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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밖에서 본 ‘94남북 관계/중국의 시각/심성영

    ◎대화­합작­평화통일의 길 걷는다/꾸준한 경제협력이 통일 앞당길 촉매/상호불신 버리고 작은것부터 차근히 이런저런 원인으로 93년의 남·북한관계는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한채 정지상태를 지속해왔다.하지만 근래에 와서 「미국­조선」(미­북)회담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어서 한반도문제의 완전해결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던져주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그래서 94년은 남북관계가 지속적으로 개선될수 있는 출발점이 될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남북한이 대화와 협상으로부터 협조와 합작으로 발전되고 더 나아가 평화적통일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우리들이 희망하는 바이다. 왜 그러한가. 우선 국제정세를 살펴보면,현재 세계경제구역의 집단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양보·타협이 중요 올해들어 유럽공동체는 경제통화연맹과 정치연맹을 실현하기 위한 마스트리히트조약에서 새로운 진전을 가져왔다.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지난해 연말 협정에 서명한 기초위에서 올해는 또 보충 합의를 달성했다.말레이시아가 제창한 동아경제회의도 구성돼가고 있다.이밖에도 중앙아시아·남미등지의 지역경제집단 건설도 진전을 보여주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지역경제집단의 출현은 동북아지역 각국에서 보면 준엄한 도전이 아닐수 없다.중국은 자체의 경제발전 필요성 때문에라도 동북아경제권이 조속히 형성되기를 바라고 있다.그런데 멀지않아 형성될 동북아경제권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한반도가 만약 화약냄새를 풍기기 시작하면 동북아지역의 평화적 발전과 경제합작에 불리할 것은 뻔한 일이다.때문에 중국은 남북한이 대화와 협상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경제합작을 통해 한반도를 줄기차게 발전하는 지역,동북아경제합작에 이로운 지역으로 만들기를 바란다. 다음으로 휴국여교수(북경대)가 지적한 중국 국내정세를 살펴보자. 『중국은 유구한 역사를 가진 세계문명국가이다.중국은 인류문명사에 걸출한 기여도 했었지만 경제발전이 뒤떨어지고 국력이 쇠퇴하여 제멋대로 분할되던 불행한 역사도 있다.새중국이 창건된후 새로운 사회경제제도는 중국을 독립자주의 길로 나아가게 하였지만 여러 원인으로,그속에는 체제의 폐단과 경제건설의 봉폐성,거기에다 극좌사조까지 겹쳐져 10년 문혁재앙까지 입어 경제발전 속도가 정지상태를 유지했다.때론 속도는 있었으나 효과가 없는 이른바 「하증상태」에 처해 있었다. 중국이 낙후와 빈곤에서 벗어나고 진정으로 세계강국의 대열속에 들어서게 하기 위해 중국공산당 11기3중전회는 전당과 전국의 사업중점을 경제건설에 옮기고 개혁과 개방을 실행한다고 선언했다.이 경제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중국은 한반도평화를 포함,국제환경이 평화롭기를 바라고 있다』 상술한 바와 같이 국제·국내의 경제적 요구에따라 중국은 남·북한쌍방이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상호 협조와 합작을 하고 나아가서는 평화통일을 이룩하길 충심으로 바라고 있다. 조선(북한)은 중국의 오랜 벗이고 한국은 중국의 새로운 벗이다.오랜 벗이나 새로운 벗이냐를 막론하고 우리는 모두 그들과 서로 돕고 합작하길 란다.더욱이 이들 두 벗(형제)사이의 관계개선문제의 경우 우리는 일관되게 쌍방에 의해 결정할 것을 주장해 왔으나 벗으로서의우리는 그들이 관계개선을 적극적으로 있는 힘껏 도와주고 촉진시켜 주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의 철학관점에서 보면 사물변화의 근본원인은 내적원인에 있다.외적원인(외인)은 단지 변화의 조건이며 내적원인(내인)은 변화의 근거이다.내인은 외인을 통해서만 작용을 일으킬수 있다.달걀은 적당한 온도를 받으면 병아리가 될수 있으나 돌은 병아리로 변할수 없다.그것은 양자의 근거가 같지 않기 때문이다. ○주변국 도움 필요 이같은 원리에 따라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통일문제에 관해 주로 남·북한쌍방이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하지만 한반도 주변국들이 적극적으로 이를 위한 조건(환경)을 창조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같은 원리들을 종합해서 한반도의 변화를 일으킬수 있는 내적·외적조건(혹은 외부원인)들을 살펴보자.80년대말 동구의 급변과 90년대초 소련의 해체는 2차대전후 인류를 오랫동안 통치해오던 양극구조가 끝났음을 상징한다.전후 양극체제시기 미·소두 대국은 이익의 충돌로 인해 대립으로 나아갔고 인류를 냉전(일부지역은 비참한 열전으로 나아갔다­한반도와 베트남등)위협속에 장기간 몰아넣었다.이로부터 세계는 소수의 초강대국이 장악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다.이 양극관계가 소진되자 세계평화를 위협하던 동서대립관계도 사라졌다.따라서 세계는 긴장완화의 시기에 들어섰으며 이는 한반도가 평화통일로 나아가는 가장 유리한 외부조건이다. ○내외적 여건 성숙 현재 한반도 주변국가들은 「긴장완화­대화와 협상­협조와 합작」의 길을 걷고 있다.이는 현명한 국가 지도자들과 문명사회가 국제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나아갈 최선의 길이다.이같은 주변국가들의 움직임은 한반도가 평화통일로 나아감에 있어 두번째로 유리한 외부조건이다. 구소련과 한국과의 수교및 한·중수교는 한반도가 평화통일로 나아가는 세번째로 유리한 외부조건을 마련해 주었다. 미국과 조선,일본과 조선간의 수교는 잡다한 원인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다만 현재 미·조(미·북한)대화는 새로운 전변을 보여주고 있다.이 역시 한반도가 평화통일로 나아감에 있어 양호한 외부조건을 조성해 주었고 새로운 희망을 심어줬다.사람들은 94년에는 미·조대화가 풍성한 열매를 맺고 일·조(일·북한)수교도 진전을 가져와 남북한 평화통일에 유리한 여건을 마련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미·조대화와 협상은 매우 중요하다.이에대해 중국은 일관되게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왔다.근래에 불과 몇차례의 대화를 가졌지만 보아하니 벌써 효험을 보이기 시작했다.워싱턴발 외신에 따르면 클린턴은 미국이 조선(북한)에 대해 당장 어떤 군사행동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미·조사이의 이견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서로 양보와 타협을 함으로써만 서로 협조하고 합작하는 상태에 도달할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평화통일을 위한 한반도의 내부원인을 살펴보자.한반도 남북쌍방이 모두 평화통일을 요구하고 바란다.이는 평화통일에 유리한 내부조건의 하나이다.지금의 문제는 남북 쌍방이 어떻게 대화를 끊어지지 않게 이어나가며 또 서로 접근해갈수 있도록 하느냐는 것이다. 한국과 조선은 근50년간 분리된 상태에 있었다.이 기간 쌍방은 서로 다른 정치 경제·사회·문화등의 체제를 형성했다.현재 한자리에 앉아 대화를 하면 이해충돌이 없다할지라도 아주 큰 거리를 두고 있다.서로간에 아직도 시기와 의심을 많이 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태발전에 큰몫 이같은 상태에서는 서로 어울릴수 있고 대화를 계속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게 중요하다.이같은 분위기조성을 위해서는 쌍방이 『일치된 의견은 서로 합의를 보고,불일치한 의견은 잠시 보류한다』는 원칙을 견지하는 것이 자못 중요하다.먼저 쌍방이 모두 받아들일수 있는 것부터 착수하고 견해차가 큰것들은 밀어놓았다가 조건이 성숙되면 해결해야 한다. 남한측이 제기한 「남북한 공존공영」구호는 매우 타당하다.이는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일치한 의견에서 합의를 보려는 남한의 염원을 표명한 것이다.남·북한 사이의 경제교류와 합작은 쌍방에 모두 유리한 일로써 대화와 협상,그리고 매듭을 없애는 선도역할을 할수 있다. 근년에 서태평양지역에 위치한 개도국들의 경제발전 속도는 세계에서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이는 이들 국가들이 처한 경제발전단계,평화적인 국제환경,적합한 대외개방,선린우호정책,외국투자자들의 적극적인 개입등에 힘입은바 크다.이런 상황을 두고 『천시(하늘이 준 기회),지리(지리적 이점),인화』등 3자의 결합이라 부르고 있다.만약 조선과 한국의 대화가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오고 쌍방이 경제무역합작을 보다 넓힌다면 천시·지리·인화의 3자 결합이 되었다고 말할수 있다.그러면 남·북한 경제발전도 새로운 단계에 들어서 「평양속도」와 「한강기적」이 다시한번 나타날 것이다.이렇게 되면 동북아 지역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합작에 적극적인 기여를 할 것이며 이는 바로 우리가 바라는 바이다. □약력 ▲북경대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부소장.국무원 산하 국제문제 연구센터 초빙교수. ▲상해복단대 경제학과 북경대 조선어과 졸업. ▲평양금일성대학경제학과박사과정수료. ▲주요저서:「남한」 「북조선 경제정책 연혁」 「지하의 별들」(장편소설)등 10여권.
  • 갑오경장 1백주년… 그 개혁운동 재평가와 역사적 교훈

    올해는 갑오경장 1백주년을 맞는 해다.갑오경장은 1894년7월부터 1896년2월까지 약 1년반동안 지속된 제도개혁운동이었다.이 기간동안 우리나라는 구시대의 질서에서 신시대의 질서로 편입되는 엄청난 변혁을 겪었다.지난해 새정부 출범 이후 우리는 또다른 개혁의 시대를 숨가쁘게 달려왔다.1백년만에 다시 변혁의 기회를 맞이한 것은 우연의 일치만은 아닐 것이다.갑오경장이 제도의 변혁이었다면 지금은 당시의 엄청난 변화에 비견될 의식의 개혁이다.올해는 새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혁의 성패를 가늠할수 있는 중요한 시점.「외세에 의존한 정권탈취 및 유지책」이라는 시각에서 「기반이 확보될 때까지 시한부로 일본의 후원을 기대한 자율적인 개혁운동」으로 재정립된 갑오경장을 재조명하고 지금 추진되고 있는 개혁을 성공으로 이끌 역사적 교훈을 찾아본다. ◎재평가 작업/민중지지 못얻은 미완의 제도개혁/농민 염원 수용… 국정에 새바람/민주·자립 등 근대적 이념 표명/“일제 등에 업고 권위주의적 추진으로 실패” 갑오경장은 조선조를거치며 쌓인 민중들의 원성이 1894년 동학농민봉기로 나타나자 새로 들어선 정권이 그 불만을 아우르기 위해 시도한 제도개혁운동이었다.그로부터 1백년뒤,제3공화국 이후 국민의 민주화에 대한 염원이 문민정부의 등장을 가져오고 그들의 요구를 수용해 개혁이 이루어지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과 크게 다를바 없다. 다만 갑오개혁의 주체들은 일본이라는 외세의 무력의 도움을 받아 집권했고 「잠정적」이라는 단서는 달았지만 그들의 지원으로 개혁을 추진하려 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여기에 갑오경장 주역들의 「개혁은 곧 서구화 내지 일본화」라는 소신은 그것이 비록 역사적 관점에서 옳은 판단이었다 할지라도 구성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얻지 못했다.갑오경장이 미완의 개혁으로 끝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또 갑오경장이 그동안 그 역사적 비중에 상응하는 평가를 받지 못해왔던 것도 여기에 이유가 있을 것이다. ○혁명적 이상추구 그러나 갑오경장이 재평가되고 있는 시점에서 되돌아 본 갑오개혁파의 개혁정책은 당시로서는 가히 혁명적 이상의 변혁을 추구했음을 알수있게 해준다. 갑오경장을 주도한 개화파 관료들은 집권하자마자 외무아문을 신설해 근대적 자주외교를 펼칠 준비를 갖추었다.이어 국호를 대조선제국으로,국왕을 대조선황제로 부르고 1896년부터 건양이라는 독자적 연호를 채택해 국가적 자주 독립을 내세웠다. 이들은 민주주의적 발상에 입각한 몇가지 참신한 정치제도개혁도 실시했다.개혁추진의 핵심인 군국기무처를 입법·자문기관인 「의사부」로 만들어 행정부에 대치시키는 의회설립안을 만들었던 것도 이 가운데 하나이다.또 조선협회라는 일종의 정당을 발족시키기도 했다. ○지방제도 일원화 이들은 8도·5유수부로 대표되는 종래의 지방행정체제도 23부·3백37군으로 개편했다.지방제도를 일원화함으로써 행정의 합리화를 기함과 동시에 지방관으로부터 사법권과 군사권을 박탈해 근대관료적 색채가 농후해졌다.또 「향회조규」와 「향약변무규정」을 발포해 초보적인 지방자치제를 실시코자 했다. 경제분야에도 힘을 기울였다.개혁파는 일본으로부터 차관을 도입해 재정정리와 민간산업 진흥을 도모하고 근대적 자립경제의 기초를 다지는 경제개발 계획을 세웠다.이 계획은 경인철도 건설을 통해 수입을 늘리는 외에 왕실재정을 정리해 정부수입을 늘리는 한편 새로운 세원을 발굴하고 세수의 결손을 줄이며 민간상공업을 진흥한다는 내용까지를 포함한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능력본위의 평등사회를 실현하겠다는 개화파의 사회개혁 의지도 중요한 대목이다.이들은 집권하자마자 「사민동등지법」을 확립해 전통적 신분제도의 철폐에 착수했다.양반과 상민을 구별하지 않고 인재를 등용하고 같은 양반에서도 문반과 무반의 차별을 없앴다.공사노비를 풀어주고 인신매매를 금했으며 역정 광대 백정도 모두 면천케 했다.이밖에 죄인에 대한 고문이나 연좌법을 폐지하고 너무 이른 결혼과 과부의 재가를 허용하는등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는데도 관심을 기울였다. ○해외유학 적극적 개화파는 과거제도 중심의 교육제도가 조선을 쇠퇴케 한 근본원인이라 생각해 합리성과 실용 위주로 교육제도를 개선코자 했다.이에 곳곳에 학교를 세우고 본국문,즉 한글의 사용을 장려해 정부의 공문과 관보도 국한문 혼용체나 순한글로 쓰도록 했다.또 적극적인 유학정책을 펴 1895년에는 약2백명을 국비로 도쿄에 유학시켰고 미국인 선교사가 경영하는 배재학당에 2백명의 관비장학생을 입학시켜 신학문을 배우게 할 계획도 마련했었다. 갑오개화파의 이 모든 정책 대부분은 물론 일본과 관련한 부정적인 해석이 있어왔다.또 대부분이 민중의 의사를 도외시한 위로부터의 개혁이었다는 점만으로도 그동안 권위주의 시대에 대항해 온 일군의 학자들에 의해 비판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다양한 시각의 존재가 필요해졌다.권위주의 시대에 역사에서 필요한 교훈이 한방향으로 귀결되었다면 문민시대에 필요한 역사적 교훈은 다양하기 때문이다.갑오경장에서 현재 행해지고 있는 개혁의 교훈을 찾으려 하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또 갑오경장을 일방적인 예속의 역사로 해석하는 것은 자존심을 위해서도 이제는 벗어나야 할 대목이다. ◎발단·경과/대원군추대,친일내각 수립/20개월간 전반적 혁신 단행 민씨정권은 1884년 갑신정변을 수습하고 나름대로 서구의 기술을 도입하는등 근대적 개혁을 추구하고 있었지만 열강의 침투에 속수무책이었다.또 지배층 위주의 개혁이었기에 농민층과의 충돌은 불기피했다.1894년 동학농민봉기가 일어나자 자력진압이 불가능한 민씨정권은 청에 응원군을 요청하는 한편 농민군의 요구를 일정수준으로 받아들이는 선에서 협상을 시도했다.그러나 민씨정권의 요청에 따라 청군이 아산만에 들어오자 일본은 천진조약을 빌미로 곧 이어 군대를 인천에 상륙시켰다. 민씨정권은 청·일양군공동철병론을 주장했으나 일본은 조선의 개혁에 대한 청·일공동지도론을 제의했다.이에 청이 내정간섭이라며 이를 거부하자 일본은 침략을 위한 독자적인 개혁의 원칙을 제시했다. 민씨정권은 이 요구를 거절하고 농민군의 폐정개혁요구를 반영하는 선에서 정권의 위기를 넘기려 했으나 일본은 7월23일 경복궁을 기습하여 민씨정권을 무너뜨리고 대원군을 추대했다.이어 김홍집을 수반으로 하는 친일계와 중립계로 정부를 개편했다. 1894년7월에서 1896년2월에 이르는 갑오경장기간 정계에서 부침하던 정파는 다섯 그룹으로 대별된다.김홍집 김윤식 어윤중 유길준등 갑오경장파와 박영효 서광범등 갑신정변파,박정양 이완용 윤치호등 미국·러시아등 외국공관을 배경으로 하던 정동파,대원군 이준용 이태용등 대원군파,그리고 고종과 명성황후를 둘러싼 홍계훈 이도철 이학균등 궁정파등이었다. 이 가운데 갑오경장 전기간에 걸쳐 가장 오래 정권을 장악하고,따라서 개혁운동에서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한 세력은 갑오경장파였다. 이들은 처음에 대원군파와의 제휴로 집권해 제1개혁기(1894년7월27일∼12월17일)에 군국기무처를 중심으로 개혁을 주도했다.이어 제2개혁기(12월17일∼1895년5월21일)에는 갑신정변파와 연립내각을 구성해 공동으로 개혁을 추진했다.제3개혁기(5월31일∼7월6일)에 갑오파는 갑신파와의 알력으로 김홍집과 조희연이 내각에서 사퇴했지만 다른 멤버는 남아 박영효가 주도하는 개혁에 동참했다.갑오파는 제4개혁기(7월6일∼8월28일)와 제5개혁기에는 정동파와 궁정파의 합세로거세될 위기를 맞았으나 제6개혁기(10월8일∼1896년2월11일)에 궁정파가 실권하자 다시 득세,집권하여 개혁운동을 재개했다. 갑오경장은 그러나 과격한 개혁조치에 불만을 품어오던 고종이 명성황후가 시해되는 을미사변이 일어나 대일감정이 극도로 악화된 사이 1896년2월에 러시아공사관으로의 망명(아관파천)으로 개혁정권이 붕괴되고 친러정권이 들어섬에 따라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역사적 교훈/“민의따른 개력이 최상의 통치”/폭넓은 지지속 군사·재정 뒷받침 필수/“외세의존땐 성공 못한다” 역사의 명제 갑오경장이란 지금으로부터 1백년전 1894년에 동학농민봉기와 청일전쟁을 배경으로 추진되었던 획기적인 근대화운동을 뜻한다.이 개혁운동을 통해 종래의 중국적인 우리나라 통치·행정구조 및 외교·재정·군사·경찰·사법제도 등이 일본 내지 서구식으로 크게 바뀌었다. 갑오경장때 추진된 일련의 「혁명적」개혁조치는 그후 많은 수정을 거치면서도 보존되어 오늘날 한국 사회 및 문화의 일각을 이루고 있다. 갑오경장은 1894년 봄의 제1차동학농민봉기를 계기로 서울에 불법적으로 침략해온 일본군이 7월23일 경복궁을 강점한 상황하에서 개시되었다.이때 (흥선)대원군을 받든 일군의 친일개혁관료들이 신정부를 구성하고 군국기무처라는 초정부적 입법기구를 만들어 그 곳에서 2백여개의 개혁안을 심의,채택함으로써 역사적인 「대경장」의 막을 올렸던 것이다. 이 개혁운동에는 처음부터 일본의 입김이 작용하였다.즉,갑오경장에는 「타율적」인 측면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그러나 갑오경장을 전적으로 일본의 지도와 후원에 힘입은 개혁운동으로 간주하는 것은 잘못이다. 개혁운동 초반에 개혁을 주도했던 김홍집 김윤식 어윤중 박정양 유길준등 20여명의 군국기무처 의원들은 1880년대 초반에 외교사절단원 혹은 유학생으로서 일본·청국·미국 등에 건너가 세계정세를 파악하고,특히 명치일본의 「문명개화」운동과 청국의 양무운동 등을 조사,연구한 끝에 조선의 자주독립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개화,자강의 방안을 고안하여 이를 실천에 옮겼던,나름대로 애국심이 강한 개명관료들이었다.그들은임오군란(1882)과 갑신정변(1884)을 거치면서 청국이 종주권을 내세워 대한간섭을 강화하자 정치적으로 실세하여 국내외에서 망명내지 유배생활을 강요당하가나 정부요직에서 소외당하였다.따라서 그들은 반청·독립사상이 강한 반면에 친일적 성향을 띠었으며 또 친청보수세력인 민씨척주에 대해 비판적이면서 대원군에게 호의적인 세력이었다. 그들은 오랫동안 개화·자강정책을 연구·실천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제도개혁을 스스로 추진할 능력과 의욕이 있었다.과연 초기 갑오경장을 담당했던 군국기무처 의원들은 대원군의 지도하에 동학농민군이 요구한 폐정개혁안을 수렴하면서 제도개혁을 거의 완전히 자율적으로 추진했다.갑오경장 중반에 내각 대신 혹은 협판으로서 개혁운동에 참여하였던 박영효·서광범·윤치호 등은 갑신정변(1884)때 자신들이 겪은 일본정부의 배신을 귀감으로 삼되 미국·일본에서의 망명생활,유학에서 스스로 터득한 개혁사상을 기초로 자율적 개혁추진을 도모했다.이러한 점에서 갑오경장은 조선인 개화파 관료들의 「자율적」 개혁운동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갑오경장을 담당했던 조선의 개혁관료들은 우선 국민 상하의 존경과 지지를 얻는데 필요한 위신이 부족한 데다,자기들의 권력을 뒷받침해 줄 독자적인 군사력과 개혁의 실현에 필요한 자긍력이 없었다.따라서 그들은 이러한 기반을 확보할 때까지 잠정적으로 일본의 후원 내지 지원을 받으려 하였다.결국 이러한 그들의 대일본 의존정략이 갑오경장을 중도반계의 실패작으로 만든 요인이 되었다. 갑오경장은 왕조의 유신과 중흥을 도모했던 조선왕조 최후의 개혁운동이었다.이 운동에서 원래 기대되었던 목적이 달성되었다면 조선왕조는 중흥되었을 것이고,1910년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민족적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근원적으로 따져 볼 때,갑오경장은 오랫동안 축적된 조선민중들의 불만이 동학농민봉기라는 과격한 형태로 표출된 다음 정부가 서둘러서 개시한 개혁운동이다.만약 조선정부가 민중들의 불만요인을 미리 파악하여 적시에 필요한 개혁을 축적해 나갔더라면 외세의 간섭도 면하고 또 갑오경장 같은진통도 겪지 않았을 것이다.여기에서 우리는 집권자가 국민들의 요망을 미리 미리 알아차려 시의적절하게 작은 규모의 개혁들을 하나 하나 펼쳐나가는 것이 최상의 국가경영 철학임을 깨닫게 된다.이것이 갑오경장에서 우리가 얻는 최대의 역사적 교훈이다.아울러서 우리는 개혁사업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개혁세력을 뒷받침해 줄 튼튼한 군사력과 재정이 필수라는 사실을 확인하며,나아가 민중을 도외시한 외세의존적인 개혁운동은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는 역사적 교훈을 얻는다.
  • 바람직한 국제화의 길/신춘대담

    □대담 최동진 외무부 제1차관보/박상섭 서울대외교학과 교수 오늘의 세계는 지구촌이라 불릴만큼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의 타결로 세계경제마저 단일체제를 지향하기 시작한지 오래다.이제 우리 스스로 의식과 생활의 국제화를 이루지 못하면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길이 없는 절박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최동진외무부제1차관보와 박상섭서울대교수(외교학과)를 초청,국제화의 개념과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우리사회의 국제화 현주소와 바람직한 국제화의 길이 어떤 것인지를 대담으로 들어봤다. ◎“개방시대… 지키려면 열어라”/내용보다 껍질 중시하는 「형식주의」 탈피/보편적인 세계규범 우리문화에 접목을/UR등서 값진 경험… 담판 아닌 「협상의 사고」 키우는게 중요 ▲박교수=70년대만 해도 우리는 외국여행의 경험이 거의 없었습니다.그러다 80년대 들어서야 해외여행자유화 조치로 외국과 접촉할 기회가 활발해졌지요.이때 제기된 문제가 습관·관습의 마찰이었습니다.의사소통에도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고요.우리사회의 구조상 생활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 기대고 있고,외국인과의 접촉을 문화적이라고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문화 고아」라는 문제의식을 우리에게 심어줬습니다.이러다간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않겠느냐 하는 우려가 생긴거지요.여기서 자연스레 국제화라는 새 과제가 대두된 것이라고 봅니다.그러나 지난번 UR협상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세계가 돌아가는 얘기를 너무 못했구나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우리 모두 국제화를 구호로만 제기했지 내실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식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이젠 피할수없는 현실 ▲최차관보=박교수의 지적대로 국제화는 대외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했습니다.최근 관심이 다시 높아진 것은 새정부의 외교목표가 국제화에 역점을 두고 있고 UR협상을 통해 절박한 현실문제로 대두됐기 때문이지요.이제 국제환경 속에서 생긴 문제는 그것이 어떤 문제이든 간에 우리에게 불가피한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습니다.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올바르게 인식하는 과정,나아가 우리의 사고와 행동,법규와 제도를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바로 국제화로 가는 길입니다. ▲박교수=우리는 그동안 스스로를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조금 더디지않았나 하는 느낌입니다.단일문화권 속에서 살아 생각보다 외국문물에 접할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겠지요.우리 문화에 대한 주체성은 대단히 높은데 외국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거기에 부합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던 게 사실입니다.싫든 좋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것이 있다면 우리와 다르더라도 그 제도와 규칙,약속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이를 자존심 상하는 행동으로 혼동해선 안되지요.「고집」과 「존중」은 전혀 다른 것이기 때문입니다.따라서 우리 것을 지키면서 국제화에 따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차관보=옳은 지적입니다.우리가 국제화로 가는데 장애요소들이 바로 그런 것들이지요.「외국 것이면 나쁘다」는 편협한 민족주의적 요소나,역으로 「외국 것이면 무조건 좋다」는 무분별한 사대주의가 우리의식 깊숙이 혼재되어 있습니다.또 국가적으로 보면 통제와 규제 위주의 행정 편의주의와 부처 이기주의에 과거의 산물인 권위주의 잔재등이 아직도 남아있지요.이를 청산하지 않고는 결코 국제화될 수 없습니다.국제화는 우리의 것과 외국문물을 활발히 교류시켜 보다 나은 문화를 창달해 나가고 정부 정책을 국제 조류에 맞춰 나가는 작업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박교수=요즈음 TV를 보면 20년전의 모습과 오늘의 모습이 상당히 다릅니다.그렇다고 이를 주체성의 상실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다만 가시적인 외형은 바꿔가면서도 내면의 운영방식은 변화하지 못했다는 점이 있습니다.예컨대 승용차는 굴리면서도 지켜야 할 약속이나 법규는 배우지 못했지요.자동차가 우리 사회에서 「문명의 흉기」가 된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의상이나 건물 같은 것 보다는 생각하는 방식의 개선이 있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입니다. ▲최차관보=맞습니다.외형은 첨단을 달리면서 내면적인 것은 이를 뒤따르지 못하고 있습니다.박교수는 자동차를 예로 들었지만저는 외국과의 협상을 예로 들까 합니다.협상은 담판이 아닌데도 우리의식 속에는 어느새 「미국은 우방이니까 우리 처지를 봐주어야 할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그러나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즉 서로에게 유리한 방향을 모색하는 게 협상입니다.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의식의 국제화지요. ○사고의 방식 개선해야 ▲박교수=정부 안에도 국제화되지 않은 공직자가 많다고 봅니다.언론도 마찬가지고요.근대화와 민주화의 가장 큰 특징은 논리적으로 설득력을 가진 사람이 이끌어 가는 것입니다.목소리 크고 권력을 가진 사람이 이기는 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국제화는 안됩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제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것들을 스스로 받아들이면서 대내적으로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하고요.우리사회는 너무 자신감이 없습니다.앞날을 예측할 수 있는 양식 또는 행동방식을 갖는다면 그렇게 해결이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국제화란 바로 예측가능한 행동반경을 넓히는 작업의 연속이지요.우리것을 지키면서도 상대방으로 하여금 우리를 예측케 하는 보편의 공유양식을 갖는 것,그것이 국제화의 지름길입니다. ▲최차관보=국제화에 있어 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언론이 상당부분 앞장서고 리드를 해줘야 할 것입니다.그러나 국제화의 길엔 장기간에 걸친 노력이 필요합니다.교육을 통해서 달성하는 교육투자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박교수=어학중심의 교육은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국제화 작업을 국민의 기본 정서에 호소하지 않고 눈에 보이게 하면 문화적 반발로 실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지요.우리나라 보다 영어교육을 열심히 시킨 나라는 없습니다.그런데도 우리 보다 영어 습득이 늦는 나라도 없습니다.이는 교육의 노력이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입시등으로 한쪽을 주눅들게 하는 역효과도 수반했기 때문입니다.가시적인 언어,제도 보다는 기본적인 생활변화를 가져올 구체적인 노력이 따르지 않으면 항상 반발을 불러 일으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지요.그러려면 우리문화에 대한 자신감을 모두에게 심어주어야 합니다.자신감을 갖게되면 그것을 바탕으로 외국문물에 대한 저항의식이 줄고 국제화가 예상보다 쉬울 것입니다. ▲최차관보=그런 자신감은 결국 교육을 통해 심어지는 것 아닙니까.다만 어떻게 효율적으로 가르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지요.스웨덴대사로 있을 때 어린 아이를 붙잡고서 영어로 물어봐도 통하지 않는 게 없었습니다.스웨덴은 우리처럼 인터뷰,영화등을 「더빙」으로 처리하지 않고 자막으로 처리를 합니다.누구나 영어를 직접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우리문화에 자신감을 ▲박교수=일본은 아마 외래어를 제일 많이 사용하는 나라일 것입니다.그러나 우리보다 더 고유의 전통문화를 잘 보존하고 있다고 봅니다.우리 생활주변에 외래문화가 상당히 잠식해 있는데 이점을 의식하지 못한채 오직 말에서만 순수한 우리것을 고집하는 자기모순을 보이고 있습니다.이런 것들이 바로 내용보다는 껍질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요.속으로는 우리 것을 더욱 사랑하고 밖으로는 더욱 융통성 있는 태도를 갖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차관보=결국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국제화는 국제적인 모든 문제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개방국가」이자 동시에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문화국가」로의 지향입니다.그러기 위해선 공직자는 물론 국민 모두의 대외접촉 능력의 배양이 시급한 과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박교수=흔히들 이제 국경이 없어졌다고들 합니다.지난 UR협상에서 우리는 교섭및 언어능력,협상력등 여러가지 분야에서 배워야 할 점을 발견했습니다.역설적이지만 나를 지키기 위해선 나를 열어야 합니다.「보편적 가치를 위해 끊임없이 나를 여는 작업」,그게 국제화의 길이라는 생각입니다.
  • 첨단 통신망 구축… 정보 중추도시로/서울 난지도에 텔레포트 건설

    ◎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 자료 집적/세계 주요도시와 TV화상회의/올해안 세부계획확정… 98년까지 미래생활기지 마련 「서울 텔레포트」­정도 6백년의 새아침을 맞은 서울시가 국제화를 위해 추진중인 의욕적인 사업중의 하나다. 텔레포트란 말은 통신망을 통해 정보를 주고 받는 정보거점도시라는 뜻이다.전기통신과 항구의 영어단어를 합성해 만든 새로운 용어로 첨단통신망을 갖추고 세계각국의 유명도시와 정보를 교환하는 문명화된 도시를 이른다. 서울시는 동북아시아에서 서울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반드시 정보통신망이 잘 갖춰진 도시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맞춰 이 사업을 추진중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서울을 가운데 두고 북경과 일본등 3개도시를 잇는 축은 앞으로 아시아지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의 중요무대로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앞다퉈 내고 있다.또 이같은 전망이 아니더라도 다음 세기에서 우리나라가 세계무대의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이같은 시설은 필수불가결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집약된 의견이다. 시가 추진중인 서울 텔레포트의 건설예정지구는 마포구 상암동 난지도.시는 쓰레기 매립지로의 역할이 끝난 난지도에 이같은 첨단통신시설물을 확충한 전형적인 미래도시를 세운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마련,올해안으로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의미면에서 쓰레기라는 현대산업사회의 부산물을 파묻은 곳 위에 미래생활의 새로운 터전을 건설한다는 것은 아마도 금세기 최대의 희망이 깃든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시는 이곳에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착수하여 98년까지 쓰레기 매립과 관련된 부작용에 완전 대처 한다는 계획이다.이곳에 서울텔레포트가 세워지면 서울은 이제 명실공히 국제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세계에서 빠지지 않는 정보도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등 모든 면에서 축적된 자료와 정보가 모일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서울은 세계 그 어떤 도시들과도 어깨를 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미국내에는 50여개가 넘는 텔레포트가 곳곳에 세워져 있으며 유럽과 일본등 선진국에도 수도를 비롯한 대도시에 이와같은 개념을 가진 위성도시들이 건설돼 각종 정보를 주고 받거나 TV를 통한 화상회의를 여는등 먼거리를 뛰어넘는 정보 공유화시대를 만끽하고 있다. 텔레포트가 세워지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설과 첨단장비가 갖춰져야 한다.우선 국제·국내 원거리 통신이 가능하도록 통신위성 지구국이 세워져야 한다.우리도 이 시설은 갖춰놓고 있다.또 그 지역내에는 정보통신망을 구축해 다양한 컴퓨터·통신신호를 주고 받을수 있도록 해야한다.여기에는 광섬유를 이용한 통신망과 전자통신교환시설·CATV시설·원격검침및 안전관리시스템등이 포함되는,한마디로 말해 멀티미디어를 종합적으로 한곳에 집중시켜야 볼수 있다. 앞으로 세계의 도시는 컴퓨터정보망으로 연결된 정보공유화 도시가 될 것이 분명하며 또 정보는 공유할수록 부가가치가 더욱 높아진다는 점에서 이와같은 개념의 도시가 우리나라에도 세워진다는데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문화가 달리는 도로/이종철 국립민속박물관장(굄돌)

    하루의 고되고 축복된 일에 쉼표를 표시할 퇴근길 저녁의 버스 차창으로 보이는 자가용 행렬은 참으로 아름답다.진종일 열심히 일하며 생각하고 귀가하는 가장과 가족원은 따뜻한 가정의 식탁에서 하루의 피로를 녹일 것이다. 가정은 누구나 돌아가고픈 육체의 안식처요 영혼의 쉼터이다.가능하면 빨리 돌아가서 손발을 씻고 가족이 오손도손 모여 이야기도 하고 뉴스도 연속극도 볼 것을 생각하니 모두들 마음이 바쁜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바쁘다고 해서 야바위꾼들 마냥 난폭운전으로 끼어 들기를 하거나 다른차에게 심한 혐오감을 주는 운전행태 등은 아무래도 꼴 사나운 모습이다. 공적으로 바쁘지도 않은데 경광등 껌벅거리고 달리는 사이비경찰차,병원차,언론차,남의 생명을 담보하여 차선침범,음주운전을 일삼는 주당 전용차,폭주족의 최첨단을 달리는 거리의 불량배 오토바이,선팅한 차창밖으로 담배꽁초 버리는 운전자와 앞좌석에 맨발을 올려놓은 주인을 실은 얼빠진 외제차,바쁜 출퇴근 시간에 산보,물깃기,에어로빅노선을 달리는 주부들,비좁은 골목길과 한개차선을 완전차폐벽으로 만든 공사차,좁은 골목 소방도로에 점유가건물을 지은 지역 유지들 등등 참으로 대한민국의 교통문화는 아수라장이다. 도로는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만 빨리 달리게 만든 공공시설물은 아니다.도로위에는 항상 건전한 시민의식과 윤리규범,도덕이라는 최소한의 가치문화가 혈맥처럼 순환되어야 한다.야만인이 움직이는 흉기의 자동차가 아닌 교양있는 인간이 순행하는 문명의 꽃으로서 문화의 차가 달려야 세상이 살 맛이 난다. 이제 정부와 경찰과 도로탓만 하지말고 시민스스로가 거리의 명소를 만들고 교통도덕을 지키는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어야 할 때이다.이 모든 문제가 경찰과 행정력으로는 한계가 있다.건전한 문화시민으로서 긍지,도덕,예의규범을 지키는 문화적 자존심만이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한동안 소시민의 찬사를 받다가 흐지부지된 출퇴근 버스전용차선에 얌체동물처럼 함부로 끼어드는 위반차량이 늘고있다.경찰의 명예를 걸고 서민의 공적인 부도덕 중후군을 중벌로 다스리자.그 야만적 행동이 뿌리 뽑히고수도시민으로서 문화화 될때까지.
  • 단군릉/축조형태 고구려 양식

    ◎본사,북의 단군릉 발굴관련 보고문·논문 긴급입수… 최무장교수 분석/“김일성이 단군 실체인물로 찾아줬다” 주장/고고학자료까지 정치에 이용,주민을 기만 북한 사회과학원은 『단군의 무덤을 발굴했다』고 지난 10월2일 공표한데 이어 이와 관련한 『단군 및 고조선에 관한 학술발표회』를 같은달 12∼13일에 평양인민학습당에서 가졌다.서울신문은 그동안 단편적으로만 소개되었던 북한 사회과학원의 『단군릉 발굴 보고문』과 『단군 및 고조선에 관한 학술논문』을 긴급입수,생생한 사진과 함께 건국대 최무장교수(고고학)의 해제 및 북한의 단군릉 주장에 대한 고고학적 견해를 싣는다. 발굴 보고문에 따르면 이른바 단군릉은 평양시 강동군 강동읍에서 서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대박산의 기슭에 위치한다.릉은 돌로 쌓은 고구려 양식의 돌칸흙무덤(봉토석실묘)으로 반 지하에 축조한 주검칸(묘실)의 크기는 동서 2백73㎝,남북 2백76㎝,바닥에서 천장까지의 높이는 1백60㎝이다.벽체는 돌로 쌓은뒤 뚜껑을 덮었고 입구도 돌로 막았다.출토물은 남녀2인의 사람뼈로 모두 86개이며 이 가운데 단군으로 추정되는 남자의 키는 1백70㎝정도이다.이 뼈는 전자성공명법으로 측정 한 결과 지금부터 5011년 전이라는 수치가 나왔다.사람뼈 이외에는 금동왕관편 2점 및 토기편,관못 6개가 나왔고 무덤앞에는 단군릉이라 새긴 표식비와 화강암제의 상돌,무덤좌우에 돌사자가 각각 하나씩 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단군의 무덤이 고구려 무덤 양식으로 되어있는 것은 그 시기에 개축했기 때문』이라며 『고구려 사람들은 시조인 동명성왕과 함께 단군도 숭배했다』고 쓰고 있다. 『단군 및 고조선에 관한 학술발표회』에는 모두 15명의 학자가 나섰다.먼저 전영률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대한 수령님이 단군을 실체한 인물로 믿아주시었다…』는 식.이어 고고학연구소의 박진욱과 장우진 김고경이 차례로 나서 『장지연의 「위암문고」권7에 평안도 강동군의 서쪽에 단군묘가 있다고 분명히 기록되』면서 『이번에 나온 단군의 뼈는 북한에서 나온 신석기시대 이후 인골 가운데 가장 크며 이뼈를 사회과학원의 전자상자성공명연대측정장치로 누적선량을 각각 30번과 24번 측정한 결과 50 11년이 산출됐다』는 주장을 폈다. 다음은 고조선이 뛰어난 문화를 지니고 있었으며 그 중심지는 평양이었다는 주장이 주류를 이룬다.김일성종합대학의 현명오는 『첫 문명국가인 고조선의 도읍지는 바로 평양』이라며 『건국연대는 절대연대로 5011년,즉 기원전 3천년대 초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이번 발표와 연관시키고 있다.또 고고학연구소의 석광준과 언어연구소의 유열은 『평양은 고대문화의 중심지로 단군조선 시기부터 「심지글자」라는 민족글자를 가졌었다』고 주장했다. 이 학술발표회는 역사연구소의 조대일과 손영정이 나서 『평양의 단군사당과 강화도 마니산 첨성단등지의 단군숭배와 관련된 의례는 오랜 풍습이었다』면서 『조선은 단군이 고조선을 세운 이후 반만년동안 하나의 핏줄로 이어왔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종합하면 보고문에 이어 무려 15명에 이르는 학자들의 발표내용은 한결같이 너무 정치적이고 유치하다.위에 인용한 내용은 발표의 핵심적인 내용을 거의 담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독자들의 냉정한 판단을 바란다. 필자는 북한학자들이 주장하는 「단군릉」을 고구려무덤으로 본다. 북한학자 자신들도 무덤자체는 고구려 양식의 돌칸흙무덤으로 개축되었고 벽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면서 그 안의 사자는 지금부터 50 11년전 묻혔고,바로 단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무덤의 축조형태는 완전히 고구려 양식이다.출토유물중 금동관편과 관못6개는 무엇을 말하는가.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으로 금속을 사용한 나일강 유역의 이집트문명이 기원전 3천5백년,인도의 인더스문명이 기원전 2천5백년,중국의 황하유역의 상문명이 기원전 1천5백년이라는 사실은 세계가 주지하는 바이다. 고고학은 역사의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고 없는 부분을 보충하며,더 나아가 인류의 기원을 찾는 학문이다.북한은 그러나 「단군릉」에서 보듯 아직도 고고학적 자료를 정치에 이용하여 북한주민을 기만하고 「위대한 수령」을 찬양하는데 열중하고 있다.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이른바「단군릉」도 그 자체로 고구려의 유적으로는 대단히 큰 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믿어진다.필자는 북한학계가 이러한 왜곡이나 과장에서 벗어나 정도를 걷는다면 이제부터라도 민족사의 빛나는 성과를 거둘수 있게 될것으로 확신한다.
  • 김정숙 고향 함북 회령에 도서관 건립(북한 이모저모)

    ◎평양 「성북 약수」,위궤양 등 치료에 효험 ○김정일 지시로 4층 규모 ○…북한은 김정숙의 출생 76주를 맞아 김정숙의 고향인 회령에 도서관을 새로 건립,24일 현지에서 개관식을 가졌다고 중앙방송이 25일 보도. 30만부의 장서능력을 가진 이 도서관은 4층 규모로 「김일성혁명사상학습실」「김정일혁명사상학습실」「김정숙혁명사상학습실」이 각각 별도로 되어 있으며 사회과학·자연과학열람실을 비롯해 어문별·사상별·지식수준별로 열람실을 따로 두고 있다고. 한편 김정일은 이 도서관 건립을 지시한 것은 물론 지난 11월30일 도서관 준공보고를 받고 이 곳을 「인민도서관」으로 명명했는데 24일 현지에서 거행된 개관식에는 김정일의 친필로 된 간판 제막식도 있었다. ○개발 1년만에 큰 인기 ○…평양 모란봉구역 성북동에서 나오는 「성북약수」가 최근 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북한정부지관지 민주조선 최근호에 따르면 「성북약수」는 개발된지 채 1년이 안되는데 이 약수를 마신 사람들은 한결같이 식욕이 놀라울 정도로 왕성해지고 소화가 잘되며 종아리와 허벅지,팔 등에 종전보다 더 많은 힘이 생겨났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인기가 높아져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것. 「성북약수」는 위·십이지장궤양 만성위염 만성소대장염 방광염 동맥경화 고혈압 뇌혈전 변비 등 질병치료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계화 가정」 날로 증가 ○…북한은 지난 78년부터 각지 농가와 작업반을 대상으로 전개해온 「기계화가정운동」에 의해 지난 15년동안 가족구성원 전원이 농기계를 다룰 수 있는 「기계화가정」이 1천여가구로 늘어났다고 조총련기관지 「조선신보」최근호가 보도. 「기계화가정운동」은 지난 78년 1월 김일성이 전국농업대회에서 일가족 9명이 모두 트랙터 운전수가 된 황남 용연군종합농장의 박정국·정연화가정을 농촌기계화의 모범적 사례로 들어 전체 농가에 이를 따라배울 것을 지시하면서 본격적으로 확산됐는데 황남 신천군 화산협동농장 유언석가정(15명이 트랙터운전수)을 비롯해 최근까지 1천여가구가 기계화가정이 됐다는 것. ○“평양은 민족성지” 주장 ○…북한은 21일 평양이 『우리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의 시원이 열린 민족의 성지』라고 주장. 북한은 중앙방송 논단프로에서 『평양은 인류 발상지의 하나이고 조선사람의 발상지이며 우리 민족사에서 첫 계급국가(고조선)가 성립되어서 번성한 고대문명의 시원지인 동시에 대대로 도읍지로 번영해온 조선민족문화 발전의 중심지』라며 그같이 말했다. 이 방송은 이어 『평양은 온 세계가 우러르는 혁명의 성지로 빛을 뿌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온 겨레의 마음이 달려오는 민족의 성지로 자랑을 떨치고 있다』고 강조. ○「모범보건군」 2곳 지정 ○…북한은 최근 중앙인민위 정령을 발표,당의 보건정책 관철에 모범을 보였다는 이유로 평북 향산군과 함북 어낭군에 「모범보건군」칭호를 수여했다고 중앙방송이 최근 보도.
  • 대장경 전산화(외언내언)

    지난달 합천 해인사에서 조계종 성철종정이 입적했을때 불자들간에는 이런 소문이 돌았었다.『해인사에서 보관하고 있는 8만대장경 경판이 6백년만의 첫 서울 나들이를 했기때문』이라고.물론 우연의 일치겠지만 성철스님이 열반하기 바로 전날 8만1천2백58장에 달하는 대장경 경판중 3장이 서울에서 열릴 「책문화 특별전」에 전시되기 위해 해인사를 떠났던 것이다. 8만대장경의 탄생부터가 불력의 염원과 깊은 관련을 갖는다.고려 현종때의 초조대장경과 의천의 속장경이 모두 몽고의 병화에 불타버린뒤 세번째로 고종24년(1237년)에 착수해 15년만에 완성된 것이 오늘의 8만대장경.부처님의 힘을 빌려 몽고의 침략을 물리치겠다는 국가적 원력이 담겨져 있었다. 제작당시 여러나라의 불경을 집대성,그 규모의 방대함에 있어 세계최대·유일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8만대장경판은 우리나라 목판인쇄의 최고걸작품으로 꼽히고 있다.한자 한자에 쏟은 정성이 얼마나 지극했는지 5천2백여만자중에 단 한 글자의 오자가 없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종교적으로는 신앙의대상이고 문화적으로는 귀중한 인쇄문화재인 8만대장경이 20세기 문명의 총아인 컴퓨터에 수록된다고 한다.해인사 대장경연구소에서 착수한 전산화작업은 키 보드입력과 영상입력의 두가지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시기에 따라 영상입력된 경판과 실제 경판을 비교함으로써 원판의 훼손여부를 찾아낼수 있다. 가장 큰 이점은 컴퓨터를 통한 경전의 확대·보급이다.대장경의 전산화는 「경전의 공개」를 의미한다.한역대장경입력은 이미 중국·대만·일본·미국에서도 시작했다고 한다.20세기 첨단과학과 불교의 만남은 아직은 생소하게 여겨진다.그러나 새로운 「전자시대의 대장경」편찬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97년까지는 대장경판 전산화 입력이 완료될 것이라고 한다. 경판 보존관리에도 크게 도움이 될것 같다.
  • 산소같은 신용/안공혁 신용보증기금 이사장(굄돌)

    수사적인 정의를 내리기 좋아하는 학자들은 신용을 일컬어 「장래의 어느 시점에서 그 대가를 지불할 것을 약속하고 현재의 경제적 가치를 획득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하곤 한다. 신용의 영문표기인 「Credit」가 단지 「민는다」라는 뜻의 라틴어 「Credre」에서 유래된 것을 생각하면 쉽고 가깝게 느껴지는 말을 굳이 어렵고 거리감을 주는 수사로 꾸며놓은 이들의 행위가 부질없는 도로는 아니었는가 싶다. 본래의 참뜻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라도 신용이 은행과 같은 공공 금융기관이 부여하는 공신력의 산물만을 지칭하는 말로 인식되지 말았으면 한다.말그대로 사람들 서로간의 순수한 믿음을 나타내는 본질적 덕목의 하나로서 경제활동에서는 물론 생활환경 곳곳의 저변으로 마치 산소와 같이 융화되어 충만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인류의 역사를 거슬러 더듬어 보더라도,이미 고대원시사회에서부터 곡식,가축 등의 물물교환형태로 상호신뢰에 기초한 거래가 시작되었고,이는 수세기후 상품·용역의 교환과 소비시장의 확대에 따른 교환매체의 불가피한 필요와 더불어 신용거래의 초기형태로 발전되었다. 세계최고의 함무라비법전에는 「채무불이행시 상인은 보증인중 1인을 압류할 수 있다」는 인적보증,우리나라의 삼국사기,해동역사에는 삼국시대 이전의 사인간 대차관습등 신용거래에 관한 사실들이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장구한 세월동안 인류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진화해 온 신용제도는 오늘날 미국·유럽등 선진제국의 경제적 번영을 가져온 밑거름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국가신용에서 소비자신용에 이르는 다양한 형태로 인류가 생존을 영위하고 미래의 진보를 추구함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가치와 효용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무한하다는 이유때문에 평소에 그 중요성이 망각되고 있는 산소와 같이,필요하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는 크나큰 착각속에서 신용을 소홀히 여기며 살아가는 우인들이 적지않아 안타깝다.인간의 무관심과 방치에 따른 대기오염으로 산소의 훼손이 심화되고 있듯이 신용의 질도 날로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그나마 산소의 양은 거의 무한하기라도 하지만,신용은 너무나 유한한 희소재이지 않은가.
  • 겨울방학/연말연시/“가족과 함께”… 즐거운 나들이

    ◎롯데월드/산타행렬·춤잔치·콘서트 등 마련/서울랜드/하얀데이트등 낭만프로 가볼만 과천 서울랜드등 서울 인근의 위락시설들이 각급 학교의 겨울방학과 성탄절·연말연시를 맞아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이들 위락시설은 거리가 멀고 붐비는 관광지를 피해 가까운 당일코스로 하루를 즐기려는 가족이나 연인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이런 곳들에서 준비하고 있는 특별행사들을 알아본다. ◇롯데월드=성탄절전야인 24일과 한해를 마감하는 날인 31일은 개장시간이 자정까지 연장된다. 어드벤처에서는 매일 하오 두차례씩 산타할아버지와 눈의 여왕·눈사람등이 꾸미는 크리스마스 산타퍼레이드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또 가든스테이지에서는 캐릭터뮤지컬이 공연되고 매직트리앞에서는 여성산타 마칭밴드의 캐럴송 연주에 맞춰 캐릭터등과 관객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한마당 춤잔치가 벌어진다.또 30일까지 매일 하오7시에는 가든 스테이지 특별무대에서 댄싱시범·신데렐라 콘테스트·디스코 경연대회가 계속된다. 24일 하오에는 빙상시범과 인기가수김원준의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이어진다.31일 하오10시30분부터는 송년 특별행사로 어드벤처의 모든 공연팀과 인기가수가 함께하는 특별공연인 「아듀93,카운트다운 94」및 실내 불꽃놀이가 벌어진다. ◇용인자연농원=24일은 밤12시까지 개장시간이 연장됨에 따라 눈썰매장등 각종 놀이시설도 자정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눈썰매장에서는 코믹 마임쇼와 디스코페스티벌에 이어 자정에는 불꽃놀이축제가 화려하게 펼쳐져 전야제행사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24·25일 4차례에 걸쳐 30인조 브라스밴드와 동물산타「파미 랜디」가 펼치는 성탄퍼레이드가 성대하게 벌어진다.또 눈썰매와 잉카·마야문명전 관람,놀이시설 4종및 중식을 포함한 특별상품이 청소년 1만6백원,어린이 9천5백원이다. ◇서울랜드=24일부터 1월2일까지 현재보다 3시간늘려 하오 9시까지 야간개장한다.20∼30대 젊은층을 대상으로한 「햐얀 데이트코스」를 개발,놀이시설 4종및 식사이용권,통나무무대에서 열리는 쇼­하얀데이트 참가,현대미술관 관람을 패키지로 엮었다.요금은 9천원. 또 가족단위 관람객및 겨울방학을 맞은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특별할인상품을 마련,자유이용권과 기념품을 포함헤어른 1만2천원·청소년 1만원·어린이 7천원이다.이와함께 청소년을 위한 학습관람및 졸업여행코스등의 상품이 준비돼있다.
  • UR 충격 극복을/이종철 국립민속박물관장(굄돌)

    세상이 온통 쌀시장 개방으로 어수선하다.1백26만가구 5백70만 농민의 생업권이 달린 문제일 뿐더러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뿌리깊은 국민적 정서까지 얽혀 있어 쉽게 풀릴 수 없는 난제중의 난제이다. 그러나 이 와중에서 느끼는 것은 일부 철딱서니 없는 신문이 주먹만한 활자크기로 불난데 부채질하고 과격 충동을 유발하는 듯한 비겁함을 보인 제목들이다. 「속고 또 속아」「쌀 사수」니 하는 겉과 속이 다른 이중성 표제를 들고 나왔다.신문을 경영하고 만드는 창조적 신문쟁이들과 일부 국민들은 「겉으론 반대,속으론 불가피」를 일찍이 예견하였을 것이다.차라리 화장하고 분바른 명분보다는 짚멍석에 질퍽앉아 대안을 강구하고 변화에 대한 대응전략으로 국민의 아픔을 달래주어야 했다. 관리와 정치인은 어떠했는가.그 해박한 지식과 경륜을 가지고 쌀시장 개방이 가져올 파국을 준비했던가.관세,비관세,무역장벽을 완화,철폐하고 자유무역체제를 구축하자는 결의인 우루과이라운드가 불러올 전대미문의 지진과 과학기술,무역,문화,지적소유권,예술문화등의 개방에 따른 정책대안을 만드는데 얼마나 고민했던가. 국민으로부터 돌팔매를 맞을 각오를 하고 국제정치의 냉혹함과 수출타격에 따른 제3의 원유파동에 대하여 사전설득과 이해를 구하는 일에 악역을 역할분담하며 몸과 마음을 던져 뛰어 들어보았던가.무책이 상책이듯이 입다물고 있거나 공염불 같은 절대불가를 앵무새처럼 외치다 민주의 씨앗을 뿌린 문민정부로서 국민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는 정부에 찬물을 끼얹는 방해꾼 노릇을 하고 있지 않는가 필자를 포함하여 모두가 겸허히 반성해야 한다. 주사위는 던져졌다.우월한 힘을 가진 상대가 있는 협상에서 대선공약인들 무슨 힘이 있겠는가.오직 국민적 힘을 업고 국민모두가 냉엄한 국제경제 세계에 뛰어 들 수 밖에 없다.동일한 역사적 전쟁의 경험,전통적 배달문화,단일언어를 가진 민족문화를 가진 위대한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국민모두가 이 아픔을 분담해서 극복하는 마음을 다질 때이다.우리는 최근 1백년간 과거 조상들이 살았던 6천년의 문화에 문명적 폭풍을 일으키는 대변동을 시험받고 있다.언어,생활양식,생각 등 문화체계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60세기 간직한 고유한 역사적 문화적 분위기가 퇴색되는 민족문화정서,동질성 파괴,인간타락의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 덴마크는 독일에서 30분,소련에서 1시간30분이면 히틀러,스탈린이 무력으로 전국토를 정복할 수 있는 국가이지만 그들은 어떠한 힘도 단결된 국민정신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 국가 이미지(외언내언)

    기독교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이들은 그것이 서구열강의 팽창주의를 도운 선봉자 역할을 했다고 비판한다.「선교사를 앞세운 군대」에 짓밟힌 경험이 있는 아시아·아프리카 민족주의자들의 피해의식이다. 변화하는 국제환경속에서 오늘의 선교사는 「국가이미지(문화)」로,군대는 「상품」으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그래서 『국제문제는 일차적으로 문화적이고 철학적』(즈비그뉴 브레진스키)이라거나 『문명간의 갈등이 미래의 국제갈등에 있어 지배적인 원인이 될 것』(새무얼 헌팅턴)이라는 등의 언급이 가능해진다. 미국·영국·일본의 적극적인 해외홍보활동은 그런 점에서 시사적이다.7천명이 넘는 해외홍보요원과 1백28개국에 2백5개의 지부를 가지고 있는 미국 해외공보처(USIA)는 대통령 직속의 독립기관으로 그 최고책임자는 국가안전보장위원회에 CIA국장 및 합참의장과 같은 자격으로 참석한다.영국은 『문화·예술교류분야에서 1파운드의 해외투자는 4파운드의 직접효과를 거둔다』는 논리 아래 문화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일본은 외국의 여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학계와 싱크 탱크에 거액의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의 대외이미지와 수출경쟁력」이란 세미나가 열려 『수출경쟁력을 높이려면 국가의 대외이미지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우리 수출상품이 해외시장에서 제값보다 최고 30%나 싸게 팔리는 반면 일본 상품은 30%나 더 비싸게 팔리는 현상을 대외이미지 개선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상품이 제값을 못 받는 것은 국가이미지 홍보 빈약 탓도 있지만 직접적인 상품홍보부재에도 그 원인이 있다.세계 13위 교역국인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광고비는 국내광고비의 10분의 1,외국경쟁업체의 2∼3%에 불과하다. 분산된 해외홍보역량의 결집,민관의 종합적 홍보체제구축등 국제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국가 홍보전략이 수립되어야 할 시점이다.
  • 살인누명의 억울한 옥살이(사설)

    살인누명 경관의 억울한 옥살이 보도는 기사를 읽기만도 고통스럽다.당사자가 민간도 아닌 경찰관으로서,동료인 검·경 및 재판부에 의해 살인범으로 몰리고 중형까지 받아 복역을 하다가 우연한 진범용의자의 출현으로 구속취소가 되었다는 사실은 수사상 있을 수 있는 일일지 모르나 당하는 사람은 기가 찰 일이다.더욱 놀라운것은 진범이 나타났음에도 이를 덮어두려 했을뿐 아니라,기소검사의 해명이 단지 자백내용이 완벽했다는 것 뿐이라는 점이다.하나의 사건을 너무 크게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을지 모르나 그냥 넘어 갈수는 없는 사안이다. 범죄수사와 인권의 문제는 사실상 인권적이 아닐 소지를 적지 않게 갖고 있다.실질적으로 말해 범죄수사는 그 궁극적 목표가 범인을 검거하여 유죄판결을 얻어 내는 것이다.따라서 수사담당자에게서는 이론적으로 설명되는 적법절차의 구체적 내용들이 수사의 목적달성을 지연시키거나 방해하는 요소로 받아들여 질수가 있는 것이다.공개적이기보다는 밀행적이고,순서적이기보다는 비단계적 중복적 활동이며,범인과의관계에서 양방적이기보다는 일방적 입장이 되는 것을 부인하긴 어렵다. 그러므로 범인의 검거라는 가치와 국민의 기본권보장이라는 가치가 늘 긴장과 갈등을 갖게 되는 것이 수사의 괴로움일 수는 있다.그렇다해도 이속에서 인권을 지켜가는 것은 결국 또다른 제도적 규칙들의 강화를 통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수사관 자신들의 개별적인 인권의식에 의해서만 실현되는 것이라고 할수 있다.그런데 이번 사건은 동료에 의해 자백까지 만들어졌다는 무리함과 허점까지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수사경찰의 인권의식을 조사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최근 자료가 있다.피의자권리의 실질적 보장에 대해 대부분이 동의하지만 16.2%는 이를 부정하고 있다.피의자권리 보장의 상대적인정 정도에서도 유의할만한 부분이 있다.죄질이 흉악한 범죄자에 대해서는 법률상의 권리를 다소 제한해도 무방하다에 75.2%가,어느정도 고통을 가해도 무방하다에 62.3%가 동의하고 있다.현대사회속에서,특히 전망과 예측이 불가능한 고도의 기술정보사회에서 범죄수사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현실에서 보면 우리 수사의식의 인권관은 대단한 딜레마를 갖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기이하게도 이 사건을 우리는 제45회 인권의 날 기념식과 함께 마주했다.대한변협회장은 과학문명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인간의 생명과 가치가 경시되는 등 인간소외,인간상실의 시대를 맞고 있다고 지적하고,인격의 존귀함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강조했다.세계적으로도 이제 남아 있는 마지막 선진의 과제는 진정한 인권의 수립일 것이다.힘이 들더라도 인권의 보장을 통한 법질서의 확립에 진력해야 할 때이다.
  • 태국:하/도농빈부차 “안보차원 해소”(세계의 개혁현장:42)

    ◎96년까지 전국 21곳 산업공단 조성/“사회조화” 기치… 지역 균형발전에 박차 21세기 경제대국으로의 부상을 꿈꾸고 있는 태국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지역 불균형이다. 50층이 넘는 빌딩들이 활기차게 들어서고 있고 BMW,메르세데스 등 고급승용차가 홍수를 이루고 있으며 초호화판 호텔과 백화점들이 빽빽히 들어선 방콕 시가지 일대는 풍요와 번영의 상징처럼 보인다. 그러나 북동부나 남부 지역을 가보면 전연 다른 세계를 접하게 된다.전적으로 몬순에 의지하는 영세농민들의 비참한 생활모습은 물론 문명의 혜택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듯이 살고 있는 주민들을 만나기가 어렵지 않은 것도 태국의 현실이다. 추안 리크파이 총리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혁정책의 3대 기조 가운데 「사회적 조화」 항목이 들어가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실제로 태국의 극심한 지역적 부의 격차는 농촌인구의 심한 이동현상을 초래,사회적·정치적 불안의 요인이 되고 있다.농민들이 추수기나 파종기를 제외하고는 방콕등 대도시로 몰려들기때문에 일년중 8∼9개월씩 농촌이 공동화 돼있다는 것이다.이 문제는 국가안보적 차원에서도 논의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이같은 현상은 각 지역별 GDP 성장률의 차이에서도 뒷받침되고 있다.전국을 지리적 편의로 5개 지역으로 구분,최근 3년간 성장률을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전국 평균치인 10%를 상회하는 곳은 남동부지역과 중부지역 두곳 뿐이고 북부·남부·북동부지역등은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돼있다. 가장 높은 곳은 공단과 산업시설등이 밀집돼 있는 남동부지역으로 17%를 상회하고 있다.다음은 방콕을 끼고 있는 중부지역으로 12%를 기록하고 있다.그러나 미얀마와 말레이시아를 경계로 하고 있는 긴 반도 부분인 남부지역은 8%,라오스 캄보디아와 접하고 있는 북동지역은 6%,미얀마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북부지역은 5%등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태국정부가 이들 각 지역의 격차 해소를 위해 집중적으로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산업공단의 건설이다.공장유치를 위해 각종 산업기반시설은 물론 세제등 파격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이들 공단은 현재 모두 16개.이 가운데 4개가 올해 오픈될 정도로 추안정부는 공단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94년에 2곳,95년에 1곳,96년에 2곳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7차 국가경제사회개발계획이 완료되는 96년 말에는 전국적으로 21개의 공단이 조성된다.또한 타당성 조사등 연구단계에 있는 공단은 남부에 9곳,북부에 5곳,북동과 중부에 각각 4곳,동남부에 1곳등 23곳에 달하고 있다. 태국 국립산업공단 이사장 솜체트 티나퐁박사(44)는 『현재 태국 경제개발의 가장 큰 취약점은 개발과 분배가 전혀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하고 『방콕지역의 경우 제일 낮은 곳과 비교,9배까지의 소득 격차를 내고 있다』고 실례를 들었다. 솜체트박사는 또 『우리의 산업공단은 새로운 가치창조를 추구하고 있는 전략적 생산기지로서 국가의 전체적인 경제성장과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태국의 경제사회개혁은 타이국민당 사회행동당 시민당등 3개정당의 연립정부로 출범한 추안정부가 얼마나정치적 안정을 지속해나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태국의 개혁을 보는 공통된 시각이다. 한편 지난달 방콕에서 타마사트대 동아시아연구소 주최로 열린 바 있는 「태국에서의 한국의 역할」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우타이 핌차이폰 상무장관은 『태국은 총수출의 60%이상을 차지해오던 미국 일본 유럽의 3대시장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새로이 아시아 시장의 개척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한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동남아에 눈을 돌려 태국과 같은 훌륭한 입지를 적극 활용할 때 양국의 경제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게될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한국의 개혁을 언급하며 『양국이 개혁의 경험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 올바른 주도 안내서/「… 주객은 술과 싸우지 않는다」 출간

    ◎주역전문가 김승호씨 주역통해 술의미 통찰/“술은 불과 같은것… 조심스럽게 마실것” 권유 먼 옛날 선의 경지에 서있던 술과 술꾼은 갈수록 세상의 법도를 어지럽히는 난폭자의 위치로 떨어져가고 있다.누가 주도에 대해 일가견을 늘어놓아도 술꾼의 자기변명 쯤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이런 때 술에 관한 경전,즉 「주경」으로의 자리매김을 겨냥한다는 거창한 목표를 세운 한권의 책이 나왔다.제목하여 「물고기는 물과 싸우지 않고 주객은 술과 싸우지 않는다」(동반인간).이 책을 쓴 김승호씨는 현재 문화일보에 「소설 주역」을 연재하고 있는 동양철학,특히 주역의 전문가이다. 『19세에 처음 술을 접했을때 10여명의 친구들이 모두 몸을 가누지 못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술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뒤 수십년이나 지나 동양의 신비한 학문인 주역을 통해서 겨우 술의 의미를 깨닫게 됐다』는 김씨의 농담같은 진담으로 이 책은 시작된다. 김씨는 술을 동양철학의 경전을 바탕으로 음양의 이치를 동원해 상징적으로 해석한다. 이를테면 술먹는 행위는 주역으로 표현하면 「지천태」괘로 최상의 상서로운 조화를 뜻한다고 한다.따라서 우주만물의 원리가 뜻하듯 술먹는 것은 군자가 생을 기르고 천지운행의 절도와 합하는 엄숙한 행위라는 것이다.그러므로 두손으로 술병을 기울여 따르는 것은 하늘의 기운을 내리는 것이고,공손히 잔을 받는 것은 음 기운의 상승과 교차를 뜻해 『언제 술한잔 하지』라는 인삿말에는 하늘의 양기운을 통해 상대의 삶을 축복한다는 깊은 뜻이 숨겨져있다는 주장이다. 이 책의 많은 부분은 그러나 동양고전의 철학적 해석이라기 보다는 술꾼이라면 누구나 술자리에서 한번쯤 떠벌렸음직한 구절이 상당수다. 「술 마시는 일은 가까이는 자기자신을 돕고 멀리는 천하를 이익케 한다」거나 「사람이 말로써 많은 뜻을 전하고 그 정을 합한다 하더라도 술만큼은 같지못하다」,혹은 공자의 가르침에서 「말」을 「술」로 슬쩍 바꾼 「술을 권하지 않을 사람에게 술을 권하는 것은 술을 잃어 버리는 것이요,술을 권할 사람에게 권하지 않는 것은 사람을 잃어 버리는 것이다」등이 그렇다.그러나 기본적으로 「물고기는…」은 술 마시기를 장려하는 책이 아니다.오히려 올바르게 술마시기를 가르치며 정신상태가 허약한 사람은 술을 먹지 말 것을 권한다. 그는 「술은 불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한다.위험하지만 잘 사용해 인류문명의 꽃을 피운 불처럼 술도 조심스럽게 다루면 인간의 격이 높아지고 문화와 정신을 크게 높일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그렇게 높은 경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책을 모두 읽으면 일단 전통적인 주도는 마스터하는 셈이 된다.
  • 이어령 전장관 회갑잔치 “전통예술 한마당”

    ◎가야금·판소리·사물놀이 등 어우러져 축하/이대제자 41명이 쓴 회고담 등 책 4권 봉정도 이어령 전문화부장관이 화갑을 맞았다.이전장관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의 나이가 이제야 육십인가』하고 되물을 것이다.대학교수로,문학평론가로,신문사 논설위원으로,출판인으로,소설가로,장관을 지낸 행정가로,문명비판가로 그의 이름을 너무 오래전부터 자주 들어온 탓이다.그러나 육신의 나이에 반해 그는 아직도 창창하기만 하다. 「계유년생 바람닭」 이전장관의 화갑연이 3일 하오3시부터 서울 중구 필동 한국의 집에서 그가 23년동안 몸담은 이화여대제자와 정·관계인사,문화계인사,문인등 그를 흠모하는 각계사람 4백50여명이 모인 가운데 큰잔치로 치러졌다. 이날 화갑연은 지난89년12월 갑작스런 초대 문화부장관직 수락에 따라 교수직을 떠난지 4년만의 「마지막수업」이 치러진다는 언론보도때문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지만 정작 주인공은 『환갑날은 하루 쉬어야지 무슨 강연인가.망년회에 온 기분으로 즐겨달라』고 그답지 않은 짧은 답사로 끝내 아쉬움을 안겨줬다.그러나 이전장관은 미리 준비한 「별의 관측자가 아니라 별을 만드는 사람이 되자­윤동주의 서시 구조분석과 글을 쓰는 의미」란 제목의 강의록유인물을 통해 『진정한 시인에겐 환갑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마지막수업」에 갈음하는 여운을 남겼다. 이날 잔치는 황병기의 가야금연주,이매방의 승무,안숙선의 판소리,김덕수패의 사물놀이등 정상급 국악인이 출연해 우리의 전통가락과 춤사위를 선사,식장을 발디딜 틈없이 꽉채운 참석자들의 흥을 돋웠다.이어 이화여대 국문과 제자 41명이 쓴 스승 이어령에 대한 회고담 「영원한 기억속의 작은 이야기」와 제자 학자 31명이 쓴 논문 「구조와 분석」 시편과 소설편 각1권씩,세계적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에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에 이르기까지 64명의 각계인사들이 쓴 「64가지 만남의 방식」등 무려 1백30명의 필자가 총동원된 책 4권이 봉정됐다. 『사적인 회갑연은 싫다』면서 화갑연을 극구 사양했지만 부인 강인숙교수(건국대 국문과)와 함께 인간문화재 황혜성씨가 정성들여 마련한 전통회갑상에 앉아 두 아들이 올리는 술잔을 받는 그의 모습에서 참석자들은 바람이 불지 않아도 끊임없이 돌아가는 바람개비하나를 느꼈을 것이다.
  • 자주문화로 국제화 열자/김정열 문화부장(데스크시각)

    요즘 문화계 일각에서 몇가지 고무적인 현상이 일고있다.얼마전 「서편제」가 상해영화제에서 감독및 여우상을 동시에 수상함으로써 한국영화의 예술성을 세계적으로 공인받은바 있지만 이번에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세계 20개 국제영화제에서 줄줄이 초청,상영케 됐다고 한다 ○각국서 우수성 인정 또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93퐁피두 한국영화제」에서 우리영화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찬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이 영화제에서 상영중인 몇몇 작품은 유럽권 수출상담이 진행중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한국영화의 예술성과 산업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는 이 「영화사건」은 침체된 한국영화계에 활력과 가능성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영화 뿐이 아니다.TV역사드라마「삼국기」 전52부작이 중국에 처녀수출되었으며 만화영화「꿈돌이」는 미국·영국·프랑스 등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이다.제한된 숫자이긴 하지만 세계 유수의 국제미술행사인 「파리 살롱 도톤느」와 「런던 테이트 겔러리」잔치에 국내화가들이 초청받아 한국의 문화역량을 뽐내기도했다.오랜 산고 끝에 한 미술사학자가 미국에서 영문책자로 출간한 「18세기 한국미술」이 그간 한국을 업수이 여기던 미국언론계와 학계의 시각을 바꿔놓고 있다.프랑스 바스티유 오페라극장의 음악감독으로 활동중인 정명훈씨와 카라얀으로부터 『신이 내린 목소리』란 격찬을 받은 소프라노 조수미씨의 국제적 성가는 새삼 거론할 나위도 없이 확고하다. 이같은 일련의 모습은 우리문화의 세계성의 획득,한걸음 더 나아가 세계속에 한국문화가 자리잡아 당당히 어깨를 겨룰수 있는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것 이랄수 있다.그러나 여전히 안타까운 것은 세계속에 한국을 심는 이와같은 문화인력들이 아직은 그 수가 미미해 손가락에 셀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유구한 역사와 문화전통을 지녔으면서도 오늘을 살고있는 우리 모두의 문화적 인식과 기반이 폭넓게 성숙되지 못한 까닭이다.「선진대열 진입을 위한 경제제일주의」로 우리는 지난 몇십년동안 문화실조를 자초하며 살아온 것이 그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특히 국가의 발전전략이 서구산업문명을 모방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전통적 가치마저 잃어온 것이 저간의 실정이다. ○전통 실종현상 심각 우리가 지금 어떤 모양인가를 한번 살펴보자. TV를 보면 온통 국적불명의 CF와 쇼프로가 판을 친다.무용수들의 자극적인 옷차림이며 격렬한 몸짓에 이르면 도대체 우리가 어느 나라에 와 있는지 가늠하기 조차 어렵다.한국적 윤리의 틀과는 거리가 먼 외도소재의 드라마가 경쟁적으로 합라화되고 있으며 일본에서 흘러 들어온 노래방에는 청소년과 직장인들로 목하 성업중이다.카페와 피자집은 더 이상 대학가 주변의 전유업이 아니다.주택가 깊숙이 파들고 있다. 또 백화점마다 진열돼있는 외제화장품과 의류점에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분주하기만 하다.올해들어 이를 수입하는데만도 3억1천5백만달러를 써버렸다고 한다.김치 없이는 살아도 햄버거와 콜라 없이는 살지 못하겠다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으며 젓가락 보다는 포크를 즐겨 쓰는 어린이도 자주 눈에 띈다.외래문화가 우리의 고유문화를 잠식,문화의 주체성을 희석시키는 현상은 의·식·주 모든 분야에 넓게 번지고 있다.전통의 심각한 실종 현상이다.무분별한 외래문화의 유입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그러나 그 정도가 심해 전통문화의 공동화마저 우려된다. ○우리얼 잃지 말아야 우리가 가야할 국제화의 길은 이래가지고는 열리지 않는다.국제화는 세계속의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일에 다름 아니다.따라서 국제화의 길을 여는 첫걸음은 남의 것을 맹목적으로 숭상하고 따르기 보다는 자기 것에 대한 애정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배타적·폐쇄적 자족문화로서의 전통고집이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얼과 모습을 잃지않고 세계와 융화하고 우뚝 설수 있는 자주문화를 먼저 꽃피우자는 것이다.그것은 일부 문화예술인들의 노력과 역량만으로는 불가능하다.우리 모두가 그 대열에 서도록 해야 한다.
  • “아태중심국”지위만큼 베풀때/나카노 미노루(해외석학 3인의 조언)

    ◎한국의 국제화 선진화/부의 국제적 공정배분에 적극 참여 기대 미증유의 정치변혁의 와중에 동서냉전의 종언이 선언된 금세기말의 세계에서는 국경을 초월한 모든 국가간의 교류와 상호의존이 가속도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오늘의 한국은 적어도 두가지의 특수한 조건하에 놓여 있다.하나는 냉전기의 구조적 모순이 아직도 한반도에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다른 하나는 냉전후 세계가 마치 「판도라 상자」의 뚜껑를 열어놓은 것과 같이 다양한 민족,종교,지역분쟁이 일거에 분출하고 있는 혼돈의 상황에서 한국이 발전을 계속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현실이다. 한국이 처해 있는 이러한 외부적 조건은 식민지지배를 기초로 발전한 미국및 유럽과 냉전구조라는 「안정」을 배경으로 오로지 경제발전에 전념해온 일본과 비교할때 매우 어려운 특수조건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은 또 역사적으로 볼때도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는 어려운 위치에 놓여 있으며 더욱이 냉전의 긴장 한가운데 위치한 것은 반도국가라는 지리적 위치로부터 오는 「불행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세계 굴지의 역사,전통문화와 함께 민족과 언어의 단일성을 유지해오며 부족한 자원과 전체 국가예산 대비 30%라는 높은 국방비를 부담하면서도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은 세계사에서도 드문 하나의 발전 모델이라 할 수 있다.이는 한국민의 일체감과 근면·진취적 특성에 의해 이룩된 자랑할 만한 업적이기도 하다. ▷대외정책방향◁ 한국은 스스로를 「우리」라고 표현하는 응집력이 강한 사회다.한국의 이러한 응집력이 경제발전에 투입될 경우 경제성장에 더욱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응집력이 정치·군사면으로 모아질 때는 배타적 민족주의로 전환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오늘의 세계는 그러나 상호의존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한국의 배타적 민족주의는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이때문에 한국이 택할 수 있는 대외정책의 폭은 그렇게 넓지 않다. 한국의 대외정책의 기본이념은 평화와 군축에 두어야 할 것이라는게 본인의 생각이다.핵위협이 핵의 대치로 없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역사에의해 입증되고 있다.「위협」이라는 어느 의미에서 의심의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위협을 「평화의 부대」에 집어넣는 정치적 지도력과 대외정책이 한국에 있어서 최적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이러한 선택은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국가들에 대단한 환영을 받을 것이다.왜냐하면 오랫동안 냉전구조의 모순과 핵위협아래 놓여있는 한국이야말로 패권주의적인 「팍스 아메리카나」와는 다른 진정한 세계평화를 구상할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민주화와 정치안정◁ 민주주의 요건은 ▲사상·이념 ▲입헌체제 ▲정치제도 ▲경제시스템 ▲사회시스템 ▲윤리등이라 할 수 있다.오늘의 한국은 지금까지 이러한 민주주의의 요건들을 많이 발전시켜왔다.그러나 한국이 민주주의에 의한 건전한 정치적 안정을 확립하기 위해선 정부정책에 의한 민주화와는 별도로 온건한 정치적 경쟁과 참여의 폭을 최대화하는 정당정치와 지방자치제의 발달,다시 말해 다원주의적 정치시스템을 정착시키는게 필요하다. 한국사회에는 「한」이라는 문제가 있다.이 「한」은 제도와 정책 특히 지역간 격차의 시정을 통해 극복돼야 할것이다.그러나 지연,혈연,학연에 의한 인적 네트워크형의 집단주의를 중시하는 한국사회가 서구적인 개인주의사회를 지향할 필요는 없다.오히려 전통적인 사회시스템을 활용,한국형 민주사회를 창조하는게 바람직하다. ▷21세기에의 전망◁ 한국의 경제는 위에서 언급한 조건들이 충족되면 멀지않아 세계적 상위그룹으로 뛰어오를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세계 각국이 지금까지의 분야별 「비교우위」형 경쟁에서 기술수준의 평준화에 의한 「제로 섬」형의 전면 경쟁으로 전환할 경우 한국의 앞날이 반드시 쾌청할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한국은 이미 한계점에 달한 저임금,노동력 의존및 수출지향형 경제구조를 바꾸고 산업간,계층간,지역간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야 한다.한국은 특히 일본과 마찬가지로 유럽이나 미국과는 달리 응용과학에 의한 기술혁신을 통해 세계시장에서의 「비교우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이런 의미에서 일본의 경제발전전략은 앞으로한국이 선택해야 할 하나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향후 일본·미국과 연계,환태평양경제권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게 되면서 자유화·국제화와 함께 국제사회로부터 더 많은 책임분담과 공헌을 요구받을 것이다.일본뿐만 아니라 한국도 이미 대외원조와 「세계 공공재」의 확정·배분에 적극적인 이니셔티브를 잡아야 한다는 촉구를 받고 있다. 대외원조와 대기,물,천연자원등 세계 공공재의 배분문제는 21세기를 향한 인류의 최대의 과제다.대외원조는 단순히 금전적 지원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구조화된 제3세계와의 문명의 격차를 줄이고 부의 공정한 배분을 어떻게 할것인가 하는 문제까지도 망라하는 것이다. 한국은 이러한 대외원조및 세계 공공재의 배분등의 관점에서 「선진국」이 돼야 한다.이같은 발전이 서구의 근대적 「보편」과는 다른 새로운 보편적 사상에 의해 이룩될 수 있는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역사적인 모순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한국인의 지성과 역량은 새로운 세계문명을 창조할 가능성까지도 엿보게 하고 있다.
  • 납오염 한강(외언내언)

    강은 인간생활의 젖줄이다.인류의 고대문명은 티그리스·유프라테스등 모두 강에서 기원했고 세계적인 대도시도 강을 끼고 자리잡는게 철칙이다. 서울을 가로지르는 우리의 한강은 1천8백만 수도권시민들의 생명원이다.그래서 시민들은 한강물의 수질개선이나 오염실태에 예민하게 촉각을 곤두세운다.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82년9월 한강종합개발계획이 세워지고 대대적인 한강정비사업이 추진되었다.그 결과 84년을 고비로 하류인 행주대교에 피라미가 서식하고 오염의 대명사였던 중랑천에서 붕어가 잡히는등 「맑은 한강물」의 기적을 보여준 일도 있다. 그러나 그뒤로 한강은 계속해서 우울하고 불안한 소식만을 전해줘 시민들을 두렵게 하고 있다.등뼈가 굽은 기형물고기가 잡히는가 하면 강물오염으로 떼죽음당한 물고기들이 무시로 떠오르는 사태도 빚는다. 한강이 죽어가고 있다는 두려움은 수도권의 상수원인 팔당호수질검사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지난9월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1.5㎛을 기록,89년이후 최악의 상태로 전락했다고 환경처가 밝혔다. 이래저래 시민들은 수돗물을 불신하고 있다.얼마전 YMCA여론조사결과는 서울시민의 79%가 수돗물을 불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는 한강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납이 대량으로 검출되었다고 한다.소양댐·춘천댐등 한강본류와 지천 18곳을 조사한 결과 환경기준치인 0.1㎛을 초과한 곳이 12곳이나 되며 초과량도 기준치의 6∼9배에 이른다는 것이다. 조사를 담당한 서울수도기술연구소측은 『수돗물에는 납이 들어있지 않거나 환경기준치 이하』라고 안심시키고 있다.그러나 우리들의 젖줄인 한강이 이미 납에 오염되어 있다면 이만저만 심각한 일이 아니다.수돗물 정화처리과정에서 맹독성 중금속의 완전한 분리·제거가 가능할 것인지,두려움이 앞선다.
  • 불,미에 「영화전쟁」 선포/에밀졸라 원작 「제르미날」 영상화…개봉

    프랑스에서는 요즘 유럽과 미국의 자존심이 걸린 한판 「영화전쟁」이 불붙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 「쥬라기 공원」의 유럽 상륙에 맞서 프랑스 거장 클로드 베리 감독이 만든 영화 「제르미날」의 맞불작전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제작비 1억6천5백만 프랑,상영시간 2시간 40분,예상 관객 5백만…』 프랑스 전역에 나붙은 「제르미날」선전 포스터의 현란한 문구다. 프랑스의 영화평론가 오귀스트 드잘레는 「제르미날」을 일컬어 『현대판 「레미제라블」』이자 『인간조건의 대로망』,『비참한 생활속에서 형제애를 다져가는 노동자의 생활 서사시』라고 평하고 있다.유럽 언론들은 요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쥬라기 공원」과 「제르미날」간의 대결을 『공룡과 광부,비인간성과 인간성,야만과 문명의 싸움』으로 묘사하고 있다. 「운명 공동체의 씨앗」이란 뜻을 담고 있는 「제르미날」은 19세기말 프랑스 북부 광산촌 노동자들의 삶과 고뇌를 다룬 작품.같은 이름의 에밀 졸라의 소설을 영상화한 것으로 일찍이 앙드레 지드는 「제르미날」을 졸라의 최고 걸작이자 프랑스 10대 걸작소설의 하나로 꼽은 바 있다. 이 영화의 주연배우는 「마농의 샘」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드파르디외(에티엔느 랑티에 반). 영화는 실직한 에티엔느가 프랑스 북부 한 광산의 광부로 변신하는 것으로 시작된다.에티엔느는 마유 일가를 비롯한 광산촌 광부들의 비참한 생활에 분노,그들을 의식화시켜 파업을 일으킨다.그러나 산업공황의 물결에 밀린 회사측은 촌보도 물러서지를 않는다.흥분한 광부들은 점차 폭도화하여 이곳저곳의 탄광을 습격한다.회사는 마침내 군대를 끌어들여 파업을 진압한다.1천99명의 사망자를 남긴채…. 광부측이 무참하게 꺾이고 있을 무렵 때마침 그곳에 망명해 있던 러시아출신의 한 아나키스트가 지하탄광의 방수벽을 무너뜨리고 갱내에 물을 처넣어 탄광을 파괴해 버린다.에티엔느는 애인 카트린과 갱도속에 갇혔다가 10일만에 구출되는데 이미 애인은 숨을 거둔 뒤였다. 「제르미날」에 부어지고 있는 관심은 비단 영화인과 언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제르미날」의 무대였던 프랑스 북부산업도시 릴에서 최근 개최됐던 이 영화 시사회에는 이례적으로 미테랑 대통령과 발라뒤르 총리를 비롯,1천6백여명의 프랑스 정치인과 지식인,기업인들이 참석했다.「제르미날」을 프랑스의 국민영화로 승화시켜 우루과이라운드(UR)에 맞서게 하자는 뜻에서였다. 근래들어 미국영화의 물량공세로 고전하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정은 유럽 전체 영화계도 마찬가지다.미국영화 시장 점유율이 59%에 이르고 있는 프랑스는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에 속한다.이탈리아는 68%,독일 77%,스페인 75%,포르투갈 90%,그리고 영국은 93%를 점유,그야말로 미국영화가 유럽의 영화산업을 철저히 유린하고 있는 것이다.반면 미국내 영화시장은 자국산이 99%를 차지,영화산업에 관한한 미국이 일방적인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게 요즘의 실정이다. 이때문에 프랑스의 영화 종사자들은 「쥬라기 공원」이 개봉되자 『신대륙 공룡이 구대륙을 집어삼키려 한다』고 아우성을 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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