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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명충돌과 세계질서 재편/새뮤엘 헌팅턴(해외신간 안내)

    서울신문은 지구촌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사계의 전문가 및 석학들이 펴낸 해외신간 안내를 월 2회씩 싣습니다.매월 첫번째와 세번째 월요일자에 국제정치·첨단과학기술·교육·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간되는 화제의 신간들을 서평을 곁들여 소개합니다.〈편집자주〉 ◎세계,서구문명으로의 통합은 착각 3년전 포린에페어스와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미국 등 서구는 물론 한국에도 「문명의 충돌」이란 용어를 크게 유행시켰던 하버드대 새뮤얼 헌팅턴(Samuel Huntington)교수의 동일 개념 상술저서.세계는 서구의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라는 단일 문화로 수렴돼 이제 더 이상 역사적 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해 냉전직후 세계를 풍미했던 프란시스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말」과는 아주 상반되는 세계관을 피력하고 있다. 세계가 서구 문화·문명으로 통합되고 있다는 생각은 교만하고 잘못된 생각이며 대부분의 세계는 실은 서구를 무시하거나 증오하고 있다는 것이 헌팅턴의 핵심 사고.이는 본질적으로 통합할수 없는 「문명」의 존재 때문으로 서구 문명은 세계 8대 문명권의 하나에 불과하며 비서구문명은 근대화할수록 전통 문화,가치관으로 회귀하면서 예전과 달리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헌팅턴은 다양성 측면에서가 아니라 「충돌」의 자기 이론을 더 그럴듯하게 만들기 위해 세계에 여러 문명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지적을 받는다.서구는 자기 문명이 세계보편적이며 세계가 이를 한마음으로 뒤따르리란 「착각」을 버려야 한다고 헌팅턴은 누누히 역설하고 있는데,다른 문명에 대한 배려 때문이 아니라 그 착각을 버리고 「서구끼리」 뭉쳐야 서구는 살아남는다고 서구인에게 말하고 싶어서 그런다는 것이다. 원제는 「The Clash of Civilizations and the Remaking of World Order」이며 Simon & Schuster사 출판,367쪽,26달러. ◎더이상의 미국인은 안된다/조지 앤 게이어/미의 반이민물결 적나라하게 비판 미국인들이 이민자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집중 조명하면서 미국의 반이민 물결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있다.이민의 나라인 미국에서 「이민자가 불청객」이 돼가고 있는 현실을 진단한뒤 이민자 문제는 더이상 무시할 수 없는 미국내 현안이므로 대안을 강구해야 할 때라는 논지를 32 있다. 30년동안 시카고 데일리 뉴스지의 외국특파원과 유니버설 프레스 신디케이트의 컬럼니스트로 활약한 저자 조지 앤 게이어(Georgie Anne Geyer)여사는 미국은 각국에서 들어온 이민자들로 「분열된 미국」이라는 황량한 이미지로 변해가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미정부의 이민정책에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언론매체들도 이민자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그는 광범위한 조사와 함께 수많은 학자와 관련자들의 인터뷰를 곁들이면서 미국은 더이상 정체성이 있는 국가라고 말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또 미국시민권이 이민자들에게는 하나의 특권이 돼가고 있는 사회적 현실에 대해 개탄하고 미국시민 정신을 되살려 분열된 미국을 막기 위해 언어의 경우 영어가 미국의 유일 공용어가 돼야 한다는 공화당적 시각을 전개했다. 원제는 「Americans No More」,애틀란틱 먼슬리(Atlantic Monthly)출판사 간행,23달러. ◎현대경제의 불평등성/페에르­노엘 지로/중국 등 문명발상국 경쟁 도래 예언 프랑스의 유명 그랑제콜 가운데 하나인 파리 광산학교의 경제학과 교수인 피에르­노엘 지로(Pierre-Noel Giraud)가 지은 국제경제 분석 저서.지로교수는 이 책에서 국제 경제의 세계화로 인해 앞으로 선진국에서는 중산층이 없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국경의 개방으로 모든 나라 기업의 입장에서는 제품생산비가 동일해져 가고있다.산업혁명으로 시작된 불평등사회구조는 세계경제의 평준화로 선진국 내부사회에서 더욱 심화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부익부 빈익빈의 구조는 결국 경제적 중산계급을 없애고 말것이라고 저자는 예고한다. 그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경쟁력강화는 기존 직업질서에 또다른 위기를 심어주게 되는데,유럽의 경우 경쟁력을 추구하다보니 실업자가 늘어나면서 수입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반면 미국에서는 실업증가없이 수입의 불평등이 증폭되고 있다고 보고있다. 저자는 중국·인도·브라질·멕시코 등의 국가들이 저임금으로 국제경제시장을 뚫고 들어오는데 주목하고,21세기에는 그리스·중국·인도등의 문명발상국들이 경쟁을 벌이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언한다.나아가 저자는 중국의 발전을 가로 막고 일본의 번성으로 가능해졌던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의 시대는 20세기말로 끝난다고 전망한다. 원제는 「L'inegalite du monde economie du monde contelporain」이며 가이마르(Gallimrd)출판사 발행.352쪽 37.50프랑(한화 약6천원).
  • 강출판사의 「한국현대비평가 연구」

    ◎주요평론가 18인의 「평론세계」 탐구/해방∼60년대∼현대문학기의 중진 대상/「좌­우파」 민족문학·「순수­참여」 논쟁 등 다뤄 국내 문학평론가들의 평론세계를 논한 「한국 현대 비평가 연구」가 다음주 강출판사에서 출간된다(김윤식·이주형·권영민·이동하 외 지음).문학평론가 김윤식씨(서울대 국문과 교수)의 회갑기념문집 형식으로 나오게 된 이 책은 의례적 축하문집에 그치지 않는다.뜯어볼수록 책 자체로 뜻깊으며 흥미로운 글들도 많다. 책속에는 현대의 주요 평론가 18명을 한명씩 분석한 비평가론이 시대순으로 실려있다.해방공간의 인물을 다룬 1부,60년대 평론가들을 조명한 2부,현대의 중진들에 접근한 3부로 나눠지며 해방이후 「민족문학」 개념을 둘러싼 좌우파의 논쟁 및 60년대 순수·참여논쟁의 전개를 정리한 논문 한편씩이 각각 1,2부 말미에 덧붙어 총 20편이 실렸다. 김씨는 물론,그의 제자인 19명의 비평가들이 한편씩 맡아쓴 이 책은 이처럼 문학적 근대부터 90년대까지를 무대삼은 종합적 비평가론이다.문학의 본령인 창작이나 평론은 물론이고 작가론마저도 어색하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지만 비평가론만은 아무래도 부수적 관심거리거나 그 전문성때문에 연구실에 갇혀있기 십상이었다.그나마 학문적 조명의 대상이 돼온 근대 평론가들은 물론,현대의 문제적 평론가나 대중평론가라고 간과해 버리기 쉬운 60년대 인물들까지 망라해 한권으로 끌어묶은 이같은 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1부엔 이헌구·김동리·백철·김동석·곽종원·조연현론,2부에 송욱·천이두·이선영·김우종·김용직·김붕구론,3부에 이어령·유종호·이재선·김우창·김현·김윤식론이 수록돼 있다. 1부의 근대 평론가들은 거의 김씨의 연구로 개척되다시피한 인물들이며 실제로 조연현에 대해서는 김씨 자신의 글이 실렸다.천이두,이선영 등 2부의 비평가들도 현대비평의 초창기를 열어온 공로에 비해 대부분 제대로 살펴지지 않아왔다. 이동하씨(서울시립대 교수)의 이어령론 「영광의 길,고독의 길」은 한 평론가가 학문적 관심대상에서 소외돼가는 경로를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문학평론가로,국문학자로,일본문명연구자로,88올림픽 개·폐회식 연출자로,초대문화부 장관으로 영광의 일로를 걸어온 듯한 이씨가 정작 자신에 대한 연구논문 하나 찾아볼 수 없는 고독한 처지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 정황을 60년대 후반 김수영과의 순수·참여 논쟁에서 표명한 이씨의 너무나도 똑부러진 입장에서 찾으며 이것이 이씨의 행로를 제약했다는 재미있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형구씨(안성산업대 교수)는 현대의 비판적 지성을 대표하는 평론가 김우창론에서 「고전적 좌파의 사회사상부터 현대의 뉴레프트에 이르는 비판적 사회주의 사상까지 아우르는」 김씨의 「자유주의」를 「회색의 사변 비평」이라 이름짓고 있다. 또 권성우씨(동덕여대 교수)는 지난 90년 세상을 뜬 평론가 김현을 대중문화비평가라는 측면에서 살폈다.그는 김씨의 대중문화 관련 에세이 네편을 검토,김씨가 서구추수의 함정을 벗어나지 못한 점도 있지만 특유의 섬세한 감각으로 누구보다 앞서 대중문화에 문을 열었던 평론가라고 결론지었다.
  • 고려대 선정규 교수 「중국신화연구」 내

    ◎중국신화 34개의 기원·변천/선진시대이후 선재된 「신화군」 망라/“중 고대문화는 동이족 주축 다원주의” 민족문화의 원형질이자 민족문학의 축도로서의 신화.기원전 6세기 그리스의 철학자 크세노파네스가 신화에 관한 이론을 제시한 이래 신화는 오늘날까지 가장 중요한 학문적 관심사의 하나가 되어왔다.그러나 막상 신화의 세계를 이야기할때 비전문가들로서는 기껏해야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주요 신들의 이름을 대는 정도가 고작이다.최근 고려대 선정규 교수(중문학)가 펴낸 「중국신화연구」(고려원)는 우리에게 조금은 낯선 중국 신화에 대한 본격 연구서로 관심을 끌만하다. 중국 신화는 그리스·로마신화처럼 특정한 신화전문서로 전승된 것이 아니다.그것은 선진시대의 수많은 중국 고전에 산재돼 있으며,그나마 한대이후에는 대부분이 훼손·개조돼 신화의 원형이나 발전과정을 찾아보기가 매우 힘들다.이 책은 이러한 중국 고전신화 가운데서도 비교적 고사성이 풍부한 34개의 신화를 골라 창세·자연·영웅·유명·신괴신화 등 5개장으로나눠 그 기원과 변천과정을 살핀다. 선교수는 이 책에서 특히 중국 신화가 「신화의 공간적 보편성」이란 명제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과 중국 신화의 주류가 동이족이며 따라서 고대 중국문화의 주체는 바로 동이족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데 주력한다. 지금까지 중국은 고대 문명국가중에서 진정한 창세신화를 갖고있지 않은 유일한 국가로 인식돼왔다.그러나 중국 전국시대의 시인 굴원의 「초사」중 「천문」편은 중국 신화 역시 신화의 생성과 유전이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준다.예를 들어 흙을 빚어 사람을 만들고 돌을 달구어 하늘을 막았다는 여와의 인류창조 신화나 9년 홍수를 다스리다가 실패한 곤·우의 홍수신화를 보면 다른 민족의 창세신화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특질­자연에 대한 투쟁·정복의지의 표현이나 원시우주관의 축약 등­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는 것.나아가 중국 신화에는 세계 각 민족의 신화유형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신화군이 망라돼 있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지은이는 또 풍부한 문헌사례를 통해 중국고대문화가 일반적으로 알려진 대로 중원을 중심으로 하는 일원주의 문화권이 아니라 동이족을 주축으로 하는 다원주의 문화권에 기초하고 있음을 밝힌다.신화의 원류적 측면에서 볼때 인류기원 신화인 여와 신화와 자연신화인 동군신화,황제와 서왕모신화 등 몇몇을 제외하면,중국 신화는 대부분 동이족 아니면 북방계통의 신화라는 것이다.이와 관련,선교수는 『동북문화를 일방적으로 중원문화의 훈도아래 형성되었다고 보는 것은 후대에 중국 역사의 주체가 바뀌면서 동북문화를 중원문화의 연계선상에서 파악,이 지역에 대한 정치적·문화적 지배권을 확실히 해두려 했던 역대 학자들의 고의적 편견일 뿐』이라는 견해를 보인다. 중국은 비록 한족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엄연히 55개의 소수민족이 존재하는 다종족 국가다.때문에 중국신화에는 마땅히 소수민족의 신화도 포함돼야 한다.하지만 이 책에서는 주로 한족이 기록한 선진시대 고전에 뿔뿔이 실려있는 문헌신화만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어 아쉬움을 준다.지은이 또한 『어떤 학문 분야보다도폭넓은 지식과 체계적인 분석력을 필요로 하는 신화학은 집체적인 연구를 통해서만 비로소 완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로 중국 고전신화 영역 전반을 다루지 못한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 UFO(외언내언)

    서울에 또 UFO소동이 있었다.22일 상오와 하오 두차례에 걸쳐 괴비행물체가 나타났다가 빛의 긴 꼬리를 남기고 사라졌다는 것이다. UFO란 미확인비행물체(Unidentified Flying Object)의 영어 약자.지난 40년대부터 목격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해 95년 6월 현재까지 목격자가 미국에서만 3백50만명에 이른다.국내에서도 140여건의 목격사례가 보고됐고 그중 15건이 사진으로 촬영됐다. 은하계에 속하는 수많은 별중에는 지구보다 발달한 문명을 지닌 별이 있고 그 별의 생물체가 지구를 정찰하기 위해 타고 온 비행체가 UFO라는 것이 그 존재를 믿는 사람들의 주장이다.영화 「ET」나 「인디펜던스 데이」는 그런 믿음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UFO를 자연현상으로 이해한다.청명한 날에도 대기중의 전위차로 5만∼10만볼트의 매우 강한 전기장인 플라스마 구전체가 형성될 수 있는데 그것이 UFO로 오해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구에 산재한 크고작은 지각균열대에서 전자기파 형태의 에너지가 방사되고 있으며 때론 그 영향으로대기중에 구형 또는 타원형의 빛을 내는 매우 작은 플라스마가 형성된다.UFO가 지면에 자국을 남기거나 인간에게 정신적 육체적 변화를 일으켰다는 이야기는 바로 이러한 현상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UFO가 비밀탐사 임무를 띤 인공기구라는 제3의 주장도 있다. 어느 쪽의 주장이 맞는지는 오늘의 첨단과학도 속시원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다만 최근들어 UFO신드롬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올해 들어서만도 UFO 관련서적이 10여종 출판됐고 거의 종교적 수준으로 UFO를 믿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UFO와 교리를 연관시킨 신흥종교도 등장하고 있다.이것도 세기말의 한 증후인듯 싶다.
  • 수중 고고학(외언내언)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은 기원전 332년 이집트를 점령하고 나일강 하구에 새 도시를 세우도록 명령했다.이 도시 알렉산드리아는 9년후 알렉산더 대왕이 죽자 그의 신임을 받던 무장 프톨레마이오스 지배아래 들어간 이집트의 수도가 된다.그리스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치하에서 알렉산드리아는 당시 헬레니즘 문명의 중심지가 되며 유클리드의 기하학,헤로필로스의 해부학도 이 도시에서 꽃핀다. 3백년간 계속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에는 클레오파트라라는 이름의 여왕이 7명이나 있었다.그 마지막 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에 이어 지중해 세계의 새로운 지배세력으로 떠 오른 로마의 정복자 시저와 안토니우스를 유혹했다가 안토니우스가 그의 정적 옥타비아누스에게 패배하자 독사에 물려 자살했다는 전설을 남겼다. 프랑스 고고학자들을 주축으로 한 수중탐사반이 알렉산드리아 앞 바다에서 클레오파트라의 왕궁과 안토니우스의 저택 잔해·술항아리·포장도로등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유물들을 수천점 인양했다고 외신은 전한다.긴 방파제로 받쳐지고 있는아름다운 항구가 2천년이 흐른 지금에도 양호한 상태로 수중에 보존돼 있어 탐사반은 클레오파트라의 손이 닿았을 것으로 여겨지는 열주들을 만져보며 감회에 젖었다고 한다. 수중고고학에 의해 역사와 전설에 얽힌 고대 이집트도시 알렉산드리아가 2천년의 잠에서 깨어난 것이다.알렉산드리아 해저에서는 세계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시대에 축조됐다가 13세기에 대지진으로 사라진 뒤 전설로만 전해져 내려온 파로스등대의 잔해가 올해초 인양된 바도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서도 신안 해저유물 발굴(1976∼1984)이후 수중고고학의 중요성이 대두됐지만 지나친 성급함이 가짜 「별황자총통」 사건만 불러 일으켰다.꾸준한 투자와 관심으로 수중고고학을 육성해 장보고 충무공의 찬란한 발자취를 비롯,우리의 해양역사도 되살려야 할 것이다.
  • 멕시코 멕시코시티(세계 문화유산 순례:14)

    ◎3천년의 역사가 숨쉬는 거대한 「도시 박물관」/「소칼로」 대성당앞 광장에는 화려한 의상의 원주민들이 날마다 향냄새나는 껌질 태우며 멕시카제국의 영광 되찾아 줄 신을 부르는 의식을 올린다 멕시코는 전역에 걸친 유적지가 자그만치 4만여곳에 이르는 것을 보면 나라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유적지인 셈이다.이 가운데 멕시코시티는 유네스코로부터 도시 전체를 하나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은 대단위 유적지다.올메카,테오티와칸,마야 등 고대문명의 흔적들은 물론 스페인 정복기(1521∼1810년)문화까지를 포함한 3천여년의 역사가 도시 곳곳에서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국립인류학박물관은 멕시코시티 시내 중심가에 있다.멕시코 문명의 실상을 조감하자면 반드시 들러야 했다.1964년에 개관됐다.멕시코 전역에 흩어진 유물들을 시대별로 구분해놓은 10개 전시실을 갖춘 1층에서 원주민의 생활상을 재현한 2층 민속학박물관으로 연결됐다.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을 맨 먼저 맞는 유물은 「올메카의 머리상」이다.멕시코만 인근 타바스코주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올메카 문명을 일으킨 주인공들의 석상이기도 했다.입술이 두껍고 코가 낮았다.눈까지 작아 영락없는 동양인 모습을 한 이같은 큰 머리 석상은 멕시코에 많이 남아있다.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질감이 풍부하고 투박한 모습에서 모태문명의 원시성이 짙게 우러났다. 올메카 문명은 발생하고 나서 두 갈래로 갈렸다.그 한줄기가 멕시코 중앙고원의 테오티와칸 문명(AD 200년경∼AD 650년경)·톨테카 문명(AD 700∼AD 1100년)·멕시카 문명(14세기∼16세기)이다.이와 더불어 멕시코 남부 및 유카탄 반도와 과테말라·엘살바도르·온두라스에서는 전·후기 마야문명(AD 200년경∼∼AD 1521년)이 발전을 거듭했다. 멕시코에 와서 아주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멕시코 문명에서 흔히 거론되는 아즈테카(Azteca)문명이 그것인데,이를 멕시카(Mexica)라는 용어로 쓴다는 점이었다.멕시코 사람들은 이를 전설과 연관시켰다. 전설은 1150년경까지 아지틀란이라는 곳에 살던 아즈텍족이 새로운 땅을 찾아 유랑생활을 하던중 우이칠로포치틀리라는 신을 만나는데서 시작됐다.이때 신이 하늘을 날고있던 독수리를 가리키며 『너희에게 번영과 안정을 줄테니 저 독수리가 뱀을 물고 선인장 위에 앉는 곳에 나라를 세우라』는 계시를 내렸다.아즈텍족이 독수리를 쫓아 가보니 과연 독수리가 뱀을 물고 선인장 위에 앉는 곳이 있었으니 그곳이 바로 현재 멕시코시티의 한 부분인 테노치티틀란이라는 얘기다.그리고 신은 또 『너희는 아지틀란을 떠났으니 이제부터는 아즈텍족이 아니라 멕시카족이라고 부르라』고 명령했다는 것이다. 멕시코시티에서 유적관람을 위한 동선은 박물관에서 과달루페 성당으로 이어졌다.중심가인 레 포르마 거리 북쪽끝에 위치한 이 성당은 멕시코인들에게는 정신적 지주로 우뚝 서있는 성소다. 1533년 건축된 이래 수세기동안 전세계 성직자와 신도들의 순례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성당은 1531년 12월12일 테페약 언덕을 지나던 한 농부앞에 발현한 성녀 과달루페의 계시에 따라 축성됐다고 한다.발현 당시 과달루페는 한겨울에 장미를 만발시키는 기적을 행했다는 이야기도있다.이 때문에 해마다 성녀발현일이면 예수의 고행을 따르려는 신도들이 성당 입구부터 강단까지 무릎으로 기어 열정적인 신앙심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과달루페 성당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3문화광장」이 있다.고대 문명·식민지 문명·현대 문명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상거래 지역으로 짐작되는 멕시카족의 틀라텔롤코 피라미드와 17세기에 지어진 산티아고 성당,그리고 현 멕시코 외무부 건물이 모여있는 모습이 묘한 대조를 이루었다.테노치티틀란의 위성도시 성격을 띠었던 틀라텔롤코는 당시 멕시코 계곡에서 가장 큰 시장이었다는 것이다. 「3문화광장」에서 다시 20여분가량 시내로 차를 몰아 「소칼로 광장」에 닿았다.「소칼로 광장」은 본래 테노치티틀란이었다.그런데 스페인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가 바꿔 버렸다는 것이다.사방이 각각 240m나 되는 이 광장은 북쪽에 대성당,동쪽에 국립궁전,남쪽에 연방정부 청사가 자리잡고 있는 스페인 식민시대의 전형적인 도심구조를 보여주었다. 「소칼로 광장」의 대성당은 200여년에 걸쳐 완공됐다.대성당 자리는 본래 멕시카인들이 인신공양한 해골들을 모아두던 곳이었다.본 건물은 1548년 완공됐으나 17세기 들어 남쪽부분이 바로크 양식으로,북쪽부분이 네오클래식 양식으로 확장돼 웅장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모습이 하모니를 이루었다.이 성당의 검은색 피부를 가진 예수상은 유명한 성물이다.식민정복지에서 원주민을 끌어 안으려 노력한 선교의 한 단면이 들여다 보였다. 성당앞 광장에서는 날마다 흥미로운 의식이 벌어졌다.새의 깃털을 단 화려한 머리장식에 의상을 차려입은 원주민들이 향냄새 나는 코팔나무 껍질을 모닥불처럼 태웠다.그리고 원무(원무)를 추며 흥겹게 돌아갔다.또 하나같이 프라일레라는 나무껍질을 말려 엮은 장식을 발목에 달아 춤을 추며 돌아갈 때마다 「딱,딱」부딪치는 소리를 냈다.그렇게 코팔타는 냄새와 프라일레 소리로 지난날 멕시카제국의 영광을 되찾아줄 신을 날마다 불러댔다. 그런데 이 의식을 유심히 살펴보노라면 원주민 무리속에서 다수의 백인들이 발견됐다.백인 취급을 받지 못하고,그렇다고원주민쪽에도 끼지 못하는 멕시코의 에트랑제들,이들을 「패스포트 퀘스천」(Passport Question)이라고 불렀다.멕시카 후예들에게 동화되고 싶어하는 이들의 몸부림은 역사의 아이러니 바로 그것이었다.
  • 한통 PCS자회사 주주/대우·효성그룹 참가키로

    대우그룹과 효성그룹이 한국통신의 개인휴대통신(PCS)자회사에 대주주로 참여한다. 한국통신은 1일 한국통신의 PCS자회사 구성주주로 대우·효성 등 1만4천577개 기업을 확정하고 회사이름을 「한국통신 프리텔」(영문명 KT­FREETEL)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요 업종별 참여기업현황을 보면 정보통신 관련 업체가 전체의 6.6%인 1천여개,도소매·유통 관련 업체 4천500여개,건설업체 750여개,농공업·제조금속 관련 업체 8천320여개 등이다. 기업별로는 대기업군에서 대우그룹과 효성그룹,금융기관에서는 국민·상업·한일은행,정부출자기관으로는 한국종합기술금융,중소·중견기업으로는 청구그룹·성원그룹·대영전자공업·맥슨전자·팬택 등 1만4천550개 기업이 참여했다.
  • 「숲과 나무」 김동원 사장(컴퓨터와 더불어)

    ◎“이제 컴퓨터없인 책 출판 어렵죠”/문단 등단후 편집프로그램 섭렵… 인터넷잡지 편집장으로 대학에선 경제학 전공.문학평론가 등단.현재 출판사 「숲과 나무」 사장이자 인터넷 전문번역잡지 「인터넷 월드 코리아」 편집장.김동원씨(37)의 이력은 나이답지 않게 무척 다채롭다.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출신인 김씨는 지난 89년 서울신문사 신춘문예 문학평론부문에서 당선,정식으로 문단에 데뷔한 전업 문인.그가 컴퓨터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0년 문필작업에 효율성을 높이고자 라이카에서 나온 워드프로세서를 구입하면서부터였다. 3년전 출판사 「숲과 나무」를 시작하면서 출판계에선 드물게 원고 접수에서 제판에 이르기까지 출판의 전 과정을 컴퓨터로 작업해 왔다. 그동안 출판업을 하면서 온갖 그래픽·문서편집·사무용 프로그램을 닥치는대로 섭렵했다.그가 작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포토샵,일러스트레이터,프리랜서(매킨토시용 그래픽),엑셀(사무용),파일 메이커(데이터베이스) 등이다.영문프로그램을 한글화할 수 있을 정도로 프로그래밍에도 눈을 떴다. 이렇게 컴퓨터에 자신이 붙은 그이기에 원고 스캐닝,삽화와 레이아웃 등 출판사에서의 컴퓨터 편집 과정을 직접 총괄한다. 김씨가 인터넷을 알게 된 것은 지난 해 9월.인터넷 세계를 접하면서 그는 거의 컴퓨터 예찬론자가 돼버렸다. 공간의 제약을 넘어 자유롭게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인터넷은 예술적 영감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씨는 『특히 최근 가입한 인터넷 뉴스그룹을 통해 외국인 친구들과 교우하며 이들로부터 컴퓨터 지식 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소식을 접할 수 있는 것에 큰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대한 그의 깊은 관심은 어느새 그를 인터넷 전문잡지인 인터넷 월드 코리아의 편집장으로 만들었다.이 잡지와의 인연도 컴퓨터가 맺어준 것이었다.그가 아르바이트 삼아 골프잡지 번역일을 할 때 부당하게 원고료를 깎으려는 잡지사측에 대항,자신이 만든 원고지 계산 프로그램으로 회사측의 잘못을 지적한 것이 화제가 됐다.마침 골프잡지사측과 잘 알고 지내던 손영준 사장이 이이야기를 듣고 그의 문장력과 컴퓨터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높이 평가해 편집장 자리를 제의했던 것이다. 김씨는 『컴퓨터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문명의 이기』라면서도 『그러나 컴퓨터는 도구일 뿐 이를 이용하는 사람이 미래에 대한 희망과 올곧은 철학을 갖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김환용 기자〉
  • 생포 이광수·귀순 곽경일 인적사항

    ◎이광수/82년 입대·91년부터 잠수함 근무 생포된 북한 잠수함 조타수 이광수(31)는 65년 1월 황해북도 금천군 계정리에서 태어나 계정인민학교,계정고등중학교를 졸업했다. 82년 해군 5전대 4호 잠수함의 조타수 근무를 시작으로 91년 8월에는 인민무력부 정찰국 3기지 1편대 6조 조원으로 자리를 옮겼다.이어 3편대 3호 잠수함 조타수로 근무했으며 지난해 7월 3편대가 22전대로 독립하면서 22전대 2편대 1호 잠수함 조타수로 일해 왔다. 협동농장원 출신인 아버지 이병호씨(59)와 어머니 박영순씨(59) 사이의 6남매 중 셋째로 92년 3월 오현숙씨(27)와 결혼,2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다. ◎곽경일/부친 신의주 건설총국 책임지도원 지난 13일 휴전선을 넘어 귀순한 곽경일 중사(25)는 71년 황해북도 금천군 문명리 출생으로 황해북도 송림시 제철인민학교,송림남자고등중학교와 황주군에 있는 삼정고등중학교 출신이다. 같은해 7월 북한군 1사단 민경대대(수색대대) 1중대 3소대에 배치돼 군복무를 시작했다. 아버지 곽덕빈씨(51)는 평안북도 신의주시 건설총국의 노동행정 책임지도원이며 어머니 김선순씨(49)는 신의주시 역전식당 책임자다. 남동생 경준(23)은 금성정치대학 2학년에 재학중이며 여동생 경애(20)는 금성 트랙터 공장 보위대원으로 일하고 있다.〈김경운 기자〉
  • 양자강서 중 최고제단 발견/중·일 공동 학술조사단

    ◎황하문명 이전 도시국가 출현 뒷받침 중국·일본 양자강문명 공동 학술조사단은 양자강상류 「용마고성유적」에서 약 4천500∼5천년 전의 것으로 보이는 중국 최고의 제단을 발견했다고 일본언론들이 28일 보도했다. 발견된 제단은 남북 80m,동서 40m의 장방형 3층구조다. 공동조사단은 제단이 강력한 권력의 존재를 상징한다는 점 등을 들어 『4천년 전의 황하문명 이전에 양자강 유역에 도시국가가 출현했었음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제단 부근에서는 제사를 치를 때 희생된 것으로 보이는 인골을 비롯,왕궁 등의 존재를 시사하는 기둥구멍도 발견됐다. 이 제단의 추정시기는 도시문명의 기원으로 돼 있는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거의 같은 시기다.〈도쿄=강석진 특파원〉
  • 공동체의식 다진 서울축제(사설)

    서울시가 다채로운 내용으로 3일간에 걸친「시민의 날」행사를 가졌다.26일 63빌딩 계단오르기마라톤으로부터 시작해서 28일 동대문운동장에서 펼친 한마음 큰잔치까지 여러 행사들은 저간에 진행되던 행사들과는 달리 현대적 감각의 스펙터클을 창조하는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특히 27일 보라매공원에서 선보인 가로 160m,세로 103m의 서울시 깃발은 세계최대의 크기로 이만하면 국제적 관심을 이끌만한 이벤트가 됨직하다. 왜 서울시에 이런 일이 필요한가.이 점이 우리가 다시 한번 정리해두어야 할 항목이다.현대의 도시민은 공동체의식을 잃고 있다.도시의 구조물들은 사람들을 개별화하고,일하는 방법 역시 인간적 관계를 격리하는 방향으로 발전돼 왔다.이 비인간화현상은 사실상 세계 모든 대도시들의 공통문제였고 따라서 어떻게든 도시속에서도 사람들이 다시 연계를 회복하고 재결합할 수 있느냐를 60년대 후반부터 사회·문화적 과제로 삼아 왔다.그 한 방편이 도시민 누구나 어울릴 수 있는 문화이벤트의 장을 만드는 것이었다.같이 즐기는 프로그램을통해 정서적 감동에서나마 공동체 느낌을 재생시켜 보자는 노력이다. 또 하나의 효용은 관광산업적 측면에 있다.지역마다 다른 전통 요소들은 고정돼 있는 유적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현재를 살고 있는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의 감정을 통해 더 잘 알 수 있다.이 삶의 감정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것이 바로 집단적 축제이다.이런 이유로 오늘날 세계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이 각 도시의 전통적이며 개성적인 축제인 것이다. 서울 시민의 날은 서울정도 600년기념으로 정해졌으나 성수대교붕괴,삼풍백화점참사와 선거규정에 묶여 이번 처음 시행됐다.소모성·전시성이라는 그간 행사에 대한 일반적 고정관념을 벗어나,세계적 대도시의 위상을 만들자는 문화적 도전과 공동체정신을 회복하자는 문명적 요구에도 부응할 수 있도록 더 세련되게 완성해 가야 할 것이다.
  • 독 작가 C.W.세람 「발굴하는 발굴의 역사」

    ◎고고학은 영원한 「진행형의 학문」/그리스·로마문명­바빌론과 설형문자 등 탐구/주요발굴사례 통해 본 인류문명의 궤적 밝혀 고고학사에 큰 획을 긋는 주요 발굴사례들을 통해 인류문명의 궤적을 밝힌 역사교양서 「발굴하는 발굴의 역사」(도서출판 차림)가 최근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지은이는 고고학 분야의 저술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독일작가 C W 세람.그의 또다른 저서 「낭만적인 고고학산책」 「히타이트의 비밀」과 함께 「세람의 3부작」으로 꼽히는 이 책의 특징은 무엇보다 326컷에 이르는 진귀한 사진과 삽화를 실은 일종의 화보집으로 고고학 「발굴의 미학」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16세기 초엽,기원전 1세기경의 작품인 라오콘 군상과 리비아 거상 등 서구문명사에 기록될 만한 발굴물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서서히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한 고고학.그 발굴의 역사는 1738년 1천700년이상 매몰돼 있던 불운한 도시 폼페이가 독일의 미술사가 빙켈만에 의해 온전한 모습으로 발견되면서 절정을 이룬다.그러나 고고학사에서 가장 극적인 사건은 단연 하인리히 슐리만의 트로이 발굴이다.독일의 가난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868년 사업가의 길을 포기하고 트로이 발굴에 착수,마침내 호메로스의 「일리아스」가 상상속의 이야기가 아닌 사실의 기록이라는 파천황의 발견에 이른다.역사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고고학,그것은 바로 슐리만으로 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 책의 내용은 크게 ▲서구문명의 뿌리를 찾기 위한 그리스·로마문명 탐구 ▲스핑크스를 낳은 이집트문명 해부 ▲바벨탑의 전설을 간직한 바빌론문명과 설형문자 해독 ▲인류사의 영원한 비밀을 간직한 중앙 아메리카문명 탐험 ▲현대고고학의 발전경로와 최근경향 소개 등 다섯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세람은 이집트의 신비를 스핑크스,피라미드,미라라는 세가지 물상으로 압축한다.사막의 황색모래를 뚫고 솟아 있는 반인반수의 스핑크스는 과연 여성일까 남성일까.그리스의 스핑크스는 악마 에키드나의 딸로 여성,이집트 가자지역의 스핑크스는 남성이며,17∼18세기 유럽에서는 양성의스핑크스가 바로크식 정원의 장식물로 이용되곤 했다는 게 지은이의 설명이다.또 피라미드는 건축의 목적과 쓰임새에 대해 논란이 많지만 파라오의 석관이 놓여져 있는 조그만 방위에 세워진 거대한 요새,곧 무덤이라는 주장도 편다. 바빌로니아 문명의 본거지였던 페르시아제국의 옛도시 페르세폴리스 유적에서 나온 생소한 설형문자는 서구인들의 동양문명에 대한 접근을 막은 커다란 장애물이었다.이 설형문자의 텍스트를 해독하는 데는 그로테펜트라는 독일의 한 교사가 제기한 가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그러나 로제타 스톤의 상형문자를 해독한 샹폴리옹은 「이집트학의 창시자」로 공인받고 있는 반면 그로테펜트의 업적은 무시되다시피 하고 있다.세람은 이같은 아이러니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역사의 변덕』이라고 일갈한다. 그리스·로마문명에 결코 뒤지지 않았지만 서구 황금만능주의자들의 탐욕에 의해 짓밟힌 중앙아메리카 문명은 또 어떠한가.에스파냐의 멕시코 정복자 코르테스 일행은 아즈텍 원주민들의 후의를 피비린내나는 살육으로 응답,이 지역의 유산은 기록으로 남아있는 것이 드물다.이 책에서는 정글속 사원도시 팔렌크의 유적을 비롯해 특이한 건축구조의 「태양사원」(일명 「트로피 사원」),전형적인 올멕 스타일의 제의용 도끼 등 기묘하고 화려하며 괴기스런 중앙아메리카 문명의 상징들이 소개된다.너무나 짧은 기간에 몰락했기에 비감한 정서마저 끓어오르게 하는 이 중앙아메리카의 문명을 지은이는 수메르·바빌로니아·앗시리아·크레타·그리스·로마·이집트문명과의 총체적인 맥락속에서 살핀다. 지은이는 끝으로 『고고학의 개척시대는 지나갔다.하지만 지난날의 뛰어난 업적만으로
  • 멕시코 테오티와칸:하(세계 문화유산 순례:13)

    ◎「페허의 성도」엔 문명의 수수께끼만…/“「사자의 길」 양면 계단 딸린 고대는 무덤인가 피라미드인가” 해와 달을 섬겼던 사람들이 남긴 유적지 테오티와칸의 대통로 「사자의 길」은 무척 넓었다.「달의 피라미드」를 내려오면 남쪽으로 3.2㎞에 걸쳐 뻗친 이 길과 바로 연결됐다.폭이 좁게는 43m,넓게는 145m나 되는 길 양쪽으로 계단이 딸린 고대들이 죽 늘어서 있었다. 그래서 길을 걷는 느낌 보다는 웅장한 석조궁전 뜰 한가운데 서있다는 착각에 사로잡혔다.돌을 높게 쌓아 올리고 계단까지 내놓은 고대의 존재는 무엇일까.어떤 이는 무덤으로 여기기도 했다.또 흑요석과 같은 물건들을 거래한 장시로 추정하는 학자들도 있다.그러나 아직 결론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고대에 관한 이 두가지 추측 말고도 미니 피라미드였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미니 피라미드가 오히려 더 설득력을 지녀 그럴듯해 보였다.「태양의 피라미드」나 「달의 피라미드」를 축소한 일종의 미니어처로,단위에 작은 신전을 만들었을 것이라는 견해다.그러고 보면 테오티와칸은 피라미드의 도시인지도 모른다. 「사자의 길」은 「달의 피라미드」꼭대기 제단에 올릴 제물용 인간들이 길게 줄지어 대기했던 길이었다고 한다.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과 함께 테오티와칸에 왔던 선교사 디에고 두란은 제물로 사라질 사람들이 이 길을 따라 수㎞씩 줄지어 서있었다고 기록했다.제사장은 이들의 가슴에서 칼로 도려낸 심장을 제단에 바쳤다는 것이다. 그 당시 사람들의 달력(월역)개념으로는 1년을 18개월 혹은 20개월로 계산했다는 사실로 미루어 평균 18일이나 20일마다 한번씩 제사를 올렸다는 계산이 나온다.그만큼 제물의 수요도 많아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었을 것이다. 최근의 고고학 발굴자료에 의하면 「사자의 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남쪽으로 3.2㎞ 정도가 더 이어졌고 동서로 뻗은 또 다른 큰 길이 존재했다.그리고 이 도시를 크게 4개 부분으로 나누어 구획한 흔적도 찾아낸 것으로 보고됐다. 이 고대도시의 너무나도 광대한 규모에 그만 기가 질렸다.사라진 문명을 증거하려는 고대인의 외침이 당장이라도 들릴 것 같아 현기증마저 느껴졌다.그러는 사이,「사자의 길」왼쪽으로 640㎡에 달하는 「시우다데이라」(성채)앞에 다가섰다.성채 중앙에는 「깃털달린 뱀의 피라미드」가 우뚝했다.그것은 피라미드라기 보다는 걸작의 조각품이었다. 테오티와칸 사람들은 뱀을 풍요를 상징하는 영물로 보았다.또 뱀은 하늘과 땅속·인간세상을 자유롭게 오가며 신과 인간을 연결해 준다고 생각했다.메소 아메리카 문명권의 대부분 유적지에서 뱀의 모습을 새긴 조각이나 벽화가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인 것이다. 기원(AD)250년쯤 건축된 「깃털달린 뱀의 피라미드」는 현재 아메리카 대륙에 남아있는 피라미드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조형물이다.사방 모서리가 많이 허물어지기는 했으나 외부장식이 화려하기 그지 없었다.풍요의 상징으로 외벽을 둘러친 뱀의 형상과 그 사이사이 조각된 조개와 물고기의 모습은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듯 생동감이 넘쳤다. 테오티와칸은 단지 신들을 위한 도시만은 아니었다.이는 「사자의 길」양쪽 평지에 넓게 분포돼 있는 제사장과 민간인들의 거주지를 보면 확실했다.주거유적들은 이 고대도시가 실용성도 갖추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크고 작은 집터마다 우물·상하수도·증기목욕탕 시설 등 오늘날의 가옥구조에서나 볼 수 있는 편의시설 흔적들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융성했던 문명은 어느날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렸다.한때 중앙 아메리카 지역에서 위세등등하게 문화적 영향력을 떨쳤던 성도가 하루아침에 폐허로 변해버린 것이다.그 이유의 하나가 외침에 의해 멸망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그리고 어떤 전문가들은 사회체제 붕괴에서 멸망의 근거를 찾고 있다.새로운 귀족계급의 등장은 신관계급과의 대립을 가져와 결국은 신정일치체제 몰락을 부추기고 말았다는 것이다.하지만 테오티와칸 문명의 시작과 끝에 대해서는 학설과 주장만 무성할 뿐 아직까지 명확한 해석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렇듯 테오티와칸은 문명의 수수께끼를 깊숙히 간직했다.이 때문에 고대 멕시코의 순수한 문명의 원천이기도 한 테오티와칸은 고고학자들에게는 여전히 도전의 대상이 되고 있다.테오티와칸 문명의 주인공들은 어디서 온 누구였으며,또 어디로 갔을까.그 궁금증을 풀지 못한채 돌아 서야 했다. ◎여행가이드/입장료 1,800원… 유적지 주변 숙박시설 없어 테오티와칸 유적은 하루면 둘러볼 수 있다.유적지 주변에는 별다른 숙박시설이 없어 멕시코시티내에 숙박을 정할 수밖에 없다.유적지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다소 불편하고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시내에서 유적지까지는 40여분 정도.입장료는 16페소(한화 1천800원)이며 유적지 내에 있는 박물관 등에 들어갈때는 요금을 따로 내야 한다.박물관 입장료는 10페소(한화 1천200원)내외.유적지 주변 천연동굴을 이용한 음식점에서 멕시코 전통음식으로 색다른 식사를 즐길 수 있다.음식값은 70∼80페소(한화 7천∼8천원)정도면 충분하다.단 물·음료수와 팁은 별도 계산해야 한다.
  • 국립발레단 한칠·강준하·신무섭 3인방 안무가로 변신

    ◎젊은 남성무용수 창작품 무대 올린다/31일부터 2일간 국립극장 소극장서 공연/단원들 재기 복돋우고 레퍼토리 한계 극복 24일 하오 서울 남산 기슭 국립발레단 연습실.오랜만에 「따끈따끈한」 창작춤을 추는 무용수들의 경쾌한 몸놀림이 연습실을 온통 풋풋한 기운으로 가득 채우고 있다. 한 칠(34),강준하(27),신무섭(26).국립발레단의 주역 남성무용수 3인방이다.이 발레리노들이 안무가로 변신,오는 31일과 11월1일 하오7시30분 서울 국립극장 소극장 무대에 자신들의 작품을 올린다. 「’96 젊은 안무가들의 창작발레」.무용수로 활동하는 단원들의 창작의욕을 높이기 위해 국립발레단이 펼쳐주는 「마당」이다.국립발레단이란 특성때문에 주로 클래식에 머문 레퍼토리의 한계를 극복하고,단원들의 재기를 북돋우기 위한 워크숍 형식으로 8회째를 맞는다.그동안 10년안팎 중견단원들의 무대로 진행하다 지난 94년부터 「젊은 안무가…」로 바꿔 무용계의 관심을 모았다. 연습실에서 만난 세사람은 동료들을 무용수로 쓰고,소극장 무대에 실험적이고 「당돌」해 보일 법도 한 자신의 작품을 올린다는 기대에 자못 흥분된 표정이었다. 『무용수로 활동하면서 참신한 레퍼토리의 춤을 추고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어요』 서양장기인 체스판의 여왕과 왕,그리고 인간의 삼각관계를 다룬 「체스」를 만든 강준하씨. 지난해에도 이 무대에서 「사계」를 선보인 그는 프로안무가의 꿈을 가진 춤꾼.무대에 체스판을 들고나가 체스를 하나하나 올리면서 무용수를 등장시키는 독특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 칠은 국립국악원 무용단원으로 있다 도미,미국에서 6년간 발레를 공부하고,직업무용수로도 활동하다 국립발레단에 들어온 이색경력의 소유자.세사람 가운데 최고 고참이다.그의 작품은 무용수 18명이 출연하는 군무 「자연의 평화」. 『현대 첨단문명에 끌려다니는 인류가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 편안하고 아늑한 생활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구상했습니다』 해맑은 웃음이 매력적인 한씨는 『선천적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성격이라 이 작품도 속편하게 만들었고 관객들도 그렇게 즐겼으면 한다』고 했다.그는뉴욕에서 활동하면서 「만다라」「세자매」「영원한 진실」등을 안무한 경험이 있다. 『발레단에 들어와서 무작정 춤만 췄어요.막상 해보니까 머리속 안무와 실제 춤이 딱 맞아떨어지지 않더라』는 신무섭씨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남녀의 사랑에 대한 감정,이성과 대비되는 욕망을 표현하고자 한 작품의 「느낌」때문에 『머리가 부서질 지경』이라고 한다. 『작품의 성격상 약간 에로틱한 장면도 있어요.그러나 관객들 모두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게 표현할 겁니다』 그 역시 제15회 불가리아 바르나 국제발레콩쿠르에서 장려상을 받은 기대주이다.〈김수정 기자〉
  • 중국 「강택민 1인체제」 박차/모·등 반열로 올립 대중선동 운동

    ◎국무원 비밀경찰 기능 장악 착수 【홍콩 연합】 강택민 중국 국가주석겸 당총서기는 군부의 지지를 바탕으로 현 집단지도체제를 종식하고 모택동이나 등소평과 같은 반열의 1인지배체제 구축을 위해 본격적인 대중홍보와 이미지강화활동에 착수했다고 홍콩신문들이 23일 보도했다. 당중앙군사위 주석으로 군을 장악한 강택민은 22일 인민해방군의 장정승리 60주년을 맞아 북경의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장정승리정신의 전통을 사회주의 정신문명건설 강화로 이어나가자고 주장,자신이 군부의 전통을 계승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고 신문들이 전했다. 강주석이 지난 10일 폐막된 제14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를 통해 권력을 공고히 다진데 이어 이날 장정승리기념 경축공연 폐막직전에 강주석의 대형 영상화면이 모택동·등소평과 나란히 배경으로 깔려 주목을 끌었다. 한편 강주석은 해방군과 인민무장경찰을 장악한데 이어 비밀경찰의 총본산인 당중앙정법위원회를 장악하기 위해 중앙정법위의 기능을 국무원의 통괄아래 두려하는 것으로알려졌다.
  • 역사·윤리의식 갖춘 사람 키우자/박성수 서울대교수·교육학(시론)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개발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현대교육의 목표 가운데 하나이다.자격증을 중시하고 전문가의 지식에 대한 신뢰가 증가되고 있는 것은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전문성을 중시하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다.현대교육은 특정분야에 고도의 지식과 기술을 갖춘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시적 전문가는 주어진 문제를 그 분야의 전통속에서 형성된 엄격한 경험적 지식과 직업수행에 필요한 윤리적 행위기준의 틀속에서 해결해내는 사람들이다.미해결의 문제가 무엇이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나 실험방법론이 어떤 것인가는 그 전문분야에서 밝힌 것들이 대부분이다.주어진 문제를 창조적으로 생각해서 해결하면 전문분야의 발전에 그만큼 기여하게 된다. ○전문지식 교육 중요 이러한 전문적 지식과 기술에 대한 열정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현대세계는 과학문명의 편리함을 즐길 수 있게 되었고 경제발전의 결과인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계속해서 새로운 과학적 지식과 혁신적 기술을 개발해서 인류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전문인을 배출할 때 세계속에 한국을 우뚝 세울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시적 전문가를 양성하는 현대교육은 윤리적 갈등상황을 덕스럽게 다루는 넉넉한 인격과 역사의 고비와 시대적 고뇌를 거시적으로 판단하는 통찰력을 기르는 노력을 소홀히 하였다.모든 사람은 현대에 살고 있으면서도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면서 오늘의 삶의 방향을 정립한다.냉엄한 현실의 세계에 살고 있으면서도 개인의 꿈과 이상을 문화적 가치속에서 평가하여 더 멋지고 아름다운 인생을 추구한다.엄밀하게 따지면 모든 사람은 역사적 행위자이고 윤리적 판단자이다. ○사람은 역사적 행위자 사회와 국가는 전체적으로 발전되고 탄탄하게 되었음에도 개인은 나약하고 옛날 사람들보다 모자라 보이는 까닭이 바로 그런 교육의 결함에 있다.이러한 취약점이 바로 우리나라의 교육에도 그대로 있다.역사적 행위의 지혜와 윤리적 결정의 판단력을 제대로 기르지 못하면 인격의 통합성,행위의 일관성,사상의 계속성을 상실하게된다.우리나라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국제관계의 문제를 비롯한 정치,경제,사회,교육,종교,문화 등의 여러문제는 직접 또 간접 개인의 역사의식과 윤리적 성숙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오랜 세월속에 이루어지는 역사의 흐름을 보며 또 수십억의 사람의 눈과 가슴을 의식하여 삶을 아름답게 창조해내는 지혜는 소수의 전문가들에게만 아니라 일상적 생활인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통합적 지혜를 기르게 될 때 개인의 이익을 넘어서 공동체에 헌신하는 삶을 설계하고 실천할 수 있다.나라와 민족,세계와 인류의 번영을 위하여 헌신하는 역사적 행위는 국가와 세계 공동체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신뢰를 형성하고 있을 때에나 가능한 것이다.국가발전을 위해 미시적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반면 윤리적 책임감을 지닌 역사적 행위자를 기르지 못하였고 바로 그것이 도리어 사회적 위기의 원인이 되는 것은 일종이 아이러니라고 하겠다. 21세기 세계에서 번영을 이룩하려면 전통적 문화와 현대적 제도의 조화로운 배합을 통해서 신뢰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신뢰(Trust)」의 저자 후쿠야마의 주장은 이런 점에서 탁견이라고 할 수 있다.우리나라의 지속적 번영을 위해서 모든 국민에게 고도의 역사성과 윤리성을 갖춘 인격을 기르고 이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 시급한 교육의 과제이다.고도의 신뢰사회를 구축하는 것만이 한국이 세계에서 당당하게 뻗어나가는 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개인의 윤리를 넘어선 역사적 행위의 차원을 새로운 교육의 지평에서 개척할 때 우리나라는 세계인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번영을 누리게 될 것이다.
  • 김 대통령 시정연설 전문:Ⅰ

    ◎물가안정·기업활력 회복에 경제 최우선/기업 준조세 억제… 규제개혁 강력 추진/고임금·고금리·고물류비 적극적 타개/내년 호남·동서 고속철 기본설계 착수 새해 1997년은 21세기를 바로 눈앞에 두고 새로운 세기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할 중요한 시기입니다. 세계각국은 다가오는 21세기를 맞아 각기 필요한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조국과 민족의 영광된 내일을 위하여 모든 힘과 지혜를 모아 진력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우리가 이룩한 개혁의 성과를 바탕으로 「21세기 세계중심국가」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뭉쳐야 한다고 믿습니다. 현정부 출범이래 우리는 「변화와 개혁」을 통해 사회 각분야의 정당성을 되찾고 비능률을 제거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먼저 부정부패의 척결,공직자의 재산공개,그리고 「역사 바로세우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 법과 정의를 바로 세웠습니다. ○OECD 가입 등 쾌거 행정쇄신과 「작은 정부」구현,정치개혁과 선거풍토 개선을 위한 제도개혁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의 실시로 깨끗한 사회와 튼튼한 경제를 위한 견고한 토대를 구축하였습니다. 또한 34년만에 지방자치를 부활시켜 민주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으며,교육과 사법제도 등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분야의 개혁과 함께 무한경쟁시대의 새로운 국가저력으로 「세계화」정책을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신장된 국력을 바탕으로 유엔 안보리 이사국에 선임되어 세계평화 유지에 참여하고 있으며,아시아·유럽 정상회의의 2000년 서울개최 유치,애틀랜타 올림픽에서의 10위 달성,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유치,그리고 OECD 가입결정 등 우리의 국제적 위상은 날로 높아가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국가발전을 위해 땀흘려 노력해 오신 국민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세계는 21세기를 향해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세계화·정보화라는 새로운 문명은 우리에게 무수한 도전과 기회를 함께 가져다 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처해 있는 국내외의 환경은 우리에게 새로운 각오와 분발을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의 무력도발에 의한 국가안보 위협과 대내외적 요인으로 인한 경제의 하강국면은 지금 우리가 당면한 엄중한 국가적 도전입니다. 특히 최근 북한의 잠수함을 통한 무장공비 침투사건은 68년 무장공비 침투 이후 최대규모의 무력도발로서,우리에게 국가안보 태세를 전반적으로 점검 보완하여 향후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완벽하게 대비할 수 있는 총체적 방위체제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케 하고 있습니다. 국가경제와 관련해서는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고비용·저효율」구조를 하루빨리 개선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이를 위해 「국가경쟁력 10%이상 높이기」를 범국민적 과제로 삼아 국회와 정부,기업과 근로자 등 국민 모두가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 할 과제를 발굴하고 이를 적극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총체적 방위체제 필요 대내외의 국가적 과제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여야 정당과 국민 모두가 새로운 각오로 고통을 분담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우리 앞에가로놓인 과제들을 하나하나 착실히 풀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면서,내년도 국정운영방향을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정치◁ 먼저 정치분야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가 다가오는 새로운 세기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치문화를 가꾸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여망은 지난 「4·11총선」에서 분명히 드러난바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민족의 장래를 위하여 15대 국회와 의원 여러분이 미래와 세계를 조망하며 참신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민의 단합과 결속을 이끌어 겨레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는 정치야말로 참 정치요,큰 정치라 할 것입니다. 최근 긴박한 안보상황에 직면하여 여야가 초당적으로 뜻을 한 데 모은 것은 우리 정치가 한층 더 성숙해 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뚜렷한 증거라고 하겠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여야 정치지도자를 비롯한 의원 여러분에게 충심으로 경의를 표하면서,대화와 협력의 정치관행이 우리 정치사를 새롭게 엮어가는 큰 흐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지난해 기대와 우려속에 출범한 민선지방자치는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으나,비교적 성공적으로 그 틀을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지방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동시에 국가의 통합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를 육성·발전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중앙권한의 지속적인 지방이양과 지방재정의 확충,그리고 효율적인 분쟁조정방안의 마련등 지방자치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제도적 보완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중앙과 지방,그리고 자치단체 상호간에 서로를 조화하고 이해하는 입장에서 공동의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건전한 자치의식을 정립해 나갈 것입니다. ▷통일·외교·안보◁ 다음은 통일·외교·안보분야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달 북한은 잠수함을 이용하여 무장공비를 우리 동해안에 침투시키고 인명을 살상하는 등 중대한 무력도발을 자행했습니다. 저는 먼저 이 자리를 빌려 이번 북한의 도발로 희생된 우리 장병과 민간인들의 유가족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합니다. 또한 생활의 불편을 감수하면서 수색작전에 협조해 주신 지역주민들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잔당 소탕작전에 참가하고 있는 장병들의 노고에 감사와 치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행위일 뿐만 아니라 그들의 대남적화전략이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음을 다시금 보여준 사건입니다. 더구나 북한은 적반하장격으로 대남보복을 하겠다고 위협하고 양민마저 학살하는 비열한 행동으로 온 국민을 분노케 하였으며 세계를 경역시키고 있습니다. 이같은 행동은 북한에게 인도적 차원에서 도움의 손길을 펴고 있던 우리의 동포애와 국제사회의 선의에 대한 배신이며 반도덕적 행위로 규탄치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국회는 북한의 무모하고 반이성적인 도발행위를 규탄하면서 국민적 안보태세 강화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2차에 걸쳐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습니다. 유엔안보리도 이번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하면서,북한이 정전협정을 준수할 것과 남북대화에 호응하여 남북관계개선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구주연합도 북한의 행위를 규탄하면서 정전협정 준수와 4자회담 개최를 지지하는 의장단 성명을 채택했습니다. 이러한 내외의 엄중한 질책 앞에 북한은 겸손한 태도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 북한은 이 사건에 대해 명시적으로 시인·사과하고 유사한 도발행위의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등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북은 4자회담 응해야 정부는 북한 당국이 한반도에 공고한 평화체제가 새로 마련될 때까지 현 정전협정을 완전 준수한다는 남북기본합의서의 약속을 지켜 군사정전위원회 등 정전협정 관리기구에 조속히 복귀하는 동시에,한반도 평화정착과 신뢰구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4자회담에 하루속히 호응해 나올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하는 바입니다. 북한은 이제라도 시대착오적인 대남적화의 환상에서 깨어나 북한주민의 생활개선에 힘쓰면서 민족적인 화해와 협력의 길에 나서야 합니다. 만약 북한이 우리의 이러한 안내와 의지를 무시하고 또다시 도발을 감행한다면 우리는 한·미연합방위태세에 의거하여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동북아지역은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국제질서 속에서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역내 국가들간에는 자국의 영향력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도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유동적인 정세속에서 우리 정부는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전통우방은 물론 이웃 국가들과의 기존 우호협력관계를 더욱 심화시키고,유엔을 비롯한 전세계의 모든 나라와 돈독한 유대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정상외교를 포함한 외교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한편,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APEC·ASEM 등 지역 협력체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OECD 가입을 계기로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선진국그룹과 보조를 함께 하면서 경제·통상 외교에 능동적으로 임하고,다자간 통상체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갈 계획입니다. 정부는 또한 세대교체를 맞고 있는 5백만 재외동포사회의 변화에발맞추어 새로운 재외동포 정책을 수립·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재외동포정책위원회」를 활성화하여 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내년초에는 「재외동포재단」을 설립토록 하겠습니다. 정부는 외부로부터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군의 현대화와 정예화에 힘을 기울여 강력한 자주국방세력을 유지·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또한 북한의 어떠한 도발이나 모험주의도 사전에 제압할 수 있도록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들과의 공조체제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 각부처 인력 절감 저는 이 자리를 빌어 전후방에서 국토방위에 헌신하고 있는 우리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하면서,국민 여러분께서 우리 군을 더욱 신뢰하고 성원하여 주시고 안보의식을 공고히 하는 데 힘을 모아 주실 것을 당부드리는 바입니다. 다음은 경제분야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경제◁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가 하강하는 가운데 물가상승압력이 커지고 경상수지적자가 확대되는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금년도에 연간 7%내외의 경제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수출과 투자는 계속 둔화되는 추세입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9월까지 4.7% 상승하여 연간 억제목표를 넘어섰으며,내년에도 그동안의 높은 임금·지가등의 영향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경상수지의 적자폭 역시 단기간내에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같은 경제적 어려움은 그동안 누적되어온 「고비용­저효율」구조에 따른 경쟁력 약화가 큰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금년 하반기 이후 경제정책의 중점을 물가안정과 기업활력의 회복에 두고,이를 바탕으로 경상수지의 구조적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년도 경제시책은 우선 국민생활 안정의 기본인 물가안정에 역점을 두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거시경제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농산물·공산품에 대한 유통구조 개선과 경쟁촉진,공공요금 인상억제 등을 강력히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근본적으로,경제전반의 생산적 향상이 비용상승 요인을 최대한 흡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습니다. 특히 정부부문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하여 정부 각부처인력을 절감하여 운영하고 예산을 절약해 나가겠으며 정부투자기관의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공기업 민영화도 차질없이 시행해 나가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전반에 걸친 근검절약의 정신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래시장 재개발 추진 과소비를 배격하고 절약할 줄 아는 국민은 반드시 그에 상응한 혜택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정부는 음성·불로 소득을 억제하고 저축과 금융자산보유를 늘리는 정책을 강력히 추진함으로써 국민들의 소비절약 분위기를 널리 확산시켜 나가겠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기업의 활력을 회복하여 기업이 자신감을 갖고 경제활동을 해 나갈 수 있도록 기업의 경영환경을 개선하는데 역점을 두겠습니다. 첫째,임금·금리·물류비 등의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겠습니다. 우선 임금안정을 위하여 정부가 솔선해서 고위공무원의 봉급을 동결하고 또한 노동시장의 기능을 개선하여 인력수급이 신축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금융기관의 대형화·전문화를 유도하고 금융산업에 시장원리의 도입을 강화하며 저리의 해외자금 조달기회를 확대하는 한편 금융기관의 경영혁신을 통해 금리인하 여력을 갖추게 하는 등 금리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겠습니다. 둘째,기업에 대한 조세이외의 부담을 줄이고 경제현장에서 체감될 수 있는 「규제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겠습니다. 금융·토지·노동 등에대한 규제를 완화하여 우리 기업들이 선진국과 경쟁하는데 장애가 없도록 뒷받침하겠습니다. 셋째,경기하강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있는 중소기업과 영세상인에대한 지원을 늘려나가겠습니다. 중소기업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지원을 확대하고 용지난을 완화해나갈것이며 영세상인을 위해 재래시장의 재개발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농어촌에 대해서는 지난 94년부터 추진중인 농정개혁방안에 따라 농림수산업 구조개선사업과 농특세 사업에 8조7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쌀산업발전 종합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농업생산기반의 정비와 품질향상사업,농산물의 수출확대 등을집중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기술집약형 고부가가치 농업을 위한 인력육성과 기술개발에 힘을 기울이며 농어촌의 생활환경 개선과 복지증진에도 힘써 나갈 것입니다. 또한 해양수산부의 출범을 계기로 발전잠재력이 무한한 해양산업을 적극 육성하여 우리나라가 「세계 5대 해운강국」 「10대 수산대국」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과학기술 혁신과 에너지이용 합리화 및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에너지절약 시책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소프트웨어등 정보통신산업을 육성하여 수출산업의 저변을 확대하는 한편,정보통신대학원을 설립하여 정보통신분야의 인력도 원활하게 공급해 나갈 것입니다. 21세기에 우리 국토가 동북아의 교통과 물류의 중심이 되도록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겠습니다. 내년도에는 사회간접자본에 10조원 이상을 집중 투자하고 민자유치사업도 적극 활성화하겠습니다. 국책사업인 경부고속철도 건설사업이 견실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입니다. 호남고속철도와 동서고속철도 건설사업의 기본설계에 착수하고 철도경영개선을 위한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인천국제공항이 21세기 동북아의 중추공항이 될 수 있도록 건설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지방공항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것입니다. 기존 항만시설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가덕·광양·아산항등 3대 국책사업과 인천북항,목포신외항,포항신항,울산신항,새만금신항,보령신항 등 6대 신항만사업도 계획대로 추진하여 만성적인 물류의 적체를 해소해 나가겠습니다. ○정보통신대학원 설립 도시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지하철건설,도로확충,광역전철망 등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아울러 매년 50만∼60만호의 주택을 계속 건설해 나감으로써 주택가격안정과 주거안정을 이루어 나가겠습니다. 정부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국가경쟁력 10%이상 높이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노력은 기업가·근로자·소비자 등 모든 경제주체가 합심하여 협력할 때비로소 성공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OECD 가입은 우리 경제·사회의 제도와 관행을 한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며 우리 경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민생활의 질을 향상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정부는 각종 제도를 선진국수준으로 개선해 나가면서 대외개방을 당초 계획대로 점진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우리의 경제안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국가경제상황을 소상히 알리고 협조를 구할 것은 구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정부를 이해하고 신뢰하여 경제회복을 위한 국가적 노력에 적극 동참해 주시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 멕시코 테오티와칸:상(세계 문화유산 순례:12)

    ◎해발 2,300m 고원에 「신들의 도시」 우뚝/격자형 도시에 전성기 인구 20만/거대한 피라미드 가파른 꼭대기마다 인간의 능력 초월한 불가사의한 신전이… 남북 아메리카 대륙 사이를 길고 좁다란 회랑처럼 잇고 지나간 멕시코.3천년 이상의 찬란한 문명흔적이 남아있지만 서글프게도 그 문명의 의미들을 정확히 읽어내기는 힘들게 됐다.문명의 주역들이 거의 기록을 남기지 않은 탓에 신화나 전설의 베일속에 숨어버렸기 때문이다. 멕시코의 고대 문명을 좁은 시각으로 대해서는 안된다.흔히 마야문명의 발원지 정도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멕시코·과테말라·엘살바도르 등 중앙아메리카에 깊이 뿌리내렸던 이른바 메소(Meso)아메리카 문명의 중심축이었던 것이다.그래서 사라진 문명의 발자취 가운데서 살아남은 문명유적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북동쪽으로 50㎞ 가량 떨어진 지역을 중심으로 했던 테오티와칸(Teotihuacan)문명이다. 기원전(BC)200년∼기원(AD)650년 사이에 존재한 이 문명유적은 표고 약 2천300m의 멕시코 중앙고원에 자리했다.테오티와칸 문명은 그 전성기에 인구가 20만명에 이르는 이 지역 가장 큰 고대도시를 형성시켰다. 멕시코시티 중심가에서 40여분 가량 차를 달리니 멀리서부터 피라미드 꼭대기가 어렴풋이 눈에 들어 왔다.적지않은 규모의 유적지임이 쉽게 짐작됐다.그러나 막상 입구에 들어서자 엄청난 도시규모와 거대한 피라미드의 위용에 그만 압도당하고 말았다.넓이가 23.5㎢에 달하는 이 도시는 격자형으로 설계된 도시구조가 정교했다.그리고 60m가 넘는 우뚝한 피라미드,그 피라미드의 가파른 경사면 정상에 올라앉은 신전은 참으로 놀라웠다.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고대사회의 대역사는 불가사의한 신비로 다가왔다.후대인들이 극도의 경외감을 느낀 나머지 「신들의 도시」라고 불렀던 까닭이 이해됐다.이 도시는 지정학적 위치 또한 절묘했다.도시 자체가 멕시코 계곡과 푸에블라 계곡을 이어주는 천혜의 통로에 자리잡아 기름진 골짜기를 품에 안고 있다.그 골짜기로는 여러 갈래의 내가 흘러 물이 풍족했거니와 이 일대가 화산지형이라 당시농사도구나 용기·무기를 만드는데 중요한 소재가 됐던 흑요석이 넉넉했다.풍요로운 문명지의 요건을 충분히 갖춘 셈이다. 테오티와칸 문명은 BC 1200∼200년경까지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올메카(Olmeca)문명을 모문명으로 발흥했다.올메카 문명은 유적이나 유물 등을 통해 볼때 현재로서는 멕시코 지역에 존재했던 가장 오래된 문명이었다.테오티와칸 문명은 제단문화가 특히 발달했던 올메카 문명으로부터 종교와 제사의 전통을 물려받았다.피라미드형 신전과 제단을 많이 남긴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유적지는 크게 「태양의 피라미드」와 「달의 피라미드」 「깃털달린 뱀의 피라미드」 「사자의 길」로 구성돼 있다.꼭대기마다에 모두 신전을 이고 있는 테오티와칸의 피라미드는 이집트의 피라미드와는 의미가 크게 달랐다.이집트의 것은 무덤인 반면 테오티와칸 문명 유적의 피라미드는 신전이나 제단의 구실을 했다.그리고 이집트와는 달리 테오티와칸의 피라미드에는 오늘날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르내렸다. 그러나 피라미드가 제구실을 다하던 시절에는 제단 바로 앞까지만 사람이 올라갈 수 있었다.제사가 이루어지는 성전이나 성전위의 크리스테리아(Cristeria·지붕장식)에는 제사장외엔 일반인의 발길이 닿지 못했다고 한다.이는 멕시코 지역에 있는 다른 모든 피라미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이들 피라미드는 어떤 특정한 신을 섬기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기본적으로 다신교 사회였던 올메카 문명의 영향을 받았던 것이다. 거대한 「태양의 피라미드」는 4층으로 이루어졌다.높이 63m,한변의 길이가 225m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에 기가 질린 탓도 있었으나 경사면이 급해 오르기가 쉽지 않았다.마침 정상에서는 한무리의 관광객들이 두팔을 크게 벌리고 하늘을 향해 태양신에게 올리는 축원 의식을 흉내내고 있었다.기원 1세기경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태양의 피라미드」는 이 고대도시에서 가장 위대한 건축물이다.하루에 3천명의 인력을 투입해도 피라미드를 완공하는데 적어도 30년은 걸렸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피라미드는 마치 새로운 세계를 향한 하늘의 안내 표지판처럼 고대도시 한복판에 웅장한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었다.대부분의 고대문명이 그렇듯 태양과 달을 숭배했던 테오티와칸인들에게 「태양의 피라미드」는 정신적 중심을 잡아주었을 것이다. 「태양의 피라미드」 정상에 다달으니 주변 유적지가 한눈에 들어왔다.지금은 양쪽으로 「달의 피라미드」를 비롯한 몇개의 피라미드만을 거느리고 있을 뿐이다.그러나 전체 도시의 90%가 아직도 발굴이 안된채 땅속에 파묻혀 있는 점을 생각하면 이 고대도시를 호락호락하게 보고 넘어갈 수 없다. 「달의 피라미드」에 오르는 길은 「태양의 피라미드」보다는 수월했다.기원 2세기 후반에 건축된 이 피라미드는 42m로 높이가 조금 낮은데다 경사가 비교적 완만했다.그러나 한변의 길이가 145m에 이를 정도로 이 역시 하나의 거대한 구조물이었다.과거 「달의 피라미드」 정상에는 무게가 20t이 넘는 대형 조각상이 있었다고 한다.「달의 피라미드」는 「태양의 피라미드」와 함께 훌륭한 한쌍의 모뉴먼트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같은 형태가 테오티와칸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프랑스의 샤르트르 대성당에도 태양을 머리에 인 첨탑과 달을 인 첨탑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인류 문명의 공통된 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 인류현안 불교적 해법 모색/동국대 개교90주년 기념 세계학술회의

    ◎국내외 20명 문명·자연과 관계 조명/「한국불교학의 세계화」 방법도 논의 전세계 불교 석학이 서울에서 한자리에 모여 문명의 전환기를 맞아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불교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국제학술회의가 열린다. 동국대학교(총장 송석구)는 개교 90주년을 맞아 「21세기 문명과 불교」라는 주제로 24∼25일 서울 중구 필동 동국대 예술극장에서 「세계불교학술회의」를 개최한다. 동국대 불교학과 권기종 박사 등 국내 종교학자 10명과 미국 컬럼비아대 로버트 서만 교수 등 외국학자 10명 등 20명이 주제발표자로 나설 이번 회의는 제1분과 「21세기문명의 불교적 조명」,제2분과 「종교다원화사회와 불교」,제3분과 「지구화시대의 윤리와 불교」,제4분과 「자연·환경·생명과 불교」,제5분과 「한국불교의 세계화」등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10개의 소주제(주제)는 「포스트 모더니즘과 불교」「정보문명론과 불교」「종교와 평화」「종교다원주의의 불교적 조명」「사회계층간의 갈등과 불교」「대승의 윤리와 사회정의」「환경문제의불교적 조명」「자연과 불교」「종교와 자연」「세계속의 한국불교의 현황과 전망」「한국불교 세계화의 이념과 방향」 등.소주제중 정보화시대를 맞는 불교의 미래,환경문제와 불교계대책,한국불교의 세계화이념과 방향 등은 학계의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발표자는 김용정 동국대 명예교수,심재룡·윤이흠(서울대),길희성(서강대),권기종·윤호진·최현각·정병조(동국대),강건기(전북대)교수와 이기영 한국불교연구원장 등이다. 해외학자로는 일본에서 마쓰모토 시로(송본사랑·고마자와대),호시노 에이키(성야영기·다이쇼대),다야마 레이시(전산령사·붓교대)교수등이 참석하며 미국과 유럽에서는 레너드 스위들러(템플대),로버트 버즈웰(UCLA대),데이비드 칼루파하나 (하와이대),로버트 서먼(컬럼비아대),박성배(뉴욕 주립대)교수와 독일의 한스 슈바르츠 교수(레겐스 부르크대)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또 오록원 동국학원이사장·서돈각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송월주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등 국내 불교학자와 스님이 참석,한국불교의 새로운방향정립과 한국불교학의 세계화도 도모할 계획이다.〈김원홍 기자〉
  • 백민석씨 장편 「내가 사랑한 캔디」

    ◎90년대 학번/그들의 지향없는 ‘공허’/어느 고3생의 대학시절까지의 기록/욕망과 허기로 살아가는 신세대의 저항 백민석씨의 두번째 장편소설 「내가 사랑한 캔디」가 김영사에서 나왔다. 우리나라에 그런 작가가 있느냐며 고개를 갸웃거릴 이들도 많겠지만 알만한 사람은 모두 백씨를 장래 문단의 재목감으로 꼽는다.지난해 8월 펴낸 첫 장편 「헤이,우리 소풍 간다」(문학과지성사)는 소설은 아무튼 인문적이어야 한다는 전통적 관념에 신물이 난 「언더그라운드」 문인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감각으로 다가섰다. 지난해 「문학과사회」 여름호에 발표한 원고지 200장짜리 동명 중편을 350장 더 늘린 「…캔디」는 첫 장편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80년대초 철거와 폭력이 난무한 빈민촌에서 자란 젊은이들의 살풍경한 의식을 보여줬던 「헤이…」의 독한 쓰라림에 비해 90년대 학번의 지향없는 공허감을 그린 「…캔디」의 어투는 경쾌하기까지 하다.문장을 뚝뚝 분질러놓아 읽기에 고통을 주던 잦은 쉼표도 사라졌다. 소설은 고3부터 대학시절까지 한 청년의성장기록.그중 「캔디」와의 연애담이 기둥 줄거리를 이룬다.동명 만화의 주인공과는 달리 남자인 캔디는 고교시절 「나」의 동성연애자.하지만 대학에 들어가 여자친구가 생기면서 갑자기 남성다움을 과시하더니 첫사랑의 기억을 부인해 버린다. 이같은 중심에 작가는 무궁무진한 상상력으로 첨단적이면서도 아기자기한 세세한 묘사를 입힌다.세상 모든 과일들을 조합,끝없는 메뉴를 제공하는 백화점 청과물식당 「U.F.O」는 무한히 증식하는 자본주의의 욕망을 닮았고 이한열,김귀정 등의 영정으로 벽을 덮은 카페 「지리산」은 어느새 살은 내리고 액자로 요약된 90년대 학생운동의 몰골로 읽힌다. 현대사회의 이런저런 체제에 버티던 이들도 하나둘 쓴웃음속에 사라져간다.캔디는 나를 지워버리고,제도권 교육에 항의,사표를 던진 고릴라 선생은 추레한 환자가 돼 병실을 찾은 학생들을 쑥스럽게 맞는다.뭐라 말할 수 없이 얄팍해진 삶을 프로그레시브 록그룹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싸구려 인생,그것이 우리의 유일한 다투는 이유이다』라고 노래한다.주인공은이 모든 것을 가로질러갈 방법으로 「총잡이」를 꿈꾸지만 탈주범 지강헌은 실패했고 기말리포트로 내기로 한 총잡이 소재의 소설은 작심에 그친다.열한시에 정지한채 고여버린 시간처럼 항의조차 무력해진 요즘 청춘들의 초상을 작가는 이전세대와 완전히 구분되는 새로운 소설공간에다 그려보고 있다. 사이버문화에 에워싸인 세대의 정황을 말한 작품은 많지만 그 문명을 백씨처럼 아예 「살아버린」 작가는 거의 없었다.한없이 증식하는 욕망과 결코 채워지지 않는 허기사이에 끼인 신세대를 백씨는 가장 현대적인 어투로 그려내고 있다.민음사 편집부의 장은수씨는 『백씨는 자연에 대한 기억자체가 없이 태생부터 인공문명에 근원을 둔데다 이런 정황에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첫번째 세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라면서 『바로 이처럼 현대의 아이이기 때문에 또한 언젠가는 현대문명에 가장 효과적인 소설적 저항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손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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