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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 플러스]

    천주교 세월호 참사 동영상 제작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천주교 교회의 입장에서 정리한 동영상 ‘세월호는 우리 모두의 십자가입니다’(http://youtu.be/qvw9iuXJH24)를 제작, 발표했다. 동영상은 8분 40초 분량으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이어져 온 천주교 안팎의 흐름을 그리스도적 시각으로 바라본 점이 특징이다. 한편 천주교는 전 교구가 참여하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염원하는 천주교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절터 조사 성과·활용 학술세미나 불교문화재연구소가 31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사지(절터) 조사의 성과와 보존 활용을 위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한국의 사지, 그 유구한 역사와 오늘’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사지 조사의 성과와 중요성 ▲사지 보존 관리와 활용 방안 ▲사지에 대한 불교계의 역할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발표가 끝난 뒤 참석자 전원이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열린 토론을 진행한다. 4대 종교 성직자 축구대회 국내 4대 종교의 성직자들이 한데 모이는 축구대회가 열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다음달 3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화해와 평화를 기원하는 성직자 축구대회’를 연다고 30일 밝혔다. 축구대회에는 천주교, 불교(조계종), 개신교(NCCK), 원불교 등 4대 종교의 성직자들이 참여한다. ‘4대 종단 축구대회’는 2002년 한·일월드컵 성공 기원을 위해 처음 열린 이후 2005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다.
  • ‘소음공해’가 조류 멸종 가속화 시킨다 (연구)

    ‘소음공해’가 조류 멸종 가속화 시킨다 (연구)

    현대기술문명 발전에서 야기된 각종 소음공해가 조류들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월드리포트(Science World Report)는 캐나다 노바스코샤 주(州) 댈하우지 대학 연구진이 “자동차, 기차 등 현대기술발전에서 초래된 소음공해가 어린 새들의 생태계를 파괴해 조류 멸종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녹색제비(tree swallow) 새끼들이 머물고 있는 둥지를 대상으로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한 번은 아무 소리가 나지 않는 조용한 음향소리를, 나머지 한 번은 자동차 경적, 기차 소리 등 현대사회 소음이 담긴 소리를 둥지 주위에 울려 퍼지게 한 뒤 나타나는 변화를 관찰해 본 것이다. 특히 연구진이 관심을 가진 것은 각각의 소리에 따라, 녹색제비들이 새끼들에게 접근하는 횟수의 변화정도다. 아직 홀로 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지 못해 전적으로 부모에 의한 먹이공급으로 생존을 이어가는 새끼들에게 이는 종 개체 숫자 유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실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조용한 음향이 들릴 때는 녹색제비들의 행동 양상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소음으로 바뀌었을 때는 부모 제비들이 새끼들에게 먹이를 전달해주는 횟수가 눈에 띠게 줄어들었다. 부모 제비들은 새끼들이 배고픔을 호소하며 먹이를 갈구하는 울음소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고 심지어 각종 야생 포식자들이 호시탐탐 둥지를 노리며 접근할 때도 제대로 알아채지 못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는 도심 소음공해가 조류들의 청력에 악영향을 미쳐 생존에 필요로 한 민감성을 둔화시키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특히 소음이 새들의 일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첫 사례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댈하우지 대학 앤디 혼 연구원은 “이는 도심지 건물공사, 자동차, 지하철 등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소음이 조류들의 바이오리듬을 좋지 않게 변화시킬 수 있음을 알려주는 연구결과”라며 “이처럼 아직 어린 새들이 제대로 먹이를 받아먹지 못하고 각종 육식 포식자들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는 환경이 되면 조류 생태계 자체가 파괴될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는 큰 위험 요인 중 현대기술문명에서 파생된 소음공해 역시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한편 이와 관련된 자세한 연구결과는 제168회 미국음향학회(Acoustical Society of America)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아하! 우주] 지구· 달과 태양계7행성이 일렬로 늘어선다면...무슨 일이?

    [아하! 우주] 지구· 달과 태양계7행성이 일렬로 늘어선다면...무슨 일이?

    지구와 달 사이에는 얼마나 많은 행성이 들어갈까. 설마 전부 들어가겠느냐고 말한다면 틀린 답이다. 지구와 달 사이에 지구를 뺀 태양계 일곱 행성이 그대로 쏙 들어간 영상이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28일 자 보도에 실려 관심을 끌고 있다. 물론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는 건 결코 아니다. 다만 지구와 달 사이가 얼마나 먼 거리인가 하는 것을 실감 나게 알려주고자 만든 이미지일 뿐이다. 미국 최대 소셜사이트 레딧닷컴에 카픈트립(CapnTrip)이라는 아이디의 사용자가 올린 그래픽을 보면, 왼쪽 끝에 지구가 있고 오른쪽 끝에는 달이 있다. 비례 관계는 같다. 그 사이에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꼭 끼어 있다. 지구-달 사이의 평균거리 38만 4400km에서 '7행성 지름의 합'을 빼고도 약간의 공간이 남아돈다. (참고로 각 행성의 지름은 수성 4879km, 금성 1만 2104km, 화성 6771km, 목성 13만 9822km, 토성 11만 6464km, 천왕성 5만 724km, 해왕성 4만 9244km로 총 합계가 38만 8km다) 지구-달 사이의 거리는 일정하지가 않아, 36만 3104km에서 40만 5696km까지 오락가락한다. 따라서 가장 가까울 때는 아쉽게도 해왕성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 미국 우주·천문 뉴스사이트 ‘유니버스 투데이’(UT)의 설립자 프레이저 케인에 따르면, 지구-달 사이 평균 거리 속에 7행성을 다 채우더라도 4392km가 남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명왕성을 비롯한 다른 왜소행성들을 다 끼워 넣을 수 있는 공간이다. 단, 에리스는 열외다. 이 왜행성은 명왕성보다 25%나 더 크다. 만일 이런 행성이 위 사진처럼 실제로 지구-달 사이에 일렬횡대로 들어선다면, 각 행성에는 무슨 일들이 일어날까? 영국 켄트대학의 마이클 스미스 물리학과 교수는 “만약 그런 놀라운 사태가 벌어진다면, 슈퍼행성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먼저 암석 행성인 수성과 금성, 지구, 화성이 목성에 잡아먹힌 다음, 가스 행성인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역시 목성으로 떨어질 것”이라면서 “어마어마한 충격으로 목성의 바깥층을 우주로 날려버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미스 박사가 이어서 들려주는 시나리오는 좀 섬뜩한 바가 있다. 그는 “그후 토성은 목성에 잡아먹히고, 목성 내부에는 거대 핵이 만들어지고 총질량의 4분의 1이 우주 공간으로 방출될 것”이라면서 “엄청난 에너지가 풀려나는 만큼 온 은하가 환히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모든 일이 일주일 안에 다 일어날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그러면 인류는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다른 문명권으로 띄워 보낸 희미한 메시지만 남을 뿐, 완전히 잊힌 존재가 될 것”이라면서 “더 이상 뭐 걱정할 거라도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반면 영국 러스터대학 천체물리학과의 존 브리지 박사는 “이 시나리오가 터무니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100% 그런 것만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행성계에서는 스미스 교수가 말하는 것처럼은 아니지만, 태양계 외부의 행성이 끼어들어 와 거대 행성으로 자리 잡는 경우가 있다. 이는 ‘뜨거운 목성’이라고 알려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행성끼리의 충돌은 태양계 외부의 행성계 형성기에 반드시 일어나는 현상이다. 우리 태양계도 초창기에는 그랬다”면서 “그래도 위 사진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사진 위에서부터=지난해 천문 미술가 론 밀러는 눈에 확 띄는 그림을 발표했다.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을 끌어와 지구 밤하늘의 달 있는 곳에다 놓는다면 어떻게 보일까 궁금해서 그린 것이다. 위의 그림은 태양계 최대 행성인 목성을 달 위치에다 그린 것이다.(첫번째 사진) 이 놀라운 영상은 나사의 주노 탐사선이 2011년 8월, 목성으로 가는 길에 찍은 것이다. 지구(왼쪽)와 달 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먼가 잘 보여준다. 현재 이 둘 사이의 거리는 40만 2,000km다. 970만km 거리에서 찍었다.(두번째 사진) 마지막 세번째 사진은 ‘뜨거운 목성’이 다른 항성의 둘레를 공전하는 상상화. 이런 슈퍼 행성이 벌써 열 개 남짓 발견되었다. 크기는 목성보다 큰데, 항성과의 궤도 거리는 태양-수성 간보다 가까워 엄청 뜨겁다. 천문학자들의 연구 대상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열린세상] 스마트폰으로 안 되는 것/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스마트폰으로 안 되는 것/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가을이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독서(讀書)의 계절. 하늘은 더없이 맑고 높으며 단풍으로 물든 자연은 무르익고 사람들은 좋은 책을 읽으며 한층 성숙해지는 계절. 저출산이라지만 태어날 아이들은 축복 속에 태어나고, 고령화라고 하지만 죽는 사람들은 때를 가리지 않고 안타깝게 저세상으로 간다. 마침 ‘마왕’ 신해철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사람들의 영혼의 뒤통수를 때린다. 나고 죽는 이 찰나의 순간인 인생을 나는, 우리는 잘 살아가고 있는가 문득 되묻게 되는 계절, 가을이다. 세상은 그 어느때보다 시끄럽고 불안하다. 한국 사회는 특별히 그렇다. 세월호 참사, 주차장 환풍구 함몰 등으로 죄 없는 수백, 수십명의 목숨을 떠나보냈지만 ‘안전 대한민국’은 여전히 요원하다. 정서가 불안해 보이는 어린 김정은이 이끄는 북한은 하도 변덕스러워 통일대박론이 무색하고 충돌이 걱정될 판이다. 글로벌 패권국가로 성장한 중국과 과거사 반성 없이 극우 국가주의로 재무장하고 있는 일본, 영향력을 잃어가는 미국의 틈바구니에서 대한민국 외교 운신의 폭은 극히 좁다. 선진국 문턱에 다다른 나라 경제는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대기업 종목들은 중국의 맹추격을 당하고 미래를 견인할 성장동력을 제대로 찾지 못하면서 심각한 후퇴 위기를 맞고 있다. 정치와 언론, 시민사회는 이념과 정파, 집단이기주의로 분열을 일삼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서도 일부 드러난 정치권과 관료사회, 기업과 금융, 언론기업 등 사회 전반에 자리 잡은 해묵은 부패 관행은 청산되지 못하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문제는 상태가 점점 나빠져 이제 가난한 사람은 부자가 되는 꿈을 쉽게 갖지 못한다. 노령세대는 노후 준비가 잘 안 된 채로 나이가 들어버렸고, 중년층들은 가족부양 부담과 고용 불안으로 시달리고, 젊은층들은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결혼도 꿈꾸지 못한다고 한다. 가을 하늘은 높아만 가는데 세상은 시끄럽고 어려운 요즘, 이런 난세(世)를 사람들은 무엇으로 버티고 살아가고 있는가. 나의 관찰에 따르면 엉뚱하게도,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산다’는 것이다. 지하철에서 책과 신문이 사라진 지 오래, 이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스마트폰에 매달려서 무엇을 하느라 각기 묘한 표정들을 짓고 있다. 기상부터 취침까지, 아니 잠자리 옆에도 하루 24시간 사람들은 스마트폰과 함께 산다. 국회의원들은 회기 중에 스마트폰을 활용한 의정 활동을 하고, 때론 야한 사진을 감상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한다. 학생들은 교재와 참고서, 지식정보 등을 스마트폰에 저장, 검색하면서 공부하고, 때론 강의시간에 몰래 문자하다 벌점을 당한다. 정부와 기업, 대학, 시민사회, 개인 모두에게 글로벌 차원의 엄청난 편리와 효율을 가져다 준 스마트폰은 분명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문명이기(文明利器)임에 틀림없다. 사람들은 그래서 스마트폰을 환호하고 의존하다 못해 중독에 빠지고 급기야 우상화하고 있다. 스마트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내가 스마트해지고 있고, 스마트폰이 복잡한 세상문제를 스마트하게 해결해 줄 거라는 환상에 빠져들고 있다. 문제는 스마트폰에서 우리는 세상사를 열심히 무작위로 들여다보고, 때로는 열정과 분노가 담긴 수다를 친구들과 나누고 있지만 실제 세상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욱 악화되기 일쑤라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지배해 버린 세상에서 살다 보니 스마트폰으로 인해 우리가 상실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지각하지 못한다. 스마트폰에 빠진 우리는 치명적이게도 ‘사유와 성찰의 힘’을 잃어가고 있다. 세상의 어렵고 복잡한 문제와 사람들과의 진정한 소통과 인간적인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사유와 성찰로 무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스마트폰에서 우리는 정보와 지식을 처리하지만 사유와 성찰을 하지 못하고, 수다와 논쟁을 벌이지만 소통과 배려를 하지 못하고, 위로의 말을 건네 보지만 진정한 치유와 평화를 얻지 못한다. 우리네 삶의 질을 한층 성숙하게 하는 사유와 성찰, 소통과 배려, 치유와 평화 등의 가치들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결국은 읽기와 쓰기, 독서의 습관에서 배양된다는 사실을 새삼 떠올린다. 깊어가는 가을, 사라져 가는 ‘독서의 계절’이라는 구호를 의식적으로 되뇌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책들을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었으면 한다.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음악가 집안서 태어난 추상 회화의 시조 “예술이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음악가 집안서 태어난 추상 회화의 시조 “예술이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

    스위스를 대표하는 화가 파울 클레(1879~1940)는 “예술이란 눈에 보이는 것의 재현이 아니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라는 신념으로 추상회화의 초석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표현주의, 큐비즘, 초현실주의 등 20세기 초반의 다양한 예술 사조를 받아들이며 선과 형태, 색채의 탐구에 몰두한 그는 신비로운 색채와 음악적인 운율을 지닌 독특한 화풍을 구축했다. 파울 클레는 1879년 스위스 베른 교외의 뮌헨부흐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독일에서 이주한 베른사범학교의 음악교사, 어머니는 슈투트가르트 출신으로 음악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한 음악가 집안이었다. 예술적 분위기 속에서 파울 자신도 7세부터 바이올린을 배워 프로급 연주실력을 갖췄고, 훗날 뮌헨에서 만난 부인 릴리도 피아니스트였다. 하지만 정작 그를 더욱 매료시킨 것은 미술이었다. 그는 1900년 뮌헨미술아카데미에서 상징주의의 대가 프란츠 폰 슈투쿠의 지도를 받았다. 이곳에서 함께 수학한 바실리 칸딘스키 등과 1911년 뮌헨에서 ‘청기사’파로 활동하기도 했다. 흑백의 판화, 단색조의 템페라 등에 한정됐던 그는 1914년 봄부터 여름까지 아우구스트 마케와 함께한 튀니지 여행에서 선명한 색채를 자각한다. 인간이 색채를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색채가 인간을 뒤흔드는 느낌을 받은 그는 색채와 자신이 혼연일체가 되는 강한 느낌을 체험한다. 1차 대전 이후의 작품들에서 그의 색채에 대한 자각은 추상에 대한 사고로 다채롭게 전개되며 평단의 인정을 받기 시작하고 상업적 성공을 거두기 시작했다. 미술사, 예술이론 등 미술 관련 인문학 외에 식물학, 천문학, 심리학, 과학 등에도 박식했던 그는 1921년 바이마르의 바우하우스에 초대를 받아 그곳에서 추상회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벽화 워크숍, 스테인드글라스, 디자인을 가르치며 그는 모던아트, 추상미술, 색채론 등을 담아 ‘형태와 디자인 이론에 대한 논고’라는 강의노트를 남겼다. 바우하우스에서 재회한 칸딘스키와 활발하게 추상회화 작품활동을 하는 한편 ‘자연연구의 길’,‘교육적 스케치북’ 등 이론적 저술작업을 완성했다. 또한 음악과 회화의 상응관계를 연구하며 색채의 구조를 파악하고, 대위법의 응용 등 조형적 요소들이 음악적 운율을 갖게 하는 회화를 시도했다. 또한 바우하우스 시절의 이집트여행은 원시·고대문명에 대한 관심과 함께 언어와 이미지를 중심으로 한 그의 추상회화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1931년 뒤셀도르프 예술대학으로 자리를 옮기지만 나치는 그가 갈리시아계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1933년 교수직을 박탈했다. 탄압이 심해지자 그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독일은 곳곳에서 시체 냄새가 난다”는 말을 남기고 독일을 떠났다. 스위스 베른으로 돌아와 더욱 왕성하게 작품활동을 이어 나간 그는 자연과 종교를 깊이 탐구했고 특히 ‘천사’를 주제로 28점의 작품을 남겼다. 그는 만년에 손이 잘 움직이지 않는 난치병에 걸려 로카르노의 병원에서 60세의 생을 마감했다. 아버지처럼 평생 독일 국적을 지니고 있던 그는 독일을 떠난 직후 스위스로 귀화를 신청했지만 사망하고 며칠 뒤에야 스위스 국적을 취득했다. 베른시 외곽에 위치한 쇼스할덴 공동묘지에 있는 파울 클레의 묘비명은 형상의 근원을 기호적 언어로 환원할 줄 알았던 예술가의 진정한 가치와 끝없는 열정을 다소나마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그의 일기에서 발췌한 글이다. ‘나는 이 세상의 언어만으로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죽은 자와도,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와도 행복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도 창조의 핵심에 가까워지기는 했으나 아직 충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lotus@seoul.co.kr
  • 그들의 치적?… 日帝의 오만과 왜곡

    그들의 치적?… 日帝의 오만과 왜곡

    ‘동양’(東洋)은 한쪽으로 치우친 단어다. 애초 중국의 무역항인 광저우를 중심으로 동쪽 바다를 일컬었으나 근대 일본제국주의 시대에 들어와 동아시아 혹은 아시아 전역을 뜻하는 용어로 탈바꿈했다. 19세기 후반 유럽 열강을 통칭하던 ‘서양’(西洋)과 대비돼 사용된 이 단어에는 ‘동양 유일의 문명국’을 자처하던 일본의 오만과 교만이 잔뜩 배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일제강점기 조선의 박물관들(조선총독부박물관·이왕가박물관)에 수장됐다가 넘겨받은 아시아의 유물과 미술품 1600여점 가운데 200여점을 추려 28일부터 내년 1월 11일까지 특별전 ‘동양을 수집하다-일제강점기 아시아 문화재의 수집과 전시’를 이어간다. 전시 유물 중에는 일본 승려 오타니 고즈이가 탐험대를 파견해 중앙아시아의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끌어모은 ‘천불도’, ‘기마여인’ 등 ‘오타니 콜렉션’도 포함됐다. 수집 뒤 박물관에 기증되거나 매매를 통해 수장고에 들어왔으나 일본 수집상이나 탐험가들의 손을 거친 만큼 약탈품으로 보는 견해도 적지 않다. 박물관 측은 “해방 뒤 미군정이 ‘적산처분’을 통해 조선총독부의 재산을 우리 정부에 귀속시킨 만큼 법적으론 문제가 없다”고 밝혔으나, 향후 소유권을 놓고 잡음이 불거질 수도 있다. 그만큼 이번 전시는 일본의 ‘동양’에 대한 집착을 시대적 맥락에서 살펴보는 자리다. 유물들은 중국 한대(漢代) 고분 출토품부터 일본의 근대 미술품까지 다양하다. 조선총독부 청사의 중앙홀 북벽 벽화, 중국의 불비상과 북위(北魏)와 북제(北齊)시대의 반가사유상, 아래가 좁고 뾰족한 한나라의 말 머리 꾸미개와 악명 높은 일본인 고미술상 ‘야마나카 상회’의 주인이 직접 총독부박물관에 기증한 청동제 수정 감입 네 잎 금속장식, 아프가니스탄에서 출토된 부처의 머리, 고대 부여의 사람 얼굴 모양 장식 등이 망라됐다. 대다수가 상설전시를 통해 꾸준히 모습을 내비친 작품들이지만 일제강점기 이후 70여년 만에 수장고를 나와 빛을 보는 유물들도 있다. 일본인 조사단이 만주 지역을 돌며 1912년의 광개토대왕비 모습 등을 그린 ‘여진비’ 스케치와 부여의 정치 중심지였던 북만주 마오얼산에서 1923년 출토된 사람 얼굴 모양 장식, 중국 허난 지역에서 출토된 수정이 감입된 네 잎 금속장식 등이다. 이태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조선총독부박물관이 조선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종합박물관을 지향하면서도 중국, 인도, 중앙아시아 그리고 일본 문화재를 대거 수집했음을 방증하는 사례들”이라고 밝혔다. 전시에는 1940년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제국주의를 찬양한 일본인 화가들의 작품 10여점도 처음 공개된다. 박물관이 소장한 250여점의 근대 일본화 가운데 금기시된 ‘군국주의’란 주제 탓에 공개되지 못했던 것들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옛 조선총독부 청사 중앙홀의 북벽에 걸렸던 길이 14m의 벽화. 1996년 청사 해체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이 민족의 교훈으로 삼고자 수장고에 보관해 왔다. 그림을 그린 일본인 화가 와다 산조는 한국과 일본에 함께 전승돼 온 전설인 ‘날개옷 이야기’(나무꾼과 선녀)를 “민족의 뿌리가 같다”는 내선일체(內鮮一體))의 관점에서 풀어냈다. 북벽에선 금강산, 남벽에서는 시즈오카현의 경승지인 미호를 각각 배경으로 삼았는데. 이번에는 북벽 벽화만 공개된다. 작품은 마(麻) 재질의 캔버스 위에 고대 일본의 전통 종이인 도사지를 사용했는데 와다 산조는 1926년 매일신보와의 인터뷰에서 “1000년이 가도 변치 않도록 했고, 이는 양국의 영구적 일치(식민 통치)를 기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왕가박물관에 전시됐던 중국 북제 시대 반가사유상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중국 불교 조각 중 백미로 꼽힌다. 일본 수집상인 우라타니 세이지가 당시 1162원의 고가에 매도한 6세기 대리석 불상으로, 직사각형의 대좌 중앙에 배치된 반가사유상의 얼굴과 신체는 간결하면서도 균형감을 갖췄다. 아프가니스탄의 잘랄라바드 인근 고대 유적에서 출토된 부처 머리는 기원전 2세기부터 1세기까지 유행했던 후기 헬레니즘 양식을 담았다. 총독부박물관이 1920년대 프랑스 고고학 조사단을 이끌었던 아캥 당시 프랑스 기메박물관장으로부터 기증 받은 것이다. 이태희 학예연구사는 “당시 총독부박물관에 전시된 유물 가운데 중국 한대의 것들이 많았는데, 이는 낙랑군이 한반도에 문화를 전수했다는 관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반도의 것과 유사한 일본 기타큐슈 지역의 토기들을 전시한 것도 같은 맥락(임나일본부설)”이라고 전했다. 박물관은 다음달 14일 국내외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관련 국제학술대회도 개최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14세기 이스터섬 원주민, 수천km 항해해 남미와 소통”

    “14세기 이스터섬 원주민, 수천km 항해해 남미와 소통”

    넓고 넓은 태평양 남동부에는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는 신비의 섬이 하나 존재한다. 바로 '모아이의 고향' 이스터섬이다. 최근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등 공동 연구팀이 고대 이스터섬 원주민들이 남미 본토인들과 '교류' 했다는 유전학적 증거를 공개해 관심을 끌고있다. 이는 이스터섬 원주민들이 태평양 한가운데 살면서 다른 문명과 고립된 채 살았다는 기존 가설을 뒤집는 증거가 된다. 연구팀의 이같은 결과는 27명의 이스터섬 원주민들의 유전 데이터를 분석해 이루어졌으며 과거 1300~1500년 사이 이스터섬 원주민과 남미인과의 성관계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의 결과가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이스터섬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다. 칠레령인 이스터섬은 본토인 칠레까지 무려 3,700km나 떨어져 있어 '세계에서 가장 외딴 곳'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다. 결과적으로 이스터섬 원주민이 남미인을 만나기 위해서는 3,700km를 항해할 만한 기술을 두 인종 중의 하나는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스터섬 원주민이 항해술에 일가견이 있다는 사실이 다른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이스터섬의 원주민은 폴리네시아인이다. 남태평양 섬 곳곳에 살았던 폴리네시아인은 11~13세기 카누를 타고 나침반도 없이 수 천 km 떨어진 망망대해를 건너 다녔다. 연구를 이끈 유전학자 마크 스톤킹 박사는 "지금으로부터 19~23세대 전 이스터섬 원주민과 남미인 사이에 혼합(intermixing)이 이루어졌다" 면서 "오늘날의 이스터섬 원주민은 75% 폴리네시아인, 15% 유럽인, 10% 남미인의 피가 섞였다"고 주장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新 국토기행] 고양시

    [新 국토기행] 고양시

    지난 8월 1일 경기 고양시는 시로 승격된 지 22년 만에 인구 100만을 돌파하며 대한민국 도시 중 10번째,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3번째로 100만 대도시가 됐다. 조선 태종 13년인 1413년 고봉현과 덕양현을 합해 ‘고양’이란 지명이 탄생했다. 이로부터 600여년 동안 고양의 지명은 변함없이 지속돼 왔다. 무려 600년이 넘도록 그 지명이 유지된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서해에서 한강을 거쳐 내륙 곳곳으로 들어가고, 너른 들판에 농사짓기 좋고, 조망할 산들이 곳곳에 펼쳐져 고양 땅은 예로부터 수변 도시이자 관문 도시였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진 한강은 교하에서 임진강과 만난 뒤 황해도를 적셔 온 예성강과 합쳐져 강화 교동에서 서해로 흘러간다. 이러한 한강이 고양 땅에서 육상 도로와 연계됐다. 고양이란 지명은 지난해 600년을 맞았지만 이 이름도 부여되지 않았던 구석기 시대부터 고양 땅에선 농사짓는 사람들이 살았다. 일산신도시 개발 당시인 1991년 마두동과 주엽동 일대에 나온 구석기 유물과 대화동에서 출토된 5000여년 전 가와지 볍씨가 증거다. 가와지 볍씨는 5000년 전 우리 조상들이 한반도 중심부인 고양 지역에서 처음 벼농사를 시작했음을 증명하는 귀중한 자료다.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는 “고양시에서 발견된 가와지 볍씨는 한반도 문명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단서로 문명사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의 위성도시들은 1970년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공업화돼 갔다. 하지만 고양은 휴전선 인근 지대라는 특수성으로 대부분의 땅이 군사시설보호구역과 그린벨트로 지정돼 농업지대로 남게 됐다. 산업 기반이 조성되지 않은 고양의 지역 특성은 오히려 일산신도시 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 1990년대 초 한강 접경 지역인 JDS(장항·대화· 송포·송산동)지구를 제외한 일산 일대가 신도시로 개발되면서 고양시는 동양 최대의 호수공원, 킨텍스, 한류월드, 방송영상산업단지 등을 갖춘 대한민국 대표 도시로 급성장했다. 지난 5월 나온 ‘2014년도 한국지방브랜드 경쟁력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고양시가 거주 분야 1위, 교육 분야 1위, 교통 분야 3위를 차지하며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에 선정됐다. 이제 고양시는 일산신도시 20년으로 대변되는 서울의 베드타운이 아닌 600년 역사와 5000년의 문화를 품은 100만 명품 자급자족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2012년 고양시는 각종 언론과 연구기관이 평가한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 부문’에서 161개 지자체 중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일자리 정책 우수 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고양시는 노인, 장애인, 경력 단절 여성 등 일자리 취약계층을 위해 이들을 의무적으로 채용하게 하고, 공공근로를 확대 시행하고 있다. 또한 ▲동주민센터 내 일자리 상담사 배치 ▲주부층 중심의 여성 재취업 프로그램 강화 ▲비정규직센터 운영 활성화 ▲사회적 기업 및 마을기업 지원 ▲고양시 발주 대형 사업에 고양시민 할당제 도입 등의 정책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특히 1만 5000개 일자리 창출이 예상되는 친환경 자동차 클러스터 사업은 고양시 일자리 창출의 핵심이다. 덕양구 강매동 일대 40만㎡ 부지에 2957억원을 투입해 내년에 착공해 2017년 완공할 예정인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 복합단지인 자동차 클러스터는 지금의 폐차장 개념의 시설이 아니다. 자원순환센터, 전시장, 자동차 정비·교육·튜닝단지 테마파크 등 자동차산업의 모든 것이 집약된 종합 문화 공간이다. 자동차 클러스터가 완공되면 주변 상권 활성화 등 연간 1조원 규모의 생산 유발 효과가 발생하고 지역 주민을 우선 고용해 1만 5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덕양구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 관광객이 늘어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며 행신역과 강매역을 중심으로 한 상권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2009년 정부가 마이스(MICE·회의, 인센티브 관광, 국제회의, 전시회)산업을 17대 신성장동력산업의 하나로 지정한 뒤 자치단체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고양시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창조성장개발국을 신설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다른 산업보다 파급 효과가 큰 마이스산업과 신한류관광산업에 일찌감치 주목한 것이다. 고양시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전시·컨벤션시설인 킨텍스가 있어 마이스산업 중 대규모 전시회 부문에서 다른 지자체들이 넘볼 수 없는 절대 우위를 확보했다. 킨텍스는 2005년 제1전시장, 2011년 제2전시장 준공으로 10만 8000㎡ 규모의 전시 면적을 갖춰 세계 50위권, 아시아 5위권 전시장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 전시장 2위인 코엑스보다 3배나 넓다. 연중 크고 작은 행사가 킨텍스에서 열리며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 한국기계산업대전, 경향하우징페어, 서울모터쇼 등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대형 전시회는 킨텍스에서만 개최할 수 있다. 해외에서 2만 9000여명 등 총 5만 6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2016년 로타리 국제대회는 킨텍스에서만 열 수 있다. 이들이 쓸 소비지출 효과는 800여억원, 생산 유발 효과는 18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선진 마이스도시들은 숙박, 관광, 쇼핑 등 주변 인프라 시설의 집적화가 추진되는 추세다. 고양시를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관광객이라면 킨텍스를 중심으로 10분 거리 내에서 숙박, 쇼핑, 놀이, 한류 관광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경기 북부 지역의 첫 특급 숙박시설인 ▲엠블호텔 ▲스포츠 테마파크와 쇼핑몰이 결합한 놀이시설인 고양원마운트 ▲현대백화점과 쇼핑몰로 구성된 대형 복합쇼핑몰 레이킨스몰 ▲수조 용량 4300t으로 63빌딩 수족관의 5배 크기인 아쿠아리움 등이 킨텍스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또한 세계적인 수준의 인공 생태공원으로 전국 산책 코스 1위로 선정된 일산호수공원, 젊음의 거리인 라페스타와 웨스턴돔 등의 주요 상권도 이웃해 있어 마이스 행사로 고양시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고양시에서 개최하는 모든 축제의 초점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있다. 고양시가 전국 161개 시·군·구 중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 1위 도시의 영예를 안은 것도 바로 이 관광산업과 문화예술 육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1997년 시작돼 대한민국 5대 축제로 자리 잡은 고양국제꽃박람회는 올해 국내외 관람객 43만명이 다녀간 가운데 역대 최고 화훼 수출 계약액 3440만 달러를 달성했다. 올해 꽃박람회로 인한 생산 유발 효과는 1079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424억원, 세수 유발 효과는 43억원으로 조사됐다. 총경제적 효과는 1546억원 으로 추정됐다. 우리나라 대표 거리예술축제로 자리 잡은 고양호수예술축제와 신한류 글로벌 전통문화축제인 고양행주문화제는 해마다 수천억원의 경제 파급 효과와 3000여개의 문화예술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고양시 최대 현안으로는 서울로 출퇴근하기 불편한 교통 문제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킨텍스에서 서울 강남구 삼성역까지 22분 만에 오갈 수 있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GTX 개통으로 환승역이 설치될 대곡역세권도 개발에 청신호가 켜져 일산과 덕양의 가교 역할은 물론 인천·김포공항, 경의선, KTX와 연계된 동북아 물류의 거점 도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신분당선 고양 연장을 추진해 교통망을 재정비하고 고양~강남~분당에 이르는 수도권 남북선을 구축할 계획이다. 고양시는 장기적 관점에서 시가 통일 한국의 실질적인 거점 도시가 될 수 있도록 ‘2020 고양평화통일특별시’를 구상하고 있다. 고양평화통일특별시 구상은 JDS지구 개발을 기반으로 한다.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자유로, 통일로, 경의선 등 남북 교류의 교통 인프라가 관통하는 JDS지구는 한강과 일산신도시 사이 장항동, 대화동, 송포동 일대 28.166㎢(약 852만평)에 걸쳐 있다. 일산신도시보다 1.8배 더 넓다. 2008년부터 시가화 예정 용지로 반영돼 경기 서북부 대단위 신도시 개발을 목적으로 계획됐다. 그러나 경기 침체 및 수도권 과개발 등을 이유로 정부와 경기도는 개발을 장기 보류하고 있다. JDS지구는 개발 사업비만 약 40조원이 투입돼 사업 실현 시 생산 유발 효과 20조원, 고용 유발 효과 10만 5000명, 부가가치 유발 효과 7조 900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양시의 힘만으로 추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단계별 추진 계획을 마련하는 등 JDS지구 장기 발전 기본 구상안을 정부와 청와대, 경기도에 제시해 중앙정부 차원의 JDS지구 조성 사업 추진을 지속적으로 건의할 예정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추강집(남효온 지음, 정출헌 옮김, 한국고전번역원 펴냄) 조선 전기의 문신 남효온은 성균관 유생 신분으로 단종의 생모인 소릉의 복위를 건의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세조의 불법적인 왕위 찬탈을 용납할 수 없어 정계를 떠나 전국을 떠돌았던 방외인이지만 역사는 그를 절의의 표상인 생육신으로 추숭하고 있다. 현실의 장벽에 막혀 과거를 포기한 남효온은 전국을 유랑하다 한강 부근 행주에 거처를 정한 뒤 추강거사로 자호를 붙이고 전원생활을 하기도 했다. 단종 복위 운동, 즉 병자사화로 죽은 인물 가운데 6명을 선별해 그들의 충절을 증언하는 내용으로 쓴 글 ‘육신전’은 훗날 정조대에 이르러 단종과 사육신의 복권이 이뤄지는 데 결정적인 힘을 실어 준다. 서른아홉에 생을 마감한 젊은 이상주의자의 삶의 궤적을 읽을 수 있는 대표 작품들을 부산대 정출헌 교수가 ‘추강집’에서 발췌해 번역하고 평설을 붙였다. 336쪽. 1만 2000원. 노먼 포스터의 건축세계(데얀 서직 지음, 곽재은 옮김, 동녘 펴냄)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노먼 포스터의 삶과 작품 세계를 아우른 책이다. 하이테크와 친환경 또는 생태건축의 결합으로 잘 알려진 포스터는 영국 왕실로부터 건축 분야 공로를 인정받아 기사 작위를 받고 영국 상원에 입성했다. 맨체스터 외곽의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누구의 이해도, 관심도 받지 못했던 소년이 더 넓은 세계를 볼 수 있었던 것은 공공도서관을 통해서였다. 어느 날 그곳에서 모더니즘 건축의 선구자 르코르뷔지에의 존재를 알고 충격을 받은 뒤 포스터에게 도서관은 해방구였다. 건축 분야 평론가, 큐레이터로 활동해 온 저자는 포스터의 일흔다섯 번째 생일에 맞춰 출간된 이 전기에서 영리하고 집중력 뛰어난 소년이 어떤 식으로 전문성과 창조성, 사업적 능력 모두에서 성장했는지 보여준다. 408쪽. 2만 3000원. 역사의 교훈(윌 듀런트·아리엘 듀런트 지음, 안인희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의 문명사학자이자 철학자인 윌 듀런트와 그의 아내 아리엘이 공저로 내놓은 ‘문명 이야기’를 재검토하며 얻은 역사의 교훈과 깨달음을 적은 책이다. 개정판을 낼 생각으로 ‘문명 이야기’를 다시 읽으면서 오늘날의 사건 및 미래에 일어날 가능성이 큰 사건과 논평, 인간의 본성과 국가의 행동을 잘 설명해 주는 사건 및 논평들을 기록했다. 다른 저작들과 마찬가지로 평이하고 담백한 문체로 역사와 지질학, 생물학, 인종, 도덕, 종교, 경제, 통치, 전쟁 등의 여러 요소를 상호 연관시킴으로써 역사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시도하고 있다. 역사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원인들의 결과이며 끝도 없이 많은 결과들의 원인이다. “알려진 역사는 인류의 행동에서 거의 변화를 보여주지 않는다. 수단과 도구는 변했으나 동기와 목적은 여전히 동일하다”는 메시지가 이들의 역사 관찰 기록을 관통하고 있다. 202쪽. 1만 2000원. 침묵을 위한 시간(패트릭 리 퍼머 지음, 신해경 옮김, 봄날의책 펴냄) 독특한 문체와 깊이 있는 관찰로 많은 에세이를 남긴 여행작가 패트릭 리 퍼머의 유럽수도원 기행. 프랑스의 생 방드리유 드 퐁트넬 대수도원, 솔렘 대수도원, 라 그랑 트라프 대수도원, 터키 카파도키아의 바위수도원 등 유서 깊은 네 곳의 천주교 수도원에서 보낸 경험담이다. 호기심 넘치는 저자는 수도원의 삶과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침묵과 고독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 노동과 기도를 통해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 절대자의 존재를 증명하는 사람들의 삶이 무엇인지 용감하게 묻고 또 답을 듣는다. 그러나 정작 그는 수도원에서 지내는 동안 기대하지 않았던 치유와 환희의 날들을 보낸다. 느리면서도 점점 커져 가는 침묵이 주는 치유의 마법에 빠진 것이다. 고요한 수도원 생활에 따르는 고독과 명상을 통해 명징한 정신의 능력을 발견하는 놀라운 경험을 한다. 160쪽. 1만 2000원.
  • [식음료 특집] 매일유업 ‘매일우유 저지방&고칼슘2%’

    [식음료 특집] 매일유업 ‘매일우유 저지방&고칼슘2%’

    매일유업㈜은 ‘매일우유 저지방&고칼슘2%’를 출시해 흰 우유의 저지방 라인을 세분화해 강화했다고 밝혔다. 3% 이상의 유지방을 가진 것을 일반우유라고 부르며 유지방 함량이 2.6% 이하인 우유를 저지방 우유라고 한다. 매일우유는 ‘저지방&고칼슘2%’ 출시로 무지방(0%)부터 저지방(1%, 2%), 일반우유(4%)까지 세분화된 라인을 보유하며 저지방 우유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번 신제품은 지방은 반으로 줄이고 칼슘은 두 배로 높여 균형 잡힌 영양을 제공한다. 특히 저지방 우유에서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는 우유 본연의 고소한 맛을 살린 게 특징이다. 저지방 우유를 먹을 수 있는 만 2세 아이부터 온 가족이 함께 섭취할 수 있다. 매일우유 관계자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흰 우유가 3~4%의 지방을 함유하는 일반우유와 2%, 1%, 0%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으며 저지방 우유가 70% 이상 판매되고 있다”며 “미국시장 33%는 ‘저지방 우유2%’가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저지방 우유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는 단계라는 설명이다. 또 매일유업은 새로운 기업이미지(CI)를 도입했다. 매일유업의 영문명 ‘Maeil’을 대표하는 M자 마크는 기업의 모태이자 유업의 기반이 되는 ‘목장 지붕’에서 형태적인 모티프를 가져왔다. 본질을 잊지 않고 유업에서 비롯된 전문성을 계승하고자 하는 매일유업의 의지를 표현한 셈이다.
  • [김문이 만난사람] 자연을 소재로 음악 짓는 환경 작곡가 박경규

    [김문이 만난사람] 자연을 소재로 음악 짓는 환경 작곡가 박경규

    음악은 귀로 마시는 황홀한 술이라고 한다. 어디 귀뿐일까. 잠자는 오감을 자극하고 톡톡 두드려 깨어나게 한다. 인생살이에서 듣는 즐거움이 없다면 얼마나 삭막할까. 슬플 때나 괴로울 때나, 그립거나 보고 싶을 때 좋은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한층 좋아지고 쌓인 스트레스도 시원하게 풀린다. 지친 귀를 즐겁게 해주고 가라앉았던 에너지를 되살아나게 하는 것도 음악의 매력이다. 인간뿐만 아니다. 식물도 그렇다. 많은 실험을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식물들은 클래식 음악, 그중에서도 바흐의 오르간 음악을 좋아한다. 저음의 묵직한 소리가 만들어내는 진동이 식물들의 귀(?)를 자극한다. 깊어 가는 가을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소리와 친숙해지는 계절이다. 가을을 노래하는 귀뚜라미, 각종 풀벌레 소리가 들려온다.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도 반갑다. 현대생활을 살아가는 우리는 각박하다. 쉴 곳을 잃어버리고 하루하루 스트레스와 맞서 싸워나간다. 그래서 자연을 찾고 자연의 소리를 그리워한다. 작곡가 박경규(59)씨는 바로 이런 자연을 소재로 음악을 만들어낸다. 우리 산하의 아름다움을 오선지에 옮겨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해 주는 그는 환경음악 장르를 처음으로 개척한 주인공이다. 자연의 소리 선율로 승화시켜 1990년 초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자연의 소리를 채집하며 그 테마를 선율로 승화시켜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일종의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이다.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유엔세계환경회의를 앞두고 그는 환경음악이란 장르로 작품집 ‘안개꽃’을 냈다. 하나뿐인 지구를 살리자는 슬로건으로 유엔세계환경선언을 앞둔 상황에서 언론도 많은 관심을 보였고 ‘환경음악 개척자’라는 명성을 얻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연합통신을 통해 외신으로도 전해져 남미 등지의 신문에 게재되기도 했다. 자연의 소리와 함께 리믹스된 총 14곡 중 12곡은 연주곡이고 2곡이 노래가 포함됐다. 타이틀곡은 ‘안개꽃’(김용운 시)과 ‘바다로 간 숲 속’(윤운강 시)이다. 이 노래는 국제적으로 활동 중인 재즈싱어 나윤선이 불러 인기를 끌었다. 가을 소리가 완연한 서울 덕수궁 돌담길에서 박씨를 만났다. 환경음악이 무엇인지 먼저 물었다. “사실 저는 당시(1992년)에 언론이 그렇게 관심을 가지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방송PD로서 클래식 음악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각박한 사회에 정신적 위안을 주는 음악 콘텐츠를 만들어 들려주고 싶었거든요. 환경이란 따지고 보면 아름답잖아요. 우리 인간이 사랑하고 자연과 함께할 때 삶에 위안을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자연을 테마로 곡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요즘 얘기로 힐링음악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다. 때마침 유엔세계환경선언이란 국제행사와 맞아떨어져 ‘환경음악’이란 타이틀로 작곡집을 낸 것이 국내외 주요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재즈싱어 나윤선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22년 전 만난 재즈 가수 나윤선 “1992년 2월쯤입니다. 환경음악집 음반에 실린 노래를 부를 가수를 물색하던 중 한 지인한테 소개를 받았습니다. 당시 나윤선씨는 건국대 불문과 4학년으로 프랑스대사관 샹송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방송국에서 만났지요. 목소리가 청명하고 음악적 자질이 훌륭했습니다. 녹음을 마치자마자 KBS 2FM ‘세계유행음악’과 ‘연예가중계’ 등에 출연하면서 데뷔작이 됐지요. ‘바다로 가는 숲 속’은 대전엑스포 공식 음악으로 지정되기도 했고, ‘안개꽃’은 지금도 인터넷에서 인기 검색 상위에 올라 있습니다.” 가곡 ‘동강은 흐르는데’와 관련된 얘기로 주제를 옮겼다. 이 곡 역시 자연의 애환을 담고 있으면서 동강댐 건설을 방지하는 데 한몫을 했다. 1990년대 말 우리나라 환경단체는 동강댐 건설을 앞두고 정부와 대치상황으로 치달았던 때였다. 정부는 수자원 확보문제를 들고 나서 동강댐을 건설하고자 강력히 추진 중에 있었고 환경단체들은 댐 건설을 막는 데 생사를 걸었다. “그 무렵 저는 한국작곡가협회 이사 겸 부회장으로 있었지요. 아마 1998년 봄이었습니다. 산악팀과 함께 동강 트레킹을 갔습니다, 어라연과 산자락에 맞닿는 흰구름 내리는 문산나루를 거슬러 오르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 아름다운 강이 물에 잠긴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은 편치 않더군요. 그래서 노래로 남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후 몇 번 동강을 찾아 노랫말을 직접 지었고 1999년 작곡 2집 ‘동강은 흐르는데’를 출반하게 됐습니다.” 오케스트라 편곡과 지휘도 직접 했다. 전주곡에 하모니카도 넣었다. 동강의 새소리를 녹음도 했다. 이 가곡은 테너 임웅균씨가 노래했다. 동강댐 건설이 사회 문제로 등장하자 여기저기 환경단체들이 ‘동강은 흐르는데’를 널리 보급했다. 박씨는 잠시 산 이야기를 한다. 안나푸르나를 14일 동안 셰르파 한 명을 데리고 혼자서 해발 4600m를 올랐다, 산악인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이후 여러 차례 히말라야를 올랐다. 이해인 수녀 18편 연작시 작곡 그는 이해인 수녀의 ‘삶에 대한 감사와 그리움’을 담은 서간문 형식의 18편 연작시 작곡도 했다. 이 작품에 대한 얘기로 화제를 돌렸다.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우리 한국 사람의 삶을 노래한 한국적 배경의 연가곡집을 만들어봤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러던 차에 이해인 수녀를 만나 제안을 했습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거의 발표되지 않은 연가곡집에 편지 형식을 빌려 시인의 메시지와 선율을 붙인 것은 아마 우리 시대에 걸맞은 문화 콘텐츠가 아닌가 싶어요.” 이메일이 넘치는 디지털 시대, 청소년은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 ‘편지’라는 의미에 담은 18곡의 연가곡을 통해 보다 따뜻한 사회로 한걸음 나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작곡을 했단다. 이 연가곡에는 시인 이해인 수녀의 육성 노랫말과 삶의 위안을 주는 메시지에 심리음향학적 사운드를 적용한 힐링음악 기법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대체로 연가곡집이라고 하면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나 슈만의 ‘시인의 사랑’을 떠올리게 된다. 박씨는 이를 염두에 두고 ‘편지’에 대한 감사와 그리움을 담아냈다. 생활 속에 용해된 삶의 애상을 녹여냈으며 누구나 일상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마음 편한 선율로 탄생시켰던 것이다. 대중이 쉽게 따라부를 수 있도록 바리톤 음역으로 설정한 것도 특징이다. 박씨는 작곡가이자 의공학 박사이다. 그리고 생체음향분야의 사운드전문가이다. 자연을 음악으로 승화시켜 만들어낸 그는 요즘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힐링사운드 음악을 창조해낸다. 깊은 산 속에서 우는 산 새 소리를 생체학적으로 접근시켜 수면방지 효과에 임상적으로 접근한다. ‘청소년 졸음방지를 위한 사운드의 효과’에 대한 연구논문은 국내외 선행연구가 없는 사례로 인정됐다. 의공학 박사…힐링 사운드 개발 중 “사람은 외부 소리에 민감하지요. 어떤 소리를 들려주면 생체가 변하기도 하고, 또한 자신의 생체상태를 소리를 통해 담아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특정한 소리로 사람의 생체를 변화시킬 수도 있고 소리를 통해서 생체환경을 진단할 수도 있습니다. 소리에는 고유의 음향 값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는 현재 경희의료원에서 입원 및 외래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운드클리닉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암센터가 개원하면 본격적인 소프트웨어를 구현할 계획이다. 이 연구에 앞서 그는 1994년 국내외 최초로 청소년 정신집중음악, 기억력집중음악, 불면증 및 우울증치유음악 등 45종의 건강음악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언론에도 많이 소개됐다. 그와 다시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다. 앞으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문명의 발달로 편리한 삶이 정신건강엔 독이 되고 황폐화되어가고 있지요. 생체음향 전문가로서 현대인들의 생체를 안정시켜줄 힐링사운드 소프트웨어를 제작할 계획입니다. 특히, 청소년들의 뇌증진에 도움을 주는 생체 음향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산업현장과 실버영역의 헬스케어 분야에도 관심을 더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박경규는 1955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1학년 때 기름 없이 가는 충전식 자동차(하이브리드 전신)를 고안하는 등 학창시절부터 특허출원으로 추진한 프로젝트가 10여종이나 된다. 중앙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하고, 제주대학교 의공학 협동과정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졸업 직후 KBS PD(공채 9기)로 입사했다. 근무 중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하며 환경음악 장르를 구축했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 유학 중 음악치료 소프트웨어 개발을 계기로 귀국 후 음악클리닉 방송프로그램을 처음으로 구현했다. KBS 재직 시 조선왕조 오백년의 극작가 신봉승씨의 시에 곡을 붙인 ‘대관령’은 2002년 고등학교 음악교과서에 실렸다. 플루트, 바이올린 그리고 사물놀이를 위한 6중주곡 ‘나그네’는 국제작곡가제전(IRS)에서 입상해 세계 20개국 공영방송을 통해 방송됐다. 서울시청소년미디어센터 관장, 서울시립노원청소년수련관 관장, 한국작곡가회 부회장, 서울작곡가포럼 부회장, 한국가곡연합회 회장, 국악방송 방송본부장에 이어 현재는 포럼 우리시 우리음악 공동대표, 한국음악치료교육학회 이사, 한국저작권협회 이사, 한국예술콘텐츠교육원 원장,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외래교수, CLI바이오사운드연구소 소장 등을 맡고 있다. 대표 작품으로 모란여정(박목월 시), 나의 백두산아(김원구 시), 대관령(신봉승 시), 별(오세영 시), 동강은 흐르는데(박경규 시) 등의 가곡이 있으며 작곡집으로는 환경음악 안개꽃(1집), 동강은 흐르는데(2집), 이해인수녀 연가곡집 편지(3집) 등이 있다. 저서로는 건강과 음악치료(1994년), 명곡과 나(1994년), 쾌청 365(공저, 1998년), 음악클리닉(2001년) 등이 있다.
  • ‘재난인문학’에 길을 묻다

    ‘재난인문학’에 길을 묻다

    지난 2월 17일 대학생 10명이 숨지고 204명이 다친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사고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4·16 세월호 참사는 304명의 생명을 아예 통째로 앗아갔다. 한 달 남짓 뒤인 5월 26일 경기도 고양종합터미널에서 일하던 노동자 8명이 숨졌고 61명이 다쳤다. 여기에 지난 17일 경기 성남시 판교야외공연장에서 벌어진 환풍구 추락 사고까지. 올해 벌어진 크고 작은 참사들이다. 뒤늦게나마 사고의 원인을 밝혀 더 이상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세상을 떠난 이들을 추모하고 남아 있는 모든 이들을 위로하며 계속 기억하되 다시 추슬러 살 수 있게 하는 일 또한 절실하다. 인간에 집중하는 인문학이 학문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세상에서 구체적인 역할이 필요함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이 배경 속에서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 바로 ‘재난인문학’이다. 낯선 개념이다. 그러나 이미 20세기 후반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는 ‘위험사회론’을 내놓으며 학계에 재난인문학의 화두를 던져놓았다. 선진사회가 고도의 기술 발달로 ‘위험을 체계적으로 생산’하는 ‘위험사회’(Risk Society)로 진입했다는 주장이다. 독일 사회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사회운영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오히려 그 믿음 속에서 고위험 기술이 결합되면서 이미 고위험의 요소가 내재돼 있다는 내용이다. 압축 성장에 따른 부정부패까지 결합된 한국사회에서는 그 위험도가 훌쩍 올라갈 수밖에 없다. 흔히 ‘문사철’(文史哲)로 표현돼 왔던 인문학은 이미 학문의 울타리를 넘어서 대중들과 접점을 넓게 형성하고 있다. 진리의 탐구를 본령으로 해 오던 인문학은 삶의 성찰, 행복의 가치, 사람에 대한 관심 등 실천적 가치로 영역을 넓혀 왔다. 그럼에도 잇따르는 대형참사와 재난 앞에 무기력함을 느끼고 깊은 정신적 공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또한 현실이며 타인의 고통을 조롱하고 냉소하는 흐름이 존재하는 것 역시 현실이다. 내려치는 따끔한 죽비도, 부드럽게 감싸주는 손길도, 함께 어깨 겯는 걸음도 모두 인문학에서 비롯된다. 서울대 HK문명연구사업단은 두 차례에 걸친 기획심포지엄으로 ‘재난인문학’의 학술적 토대 쌓기를 진행한다. 지난 17일 4·16 세월호 참사의 구체적인 내용을 놓고 진행한 데 이어 오는 31일 ‘인문적 성찰과 재난인문학’의 기획심포지엄 두 번째 시간을 본격적으로 갖는다. 3부로 나눠 진행하며 인류학, 심리학, 역사학, 법학, 철학, 경영학, 사회학 등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발표자로 나서 재난인문학의 본격적인 내용 및 위상과 필요성 등을 담는다. 앞서 지난 5월 부산대 대학문화원에서는 ‘재난시대에 함께하는 인문학’을 주제로 세 차례에 걸쳐 특별기획특강을 가졌다. 재난 규모의 대형화뿐 아니라 재난의 원인 역시 복잡다단하기 때문에 재난 인문학이야말로 21세기적 융합 학문으로서 접근해야 함을 학계에서 먼저 제기하고 있는 사례들이다. 안성찬 서울대 HK문명연구사업단 교수는 “재난 등이 생겼을 때 흔히 공학적, 행정적으로만 접근하곤 하는데 더욱 깊고 넓게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재난인문학”이라면서 “사회적 어젠다를 사람들에게 제시하는 역할을 인문학이 맡겠다는 것이며 이는 기존 인문학의 한계를 넘어서자는 것도 있고 본래의 인문학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고 말했다. 백종현 서울대 인문학연구원장은 “문화·문명이 진보함에 따라 모든 것이 대형화됐으며 자연재난, 사회적 재난 역시 대형화돼 그 결과 숱한 사람이 목숨을 잃고 있다”면서 “대형 재난이 함축하고 있는 원인과 결과라는 두 범주를 따지며 원인 측면에서는 인간의 욕망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를 보고 결과 측면에서는 희생자와 남은 자에 대한 치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재난인문학의 구체적인 역할을 설명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문자와 예술이 만난다… ‘세계문자 심포지아’ 24일 개막

    문자와 예술이 한데 어우러지는 ‘세계문자 심포지아 2014’ 행사가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열흘간 서울 세종문화회관 일대에서 열린다. 사단법인 세계문자연구소(공동대표 유재원·임옥상)와 세종문화회관, 종로구가 공동 주최하며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후원하는 행사는 ‘문자생태계, 그 100년 후를 읽는다’를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와 다양한 예술가들이 참여해 만든 전시 및 시민 참여 행사를 축으로 진행한다. 학술대회는 24일부터 사흘간 개최되며 그리스, 인도, 중국, 싱가포르, 프랑스, 일본,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등 9개국 언어문자 학자 12명을 비롯해 24명이 발표자로 나서 언어의 다양성 확보 방안을 논의한다. 학술대회 마지막 날에는 세계화 추세 속에서 인류 문명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문자생태계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세계 문자 서울선언’도 채택한다. 예술 및 시민 참여 행사는 문자의 의미 등을 주제로 한 명사들과 시민과의 대화의 시간, 인포그래픽 전시, 22개 예술팀의 문자를 소재로 한 예술전시회로 꾸려진다. 세계문자연구소 임옥상 공동대표는 “언어는 그것이 문자로 적힐 때 비로소 더 잘 보존될 수 있으며 문자 없는 언어는 소멸 위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문자의 다양성을 살리는 것이 바로 언어 다양성 살리기”라며 “행사는 유네스코(UNESCO)가 천명했던 ‘문화 다양성 선언(2001)’의 정신을 효과적으로 살리도록 언어 소멸을 막고 소수 언어를 보호하는 방안을 찾자는 인식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열리는 개막식에는 행사 조직위원장인 이기웅 파주출판도시 이사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김종덕 문체부 장관 등이 참석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마이클 볼튼 ‘불후의 명곡’ 출연…“오직 ‘불후의 명곡’ 출연을 위해 왔다”

    마이클 볼튼 ‘불후의 명곡’ 출연…“오직 ‘불후의 명곡’ 출연을 위해 왔다”

    마이클 볼튼 ‘불후의 명곡’ 출연이 화제다. 10월 18일 오후 방송한 KBS2 ‘불후의 명곡’에는 세계적인 팝 가수 마이클 볼튼이 출연했다. 마이클 볼튼은 1975년 데뷔 후 ‘When A Man Loves A Woman’ ‘How Am I Supposed To Live Without You’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그래미 어워드 2번, 아메리칸 뮤직어워드 6번을 수상하며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팝의 거장이다. 이날 방송에는 가수 박정현, 문명진, 박재범, 씨스타 효린, 에일리를 비롯해 첫 출연하는 소향, 서지안 등 총 일곱 팀이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다. ‘불후의 명곡’ 마이클 볼튼은 “오직 ‘불후의 명곡’ 출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LA에서부터 정말 긴 여정이었지만, 무대를 본 후 왜 내가 이곳에 왔는지 깨달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불후의 명곡’ 마이클 볼튼은 녹화 후에도 직접 가수에게 SNS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아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강 둘러싸인 한국, 정치·군사·문화 역량 100년 전보다 막강”

    “열강 둘러싸인 한국, 정치·군사·문화 역량 100년 전보다 막강”

    “1902년 대영제국은 이례적으로 일본과 동맹을 맺어 러시아의 동진을 막고 동아시아의 이권을 분할하려 했죠.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어요. 1905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제가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면서 속내를 드러냈죠. 최근 아베 정권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시도를 미국이 두둔하면서 상황이 비슷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큽니다. 미국이 일정한 군사·정치적 역할을 일본에 맡긴다는 뜻인데, 100년 전과는 다릅니다. 한국은 정치·군사·문화적 역량이 이미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대해졌어요.” 문명사학자인 이언 모리스(54) 미국 스탠퍼드대 역사학과 교수는 16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과 일본 등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국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펼쳐놨다. 모리스 교수는 제15회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그러나 그의 한국사에 대한 관심은 놀라웠다. “한국은 세계 최고 목판활자와 금속활자 인쇄본을 지녔을 만큼 과거에 강력한 소프트파워를 자랑했어요. 지금 중동에서 K팝을 듣는 사실이 전혀 놀랍지 않은 이유죠. 역사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며, 늘 롤러코스터를 탑니다. 200년 전 미국의 문화를 하찮게 여겼던 유럽이 50년 전부터 오히려 미국 문화에 지배된 현실과 비슷하죠.” 그는 역사를 바라보는 두 시각인 ‘장기고착론’과 ‘단기우연론’을 모두 거부한 채 독립적 해석을 담은 저서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2010년)로 세계 역사학계에 충격파를 던졌다. 지난해 한국에 번역 소개된 책에선 에너지 획득과 도시성, 전쟁 수행능력 등을 지표 삼아 동서양의 사회발전 지수를 매겼다. 이를 바탕으로 수나라 문제의 통일(541년) 이후 동양의 사회발전지수가 서양을 앞질렀다가 15세기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전후해 주도권이 다시 서양으로 넘어갔다는 독특한 이론을 전개했다. 그는 “중국의 급부상 덕분에 지난해가 동양이 다시 서양을 추월하는 시발점이 됐다”며 “역사는 늘 똑같은 이야기의 반복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초강대국인 미국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지배력 약화가 국지적 무력충돌을 더 빈발하게 만든다고 우려하지만, 미국은 급속히 붕괴하지 않고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재도약 기회를 가질 것”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중동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부상 등 최근 미국의 세력 약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1800년대 유럽에서처럼 엄청난 폭력 사태로 번지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과거 로마제국과 구분 짓는 특징으로는 “무역을 통해 상대국에 번영의 기회를 제공하는 점”을 꼽았다. 한국과 타이완, 일본이 이 같은 혜택을 받은 동반자라고 덧붙였다. 영국계 이민 2세로 광부의 아들인 모리스 교수는 “교육이란 보편적 가치가 향후 세계 분쟁을 완화하고 지정학적 불안을 낮추는 요소가 될 것”이라며 “교육기회의 불균등 해소에 각국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창조경제와 창조인문학/이민화 카이스트 초빙교수

    [열린세상] 창조경제와 창조인문학/이민화 카이스트 초빙교수

    빠른 추격자에 입각한 한강의 기적은 이제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 과거 추격형 경제에서는 선도기업들이 만든 제품과 서비스를 모방해 더 좋고 더 싸게 제공하면 됐다. 하지만 이러한 추격형 전략으로는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지 못한다는 사실은 이미 69개국 비교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하는 능력없이는 중국과의 레드 오션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새로운 산업을 창조하는 개척자 전략으로 대전환의 전제조건은 인문학이다. 창조경제는 원가 중심에서 가치중심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새로운 가치 창출은 근원적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한다. 가치 창출은 당연히 인간을 연구하는 인문학에 그 뿌리를 두게 된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은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로에 있다’고 선언한 이유일 것이다. 실용학문만으로 일류국가가 된 사례는 거의 없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사회를 바꾸는 국가만이 일류국가로 거듭났다. 작금의 한국의 현실을 보자. 실용기술을 제공하는 강좌들은 수강생 모집에 허덕이나 인문학 강좌들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이러한 인문학 열풍은 일단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우리는 문제의 핵심이 인문학 그 자체가 아닌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가치 창출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현재의 인문학 강좌들은 중국과 구미의 아류, 즉 추종 인문학에 치우치고 있어서 새로운 세상의 가치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그리스 철학을 연구하는 것은 세상과의 소통을 위해 분명 필요하지만 그리스 철학으로 서구를 앞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란 쉽지 않다. 논어 맹자와 서사삼경을 연구하는 중국 인문학 역시 동양고전의 이해하는 데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여기에서 대한민국이 중국을 앞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란 만만찮다. 그렇다면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창조 인문학의 뿌리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바로 한국의 전통에 뿌리를 두고, 세계와 호흡하며 발전시키는 소위 유라시안 인문학에 길이 있다. 여기서 명심해야 할 유의점은 소통과 순환이라는 개념이다. 한국을 비하하고 전통을 무시하는 사대주의는 분명히 배격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만이 최고의 선이라는 독선(獨善)적 자만심인 국수주의 역시 반드시 배격해야 한다. 창조 인문학은 사대주의와 국수주의라는 양 극단을 넘어 한국과 세계를 잇는 열린 인문학이 돼야 할 것이다. 과거를 무시해도 안 되나, 과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과거에 뿌리를 두고 미래를 지향하는 창조 인문학이 돼야 할 것이다. 이러한 창조 인문학은 한국에 그 뿌리를 두고 유라시아 대륙을 거쳐 남미까지 펼쳐진 유라시안 국가들의 동질성 확보로 일차 방향이 설정될 수 있다. 핀란드, 헝가리, 불가리아를 거쳐 터키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스탄’ 국가들을 거쳐 몽골, 한국, 일본 그리고 동남아의 네팔, 베트남에 이어 중남미의 멕시코, 페루 등 인디오 국가들을 아우르는 연결망이다. 이들 유라시아 국가들의 역사, 철학, 문학 등 유라시안 인문학 연구를 통한 연결 망 강화는 새로운 가치를 이 세상에 제공할 것이다. 지역 패권을 추구하는 배타적 제국주의가 아닌 모두를 존중하며 상호 동질성을 확보해 나가는 열린 유라시안 네트워크는 전 세계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유라시안 인문학의 뿌리는 우리의 전통 문화다. 그러나, 우리는 훈민정음 해례에 설명된 한글의 철학적 기반인 자음과 모음의 상극(相剋)상생(相生)오행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만 원권 지폐에 그려진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를 포함한 우리 천문학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세계 최고(最古)의 홍산문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여하할까. 더 나아가 우리는 중앙아시아와 중남미에 펼쳐진 유라시아 국가들과의 신화, 철학, 언어의 유사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홍익인간과 천지인의 선순환 태극 사상으로 양극화되어 가는 세상에 새로운 철학적 대안을 제공해 보자. 인문학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공유된 가치를 형성하고 상호 발전하는 창조 인문학으로 창조경제의 성장동력이다.
  • [사설] ‘수사 중 폭행’ 무신경 인권후진국 자초하나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의 독직폭행(瀆職暴行) 사건이 매년 800여건 접수되고 있지만 가해 공무원이 검찰에 의해 기소되는 사례는 0.1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독직폭행 접수 건수도 최근 4년간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독직폭행이란 수사기관이 직권을 남용해 형사 피의자에게 폭행이나 가혹 행위를 하거나 체포·감금하는 것을 말한다. 피의자 인권침해와 관행적인 강압수사가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서기호 정의당 의원이 법무부에서 받은 ‘독직폭행·가혹행위 사건 접수·처분 현황’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 7월까지 전국 18개 지검에 접수된 관련 사건은 모두 3341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가해 공무원을 수사해 재판에 넘긴 사례는 0.15%인 5건에 그쳤다. 하루 평균 2~3건씩 독직 폭행 사건이 접수되지만 실제 기소된 사건은 한 해에 1건 정도라는 얘기다. 나머지는 고소·고발이 잘못됐거나 불기소가 명백하다는 이유로 수사도 하지 않고 각하하거나 증거가 없다며 ‘혐의 없음’으로 처리했다. 일부 무리한 사건 접수가 있었다 치더라도 2012년 기준 전체 범죄 기소율 40.1%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 수사기관끼리 팔은 안으로 굽고 가재는 게편이라는 식으로 사건을 처리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독직폭행·가혹행위 접수 건수는 2011년 792건, 2012년 904건, 2013년 1028건, 올 들어 7월까지 617건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법무부가 피의자 인권을 보호하겠다며 2004년 이후 10년간 예산 252억원을 들여 전국 조사실 837곳에 영상 녹화시설을 설치했지만 수사기관의 제 식구 감싸기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영상 녹화시설 이용률도 10.2% 선에 그쳐 강압수사 관행을 개선하려는 수사기관의 의지가 얼마나 박약한지 가늠케 한다. 인권은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다. 아무리 극형에 처할 중죄인이라도 인권은 보호하는 게 문명국의 자부심이며 민주사회의 기본 가치라 할 수 있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죄의 유무를 따져야 할 수사기관이 밀실에서 피의자에게 폭행을 서슴지 않고 이를 같은 수사기관끼리 감싸고 도는 현실은 전 근대적인 인권 후진국의 민낯에 다름 아니다. 법무부는 인권유린의 수사행태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수사기관의 영상 녹화 활용도를 의무적으로 높이고 독직폭행 사건은 전담 수사반을 꾸려 엄정하고 객관적으로 처리하도록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마땅하다.
  • [오늘의 눈] 자유 없는 ‘창조 경제’ 누굴 탓하나/이두걸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자유 없는 ‘창조 경제’ 누굴 탓하나/이두걸 경제부 기자

    시간은 곧잘 기억의 상당 부분을 망각의 동굴에 가두곤 한다. 하지만 2년 전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가 야심 차게 내걸었던 구호가 경제민주화와 더불어 창조경제였다는 걸 기억하는 이들은 아직 상당하다. 경제민주화의 구호는 메아리조차 사라진 지 오래다. 창조경제는 정부 부처의 이름이나 각종 대책의 문건 구석에서나 명맥을 유지하는 형편이다. 창조는 ‘기존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만드는 행위’를 뜻한다. 인류가 먹이사슬의 맨 꼭대기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창조의 힘 덕분이었다. 인류가 창조를 통해 본격적으로 문명을 꽃피운 것은 18세기 후반 산업혁명을 거친 뒤로부터다. 산업혁명은 시민혁명과 정확히 궤를 같이한다. 시민혁명이 일어난 영국과 프랑스, 미국 등이 19세기 이후 자본주의의 발전을 이끈 것은 우연이 아니다. 시민혁명을 통해 자유가 보장된 뒤에야 누구나 신분이나 절대 왕권 등에 구애받지 않고 창조를 바탕으로 한 경제 활동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창조의 힘은 최근 들어 더욱 중시되고 있다. 통섭이나 융합, 선도형 등 우리 경제의 대안을 설명할 때 사용되는 단어들은 모두 자유에 빚지고 있다. 특히 경제뿐 아니라 전 사회적인 영역에서 일종의 ‘공기’ 역할을 하는 인터넷은 자유가 극대화된 영역이다. 다양성과 개방성, 그리고 접근성이라는 인터넷의 특징은 정보 생산자나 소비자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아예 성립될 수 없다.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 역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인터넷에 기대고 있다. 그런 면에서 박근혜 정부는 기실 창조경제에 대한 이해가 빈약하다. 창조경제의 핵심인 인터넷에서 발언의 자유를 끊임없이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사이버 명예훼손’ 수사를 강화하고 카카오톡 메신저의 압수 수색까지 벌였다. 다음카카오 측은 올 상반기까지 정부에 147건의 감청 요청을 집행했다. 구호만 앞서던 창조경제가 갈팡질팡하는 건 큰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가진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시장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개념이 부족한 한 사람에 의해 사회가 휘둘리는 것은 지금의 가장 큰 비극이다. 전근대적 ‘개인’과 근대적 사회의 충돌에 따른 피해는 우리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탓이다. 요즘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개헌론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렇다고 다음카카오 측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뒤늦게 고객 정보 보호책을 내놨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정부를 겨냥해 소송을 걸거나 ‘정부가 계속 실수하고 있다’고 일갈하는 미국 기업들의 ‘상식’도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다. 얼마 전 텔레그램을 스마트폰에 내려받았다. 요즘 카카오톡 대신 많은 이들이 ‘사이버 망명’의 대안으로 선택하는 외국 모바일 메신저다. 친구 목록에 낯익은 얼굴들이 보인다. 기업인들은 물론 중앙부처 관료들도 눈에 띈다. ‘국산 카톡 대신 외국산 텔레그램을 쓰는 건 국익에 반하는 일’(새누리당 대변인)이라 한다. 그러면 텔레그램을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이들은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 할까. douzirl@seoul.co.kr
  • [글로벌 시대] 문자, 문자생태계, 문명/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전 주 그리스 태국 대사

    [글로벌 시대] 문자, 문자생태계, 문명/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전 주 그리스 태국 대사

    올해 제568회 한글날은 전 세계적으로 문자 생태계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한글을 세계와 소통하는 학문어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각 민족은 문자로 자신들의 영혼을 적는다’ 는 말이 있듯이 인류 문명의 뿌리는 문자에서 시작된다. 문자와 문명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소수의 강대국 언어가 독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여러 문자로 구성된 문자 생태계를 압도하고 있는 엄중한 현실은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면서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현재 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는 6000여개이며 그 중 3000여개는 금세기 내에 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한 언어를 기록하는 상징체계인 문자의 종 또한 계속 소멸하고 있어 존재하는 문자군은 약 100여개이며 이들 중 약 30여개만이 주로 상용되고 있다고 한다. 제주어는 유네스코 분류기준으로 소멸 바로 직전단계에 와 있다고 한다. 고작 70세 이상 제주인 1만명 정도가 이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세대 간 계승이 중단됐다고 한다. 제주어가 처한 상황은 사람에게 생명이 있듯이 언어에도 생명이 있고 이를 유지해나가는 데 인간의 관심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선언문 제5조는 “모든 이는 자신이 선택한 언어로 특히 모국어로 자신의 작품을 창조하고 보급할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문자의 다양성을 지키는 노력이야말로 문화 다양성을 보호하고 신장시키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현대 지식·정보사회에서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소수 강대국 언어는 지구 상의 많은 문자를 치열한 생존경쟁의 바다에 빠뜨리고 있다. 문자 생태계가 보존되려면 세계 각 민족 고유의 문자들을 구하기 위한 ‘노아의 방주’가 필요하다. 문자가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문어로 뒷받침돼야 한다. 학문어로 발전하지 못하면 섬에 갇힌 언어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전 세계 언어 가운데 학술 서적 발간 및 논문 발표 등 학문어로 인정받을 수 있는 언어는 15개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일본에는 과학자들이 평생 모국어로 전문분야 연구를 하고 논문을 일본어로 발표함으로써 깊이 있는 연구활동과 세계와 학문적 소통을 넓혀나가는 연구환경이 조성돼 있다. 일본이 올해까지 과학분야에서 1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한글의 학문어로서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언어권별 지식 직거래를 점차 확대해나가야 하겠다. 15세기 르네상스를 계기로 유럽 각국이 중세 라틴어의 독보적 영향에서 벗어나 자국 문자로 학문을 융성시킨 결과 유럽 문명이 세계를 상대로 꽃피울 수 있었다. 그리스인들의 자국어 사랑은 각별하다. 유럽 각국 언어와 학문의 뿌리를 제공했다는 자부심이 오늘날까지도 그리스어가 학문어로서 세계와 끊임없이 호흡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주고 있다. 각 민족이 각각의 문자로 활발한 학술활동을 함으로써 건강한 문자 생태계를 조성해 문화다양성 유지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제적 관심을 환기하는 리더십이 요구되는 때다. 마침 세계문자연구소 주최로 ‘세계문자심포지아 2014’ 국제학술대회가 ‘문자생태계, 그 100년 후를 읽는다’라는 주제로 이달 말 서울에서 열린다. 이번 심포지아가 세계 각국의 문자 간 공존을 통해 다양성 속의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 첫 걸음이 되고 한글이 세계 속에서 더 큰 역할을 할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중국 문화대혁명이 남긴 생생한 상처

    중국 문화대혁명이 남긴 생생한 상처

    인간농장/류짜이푸 지음/송종서 옮김/글항아리/382쪽/1만 8000원 그가 기억하고 분류하는 다양한 인간의 유형이 있다. 거개가 유쾌하지 않은 것들이다. 돼지 같은 인간, 돼지만도 못한 인간, 영혼 없이 육체만 있는 인간, 꼭두각시 인간, 틀에 박힌 인간, 여기저기 눈치 보는 양서 인간, 잔인한 인간, 어리석은 인간, 늑대 같은 인간……. 중국 현대사가 남긴 생채기가 너무 깊은 탓이다. 중국의 비판적 지식인 류짜이푸(73)는 톈안먼 사건에 연루돼 1989년 중국을 떠난 뒤 20년이 넘도록 홍콩과 미국을 오가며 지내왔다. 중국 대륙에서 들려오는 자신에 대한 비판은 ‘쥐들이 비판하고 갉아먹는 소리’ 정도로 치부하며 더 이상 귀에 들리지도 않는다며 일축한다. 냉소와 조롱 속에서도 직접 몸으로 겪었던 혼돈의 역사에 대한 기억은 강렬하다 못해 집요한 비판으로 남는다. 류짜이푸가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긴 시간이 흘렀건만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1960년대 대약진운동과 대기근, 문화대혁명, 톈안먼 사태 등 중국이 거쳐온 일련의 현대사의 흔적은 너무도 깊고 강렬하다. 집단의 가치를 강조했던 대약진운동 시절과 공교롭게 겹쳤던 대기근 등은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역설적으로, 극단적인 개인주의가 판치는 부조리의 시기이기도 했다. 또한 ‘불과’ 10년의 문화대혁명은 인간성이 부정되고, 인간관계가 파괴되는 경험, 상식과 합리가 아닌 집단의 광기가 사회의 지배가치가 됐던 시절이었다. 문화대혁명은 단순히 ‘그땐 그랬지’쯤의 기억이 아니라 지금껏 여전히 개인의 잠재의식을 지배하고, 가슴속 깊은 곳에서 개인의 행위를 규정하는 무형의 기준점이 되고 있다. 현대 중국 사회를 이해하는 핵심 열쇳말 중 하나다. 잡문을 모아놓은 책이다. 저자 스스로 ‘서정적이지도 않고, 서사적이지도 않은, 문명 비판과 국민성 비판의 메시지가 들어 있는, 그러면서도 가볍고 짓궂은 글들을 골라낸 산문집’이라고 규정지었다. 글 곳곳에 비판과 냉소, 풍자는 물론 독기 어린 직설적 표현들이 가시지 않는 이유다. 지식인의 눈에 비친 중국공산당의 좌우경 편향은 그저 우스꽝스러울 따름이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대한 기억들이 여전히 생생한 탓이다. 그렇다고 책이 여기에 머물지만은 않는다. 몽테뉴, 슈테판 츠바이크 등 서구 지식인들에 대한 단상도 함께 펼쳐진다. 사회와 조우하는 인간의 본성이 어떻게 변형되며, 궁극적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모색이기도 하다. 중국현대사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없이 읽으면 약간 생뚱맞을 수도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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