는 평가가 많았다.”면서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의 대가로 경제적 지원을 요구한 북한 전술에 말려들지 않은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이에 대한 선례가 없어 난감해하는 모습이다. 이름 공개를 거부한 한 변호사는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내용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법적 대응책을 논의하는 것은 섣부른 행위”라며 “설령 내용이 사실이라면 문서를 부실하게 관리한 미국 당국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외교 문제상 법적 해결은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광장 임성우 변호사는 “폭로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위키리크스와 연관된 해당 국가의 기밀과 영업 등의 관리에 관한 법률을 따져봐야 한다.”며 “폭로한 내용이 허위라면 문건에 언급된 관계자가 피해가 있을 경우 정정보도를 청구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폭로내용 사실 확인후 대응을” 그는 “해당국마다 법적 구제절차가 다르기 때문에 정정보도든지 기밀관리에 관한 것이든지 이에 따라야 한다.”며 “폭로내용을 등급이 낮은 하위정보로 취급하고 대응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국제법을 전공한 박기갑 고려대 법대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우리 정부가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이의 제기가 가능하지만 미국 정부도 피해를 입었고, 우방국이기 때문에 가능성은 낮다.”면서 “미국 정부가 자국 공무원 감독 의무를 제대로 했는지 여부에 따라 유감 표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지혜·김정은·이민영기자 wisepen@seoul.co.kr
  •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힐러리 “문건 유출 책임자 추적·처벌”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힐러리 “문건 유출 책임자 추적·처벌”

    미국은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25만건의 국무부 외교 전문을 폭로한 데 대해 당혹감을 넘어 분노를 표시하며 전방위로 파문 수습에 나섰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 2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위키리크스가 문건을 온라인에 게재하는 불법적인 활동을 강력히 비난한다면서 “미국은 문건 유출에 책임 있는 사람들을 추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힐러리 장관은 이번 폭로로 인해 국가들 간의 신뢰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미국과 다른 국가 사이의 우호적인 관계는 이런 폭로에 따른 시련을 이겨낼 것”이라며 파문 차단에 주력했다. 로버트 기브스 미 백악관 대변인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지켜보면서 “심기가 불편하다.”고 전하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 행정부처에 기밀 보호대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의 이번 정부 비밀문건 폭로는 지난 7월 하순 아프가니스탄전과 관련한 국방부 문서 공개에 이어 두 번째다. 그러나 파장은 훨씬 심각하다. 이번에는 세계 각국에 주재하는 미국 외교관들이 본국과 주고 받은 외교문서가 고스란히 드러난 데다 주재국 정상들에 대한 노골적인 폄하가 낱낱이 담긴 것으로 우방국들과의 신뢰관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고민은 힐러리 국무장관의 발언에서도 잘 나타난다. 힐러리 장관은 “이번 사건은 사람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려는 노력에도 지장을 줄 것”이라며 “미국의 외교 이해관계에 대한 공격일 뿐 아니라 국제사회, 동맹과 파트너십, 대화와 협상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 폭로사건의 책임자 조사 및 처벌, 유사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정비 등 두 갈래로 나눠 즉각적 대응에 나섰다.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법무부는 위키리크스의 정부 기밀문건 폭로 수사과정에서 국내법 위반이 드러날 경우 기소할 것”이라고 사법처리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방부의 경우 컴퓨터에 적절한 방화벽을 설치하지 못했거나, 문서 유출을 방지하는 데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실무자들에 대해 책임을 물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北과 외교파장 일라” 숨죽인 中

    중국은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외교문서 가운데 ‘중국이 한국으로의 남북 통일을 지지한다.’는 내용 등 자국 및 북한과 관련한 민감한 대목에 대해 애써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이 타당하게 문제를 처리하기를 희망한다.”며 “그(위키리크스의 기밀문서 폭로)에 대해 평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외교관들의 각국 지도자들에 대한 평가 및 첩보 수집 내막 등을 자세하게 보도했던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언론들도 영국의 가디언 등이 이날 공개한 중국 당국자들의 북한 평가,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의 중국 및 북한 관련 발언 등을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 측이 겉으로는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위키리크스 폭로 문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비록 제3자 전언이긴 하지만 “중국도 한반도가 통일된다면 한국에 의한 통일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내용 등 민감한 부분이 적지 않아 매우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중국과 북한의 관계 등을 감안할 때 미묘한 외교적 파장을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박선원 전 靑비서관 “美, 통일이 되면 中에 땅을 떼줄 수 있다고 말해”

    박선원 전 靑비서관 “美, 통일이 되면 中에 땅을 떼줄 수 있다고 말해”

     ”미국은 한국이 북한을 접수하면 신의주나 나선지방을 중국에 떼줄 수도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공개된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의 미국 국무부 외교문서 공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박선원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이 “남한이 북한을 흡수 통일할 경우 중국의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 북한 영토의 일부를 중국에 떼 줘야 한다.”는 미국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위키리스크를 통해 남한 주도의 통일이 될 경우 한국 정부는 중국 기업들에게 자원이 풍부한 북한 지역에서 막대한 사업 기회를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한 사실이 드러났다.  뉴욕타임스가 위키리스크를 인용·공개한 주한 미국대사관의 전문에 따르면,지난 2월17일 천영우 당시 외교부 차관(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스티븐스 대사와의 오찬에서 남한 주도의 흡수 통일에 따른 중국의 반발 무마책과 관련해 “엄청난 교역과 중국 기업들의 노동력 수출 기회가 통일 한반도와 공존하는 데 대한 (중국의) 우려를 완화시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 정부가 북한의 강력한 동맹국인 중국을 달래기 위해 광물자원이 풍부한 북한에서 중국 기업들에 풍부한 사업 기회를 보장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참여정부때 청와대 통일안보전략비서관을 지냈던 박 연구원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같은 내용과 함께 ‘워싱턴에서 만난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언급했다. 그는 이 관계자가 “‘김정일 정권이 곧 망할텐데 한국이 북한을 다 접수하면 중국이 싫어할 테니 좀 떼줘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자신이 “무슨 말이냐. 북한 땅 일부를 떼 주자는 것이냐.”라고 묻자 이 관계자가 “그렇다.”고 답변했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원이 다시 “신의주나 나선 지방을 말하는 것이냐.”라며 특정 지역을 언급하자 이 관계자는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그는 “신라가 삼국통일한다며 고구려의 절반 이상 당나라에 떼 준 게 떠오른다.”며 “한국 관리들이 미국과 비밀 대화에서 파란불을 켜줬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이 공개한 대화 내용은 위키리스크가 공개한 문서에 나온 ‘경제적 유인책’으로 신의주나 나선 지방 등 북한 영토 일부를 중국에 넘겨주는 방안을 한미 양국 정부가 검토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특히 위키리스크가 공개한 문건에서 한국 관리들이 먼저 ‘경제적 유인책’을 언급했으며, 박 연구원이 만난 미국 고위관계자가 영토 문제를 이야기한 것은 양국 사이에 이 부분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을 반증하고 있다. 실제로 박 연구원은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것은 지난 2월 이야기고 내가 땅 이야기를 들은 것은 10월”이라며 “아마 그 8개월 동안 그 (경제적 유인-영토 할양) 논의가 숙성되지 않았겠나 싶다.”라고 말했다. 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한나라 “합의내용 독립문서로 명시를” 민주당 “美에 퍼주기 위한 꼼수 전략”

    30일 재개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관련해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특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가 합의내용을 기존 협정문이 아닌 별도 독립 문서로 명시하는 데 대한 입장차는 컸다. 하지만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면서 한·미합동훈련 등 미국의 협조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협상 재개가 적절했느냐에 대해서는 여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한·미 FTA는 시간을 끌수록 또 다른 쟁점이 나올 수 있고 우리 경제는 수출 위주의 구조인 만큼 하루빨리 비준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합의문은 협정문 본문을 건드리지 않고 독립 문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지했다. 독립 문서를 따로 만들면 국회 상임위 재논의 없이 바로 협정문에 붙여서 본회의에 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의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 등은 이번 협상이 북한 도발과 한·미 동맹의 변수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고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미국에 일방적 양보는 안 되며 쇠고기 문제가 테이블로 올라오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면피용’이라며 맹비난했다.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시기, 절차, 방식 모두가 미국에 퍼주기를 위한 꼼수 전략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면서 “쇠고기 개방, 미국 자동차의 한국시장 개방 확대가 주요 의제인데 미국에 얼마나 퍼줄지 정도를 결정하는 매우 굴욕적·종속적·일방적인 퍼주기 협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반도 국제 정서상 가장 불리한 시기에 시작하는 협상이란 건 삼척동자도 안다.”면서 “협상과정과 내용을 모두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자유선진당은 “편법을 동원하는 꼼수를 부리지 말고 국익을 극대화하는 데 몰두하라.”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편법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며 대미 몰입, 사대 외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中 만주족 1000만명 시대… 만주어는 소멸 위기

    지난 18일 만주족 최대 명절인 ‘반진제’(頒節)를 맞아 만주족들이 중국 베이징에 모여 전통 복장을 차려입고 자축 행사를 열었다. 하지만 참석자 가운데 만주어를 할 줄 아는 만주족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북경신보(北京晨報)는 29일 만주에서 청나라를 건국한 뒤 한때 중국을 지배했던 만주족은 지금도 1000만명으로 중국 제2의 소수민족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정작 그들의 고유 언어인 만주어는 국가 차원에서 보존을 걱정해야 할 만큼 심각한 소멸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반진제란 청나라 시조인 누르하치에 이어 칸이 된 홍타이지(黃太極)가 1635년 ‘여진족’에서 ‘만주족’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만주족이 정식으로 탄생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베이징에 유일하게 있던 만주어 교육기관이었던 만문서원(滿文書院)은 배우겠다는 사람이 없어 7년 전 문을 닫았다. 폐쇄된 만문서원 원장을 역임한 만주어 권위자 진바오산(金寶森)씨는 “중국 최대 문서보관소에 보관 중인 문서 900여만건의 대부분이 만주어로 기록돼 있으며 고궁박물관도 1만 6000여권의 만주어 서적을 소장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베이징 사회과학원 만학(滿學) 연구소 자오즈창(趙志强) 소장은 “이대로 간다면 머지않아 만주어가 어느 누구도 해독할 수 없는 ‘죽은 언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한·미, 北 붕괴시 경제 유인책으로 중국 무마”

    “한·미, 北 붕괴시 경제 유인책으로 중국 무마”

    길이가 손가락 마디 하나만 한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담긴 1.6기가바이트짜리 텍스트파일 문서들이 하루아침에 전세계 외교가를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다. 내부고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는 28일(현지시간) 지난 3년 동안 미국 국무부가 전세계 270개 해외공관과 주고받은 외교전문 25만 1287건을 공개했다. 위키리크스로부터 자료를 미리 넘겨받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 영국 일간 가디언, 독일 시간주간 슈피겔 등은 각자 전문가들까지 동원해 몇 개월에 걸쳐 문서들을 분석한 뒤 이날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위키리크스를 강력히 비난하면서도 폭로 내용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문서 25만여건 가운데에는 북한이 이란에 미사일 기술을 수출했던 내용을 비롯해 한국과 미국이 북한 정권 붕괴를 가정한 향후 대응책을 논의한 내용 등 민감한 사안들이 대량으로 담겨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위키리크스 문서 가운데 한반도와 관련된 내용은 서울주재 대사관에서 보내진 123건을 포함해 모두 5400여건에 이른다. 가디언은 더 상세한 북한 관련 내용을 29일(현지시간) 추가 보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폭로 문건 가운데에는 한·미 당국자들이 지난 3년 동안 북한이 경제나 권력승계 문제 등으로 붕괴할 경우를 상정한 협의를 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주한 미국대사관은 지난 2월 미 정부에 보낸 문건에서 ‘통일한국’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한국 정부가 중국에 ‘경제적 유인책’(commercial inducements)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는 이 문건에서 한국 관리들이 미국과 우호적 동맹관계가 예상되는 통일한국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런 방안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고했다. 문건에 따르면 중국은 오랫동안 북한이 붕괴할 경우 수백만명에 이르는 북한 난민들이 국경을 넘어올 것과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을 우려해 왔지만 한국 정부는 ‘경제적 유인책’ 제안이 그런 염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적 유인책의 구체적 내용은 담겨 있지 않았다.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거래와 관련한 내용도 눈길을 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007년 중국 주재 미국 대사관에 전달한 기밀 외교전문에서 베이징을 경유해 이란으로 갈 예정인 북한 미사일 부품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며 중국 정부에 이를 차단해 줄 것을 촉구하라고 지시했다. 북한 미사일 부품을 실은 항공기가 베이징 공항을 떠나 이란으로 향하는 예정 시각은 미 국무부가 전문을 보낸 11월 3일 바로 다음 날이어서 당시 미국이 얼마나 긴박하게 움직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외교전문에는 ‘긴급조치 요구’라는 별도 지시사항이 담겨 있으며,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국무장관 명의로 이란이 핵폭탄을 제조하는 데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미사일 부품 이전을 막아 달라는 요청을 담고 있다. 이 전문에 따르면 그해 9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이 문제를 직접 논의했다. 그러나 이 외교전문에 대해 당시 중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알려 주는 문서는 이번 위키리크스 폭로 문건에 들어 있지 않았다. 미국 외교관들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무기력한 늙은이’로 비하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김 위원장이 몇 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육체적·심리적 후유증을 앓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2차 핵 실험에 따른 유엔의 제재를 앞둔 지난해 7월 31일 세계 각국에 주재하고 있는 자국 외교관들에게 외교전문을 보내 북한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특히 유엔개발계획(UNDP) 관계자들과 북한 외교관들에 대한 상세한 인적 정보도 수집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北 안으론 ‘승전 분위기’ 띄우고 밖으론 ‘北·中혈맹’ 과시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연일 ‘북중 우호’를 강조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승전 분위기’ 띄우기에 혈안이다. 안으로 단결을 강조하면서 밖으로는 철통 같은 북·중 혈맹 관계를 과시하는 모양새다. 한·미의 강력 대응과 국제사회의 비난을 돌파하려는 ‘양면작전’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5일 평안남도 회창군 ‘중국 인민지원군 열사묘’에 있는 마오안잉(毛岸英)의 묘에 화환과 함께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등을 보내 마오안잉의 60주기를 추모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6일 보도했다. 김 부장은 함께 참배한 류훙차이(劉洪才) 평양 주재 중국대사에게 “김정일 총서기의 명을 받아 마오안잉 열사의 영웅적인 영혼을 추모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의 장남인 마오안잉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뒤 중국이 지원군을 보내기로 결정하자 가장 먼저 자원해 참전한 뒤 한달 만인 1950년 11월 25일 연합군의 폭격으로 전사했다. 최근 북한에서는 마오안잉 전사 60주기를 맞아 중국중앙방송(CCTV)이 방영한 34부작 드라마 ‘마오안잉’ 시사회가 열리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에도 중국의 지원으로 건설된 평양 인근의 대안친선유리공장을 김정은과 함께 방문, “부단히 생산량을 늘려 북·중 우호관계의 충만한 활력을 과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대안유리공장은 중국으로부터 2400만 달러를 지원받아 2005년 건설된 곳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이런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중국에 대해 지원을 호소하는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은 이번 연평도 포격전에서 대대적인 승리를 거뒀다고 내부적으로 선전전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자행된 지난 23일 전후 친척을 방문하기 위해 평양에 머물렀다가 중국 베이징으로 돌아온 재일 한국인 남성이 “북한에서는 모두 (남한으로부터) 선제공격을 받아 격렬하게 반격해 대승리를 거뒀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신문은 또 북한이 연평도 포격전과 관련, 한국 측이 ‘영해’를 먼저 포격했기 때문에 자위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해 입수한 북한 당국의 내부 문서에 김정은을 “김일성종합대학에서 포술을 공부해 포술에 밝다.”고 소개하고 있는 점을 들어 이번 포격전을 김정은의 공적으로 몰고가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쿄 이종락·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새해 트렌드 먼저 보세요

    새해 트렌드 먼저 보세요

    2011년에는 어떤 트렌드와 산업이 유행하게 될까. 내년 한국 사회를 전망한 책들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한국트렌드연구소·트렌드정보기업 PFIN는 ‘핫트렌드 2011’(리더스북 펴냄)에서 내년 트렌드 키워드로 ‘공진화(共進化)’를 제시했고, 삼성경제연구소는 ‘미래산업전망대’에서 그린·스마트·바이오를 미래 산업 3대 화두로 꼽았다. ●디지털과 손잡고 ‘공진화’하라 ‘공진화’는 상호연관성이 있는 두 종이 서로 생존이나 번식에 영향을 미치면서 진화하는 현상을 일컫는 생태학 용어를 뜻한다. ‘핫트렌드 2011’이 언급한 공진화는 서로 다른 분야가 만나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기존에 있던 사업의 방법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책은 디지털 1기가 디지털이 인간의 삶에 도입되는 단계였다면, 2기는 디지털이 인간의 삶 깊숙이 침투하는 성숙단계로서 디지털이 일과 놀이, 관계와 감각의 매 순간을 인간과 함께 맹렬히 진화하는 단계라고 설명한다. 디지털과 손잡고 영리한 공진화로 나아가기 위한 7가지 방법(표 참조)도 제안한다. 일상과 맞닿은 기부 문화에 관한 내용을 다룬 이지 오블리주 편에 소개된 ‘마더앤드차일드백’이라는 이름의 장바구니는 엄마가 잡는 손잡이 외에 가방 옆에 손잡이 하나를 더 만들었다. 시장에서 아이가 길을 잃지 않으려면 이 손잡이를 잡으면 된다. 아이디어 상품인 이 가방을 사면 보육단체에 자동으로 기부도 된다. 깜찍한 아이디어 상품을 쓰면서 기부도 하고, 아이의 안전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스마팅 편에 소개된 미국 LA의 매쿼리 모바일 사무실은 직원들이 매일 새로운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공간 배치를 획기적으로 꾸몄다. 일과 분위기에 따라 컴퓨터를 포함한 사무기기를 가지고 원하는 공간에 가서 일하도록 변화를 시도했다. 혼혈감각 편에서는 일본 도쿄대에서 만든 증강현실 헤드셋과 향기공급시스템을 합친 ‘메타쿠키’를 소개한다. 헤드셋에 달린 향기 공급 시스템이 서로 다른 일곱 가지 향을 적절하게 섞어서 배출하면, 같은 쿠키를 먹으면서도 일곱 가지 맛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책은 PC, 휴대전화, 초고속인터넷 등 속도가 관건이던 디지털 1기와 달리 디지털 2기에서는 페이스북, 트위터의 성공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공유와 개방’이라는 방향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속도경쟁에서 앞섰지만, 디지털 2기를 견인하는 모바일 라이프와 스마트폰의 위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디지털 혁명의 중심부가 옮겨가는 변화를 실감한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1만 5000원. ●유망산업 3대 키워드는 그린·스마트·바이오 삼성경제연구소가 펴낸 ‘미래산업전망대’는 세계 산업계가 일대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아 현재를 대표하는 많은 비즈니스가 사라지고 신산업이 속속 탄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상력과 인간의 욕구가 만나 기술을 탄생시켰고, 기술은 다시 거대한 신산업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신산업의 첫번째 키워드로 그린을 제시했다. 탄소 저감, 친환경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대표되는 녹색성장 분야는 세계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를 위해 진동·압력 등 비에너지 제품의 에너지원화가 가속화되며 모든 수질에서 재배할 수 있는 녹조류가 한국의 차세대 바이오 연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자동차산업의 생존 키워드로는 ‘신(신흥국 부상)-환(친환경 기술)-저(낮은 가격)-양(규모의 경제)’이 제시됐다. 정보통신, 전기전자, 건설 등 대부분의 산업에서 이 네가지 요소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두번째로는 스마트폰 열풍으로 촉발된 스마트 혁명을 꼽았다. 사진을 찍어 거리에서 바로 메일로 보내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증강현실을 체험하는 것은 익숙한 일상이 됐다. 책은 스마트 혁명이 더 무서운 속도로 사회와 개인의 삶을 바꿀 것으로 전망했다. 예를 들어 냅킨처럼 뽑아 쓰는 컴퓨터의 등장, 점점 진화되는 위치측정 서비스, 전자종이 확산 등 맞춤형 콘텐츠와 첨단 기술 개발의 융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세번째로 인구 고령화 현상은 바이오 산업의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질병을 치료하는 ‘레드 바이오’에서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그린 바이오’로의 이동을 점쳤다. 수술하는 로봇, 클릭 하나로 가능한 건강관리, 머리가 좋아지는 기술 등 상상을 뛰어넘는 제품들도 소개했다.책은 신산업에 대한 예측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의 개념과 역사를 소개하고 개발 현황을 쉽게 설명하고 있어 미래 기술 입문서로서도 유용하다. 1만 2000원.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씨줄날줄] 옹진반도/노주석 논설위원

    1950년 4월 20일 옛 소련의 국방장관이 스탈린에게 보낸 극비문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모두 37건의 38선 침범사례가 발생했으며 발포는 모두 남쪽이 시작했다.”라고 보고하고 있다. 사실과는 다르지만 이 밖에도 평양에서 모스크바에 보낸 비밀문서 등에는 이승만 대통령의 북진설에 근거, 옹진반도 국사봉과 두락산, 까치산을 중심으로 한 치열한 남북 군사충돌 상황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스탈린이 김일성에게 제시한 ‘한국전쟁 3단계 작전지침’에도 옹진반도가 등장한다. 스탈린은 “전쟁이 나도 미국은 절대 개입하지 않을 것이며, 20만 남로당원이 들고 일어나 단숨에 끝날 것”이라는 김일성의 허풍에 넘어갔다. 그러나 의심 많은 스탈린은 1단계로 38선에 병력을 집결시키되 평화통일을 제의할 것, 2단계로 남쪽이 거부하면 옹진반도를 일단 점령할 것, 3단계 남쪽이 반격하면 그때 전선의 폭을 넓힐 것 등 단계적 전쟁 확대 지침을 제시했다. 전면전이 아니라 전략적 요충지인 옹진반도를 점령하라는 조건부 전쟁 승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전쟁 초기 맥없이 무너진 17연대의 옹진반도 패전이 군 사기에 미친 악영향도 무시하지 못 한다. 동서쪽으로 뻗은 옹진반도는 멸악산맥의 지맥이 침강한 길이 58㎞의 리아스식 해안으로 천연 요새를 이루고 있다. 고조선사에 낙랑군에 이어 대방군 영토로 이름이 나오며, 삼한시대에는 고구려의 영지였다. 삼국사기에는 ‘옹천이 지금의 옹진’이라는 기록이 전한다. 독을 눕혀 놓은 듯하다고 해서 독벼루(甕遷)이고, 독을 엎어 놓은 듯한 나루가 있다고 해서 독나루(甕津)라고 불렀다. 통일신라까지 지명은 주로 옹천이 쓰였다. 475년 고구려군이 백제를 정벌할 때 고구려군의 해상기지 역할을 톡톡히 했다. 북한군이 무차별 포 공격을 가한 연평도의 행정구역은 인천광역시 옹진군 연평면이다. 8·15광복 당시 옹진반도는 38선 이남이었다. 한국전쟁이 일어났을 때 옹진반도의 대부분은 남한 땅이었고 행정구역상 경기도에 속했다. 1953년 휴전협정으로 백령도·연평도·대청도·소청도·우도 등 이른바 서해 5도를 제외한 미수복 지역이 북의 수중으로 넘어갔을 뿐이다. 북은 혹독한 전쟁을 치른 대가로 요충지 옹진반도를 점령하는 데 성공했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 바깥 서해 5도를 우리에게 내줬다. 눈엣가시일 것이다. 연평도와 서해 5도는 옹진반도의 ‘눈’이기 때문이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중구, 부가세 10억 돌려받은 까닭은

    중구가 이미 납부한 거액의 세금을 돌려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에 ‘세금 환급 바람’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구는 2007년부터 지난 6월까지 초과 납부한 부가가치세 10억 5000만원을 환급받았다고 25일 밝혔다. 세금을 돌려받게 된 사연은 이렇다. 2007년부터 부가가치세 납부 대상에 지자체의 부동산 임대업과 운동시설 운영업 등이 추가됐다. 이에 구는 구민회관을 비롯해 구가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에 대한 임대료와 장충문화체육센터와 같은 체육시설에 대한 이용료 등을 근거로 부가가치세 33억 6000만원을 납부했다. 이렇게 납부 완료한 부가가치세는 구가 거둬들인 전체 매출액의 10%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하지만 관련 법령을 재검토한 결과, 매출액에서 건물 수리비 등 유지·관리 비용을 뺀 수익의 10%만 내면 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예컨대 1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유지·관리 비용으로 2억원을 썼다면 수익의 10%인 8000만원만 부가가치세로 납부하면 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매출액의 10%인 1억원을 내왔던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6월 민선 5기 구청장직인수위원회에서 관련 문서를 살피던 회계사 출신의 길재성 인수위원이 발견했다. 이후 초과 납부한 세금은 3년 이내에 경정 청구(법정기한 안에 신고한 사업자가 오류나 누락을 파악해 바로잡으려고 신청하는 것)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국세기본법에 따라 초과 납부액 9억 9000만원과 이에 대한 이자분 6000만원까지 더해 모두 돌려받은 것이다. 박형상 구청장은 “전문적인 회계·세무 지식이 부족해 하마터면 주민들의 소중한 세금을 날릴 뻔 했다.”면서 “다른 지자체들도 대부분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매출액을 기준으로 부가가치세를 납부해온 만큼 이번 사례를 적극적으로 알려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올해 출판계 대표 키워드는 ‘자기구원’

    올해 출판계의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어려운 책이 잘 팔렸다는 것이다.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정치철학책 ‘정의란 무엇인가’(왼쪽)는 인문서로는 이례적으로 출간 여섯달 만에 60만부 이상 팔렸다. 신자유주의의 본질을 23개 코드로 설명한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오른쪽)도 출간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발행하는 ‘기획회의’는 이 같은 현상의 해답을 ‘자기구원’에서 찾았다. 정의롭지 못한 사회 현실에 분노한 대중이 책을 통해 근원적인 문제와 해결책은 무엇인지 스스로 찾고자 했다는 것이다.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23일 “글로벌 금융위기가 엄습했던 2008년에 독자들은 자기 치유에 천착했고, 지난해에는 소통을 꿈꿨다.”면서 “반면, 올해는 근본을 찾으며 스스로 구원받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정의란’이나 ‘그들이’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도 스스로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자기구원’과 일맥상통한다는 게 한 소장의 설명이다. 기획회의는 자기구원 외에 ▲자기계발서의 몰락 ▲88만원 세대인 20대 당사자의 활발한 담론 ▲법정 스님 열반 뒤 스님의 책을 둘러싸고 벌어진 ‘법정 파동’ ▲소셜 네트워크와 책의 결합 ▲전자책 충격에 대한 대안 ▲온라인 서점 간 경쟁 격화 ▲소설 ‘엄마를 부탁해’ 국외 판권 수출 등을 올해 출판계 10대 키워드로 꼽았다. 10대 키워드에는 끼지 못했지만 국내 최대 전자책 업체인 북토피아 파산, 소설과 드라마로 동시 성공한 ‘성균관 스캔들’ 붐, 현실참여형 만화 등도 출판계 흐름을 보여주는 주요 키워드로 꼽혔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기고] 지역정보화, 지속추진이 필요하다/심덕섭 행정안전부 정보화기획관

    [기고] 지역정보화, 지속추진이 필요하다/심덕섭 행정안전부 정보화기획관

    전자정부라는 깃발을 내건 지 10여년 만에 세계 1위에 도달했다. 지역정보화 역시 힘차게 성장하고 있다. 이제 전국 어디에서도 결재를 받기 위해 줄서서 기다리거나, 행정기관 간에 문서를 주고받기 위해 며칠씩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인터넷을 통해 농어촌 지역의 특산물을 사고, 웬만한 민원서류는 안방에서 컴퓨터로 발급받을 수 있다. 그야말로 상전벽해에 비유할 만하다. 줄지어 들어오는 외국의 연수·견학 대열을 보면서 높아진 정보화의 위상을 실감한다.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은 물론이고 세계 경제대국 2위인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의 정보화를 배우기 위해 적극적이다. 올 3월 하라구치 가즈히로 일본 총무대신이 한·일 간 정보화 분야 상호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행정안전부를 방문했다. 방문기간 동안 하라구치 대신은 한국지역정보개발원, 강남구청, 양평 정보화마을 등을 잇달아 방문하면서 지역정보화 추진체계, 재원조달방법, 운영실태 등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귀국 후 세운 총무성 ‘신성장 전략 비전’에서 우리나라의 지역정보화를 모델로 하여 ‘자치단체 클라우드’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그 이후 일본 지자체는 물론이고 일본전신전화, 히다치 같은 정보기술(IT)분야 대기업에서도 앞다퉈 우리나라 지역정보화 현장을 방문했다. 최근 일본 규슈 사가현에서 일본 광역자치단체 최고정보책임자(CIO) 포럼이 열렸다. 포럼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한국의 정보화 추진으로, 한국지역정보개발원장이 기조연설을 했다. 지난 11월 9일부터 10일까지 도쿄에서 열린 ‘2010 지방자치정보화추진페어’에 우리나라가 특별초청 자격으로 참석, 전자지방정부에 관한 우수사례를 발표하고, 지방행정종합시스템인 새올시스템 등에 대해 시연을 했다. 우리의 발표내용은 일본 공무원들로부터 큰 호응 불러일으켰다. 사실 지역정보화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개념이다. IT를 활용해 지역 삶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였다. 초창기엔 우리가 일본을 찾아가서 노하우를 전수 받아야했다. 하지만 이제는 역으로 일본에서 배워가고 있으니 참으로 감회가 남다르다. 지식의 노화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20세기 초반에는 30년, 20세기 후반에는 15년, 현재는 10년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도 10년이 지나면 별 쓸모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지식의 재충전, 재투자가 필요하다. 요즘 학계나 민간부문에서 지역정보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창의적인 정보화정책 아이디어도 부족하고, 투자도 예전만 못하다. 지역정보화 원년인 1997년부터 10여년을 달려오면서 일궈낸 성과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들린다. 10여년 전과 비교해 볼 때 지금의 지역정보화 환경은 우리의 초심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무선정보통신과 모바일 기기로 결합된 스마트워크의 시대. 일방향에서 양방향으로, 나아가 전방향으로 정보가 교환되고, 소셜네트워킹(SNS)으로 광범위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시대다. 지역정보화의 공든 탑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서 정보화에 대한 비전과 목표, 전략을 재점검하고 추진 의지를 가일층 집결해야 한다. 지역정보화 선진국이라 쓰지만, 새로운 도전이라고 읽자. 지역정보화 각 주체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 [세대공감] 기억하십니까? 86아시안게임의 추억

    [세대공감] 기억하십니까? 86아시안게임의 추억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우리나라 선수들의 선전이 눈부시다.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와 관심을 끌고 있는 수영의 박태환·정다래, 리듬체조의 손연재 선수 등의 금빛 낭보에 젊은이들은 TV 중계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아시안게임 결과를 실시간으로 접한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을 즐겼던 어른들의 감회도 새롭다. 그들에게 아시안게임은 88올림픽과 더불어 80년대 중후반을 축제 분위기로 달구었던 유쾌한 흥분제였다. 서울아시안게임 개막식 매스게임에 직접 참가한 당시 여고생들은 매일 저녁 TV 앞에 앉아 ‘오늘의 아시안게임 하이라이트 장면’을 보면서 우리 선수들을 응원한다. 예나 지금이나 온 국민을 흥분시키는 아시안게임,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아시안게임에 얽힌 추억을 들어보자. ■ 응원 서울 아현동에 사는 김형수(53)씨는 최근 아시안게임을 중계 방송을 볼 때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을 떠올린다. 하루가 멀다 하고 경기마다 금메달을 따내는 ‘금 사냥’이 24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기 때문이다. 당시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93개, 은메달 55개, 동메달 76개로 중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22일 현재 61개의 금메달을 딴 우리나라는 올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부동의 2위를 지키고 있다. 김씨는 “86년 아시안게임은 당시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가장 큰 스포츠 대회였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이 엄청났다.”면서 “나와 내 아내처럼 평소 스포츠에 별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다 한마음으로 우리나라를 응원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또 “동네 어귀 슈퍼마켓에 있던 작은 컬러 TV 앞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고 서서 함께 경기를 보던 기억이 난다.”면서 “아마 그때가 지금의 월드컵 거리 응원처럼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 하는 응원의 시초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김씨에게 1986년 아시안게임이 더 기억에 남는 이유는 따로 있다. 김씨가 끔찍이 아끼는 외동딸 김현아(24·여)씨가 아시안게임이 열리던 기간 중 태어났기 때문. 김씨는 “86년생인 내 딸의 생일이 9월 27일이다. 아시안게임이 개막하고 나서 정확히 일주일 후에 딸이 태어났다.”면서 “만삭인 아내와 함께 방에 있던 작은 흑백 TV로 게임을 보던 기억이 남아 있다.”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대형 전자제품 가게를 운영하는 박석구(58)씨는 얼마 전 장농 속에 보관해오던 앨범을 꺼냈다가 반가운 물건을 발견했다. 박씨는 고등학교 2학년부터 20대 중반까지 꾸준히 우표 수집을 해 왔는데, 그 앨범을 뒤적이던 중 86년 아시안게임의 사이클 입장권을 찾아낸 것. 박씨는 24살이던 해 서울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 당시 16살이던 막둥이 동생을 데리고 직접 관전하러 갔었다. 서울 아현동 집에서 잠실 올림픽경기장까지 동생과 함께 버스를 두세번 갈아타고 간 기억이 난다고 했다. ■ 열기 많은 경기 중에서 사이클 경기 티켓을 구입한 것은 동생과 본인이 모두 자전거 타기를 매우 좋아했기 때문이다. 물론 동네에서 타는 자전거와 사이클은 완전히 격이 다르지만 동생과 함께 보기에는 둘 다 즐길 줄 아는 자전거가 좋다고 생각했다. 박씨와 동생은 동네의 자전거포에서 일정 금액과 신분증 따위를 맡겨두고 자전거를 빌려서 타곤 했다. 경기는 1986년 9월 23일 오후 7시 올림픽경기장 사이클경기장에서 열렸다. 입장권을 다시 보고 나니 그때 기억이 생생하다. 박씨는 “솔직히 말해 당시 경기에서 어떤 선수가 나왔고 어떤 나라가 금메달을 땄는지는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면서 “지금 기억나는 것은 그리 넓지 않은 관중석에 사람들이 앉아서 엄청나게 큰 소리로 응원을 하던 모습”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나와 동생은 사이클 경기를 보러 갔다기보다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대회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말하면서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사이클에서만 금메달을 4개 땄다고 하는데, 사이클이 어느새 우리나라 효자 종목이 됐다니 괜스레 내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적의 심장을 쏜다는 각오로 했더니 백발백중이 됐다.” 한 대회에서 7개의 금메달을 따, 살아 있는 사격의 신화로 불린 북한 서길산 선수는 1982년 제9회 뉴델리 아시안게임 권총대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처럼 말했다. ■ 대결 서길산 선수는 개인전에서 금 4개, 단체전에서 금 3개를 획득해 7관왕으로 대회 최다 금메달 수상자로 기록됐다. 아시안게임 7관왕은 단일 대회 최다 관왕으로 아직까지 깨지지 않은 신화로 기록돼 있다. 7개의 금메달을 휩쓴 대단한 실력도 우리 국민들을 놀라게 했지만, 당시의 관심은 정작 다른 곳에 집중됐다. 1970~80년대 초반까지는 남북 대결이 극에 다다랐을 시기였기 때문에 우리 대표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 북한 선수를 이긴다는 것은 단순히 메달 하나를 추가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우리 국민에게 북한과의 군사 대결에서도 앞설 수 있다는 안도감을 안겨 줄 수 있는 귀한 선물이었던 것이다. 북한 선수와 경기에서 맞붙어 지는 것은 그 반대 의미였다. 이런 가운데 서길산 선수의 사격 7관왕 소식과 섬뜩한 다관왕 소감을 말하는 기자회견은 온 국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만했다. 서울 월계동에 사는 김진수(45)씨도 고등학교 2학년 때 봤던 서길산의 적개심에 이글거리던 눈매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김씨는 “지금 학생들은 이해를 못 하겠지만 정말 무서웠다. 순진한 마음에 서길산이 겨누는 총부리가 우리를 향해 있다는 생각도 했었다.”고 돌이켰다. 반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남북 대결의 구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젊은이들은 오히려 북한 선수들의 출전 종목이 중계되면 북한을 제 팀인 양 응원하는 등 스포츠를 통해 같은 민족으로서의 동질감을 찾았다. 경기 일산에 사는 고등학생 문우민(17)군은 “22일 북한 여자축구 선수들이 결승전에서 일본과 맞붙었을 때 나도 모르게 북한 선수들을 응원하게 되더라.”면서 “안타깝게 일본에 1대0으로 졌을 때 북한 여자 선수들이 굉장히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문군은 “이번에 경기에 대한 기사를 보니 북한 여자축구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부터 2회 연속 금메달을 땄던데 이번에도 땄으면 좋았을걸”이라고 아쉬워했다. 대학생 안희민(25·여)씨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는 북한에서 선수단뿐만 아니라 일명 ‘미녀 응원단’이 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기억이 있다.”면서 “당시 북한 응원단의 응원 모습이 굉장히 이색적이고 재밌어서 그런지 북한 선수들의 경기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되더라.”고 돌이켰다. 부산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로 와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조소영(29·여)씨도 아시안게임에 대한 즐거운 추억이 있다. 조씨는 대학교 2학년이던 2002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 대학생 자원봉사자로 참가했다. 경기가 열렸던 9월 29일부터 10월 14일까지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학교 수업도 빠져가며 매달렸다. 부산 벡스코에서 하루 종일 문서를 복사하기도 하고 외국인들에게 유창하지 않은 영어로 대회에 대해 설명해주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지만 아시안게임 엠블럼이 박힌 자원봉사자 비표를 목에 걸 때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조씨는 “자원봉사에 열중하느라 집에서 TV로 중계를 볼 때보다 오히려 경기는 제대로 챙겨볼 수 없었다.”면서도 “같이 자원봉사에 참여했던 친구들이랑 아직도 연락을 하고 지낸다. 아시안게임은 나에게 단순한 스포츠 경기가 아니라 큰 추억을 선물한 것이다.”고 말했다. ■ 참여 주부 최희숙(42·여)씨와 아시안게임의 인연은 85년 가을부터 시작됐다. 최씨가 고등학교 1학년이던 85년 가을, 체육부장 선생님은 1학년 학생들 전체를 운동장에 집합시키더니 중대 발표를 하셨다. “우리학교 1학년 학생들이 86아시안게임 개막식날 매스게임에 참가하게 됐다. 특별한 이유 없이는 단 한사람도 빠질 수 없다.”는 통보였다. 개막식인 86년 9월 20일까지는 머리도 자르지 말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최씨와 친구들은 처음에 거세게 반항했다. ‘머리를 내 맘대로 하지도 못하고, 수업 끝난 뒤에도 남아도 연습하는 것이 싫다.’는 이유에서였다. ‘1년 동안 매스게임 연습을 하면 대학은 언제가느냐.’는 학부모들의 항의도 이어졌다. 그러나 결국 매스게임에서 빠져나갈 도리는 없었다. 그날부터 서울여고 1학년 학생들은 체육시간이면 매스게임 기본 동작을 익히고, 다른 학교 학생들과 만나 동작을 맞춰보는 등 개막식 준비에 매달렸다. 수업 시간은 물론 방과 후까지 예비군 수송 차량에 실려 이 학교 저 학교 운동장을 전전하며 연습했다. 2학년에 올라가서는 아예 오후에 공설 운동장에 모여 매스게임을 연습하는 것으로 수업을 대체했다. 아시안게임이 개막하는 1986년 9월이 되자 최씨와 친구들은 등교하자마자 효창공원으로 직행, 간식으로 나눠주는 빵과 우유를 먹으면서 하루 종일 연습했다. 개막식 하루 전날 리허설까지 완벽히 마치자 장장 일년 동안 이어졌던 매스게임 연습이 모두 끝났다. 드디어 대망의 1986년 9월 20일, 아시안게임 개막식날 최씨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고 기억했다. 그는 “정작 개막식 당일엔 보슬비가 내려서 얇은 옷이 다 젖고, 바닥이 미끄러워 넘어지는 등 리허설 때보다 훨씬 못했다. 동작을 잊어버리고 틀려서 우는 친구들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최씨는 “당시에는 연습이 너무 힘들어서 불평도 많이 했지만 막상 개막식이 끝나고 신문에 실린 사진을 보니 나와 친구들이 나라에 큰일을 한 것 같아 뿌듯했다.”고 반추했다. 윤샘이나·김양진기자 sa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