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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개혁과 개방/구본영 논설위원

    “‘더블 아치’ 광고판이 있는 국가간에는 전쟁은 없다.” 학구적이기로 소문난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지론이다.‘더블 아치’란 패스트푸드 브랜드인 맥도널드의 머리글자 M을 상징하는 로고다. 거대 다국적 기업이 상륙한 나라들끼리는 경제·문화적으로도 밀접하게 얽히게 돼 싸울 가능성도 적다는 뜻일 게다. ‘세계화의 전도사’격인 프리드먼은 얼마전 네번째 문명비평서인 ‘세계는 평평하다’를 냈다. 올 상반기 중국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이 책에서 그는 이른바 ‘공급망(Supply-chain) 평화이론’을 주창했다. 이는 “델 컴퓨터의 글로벌 공급망 체계에 속해 있는 국가 사이에는 열전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게 요지다. 정정이 불안해지면 가장 손해보는 쪽이 기업이므로, 기업가들이 충돌을 완충하는, 위험 회피 노력에 앞장서게 된다는 얘기다. 우리 사회 일각의 ‘개성공단 평화론’도 그런 논리의 연장선상에 있다. 남북간 경제적 상호 의존도가 커지는 만큼 북측도 군사적 도발을 자제할 것이란 희망이다. 그러나 세계화, 곧 개혁·개방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인식은 이와는 아직 괴리가 있는 것 같다. 정상회담을 마치고 노무현 대통령이 개성공단서 밝힌 언급이 이를 말해준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개성공단이 잘되면 북측의 개혁ㆍ개방을 유도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해왔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곳은 남북이 함께 성공하는 자리이지 누구를 개혁ㆍ개방시키는 자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개혁·개방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부정적 시각을 고려한 발언일 게다. 정상회담에 동행한 민주당 이상열 정책위의장도 “북측이 개혁과 개방을 번영의 길로 나간다는 게 아니라 체제 전복의 길로 나간다고 보는 것 같았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용어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과는 별개로 북한 지도부도 내심 개혁·개방의 불가피성은 인정하고 있을 것이란 게 일반적 관측이다. 그러지 않다면 평양 거리에 성조기와 함께 맥도널드 매장이 들어서게 될 대미 수교에 매달릴 이유는 없지 않겠는가. 이왕 세계화가 대세라면 김정일 위원장이 좀더 ‘통큰 결단´을 해야 할 듯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인도, 그 독특한 생존방식

    ‘인도 현대사’는 2007년 독립 60주년을 맞은 인도가 영국 식민통치하의 적대적 환경에 적응하고 저항하며 생존한 지난 3세기의 여정을 담았다. 식민체제로부터 자율적으로 작동한 인도 사회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조명하고, 긴 투쟁과 타협의 과정을 통해 국가의 해방을 이룬 인도인을 인도사의 주변인에서 주인공으로 이동시켰다. ‘정의하고 정의되는 것’이 인간세계의 법칙이라는 경구처럼, 그동안 힘을 가진 영국이 정의한 인도 근현대사는 ‘수억 야만인’에게 문명을 전해준 영국 식민주의에 대한 변명과 찬양의 기록이었다.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된 인도사도 영국의 통치를 정당화하는 내용이 주류였다. 그 논리에 따르면, 인도는 유럽에서 온 왕자님의 ‘키스’를 기다리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였다. 그러나 이라크 침공 등 미국의 제국주의적 오만과 편견이 여실히 드러나는 오늘날, 지난 세기 인도에서 작동한 영국의 제국주의를 낭만화할 순 없다. 식민통치란 다른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의 영토와 삶을 빼앗고 강제로 바꾸는 것이므로 미화되어선 안 된다. 강자가 행사한 힘의 역사를 당연시하면 개인과 사회를 억압하는 현실이 반복될 것이므로…. 이 책은 인도인에게 영국 통치가 무슨 의미를 가지는가를 물었다. 이별할 때까지 사랑의 깊이를 잴 수 없듯이 독립할 때까지 인도가 받은 영국 식민통치의 폐해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1600년 영국이 인도에 올 무렵 세계 GDP의 22.5%를 차지하던 인도는 영국의 통치를 마감한 1952년 세계 GDP의 겨우 3.8%를 점유하는 빈곤국으로 전락하였다. 제국사가의 화려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영국 통치는 ‘빵을 빼앗은’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인도인에게 은혜롭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책은 영국이 얼마나 악독하게 인도를 이용했는가를 주목하진 않았다. 어떻게 인도인이 영국에 영웅적으로 저항했는가에 중점을 두거나 인도 민족주의를 ‘선’으로 파악하지도 않았다. 나는 식민주의와 민족주의의 이분법보다 그 둘이 빚은 변증법적 화음과 불협화음, 지배자를 자기 안에 받아들인 비영웅적 인도의 힘,‘영국으로부터 배운 언어로 영국을 저주’한 인도의 방식을 추적하였다. 인도처럼 타자에 의해 불행한 근대를 경험한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변방사로 폄하되는 인도 역사를 소개하여 미래를 향한 우리의 길목에 이정표를 더하려는 이 책은 최근 인도의 강대국 부상이 우연한 일이 아니라 영국이 오기 전에 누린 위상을 되찾는 과정이자 인도가 소지한 독특한 생존방식의 결과라는 사실을 보다 넓은 견지에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옥순 연세대 연구교수
  • [열린세상] 유럽여왕들이 安東 찾는 까닭은/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열린세상] 유럽여왕들이 安東 찾는 까닭은/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오는 6∼12일 한국을 방문하는 마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이 경북 안동시를 찾을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이 무렵은, 중세 그 유명한 스페인 화가의 화풍인 ‘벨라스케스 스카이’보다 더 파란 하늘이 마냥 높고 햇살이 아직은 따사로운 한국의 호시절 가을이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에 오는 유럽 여왕의 이번 가을 행차에서도 안동이 다시 뜰 모양이다. 유럽 여왕들이 서울로 날아와, 굳이 눈길을 보내는 안동은 전통이 넘치는 고장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네 한국인에게도 진솔한 매무새로 다가오는 원형(原形)의 고향같은 땅이 안동이다. 소백산맥 산자락을 등에 업고, 낙동강 물줄기 한 가닥을 끌어안아 배산임수의 명당이 분명한 마을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마을 큰마당을 노니는 서너 마리의 닭과 삽사리 하나가 보이는 한 폭의 한국화를 상상해도 좋다. 이렇듯 정한(靜閑)한 안동의 전통마을은 고유문화와 자연경관이 한데 어울린 삶의 공동체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그 내면세계가 아름답다. 더구나 유학에 무게를 두었다는 뜻에서 추로지향(鄒魯之鄕)으로 일컬었거니와, 실제 걸출한 학자를 숱하게 배출한 인재의 곳간이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안동은 유학 중심의 한국 지성사에 큰 획을 그은 인문주의의 고장이다. 이를 모두 관인(官人)과 사대부들이 일구었다고는 하지만, 그들만이 독차지한 공간은 아니었다. 엘리트 그룹의 틈새를 산 서민들에게도 익숙한 생활문화가 전통으로 자리매김한 흔적이 도처에서 드러난다. 이는 한국인의 기층적 정서를 깔고 태어난 안동의 민속과 맞물린 대목이다. 그림씨를 기묘하게 가미한 고유명사 ‘물돌이동(河回洞)’과 여기 고대광실이 즐비한 마을 한복판에서 오랜 세월을 놀았던 ‘하회별신굿탈놀이’가 그 사례일 것이다. 1999년 안동을 들른 엘리자베스 2세는 이 별신굿탈놀이 한 마당을 구경했고, 한국 최고(最古)의 목조건물 등 많은 문화유산을 경내에 둔 봉정사를 찾아 몸소 범종을 울려 청아한 소리를 들었다. 이번에 안동에 오는 마그레테 2세도 거의 같은 코스를 도는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럽 여왕들이 하늘길도 제대로 닿지 않는 내륙 안동으로 달려가는 까닭은 어디 있겠는가. 이는 바로 한국의 전통문화 때문인 것이다. 이른바 서양문명을 일상으로 누린 유럽인들에게 안동은 동양의 정신세계를 축약한 신비로운 곡두로 다가올 수 있다. 유구한 역사 속에 이루어진 온갖 경험을 내재한 정신능력 내지 그 총량을 전통문화라고 한다. 그러나 전통은 가꾸고 지킬 때 자생력을 유지하는 속성을 지녔기 때문에 고도의 문화정책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를 위한 문화정책의 하나로 2000년 정부가 설립한 한국전통문화학교가 충남 부여에서 문을 열었다. 그동안 203명의 졸업생이 나오기는 했지만, 고등교육법상 각종학교로 분류되어 여러가지 불이익이 뒤따른다고 한다. 대학 명칭을 쓰지 못하는 터라, 재학생들이 배움의 열정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더구나 대학원 설립의 길이 막혀 학문적으로 깊이 들어간 전문 연구인력을 키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세계는 현대와 미래사회의 정신적인 풍요를 전통문화에서 찾는 추세다. 그래서 전통문화 콘텐츠 개발과 더불어 전통문화 재창조에 역점을 두어야 할 시기에 도달했다. 이같은 환경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전통문화 교육을 선택이 아닌 필수의 정책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난해 발의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법안’이 여태 국회에 계류 중이고 보면, 답답하다. 안동에서 본 것처럼 한국문화의 세계화는 바로 한국적인 데서 출발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 [2007 남북정상회담] 노대통령 만찬사 요지

    오늘 저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가는 곳마다 뜨겁게 맞아주신 북녘 동포 여러분의 환대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특별히, 우리 일행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으신 김정일 국방위원장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정상회담은 시간이 아쉬울 만큼, 평화와 공동번영, 화해협력 문제에 이르기까지 유익하고 진솔한 대화가 이뤄졌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2000년 6·15 공동선언은 남북관계가 화해와 협력의 길로 들어서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됐습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변화들이 지금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머물 수는 없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단순 교역이나 개발 사업 위주의 산발적인 협력을 넘어서, 장기적인 청사진과 제도적 기반 위에서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투자가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 지난 20세기, 우리 민족은 제국주의와 냉전의 질서 속에서 큰 시련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다릅니다.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한 가운데서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함께 힘을 모아 나갑시다. 남과 북이 경제공동체를 이루고 함께 번영하는 시대를 열어 나갑시다.세계사의 중심에서 인류문명의 진보에 기여하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들어 나갑시다. 이번 만남이 우리 민족의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는 소중한 기회를 되기를 바랍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과 한반도의 평화번영을 기원하는 건배를 제의합니다.
  • 교포(僑胞)집뜰안에 솟아오른 유전(油田)노다지

    「시카고」에서는 공연이 끝나기가 바쁘게 다시 「로스앤젤리스」로 돌아가야 했다. 27일의 「로스앤젤리스」 「앰배서더·호텔」공연때문. 대륙횡단 비행이란 참으로 지리한 것이다. 더욱 혼자 여행하기는 따분하기 짝이 없다. 누구하고 얘기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어디 아는 얼굴이 있어야지. 다른 승객들은 저마다 쌍쌍으로 짝 지어 이 고독한 나그네의 말상대 해줄 눈치는 전혀 보이질 않고. 「로스앤젤리스」에서의 공연은 퍽 성공적이었다. 1천5백명 가량의 교포가 모였다. 「후랭키」손(孫)악단의 연주와 한국국악원 출신의 젊은 악사들의 연주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특히 판소리와 한국무용이 많은 갈채를 받았다. 그곳에서 이로미(李魯美)양을 만났다. 이종철(李鍾哲)씨(코미디언)의 맏딸인 이양이 송민영 악단의 반주로 노래를 불렀다. 「쇼」가 끝난 다음 아래층에서는 다시 김광수(金光洙) 악단의 연주로 새벽2시까지 「댄싱·파티」가 벌어졌다. 망년회를 겸한 오랜만의 모임. 해외에 나와서 맞이하는 망년회「파티」란 무엇인가 각별한 감회를 안겨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모인 교포들이 모두 한집 식구처럼 오순도순 단란한 분위기. 미국에서도 이「로스앤젤리스」에 가장 많은 한국인이 살고있다 한다. 약 3만명 가량. 「라스베이거스」가 가깝기 때문에 연예인들도 가장 많이 집결돼있다. 그동안 「유럽」순회공연으로 인기를 떨친 유주용(劉胄鏞)·윤복희(尹福姬)부부가 10월20일께 미국에 와서 「로스앤젤리스」에서 활약하고 있다. 「로스앤젤리스」에서 한시간 거리에 송민영(宋旻榮)부부가 「기타리스트」조현과 일하고 있다. 한국에서 「트럼피트」를 불며 「암스트롱」흉내를 잘 내던 장경환, 양철씨등이 역시 큰 인기. 가수 양우석군은 김광수씨와 함께 한국인 경영의 「나이트·클럽」에서 교포들의 향수를 달래주고 있다. 김광수씨 집에는 교포들의 출입이 거의 끊이지를 않았다. 「로스앤젤리스」에 와있는 사람치고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새벽까지 많은 교포들이 모여 굶주렸던 얘기의 꽃을 피운다. 아주머니가 내주는 진짜 김치 맛도 교포들에게 큰 인기. 처음엔 퍽 고생을 했다는 김광수씨는 이제 「비크」8기통을 손수 운전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고국소식 전하며 웃음꽃 각지역 교민회와 유대도 「로스앤젤리스」에는 현재 한국인 경영의 「개솔린·스테이션」이 50군데나 된다고 한다. 낮에는 기름묻은 작업복에 싸여있지만 밤만 되면 1급 멋장이 신사가 된다. 최신형 자가용차를 몰고 유유히 여가를 즐기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는 숱한 고생들을 했다한다. 이곳 「로스앤젤리스」의 교민회는 다른 도시보다 잘 조직되어 미국 각지의 「센터」역을 하는 것 같다. 각지의 교민회와 연락을 하면서 앞으로 많은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번 이미자(李美子)양을 초청했었고, 나도 이들의 초청으로 왔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연예인들을 초청할 것이라 한다. 사실 나는 12월이란, 가장 바쁜 「시즌」에 와서 손해가 적지않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고국소식에 굶주린 교포들을 만나 웃음을 나눠주면서 각 지역 교민회의 유대강화에 도움을 줬다고 생각하니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71년 정초, 나는 「샌프런시스코」로 갔다. 2일 저녁에 새해 최초의 공연. 공연장엔 「밴드」도 없고 가수도 없었다. 「피아노」하나를 갖다놓고 교회 성가대 지휘자에게 반주를 부탁하고 내가 「원맨·쇼」와 노래를 했다. 1시간가량 웃기고 나니 시장기가 들었다. 공연 뒤엔 한국영화 상영이 있었다. 장일호(張一湖)감독의 『황혼의 블루스』. 「토키」가 잘나오지 않아서 감상하는데 고생깨나 했다. 뜰안 손질하다 석유 솟아 이 지방에선 가끔 있는 일 이제 미국에서도 국산영화를 볼 기회가 많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교포들의 말은 한결같이 『왜 그렇게 눈물 짜는 영화만 만드느냐』는 것이다. 분주한 생활 속에서 즐기기 위한 시간을 영화관에서 갖자는 것인데 눈물이나 짜고 있으니 실망 안할수 없다는 것이다. 어색하고 촌스런「나이트·클럽」장면, 춤추는 「엑스트러」는 어느 영화나 똑같은 인물, 남자 주연이 여자 주연을 때리고, 어린아이를 등장시켜 잔인할 정도로 울리고 - 등등 불만이 많다. 한국서 최고로 멋있다는 모 남자배우의 「무스탕」이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앞뒤로 「클로스·업」되지만 사실상 미국서는 학생들이나 몰고다니는 싸구려 자동차. 이왕 해외에 내보내는 영화라면 섣불리 현대문명을 내보일게 아니라 한국만이 가진, 한국 고유의 것을 담은 영화였으면 하는 것이 한 교포의 얘기였다. 대부분의 교포들이 피나는 노력으로 부유한 생활기반을 닦게 되었지만 그렇지 않은 예외도 없지 않다. 그 하나가 자기집 뜰에서 석유가 솟아올라 갑자기 노다지를 잡은 경우. 「로스앤젤리스」의 실업가 이경동씨가 바로 화제의 주인공이다. 그는 어느날 뜰을 손질하다가 이 석유광맥을 잡아 벼락부자가 된 것인데 석유산지인 「캘리포니아」에서는 이따금 일어나는 일이라고. 한국인 많은 「로스앤젤리스」에선 나는 그 잘하는 영어회화 한번도 못해봤다. 그리고 그 흔한 미국음식 한번 못먹었다. 「로스앤젤리스」야 말로 영어 못하는 사람도 살 수 있는 곳이다. 만나는 사람이 모두 한국인이고, 한국 신문에 한국어 방송, 한국음식점, 한국식품점. 식품점에 가면 젓갈, 오징어포등 없는게 없다. 서울서 얼마전 만났던 친구를 만나게 되고 매일같이 교포집에 초대를 받는다. 교포들은 오랜만에 만나는 고국사람을 환영하는 뜻으로 빈대떡이며 콩나물, 김치, 찌개등을 대접한다. 나야 서울서 실컷 먹어온 음식이니까 조금도 귀한 진미가 아니다. 한식요리에, 서울서 지겨울 만큼 들어온 이미자의 노래를 틀어놓고 귀빈대접을 하는데, 그 정성에 싫다할 수도 없었다. 이곳에서 놀날놋자는 감히 상상도 못할 「섹스」영화가 공공연하게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점이다. 나도 교포의 안내로 구경을 했다. 「스크린」에 펼져지는 그 질펀한 「무드」에 나는 배 창자가 당기고 숨결이 차서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중간에 퇴장해 버렸다. <계속> [선데이서울 71년 1월31일호 제4권 4호 통권 제 121호]
  • [홍순영칼럼] 바른 정치,바른 지도자

    [홍순영칼럼] 바른 정치,바른 지도자

    1.왜 어떤 선진국들은 계속하여 선진국으로 성장·발전하고 있고, 왜 어떤 후진국들은 계속하여 후진국으로 남아서 혼란과 절망 속에 있는가. 생태환경의 탓인가, 인종 탓인가, 종교 탓인가, 지도자 탓인가. 나라의 성장과 발전의 기준은 그 나라 백성이 얼마나 자유롭게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가지고 살고 있는가이다. 그 나라 국민의 행복지수라는 수치 속에 나라의 선진도가 반영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이라는 엄숙한 목표를 향하여 역사는 끊임없이 발전하여 왔다. 현대사만을 보더라도 흑인노예 해방과 흑백평등, 제국주의 식민지로부터의 독립, 프롤레타리아 공산주의 독재의 퇴장, 자유민주주의 사상과 제도의 확산, 여성권익 신장 등이 있다. 그러므로 후진국이 후진성의 탈을 벗고 선진화로 나가는 큰 길은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가치관을 분명히 나라의 목표로 삼고 그를 지향하는 바른정치를 하는 데 있다. 이는 자연환경이나 인종·종교의 문제라기보다는 나라의 지도자들이, 그 나라의 선구자들이 어떻게 나라를 다스리느냐의 문제로 보인다. 역사 발전 과정을 보면 한단계 높은 발전에의 동력은 대개 그 나라 지도자의 이름과 연계되어 있음을 본다. 2. 오늘날 나라의 지도자들은 임기 너머를 보고 역사의 흐름을 보는 안목과 비전을 가져야 한다. 교육과 정치, 외교와 국방, 경제와 문화 이 모든 것이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이라는 큰 가치에 연계되어 있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의 큰 원칙을 파괴하고자 하는 세력에 대하여는 단호한 응징을 하여야 하고 사회적 약자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확실한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기회 균등과 공정한 경쟁 그리고 중산층 사회를 지향하는 경제성장을 추구하여야 한다. 지도자들은 전문가들을 존중하여야 한다. 전문가는 피고용인이 아니다. 나라 전체가 전문가 사회를 지향하여야 한다. 전문가 사회는 다원화사회로 연결된다. 활발한 토론이 있고 경쟁과 시합이 있는 사회가 발전하는 법이다. 외국인을 환영하고 영입하여야 하고 외국에 진출하고 투자하는 것을 지원하고 권장하여야 한다.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는 것을 권장하고 그를 위한 제도와 복지 여건을 갖추어야 한다. 다원화사회는 다른 외국인을 영입하는 것뿐이 아니고 다른 종교를 수용하고 그 선택을 개인에게 맡기는 다종교사회를 지향한다. 종교간 충돌이 아니라 종교간 공존을 선도하는 자유국가를 지향하여야 한다. 종교간 공존에는 상호존중이라는 엄중한 규범이 있어야 한다. 종교간 공존을 선도하는 것은 문명 충돌을 해결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그러한 나라는 자유의 나라이면서 관용과 지혜의 나라로 번창할 것이다. 종교도 역사와 더불어 발전하고 진화한다는 학설이 있다. 하느님의 섭리에 대한 인식과 해석이 역사에 따라 새로워져서 역사는 많은 새로운 종파와 교파를 낳는다. 여기에도 큰 지향점은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이다. 한국 그리고 나아가서 아시아는 긴 역사의 힘으로 종교간 공존을 실천할 유력한 후보지역이 될 것이다. 칭기즈칸이 그의 번창기에 소집하였다는 세계종교회의를 생각하여 본다. 그래서, 바른 지도자는 부족이나 패거리 그리고 한 종파의 포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 3. 우리나라가 의롭고 비전 있는 지도자·선구자들을 만나 그들의 지도력 밑에서 광복 후 60년의 격동기를 뒤로하고 자유민주주의의 큰 가치관을 국시로 재천명하고 좋은 정치(good governance)에 성공하는 모범국가로 세상에 등장하게 되기를 희망한다. 이로써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요, 남은 후진국들에 희망의 등불이 될 것이다. 남북한 평화공존 시대는 이 맥락에서 올 것이다. 한국은 세계 속에 있는 중간 규모의 선진국가로서 활기찬 성장을 계속할 것이다. 바른 지도자의 등장을 기대한다. 홍순영 전 외교부·통일부 장관
  • [케이블·위성방송]

    ●CNTV 09:00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12:00 대하드라마 왕과 비 14:00 신몰래카메라 15:00 태조왕건 21:00 크로싱 조던 22:00 데드존 01:00 공포시리즈 헝거 ●MBCNET 08:00 얍 활력천국 10:00 스페셜 전국시대 11:00 도전 퀴즈왕 14:00 청소년 풋살 챔피언전 16:00 종이비행기 18:00 오늘은 장날 21:00 명품다큐 ●WOW 한국경제TV 07:00 와우 메디컬 센터 1∼4부 13:00 펀드를 말한다 17:00 차이나스페셜 22:30 일요특급 한밤의 증시카페 24:00 직업방송 강좌 ●히스토리채널 07:00 시간여행 역사속으로 08:00 다시 읽는 역사, 호외 10:00 하이테크 고대문명 11:00 기밀해제, 극비문서 15:00 세기의 살인마 19:00 대국굴기 ●한방건강TV 09:3 사상의학 11:50 잘 먹고 잘 사는 법 18:00 세계대체의학을 찾아서 20:30 건강상담 22:40 현장 한방 매거진 23:50 TV로 만나는 한방 주치의 ●MBCESPN 09:00 2007 리우 세계유도 선수권대회 11:00 2007∼2000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첼시:풀럼 17:00 2007 프로야구 24:00 2007∼200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에버튼:미들즈브러 ●채널CGV 05:00 카리브해의 정사 07:20 카게무사 09:30 마파도 10:30 화이트 칙스 13:40 투모로 16:20 한반도 19:00 데스노트 라스트네임 22:00 청연 ●EBS플러스1 07:00 EBS 탐스런(종합) 한국지리, 사회·문화, 윤리 09:30 EBS기본과 특별한(종합) 과학, 사회 11:10 파이널 실전모의고사 물리Ⅰ, 화학Ⅰ 12:50 파이널 실전모의고사 생물Ⅰ, 지구과학Ⅰ 14:30 파이널 실전모의고사 수리영역-수학(나형)(가형) 16:10 파이널 실전모의고사 언어영역(1)(2) 18:10 파이널 실전모의고사 외국어영역(1)(2) ●EBS플러스2 09:20 중학-사고와 논술3,4 10:50 일일드라마 깡순이(종합) 13:30 EBS 중학1학년 난제공략 7-나(2) 14:00 초등학교 4·6학년 영어(1)(2)(재) 15:00 초등학교 3·4·5·6학년 사회·과학(재) 20:20 천사랑
  • 목화의 역사/자크 앙크틸 지음

    종 모양으로 생긴 무궁화과의 목화나무 꽃이 시들고 나면 열매가 나타난다. 이 열매를 열면 면섬유질의 식물성 솜털에 감싸인 씨앗들이 나온다. 이 솜털은 실크로드가 존재하듯 3000년 역사의 ‘목화의 길’을 만들었다. ‘목화의 역사(최내경 옮김·가람기획 펴냄)’는 방직기술자이자 유네스코 직물예술 담당관인 자크 앙크틸이 지은 면(綿)의 세계사다. 목화의 길에서는 고대의 신화와 새로운 기술, 탐험가의 꿈과 에스파냐 정복자의 광기, 식민지의 이국취향과 산업혁명의 격렬함이 교차했다. 애초의 방직문명은 셋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중국의 비단과 메소포타미아에서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모든 전원 민족들의 양모, 그리고 인도를 비롯해 콜럼버스 발견 이전의 아메리카 대륙 대부분 지역의 면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면은 수천년간 인류 의복의 3분의 2를 제공했으며, 인류 문화의 발전에 비단이나 양모보다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면직물은 인더스 강 유역에 자리잡은 기원 전 3000년경의 유적지 모헨조다로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은항아리를 감싸는데 쓰인 면 조각, 식물성 염료인 꼭두서니의 붉은 빛깔이 입혀진 면 조각이 5000년 동안이나 빛깔을 보존해 왔다는 사실이다. 현재 최대 면화 생산국은 중국. 그 뒤를 미국이 바짝 뒤쫓고 있으며, 인도가 그 뒤를 잇는다. 면직물은 정서적·예술적·성적인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인간과 관계를 맺어 왔다. 식탁보나 침대보 등으로 사용되며 정서적으로 영향을 줬다. 여성용 란제리나 잠옷이 처음에는 면직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성적인 측면도 갖게 됐다. 면은 현대미술의 주요한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탈리아 공간주의 미술운동을 주도한 알베르토 부리는 면을 얼룩지게 하거나 찢고 다시 기워 작품을 만들어 냈다. 저자는 “인도의 면은 영국의 산업혁명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정치 사회적 혁신도 가능하게 했다.”고 주장한다.1만 3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문화마당] 작가의 수명과 문학의 깊이/이태동 문학평론가·서강대 명예교수

    인간은 ‘시간의 벽’에 부딪히면서부터 그것을 초월하고자 하는 욕망에 눈뜨게 되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축제일이 되면 시간의 변화를 차단하는 가면을 쓰고 영육(靈肉)이 일치되는 춤을 추었으며, 사물의 영원한 현상에 대한 신화를 창조했다. 어찌 그것뿐이랴! 현대 철학자 베르그송은 시간의 흐름을 “바닥과 제방이 없는 강물”에 비유하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는 변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것이라고 주장했고, 마르셀 프루스트는 시간을 초월하는 ‘추억’이란 경험 속에서 지속적인 자아(自我)와 직관의 힘을 통해 ‘잃어버린 시간’을 찾으려고 했다. 또 이러한 지속적인 시간 개념을 구체화하고 있는 미국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작품,‘소리와 분노’의 주인공 틴은 시간의 한계로부터 자신을 탈출시키기 위해 시계를 부숴버리지 않았던가. 시간의 한계는 사람이면 누구나 느끼는 절실한 것이겠지만, 그것은 “삶과 죽음에 차가운 시선을 던지고 지나가는 마상(馬上)의 가인(街人)”과도 같이 자의식이 강한 시인들에게는 피부에 닿을 정도로 절박하고 심각한 문제이다. 그런데 오래전부터 일어난 일이지만 작금의 우리 문단의 일부에서는 아이로니컬하게도 출판계가 작가의 생명을 확대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왔다는 목소리가 높다. 비록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지만 인간의 정신적 산물인 예술 작품을 취급하는 문화계만은 인간을 일회용 소비 상품으로 만들지 않을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자제력을 잃은 상업주의 출판사들은 물론 문예지들마저 젊은 독자들을 의식해서 연륜이 쌓인 무게 있는 글보다 새롭지만 가볍고 감각적인 젊은 작가들의 글을 선택적으로 선호해 왔다. 그래서 아직도 가능성이 풍부한 수많은 작가들은 나이 때문에 폐품처리되듯 버림을 당하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 인간은 누구나 역사 속에서 자기가 속해 있는 ‘시대’가 있다. 그러나 그 시대는 영겁으로 흐르는 시간과 비교해 볼 때, 찰나적인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만일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의 ‘시대’마저 젊음이나 혹은 설익은 ‘젊은 감수성’이 머무는 시간만으로 한정시켜, 인간 정신의 움직임마저 일회용 상품처럼 취하고 버린다는 것은 크나큰 낭비이고 비극이다. 물론 젊은 작가들에게서 일시적으로 참신하고 감각적인 느낌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작품으로부터 원숙한 경험과 지혜는 얻기 힘들다. 세계 문학사에서 정전(正典)에 오른 대부분의 작품들은 작가들이 원숙한 나이에 접어든 이후에 쓰인 것들이다. 괴테가 ‘파우스트’를 60이 지난 후에 썼다는 것을 새삼스레 밝힐 필요도 없겠다. 쉬지 않고 계속해서 생각하고 연구하는 작가들에게 연륜은 죽음의 자국이 아니라, 경험과 지혜를 축적하는 그릇이자 성숙을 의미한다. 사람은 ‘아는 것만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최근 창간된 계간 문학지 ‘문학의 문학’이 우리문단에 시사하는 바는 대단히 크다. 이 문예지는 새로운 숨은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과감히 투자하는 한편, 대부분의 문예지들과는 달리 상업주의에서 벗어나려는 듯, 젊은 작가들보다 연륜이 깊은 작가와 시인들에게 지면을 대폭 할애하고 있다. 원로와 중견 작가들에게 역점을 두는 것은 나이만 먹으면 경험이 풍부해서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그들에게 자극을 부여하여 묻혀있는 창작 에너지를 잠깨워 쓸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오늘날 우리는 사물이나 현상을 전체적으로 보지 않고, 모든 것을 분리하고 해체하는, 과학 문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인간 정신의 산물은 물리적 현상과 같을 수 없다. 워즈워드가 “분해하기 위해 살해”하는 그 당시 현대인들을 두고 슬퍼한 사실을 우리는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이태동 문학평론가·서강대 명예교수
  • ‘씨알’ 새달 5일 창립

    다석 유영모(1890∼1981)와 바보새 함석헌(1901∼1989)은 기독교와 과학정신·동양종교사상을 아우르며 영성과 평화를 함께 바라본 종교인이면서 ‘삶의 철학자’로 통한다. 오산학교 설립자이자 3·1독립운동 주역인 이승훈의 제자 유영모는 ‘특권 양반사상이 나라를 망쳤다.’는 판단 아래 민중을 주체로 세워 섬기는 민주사상을 제시한 인물.“진인(眞人)의 경지인 노자의 화광동진(和光同塵)을 햇볕에 그을린 농부의 얼굴에서 본 뒤 땀흘려 일하고 사랑으로 섬기는 삶을 살고자 농촌으로 들어가 살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민주화와 비폭력 평화운동의 사상가인 함석헌의 스승이기도 하다. 그런 두 사람이 줄곧 강조한 것은 바로 씨알, 즉 민중이다. 유영모와 함석헌은 3월13일 한날에 태어나고 사망 날짜도 2월3일과 4일로 하루 차이였다. 같은 생각과 삶 만큼이나 나고죽는 날까지도 같았던 이들이다. ●종교계·학계 등 인사 대거 참여 두 사람이 생전 강조한 이 씨알사상을 전파하기 위한 재단법인 씨알(이사장 김원호 유미특허법인대표)이 다음달 5일 오후 4시 장충동 우리함께빌딩 2층 강당에서 창립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지난 8월30일 창립이사회를 연 데 이어 지난 18일 서울시로부터 재단법인 인가를 받았었다. 재단법인 씨알은 유영모, 함석헌의 씨알사상을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씨알들의 정신문화운동과 환경조성, 씨알사상 전승발전을 위한 기반조성, 씨알상 제정운영을 통한 씨알 삶 따라살기 등이 그 일들이다. 그래서인지 두 사람의 정신을 따르는 학계·종교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상임이사 박재순 목사를 비롯해 이사인 김철호 KAIST 경영대학 초빙교수, 육순종 목사(성북교회 담임), 정양모신부(다석학회 회장), 감사인 김종생 목사(예장통합 사회봉사부 총무)가 그들이다. 여기에 정진섭 변호사, 김흥호 목사(다석사상연구회회장), 류승국 교수(전 한국정신문화원장), 문동환 목사(한신대 명예교수), 서영훈 전 적십자사 총재, 원경선 풀무원 설립자, 유인걸 성천문화재단 이사장, 한승헌 전 감사원장, 김수중 한국양명학회회장, 김조년 한남대 교수, 박노자 오슬로대학 교수, 박영호 다석학회 고문, 변진흥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사무총장, 서유석 대한철학회 부회장, 송인창 동양철학회 회장,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 대학교 명예교수, 이병창 한국철학사상연구회장, 이정배 한국조직신학회 회장도 들어 있다. ●다석전집 출간·세계평화사상 연구사업 서둘러 이들이 가장 벼르는 것은 다석전집 출간. 다석일지를 포함한 유영모의 모든 저작물에 낱말풀이와 주해를 붙여 다석연구의 토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함석헌의 세계평화사상 연구사업도 큰 과제. 종교, 문명에의 근본적 반성과 성찰을 담고 있는 함석헌의 사상이 인문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학술진흥재단과 공동진행할 계획을 세워놓았다. 두 사람의 철학은 흔히 성경말씀(계명, 아가페 사랑)뿐만 아니라 그리스철학과 서구 근대철학의 로고스(이성), 동아시아의 길(道), 한민족의 한 사상을 아우르는 종합적 사상으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두 사람의 복잡한 철학 연구에는 전문학자들의 모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 수렴을 통해 매월, 격월, 혹은 절기별 각 분야 전문가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내년 7월로 예정한 세계철학대회 ‘함석헌, 유영모 사상 발표회’는 가장 먼저 치러야 할 대규모 행사. 박재순, 김성수, 김영호, 김흡영, 박노자, 박영호, 양현혜, 윤정현, 이규성, 이기상, 이정배, 정대현, 김경재, 정양모, 허우성의 발제를 한글과 영문으로 출판할 계획이다. ●씨알상 제정·‘사상 발표회´ 추진 유영모와 함석헌의 씨알사상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이들을 격려하기 위한 씨알상을 제정, 매년 말 수여하며 두 사람의 생몰일에 즈음해 씨알생명평화문화제도 정기적으로 열어나간다. 한편 다음달 5일 창립식 자리에서는 강연회가 열려 김흥호 목사(‘유영모와 함석헌’)와 류승국 교수(‘씨알사상에 대해’)가 발제할 예정이다. 재단법인 씨알의 김원호 이사장은 “한국의 근현대사는 아래로부터의 민주화 진행과 민중 삶속으로의 깊숙한 기독교 유입의 특징을 갖는다.”면서 “유영모와 함석헌은 한국 근현대의 이런 문명사적 상황과 사명을 깊이 자각해 주체적이고 세계적인 정신과 철학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책,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니콜 하워드 지음

    책,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니콜 하워드 지음

    서기 2000년의 ‘뉴욕타임스’ 일요판에 실린 정보는 18세기 영국 사람이 반평생 경험하게 될 모든 문서정보의 양보다 더 많았다. ‘책,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니콜 하워드 지음, 송대범 옮김, 플래닛 미디어 펴냄)’는 책의 역사에 관한 책이다. 어떤 기술의 발명도 책만큼 인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책의 역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이 묘사하고 있는 21세기 책의 발달사는 놀랄 만하다. 하지만 나일 강둑에서 지천으로 자라던 파피루스로 책을 만들던 먼 역사 속의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하다. 고대 이집트의 수많은 파피루스 두루마리들은 내구성이 있어 오늘날까지 전해진다. 그러나 서기 1세기에 들어서면서 양피지의 사용이 늘게 된다. 전쟁으로 인해 이집트로부터 파피루스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한나라 환관이었던 채륜은 서기 105년에 종이를 발명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보다 빠른 기원전 140∼86년 사이에 종이가 출현했다는 설도 있다. 구텐베르크 이전의 목판본은 매번 책을 찍어낼 때마다 글자도 읽기 힘들고 이미지의 질도 떨어졌다. 서구에서는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처음으로 인쇄기를 발명해 인쇄를 하고 현대식 책을 만든 사람으로 꼽힌다. 하지만 구텐베르크는 자신의 활동을 기록으로 남긴 것이 거의 없어 인쇄술의 발전과 관련된 그의 역할에 대해서는 논란이 따른다.1399년 독일 마인츠에서 태어난 구텐베르크는 아버지가 지방 조폐소에서 중요 직책을 맡고 있던 명문가에서 자랐다. 기욤 피셰 소르본대 교수는 구텐베르크를 “고대인들처럼 갈대를 쓰지도 않고 지금 우리처럼 깃대 펜을 사용하지도 않고, 금속활자로 빠르고 깔끔하고 아름답게 책을 만든 사람, 신보다도 더 고마워해야 할 사람”으로 규정했다. 매년 10월 독일에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도서전으로 자리잡게 된 역사도 흥미롭다. 처음 도서박람회는 프랑스 리옹에서 열렸지만, 곧 지역 시장이 성장하면서 프랑크푸르트에 도서박람회가 등장했다.2주간의 박람회 기간 동안 활자디자이너, 활자주조공, 목판화가, 석판공, 편집자, 저자들이 참석해 책 시장 확산에 자극제 역할을 했다. 하지만 17세기 종교 갈등과 전쟁으로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이 책은 주로 서양을 중심으로 한 책과 인쇄술의 역사를 다루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한국에 관해서는 중국의 제지술이 6세기에 한국에 전해졌고, 승려가 이를 다시 일본에 전파했다고 짤막하게 적혀 있을 뿐이다. 고려시대의 뛰어난 목판인쇄술을 보여주는 팔만대장경이나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경’이 언급되지 않은 것 또한 옥에 티다. 전자책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의 손을 거친 순수예술로서의 책은 남아 있을 것이라는 게 저자의 결론. 책이란 우리의 과거를 이해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적인 기술이라는 것이다.1만 8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Local] 고령서 대가야문화예술제

    경북 고령군은 10월2일부터 3일 동안 가야금 연주와 미술 전시 등을 선보이는 ‘제34회 대가야문화예술제’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이 축제는 대가야 풍물단과 우륵 가야금 연주단 등이 참여하는 ‘우리가락 국악 한마당’과 대가야 미술가협회가 주관하는 그림 전시회, 지역민들이 참여하는 ‘군민 노래자랑’과 ‘고령군 소년소녀 합창단 발표회’ 등의 부대 행사를 선보인다. 고령군 관계자는 “대가야 문명과 가야금의 고향인 고령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문화행사를 준비해 주민과 관광객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플러스] 12월23일까지 ‘성찰과 비전 아카데미’

    미래사회와종교성연구원은 ‘성찰과 비전 아카데미’를 12월23일까지 서울 동소문동 인권연대 교육장, 민주화기념사업회 교육장 등에서 진행한다. 최정윤 씨알아카데미대표의 ‘시대의 빛-씨알 함석헌 생애와 사상’,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의 ‘온생명과 인류 문명의 진화’, 평화예술감성연구소의 ‘행복충만 청소년-가족 숲속 마음풀기캠프’ 강좌와 체험프로그램으로 짜여진다.(02)396-2220.
  • 회견서 드러난 전략

    회견서 드러난 전략

    당내 경선에서는 지지층의 표심을 겨냥해 좌우로 치우치는 노선을 걷다가도 후보로 뽑힌 뒤에는 전체 국민을 향해 중도로 이동하는 게 대통령 선거의 속성이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도 이런 전형(典型)을 따르기로 했음을 9일 기자회견에서 드러냈다. 이 후보는 영남·보수층이라는 한나라당의 ‘집토끼’에 만족하지 않고 ‘산토끼’를 잡으러 과감히 집을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념적으로는 중도·실용, 지역적으로는 호남, 연령적으로는 젊은층이 표적이다. 이 후보가 이날 언급한 “지역주의 의존 세력을 국민통합 세력으로 바꿔야 한다.”는 표현은 범여권 쪽에서 주로 해 온 말이다.“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복지체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언급 역시 썩 한나라당다운 것은 아니다. 이 후보 스스로 “이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실사구시를 앞세우는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는 말로 궁금증을 해소시켰다. 그는 아예 “반테러, 휴머니즘, 빈곤 퇴치, 평화, 공동안보가 세계의 보편적 원칙으로 자리잡았다.”고 선언, 진보와 보수의 어젠다를 한 데 묶어 버렸다. 이 후보는 이것을 가리켜 ‘제3의 길’ 운운하는 대신 “문명사적 전환”이라고 언명했다.“더 많은 자유, 더 많은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제3의 길이란 샛길 대신 진보와 보수를 모두 싣고 가는 고속도로를 뚫겠다는 의미에 가깝다.‘잡탕’을 우려하는 한나라당내 강경 보수파로서는 달갑지 않은 노선일 수도 있다. 이 후보가 이날 새로 내놓은 ‘2008년 체제’라는 용어도 ‘이념 파괴형’이다.6·10민주항쟁 이후 올해까지를 민주화시대로 규정하면서 2008년부터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정신, 즉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2008년 체제는 선진국 진입을 가져올 신(新)발전체제”라는 이 후보 자신의 말에서 어쩔 수 없이 ‘산업화’ 쪽에 가깝다는 냄새가 난다. 흥미로운 것은 이 후보가 ‘국민통합’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전매특허’를 시대정신으로 언급했다는 점이다. 중도층 유인용으로 해석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2008년 체제란 민주화체제인 1987년 체제와의 단절을 의미하나. -세대 단절은 없다.63년 이후의 산업화와 87년 이후의 민주화를 뛰어넘어 동시에 이루겠다는 것이다.2008년엔 새로운 발전으로 그 성과가 서민들에게 돌아가는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구체적인 화합 방안은. -정권교체라는 데 강한 합의를 했다. 그렇기에 특별한 비율로 배려한다는 게 아니고 유능한 사람은 언제라도 함께할 것이다. ▶청와대 고소에 대해 검찰이 실제 수사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검찰이 조사가 필요하다고 하면 응하겠다. 이런 개인의 생각을 갖고 있지만 당과 필요하다면 의논해 조치를 취하겠다. ▶범여권 후보가 정해져도 호남에서의 지지도가 유지되리라 보나. -호남 분들도 실용적 사고를 하고 있기에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2차 남북정상회담과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입장은. -남북정상회담에서 떠나는 대통령이 차기 정부와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합의를 할까봐 걱정된다. 평화협정 문제엔 동의한다. 김상연 한상우기자 carlos@seoul.co.kr
  • [케이블·위성방송]

    ●CNTV 09:00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12:00 대하드라마 왕과 비 14:00 신몰래카메라 15:00 태조왕건 20:00 쿵푸 축구 21:00 크로싱 조단 22:00 데드존 01:00 공포시리즈 헝거 ●MBCNET 08:00 얍 활력천국 10:00 스페셜 전국시대 11:00 도전 퀴즈왕 14:00 청소년 풋살 챔피언전 16:00 종이비행기 18:00 오늘은 장날 21:00 명품다큐 ●WOW 한국경제TV 07:00 와우 메디컬 센터 1∼4부 13:00 창업정보센터 17:00 초보부터 고수까지 눈높이 증권 22:30 일요특급 한밤의 증시카페 24:00 직업방송 강좌 ●히스토리채널 07:00 시간여행 역사속으로 12:00 인류를 위협하는 대재앙 15:00 세기의 살인마 19:00 다큐 스페셜 20:00 히스토리 스페셜 24:00 사라진 문명 ●한방건강TV 09:20 생생건강테크 11:50 잘먹고 잘 사는 법 18:00 세계대체의학을 찾아서 20:30 건강상담 22:40 현장 한방 매거진 23:50 TV로 만나는 한방 주치의 ●MBCESPN 08:00 2007 프로야구 LG:삼성 12:00 2007 피스스타컵 연예인 축구리그 14:00 2007 연예인 야구리그 21:00 2007 자넷리 특집 당구 ●채널CGV 05:00 합궁 07:00 벤허 10:30 동갑내기 과외하기 12:00 블랙 호크 다운 14:00 낫씽 투루즈 16:00 청연 19:00 무서운 영화 3 ●EBS플러스1 09:30 EBS기본과 특별한(종합) 과학, 사회 11:10 10주완성 EBS 수능특강 물리Ⅰ, 화학Ⅰ 12:50 10주완성 EBS 수능특강 생물Ⅰ, 지구과학Ⅰ 14:30 10주완성 EBS 수능특강 수리영역-수학 나형, 가형 16:10 10주완성 EBS 수능특강 언어영역(1)(2) 18:10 10주완성 EBS 수능특강 외국어영역(1)(2) 20:00 10주완성 EBS 수능특강 수리영역 수학Ⅱ(1)(2) ●EBS플러스2 10:50 일일드라마 깡순이(종합) 13:30 EBS 중학1학년 난제공략 14:00 초등학교 4·6학년 영어(1)(2)(재) 15:00 초등학교 3,4,5,6학년 사회, 과학 19:00 동물대탐험 구리구리댕댕(재) 20:20 천사랑 21:20 모여라 딩동댕 22:00 TV중학 3학년 종합 영어(1)(2), 사회, 과학
  • 성스러운 테러/테리 이글턴 지음

    테러가 과연 성스러울 수 있을까. 영국의 대표적인 마르크시즘 문학비평가인 테리 이글턴은 자신의 저서 ‘성스러운 테러(서정은 옮김, 생각의나무 펴냄)’에서 신화와 프로이트, 니체와 서구의 다양한 문학작품을 인용하면서 서구 문명사에서 테러를 고찰한다. 나아가 9·11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서문을 통해 몇년 전 처음 서울을 방문했을 당시 매혹된 국악의 아름다움을 떠올리는 이글턴은 6·25전쟁도 잘 기억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글턴은 테러리즘 혹은 공포정치가 사실상 근대의 발명품이라고 강조한다. 테러리즘은 프랑스혁명과 함께 처음 나타났는데, 이런 점에서 테러리즘과 근대 민주주의 국가는 쌍생아로 볼 수 있다는 것. 얼굴없는 적이 국가주권에 가하는 위협이 아니라 국가가 자신의 적을 향해 행사하는 공적 폭력이 바로 테러리즘이라는 얘기다. 서구 국가들은 테러 방지라는 구실 아래 점점 더 스스로의 자유를 박탈하게 됐다. 서구인들의 일부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서구의 자유를 질투해 서구인을 살육한다고 믿지만, 이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생각이다. 서구가 자유를 포기하는 방식으로 근본주의자들의 폭력에 대처한 결과, 양편 모두는 승리와 패배를 동시에 경험하게 됐다는 것이 이글터의 논지다. 우리도 ‘납치’와 ‘살해’란 탈레반의 테러가 남긴 상처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글턴에 따르면 테러리스트는 터번을 두르고 큰 칼을 휘두르며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람들을 살육하는 설화 속 악당도, 인질을 보며 기뻐하는 가학적 도착증 환자도 아니다. 현대의 테러리스트인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극단적인 것은 그들이 더 악하거나 병든 존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신체나 무고한 사람의 목숨말고는 쥐고 싸울 게 없는 정치·경제적 약자이기 때문이다. 이글턴은 테러가 긴 역사를 지닌 정치적 항거의 방식이자 새로운 질서를 위해 죽음을 불사하는 양가적이면서도 모순적인 행위임을 상기시킨다.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 칼 언스트 교수 인터뷰

    美 칼 언스트 교수 인터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이슬람 세계에 다가가려면 코란이 아니라 역사를 연구해야 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이슬람 문명 전문가인 칼 언스트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종교학과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슬람은 획일적인 문명이 아니라 다양하고 다원적인 세계”라면서 “개별적인 국가에 대한 연구와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슬람 세계에 접근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무엇인가. -이슬람 세계를 하나로 묶어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슬람 내에도 인종적·언어적·경제적으로 각각 다른 계층과 국가들이 존재한다. 당연히 이들의 이해도 각각 다르다. 단선적이 아니라 다원적인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종교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가. -코란만 알면 이슬람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슬람 세계는 나폴레옹 전쟁이후 제1차 세계대전까지 식민지 지배를 받아왔다. 그 때문에 안보에 대한 불안이 뿌리깊게 남아있다. ▶한국인 23명이 납치됐던 아프가니스탄의 경우를 설명해달라. -아프간은 영국의 식민지였고 옛 소련의 침략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미국과 연합군이 주둔하고 있다. 외부세력에 대한 불안과 불신이 매우 강하다. 이런 나라에서의 선교활동은 제국주의의 침략과 마찬가지로 인식된다. ▶한국 정부가 이슬람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의 정부는 각자 우선순위를 둔 정치적 어젠다가 있다. 솔직히 말하면 미국 정부의 경우 이슬람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는 데 관심이 없다. 오히려 이미 결정된 정책을 추진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슬람 지역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서는 정부 밖에서부터 교류가 시작되는 것이 좋다. ▶구체적으로 어떤 교류가 가능한가. 대학과 연구소, 비정부기구(NGO)가 나서면 된다. 이들이 특정 개별국가에 초점을 맞춰 연구와 교류활동 등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물관에서 문화재를 교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사회 교류활동도 봉사라는 개념보다는 문화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아프간만 하더라도 카불에 훌륭한 문화재가 많다. 또 이란과 쿠웨이트, 오만, 말레이시아 등 많은 이슬람 국가들이 문화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좋은 나라들이다. ▶우선적으로 접근할 만한 나라는. -터키를 추천한다. 터키는 대학과 연구소 등이 문화 교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에 매우 좋은 나라다. 먼저 터키에 기반을 잡은 뒤 다른 이슬람 국가들로 교류를 확대하면 된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같은 국가에도 한국, 일본, 중국 등과 공유할 수 있는 ‘아시아적 가치’가 존재하나. -아시아적 가치라는 말은 유교적 가치를 의미할 것이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지식인들이 무슬림인 말레이인과 유교적 세계관을 지닌 화교들 간의 마음을 여는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는 역사적으로 불교와 힌두교에 매우 열린 태도를 보여왔다. 한국의 경우도 이슬람 국가들의 다양한 인종, 종파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dawn@seoul.co.kr ●언스트 교수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중동 및 이슬람 문명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한 뒤 하버드 대학에서 비교종교학을 전공, 박사학위를 받은 언스트 교수는 인도와 파키스탄, 터키, 이란, 이집트,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이슬람 문명을 연구했다. 저서 ‘무하마드를 따라서:현대 세계에서의 이슬람 재평가’는 수많은 국제 학술상을 수상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출판됐다.
  • 나라 없는 사람/커트 보네거트 지음

    “나는 모든 사람의 머리가 쭈뼛 설 만큼 무시무시한 리얼리티 프로를 구상하고 있다. 제목은 ‘예일대 C학점’이다. 조지 W 부시는 주변에 C학점 상류계급 학생들을 끌어모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1)역사와 지리를 전혀 모르고 (2)백인 우월주의를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3)이른바 기독교도이며 (4)정말 놀랍게도 정신병자, 즉 영리하고 번듯하게 생겼지만 양심은 전혀 없는 자들이다.” 커트 보네거트는 이런 식이다. 웃긴다. 웃기되 ‘실소’가 아닌 ‘블랙유머’다. 목에 착 달라붙어 컥컥대게 하는, 가시뼈가 폴폴 돋은 웃음이다. 그의 유머는 사회적 약자를 위로하나, 강자의 의식은 칼로 베고 창으로 찌른다. 읽는 이에 따라 유쾌하고도 불쾌하다. ●마지막 작품이자 유일한 회고록 보네거트는 지난 4월11일에 죽었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기 엿새 전이었고, 여든네 살이었다. 보네거트는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의 경계를 넘나들었고, 반전운동가였으며, 히피의 대항문화를 선도했다. 무엇보다 ‘초거대 제국’ 미국의 광기를 사납게 공격했다. ‘나라 없는 사람’(문학동네)은 그의 마지막 작품이자 유일한 회고록이다. 그가 수석편집인으로 있던 잡지 ‘인디즈타임스’에 5년간(2000∼2005년) 연재했던 글을 묶었다. 보네거트는 “어떤 웃음은 두려움에서 나온다.”고 썼다. 그는 2차대전 막바지였던 1943년 연합군으로 징집됐고, 그 연합군에 의한 독일 드레스덴 폭격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나치의 아우슈비츠 학살만큼이나 연합군의 드레스덴 학살(13만 5000명)에 치를 떨었던 사람이 보네거트였다. 살아 남았을 때 터져나온 건 소름끼치는 웃음뿐이었다고 보네거트는 말했다. 그의 유머는 죽음의 문턱을 경험한 사람만이 구사할 수 있는 맹렬한 유머다. ●“정신병자·비양심적” 맹공격 그래서다. 전쟁을 일으키는 인물들에게 보네거트는 무섭게 분노한다. 부시 미 대통령과 그 참모들을 “정신병자들” “양심도 동정심도 수치심조차 없는 사람들”이라 쏘아붙인다.“베트남 전쟁은 백만장자들을 억만장자로 만들었으나, 오늘날의 전쟁은 억만장자들을 조만장자로 만들고 있다.”고 일갈하고,“미국 지도자들이 권력에 취한 침팬지라고 말한다면 나는 중동에서 싸우다 죽어가는 우리 병사들의 사기를 꺾는 매국노가 되는 걸까?”라며 정색하고 묻는다. 특히 ‘문명’과 ‘지성’의 이름으로 ‘반문명’과 ‘무지’를 타자화하는 식자(識者)들에게 치를 떤다. “‘슈렙널’이라 불리는 유산탄은 ‘슈렙널’이라는 이름의 영국인이 발명했다. 여러분도 그런 발명품에 자기 이름을 붙이고 싶은가? 네이팜탄은 하버드에서 발명됐다. 진리란 그런 것인가?” ‘나라 없는 사람’이란 책 제목은 이렇게 해서 탄생한다. 보네거트에게 미국은 “내 나라요.” 외칠 조국이 아니었다.“내가 사랑하는 미국”이 아닌 “내가 사랑했던 미국”이라 말하는 사람. 커트 보네거트는 ‘나라 없는 사람’으로 살았다.1999년 한 인터뷰에서, 그는 저무는 20세기의 묘비명을 이렇게 쓰고 싶다 말했었다.“아름다운 지구여! 우리는 그대를 구할 수 있었지만, 너무나 속악하고 게을렀도다.” 95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1일 TV 하이라이트]

    ●미디어포커스(KBS1 오후 10시30분) ‘미디어포커스’가 방송 200회를 맞았다.2003년 6월 스스로 KBS를 비판한 ‘KBS,KBS를 말한다.’를 제 1회로 내보낸 이래 지금까지 500여개 아이템을 방송했다.200회 특집으로 호주 공영방송 ABC가 20년 넘게 방송하고 있는 매체비평 프로그램 ‘미디어 워치’를 소개한다. ●드라마시티(KBS2 오후 11시15분)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는 주간단막극 ‘일단뛰어’의 연출자 지병현 PD가 그려내는 사회극 연작의 세번째 드라마다. 첫 번째 꿈결 같은 세상, 두 번째 김동수 살인사건에 이어 이번 작품은 80년대의 아픔을 담담히 그려내며 경쟁에 내몰린 인간군상들에게 성찰의 울림을 주고 있다. ●깍두기(MBC 오후 7시55분) 동진은 지해가 자신이 맡는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결정된 것을 알고 흥분한다. 방송이 끝난 후 지해는 은호와 첫 대면을 한다. 지해는 은호에게 아직 프로그램 파악이 되지 않았다며 이제까지 모아놓은 원고를 보여달라고 하고는 커피 한 잔도 달라고 한다. 은호는 당황하지만 이내 웃음을 지으며 잠시 기다리라고 말한다. ●작렬! 정신통일(SBS 오후 6시40분) 김관장파 김용만, 신정환, 은지원, 이계인, 바다, 데프콘과 현관장파 현영, 브라이언, 올라이즈 밴드, 김동완, 고영욱, 윤아가 출연한다. 가요계 선후배들이 팀의 명예를 걸고 정신통일에 도전한다. 바다와 윤아가 두뇌의 벽에 도전장을 내밀고 불빛 하나 없는 깜깜한 호랑이 굴에서 기막힌 상황들이 벌어진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소비재박람회에 6개의 한국 장애인 기업이 참가했다. 첨단 소재와 기술로 만든 제품을 대하는 독일 바이어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국장애경제인협회는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장애인 기업 활동을 파악해 중증 장애인 창업교육 등 다양한 지원을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파원 현장보고(KBS1 오후 11시) 2005년 8월, 미국 남부 뉴올리언스에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덮쳤다. 도시의 80%가 물에 잠기고 1800명의 사망자와 20만명의 이재민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직도 당시의 상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선 쟁점으로까지 부상하고 있는 뉴올리언스를 찾아가본다. ●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 ‘법조계의 자매들’(EBS 오후 3시50분) 카메룬의 한 작은 법정에서 일어난 일들을 유쾌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검사 베라 느가사와 판사 베아트리체 은투바는 이슬람 여성들을 돕는다. 그들은 언어폭력으로 희생당하고, 침묵하라는 가족과 사회의 압박에 처한 여성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지혜·명언·정의를 나누어준다. ●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 ‘신의 물방울, 몬도비노’(EBS 밤 12시55분) 와인학자이기도 한 감독 조너선 노시르테르는 세 대륙을 횡단하며 와인 산업을 탐구한다. 서구문명의 상징이었던 와인을 미국의 와인생산지 나파 밸리의 가족사를 짜맞추며 지역과 연합, 소작농과 산업자본가 사이의 와인 전쟁을 담는다.
  • 장편 역사소설 추사 낸 한승원

    장편 역사소설 추사 낸 한승원

    일상 속의 우리 전통문화가 인지와 욕구에 의해 양육된 정신과 문명의 결정체라면 추사 김정희는 여기에 자양분을 제공하는 유장한 젖줄이다. 그는 사상적으로는 실학을 낳은 북학의 실천가였고, 문화적으로는 시·서화를 넘나든 대가였으며, 정치적으로는 세도정치에 온몸으로 맞선 신념의 선비였다. 그러나 이런 평가조차 기실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듯 손끝을 붙잡고 그를 희롱하는 일인지 모른다. 윤곽을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커서 마치 태허(太虛)와 같은 추사의 전모와 실체를 지금껏 누구도 명쾌하게 복원해내지 못한 까닭이다. ●관찰자 입장에서 예인의 삶 실체적 묘사 그런 추사의 불꽃 같은 삶이 문학으로 되살아났다. 문단의 중진인 소설가 한승원(68)의 근간 ‘추사’(열림원·전2권)가 그것. 작가는 추사에 매달려 산 세월을 이렇게 술회한다.‘잠자리에 들면서도, 산책을 하면서도, 여행을 하면서도 추사 생각을 했다. 추사의 귀로 들으면서, 추사의 머리로 사유했다. 그러다가 추사가 된 꿈을 꿨다.’ 이렇게 복원해낸 장편소설이다. 글밭으로 들어가 보자.‘그래, 나 이 겨울 한파 속에서 그대들의 온정이 있어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뜨거운 감회를 주체할 수 없어 하늘을 향해 얼굴을 쳐들고 심호흡을 했다. 이상적에게 무엇으로 보은할까. 시방 나의 형편으로는 난을 쳐주거나 그림을 그려 보은하는 수밖에 없다.(중략)줄기가 없지만, 칼 같은 잎사귀와, 봉이나 코끼리의 눈 같은 꽃으로 기품을 드러내는 난이 도학자 풍이라면, 줄기가 튼실하고 헌걸찬 소나무는 유학자 풍이다.’ 이런 사유가 마침내 엄혹한 시한의 추위에 갇힌 그를 불꽃처럼 일렁이게 했을 것이고, 붓을 들어 독야청청한 노송으로 거침없이 화폭을 채워나갔으리라. ‘설 전후의 고추 맛보다 더 매운 찬바람이 몰아치자, 모든 짐승과 새들은 모습을 감추고, 푸나무들은 죽은 듯 말라 적막하건만 건장한 소나무만 푸른 가지를 뻗은 채 우뚝 서서 제 몸을 지탱하기 힘들어하는 늙은 소나무 한 그루를 부축하고 있다. 그 부축으로 말미암아 늙은 소나무는 간신히 푸른 잎사귀 몇 개를 내밀고 있다. 그 두 나무 옆에 집 한 채가 있는데, 그 집은 마음을 하얗게 비운 유마거사처럼 사는 한 외로운 사람의 집이다.’ 우리가 아는 ‘세한도(歲寒圖)’는 이렇게 그려졌다. 더 엄밀하게는 이 묘사가 추사의 그것이 아니라 한승원이 복원한 ‘세한도초(歲寒圖抄)’일 터이지만 시대와 불화했으면서도 이를 불행이라 여기지 않은, 한 꿋꿋한 예인의 삶을 관찰자 시점에서 이렇듯 실체적으로 그려낼 수 있다는 게 새삼 반가운 한승원의 저력이다. ●“역사가 어떻게 반복되는지 체험했으면…” 작가는 소설 추사의 집필이 운명적이었다고 말한다. 토굴에서 기거하던 그가 한낮 선잠 속에서 추사를 만나 일상의 담론을 주고받으며, 왜 내게 그렇게 집착하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한다.“추사와 그의 시대를 읽다 보면, 아주 슬프고 절망적인 현실과 광기어린 삶을 만나게 됩니다. 청나라로부터 근대문명을 받아들여 개혁하려는 북학파 추사를, 지긋지긋하게 탄핵해 죽이려는 세력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오늘날 이 땅의 어떤 거대한 보수집단하고 같습니다. 역사는 반복됩니다. 저는 ‘추사와 그 이야기’를 통해 그 반복되는 슬픈 일을 나 스스로 각성하고, 경계하고 싶었습니다.” 문단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이 소설이 어쭙잖은 무료의 소산과는 격이 다르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추사라는, 너무나 크고 넓어 어디서부터 모사(模寫)의 붓질을 해야 될지 아득하기만 한 주제에 이렇듯 치열하게 매몰되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상찬이기도 하다. 작가는 소설 추사를 통해 누구나 한번쯤은 도대체 역사가 어떻게 되풀이되는지를, 그리고 그 역사의 반복이 왜 무서운지를 체험하라고 채근한다. 이 지점에서 한승원은 작가 이전에 험난한 세상을 치열하게 산 원로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전2권 각9500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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