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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규 플랫폼·기존 업계 연쇄 충돌…한 발도 앞으로 못 나가는 신산업

    신규 플랫폼·기존 업계 연쇄 충돌…한 발도 앞으로 못 나가는 신산업

    산업계에 ‘신구 갈등’이 첨예하다. 온라인 기반 업체들이 신규 플랫폼으로 ‘새판’을 짜자 해당 산업 터줏대감들이 현행법상 규제를 근거로 견제에 나선 것이다. 타다가 택시업계와의 극심한 갈등 끝에 관련 사업을 접었던 것처럼 ‘제2의 타다 사태’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에는 변호사업계가 보낸 고발장이 연달아 날아들고 있다. 지난달 26일 여해법률사무소가, 이번 달 22일에는 한국법조인협회가 한성숙 네이버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지식인 엑스퍼트’라는 서비스를 통해 변호사가 법률상담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일정 대가를 지급받아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취지다. 변호사법 34조에는 ‘변호사 소개를 대가로 이익을 챙기면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네이버 측은 “결제 수수료를 제외하고 모두 변호사들에게 돌아간다. 법률 서비스 대가가 아니기에 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성형 정보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도 유사한 갈등이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강남언니’, ‘바비톡’ 등의 앱이 병원 간 과도한 가격경쟁을 유도해 의료 서비스의 질이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의료광고는 법에서 엄격한 잣대를 뒀는데 이를 준수하지 않는 광고가 앱에 너무 많다고도 지적한다. 결국 대한의사협회는 관련 전담팀을 구성했고 회원들에게는 문서를 보내 성형 앱이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음을 수차례 경고했다. 이에 대해 ‘강남언니’ 관계자는 “의료법을 준수했고 가이드라인도 만들었다”면서 “앱을 통해 가격을 비교하면 소비자를 향한 과도한 비용 전가를 막을 수 있다. 협회에서 정보 투명화를 꺼리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갈등이 모빌리티 업계에서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사업을 고사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8년 12월 카풀 시범서비스를 냈다 택시 기사가 분신하는 등 반대가 거세자 사업을 철수했다. 이후 카풀 영업을 하루 4시간만 허용하는 개정안이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통과되자 수익성이 약화돼 100만 가입자를 보유했던 ‘풀러스’마저 유료 서비스를 접었다. 택시업계로부터 ‘불법 콜택시’라 공격받은 타다도 지난 3월 이른바 ‘타다 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종료했다. 풀러스에서 퇴사한 A씨는 “잠재력 있는 사업이었음에도 카풀 업체들이 사라져 아쉽다”면서 “편리한 서비스가 없어져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사용자들”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구 갈등’ 해결을 위해선 결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문한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간점만 찾으면 이도 저도 아닌 해결책이 나온다”면서 “정부는 해당 산업의 진화 전망을 고민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은 “기존 산업의 단체들이 새 플랫폼의 등장을 ‘밥그릇’이 뺏기는 게 아니라 시장이 커지는 ‘미래 먹거리’ 개념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단독] ‘위법 행위’ P2P 업체 18곳 적발… 원금 ‘탈탈’ 제2 사모펀드 되나

    [단독] ‘위법 행위’ P2P 업체 18곳 적발… 원금 ‘탈탈’ 제2 사모펀드 되나

    2018년 5월부터 2년간 사기·횡령 같은 위법 행위로 금융 당국에 적발돼 수사를 받은 개인 간 거래(P2P) 업체가 18곳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혁신금융이라는 이유로 규제 사각지대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적발 건수가 적지 않은 편이다. 금융감독원은 다음달 말 P2P 업체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온라인연계금융법 시행을 앞두고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부실 업체들이 대거 퇴출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5월부터 지난 5월까지 사기·횡령·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수사 의뢰된 P2P 업체는 18곳이었다. P2P 업체는 투자를 원하는 사람과 돈이 필요한 사람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이다. 개인투자자의 투자금을 모아 신용도가 낮은 개인이나 기업에 빌려주는 방식이다. 투자를 받은 쪽이 부실해지면 투자자는 원금과 이자를 못 받는 구조지만, 일부 P2P 업체들은 그동안 신규 투자금을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으로 지급하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다가 적발됐다. 일부 업체들은 투자자의 돈을 횡령해 다른 곳에 쓰기도 했다. 중고차 동산담보업체 넥펀과 동산담보대출업체 팝펀딩 등 대출 잔액이 수백억원에 이르는 곳들도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실제로 2년간 적발된 업체 18곳 가운데 14곳은 사기와 횡령·배임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나머지 4곳은 사문서 위조 및 행사 혐의, 무허가 신용정보업, 무허가 금융투자업 등의 혐의로 적발됐다. 금감원은 이달 초 P2P 업체 237곳에 “이달 6일 기준 연계대출채권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다음달 말까지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가짜 대출채권을 만들어 투자금을 횡령했는지 등을 확인하고자 공인회계사의 점검을 받도록 한 것이다. 금감원은 감사 결과 적격 업체만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록 심사를 진행하고, 부적격 업체나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업체들에 대해선 현장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법이 시행되면 P2P 업체들은 1년 이내에 기업 전체에 대한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를 갖춰 정식으로 등록해야 한다. 자기자본금 최소 5억원 이상 등 기존 금융업 수준의 건전성과 신뢰성을 갖춰야 한다. 금융 당국의 심사를 거쳐 정식으로 등록하는 업체가 수십 곳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P2P 통계업체 미드레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P2P 업체의 누적 대출액은 10조 7562억원이다. 2017년 5.5%였던 연체율은 지난달 말 16.7%까지 증가했다. 홍 의원은 “다수의 P2P 업체가 전수조사에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면서 “금융 당국은 이에 대비해 연체와 폐업으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野 “대통령이 ‘남북 이면합의’ 밝혀라”… 文, 박지원 임명 강행

    野 “대통령이 ‘남북 이면합의’ 밝혀라”… 文, 박지원 임명 강행

    野 “前 고위 공직자가 제보… 원본 없어與도 국정조사 동의해야” 강공 이어가朴 “허위·날조… 제보자 실명 밝혀라DJ 향한 명예훼손… 법적 조치 검토”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인사청문회 뒤에 더욱 거세졌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청문회에서 공개한 ‘이면 합의서(경제 협력 합의서)’를 전직 고위공직자에게서 제보받았다며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단독으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박 후보자 임명을 재가했다. 주 원내대표는 28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이 전날 공개한 합의서 사본과 관련, “전직 고위공무원 출신이 사무실에 가지고 와서 ‘이것을 청문회 때 문제 삼아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 합의서에는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을 두 달 앞둔 시점에 박 후보자의 서명과 함께 북한에 3년간 총 30억 달러(약 3조 59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박 후보자가 “위조 서류다. 원본을 내봐라”고 부인하자 제보자를 언급하며 공세를 이어간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서류가 진실이라면 평양에 한 부가 있고, 우리나라에 한 부가 극비 문서로 보관돼 있지 않겠나. 우리가 그걸 어떻게 입수하겠나”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합의서는 허위·날조된 것으로 주 원내대표에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이미 대북특사단에 문의한 바 ‘전혀 기억에 없고 사실이 아니다’라는 확인을 받았다”며 “주 원내대표 주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2000년 남북 정상회담 합의를 성사시킨 대북특사단에 대한 중대한 명예훼손”이라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가 문건 출처를 공개하고 여기 맞서 박 후보자가 ‘법적 조치’를 언급하면서 이면 합의 논란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실제 이면 합의의 존재 여부는 국민의정부 최대 치적인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관련돼 있다. 이에 문건의 진위에 따라 박 후보자와 국민의정부, 또는 반대로 주 원내대표를 위시한 통합당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통합당은 진위 확인이 먼저라며 임명 유보를 요구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통합당 하태경 의원 등은 “문재인 대통령이 진위를 확인하는 건 어렵지 않다. 바로 옆에 서훈 국가안보실장에게 물어보면 된다”며 “민주당은 진위를 확인할 국정조사에 동의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문서의 진위 여부가 관건인데 국정원이나 당사자인 박 후보자가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야당도 별다른 증거를 내놓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을 고려해 보고서 채택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박 후보자의 학력 위조 의혹에 대한 교육부 차원의 감사가 있어야 한다는 통합당의 주장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이후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쯤 박 후보자 임명을 재가했다. 박 후보자의 공식 임기는 29일부터 시작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제2의 타다 사태 나오나’…신규 플랫폼·기존 업계 연쇄 충돌

    ‘제2의 타다 사태 나오나’…신규 플랫폼·기존 업계 연쇄 충돌

    산업계에 ‘신구 갈등’이 첨예하다. 온라인 기반 업체들이 신규 플랫폼으로 ‘새판’을 짜자 해당 산업 터줏대감들이 현행법상 규제를 근거로 견제에 나선 것이다. 타다가 택시업계와의 극심한 갈등 끝에 관련 사업을 접었던 것처럼 ‘제2의 타다 사태’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에는 변호사업계가 보낸 고발장이 연달아 날아들고 있다. 지난달 26일 여해법률사무소가, 이번 달 22일에는 한국법조인협회가 한성숙 네이버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지식인 엑스퍼트’라는 서비스를 통해 변호사가 법률상담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일정 대가를 지급받아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취지다. 변호사법 34조에는 ‘변호사 소개를 대가로 이익을 챙기면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네이버 측은 “결제 수수료를 제외하고 모두 변호사들에게 돌아간다. 법률 서비스 대가가 아니기에 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성형 정보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도 유사한 갈등이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강남언니’, ‘바비톡’ 등의 앱이 병원 간 과도한 가격경쟁을 유도해 의료 서비스의 질이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의료광고는 법에서 엄격한 잣대를 뒀는데 이를 준수하지 않는 광고가 앱에 너무 많다고도 지적한다. 결국 대한의사협회는 관련 전담팀을 구성했고 회원들에게는 문서를 보내 성형 앱이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음을 수차례 경고했다. 이에 대해 ‘강남언니’ 관계자는 “의료법을 준수했고 가이드라인도 만들었다”면서 “앱을 통해 가격을 비교하면 소비자를 향한 과도한 비용 전가를 막을 수 있다. 협회에서 정보 투명화를 꺼리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갈등이 모빌리티 업계에서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사업을 고사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8년 12월 카풀 시범서비스를 냈다 택시 기사가 분신하는 등 반대가 거세자 사업을 철수했다. 이후 카풀 영업을 하루 4시간만 허용하는 개정안이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통과되자 수익성이 약화돼 100만 가입자를 보유했던 ‘풀러스’마저 유료 서비스를 접었다. 택시업계로부터 ‘불법 콜택시’라 공격받은 타다도 지난 3월 이른바 ‘타다 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종료했다. 풀러스에서 퇴사한 A씨는 “잠재력 있는 사업이었음에도 카풀 업체들이 사라져 아쉽다”면서 “편리한 서비스가 없어져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사용자들”이라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신구 갈등’ 해결을 위해선 결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문한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간점만 찾으면 이도 저도 아닌 해결책이 나온다”면서 “정부는 해당 산업의 진화 전망을 고민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은 “기존 산업의 단체들이 새 플랫폼의 등장을 ‘밥그릇’이 뺏기는 게 아니라 시장이 커지는 ‘미래 먹거리’ 개념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文, ‘北 이면합의’ 논란 박지원 국정원장 임명…내일 임기 시작(종합)

    文, ‘北 이면합의’ 논란 박지원 국정원장 임명…내일 임기 시작(종합)

    통합당,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불참문재인 대통령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28일 오후 5시 50분 박 후보자에 대한 국정원장 임명안을 재가했다. 박 원장의 임기는 29일부터 진행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박 원장의 임기는 내일부터 시작된다”며 기자들에게 공지 메시지를 보내 이렇게 밝혔다. 앞서 국회 정보위원회는 이날 오후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박 원장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대북송금 관련 이면 합의 의혹 등을 이유로 박 원장에 대한 임명을 유보할 것을 요구하며 회의에 불참했다. 통합당은 박 후보자의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대북송금 관련 이면합의 의혹, 학력 위조 의혹 등을 이유로 문 대통령에게 임명 유보를 요구한 상태다.민주 “朴 본인이 강력 부인…野 증거 못 내놔” 그러나 박 후보자는 통합당이 청문회 과정에서 공개한 이면합의서가 “위조 문서”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국회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문서의 진위 여부가 관건인데 국정원이나 당사자인 박 후보자가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면서 “야당도 별다른 증거를 내놓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을 고려해 보고서 채택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 법적 시한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전날까지였다. 인사청문회법상 청문 절차는 지난 8일 문 대통령의 인사청문요청안 접수 후 20일 안에 마쳐야 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P2P, 제2의 사모펀드 되나…사기·횡령으로 2년간 18곳 적발

    P2P, 제2의 사모펀드 되나…사기·횡령으로 2년간 18곳 적발

    2018년 5월부터 2년간 사기·횡령 같은 위법 행위로 금융 당국에 적발돼 수사를 받은 개인 간 거래(P2P) 업체가 18곳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혁신금융이라는 이유로 규제 사각지대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적발 건수가 적지 않은 편이다. 금융감독원은 다음달 말 P2P 업체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온라인연계금융법 시행을 앞두고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부실 업체들이 대거 퇴출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5월부터 지난 5월까지 사기·횡령·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수사 의뢰된 P2P 업체는 18곳이었다. P2P 업체는 투자를 원하는 사람과 돈이 필요한 사람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이다. 개인투자자의 투자금을 모아 신용도가 낮은 개인이나 기업에 빌려주는 방식이다. 투자를 받은 쪽이 부실해지면 투자자는 원금과 이자를 못 받는 구조지만, 일부 P2P 업체들은 그동안 신규 투자금을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으로 지급하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다가 적발됐다. 일부 업체들은 투자자의 돈을 횡령해 다른 곳에 쓰기도 했다. 중고차 동산담보업체 넥펀과 동산담보대출업체 팝펀딩 등 대출 잔액이 수백억원에 이르는 곳들도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실제로 2년간 적발된 업체 18곳 가운데 14곳은 사기와 횡령·배임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나머지 4곳은 사문서 위조 및 행사 혐의, 무허가 신용정보업, 무허가 금융투자업 등의 혐의로 적발됐다. 금감원은 이달 초 P2P 업체 237곳에 “이달 6일 기준 연계대출채권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다음달 말까지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가짜 대출채권을 만들어 투자금을 횡령했는지 등을 확인하고자 공인회계사의 점검을 받도록 한 것이다. 금감원은 감사 결과 적격 업체만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록 심사를 진행하고, 부적격 업체나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업체들에 대해선 현장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법이 시행되면 P2P 업체들은 1년 이내에 기업 전체에 대한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를 갖춰 정식으로 등록해야 한다. 자기자본금 최소 5억원 이상 등 기존 금융업 수준의 건전성과 신뢰성을 갖춰야 한다. 금융 당국의 심사를 거쳐 정식으로 등록하는 업체가 수십 곳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P2P 통계업체 미드레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P2P 업체의 누적 대출액은 10조 7562억원이다. 2017년 5.5%였던 연체율은 지난달 말 16.7%까지 증가했다. 홍 의원은 “다수의 P2P 업체가 전수조사에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면서 “금융 당국은 이에 대비해 연체와 폐업으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국회 정보위, 박지원 청문보고서 채택…통합당 불참

    국회 정보위, 박지원 청문보고서 채택…통합당 불참

    국회 정보위원회는 28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정보위는 이날 오후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청문보고서를 의결했다고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이 밝혔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청문보고서 채택에 반대하며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통합당은 박 후보자의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대북송금 관련 이면합의 의혹, 학력 위조 의혹 등을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유보를 요구한 상태다. 그러나 박 후보자는 통합당이 청문회 과정에서 공개한 이면합의서가 “위조문서”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의원은 “문서의 진위 여부가 관건인데 국정원이나 당사자인 박 후보자가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며 “야당도 별다른 증거를 내놓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을 고려해 보고서 채택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 법적 시한은 전날까지였다. 인사청문회법상 지난 8일 문 대통령의 인사청문요청안 접수 뒤 20일 안에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박지원 저격수’ 주호영 “남북 이면합의서, 전직 고위공무원이 제보”

    ‘박지원 저격수’ 주호영 “남북 이면합의서, 전직 고위공무원이 제보”

    “원본? 서류 진실이면 평양에 한 부, 한국에 극비문서로 한 부 보관 추정”“대북송금도 北과 내통 증거…부적격”전날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를 북한과의 ‘이면 합의서’(4·8 남북 경제협력 합의서)로 거칠게 몰아붙였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8일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공개한 ‘이면 합의서’ 사본이 전직 고위 공직자의 제보로 입수된 것이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전직 고위공무원 출신이 사무실에 (해당 문건을) 가지고 와서 ‘이런 일이 있었는데, 이것을 청문회 때 문제 삼아달라’고 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 문건을 제시하자 “(박 후보자가) 처음에는 기억이 없다고 하다가, 그 다음에는 서명하지 않았다고 하다가, 오후에는 위조한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본을 제시할 수 있냐는 질문이 돌아왔는데, 그 서류가 진실이라면 평양에 한 부가 있고, 우리나라에 한 부가 극비 문서로 보관돼 있지 않겠나. 우리가 그걸 어떻게 입수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다만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베이징에서 2000년에 이런 문서를 만들 때 관여한 사람이 여럿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증언이나 이런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주호영, ‘박지원 서명’ 합의서 흔들자朴 “기억 없고 서명하지도 않았다” 앞서 박 후보자는 지난 27일 국회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주 원내대표가 당시 합의서를 증거자료로 제시하며 박 후보자의 대북송금 관여 의혹을 제기하자 “문건 어디에 5억 달러가 들어가 있느냐. 기억에 없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합의서에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해 5억 달러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면서 “(합의서) 사인도 (박 후보자의 것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박 후보자는 “어떤 경로로 문건을 입수했는지 모르지만, 4·8 합의서는 지금까지 공개가 됐고 다른 문건에 대해선 저는 기억도 없고 (서명) 하지도 않았다”고 거듭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19일에는 “국정원은 대한민국을 최전선에서 지키는 정보기관인데, 내통하는 사람을 임명한 것은 그 개념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면서 박 후보자 지명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모욕적”이라고 불쾌감을 표출했었다. 주호영 “국정원장은 안보기관 수장이지북과 대화하고 협상하는 기관 아니다” 주 원내대표는 “박 후보자는 여러 가지 점에서 부적격이다. 국정원장은 안보기관의 수장이지, 북한과 대화하고 협상하는 기관이 아니다. 개념 설정부터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검과 대법원 판결로 확인됐던 대북송금 문제, 이건 사실 국민에게 알리지 않고 북측과 내통한 증거다. 그런 점에서 부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전날 30억 달러 대북송금 이면합의 의혹과 관련, “논의도, 경제협력으로 돈을 주겠다고 합의한 것도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전날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이 대북지원 문제에 대해 남북 간 논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는 통합당 간사 하태경 의원의 브리핑과 관련해 “북한이 처음에 20억 달러 현금 지원을 요구했으나 우리는 예산에 의해 모든 돈이 집행되고 어떤 경우에도 현금을 지원할 수 없으니 소탐대실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朴 “대북송금 논의도, 경제협력으로돈 준다는 합의도 절대 없었다” 하 의원은 “박 후보자가 ‘(남측은)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이나 민간 사업가 등의 투자 자금으로 20억∼30억 달러 대북 투자가 가능하지 않겠냐’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다”면서 “이런 이야기를 (남북 간에) 했다는 건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는 “만약 정상회담을 해서 남북이 교류협력을 하면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남한 기업, 외국 기업에서 20억~30억 달러 투자는 금방 들어온다. 그런 것을 해야지 우리는 현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그랬더니 (통합당이) 싹 뒤집어서 ‘20억~30억 달러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느냐’고 해 저는 ‘어떤 사람들이 (서류를) 위조한 것 같다’고 했다”면서 “만약 사실이면 (대북송금) 특검에서 나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이 문제는 김대중 대통령의 명예도, 박지원의 명예도, 특히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도 있기 때문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면서 “이것은 역사에 묻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주 원내대표는 박 후보자의 학력 위조 의혹과 관련해서도 “광주교대는 4학기까지밖에 없기 때문에 (단국대의) 6학기로 편입하려고 조선대를 5학기 다니다가 왔다고 서류를 냈는데, 그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자 2000년 광주교대로 수정하면서 치명적 꼬리를 남긴 셈”이라면서 “이런 의혹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통합당 “박지원 임명 유보해야...이면합의서 진위 확인이 먼저”

    통합당 “박지원 임명 유보해야...이면합의서 진위 확인이 먼저”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임명을 유보하라고 요구했다. 28일 하태경, 주호영, 이철규, 조태용 의원은 간담회를 열고 “문 대통령이 ‘남북 이면합의서(4·8 남북 경제협력 합의서)’의 진위를 확인할 때까지 국정원장 임명을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앞서 전날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3년간 30억달러를 지원하는 이면 합의서가 작성됐다며, 박 후보자와 북측 송호경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부위원장의 서명이 들어있는 문서를 공개했다. 주 의원은 전직 고위 공무원을 통해 합의서 사본을 입수했다고 밝힌 상태다. 이들은 “(합의서 공개로) 북한이 국정원장 임명권을 갖게 됐다. 이게 진짜 문서라면 북한도 갖고 있을 것이고, 박 후보자는 북한에 휘둘릴 수 있다”며 “따라서 확인 없이 임명할 경우 국가 안보에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진위를 확인하는 건 어렵지 않다. 바로 옆에 서훈 안보실장에게 물어보면 된다. (2000년 회담에) 서 실장이 동석했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진위를 확인할 국정조사에 동의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박 후보자의 답변도 신뢰할 수 없다. 말이 네 번이나 바뀌었다”며 “(박 후보자는) 이면합의서를 처음 제시했을 땐 사실이 아니라고 즉답했다. 두 번째 질의에선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오후에 다시 질의했을 때는 위조라고 했다. 저녁 비공개 청문회에선 논의는 했지만, 합의문은 작성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김재련 “비서 매뉴얼 문제 안 돼” 인권위로 넘기는 박원순 성추행

    김재련 “비서 매뉴얼 문제 안 돼” 인권위로 넘기는 박원순 성추행

    여성의전화 등 시민단체 오늘 기자회견경찰, 朴 전 시장 비서실 직원 10명 조사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 측이 2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직권조사를 요청한다. 경찰은 A씨의 진술서로 알려진 문건을 유포한 3명을 입건하는 등 2차 가해 및 서울시의 성추행 방임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A씨를 지원하는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들은 28일 오전 박 전 시장 사건에 대한 인권위의 직권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에 직권조사 발동 촉구 요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A씨 측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직권조사는 관련자 조사를 포함해 제도 개선도 촉구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전 시장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지방경찰청은 시장 비서실 동료 직원 등 10여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피해 주장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경찰은 피해자의 초기 진술서 문건 유포와 관련해 3명을 입건했다. 이 중에는 피해자의 어머니로부터 문건을 넘겨받은 목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문건을 최초로 온라인에 올린 2명도 특정했다. 경찰은 악성댓글 등 2차 피해에 대해 관련 글이 올라왔던 4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관련 게시글 및 댓글 작성자에 관한 수사도 벌이고 있다. 한편 김 변호사는 “A씨가 (지난해 후임 비서를 위해 인수인계서를) 작성한 것은 맞지만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해당 문서에는 ‘최초 3선 서울시장, 민선 7기 시장 비서의 자부심’ 등이 적혀 있다. 서울시 관계자들은 이를 근거로 성추행 방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1889년 日 문부성 검정교과서에 ‘독도는 조선 영토’ 기술“

    “1889년 日 문부성 검정교과서에 ‘독도는 조선 영토’ 기술“

    일본 정부가 1905년 이전까지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로 인식하지 않았고, 이런 내용이 일본의 교과서에도 수록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이런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일본 메이지 시기 오쓰키 슈지의 ‘일본지지요략’ 편찬과 독도 인식’을 최근 동북아역사재단 학술지 ‘동북아역사논총’에 게재했다. 오쓰키 슈지(1845∼1931)는 수많은 지리 교과서와 부도를 편찬한 메이지 시대 초기 일본의 대표적인 지리·지문학자다. 오쓰키는 1874년 ‘일본지지략’과 1875년 ‘일본지지요략’을 간행한 후 1886년 이를 보완한 ‘개정일본지지요략’을 출간했다. ‘일본지지략’은 일본 문부성이 최초로 발행한 소학교 일본지리교과서로, 이후 편찬된 교과서의 기준이 됐다. ‘일본지지요략’은 소학교 상등교과서이자 사범학교 참고서로 사용됐다. 한 교수는 저작에 따라 달라진 오쓰키의 독도에 관한 기술을 지적했다. 오쓰키는 ‘일본지지요략’에서 울릉도나 독도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지만, 이후 발행한 ‘개정일본지지요략’에서는 명확하게 이름을 밝히며 “조선의 속도(屬島)가 됐다”고 기술했다. 한 교수는 논문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개정일본지지요략’(증보판)이 1889년 일본 전국 사범학교의 예비교사와 중학생을 위한 교과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문부성 검정제’를 획득했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일본 정부가 독도와 관련한 오쓰키의 기술을 그대로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의 이런 주장에 앞서 비슷한 연구가 많이 나왔지만, 일본은 여전히 독도 고유영토설을 주장하고 있다. 한 교수에 앞서 오쓰키의 저작을 연구한 윤소영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학술연구부장은 2013년 한국독립운동사연구 제46집에 낸 ‘근대 일본 관찬 지지(地誌)와 지리 교과서에 나타난 독도 인식’ 논문에서 “오쓰키의 1886년 ‘개정일본지지요략’에 다케시마와 마쓰시마를 일본의 영토와는 상관이 없는 섬으로 인식했다는 점이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1905년 독도를 시마네 현에 귀속시킨 것에 대해 주인이 확실하지 않은 섬이어서 일본이 영토화했다는 인식을 보였고, 그 후가 되어서야 일본의 지리교육에는 독도를 새롭게 얻은 신영토 ‘다케시마’로서 인식하고 교육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윤 학술연구부장은 당시 논문을 통해 “독도에 대한 일본의 역사적 고유영토설은 전혀 성립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하태경 “학력 증명해봐” 박지원 “단국대에 확인해!”

    하태경 “학력 증명해봐” 박지원 “단국대에 확인해!”

    하태경 “학력 의심스러워” 박지원 “왜 내게 묻나, 단국대에 물으라” 주호영 “대북문서에 서명했나”27일 국회에서 진행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학력 위조 의혹’을 둘러싸고 후보자와 미래통합당 청문위원 간에 격한 논쟁이 벌어졌다. 통합당 위원들은 “학력이 의심스럽다”며 질타했고, 박 후보자는 “단국대에 물으라”며 맞섰다. 박 후보자는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적극적으로 (남북 관계) 복원·협력 등 북미 대화를 위해 나설 때”라고 밝혔다. 앞서 박 후보자의 학력 위조 의혹을 처음 제기한 통합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도 박 후보자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하 의원은 “학교에서 본인이 동의하면 제출이 가능하다고 한다”며 학적 제출을 요구한 후 “성적을 가리고 달라는 것까지 거부했다. 이것까지 거부하면 학력 위조가 거의 사실로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저는 조선대를 다니지 않고, 광주교대 2년 후 단국대에 편입했다”며 “학적 정리는 대학이 책임질 일이지 제가 학적을 정리하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자는 성적표 제출 요구와 관련해서도 “성적을 공개할 이유가 없다”고 받아쳤다.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박 후보자는 “정부가 중간에서 운전하지 않으면 (북미회담 성사가) 굉장히 어렵다”며 “특사가 아니라 뭐라도 우리는 할 수 있는 일을 다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남북 교류 방안에 대해서도 “유엔 제재와 미국 제재가 있긴 하지만 남북 간 제재에 해당되지 않는 인도적 지원이나 미국을 설득해 남북 간 교류·협력을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청문위원인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남북 협력과 관련해 자신의 서명이 들어 있는 ‘경제협력에 관한 합의서’를 제시하며 “합의사항에는 상부상조 정신에 입각에 북측에 25억 달러의 투자 및 차관을 제공하고,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5억 달러를 제공하며 이와 관련한 실무적 문제는 차후에 합의한다고 돼 있는데 서명한 적이 있느냐”고 따져 묻자 “서명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주 의원이 “그럼 이 서류가 위조 서류냐”고 묻자 “대답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답했다. 박 후보자는 하 의원이 같은 문서를 제시하며 재차 압박하자 “사본을 주면 제가 경찰 혹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면서 “저를 모함하기 위해 (제 서명을) 위조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것이 사실이라면 대북송금 특검에서 덮어 줄 리도 없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모 업체 대표 이모(78)씨로부터 2015년 5000만원을 빌린 뒤 5년간 원금과 이자를 갚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친구라 빌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성폭행 혐의를 받는 20대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이 최근 월북한 것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1980년대 미국에서 ‘전두환 환영위원장’을 맡은 데 대해서는 “잘못을 반성하고 살고 있다”며 사죄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인영 통일부 장관 임명안을 재가했다. 별도 취임식 없이 곧바로 업무를 시작한 이 장관은 직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략적 행보로 대담한 변화를 만들고 남북의 시간에 통일부가 중심이 되자”는 취임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머나먼 다리

    [이해영의 쿠이 보노] 머나먼 다리

    지난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2년 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도 날아간 듯싶었다. 언제 그랬던가 싶을 정도로 우리는 다시 일상을 살고 있고, 북미 관계도 그냥 하던 대로 옥신각신이다. 어찌 보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날갯짓 한 번에 구만리를 난다는 대붕(大鵬)의 시선과 초대축적의 역사지도 아닌가 싶다. 그리 생각하는 연유는 다름 아닌 현대 세계사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나는 6·12 북미 데탕트 프로세스를 1972년 미중 데탕트에 견줄 만한 세계사적 대사변이라 본다. 1949년 공산화된 이후 미중 관계는 한반도에서 일전을 겨룬, 매우 적대적인 관계였다. 심지어 60년대 초 중국이 핵개발에 나섰을 때 미국이 선제공격을 검토했을 정도다. 그래서 닉슨의 방중은 ‘닉슨 중국에 가다’ 혹은 ‘닉슨 중국에’(Nixon to China)가 세계 외교사의 숙어가 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공화당의 강경 우파였던 닉슨이 공산주의 중국과 관계 정상화에 나섰을 때 민주당은 선수를 빼앗긴 탓에 깊은 내상을 입었다. 닉슨과 그의 안보보좌관 키신저가 대중 관계 정상화에 나선 것은 중소분쟁을 활용해 중국을 분리시켜 소련을 고립시키고, 또 중국을 지렛대로 베트남과의 휴전협상을 가속화하려는 전략적·지정학적 사고의 산물이었다. 그래서 당시 소련과 동구권은 대체적으로 중국의 수정주의를 격렬히 비난했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북의 반응인데, 미제국주의가 중국에 굴복한 것으로 해석한다. 흔히 ‘핑퐁외교’로 불린 1972년 미중은 공동성명 이후 낮은 단계부터 하나씩 신뢰 구축에 나선다. 양국 사이 정식 국교가 수립된 것은 그로부터 7년이나 지난 1979년 카터 행정부 때다. 이 당시 미국 내 최초로 설치된 중국 영사관이 이번에 트럼프가 폐쇄한 휴스턴 영사관이었다. 양국 간 정식 국교가 수립된 뒤 미국은 양국 관계의 지난한 걸림돌이었던 대만 문제를 정리한다. 즉 1955년 체결된 미·대만 상호방위조약 곧 미·대만 동맹을 폐기하고 약 3만명 규모 주대만 미군을 철수한다. 1972년 상하이선언 이후에도 닉슨 탄핵과 미국 내 여론 등 국내적 요인과 대만 문제 등 정치군사적 현안이 해소될 때까지 무려 7년이 걸렸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조차도 레이건 행정부에 와서 미국의 대만에 대한 새로운 안보 공약이 나오면서 삐걱거렸다. 미중 관계가 안착되는 건 톈안먼 사태 이후 덩샤오핑 노선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뒤였다. 나아가 미국의 대중 투자가 본격화되는 것은 1990년대 들어와서부터다. 닉슨 방중 이후 근 20년 이상이 걸린 셈이다. 그렇다면 미·베트남 관계는 또 어떤가. 1973년 10년에 걸친 전쟁을 끝내고 미ㆍ북베트남은 파리평화조약을 체결한다. 여기에는 물론 남베트남과 베트콩의 대표도 참석했다. 하지만 이 조약 2년 뒤 남베트남 정부는 붕괴되고 베트남은 통일된다. 이 평화협정은 대략 20여개의 조문과 다수의 합의 의사록으로 이루어진 34쪽의 문서다. 이 협정은 하지만 끝내 미의회 비준동의를 받지는 못했다. 통일 후 베트남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합의를 1978년에 했지만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 미국은 대중 관계를 우선했고 베트남은 대소 관계로 상황을 관리했다. 미·베트남 국교가 정상화된 것은 1995년 클린턴 행정부 때다. 1973년 파리평화조약 이후 22년이 걸렸다. 이때 와서야 비로소 미국은 대베트남 봉쇄를 해제한다. 1975~95년까지 양국은 근 20년에 걸쳐 경제 지원 또는 전쟁배상금 대 미군실종자·포로문제를 놓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협상을 벌였다. 미·베트남 경제 관계가 본격화된 것은 21세기다. 평화협정 이후 근 30년이 지나서다. 2015년에 와서는 일종의 FTA인 ‘항구적 통상 파트너십 협정’(PNTR)이 체결됐다. 특히 양국 관계가 급속 진전된 것은 미국의 대중 봉쇄전략으로 베트남의 지정학적 위치의 전략적 비중이 커진 덕분이기도 하다. 일본과 더불어 베트남 역시 미국의 대중 전략에 올라타 실익을 챙긴 셈이다. 요컨대 1972년 닉슨 방중 이후 1979년 미중 국교 정상화까지 7년 걸렸고, 경제 협력까지는 20년 이상이 걸렸다. 미·베트남 관계는 1973년 파리평화협정 이후 1995년 국교 정상화까지 22년 걸렸다. 경제 협력까지는 근 30년이다. 물론 여기에는 미국의 전략적 이익, 즉 중국을 통한 소련 견제와 베트남을 통한 중국 견제가 작동하고 있었다. 북미 관계 정상화는 얼마나 걸릴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아주 오래 걸릴 거다. 호흡 조절부터 잘해야 오래 또 멀리 간다.
  • “내가 있는 곳이 상점으로 변신… A시티 시대 열린다”

    “내가 있는 곳이 상점으로 변신… A시티 시대 열린다”

    AI·로봇·자율주행 실제 공간에 적용자율주행로봇이 물건 싣고 다니거나사람 많은 곳에 의류 샘플 보내기도대형 쇼핑몰서 갑자기 길 잃은 사람내부 사진 찍어 보내면 위치 찾아줘 “10년 뒤 네이버의 먹거리는 뭐가 될까.” 이 우문에 백종윤 네이버랩스 부문장(부사장)은 “결국 기술적으로 준비를 잘하는 회사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답했다. 네이버는 전체 매출의 25%가량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네이버랩스는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등 네이버가 앞으로 제공할 서비스들의 핵심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아직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비해 네이버가 어떤 기술적 준비를 하고 있는지 듣고자 지난 24일 백 부문장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백 부문장은 “PC에서 시작한 네이버가 이제는 모바일로 넘어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다음이 뭐가 될까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한다”면서 “앞으론 실제 사는 물리공간에서 지금 온라인을 통해 이용했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기 위해선 물리공간을 돌아다니는 자율주행 로봇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기술들을 연구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도로를 달리는 로봇도 하나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예를 들어 소형 차량 정도 크기의 로봇이 특정 지역에서 잘 팔릴 만한 것을 미리 싣고 돌아다니거나, 사람이 많은 공원에서 의류 샘플을 보내 이용해 보고 구매하게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네이버랩스는 이런 서비스들이 고도화되면 ‘자율도시’(A시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 부문장은 “뉴욕의 마천루는 엘리베이터의 발전과 함께 등장했다. 작은 공간의 제약성을 해결하는 데 엘리베이터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자율주행로봇 기술은 수직방향으로 성장하던 도시를 수평으로도 확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시티의 핵심은 자율주행로봇이다. 로봇을 통해 어떤 공간이 상점, 음식점 등 다양하게 변할 수 있다”면서 “로봇자율주행은 사람이 생활하는 실내외 모든 공간을 아우르는 서비스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랩스가 최근 공개한 기술 중에는 AI·로봇·자율주행을 실제 공간에 적용한 것들이 많다. 위성항법장치(GPS) 좌표가 정확히 찍히지 않는 대형 쇼핑몰 내부에선 종종 길이 헷갈리기 마련인데 네이버랩스는 이에 대한 해법을 내놨다. ‘코엑스’ 같은 대형 쇼핑몰에서 길을 잃은 이용자가 스마트폰 카메라로 쇼핑몰 내부를 찍어 전송하면 기존에 구축해 놓은 정밀 지도 화면과 사진을 대조해 위치를 찾아주는 것이다. 또한 성남 분당구 네이버 신사옥은 네이버랩스의 기술을 적용해 ‘로봇 친화적 건물’로 지어지고 있다. 네이버랩스의 청사진대로 건물이 완성된다면 앞으로 네이버 직원들은 출입증이 필요 없이 얼굴인식만으로 입장하고 회의 때에도 음성 인식 기능을 지닌 AI가 작성한 회의록을 받아 들 수 있다. 택배나 문서는 사무실과 복도를 자유롭게 누비는 자율주행로봇이 알아서 가져다주도록 할 계획이다. 백 부문장은 “신사옥을 통해 다양한 로봇 서비스를 테스트해 볼 수 있게 됐다”면서 “생각보다 기술이 빨리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들에게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쌓고자 ‘글로벌 AI 연구벨트’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한국, 일본, 프랑스, 동남아(베트남)에 연구센터를 구축해 놓고 전 세계 글로벌 인재들과 함께 AI 선행연구를 펼치는 것이다. 일본은 네이버의 중요 계열사인 라인이 위치한 곳이고, 프랑스는 네이버가 2017년 제록스의 ‘리서치센터 유럽’을 인수해 이름을 변경한 ‘네이버랩스 유럽’이 있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는 네이버가 중요시 여기는 글로벌 시장 중 하나이며 특히 베트남에는 AI 개발 인력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부문장은 “현재는 (한국과 유럽) 두 군데만 있는데 AI 연구소를 더욱 확장하려 준비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협업을 같이해 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백 부문장은 “네이버는 미래를 잘 준비하는 회사”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한때 1세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가 한순간 추락하고, 카카오톡 이전에 인기였던 ‘네이트온’이나 ‘MSN메신저’가 더이상 힘을 못 쓰듯 IT 업계는 변화가 빠르다. 국내 대표 IT 기업이지만 이러한 부침을 오랫동안 지켜봤기에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10년 뒤 무엇이 먹거리가 될지 모르지만 결국 AI, 자율주행, 로봇 기술이 적용된 서비스가 네이버의 주력 상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네이버를 검색포털 회사라고만 수식하기 점점 더 어색해질 듯하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단독] 6층 사람들 ‘비서 매뉴얼’로 반격… 피해자측 “위험 경고 못했을 것”

    [단독] 6층 사람들 ‘비서 매뉴얼’로 반격… 피해자측 “위험 경고 못했을 것”

    성추행 피해호소 묵인 여부 집중 수사측근 ‘인수인계서’ 무죄 입증자료 주장문서엔 ‘시장 비서의 자부심’ 등 언급경찰, 어떤 배경에서 작성됐나 확인 중여성단체 “방조 혐의 피할 증거 못 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주변 비서진의 묵인·방조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이번 주부터 전·현직 비서진을 불러 조사한다. 이른바 박 시장의 측근으로 구성된 ‘6층 사람들’에 대한 소환조사에 나선 것이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여부와 이를 알고도 묵인했는지가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찰은 소환대상자 스스로 “무죄를 입증할 자료”라고 주장하는 서류 등을 제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가 다른 곳으로 전보될 당시 지난해 7월 작성한 업무 인수인계서도 포함돼 있다. 이 문서에는 ‘시장 비서의 자부심’ 부분이 언급돼 있어 경찰도 관련 내용이 어떤 배경으로 작성됐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박원순 사건 태스크포스(TF)는 이르면 27일부터 박 전 시장의 전·현직 비서관을 포함한 핵심 인물들을 소환조사한다. 전직 인사 담당 비서관을 비롯해 고소인의 성추행 피해 호소를 묵인했다는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변호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지난 22일 “피해자는 4년이 넘는 시간 약 20명의 전·현직 비서관에게 박 시장이 보낸 속옷차림 사진 등을 보여 주는 등 (성추행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으며 전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소환조사자들을 대상으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알고도 묵인했는지 ▲피해자의 인사이동 요구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2015년 7월부터 4년 동안 비서실에 근무하는 동안 비서실장은 총 4명이다. 다만 수사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경찰이 강제추행 방조 혐의를 입증하려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부터 밝혀야 하는데 피고소인이 사망해 주변 증거로만 성추행 사실을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실이 있는 신청사 6층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돼 관련 물증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청 관계자는 향후 압수수색 여부에 대해 “매일 진행되는 수사 상황을 확인해 주긴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 전 시장의 전·현직 비서진으로부터 각종 자료를 받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는 피해자가 지난해 7월 전보될 당시 작성한 인수인계서도 포함돼 있다. 이 인수인계서는 피해자의 후임 비서들에게 전달됐다. 여기에는 시장 비서로서의 임무를 비롯해 마음가짐 등이 담겨 있다. 특히 비서로서의 자부심이 담겨 있는 만큼 주변인들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의심하지 못했을 거라는 얘기도 있다. ‘◎비서’ 항목에는 “너무 사소하고 하찮은 일이라 가끔 자괴감 느낄지라도, 시정운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낮은 곳에서 작은 일부터 챙기는 역량 기르는 시간이라 생각하기”라는 대목이 있다. 또 “★상사를 위한 일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분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면 좋음”과 “★빈 공간에서 그분의 흔적과 대화하며 그분의 생활패턴, 습관, 철학 이해하기”도 있다. ‘◎최초 3선 서울시장, 민선 7기 시장 비서의 자부심’ 항목도 있다. “다른 부속실 비서들과 절대 다르니 자부심 느끼기. 인생에서 다시 없을 특별한 경험(장관급, 차기 대선주자, 인품도 능력도 훌륭한 분이라 배울 것이 많음)”이란 내용이 있다. 피해자 측 김 변호사는 “해당 문서가 피해자가 작성한 것이 맞는지 대책위와 함께 논의해 보겠다”며 “피해자가 담당 업무를 후임에게 인수인계를 하는 처지에서 박 전 시장이 위험인물이니 조심하라는 말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해당 문건이 관계자들이 방조·묵인 혐의를 피할 증거가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설사 피해자가 작성한게 맞더라도 일부 표현을 들어 (6층 사람들이) 성희롱 의혹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며 전형적인 피해자다움 강요”라고 주장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실손보험청구 간소화’ 무엇이 문제인가

    ‘실손보험청구 간소화’ 무엇이 문제인가

    민영 건강보험인 실손보험은 제2의 국민건강보험이라 불린다. 실손보험 청구 방법을 간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놓고 매년 정부와 국회 그리고 보험업계와 의료계가 각자의 입장만 주장하며 사회적 갈등이 반복되는 상황에 대해 그 이슈를 살펴보고 대안을 제시해 보자. 청구 방식이 번거로워 청구 자체를 포기하는 가입자들이 많다는 점을 명분으로 정부와 보험업계가 추진 중인 간소화 방안은 보험업법 개정을 통해 건강심사평가원 또는 민간전문중계기관을 설립하여 의료기관과 보험사를 중계하는 안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정부가 실손보험 상품의 누적적자를 이유로 비급여 의료비마저 통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또한 보험사가 필요 의료정보를 축적한 후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고액 보험금 지급을 거부할 수 있으며, 축적된 비급여 의료정보를 기반으로 새로운 규제를 도입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의료계의 이러한 의구심 해소 없이는 정부안에 대한 의료계의 동의를 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지금 시장에는 실손보험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핀테크 회사들이 있다. 그런데도 정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중계기관으로 추진하는 것은 ’공공데이타를 활용해 민간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서 중복 유사 서비스 개발 제공해서는 안된다’는 공공데이타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중복·유사 서비스 개발·제공의 방지)의 입법 취지를 훼손하게 된다. 정부가 공공데이타가 아니라는 논리를 내세워서 강행하게 되면, 민간데이타 임에도 불구 정부가 이를 법으로 강제해야만 하는 근거를 충분히 소명해야 할 것이다. 민간 서비스인 민영보험 청구를 위한 중계기관을 법률로 명시하는 것은 시장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심평원의 EDI(전자문서교환)망이 이미 의료기관과 심사평가원 간에 만들어져 있어 구축 비용이 절감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모든 의료기관들이 인터넷 회선을 사용해 급여 보험금을 심평원으로 청구하고 있는 현실에서 보면 이 또한 설득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보험청구의 불편함과 의료계의 의구심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묘수는 없는 것인가? 실제 실손보험 청구의 불편함이 무엇인지를 찾아 시장 안에서 이를 해소하는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먼저, 실손보험청구에 따른 청구 서류를 진료비영수증에 질병분류번호를 기재하는 의료계의 협조하에 보험업계가 진료비영수증과 세부내역서 두 가지로 간소화해야 한다. 이 경우, 처방전 또는 진단정보를 보험사에 제공하지 않게 되어 보험회사에 너무 많은 진료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료계의 의구심도 해소할 수 있다. 다음으로, 청구서류가 영수증과 세부내역서로 간소화되는 경우, 의료계가 데이터 형식으로 이들을 제공하는 것에 적극 협력해 보험회사들이 문서 접수에 따른 진위 여부 확인과 컴퓨터에 입력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게 협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청구 부담을 의료기관이 떠안는 대행 방식은 곤란하다. 금융거래에서처럼 실손보험 청구자가 자신의 스마트 폰이나 무인 키오스크를 이용해 보험청구를 직접하는 방식으로 의료계의 부담을 덜어 주어야 한다. 위 세 가지 방안에 대한 보험업계와 의료업계간 원만한 합의가 이뤄진다면, 보험업법 개정이라는 강제적인 방법 사용 없이도, 오랜 숙원인 실손보험청구 간소화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한인 의사라 믿었는데” 200명 코로나19 결과지 ‘가짜’

    “한인 의사라 믿었는데” 200명 코로나19 결과지 ‘가짜’

    PCR 검사 결과지, 위조로 드러나한인 피해자 200여 명 달해…해당 의사 “현지인에게 사기 당했다” 과테말라 한인들이 현지 한인 의사에게 받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결과지가 위조된 가짜였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샀다. 한인 피해자는 무려 200여 명에 달한다. 26일 온라인상에는 ‘가짜 코로나19 결과지’란 내용으로 이 같은 내용이 닮긴 기사가 공유됐다. 주과테말라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한인 A원장은 현지 한인 등을 상대로 돈을 받고 코로나19 검사를 해왔다. 환자들이 A씨에 검사를 요청하면 현지 의료기기업체 관계자가 자택 등을 방문해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이었다. A원장 측은 콧속에서 검체를 채취해 항원검사 방식의 신속진단 키트로 그 자리에서 검사 결과를 통보하고, 남은 검체를 현지 대형 종합병원에 의뢰해 유전자증폭(PCR) 방식으로 추가 검사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검사 의뢰자들에게 구두로 혹은 종합병원 명의의 문서로 PCR 결과를 알려줬다. 그러나 이달 초 현지 대사관 김정석 경찰영사가 검사 결과지 양식을 수상하게 여기면서 꼬리를 밟히게 됐다. 해당 PCR 검사는 시행된 적도 없고, 결과지는 위조된 가짜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 영사는 한인들로부터 결과지를 취합했고, 60여 건의 결과지에 적힌 일련번호가 모두 동일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종합병원 측에 문의해 검사가 진행된 적도 없고 해당 결과지는 위조임을 확인했다. 해당 병원은 코로나19 검체 채취는 병원 내부에서만 진행하며, 외부 기관에 검체 채취를 의뢰하거나 허가한 일이 없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공지하기도 했다. A원장, 환불 의사 밝혔다가 돌연 삭제 논란이 커지자 A원장은 PCR 검사를 의뢰한 205명에게 비용을 환불해주겠다며 사과 의사를 밝혔다. A원장은 한인 페이스북에 지난 17일 사과문을 올려 병원 이름을 사칭하고 결과지를 위조한 것을 공개 시인했다. 신속검사와 PCR, 1+1 검사 명목으로 800∼1천200케찰(약 13만∼19만원)의 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원장은 몇 시간 만에 별다른 설명 없이 이 사과문을 삭제했다. 과테말라에 거주하는 한인은 5000명가량으로 봉제공장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한인 확진자가 약 100명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A원장에게서 받은 검사 결과를 진짜로 알았던 한인들은 한인 의사에게서 가짜 결과지를 받았다는 사실에 한층 더 큰 허탈함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한 교민은 A원장이 위조된 결과지를 전달했던 6월 중순 이후 한인사회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다며 “감염이 되고도 거짓 음성 판정을 믿고 돌아다니다 전파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단독]경찰, 이번주 ‘6층 사람들’ 소환 나선다…‘자부심’ 담긴 비서 인수인계서 확보

    [단독]경찰, 이번주 ‘6층 사람들’ 소환 나선다…‘자부심’ 담긴 비서 인수인계서 확보

    경찰, 이번주 박원순 전 시장 전·현직 비서진 소환이르면 27일, ‘6층 사람들’ 불러 성추행 의혹 등 조사피해자 지난해 7월 전보 때 작성한 인수인계서 확보‘자부심’ 등 담겨있는 배경 조사할 것으로 보여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주변 비서진의 묵인·방조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이번 주부터 전·현직 비서진을 불러 조사한다. 이른바 박 시장의 측근으로 구성된 ‘6층 사람들’에 대한 소환조사에 나선 것이다. 박 시장의 성추행 여부와 이를 알고도 묵인했는지가 수사에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찰은 소환대상자 스스로 “무죄를 입증할 자료”라고 주장하는 서류 등을 제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가 다른 곳으로 전보될 당시 지난해 7월 작성한 업무 인수인계서도 포함돼 있다. 이 문서에는 ‘시장 비서의 자부심’ 부분이 언급돼 있어 경찰도 관련 내용이 어떤 배경으로 작성됐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박원순 사건 태스크포스(TF)는 이르면 27일부터 박 전 시장의 전·현직 비서관을 포함한 핵심 인물들을 소환조사한다. 전직 인사 담당 비서관을 비롯해 고소인의 성추행 피해 호소를 묵인했다는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변호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지난 22일 “피해자는 4년이 넘는 시간 약 20명의 전·현직 비서관에게 박 시장이 보낸 속옷차림 사진 등을 보여주는 등 (성추행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으며 전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소환조사자들을 대상으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알고도 묵인했는지 피해자의 인사이동 요구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2015년 7월부터 4년 동안 비서실에 근무하는 동안 비서실장은 총 4명이다. 다만, 수사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경찰이 강제추행 방조 혐의를 입증하려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부터 밝혀야 하는데 피고소인이 사망해 주변 증거로만 성추행 사실을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실이 있는 신청사 6층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돼 관련 물증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청 관계자는 향후 압수수색 여부에 대해 “매일 진행되는 수사 상황을 확인해주긴 어렵다”고 말했다.경찰은 박 전 시장의 전·현직 비서진들로부터 각종 자료를 받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는 피해자가 지난해 7월 전보될 당시 작성한 인수인계서도 포함돼 있다. 이 인수인계서는 피해자의 후임 비서들에게 전달됐다. 여기에는 시장 비서로서의 임무를 비롯해 마음가짐 등이 담겨 있다. 특히 비서로서의 자부심이 담겨 있는 만큼 주변인들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의심하지 못했을 거라는 얘기도 있다. ‘◎비서’ 항목에는 “너무 사소하고 하찮은 일이라 가끔 자괴감 느낄지라도, 시정운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낮은 곳에서 작은 일부터 챙기는 역량 기는 시간이라 생각하기”라는 대목이 있다. 또 “★상사를 위한 일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분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면 좋음”과 “★빈 공간에서 그분의 흔적과 대화하며 그분의 생활패턴, 습관, 철학 이해하기”도 있다. ‘◎최초 3선 서울시장, 민선 7기 시장 비서의 자부심’ 항목도 있다. “다른 부속실 비서들과 절대 다르니 자부심 느끼기. 인생에서 다시 없을 특별한 경험(장관급, 차기 대선주자, 인품도 능력도 훌륭한 분이라 배울 것이 많음”이란 내용이 있다. 피해자 측 김 변호사는 “해당 문서가 피해자가 작성한 것이 맞는지 대책위와 함께 논의해보겠다”라며 “피해자가 담당 업무를 후임에게 인수인계를 하는 처지에서 박 전 시장이 위험인물이니 조심해라 라는 말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샌프란시스코 中 영사관 도피 ‘중국군 연구원’ 탕주안 체포

    샌프란시스코 中 영사관 도피 ‘중국군 연구원’ 탕주안 체포

    공관 폐쇄 조치로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 영사관에 숨어 있던 중국인 군사 연구원 탕주안(37)이 체포됐다고 미국 법무부가 24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체포된 경위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법무부 관리들은 그가 오는 27일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AP 통신은 전날 밤 보안관들이 검거에 동원됐다고 전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23일 탕주안과 같은 비자 위조 혐의로 4명의 중국인을 기소했으며 이 중 탕주안을 제외한 3명을 검거했다고 밝힌 바 있다. 통신은 영사관의 반응을 얻기 위해 이메일과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질문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고, 영사관 전화에 메시지를 남길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탕주안은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는데 미국에 비자를 신청하면서 자신의 중국 인민해방군 복무 경력과 중국 공산당과의 연결을 거짓으로 작성한 혐의로 기소됐다. 탕은 지난해 10월 이 대학에서 암 치료를 연구하겠다며 미국 비자를 신청했다. 그러나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은 기소장에서 그녀의 인터넷 뉴스 검색 기록을 근거로 그녀가 명백히 군과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FBI 요원들은 지난달 캘리포니아주 데이비스에 있는 아파트에서 그녀를 심문하면서 수색영장을 집행해 전자 장비들을 압수했고, 그 안에서는 인민해방군 제복을 입은 탕의 사진이 나왔다. 또 요원들이 찾아낸 정부 수당 신청서에는 자신을 중국공산당 당원이라고 표기한 것이 확인됐다. 다만 탕은 자신이 다닌 의과대학을 군이 운영하고 있어 제복 착용이 필수였다고 해명한 뒤 샌프란시스코 중국 영사관으로 달아났다. 미국은 지난 5월 29일 인민해방군과 연계된 대학 소속 중국인 학생과 연구원에 대해 “전통적인 방식을 벗어난 지식재산권 수집가로 활동할 위험이 높다”며 입국을 금지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미국이 “정치적 탄압”을 하고 있다면서도 외교관들이 탕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왕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이 자국 내 중국 학자와 학생들을 제한하고 괴롭히고 단속하는 데 어떤 변명도 사용하지 말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법무부는 이날 가짜 컨설팅 회사를 차린 뒤 미 정부와 군 직원들로부터 정보를 캐내 온 싱가포르인 남성 ‘딕슨 여’(싱가포르 이름 여준웨이)가 중국 정보 당국의 불법 요원으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일해왔다는 혐의를 인정했다고 연방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밝혔다. 미국인들을 고도의 기밀을 취급하는 기관에 취직시킨 뒤 가짜 고객들에게 보고서를 제출하는 형식으로 기밀을 빼냈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으로 입국하는 과정에 체포된 여의 선고 공판은 오는 10월 열릴 예정이다. 법무부는 FBI와 함께 중국 정보기관과의 연루 혐의를 밝혀내기 위해 25개 도시의 비자 보유자들과 인터뷰를 하는 등 중국의 첩보 활동에 대한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기획] 대한민국 금융사기의 끝은 어디인가…옵티머스 사태의 전말

    [기획] 대한민국 금융사기의 끝은 어디인가…옵티머스 사태의 전말

    사기와 횡령, 돌려막기, 불완전판매까지…. 지난달 터진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는 대한민국의 금융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어디까지 기만당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학연을 배경으로 한 정계 유착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미 도주한 펀드 운용사의 전 대표는 신병 확보조차 못하고 있고, 판매사는 “우리도 손해를 봤다”며 피해 투자자들의 대책 마련 요구에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실타래 얽히듯 꼬여 있는 옵티머스 사태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진행 상황을 4가지 영역으로 나눠 정리했다.●궁금증 ① : 옵티머스 펀드의 시작, 잘못된 만남? 현재 환매 중단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들은 2017년 12월부터 운용, 판매되기 시작했다. 김재현(50·구속기소) 대표가 취임한 지 6개월째 되던 때였다. 사모펀드는 운용사가 상품을 만들어 은행·증권사 등을 통해 팔고, 판매사들은 수수료를 챙기는 식으로 운용된다. 옵티머스운용 측은 “한국도로공사, 경기교육청 등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소개했고 증권사들은 이를 믿고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주로 팔았다. 매출채권은 물건, 용역의 대가를 나중에 주기로 하고 발행한 일종의 어음이다. 운용사는 공공기관이 망하지 않는 한 돈을 떼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안정성을 강조했다. 이후 이 펀드가 시장에서 안정적 판매고를 올리자 판매사들은 프라이빗뱅커(PB)가 관리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팔기 시작했다. 옵티머스 펀드 전체 판매량의 84%를 NH투자증권도 2019년 6월부터 지점 PB들을 통해 이 상품을 팔기 시작했다. 사모펀드치고는 낮은 3~4%의 수익률이 기대됐지만 예·적금이 사실상 ‘제로(0) 금리’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안전 지향적 성향의 고객들이 상품을 샀다. NH증권 관계자는 “당시에는 이 상품의 인기가 워낙 좋아 다른 금융사에서도 많이 팔았다”고 말했다. NH증권은 환매 중단 한달 전인 지난 5월까지도 지점에서 고객들을 대상으로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53·54호 펀드를 판매하는 등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 적극적인 판촉을 한 NH증권 등 판매사들로부터 끌어모은 편입자산은 46개 펀드에 5235억원(지난 7월 1일 기준)까지 불어났다. ●궁금증 ② : 안전해보이던 펀드, 왜 문제가 된거야? 애초 홍보해온 이 펀드의 실체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거짓말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옵티머스운용 측은 애초 투자하기로 했던 공공기관 매출채권에는 전혀 투자하지 않았다. 대신 옵티머스의 2대 주주인 이모(45·구속기소)씨가 대표로 있는 비상장기업의 사모사채를 사는데 쓰였다. 씨피엔에스(2053억원), 아트리파라다이스(2031억원), 라피크(402억원), 대부디케이에이엠씨(279억원) 등으로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들이다. 이 업체들은 복잡한 자금 이체 과정을 거쳐 부동산, 상장·비상장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했다. 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대출해줬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금은 약 60여개 투자처에 3000억원 안팎으로 흘러들어 갔으나 정확한 규모 등은 자산실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펀드 자금은 이미 발행한 사모사채를 차환 매입하는 펀드 돌려막기에 이용되기도 했다. 어떻게 이같은 사기극이 가능했을까. 사모펀드의 관리·판매 과정에 사각지대가 있어서다. 사모펀드의 운용과 관리, 판매는 크게 ▲자산운용사 ▲수탁기관 ▲사무관리기관 ▲판매사 등이 각자 역할을 맡아 진행한다. 자산운용사가 펀드 편입 자산 등을 설계한 뒤 수탁기관을 통해 편입자산을 실제 매입해 보관·관리한다. 또, 사무관리기관은 펀드 기준액과 수익률 산정 등 펀드 재산 평가 관련 정보를 관리하고, 판매사는 투자자에게 펀드는 파는 역할을 한다. 옵티머스운용 측은 이 과정에서 각 기관이 맡은 업무만 할뿐 서로의 정보를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 우선 아트리파라다이스 사모사채 등을 수탁기관인 하나은행을 통해 사도록 했다. 하지만 사무관리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에는 이 사채 대신 부산광역시매출채권 등이 편입된 것으로 이름을 바꿔 등록해달라고 요청했다. 수탁기관과 사무관리기관, 판매사가 모두 분리돼 관리가 허술하다는 점을 악용한 범죄였다. 또 이들은 범행의 전(全) 과정에서 100장 넘는 서류를 위조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재현 옵티머스운용 대표는 수차례 이체 과정을 거쳐 자신의 개인 명의 증권 계좌로 수백억원을 횡령한 정황도 금감원에 포착됐다. 김 대표는 이 돈을 주식, 선물 옵션 매입 등에 썼는데 금감원은 대부분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궁금증 ③ 투자자들은 왜 판매사를 더 비판할까? 여기에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옵티머스운용이 사실상 공중분해된 상태라 이들에게서 투자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재현 대표와 이모씨는 구속됐고 다른 임직원들도 대부분 퇴사했다. 또 옵티머스의 남은 미집행 투자금은 400억원 정도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는 NH증권 등 판매사들이 펀드가 실제 얼마나 안전한지 따져보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지점의 일부 PB들이 펀드 관련 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는 등 불완전 판매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신문이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NH증권의 대전 지역 한 PB는 지난해 11월 고객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만기 9개월에 확정금리 2.9%인 사모펀드 상품이 있다”면서 가입을 권했다. 이에 A씨가 “위험한 걸 안 좋아해서…원금보장이 되느냐”고 묻자 “원금보장이 된다”고 답했다. 또, A씨가 “해당 상품이 NH투자증권에서 하시는 거냐”고 질문하자 “네, 저희 회사에서 기획했다”고 대답했다. 이 말을 믿은 A씨는 옵티머스펀드 23호에 1억원을 투자했다. 이 펀드는 오는 8월 만기인데 이미 환매 중단된 펀드들과 비슷한 구조로 설계돼 같은 피해가 우려된다. 피해 투자자들은 NH증권이 펀드 판매 심사 과정에서 상품구조나 투자 대상자산이 실재하는지 등을 적절히 확인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이 증권사에 대해 24일까지 현장 점검을 진행한 금융감독원도 이 부분을 중점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 피해자는 “개인 고객들은 규모가 작은 옵티머스운용을 믿고 억대의 투자금을 맡긴게 아니라 NH증권을 신뢰해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 중 60대 이상 비중이 51.9%나 돼 노후자금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궁금증 ④ 전현직 관료, 정치인들의 이름은 왜 등장할까? 옵티머스운용의 정관계 유착·비호 의혹은 이혁진 옵티머스운용 전 대표와 김 대표, 문서 조작 등을 도운 윤모(43·구속) 변호사 등 때문에 나온다. 이들은 모두 한양대 출신이다. 이 전 대표와 김 대표는 모두 같은 대학 출신인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당시 대통령비서실장)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다녔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온다. 또 그는 2012년 19대 총선에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전략공천을 받아 서울 서초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 전 대표는 2018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때 동포간담회장에 등장해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등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문제는 당시 이 전 대표가 횡령과 조세포탈, 성범죄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상황이라는 점이다. 검찰은 그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기소 중지를 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 김치 판매·배달 사업을 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태는 ‘바지 사장’인 김 대표를 내세워 모피아(옛 재무부 영문약칭인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와 법무법인, 회계법인 등의 카르텔이 치밀하게 기획한 사기극”이라고 주장하며 자신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또 윤 변호사의 아내 이모 변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다가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지자 지난달 사임했다. 이 변호사는 청와대 행정관 근무 직전인 지난해 3월부터 약 8개월간 옵티머스 계열사인 해덕파워웨이에 사외이사로 근무했다. 이 회사는 옵티머스 펀드 자금에 의해 무자본 인수합병(M&A)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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