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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빛 발견] 개조식/이경우 어문부장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이 문장은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다. ①‘언어는 존재의 집임.’ ②‘존재의 집 언어.’ ①, ②처럼 끝내는 문장을 흔히 ‘개조식’이라고 부른다. 명사형으로 끝나거나 주요 낱말만 나열한다. 정부 보고서들에서 이런 형태의 문장을 쉽게 볼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문장을 ‘~임’, ‘~음’, ‘~함’이나 ‘~중’, ‘~참조’, ‘~에 주의’, ‘~할 것’ 같은 방식으로 끝낸다. 그러다 보면 조사를 지나치게 생략하고 서술어도 빠뜨리게 된다. ‘정보공개서 변경 등록 의무 단속을’ 식이 된다. 무슨 말인지 얼른 들어오지 않는다. 요점만 간추리라는 개조식의 압박이 없었다면 ‘정보공개서를 변경해 등록하지 않은 곳을 단속하고’가 됐을 문장이다. 개조식에서는 문장과 문장의 연결 고리도 없거나 약해져 버린다. 흐름이 끊겨 글 전체가 논리성도 쉽게 잃는다. 맥락을 알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권위적으로 비치기도 한다. 배경이나 주변 상황을 알아야 읽힌다. 내부의 간단한 쪽지라면 몰라도 공문서의 문장 형태로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소통을 방해한다. 그럼에도 관습화되고 형식화돼 있어서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다. wlee@seoul.co.kr
  • 삼성·LG 美 ‘지속가능 소재관리상’ 수상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서 환경보호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연방정부로부터 상을 받았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최근 발표한 전자산업 부문 ‘2018년 지속가능 소재 관리상’(SMM 어워드) 수상업체 명단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두 기업은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인 델과 HP, 스프린트(이동통신업체), 스테이플스(전자제품 소매 체인), 제록스(문서관리 기기업체)와 일본 소니, 중국 가전업체 TCL 등과 함께 금상을 받았다. EPA는 제품 디자인과 생산공정 등에서 친환경 정책을 반영하는 동시에 버려진 전자제품을 재활용하는 IT·전기·전자 업체들을 매년 선정해 이 상을 준다. EPA와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0’에서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무역협상 굿딜 아니면 노딜”… 美, 中 막판 압박

    USTR “협상 마지막 주간… 장담 못해 120쪽 최종 합의안 매우 구체적 기술” “농업부문 못 뺀다” EU와 접점 못 찾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2일(현지시간) “현 시점에서 미중 무역협상 성공을 예측할 수 없다”며 ‘노(no) 딜’ 가능성을 언급하며 막판 대중 압박에 나섰다. 미국은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상도 접점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날 미 상원 재무위원회에서 “중국과 주요 이슈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그런 이슈들이 미국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는 합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 어떤 합의도 (중국의) 이행 강제력이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일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좋은 합의’가 아니면 아예 합의가 없을 것”이라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과의 합의가 임박했음도 시사했다. 그는 “중국과의 협상이 (합의를 위한) 마지막 주간에 들어섰다”면서도 “합의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고, 확실한 중국의 약속 강제 이행 장치 마련을 위해 미국이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현재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가 어떻게 되든 합의 위반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관세를 올릴 수 있는 권한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없으면 (중국과의 무역 관계에서)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른바 ‘스냅백’ 조항을 합의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어 “중국과의 협상에서 지식재산권과 관련한 구조적 이슈를 정교하게 다루고 있다”면서 “마지막 합의 문서는 매우 구체적으로 기술돼 120쪽에 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EU와의 무역협상은 교착상태이고 어떻게 될지 볼 것”이라면서 “미국은 EU와 농업 부문이 빠진 무역협상 합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U는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농업 부문 배제를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USTR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한 관세를 철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철폐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을 대체하게 된 새로운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이 멕시코와 캐나다 의회의 비준을 받기 어렵다는 우려를 없애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브렉시트 2차 합의안 또 부결… 英, 혼돈 속으로

    브렉시트 2차 합의안 또 부결… 英, 혼돈 속으로

    메이, 브렉시트 취소·제2 국민투표 언급 오늘 ‘노딜’ 반대 땐 내일 ‘시한 연장’ 표결 영국 하원이 1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을 또다시 부결시켰다. EU는 영국에 추가 양보는 없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제 영국은 ‘합의 없는(노딜) 브렉시트’ 또는 브렉시트 연기 수순을 밟게 됐다. 잇단 승인 투표 부결로 리더십에 심각한 상처를 입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취소,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가능성까지 언급했다.영국 하원의원들은 이날 오후 런던 의사당에서 정부가 EU와 합의한 ‘EU 탈퇴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을 놓고 찬반 투표를 실시했지만 전체 하원의원 633명 가운데 24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과반인 391명이 반대해 합의안은 149표 차로 부결됐다. 지난 1월 15일 첫번째 승인 투표에서는 영국 헌정사상 최대인 230차로 부결됐었다. 두번째 승인 투표도 안전장치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메이 총리는 지난 11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을 만나 영국이 영구적으로 ‘안전장치’에 갇히지 않게 한다는 법적 문서를 작성하고 안전장치 기간을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권한을 영국에 부여한다는 내용의 보완책 마련에 합의했다. 그러나 EU 측의 양보에도 불구하고 합의안이 부결되면서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투표 직전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상이 “안전장치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합법적 수단이 없다”며 보완책의 실효성을 부정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메이 총리는 합의안 부결 직후 “EU는 우리가 브렉시트 취소를 원하는지, 아니면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를 원하는지를 알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융커 위원장 측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그리고 어제 EU가 영국 측에 제공한 추가적 보장책을 고려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더는 없다”면서 “영국이 이 교착상태의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밝혔다. 메이 총리는 13일(한국시간 14일 새벽) 노딜 브렉시트로 갈 것인지 여부를 하원 표결에 부친다. 하원이 노딜 브렉시트에 반대하면 14일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하는 방안을 놓고 투표한다. EU의 관심은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 브렉시트 시행 연기를 요청할 것이냐에 쏠려 있지만 영국 야당인 노동당은 브렉시트 취소 및 EU 잔류를 염두에 둔 제2 국민투표와 조기 총선을 주장하고 있어 불확실성만 가중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정치가 붕괴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탈퇴 합의 실패는 심각한 결함을 지닌 그의 협상 전략에 궁극적인 책임이 있다”고 평가했고, 가디언은 “정부가 주요 정책에서 하원에 두 번이나 진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메이 총리의 퇴출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김마리아 “애국부인회, 국권회복 나서야”… 여성 독립운동 ‘점화’

    김마리아 “애국부인회, 국권회복 나서야”… 여성 독립운동 ‘점화’

    ‘혈성부인회’ ‘대조선 애국부인회’ 통합 김마리아가 회장 맡으며 애국부인회로 3·1운동 후 수감자 구제 자금 모금운동 회원 대부분 간호원·교사 등 전문직 여성 주요 임원들 ‘치안 방해 혐의’로 징역형 독립사상 고취·임정 지원·외교관 파견 청년외교단 수뇌부도 징역 1~3년 선고“피고 김마리아, 황애시덕은 대한민국 애국부인회의 활동이 활발하지 못함에 분개하여 진흥을 꾀하기로 하고 1919년 10월 19일 김마리아의 숙소인 정신여학교 교내 미국인 선교사 천미례(L D Miller) 방에서 회동하고 조선독립을 위해 크게 노력할 것에 합의했다.”(1920년 6월 29일 대구복심법원 판결문 공소사실)여성 독립운동의 산실이자 비밀결사조직 애국부인회는 김마리아 선생이 회장을 맡으면서 부흥했다. 판결문에 드러난 ‘애국부인회 취지´를 보면 당시 여성들이 독립운동을 두고 고민한 흔적이 나타난다. ‘국가를 가정과 같이 사랑하자. 가족으로서 가족을 사랑하지 않으면 가정은 이룩되지 않는다.(중략) 우리 부인도 국민 중의 한 구성원이다. 국민성 있는 부인은 용기를 떨쳐 그 이상에 상통하는 목적으로써 단합을 주로하고 일제히 찬동하기를 천만 바란다´고 적혀 있다. 본부와 지부 규칙은 ‘본 회의 목적은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일절의 외교를 강구, 진행함을 목적으로 하고 임시정부를 돕기 위해 외교를 실시하고(중략) 국권과 인권을 회복함을 표준으로써 전진하되 물러서지 않는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법원은 이를 불온문서로 규정했다. 애국부인회는 1919년 4월 각각 결성된 혈성부인회와 대조선독립 애국부인회에 뿌리를 두고 있다. 두 단체는 대조선독립 애국부인회로 합쳐졌다가 3·1운동으로 투옥됐던 김마리아가 예심 면소 판결을 받고 석방된 뒤 회장을 맡으며 대한민국 애국부인회로 이름을 바꾼다. 공소사실에 나오는 10월 회동에서 회장 김마리아, 부회장 이혜경, 총무 황애시덕, 재무부장 장선희, 적십자회장 이정숙, 서기 김영순·신의경, 결사장 백신영이 결정됐다. 이들은 법원이 압수한 ‘불온문서´인 조선애국부인회간사부규칙 등을 정신여학교 등사실에서 인쇄해 조선 각지에 배포했다. 법원은 이를 치안방해 행위로 규정했다.애국부인회는 3·1운동 이후 수감자와 가족을 돕기 위해 운동 자금을 모았다. 각도에 지부장을 두고 회원을 모집했다. 회원 대부분은 여교사나 간호원 등 전문직 여성들이었다. 매월 회비 1원(현재 가치 약 4만원)이었는데, 지부에서는 회비의 3분의1을 본부로 보냈고, 본부는 그렇게 모은 자금을 임시정부에 헌금했다. 애국부인회는 활동 당시 100여명이 6000원(약 2억 4000만원)이라는 거금을 모아 임시정부에 보낸 것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애국부인회 여성들은 남성을 보조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독립운동의 주체로서 활동했다. 판결문에 인용된 신문조서를 보면 신의경은 “10월 19일 김마리아 집에서 ‘남자는 조선독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인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음은 적절하지 않다’고 해 부인도 모임을 조직해 남자와 같이 독립을 위해 운동하자는 의견이 나오게 됐고, 모두 이에 찬성하고 모임 명칭을 대한민국 애국부인회로 정했다”고 말한다. 황애시덕은 “오현주가 조직한 혈성부인회는 불완전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완전한 것으로 조직을 변경하려는 것이 동기가 됐다”고 진술했다. 앞서 김마리아도 예심판사(검사)의 조사를 받으며 “조선 사람으로서 독립운동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오. 남자가 활동하는데 여자가 못 할 이유가 있소?”라고 항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시정부도 애국부인회를 독립단으로 인정했다. 애국부인회를 일제에 밀고한 오현주의 신문조서에 따르면 1919년 4월 상하이 임시정부는 조선 각지의 독립단에서 모두 대표자를 정부에 파견하고 있으니 애국부인회와 혈성부인회 대표자도 와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김원경이 두 단체의 공동 대표자로 파견됐다. 조선총독부 대구지법 가와무라 시미즈 예심판사는 “이들의 치안방해 행위는 제령 7호 1조 1항에 해당하고, 각종 문서를 저작·반포한 점은 출판법 11조 1항과 조선형사령 42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 모두 법조에 따라 징역형을 선택하고 처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복심법원 구리야마 겐키치 예심판사도 “피고인들은 조선인들은 남자는 물론 여자라도 서로 도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조선독립 목적을 위해 행동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목적으로 부인 단체를 조직했다”고 말했다.애국부인회는 회장부터 서기까지 주요 임원들은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김마리아는 수뇌부 검거 과정에서 심하게 고문을 받아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애국부인회와 함께 적발된 청년외교단도 판결문에 함께 이름을 남겼다. 대조선독립 애국부인회 고문을 맡았던 이병철은 청년외교단의 총무였다. 이들은 ‘국치기념경고문´에서 “절치하라. 담대하라”며 독립사상을 고취시켰다. 재판부는 “청년외교단의 목적은 조선 내에서 동지를 규합하고 독립의 정신을 보급함과 동시에 상하이 임시정부를 응원해 세계 각국에 외교원을 파견하고 독립에 대해 각국 동정을 구하며 독립의 요구를 하려고 했다”고 판단했다. 청년외교단 수뇌부도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MBC PD수첩 ‘장자연 편’에 방정오 측 “특정인 망신주기”

    MBC PD수첩 ‘장자연 편’에 방정오 측 “특정인 망신주기”

    MBC ‘PD수첩’이 다룬 고 장자연씨 사건과 관련해 MBC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방정오(41) 전 TV조선 대표 측이 “PD수첩 보도는 특정인 망신주기를 위한 편집과 보도”라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 정은영)는 13일 방정오 전 대표가 MBC 등을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변론을 열었다. 앞서 방정오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방영된 PD수첩 ‘장자연’ 편의 허위보도로 자신의 명예가 훼손되고 초상권을 침해당했다면서 MBC와 PD수첩 제작진 등을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방정오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피고(MBC)는 장자연 사건에 대한 (검경의) 총체적 부실 수사 논란에 대한 보도가 프로그램의 취지라고 한다”면서 “하지만 부실 수사 논란은 전체 방송 120분 중 8분밖에 안 되고, 특정인 망신주기의 편집과 보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판부가 120분 분량의 프로그램을 꼭 봐야 한다”면서 “방송 취지를 뭐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취지에 맞지 않게 사실과 다르게 방송된 것에 대한 정정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고가 조사를 받으면서 한 진술 내용 중 (장자연씨가) 그 자리(술자리)에 없었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 그 자리에 없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것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MBC 측 변호인은 “프로그램의 취지는 경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조선일보에서 (경찰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검찰청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의 (장자연 사건) 조사 결과가 3월 말 발표될 것”이라면서 “보고서 전체를 볼 수 있도록 문서 제출 명령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변론은 5월 8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장자연 리스트’는 실제 장자연이 안 썼다?

    ‘장자연 리스트’는 실제 장자연이 안 썼다?

    고 장자연 씨와 같은 소속사에서 일했던 윤지오씨가 최근 출간한 에세이 ‘13번째 증언’(가연)에서 ‘장자연 리스트’의 진위를 언급해 눈길을 끈다. 책 제목은 경찰과 검찰에서 13번이나 참고인으로 증언한 데에서 따왔다. 책은 장씨와 같은 ‘ㄷ’ 엔터테인먼트사에서 일한 윤씨가 성추행 사건을 직접 목격한 이후 겪었던 일을 담았다. 윤씨는 장씨가 자살한 지 5일이 지난 2009년 3월 12일 ‘ㅎ’ 엔터테인먼트 대표 Y에게서 “장자연이 쓴 글이 내게 있다”고 전해듣는다. 윤씨는 장씨의 친언니인 S와 함께 Y를 만나 문서를 확인한다. S는 해당 문서에 관해 “자연이의 글씨체와 다르다”고 주장했고, 실랑이 끝에 Y가 그 자리에서 원본과 사본을 태워 없앤다. 그러나 다음날 언론에 ‘장자연 리스트’가 공개되며 사태가 커진다. 윤씨는 이와 관련, “Y가 태운 것이 원본이 아니었고, S가 ‘글씨체가 다르다’고 한 만큼, 장자연 리스트는 장자연이 쓴 게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다. 윤씨는 Y가 장자연의 소속사인 ‘ㄷ’ 기획사에서 독립해 따로 회사를 차릴 당시 2명의 연예인을 데리고 나왔고, 이 때문에 ‘ㄷ’ 기획사 대표 K와 손해배상 소송을 벌이고 있었음을 강조한다. 윤씨는 이와 관련, “실제로 장씨 유족들은 당시 ‘K와 Y의 갈등으로 자연이가 희생양이 됐다’며 문건의 실체 규명보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문건을 작성하고 유출했는지에 더 큰 분노를 드러냈다”고 설명한다. 이는 실제로 장씨가 ‘장자연 리스트’를 쓰지는 않았다는 뜻으로, 이 이야기가 사실일 경우 ‘장자연 리스트’에서 출발한 이번 사태 역시 밑바닥부터 흔들릴 수 있다. 다만 윤씨는 ‘장자연 리스트’ 내용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윤씨는 장씨를 성추행한 조선일보 출신 기자 C에 관해 “그가 장자연을 성추행한 게 맞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다. 검찰은 당시 윤씨가 증언을 번복한다는 이유로 C를 불기소 처분했다. 윤씨는 또 책에서 “방송사를 뒤흔들 정도로 성장한 회사의 대표가 나에게 출연을 조건으로 잠자리를 요구했다”고 털어놓기도 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뉴스 분석] 돌연 꺼낸 92년 ‘비핵화 공동선언’…美 ‘제재해제 없는 빅딜’ 강공모드

    협상파 비건 “92년 이후 협의는 실패 WMD 완전 제거 등 일괄해법 필요” 강경파 볼턴 이어 27년 전 협상 강조 당시 美 상응조치로 군사유화만 합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 대북 강경파와 온건파가 일제히 1992년 체결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북미 비핵화 협상의 출발점으로 돌연 제시하고 나서 그 의도가 주목된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단계적으로(행동 대 행동) 이행하자는 북한을 최대한 압박할 명분으로 삼기 위해 27년 전 북한 스스로 합의한 일괄타결 안을 새로운 협상 카드로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남북이 핵무기는 물론 핵재처리시설과 우라늄농축시설을 보유하지 않고 비핵화를 검증하기로 한 합의로 북한 비핵화 합의 중 가장 포괄적이고 구체적이며 일괄타결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북 협상 실무 책임자이자 온건파로 분류되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1일(현지시간)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주최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1990년대 초반 북한과 합의한 프레임워크에서 (북핵) 외교를 시작했다”며 “그 이후 계획이 왜 실패했고 누가 잘못했는지에 대해선 논쟁할 수 있지만, 그 결과는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1994년, 더 거슬러 1992년 남북이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북핵 외교가) 시작됐으나, 27년이 지나 오늘에 이르러 한반도에는 핵무장 국가가 들어섰고 우리의 정책은 실패했다”며 “우리는 전쟁을 종결하길 원하지만 북한이 모든 대량살상무기(WMD)의 제거를 완전하게 약속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대표적 단계적 이행 합의인 1994년 제네바합의와 2005년 9·19 공동성명, 2007년 2·13 합의는 물론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타결한 싱가포르 공동선언까지도 싸잡아 실패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앞서 전날 대표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북한은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그런 요소(비핵화)에 대해 서명한 적이 있고, 우리는 이번에(하노이에서) 김 위원장에게 건넨 한 장의 문서를 통해 그 점을 명확히 했다”고 했다.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북한 비핵화 조치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로 한반도 내 미국의 전술핵무기 철수, 전략자산 전개 금지 등 군사적 유화 조치밖에 없으며 북한이 현재 간절히 원하는 대북 제재 해제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미국 내 제재 해제 반대 여론에 부응하는 동시에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명분으로 1992년 합의를 서류 더미에서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윤지오 “장자연 리스트, 장자연이 쓴 것 아닐 수도”

    윤지오 “장자연 리스트, 장자연이 쓴 것 아닐 수도”

    故 장자연 씨와 같은 소속사에서 일했던 윤지오씨가 최근 출간한 자전적 에세이 ‘13번째 증언’(사진·가연)에서 ‘장자연 리스트’의 진위를 언급해 눈길을 끈다. 장씨가 직접 쓴 리스트가 아니라는 뜻으로, 사실일 경우 ‘장자연 리스트’에서 출발한 사건의 본질 역시 밑바닥부터 흔들릴 수 있다. 책은 장씨와 함께 ‘ㄷ’ 엔터테인먼트사에서 일하며 성추행 사건을 직접 목격한 윤씨가 자신이 그동안 겪었던 일을 담았다. 윤씨는 특히 장자연 리스트가 알려진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윤씨는 장씨가 자살한 뒤 5일이 지난 2009년 3월 12일 ‘ㅎ’ 엔터테인먼트 대표 Y에게서 전화를 받는다. “장자연이 쓴 글이 내게 있다”는 이야기였다. 윤씨는 장씨의 친언니인 S와 함께 Y를 만나 문서를 확인한다. 그러나 S는 해당 문서에 관해 “자연이의 글씨체와 다르다”고 주장한다. 실랑이 끝에 Y는 그 자리에서 원본과 사본을 불태워버린다.그러나 다음 날 언론에 ‘장자연 리스트’가 공개되며 사태가 커진다. 윤씨는 경찰을 대동하고 전날 불태운 재를 수거해 분석했다. 그러나 재에서는 인주 성분이 나오지 않았다. 원본이 아니라는 뜻이다. 윤씨는 이와 관련 “Y가 태운 것이 원본이 아니었고, S가 ‘글씨체가 다르다’고 한 만큼, 장자연 리스트는 장자연이 쓴 게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이와 관련 당시 Y가 처한 상황을 리스트 작성의 이유로 든다. 장자연의 소속사인 ‘ㄷ’ 엔터테인먼트에서 일하던 Y는 따로 나와 회사를 차리면서 2명의 연예인을 데리고 나오면서 ‘ㄷ’ 엔터테인먼트사 대표 K와 손해배상 청구소송 중이었다. 앞서 Y는 윤씨에게 “만나서 무언가를 써줬으면 좋겠다. 자연이도 썼다”며 만나줄 것으로 부탁한 바 있다. 윤씨는 이와 관련 “실제로 장씨 유족들은 당시 ‘K와 Y의 갈등으로 자연이가 희생양이 됐다’며 문건의 실체 규명보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문건을 작성하고 유출했는지에 더 큰 분노를 드러냈다”며 장자연 리스트가 실제 장씨가 쓴 것이 아님을 암시했다. 또 윤씨는 장씨를 성추행한 조선일보 출신 기자 C에 관해 “가지고 있던 기자 명함 때문에 혼동했지만, 그가 장자연을 성추한 게 맞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다. 윤씨는 K의 생일날이었던 2008년 8월 5일 C씨가 장자연을 성추행 한 일도 책에서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당시 한 술집에서 C씨가 노래하던 장자연을 붙잡아 옷 속으로 손을 넣는 등 성추행 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당시 윤씨가 증언을 번복한다는 이유로 C를 처벌하지 않았다. 윤씨는 또 책에서 “방송사를 뒤흔들 정도로 성장한 회사의 대표가 나에게 출연을 조건으로 잠자리를 요구했다”고 털어놓는다. 다만 다른 이들과 달리 이니셜을 밝히지는 않았다. 책 제목인 ‘13번째 증언’은 윤씨가 경찰과 검찰에서 13번이나 참고인으로 증언한 데에서 따왔다. 윤씨는 자신이 여러 차례 증언했지만, 경찰과 검찰이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억울한 심경을 책에서 드러내기도 한다. 그는 앞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13번째 증언’은 진실만을 기록한 에세이북”이라며 “제가 이제껏 언론에서 공개한 내용은 빙산의 일각이며, 책에서 더 많은 내용을 다룬다”고 밝힌 바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중소형 원자로·핵융합·방사선 등 新유망 분야 인력 양성해야”

    “중소형 원자로·핵융합·방사선 등 新유망 분야 인력 양성해야”

    세계 원자력시장은 기존 대형 상용원전 건설·운영 중심에서 점차 중소형 원자로, 해양 원자력 등 원전 기술과 다른 분야의 융복합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원자력 기술은 실제 가동원전 운영 경험 등으로 상당히 축적된 상태지만, 우주·국방·해양 분야 등에 대한 원자력 기술 접목은 미흡한 상태다. 아울러 미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핵융합 분야의 지속적인 발전도 중요하다. 대형 상용원전만 고집할 게 아니라 신시장 창출을 위한 방사선 분야 등에 관한 원자력 관련 인력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향후 원전의 미래를 얘기할 때 중소형 원자로 개발과 수출을 빼놓을 수 없다. 전 세계적으로 지역난방, 수송용 동력 등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97년부터 스마트 원자로를 개발하기 시작해 2012년 7월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고, 2015년에 수출용으로 개발을 완료했다. 스마트 원자로는 100MW급의 소형 원자로(높이 13m, 직경 6m)로, 발전 능력이 기존 원전의 10분의1 이하다. 소외 지역이나 벽지 등 인구 10만명 도시에 전기와 물을 공급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중소형 원자로의 해외시장 진출에는 일찌감치 성공했다. 2015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스마트 건설 전 상세설계’(PPE) 협약을 맺어 지난해 11월 말 공동 설계를 끝냈다. 올해 2월 말에는 공동 설계 문서를 사우디에 보냈고, 사우디 측의 검토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 김긍구 한국원자력연구원 스마트개발사업단장은 “부지 선정과 건설 비용에 대해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요르단 등에도 스마트 원자로 추가 수출을 타진 중이다. 스마트 원자로와 같은 중소형 원자로는 핵 추진 쇄빙선, 해상 원전 등의 신시장 발굴에 활용될 수 있다. 미래에는 우주선이나 오지 등 극한 환경에서 사용될 초소형 원자로가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월 말 ‘2019년도 원자력융복합기술개발사업 신규 과제 공고’를 내고 ▲해양·해저 탐사선용 원자력 전력원 ▲해양 부유식 초소형 원자로 ▲우주 극한 환경 초소형 원자로 등에 대한 연구 신청을 받기로 했다. 다만 원자력 추진선 등은 선진국의 기술 발전이 상당한 수준이라 국내 핵심 기술이 개발되지 않으면 선진국으로부터의 기술 이전이 쉽지 않을 수 있다.미래 에너지원으로는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핵융합 분야가 각광받고 있다. 핵융합 에너지는 바다에서 원료인 중수소 등을 무한 공급받을 수 있고 폭발 위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발생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13일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한국의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케이스타’의 플라스마 원자핵(이온) 온도를 1.5초 동안 섭씨 1억도 이상 올리는 데 성공했다. 1억도는 핵융합 반응이 잘 일어나는 최적의 온도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과학 선진국들과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공동 개발 사업에 참여 중이며, 핵융합 발전의 상용화는 2050년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온실가스 등 기후변화 등의 시급성을 감안해 먼 미래의 일인 핵융합보다는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도 나온다. 비발전 분야에서는 의료·바이오 등에 활용되는 방사선 분야가 뜨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방사선 이용 기술은 2012년부터 연평균 3.8%씩 증가해 17조 1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됐다.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나노기술(NT) 등과 방사선기술을 융합해 첨단소재 기술을 개발할 수 있고, 암과 뇌질환 치료에도 방사선이 활용되고 있다. 의료 영상과 산업용 비파괴 검사 등과 관련된 시장도 점차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는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직접 연관 있는 인력은 줄어드는 반면 중소형 원자로·핵융합, 방사선 등 신유망 분야의 인력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대학의 원자력 전공 인력은 79%가 원자력계에 진출하지만 원자력 발전 관련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2%다. 방사선 관련 학과를 졸업하는 학생 가운데 64.1%가 전문대학에서 배출되고 있는데, 의료기관 등으로의 쏠림 현상으로 현장에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방사선 분야는 다른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신시장 창출 분야로 떠오르고 있어 앞으로 종사자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원자력 전공 인력은 주요 7개 대학 경쟁률이 여전히 7.9대1(2019년 기준)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발전 부문 축소에도 원자력의 미래를 밝게 보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시각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에 원자력 발전 종사자 또는 원자력 전공자들이 방사선 산업과 다른 분야의 융복합 분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은 원전업계 현장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2월 28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제주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학생 대표들과 간담회를 했다. 정 사장은 “방사선 기술, 소형 원자로, 핵융합로 등으로 사업 진출 분야를 넓혀 원자력산업 생태계 보호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4명 중 1명 “시한부 판정 땐 적극적 안락사 신청할 것”

    4명 중 1명 “시한부 판정 땐 적극적 안락사 신청할 것”

    “나중에 치료도 무의미하고 그럴 때 ‘우리는 자식들 고생시키지 맙시다’ 그렇게 남편이랑 둘이서 늘 얘기를 해왔어요. 자식들도 고생이고 나도 고생이고. 그러지 말라고 미리 쓰러 왔어요.” 지난달 25일 서울대병원을 방문해 상담을 받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서명한 김신자(77·여)씨는 “작성하기 참 잘한 것 같다”고 되뇌었다. 뭔가 아쉬운 듯 “그런데 아예 못 움직이거나 치매에 걸리게 되면 치료도 영양 공급도 나는 안 했으면 좋겠어…”라고도 덧붙였다. 지난해 2월 ‘존엄사법’으로 불리는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시행된 이후 무의미한 연명의료가 남발되는 일이 줄어들고, 전반적으로 품위 있는 죽음이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실제 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러 온 사람들의 상당수는 제도가 좀더 확대됐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신문이 대한의료사회복지사협회와 함께 지난 1~2월 서울대병원·전북대병원·국립암센터·충남대병원 등 4개 종합병원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자 81명을 대상으로 ‘연명의료결정제도’와 존엄사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상당수는 소극적 안락사나 적극적 안락사를 염두에 두고 온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에서는 임종기 환자에 한해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등 4가지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다. 상담 전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해 어떻게 알고 왔느냐는 물음에 응답자들은 ‘임종기 연명의료 중단’(62.5%·복수 응답) 외에도 ‘병이 말기 상태일 때 언제든 수술이나 치료 중단’(20.0%), ‘뇌사나 식물 상태일 때 영양분 공급 중단’(12.5%), ‘병이 말기 상태일 때 안락사 요청 가능’(13.8%)으로 답했다. 본인이 말기 판정(시한부)을 받았을 때 어느 정도까지 선택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4명 가운데 1명꼴(24.7%)로 ‘적극적 안락사나 조력 자살을 신청하고 싶다’고 답했다. 또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이 원할 때에도 4명 중 1명(24.7%)은 소극적 안락사를, 14.6%는 적극적 안락사나 조력 자살에 동의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의 대상과 시기, 방법의 범위를 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연명의료 중단을 넘어 소극적 안락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32.5%로 가장 많았으며, 적극적 안락사까지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31.3%에 달했다. 연명의료 중단의 범위를 말기환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은 17.5%, 현행 유지 의견은 18.8%에 그쳤다. 운영 체계도 손질할 부분이 많다. 개인이 작성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국립연명의료정보처리시스템에 등록되는데, 문제는 의료기관 윤리위원회가 설치된 병원에서만 조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상급병원은 대부분 조회가 가능하지만 요양병원 등에는 윤리위원회가 없는 곳도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환자가 의식이 없고 임종이 임박했음에도 환자가 사전에 작성해 둔 연명의료의향서를 병원에서 곧바로 확인해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숙련된 상담 인력과 상담 후 복지시스템과의 연계 필요성도 제기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을 맡고 있는 김예진 서울대병원 의료사회복지사는 “상담 과정에서 돌봄이나 경제적 문제, 노년기 우울감, 자살 충동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를 사회복지 시스템과 적절히 연계할 수 있는 체계가 없고, 기관에 따라 상담의 질도 차이가 크다”면서 “행정적인 문서 작성을 넘어 임종에 관한 의사결정인 만큼 온전하게 자기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임종헌 “자신 향한 검찰 수사는 가공의 프레임이자 미세먼지”

    임종헌 “자신 향한 검찰 수사는 가공의 프레임이자 미세먼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법정에서 검찰의 수사와 공소사실을 ‘가공의 프레임’이자 ‘검찰발 미세먼지’라고 주장했다. 임 전 차장은 오늘(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정식 공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했다. 임 전 차장은 공소사실을 전면 부정했다. 그는 자신의 ‘재판 거래’ 혐의에 대해 “지난 사법부가 재판 거래를 통해 정치 권력과 유착했다는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닌 가공의 프레임”이라며 “검찰이 수사와 공소장을 통해 그려놓은 경계선은 너무 자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그는 “사법부 독립이라고 해서 유관 기관과의 관계를 단절한 채 유아 독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정치 권력과 유착하는 것과 (유관 기관과) 일정한 관계를 설정하는 건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항변했다. 임 전 차장은 ‘재판 관여’ 혐의에 대해서도 “법원행정처는 다양한 행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느 정도 관심을 갖고 일선 법원의 주요 재판을 모니터링할 수밖에 없다”며 “이것이 일선 법관의 양심을 꺾거나 강제로 관철한 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법원행정처에서 작성한 각종 보고 문건에 대해서도 “브레인스토밍하듯 아이디어 차원에서 작성한 것으로서 이슈를 확인하고 적절한 방안을 찾아가기 위한 내부 문서였다”며 “그것이 바로 직권남용으로 연결된다는 검찰 논리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펼친 피의사실 공표를 통한 일방적인 여론전은 이제 끝났다”며 재판부에 “공소장 켜켜이 쌓인 ‘검찰발 미세먼지’로 형성된 신기루에 매몰되지 말고 무엇이 진실인지 충실히 심리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검찰은 임 전 차장이 ‘가공의 프레임’이나 ‘미세먼지가 만든 신기루’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검찰을 비판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양산 3·1독립만세운동 재조명 특별전, 최초 공개자료 포함

    양산 3·1독립만세운동 재조명 특별전, 최초 공개자료 포함

    경남 양산시립박물관은 11일 3·1만세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양산을 비롯해 대한민국 독립운동사를 재조명하는 특별기획전 ‘1919 양산으로 부터의 울림’을 13일부터 6월 2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전시회는 양산 신평에서 시작돼 동부 영남에 들불처럼 퍼졌던 양산의 3.1독립만세운동을 기억하고 그 흔적을 찾아 양산과 대한민국의 독립운동사를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양산지역의 3·1만세운동은 3월 13일 통도사 지방학림 유생 및 시민들의 만세를 시작으로 경상도 지역 독립운동 확산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번 전시회는 모두 4부로 구성됐으며 1부 ‘3월의 그날’은 3·1운동의 배경과 전국적으로 확산된 계기에 대해 살펴본다. 2부는 ‘양산의 3·1운동’으로 통도사 지방학림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신평만세운동과 2차례에 걸쳐 진행된 양산장터 만세운동을 자세히 소개한다. 3부 ‘3·1운동 그 후’에서는 만세운동의 영향으로 수립된 우리역사 최초의 민주공화국인 상해임시정부의 수립과 역할, 김구, 윤현진 등 주요 인물들의 활동을 소개한다. 마지막 4부 ‘3·1운동을 생각하다’는 당시 독립운동을 했음에도 알려지지 못하거나 잊혀진 독립운동가들을 소개하며 앞으로 과제를 되돌아보고 희망의 미래를 생각해보는 내용으로 구성했다.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만세운동의 주축이었던 통도사 지방학림 유생들이 통도사 성해선사의 회갑 기념을 축하하며 1914년에 쓴 시와 기념사진 등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사진은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오택언을 비롯하여 윤현진, 박민오 등 당시 학생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어 독립운동사에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만해 한용운이 통도사 강사 시절(1918년)에 쓴 친필 6곡 병풍을 비롯해 오택언(당시 통도사지방학림 동기)으로부터 독립선언서를 전달받고 신평장터에서 김상문, 이기주 등과 함께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만우스님(양대응·1897~1968)의 각종 유품 등 50여점, 구하스님 독립자금문서 등도 일반에 최초로 공개한다.김구 선생의 친필 유묵, 대한민국 임시정부 관련 자료,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재무차장이었던 윤현진의 유품, 대한민국임시정부 태극기를 비롯해 양산관련 독립자료 등 모두 150여점이 전시된다.전시회는 13일 오후 3시 박물관 1층 대강당에서 개막식을 하고 14일부터 일반에 공개한다. 개막식에는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시립박물관은 특별기획전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 특별전과 연계해 다음달 18일부터 ‘항일독립운동사’를 주제로 박물관대학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용철 시립박물관장은 “양산의 만세운동은 관련 자료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중요성에 비해 그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이번 특별기획전이 시민들에게 100년전 양산의 울림을 되새겨 보는 귀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산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지켜봐라, 일본아…피해자 없는 싸움 더 큰 울림될테니

    지켜봐라, 일본아…피해자 없는 싸움 더 큰 울림될테니

    최대 20만명으로 추정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 중 우리 정부에 공식 등록된 이는 모두 240명이었다. 이 중 생존자는 22명뿐이다. 올해만 벌써 3명이 별세했다. 28년째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시위에 놓인 할머니들의 자리는 요즘 부쩍 비어 있다. 할머니들이 하나 둘 세상을 뜨며 생긴 변화다. 일각에선 ‘피해자 없는 위안부운동’이 힘을 잃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위안부운동은 여전히 뜨겁다. 지난 1월 타계한 인권운동가 김복동 할머니를 비롯한 할머니들의 빈자리는 이제까지 할머니들과 함께해 온 활동가들과 미래 세대가 채워가고 있다. 그들은 “피해자 없는 싸움도 이미 준비됐다”고 말한다. 죽은 이들의 역사를 함께 부둥켜 안고 하는 싸움은 더 강한 메시지로 전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지난 6일 서울신문은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윤미향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과 이태준 국민대 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세움’ 대표를 만났다. 윤 이사장은 오랜 시간 할머니들의 곁을 지켜왔고, 이 대표는 학내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기 위해 20여명의 학우들과 활동하고 있다. 윤 이사장은 김 할머니가 28년간 뿌린 씨앗이 곳곳에서 싹을 틔우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 발자취를 따라 걷는 ‘후발주자’ 이 대표에게는 미래에 대한 진중한 고민이 엿보였다. 이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물었다. 우선 두 사람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처음 관심을 가진 계기가 궁금했다. 윤미향(이하 윤) “어쩌면 대한민국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것, 그 자체가 계기죠. 원래 여성운동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신문 기사로 접하고 충격 받았죠. 그들의 고통을 몰랐다는 반성을 했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간사에 자원했죠.” 이태준(이하 이) “제 경우엔 좀 늦은 시기라 부끄럽습니다. 2015년 겨울,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때서야 이 문제를 마주했죠. 당시 수요집회 때 김복동 할머니가 ‘수백억원을 줘도 이 문제를 (이렇게) 해결할 수 없다’고 하셨죠. 비록 남성이지만, ‘우리 엄마였다면, 또 할머니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질문이 맴돌았습니다. 위안부 문제를 시작으로 우리의 아픈 역사를 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1991년에서야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으로 처음 공론화됐다. 그전까진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을만 한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했다. 한 예로 김학순 할머니 고백 이후 피해 증언을 받기 위해 개설한 전화엔 할머니에 대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쏟아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정절을 잃은 게 무슨 자랑이라고 말하고 다니느냐’는 비난이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나왔다.할머니들은 더 절박하게 사회에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 문제는 진전과 답보를 오가다 결국 제자리를 맴돌았다. 한일합의는 대표적 예다. 2015년 12월 28일, 일본 정부는 “해당 문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해 일본 정부 예산으로 10억엔(약 100억원)을 출연했다. 하지만 피해자 중심적 접근이 이뤄지지 않는 등 성과보다 문제점이 더 많았다. 할머니들은 합의 파기를 요구했고, 결국 화해치유재단도 해산됐다. 윤 “한일합의가 미친 영향이 컸어요. 한일합의 직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말했죠. 솔직히 안심했었어요. 하지만 그 합의 이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비정부기구(NGO)는 정부와 독립적으로 정부를 비판하고 감시해야 한다는 걸. 대중의 인식도 변했어요. 피해자들의 절규와 상반된 정부의 모습을 통해 ‘이제 더이상 피해자만의 문제는 아니구나’ 깨달았죠. 각 지역에 소녀상들이 세워지는 등 역동적 활동들이 생겨난 것도 그 즈음입니다. 이 “우리도 그런 인식을 바탕으로 소녀상을 학내에 세우려 하는 겁니다. 한 친구가 ‘소녀상은 고통을 듣고 싸우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상징’이라면서 ‘소녀상으로 (학우들이) 할머니의 삶과 온기를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세움’은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학생들 손으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준비했고 성금도 모아왔다. 학생들은 포기하지 않고 있다. 5일부터 받은 서명에는 3일 만에 1900여명의 학우가 참여했다.윤 “소녀상은 할머니들을 대신하는 존재입니다. 다만 소녀상으로만 활동이 끝나선 안 된다는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었어요. 소녀상을 세운 그 이후가 더 중요합니다.” 이 “윤 이사장님 말씀에 공감해요. 우리(세움)도 그 부분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같이 활동하는 친구들끼리 ‘위안부 문제 해결뿐 아니라 강제징용이나 징병, 독립운동가 등 아직 청산되지 않은 친일 문제까지 폭넓게 이야기해보면 좋겠다’는 공감대를 이뤘어요. 하지만 당면 과제는 소녀상을 국민대생의 손으로 제대로 건립하는 것이죠.” 윤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소녀상 건립을 반대하는 건 위안부 문제를 잘못 인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처음 위안부운동을 정치적이라고 말한 건 일본 정부였어요. 위안부 문제는 한일 간 정치적 문제가 아닙니다. 보편적인 여성 인권의 문제죠.” 이 “사실 학교의 반대보다 학생들의 지지를 받지 못할 때 더 뼈 아픕니다. ‘순도 100%’ 학생들이 주체가 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10대부터 소녀상을 세우기 위한 활동이나 기념 제품을 제작해 성금을 했던 학우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윤 “나 또한 청소년들을 통해 우리 운동의 미래를 봅니다. 인권·평화 감수성이 뛰어나더라고요. 내가 강연을 나갔다가 배워올 정도입니다. 우리 세대들은 피해자에게 오히려 책임을 묻는 시대에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고백한 김학순 할머니를 보고 자랐습니다. 일종의 ‘미투’인 셈이죠. 이 ‘미투’를 ‘위드유’로 만든 건 김복동 할머니의 삶이었습니다. 미래 세대들은 그런 김복동 할머니를 보고 자랐죠. 내가 미래 세대에 기대를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가 역사왜곡’이라는 일본 측 주장에 맞서기 위해선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을 뒷받침할 문서 등 탄탄한 자료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체계적 연구를 이끌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위탁해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를 세우려 했지만 3개월여 만에 초대 소장이 물러나는 등 파행을 빚은 뒤 사실상 활동을 멈췄다. 민간단체 활동에도 한계가 있다. 단적인 예는 얼마 전 불거진 곽예남 할머니의 양녀 사건이다. ‘봉침 목사’로 알려진 한 목사가 곽 할머니의 수양딸이 된 것을 두고 시민단체가 “곽 할머니를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간단체에 권리는 없고, 책임과 의무만 지워진 게 아닌가 고민이 됐다”던 윤 이사장의 말처럼 정부가 제대로 책임지지 않는 틈을 타 선의가 아닌 다른 의도가 개입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존재 자체로 묵직한 울림을 주던 할머니들마저 다 세상을 떠난다면 위안부운동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이 “저 역시 할머니들이 없는 위안부운동을 떠올리면 먹먹해져요. 일본 정부의 사죄도 받아야 하고 아직 싸울 날이 많은데 할머니들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스스로 반성도 하고요.” 윤 “이건 피해자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 같아요. 우리 곁에 육체적으로 없다고 해서 모든 것이 사라지나요? 그렇지 않죠. 피해자는 없지만 김복동의 정신은 살아 곳곳으로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우리(정의연)는 위안부 문제뿐 아니라 전쟁 성폭력, 여성 인권 등 좀더 보편적이고 글로벌한 이슈로 확장시켜 나가는 데에서 답을 찾았죠. (내전 때 성폭력을 겪었던) 우간다 여성들은 김복동 할머니를 ‘엄마’라고 부릅니다. 할머니들을 보면서 희망을 얻었다고 이야기해요. 연대하며 우리의 문제의식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죠. 할머니는 스스로 노력했고, 세계로부터 영웅이라는 칭송을 받으셨습니다. 연대한 세계인들도 일본을 함께 비난하고 있습니다. ‘아직 해결된 게 없다’는 얘기도 있지만 우린 이미 이긴 것이나 마찬가지에요. 김복동 할머니께서 눈 감으시기 전 남기신 마지막 말씀이 뭔지 아세요? ‘우리가 이겼어’ 였어요.” ‘우리가 이겼다’는 할머니의 말은 곁을 오랜 시간 지킨 활동가들에게 큰 힘이 됐다. 남은 할머니들이 편히 눈을 감으실 때까지, 그 이후에도 할머니들이 쌓아온 인권과 평화에 대한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활동을 하면서 우리가 살아나갈 땅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주권이 없었던 식민 시대, 침략 속에서 유린된 평화를 떠올리죠. 다시는 이런 역사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사회를 살아나가는 어른이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윤 “이 문제는 피해 당사자가 스스로 명예회복의 주체가 되는 것과 피해자 인권 감수성이 있는 사회가 되는 것, 그리고 가해자가 제대로 책임지는 것, 이 세 가지를 다 이뤄야 해결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무지개처럼 멀리 느껴지죠. 하지만 우리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이미 사회는 조금씩 변해가고 있음을 느껴요. 그 자체로 우리의 걸음들은 가치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같이 걸어갈 거예요.”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헬기사격 없었다는 전두환… 檢 ‘고의로 한 거짓말’ 입증 주력

    헬기사격 없었다는 전두환… 檢 ‘고의로 한 거짓말’ 입증 주력

    美대사관 비밀 전문서 사격 기록 확인 총격 몰랐다는 주장도 안 통할 가능성“개인 의견도 역사 왜곡 땐 고의성 인정”23년 만에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사자(死者)명예훼손이다. 전씨가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 조비오 신부를 향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게 발단이 됐다. 조비오 신부 조카 조영대 신부는 “고인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곧바로 전씨를 고소했고, 검찰은 지난해 5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전씨를 재판에 넘겼다. 11일 열리는 첫 공판은 광주지법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검찰과 전씨 측 변호인은 전씨가 허위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고의로 조비오 신부를 비방했는지를 두고 치열한 법리 공방을 펼칠 전망이다. 현행 법은 ‘공연히 허위 사실을 적시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만 사자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허위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처벌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헬기 사격이 실제 있었다는 사실은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등을 통해 밝혀진 만큼 “헬기 사격이 없었다”는 취지로 쓴 회고록 내용이 허위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핵심 쟁점은 고의성 여부로 좁혀질 전망이다. 검찰은 당시 광주 진압 상황을 보고받은 전씨가 헬기 사격이 있었는지 몰랐다는 것도 ‘거짓 주장’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을 수사한 광주지검은 시민을 향해 헬기 사격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가 있었고, 실제 헬기에서 총격이 이뤄졌다고 기록돼 있는 주한 미국대사관 비밀전문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호 변호사는 “회고록 출간 3개월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헬기 사격을 인정한 감정 결과를 발표했다”면서 “전직 대통령이 의심해 볼 여지도 없이 헬기 사격이 없었다고 단정적으로 기술한 것은 ‘미필적 고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법원은 ‘미필적 고의’를 넓게 인정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9월 창원지법은 사자명예훼손 사건 항소심에서 “범죄의 고의는 확정된 고의뿐 아니라 결과 발생에 대한 인식이 있고 그를 용인하는 의사인 미필적 고의에 의해서도 성립된다”며 피고인의 유죄를 인정했다. 류하경 변호사는 “개인의 주관적 표현이라 해도 명백한 역사적 사실과 같이 사회 통념상 누구라도 진실임을 알 수 있는 사실을 허위로 왜곡했다면 범죄의 고의가 있다는 게 법원 판단”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황제의 옥새2]충신 다 쫒겨난 조선...정해진 망국의 운명

    [황제의 옥새2]충신 다 쫒겨난 조선...정해진 망국의 운명

    올해는 3·1운동 발발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서울신문은 100주년 기획 시리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조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을 주인공으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들 소설은 일제 병합 직전 조선을 배경으로 베델이 조선인을 위해 기꺼이 모험에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거의 유일한 해외 소설이어서 사료적 가치도 큽니다. 서울신문은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에 이어 ‘황제의 옥새’(1914년 출간·원제 The Great Cardinal Seal)를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앞서 나는 1905년 11월 을사늑약이 체결되기 직전 단행한 첫 번째 모험 때 조선 황제(고종)와 함께 한강에서 요트로 한반도를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황제가 탈출 직전 마음을 바꿨다. 도착 예정지인 중국 상하이의 러시아 피난처(당시 러시아 비밀정보기관인 ‘상하이 서비스’로 추정)에는 나와 소녀(이 소설의 전편 ‘황제 납치 프로젝트’에 등장한 러시아 스파이)만 가게 됐다. 러시아의 거물급 정치인(당시 러시아 극동총독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알렉세예프로 추정)이 그녀에게 내린 비밀 임무는 수포로 돌아갔다. (번역자주: ‘황제 납치 프로젝트’에서 주인공인 빌리와 베델, 소녀는 러시아 정보당국의 도움을 받아 고종을 중국으로 망명시키려고 합니다. 고종의 해외 망명 시도는 러시아 기밀 문서가 공개돼 최근에야 세상에 알려진 극비 사안입니다. 100여년 전 작가는 조선에 직접 와서 베델을 취재해 소설을 썼습니다. 아마도 베델은 러시아가 추진하던 고종 망명 계획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상하이에 머물던 나는 마음 속에서 타오르던 무모한 충동에 이끌려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일제가 나를 어떻게 대할 지도 궁금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일본은 나에게 아무 조치도 내리지 않았다. 일본 총독은 조선 황제의 대담한 탈출 작전에 내가 관여한 증거를 찾지 못한 것 같았다. 어쩌면 그들이 일부러 모른 척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었다. 내 조국인 미국과의 관계를 감안해 공식적으로 나를 잡아 가두기보다는 어느 날 어둠 속에서 내 등에 칼을 꽂아 조용히 제거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듯 싶기도 하다. 아무래도 이 추론이 더 정확한 판단이겠지...나는 일본인들의 감시 속에서도 서울에서 나름 즐겁고 활기차게 지냈다. 밤에도 혼자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했다. 강철로 된 셔츠가 내 몸 전체를 휘감고 있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면서 말이다. 내 모습이 옛날 그리스의 독립운동가 알렉산드로스 입실란티스(1792~1828) 같다고 여겼다. (번역자주: 입실란티스는 그리스의 혁명 지도자로 러시아의 장군이었지만 고국 그리스의 독립을 위해 투쟁했습니다. 1821년 독립전쟁을 일으켰고 8년 뒤인 1829년 그리스는 오스만 투르크에게서 해방됐습니다.) 조선 황제를 은밀히 도피시키려던 작전이 실패로 돌아간 지 2년쯤 지난 1907년 여름이었다. 먼지로 뒤덮힌 서울의 최고 지도자는 이토 히로부미(1841~1909) 후작이었다. 일본은 만여명의 총검으로 조선을 손쉽게 점령했다. 불쌍한 황제는 왕궁(덕수궁)에 갇혀 무기력하게 지냈다. 그는 하기와라(당시 일본 공사관원으로 훗날 외무성 통상국장이 되는 하기와라 슈이치·1868~1911)의 허락 없이는 재채기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신세였다. 왕자(순종·1874~1926)는 한 나라를 감당하기에 너무 나약했다. 그는 내전(內殿·왕비가 거쳐하던 곳) 한 구석에 자리를 잡고 하루 종일 바둑으로 시간을 보냈다. 나라를 위해 고민이라는 걸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조선을 구하려던 충신들은 모두 쫓겨났다. 남은 신하들은 녹봉만 잘 챙겨주면 됐다. 이들에게 조선의 흥망은 관심이 아니었다. 신하들은 일본인들의 명령을 거부할 힘이 없었다.서울을 지키던 대한제국의 군대는 탄약이 들어가지 않는 소총과 약실이 없는 포를 부여잡고 힘겹게 버텼다. 일본인들은 이런 군대를 대놓고 비웃곤 했다. 이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커튼을 걷어내고 새로운 무대를 올릴 준비가 돼 있었다. 아...안타깝지만 대한제국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일본은 자신이 원할 때 언제라도 황제를 바닥으로 끌어내릴 수 있었다. 일제의 음모는 마치 또아리를 튼 독사처럼 500년 역사의 암물한 왕좌를 휘감고 있었다. ‘황제의 옥새’는 3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미 당국 “트럼프 첫임기에 북 비핵화 가능” 장담 배경은

    미 당국 “트럼프 첫임기에 북 비핵화 가능” 장담 배경은

    “핵연료 사이클의 모든 핵심 제거”…‘1년내 비핵화’ 일정표美 정부 누구도 단계적 접근법 지지 안해…‘빅딜’ 입장 확인미국 정부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과 견해차가 있어 출발은 늦어지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임기인 2021년 1월 안에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핵분열 물질부터 대량살상무기(WMD)까지 핵 사이클 전체를 아우르는 완전한 비핵화 방침도 내놓았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7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FFVD가 성취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그것이 우리가 애쓰고 있는 시간표”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가능하도록 일정표의 개요를 광범위하게 논의했고,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은 도전은 갈수록 더 커지고 북한의 위협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 최대한 빨리 도달하기 위해 대담한 방식에 몰두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현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에 그것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전적으로 믿는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비핵화 시간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비핵화 ‘수준’이라며 시간표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당국자는 “궁극적인 동인은 비핵화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하는데 필요한 조치들을 만족스럽게 달성할 수 있는 정도(degree)가 될 것”이라면서 시기가 아니라 결과를 끌어내는 것이 임무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당초 비핵화를 1년 안에 일어나도록 공격적인 일정표를 짰지만, 그 시계를 합리적으로 작동시킬 출발점은 지금은 아니라는 게 이 당국자의 설명이다. 북미간 비핵화 실행조치를 둘러싼 줄다리기가 여전히 계속되면서 첫 단추를 끼우지 못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그는 이어 “내가 말하는 FFVD는 핵연료 사이클의 모든 핵심 부분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핵분열 물질과 핵탄두 제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량 제거 또는 파괴, 모든 WMD 영구 동결을 언급했다. 비핵화 대상을 구체화한 것이다. 그는 또 “미 행정부의 누구도 단계적 접근법을 지지하는 사람이 없다”면서 미국의 ‘빅딜’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빅딜’ 문서를 건네고 비핵화 대상을 WMD 전체로 설정했다고 밝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이다. 그는 “이 같은 비핵화 조치의 대가로 북한은 세계 경제로의 통합과 변화된 북미 관계,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70년 적대관계와 전쟁의 종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승태 사법부, 암호 문서로 ‘정운호 게이트’ 정보 유출

    신광렬 부장판사 등 공소장에 혐의 적시 비리 연루된 김수천 판사에게도 흘러가 전달문건 암호는 대법원 뜻하는 ‘scourt’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판사들에 대한 수사 확대를 막으려고 암호 걸린 문건을 주고받으며 영장재판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수사 정보가 뇌물수수 의혹을 받는 법관에게도 흘러가 사건 관련자에게 허위진술을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재판 개입 혐의 등으로 최근 기소된 신광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의 공소장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2016년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도박 사건이 법조비리 수사로 확대되자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재판부를 통해 수사 상황을 보고받기로 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이던 신 부장판사는 영장재판을 전담하던 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를 불러 “검찰에서 영장이 넘어오면 법관들이 얼마나 연루돼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수사보고서 등을 복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나아가 신 부장판사는 사건에 연루된 현직 부장판사 7명의 가족·친지 등 31명의 명단이 담긴 문건을 건네며 “계좌추적영장을 더 엄격하게 심사하라”고 지시했다. 문건은 ‘scourt’라는 암호가 걸려 비밀리에 전달됐다. 영장판사들은 2016년 5월부터 9월까지 수사보고서 등 10건의 기밀문건을 상부에 보고했다. 수사 자료는 뇌물수수 정황이 포착된 김수천 당시 부장판사에게도 흘러갔다. 김 부장판사는 뇌물공여자를 찾아가 자신의 딸 명의 계좌에 입금된 자기앞수표 1800만원 등에 대한 허위진술을 부탁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경수 경남지사를 법정구속한 성창호 부장판사가 기소되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성창호 부장판사 등) 당시 영장판사들은 상부의 지시에 반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행동했다”며 “기소하지 않는 게 오히려 부당하다”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성평등 넓히는 여성들…임금평등·탈연애 외치다

    성평등 넓히는 여성들…임금평등·탈연애 외치다

    조기퇴근 시위·대학 페미 퍼포먼스 행진 “20대 국회 여성 의원 51명뿐…17% 불과”8일 111주년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성평등을 외치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린다. 미투 운동 이후 젠더 이슈가 폭발한 만큼 임금격차부터 ‘탈연애’까지 예년보다 다양한 의제로 펼쳐진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오후 5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미투,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라는 주제로 제35회 한국여성대회를 개최한다. 참가자들은 ▲각 분야 여성 대표성 확대 ▲임금격차 해소 ▲낙태죄 폐지 ▲미투 가해자 처벌 등을 외치며 종로 일대까지 행진한 뒤 3·8 여성선언을 낭독한다. 노동계는 조기퇴근 시위를 벌인다. 한국여성노동자회 등 13개 단체는 오후 3시 광화문광장에서 ‘3시 스톱 조기퇴근 시위’를 열고 남녀 임금격차 해결을 촉구한다. 조기퇴근 시위는 100대64로 벌어진 남녀 임금격차를 일일 노동시간으로 환산하면 여성들이 오후 3시부터 무급으로 일하는 셈이라는 취지의 행사다. ‘탈연애 선언’ 행사도 처음 기획됐다. 칼럼니스트 도우리씨 등이 꾸린 탈연애 선언 프로젝트팀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탈연애 선언문을 발표하고 정상연애 모형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이들은 선언문에 “남성중심주의로 한정된 정상 가족, 정상 연애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다양한 친밀성을 모색하자”는 메시지를 담을 예정이다. 대학 내 페미니스트 모임도 거리로 나온다. ‘성균관대 성평등 어디로 가나’, 고려대 여성위원회, 동덕여대 H교수 성폭력 비상대책위 등으로 구성된 마녀행진 기획단은 오후 4시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대학 페미 퍼포먼스 마녀행진’을 열고 마녀 복장으로 퍼포먼스를 벌인다. 주최 측은 “총여 폐지 등으로 대학 페미니스트들은 당분간 화형대 속에 있겠지만 끈질기게 살아남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7일 정의당 여성주의자 모임과 페미당 창당모임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참정권 확대를 외쳤다. 이들은 “국민의 절반이 여성인데 20대 국회 여성 의원은 단 51명, 17%에 불과하다”며 “페미니스트 정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여성 국회의원의 얼굴을 본뜬 가면을 쓰고 국회의사당 주변을 행진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볼턴 “트럼프, 北과 대화에 열려 있어…동창리 신중히 살펴볼 것”

    볼턴 “트럼프, 北과 대화에 열려 있어…동창리 신중히 살펴볼 것”

    볼턴, 연일 강경발언…후속 대화 가능성 열어놔靑 “북미회담 이후 상황 신중·진중 접근할 사항”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추가 대화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상업 위성 등에 포착된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과 관련, 신중하게 살펴볼 것이며 이러한 움직임이 사실로 드러나면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항”이라며 후속 대응 마련에 골몰하는 모습을 보였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분명히 다시 대화하는데 열려있다”며 “언제 일정이 잡히고 어떤 식으로 풀려갈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과 관련해 볼턴 보좌관은 관련 보고서 및 보도들에 대해 판단을 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볼턴 보좌관은 “정보를 확보하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며 “우리는 주의 깊게 이 상황을 살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그들(북한)이 그 방향을 택한 것이라면 매우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에 대한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기조와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사실인지 확인하기에는 이르다. 매우 이른 리포트이다. 우리는 살펴볼 것”이라며 “(사실이라면) 김 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문 채택 없이 결렬된 뒤 전면에 등장, 연일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공개 발언에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미국 CBS와 폭스뉴스,CNN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담판 당시 미국의 비핵화 요구사항과 그 반대급부를 제시한 ‘빅딜’ 문서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핵과 생화학 무기,탄도미사일을 포기하는 결정을 하라고 했다”고 말해 비핵화 대상을 대량파괴무기(WMD) 전체로 설정했음을 밝힌 바 있다. 그는 5일에는 폭스뉴스 라디오와 폭소비즈니스네트워크에 잇따라 출연했다. 특히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으려 한다면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들여다볼 것”이라며 제재 발언 수위를 한층 높여 북한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볼턴 보좌관의 연일 강경 발언과 관련해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7일 오후 “북미정상회담 이후부터 지금까지 상황은 상당히 신중하고 진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항”이라며 “저희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밝히기가 어렵다는 점은 미리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의용 안보실장과 볼턴) 통화 언제 했냐라는 질문에 한 부대변인은 “정확하게는 북미 양국 그리고 전체적인 상황에 대해서 파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에 따라서 정부와 대통령의 역할이 커졌는데 어떤 전략적 판단 등이 있어야할 것, 그에 따라 액션 플랜이 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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