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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사회정의는 OECD 바닥권 지배층이 공공지원 중요성 간과”

    “한국 사회정의는 OECD 바닥권 지배층이 공공지원 중요성 간과”

    투자자 국가소송 제도(ISD) 등으로 시끄러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논란의 핵심은 “세계는 평평한가.”라는 질문으로 요약 가능하다. 세계화론자 토머스 프리드먼의 책 제목(‘The World is Flat’)에서 나온 이 말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국제사회에서는 모두 일개 국가에 불과하며 동등하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그러니 ‘우리가 꿀릴 게 뭐 있냐.’ ‘자신감을 갖고 부딪치면 싸워 이길 수 있다.’, ‘ISD는 미국 투자가 많은 한국에 오히려 필요한 제도’라는 주장들이 나온다. 그런데 정말 미국은 한국과 대등한 일개 국가인가. ‘다른 세계를 요구한다’(홍시 펴냄)는 이런 점에서 주목할 만한 책이다. 세계를 보는 눈을 넓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제목만 보고 ‘세계화 반대’ 같은 상투적인 반대 구호를 연상하는 것은 섣부르다. 저자 예란 테르보른(70)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세계화 자체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어떤’ 세계화인지 묻는다. 이를 위해 지금의 세계가 어떻게 생성됐는지부터 알아보자고 제안한다. 그래서 원제도 ‘세계, 초심자를 위한 안내서’(The World ; The Beginner’s Guide)이다. 한국판 제목 ‘다른 세계를 요구한다’는 내용에 비해 다소 자극적인 느낌이다. 책 내용은 일흔의 노()학자가 재밌는 얘기를 들려주는 방식이다. 사회학자답게 4장 ‘지구에서의 우리 시대’에서는 출생, 유년기, 청년기, 성년기, 노년기의 삶이 어떠한지 전 세계적인 비교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그 결론은 이렇다. “북서유럽에서 태어나, 핀란드식 국립학교에서 교육받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북서유럽에서 살다, (영국) 옥스브리지(옥스퍼드 대학+ 케임브리지 대학)를 나와, 아시아에서 멋진 결혼식을 하고, 동아시아에서 흥미진진하게 일하면서 많은 돈을 벌고, 은퇴해서는 (스위스) 제네바나 (캐나다) 밴쿠버에 갔다가, 요양받을 무렵 스칸디나비아로 간다.” 테르보른 교수는 이를 ‘21세기 최고의 이상적인 생애과정’이라고 표현했다. 그 재치에 절로 웃음이 난다. 저자의 출발점은 가족과 성(性) 역할을 토대로 문명권을 분류한 뒤 이들이 이후 어떻게 세계를 이루게 되었는지 분석한다. 해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근대세계의 출현이다. 서구는 자생적, 비서구는 반응적 근대화의 길을 걸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반응적 근대화에서 핵심은 앞선 나라들이 어떻게 근대화를 이뤘는지 관찰하는 일이다. 여기서 발견한 것이 바로 ‘대의정부’다. 반응적 근대화를 추진하던 후발 국가들은 “위협적인 제국주의 세력이 입헌적 대의정부를 갖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대의정부가 국력과 사회결집의 관건이라고 해석했다.”고 테르보른 교수는 말한다. 하지만 정말 국민의 뜻을 반영했는지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섰다. 그가 보기에 “대의정부의 가치는 정권을 지키고 강화하는 수단으로서 주류사회에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사회적 갈등은 관심 밖”이었다. 이것이 반응적 근대화를 추진한 국가들의 공통점이다. 메이지유신을 통해 근대화로 나아간 일본이 거꾸로 천황제를 존속시킨 것이나, 경제발전을 내걸고 독재를 일삼은 한국도 매한가지다. 대의정부 흉내는 냈지만 국민의 뜻을 대신 표시하기보다, 국민을 동원하는 데만 관심 있었다는 얘기다. 이런 문제의식은 한국의 기이한 풍경과도 맞물려 있다. 저자는 “노인 존중의 나라에서 노인층 빈곤율은 가장 높다.” “사회정의에 관한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은 거의 바닥권”이라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그리고 되묻는다. “한국의 지배층 엘리트들이 민족적 동질성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선진경제와 사회들에서 사회적 결집을 이루는 데 있어 온 국민에 대한 공공지원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은 아닐까.” 국가를 이룩하기 위해 피땀을 흘린 이들이 가난에 떨고 있다면, 그 가난 위에 건강하게 성립된 국가는 대체 무슨 가치가 있느냐는 반문이다. 세계적 시야에서 이뤄진 서술이다 보니 한국 문제는 드문드문 언급되지만, 그 지적들은 꽤나 뼈아프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19세기 발명품 ‘속물 취향’

    19세기 발명품 ‘속물 취향’

    여자들은 흔히 서로 명품 가방을 훔쳐 보며 상대가 얼마나 돈이 많은지를 가늠하고 남자들은 서로 차를 비교하며 우열을 가린다. 하지만 ‘부르주아의 유쾌한 사생활’(지안 펴냄)의 저자 이지은씨는 “21세기의 속물적 풍경처럼 보이지만 실은 19세기에 등장했던 케케묵은 풍속도”라고 주장한다. 도시계획과 재건축, 바캉스와 해외여행, 시즌별 패션과 유행, 부자들의 럭셔리한 취향, 스타 셰프와 유명 레스토랑, 백화점 시즌 바겐세일, 도시가스와 전기, 통조림과 초콜릿…. 현대의 도시인들이 당연하게 누리는 많은 것의 상당수는 19세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심지어 서울역의 유리 천장 플랫폼 지붕과 철제 의자, 21세기 최첨단 기술로 잘못 알려진 전기자동차, 미모를 무기로 한 ‘스폰서 연예인’까지도 19세기의 발명품이다. ‘부르주아’는 ‘모던’(modern)을 발명한 19세기 사람들의 눈으로 당시 급변하던 현대적 생활상을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역사책이다. 19세기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눈앞에서 펼쳐진 ‘현대의 신세기’는 과연 어떤 풍경이었을까란 질문으로 시작하는 책은 과연 지금 우리가 19세기보다 더 발전했느냐는 질문으로 마무리한다. 예를 들어 19세기 중반 파리는 신작로를 뚫고 현대식 건물을 짓는 등 대대적인 도시개발계획이 시행되면서 부동산 투기가 벌어지고 막대한 개발이익을 건설사가 독점하는, 지금과 다름없는 풍경이 인류 최초로 펼쳐졌다. 하지만 공권력을 동원해 토지를 강제로 수용하는 식의 물리력은 동원하지 않았다. 저자는 2000년 프랑스로 유학해 2002년 크리스티 경매 전문학교에서 18세기 장식미술사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파리 1대학에서 박사 논문을 쓰고 있다. ‘귀족의 은밀한 사생활’ ‘유럽 장인들의 아틀리에’ 란 책을 썼다. 파리 국립고문서관에서 18세기 의자 다리 모양을 조사하며 “내가 공부하고 있는 것이 과연 이 세상에 무슨 도움이 될까?”라고 고민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국립도서관에서 의궤를 발굴한 고(故) 박병선 박사가 겹친다. 그가 19세기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17, 18세기는 하도 오래되어서 보석 상자 속의 보석처럼 신기하기만 했다면 19세기는 잘 건지면 대박을 터트릴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었다. 기차, 전화, 엘리베이터, 전기, 가스 등 우리가 소위 문명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대부분 19세기에 태어났다. 전기풍로, 재봉틀, 가로등, 타자기 같은 물건뿐 아니라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사고, 시간에 맞춰 기차를 타는 우리 생활의 많은 관습이 죄다 19세기 소산이다. 19세기는 ‘오늘’을 품고 있는 시대란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저자는 미할리 문카시가 1877년에 완성한 그림 ‘파리지엔의 집안 풍경’을 놓고 눈썰미 퀴즈를 던진다. 일체의 배경 지식 없이 그림 속에 그려진 풍경과 화풍만으로 작품의 제작 연도와 작가의 이름을 알아맞히는 게 미술 감정사들이 수업 중에 자주 치러내야 하는 눈썰미 퀴즈다. 19세기에 그려진 그림이지만 주인공은 17세기 초반의 가구들로 집 안을 꾸몄다. 게다가 벽에 걸린 타피스트리는 중세시대를 연상시킨다. 19세기 초 프랑스의 문화계 인사와 지식인들의 화두는 문화재 복원이었다. 또 19세기에 접어들면서 정치는 물론이고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주역으로 등장한 신흥 부르주아 즉, 당시의 중산층에 과거 왕정 시대의 성과 그 내부의 화려한 장식은 명예와 부, 그것을 가능하게 해 주는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었다. 19세기 사람들이 모던하다고 예찬했던 스타일은 우리가 아는 ‘모던’과는 사뭇 달랐던 것.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19세기 부자들의 속물적 취향을 마냥 비웃을 수만은 없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부잣집들, 일명 ‘럭셔리’하다고 일컬어지는 호텔이나 레스토랑, 예식장의 실내장식은 모두 루이 15세 스타일의 영향을 받은 것들이다. 19세기 부자의 취향은 21세기인 오늘날까지 엄연히 숨쉬고 있다. 책은 “19세기 부르주아가 아직 빛이 바래지 않은 ‘럭셔리한 스타일’에 대한 모범을 만들어냈다.”고 평했다. 19세기 소시민들은 에밀 졸라가 소설 ‘목로주점’에서 묘사했듯 가구를 사면서 언젠가 자신도 중산층 부르주아가 될 수 있다는 희망과 더불어 부자의 취향까지 샀다. 2만 45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2012년 지구 멸망? ‘마야 종말설’ 실체는…

    2012년 지구 멸망? ‘마야 종말설’ 실체는…

    최근 2012년 12월 21일이 지구 최후의 날이 될 것이라는 예언이 새겨진 마야 유물이 발견돼 전 세계의 관심을 모은 가운데, 이에 반박하는 학자들의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고 AP등 해외 언론이 2일 보도했다. 고대 마야인들은 394년의 주기를 1박툰이라 불렀으며, 기원전 3114년 8월 13일을 원년으로 시작해 13번째 박툰인 2012년 12월 21일을 끝으로 달력이 끝난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2012년 12월 21일을 종말의 날로 예측했지만, 지난 달 30일 고대 마야 도시인 멕시코 동남부 팔랑케에서 ‘마야 문명과 시간의 개념’이란 주제로 열린 학술회의에서 독일출신의 마야 전문가인 스벤 그로네메이어는 다른 주장을 제시했다. 최후의 날이 새겨진 벽돌에 갈라진 틈이 있어 상형문자 판독에 착오가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로네메이어 박사의 주장에 따르면 2012년 12월 21일은 5125년을 한 주기로 하는 마야의 마지막 날이자 또 다른 주기의 시작일 뿐이며, 멸망의 날이 아니라 전쟁과 창조의 마야 신 볼론 욕테(Bolon Yokte)가 다시 나타나는 날짜를 의미한다. 그로네메이어 박사는 “우리가 아는 마야인들의 예언은 경험과 과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면서 “볼론 욕테는 그들이 말하는 창조의 날에 이미 나타났기 때문에, 2012년 12월 21일은 볼론 욕테를 다시 만나길 바라는 마야인들의 희망이 담긴 날짜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마야인들은 중앙아메리카와 멕시코 남부 높은 곳에 사원과 정교한 궁전을 짓고 살았으며, 불가사의하게 갑자기 사라진 서기 900년 경 전까지인 약 2000년 간 이 지역을 지배했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30년만에 자유투표… 이집트 민주주의 첫발

    포스트 무바라크 시대를 가늠할 이집트의 첫 자유 총선이 28일(현지시간) 초미의 관심 속에 예정대로 진행됐다. 지난 2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퇴진 이후 9개월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는 이집트 민주주의 실험의 첫 이정표로, 10일째로 접어든 군부 퇴진 시위의 소용돌이 속에서 치러졌다. 이날 이집트 수도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등 주요 도시의 투표소 앞에는 투표가 시작되기 전부터 수십~수백명이 장사진을 이뤄 첫 자유 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카이로 도심 슈브라 지역의 오마르 마크램학교에 설치된 투표소에는 남녀가 각각 따로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고, 부유층 주거지역에 있는 한 투표소에는 오전 한때 500여명이 한꺼번에 몰려 1시간 이상씩 기다렸다가 투표를 하기도 했다. 이집트 유권자들은 그동안 공정한 선거를 치른 경험이 거의 없다. 무바라크 정권 시절에는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돼 집권당이 전 의석을 싹쓸이했다. 때문에 국민 대다수는 이번 총선을 수십년간 독재 이후 민주주의 시대를 맞는 이정표로 여기고 있다. 카이로 교외의 한 투표소에서 난생 처음 한표를 행사한 이드 아이리스 나와르(여·50)는 “자유를 위해 투표하러 나왔다. 이제는 공정한 자유를 원한다.”면서 “무슬림형제단이 두렵기는 하지만 30년 동안 무바라크 치하에서도 살았는데,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남편·딸과 함께 처음 투표를 하러 나왔다는 샤히라 아메드(45)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롭고 문명화된 국가를 만드는 것인데, 솔직히 이번에도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면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득세를 우려했다. 외신들은 카이로 등의 투표소 앞에 수백명이 줄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것은 무라바크의 30년 장기 집권 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던 이집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광경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군경은 투표 보이콧을 주장하고 있는 일부 시위대와의 충돌에 대비, 투표소 주변에 병력을 배치했다. 이집트 내 27개주에서 실시되는 이번 총선은 28~29일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등 주요 도시를 시작으로 12월 14일, 내년 1월 3일 등 지역별로 3차례에 걸쳐 하원 508석(선출직 498석)을 뽑게 된다. 각각 1주일 뒤 결선투표를 치르는 형식이다. 뒤이어 내년 1월 29일부터는 270석(선출직 180석)을 선출하는 상원 선거가 시작돼 3월에 마무리된다. 이렇게 구성된 의회는 지난주 최고군위원회가 제시한 향후 정국 스케줄에 따라 내년 6월 말 이전 대선을 치르기 앞서 헌법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지난 5월 자유정의당을 창당한 무슬림형제단이 최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을 점령한 수천명의 시위대는 투표 보이콧, 군부 퇴진 시위를 이어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지구종말?’…2012.12.21 날짜 새겨진 먀야 유물 발견

    지구 최후의 날로 알려진 2012년 12월21일이 새겨진 마야 유물이 추가로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25일 멕시코 국립역사인류학연구소는 최근 멕시코 남부의 한 마야 유적지인 코말칼코에서 ‘2012년 12월 21일’이란 날짜가 새겨진 벽돌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벽돌이 발굴된 코말칼코 사원은 다른 마야 문명 유적지들과 달리 벽돌로 건설된 것이 특징. 최근 고고학자들이 해당 유적지 내에서 이 같은 글씨가 새겨진 벽돌을 발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유물은 현재 연구소 측이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보관 중이다. 이번 관련 유물의 발견은 과거 멕시코만 연안주의 토르쿠게로 유적지에서 발견된 비문에 이은 두 번째로, 전문가들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멕시코 국립역사인류학연구소 측은 이 같은 유적이 기존의 지구종말론과는 관련이 없다면서 2012 종말론은 마야력의 서구화된 오해라고 밝히고 있다. 고대 마야인들은 394년을 주기로 1박툰이라고 불렀으며, 13을 신성한 숫자로 여겼다. 마야력은 기원전 3114년 8월 13일을 원년으로 시작해 13번째 박툰인 2012년 12월 21일을 끝으로 달력은 끝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대 마야인들은 시간을 단순히 일련의 순환현상으로 봤으며 13번째 박툰은 시간의 순환 주기에 불과할 뿐 종말과는 관련이 멀다고 지적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페루서 발견된 ‘외계인 해골’, 정체 알고보니…

    페루서 발견된 ‘외계인 해골’, 정체 알고보니…

    최근 페루에서 발견된 외계인 해골이 가짜라는 주장이 일부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24일(현지시각) 영국 아이비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페루 남부의 한 도시에서 발견된 독특한 외형의 유골은 일부 고대 문명을 통해 발견된 두개골 변형 문화의 일부이다. 페루 고고학 박물관의 레나토 다빌라 리퀠미 박사가 발견한 이 유골은 일반 사람의 머리보다 이상하게 긴 모양을 하고 있어 이 유골을 두고 일부에서 외계인의 유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소식이 페루의 한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이 유골은 외계인의 두개골로 둔갑했다. 이에 대해 아이비타임즈는 그 유골이 외계인의 것이라고 분명히 주장한 스페인이나 러시아의 과학자, 인류학자들의 실명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 의구심을 보였다. 또 이들 매체에 따르면 유골을 발견한 리퀼미 박사 조차 이 유해를 외계인의 것이라고 언급했다기 보다는 어린아이의 유해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외계인 유골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일부는 그 두개골이 “뇌수종을 앓고 있던 아이였거나 수천년전 두개골을 변형하는 풍습을 가진 부족의 구성원이였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일부 고대 문명에서 나타나는 두개골 변형은 기원전 4만 5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어떤 이유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당시에는 어린아이가 태어나면 끈이나 가죽으로 머리를 누르거나 판자로 된 틀을 채워 머리 모양을 길쭉하게 만들었다고 알려졌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처절한 쇳덩이 문명의 응어리…작가 김종구, 세월을 깎아 He- Story를 담다

    처절한 쇳덩이 문명의 응어리…작가 김종구, 세월을 깎아 He- Story를 담다

    “제 작품에 히스토리(History)가 있어요.”라더니 아닌 게 아니라 히스토리(He-story)이긴 하다. 서울대 미대 조소과를 나와 쇳덩어리를 깎았다. 흙이나 나무, 돌처럼 조각에 흔히 쓰이는 재료는 피했다. 깎기는 훨씬 어려웠지만 만들어 두면 남다른 느낌이 나서 쇠가 좋았다. 말 그대로 “열심히, 죽어라” 깎아댔다. 1993년 첫 개인전 때는 3년 동안 깎아댄 작품 30여점을 선보였다. 그러다 1996년 영국 전시 중 일이 터졌다. 야외 전시작품 3개를 도둑맞은 것. 무한정 큰 쇳덩이를 다룰 수는 없으니 300㎏짜리 쇠봉을 재료로 썼는데, 길고 좁직하다 보니 뽑아서 몰래 들고 가기 딱 좋았던 모양이다. “보험금 덕분에 외환 위기가 몰아쳤음에도 남은 영국 체류 기간 돈 걱정 없이 편하게 살긴 했지만….” 찝찝한 기분은 내내 목에 걸렸다. ●작품 도둑맞고 흔적으로 남은 쇳가루 120㎏ 밑천 영국에서 구한 작업실은 반지하의 폐쇄된 공간. 쇠를 갈다 보니 소음과 먼지가 보통이 아니었다. 이웃 주민들에게 쫓겨나지 않기 위해 가장 폐쇄적인 공간을 골랐다. 보일러실과 함께 쓰면서 아주 작은 철문 한짝만 나 있는 곳을 찾았다. 그렇게 몇 달간 작업했는데 작품은 사라지고 갈아낸 쇳가루만 남았다. 놀면 뭐하나. 3일 동안 자석으로 분류했다. 쇳가루 산과 먼지 산, 2개의 산이 탄생했다. 그 쇳가루로 바닥에 글씨나 그림을 그려보기 시작했다. 그 쇳가루 120㎏이 지금까지의 작업 밑천이다. 12월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가회동 원앤제이갤러리에서 ‘더 볼’(The Ball) 전시를 여는 김종구(48) 작가 얘기다. 해서 전시장에 들어서면 쇳가루로 만든 작품들이 즐비하다. 1층에는 벽면을 가득 채운 설치작업이 보인다. 아니, 그림 작업이기도 하다. 캔버스 혹은 천 위에 쇳가루를 마치 물감처럼 썼기 때문이다. 그림과 글자를 그려 둔 뒤 접착제로 고정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녹슬고 흘러내렸다. 그림과 글자는 뭉개져서 알아보기 어렵다. “저건 2004년부터 시작해 올해 완성한 겁니다. 7년간 제작이란 게 어떤 의미냐면, 녹슬고 뭉개지고 또 가루가 바닥에 떨어지는 것까지 모두 작품이란 뜻입니다. 바닥에 놓고 그린 뒤 세우니 쇳가루가 우수수 떨어지더군요. 그러면서 제 속의 응어리가 한꺼번에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았어요. 그 느낌 때문에 지금에서야 완성됐다고 말하는 겁니다.” ●쇳덩이 갈다가 검지손가락 한 마디 잃어 여기엔 히스토리가 하나 더 있다. 2003년 미국 뉴욕에 머물 기회를 잡았다. 정부 지원은 원활하지 않았고 그 덕에 묵직한 쇳덩이를 조수와 단둘이서 다루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러다 사고로 오른손 검지손가락 한 마디를 잃었다. ‘풀렸다는 응어리’는 그때의 충격을 말한다. 2층의 ‘더 볼’ 연작도 같은 생각 위에 서 있다. 쇳가루로 글씨를 쓴 뒤 그걸 다시 이리저리 하나로 뭉쳐 사진으로 찍었다. “하고 싶은 말, 들었던 생각이 하나로 뭉쳐진 팽팽한 느낌, 그게 너무 좋아서 시작한 겁니다. 뭔가 말이 터져나올 것만 같은 그 느낌 말이죠.” 2층 ‘침묵의 방’에는 아무것도 없이 텅 빈 공간에 쇳가루 글자가 돋아 있다. “벽에서부터 불거져 나오는 말의 원초적 힘 같은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지금 꿈꾸고 있는 프로젝트도 쇳가루를 이용한 그라인딩 프로젝트다. “그때 가져온 120㎏ 쇳가루를 거의 다 써가거든요.” 농담과 달리 그는 철이 문명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문명의 도구를 쇳조각으로 만든 뒤 그걸 다 갈아내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거죠. 시작은 삽, 곡괭이, 삼지창 같은 원시적 도구였는데 궁극적으로 탱크를 한번 갈아보고 싶습니다.” 그 육중하고 무거운 탱크를? “철이 문명인데, 무기로도 쓰이잖아요. 현대 문명에 대한 경고? 뭐 그런 걸 해보고 싶어요.” 탱크를 내주는 곳이 있으려나. ●녹슬어 흘러내리면 그 또한 7년을 담은 작품 “전 세계 전쟁 현장 가운데 한곳을 찾아가는 거죠. 거기서 전투 중에 파괴된 탱크를 하나 허가받는 겁니다. 그러고는 화이트큐브처럼 소음과 먼지를 완전히 차단하는 집을 덮어씌우고, 제가 그 안에 들어가 갈아버리는 거죠. 동영상으로 남겨 두고 쇳가루도 고스란히 남겨 둘 겁니다. 그 자체가 현대문명이 일으킨 전쟁에 대한 하나의 기념비가 되는 거지요.” 가능할까 싶은데 작가는 이 대목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이 작업 구상은 오래된 거고요, US스틸 같은 해외철강업체에서 돕겠다는 얘길 해요. 그런데 한국 작가가 왜 포스코를 놔두고 외국 지원을 받습니까. 포스코가 답을 안 해요. 가령 이라크 전쟁 지역 한가운데서 작업하면 얼마나 이슈가 되겠습니까.” 그대로 써도 되겠냐 했더니 “얼마든지 쓰라.” 했다고 한다. 그래도 조각인데 뭔가 형체가 있는 작품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죄다 쇳가루면 대체 뭘 보라는 거냐는 질문에 대답이 걸작이다. “쇳가루 작품들 뒤에 숨어 있는 거죠. 쇳가루 작품들 너머 어딘가에 잃어버린 채로.” 쇳가루 범벅 현대문명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렸을까. (02)745-1644.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씨줄날줄] 지중해/임태순 논설위원

    지중해(地中海)는 오랫동안 인류 역사, 문명의 주 무대였다. 서양 문명의 뿌리인 그리스·로마 문명이 이곳에서 싹을 틔웠다. 고대 로마는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와 벌인 전쟁에서 승리,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하고 화려한 제국시대를 열어간다. 아랍 이슬람은 7세기 북아프리카를 거쳐 이베리아 반도를 복속시켜 사라센 제국을 건설했으며, 이에 맞서 중세 신성로마 제국은 지중해를 오가며 십자군 전쟁을 벌인다. 지중해를 빼면 서양역사를 논할 수 없는 셈이다. 지중해는 유럽 대륙과 아프리카 대륙으로 둘러싸여 있는 바다다. 말 그대로 ‘땅 가운데 있는 바다’이지만 서양 문명의 발상지였던 만큼 은근히 ‘지구의 중심’이라는 오만함도 느껴진다. 하기야 고대 그리스인들이 델포이 시를 ‘옴파로스’(지구의 배꼽)라고 했으니 이러한 의식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닐 것이다. 지중해는 코발트색 바다에 온화한 기후, 화려한 풍광까지 자랑하고 있어 세계인들이 선망하는 곳이다. 여기에 야채, 견과류, 올리브 등의 식재료를 사용하는 지중해 음식은 세계인들의 건강식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천혜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으니 “현재에 집중하라, 순간을 살라.”는 뜻을 지닌 호라티우스의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는 시구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또 평온한 바다에 붉은 태양이 없었다면 ‘오 솔레미오’라는 노래도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지중해는 풍요, 번성, 안온, 여유의 상징이다. 반면 같은 내해라도 남중국해, 동중국해, 동해 등은 평화, 번영과는 거리가 멀다. 중국, 베트남, 일본, 필리핀, 우리나라 등 인접국들의 영토분쟁이 얼룩져 갈등, 분쟁, 반목의 바다라고 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 포르투갈,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등 지중해 연안 7개국의 정권이 모두 교체됐다. 남유럽 국가들은 높은 실업 등 경제난을, 북아프리카 나라들은 장기독재에 따른 민주화 요구를 이기지 못해 무너졌다. 미국의 뉴스전문채널 CNN은 이를 두고 지중해가 ‘권력자의 무덤’이 됐다고 말한다. 이들 국가는 그동안 천혜의 자연조건과 역사유적을 바탕으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해 쏠쏠한 수입을 올렸다. 특히 남유럽 국가들은 현재에 집중하고 순간에 살라는 선조들의 가르침대로 복지 등에 있어 과도한 혜택을 누렸다. 경제에는 공짜점심이 없다는데 오랫동안 공짜점심에 길들여져 온 그들이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까.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1000년 전 마야문명 때 사용하던 부엌 발견

    1000년 전 마야문명 때 사용하던 부엌 발견

    1000년 된 마야문명 때 부엌이 발견됐다. 멕시코 유타칸 주의 카바라는 마야문명 유적지에서 돌로 쌓아 만든 부엌이 발견됐다고 최근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남아 있는 부엌은 길이 40m, 폭 14m 크기로 4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2개 구역에선 세라믹 용기류와 돌로 제작한 도구, 나머지 2개 구역에는 부뚜막 흔적 등이 남아 있었다. 멕시코 국립인류역사학연구소는 “부엌을 4개 방으로 나눠 용도를 구분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음식을 준비하던 곳으로 추정되는 자리에선 세라믹 조각 약 3만 점, 도살한 동물을 토막내고 요리하는 데 사용하던 도구 70점 등이 발굴됐다. 세라믹 조각들은 깨진 냄비, 접시 등으로 지금까지 마야문명 유적에서 발견된 것도 비슷한 종류였다. 하지만 지름이 70cm에 달하는 등 크기는 일반 가정집에서 사용하던 것보다 훨씬 컸다. 부엌이 발견된 곳은 마야문명 귀족층이 살던 곳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많은 인원을 위해 대량으로 음식을 만들던 곳이라 그릇의 크기가 크고, 도구도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뚜막이 있었던 구역에선 동물의 것으로 보이는 유기물 흔적이 발견됐다. 멕시코 국립인류역사학연구소는 부엌을 주후 750-950년 사이의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고실업·세계화에… ‘권력자 무덤’ 된 지중해

    지중해가 ‘권력자의 무덤’이 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스페인 총선에서 야당인 국민당이 압승하면서 이 해안을 감싸고 있는 국가 중 지도자가 바뀐 곳은 모두 7곳(포르투갈,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으로 늘었다. 문명의 요람이라는 자부심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정치·경제 위기를 수습할 제대로 된 리더십조차 보이지 않는다. ‘재정위기’를 겪는 남유럽과 ‘아랍의 봄’(아랍권 민주화 시위 바람)으로 혼란에 휩싸인 북아프리카의 위기 근원은 다르다. 하지만 전개 과정에는 공통점이 여럿 있다고 CNN이 전했다. 우선 최악의 경제·사회지표가 혼돈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정권 및 지도자가 교체된 지중해 연안 7개국은 하나같이 낮은 성장률과 높은 실업률에 허덕인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한 그리스는 지난해 -4.5%의 성장률을 기록, 세계 꼴찌 수준인 211위에 머물렀다. 스페인(-0.1%·190위)이나 이탈리아(1.3%·164위), 튀니지(3.7%·106위) 등도 만성적 성장 둔화에 시달린다. 높은 실업률, 특히 심각한 수준의 청년실업률이 국민적 분노를 고조시켜 혼란을 가중시킨 원인이다. 세계화와 기술의 진보로 위기 확산 속도가 빨랐던 것도 남유럽과 북아프리카 위기의 유사점이다. 각국의 금융시스템이 촘촘히 엮이면서 남유럽에서 시작한 재정위기는 국제사회로 빠르게 확산됐다. 북아프리카에서는 청년층의 분노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망을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 정권을 끌어내린 동력이 됐다. 임시 내각의 지도자들이 정치 초보인 탓에 위기 수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닮았다. 총선을 앞두고 대규모 시위가 불붙은 이집트는 물론 이탈리아나 그리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CNN은 “지중해 연안 국가들의 위기는 정치 리더십 부재 등의 이유로 해결에 수년이 걸릴 것”이라면서 “유럽의 경우 유로존의 재정·경제적 규율을 확립하고 아랍권은 터키식 민주화 모델을 받아들이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씨줄날줄] 연환계(連環計)/구본영 논설위원

    ‘연환계’(連環計)는 본래 중국의 고대 병법인 36계 가운데 35번째 계책이다. 이름 그대로 ‘고리를 잇는 계책’이란 뜻이다. 삼국지의 적벽대전에서 촉·오 연합군이 위를 상대로 실전에 사용했다. 촉의 방통이 조조를 속여 위의 선단(船團)을 쇠사슬로 연결하게 만든 뒤 제갈량이 예측한 대로 동남풍이 부는 시점에 화공(火攻)을 펼쳐 대승을 거뒀다. 중국 어선들의 서해 불법 조업이 통제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다. 선단의 규모는 말할 것도 없고 침범하는 우리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EEZ)의 범위도 더욱 넓어지고 있다. 특히 우리 해경의 단속에 맞서 중국 어부들의 흉포한 맞대응이 점점 지능적으로 바뀌고 있다. 종전에도 이들이 도끼나 쇠파이프, 죽봉 등을 휘두르며 저항한 것은 다반사이긴 했다. 근래엔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 방식을 원용하기라도 한 듯이 해경의 승선을 막기 위해 갑판에 날카로운 쇠꼬챙이를 박는 어선도 눈에 띈다고 한다. 급기야 며칠 전 어청도 인근 우리측 EEZ에서 중국 측이 현대판 연환계를 펼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불법 조업 중이던 어선 11척이 모선을 중심으로 서로 밧줄로 묶어 해경의 단속에 맞선 것이다. 이처럼 중국 어부들의 준동이 날로 흉포화·지능화 양상을 띠면서 우리 측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재작년 검문하던 해경 대원이 둔기에 맞아 숨진 사례가 대표적이다. 얼마 전에는 중국 어선들이 제주도 앞바다까지 들어와 불법조업을 하는 것도 모자라 단속하는 해경에 집단으로 저항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제주해경이 불법 조업 어선 한 척을 나포하자 인근의 중국 어선 25척이 몰려들어 방해하는 과정에서 우리 측 해경 5명이 큰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우리 측이 삼국지에서처럼 동남풍을 기다려 화공을 쓸 순 없는 노릇이다.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시장이기도 한 공룡과도 같은 이웃이 아닌가. 그러지 않아도 중국 정부는 한국 측에 “(어부들에게) 문명적 법 집행을 하라.”며 고압적 자세까지 보이고 있다.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물렁하게만 대응하면 더 큰 화를 부르기 마련이다. ‘팃포탯(Tit-for-Tat)전략’은 국제관계에 적용되는 게임이론이다. 상대국과 협력하되 상대국이 배반하면 즉시 응징하고, 상대가 사과하며 협력한다면 협조 분위기를 복원한다는 게 골자다. 사랑채를 열어줬다 안방까지 내주는 수모를 당하지 않으려면 지금이야말로 단호한 팃포탯 전략을 적용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알지도 못하면서 과학무기 무섭다고?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핵을 이용해야 하나, 혹은 배제해야 하나. 화석연료는 곧 고갈되는 것일까. 수소 경제로부터 석탄, 석유, 태양열 에너지는 어떻게 우리의 미래를 바꿔 놓을까. 아폴로 11호가 발사된 지 40년이 넘었는데 일반인들의 달 여행은 언제나 가능할까. 세계 주요 도시에 대규모 테러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어떤 과학 기술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을까. 탄저균 같은 생화학 무기일까. 방사능 공격이 될까. 우리는 과학기술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과학기술 문명 위에서 삶을 영위한다. 특히 지도자들은 국가와 인류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과학적 이슈들에 대한 판단과 결정을 강요받는다. 지도자뿐 아니라 민주국가에서 투표권을 손에 쥔 유권자들은 핵발전소 건설부터 온난화, 핵무기를 만드는 북한과 이란에 대한 대응정책 등에까지 의사를 표명할 권리와 자유를 갖는다. 광우병, 천안함 논란 등도 과학적 상식이 더 보편화됐더라면 이성적인 토론과 해법 찾기가 가능했을 것이다. 국민적인 분열과 대립적 정쟁으로까지 치닫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은 현대과학기술의 핵심 사안들을 설명하면서 독자들을 판단과 결정으로 이끌고 있다. “지도자들이 알아야 할 고급 과학지식 가운데 핵심 사실과 아이디어, 대통령이 결정을 내릴 때 도움될 만한 핵심 개념들을 정리한 책”이란 소개도 내용을 가늠케 한다. 이 책은 테러리즘과 원자력, 인공위성 등 우주경쟁, 지구 온난화 등 우리시대의 사회적, 국제적으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주제들을 통해 과학 이론을 쉽게 설명하려고 했다. 각 장마다 ‘대통령을 위한 브리핑’ 코너를 통해 경제성, 효율, 발전가능성 등을 다양한 시각으로 풀이하면서 핵심 과학 이슈들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도록 이끌고 있다. 각 분야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 건전한 21세기인으로서 알아야 할 문제들을 다룬 과학 교양서라고 할 수 있다. 맹신이나 막연한 불안과 선동에서 벗어나기 위해 알아야 할 최소한의 교양이기도 하다. 이 책은 과학 명문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물리학과 교수 리처드 뮬러의 같은 제목의 인기 강의를 번역한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앞으로 몇년간 미국의 원자력 발전소는 에너지 생산에서 상당히 중요해질 것, 석유를 제외한 석탄 등 다른 화석연료는 몇 세기 동안은 더 사용할 수 있을 것” 등 논란이 되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 객관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반론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과학적인 정보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대중을 화해시키려고 했다. 1만 5000원.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 [열린세상] 대통령의 외로움과 퇴임사/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대통령의 외로움과 퇴임사/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대통령은 외롭다. 혼자 있는 시간은 거의 없지만 대통령직이라는 게 원래 외로운 자리다. 특히 임기 말이 다가오면 권력의 구심력은 떨어지고 청와대에 보따리를 싸는 사람도 많아진다. 대통령은 갈채와 환호 속에서 화려하게 등장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비판과 냉소에 시달리는 일이 잦아진다. 국정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여느 정치인이나 훈수꾼에 비길 바 아니지만 이를 알아주는 사람은 적다. 억울하지만 이는 대통령이 묵묵히 감수해야 할 몫이다. 그래서 대통령마다 현실정치의 인기보다 역사의 심판을 믿고 기대한다고 말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하여 국회를 찾았다. 우여곡절을 거쳐 성사된 국회 방문이었기에 대통령도 ‘빈손’으로 가지는 않았다. 야당이 독소조항으로 꼽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조항에 대하여 ‘선 비준동의안 처리 후 재협상’이라는 카드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에 명분을 주면서 교착상태에 봉착한 FTA 국면을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이미 숙제를 끝낸 오바마 대통령을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만나기 전에 이 대통령도 서둘러 숙제를 끝내고 싶었는지 모른다. 결국 숙제를 끝내지 못한 이 대통령이 출국에 앞서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본인의 진정성을 몰라주는 것에 대한 외로움의 고백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활발한 외교활동을 벌이고 있다. 때로는 국제사회의 리더로, 때로는 글로벌 문제의 해결사로 활약하기도 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기회도 많다. 그러나 귀국길에만 오르면 사정은 달라진다. 재·보궐 선거를 통해 뼈아픈 민심 이반을 경험했다. 특히 2040 세대로부터 받은 낙제점에 청와대와 여당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쇄신파가 연판장을 돌리며 대통령에게 국정기조 전환과 국정 실패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대권 주자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권력지형도 바뀔 조짐이다. 여당 내의 갈등은 이미 파열음 수준을 넘었다. 분당 가능성이 수면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대통령의 외로운 시간이 점점 다가오는 징조다. “저는 제 인생 최대의 보람을 국민 여러분에게 봉사하고 민족과 국가의 운명을 열어가는 데 동참하는 것이라고 믿고, 저의 모든 것을 바쳐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부족하고 아쉬운 점도 많았습니다. 후회스러운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중략) …지난 5년 동안 저는 잠시도 쉴 새 없이 달려왔습니다. 이제 휴식이 필요합니다.” 2003년 김대중 대통령 퇴임사의 한 대목이다. 한마디로 임기 동안 열심히 봉사한 보람만큼이나 아쉬움과 후회도 많았지만 이제는 소시민으로 돌아가서 쉬고 싶다는 뜻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보슬비가 내리는 날 퇴임하면서 봉하마을로 직행했다. 환호하는 봉하 주민 앞에서 퇴임 소감을 한 마디로 ‘야! 기분 좋다’고 투박하게 표현했다. 임기 5년을 뒤돌아보며 가장 보람된 시간이 ‘대통령직을 마치고 고향에 내려와서 잘했다고 말해주는 사람들 앞에서 귀향 보고를 하는 이 순간’이라고 고백했다. 숨이 턱에 차도록 달려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느끼는 보람과 아쉬움 그리고 안도감의 복합적인 감정을 엿볼 수 있다. 마지막 1년이 가장 외롭고 아쉬운 기간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퇴임 소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퇴임사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아직 잔여임기를 고려하면, 대통령의 퇴임사를 떠올리는 것은 발칙한 상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서는 지금부터 퇴임사의 내용을 고민하며 국정에 임해야 한다. 국정 경험은 부족했지만 권력은 컸던 집권초기와는 달리 경험은 쌓이는데 오히려 추동력은 약해지는 권력의 역설도 직시해야만 한다. 사람이 작은 외로움을 느끼면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려고 노력하지만 큰 외로움이 닥치면 오히려 마음의 문을 닫는다. 큰 외로움을 겪는 대통령은 국민 모두에게 불행한 역사로 남는다. 이 대통령이 퇴임사를 준비하며 큰 외로움을 피하고 이길 지혜를 찾아야 하는 이유다.
  • 박세일 이사장 창당 가속도 “신당, 원외 중심으로 가야”

    박세일 이사장 창당 가속도 “신당, 원외 중심으로 가야”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의 신당 창당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자신의 ‘대(大)중도신당론’을 전파할 계획이다. 지방순회 강연을 마무리한 뒤 이달 말 혹은 내달 초에 서울에서 만민공동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이사장은 16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지역 경영자 조찬회에서 “지금까지의 정당은 국회의원 중심으로, 정당에 당원과 국민이 없었다.”면서 “원외 중심의 정당체계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전국적으로 수년간 청춘콘서트를 통해 젊은이들과 수년간 대화를 했다.”면서 “정당이 1년 내내 해야 할 일이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우리나라 정당 정치에 공(公)이 없어지고 사(私)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면서 “당리당략과 사익 추구가 난무하다 보니 복지포퓰리즘이 난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득권 정당이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를 할 수 없다면 새로운 정치조직의 등장이 필요하다.”며 신당 창당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 이사장의 창당 작업에는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이사장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시민후보로 추대됐던 이석연 변호사 등이 함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박 이사장의 정치 구상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친박(친박근혜)계는 박 이사장의 창당 작업을 ‘박근혜 흔들기’로 의심하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글로벌 시대] 아테네, 로마 그리고…/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 개발청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아테네, 로마 그리고…/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 개발청 자문위원

    구대륙의 찬란했던 문명은 그 전수가 참 묘하다. 아테네를 모태로 로마로 번성해 갔던 유럽의 문명은 천년이 훌쩍 지난 오늘날 과거의 경로를 답습하고 있다. 하지만 찬란한 문명이 아니라 과도한 국가부채에 의한 금융위기라는 엄청난 내용의 차이를 담고 있다. 그리스에서 비롯된 금융위기의 불똥은 이제 이탈리아로 옮겨붙었다. 얼마든지 예상 가능했던 이탈리아의 현실 앞에 호들갑을 떠는 언론과 전문가들이 차라리 그리스의 희극 같다. 이탈리아의 국가부채는 1조 9000억 유로로 가히 천문학적이다. 국내총생산(GDP)의 120%에 이른다. 이는 이미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구조자금을 받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의 부채를 합산한 것보다 더 많다. 이런 상황에서 이탈리아는 국제금융시장에서 무려 7%가 넘는 높은 금리로 돈을 빌리고 있다.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이 긴급히 개입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긴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부채 규모 면에서나 경제 규모 면에서 앞의 세 나라와 비교가 되지 않기에 이탈리아의 파산은 바로 유로존의 파산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이런 최악의 상태를 막기 위해 급기야 지난 10월 27일 유로존의 영수들은 유럽재정안기금을 현재의 4400억 유로에서 1조 유로로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어떻게 증액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금융시장의 불안을 가시게 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 같은 위기의식은 아직은 국제신용평가기관들로부터 트리플A를 유지하고 있는 프랑스에까지도 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프랑수아 피용 프랑스 총리는 “파산이란 단어가 더 이상 추상적인 단어가 아니다.”라는 말로 현 상황을 요약하며, 긴축재정을 위한 여러 조치들을 내놓고 있다. 내년 봄 대선을 앞두고 이런 정책들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급박한 상황에 따른 안팎의 압박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우왕좌왕하다 지난 12일 퇴임했다. 그는 국가부채의 위기가 유로존의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목적으로 EU에 약속한 일련의 경제안정화 법안이 통과되는 대로 사임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11일 상원에 이어 12일 하원에서 경제안정화 법안이 통과된 직후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을 만나 사임을 표명했다. 그의 재임기간 동안 반복되었던 정치적 불안에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일단 금융시장은 그의 사임을 정치적 안정을 위한 첫 단추로 여겨 반기는 듯하다. 그리스도 우여곡절 끝에 위기극복을 위한 거국내각 구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정치적 불안 요인은 남아 있다. 이처럼 불안한 정국이기에 EU는 거국내각을 구성할 여야 당수들에게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했던 약속의 이행을 서면으로 보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로존의 위기는 단순한 금융위기가 아니라 총체적인 위기로 봐야 한다. 전문가나 정치 지도자들 간에 위기의 탈피를 전망하는 시기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직 위기 탈출을 위한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일부 회원국들의 방만한 국가 경영에 따른, 정도를 넘어선 국가부채로 인한 금융위기가 발단이 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해당 국가의 정치 불안정과 지도자들의 무능력 그리고 지속적인 저성장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이런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취약함을 악용하는 국제 투기자본이 위기를 악화시키는 데 한몫을 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문제는 EU의 내부적 모순과 연대감의 상실이다.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일 것이다.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하나로 뭉쳐 헤쳐나가는 것과 각자 제 살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현재 유럽은 이 두 가지 방법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듯하며, 현재 진행 중인 유럽 위기의 심각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스와 로마의 찬란한 문명을 전승한 유럽은 현대의 금융위기란 소용돌이 속에서 와해될 것인가, 아니면 재생할 것인가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 [포커스人] 나승렬 농산물품질관리원장 “농업 중요성 평가절하 안타까워”

    [포커스人] 나승렬 농산물품질관리원장 “농업 중요성 평가절하 안타까워”

    나승렬(53)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은 13일 “식량은 개인에게는 생명의 원천이요, 국가에는 부국강병의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 원장은 “현재 지구 상에 존재하는 강한 나라들에서 농업 비중은 줄고 있지만 농업·농촌의 가치는 여전히 존중받고 있다.”면서 “그런데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루다 보니 농업·농촌의 중요성도 평가절하되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 원장은 사상가들의 입을 빌려 세계 각국의 식량농업정책이 어떻게 전개돼 왔는지를 한눈에 훑어볼 수 있는 ‘식량이 돌면 세계사가 바뀐다’(가제)라는 저서를 집필 중이다. 1년여 동안 500여권의 인문사회 고전을 읽으며 인물을 추려내는 작업을 했다. 중국의 공자, 미국의 링컨, 인도의 간디 등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 세계인들로부터 추앙받는 사상가들이다. ●세계 식량정책 주제로 집필 중 세계 역사에서 문명 이후 3000여년에 걸쳐 인류사에 족적을 남긴 사상가들이 한결같이 식량 농업을 강조했다는 것이 흥미롭다. 그는 “집필 마무리 단계에 있는 책에는 세계사에서 큰 획을 그은 인물들이 무려 100여명 가까이 소개된다.”면서 “그들 대부분이 식량의 중요성을 역설했다.”고 강조했다. 책은 내년 초쯤 발간될 예정이다. 국내 최초로 흡연 피해 소송을 맡았던 배금자 변호사의 남편인 나 원장은 국제 농업 기술 협력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2008년 10월부터 농촌진흥청에서 2년 6개월가량 기술협력국장으로 재직하며 아프리카·아시아 등 개발도상국들의 빈곤 해결을 위해 농업 기술을 전수해주는 업무를 맡았다. 그가 농촌진흥청에 재직하던 당시부터 베트남·케냐 등 개발도상국에 농업 기술을 전수해주는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KOPIA)가 건립되기 시작했고, 현재는 11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런 경험 덕에 그는 세계의 식량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한국 음식 글로벌화 기여하고파” 나 원장은 이 책에서 나름의 지구촌 식량 문제 해법도 제시한다. 그는 “선진국들이 2차대전 이후 반 세기가 넘는 동안 빈곤국과 개발도상국을 도와주려고 2조 달러 이상 쏟아부으면서 노력했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라면서도 “국가 차원의 원대한 계획보다는 마이크로크레디트 같은 소액 금융이라든가 우물을 파는 등 조그마한 마을 공동체 단위로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국제 분야에서 한국의 발달된 농업 기술뿐 아니라 한식의 세계화를 통해 우리나라 음식 문화를 글로벌화하는 데도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세계인문학포럼 24일 부산서

    이 땅의 모든 인문학적 지혜를 모으는 세계인문학포럼이 부산에서 열린다. 부산시는 오는 24~26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제1회 세계인문학포럼’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부산시와 교육과학기술부, 유네스코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주관한다. 세계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비롯해 국내외 인문학 석학 60여명이 참여하며 ‘다문화 세계에서의 보편주의’를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개막식 당일인 24일에는 김우창 이화학술원 석좌교수가 ‘지구화 세계의 보편윤리’를, 25일에는 프레드 달마이어 노터데임대 교수가 ‘인류의 인간화’를, 26일에는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소설가 르 클레지오가 ‘열리는 문’을 주제로 다문화시대에 대한 견해를 들려줄 예정이다. ‘문화 상대주의와 보편주의’ ‘글로벌 시대의 다중 정체성’ ‘문명 갈등의 양상과 전망’ ‘지구윤리와 문화소통의 가능성’ 등 소주제별로 각 대륙에서 참가한 철학·역사학·문학·인류학 분야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잇따라 열린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인류 1만년 문명사 풀이

    ‘충적세 문명’(김유동 지음, 도서출판 길 펴냄)은 ‘1만 년 인간문화의 비교문화구조학적 성찰’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농경생활을 시작한 인류문명의 지난 1만 년 동안의 문명사를 풀어내고 있다. 원시인간의 문화구조에서부터 문명의 발생, 인도·동양·중동 및 유대인·서양, 그리고 현대의 문화구조를 동·서양 철학자와 문학자, 인문학자들의 저서와 발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비교, 정의했다. 대학에서 독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인문학자인 저자는 현대인의 삶이 펼쳐지는 모더니티라는 시간과 공간을 충적세 이후, 농경이 시작된 인위적 문명의 전체적인 그림 속에서 확인하려고 했다. 그는 현대성을 규정하고 있는 모더니티를 문명의 파국으로 몰고 갈 그 무엇으로 정의하면서 이 시대 지식인의 책무는 “사유를 다시 가동시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한 방편이자 유용한 척도로 동양의 문화구조를 제시했다. 저자는 들어가는 말에서 “문명의 발생은 필연적으로 지배의 발생을 가져왔지만, 동양의 문화구조는 ‘지배’를 완화하면서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를 좀 덜 모순적이고 좀 더 상보적인 관계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현대성의 문화구조 속에서 ‘자본의 논리’가 득세하는 정도에 비례해 ‘하나로 엉킨 생명의 연대’를 해체하고, 산의 맥(脈)을 끊고 강의 흐름을 막으며 차별을 극대화하는, 생명에 기초한 ‘가치’와 ‘의미’ 일반의 몰락을 목격하게 된다.”고 개탄한다. 결론격인 9·10장의 현대의 문화구조에서는 파시즘은 자본의 논리 또는 모더니티에 담긴 필연적 귀결이라고 질타하고 현재의 자본주의는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위협하고, 모더니티라는 근·현대 문화구조 자체를 해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저자는 “한쪽 극에 달한 시계추의 위치 에너지가 다른 방향으로 나가는 운동 에너지로 전환되듯, 극에 달한 자본의 논리는 스스로를 지양하면서 우리가 짐작 못한 변환능력을 보여줄지 모른다.”며 미래를 긍정했다. 3만원. 이석우편집위원 jun88@seoul.co.kr
  • [씨줄날줄] 장난감도서관/임태순 논설위원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사람을 ‘놀이하는 인간’(Homo Ludens)이라고 정의했다. 간단히 말하면 인간의 문화는 놀이를 통해 탄생했다는 것이다. 인간은 처음에는 자연과 함께 지내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을 변형시킨 물건을 만들어 놀았다. 때문에 학자들은 놀이기구는 인류문명의 시작과 동시에 생겨났을 것으로 추정한다. 기원전 2000년의 이집트나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의 유물에서 소꿉장난 도구, 인형, 목마 등이 발견되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쯤 되면 창조적 사고를 기르기 위해서는 놀아야 한다는, “뛰는 자 위에 나는 자 있고, 나는 자 위에 노는 자 있다.”는 말이 더욱 실감난다. 노는 것은 휴식이기도 하지만 생활의 즐거움이다. 놀이가 없었다면 인간의 삶은 삭막하고 재미가 없었을 것이다. 특히 놀이는 어린이들에게 좋다. 장난감 등을 가지고 놀다 보면 조작능력이 생기고, 변형하다 보면 머리도 좋아진다. 친구들과 같이 놀면 사회성이 길러지고, 문제해결 능력도 배양된다. 몸을 움직임으로써 건강도 뒤따른다.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우리에 가둔 원숭이는 나중에 새끼를 낳아도 키우지 못할 정도로 무기력했다고 한다. 놀이 없이 지내면 어떻게 되는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장난감의 대표 ‘인형’은 18세기 중엽 유럽에서 성행했다.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주석으로 만든 병정 인형이 나와 인기를 끌면서 다른 나라로 번져간 것이다. 장난감은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개나 고양이 등 포유류의 어린 동물도 공이나 완구를 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논다. 서울 구로구가 2014년에 열리는 제13회 국제장난감도서관대회를 유치했다고 한다. 1982년 한국 최초의 장난감도서관 ‘레코텍 코리아’가 구로구에 문을 열고 이성 구청장이 부구청장이던 2004년 기초단체로는 처음으로 ‘구로 꿈나무장난감나라’라는 장난감도서관을 만든 것이 인연이 됐다. 장난감도서관은 장난감을 비치, 어린이들에게 빌려주는 곳이다. 한국장난감도서관협회 서영숙(숙명여대 아동복지과 교수) 회장은 “종종 어머니들이 귀하고 값비싼 장난감을 빌려 가라고 아이를 윽박지르는데 이는 금물”이라며 “장난감은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골라줘야 한다.”고 말한다. 장난감도 점차 고급화, 세밀화, 전자화되고 있다. 바비인형, 레고 등은 급속히 전 세계로 퍼져 나갈 정도로 시장도 넓다. 준비를 알차게 해 도서관 정보도 서로 나누고 완구산업의 활용가치를 높일 수 있는 대회가 되길 바란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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