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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종신보호 약속과 특급기밀/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종신보호 약속과 특급기밀/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닐 시한이 세상을 떠났다. 펜타곤 페이퍼 사건을 특종 보도한 뉴욕타임스 기자다. 미국이 베트남전에 어떻게 개입하고 국민을 얼마나 기만했는지 보여 준 펜타곤 페이퍼는 1급 기밀문서였다. 국방장관 맥나라마의 지시로 수십 명의 전문가가 3년에 걸쳐 작성했다. 연구자로 참여했던 엘즈버그가 언론에 문서의 존재를 알렸다. 1971년 6월 13일 ‘베트남전 기록’이라는 기사가 뉴욕타임스에 실렸다. 닐 시한이 썼다. 국방부 문서에 따르면 미국은 통킹만 사건을 날조해 베트남전에 개입했고, 개입한 역사도 알려진 것보다 훨씬 오래됐으며 미군이 승리하고 있다는 홍보 내용과 달리 실상은 점점 더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정부는 뉴욕 연방지법에 보도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6월 15일 법원은 뉴욕타임스 보도를 금지시켰다. 전례 없는 일이었다. 6월 18일 워싱턴포스트가 보도를 이어 갔다. 정부는 워싱턴 연방지법에도 보도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법원은 신청을 기각했다. 정부의 항고로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도 일시 금지됐다. 두 신문에 대한 본안소송이 개시됐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모두 승소했다. 항소심에서 뉴욕타임스는 패소, 워싱턴포스트는 승소했다. 6월 30일 연방대법원은 6대3의 의견으로 두 신문사의 무죄를 선고했다. 보도를 금지할 정당한 사유를 정부가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장 버거와 블랙먼, 할란 세 명의 대법관만 반대 의견을 냈다. 뉴욕타임스의 최초 보도부터 연방대법원 판결까지 보름 남짓 걸렸다. 언론 보도가 정부와 사법부에 의해 보도금지 조치된 유례가 없었던 사안을 연방대법원이 심각하고 기민하게 판단한 결과다. 법정 판결문 외에 9명의 대법관이 각자 자신의 판결문을 썼다. 저마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철학을 현시했다. 대법관들은 민주주의에 필수불가결한 언론의 자유는 사전 제한 없이 행사되는 것이 수정헌법 제1조의 취지라고 강조했다. 공적인 쟁점에 대한 공개적인 토론이 국가의 안전과 안녕을 지켜 주며, 펜타곤 페이퍼를 보도한 언론은 비난을 받기보다 오히려 헌법을 수호했다는 칭송을 받아야 한다고도 판시했다. 시한은 국방부 문서를 어떻게 획득했는지 45년간 함구했다. 편집국 사람들에게조차 엘즈버그를 특정하지 않고 ‘정보제공자’라고만 말했다. 기밀문서를 건네받은 것이 아니라 아파트 열쇠를 건네받은 것이라고 눙쳐 왔다. 엘즈버그는 보고서를 열람하고 메모하는 것만 허용했다. 어느 날 엘즈버그는 시한에게 아파트 열쇠를 넘겼다. “복사하지 마라”는 말을 남기고 엘즈버그는 휴가를 떠났다. 시한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7000여쪽의 문서를 복사했다. 말의 유희 같은 이 에피소드에 언론인의 고뇌가 새겨져 있다. 위증하지 않겠다고 선서한 법정의 증인이 말의 쓰임새를 가려야 하는 것처럼 언론인은 뉴스 언어를 선별할 줄 알아야 한다. 시한이 그랬다. 파킨슨씨병으로 생명이 꺼져 가자 뉴욕타임스는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시한은 “살아생전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2015년 구체적인 문서 획득 과정을 밝혔다. 시한은 엘즈버그를 위해 자신이 죽을 때까지, 뉴욕타임스는 시한과 맺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의 생명이 끝날 때까지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1월 7일 뉴욕타임스는 시한이 여든네 살로 세상을 떠났다는 부고 기사를 냈다. 그리고 동시에 “이제는 말할 수 있다”며 2015년 작성해 둔 장문의 뉴스를 실었다. 언론인 시한도, 언론사 뉴욕타임스도 죽음에 이를 때까지 취재원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자신들의 종신보호 약속을 지켰다. 엘즈버그는 시한 기자를, 시한은 뉴욕타임스를 믿었다. 신문사도 시한에게 신뢰를 보냈다. 시한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으며 문서 검증에 필요한 상당한 비용을 요구했을 때, 신문사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송금했다. 언론인의 신뢰가 언론의 자유를 지키는 원천이라는 단순하고 어마무시한 ‘특급기밀’을 알리고 시한 기자는 떠났다. 다른 기밀도 누설했다. 국민의 피와 생명과 재산으로 만들어진 공적인 보고서는 훔치고 말고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 모두가 그 문서의 주인인데, 주인이 자기 물건을 훔친다는 것이 성립하는가. 맨해튼 길거리에서 우연히 조우한 엘즈버그를 위로하며 건넨 말이었다.
  • 검찰 “조국 수사 ‘사문서 위조’ 하나 아냐, 비판은 내로남불”

    검찰 “조국 수사 ‘사문서 위조’ 하나 아냐, 비판은 내로남불”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5촌조카의 항소심에서 ‘조국 일가 수사’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강백신 창원지검 통영지청 부장검사는 15일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판사 구자헌 김봉원 이은혜) 심리로 열린 조범동씨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법원이 정파적 기준이 아닌 사법적 기준에 따라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부장검사는 “이 사건과 관련해 수사 초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비난을 살펴보면 실체적 진실이나 사법적 기준을 근거로 하는 객관적·구체적 비판이 아니다”라며 “아시타비(我是他非·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실을 왜곡·과장하고 부당하게 비난한 대표적 사례는 이 사건을 전체 비리 규모와 중대성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고 ‘사문서 위조’ 하나에 불과한 것처럼 축소한 것”이라며 “검찰이 과잉수사한 것처럼 비방했다”고 말했다. 강 부장검사는 “사실 왜곡에 근거한 비방이 법원 판결에까지 이어지는 것을 현실에서 목도하고 있다”며 “사법적 기준이 아닌 정파적 기준에 의한 비방은 헌법정신과 권력분립 원리에 반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방적인 비방은 검찰의 소추권 행사와 법원의 재판 독립성을 침해해 우리 편이면 범죄를 저지른 자라도 처벌받지 않게 하기 위한 비방에 불과하다”며 “정파적인 부당 공격이 최종적으로 법원의 판단에 의해 무력화될 때 정의가 실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파적인 입장이나 정책, 법 개정에 반대한 것이 아니라 범죄에 반대했을 뿐”이라며 “사람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의를 갈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조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6년을 구형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오는 29일 오후 2시10분 진행된다. 강 부장검사는 지난해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실시한 검찰 인사를 통해 서울중앙지검에서 통영지청으로 발령이 나는 바람에 왕복 10시간씩 서울과 통영을 오가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 관련 재판의 공소 유지를 하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주호영·윤건영 충돌…“오만하다”vs“소설가 권한다”

    주호영·윤건영 충돌…“오만하다”vs“소설가 권한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인 더불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탈원전 감사를 놓고 충돌했다. 주 원내대표는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이 주인’이라고 외치는 윤건영 임종석씨,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이제 1년 남았다. 권력의 내리막길”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불법으로 조작하고, 감사원의 감사를 피하기 위해 산업자원부 공문서를 400건 이상 파기한 자들을 처벌하지 않아야 하는가. ‘왜 빨리 (월성 1호기를) 폐기하지 않았느냐’는 대통령의 호통이 면죄부가 되는 건가”라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선출된 권력, 국민의 위임을 받은 대통령은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대통령 심복들의 오만한 발언들이, 문 대통령이 은밀하게 저지른 많은 불법과 탈법을 증언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할 뿐”이라고 비아냥댔다. 야권 대선 주자로 언급되는 원희룡 지사도 페이스북에서 임 전 실장을 향해 “뭘 감추려 하는지 모르겠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에 이어 최재형 감사원장이란 좌표를 찍었다”며 “대통령 주변의 일그러지고 비뚤어진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을 어디까지 망가뜨릴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전날 최재형 감사원장을 겨냥해 “집을 잘 지키라고 했더니 아예 안방을 차지하려 들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라 했더니 주인행세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려 “(주 원내대표가) 제 이야기의 취지를 매우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며 “국회의원보다 소설가를 권해드리고 싶다”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주 원내대표의 의도는 분명하다. 무리한 수사를 종용해 문재인 정부를 흠집내려는 것, 더 나아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오만’이라는 색을 씌우는 것”이라며 “억지 주장에 힘 쓸 시간에 월성원전에서 유출된 삼중수소로 인한 주민 안전을 좀 더 챙겨 보시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수사자료 유출·인멸 지시‘ 현직 검사 항소심서 무죄

    ‘수사자료 유출·인멸 지시‘ 현직 검사 항소심서 무죄

    수사정보를 외부로 유출하고, 유출된 문서를 없앤 혐의로 1심에서 시유죄를 선고받은 현직 검사 관련 재판이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1부(부장 김예영·이원신·김우정)는 15일 공용서류손상 등 혐의로 기소된 최모 검사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최 검사는 서울남부지검에서 근무하던 2016년 코스닥 상장사 홈캐스트의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된 주식 브로커 조모씨에게 금융거래 정보와 수사보고서 등을 유출한 혐의로 2018년 4월 기소됐다. 조씨는 변호사 최모씨가 홈캐스트 주가조작에 관여했다는 정보를 검찰에 제공했고, 최 검사는 조씨에게 수사자료 일부를 건네고 도움을 받으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 검사는 이후 수사관에게 조씨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나온 유출 서류를 빼돌려 파쇄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조씨 진술의 신빙성과 증거부족을 문제 삼으며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를 무죄로 판결하면서도, 문서파쇄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최 검사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증인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폐기한 수사자료가 반드시 유출된 수사자료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與 “최재형 원장, 탈원전 감사 개인 생각 아냐? 월권적 발상”…野 “엉터리”(종합)

    與 “최재형 원장, 탈원전 감사 개인 생각 아냐? 월권적 발상”…野 “엉터리”(종합)

    與 “이런 식이면 국민이 감사원 신뢰하겠나”임종석, 최재형 감사원장에 ‘막말’ 비난“집 지키랬더니 안방 차지하고 주인 행세”“최재형, 권한남용·명백히 정치하고 있다”野 “여권 인사들 감사원 흔들기 도 넘었다”국힘 “월성원전 삼중수소 괴담 국조하자”더불어민주당이 15일 탈원전 정책 수립 과정에 대한 감사원의 산업통상자원부 감사가 최재형 감사원장의 개인 생각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월권적이고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감사원 측은 국회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른 정상적인 감사 활동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악화로 지난해 9월 결정된 사안을 진행하지 못하다 이제야 감사를 진행된 것이라면서 탈원전 정책을 겨냥한 감사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민주 “감사원장 사적 견해로 감사좌지우지된다면 매우 위험” 경고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월권적 발상”이라면서 “감사원장 개인의 에너지 정책관의 발로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감사가 감사원장의 사적 견해로 인해 좌지우지된다면 매우 위험하다”고 꼬집었다. 이번 감사는 2019년 6월 정갑윤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른 것으로, 정 전 의원은 최상위 정책인 에너지기본계획을 수정하기 전에 하위 정책인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먼저 수정해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해왔다.박주민 “감사원 자기 권한 벗어나정부 정책 개입하면 단호히 대응” 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산업부가 절차 시행 전에 법률 자문도 구했고 모두 문제 없다는 판단이었다. 관련 심의 및 의결 절차를 모두 거쳤다. 어느 모로 보나 문제가 없다”면서 “감사원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을 텐데 감사에 착수한 점은 매우 의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은 이름 그대로 행정사무에 대한 감사를 하는 곳으로 정책의 타당성을 따지는 것은 감사원 영역 밖”이라면서 “만에 하나 감사원이 자신의 권한을 벗어나 우리 정부 정책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면 여기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당 관계자는 “에너지기본계획은 강제성을 가진 것이 아니어서 문제제기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면서 “감사원의 정치화에 다를 바 아니다. 이런 식이면 국민이 감사원의 감사를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비난했다.임종석, 탈원전 감사한 최재형에“윤석열·전광훈 냄새 난다” 비난 “최재형, 임기 보장해주니 임기 방패로 정치를 하네” 전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산업부 감사를 벌이는 최 원장을 겨냥해 “윤석열 검찰총장에 이어 최재형 감사원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지금 최 원장이 명백히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전광훈(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윤석열, 이제는 최재형에게서 같은 냄새가 난다”면서 “소중하고 신성한 권한을 부여받은 자가 그 권한을 권력으로 휘두른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여권이 문재인 정권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두 사람에 최 원장을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실장은 “(최 원장은) 정보 편취와 에너지 정책에 대한 무지, 감사원 권한 남용을 무기 삼아 용감하게 정치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면서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소신껏 일하라고 임기를 보장해주니 임기를 방패로 정치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집을 잘 지키라고 했더니 아예 안방을 차지하려 들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라 했더니 주인행세를 한다”고 막말을 퍼부었다.野 “여권 인사들, 감사원 흔들기 도 넘어”“원전 경제성 조작, 靑 겨누자 괴담 유포” 주호영 “대통령 심복들 약장수 엉터리 변설”김근식 “감사원장을 집 지키는 개 취급”“임종석, 독립기관 감사원에 오지랍 도 넘어” 민주당의 잇단 감사원 공격에 대해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감사원이 탈원전 정책 수립과정의 위법성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려 하자 여권 인사들의 감사원 흔들기가 도를 넘고 있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경제성 평가 조작의 전말이 드러나고 검찰 수사가 몸통인 청와대까지 겨누자 이제는 원전 삼중수소 괴담까지 유포하는 데 망설임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감사원이 탈원전정책 수립 과정에 관한 감사를 벌이는 것을 여권 인사들이 비판하는 것에 대해 “대한민국이 문재인의 나라인가”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의 심복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임종석씨가 약장수처럼 엉터리 변설을 늘어놓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앞서 윤 의원은 “월성원전 1호기 폐쇄는 19대 대선 공약이었다”면서 “그 공약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고 하는 등 검찰의 탈원전 수사와 감사원의 감사를 강력 비판했다.주 “文 임기 1년 남아… 권력 내리막길”‘선출된 권력이 주인’ 오만 떨지 마라” “민주화운동 훈장 달고 수준 이하, 삼권분립·법치주의, 민주주의 기본 몰각” 주 원내대표는 “민주화운동 경력을 훈장으로 달고 살아온 사람들이 내놓는 이야기로서는 수준 이하”라며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을 몰각한 발언들”이라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이제 1년 남았다. 권력의 내리막길”이라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을 파면하고, 대법원이 대통령의 불법에 형을 선고하는 나라에서 ‘선출된 권력이 주인’이라고 오만을 떨지 말라”고 적었다. 이어 “문 대통령 심복들의 논리대로라면 전 정권이 벌였던 자원외교와 4대강 사업에는 왜 그렇게 혹독한 법의 잣대를 들이댔느냐”면서 “월성1호기의 경제성을 불법으로 조작하고, 산업부의 공문서를 400건 이상 파기한 자들을 처벌하지 않아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전날 임 전 실장의 발언에 대해 “진보정권의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사람이 헌법상 독립기관인 감사원장을 집 지키는 충견쯤으로 간주하는 비민주적 사고방식이 은연 중 드러냈다. 참 한심하다”면서 “최 원장이 집 지키랬더니 안방 차지한 게 아니라 임 전 실장이 비서실 책임지랬더니 오지랍 넓게 오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살아있는 권력도 굴하지 않고 수사하는 게 검찰의 독립성이고,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의 정부도 법적 절차에 하자가 있으면 밝혀내는 게 감사원의 역할”이라며 임 전 실장이 오히려 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꼬집었다.감사원, 野 공익감사 청구 따라작년 9월 산업부 감사 결정“코로나 사태로 11일에야 착수” 감사원 “탈원전 감사 아니다”산업부 “법적 문제 없다” 감사원은 지난 11일부터 12일간 일정으로 산업부를 대상으로 에너지 정책 수립 과정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6월과 2017년 12월에 각각 발표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절차의 적정성 여부가 감사 대상이다. 특히 이들 계획이 원전 감축 방안을 담은 만큼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감사는 정갑윤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19년 6월 공익감사를 청구한 데 따른 것이다. 정 전 의원 등은 에너지 관련 최상위 정책인 에너지기본계획을 수정하기 전에 하위 정책인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먼저 수정해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다. 감사원은 정 전 의원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라 지난해 9월 이에 대한 감사를 결정했으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이제야 착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사원은 “이번 감사는 탈원전 정책에 대한 감사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탈원전은 에너지기본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있는 여러 정책 중 일부에 불과하고, 이번 감사의 초점은 정책의 적정성이 아닌 수립 과정의 적정성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감사원은 서면감사 후 자료 검토 등을 거쳐 필요하면 현장 감사도 벌일 계획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비구속적 행정계획인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 수정 없이 제8차 전력수급계획을 수립한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감사원 감사 시작한 당일 與 맹공이낙연 “월성 뭘 감사했는지 의아”“원전 마피아 결탁 명백히 밝혀야” “불량 원전 재연장, 참 무책임한 정쟁”민주 “삼중수소 은폐 논란, 감사원 밝혀야” 한편 감사원 감사가 시작된 지난 11일 탈원전 정책을 밀고 있는 민주당은 월성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 검출을 언급한 뒤 “충격적”이라며 감사원은 그동안 무엇을 감사했느냐며 이낙연 대표가 직접 나서서 강력 비판했다. 이 대표는 “1년 넘게 월성원전을 감사해놓고 사상 초유의 방사성 물질 유출을 확인하지 못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이번 조사로 시설 노후화에 따른 월성원전 폐쇄가 불가피했음이 다시 확인됐다”며 앞서 원전의 조기폐쇄와 관련 경제성이 낮게 평가됐다고 감사 결과를 내놓았던 감사원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하수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적”이라면서 “(감사원이) 무엇을 감사했는지 매우 의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7년 전부터 제기된 삼중수소 유출 의혹이 왜 규명되지 못했는지, 누군가의 은폐가 있었는지, 세간의 의심대로 원전 마피아와 결탁이 있었는지 등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날인 12일 김태년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차원의 조사 필요성도 면밀히 검토하겠다”면서 “정부는 방사능 오염 규모와 원인, 관리부실 여부를 전면 조사할 것을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월성원전 전면 대응 선언 이후 민주당은 전날인 13일 월성원전 지하수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데 대해 18일 현장조사를 비롯한 전면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회 과방위·산자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당내 환경특위·탄소중립특위 소속 의원 33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8일 월성원자력본부를 방문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원전 인접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경고했다.국힘 “월성서 삼중수소? 국조하자” “삼중수소 우려 탈과학…수사 막으려 필사적”“민주, 불분명한 증거·기준으로 공포 조장”“민관합동위 등 모든 진상규명 방안 수용” 국민의힘은 이날 월성원전 지하수에서 검출됐다는 삼중수소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제안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불분명한 증거와 잘못된 기준으로 원전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면서 “검찰 수사를 막으려는 필사적인 몸부림”이라고 주장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이어 “우리 당은 진상규명을 위한 모든 방안을 수용할 것”이라며 민관합동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국정조사를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날 월성원전을 다녀온 이철규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월성원전에서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누출됐다는 것은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주장과 달리 삼중수소는 자연적으로 생성될뿐더러 원전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삼중수소가 배출되지도 않았다는 논리다. 이 의원은 “오죽하면 ‘탈원전’ 다음에는 ‘탈과학’이냐는 말까지 나온다”면서 “국민 안전과 관련된 문제기 때문에 국회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국정조사에 착수하자”고 말했다.감사원 “월성 원전 경제성 낮게 평가”檢, 원전 자료 대량 삭제 공무원들 기소 앞서 검찰은 월성 1호기 원전과 관련한 내부 자료를 대량 삭제하거나 이에 관여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재판에 넘겼다.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 고발 사건을 수사하는 대전지검 형사5부(이상현 부장검사)는 지난달 23일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감사원법 위반·방실침입 혐의로 국장급 A(53)씨 등 산업부 공무원 2명을 구속 기소하고, 다른 국장급 공무원 B(50)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A씨와 B씨는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 직전인 지난해 11월쯤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삭제를 지시하거나 이를 묵인·방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A씨 등의 부하직원 C씨(구속기소)는 실제 같은 해 12월 2일(월요일) 오전에 감사원 감사관과의 면담이 잡히자 전날(일요일) 오후 11시쯤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사무실에 들어가 약 2시간 동안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530건을 지운 것으로 조사됐다. 삭제됐던 문건 중에는 이번 고발 사건 핵심인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및 즉시 가동중단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것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조기 폐쇄 결정이 된 월성 원전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으며 이 과정에서 산업부 공무원 등이 감사 직전 원전 관련 자료를 대거 삭제, 은폐했다고 발표했었다.최재형 감사원장 “정치 갈등에흔들림 없이 법과 원칙 지켜나가야” 이런 가운데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 4일 신년사에서 “사회적·정치적 갈등 가운데에서도 공직사회가 흔들림 없이 제대로 일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각종 감사를 통해 공직 수행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감사원이 흔들림 없이 법과 원칙을 지켜나갈 때 공직사회가 흔들리지 않고 제대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우리에게 맡겨진 책무를 의연하게 수행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지난해 월성원전 1호기 감사 과정에서도 드러난 정치권 공방 등 외부 요인에 휘둘리지 말고 감사 업무 본연에 충실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금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성당 헌금 2억 빼돌려 주식투자한 재단 직원...징역형 받고도 구속은 면해

    성당 헌금 2억 빼돌려 주식투자한 재단 직원...징역형 받고도 구속은 면해

    성당 재산을 관리하는 재단 직원이 돈을 빼돌려 주식 투자와 개인 빚을 갚는 데 쓴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 실형을 선고받았다.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김용찬 판사는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신모(55)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신씨는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19차례에 걸쳐 자신이 근무하는 천주교서울대교구 유지재단의 돈 2억 1000여만원을 빼돌려 생활비와 채무 변제, 주식 투자에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지재단은 천주교서울대교구의 재산을 관리·운영하며 선교, 의료, 복지 등 사업을 하는 비영리법인으로 염수정 추기경이 대표로 있다. 신씨가 빼돌린 돈은 고용노동부가 재단에 지급한 출산육아지원금과 성당에 들어온 헌금, 재단이 받은 법인세 환급금 등으로 드러났다. 특히 신씨는 2018년 11월 재단 인감을 이용해 재단 명의 계좌를 개설한 뒤 이 통장으로 고용부 출산육아지원금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 선처를 호소했지만, 김 판사는 “횡령액이 크고 재단 자금을 횡령하기 위해 자격모용사문서작성 및 행사 범행까지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자(재단)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으며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조치도 취하지 않아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김 판사는 “도망이나 증거 인멸 우려는 없어 보이고, 피해를 복구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사설] 김학의 불법적 출금 의혹, 진실 밝혀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019년 3월 해외로 빠져나가다가 공항에서 제지당했는데, 이 출국금지가 허위공문서 작성 등 불법적 절차에 의한 것이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다. 검사가 가짜 내사번호와 이미 무혐의로 종결된 사건번호를 적은 출국금지 요청서를 제시해 ‘별장 성접대 의혹’ 재조사를 앞둔 김 전 차관의 출국을 막고, 나중에 이것이 문제가 될까봐 관련자들이 법무부 등에서 조직적으로 조작, 은폐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법무부는 의혹이 확산되자 “문제가 없다”면서도 “급박하고도 불가피한 사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고 해 김 전 차관의 출국을 막는데 절차적 흠결이 있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부터 이용구(현 법무부 차관) 법무부 법무실장, 이성윤(현 서울중앙지검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이종근(현 대검 형사부장)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 등이 개입한 단서가 잇따라 공개됐다. 이 과정에서 수사 검사의 지시나 요청이 없었는데도 법무부 직원들이 김 전 차관의 출국 여부 등 개인정보를 수시로 열람하는 등 불법사찰 의혹도 제기됐다. 가짜 내사번호를 써서 김 전 차관의 출국을 막은 이규원 검사와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당시 선임행정관)의 유착 의혹 등 불똥은 청와대까지 번지고 있다. 허위 내사번호와 종결된 사건번호로 출국금지 요청서를 작성했다면 불법이라는데 법조계의 의견이 일치한다. 국가 최고의 법집행 기관과 법치의 책임자들이 불법을 자행한 셈이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번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과정을 비롯해 여러 차례 절차적 공정성을 강조해 왔다. 아무리 선한 목적이라 하더라도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지 않으면 정당성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거악(巨惡) 척결을 위해 고문 등 불법적인 강압수사까지 허용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대검은 지난달 초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등의 고발 직후 관련 사건을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배당했다가 진척이 없자 그제 수원지검 본청에 재배당했다. 검찰은 조속하고도 엄정한 수사를 통해 의혹을 명백히 규명해야만 한다.
  • 백신은 누구에게 우선 배분해야 할까… ‘악마’ 법철학을 보다

    백신은 누구에게 우선 배분해야 할까… ‘악마’ 법철학을 보다

    우리가 당연한 듯 지키고 있는 법은 늘 옳기만 할까. 매일같이 쏟아지는 각종 법들은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기능을 하지만, 동시에 인간의 자유를 제약하는 족쇄는 아닐까. ●당연하게 여긴 법을 비판적으로 탐구 일본 아오야마가쿠인 대학 법학부 스시요미 마사미 교수는 ‘위험한 법철학’에서 “법의 상식이라는 연못의 물을 전부 퍼내자”고 제안한다. 철학이 기존의 앎을 의심하고 존재의 근거를 탐구한다면, 그가 전공한 법철학은 당연하게 여기는 법들을 다시 묻고 탐구한다. “꿈은 배우였는데 주변 권유로 법학부에 갔다”는 저자는 “우리를 속박하는 권력이나 상식, 법률과 싸우고 싶어 법을 공부”했다. 그는 법철학을 천사와 악마로 구분한다. 법률을 한 발 떨어져서 보고 비판적 안목을 기르는 그의 방식은 ‘악마의 얼굴을 한 법철학’이다. 반면 “실정법이 정의를 잘 실현시킬 지침을 제시하고, 인권이나 지배에 관한 깊은 사색을 제공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면 이는 ‘천사의 얼굴’이다. ●여러 질문 속 정의·공리주의 등 화두 제시 다행인 건 ‘악마의 얼굴’을 한 법철학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법철학의 추상적 개념들을 일본 등 현대 사회가 겪는 구체적인 사례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인간의 본성에 기댄 자연법론과, 도덕과 법이 무관하다고 보는 법실증주의의 두 상반된 견해를 설명하기 위해서, 매춘이나 클론 인간 등을 실례로 제시한다. 갖가지 법철학 설명 끝에 실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질문들이 붙는다. “고소득이 노력과 재능 덕이라면 간섭해서는 안 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정의의 문제를 짚고, “인플루엔자 백신은 누구에게 우선 배분해야 할까”라는 화두에서는 공리주의를 끄집어낸다. 본격적인 철학책이라기보다 개념별 입문서로 접근하면 적당하다. 더불어 모든 사회문제를 입법으로 해결하려는 ‘법화’, 즉 입법 만능주의의 부정적 측면도 상기시킨다. 권리 실현에 관한 법률이나 규칙이 증식할수록 전문성과 기술성이 높아져 오히려 국민 손으로 통제하기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정윤회 문건 유출’ 박관천 집행유예…조응천 무죄 확정

    ‘정윤회 문건 유출’ 박관천 집행유예…조응천 무죄 확정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던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항소심에 이어 무죄 판결이 유지됐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행정관의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조응천 의원은 무죄가 확정됐다. 이들은 2013년 6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정윤회씨의 국정 개입 의혹을 담은 문서 등 청와대 내부 문건 17건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친동생 박지만 EG 회장 측에 수시로 건넨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박관천 전 행정관은 1심에서 추가 기소된 뇌물수수 혐의가 인정되면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심에서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뇌물수수 혐의는 인정되지 않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됐다.조응천 전 의원은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최재형 부장판사)는 “유출된 문건은 복사본, 추가본이며 대통령 기록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피고인들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1심과 2심은 문건 17건 중 ‘정윤회 문건’ 단 1건의 유출 행위만 공무상 비밀 누설로 인정했다. 1·2심 모두 이를 박관천 전 행정관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이 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은 2014년 11월 ‘정윤회 문건’으로 불리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내부 문건을 토대로 ‘비선실세’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언론보도로 촉발됐다. 문건 내용의 진위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커지자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결코 있을 수 없는 국기문란 행위”라며 의혹 규명을 주문했다. 검찰은 기존 수사부서에 특수부 검사들을 추가 투입한 끝에 박관천 전 행정관과 조응천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긴급 出禁도 사건번호 조작은 불법… 그런 관행 없다”

    “긴급 出禁도 사건번호 조작은 불법… 그런 관행 없다”

    검찰이 2019년 3월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을 금지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위법 의혹이 뒤늦게 제기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검찰·법원 등 법조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해 쟁점들을 13일 팩트체크로 정리했다. ①‘긴급출금 요청서에 허위 내사번호와 과거 종결된 사건번호 기입했다면 불법이다’ (O)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이규원 검사가 출국금지 당일인 2019년 3월 23일 법무부에 제출한 긴급출국금지 요청서에는 허위 내사번호(동부지검 2019년 내사1호)와 이미 무혐의로 종결된 사건번호(서울중앙지검 2013형제65889호)가 적혔다. 출입국관리법은 긴급출국금지 대상을 ‘3년 이상 징역형에 해당하는 범죄 혐의가 의심되는 범죄 피의자’로 제한하고 있다. 김 전 차관은 형사사건에 입건된 피의자 신분이 아니었다. 때문에 허위로 사건·내사번호를 부여해 출국을 금지하는 것은 심각한 불법행위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서류에 관여한 대검 관계자는 물론 문제를 알고도 승인한 법무부 관계자도 허위공문서 작성죄의 공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말했다. ②‘긴급한 경우 임시번호를 먼저 부여해 처리하는 수사 관행 있다’ (X) 긴급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임시번호로 처리하는 수사 관행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그런 관행은 없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지방의 한 검사장은 “20년 전 관행이냐”면서 “인권침해 문제가 지적되면서 사건번호 없이는 출금을 안 해 주는 원칙이 강화된 지 10년도 넘었다”고 말했다. 정유미 부천지청 인권감독관도 이날 페이스북에 “내가 검찰에 몸담고 있던 20년간은 그런 짓을 했다가 적발되면 검사 생명이 끝장난다”면서 “명백한 불법인데 관행 운운하며 물타기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태규 부산지법 부장판사도 “‘나쁜 놈 잡는데 서류가 대수냐’고 말하는 건 그냥 야만 속에서 살겠다는 자백”이라고 비판했다. 야간 시간대 강력·마약사범의 긴급 출금 시 임시번호를 먼저 붙이는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이미 진상조사 대상이었던 데다 출국 가능성이 제기됐던 김 전 차관의 경우와는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③‘대검 진상조사단 검사는 김학의 사건 내사번호 부여 권한 있다’ (△) 법무부는 전날 “이규원 검사는 서울동부지검 검사직무대리 발령을 받은 수사기관에 해당해 내사 및 내사번호 부여 권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선지검의 검사는 기본적으로 독립관청의 지위를 부여받아 수사권이 있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진상조사단은 수사권이 없는 민간기구”라면서 “대검·일선청을 통한 적법 절차를 지켰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서초동의 한 부장검사는 “지방에서 파견 온 이 검사가 조사단 사무실이 있는 동부지검으로 출근을 하게 돼 직무대리 발령을 낸 것일 뿐”이라면서 “조사단 검사로서 역할은 내사·수사가 아니라 외부위원들에게 검찰 수사기록을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장도 “도주를 예상해서 미리 대검에 출금 협조 및 수사 의뢰 요청을 해 일선 지검이 내사 처리하도록 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④‘긴급출금 위법성이 인정되면 김학의 사건 재판에 영향 미친다’ (△) 이번 논란이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김 전 차관의 상고심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헌법재판소 연구관을 지낸 노희범 변호사는 “당시 수사 필요성과 출금 사유의 정당성은 인정되기 때문에 절차적 위법이 있더라도 김 전 차관의 유무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법원 판례에서 수사 절차상 하자가 있더라도 정당한 형벌권의 실현을 위해 유죄를 인정한 사례가 여럿 있다. 반면 지방의 한 차장검사는 “자유권을 박탈한 상태로 조사한 것이라 중대한 위법으로 볼 여지가 있어 증거 능력이 배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김학의 출국금지에 “적발되면 검사 생명 끝장나”

    김학의 출국금지에 “적발되면 검사 생명 끝장나”

    대검찰청이 최근 위법성 논란이 불거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금지 사건을 수원지검 본청으로 재배당했다. 대검 측은 13일 재배당 조치에 대해 사건에 대해 제기된 의혹을 더욱 충실히 수사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성접대·뇌물수수 의혹을 받았던 김 전 차관은 애초 검찰 수사 과정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2018년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재조사 결정을 시작으로 수사가 재개돼 지난해 10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김 전 차관은 재수사 여론이 높아지던 2019년 3월 태국 방콕으로 출국을 시도했지만, 대검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의 긴급 출국금지 조치로 비행기 탑승 직전 출국을 제지당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무혐의 처분으로 종결된 사건의 번호나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내사 사건 번호를 근거로 출국금지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위법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김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금지 위법성 논란에 대해 검찰 내에서도 “법과 절차를 무시한 일”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법무부는 당시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에 파견된 이규원 검사에게 긴급 출국금지 요청 권한이 있었다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법무부는 전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대검 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는 당시 ‘서울동부지검 검사직무 대리’ 발령을 받은 수사기관”이라며 “내사 및 내사번호 부여, 긴급 출국금지 요청 권한이 있다”고 해명했다. ‘수사기관은 긴급한 필요가 있는 때에는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는 출입국관리법 조문을 근거로 삼았다. 한편 ‘조국흑서’의 저자인 권경애 변호사는 “불가피해도 권력행사에 불법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법치주의 원칙”이라며 “천하의 연쇄살인 혐의자도 영장주의가 적용되며 위법수집증거로는 처벌할 수 없는 게 법치주의”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가 불가피하면 불법이 허용된다는 사고야말로 모든 ‘파시즘의 기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변호사는 “이승만의 제주4.3 살상도, 박정희의 18년 용공조작 독재정치도, 전두환의 광주 학살도 그들 딴에는 공산화를 막고 부강한 자유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유미 인천지검 부천지청 인권감독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공문서를 조작해서 출국금지를 해놓고 관행 운운하며 물타기 하고 있다”며 “내가 몸담은 20년간 검찰에는 그런 관행 같은 건 있지도 않고, 그런 짓을 했다가 적발되면 검사 생명 끝장난다”고 비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이번엔 UFO 비밀 풀릴까…美 CIA, 기밀해제 문서 공개

    이번엔 UFO 비밀 풀릴까…美 CIA, 기밀해제 문서 공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최근 보유해온 미확인비행물체(UFO)에 관한 모든 정보를 세상에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서명한 2조3000억 달러(약 2519조 42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경기부양책과 2021 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을 담은 예산안에 ‘정보권한부여법’이 포함됐고, 이에 따라 각 정보기관은 오는 6월 안에 UFO에 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CIA가 공개한 기밀해제 문서는 약 200만 건으로, 이중 700여건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기밀해제 문서 공개 전문 웹사이트 ‘블랙볼트’에 공유돼 PDF 파일 형태로 내려받아 UFO 관련 문서를 검색해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블랙볼트에 공유된 CIA 기밀해체제 문서 가운데 약 10%를 검토해 UFO 목격 사례 몇 가지를 찾아냈다고 12일 밝혔다. 이중 1976년 4월 작성된 문서는 CIA 소속 최고 권위의 과학자이자 과학기술부 부국장인 칼 더킷 박사에게 검토 요청을 위해 직접 전달한 보고서로, 이는 CIA의 기밀해체 문서를 스캔해 웹사이트에 공유하고 있는 블랙볼트 설립자 존 그린월트 주니어의 관심을 끈 것으로 전해졌다.블랙볼트 공식 트위터를 통해서도 공유된 이 문서에는 UFO 정보에 관한 대부분의 세부 사항이 검은색 매직팬으로 삭제 처리됐지만, 그린월트 설립자는 앞으로 미국 정보자유법(FOIA)를 통해 추가적인 정보 공개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20년 전부터 몇 년간 CIA를 상대로 UFO 관련 정보의 공개를 요구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이 기록에 따르면, 문서에서 더킷 부국장의 이름도 삭제 처리됐지만, 지금까지 공개됐던 여러 자료를 통해 당시 그가 그 직위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서에는 “우리는 A/DDS&T(XX 박사)에게 UFO 프로그램에 대해 아는지 확인하고 XX가 제기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연락했다”고 쓰여 있다. 여기서 A/DDS&T는 과학기술부 부국장의 약칭이고, XX는 삭제 처리된 더킷(추정) 박사를 의미한다. 이 문서에는 또 “XX 박사는 그의 사무실로 직접 전달된 OO에 관심을 보였다. XX 박사는 그 내용을 간단히 검토한 뒤 개인적으로 이 문제를 조사해 우리에게 다시 연락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알려왔다”고 적혀 있다. 같은 해 6월 작성된 두 번째 문서는 더킷 박사의 검토에 대해 추가 정보를 요청하는 내용으로 추정되지만, 그후 이 문제에 관한 기록은 CIA가 공개한 문서 중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CIA가 공개한 또 다른 문서에는 1991년 러시아 소도시 사보소에서 발생한 수수께끼의 폭발 사건을 UFO가 일으켰을 가능성에 대해 CIA 관계자들이 논의한 것으로 나와 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약 400㎞ 떨어진 사소보의 당시 일부 주민은 폭발로 인한 충격파가 마을을 휩쓸고 지나가기 전 화구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을 목격하고 전체 구역을 평평하게 만들었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CIA의 조사관들은 이 폭발 사과의 원인 중 하나로 UFO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한편 미국에서 UFO 관련 정보가 공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미국 민간과학연구소인 ‘투 더 스타스 아카데미’는 2018년 3월 미 국방부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기밀 해제된 UFO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2015년 미국 해군 전투기 F/A-18 슈퍼호닛이 미 동부 해안에서 타깃 추적시스템(ATFLIR)으로 촬영한 2분짜리 이 영상에는 UFO로 추정되는 물체가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 무렵 2004년과 2015년에 찍힌 비슷한 영상이 두 건 더 공개되기도 했다. 그로부터 1년6개월 지난 지난해 9월 미 해군은 이 3건의 영상이 미확인비행물체를 찍은 것이라 공식 인정했다고 CNN에 밝혔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與 “국정지원에 총력” 野 “눈감고 귀닫은 동문서답”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 더불어민주당은 국정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호응했다. 반면 야권에서는 ‘눈감고 귀 닫은 동문서답’, ‘그들만의 말잔치’ 등 혹평이 쏟아졌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11일 “국정운영 동반자로서 다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을 위해 정부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민주당은 ‘10대 입법과제’를 꼼꼼하게 살피고 착실하게 이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여러 번 언급한 경제에 대해서도 “혁신성장과 신산업 육성을 위한 경제 입법과 기업의 새로운 활력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튼튼하지 않은 낙관론에 기대고 있어 유감”이라면서 “‘한국판 뉴딜’, ‘2050 탄소중립’은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다. K방역 신화에 대한 맹신, 북한에 대한 짝사랑도 이제는 접을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것이 여론”이라고 비판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도 “세상과 민심, 정세 변화에 눈감고 귀 닫은 신년회견이었다”며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동문서답”이라고 평가했다. 국민통합 메시지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친이명박계로 꼽히는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혹시나’ 했던 문 대통령의 신년사는 ‘역시나’였다면서 지지층만을 겨냥한 그들만의 말잔치에 불과했다”면서 “국민통합의 메시지는 없고 실패한 마이웨이식 국정 기조를 바꿀 생각이 없음을 선언한 독선과 아집이었다”고 비판했다. 최근 나온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문제가 신년사에 전혀 언급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이 담긴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대통령 신년사…與 “국정동반자로서 최선” 野 “동문서답 신년사”

    대통령 신년사…與 “국정동반자로서 최선” 野 “동문서답 신년사”

    여야는 11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운영 동반자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야당은 대통령이 이날 제시한 비전이 실현될 수 있을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국정 동반자로서 최선 다할 것”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에서 “민주당은 국정운영 동반자로서 다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을 위해 정부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10대 입법과제’를 꼼꼼하게 살피고 착실하게 이행해 나가겠다”며 “혁신성장과 신산업 육성을 위한 경제 입법과 기업의 새로운 활력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050 탄소 중립으로 기후변화에 적극대응하고 ‘그린뉴딜’을 추진해나갈 것”이라며 “‘그린뉴딜기본법’과 ‘녹색금융지원특별법’등으로 탄소 중립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도 했다.국민의힘 “동문서답 신년사…터널의 끝 안 보여” 국민의힘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 “눈 감고 귀 닫은 동문서답”이라고 혹평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 목소리에 충실히 귀 기울여달라. K방역 신화에 대한 맹신, 북한에 대한 짝사랑도 이제는 접을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세상과 민심, 정세변화에 눈 감고 귀 닫은 신년회견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이제는 드디어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한 것을 두고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동문서답”이라며 “‘백신의 봄’을 기다리는 국민들은 여전히 어두운 터널 속에 있다”고 말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도 “기교가 넘치고 내용은 현란하나 전혀 공감되지 않는 이야기 일색”이라며 “국민들은 대통령의 말뿐인 위로보다 모든 국민을 향한 포용력, 국가를 바로 세울 리더십, 지혜로운 국가 행정력을 원한다”고 말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과 의지는 대체로 동의하나 구체적인 핀셋 처방은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신년사에는 노동 존중 대한민국을 천명한 문재인 대통령의 초심과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매우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텐안먼 유혈 진압에 반기 5년 옥살이 쉬친셴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텐안먼 유혈 진압에 반기 5년 옥살이 쉬친셴

    지난 1989년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에 모여 민주화를 외친 학생 등 시위대를 무력 진압하려는 명령을 유일하게 거부해 5년 동안 옥살이를 한 인민해방군 군단 사령관 쉬친셴(徐勤先) 장군이 지난 8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6.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톈안먼 사건 때 베이징으로 출동한 제38집단군 군장이던 쉬친셴 예비역 중장이 코로나19가 다시 급속히 번질 조짐을 보여 봉쇄 상태에 들어간 허베이성 스자좡(石家莊) 소재 군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쉬친셴은 지난 몇년 동안 스자좡의 인민해방군 허핑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 왔는데 당국이 면회를 금지한 상황에 지난해는 언어 기능까지 상실했는데 이날 새벽 음식물이 목구멍에 막히는 바람에 질식사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31년 전 베이징에 인접한 허베이성 바오딩 시에 주둔하던 제38집단군을 지휘한 쉬친셴은 무력행사를 준비하라는 덩샤오핑(鄧小平) 중앙군사위원회 지도부의 명령에 반기를 들었다. 덩 주석의 구두 지시를 받은 강경파 양상쿤(楊尙昆)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전면에 나서 군을 동원해 유혈 진압을 지시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1935년 후베이성 다우현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50년 한국전쟁이 터지자 자원 입대했다. 한 차례 거부 당하자 먹지에 혈서를 써서 기어이 입대했다. 1980년 제1장갑 사단장이 됐으며 1984년 대규모 군사훈련 열병식에서 덩 주석에게 부대 설명을 할 정도로 장래가 촉망되던 장군이었다. 1987년 우리의 성남에 해당하는 바오딩에 주둔한 제38 집단군 사령관에 올라 수도 베이징을 지키는 중책을 맡았다. 중국 인민지원권 사령관 펑더화이(彭德懷)가 ‘만세군’이라고 칭찬할 정도로 인정 받았던 부대라 상장 승진이 유력했다. 그러나 쉬 중장은 시위가 정치적인 문제라며 무력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상부에 진언했다. 20년 뒤 홍콩 빈과일보 기자가 어렵사리 그를 찾았을 때 “후회하지 않는다. 그때로 되돌아가도 그렇게 하겠다. 죽는다고 해도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겠다(寧殺頭 不做歷史罪人)”는 기개 넘치는 한마디를 남겼다. 그 뒤 쉬친셴은 악명 높은 친청(秦城) 감옥 등에서 5년 동안 복역하고 풀려난 뒤에도 사실상 가택연금 신세였으며 최근 와병 중이던 기간에도 당국의 감시를 받아왔다. 빈과일보는 쉬 전 사령관의 장례를 위해 베이징에 있는 세 자녀가 스자좡을 찾는 것은 당국이 허용했지만, 친구들의 방문은 불허했다고 전했다. 또 ‘전 인민해방군 38군 사령관’이라는 표현을 묘비에 새기거나 장례식에서 언급하는 것도 불허했다고 덧붙였다. 톈안먼 학생 시위를 주도한 뒤 미국에 망명한 왕단(王丹)은 페이스북에 그의 말년 사진 두 장을 올리고 “양심을 지키기 위해 장군직과 자유를 미련 없이 버린 쉬친셴 장군을 당시 우리 학생들은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2017년 11월 기밀 해제된 영국 외교문건을 보면 당시 사정에 정통한 중국 국무원 고위층 인사는 민주화 시위에 참여한 학생과 시민을 선양군구에 속한 제27집단군이 무력 진압해 학생, 민간인, 군인을 합쳐서 1만명에 육박한 희생자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1990년대 말 장쩌민 집권 시기 흘러나온 백악관 기밀문서도 중국 내부문건을 인용해 톈안먼 광장과 주변 창안제(長安街)에서 8726명이 죽었고, 시내 다른 곳에서도 1728명이 변을 당한 것으로 봐 희생자 수를 1만 454명으로 추정했다. 반면 유혈 진압 다음날(6월 5일) “사망자 1만명 육박”이란 전문을 타전했던 앨런 도널드 주중 영국 대사는 6월 22일 전문에다 사망자 수를 2700~3400명으로 추산하면서 시신 전부를 병원에 안치할 수 없어 지하보도에 쌓아놓았다고 본국 정부에 보고한 것으로 2017년 11월 영국 국가문서국이 비밀 분류를 푼 톈안먼 사건에 관한 외교문건 수천 쪽 가운데 나온다. 2018년 7월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도널드 대사가 추정한 이 숫자가 ‘신빙성 있는 정보’에 근접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편 톈안먼 유혈 진압 26주기인 2015년 6월 4일을 앞두고 희생자 유족 단체 ‘톈안먼 어머니’회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중국 현 지도부에게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인정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당국은 역사적 평가는 이미 이루어졌다며 당과 정부는 이를 폭란으로 규정한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톈안먼 사태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이미 내려졌다”는 말을 처음으로 한 이는 톈안먼 사태 3년 뒤 1992년 10월 중국공산당 14차 전당대회 기간 내외신 기자회견에 임한 리펑(李鵬) 전 총리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7000쪽 부인과 몰래 복사해 ‘통킹만 조작’ 특종 닐 시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7000쪽 부인과 몰래 복사해 ‘통킹만 조작’ 특종 닐 시핸

    7000쪽에 이르는 국방부 문서를 복사했다. 혼자 하기엔 엄두도 안 나는 일이라 잡지사 기자인 부인과 함께 했다. 취재원이 휴가 간 틈을 타 문서를 빼내 회사의 복사기를 이용했다. 처음에 사용한 교외의 부동산 업체 복사기는 엄청난 분량을 견디지 못하고 작동을 멈췄다. 보스턴 시내의 한 복사업체에선 해군 출신의 업주가 기밀 서류가 복사되고 있다고 지적해 위기를 맞았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 닐 시핸 기자는 지난 1971년 6월에 미국이 베트남전에 개입하려고 통킹만 사건을 조작했다는 사실을 입증한 ‘펜타곤 문서’를 특종 보도해 반전 여론을 들끓게 만들었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그가 8일(현지시간) 워싱턴 자택에서 파킨슨씨병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NYT가 보도했다. 향년 84. 신문은 부음 기사를 통해 사후에 공개하는 것을 조건으로 2015년에 고인이 편집국에 맡겨놓은 특종기를 공개해 그 과정이 반세기 만에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그는 이른바 펜타곤 문서 ‘미합중국-베트남 관계, 1945∼1967년’을 입수해 미국이 1945년부터 정치적, 군사적 이득을 노리고 베트남에 개입해왔으며 이권을 넓히기 위한 목적으로 베트남 전쟁을 일으켰다고 폭로했다. 랜드연구소에 근무하며 문서 작성에 참여한 국방 전문가 대니얼 엘스버그를 통해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그로부터 직접 받은 것은 아니라고만 말했다. NYT와 그 뒤를 이은 워싱턴 포스트의 펜타곤 페이퍼 보도로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 과정이 알려져 반전 여론이 폭발적으로 확산했다. 리처드 닉슨 행정부는 초기에 보도 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사전 통제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추가 보도를 허용했다. 시핸은 1962년부터 1966년까지 UPI와 NYT 소속으로 베트남전을 취재했으며 1988년 ‘밝은 거짓말: 베트남의 존 폴 반과 아메리카’를 펴내 이듬해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는 1966년 NYT에 “폭격을 당한 마을, 사이공 거리에서 구걸하는 고아들, 네이팜탄 화상을 입은 여성과 아이들이 병원에 누워 있는 것을 보면 미국이나 그 어떤 나라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타인에게 이런 고통과 수모를 가할 권리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썼다. 5년 뒤 시대에 남을 특종을 했는데 엘스버그는 1971년 3월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시핸 기자에게 펜타곤 문서의 존재 사실을 밝힌 뒤 문서를 주겠다고 제안했다가 곧바로 마음을 바꿨다. 극비문서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제한돼 있었기 때문에 문서가 폭로되면 자신이 지목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한 것 같다는 것이 시핸 기자의 분석이었다. 그는 집에 보관 중인 펜타곤 문서 7000쪽을 시핸 기자에게 보여주고 메모만 하라고 했다. 문서 자체를 넘겨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런데 시핸 기자에게 기회가 왔다. 엘스버그가 휴가를 떠난 것이다. 그는 부인과 힘을 합쳐 문서를 엘스버그의 집 밖으로 반출해 통째로 복사한 뒤 갖다 놓기로 했다. 보스턴의 복사업체 업주에게는 하버드 대학 교수의 부탁을 받고 문서를 복사한다고 둘러대 위기를 모면했다.시핸 기자는 NYT 보도 6개월 후인 그 해 겨울 뉴욕 맨해튼에서 우연히 엘스버그와 마주쳤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자신이 펜타곤 문서를 훔쳤다고 따지는 엘스버그에게 “국민이 낸 세금과 미국의 아들들이 흘린 피로 만들어진 서류이기 때문에 미국인들이 읽을 권리가 있다. 나도, 당신도 서류를 훔치지 않았다”고 대꾸했다고 회상했다. 엘스버그는 1973년 간첩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지만 닉슨 행정부가 그의 사무실을 도청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소송이 기각돼 풀려났다. 엘스버그는 여전히 인권 평화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2019년 6월 프로그레시브 인터뷰를 통해 위키리크스 창업자 줄리안 어산지를 미국에 송환하려는 영국 정부의 처사에 반대하며 “공익 고발자들 없이는 민주주의를 이룰 수 없다”고 밝혔다. 그가 닉슨 행정부에 탄압을 받은 사연은 2010년 릭 골드스미스 감독에 의해 영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나이, 대니얼 엘스버그와 펜타곤 페이퍼’로 제작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개교 50주년 기념관 개관 위해 교육사료 공개 구입

    개교 50주년 기념관 개관 위해 교육사료 공개 구입

    대구보건대 개교 50주년 기념사업단이 기념관 개관을 위한 교육사료 수집을 진행한다. 교육사료 수집의 목적은 국내 최초 보건전문대학으로서 개교 50주년을 맞이하는 대구보건대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기념관의 전시·연구와 교육 자료로 활용키 위해 마련됐다. 수집 자료의 범위는 1971년 개교시부터 2000년 초반까지 발행되고 제작된 대학의 역사적 가치를 지닌 ▷도서자료 ▷문서자료 ▷시청각자료 ▷의복자료 ▷기념품 ▷학교 교육물 등 대학사(大學士) 에 도움이 되는 모든 자료까지 포함된다. 대상 분야에 해당되는 자료를 소장한 개인, 단체, 문화재 매매업자, 법인 중 매도를 희망하는 경우 오는 20일까지 우편 또는 이메일로 접수하면 된다. 접수된 유물은 서류심사와 유물평가위원회의 평가와 절차에 따라 매입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대구보건대학교 개교50주년 기념사업단으로 문의하면 된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숙종 때 문서 ‘20공신회맹축’ 국보 승격

    숙종 때 문서 ‘20공신회맹축’ 국보 승격

    조선 숙종 때 공신(功臣)들의 충성 맹세 기록을 담은 길이 25m의 왕실 문서가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1680년(숙종 6년) 8월 30일 열린 회맹제를 기념해 1694년(숙종 20년) 제작한 ‘20공신회맹축-보사공신녹훈후’를 7일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 회맹제는 조선시대 임금이 공신들과 함께 천지신명에게 지내는 제사이며, 회맹제를 기록한 어람용 문서가 회맹축이다. ‘20공신회맹축’은 종묘사직에 고하는 제문인 회맹문, 1392년 개국공신부터 1680년 보사공신에 이르는 역대 20종의 공신과 그 후손 등 489명의 명단을 기록한 회맹록, 종묘에 올리는 축문과 제문으로 구성돼 있다. 말미에 제작 사유 및 연대를 적었고, ‘시명지보’(施命之寶)라는 국새를 찍어 왕실 문서로서 완벽한 형식을 갖췄다. 길이가 25m 이상인 문서의 양 끝을 붉은색과 파란색 비단으로 덧대고, 위아래를 옥으로 장식한 두루마리 막대로 마무리했다. 문화재청은 “회맹제가 열릴 때마다 어람용 문서를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문헌을 통해 전래가 확인된 회맹축은 3종이며, 이 중 국새가 날인돼 있고 실물이 남아 있는 완전한 형태의 회맹축은 이것이 유일하다”고 소개했다. 문화재청은 “숙종 재위 시 공신 지위 부여와 박탈, 회복의 역사적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라고 밝혔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中, 쓰레기 수거함도 안면인식… ‘CCTV 지옥’ 탈출 나선 시민들

    中, 쓰레기 수거함도 안면인식… ‘CCTV 지옥’ 탈출 나선 시민들

    전국 2억대 CCTV로 14억명 얼굴 확보무단횡단땐 전광판·인터넷에 신원 공개공공화장실선 얼굴 스캔해야 휴지 나와‘위구르 경보’ 등 소수민족 탄압 우려도시민들 “정보 유출·사생활 침해” 반발항저우, 생체정보 등록 거부권 첫 도입중국에서 ‘주민 통제용’으로 활용되는 안면인식 폐쇄회로(CC)TV에 대한 거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주민이 동의하지 않은 CCTV 설치는 “명백한 사생활 침해”라며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에서 주택단지 입구에 설치된 CCTV에 대한 보이콧이 확산되고 있다고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영문판 자매지 글로벌타임스(GT)가 지난해 12월 30일 보도했다. 이곳 주민들이 “집에 출입한 시간과 머문 시간 등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이 싫다”며 CCTV를 거부하기로 한 것이다.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주민 린(林)모는 “우리 단지 관리당국이 주민 의견을 묻지 않고 안면인식 장치를 설치했다”며 “은행자료도 가끔 유출되는 마당에 지역사회에서 수집한 얼굴 정보가 제대로 보호될지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는 지난해 10월 공동주택 출입관리를 위해 관리사무소 측이 주민들에게 얼굴과 지문 등 생체정보 등록을 강요할 수 없다는 내용의 ‘도시공동주택관리조례’ 개정안이 인민대표대회에 제출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중국에서 처음으로 주민들에게 안면인식 등록을 강제하지 못하는 법규가 도입된다. 법률 전문가인 스위항은 “정보가 유출되거나 오용될 위험이 있는 탓에 이유 없이 주민의 안면인식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사생활 침해와 초상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내년 1월 발효되는 민법에서는 개인정보 수집이 수집된 정보의 목적, 방법, 범위를 명시적으로 명기하는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설치율 세계 톱20위 중 18개가 중국 도시 전국 2억대의 CCTV를 통해 인구 14억여명의 얼굴 사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에서 ‘얼굴’은 신분증이나 다름없다. CCTV 카메라에 비친 인물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특정하는 안면인식 기술은 대형 마트와 지하철 개찰구, 짐 보관소, 초중고 교육시설, 관공서, 심지어 쓰레기 분리수거함까지 중국의 일상 속에서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쇼핑할 때 본인 인증은 물론 결제까지 얼굴로 가능하다. 비행기나 기차를 탈 때 얼굴만 카메라에 비추면 1초 안에 신분 확인이 끝난다. 얼굴만으로 승차권도 사지 않고 지하철을 탈 수 있다. 현금지급기(ATM)도 얼굴을 알아보고, 베이징대 등 대학들은 얼굴 출입시스템을 통해 무단 방문자를 막고 있다. 범죄 단속과 범인 검거에도 요긴하다. 2018년 5만여명이 모인 유명 가수 콘서트장 입장 때 얼굴 확인으로 지명수배자 수십명이 체포됐고 상하이 고속도로 검문소에서는 17년 전 살인범이 붙잡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컴패리테크에 따르면 중국에는 전 세계에서 작동되는 CCTV의 54%가 설치돼 있다. 베이징에 CCTV가 115만대로 가장 많고. 상하이가 100만대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과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에 인구 1000명당 119.57대와 92.14대가 각각 설치돼 1·2위를 차지했다. 중국 18개 도시가 세계 상위 20위권 안에 들었다. 서울의 경우 4.1대다. 컴패리테크는 CCTV가 범죄 예방 목적이지만 범죄율과 설치율 간에 큰 상관관계가 없다며 과도한 CCTV 활용을 우려했다. 중국 안면인식 기술의 고속성장은 정부의 지원 덕분이다. 지난해 5월 중국 정부는 향후 5년간 5세대 이동통신(5G)·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IT) 인프라에 10조 위안(약 166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5년부터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를 통해 IT와 신(新)에너지, 로봇, 바이오의약 등 전략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마당에 이번 계획을 더해 중국 정부의 강력한 첨단산업 육성 의지가 엿보인다. 중국은 안면인식 스타트업들이 개발한 알고리즘이 세계 1~5위를 휩쓸고 상탕커지(商湯科技·SenseTime)을 비롯해 쾅스커지(曠視科技·Megavii), 이투커지(依圖科技·YITU) 등 안면인식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안면인식은 권력이 개인을 감시·통제하는 ‘빅브러더’의 공포도 키운다. 광둥(廣東)성 선전(深)·상하이 등에서는 무단횡단을 하면 길 건너 전광판에 얼굴과 신원이 뜨고 인터넷에 공개된다. 베이징·충칭(重慶)에서는 공공 화장실에 얼굴 스캔을 마쳐야 휴지를 뽑을 수 있다. 더욱이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을 감시하는 데 쓰이는 AI 소프트웨어를 시험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12월 9일 화웨이와 알리바바가 위구르족을 포착했을 때 ‘위구르 경보‘를 공안당국에 알리는 안면인식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했다는 내부 문건을 미국 영상감시연구소(IPVM)로부터 입수해 폭로했다. ●“화웨이·알리바바, 인종 구별 기술 시험” 대표 서명이 들어간 이 문서에는 화웨이가 2018년 쾅스커지와 군중 속에서 특정 인물의 나이와 성별, 인종을 구별할 수 있는 안면인식 기술을 시험했다고 적혀 있다. WP는 “이 문서에 따르면 시스템이 이슬람 소수민족을 발견했을 경우 ‘위구르 경보’가 울린다”며 “이는 (소수민족에 대해) 탄압을 진행한 경찰에게 알림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문서는 화웨이 웹사이트에 올라왔다가 금세 삭제됐다”고 전했다. 안면인식 기술이 소수민족의 차별과 탄압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얘기다. 존 호노비치 IPVM 설립자는 “이 문서가 이러한 차별적 기술이 얼마나 위협적이고 일반적이 됐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며 “이는 개별 회사의 활동이 아닌 체계적인 통제”라고 비판했다. 화웨이와 쾅스커지는 해당 문건의 존재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기술의 활용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글렌 슐로스 화웨이 대변인은 “해당 보고서는 단순한 시험일 뿐 실제 적용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쾅스커지 대변인도 “시스템은 인종 집단을 대상으로 하거나 구별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중국에서 CCTV의 남용 논란과 함께 이를 둘러싼 소송이 시작돼 시민들 개인정보 이용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항저우시에 사는 궈빙(郭兵)은 2019년 소비자 권익을 침해받았다는 이유로 항저우 야생동물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그해 4월 1360위안을 내고 항저우 야생동물원의 연간 입장권을 구매했다. 당시 동물원은 연간 이용권을 발급하며 “지문만 등록하면 1년 동안 무제한 입장이 가능하다”고 안내를 했다. 하지만 그해 9월 동물원 측은 연간 이용권 고객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오늘(17일)부터 동물원 입장 방식이 변경됐다”며 “기존의 방식으론 입장이 불가하니 고객센터에 들러 얼굴 정보를 등록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갑작스러운 인증 방식 변경에 놀란 그는 동물원을 찾아가 따졌다. 동물원 관계자는 “안면인식 인증을 거부하면 동물원 입장이 불가하다”며 “안면인식 시스템 거부에 따른 이용권 환불도 불가하다”고 말했다. 궈는 결제 및 사회 각종 영역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얼굴 정보와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기업에 맡기는 것에 불안함을 느꼈다. 혹시라도 유출되면 피해가 너무 큰 까닭에 사전에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방식을 변경한 점도 문제가 있다고 여겨 소송을 낸 것이다. 중국 소비자권익보호법에 따르면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사용하려는 자는 수집 목표와 사용 범위를 명시하고 대상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수집된 정보는 목적 외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 이에 대해 동물원 측은 “기존 지문 인증 시스템의 인식 효율이 떨어져 입장 지연 등의 문제가 빈번히 발생했다”고 안면인식 도입 이유를 설명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어렵기만 한 회계… 이야기로 풀어 쓴 예보 사장

    어렵기만 한 회계… 이야기로 풀어 쓴 예보 사장

    회계! 내가 좀 알려줘?/위성백 지음/삼일인포마인/240쪽/1만 8000원 “책장을 한번 펼치면 멈출 수 없다.” 회계 문외한이 봐도 한눈에 회계 원리를 깨칠 수 있는 회계입문서가 나왔다. 예금보험공사 수장인 위성백(61) 사장이 쓴 ‘회계! 내가 좀 알려줘?’다. 사회초년생인 주인공 ‘현주’가 현장에서 부딪히는 사례를 중심으로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꾸몄다. 전체가 하나의 스토리텔링으로 구성돼 책장을 덮고 나면 재무상태표, 포괄손익계산서 등 각각의 회계 개념들이 하나로 연결된다. 캐릭터를 통해 딱딱한 회계 내용을 물 흐르듯 전개해 회계 초보자도 회계 원리와 개념을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회계 이론 원리를 이해하면서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이나 사회초년생, 회계에 관심은 있지만 개념이 어려워 선뜻 다가가지 못하는 직장인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위 사장은 2019년 직원들을 대상으로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 6개월 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직원들과 함께 CFA 시험 준비를 하면서 집필을 결심하게 됐다. 그는 “회계서적 대부분이 개념을 나열하는 식이어서 비전공자가 접근하기엔 너무 힘들었다”면서 “회계전공자가 아닌 사람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회계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위 사장은 같은 해 12월 CFA 1차 시험을 상위 10% 성적으로 통과했다. 위 사장은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나와 서울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뉴욕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32회로 기획재정부 기획재정담당관, 국고국장 등을 지냈다. 회계 전문가는 아니지만 예산·재정 분야에서 쌓은 경력이 회계를 쉽게 풀어쓰는 데 도움이 됐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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