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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번째 꿈 접은 손학규 “이제 무엇을 하는지 봐 달라”

    5·9 대선 후보를 뽑는 국민의당 경선에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졌다. 2007년부터 세 차례 시도했던 대권 도전이 모두 무위로 돌아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손학규의 역할’은 남았다. 손 전 대표 스스로 “이제 제가 무엇이 되는지 보지 말고, 무엇을 하는지 보아 달라. 다시 꿈을 꾸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경선 마지막 날인 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다. 손 전 대표는 두 번 칩거했었다. 2008년 총선에서 패한 뒤 강원도 춘천에서, 2015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패배 뒤 전남 강진에서다. 첫 칩거 이후 손 전 대표는 ‘저녁이 있는 삶’이란 불세출의 슬로건을 제안해 작지 않은 울림을 줬다. 두 번째 칩거 뒤 지난해 10월 정계 복귀 이후부터는 줄곧 “7공화국을 열겠다”고 외쳤다. 그가 그린 7공화국은 어떤 나라일까. 손 전 대표는 “재벌과 검찰 등 모든 특권을 철폐하고 국민주권 시대를 여는 나라, 제왕적 대통령의 패권을 철폐하고 협치에 의한 정치적 안정을 만든 나라, 안보위기를 극복하고 평화체제를 이룩해 번영과 통일을 약속받는 나라, 동아시아 신문명을 일굴 저력을 지닌 나라”라고 했다. 7공화국의 전제조건인 개헌이 당장 이뤄지지 않더라도 국회에서든 행정부에서든 손 전 대표의 몫이 생길 여지가 크다. 어느 당이 집권해도 여소야대가 불가피한 정치 환경에서 연정의 고리로 손 전 대표만 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이날 손 전 대표는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한 뒤, 정치 경력으로는 한참 후배인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해 “대통령이 되어 국민을 편안하게 해 달라”고 축원했다. 연설이 끝난 뒤 지지자들은 30분 넘게 “손학규”를 연호하면서 항상 타인에게 따뜻했고 파벌을 만들지 않았던 그의 정치를 되돌아봤다. 대전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인류지적재산 보관하는 ‘최후의 날 저장고’ 오픈

    인류지적재산 보관하는 ‘최후의 날 저장고’ 오픈

    지난 2008년 북극에서 1000km 떨어진 지구 상에서 가장 척박한 영구동토층에 특별한 창고가 문을 열었다.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 스피츠베르겐 섬, 산 속 깊은 갱도 속에 완공된 창고의 이름은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 일명 ‘최후의 날 저장고’(doomsday vault)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기후변화나 핵전쟁으로 인류에게 대재앙이 닥쳐도 후손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각종 씨앗을 저장하는 곳이다. UN 산하 세계작물다양성재단의 주도로 만들어진 이곳은 현재 120개국 이상의 정부, 연구소, 개인 등이 이용 중이며 보관 중인 식물 종자는 총 42만종, 82만 5000개의 씨앗 샘플이 있다. 한마디로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는 ‘현대판 노아의 방주’인 셈. 최근 미국 ABC뉴스 등 해외언론은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가 위치한 같은 산 속에 두 번째 최후의 날 저장소가 문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이 저장소는 씨앗이 아닌 인류가 만든 지적재산을 보관하는 곳으로 이름은 북극세계보관소(Arctic World Archive)다. 흥미로운 점은 책, 서류, 각종 데이터 등을 특별히 고안된 아날로그 필름에 담는다는 사실로 500~1000년은 안전하게 보관된다는 것이 프로젝트를 추진한 회사 피키(Piql)의 설명. 피키 측은 "핵전쟁은 물론 각종 사이버 공격으로부터도 안전하게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다"면서 "보관 대상은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와 비디오 콘텐츠"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북극세계보관소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오픈했으며 첫 참여 국가는 브라질과 멕시코다. 브라질은 헌법과 역사 기록 등을, 멕시코도 아즈텍 문명 등 중요한 역사기록을 이곳에 보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하! 우주] 명왕성 지나간 뉴호라이즌스호의 ‘네버엔딩 탐험기’

    [아하! 우주] 명왕성 지나간 뉴호라이즌스호의 ‘네버엔딩 탐험기’

    지구에서 57억 km 떨어진 곳, 지구에서 보내는 지시가 광속으로 날아가도 5시간 20분이 걸리는 그곳에 '인류의 피조물'이 연장 근무 중이다.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가 새 목표지점까지 정확히 절반을 날아가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명왕성에서 7억 8000만 km 떨어진 곳을 시속 5만 1500km로 날고있는 뉴호라이즌스호의 새 목표지는 미지의 영역인 카이퍼 벨트(Kuiper Belt·태양계 끝자락에 수많은 천체가 도넛 모양으로 밀집해 있는 지역)에 위치한 소행성 '2014 MU69'다. 명왕성에서 약 16억 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2014 MU69는 지름 48km의 작은 크기로 카이퍼 벨트에 위치한 속성상 태양계 탄생 초기 물질로 이루어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호라이즌스호가 예정대로 차질없이 날아가면 오는 2019년 1월 2014 MU69를 근접 통과한다. 명왕성이 행성에서 퇴출되기 직전인 지난 2006년 1월 명왕성을 향해 발사된 뉴호라이즌스호는 이듬해 목성을 근접비행했다. 명왕성 가기도 바쁜 뉴호라이즌스호가 목성에 들린 이유는 ‘공짜’로 가속을 얻기 위해서다. 실제 초속 16km 속도로 날아가던 뉴호라이즌스호는 목성을 근접비행(Fly by)하면서 속도를 초속 16km에서 초속 23km로 끌어올렸다. 근접비행은 천체의 중력을 이용해 공짜로 가속을 얻는 비행방식으로, 이렇게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 덕에 뉴호라이즌스호는 3년을 단축해 지난 2015년 7월 14일 명왕성을 근접 통과했다. 성공적으로 명왕성 탐사를 완수한 이후에도 쌩쌩했던 뉴호라이즌스호는 2014 MU69를 탐사하라는 새로운 미션을 부여받았다. 곧 연장 근무에 들어간 것으로 뉴호라이즌스호 덕에 NASA의 관련 프로젝트 과학자들의 업무도 4년 더 연장돼 소중한 일자리를 지켰다. 뉴호라이즌스호 프로젝트 수석 연구원 알란 스턴 박사는 "2014 MU69 탐사를 위한 환상적인 절반의 여정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면서 "인류 문명 역사상 가장 먼 세상을 근접비행하는 기록을 세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김일수의 樂山樂水] 정의와 시간의 문제

    [김일수의 樂山樂水] 정의와 시간의 문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고통의 바다에 가라앉고 세월호는 떠올라 뭍으로 나왔다.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갖가지 진실공방은 결국 사법적 정의의 문제로 귀결될 것이다. 세월호를 둘러싼 진실공방도 사법과 정의의 문제로 돌아갈 것이다. 일반적으로 법에서 정의가 충족되지 않으면 사회는 불안한 항해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법적 책임을 따지고 그 책임에 상응한 제재를 논하는 자리에서 내놓은 어떤 사법적 결론이 보통 사람들의 정의감을 만족시켜 주지 못하면 사회적 불화는 커지고 통합도 좌초될 공산이 크다.그런데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난제가 있다. 때에 맞는 정의와 때에 맞지 않는 정의의 문제이다. 흔히들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서 진실과 정의, 형평과 공정을 중요시하는 사법절차에서도 간혹 재판의 신속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탄핵재판에서도 당사자들과 재판부 사이에서 일방 당사자의 지연전술이냐 의도를 가진 재판부의 졸속 진행이냐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을 수 있다. 사법 정의는 신속한 절차 속에서 신선할 수 있고, 신선할수록 그 향기가 더욱 높다는 것은 이미 오래된 법언이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증인들의 기억력도 생생한 맛을 잃어버릴 수 있어 오판의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사자의 방어권을 위축시킬 정도로, 미리 정해 놓은 시간표에 짜 맞추려는 재판 태도는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고 당사자의 정의감에 상처를 줘 승복효과를 저감시킬 수 있다. 탄핵재판에서 재판장과 일부 재판관의 임기 만료를 고려해 재판부가 선고 일을 미리 예단하고 서두르는 인상을 준 것은 일부러 지연작전을 쓰는 것 같은 인상을 준 일방 당사자 측의 모습 못지않게 결코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었다. 너무 늦은 정의의 범주에 넣을 일들이 우리 주위엔 실제 다양하기도 하고 또한 너무 많다. 선거사범들의 교묘한 지연술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이산가족들의 교류와 서신 왕래, 생사 확인 등은 사실 촌음을 아껴 서둘러야 할 과제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정한을 풀어내는 노력도 그 밑에 시간과의 싸움이 가로놓여 있다. 그 밖에도 고령사회의 출현과 출산율 저하, 청년실업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의 필요를 채우는 사회정의의 실현도 때를 놓치면 안 될 사회적 난제들이다. 때를 놓친 정의 못지않게 너무 섣부른 정의실현 요구도 큰 문제이다. 너무 늦은 정의가 정의 구실을 제대로 못하듯 너무 이른 정의도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나 법치주의가 내면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사회일수록 정의에 대한 목마름이 큰 반면 그것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절차를 생략하거나 무시하고 조급하게 결실을 거두려고 하는 경향이 현저하다. 여기에 권력의 간계가 개입하거나 군중들을 광장으로 불러 모아 민의를 대신해 인민재판이나 중세의 마녀재판 같은 폭력적 지배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성급하게 앞질러 가려는 정의 요구에 대해 스스로 절제하도록 더 큰 경종을 울려야 한다. 지체된 정의보다 섣부른 정의 요구가 진정한 정의의 실현에 더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에 출두하는 피의자들을 포토라인에 세우고 대답하기 힘든 질문 세례를 퍼붓는 광경은 체제의 적을 탄압하던 전체주의국가에서나 봄직한 구시대적인 현상처럼 보인다.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경계선에 서서 피의자와 여론전을 벌이는 수 싸움을 하는 광경도 문명국가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다. 재판 중인 사건을 놓고 여론재판을 펴는 정당의 일상화된 모습들, 아우성과 혐오적인 피켓을 들고 광장에 모여 사법기관들을 농락하려드는 모습은 민주공화국을 입에 담는 시민문화의 모습일 수 없다. 대선 고지를 향해 뛰는 낯익은 얼굴들조차 거기에 끼어 있었다는 게 부끄럽게 느껴지는 현실의 단면이다. 재판이 개시되기도 전에 양형을 따지고 사면 운운하는 일부 언론의 문제 제기도 정의를 앞질러가려는 조급성의 표현이 아닐까 한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압해도/서효인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압해도/서효인

    압해도/서효인 아침에 이모부가 누운 채 돌아가셨다는 소식 있었다. 섬에는 다리가 놓였고 바다를 누르던 앞발도 서럽게 단단하던 갯벌도 천천히 몸을 돌리던 철선도 사라진다. 영구차가 다리를 건넌다. 섬사람이 없는 섬에서 연기가 올라온다. 바다가 다리 밑에서 조용한 원을 그리고 있었다. 이모부는 배 농장을 하던 땅과 놀던 땅 모두를 농협 조합장 선거에 갈아 넣었다. 이모부는 즙처럼 누워 쓸쓸히 편했고 압해는 바다를 꽉 누르고 있다는 뜻이다. 이모는 꽉 눌린 생물이 되어 압, 압, 울음을 찾는다. 웃는 것일지도. 그녀의 표정이 바다를 압도하고 있다. “압해는 바다를 꽉 누르고 있다는 뜻이다”라는 구절 때문에 저녁을 전부 뿌연 하늘을 바다 삼아 바라보는 데 써 버린 날이 있다. 저 새삼스런 문장이 무심하게 시 속에 들어왔을 때, 섬 속을 맴돌던 길과 그 위를 빙빙 돌던 삶이 마치 바닷물이 그리는 조용한 원처럼 머물다가 어느 날 놓인 다리를 따라 연기처럼 죽음처럼 흘러나가는 풍경이 보이는 것이다. 사람을, 삶을, 슬픔과 쓸쓸함을 저 섬으로부터 꽉 눌러 짜냈던 것은 무엇일까? 시간일 수도 있고 운명일 수도 있으며 시쳇말로 문명과 자본과 발전의 이기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도 꽉 누르기 위해 섬 양쪽에 자신의 엄지를 올려놓고서는 가까이 견주는 자의 젖은 눈빛이 봄 햇살 속에는 있는 것만 같았다. 이 고통스런 세계를 관장하는 자가 알 수 없는 언어로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그 회한조차 아예 없다면 도대체 우리는 생의 어디쯤에서 분노를 쉴 수 있겠는가. 신용목 시인
  • [길섶에서] 분신(分身)/이경형 주필

    서울 인사동의 한 갤러리에 들렀다. 화폭은 산맥, 오솔길, 계곡, 숲, 들꽃, 밤하늘의 은하수, 메밀꽃밭으로 둘러싸인 외딴집 등 강원 산간 풍경들로 가득했다. 유화물감을 나이프로 찍어 켜켜이 쌓아 올려 캔버스 표면은 두툴두툴하기 그지없다. 작가는 “내 옆에는 늘 어린아이가 있다”고 했다. 그 아이의 얼굴은 산속 옹달샘에 어린 달님 같고, 여린 몸은 신새벽에 처음 우는 종달새의 몸짓을 닮았단다. “나는 늙어 가고 21세기 문명에 지쳐 정신 줄을 놓고 있는데, 아이는 나의 손을 끌고 별을 헤며 오솔길을 걷는다”고 했다. 작업의 영감을 그의 분신에게서 얻는다. 일상의 삶이 답답할 때, 나의 분신은 여행을 한다. 군불 땐 뜨끈뜨끈한 고택 온돌방에 누워 옛 선비의 미학을 더듬어 본다. “시를 짓는 것(詩法)은 차가운 샘물에 비견된다. 돌에 부딪히면 흐느껴 울부짖고, 못에 고이면 거울처럼 비치더라.” 조선 초기 학자 김시습이 관서 지방을 방랑할 때, 후학과 문답을 하면서 한 말이다. ‘시법’은 곧 글을 쓰는 것이 아닌가. 분신이라도 잠깐 여행을 하고 나면 머리가 맑아진다. 이경형 주필 khlee@seoul.co.kr
  • [금요 포커스] 4차 산업혁명의 빛과 그림자/김진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금요 포커스] 4차 산업혁명의 빛과 그림자/김진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한때 세계 경제의 우등생이었던 한국은 지금 생산가능 인구, 소비, 고용, 투자가 모두 감소하는 4대 절벽에 직면해 있다고 전문가들이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희망의 빛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한국 경제를 리셋할 수 있는 절호의 계기라고 말할 수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 로봇공학,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3D프린팅, 나노바이오공학 등 10개 안팎의 기반기술과 여기서 파생되는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e커머스, 스마트 팩토리 등 수많은 상품·서비스로 구성되어 있다. 세계는 디지털 과학기술이라는 거대한 제4의 물결을 타고 산업과 사회 전체의 시스템이 급속히 변화되고 물질 중심 문명에서 무형의 데이터 중심 문명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제 제4차 산업혁명은 이론이 아닌 전략의 문제가 됐다. 우리도 제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 인공지능, 가상·증강현실, 자율주행자동차, 경량소재, 스마트시티 등 5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삶의 질 향상에 연계된 정밀의료, 신약, 탄소자원화 등 기술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다보스 포럼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제4차 산업혁명 적응도에서 전 세계 139개 중 25위로 평가되고 있다. 1위는 스위스, 2위는 싱가포르이고, 일본은 12위다. 정책결정자들이 전통적인 사고에 붙잡히거나 단기적 문제에 매몰되지 말고 미래를 만들어 가는 긴 안목의 전략적 사고로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 과감하면서도 정교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혁신과 파괴라는 두 얼굴을 지니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공공의 이익이 아닌 특정집단의 이익을 위해 악용될 수 있고, 기계가 인간노동을 대체함에 따라 노동시장의 붕괴, 기술수준 차이에 따른 임금격차 확대, 중산층 축소로 인한 빈부격차 심화 등이 초래될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는 사회갈등과 불안을 증폭하고 폭력성 범죄, 첨단과학기술을 악용한 조직범죄가 증가될 수 있다. 이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2010년부터 사이버 범죄 등 첨단범죄의 흐름에 대응해 과학기술을 활용한 형사사법 제도의 선진화방안 연구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지능형 로봇 및 자율주행 자동차의 형사책임 문제와 인공지능 기술 활용방안, 범죄데이터를 분석해 범죄발생을 예측하는 시스템, 정확한 인과관계를 계산할 수 있는 수사지원 로봇, 피의자 신문을 보조하는 서비스 로봇 등이 다 연구 대상이다. 앞으론 재판 단계에서 증거조사에 포렌식 기법을 활용하고, 교정단계에서 순찰 로봇과 수용자처우 서비스 로봇 등이 도입될 수 있다. IBM사 왓슨과 같은 지능이 탑재된 로봇을 수용자들의 진료업무에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목소리나 얼굴인식 기능이 적용된 드론 등을 활용하여 보호관찰을 시행할 때 인권보호에 더 친화적일 수 있다. 빛이 밝으면 그림자도 짙어지기 마련이다. 제4차 산업혁명이 인류에게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세상을 선물해 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있는가 하면 인간의 자유의사가 경시되고 사생활이 침해되는 촘촘한 감시망 속의 디스토피아적 미래가 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2015년 유엔재래식무기협약회의에서는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자동화 병기로봇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2040년경에는 범죄를 자행하는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 범죄자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레이 커즈와일은 기술이 인간지능을 초월하는 순간인 특이점(singularity)이 2045년에 온다고 예견한 바 있다. 이에 관해 스티븐 호킹도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인공지능은 끊임없이 인간의 뇌를 모사한다. 인간의 감성까지 보유하거나 인간을 해치는 기술로 진화하기 전에 이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향후 기술의 발전을 활용하되 기술의 부작용은 억제할 수 있도록 형사정책분야의 대응이 더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까닭이다.
  • 찰스 다윈 ‘종의 기원’ 자필 원고 ‘한 쪽’ 경매 나와

    찰스 다윈 ‘종의 기원’ 자필 원고 ‘한 쪽’ 경매 나와

    과학계는 물론 종교적,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킨 역사적인 명저의 한 페이지가 경매에 나온다.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LA타임스는 찰스 다윈의 저작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의 자필 원고가 경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지난 1859년 11월 다윈이 직접 쓴 이 원고는 '종의 기원'의 한 페이지로, 아래에는 그의 서명이 적혀있다. 당시 초판 원고를 책으로 엮은 편집자의 요청으로 특별히 다윈의 사인을 한 페이지에 남긴 것이다. 영국의 생물학자인 다윈(1809~1882)은 20대 시절 남아메리카·남태평양의 여러 섬과 오스트레일리아 등을 5년 간 항해하며 진화론의 기초를 세웠다. 이같은 탐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쓴 명저가 바로 ‘종의 기원'으로 인류 문명사에 대변혁을 몰고 올만큼 파장은 컸다. 곧 당시 세상을 지배하던 창조론을 부정하고 진화론의 화두를 던진 것. 경매 주관사인 LA 경매회사 ‘네이트 디 샌더스’ 측은 "페이지에는 접힌 흔적이 있으며 세월 탓에 일부 변색됐지만 상태는 매우 좋은 편"이라면서 "굵은체로 씌여진 다윈의 서명이 눈길을 끈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에는 생물 다양성에 대한 다윈의 관심과 과학자로서, 동식물 연구가로서의 그의 신념이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경매는 30일 부터 시작되며 경매 시작가는 무려 67만 5000달러(7억 5000만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현장 행정] 마포, 페이스 오프

    [현장 행정] 마포, 페이스 오프

    청둥오리(왼쪽)는 서울 마포구를 상징하는 공식 휘장(브랜드)의 소재였다. 1960년대까지 난초와 지초가 무성했던 난지도에 청둥오리가 많았던 점에서 착안해 1995년 만든 휘장인 덕분이다. 자연섬이었던 난지도는 1970~1990년대 서울의 온갖 폐기물로 산을 이룬 ‘쓰레기섬’이었다. 그러나 2002 한일월드컵의 성지인 상암 월드컵경기장이 들어서면서 한 해 651만명의 외국인 관광객(2015년 기준)이 찾는 서울의 대표 관광지로 변신했다. 도시는 역동적으로 변했지만 휘장 속에는 여전히 쓰레기섬 난지도를 연상시키는 청둥오리가 한가롭게 떠 있었다. 이를 극복하고자 마포구가 생동감 있고 창의적인 도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알리고자 20년 만에 새 도시 브랜드와 슬로건을 내놨다.28일 마포구에 따르면 구는 최근 새 도시 브랜드인 ‘MAPO’와 슬로건 ‘my mapo’(오른쪽)를 공개하고 휘장 교체 작업을 하고 있다. 새 브랜드는 마포구의 영문명에 디자인을 입혀 만들었다. 각 글자가 선으로 이어져 도시와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많은 외국인이 우리 지역을 찾지만 ‘마포’라는 지명 대신 ‘홍대’라는 이름으로 인식해 왔다”면서 “이번 브랜드 교체로 외국인도 지역명을 쉽게 기억하고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새 도시 브랜드는 디자인 개발업체와 구민 등의 공모를 받아 선호도 조사를 통해 선정했다.도시 브랜드와 함께 만든 새 슬로건 ‘my Mapo’는 서울시의 슬로건인 ‘I.SEOUL.U’처럼 조금씩 변형해 가며 다양하게 활용할 방침이다. 예컨대 건강·보건 관련 구정을 알릴 때는 건강을 뜻하는 영단어 ‘health’를 넣어 ‘my health Mapo’로 바꿔 사용하는 식이다. 구 관계자는 “슬로건 등은 확장성 있게 만드는 게 요즘 트렌드”라면서 “‘make it possible mapo’(마포에서라면 무엇이든지 가능하다) 등의 후보작과 경합했지만 ‘my mapo’가 활용 가능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구는 올해부터 구청사를 비롯해 동청사, 보건소 등 주요 관공서에 설치된 휘장부터 교체하고 다른 소모품은 순차적으로 바꿔 갈 계획이다. 또 관광객 유치를 위한 상품 디자인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박 구청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만 기억하지 않고 마포를 인식하도록 해야 국제적 관광지로서 정체성을 세울 수 있다”면서 “지역 인지도를 높일 다양한 노력을 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올 여름 출시…‘원작 흥행’ 이어갈까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올 여름 출시…‘원작 흥행’ 이어갈까

    1998년 출시된 후 우리나라에서 ‘국민게임’이라 불릴 만큼 유명했던 스타크래프트가 발매 19년 만에 그래픽을 대폭 개선한 초고화질판으로 새롭게 등장한다. 스타크래프트 개발사인 미국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마이크 모하임 최고경영자(CEO)는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올 여름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버전을 발매한다”고 밝혔다. 리마스터 버전은 1998년에 출시된 원작의 플레이는 유지하면서 그래픽을 초고화질(UHD)급으로 매끈하게 다듬고, 극장 영화처럼 탁 트인 시야의 ‘와이드 스크린’ 화면 비율로의 전환 기능도 지원한다. 기존 스타크래프트의 사용자 계정이 연동돼 예전 팬들도 손쉽게 리마스터 버전을 즐길 수 있다. 더불어 한국어를 포함한 13개 언어를 지원한다. 한국어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가 영어로 국내에 먼저 소개됐던 만큼, 유닛 이름을 포함한 익숙한 명칭은 영문명을 그대로 옮기는 방식으로 번역됐다. 모하임 CEO는 “한국의 스타크래프트 사용자 커뮤니티의 의견을 토대로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고, 조작키 등 기존 게임의 본질적인 구조는 최대한 보존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지금껏 1만 5000원에 팔렸던 기존 스타크래프트는 오는 31일부터는 누구나 다운로드할 수 있는 1.18패치 형태의 무료 소프트웨어(SW)로 전환된다. 리마스터판은 올해 여름 ‘SW 업그레이드’ 상품 형태로 발매된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판매가 등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스타크래프트는 발매된 지 19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국내 PC방 게임 중 점유율 10위권에 들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때문에 블리자드의 리마스터판 발매는 충성도 높은 원작 고객을 발판 삼아 신작 못지않은 흥행 돌풍을 다시 일으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스타크래프트는 지금도 e스포츠 대회에서의 인기 종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은 스타크래프트의 최대 시장이다. 2007년 기준으로 이 게임의 전 세계 판매고 950만여장 중 약 절반(450만여장)이 국내에서 팔렸다. 블리자드 측은 리마스터판의 e스포츠 행사 계획에 관해서는 “당장 밝힐 내용이 없다”고 언급을 피했다. 앞서 블리자드는 2010년 후속작인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를 한국에 발매했지만, 이 작품은 원작의 인기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흥행에 실패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철수·손학규·박주선 국민의당 합동연설회 들어보니

    안철수·손학규·박주선 국민의당 합동연설회 들어보니

    국민의당 대선 주자들이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광주·전남·제주 곳곳에 설치된 29개 투표소에서 국민의당 대선 후보 선출 현장투표가 진행됐다. 선거인단을 사전등록하지 않은 경선으로 신분증을 지참하고 투표소를 방문한 누구나 간단한 신원확인 뒤 투표에 임할 수 있다. 신원확인부터 투표까지 1~2분이 소요된다. 국민의당이 5만여명의 투표 참여를 사전 예상한 가운데 이날 오후 3시까지 4만 5056명이 투표에 참여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합동연설회 연단에 오른 순서대로 박주선, 손학규, 안철수 후보의 연설을 요약했다.    ◆ 기호 2번 박주선 “호남 중심 대연합 이루겠다”호남의 자존심을 걸고 ‘호남 중심 정권’을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역사상 평화적 정권교체를 만들어낸 광주·호남의 자부심과 긍지가 여기에 살아 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DJP연합이란 상상할 수 없었던 대연합으로 정권교체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호남은 대통령을 배출한 다음 15년째 침묵 중입니다. 15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을 계승할 줄 알고 지지율 2%였던 노무현 후보를 밀어줬습니다. 호남의 결심은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참여정부는 호남 결심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호남이 아닌 ‘부산 정권’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청와대 권력은 박주선에게도 칼 끝을 들이밀어 죄 없는 죄를 만들어 구속이란 모진 시련을 주었지만, (그 정권도) 박주선은 어떻게 하지 못했습니다. 그 정치보복의 중심, (민주)당을 깬 중심에 청와대 권력 2인자였던 문재인 후보가 있었습니다. 호남탄압의 책임자인 문재인 후보가 호남표를 달라고 합니다. 전두환에게 받은 표창장을 들고 표를 달라는 것은 호남을 능멸하는 것입니다. 호남을 들러리로 세워 이용하려는 문재인 후보를 여러분과 함께 단호히 반대합니다. 호남의 역사는 스스로 써야 합니다. 호남 가치의 화신인 박주선이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세계 역사를 함께 쓸 사람, 차기 대통령이 될 사람이라고 (저를) 극찬해 줬습니다. 호남 중심 야권 대연합을 이루겠습니다. 제게는 꿈이 있습니다. 개천에서 용 나는 나라, 내 자식이 취직 걱정 않을 나라, 정직한 사람이 희망 가진 세상,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나라, 정치보복이 없는 나라, 안전한 나라. (이런 세상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생각하는 세상이 아닐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국민의당이 집권 비전을 못보여줘 호남이 기울고 있습니다. 호남 중심 대연합에 반대하는 분도 있습니다. 2002년 노무현 무명인사가 대통령이 되도록 선택했던 호남의 지혜, 이변, 돌풍으로 국민의당 집권의 계기를 만들어 주십시오.   ◆ 기호 3번 손학규 “저녁이 있는 삶의 새로운 나라 만들겠다”손학규가 민주주의 성지 광주에 다시 섰습니다. 대선 승리로 진짜 정권교체를 이루겠습니다. 5·18 광주정신으로 기득권·특권·반칙으로 가득찬 패권정치를 끝장 내겠습니다. 김대중 정신으로 국민 모두 함께 잘사는 개혁정치를 이뤄내겠습니다. 차별받고 소외받는 사람이 없는 나라, 차별받고 소외받는 지역이 없는 나라, 모두가 똑같은 사람 대접을 받는 나라, 저녁이 있는 삶의 새로운 나라 7공화국을 만들겠습니다. 세월호가 떠올랐습니다. 부정, 비리, 부패, 기성세대의 나태와 책임회피가 떠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나라 부끄러움의 상징이 떠올랐습니다. 세월호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나라는 나라도 아니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지난 겨울 국민은 “이게 나라냐” 외치며 기득권과 패권 세력의 나라를 갈아 엎자고 외쳤습니다. 함께 잘 사는 정의로운 나라, 일하고 싶은 사람 누구나 일하는 사람, 아이낳고 사는게 행복한 나라, 노후가 편안한 나라, 어렵고 힘든 사라에게도 똑같은 기회가 주어지고 국민 모두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새로운 나라인 제 7 공화국을 열어 가겠습니다. 전쟁 위협없이 남북한이 교류하는 평호의 땅, 한반도에서 동아시아의 새로운 문명이 꽃피는 7공화국을 열어 가겠습니다. 박근혜 사태를 보며 우리는 대통령은 평범한 시민의 삶을 살아본 사람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저는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서민의 평범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민주화 요구가 거셀 때 박정희 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목숨을 걸었습니다. 민생 요구할 때 경기도지사로 4년간 74만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복지를 요구할 때 민주당 대표로 보편적 복지·경제민주화 정책을 당 정강정책으로 만들어 맞섰습니다. 통합 요구할 때 두 번이나 야권 대통합 이뤄 분열과 증오 정치 끝장내려고 했습니다. IMF 국난 사태가 준비된 선장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불렀듯 다시 국난을 맞은 지금 준비된 선장, 손학규가 나섰습니다. 호남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써주십시오. 호남이 시작하면 역사가 됩니다.   ◆ 기호 1번 안철수 “3당 구도·여소야대 만든 저력 믿어달라”세월호가 인양됐습니다. 3년이나 걸렸습니다. 이게 나라입니까.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 슬픔을 잊지 않고, 제대로 된 국가를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안철수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대신할 수 없는 미래, 안철수가 하겠습니다. 문재인을 꺾고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광주·전남·제주에서 첫 관문을 힘차게 열어 주십시오. 호남은 지난 총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국민의당을 세워줬습니다. 민주당에서 호남당이라고 비아냥거릴 때 국민의당 깃발을 들고 새누리당 확장을 막아냈습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180~200석을 할 것이라며 국민의당을 분열세력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 안철수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더 강력하게 도전했습니다. 결국 새누리당 과반이 무너지고 결국 해체됐습니다. 3당 체제를 만든 당, 여소야대 구도를 만든 당은 어느 당입니까. 광주·전남·전북·서울·대구·인천·경기·경북에서 (국민의당이) 민주당을 꺾었습니다. 지금까지 도전해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결코 포기한 적이 없었습니다. 문재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가 누굽니까. 바로 저, 안철수입니다. 정권교체는 이미 확정됐습니다. (호남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할 필요 없습니다. 마음에 드는 후보를 선택하면 더 좋은 정권교체가 됩니다. 수구가 아니라 개혁을 선택해야 합니다. 기득권이 아니라 혁신을,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선택해야 합니다. 다시는 이 나라를 패권주의 세력이 맡길 수 없습니다. 문재인은 이제 와서 호남에 대한 인사·예산차별을 인정했습니다. 지난 총선 때 표를 얻기 위해 했던 정계은퇴 약속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선거 때만 호남의 지지를 얻으려는 사람을 뽑아서는 안됩니다. 한 번 속으면 실수지만, 두 번 속으면 바보입니다. 이 나라를 이끄는 이도, 정치를 이끄는 이도 오직 국민입니다. 정치인에 의한 공학적 연대는 이미 시효가 지났습니다. 승리, 개혁, 통합, 미래를 생각하면 저, 안철수입니다. 광주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광주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네브라 스카이디스크, 청동기 인류의 천문지식

    [이광식의 천문학+] 네브라 스카이디스크, 청동기 인류의 천문지식

    3000~4000년 전쯤, 막 석기시대에서 벗어나 청동으로 칼과 창을 만들어 싸우고 사냥하던 선사시대 사람들은 과연 우주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했을까? 이들의 우주관을 설핏 보여주는 놀라운 유물이 ​지난 1999년 독일 중부의 한 촌락에서 발굴되었다. 천체가 묘사된 청동 원반으로, 지름 약 30cm에 두께가 중앙으로부터 4.5mm에서 1.5mm로 점점 얇아지는 형태이며, 무게는 2.2kg이다. 원래의 색은 가지색인 갈색이었으나 지금은 녹이 슬어 청록색 녹청으로 덮여 있다. 원반 표면에는 금으로 된 상징물들이 박혀 있는데, 이들은 태양 또는 보름달, 초승달 그리고 별들(플레이아데스로 보이는 별들도 있음)로 해석된다. -선사시대 사람들의 우주관 담은 유물 원반은 2점의 청동 검, 2점의 도끼, 2점의 나선형 팔찌, 그리고 1점의 청동 끌과 함께 매장되어 있었는데, 신에게 바쳐진 것이었다. 인류 최초의 천문반이라 할 수 있는 이 유물이 발견된 곳은 독일 중부 작센안할트주 네브라 시 인근인 미텔베르크라는 아주 깡촌에 속하는 시골이다. 그래서 원반의 이름이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Nebra Sky Disc), 또는 네브라 하늘원반이라 붙여졌다. 이 세기적인 발굴에는 역시 범죄자들의 도움이 컸다. 흔히 보물 사냥꾼으로 불리는 이 도굴꾼들은 하늘원반을 손에 넣은 후 이를 처분하기 위해 한 대학교수에게 접근했는데, 교수는 너무나 엄청난 물건임을 한눈에 알아보고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도굴꾼들이 호텔 바에서 교수를 만나 진품을 보여줄 때 교수의 신호를 받고 경찰이 덮쳐 세기적인 발굴품이 무사히 환수되었다. 그러나 처음에는 혹시 모조품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샀지만, 정밀한 조사 결과 2005년 기준으로 약 3600년 전에 만들어진 진품으로 밝혀졌다. 문자기록이 없었던 시기에 제작된 네브라 하늘원반은 천문현상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것으로는 전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고고학 분야 이외에 천문학이나 종교사 연구에 있어서도 매우 귀중한 발굴 유물이다. 이 하늘원반에 표현된 것에는 천체현상에 대해 선사시대 사람들이 가졌던 놀라운 지식이 반영되어 있는데, 최근까지 선사시대 인류가 그러한 능력을 갖추었다고 믿었던 사람은 없었다. 천체에 관한 고대인들의 초기 지식과 관측 능력, 그리고 우주관을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유물이라는 점에서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는 더없이 귀중한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지닌 20세기 최대의 발굴품이라 할 수 있다.​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에 표현된 것들 네브라 하늘원반에 표현된 것들은 대략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하늘원반에는 32개의 금 동그라미를 비롯해, 역시 금으로 된 커다란 원형 접시와 초승달 모양의 문양이 붙어 있다. 원형 접시는 해를 표현한 듯하고, 초승달 문양은 모양이 말해주듯 초승달이거나 월식이 진행 중인 달을 나타낸 듯하다. 조그만 금 동그라미는 별로 보이는데, 특히. 동그라미 7개가 오종종 모여 있는 것은 플레이아데스(좀생이별)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둘째, 후대에 와서 덧붙여진 것들이 있는데, 지평선을 나타낸 가장자리의 두 원호다. 금의 성분이 다른 것이 그 같은 사실을 말해준다. 두 원호를 붙인 자리를 만들기 위해 왼쪽의 별 하나는 중앙으로 옮겨졌고, 오른쪽에 있던 별 두 개는 원호로 덮어씌워져서 지금은 별이 30개만 남아 있다. 두 개의 원호는 지평선(horizon band)을 나타낸 것으로, 호의 양끝에서 원반의 중심으로 선을 그어보면 각도가 82도가 되는데, 이는 북위 51도에 있는 미텔베르크의 하지와 동지 때 일몰 위치의 각도 차이를 가리킨다. ​이것은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를 만든 사람이 선진 문명으로부터 단순히 데이터를 베낀 게 아니라 측정법 자체를 들여와 자기 고장에서 직접 측정했다는 뜻이며, 이 원반이 수입품이 아닌 중부 유럽의 토속품이라는 증거다. 또한 원반의 둥근 접시를 보름달이 아니라 해로 보는 것은 바로 일몰 각도 차이 때문이다. 셋째, 마지막 첨가물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아래에 보이는 작은 원호로, '태양 배(sun boat)'를 상징한다. 역시 금의 성분이 다르다. 이 태양 배는 명백히 이집트에서 건너온 것으로, 고대 이집트 통치자였던 파라오들은 사망 후 태양 배가 자신들을 지하세계로 데려다 준다고 믿어 태양 배를 만들어 무덤에 함께 묻기도 했다. 청동기 시대에 지식의 유통이 벌써 널리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넷째, 이 천문반이 만들어져 부장품으로 묻힐 때 원반 가장자리를 빙 둘러서 지름 3mm 가량의 구멍들이 40개 가량 뚫려 있었다. 이것은 일년을 대략 40주기로 나눈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원반이 휴대용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농사짓기를 위해 만든 실용적인 도구였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마지막 다섯째, 하늘원반을 만든 재료 문제인데, 원반 자체를 이루고 있는 구리는 오스트리아 알프스 산맥에서 채취한 것이며, 금은 영국 잉글랜드 콘월 반도에서 나온 것이다. 청동기 시대 주석이 국제무역으로 유통되고 있었지만, 이 중부 독일의 깡촌에까지 영국과 오스트리아 지방의 출산물이 들어온 것을 보면 이미 청동기 시대에 유럽 전역을 아우르는 광범한 교역망이 이루져 있었음을 보여준다. -대체 불가능한 '오파츠'-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 발굴의 역사를 살펴보면 장소나 제조법 등의 측면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유물들이 더러 나타나는 사례들이 있는데, 이런 유물들을 통칭해서 '오파츠'(Oopats·Out-Of-Place ARTifactS)라고 부른다. 곧,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유물'이라는 뜻이다. 기자의 피라미드와 영국 솔즈베리의 스톤헨지도 건축 방법이 확실치 않기 때문에 오파츠라고 할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는 작은 유물을 가리킬 때 주로 사용한다.​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는 이런 의미에서 확실히 오파츠에 속한다. 이보다도 디테일 면에서 훨씬 처지게 천문현상을 도식적으로 나타낸 것도 100년 뒤에야 고대 이집트에서 나타난다. 그리고 이런 천문현상을 문자로 표현한 것을 보려면 1000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게다가 다른 문명권이 해와 달, 별을 신화적인 소재로 다루고 있을 때, 네브라 청동기인들은 천문현상을 다 현실적인 실체로 보고 태양, 달, 별자리 모두를 통합적으로 표현했던 것이다. 청동기인들의 우주관이 대단히 현실적이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어쨌든 기원전 1600년, 문자도 없던 선사시대에 이런 천문반이 대륙의 오지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가 대체 불가능한 유물이라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들 때문이다.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는 2013년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고, 현재는 독일 작센안할트주 할레에 있는 주립선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독일을 여행하는 기회가 된다면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 순례를 권하고 싶다. 3600년 전 청동기 인류의 우주관이 당신을 반가이 맞아줄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고든 정의 TECH+] ‘하수 오물’로 달리는 차 나올까?

    [고든 정의 TECH+] ‘하수 오물’로 달리는 차 나올까?

    영화 '매드맥스3'(1985년)은 폐허가 된 지구가 배경입니다. 에너지가 고갈된 미래에서 인류의 생활 수준은 문명 시대 이전으로 돌아갔지만, 그래도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아낸 이들도 있습니다. 영화의 무대인 바터 타운(Barter Town)의 지하에는 돼지 배설물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이용해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설이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이를 장악하기 위한 권력투쟁을 묘사하고 있는데, 에너지를 지배하는 자가 권력을 차지하는 구조는 지금도 와 닿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행히 이 영화가 개봉한 뒤 한 세대가 흘렀지만, 에너지는 여전히 충분해서 매드맥스 같은 상황은 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기후 변화 문제와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요구가 배설물 메탄가스 에너지를 현실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미 하수처리에서 나오는 오물을 이용해서 메탄가스를 생산하고 이를 연료로 발전하는 바이오 에너지 발전은 몇몇 국가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가 바이오 메탄가스를 친환경 차량 연료로 사용하려는 시도가 유럽에서 진행 중입니다. 스페인의 자동차 메이커인 세아트(SEAT)와 하수처리 전문 기업인 아퀼리아(Aquilia)는 하수를 이용한 메탄가스로 압축천연가스(CNG·Compressed Natural Gas)를 만들고 이를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라이프 메타-모포시스(Life Metha-Morphosis) 프로젝트는 배설물, 오물, 농업 폐기물을 원료로 메탄가스를 만들고 이를 다시 압축천연가스 형태로 연료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CNG는 국내에서는 버스에 주로 탑재되지만, 안전성만 확보되면 자동차 연료로 사용해도 문제없습니다. 세아트는 프로토타입 자동차의 주행 테스트를 12만km 정도 진행한 상태입니다. 인간의 배설물이 포함된 하수를 이용해서 메탄가스를 생산하는 것은 엄브렐라(UMBRELLA)라는 시스템이 담당합니다. 엄브렐라는 혐기성 환경에서 미생물을 이용해서 유기물을 메탄가스로 분해하는 바이오리액터와 생산된 메탄가스에서 질소 등 다른 성분을 제거하고 순수한 메탄가스로 만들어 압축천연가스와 비슷한 성분으로 만드는 장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퀼리아에 따르면 하루 1만㎥의 하수를 이용해서 1,000㎥의 메탄가스를 만들 수 있으며 이는 150대의 차를 하루 100km 주행하는데 충분한 에너지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바이오 메탄가스의 공급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농업 및 축산 폐기물을 이용한 메탄가스 생산 역시 동시에 개발 중입니다. 이를 담당하는 것은 메타그로(METHAGRO)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보다 훨씬 세련된 방식으로 돼지나 소의 배설물도 메탄가스 생산에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죠. 다행히 인류는 영화에서 묘사된 것처럼 모든 것이 고갈돼서가 아니라 지구의 자원을 더 현명하게 사용하기 위해 바이오 연료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이 모인다면 영화보다 행복한 미래가 가능할지 모릅니다. 물론 지금 우리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더 노력한다는 전제하에서 말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경북교육청, ‘문명고 연구학교 효력정지’ 결정 불복…항고

    경북교육청, ‘문명고 연구학교 효력정지’ 결정 불복…항고

    경북도교육청이 경산 문명고등학교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처분에 대한 법원의 효력정지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다. 대구지법은 경북교육청이 소송대리인을 통해 항고장을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항고를 받아들일지는 대구고법 재판부가 판단한다. 지난 17일 대구지법 제1행정부(손현찬 부장판사)는 문명고 신입생 학부모 2명이 제기한 연구학교 지정처분 효력정지 신청과 관련해 본안 소송 격인 ‘연구학교 지정처분 취소소송’ 판결 확정일까지 지정처분 효력과 후속 절차 집행을 정지하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국회에서 국정교과서 폐기 여부를 논의하는 등 앞으로 적용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문명고 학생은 국정교과서로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현실적인 피해가 발생한다”며 “국정교과서로 학생이 수업을 받는 것은 최종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경험으로 결코 회복할 수 있는 손해가 아니다”고 판시했다. 학부모들은 연구학교 지정 과정 절차에 중대한 위법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명고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가 일사부재의 원칙을 위반한 점, 교원 동의율 80% 기준을 지키지 않은 점, 연구학교 신청서에 교장 직인이 누락된 점 등이다. 이에 대해 경북도교육청은 학교운영위 심의 등 교내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문명고를 연구학교로 지정했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은경의 유레카] 인수 공통 전염병 연구가 중요한 이유

    [이은경의 유레카] 인수 공통 전염병 연구가 중요한 이유

    해가 바뀌었지만 닭과 오리의 수난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16일 전남 해남과 충북 음성에서 처음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이후 2017년 들어 잠잠하다가 이달 들어 다시 발생하면서 예방을 위한 살처분이 뒤따랐다.AI 바이러스는 오랫동안 야생 조류, 특히 철 따라 이동하는 오리류를 숙주로 삼았다. AI 바이러스는 오리 창자에서 증식한 뒤 오리와 함께 이동하고 배설물 형태로 배출되어 다른 숙주로 옮겨가고 증식한다. 오리류는 바이러스를 보균한 상태여도 발병하지 않기 때문에 AI 바이러스와는 오랫동안 공존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된 조용한 숙주’로 불렸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AI가 야생조류에서 가금류로, 가금류에서 사람으로, 다시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충격을 주었다. 1996년 AI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H5N1이 닭에 전염되었고 1997년에는 사람이 이에 감염되어 죽었다. 2004년에는 닭을 통해 AI에 감염된 딸과 그 딸을 통해 감염된 엄마가 죽었다. AI 바이러스는 아주 짧은 기간에 새와 사람이라는 전혀 다른 종의 장벽을 넘은 것이다. AI는 왜 최근에야 문제가 되었으며 조류 인플루엔자라는 이름과 달리 사람에게 전염될까? 첫째, AI 바이러스의 탁월한 변이 능력 때문이다. AI 바이러스는 새로운 숙주를 만나면 재빨리 변이가 출현하여 계속 증식할 수 있다. 오리류가 주된 숙주였던 시기에는 이 능력이 별 필요 없었다. 둘째, 사람들이 만든 환경과 생태 변화 때문에 AI 바이러스에게 변이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더 많아지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에서 급속한 도시화가 일어났고 생활환경이 변했다. 특히 도시 외곽의 슬럼 지역에는 농가에서 키우는 닭과 오리, 도시민들에 값싸게 가축을 공급하기 위한 공장식 사육장, 인근 습지와 하천에 날아든 야생 조류가 뒤섞였다. 게다가 하수 시설도 부족했다. 그 때문에 야생 조류의 배설물에 노출되었던 닭과 오리와 사람들의 접촉이 빈번해지게 된 것이다. AI 바이러스에게는 새로운 숙주로 건너갈 경로가 열린 셈이다. AI 바이러스는 곧 새로운 숙주에서 증식 가능한 형태로 변형되었다. AI 바이러스에게는 증식이 가능한 영토가 확장되었다. 가금류와 사람에게는 면역체계를 무기력하게 만들 수 있는 무서운 전염병이 하나 더 생겼다는 의미다. AI가 사람과 동물이 함께 걸리는 인수(人獸) 공통 전염병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문명사에서 영향을 끼쳤던 대규모 전염병들은 현대 사회에서는 더이상 큰 문제가 아니다. 페스트, 천연두, 콜레라 등은 이제 그 이름도 생소할 정도다. 의학 발전, 보건 위생 증진, 영양 개선 덕분이다. 그러나 세계는 대규모 전염병의 두려움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메르스, AI 같은 새로운 전염병이 나타날 때마다 현대 의학은 무기력했다. 새로운 대규모 전염병의 대다수는 인수공통 전염병이다. 인수공통 전염병은 인류가 동물을 가축으로 이용하면서 접촉이 증가한 이래 계속 생겨나고 있다. 일본뇌염, 광견병, 결핵, 사스 등이 이에 속한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심각한 위협도 이들 최근에 나타난 인수공통 전염병이다. 사람들의 이동과 생태계의 이질적인 요소들 간의 접촉은 어느 때보다 빈번해졌다. 비행기가 없었다면 메르스 바이러스가 한국까지 이동하는 데 훨씬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변이에 능한 병원체들은 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여 사람과 가축을 새로운 숙주로 삼았다. 반면 고등생물인 숙주의 면역체계 변이 능력은 그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에 큰 피해가 발생한다. 바이러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사람과 가축의 변이 능력을 보완할 길은 결국 연구개발(R&D) 밖에 없다. 바이러스의 변이를 우리가 막을 수 없다면, 변종 바이러스에 맞설 ‘방패’라도 서둘러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인수공통 전염병 연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 [생태 돋보기] 인간세와 생물다양성, 함께 살아가자

    [생태 돋보기] 인간세와 생물다양성, 함께 살아가자

    인간은 지구에 어떤 존재일까. 1700년대 산업혁명 이후 인간 문명이 급격히 발달했고 1900년대 화학공학의 발전과 녹색혁명으로 풍요를 누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풍요의 숨겨진 이면을 보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인간이 풍요를 누리는 동안 함께 살아가야 할 많은 생물들이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던 것이다. ‘인간세’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이제 지구는 자연에 의해 조절되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에 의해 변화하고 있다는 뜻에서다. 우리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가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지난 50년간 인간에 의한 생물다양성의 감소는 그 가속도가 점점 붙고 있다. 큰입베스와 뉴트리아같이 우리 땅에서 전에 살지 않던 생물들의 인위적 도입으로 인한 환경교란은 매우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안정된 환경에서 생물다양성의 변화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 그러나 인간에 의한 생태경관의 변화는 때로 급격하게 완전히 생소한 모습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 연구에 의하면 인간은 많게는 육지의 50%를 변화시켰고, 전 지구의 생산량 40%를 소비하고 있다. 숲을 베어내고 농경지를 만들거나 인간의 서식지를 확장하는 것은 반대로 그들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일일 것이다. 목축과 농사는 일부 식물만 자라게 하는데 이것은 연쇄적으로 다른 생물의 다양성을 크게 떨어트린다. 도시화는 경향이 다른데, 생물다양성이 낮아지기도 하지만 인간이 만든 서식처를 좋아하는 바퀴벌레, 개미 등 생물들이 들어와 도리어 생물다양성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 열대 숲의 나무를 베어낸 것이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은 브라질의 아마존 정글과 인도네시아의 보르네오에서 다르게 나타났다. 이유는 보르네오에서는 훼손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벌목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코스타리카는 정책적으로 농업의 강도를 낮췄다. 그 결과 농경지에 서식하는 새가 숲의 수준에 이르게 됐다. 유엔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생물다양성의 복원을 위해 국제적인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야외 생태조사, 장기생태연구와 더불어 도시 내 생물다양성 복원과 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과 연구 결과를 보면 생물다양성을 자연적으로 높이는 것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공존을 이야기한다. 공존은 잘 보이지 않더라도, 서로 살을 맞대고 살지 않더라도, 각자 살아갈 수 있도록 그냥 놔두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우리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 보자.
  • [와우! 과학] 세계에서 가장 튼튼한 심장을 가진 민족은?

    [와우! 과학] 세계에서 가장 튼튼한 심장을 가진 민족은?

    세계에서 가장 튼튼하고 건강한 심장을 가진 민족은 어디일까?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BBC등 해외언론은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심장을 가진 민족’이 발견됐다는 흥미로운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미국 롱비치 메모리얼 메디컬센터의 연구로 드러난 세상에서 강한 심장을 가진 주인공은 아마존 원주민인 츠메인(Tsimane)족. 수천 년을 아마존강 상류 볼리비아에 터를 잡은 이들은 놀랍게도 지금도 수렵기문화를 그대로 간직하고 살고 있다. 현재는 약 1만 6000명의 츠메인족이 현대문명을 등지고 살고 있어 학자들에는 그야말로 연구할 것이 많은 타임캡슐인 셈이다. 특히 이들은 현대인들이 숙명처럼 앓고 있는 심혈관질환 발병과 비만율이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츠메인족 705명을 대상으로 연구에 들어가 실제 10명 중 9명은 어떤 심장질환도 유발하지 않을 만큼 깨끗한 동맥혈관을 가진 것을 확인했다. 이를 현대인과 비교하면 50대 중반의 미국인이 츠메인족의 80세와 비슷한 수준. 이같은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연구팀은 현대인과 츠메인족 간의 생활 방식을 비교했다. 먼저 수렵과 채집, 농경을 하는 츠메인족은 대부분의 식사를 쌀과 옥수수, 바나나의 일종인 플랜테인으로 해결했다. 여기에 야생돼지, 카피바라(남미산 설치류) 등 고기가 식사에 차지하는 비율은 17%, 피라냐와 메기 등 생선은 7%에 달했다. 이를 다시 미국인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드러난다. 츠메인족은 칼로리 섭취량의 72%를 탄수화물에서 얻는 반면 미국인은 52%에 불과했다. 또한 츠메인족은 포화지방 섭취률이 미국인에 비해 훨씬 적었으며 주로 살코기를 먹는 것으로 드러났다. 두 민족 간의 식단만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츠메인족 남자는 하루 1만 7000보(여성은 1만 6000보)를 걸었으며 60대 이상도 1만 5000보에 달해 현대인과 비교해 육체적인 활동이 훨씬 더 많은 것이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그레고리 토마스 박사는 "츠메인족 705명을 대상으로 CT 스캔등 다양한 조사를 한 결과, 45세 시기에는 심혈관 질환 판단 기준이 되는 관상동맥 석회화 점수(CAC)가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이에 반해 미국인은 같은 나이대에 이미 25%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츠메인족의 생활방식을 그대로 현대인에게 적용하는 것은 어렵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문명고 교장 “시위하면 정책도 폐지한단 생각, 어디서 근거하나 의문”

    문명고 교장 “시위하면 정책도 폐지한단 생각, 어디서 근거하나 의문”

    역사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으로 논란을 빚었던 경산 문명고 교장이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김태동 문명고 교장은 지난 17일 ‘민주주의의 실종’이라는 글에서 “대한민국은 지금 2500년전 아테네시대로 돌아간 듯하다”며 “학부모와 재야단체가, 촛불과 태극기에서 배운 대로, 시위를 하면 법에 따라서 교장이 이미 결정한 정책도 폐지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런 생각이 어디에 근거하는 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회와 시위는 시민들의 여론의 형성하는 장이며 표현하는 것이 기능”이라면서도 “여론은 국회가 입법활동에 참고하는 역할은 하지만, 여론이 곧 법인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교장은 “기분 나쁜 사람이라고 여러 사람이 몰려와 손가락질하면 감옥으로 보내버리고, 불쌍하다고 여러 사람이 몰려와 항의하면 출옥한다면 이런 것을 무법천지라고 한다”며 “불안하다. 우리 중에 누가 군중의 몰매를 맞아 억울한 일을 당할지도 모르는 사회 말이다”라고 국정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처분 효력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에 대한 유감의 뜻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이어 그는 “문명고등학교의 역사 국정교과서 연구학교지정 취소를 위해 시위하시는 일부 학부모와 재야단체의 수고로움도 걱정이지만, 진정 걱정스러운 것은 계속되는 시위장면이 언론의 관심거리가 되어서 학생들이 즐겁지가 않을까 봐 가슴 아프다”며 “학생과 학부모 재야단체 모두가 진정으로 민주주의가 법치 사회임을 깨닫고 시위는 의사 표현이고 계속 시위만 하는 것은 억지를 쓰는 것이며, 민주주의의 편리하고 좋은 방법인 법적인 소송이나 국회의 입법이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꼭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두물머리에 흐르는 ‘인간 다산’의 향기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두물머리에 흐르는 ‘인간 다산’의 향기

    다산 정약용(그림·1762~1836)은 강진 유배 10년째를 맞은 1810년 두 아들 학연과 학유에게 당부하는 말을 적어 보낸다. 부인 홍씨가 보내온 치마를 자른 천에 가르침을 적은 ‘하피첩’(霞?帖)이다. 자식들을 곁에서 이끌어 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두 아들은 그동안 28세, 25세로 장성했고 장손 대림도 태어났다.‘하피첩’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서첩에 쓰인 비단에는 바느질 흔적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한다. 3첩 가운데 한 첩은 모두 비단을 썼지만, 나머지는 비단과 종이를 섞어 썼다. 두 첩에 을(乙)과 정(丁)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으니 애초 4첩이었다는 것이다. 조선은 태종 17년(1417) 전라도의 도강(道康)현과 탐진(耽津)현을 통합했다. 강진(康津)이라는 땅이름은 짐작처럼 두 현에서 한 글자씩 따온 것이다. 그럼에도 치소(治所)가 자리잡고 있던 고을은 여전히 탐진으로 불렀다. 다산이 강진이 아니라 탐진이라고 하는 이유다. “내가 탐진에 유배 중인데, 병든 아내가 낡은 치마 다섯 폭을 부쳤다. 시집 올 때 입었던 결혼 예복이다. 홍색은 바래고 황색도 옅어져서, 서첩으로 만들기에 꼭 맞다. 재단하여 작은 첩을 만들어, 경계하는 말을 붓 가는 대로 써서 두 아들에게 물려준다.…‘하피첩’이라고 한 것은 ‘붉은 치마’(紅裙)라는 말을 숨기고 바꾼 것이다’ ‘하피첩’의 머리글이다. 하피란 어깨에 두르는 일종의 겉옷이라고 한다. 부인 홍씨가 혼인 때 입었던 치마를 보낸 것을 두고 이런저런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남편에 대한 영원한 사랑의 다짐이라는 해석이 많지만, “초심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가 담겼다는 주장도 있다. 객지에서 한눈팔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라는 것이다. 정작 다산은 그렇게 ‘깊은 뜻’을 부여하지는 않은 듯하다. 다산이 유배지에서 사제의 연을 맺은 시골 아전 황상에게 건넨 서첩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다산은 1814년 28조각의 천에 가르침을 적어 애제자에서 보냈는데 크기도, 빛이 바랜 정도도 모두 제각각이었다고 한다. 궁핍하기 이를 데 없었을 유배지의 다산은 부인의 치마, 자신의 낡은 옷자락을 잘라 종이 대신 썼던 것 같다. 빛바랜 천에 쓴 글은 사정을 이해하고도 남을 가족이나 제자에게만 보내지 않았을까 싶다. ‘하피첩’을 넘기면서 ‘서울을 떠나지 말라’는 글에 눈길이 갔다. “중국은 문명이 훌륭한 풍속을 이루어 궁벽한 시골에서도 성인이나 현인이 되는데 장애가 없지만, 우리는 도성에서 수십리만 떨어져도 인간의 법도에 눈뜨지 못한 동네”라고 했다. 그러니 벼슬이 끊어지면 바로 서울에 살 곳을 정하여 세련된 문화적 안목을 떨어뜨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다산은 자식들에게 “지금은 너희를 물러나 살게 하고 있지만, 훗날 계획은 도성 십리 안에 살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왕십리(往十里)라는 서울 동대문 밖 땅이름도 혹시 옛사람의 이런 인식과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모르겠다. 다산은 그러면서도 “고가(古家)와 세족(世族)은 저마다 상류의 명승을 점거하고 있다”며 옛 터전을 굳게 지키라고 당부했다. 마현(馬峴), 곧 마재는 다산이 태어나 살던 곳이다. 오늘날의 행정구역으로는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두물머리에서 합류한 한강이 마재에 이르면 다시 용인과 광주에서 흘러드는 소내와 만난다. 소내 혹은 우천(牛川)은 이제 경안천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하다. 마재에서 육로로는 도성까지 하루가 넘지만, 뱃길로는 순식간이다. 다산의 인식처럼 ‘한다 하는 집안’들이 한강 상류에 터를 잡은 것은 이 때문이었다.마현의 지명 유래는 정약용이 ‘다산시문집‘에 자세히 적어 놓았다. 마을 어르신 사이에 임진왜란 당시 왜구들이 산천의 정기를 누르고자 쇠말(鐵馬)을 만들어 묻어 놓았고, 이후 주민들이 콩과 보리를 삶아 제사를 지내 마현이라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다산은 이런 구전이 이치에 닿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왜구가 산천의 정기를 누른 것을 알았으면 뽑아내 폐기하거나 식칼로 만들어 버리는 게 정상인데 하물며 제사를 지내느냐는 것이다. 지금 철마산(鐵馬山)은 마재 북쪽으로 20㎞도 넘게 떨어져 있다. 다산이 언급한 철마산은 멀지 않은 예빈산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팔당댐은 북쪽의 예빈산과 강 건너 남쪽의 검단산 자락을 가로질러 막은 것이다. 이웃마을에 역참(驛站)이 있어 말이 넘어다니던 고개여서 마재라 이름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다산설(說)을 따르는 것이 좋겠다.다산의 집안 시조는 고려 유민으로 조선 개국 이래 황해도 배천에 은거한 정윤종이다. 나주 정씨 집안에서 벼슬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다산의 12대조인 정자급부터인데, 이후 9대가 문과(文科)에 급제했다. 대과(大科)라는 별칭처럼 고급관리를 뽑는 시험이다. 그런데 서울을 중심으로 기반을 쌓아가던 나주 정씨는 정쟁이 치열해지면서 숙종 무렵 뿔뿔이 새로운 터전을 찾아나섰다. 정시윤이 마재에 정착한 것도 이때라고 한다. 다산은 5대조인 정시윤의 마재 정착 과정을 역시 ‘시문집’에 남겼다. ‘공은 만년에 소내 북쪽에 오래 머물러 살 곳을 찾아 초가 몇 칸을 짓고 임청정(臨淸亭)이라 이름했다. 술을 마시고 시를 지으면서 소요하고 한가히 지내며, 깨끗한 마음을 지켜 당세에 뜻을 두지 않았다’는 대목이다. ‘임청정기’(臨淸亭記)에는 ‘공은 세 아들이 있었는데, 동쪽에는 큰아들이, 서쪽에는 둘째 아들이 살고, 막내에게는 이 정자를 주었다. 유산(酉山) 아래 조그마한 집을 지어 측실에서 낳은 자제를 살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유산 아래 집은 훗날 여유당(與猶堂)으로 불리는 다산의 집이 됐고, 유산은 그의 무덤이 됐다.마재에 가 보면 다산의 설명이 무엇을 뜻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산 유적지는 오늘날 그의 위상만큼이나 매우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넓게 둘러친 담장 안에 무덤과 살던 집, 사당인 문도사(文度祠)와 다산문화관, 다산기념관이 규모 있게 배치된 모습이다. 문도는 다산의 시호(諡號)다. 다산 유적 앞에는 경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실학박물관이 보인다. 물론 한 사람을 위한 박물관은 아니지만 다산이라는 인물의 상징성 때문에 이곳에 자리잡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산유적 기행은 마을 서쪽의 마재성지(聖地)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마재 정씨 집안의 약현, 약전, 약종, 약용 4형제 가운데 약현을 제외한 3형제는 천주학에 깊이 공감했다. 정약종은 아우구스티노, 정약용은 요한이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신유박해 당시 정약종과 부인 유조이, 큰아들 철상, 작은아들 하상, 딸 정혜는 모두 참수형에 처해졌다. 정약전이 흑산도, 정약용이 강진으로 유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천주교는 정씨 형제의 생애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고, 정씨 형제는 또 한국 천주교 역사에 진한 흔적을 남겼다. 글 사진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문명고,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효력 정지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경북 경산 문명고등학교의 연구학교 지정 효력이 정지됐다. 대구지법 행정1부(부장 손현찬)는 17일 문명고 신입생 학부모 2명이 경북도교육청을 상대로 낸 연구학교 효력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본 소송인 연구학교 지정처분 취소 건의 판결 확정이 날 때까지 문명고는 국정 역사교과서를 사용할 수 없다. 재판부는 이날 “국회에서 국정교과서 폐기 여부가 논의되는 등 앞으로 적용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문명고 학생들은 이 국정교과서로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현실적인 피해가 발생한다”고 판단 이유를 밝혔다. 또 “본안 소송에서 판결 확정 때까지 그 효력을 정지시키더라도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교육청이 제기한 원고 적격성 문제와 관련해서도 “원고들은 이 학교 재학생 학부모로 자녀 학습권 및 자녀교육권의 중대한 침해를 막기 위해서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를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학부모 측 손을 들어줬다. 학부모들은 지난 2일 연구학교 지정 절차에 중대한 위법이 있다며 본안 소송과 함께 이 소송 확정판결 때까지 교과서 사용 중지를 요구하는 효력정지 신청을 냈다. 경북교육청은 ‘문명고 연구학교 지정처분 효력정지 신청 인용 결정’에 대해 이날 항고 의사를 밝혔다. 이후 본안 소송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활용의 취지와 목적을 충분히 설명해 문명고가 연구학교로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이에 교육부는 “연구학교 운영 효력이 정지된 것은 유감”이라면서 “국정 역사교과서 활용을 희망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학생 및 학부모가 혼란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서울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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