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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역사의 허구는 공허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현해탄 너머에 있는 일본 시마네(島根)현의 시마네대학 국제회의장.지난 3일부터 사흘간에 걸쳐 한·일 양국의 인문·사회과학 연구자가 어깨를 맞대고 있었다.그러나 둘째날인4일 뜻밖에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가미타카모리(上高森)구석기 유적조작사건이 공표되었다. 일본사를 무려 70만년까지 끌어올려 영웅으로 부상한 도후쿠(東北)고고학연구소의 후지무라 신이치(藤村新一)가미타카모리 발굴단장이자신이 1주일 전에 묻어 놓은 석기를 새로 발굴한 것처럼 조작한 자작극이 탄로난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은 이미 80여년 전 베이징(北京) 근처의 주구점(周口店)동굴유적에서‘북경원인’이라고 명명된 50만년 이전의 화석 인류를 발견하여 ‘아시아인의 원고향’이라고 까지 일컬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1960년 이후 남북한이 약속이나 한듯이 커다란 진전을 이루었다.북한은 평양 근처 검은모루 동굴유적이 각광을 받았고,남한은 아프리카·유럽형에 속하는 전기 구석기시대의 주먹도끼와 자르개를 전곡리에서 발굴해 세계고고학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구석기시대의 존재조차 불분명했던 일본은 경제적 번영에 도취한 나머지 상상조차 못할 역사 미화를 서슴지 않았다.일본 학계는1946년 군마(群馬)현에서 발견한 2만5,000년 전의 석기를 보고 흥분하였다.이때 문제의 후지무라가 등장한다.1981년 발굴 조사를 벌인미야기(宮城)현 이와데야마마치 유적이 적어도 5만년 전까지 연대가올라간다고 극적인 발표를 했다.이후 그가 수십개의 구석기 유적 발굴에 손을 댈 때마다 연대가 올라가는 유물이 계속 나왔다. 드디어는 가미타카모리 유적을 70만년 전으로 끌어올리고,중국의 북경원인과 결부시키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후지무라의 발굴을 통해 일본은 선사문화를 70만년 전으로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찬란한 문화로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은 이집트문명과 맞먹는 고대문명이 존재했다는 내용이 교과서에 실리기도 하였다. 여기에는 일본이 ‘세계 4대 문명’의 하나라고까지 허구에 찬 주장에 맞장구를 친 일본 국민의 한결 같은 성원도 가세되었다.나아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구석기시대 조작사건을 오랫동안 묵인한 일본 학계의 학문적 양심도 오늘과 같은 사건을 일어나게 한 요인으로 지적할수 있다. 일본 고고학자들은 우리를 가미타카모리 유적지로 초청하는 계획을세워놓았다고 한다.일본 역사의 서장을 알리는 유적을 방문하지 않고서는 좀더 진전된 한·일 고고학 교류가 불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그런데 이 유적 조작사건이 공표되자 언제 그런 계획이 있었냐는식으로 조용하기만 하였다. 심포지엄이 끝난 5일 일본은 문제의 조작사건을 시인하면서 이를 속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일본 교육부도 조작되고 왜곡된 교과서를고쳐 나가겠다는 재빠른 조처로 뒤따랐다. 일련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머리 속에는 우리의 옛날 모습이 스쳐갔다.1981년 세계적으로 저명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구석기 학자 클라크(D.Clark)박사가 충남 공주 석장리,충북 점말 구석기유적을 실사한 뒤 연대 문제와 문화유적의 진위에 의문점을 제기한 일이 있다. 그후 20년 동안 우리 학계는 구석기 연구에서 과학에 바탕을 두지않고 무작정 연대를올리는 등 적지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유적의 진위 문제,깨진 돌 조각을 석기로 간주하여 성과를 과대 발표하는 문제,저절로 깨진 뼈 조각 따위를 인공 예술품으로 해석하는 문제 등 숙고해야 할 일은 한둘이 아니다. 가미타카모리 유적의 유물 조작사건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았으면 하는 마음이다.나아가 그동안 수없이 이루어진 일본의 고고학적발굴 결과나 역사 교과서의 왜곡 기술, 그리고 일그러진 한·일관계사를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역사의 허구(虛構)는 결국 공허할 뿐이다. 임효재 서울대 교수·선사고고학회장
  • [대한광장] 과감히 변해야 산다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말은 MIT 교수였던 토머스 쿤(Thomas S.Kuhn)이 1962년 저서‘과학적 혁명의 구조’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전문 용어로 라틴어에서 유래된‘모형’을 말한다.패러다임은 한 조직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하나의 방도이다.즉 이치가 닿고 뜻이 통하는 하나의 방도로 어떤 문제에 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통전(通典)적 가정이다.다른 말로 공동체 구성원에 의해 공유되는 신념,가치,기술의전 체계를 말하며 삶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가치와 규칙의 골격이라고말할 수 있다. 이처럼 패러다임이 일련의 가정이라고 한다면 패러다임 전환은 어떤개인이나 집단이 보유하고 있는 일련의 가정이 극적으로 바뀌어지는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예를 들면 사회의 경제가 오로지 산업에만의존하던 것이 정보화사회가 되면서 뒤집어진 충격을 최초로 입증한사람은 존 나이스비트(John Naisbitt)였다.그는‘미국 사회의 열가지대변동’이라는 책을 통해 이 사실을 밝혀냈다.앨빈 토플러는 이같은사회적 흐름의 전환을 ‘제3의 물결’이라고 이름짓고 새 문명의 여명이 밝아오고 있음을 선언하였다.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여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지탱해오던 패러다임이 심한 도전을 받고 있음을 몸으로 체험하는 나날이다.밖으로부터오는 도전을 견뎌 내기에 우리 사회를 지탱해오던 가치관의 틀이 역부족인 셈이다.정부,기업은 물론 사회적 가치관까지도 변화된 시대에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는 ‘급변’이라는 말로는 부족해 ‘격변’이라는 말로 표현해야 할 정도이다. 사회뿐만 아니라 많은 기관들과 조직체들이 패러다임의 전환을 경험하고 있다.거대한 사회적 변화가 기업,대학,학교,병원,가정,봉사기관등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이처럼 현대문명은 굴뚝연기들이 파동치던 산업혁명시대를 거쳐 전자파장이 파도치는 정보화시대에 돌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는 제2의 물결이 빚어낸 옛 패러다임의 옷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정치권의 낡은 정치 행태와 재벌기업으로 대표되는 한국 경제의 구태의연한 모습은 아직도 청산되지 못한 채 우리 사회의 전진을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기업의 경우 1960년대 존재했던 100대기업 가운데 현재까지 생존하고 있는 기업은 29개뿐이다.격변하는 변화의 소용돌이 가운데 기업도 옛 패러다임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현 정부와 채권단이 서두르고 있는 기업 퇴출작업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자체 갱신을 서두르지 않는 기업은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거대한 흐름에서부터 밀려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실례가 되고 있다. 살아 있는 생명체는 자기 자신을 끝없이 정화하는 자정능력(自淨能力)을 지니고 있게 마련인데 그 자정능력을 잃게 되면 생명력을 상실한 것이나 다름없다.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개혁이라는 말은 한자의개(改)와 혁(革)자에서 나온 말이다.글자 그대로 고친다는 뜻이다.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날 때 하나님은 그들에게 가죽옷을 만들어 입히셨다.인간 최초의 개혁은 이렇게 가죽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인류가 맨 먼저 터득한 기술은 가족을 무두질하는 방법이었다. 무두질이란 뻣뻣한 날가죽을 기름을 뽑아 부드럽게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말이다.날가죽(皮)은 60도의 물에서 녹아버리고 말지만 무두질이 잘된 가죽(革)은 끓는 물에 넣어도 끄떡없다고 한다.날가죽을 무두질하면 방부성,유연성,불변성이 생기는데 이 3대 요소는 개혁정신의 원형이라 한다.어떤 조직이나 단체도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세가지 열린 구조를 갖지 못할 때 소용돌이치는 변화 과정 가운데서 살아남지 못한다.종교개혁도 부패한 교회,경직된 종교,변질된 신앙을 썩지 않게 부드럽게 열린 종교,그리고 영원토록 변치 않는 신앙으로 개조하는 데 있었지 않는가.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낡은 패러다임의 망령들이 물러가고 새로운시대에 걸맞은 새 패러다임으로 전환된 새 사회와 새 사람의 모습을기대해본다.이를 위해 개인이나 단체는 부단히 자체 갱신을 통한 거듭남의 변화 가운데 있어야 한다. 김원배 기독교목회자협의회 상임총무
  • SBS 새 심벌 제정

    SBS가 창사 10주년을 맞아 회사 심벌마크를 새로 제정했다.윤세영(尹世榮) SBS 회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흰색,황색,청색으로 구성된 원 모양의 새 마크는 생명과 문명의 씨앗을 상징한다”면서 “앞으로 회사를 나타내는 문자(SBS)대신 이심벌만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송도균(宋道均) SBS 사장은 “내년 신정특집이 끝나는 첫 주부터 물을 주제로 한 환경 다큐멘터리를 광고주 도움 없이 자체 재원으로 제작하는 등 앞으로 10년간 프로그램을 통해 환경을 생각하는 방송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를 위해 SBS는 환경관련 시민단체와 연계해 전국 행정단위의 주민조직을 결성하는 등 시청자들이 프로그램 제작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한편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MBC의 미국 프로야구 경기중계권과 관련,송 사장은 “SBS는 미 메이저리그 베이스볼 인터내셔널(MLBI)측과단독 계약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으로 올림픽 월드컵 등 주요경기에 대한 합동방송시행세칙이 깨져 스포츠 중계권이 폭등할 우려가 있고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위성방송에서쓸 수 있는 해외위성채널의 값이 오르면서 위성방송 전반에 부정적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세계적 행위예술 ‘21세기 몸짓’

    세계적인 행위예술가들이 참여하는 국제행위예술축제가 서울 인사동일대에서 펼쳐진다. 한국미술협회 주최로 17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제1회 서울국제행위예술제.한국 행위예술사상 최대의 퍼포먼스가 될이 행사에는 폴란드,스웨덴,프랑스,독일,호주,인도네시아,중국,일본,한국 등 9개국 90여명의 행위예술가들이 참여한다.주제는 ‘이동(移動)’.인터넷이 지배하는 컴퓨터사회의 문화예술 담론이 어떻게 생성되고 어떤 형태로 소통되는지를 퍼포먼스를 통해 살펴본다는 게 기획의도다. 행사는 ‘퍼포먼스’‘스트리트 퍼포먼스’‘영상’등 세 분야로 나뉘어 진행된다.퍼포먼스는 인사동 놀이마당과 밀레니엄 플라자 등을중심으로 이뤄지며,스트리트 퍼포먼스는 인사동 일대 거리에서 산발적으로 펼쳐진다.야간에 진행될 영상 섹션은 경인미술관 야외공연장등에서 볼 수 있다. 개막식은 17일 오후 4시 경인미술관에서 열린다.개막식이 끝나면 공평아트센터 앞에서 30여대의 오토바이가 일제히 굉음을 내며 이동하는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로드쇼가 시선을 사로잡는다.행사 자체를‘사건화’해 관심을 끌어모으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행사에는 일급 행위예술가들이 꽤 많이 참여했다. 인터넷으로원격조종되는 ‘로봇팔’ 퍼포먼스로 잘 알려진 호주의 스텔락과 성형수술 퍼포먼스로 대가 반열에 오른 프랑스의 올랑,얼굴에 붙인 빵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브레드 맨(빵 인간)’ 퍼포먼스로유명한 일본의 다스미 오리모토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한국작가로는 이건용,안치인,김석환,이은정 등이 나온다.김석환은 소독연기를뿜어내는 관을 메고 거리를 누비는 기괴한 퍼포먼스를 통해 부정부패일소를 외치며, 이건용은 현대문명의 속도지상주의를 꼬집는 ‘달팽이걸음’ 퍼포먼스를 선보인다.이은정은 여성을 상징하는 특정 신체부위를 강조한 ‘드림패션’이란 도발적인 거리 퍼포먼스를 벌인다. 예술제 운영위원장 겸 예술총감독을 맡은 윤진섭 호남대 교수는 “폴란드의 ‘상상의 성’이나 미국의 ‘클리블랜드 퍼포먼스 아트 페스티벌’등 외국의 유서깊은 국제행위예술제에 비해 때늦은 감은 있지만 미술계의 큰 흐름에 동참하게 된 것은 다행”이라며 “영국 에딘버러 축제처럼 견본시의 성격을 띠고 있는 이 예술제를 비엔날레형식으로 가꿔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02)739-1425김종면기자 jmkim@. *퍼포먼스란…관중앞에서 작가가 직접 실연. 퍼포먼스는 실제 관중 앞에서 작가가 실연을 통해 예술적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다양한 행위양식을 포괄하는 말.그것은 1970년대 개념미술의 연장선상에 놓인다.거슬러 올라가면 다다이즘,미래파,러시아 아방그르드의 행위에술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반예술,예술의 기성 관념에 대한 도전과 파괴,전위적인 제스처,반대중적 데먼스트레이션, 정치적 강령 등이 수많은 행위예술가들에 의해 실천돼 왔다. 예술계 거장들 중에는 퍼포먼스 작가 출신이 적지 않다.마르셀 뒤샹,백남준,존 케이지,요셉 보이스,볼프 포스텔,이브 클랭,오노 요코,잭슨 폴록,알란 캐프로,헤르만 니취,비토 아콘티,브루스 나우만,레베커혼, 로버트 라우젠버그,빌 비올라 등 많은 유명 작가들이 지위를 굳히기에 앞서 퍼포먼스로 명성을 쌓았다.한국에서는 60년대 후반 정찬승 정강자 김구림 강국진 등이 해프닝을 시도했다.70년대에는 이건용성능경 장석원 김용민 등이 이벤트를 벌였으며,80년대 이후에는 안치인 이불 홍오봉 이상진 등이 다양한 형식의 퍼포먼스를 행하고 있다. 관객의 참여와 매체의 다양한 결합,테크놀로지의 활용,즉흥성과 우연성 등 퍼포먼스만이 가진 장점은 예술을 늘 새로운 형태로 바꿔놓고 있다.
  • 대한매일 후원, 전문·지식인회의 주최 21세기 심포지엄

    ‘개혁과 대안을 위한 전문·지식인회의(공동대표 김용운·김충렬·맹강호)’가 9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21세기 한국의 발전모델 모색을 위한 전문·지식인 대토론회’를 열었다.대한매일이 후원한 이토론회는 지식기반사회의 한국적 발전모형을 검토하고 각 분야 발전을 위한 대안을 모색한 자리.25가지 분야에 걸친 주제발표 가운데 6편의 논문을 요약한다. ◆21세기 바이오혁명 핵심기술 이해와 발전 방안. 바이오산업이란 생명체를 이용하여 산업·의학적으로 유용한 기술과소재를 개발하는 분야다. 의약품·각종 생물제재·생물공정·식품·환경·대체에너지 개발 등이 이에 속한다. 바이오산업(BT)은 정보통신산업(IT)과 독립적이거나 통합되어 21세기 초거대시장을 형성하는 것은 물론 문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예고되고 있다. 바이오산업의 세계시장은 1997년 37조원 규모에서 2010년에는 현재세계 반도체시장 규모인 약 180조원으로 5배 가량 늘어날 것이다. 한국은 1999년에 160억원 정도를 여기에 투자,미국과 일본에 비하면 1.5% 정도다.정부의 BT 투자는 IT 대비 10분의 1 미만이고,기업은더욱 소극적이다. BT는 IT와는 달리 연구·개발 기간이 매우 길지만 BT를 대표하는 신약은 시장진입에 평균 10년이 걸린다. 그러나 BT는 시장 생명력이 길고 독점성이 강하고 이익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컴퓨터 단말기나 휴대폰의 생명력이 기껏 1∼2년이라면 아스피린과 페니실린은 50년 이상 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격을 가진 BT는 어느 나라나 초기에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은 인적 자원과 재원이 매우 제한되어 있어 좋은 전략과 기획을수립하고 이를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선진국 수준으로 즉각 진입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국제 네트워크를구축해야 하고,능력있는 연구팀에 연구비를 집중 지원해야 하며,국제적으로 경쟁 가능한 프로젝트를 발굴 육성해야 한다.물론 이를 효율적으로 지휘할 지도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연구비를 안배하는 ‘전통’은 반드시 교정해야 한다. 관계 공무원들이 좀더 자신감 있게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분위기도만들어야 하고, 반면 공무원들은 객관성과 전문성을 기르는데 노력을기울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 선진국 케이스를 무조건 벤치마킹할 것이 아니라 우리 고유의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면 민·관합동 혹은 민간 중심의 기술 집적지를 만들어 목표지향형·이익추구형으로 운영해야 한다.또 강력한 중앙조직을 만들고기동성과 유연성을 가진 벤처회사를 중심으로 연구 개발하며, 제조와영업을 기존의 중·대기업과 연계하여 나아가야 할 것이다. 김선영 서울대 교수. ◆지식정보사회와 농업기술의 발전방향. 앞으로 국가경쟁력은 지식정보를 활용한 과학기술의 발전과 혁신에따라 좌우될 것이다. 과거 농업은 토지·노동·자본 등의 생산방식을 기반으로 발전하여왔으나 미래에는 지식을 기반으로 한 기술의 수용 및 혁신 여부에 따라 비약적인 발전이 예견된다. 세계 각국은 지식정보사회에서 농업이 생명공학기술 및 경영기술과접합하여 고부가가치를 실현하는 대표적인 지식기반산업으로 발전하도록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분야 기술개발은 농업정책의 방향에 따라 자재개발·녹색혁명으로 일컫는 증산기술·품질개선기술·생산기계화기술·가공이용기술 등의 방향으로 변화·발전하여왔고,최근 첨단·환경친화형기술개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그러나 농업기술개발 투자현황을 살펴보면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다. 국내 전체의 과학기술 연구개발비가 1998년 11조원을 넘어 93년에 비해 연평균 18% 이상 증가한 가운데 농업분야는 같은 기간 연평균 증가율이 30% 이상에 달했다. 하지만 98년 총규모 2,301억원이 말해주듯 연구투자의 절대액이 미흡하다.절대액에서 미국은 한국의 28배,일본은 15배,독일은 6배에 이른다.민간기업의 농업분야 투자는 199억원에 그쳐 기업들의 전 산업투자액 7조9,211억원의 0.21%로 매우 낮다. 농업기술이 기술·정보·지식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미래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농업이 지식기반의 종합생물산업이라는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농업을 토지 및 노동 위주의 효율성이 낮은 1차산업으로 인식하는것은 농업의 변화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결과로서 농업발전을 저해할 뿐이다. 농업의 생산수단과 생산성 향상의 요소를 토지와 노동 투입으로 인식하지 않고 자본과 지식노동으로 인식해야 한다. 선진국이 박차를 가하는 이같은 지식정보 지향적 농업은 농업인,정책담당자 및 국민이 농업을 첨단기술 위주의 종합생물산업으로 인식하면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이에 따라 동·식물을 이용해 생명공학혁명의 기본적이며 중추적인몫을 담당할 농업분야의 기술개발을 확대해야 한다. 농업을 21세기 종합생물산업으로 육성하려면 먼저 이 부문의 연구개발 GDP대비 투자규모를 현 1%에서 3%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 오치주 농림기술센터 소장. ◆노동개혁 이후 한국형 노사관계 모델의 탐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선진경제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노사관계 유형을 창출해냈다.그러나 우리는 아직 뚜렷한 한국적 유형을 찾아내지 못했다. 1997년의 경제위기와 IMF(국제통화기금)에 의한 타율적 구조조정은 87년 이후 형성된 노사관계 시스템의 실패와 무관치 않다.한국의 노사관계 시스템은 임금의 안정적관리에실패,경쟁력 약화를 초래했다.노·사·정은 87년 이후 오랫동안 상호인정하고 공존하는 타협체제를 구축하지 못했다.98년 2월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은 노동시장 유연화 압력을 해소하고 노·사·정간 대타협의 실패를 종식시키는 계기가 된 점에서 한국노사관계 발전의 중요한 계기다. 97년 구조조정 이후 노동시장과 노사관계는 위기에 매우 탄력적으로 적응했지만 한국 노사관계 시스템의 약점을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데는 매우 소홀했다.그 결과 경우에 따라서는 경제위기 이전의 노사관계로 복귀하거나,영·미형의 노동시장 유연화가 급속하게 진전돼 노동시장 분단과 근로계층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형에 가깝던 국내 노동시장은 97년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영·미형 유연화 패러다임으로,노사관계는 유럽형 사회협약 체결방식으로각각 진전했다.유연화와 대외개방화,디지털화가 진전되면 될수록 근로계층 양극화 및 격차는 더욱 확대될 위험이 높다.이를 사회적 차원에서 완화·교정할 수 있는 노사관계 모델은 무엇인가. 한국형 노사관계 모델 확립을 위해서는 산별노조화의 촉진,사용자단체 겸 사회적 협의의 주체로 경제단체의 기능 전환,노동시장정책과복지정책기구들의 지배구조를 협치(協治)구조로 전환하는 등 사회적협의기반의 확충 조치가 필요하다. 1·2차 노동개혁은 안정적인 타협구조 정착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지 않았고 이에 관한 아무런 계획도 제시된 바 없다.3차 노동개혁은 사회적 합의방식에 의해 추진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그것은 미래의 한국형 노사관계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그 최종결과는 영·미형 노동시장의 효율과 유럽형 노사관계의 사회통합적 특성을 한국적 상황에 맞게 재구성한 새로운 모델의 창출이 될 것이다. 최영기 노동연구원 부원장. ◆우리나라 공공보건의료 발전방안. 한국은 민간부문이 보건의료 체제의 근간을 이룬다.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공공부문이 민간부문에 비하여 열악하다. 지금까지공공부문은 민간부문의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주기능이었고,정책담당자나 주민들도 대체로 이런 역할을고유한 기능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국민의 보건문제를 해결하는 데 민간부문을 위주로 하는 방향에 대한 의문과 더불어 공공보건의료의 역할 재정립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공공보건의료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가가 보건의료정책,특히 공공보건의료정책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국가가주도적으로 책임져야 할 공공보건의료 서비스의 내용과 범위를 확정하고,구체적이고 장기적인 수행전략을 제시하여야 한다. 공공보건의료기관의 확대는 어렵지만,수익성이 없어 민간기관에서 설립을 기피하는 요양병원·치매병원·노인전문병원·정신병원 등은 확충할 필요가 있다.기존 공공병원도 사회적 편익이 큰 건강증진 및 예방보건 서비스,야간 응급진료,보건소를 비롯한 다른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의료지원,공공보건의료인력의 교육훈련 등을 맡아야 한다. 보건소의 기능을 재조정하여,농촌지역은 만성질환자 관리를 위한 진료기능을 유지하되 도시지역은 최소한의 진료기능을 유지하고 진료를담당하던 인력을 건강증진·방문보건 및 보건의료정보관리를 위한 인력으로 활용한다.공중보건의는 지역별로 정해진 인원에 따라 의무적으로 배치하기보다는 지방자치단체별로 전공분야 등을 정하여 필요한인력을 신청하고 이를 일정한 기준으로 심사한 뒤 배치하여 인력활용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 공공보건의료기관 운영에 관한부처간의 조정도 강화해야 한다. 강복수 영남대 교수. ◆한반도 중심국가 시대 비전이상-아시아 중추국가론. 새천년,새 세기의 첫해에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짐으로써한반도는 세계 평화의 진원지로 탈바꿈하고 있다.그러나 현 시점에서도 세계화·지식정보화·민주화로 특징지어지는 선도적 세계시간과한국인의 민족시간의 시차는 여전히 존재한다.우리는 전근대적인 의식과 관행을 청산하면서 통일된 국민국가를 건설해 미완의 근대화를완성하는 동시에 21세기 지식정보화사회라는 탈근대사회에 진입해야하는 3중적 과제를 안고 있다. 우리나라가 21세기 세계를 이끌어가는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적극적이고 미래대응적 혁신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배양하는 국가비전과전략을계획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다원적 민주주의,역동적 시장경제,협력적 공동체사회,창조적 지식정보국가,아시아 중추국가 등 5가지가 이미 국가비전으로 설정돼 있다. 우리가 아시아의 중추국가를 실현하려면 동아시아의 전략적 관문인지리경제학적 이점을 살려 물류 중추국가가 돼야 한다.남북한이 철도를 복원,부산에서 유럽대륙을 연결하는 유라시아 철도망을 완성시켜야 한다.부산·광양·인천항은 중추항만,인천국제공항은 동아시아 허브공항으로서 요건을 갖추고 있다.또 동아시아로 진출하려는 다국적기업의 지역본부를 유치하고,천혜의 자원과 유구한 문화를 살려 아시아 비즈니스·관광 중추국가로 거듭나야 한다. 아시아 평화와 민주주의의 중추국가도 이뤄야 한다.남북한과 해외의모든 한민족 구성원을 정보적·인적 차원에서 연결, ‘한민족네트워크 공동체’를 건설할 필요도 있다. 현재 국민의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평화체제가 구축되면 한반도는 동북아의 중추지역으로 급부상할 것이다.21세기에 한반도가 강대국 팽창주의의 교두보,동북아의 변방,동아시아의 불화와 반목의 진원지에서 동아시아의 중추,세계중심국가,동아시아 평화의 발원지로 탈바꿈하는 첫번째 계기는 남북한 철도연결로부터 마련될 것이다.평화·통일전략도 아시아 중추국가 비전에 맞춰 디자인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도 냉전해체가 시작됐고,우리의 중추국가 비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실현가능한 비전이 되고 있다.이제냉전과 분단의 시각에서 탈피해 탈냉전적 시각에서 한반도 정치·경제·문화의 개념을 가지고 우리의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임혁백 고려대 교수. ◆한국 언론의 문제점과 바람직한 언론상. 박정희 군사정권 이래 한국에는 ‘삼벌(三閥)’이 존재했다.군벌·재벌·언벌이다.그동안 군벌과 재벌은 해체와 축소의 과정을 맞았지만 ‘언벌’에 관해서는 개혁 필요성이 원론적으로 논의될 뿐 과거정권도,현재 정권도 실행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태다. ‘밤의 대통령’을 자처하는 언론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다. 사주나 발행인이 세습적으로 권리를 행사하면서도 일체의 비판을 초월한 위치에 있다.심지어 국가기관의 정당한 세무사찰조차 ‘탄압’으로 몰아치며 역공을 펴는 것이 한국 언론의 위력이고 실상이다. 이에 지난해 가을‘언론개혁촉구 150인 선언’은 첫 대목에서 “족벌과 재벌이 소유와 경영·편집에 이르기까지 신문을 독점적으로 지배하는 현실에서는다양하고 민주적인 언론문화가 싹틀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룡 언론의 폐악 중에 지역갈등 조성을 빼놓을 수 없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지역정서’라는 이름으로 지역감정·지역주의를 선동하고 갈등을 조장한 것은 정치권이며,이를 확대보도하거나 부추기는 구실을 일부 언론이 맡았다. 지역주의 조장에 정치인이 주범이고 부화뇌동하는 언론인과 지식인그룹이 종범이지만,영향력 면에서 보면 종범의 책임이 결코 적다고할 수는 없다. 이같은 언론을 개혁하려면 재벌과 언론을 분리하고 족벌소유를 혁파해야 한다.경영의 투명성과 편집의 자율성을 확보하고 여론의 독과점도 해소해야 한다.이를 위해 ‘정기간행물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특정 재벌 내지 개인(족벌)의 소유지분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이 시급하다.국민 참여를 위해 주식을 공개하는 조치도 취해야한다. 지금 국회에는,언론개혁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여야의원 31명이 서명한 ‘언론발전위원회’ 구성 결의안과 기자협회·언론노련·언론개혁시민연대 등이 입법청원한 정기간행물법 개정안이 제안돼 있다. 이를 하루빨리 통과시킴으로써 언론 정도를 바라는 국민의 뜻에 부응하고 통일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언벌 개혁을 위해 양심적 언론인들과 지식인,시민단체,깨어 있는 국민(독자),그리고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설 때가 되었다.언론개혁이전제되지 않은 정치개혁·사회개혁은 도로(徒勞)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김삼웅 대한매일 주필.
  • 동북아 고대사를 춤으로

    ‘아득한 먼 옛날 태초의 어머니 마고는 그의 두딸 궁희,소희와 삼신이 되어 바람,구름,비 등 자연을 만들어낸다.태양의 아들 치우천황은자연과 인간이 하나된 평화로운 세상을 가꾸어가지만 문명의 이기를앞세운 황제 헌원이 나타나면서 세상은 병들고 황폐해진다. 절망에빠진 사람들은 치우천황의 강신을 희망하는 생명굿을 벌이고,축제가절정에 다다를 때 모든 액과 화를 막아주는 붉은 부적이 내려와 세상을 맑게 정화시킨다’ 우리 민족의 우주창조 신화인 ‘마고신화’와 고대문헌에 등장하는인물 ‘치우’를 소재로 한 이색 무용극이 공연된다.10·11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서울시무용단(단장 임학선)의 ‘밝산-그 영원한 생명의 터’가 그것.‘밝산’은 동북아시아신화에 나타나는 이상향이자 치우천황과 황제 헌원의 전쟁으로 파괴되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는 우리의 삶터를 뜻한다.동북아시아고대상고사를 춤으로 풀어내는 이 낯선 작업을 통해 작품이 전하고자하는 바는 인류의 영원한 과제인 사랑과 평화,화해의 메시지.작품속치우천황은 이 세상을 생명의 기운이 넘쳐나는 땅으로 지켜내려 애쓴신화속 환경지킴이에 다름아니다. 무용 소재의 한계를 넓혔다는 점 외에 학술심포지엄까지 열어 철저한연구와 분석을 거친 서울시무용단의 남다른 열정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임단장이 안무와 구성을,김효경이 연출을 맡았다.고구려 고분벽화 ‘사신도’를 응용한 자연탄생춤,각저희와 차전놀이에서 따온 전쟁춤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02)399-1639[이순녀기자]
  • 언론인도 ‘자기PR’ 시대

    다매체시대에 접어들면서 신문·방송기자 등 언론인들의 ‘자기 알리기’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또 신문기자들은 방송으로,방송기자와아나운서 등은 신문·출판계로 영역을 넓히는 등 ‘크로스 오버’가유행처럼 번지고 있다.이에 따라 각 매체 간의 두터운 ‘장벽 허물기’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언론인들의 ‘자기PR’은 ‘사이버 세계’에서 가장 뚜렷하게 이뤄지고 있다.언론재단에서 발간되는 월간지 ‘신문과 방송’10월호에따르면 현재 기자나 PD 등 언론인들이 만든 개인 홈페이지는 106개사이트에 이른다.이들은 대부분 매일 1∼2시간을 투자해 홈페이지를관리할 정도로 애정을 쏟고 있다.이들은 홈페이지에 일반기사,생활정보 등은 물론 자신의 취미나 결혼,연애이야기 등 사생활까지 자세하게 공개하고 있다.KBS 김웅래 PD의 홈페이지는 자신이 제작한 코미디프로만큼이나 인기가 높아 90만명의 방문자를 기록하고 있다. 일부 신문기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공중파방송과 케이블 TV에 고정패널및 사회자로 출연하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경향신문 뉴스메이커 임희경기자,동아일보 허문명기자는 라디오 SBS‘봉두완의 시사전망대’ 등에 고정출연하며 시사정치평론 등을 하고 있다.중앙일보김행전문위원,경향신문 유인경기자 등은 방송가의 ‘단골 초대손님’으로 소문 나있다.조선일보 이동진기자(영화),중앙일보 홍혜걸기자(의학)등도 전문성을 인정받아 케이블 TV 등 전문 프로그램에서 자주얼굴을 비춘다.거꾸로 방송인들의 활자매체 진출도 두드러진다.KBS이금희,황정민 아나운서 등은 동아·조선일보의 칼럼니스트로 빼어난글솜씨를 자랑하고 있다. 이진숙 MBC기자,백지연 전 아나운서등은 책을 출판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이밖에 대한매일 정운현(친일문제)·신준영(북한문제)기자처럼 전문가 뺨치는 전문지식으로 각종 회의나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하는 언론인들도 늘고 있다.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김서중교수는 “내부 인사보다는 스타를 내세우지 않으면 관심을 끌기 어려운 대중매체의 기본운영방식인 ‘스타 시스템’이 만들어낸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팔방미인처럼 활동할 경우 매체의 충실도와 정보전달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있기 때문에 전문영역을 다지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광숙기자
  • [휴먼 카페] 핸드폰이 있어 더 행복한가?

    인터넷은 이제 우리 일상 그 자체가 됐다.2000년대를 말함에 있어서인터넷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핸드폰도 마찬가지.이제는한 가정에 두대 이상의 핸드폰을 가지고 있는 세상이다.하지만 나는핸드폰 없이 생활한 지 벌써 2년이 넘었다.핸드폰 사용계약을 해지한데는 웃지 못할 사연이 있다. 전에 핸드폰을 가지고 다닐 때 편리함을 이유로 단축키 기능을 이용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문제가 됐던 거다.번호 하나만 누르면 그냥 집으로 전화를 걸어주는 단축키가 결국 핸드폰 사용중지의 단초가 됐던비화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어느날 집사람에게 알리지도 않고 친구들과 어울려 LA에 있는 나이트 클럽을 간 적이 있는데,그 와중에청바지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이 작동이 되면서 단축키가 눌러져버린사건이 발생했다.내가 가지고 있던 핸드폰은 뚜껑이 달린 플립 형식이 아니라 번호판이 밖으로 드러나 있었던 것이다. 즉 나의 외도(?)현장이 집으로 생중계가 되고 있었던 거다.물론 그이유가 전부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그 이후 나는 핸드폰을 해지했다. 핸드폰이란 것이 어떤 면에서 나를 옥죄는 사슬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얼마전 미국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80년대에 비해 90년대 사람들이 1년에 평균적으로 52시간을 더 일하지만 노동시간 증가에도 불과하고 삶의 질에는 차이가 없다고 한다.이는 우리가 간접적으로 알게모르게 지불하고 있는 문명의 이기들에 대한 비용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즉 80년대에는 볼수 없었던 수많은 문명의 이기들을 소유하기위해 우리는 더욱 많은 시간을 일터에서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생활을 한번 돌아보자.그 전에는 필요하지 않았던 핸드폰으로한달에 얼마를 지출하고 또 인터넷 사용으로 한달에 들어가는 돈은얼마인가.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우리를 편리하게 해주고 있지만,편리하다는 명분 뒤에 궁극적으로 그 기술이 우리에게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특별한 용무가 아닌 장난 같은 문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과거의 연애편지보다 우리 젊은이들의 애정을 더 두텁게 만들었을까. 우리가 1년에 52시간을 더 일하고서 얻은 그 문명의 혜택들이 과연우리를 전보다 더 행복하게 만들었던가.핸드폰을 보며 든 생각이다. 송형철 인터넷developer. andysong@andysong.com
  • 인류 미래예측서 ‘봇물’

    정보화와 세계화의 물결 속에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유전자를 다스릴수 있는 바이오테크시대도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그렇다면 과학기술과 유전공학,그리고 경제성장은 진정 인류의 희망일까?아니면 재앙인가.이같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주장을 편책들이 나와 관심을 끈다. 미국 ‘리즌’(Reason,理性)지의 편집자인 버지니아 포스트렐(40·여)은 ‘미래와 적들’(모색 펴냄)에서 지금 우리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부와 건강,기회와 선택권을 누리고 있다고 말한다.그것은 인류의 독창성과 호기심,인내심이 이뤄낸 결실이라는 것.미래는어느 누구도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시스템이고 그것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은 인공의 힘이며 다양한 모험과 실험의 기회가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현상 등 다양한 사례를 들며 계획되지 않은,열린 시행착오가 인간의 발전에 긴요했다고설명한다. 포스트렐은 종래의 진보와 보수,좌·우파라는 구분으로는 광속으로변하는 오늘의 세상을 설명할 수 없으며,변화를 거부하는 안정론자와변화를 지향하는 변화론자와의 충돌로 대체됐다고 규정한다. 미래는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개척하려는 변화론자에 의해 주도돼야 하며끝이 열려 있는 미래를 어떤 개인이나 조직의 세계관으로 묶어둔다는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한다.기술이민 문호 개방 확대를 요구하는첨단기업 경영인,생명공학 연구 금지에 반대하는 과학자, 자유무역을지지하는 수입상들이 시장과 과학,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변화론자라고추켜세운다. 반면 질서를 존중하는 복고주의자,중앙의 통제를 강조하는 테크노크라트,환경론자 등을 안정론자로 지목하며,경쟁과 실험의 과정을 회피하고 미래로 나가야 할 인류의 발목을 자꾸 붙잡는 세력이라고 몰아세운다.통제력을 벗어난 변화의 동력에 고삐를 채워 잘 이끌지 않으면 파국을 맞이할 것이라는 지식인들의 개탄을 미신으로 치부한다. 이와 함께 리처드 올리버 교수(미국 밴더빌트대 오웬경영대학원)는‘바이오테크 혁명’(청림출판 펴냄)을 통해 바이오테크가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이 어마어마하다고 평가한다.인류에게 싼 값으로 고품질의 식량을 제공하고 질병과의 전쟁에 종식을 고하며,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가격은 더 싼 소비재를 대량생산해낸다는 것.정보화시대에 이어 2005년쯤이면 바이오테크시대가 완전히 도래하고 2030년이 되기 전에 세계의 모든 기업이 바이오 기업이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이와 달리 미셸 보 교수(65·파리7대학)는 ‘세계의 격변’(한울 펴냄)에서 인류가 새로운 질적 향상의 문턱에 서 있는 동시에 비극적인위험의 일보 직전에 서 있다고 지적한다. 방향성과 우선순위 설정이결여돼 있기 때문에 빈곤과 불평등,폭력,인구와 욕구의 증가,생산 성장에 수반되는 환경 파괴,무한 무책임 등 전례 없는 문제에 봉착했다는 것.경제가 점점 더 사회를 지배하고,과학은 갈수록 무기 제작과기업의 상품전략에 봉사하는 등 인간과 사회,지구 전체가 상품화되고있는 상황에서 과학과 시장만능주의의 자유로운 결합은 치명적이라며 시장에 기초한 전체주의의 위험을 경고한다.이미 극도로 불평등한세계에서 모든 것을 시장논리에 내맡기는 것은 구매력없는 인간 수십억 명을 배제한 채 돈에 의한 인간 차별의 톱니바퀴로 우리를 몰아가며 현재를 위해 미래를 희생시킨다는 주장이다.각자 자기 일에 전념하는 상황에서 경제성장은 환경을 파괴하고 빈곤을 유지·심화시킬수밖에 없단다. 기업들은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이면 모두 정당하다고천하태평으로 믿으며 지구와 인류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지라도 구매력을 보유한 자들만을 위해 일한다고 말한다. 세계총생산은 급증하지만 아직도 8억명이 굶주림에 시달린다며 이토록 많은 부와 빈곤이 공존하는 시대가 과연 있었느냐고 보교수는 묻는다. 무책임한 인간의 행위에서 비롯되는 재앙과 그 근원을 따져보고,불평등 축소와 근본적 욕구의 충족을 가장 앞세우며 기술과학의 영향력을제한하는 등 가치에 우선 순위를 매기고, 전략을 세워 실행하자고 제안한다.고대사회로의 회귀는 불가능하지만 현대적 검소함의 양식을창조,소비를 사회의 지배자들이 아니라 지배받은 사람들에게 재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디지털 문명 비평지(비정기 간행물)인 ‘구운몽’(Roasted Dream·안그라픽스 펴냄) 창간호는 디지털이 유토피아로 포장된 낙관주의현실의 모순과 네트 이데올로기의 조작된 우상이 뒤집어쓰고 있는 가면을 벗겨내려는 시도를 했다.편집인 백욱인 교수(서울산업대)는 서문에서 눈먼 자가 눈먼 자를 인도해 모두를 구렁텅이에 빠뜨리는 일을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홍성욱 교수(캐나다 토론토대)는정보혁명과 인간 게놈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유전자 선택과 디자인이사회 전체나 공동선의 이름으로 행해진다면 결국 20세기 우생학의 부활에 다름아니라고 지적한다. 인간은 지구를 천국으로도,지옥으로도 만들 수 있어 보인다.현재 우리는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누가 우리를 바른 방향으로 인도할 미래의 리더이고 누가 적인지 두눈 부릅뜨고 찾아볼 일이다. 김주혁기자 jhkm@
  • 日 ‘구석기유물 조작’ 전면 재조사

    일본 문부성은 5일 도호쿠(東北) 구석기 문화연구소 후지무라 신이치(藤村新一·50)부이사장의 일본 구석기 유물 조작 사건을 전면 재조사하기로 했다. 오시마 다다모리(大島理森)문부상은 이날 “후지무라가 조작했다고시인한 두 곳의 유적지 외에도 후지무라가 관여한 다른 유적지도 정밀 재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이어 “후지무라의 발견을 토대로기술된 교과서의 관점도 연구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교과서 개정 입장을 시사했다. 후지무라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달에 발굴한 미야기(宮城)현의가미타카모리(上高森)유적과 지난 9월에 발굴한 홋카이도(北海道) 소신후도자카(總進不動坂)유적의 날조를 공식으로 인정하고 사죄했다. 후지무라는 지난 92년 미야기현 가미타카모리 구릉에서 처음 토기를 발견한 이래 같은 장소에서 5∼6차례 잇따라 발굴하면서 ‘일본의기원’을 최소 50만년 이전으로 앞당겼다.그러나 그가 지난달 27일 70만년전 이전의 것이라고 발표한 토기는 자신의 소장품을 파묻은 뒤꺼낸 ‘날조’임이 밝혀졌다. 이번 유물 조작사건으로 최근 중학교 역사교과서 왜곡을 주도하고있는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독자문명론’이 근거를 잃게 됐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세계화와 블록화] (2)아시아, 세계무대의 중심에 설 수 있을까

    *”21세기 주인공” 아시아가 뭉친다.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문명사 대전환이 대서양을 중심으로 일어났다면 21세기 대전환의 중심은 아시아·태평양이다”.60년대 말아시아 신흥공업국의 부상,그리고 80년대 말 냉전종식에 따른 새 국제질서가 형성되면서 아시아의 경제적 역동성과 무한한 잠재력은 미래학자들의 화두였다.아시아 지역은 과연 21세기 세계무대의 중심에설 것인가. 아시아가 주목받는 것은 세계화라는 커다란 흐름 속에서 아시아의지역연합체들이 다른 지역과는 달리 가장 역동적인 기능을 하고 있기때문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일찍부터 미국과 유럽 등 강대국들의 헤게모니를 배제,아시아 역내 정치·경제 통합과 역외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많은 조직체들을 결성했다.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시아·유럽정상회담(ASEM),아시안 지역안보포럼(ARF),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 등, 이 조직체들은 생성 배경과 목적,변천과정 등은 서로 다르지만 세계의 이목을 아시아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그 좋은예가 지난 7월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동아시아 안보의 사각 국가 북한이 미국 등 22개국 대표들이 지켜보는가운데 ARF에 공식 가입하며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ARF는 바로 ASEAN의 파생 조직체다.98년엔 ASEAN에 이어 동북아 중심 3국인 한국과 중국 일본이 참여하는 ‘아세안 +3’이 생겨났다.미국과 유럽 등그동안 세계질서를 주도해온 강대국들이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존재. 앞서 89년엔 아시아를 중심으로 미국·캐나다 경제권을 하나로 묶은APEC이 출범했다.이어 미국을 배제하고 유럽 15개국과 ASEAN 10개국,한-중-일 3개국이 구성한 ASEM 창설.학자들은 아시아의 세계무대 중심 데뷔 가능성에 대한 답을 이들 다양한 기구들의 역동성에서 찾는다. 공산세력 팽창에 대한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태어난 ASEAN은 70년대를 거치면서 강대국의 동남아지역 헤게모니 쟁탈전을 견제,중립을 보장받고 역내국가의 경제적 고충을 해결한다는 목표를 추가했다.80년대 보호무역주의 기승과 유럽경제공동체(EC),북미자유무역지대협정(NAFTA)등 지역경제블럭화는 ASEAN이 경제협력체 성격을 강하게 띠게된 배경.92년 싱가포르선언을 통해 아시아자유무역협정(AFTA)을 발효,2002년까지 역내 거래상품의 관세 철폐에 합의했다. 그러나 협정이 선언적 의미에 그치고 회원국간 이해관계 차이는 한계로 지적됐다.이에 지속적인 영향력 증대를 노리는 일본이 지난 5월ASEAN 경제발전기금을 출연키로 했다. 또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가 강대국 중심 무역협상 등에 대비,동아시아 공동대응전략 마련을촉구하며 내놓은 동아시아 경제협의회(EAEC)구상도 APEC의 틀 안에포함시키기로 하는 등 끝없는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역내 통화안정을 위한 아시아통화기금(AMF)창설 방안도 집중 논의중이다. 한편 아세안 국가들은 해외의존형 수출주도형이라는 공통된 취약한구조에 따른 문제점을 APEC과의 중첩연결을 통해 해소하고 있다.APEC은 포괄적이며 개방적인 형태의 경제블록.회원국 총인구 21억명으로전세계의 38%를 차지한다.APEC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EC나 NAFTA가 갖고있는 배타적 결속력은 없다.또 참여국들이지역적으로 너무분산돼 있고 이질성이 크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APEC은 역내 교역 증대와 투자 확대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점차 이 지역 정치·군사적 협력의 기반이 될 가능성도 높다. 이런 점에서 ASEAN과 함께 아시아의 세계무대 도약의 잠재적 발판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아시아도약 무엇이 가로막나. 아시아가 세계무대의 중심으로 데뷔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이 지역에만연한 정치적 후진성과 사회불안을 뛰어넘어야 한다. 경제발전 정도와 정치적 민주화 수준이 엇비슷한 유럽연합(EU) 15개국이 단일통화유로를 출범시키고 제도 통합을 통한 하나의 유럽 건설을 향해 나가는 모습과 달리 이 두가지는 아시아의 도약을 가로막는 요소가 되고있다. ASEAN 10개 회원국 가운데 정정 불안 상태를 지속하는 대표적인 나라는 인도네시아다.태국과 함께 97년 아시아 경제위기의 진원지이기도 한 인도네시아는 민족·종교 분쟁의 화약고라 할만하다.지난해 평화협정 체결과 함께 분리독립한 동티모르는 아직도 치안부재 상황이계속되고 있다. 히말라야산맥의 접경지역 카슈미르를 둘러싼 인도와파키스탄의 50년에 걸친 분쟁과 핵개발 경쟁도 아시아 평화에 큰 위협 요소다.북한이 지난 7월27일 아태지역의 유일한 안보협의체인 ARF에 가입한 뒤 파키스탄은 적극적인 가입 의사를 표명해 왔으나 회원국들의 입장은 부정적.‘가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핵능력까지 보유하고 있는 파키스탄이 가입할 경우 인도와의 대립으로 실효성있는회의를 진행할 수가 없고 논의 핵심이 서남아 쪽으로 흘러갈 수밖에없다는 시각이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해 페르베즈 무샤라프 장군의 군사 쿠데타까지일어났다. 세계 인구 2위의 인도 역시 국내적으로는 북동부 지역 반군의 총파업과 폭탄테러에 시달리고 있다.말레이시아는 마하티르 모하메드 총리의 20년 장기집권 속에 겉으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의 해임 이후 거세진 민주화 운동으로 정치적 불안정 상태를 보이고 있다. 스리랑카도 타밀 반군인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의 테러와 교전이끊이질 않고 있다. 김수정기자
  • Q채널, 마야문명·공룡등 다큐 10편 방영

    다큐멘터리 전문 케이블방송인 Q채널(채널25)이 6∼17일 평일 오전11시에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만든 역사다큐멘터리 10편을 방송한다.이다큐멘터리는 마야와 이집트의 고대 문명을 비롯해 황금을 실은 잠수함 이야기 등 신비에 휩싸여 있는 역사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첫 편 ‘마야문명의 목격자’(6일)는 중남미 마야문명의 잃어버린역사를 추적하고 이 지역의 희귀한 생태계를 조명한다.‘사하라의 공룡탐사대’(7일)는 미국 시카고 대학 폴스리노 교수팀이 아프리카 사막지대에서 사우로포드라는 거대 공룡의 화석을 찾는 과정을 소개한다.이외에도 ‘네안데르탈인이 사라진 이유’‘공룡,의문의 멸종’등이 방송된다. 전경하기자 lark3@
  • 젊은 詩의 미학…詩壇 새지평 연다

    시를 읽는 사람들이 명백히 줄어든 상황에서도 우리 시에 온 몸을 바치는 젊은 시인들은 결코 전보다 줄어들거나 하지 않는다.시가 세계를 바꾼다거나,이제껏 시를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을 감흥시키는 새로운 미학의 발견은 헛된 기대로 끝나곤 했다.그러나 우리의 젊은 시인들은 우주의 한자락 혹은 허공의 먼지 하나를 뒤집는 새로움이 있다는 자부심으로 시를 창작한다.젊은 시인들의 새로움은 한층 주목할필요가 있다. 30대의 문인들이 편집하는 문학 계간지 ‘문예연구’가을호는 ‘새 천년을 여는 젊은 시인’이란 기획특집을 통해 이들을집중 분석했다. 대상이 된 시인은 김선우,박정대,배용제,연왕모,이대흠등 5명.이들의 시세계를 분석한 5명의 비평가들도 이제 막 활동을시작한 신예들로서 새롭고 젊은 시선이 돋보인다.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을 중심으로 김선우론을 쓴 평론가 이성우는 “시인은 자신과 어머니를 포함한 여성들의삶을 투명하게 드러낼 뿐 다른 것은 의도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 뒤 “그의 시는 대자적여성으로서의 인식 내용을 즉자적 목소리에 담아 그 어떤 페미니즘 이론보다 더 설득력있게 독자의 가슴과 머리를 파고든다”고 평하고 있다. 특히 여성으로서 부대껴야 할 고된 현실을 여성의 몸을 통해 감각적으로 그려내는 것을 김선우 시의 장점으로 꼽는다.시인은 여성성과모성의 현실적 모순을 극복하는 힘이 근본적으로 여성의 몸에 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하고 현실의 허위 의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모티프로서 여성동성애를 활용하기도 한다. 평자는 작품 ‘운주에 눕다’에서의 ‘꽃을 벗어나고 있는 가시연꽃’이란 구절처럼 한 여성으로서,더 나아가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극복하고자 하는 시인의 의지를 높이 사고 있다. 박정대의 시 세계를 분석한 평론가 이재복은 ‘촛불을 켠다/바라본다/고요한 혁명을’이란 ‘촛불의 미학’ 시편에 주목한다.어둡지도밝지도 않는 촛불을 켜는 것은 무한한 세계로의 입사식을 의미하며이는 알듯 모를 듯 애매모호한 세계를 들추어 낸다는 점에서 고요한시적 혁명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평자는시인의 이 ‘고요한 혁명’이 시간의 반추를 통해 이뤄진다고 분석한다. 시인이 이 반추의 형식을 술 담배 음악소리 달빛 등의 질료를 통해드러냄에 따라 기억과 추억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고 있다.평자는“기억과 추억이란 모두 존재론적인 아픈 상처의 기록이 아닌가”라면서 존재론적인 상처는 아플수록 의미가 있음을 박정대의 시가 잘일러준다고 말한다. 평론가 김춘식은 시집 ‘삼류극장에서의 한때’를 중심으로 배용제를 논했다.고도자본주의화의 환경에서 무생물과 생물의 차이와 간격을 사라질 뿐아니라 상호 위치와 특징이 뒤바뀌는 전도현상으로 ‘인간의 기계화’와 ‘기계의 인간화’가 나타나는데 시인은 이 병적 징후를 예리하게 진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계문명과 죽음,그리고 존재의 누수 현상은 시인의 핵심적인 시적화두인데 특히 시인의 시선이 냉소와 비판,의심으로 가득차 독자들을불편케 하는 긴장감을 만들어낸다.평자는 이같은 시선이 90년대의 다른 시인과 그를 차별화시킨다고 보고 있다. 평론가 박수연은 기원의 기억을 망각한 상태로서의 이유없는 죽음을되살리는 등 그로테스크 미학이 강렬한 시인 연왕모를 논하면서 그의시는 지각된 이미지들로 잘 짜여진 성채라고 말한다. 그러나 직접적 감각의 재현에 바쳐지지 않고 언어의 밀도와 정황의구체성 사이에서 긴장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이 긴장이 그의 시로 하여금 90년대의 수다스러운 시들 사이에서 확연하게구분되는 절제의 목소리를 갖도록 하는 동력이란 것이다. “말과 사물의 행복한 일치가 깨져버린 시대에 홀로 유사성을 발견하며 살아간다는 점에서 시인은 돈키호테와 같은 광인을 닮았다”는말로 시인 이대흠론을 시작하는 이경수는 “이대흠의 시에서는 몸과우주를 동일시하는 사유가 다시 발견된다”고 말한다. 이처럼 유사성의 원리가 다시 작동하고 있는 그에게 모든 풍경은 몸의 은유이며 상투적일 수 있는 이러한 은유가 이대흠의 시에서는 강한 맥박과 다소 거친 호흡으로 역동적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평자는 꿈틀대는 생명력과 함께 이대흠의 언어에서 새로운 수사학의가능성을 보고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 [네티즌 칼럼] 신중해야 될 아내들의 채팅

    컴퓨터 채팅이란 컴퓨터를 사용해 가상공간 속에서 불특정인과의 대화를 통해 정신적 교감을 나누는 것이다.얼굴과 상대방에 대한 정보는 화면안에 깊숙이 접어두고 세계 여러 사람들과 함께 실시간의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얼마전 ‘접속’이라는 영화가 상영된 이후 채팅이 인기를 끌게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이 영화는 컴퓨터를 통한 채팅으로 한 남녀가 알게 돼 사랑을 나눈다는 줄거리가 아니던가? 최근 부산에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 발생했다. 어떤 남편이아내가 컴퓨터 채팅으로 만난 사람과 바람을 피우자 이를 비관하여목을 매어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그냥 스쳐갈 단순한 사건으로 보기에는 우리가 너무나 무심하지 않은가? 10월 17일 오후 8시쯤 부산시 사상구 모 빌라 김모씨집 거실에서 김씨가 문틀에 등산용 노끈으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김씨는 아내에게 “당신을 정말 사랑했지만 당신이나를 이렇게 만들었다.좋은 사람 만나 잘 살길 바란다”는 유서를 남겼다.경찰은 김씨가 3개월전 아내가 채팅을통해 알게 된 남자와 만났다는 사실을 듣고는 부부싸움을 자주 했다는 아내 정모씨의 말에따라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사인을 조사 중에 있다고 한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나이트클럽 등 ‘춤바람’나는 곳이 여성들 탈선의 주요 장소였고 한때는 온천 등으로의 ‘묻지마’ 단체관광,전화방을 통한 교제알선 등이 ‘바람’의 주류를 이뤘으나 디지털 시대인요즘은 상황이 틀리다.그야말로 모든 것이 디지털적 첨단으로 변한것이다.정보통신이 급격히 발전하고 컴퓨터를 통해 이른바 채팅이 등장하고 나서는 청소년이나 성인남녀들이 쉽게 교제의 수단으로 채팅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의 검색창에 ‘채팅’을 쓴 다음 엔터 키를 두드리니 다음같은 결과를 보여주었다.챗 파인드,채팅링크,채팅 헌터,채팅사랑대화방,채팅25시,n의 채팅링크,따시기채팅,옐로우채팅 등….이루 헤아릴 수없는 채팅 사이트들이 나왔다.물론 위와 같은 채팅클럽은 수많은 채팅중개 사이트 중 극히 일부분이다. 또 채팅을 하러 들어가면 낯뜨거운 ‘제목’을 하고 ‘여자’와 ‘남자’를 기다리는 ‘묻지마 채팅방’이 넘쳐나고 있다.이들 채팅방에서는 공개적으로 ‘바람피우기’를 권하는 분위기가 많다고 한다. 요즘처럼 네트워크화한 컴퓨터는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자유의지로가상공간 속에서 남녀끼리 교제를 나눌 수가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이들 중개사이트들이 남녀간의 건전한 만남을 주선하고 실제로유용한 정보의 교환과 건전한 만남이 이루어져 서로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일상생활에서 찌든 영혼을 쉴 수 있게 하는 그런 자리가 되어진다면 얼마나 다행이겠는가? 하지만 고성능 컴퓨터와 신속한 통신망이학습이나 유익한 정보제공으로 머물지 아니하고 음란과 불륜의 중간다리 역할로 전락한다면 이 또한 정보화사회의 문명의 이기가 악영향을 미치는 폐해가 아니고 무엇인가? 주부들이여! 컴퓨터는 아주 좋은 것이다.영어공부도 할수 있고 은행의 예금잔고 조회도 할 수 있으며,자동이체도 가능하다.또한 백화점,상점에서 다리품을 팔지 않아도 쇼핑을 할 수 있다.그러나 당신들의자유의지를조금만 다른 곳으로 사용하면 컴퓨터 가상공간에서 음란과 불건전한 정보들과 양의 탈을 쓴 바람둥이들이 수없이 당신들을노리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부디 당신들의 컴퓨터를 정보화사회의 유용한 도구로 사용하기 위하여 분별과 사려깊음,지혜와 통찰을나타내기 바란다. 김찬영 부산대도서관 멀티미디어센터 cykim1@hyowon.pusan.ac.kr
  • 佛문명비평가 기 소르망 아셈포럼서 주제발표

    문화적 측면에서 아시아와 유럽이 안고 있는 공통의 고민은 경제적논리를 앞세운 미국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그런 점에서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는 두 지역의 ‘문화적 생존’을 위해공동전선을 구축해야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ASEM 문화행사의 하나로 23∼25일 경주 호텔 현대에서 ‘사이버 시대의 문화’를 주제로 아시아·유럽 포럼(추진위원장 이어령 전문화부장관)이 열린다.프랑스의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은 주제발표를 통하여‘세계의 미국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ASEM이 어떤 역할을해야하는지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미리 공개된 원고에서 소르망은 미국의 독주속에 문화적 다양성이 종언(終焉)을 고해가고 있는 상황을 강하게 비판한다. 발표문의 제목은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존 게이지 부회장이 만들었다는 이 개념을 바탕으로 얘기를풀어간다. 소르망은 이 개념이 모든 세계는 단일한 발전 양식을 향한 하나의 경로를 따른다고 보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이면에는 기술 또는 기술적진보가 발전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강력한 이데올로기적 신념이 놓여있다는 것이다. 소르망은 그러나 이런 이데올로기를 공유할 수는 있지만 당연한 것으로 간주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강조한다.미국 중심의 서구 모델을따르지 않는 다른 형식의 진보를 배제시키기 때문이다.무엇보다 기술과는 다른 요인,예컨대 문명이나 지속가능한 질적 발전 등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소르망은 이런 개념들이 이미 전세계 정치·경제,그리고 국제기구의엘리트들에 의해 폭넓게 공유되고 있다는 현실을 인정한다.따라서 이같은 개념을 무효화시키자는 것이 아니라 그 사용에 제한을 두자고제안한다. 소르망은 무엇보다 디지털 격차라는 개념의 결과는 반드시라고는 할수 없지만,대체로 미국식 삶의 방식에 따라 세계가 통합되는 문제를안고 있다고 우려한다.나아가 미국이 세계 질서를 관리하는 임무를맡고 있다는 가정 아래 보편적인 언어로서 영어를 요구하고 있다는것이다. 소르망은 또 디지털 격차 개념을 기반으로 한 신경제(e-economy)는하나의 진보일 수는 있으나,다양성의 상실이자 새로운 형태의 독재일수 있다고 강력히 비판한다. 신경제는 덜 합리적인 사회적 문화적 관습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결국 양적 진보만이 아닌 또다른 발전방향을 찾기위해서는 균형감각과 다양성을 지켜야하며 그것이 바로ASEM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러면서 소르망은 ASEM국가들에게 하나의 제안을 한다.“각자의 인터넷 사용자가 영어가 아니라 모국어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다양성을 지킬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을 연구하는데 투자하라”는 것이다.이를 테면 아직 발전하지 못한 자동 번역 시스템이 쉽게 쓰여질 수 있도록 하면 독특한 문화를 전달하는 모국어를 보호할 수 있지않겠느냐는 뜻인 것 같다. 서동철기자 dcsuh@
  • [사설] 우리 시야 넓힌 ASEM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막을 내렸다.20∼21일 이틀간서울에서 개최된 ASEM은 건국 이후 우리가 주최한 최대 규모의 국제정치 행사였다.이 행사가 성황리에 마무리된 것이다.우리는 ‘외교올림픽’에 비견될 큰 행사를 치르는 데 적잖은 투자를 했지만 유형·무형의 소득과 교훈으로 흑자를 기록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이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인계기가 됐고,궁극적으로는 국가신인도를 한 차원 끌어올리는 데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주룽지 중국 총리,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등 아시아 10개국,유럽 15개국의 정상급 인사를 한꺼번에 서울에서 맞이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더욱이 우리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포함해 두 대륙의 수뇌부가 머리를 맞댄 매머드 국제회의를 의장국으로서 주재했다.두 대륙간 또는 역내 국가간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율해 그 공통분모를‘한반도 평화를 위한 서울선언’‘아시아·유럽 협력체제 2000’‘의장성명’ 등 3가지 그릇에 담아낸 것이다.우리 외교사에 유례없는소중한 경험이었다.특히 ‘한반도 평화 선언’은 한반도 평화를 국제적으로 담보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이번에 뿌린 것 이상의 수확을 거두려면 우리의 의식 전환과남다른 각오가 절실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이번 ASEM을 그 동안의 미국이나 아·태 지역 일변도 외교노선에서 탈피해 유럽으로 눈을 돌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그런 맥락에서 역사적 경의선 복원 공사 시작과 함께 이번 회의에서 본격적 유라시아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씨앗을뿌렸다는 사실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이번 회의에서 향후 10년 ASEM의 방향타가 될 ‘아시아·유럽협력체제 2000’을 채택한 것이라든가 우리가 제안한 유라시아 초고속 정보통신망 사업 등이 각국의 지지를 얻은 사실이 그 징표다.이같은 다자간 합의를 구속력이 강한 양자 합의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물론 이처럼 눈에 보이는 성과에만 연연해선 안될 것이다.지구촌은지금 문명사적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지식정보화와세계화라는 두 갈래 궤도 위에서 빠른 속도로 국제질서가 재편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큰 변화의 물결에는 필연적으로 혼돈과 불확실성이 수반되기 마련이다.이번 ASEM의 ‘옥의 티’였던 일부 국내외 비정부기구(NGO)들이벌인 세계화와 시장지상주의 반대시위도 그러한 변화에 따른 진통의일환으로 받아들여진다.우리는 이번 회의기간 중 표출된 각국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해 세계사의 진운에 합당한 진로를 새롭게 찾지 않으면 안된다.
  • ASEM SEOUL 2000/ 개회식등 이모저모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20일 오전 본격 개회돼 개회식에 이어 1·2차 정상회의와 만찬 등으로 순조롭게 이어졌다. ■개회식 개회식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등 26개국 정상이 참석한가운데 서울 삼성동 컨벤션센터 3층 오디토리엄에서 성대히 개최됐다.김대통령은 오전 8시40분쯤 도착,1층 로비에서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와 함께 국립관현악단이 ‘아리랑’ 등 우리 전통가락을 연주하는 가운데 40분 동안 참가국 정상들을 영접했다. 김대통령과 이여사는 정상들의 손을 반갑게 잡고 2∼3분씩 얘기를나누며 따뜻이 맞았다.영접순서는 국가별 알파벳 순이 과거 ASEM 관례였으나 이날은 도착순이었다. 대부분의 정상들은 승용차 편으로 현관에 도착했으나,인터콘티넨탈호텔이 숙소인 시라크 대통령과 슈뢰더 독일 총리는 산책 겸 걸어서입장했다. 개회식에서는 21세기 ASEM의 꿈을 주제로 한 영상 및 음향공연이 곁들여졌다.1부에서는 이동일 21세기 예술경영연구소장의 26개의 촛불영상을 배경으로 ‘사운드 퍼포먼스’가,2부는 동·서양의 화해와협력을 주제로 한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의 영상공연이 이뤄졌다. 김대통령은 ‘새천년 번영과 안정의 동반자’를 주제로 한 개막 연설에서 정상들의 참석을 환영한 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꽁꽁 얼어붙었던 한반도에서의 냉전의 빙벽이 마침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고강조했다. ■1·2차회의 회의는 켄벤션센터 2층 정상회의장에서 열렸다. 김대통령은 먼저 인사말을 한 뒤 의제를 설명하고,각국 정상들은 돌아가며 3분씩 의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2차 경제회의에서 김대통령은 유가인상,금융시장 불안정 등 세계경제 상황을 설명한뒤 선·후진국간 정보격차 해소에 관해 모두발언을 했다. 김대통령은 오찬을 주재하기 전 “오찬은 ASEM 확대회의를 겸한 것이니 얘기할 정상은 손을 들어달라”고 요청했으나 아무도 신청을 하지 않자 “배가 고파 손을 들 기운도 없으신 모양이니 식사를 하고난뒤 얘기하자”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개별회담 김대통령은 정상회의 사이에 슈뢰더 독일 총리,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와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고 독일과 스페인의대북 수교 방침을 환영했다. 슈뢰더 총리에게는 “대북 수교가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환영 만찬 김대통령 내외는 저녁 참석 정상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초청, 환영만찬을 베풀고 공연행사를 가졌다.만찬에는 3부요인과 각정당 대표들이 모두 참석했으며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는 오전 개회식에 이어 만찬에도 참석했다. 김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아시아와 유럽 문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과시하면서 “유럽과 아시아가 각자의 정체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고 오랜 교류의 역사를 강조했다.이어 열린환영공연은 동서양 음악의 접목 형식으로 진행돼 차이코프스키의 세레나데,오즈의 마법사 주제곡,국립국악원 무용단의 궁중무용인 ‘기인전목단’,기야금 연주인 ‘취양무’,민속무용인 ‘심고무’가 펼쳐졌다. 만찬 메뉴는 구절판,호박죽,해물생선전,신선로,갈비살과 수삼구이,밤밥과 만두국,감즙,인삼차와 한과 등 전통한식이었으며,음료는 포도주와 인삼주,복분자주를 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비평가가 엄선한 ‘올해의 詩’

    ‘2000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시’(현대문학)는 99년 6월부터 2000년 5월까지 각종 월계간 문예지에 발표된 신작 시 4,200여편 가운데 67편의 작품을 선정 수록하고 있다.이승훈 정과리 남진우등이 선정했으며 시 한편마다 선정 위원들의 해설을 실었다.“신진에서 원로에 이르기 까지 현재 시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요 시인들의역량이 집중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마당이 되도록 힘을 쏟았으며 그런 가운데 자연스럽게 우리 시단의 최근 경향들이 감지될 수 있도록배려했다”고 위원들은 밝히고 있다. 백중날이면 앞장을 서서 버꾸를 치고 상모를 돌리던 양조장 배달부며,평소에는 굼뜨다가도 운동회 날 장거리달리기에서는 매번 맨 먼저운동장으로 달려들어오던 수리 조합 급사며… (신경림 ‘불’) (…)문명국의 지표인 변소를 개량하라 다그쳤다는데요 흔적이나마통시가 아직 남아 내 몸 속의 방을 향해 손 내밀어 주는 것은… (김선우 ‘신의 방’)김재영기자
  • 문화스냅 2000/ 보통사람들 ‘마라톤 열풍’

    ‘참 별스런 취미군.그 많은 운동중에 왜 하필 그 지루하고 힘든 뜀박질이야’마라톤을 운동삼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제 솔직한 첫느낌은 그랬습니다.건강을 위해 또는 뱃살 빼려고 100리길을 죽자사자 뛴다는 게 쉽게 납득이 안가더군요.좀더 번듯하고 재미있는 운동도 많잖아요.배드민턴,농구,등산,테니스,수영,헬스,에어로빅 등등. 무슨일인지 요즘 전국이 마라톤 붐이랍니다.직장 또는 지역동호회 등에서 무려 10만명이 달리고 있고 자고나면 마라톤대회가 생긴다나요. 한강 둔치나 일산호수공원,그밖에 뛰기 좋은 장소는 어김없이 꼭두새벽 단잠을 물리치고,이슥한 밤이슬을 맞으며 운동화끈 질끈 매고 달리는 ‘중독자’들로 북적댑니다. “왜 뛰십니까” 물으면 “그냥 좋아서 달립니다.인생이 달라진다니까요”하고 스님네 선문답 같은 소리만 합니다. 마라톤,물론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죠.일제시대 때 손기정옹이 베를린올림픽에서 우승해 민족의 정기를 일깨웠고,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월계관을 쓴 황영조,98년 방콕아시안게임서 우승한 이봉주 등등자랑할만한 건각(健脚)들도 많습니다.그렇지만 그건 소수 엘리트선수들의 ‘신화’였지 보통사람의 해당사항은 아니었잖습니까. 최근에 요쉬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의 달리기 체험기 ‘나는 달리고싶다’를 번역한 마라톤광 선주성씨는 마라톤인구가 IMF(국제통화기금) 체제를 전후해 부쩍 늘기 시작했다는군요.평생직장이란 개념이깨지면서 한층 치열해진 경쟁세계에서,살아남기 위한 무기는 건강이라는 생각을 뼈저리게 했다는 게 그의 분석입니다. 또 달리는 맛이 여간이 아니랍니다.유식한 말로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는 게 있대요.달리기를 시작해 30∼40분쯤 가슴이 터져버리고 호흡이 딱 멈춰 버릴 것 같은 극한의 고통이 지나간 후에무아지경이 찾아온답니다.누구는 ‘하늘을 나는 느낌’이라 하고 누구는 ‘꽃밭을 걷고 있는 기분’이래요.어찌나 짜릿한지 완전히 중독이 된다는군요. ‘나는 달린다’의 주인공 피셔도 중독자중 한 사람이죠.3년전 거대한 뚱보에다 이혼까지 당한 막다른 처지에서 생존하기 위해 달리기시작한 그는 1년만에 40㎏을빼고 나서도 달리는 게 좋아 오늘도 달린답니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들도 얼마전 달리기가 효과적인 우울증 치료약이라는 연구결과를 내 놓았습니다.운동 중 체내에 ‘베타 엔돌핀’(일종의 마약 성분)이란 물질이 분비돼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데 정확한 메카니즘은 아직 해명되지 않았다는군요. 알코올이나,히로뽕처럼 끊으면 금단 증세가 오긴 하지만 남에게 해가 되지 않고,사는 활력까지 넘치게 하니 ‘좋게 중독된’ 거지요. 마라톤만큼 원시적인 운동이 또 있을까요.첨단문명의 이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그저 맨몸과 두 다리로 달리니 말입니다.관절을 보호하기 위해 좀 좋은 전용 운동화를 장만하는 것 빼고는 돈도 안듭니다.하긴 에티오피아의 마라톤 영웅 아베베는 그도 저도 없이 맨발로달렸지만요. 달리는 ‘사연’을 엿보려고 서울마라톤클럽이라는 마라톤동호회의인터넷사이트에 들어갔습니다.100㎏ 넘는 체중을 줄이기 위해 시작해 1년만에 30㎏을 뺐다는 고형식(47·개인사업)씨,지난해 사랑하는 아내가 갓난아이를 두고 뇌출혈로 숨지자 고통을잊기 위해 뛴 구자춘(33·체육교사)씨,마흔살이 되던 생일날 아침 야릇한 기분에 달리기시작해 풀코스를 무려 17번 완주한 오혜영(53·영동세브란스 건강관리센터)씨,그밖에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사연이 있더군요. 달리기는 어쩌면 ‘우리네 인생의 축소판’ 같습니다.무리지어 뛰는듯하지만 결국은 혼자이고,‘힘든데 이제 그만 달릴까’ 하고 유혹하는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죠.빨리 간다고 좋은 것도,늦게 간다고 나쁜 것도 아니랍니다.42.195㎞란 긴 여정의 초반에 얼마나 빨리 잘 뛰었냐는 중요하지 않대요.괜히 분수 안지키고 옆사람과 경쟁이 붙어오버페이스하면 중도포기하기 십상입니다. 인생도 그렇잖아요.‘첫끝발이 ×끝발’이고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잖아요.살다보면 견뎌야 할 고비가 어디 한둘인가요.인생이라는 잔은 다 비워야 하듯 42.195㎞는 끝까지 달려야 한다는 얘기죠,뭐. 그래서인지 마라톤은 젊다고 잘 달리란 보장이 없습니다.인생의 여러구비를넘은 중장년층에 매니아가 급증하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요. 피셔는 책의 끝머리쯤에 조심스럽게 고백합니다.“아마도 나는 부처를 만나고 있는지 모른다”라고요. 내속의 ‘나’를 찾기 위해,마음속 부처를 만나기 위해 ‘달리는 참선’.그 소박한 몸놀림에 그런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습니다. 이제 길거리에서 스쳐지나는 ‘고독한 주자(走者)’들을 보면 마음속으로 따스한 박수라도 쳐주어야 겠어요.하긴 인생은 모를 일이죠.어쩌면 내일 아침 문득,거리로 뛰쳐나가 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허윤주기자 rara@. *‘나는 달린다’번역 출간 선주성씨. “운동화만 신고 밖으로 나가면 언제 어디서든 뛸수 있으니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이만한 운동이 어디 있습니까”최근 ‘나는 달린다’는 책을 번역 출간한 선주성씨(35)는 취미로 즐기던 마라톤에 푹 빠져 올초 직장(조선일보 편집부 기자)까지 때려치고 전업한 ‘골수 중독자’. 현재 그는 마라톤기록 자동계측장치 ‘스피드칩’을 개발한 벤처업체의 마케팅본부장으로,또 인터넷 동호회 서울마라톤클럽 홍보이사로동분서주하고 있다. 서울대독문과 85학번인 그는 지난 95년 마라톤대회 풀코스에 출전하면서 달리기의 쾌감을 처음 맛보았다.그 뒤 99년 뉴욕마라톤대회에서 피셔 독일외무장관과 함께 뛰는 등 13차례나 풀코스를 완주했다. 처음엔 무조건 뛰면 되는 줄 알고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시작해 옷에 쓸린 젖꼭지에서 피가 날 정도로 고생도 했다고 웃지못할 실수담도들려줬다.지금은 꼭 반창고를 붙인단다. 헬스클럽에서 지루하게 트레드밀을 밟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그는 “5㎞정도 뛰면 아무 생각도 없어지면서 머리가 맑은 명상상태가되고 일이 안풀릴 때 뛰다보면 아이디어도 많이 떠오른다”고 자랑했다. 따로 종교가 없다는 그에게 혹시 ‘마라톤교도’가 아닌가 물었더니“만나는 사람마다 전도하고 싶은 걸 보니 그런 것도 같다”며 그런데 정작 집사람은 아직도 설득을 못했다고 사람좋게 웃었다. 마라톤을 하며 그동안 살아온 삶이 ‘욕망을 키워온 세월’이었음을깨닫는다는 그는 매주 일요일 아침 7시면 어김없이 클럽회원 100여명과 함께 한강둔치에 모여 ‘비가 오든 눈이 오든’달리기를 멈추지않는다. 허윤주기자
  • [시론] 노벨평화상의 한국적 과제

    해마다 이맘때 노벨상 수상자가 결정되면 우리는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그리고 언제쯤 우리도 노벨상을 받을수 있을까 기대했던가. 그러한 꿈과 기대가 마침내 실현되었다. 김대중대통령이 노벨상을받게된 것이다. 노벨상 중에서도 가장 비중이 큰 평화상을 받게되었다. 당사자는 물론 남북한 온겨레와 세계각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민족 모두의 영광이고 축복이다. 예외의 경우가 없는 바 아니지만 노벨상도 스포츠와 함께 국력이란말이 있다. 일본만해도 올해까지 9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훌륭한 인물은 바로 국력이다. 과거 영국이 셰익스피어와 인도를 바꾸지 않겠노라고 말할만큼 출중한 인물은 바로 국력이고 국가의 명예이며 자존심이다. 구소련 반체제 작가 솔제니친은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또 하나의 국가론’을 폈다. 전체주의 소련과 다른,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지키는 국가안의 또 다른 국가라는 뜻이다. 노벨상 창설100주년에 21세기의 첫 노벨평화상을 한국인이 받게된것은 여러가지 상징성을 띤다. 그동안 전쟁과 독재에 시달리면서 국제사회에 어둡고 불안한 이미지로 비쳐진 한반도가 남북화해 협력에이어 노벨평화상 수상은 새로운 평화시대를 의미하며 21세기 한반도중심국가의 도래를 상징한다. 이런 의미에서 노벨평화상의 효용성은정치경제학적 계량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그동안 우리사회 일각에서는 노벨상을 둘러싸고 로비설을 비롯하여오슬로에 몰려가서 선정을 반대하겠다는 시위론이 제기되는가 하면심지어 대통령이 노벨상을 타기위해 남북문제를 추진한다는 극단적인 음해가 공공연히 제기되었다. 로비설과 시위론이 다분히 감정적 언사라면 남북화해 협력추진을 노벨상과 연계시킨 것은 매우 치졸한 정략이라 하겠다. 노벨평화상의 숭고한 정신과 품위를 훼손하는 몰지각한 행위인 것이다. 노벨상이 로비나 작위(作爲) 또는 부작위(不作爲)에 따라 결정된다면 오늘날 세계적 관심과 존경을 받을 수 있겠는가 묻게된다. 노벨상은 새삼 설명이 필요없는 인류양심과 지성의 심벌이다. 정치적 반대의 위치에서는 배아파하기도 하겠지만 국가적 경사에는 정치논리를 떠나 함께 경축하는열린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국가성원의 도덕률이고 국민적 일체감이다. 이런 의미에서 정치권이 보여준 모습은 대단히 보기좋다. 노벨평화상은 비인간화의 시대에 인간의 길을 열어주는 지침이 된다. 압제와 폭력에 맞서 정의와 인권 그리고 화해를 추구하면서 인간적인 삶과 도리를 평가해주는 척도인 것이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노벨상을 타기 위해 고난의길을 걷는 것은 아니다. 남아공화국의 만델라는 노벨상이 탐이 나서26년간 감옥행을 택한 것이 아니다. 인도의 테러사 수녀는 노벨평화상을 받자고 캘커타의 빈민굴에서 병자들과 평생을 같이 했던 것이아니다. 순수한 사랑과 가치관 그리고 투철한 사명감과 인간적 열정으로 충실하게 살다보니 노벨평화상이 주어진 것이다. 이것은 김대통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우리에게 영광과 함께 많은 과제를 안겨주었다. 그것은 한반도의 평화를 일구고 안전을유지하라는 인류양심의 명령이다. 중동의 불씨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라면 극동의 불씨는한반도이다. 중동의 전화(戰火)는 ‘중동전’으로 국한되지만 한반도의 전화는 자칫 세계전으로 비화될 지정학적 위험을 안고있다. 그만큼 불안한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의 성원 모두는 노벨평화상수상을 계기로 인류가 준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평화정착에 기여해야 한다. 탱크를 녹여쟁기를 만들고 군비를 줄여 삶의 질을 높이는 신문명시대를 열어야한다. 그것은 곧 21세기 한반도 중심국가론의 징표가 되어야 한다. 새천년이 열리는 21세기 첫해에 반세기가 넘도록 대결해온 남북한이 화해협력에 나서고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게된 것은 동북아의 새시대가 한반도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서광이 아니겠는가.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계기로 그동안 지역간 계층간 정파간에 빚어진 갈등구조를 치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평화와 화해의 국민적 에너지를 통일과 세계평화로 연결시키고 한반도 중심국가의 원동력이 되도록 힘을 모아야 하겠다. [김삼웅 주필] kim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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