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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은 이루어진다/지식더미 펴냄

    우리나라 경제가 과연 10년 안에 일본 경제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재야 경제학자인 최용식 21세기경제학연구소장이 쓴 ‘꿈★은 이루어진다’(지식더미 펴냄)는 암울한 우리 경제에 대한 꿈과 희망을 이야기한다.‘일본경제 뛰어넘기 프로젝트’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10년 내 일본을 앞서려면 성장 잠재력과 국제 경쟁력을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중국에 이어 베트남·인도 특수까지 이어져 이같은 경제여건을 잘 살려야 우리 경제가 번영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문민정부에 이어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지적하면서, 이로 인한 비관론이 경제난을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장·분배의 선순환과 환율정책, 양극화 해소 등에 대한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지만 ‘경제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겠다.’는 저자의 목표에는 못미친 듯하다.1만 3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5·31 광역단체장 후보 지상탐구] (1) 인천시장

    [5·31 광역단체장 후보 지상탐구] (1) 인천시장

    ■ 우리당 최기선 “일자리 30만개 만들것” 열린우리당 최기선 후보는 인천시장을 3차례 지낸 인물이다. 출마를 고사한 그에게 열린우리당이 끈질기게 구애한 것은 이런 경력을 평가했기 때문. 최 후보는 1945년 경기도 김포시 통진면 가난한 농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누나 여섯에 남동생이 하나인 집안의 장남이었다. 그는 64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뒤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고 이듬해 제적돼 69년 복학했다. 입학 10년 만인 73년 졸업했다. 은행과 건설회사 등 직장생활을 거쳐 1979년 김영삼(YS) 당시 신민당 총재의 외신 담당 비서로 정치권에 입문한 그는 YS의 총애를 받았다. 뛰어난 영어실력과 성실성 등을 평가받았다고 한다.88년 총재비서실장에 임명됐고 그해 총선에 나가 13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들어 관선 인천시장에 부임했고 민선 1·2기 시장선거에서 잇따라 당선됐다. 최 후보는 94년 터진 인천 북구청 세무비리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시장직을 사퇴했다. 사퇴 직후 부인과 사별하는 아픔도 겪었다. 천주교 모임에서 만난 김영애(50)씨와 재혼한 것은 2002년의 일이다. 2002년 인천시장 당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을 발전시킬 새 사람에게 시정을 열어주고자 한다.”며 불출마를 선언한 그는 4년 만에 다시 선거판에 돌아왔다. ▶왜 다시 시장이 되겠다는 것인가. -지금 인천은 실업률이 전국 광역단체 중 2위, 재정자립도는 꼴찌다. 경제자유구역 외국자본 유치는 부진하다. 위기다.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외환위기 시절 송도신도시에 127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하고 인천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이끌었다.4년간 후퇴한 인천을 다시 전진하게 하겠다. ▶핵심 공약인 경제자유구역 특별자치단체화는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돼야 가능한데. -이미 지난해 재정경제부가 추진하려던 것이다. 안상수 시장이 “인천을 둘로 쪼개는 것”이라고 몰고 가 시민들의 반감을 조장하고 본질을 외면하게 했다. 정부가 의지를 갖고 있고 여당이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일자리 30만개를 만들겠다는데, 현실성 없다는 비판이 있다. -인천형 뉴딜정책을 통해 가능하다. 영종 경제자유구역내 혁신사업지구 조성을 통해 10만개 일자리가 나온다. 기존 공단을 디지털산업단지화하면 6만개를 만들 수 있다. 또 송도유원지를 문화산업지구로 조성,4만개를 만드는 등 세부 계획이 있다.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에게 많이 뒤지고 있다. 박근혜 대표 사건 여파도 있는데. -선거운동 한 지 겨우 4주 됐다. 안 후보는 4년 됐다. 박 대표 피습으로 여론이 반응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지는 모르겠다. 여론조사에서 20%가량 안 후보와 차이 나는 것으로 나오지만 부동층이 45∼50%나 된다. 또 실제로 체감하는 지지율 차이는 많지 않다. ▶과거 민자당과 신한국당, 자민련 등을 거쳤다. 열린우리당과는 정체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과거 민주화운동 경력이나 서민경제를 중시하는 성향은 열린우리당의 정체성과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한나라 안상수 “네거티브 선거 안통해” 한나라당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는 지난 4년간 시정을 맡아 일해 오면서 151층짜리 인천타워를 비롯해 유엔 산하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 정보통신개발센터(UN ESCAP APCICT), 국제학교, 연세대 등을 유치했다는 사실을 새삼 부각시키고 있다. 안 시장은 특히 버스무료환승제를 실시하고, 녹지확보율을 높이는 등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성과들을 집중 제시하며, 최고경영자(CEO) 출신 시장으로서의 이미지를 홍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들에게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며 선두를 굳건히 고수하고 있다. 이같은 지지율은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조모 전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있다. 안 시장은 24일 이에 대해 “예비후보 등록 때부터 일관되게 인천이 경제자유구역을 성공시키고 동북아 중심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세계 경제흐름을 한눈에 꿰뚫고 있는 CEO 출신 시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려온 게 주효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유권자들도 후보자가 제시하는 정책과 비전에 관심을 갖지 더 이상 네거티브 선거운동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고 표심(票心)에 대한 분석도 곁들였다. 이어 “근거없는 비방이나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지만 선거 끝까지 최선을 다해 깨끗한 정책대결을 해 나갈 생각”이라고도 다짐했다. ▶열린우리당 최기선 후보와 8년 만에 리턴매치를 갖게 된 심경은. -지난번엔 도전자로서, 이번엔 챔피언으로서 선거를 치르지만 선거를 치르는 심정은 어떤 상황이든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번 선거는 지난 4년간의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를 받는 자리인 만큼 지난번보다 더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경쟁 후보들의 장단점을 얘기한다면. -열린우리당 최 후보의 경우, 저에 앞서 10년 동안 인천시장으로 재직하며 많은 일을 하신 분이고, 민주당 신경철 후보는 인천시의회 의장을 하실 만큼 인천에 대해 큰 애정을 가진 분이며, 민주노동당의 김성진 후보는 오랫동안 인천의 소외된 분들을 위해 일해오신 분이다. 다들 훌륭한 분들이지만 지금 인천에는 경제를 잘 알고, 국제적인 비즈니스를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약 중 특히 역점을 두는 게 있다면. -2014년 인천·평양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다. 아시안 게임을 유치하면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속에서 인천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져 명실상부한 동북아 중심도시로 발돋움하게 된다. 경제적으로는 7조 2000억원의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 효과와 함께 14만 8000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특히 평양과의 공동 개최가 성사된다면 한반도 평화시대를 열어가는 데 인천이 중심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난 4년간의 도정을 평가한다면. -다른 광역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인천의 구조적 틀을 개선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일에 전념했다. 인천을 위해 누가 더 많은 일을 할 것인지, 시민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민노당 김성진 “서울에 종속된 인천 되찾겠다” 민주노동당 김성진(46) 인천시장 후보는 인천지역 시민사회운동의 ‘대부’로 불린다.1988년 인천민주청년회 초대 회장을 비롯, 굵직한 대표 이력만 10여개. 이 과정에서 인천 앞바다 핵폐기장 건설 문제와 부평 미군기지 되찾기 운동, 수인선 지상건설 등 지역현안을 해결하는 데 시민들과 마음을 모아왔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인천을 위한 인천’을 만드는 일이 출마를 결심하게 만든 본질적인 고민이다. 김 후보는 “모든 것이 서울에 종속돼 있다. 인천의 정체성을 되찾고 싶다.”며 출사표를 올렸다.‘지역사회 연대기금 1000억원 조성’과 ‘부평미군기지 인수위원회 구성’,‘주민참여조례 제정’ 등 주요 공약도 인천을 복지도시,‘풀뿌리 진보도시’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다른 후보들이 경제자유구역 문제에 ‘올인’하는 모습에 대해서도 단호하다. 그는 “인천경제자유구역 건설에 그동안 1조 6000억원 이상을 들였지만 인천시민들에게 돌아온 혜택은 극히 적다.”고 지적했다. 지지율 1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김후보는 “서민을 위한 복지정책을 강화해 고정표를 다지겠다.”고 다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민주당 신경철 “재래시장등 골목경제 활성화” 인천 시의원을 3차례 역임한 민주당 신경철 후보는 ‘토박이’란 사실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그는 안산 대부도와 화성에서 보낸 초등학교 중학교 때를 제외하곤 줄곧 인천에서 살았다.1953년 대부도 태생으로 호적에 기재돼 있지만, 아버지 본적을 따른 것일 뿐 실제론 인천 송림동 태생이라고 한다. 그가 이번 선거에서 던진 화두는 ‘골목경제 활성화’다. 토착상인과 기업인을 살리기 위한 재래시장활성화 대책을 주요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지방정부 자치법규 등을 정비하고 대형 할인점을 규제하는 등의 방안을 내놨다. ‘아시안게임 유치’,‘경인전철 인천 구간 지하화’ 등 상대 후보들의 주요 공약에 대해선 “당선된다 해도 본인들 임기 내에 실현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대표 피습 이후 선거 분위기가 가라앉고 시민들이 냉담해진 것 같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당적을 갖고 있다가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으로 옮긴 데 대해서는 “인천시장은 시민의 미래를 책임지는 자리로 당적은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또 현대…2003년에도 대북송금 관련 곤욕

    산업은행이 현대가(家)와의 ‘악연’에 몸서리치고 있다. 지난 13일 검찰이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채무탕감에 산은이 연루됐다는 발표를 할 때만 해도 산은은 해명자료를 내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14일 검찰이 박상배 전 부총재와 이성근 산은캐피탈 사장을 금품 수수 혐의로 긴급체포하자 할 말은 잃은 표정이다. 산은 관계자는 “아무리 따져봐도 위아나 메티아의 부실채권 처리 절차에는 문제가 없었다.”면서 “그러나 ‘윗선’에서 금품이 오간 것까지는 누가 알겠냐.”며 허탈해 했다. 사건 당시 총재였던 정건용씨는 “전혀 아는 바 없다.”면서 “업체명도 기억나지 않고, 총재까지 올라오는 결재 사안도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과 현대가의 악연은 1990년대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92년 대선에서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낙선한 뒤 문민정부의 ‘괘씸죄’에 걸려 현대그룹은 한동안 산업은행으로부터 저리의 설비자금 대출을 받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악연은 현대그룹의 대북송금 사태에서 ‘절정’에 달했다. 산은은 2003년 대북송금 사건이 불거지면서 현대상선과 현대건설에 각각 4000억원과 1500억원을 불법으로 대출해준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특히 박 전 부총재는 현대상선과 현대건설에 대한 불법대출을 전결 처리해 준 혐의로 기소됐다. 박 전 부총재는 고법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으며 2004년 석가탄신일에 사면됐다. 당시 특별검사팀은 박 전 부총재가 이근영 당시 총재와 함께 단순히 청와대의 지시를 받은 것만 아니라 불법대출을 공모해 산은에 손해를 끼친 공범이라고 밝혔다. 박 전 부총재는 광주일고, 서울대 무역학과를 나왔으며,71년에 산은에 입행해 방콕사무소장, 여신개발부장 등을 거쳐 2001년 부총재에 올라 2003년까지 근무했다. 결국 부총재 재직 시절에 대북송금과 부실탕감 로비가 함께 진행된 꼴이 됐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서울광장] 김덕룡의원, 이게 뭡니까/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덕룡의원, 이게 뭡니까/이목희 논설위원

    1993 년쯤으로 기억한다. 어느 날 새벽 출근에 앞서 회사 인근 대중 목욕탕에 들렀다. 탕 저쪽에서 큰 목소리가 들렸다.“이러시면 안 됩니다.” 돌아보니 김덕룡 의원이 웬 사람을 나무라고 있었다. 사연인즉 로비를 시도하는 이를 혼내는 중이었다. 문민정부 초기 김 의원은 정무장관으로서 넘버 2, 넘버 3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실세로 꼽혔다. 그가 무교동 대중탕에서 샤워를 하고 세종로 정부청사로 출근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로비스트들이 목욕탕에서 벌거벗고 대기했었나 보다. 그들을 매몰차게 끊는 모양을 우연히 목격하고 “그래도 깨끗한 정치인이군.”이라는 느낌을 가졌다. 김 의원은 자택에 기자출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안방정치를 배격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부인과 연로한 장모를 배려한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다 보니 기자와 속깊은 대화를 나누기 힘들었고, 취재가 잘 안되는 정치인으로 분류됐다. 현장기자 시절 “그참, 고지식하네.”라고 답답해 했다. 그런 김 의원이 공천비리에 휘말렸다. 부인이 받았다고 하지만 스스로의 책임을 비켜가기 힘들다. 정치에 입문한 지 40년 가까이 된 김 의원이다. 몇번 곡절은 있었지만 그가 이렇듯 어이없게 정치인생을 마감할지 상상을 못했다.“부와 명예(공직)를 모두 가지려 해서는 안 됩니다.” “정치생활로부터 가정만큼은 보호해야 한다는 게 저와 집사람의 확고한 생각입니다.” 무슨 콩깍지가 씌었기에 양대 지론을 무참히 깨뜨리고 말았는가. 김 의원 사태는 몇가지 교훈을 주고 있다. 공인이 되면 사돈의 팔촌까지 문제될 일은 없는지 챙기고, 또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정치보스에 비해 김 의원이 깨끗했을지 몰라도 새 시대 잣대를 들이대면 어림없다는 점도 다시 깨달았다. 김 의원은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계보정치를 배웠다. 한 언론의 조사결과 가장 네트워크가 강한 정치인 수위에 김 의원이 올랐다. 그는 대중지지도와 별개로 계보를 움직일 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계보원을 관리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오는 7월에는 한나라당 대표경선이 치러진다. 김 의원이 대표가 된다면 킹메이커를 추구할 수 있다. 한나라당에서 보기 드문 호남출신 중진이므로 내각제나 정·부통령제 개헌이 이뤄지면 큰 역할을 할 여지가 있었다. 이런 정황과 야심이 김 의원과 그 주변의 정치자금 집착을 불렀을 가능성이 있다. 김 의원 파문과 관련해 공천비리 근절 제안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공천절차 개선, 정당공천 축소, 주민소환제 도입…. 그러나 혁명적 변화가 없으면 정도의 차는 있을지라도 비리 근절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중앙당이 직접 공천하면 중앙당 당직자가 돈을 받고, 지방당에 넘기니 여기저기서 구린내가 난다. 공천을 못하게 하면 내천을 통해 돈이 오고 간다. 결국 정당이 국회와 지역을 지배하는 구조를 바꾸는 방법밖에 없다고 본다. 돈 드는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주고받지 말자.”를 외쳐봐야 공염불에 그친다. 참여정부 들어 어설프게 하다가 유야무야되고 있는 원내정당화를 제대로 하는 것에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길 바란다. 중진들은 당권에 목을 매고, 국회의원들은 지역구 관리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 깨져야 한다. 중앙당과 시·도당에서, 그리고 지역구에서 과두정치를 들어내야 한다. 당대표직을 없애든지, 유명무실하게 만들어버리는 방안을 검토해보자. 선거공천은 상향식을 원칙으로 하되, 그를 보완하는 공천심사위는 정치인을 배제하고 객관적 인사들로 구성하는 것이 좋겠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이경형칼럼] 실패한 신문시장

    [이경형칼럼] 실패한 신문시장

    지난 6일 저녁 제50회 ‘신문의 날’ 기념 행사장엔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쓸쓸했다. 노 대통령은 김명곤 문화관광부장관이 대독한 축하 메시지에서 “참여정부와 일부 신문 사이에 비정상적인 대립관계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은 심히 걱정스럽다.”며 소회의 일단을 피력했다. 같은 날 오후 헌법재판소에서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제기한 신문법 등에 대한 헌법소원과 관련하여 공개 변론이 진행됐다. 특히 신문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규정과 관련하여 청구인측은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특정 신문사의 점유율을 규제하기 위한 표적입법”이라고 주장한 반면, 문화부측은 “공익 성격이 강한 신문 시장에서 여론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반박했다. 최근 신문산업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7∼8년 전만 해도 가구당 구독률이 60%를 웃돌았으나, 지금은 40%로 뚝 떨어졌다. 이는 뉴미디어의 등장과 같은 급격한 언론 환경 변화 탓도 있겠지만, 메이저 신문사들의 무차별 경품 공세로 신문시장을 황폐화시킨 데도 원인이 있다. 일부 신문들의 이전투구식 판촉 경쟁은 절대 독자 수의 파이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신문의 독자를 빼앗는 악순환만 불러왔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다양한 여론의 자양분을 먹고 자라는 나무와 같다.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려면 여러 계층을 대변하는 여론 형성이 필수적이고, 그 역할의 일부를 신문시장이 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신문이든 기업으로서 신문사는 해당 ‘상품’이 겨냥하는 ‘주독자 타깃’을 설정하고 있다. 특정 신문의 시장 지배는 그 신문사, 구체적으로는 신문사 소유주·광고주가 지향하는 이념과 가치를 수용자에게 집중적으로 전달하고 전파하기 마련이다. 이는 결국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이데올로기가 여론 시장도 지배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전제가 되는 여론의 다양성을 크게 위축시킨다는 뜻이다. 현재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할 수 있는 대안의 하나도 여론의 다양성 촉진에서 찾을 수 있다. 가진 사람, 기득권자, 현상 유지를 갈망하는 계층의 목소리만 증폭해서는 통합이 이뤄질 수 없다. 덜 가진 사람, 사회적 약자, 현상을 타파하려는 계층의 작은 소리도 공론의 장에서 걸러 어떤 형태로든 국가 의사결정에 반영시켜야 한다. 이른바 조·중·동이라는 메이저 신문이 과점하고 있는 한국의 신문 시장은 여론 다양성이나, 새 독자 증대라는 면에서 이미 실패한 시장이다. 마이너 신문들은 취약한 재무 구조로 생존한계선을 넘나들고 있거나, 종교 자본의 뒷받침으로 겨우 하루하루를 지탱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군사정권의 강압과 회유로 언론이 정권의 하위 기구로 전락했던 시절과는 달리, 지금은 언론의 권력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문민정부 이후 국가 권력이 정당, 자본가, 시민사회로 분산되면서 언론사, 특히 메이저 신문들도 신문 시장의 과점을 바탕으로 사회적 의제 설정의 선점을 통해 권력화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메이저 신문들은 마이너 신문들도 신문시장의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스스로 절제해야 하며, 신문이 공산품과는 다른 ‘공익적 상품’임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마이너 신문들은 변화된 신문 환경을 정면으로 받아들여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구조조정의 고통을 감내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 khlee@seoul.co.kr
  • 최장수 대변인의 ‘대변인’

    최장수 정당 대변인을 지낸 박희태 국회 부의장이 회고록을 펴낸다. 그의 정치 역정과 소회를 담아 제목도 ‘대변인’(랜덤하우스중앙)으로 정했다. 다음달 6일 국회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한나라당 소속인 박 부의장은 정계 입문 첫 해인 1988년 말부터 문민정부 탄생 직후인 1993년 초 법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기기 직전까지 4년3개월간 집권 여당인 민정·민자당 대변인을 역임했다. 회고록에는 90년 1월 전격적으로 이뤄진 3당 합당 과정의 비화도 공개된다. 박 부의장은 26일 “정치가 국민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주위의 권유에 따라 나름대로 낭만과 해학, 기지가 통했던 옛 시절을 되돌아본 것”이라고 말했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12년 무사고 운행… 계속 달리겠다”

    “관객이 있는 한 (운행을)멈추지 않을 겁니다.” 극단 학전의 록뮤지컬 ‘지하철1호선’이 29일 3000회를 기록한다.1994년 5월14일 첫 운행 이래 12년 만의 결실이다. 독일 그립스극단의 원작을 바탕으로 1990년대 한국사회의 그늘진 삶을 그려낸 ‘지하철1호선’은 그간 300여명의 승무원(배우, 연주자, 스태프),60여만명의 승객(관객)을 실어나르며 대학로 소극장뮤지컬의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장기 무사고 운행의 기록 뒤에는 ‘김민기(55)’라는 탁월한 기관사가 있다. 지금까지 모든 공연이 극단 대표이자 연출가인 그의 손끝에서 태어났다.7일 대학로 학전그린소극장에서 만난 그는 “1000회 때는 2000회가,2000회 때는 3000회 공연이 꿈만 같았다.”면서 “남들에겐 똑같은 공연을 수천번씩 하는 우리가 미련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젊은 친구들이 이 공연을 보고 희망의 불씨를 키운다는 점만으로도 뿌듯하다.”고 감회를 밝혔다. 공연 횟수 말고도 ‘지하철1호선’이 갖는 의미는 크다. 소극장 뮤지컬로는 드물게 5인조 라이브밴드를 무대에 세우고, 더블캐스팅과 스타캐스팅을 배제하는가 하면 외국인 관객을 위한 자막서비스 등을 도입했다. 독일 초청공연을 비롯해 해외 공연도 40여차례 다녀왔다. 공연 때마다 철저하게 오디션제도를 고집하고,‘지옥훈련’이라 불릴 만큼 엄격한 배우 교육으로도 유명하다. 설경구, 방은진, 황정민, 조승우, 장현성 등이 ‘지하철1호선’ 출신이다.김민기 대표는 “배우는 모국어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면서 “배우들에게 늘 한국어를 제대로 할 줄 아는 배우가 되라고 말한다.”고 강조했다.`지하철1호선’은 90년대 문민정부,IMF 등을 거치며 달라진 시대상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왔지만 2000년 들어서는 작품을 수정하지 않고 있다.김 대표는 “‘지하철1호선’은 90년대 후반 한국사회의 과거 기록으로 남겨두고 2000년대는 다른 그릇에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작으로 1995년 초연한 뮤지컬 ‘개똥이’를 개작한 ‘날개만 있다면’을 10월 공연할 예정이다.3000회 기념공연은 28∼30일 3일간 학전그린 소극장에서 역대 배우 90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다.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열린세상] 참여정부의 교육정책 3년,그리고 2년/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

    참여정부 3년을 맞아 국정평가 토론회가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어느 분야 할 것 없이 잘했다는 평가는 없고 2년차의 평점보다 낮아졌다는 평가까지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교육 분야는 2년째 평가 때보다 평점이 올라갔다. 대입제도의 혼란 속에서도 부적격교사 퇴출제와 교원평가제 도입 등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평균을 밑돌기는 마찬가진데 이는 정부가 특정이념 세력과의 애매한 관계설정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을 국민의 정부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은 직전 정부이자 지지 세력, 국정 방향이 역대 정부들 중 가장 유사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정부 교육정책은 문민정부의 ‘5·31교육개혁’ 정책의 방향과 틀을 계승했다. 최초의 여·야 정권교체로 탄생한 국민의 정부지만 교육정책은 백년대계로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국민의 정부는 IMF로 인한 예산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중학교 과정을 의무교육에 포함시켰고 교육여건을 개선하고자 교실당 학생 수를 30여명 수준으로 낮췄다. 고교평준화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문민정부 때 제안된 자립형 사립고의 시범운영을 확정했고, 교육청 반대로 시행하지는 못했지만 서울지역의 자립형 사립고 설립도 적극 권고했다. 반면 대선 공약과 출범 당시의 국정과제에서도 밝혔듯이 참여정부 교육정책의 기조와 방향은 ‘자율성과 다양성’이다. 정부 개입을 최소로 줄이고, 학교 현장의 교육주체들이 각각의 의무와 권리 범주 내에서 상호 협력과 견제를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소질과 적성에 맞는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재 ‘자율성과 다양성’은 후퇴했거나 역행했고 평등이념이 지나치게 강조됐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거기에 정부와 교원단체들 간의 정책협의 체제가 강화되면서 정책수립 과정에서 정부와 교원단체들 간의 담합은 더욱 견고해졌고 대표성 없는 일부 학부모단체의 ‘들러리 놀음’으로 일반 학부모들의 권리와 목소리는 더욱 방치되고 소외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평등 이념을 내세운 단체·집단이 정치적 압력이나 물리적 투쟁으로 정부를 몰아세웠고 교육에 대한 다양한 욕구, 수월성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기득권·몰염치로 매도하면서 갈등과 대립을 심화했다. 남보다 뛰어나려는 노력이나 욕구가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적대감의 표적이 되고 학벌타파라는 이름으로 억압되는 현상을 정부가 부추기지 않았던가? 교육에서 평등성은 중요하다. 그러나 수월성 또한 중요하다. 교육기회의 균등이 확보된 시점에는 책무성이 강조되는 수월성 추구가 세계적 추세이자 학부모들의 최대 관심사다. 정부의 역할은 평등성과 수월성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일이다. 교육 기회·조건에서는 평등성이 보장되고 교육결과에서는 수월성이 강조돼야 한다. 정부는 올해를 ‘교육격차 해소 원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경쟁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는 계층·지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교육적 욕구를 소홀히 하거나 억압한다면 정부의 의도가 특정 계층이나 특정 이념을 근간으로 한 하향평준화에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일반 학부모들의 권리 침해는 물론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해야 할 일이 또 있다. 학교 급에 따라 평등성과 수월성의 비중을 달리하는 것이다. 초ㆍ중학교에서는 교육내용의 균등성과 교육기회 평등성이 강조되고, 고교ㆍ대학에서는 다양한 학교와 교육 프로그램으로 수월성이 강조돼야 한다. 교육개혁은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 만족도를 높이는 정책적 지원에서 시작되고 완성되기 때문이다. 한 가지만 더 하자. 진정 평등교육이념을 실현코자 한다면 교육 격차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유아교육을 의무교육 체제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한다. 유아교육비 지원만으로는 안 된다. 유치원 1년만이라도 의무교육체제로 편입해 교육기회는 물론 교육의 질을 정부가 관리해야 한다. 국민의 정부가 중학교를 의무교육화했다면 참여정부는 ‘유치원 의무교육화’로 역사에 기록되는 일이 당연한 순서일 것이다. 교육은 백년대계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자. 남은 시간은 이제 2년이다. 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
  • [이경형칼럼] 임기4년차, 과욕은 금물

    [이경형칼럼] 임기4년차, 과욕은 금물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 4년차에 진입했다.5년 가운데 이제 2년이 남은 셈이다. 단임제의 특성상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은 임기 초반에 탄력을 받아 상승, 중반쯤 최고조에 올랐다가 4년차부터는 가파르게 떨어지는 법이다. 이런 시기의 국정 수행은 새로운 과제보다는 기존 과제들을 선별하여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과욕은 금물이다. 더욱이 자만이나, 오기를 부리는 것은 독배를 마시는 것과 다름없다. 5년 단임제의 역대 정권들이 비슷한 시기에 어떤 실패를 했는지를 되돌아보면 이를 알 수 있다.6공화국 노태우정권의 4년차였던 1991년은 수서사건에 이어 시위 중이던 명지대생 강경대군 치사사건이 발생하는 등 공안정국 여파로 몸살을 앓았다. 이러한 불행은 바로 전해의 3당 합당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여소야대에서 하루아침에 절대다수 여당으로 변신했지만,‘한지붕 세가족’은 내각제 밀약이 깨지면서 내분에 휩싸였다. 인위적인 정계 개편이 얼마나 허망하게 끝났는지를 보여준다. 문민정부 4년차인 1996년, 김영삼 대통령은 5,6공 청산 작업에 이어 4·11 총선에서 여당의 수도권 압승으로 기세를 올렸다. 한편으로는 OECD에 가입,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며 때 이른 축배를 들었고, 연말엔 노동법을 기습 처리하는 등 권력의 오만함을 드러냈다. 그해 대외채무는 1045억달러에 달했지만, 펀더멘털 강조, 반도체 착시 등으로 IMF 위기가 도래하는 징후조차 포착하지 못했다. 김대중 정부의 4년차인 2001년엔 자민련에 민주당 의원을 꾸어주기까지 하면서 2차 DJP 공조를 선언했지만,9개월만에 다시 분열하고 말았다. 언론사 세무사찰을 4개월간 실시하는 등 권력의 칼을 휘둘렀으나,10·25 재·보선에선 한나라당에 완패했고, 결국 ‘게이트 공화국’으로 이어지다 DJ 아들까지 구속됨으로써 레임덕은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 불과 3대 정권에 걸친 사례들이지만 반면교사로 삼을 대목이 적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은 일찌감치 권력기관을 독립시켜 권력을 분산하고, 청와대와 당을 분리해왔기 때문에 과거 정권에 비해 심각한 권력형 비리나 레임덕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함정은 늘 있다. 정권재창출에 매달리다 보면, 무리수를 두기 쉽다. 앞으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후계 정권 창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답시고 권력을 마구 휘두르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야당의 대권 주자들을 견제하고 싶은 유혹도 받을 수 있다. 정권 차원에서 합법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그럴싸한 일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자제하는 것이 득이 된다. 국민들은 대통령이 여당에 몸담고 있다 하더라도 공정한 심판관에 머물기를 원한다. 불공정한 심판이라고 생각되면 유권자들은 여당 후보에게 그 몇배의 피해를 입히기 마련이다. 당면 국정 과제들 가운데 노사관계의 재정립이나, 부동산정책, 한·미 FTA 추진 등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이것들만 잘 마무리지어도 높이 평가받을 것이다. 최근엔 양극화 해소와 고령화, 저출산 문제를 새로운 국정 과제로 제시하면서 해법을 찾고 있다. 단기 처방의 대증요법으로서는 안 된다. 다음 정권에 누가 들어서더라도 계승할 수 있는 장기 보약요법으로 가야 한다. 2차 남북 정상회담 추진 등은 매력적인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겠으나, 너무 매달릴 일은 아니다. 대선 국면에 이러한 대형 이벤트로 대박을 터뜨리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과욕=실패’로 끝나기 십상일 것이다. 본사 고문 khlee@seoul.co.kr
  • 재경부등 경제부처 낯뜨거운 정책평가

    경제부처들이 참여정부 3주년을 맞아 경쟁이라도 하듯 ‘자화자찬식’ 정책평가서를 내놓고 있다. 잘못했다는 반성은 쏙 빼고 ‘잘했군 잘했군’ 일색이다. 일부 미흡한 점을 스스로 지적하기는 했으나 ‘국민의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 탓으로 돌렸다. 지표경기가 나아지는 것은 정책을 잘해서라고 자평하면서도 건설 등 실물경기가 나빠진 점은 ‘순환적 요인’ 때문이라고 얼버무렸다. 농림부는 24일 참여정부 농정 3년을 평가하면서 “우리 농업과 농촌의 희망을 찾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쌀 협상 등 시장개방 확대에 대비,10년간 119조원의 투융자 계획을 마련하고 쌀 소득보전 직불제 도입으로 농가소득 확보에도 나섰다고 밝힌 점은 수긍이 간다.●반성없이 `잘했군 잘했어´ 일색 그러나 쌀 협상에 대한 대국민 홍보부족으로 농민들의 반발과 시위가 잇따랐고 그 과정에서 농민이 사망한 점, 기생충 알 김치파동에 따른 업체의 피해와 소비자 불신이 커졌던 문제 등은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 한·미 FTA 협상을 위해 농업이 지나친 양보를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는 침묵했다. 앞서 재정경제부는 22일 참여정부 경제정책의 성과로 ‘자생력있는 경기회복의 마련’을 꼽았다. 내수부진 속에도 단기적인 경기부양보다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강화에 주력했으며, 신용불량자 문제나 부동산시장의 불안을 시스템 차원에서 대응했다고 강조했다.●미흡한 점은 지난 정권 유산 탓 하지만 중소기업 대책이 ‘졸속행정’으로 오락가락했고 ‘8·31 부동산 종합대책’이 앞서 발표됐던 부동산 대책의 실패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물론 그동안의 내수부진으로 서민·중소기업의 체감경기가 어렵다고 시인했으나 소득간 양극화가 심화된 책임, 불확실성 증가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린 점, 반기업 정서가 팽배한 배경 등은 거론하지 않았다. 특히 ▲5∼6공화국은 사회갈등 표출이 심했고 ▲문민정부는 구조개혁이 미흡해 외환위기를 불렀으며 ▲국민정부는 벤처거품과 신용불량자 문제를 야기했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반면 ▲참여정부는 혁신주도형 경제로 전환했고, 양극화 해소를 위해 사회안전망을 확충했으며 저출산·고령화에도 미리 대비했다고 ‘칭찬’만 나열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를 확립하기 위해 ‘3개년 로드맵’을 제시, 시장을 예측가능하게 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참여정부 3년] (하) 하반기 정국운영

    “참여정부는 역대 정부와는 달리 ‘임기 말 권력형 비리’에 의한 권력누수현상인 레임덕은 없다. 정치 상황에 따른 레임덕도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참여정부 후반기에 대한 ‘희망사항’이자 전망이다. 말인즉 문민정부·국민의 정부 때와는 달리 참여정부는 친인척 등의 부정·부패로부터는 자유롭다는 역설이다. 이미 취임 초기에 터진 불법대선자금 등의 사건을 통해 걸러진 탓도 있다. 또 노무현 대통령 스스로 만든 탈권위 문화의 정착과 함께 당·청 분리에 따라 정치가 아닌 정책에 비중을 둔 만큼 정치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청와대측의 분석이다. 특히 참여정부는 ‘개혁과 통합’이라는 국정운영 기조에는 절대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 대책은 집권 후반기의 ‘올인’정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여정부는 꼭 레임덕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은 아니지만 정책을 제도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분명하다.8·31 부동산 대책이나 행정중심복합도시·혁신도시 등의 대형 국책사업과 관련,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뀔 것이라는 일부의 ‘헛된 기대’에 틈새를 보이지 않기 위해서다. 정책을 고치지 못하도록 법제화한 것이다. 청와대측은 “‘초과 권력’을 던진 상황에서 레임덕에 대한 느낌은 분명히 다르게 국민들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렇지만 청와대의 기류와는 달리 집권 후반기로 접어든 시점에서 레임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다. 한편에서는 정치 구조상 레임덕은 피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정치외교)는 “단임제에서의 레임덕은 불가피하다.”고 전제,“5·31 지방선거 이후 대권 주자들에게 쏠림 현상이 일어나면서 레임덕은 서서히 가시화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여기에 정부의 낮은 지지율도 한 몫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때문에 지방선거가 분수령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고려대 김병곤 교수(정치외교)도 “단임제라는 제도와 정당제의 미비라는 구조 때문에 레임덕을 막을 수는 없다.”면서 “대통령의 노력 여하에 따라 레임덕의 증상은 다소 달라진다.”고 말했다.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노 대통령이 당·청 분리를 선언한 만큼 당에서는 서운하겠지만 과감하게 후계자의 구도에 대해 개입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또 노 대통령이 대선 때 밝힌 개헌 논의 역시 대권주자들의 몫으로 남겨놓아야 한다고 밝힌다. 논의할 시간도 부족한 데다 자칫 ‘정치적 술수’로 인식될 소지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대통령으로서 갈등이나 쟁점이 될 새로운 어젠다를 내놓기보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양극화와 같은 기존의 정책을 다지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는 주문이다. 대구대 홍덕률 교수(사회학)는 “후반기일수록 국민의 여론을 담은 일관된 정책, 지속가능한 정책의 추진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사회플러스] 이석채 前정통부장관 무죄 확정

    대법원 1부(주심 강신욱 대법관)는 9일 문민정부 시절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 선정비리와 관련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업체 선정과정에 개입해 특정업체가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면서 “탈락한 다른 경쟁사가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보다 우월하다는 증거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 국민정부 출범이후 쇠락 盧정권때 우르르 옷벗어

    1964년 1월 검찰 정보부에서 이름을 바꾼 공안부는 각종 시국사건을 전담하며 문민정부 때까지 특수부와 함께 검찰의 양날개로 꼽혔다. 서울지검 공안부장을 역임한 공안통들은 ‘검찰의 별’인 검사장에 오르는 것이 당연했다. 실제 서울지검 공안부장을 지낸 김기춘씨는 법무장관까지 올랐고, 최환·이건개·김경한·임휘윤·이범관·정진규씨 등 고검장도 여러 명 배출했다. 하지만 ‘화무십일홍’이었다.1998년 3월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국가보안법 존폐 논란과 함께 공안부의 위상은 쇠락하기 시작했다. 김대중 정부는 공안 경력이 전무한 검사들을 공안조직에 배치하면서 이른바 ‘신공안’을 기치로 내걸었다. 신공안의 등장은 과거 정권의 공안통들인 ‘구공안’ 척결의 의지였다. 진형구 전 대검 공안부장, 홍경식 전 서울지검 공안1부장(현 대전고검장) 등이 신공안으로 투입됐다. 하지만 진씨는 99년 6월 대낮에 폭탄주를 마신 뒤 무심코 내던진 ‘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으로 공안부를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시켰다. 공안부의 인적 청산과 개혁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2000년 초 ‘서경원씨 밀입북사건’ 재조사에서는 1차 수사를 맡았던 공안검사들이 줄줄이 불려가 조사를 받기까지 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공안검사들에게는 더욱 세찬 한풍이 몰아쳤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에 보내야 한다.”며 사실상 공안부의 무장해제를 선언했다. 결국 2004년 말 대검 공안부의 공안3과가 없어지고, 서울중앙지검과 울산지검을 제외한 전국 15개 검찰청의 공안과가 폐지되는 등 공안부서에 대한 대대적인 ‘외과수술’이 시행됐다. 바뀐 시대상을 감안, 검찰은 지난해 3월 ‘태백산맥’의 이적성 여부에 대해 무혐의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공안의 몰락은 공안검사들의 퇴진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공안의 대명사였던 김원치·장윤석 검사장이 고검장 승진에서 누락되자 검찰을 떠났고, 신건수·이상형 검사 등도 한직을 전전하다 옷을 벗었다.2004년에는 서울중앙지검 오세헌 공안1부장이 사표를 냈다. 현직 공안부장이 사표를 낸 것은 40년만이었다. 그리고 이번 검사장 승진인사에서는 공안통의 맥을 잇는 황교안 서울중앙지검 2차장과 박철준 부천지청장이 낙마했다.2000년 이후 서울지검 공안1·2부장 출신 가운데 검사장에 오른 사람은 천성관 서울고검 차장이 유일하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설] 윤상림 수사 부진한 이유 뭔가

    거물 브로커 윤상림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윤씨를 체포한 뒤 4차례 기소를 통해 13억여원의 출처만 밝혀 냈다. 윤씨가 제집처럼 드나들었던 강원랜드에서 사용한 수표만 90억원이 넘는데도 지금까지 드러난 수사 결과다. 나머지 70억여원에 대한 출처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사건 초기 검찰은 “거악에 대해 직을 걸고 철저히 수사를 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이같이 초라한 성적표를 놓고 어떻게 대답할지 묻고 싶다. 우선 윤씨의 비호세력부터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윤씨는 이미 이해찬 국무총리와 몇 차례 골프회동을 갖고, 여당의원에게도 카지노 출입청탁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가 검찰수사에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것 역시 이런 인맥관리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또 벌써부터 보석 얘기가 흘러나온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에 검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증거가 있으면 수사에 나서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물론 표적수사는 안 된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검찰의 수사의지다.2003년 대북송금사건 당시엔 10만원권 수표까지 샅샅이 뒤졌다. 그들이 1000만원짜리 수표의 출처를 캐지 못한다면 누가 믿겠는가. 그보다 앞서 윤씨와 전·현직 검찰간부의 연결고리부터 끊을 필요가 있다. 그들간 커넥션은 지금 검찰식구뿐만 아니라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문민정부 당시 슬롯머신 사건으로 사상 초유의 고검장 구속을 불러오지 않았던가. 재판(再版)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도 까닭이 있다. 행여 검찰이 ‘제식구 감싸기’에 급급해한다면 안 될 일이다.
  • [사설] 삼성 피해간 검찰 X파일 수사

    검찰의 도청 수사가 마무리됐다. 과거 정권의 무차별적 도청 실태를 상당 부분 밝혀낸 점에서 이번 수사는 평가받을 만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삼성 고위층을 전원 불기소하고 X파일의 사실관계를 밝혀내지 않음으로써 미완의 수사라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재벌에 약한 검찰의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셈이다. 이번 수사에 대해 우리는 무엇보다 형평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도청과 X파일 관련자에 대한 사법처리에서 검찰은 형평의 문제를 남겼다. 삼성 이 회장과 홍석현 전 주미대사 등 X파일에 연루된 5명을 모두 혐의가 없다거나 공소권이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한 것이다.1997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측에 건낸 60억원이 회사돈이 아니라 이 회장 개인의 돈으로, 정치자금법 위반의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할 수 없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나아가 독수독과론에 의거, 불법도청자료에 담긴 내용을 증거자료로 삼을 수 없는 수사의 한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의 X파일 수사과정을 되짚어볼 때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검찰은 사상 처음 국정원에 대해 압수수색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도 삼성에 대해서는 계열사조차 뒤지지 않았다. 이 회장 돈이라는 수사결과도 삼성측 주장을 옮긴 데 불과하다. 미국으로 건너간 이 회장에겐 서면조사라는 방식으로 ‘예’를 갖췄다. 삼성 대변인을 자임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래서 삼성 장학생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닌가. 검사들에게 건넸다는 떡값 역시 “받은 사람이 없다고 한다.”는 것으로 끝이니, 국민들 보기에 낯 뜨겁지 않은지 묻고 싶다. 공소시효 만료로 국정원과 달리 안기부 도청 관련자들이 면죄된 것도 생각해 볼 대목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매주 도청자료를 보고받았을 정도로 정권 차원에서 공공연히 도청이 자행됐건만 문민정부측 인사들은 지금도 큰소리 치며 국민의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니 실소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 수사는 끝났을지 모르나 도청사건은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 범법자 처벌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경 유착과 국가 권력의 불법적 행사를 근절하기 위해 진실 규명은 계속돼야 한다. 여야는 미적거릴 때가 아니다. 특별법과 특검법 절충에 즉각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를 통해 앞서 제기한 형평의 문제를 풀고, 사회적 공감대와 합의 아래 사건을 매듭지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국정원 불법감청 모르는 일”

    안기부와 국정원 불법도청 사건과 관련, 기소된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에 대한 첫 공판이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이 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 최완주)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두 전직 원장들은 재임기간에 불법감청이 행해졌는지 몰랐다고 검찰 수사 때와 같은 주장을 폈다.이들은 1,2년 정도 재임하는 국정원장은 나그네와 같아 이삼십년을 근무하는 정보맨 직원들과 달리 국정원 내부정보에 어두울 수도 있다고 항변했다. 모두진술에서 임씨는 “외부 발탁원장의 한계로 재임기간에 불법감청 사실을 들춰내지 못한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씨는 모두진술을 하지 않았다. 검찰신문에서도 이들은 국내 정황보고를 받은 적이 있지만, 감청보고서를 받거나 감청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했다.검찰이 “문민정부에서 참여정부로 바뀔 때 국내담당 차장을 역임하면서 도청사실을 알았지 않았느냐.”고 추궁하자, 신씨는 “정권 교체와 함께 미림팀에 대한 인적청산 등 쇄신이 있었기 때문에 도청이 근절된 줄 알았다.”고 대답했다. 앞서 재판부에 보석신청을 했던 임씨는 자신에 대한 심리가 끝나자 “몸이 좋지 않다.”며 신씨의 심리를 보지 않고 법정을 떠났다. 재판부는 검찰기록을 검토한 뒤 이르면 이번주 안에 임씨에 대한 보석허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번 사건 수사결과를 다음주 중반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수사결과 발표 때는 국정원은 물론 안기부 시절의 도청 실태와 함께 이른바 ‘안기부 X파일’ 관련자들에 대한 처리 결과도 일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홍희경 김효섭기자 saloo@seoul.co.kr
  • [서울광장] 전세기 오른 이 총리와 개각/ 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전세기 오른 이 총리와 개각/ 진경호 논설위원

    이해찬 국무총리의 중동 순방이 회자되고 있다.8억원짜리 전세기를 이용하고, 그 전세기에서 개각을 논했다는 것이다. 기업인 40여명을 포함해 100여명에 이르는 순방단 규모도 예사롭지 않은 모양이다. 모두가 지난 시절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서나 볼 법한 행보인 까닭이다. 사실 총리가 전세기를 쓴 예는 아주 드물다. 대부분 일반 여객기를 탔다. 문민정부 시절 이영덕 총리는 일반 승객 사이에 앉기도 했다. 개각 발언도 총리에겐 금기에 가까웠다. 알아도 모른 척 입단속부터 했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으로서 대통령에 대한 예우이기도 했고, 그래야 자리도 지켰다. 전세기가 아니더라도 분명 이 총리의 힘은 막강하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주어진 국정의 상당 부분을 나눠 쥐고 있다. 그가 주재하는 굵직한 회의만 하루 5∼8개에 이른다.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총리실 간부는 “이 총리가 온 뒤로 청와대의 정책조정 기능이 몽땅 넘어왔다.”고 전했다. 지난 9월에는 노 대통령이 실질적인 각료 임명권까지 넘기려 했다니 그의 위상이 짐작되고도 남는다. 이 총리는 또 정말 열심히 일한다. 총리실을 출입하면서 지켜본 일과는 가히 철인에 가깝다. 하루 15시간을 국정에 쏟아붓는다.‘워크홀릭’이 따로 없다. 그는 능력도 갖췄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찌감치 당 정책위원장과 교육부 장관에 앉혔고, 숱한 총리를 경험한 총리실 간부들도 일에 관한 한 그를 ‘넘버원’으로 꼽는다. 그런데 참 이상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왜 이처럼 실력 있고, 힘 있는 인물이 총리를 맡은 참여정부의 인기가 날로 추락하느냐는 말이다. 언론이 왜곡을 일삼아서인가. 국민들이 무지몽매하고 반개혁적이어서인가. 이 총리가 취임한 지난해 6월 참여정부의 지지율은 40%대를 웃돌았다. 그러나 1년 반이 흐른 지금 반토막이 됐다. 반면 20%선의 한나라당은 40%를 돌파해 50%대를 넘본다. 두 차례의 재·보선에서도 여당은 27전27패했다. “그게 어찌 다 내 책임이냐.”고 총리는 항변할지 모른다. 하긴 이달 초 작성된 열린우리당 조사보고서에서도 지지율 하락의 첫째 원인이 ‘대통령’이라고 나왔지, 총리 이름은 없다. 하나 어쩌겠나. 권력을 나눴으니 책임도 나눠야 하지 않겠는가. 총리의 책임이 없다고도 하기 어렵다. 대선후보 선호도가 말해 준다. 이 총리는 3%선이다. 야권 주자들에 한참 못 미친다.“출마한다고 한 적 없다.”고 할지 모르나 다른 주자들도 한 적 없다. 노 대통령에겐 몰라도 국민들에겐 인기가 없는 것이다. 억울하지 않나. 일을 열심히, 잘하는데 말이다. 퇴임 후 뚜렷하게 하는 일도 없는(?) 고건 전 총리는 여전히 선두를 달리는데 말이다. 원인은 여럿 있겠으나 이제 개선책을 찾아 차근차근 그 센 힘을 쓸 때가 됐다고 본다. 첫 무대는 연말연시로 잡힌 개각이다. 벌써 어느 장관을 빼서 지방선거에 내보내고, 빈자리를 여당의원들로 채워 넣는다는 말이 나돈다. 이래선 안 된다. 내각은 집권세력의 전리품도, 정치인 연수원도 아니다. 경력 쌓기라면 정동영·김근태 장관으로 충분하다. 인재풀을 한껏 넓히고 밖에서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부여된 각료제청권을 최대한 행사해야 한다. 이 총리는 노 대통령과 마주 앉아 인선을 논하는 유일한 인물이다. 야당에 하듯 대통령에게도 소신발언을 하길 바란다. 제대로 된 개각이라야 총리가 살고, 정부가 살고, 대통령이 산다. 국민이 산다. 덜 싫은 정당을 가리는 여론조사가 국민들은 지겹다. 일만큼 민심도 즐기는 총리가 됐으면 한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미림팀외 별도 도청조직 있었다”

    김영삼 정부 시절 공운영씨가 이끈 옛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의 도청팀 ‘미림팀’과는 별개의 조직이 도청 행위를 자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최근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 구속과 이수일 전 차장의 자살 등으로 이어진 국민의 정부 시절 도청 파문이 문민정부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개혁을 위한 제2차 공청회’에서 “문민정부 시절, 미림팀과는 별개의 안기부 조직이 유선전화에 대한 조직적인 도청을 자행한 사실이 최근 검찰수사 결과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공씨의 도청은 특정 목적이나 특정 장소, 인물, 대화를 녹음한 것이기 때문에 막연한 도청보다 더 위험하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검찰이, 그리고 국정원의 수사협조가 형평성 시비가 일지 않도록 잘 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최 의원은 또 “공운영(미림)팀이 출장을 나가 도청한 횟수가 550회를 넘어선 것으로 검찰 등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550여회 출장 갔다면 테이프가 몇개나 되겠느냐.”면서 “테이프가 274개가 전부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KT의 협조하에 일주일에 2∼3차례 (KT에)요청을 했고 한 번에 수십 건까지 넣어서 유선전화 도청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사설] 도청·X파일 수사 흔들려선 안된다

    국민의 정부시절 국가정보원 국내정치담당 2차장을 지낸 이수일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찰이 진상조사에 들어간 만큼 자세한 자살이유는 조만간 밝혀지겠지만 자신이 모셨던 신건 전 국정원장이 불법도청사건으로 구속되자 심리적인 부담을 견디기 어려웠으리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정보맨’으로서 무덤까지 안고 가야 할 비밀을 검찰조사과정에서 누설한 자책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경위야 어떠하든 이씨의 죽음은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코 되풀이돼선 안 될 비극이다. 더구나 이씨의 죽음이 국가적 범죄인 국정원 불법도청 수사와 문민정부 시절의 안기부 ‘X파일’ 수사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이씨의 죽음을 정파적 이해에 따라 재단하려는 정치권 일부의 기도는 잘못됐다고 본다.‘노무현 대통령이 자살사건에 사과해야 한다.’든가 ‘무리한 수사에 따른 불가피한 부작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적 공감을 얻어내기 어려운 억지다. 검찰은 먼저 신속한 자살진상규명을 통해 정치권의 억측을 잠재워야 한다. 그리고 당초 예정대로 불법도청의 수사를 마무리한 뒤 도청문건 유출사건과 안기부 미림팀의 ‘X파일’사건으로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형평성’이니 ‘지역정서’니 하는 것은 정치권이 검찰수사에 흠집을 내기 위해 동원하는 정치적 수사(修辭)일 뿐이다. 검찰이 이번에야말로 국가 최고정보기관이 전국민을 상대로 자행한 조직적인 범죄를 제대로 단죄하지 않으면 씻을 수 없는 역사적 과오를 저지르게 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검찰이 흔들려선 안 될 이유다. 정치권은 검찰 수사에 참견만 하려들지 말고 특별법이든 특검법이든 ‘X파일’ 수사의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지금 정치권의 직무유기가 검찰 수사를 가로막고 있다는 얘기다. 불법도청과 ‘X파일’의 진실을 가장 두려워하는 세력이 정치권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씨의 안타까운 죽음이 이 땅에서 도청 공포를 추방하는 데 밀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與 “형평성 안맞아” 민주당 “못믿겠다”

    14일 불법 도청과 관련, 국민의 정부 때 국정원장을 지낸 임동원·신건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정치권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면서도 불법도청 근절을 강하게 요구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대변인격인 최경환 비서관은 “법에 따라 사필귀정으로 처리될 것으로 믿지만 부당한 사전구속영장 청구는 취소돼야 한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민주당도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유종필 대변인은 “국민의 정부 시절에는 문민정부 미림팀처럼 조직적인 도청은 없었다고 본다.”면서 “두 원장이 도청 근절을 지시한 대통령의 뜻을 어기면서 도청에 관여한 것은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엄정한 수사를 요구하면서도 구속수사 방침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병헌 대변인은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을 뿐 아니라 미림팀 수사와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불구속수사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난 시기 안기부나 국정원의 불법 도·감청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할 부분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국가권력에 의한 불법도청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여옥 대변인은 “이번 수사가 특정 정권에 대한 흠집내기라는 오해를 받아서는 안된다.”면서 검찰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김성희 부대변인은 “당시 정권 책임자들이 국민에게 고백할 게 있으면 하고 사죄할 게 있으면 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준석 구혜영기자pj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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