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표의 향방(테마표밭:상)
◎20∼30대,‘안정책임론’사이서 방황/‘무조건적 야 지지’ 옛말… 순간적 판단의존/현실위기·장래불안 겹쳐 표심 예측불허
20,30대 유권자들의 표의 향방은 이번 선거의 주요변수의 하나다.일단 20,30대는 수치상으론 전체 유권자의 57%를 차지한다.이중 20대 유권자는 29%에 이르고 30대는 이보다 조금 적은 28%이다.유권자수로만 본다면 이들의 표심이 곧바로 대선 승패를 좌우할 수 밖에 없다.한나라당의 새물결유세단과 새출발 20·30유세단,120/80 건강유세단과 국민회의의 파랑새캠프,국민신당의 모래시계유세단 등 각 당이 ‘유세별동대’를 조직,20,30대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유세강행군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기본적으로 20,30대는 투표율이 낮다는 것이다.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 앤드 리서치사의 노규형 사장은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50대에 비해 20대는 10% 낮고 30대는 6% 가까이 떨어진다”면서 “막상 선거때는 투표율이 이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투표율 측면에서는 그다지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때문에 절대 숫자에서는 뒤지지만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40,50대 중·장년층의 향배가 대통령을 결정짓는 득표율에서는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20,30대의 투표 성향을 두고 흔히 ‘럭비공’과 같다고 말한다.뚜렷한 패턴을 찾아내기가 어렵다는 뜻이다.선거 전문가들은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젊은층의 정치적 성향을 과거의 잣대로 예단하는 것은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감수성이 예민해 고정된 투표 성향을 보이기 보다는 순간적인 판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는 것이다.‘IMF한파’가 몰아친 요즘과 같은 때는 더욱 종잡을 수 없다는게 중론이다.국가부도 사태에 직면,각 기업들이 대폭적인 감량 경영에 들어감에 따라 20대 유권자들은 당장의 취업난을 걱정하고,30대 유권자들은 ‘해직’이나 ‘실업’을 현실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따라서 이들의 화두는 경제적 안정을 꾀할 능력을 누가 갖고 있느냐이고,후보 선택 기준도 ‘안정론’과 ‘책임론’사이에서오락가락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는 것 같다.리서치 앤드 리서치사의 노사장도 “20,30대에게는 경제위기가 가장 큰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IMF태풍을 안정 이미지와 연결시키면 여당후보가 유리하고 경제적 책임론으로 확산되면 여당이 불리하다”고 말했다.
물론 각종 여론조사 결과 20,30대는 야당후보를 좀 더 선호하는 것 같다.노사장은 “20대는 김대중후보가 앞선 가운데 이회창,이인제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으며,30대도 김후보가 약간 높은 가운데 두 이후보가 추격하는 형국”이라고 전했다.이런 경향은 젊은 층이 장년층이나 노년층에 비해 도전의식과 개혁성향이 강한 때문으로 분석된다.‘모래시계세대’로 불리는 30대유권자들은 12·12쿠데타와 5·18광주민주화운동,6·10항쟁 등 민주화운동을 경험한 세대로 어느 세대보다 개혁성향이 강하다.‘X세대’로 통하는 20대 유권자들은 6·10항쟁 이후 고교를 다닌 세대들로 정치적 관심도는 30대보다 낮을수 밖에 없다는게 각 당 선거관계자들의 분석이다.나아가 20,30대는 다른 세대보다 TV토론이나 언론매체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결국 현실에 대한 위기의식과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20,30대 유권자들은 ‘경제대통령’의 이미지와 안정감과 믿음이 가는 후보를 선택할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