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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이스트 교수’ 지드래곤, 우주 진출? “비틀즈 이후 새 역사”

    ‘카이스트 교수’ 지드래곤, 우주 진출? “비틀즈 이후 새 역사”

    가수 지드래곤의 음악이 우주로 진출한다. 지드래곤이 초빙교수로 몸담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와 협력한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지드래곤의 소속사인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지드래곤이 카이스트 우주연구원에서 자신의 음원 및 뮤직비디오를 우주로 송출하는 ‘지드래곤 우주음원 송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날 우주로 송출되는 지드래곤의 뮤직비디오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영상 생성 AI 모델 ‘소라(Sora)’를 통해 제작된 것으로, 오픈AI의 최대 투자자이자 전략적 파트너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갤럭시코퍼레이션의 협력을 통해 탄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즈의 음악을 우주로 송출했던 미 항공우주국(NASA)의 ‘세티(SETI) 프로젝트’와 연계돼 있다고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설명했다. 외계에 살고 있는 지적 생명체의 존재를 찾아나선 세티 프로젝트를 전개했던 미 항공우주국은 창립 50주년이었던 2008년 비틀즈의 대표곡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를 북극성을 향해 송출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초빙교수이기도 한 그의 이번 시도는 우주과학과 인공지능(AI),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아우르는 ‘엔터테크’의 미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단순한 음악적 시도를 넘어 인류 문화를 우주에 영구히 보존하고 다른 문명과 소통을 시도하는 예술적 실험”이라고 자평했다.
  • 미국 션윈예술단 내한...월드클래스 공연 한국에서 만난다

    미국 션윈예술단 내한...월드클래스 공연 한국에서 만난다

    5월 대구ㆍ춘천ㆍ과천에서 8회 공연 예정...중국 아닌 뉴욕에서 제작되는 ‘미국’ 공연 미국 션윈예술단이 오는 5월 한국을 찾는다. ‘션윈(Shen Yun, 神韻)’은 높은 예술성과 고난도를 자랑하는 중국 고전무용, 동서양 악기가 결합된 독창적인 라이브 오케스트라, 눈부시게 아름다운 의상, 여기에 첨단 디지털 영상 기술로 제작된 무대 배경이 어우러져 신비롭고 환상적인 무대를 연출하는 ‘월드클래스’ 공연이다. 서유기, 삼국지 등 고대 역사와 신화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을 소재로 구성된 20여 개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의 5천 년 순수 전통문화를 무대 위에 완벽히 재현하고 있다. 미국 특허를 받은 3D 무대 배경은 광활한 몽골 초원에서 장엄하고 우아한 당나라 시대로, 흙먼지 날리는 전쟁터에서 드높은 히말라야산맥으로 무대를 무한히 확장시킨다. 관객들은 시공을 넘나들며 역사 속으로 환상적인 여행을 떠나게 된다. 션윈은 단원들의 탁월한 기량과 뛰어난 무대 연출을 인정받아 워싱턴 케네디센터, SF 오페라하우스 등을 비롯한 세계 정상급 공연장에 매년 초청받고 있으며, 특히 세계 최고의 문화센터이자 뉴욕시티발레단 전용 극장으로 사용되는 링컨센터 데이비드 코크 극장 무대에도 매년 올라 매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2025년 시즌 역시 3월 26일부터 4월 12일까지 약 20일간 펼쳐지는 공연 대부분이 매진되고 있다. 션윈은 홈그라운드인 뉴욕뿐 아니라 전 세계 공연장에서도 대부분 매진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설립 18년째인 올해에도 션윈은 동일 규모 예술단 8개가 5개 대륙, 200여 개 도시에서 700여 회 공연을 동시다발적으로 펼치며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션윈이 중국이 아닌 뉴욕에서 제작된 ‘미국’ 공연이라는 것이다. 1949년 집권한 중국 공산당은 무신론을 내세운 문화대혁명을 통해 전통 가치관과 5천 년 문명을 대규모로 말살했다. 표현과 창작의 자유가 억압되자 많은 예술가들이 해외로 이주했고, 이들은 파괴된 전통문화를 복원하겠다는 사명으로 션윈예술단을 결성했다. 그러나 션윈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영향력이 커지자 중국 공산당은 이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이에 션윈의 중국 내 공연을 불허함은 물론, 해외에서도 집요하게 공연을 방해해왔다. 공연을 음해하거나, 극장에 공연 취소 협박을 가하거나, 심지어 단원들이 타고 다니는 버스 타이어에 테러를 가하기도 했다. 한국도 이러한 방해 공작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07년부터 매년 션윈이 내한해왔지만, 중국대사관의 방해로 전국 지자체 공연장 대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지난 2016년 서울 KBS홀 공연 당시에는 중국대사관의 압력에 굴복한 KBS가 한창 광고 및 예매가 진행 중이던 공연을 취소하는 사태도 있었다. 영화 ‘아바타’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로버트 스트롬버그 미술감독은 션윈을 관람한 후 “정말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색채, 조명, 무용, 모든 것이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나다”고 호평했고, 뉴욕 공연 전문지 ‘브로드웨이 월드’도 “너무나 멋진 마법 같은 무대다. 꼭 봐야 할 공연!”이라며 극찬했다. 지난 12월 미국에서 개막한 ‘션윈 2025 월드투어’의 아시아 투어팀은 오는 5월 1일부터 10일까지 한국에서 8회의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5월 1일~3일은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5월 7일은 춘천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5월 9일~10일에는 과천 시민회관 대극장에서 내한 공연을 이어가며 티켓 예매는 션윈 예술단 공식 웹사이트에서 가능하다.
  • [열린세상] 독립운동이란 무엇인가

    [열린세상] 독립운동이란 무엇인가

    지난 3월 1일 숭의여대 음악당에서 열린 정부 공식 삼일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그런데 혹시 우리나라 독립운동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행사를 기획한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삼일운동 당시 사람들로 분장한 뮤지컬 배우들이 연이어 기미독립선언서를 낭송하는데 “남 탓을 하지 않는다”는 대목을 낭송하면서도 어쩐지 ‘남 탓을 하는’ 듯한 가락과 몸짓이었다. 행사의 전체 분위기는 울분에 차 있고 억울하며, 나아가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했다. 축가는 “친구야, 내가 위로가 되어 줄게, 내가 항상 너와 함께할게”라는 그런 노래였다. 나는 이런 퍼포먼스가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행사에 어울리는지 의심을 해 보았다. 내 마음속으로는 이상재ㆍ서재필ㆍ이승만ㆍ안창호 같은 독립운동의 창시자들이 꾸짖는 소리가 들렸다. 그분들은 암담한 순간에도 꿋꿋한 기상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개인의 자립과 자조를 부르짖고, 모두가 신한국인으로 거듭나자고 호소했다. 그러면 왜 나라가 독립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인들이 자립ㆍ자조하는 근대시민으로 거듭나야만 했던가. 그것은 전체주의 독재국가, 혹은 전제(專制) 왕정을 다시 세우는 것이 아니라 이 한반도에서 일찍이 듣지도 보지도 못한 완전히 새로운 나라, 민주공화국을 세워서 독립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우리 선조들은 당시의 조선 사람들의 모습으로는 독립할 수 없다고 보았다. 먼저 오랜 세월 조선왕국의 신민(臣民)으로 살아온 조선인들이 나라의 주인 노릇을 할 수 있는 자유시민, 신한국인으로 거듭나야만 민주공화국을 세울 수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도산 안창호 선생은 죽어도 거짓말을 하지 말자고 외쳤다. 개인이 독립해 거래도 하고 계약도 하고 약속도 지키고 책임도 져야만 한다고 가르쳤다, 다시 의문을 가져 보자. 그러면 독립운동의 창시자들은 왜 굳이 수천 년 동안 우리 조상들이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저 멀리 고대 아테네ㆍ로마의 옛 이야기에 나오는 전설이고 유럽과 미국에서 어려운 과정으로 되살려낸 민주공화국을 세우려고 했던가. 왜 불가능한 목표를 세웠던가. 그것은 한반도가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 중국, 그 심장부 베이징에 가장 가까이 존재한다는 지정학적 숙명에서 벗어나야 했기 때문이다. 그 지정학적 숙명은 원ㆍ명ㆍ청 세 왕조에 걸쳤으니 가위 ‘천 년의 굴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 ‘중화제국’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한반도의 ‘안정’은 자기 나라 국가안보의 핵심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모든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고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되는 국민개병제의 민주공화국이 돼야만 우리나라는 독립할 수 있는 것이다. 아테네만이 페르시아의 백만 대군을 물리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가 되면서 항일에 다급해 독립운동의 기본 개념이 다소 흐려지기도 했지만, 운이 좋아서 제2차 세계대전의 종결과 함께 만들어진 새로운 세계 질서 속에서 비록 반쪽이나마 민주공화국을 세우게 됐다. 민주공화국이 성공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ㆍ법률 제도적 조건도 갖추게 됐다. 그리고 지난 77년 기적의 발전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새삼 깨닫게 된다. 거대한 ‘문명의 전환’은 쉽지 않다. 한순간에 일어날 수 없다. 우리나라가 아시아의 동쪽 끝에 있으면서 해양문명을 받아들여 동서양 문명의 융합이 일어나는 곳이 됐고, 과학기술과 산업경제도 발전했지만 동시에 문화·정신적으로는 조선, 조선인으로 퇴행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벌판을 너무 빨리 달리던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잠시 말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면서 자신의 영혼이 뒤따라오기를 기다린다”고 하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우리는 너무 빨리 서구화됐고 해양문명을 받아들였고, 탈아입구(脫亞入歐)했다. 하지만 우리의 영혼이 따라오지 않으면, 그리고 독립운동이 무엇인지를 모르면 민주공화국은 위태롭다. 주대환 민주화운동동지회 의장
  • 촛불로 진압된 12·3 내란… “계엄령, 문명국가의 법제 아니다”

    촛불로 진압된 12·3 내란… “계엄령, 문명국가의 법제 아니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윤석열 파면 결정으로 지난해 12월 3일 밤에 벌어진 반헌법적 비상계엄 사태는 일단락됐다. 문화이론 전문 계간지 ‘문화/과학’ 봄호(121호)는 ‘내란, 광장정치’라는 주제의 특집을 싣고 반헌법적 12·3 비상계엄 내란과 그에 대응해 다시 등장한 촛불과 광장정치를 다각도로 분석했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상계엄 선포, 계엄 해제와 탄핵소추 후 극우의 대반격, 음모론과 증오, 법원 테러, 집권당의 폭력 선동 등 12·3 이후 일어난 일련의 사건은 우리는 어떤 사회에 살고 있었던 것인가, 민주화 이후 40년은 무엇이었나를 되돌아보게 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비상계엄 선포부터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이전까지 시간은 한국 민주주의의 구조적 취약성과 그런 취약성에서 나온 파시즘적 가능성을 그대로 보여 줬다고 꼬집었다. 그는 “계엄 주도 세력의 계획은 민주주의를 방어하는 여러 구조적 힘과 우연적 요소에 의해 실패했지만 그와 반대로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또 다른 구조적 힘과 우연적 요소에 의해 성공할 수도 있었다”고 우려를 표했다. 당연한 말 같지만 “사회 각 부문에서 민주주의와 평등을 파괴하려는 극우주의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사회적 힘들이 생겨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이재승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내란죄: 12월 3일 쿠데타의 밤’이라는 글에서 윤석열의 계엄령 선포를 쿠데타로 규정하고 이를 국가범죄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이 교수는 계엄 아래에서도 법이 중지될 수 없음을 강조하며 “윤석열의 계엄 시도는 인도에 반하는 범죄”라고 비판했다. 그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계엄령 자체는 “문명국가의 법제라고 할 수 없다”며 “인도주의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들은 헌정질서 파괴 범죄로 규정해 공소시효를 영구히 배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정신분석학적 개념으로 윤석열의 통치 권력을 분석했다. 이 교수는 예언을 주술로 오인하고 절대권력을 망상했다는 점에서 윤석열은 셰익스피어 비극의 주인공 맥베스와 유사해 보이지만, 자기 성찰 능력이 없고 개인과 가족을 넘어 비정상적인 배우자 가족관계, 보수 여당, 극우 지지자, 유튜브 알고리즘이 결합한 주술·파시즘적 가족·자본·기술 공동체 차원에서 통치 권력이 작동했다는 점에서는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이 시종일관 12·3 내란을 ‘계몽령’으로 부인하는 심리적 기저에는 자기 지지 세력에 대한 거세 공포증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 다시 켜진 촛불로 진압된 12·3 내란…“계엄법, 문명국가서는 있을 수 없는 법률”

    다시 켜진 촛불로 진압된 12·3 내란…“계엄법, 문명국가서는 있을 수 없는 법률”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윤석열 파면 결정으로 지난해 12월 3일 밤에 벌어진 반헌법적 비상계엄 내란은 일단락됐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12월 21일 서울 남쪽 남태령에서 경찰과 농민들의 대치로 나타난 소위 ‘남태령 대첩’은 사회적 약자의 저항과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올해 초 탄핵당한 윤석열의 구속을 촉구하며 은박 담요를 둘러싸고 눈이 내리는 밤을 지새운 ‘키세스 시위대’는 윤석열 구속과 정권 교체를 넘어서는 체제 전환 열망을 보여줬다. 문화이론 전문 계간지 ‘문화/과학’ 봄호(121호)는 ‘내란, 광장정치’라는 주제의 특집을 싣고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윤석열 파면 결정으로 일단락된 12·3 비상계엄 내란과 그에 대응해 다시 등장한 촛불과 광장정치를 다각도로 분석했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상계엄 선포와 군의 국회 점령, 체포조 작전과 수거 계획, 계엄 해제와 탄핵소추 후 극우의 대반격, 음모론과 증오, 법원 테러, 집권당의 폭력 선동 등 12·3 이후 일어난 일련의 사건은 지금까지 한국 사회의 현실과 역사에 대해 우리가 가져온 인식을 뒤흔들었다”며 “우리는 어떤 사회에 살고 있었던 것인가, 민주화 이후 40년은 무엇이었나를 되돌아보게 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12·3 계엄을 독재, 제노사이드, 극우, 파시즘이라는 4가지 폭력의 키워드로 살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상계엄 선포부터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이전까지 시간은 한국 민주주의의 구조적 취약성과 그런 취약성에서 나온 파시즘적 가능성을 그대로 보여줬다. 그는 “계엄 주도 세력의 계획은 민주주의를 방어하는 여러 구조적 힘과 우연적 요소에 의해 실패했지만, 그와 반대로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또 다른 구조적 힘과 우연적 요소에 의해 성공할 수도 있었다”고 우려를 표했다. 당연한 말 같지만 신 교수는 “민주주의자가 없는 민주주의, 공화주의자가 없는 공화국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독일 신학자 에른스트 트뢸치의 말을 인용하며 “사회 각 부문에서 민주주의와 평등을 파괴하려는 극우주의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사회적 힘들이 생겨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이재승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내란죄: 12월 3일 쿠데타의 밤’이라는 글에서 윤석열의 계엄령 선포를 쿠데타로 규정하고 이를 국가범죄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이 교수는 계엄 아래에서도 법이 중지될 수 없음을 강조하며, “윤석열의 계엄 시도는 인도에 반하는 범죄”라고 비판했다. 그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계엄령 자체는 “문명국가의 법제라고 할 수 없다”며 “계엄법 안에 국제관습인도법과 진실화해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 취지를 조문화해 계엄 시 금지사항을 하나의 장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인도주의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들은 헌정질서 파괴 범죄로 규정해 공소시효를 영구히 배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오인, 망상, 결핍,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부인 등 다양한 정신분석 개념을 활용해 윤석열의 통치권력을 분석했다. 이 교수는 예언을 주술로 오인하고 절대권력을 망상했다는 점에서 윤석열과 셰익스피어 비극의 주인공 맥베스와 유사해 보이지만, 자기 성찰 능력이 없고, 개인과 가족을 넘어 비정상적인 배우자 가족관계, 보수 여당, 극우 지지자, 유튜브 알고리즘이 결합한 주술-파시즘적 가족-자본-기술 공동체 차원에서 통치 권력이 작동했다는 점에서는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이 시종일관 12·3 내란을 계몽령으로 부인하는 심리적 기저에는 자기 지지세력에 대한 거세 공포증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 ‘덜 걸은 길’ 걸었다… 타히티서 그려낸 ‘미술사 흐름 바꾼 신화’[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덜 걸은 길’ 걸었다… 타히티서 그려낸 ‘미술사 흐름 바꾼 신화’[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예술가의 자기 구원적 결단증권 중개인으로 성공, 화단과 교류실직 후 “매일 그림 그린다” 기뻐해서구에 환멸감… 남태평양으로 ‘망명’“경험·깨달음만 예술적 가치”유럽 회화의 색채·원근법 구도 탈피인물도 단순화, 원시적 미의식 강조야수파·표현주의 등에 큰 영향 끼쳐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두 갈래 길 앞에서 망설이곤 한다. 하나는 익숙하고 안전한 길이며, 다른 하나는 낯설고 위험하지만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이끌지도 모를 길이다. 1891년 43세의 프랑스 화가 폴 고갱(1848~1903)도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이때 그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선택을 한다. ‘덜 걸은 길’, 즉 모험과 불확실성 속으로 뛰어들었다. 고갱의 선택은 위험하고 무모하게 보였지만 세계미술사의 흐름을 바꾸는 위대한 혁신으로 이어졌다. 고갱의 용기 있는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그의 명언을 들으며 ‘덜 걸은 길’의 흔적을 따라가 보자. 첫 번째 명언, “나는 미개인처럼 살 것이다. 물감과 붓을 가지고 인간들과는 동떨어진 채 다시 한번 나 자신에게 세례를 베풀 것이다.” 1891년 고갱은 친구와 동료 화가들을 향해 이렇게 선언하고 그해 4월 4일 마르세유 항에서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타히티로 향하는 배에 올랐다. 다섯 자녀의 아버지이며 가장이었던 그는 문명사회를 뒤로한 채 63일 동안의 험난한 항해를 거쳐야 하는 낯선 섬을 향해 출발했다. 이 떠남은 관광 목적의 여행이 아니었다. 한 예술가의 자기 구원과 예술적 재생을 위한 결단이었다. 이는 고갱의 송별회에서 프랑스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가 했던 축배사에서도 확인된다. “고갱이 하루빨리 우리 곁에 돌아오기를 기원합니다. 재능이 절정에 달했을 때 먼 남태평양의 섬으로 자발적 망명을 선택해 부활을 시도하는 이 예술가의 양심에 경의를 표합니다.” 한편으로 이 선택은 성공과 명예를 얻기 위한 전략이었다. 고갱은 타히티에서 그려질 그림들이 높은 가격에 팔려 가족을 부양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가 별거 중인 아내 메테에게 보낸 편지에는 반드시 성공을 이뤄 귀환하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다. “나는 3년 안에 이 전투에서 승리하고 돈을 벌어 무사히 돌아오겠소.” 고갱이 살아온 독특한 이력도 타히티행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그는 프랑스인 아버지와 페루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남미 페루에서 보냈다. 청년기에는 상선의 선원과 해군으로 복무하며 세계 바다를 항해하면서 다양한 문화권을 접했다. 혼혈 정체성과 다문화 경험은 그에게 이국적인 것에 대한 동경과 방랑 기질을 심어 주는 계기가 됐다. 이후에는 파리에서 증권 중개인으로 성공해 가정을 꾸리고 안락한 삶을 누렸지만 마음속에는 모험에 대한 갈망이 잠재돼 있었다. 고갱은 미술에 취미를 붙여 휴일이면 그림을 그렸고 인상주의 그룹전에도 참가할 만큼 화단과의 교류를 넓혀 갔다. 그러던 1882년 프랑스 주식시장이 붕괴하면서 그는 직장을 잃게 된다. 보통 사람이라면 절망했을 상황이지만 “이제 매일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고 기뻐하며 전업 화가의 길을 선택했다. 하지만 독학으로 늦게 입문한 고갱에게 미술계의 문턱은 높았고, 극심한 생활고에 따른 가족과의 별거는 그를 좌절로 몰고 갔다. 고갱은 자신이 속한 유럽 사회가 물질주의와 낡은 인습에 찌들어 있다고 느꼈다. 그는 파리를 “썩어 가는 바빌론”이라고 부를 정도로 서구 문명에 대한 환멸감이 깊어졌고 새롭고 순수한 예술은 원시 상태의 자연과 부족사회에서만 가능하다고 믿게 됐다. 이런 배경에서 그는 원시적 환경으로 들어가 혁신적 예술을 창조해 명성을 얻겠다는 목표를 품고 타히티로 향했던 것이다. 고갱이 타히티 체류 기간에 그린 ‘작품 1’은 그의 작품세계가 예술적 이상향이었던 남태평양에서 혁명적인 전환을 이뤄 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화면에는 두 타히티 여성이 등장하는데, 앞쪽의 여성은 전통 의상인 파레오와 티아레 꽃 장식을 착용하고 있다. 이 꽃은 현지 풍습으로 신랑감을 찾는 처녀임을 의미한다. 반면 뒤쪽의 여성은 선교사들이 타히티에 도입한 서구식 옷을 입고 있다. 토착 의상과 서구식 복장의 대비를 통해 전통과 서구 문명의 교차를 강조한 점이 주제의 혁신으로 평가된다. 고갱은 이 그림에서 유럽 회화의 사실적 색채나 원근법적 구도를 버리고 밝고 강렬한 원색을 넓게 평면화해 사용했다. 인물들의 형태도 해부학적 정확성보다 단순화된 윤곽으로 그려 원시주의 미의식을 강조했다. 원시적 주제, 색채 해방과 형태의 단순화, 평면적 색면과 장식적 구성, 상징성을 한 화면에 종합한 그의 혁신적 화풍은 이후 야수파와 표현주의로 이어지며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작품은 2014년 약 2억 3000만 달러(약 3272억원)에 거래되며 예술적 가치와 시장에서의 인기를 증명했다. 두 번째 명언, “아무도 나에게 가르쳐 준 사람이 없었다. 내가 아는 작지만 소중한 것들은 온전히 내가 길러 낸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배운 것은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족쇄였다.” 이 말은 미술의 본질이 독창성과 자율성에 있으며 직접 경험하고 깨달은 것만이 예술적 가치를 지닌다는 고갱의 생각을 담고 있다. 독창적 시도에 따르는 비판을 감수하는 용기가 예술가의 자질이라는 그의 신념은 다음 글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우리는 대가들의 모범을 따르라는 충고를 받지만 왜 그래야 하는가? 그들은 남의 모범을 따르기를 거부했기 때문에 대가의 반열에 올랐다. (…) 만일 내가 남들이 이미 한 것을 모방한다면 표절자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구현하려고 하면 저급하다는 낙인이 찍힌다. 나는 표절자보다는 저급한 사람으로 불리기를 원한다.” 스웨덴 극작가 스트린드베리가 고갱의 전시 도록 서문 요청을 거절하면서 보낸 회신은 그의 독창성을 다른 각도에서 조명하는 유명한 일화다. “선생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문명의 속박을 혐오하는 야만인이죠. 창조주를 시샘한 나머지 자기만의 작은 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거인족의 운명을 안고 태어난 사람입니다. 남들처럼 하늘을 파랗게 보지 않고 빨갛게 보기를 원하는, 무엇이든 부정하고 반항하는 사람입니다.” 스트린드베리는 고갱을 칭찬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거절의 이유를 설명하려고 했지만 역설적으로 그의 화풍이 지닌 혁신성을 정확하게 꿰뚫어 봤다. 고갱의 작품은 동시대인들에게 거부당했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온전히 스스로 길러 낸 것”으로 미술사에 길이 남았다. 그의 명언에 담긴 독창성의 추구는 ‘작품 2’에서 시각적으로 구현됐다. 이 자화상에서 고갱은 자신을 하늘에서 추방된 타락한 천사로 묘사했다. ‘타락’은 죄악의 의미가 아니라 사회가 정해 놓은 규범과 가치를 거부한 ‘영적 반역’을 의미한다. 고갱은 자신의 머리 위에 씌워진 후광을 통해 도전과 저항이 예술의 순교자에게 주어지는 영광이라고 말하고 있다. 후광은 전통적으로 성인(聖人)을, 그가 손에 쥔 뱀과 배경의 사과는 금지된 지식과 죄를 상징한다. 고갱은 성(聖)과 속(俗), 선과 악의 상반된 이중적 이미지의 결합을 통해 자신을 성인이자 이단아로 규정하며 독창적 예술세계를 창조하는 예술가라고 선언한다. 세 번째 명언, “새로운 것을 하기 위해서는 인류의 기원인 유년기로 되돌아가야 한다.” 이 말은 창조나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류 문명이 생겨나기 이전의 자연스럽고 순수한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유년기는 인간 본연의 모습, 원초적 생명력, 꾸밈없는 아름다움을 의미한다. 1895년 ‘에코 드 파리’지의 고갱 인터뷰는 인간 본성 회복과 순수성으로의 회귀가 창조의 원동력이라는 그의 예술 철학을 보여 준다. “내가 타히티로 간 것은 순수한 땅의 원시적이고 단순한 사람들에게 매료됐기 때문이다. 나는 그 땅을 다녀왔고 그곳에 되돌아갈 생각이다.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근원으로,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려는 것이다.” ‘작품 3’은 원시적인 것에서 대안적 가치를 찾으려는 그의 예술관이 집약된 걸작이다. 인류의 출생부터 죽음까지 삶의 순환을 약 4m의 화폭에 담은 이 대작은 그의 철학적 사유와 예술적 역량이 응축된 결정체다. 화면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히도록 구성됐다. 오른쪽의 아기(탄생, 유년기의 천진함)에서 시작해 중앙의 성인들(청년기의 활동, 열정, 죄)을 거쳐 왼쪽의 죽음을 앞둔 노인(노년기의 고독, 성찰)으로 이어진다. 이 그림은 제목이 말하듯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주하는 존재의 의미, 삶과 죽음이라는 근원적이며 보편적인 질문을 담고 있다. 고갱은 원시적 체험과 근원적인 관점에서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존재론적 질문에 대한 해답을 회화로 제시했다. “이 그림 한 점에 내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 작업을 끝내면 자살하겠다”고 적었을 정도로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 속에서 죽음을 예감하며 그린 유언과도 같은 작품이다. 고갱의 말년은 그가 친구 몽프레에게 보낸 편지에 “죽음 말고는 희망이 없다”고 썼을 만큼 외롭고 비참했다. 그러나 고갱이 외딴섬에서 절망과 싸우는 동안 파리의 화단에서 그의 명성은 높아지고 있었다. 그가 타히티에서 보낸 실험적 시도는 유럽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전설처럼 전해져 신화적 이미지를 형성했다. 고갱은 죽기 전 몽프레에게서 희망이 담긴 편지도 받았다. “요즘 파리에서 자네는 비범하고 위대한 화가로 평가받고 있네. 남태평양 한가운데서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독특한 괴물이라고 하네. 미술사 연감에도 실렸으니 이제 영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네.” 고갱은 타히티에서 마르키즈제도의 히바오아섬 아투오나로 이주해 마지막 3년을 보내고 1903년 55세로 그곳에서 세상을 떠났다. 우리는 익숙하고 안전한 길 대신 덜 걸은 길을 선택한 순간부터 불확실성이라는 두려움과 마주한다. 꿈과 실행 사이의 간격을 메우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고갱이 남긴 메모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나는 상상을 초월한 자부심으로 정열과 의지를 내 방식대로 작업하는 데 쏟아부었다. 자부심은 결함인가? 아니면 북돋워 줘야 할 대상인가?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우리 안에 도사린 짐승과 격투를 벌이는 것보다 위대한 일은 없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 “일반인은 죽어서도 못 나온다”는 이곳…경고 무시하고 접근, 결국

    “일반인은 죽어서도 못 나온다”는 이곳…경고 무시하고 접근, 결국

    외부와 차단된 원주민이 사는 벵골만의 한 섬을 무단으로 방문한 미국인 관광객이 경찰에 붙잡혔다. 외부인에 적대적인 이들 원주민은 과거 자신들의 거주지에 접근한 미국인 선교사를 살해하기도 했다. 4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주 출신 미하일로 폴리야코프(24)는 지난달 29일 인도 안다만 제도의 노스센티넬섬을 불법 방문, 센티넬족의 안전을 위험에 빠트린 혐의로 체포됐다. 노스센티넬섬에는 현재 센티넬족 150~200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센티넬 족은 이 섬에서 약 5만 5000여년을 살아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진 내용은 거의 없다. 센티넬족은 아직 수렵과 채집을 통해 생활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활과 석궁을 이용해 사냥하고, 해산물을 잡아서 식량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문명 발전 과정 중에는 석기시대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 당국은 센티넬족과 이들의 문화를 보호하고자 섬 반경 5㎞ 이내 외부인 접근을 막고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체포된 폴리야코프는 처음에는 노스센티넬섬에 배로 접근해 해안에 내리지 않은 채 1시간 동안 호루라기를 불어 센티넬족의 관심을 끌려고 했다. 이후 해안에 내려 ‘선물’로 준비해간 코코넛 하나와 캔 콜라 하나를 해변에 놓고 동영상을 촬영한 뒤 배로 돌아갔다. 그는 약 5분간 해변에 머무는 동안 센티넬족과 접촉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폴리야코프는 자신의 행위를 목격한 어민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폴리야코프에게서 고무보트와 휴대전화 등을 압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폴리야코프는 지난해 10월 카약을 타고 노스센티넬섬 부근을 방문하는 등 2차례 해당 해역을 찾은 것으로 드러났다. 폴리야코프는 경찰에 자신을 “스릴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미국 측은 이 사안을 놓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주민 보호활동 단체는 미국 관광객의 행동을 강력히 비판했다. 영국 인권단체 서바이벌인터내셔널의 캐럴라인 피어스 대표는 “외부인 접촉이 없는 사람들은 독감이나 홍역 같은 외부의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없어 접촉 시 절멸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제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접근이 금지된 노스센티넬섬에 외부인이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에는 미국인 선교사 존 차우(27)가 선교 목적으로 노스센티넬섬에 갔다가 화살에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주검은 아직 회수되지 않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외부인이 섬에 들어갈 수 없어 지금까지 수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 [책꽂이]

    [책꽂이]

    음악과 생명(사카모토 류이치·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황국영 옮김, 은행나무) 영화음악계의 거장이자 열정적인 환경운동가 사카모토 류이치와 일본을 대표하는 생물학자로 자리매김한 후쿠오카 신이치. 두 사람은 ‘자연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라는 주제를 20년 동안 공유하며 서로 영감을 주고받은 친밀한 사이다. 자연의 순수한 소리를 음악으로 전달하려는 뮤지션과 실험실 바깥에서 생명의 본질을 포착하는 생물학을 주창한 학자가 음악과 생명이라는 서로의 분야를 넘나들며 나눈 감각적인 대화를 책으로 기록했다. 212쪽, 1만 8000원. 법조공화국(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왜 법조인 출신이 한국 정치판을 휩쓰는 것일까. 언론학자인 저자는 법조 출신 정치인은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선거에서 낙선해도 언제든지 변호사로 돌아갈 수 있는 자유와 특권을 누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믿을 수 없는 법에 대한 공포로 인해 법을 다룰 수 있는 면허는 권력과 부를 쟁취할 수 있는 수단이 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법은 정의보다는 출세와 특권의 수단으로서 가치가 더 높았다”고 지적한다. 216쪽, 1만 6000원. 드디어 만나는 경제학 수업(앨프리드 밀·미셸 케이건 지음, 김선영 옮김, 현대지성) 20년 이상의 재무 컨설턴트 경험을 지닌 저자들이 경제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경제학의 핵심 개념을 생활 밀착형 사례와 함께 명쾌하게 설명한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부터 최신 암호화폐 과세 이슈까지 경제 뉴스를 해독하고 현명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61가지 핵심 경제 지식을 담았다. 특히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와 같은 최근 금융 위기를 분석하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예측한다. 408쪽, 1만 8800원. 세계사를 바꾼 12가지 물질(사이토 가쓰히로 지음, 김정환 옮김, 북라이프) 50년간 화학 분야를 연구해 온 저자가 시대에 맞춰 카멜레온처럼 변하고 진화하며 우리의 삶을 발전시킨 12가지 물질의 좌충우돌 변천사를 들려준다. 인간이 전분으로 생명을 이어 온 과정, 약의 발명으로 질병에서 해방된 역사, 금속이 기계 문명을 탄생시킨 혁명적 사건은 물론 현대 사회를 지탱하는 플라스틱, 미래 에너지원이 될 원자핵, 인공지능 시대를 견인할 자석 등 역사와 과학을 긴밀하게 연결해 이야기를 펼쳐 낸다. 260쪽, 1만 7500원.
  • 현생 인류의 성공적인 진화는 공유와 협력, 평등 지향성 덕분

    현생 인류의 성공적인 진화는 공유와 협력, 평등 지향성 덕분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출간 이후 과학을 바탕으로 우주, 지구, 생명, 인간의 역사를 통합적으로 설명하는 ‘빅 히스토리’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빅 히스토리에서는 인류가 지금처럼 지구 전체에 퍼져 살 수 있게 된 것을 신석기혁명, 농업혁명, 산업혁명, 과학기술의 발달 덕분이라고 보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 인류의 혁명적 움직임은 빙하시대 수렵채집민의 성취이며 이때 이미 오늘날 인류 모두가 공유하는 가치와 근거가 마련됐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인류 문명이 야만 상태에 가까운 구석기시대에서 신석기시대로 넘어오면서 농업혁명이 일어나 인류가 정착 생활을 시작하고 이후 금속 문명을 토대로 국가가 등장해 현재로 이어지고 있다는 인식은 여전히 지배적이다. 그런데 성춘택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이 책에서 과학이 아닌 고고학이라는 창을 통해 “인류 공통의 토대는 빙하시대인 후기 구석기시대 수렵채집민이 만들었다”고 말한다. 성 교수는 신석기혁명의 거의 모든 요소라고 할 수 있는 토기, 간석기, 정주, 식물 재배 모두 빙하기 끝자락 수렵채집민으로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이때야말로 동굴벽화와 비너스상으로 대표되는 예술과 상징, 현대 사회 존속의 근간인 공유, 협력, 평등 지향 등 오늘날 인류라고 정의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의 초석이 놓인 시기였고 진정한 글로벌 역사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현생 인류의 전 지구적 확산을 가능하게 한 요인을 크게 4가지로 꼽았다. 생물학적 진화, 문화적 진화, 수명 연장, 그리고 사회네트워크가 그것이다. 수렵채집민 중에는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들과도 무리를 구성하고 혼인 관계를 맺기도 했는데 이런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건강했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사회네트워크 형성 행동은 진화론에서 이야기하는 ‘안정된 전략’으로 자리잡고 일반적 양상으로 정착하면서 지구 생태계에서 인류가 지배종이 될 수 있게 했다. 성 교수는 “호모 사피엔스가 단일 생물종으로 가장 성공적인 진화의 역사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불평등보다는 공유와 협력, 평등 지향을 추구한 습속과 사회적 기제 덕분”이라고 짚었다.
  • [마감 후] 간토대학살과 혐중 그 사이

    [마감 후] 간토대학살과 혐중 그 사이

    ‘주고엔 고짓센’. 우리말로 ‘15엔 50전’. 한국어 화자에겐 어려운 일본어 발음으로 조선인을 색출하는 데 썼던 단어다. 간토대학살 때의 일이다. 1923년 일본은 안팎으로 시대적 전환기를 겪고 있었다. 그해 9월 1일 간토대지진까지 덮쳐 사회적 혼란과 불안이 극심해지자 일제 경찰과 군은 불만의 화살을 사회적 소수자, 특히 재일 조선인에게 돌렸다. 소문이 돌았다. ‘조선인이 지진을 틈타 각지에서 방화를 했다’,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 그리고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소문은 자연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 일본 경찰은 주도적으로 각지에 조선인을 겨냥한 소문을 퍼뜨렸다. 치안 유지를 명목으로 선포된 계엄령하에서 군대와 경찰, 또 각지에서 조직된 자경단에 의해 6000여명이 학살됐다. 자경단은 죽창, 일본도, 곤봉, 갈고리 등을 들고 조선인을 마구 살해했다. 일본식 이름과 복장으로 숨죽이며 지내는 조선인을 색출하겠다며 ‘주고엔 고짓센’을 말하도록 강요하고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면 죽였다. 그 과정에서 중국인 등 다른 외국인도 죽었고, 심지어 언어장애인 또는 사투리가 심한 일본인도 죽었다. 극우로 치닫던 일제에 눈엣가시였던 사회주의자, 아나키스트 등 일본인도 죽었다. 애초에 그들까지 탄압하려 시작한 일이었다. 단순히 인권의 개념이 부족해서, 일제가 악랄해서 또는 일본인의 품성이 미개해서 벌어진 일이었을까. 2025년 한국은 100년 전 일본과 다를 수 있을까. 이렇게 묻는다면 누군가는 굉장히 불쾌해할지도 모르겠다. 민주주의 국가인, 게다가 최대 피해자였던 한국을 감히 비교한다고. 대부분은 오늘날 절대 그럴 일이 없다고 할 것이다. 문명화된 현대엔 인권 개념이 발달했으니까, 한국인의 품성은 일본인과 다르니까, 우린 그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었으니까? 역대 최악의 산불 재난 속에서 또 다른 불씨가 꿈틀댔다. 산불 기사엔 ‘중국 간첩이 대한민국에 혼란을 조장하려고 곳곳에 불을 놨다’는 댓글이 달렸다. 한둘이 아니다. 이웃 국가와 때때로 관계가 나빠지는 것은 전 세계 어디에나 있는 일이라지만 요즘 들어 외국인 혐오가 도를 넘어섰다. 일부 정치인들마저 정치적 이득을 위해 외국인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 저열하기 짝이 없다.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고 간주해 버리고선 중국인 아니냐고 몰아간다. 명백하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고치려는 노력은커녕 일말의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않는다. 하물며 그들이 몰아간 그 누군가가 실제로 중국계가 맞는다 하더라도 그게 무슨 문제란 말인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중국인을 몰아내고 중국과 관계를 단절한다고 해도 그들은 멈추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남은 누군가에겐 ‘반국가세력’이라는 딱지를 붙여 ‘척결’을 외칠 테니까. 그렇게 척결하고 나면 남은 누군가에게 또 다른 딱지를 붙일 것이다. 그들이 입에 달고 사는 ‘자유민주주의’에서 민주주의는커녕 자유의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신진호 뉴스24 부장
  • “韓 인구 3세대 안에 3~4%까지 줄어들 것”

    “韓 인구 3세대 안에 3~4%까지 줄어들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저출산으로 인한 ‘인류 사멸’을 인류에게 닥친 최대 위기로 꼽았다. 특히 한국의 저출산 현상을 직접 언급하면서 “인구가 3~4%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머스크는 자녀를 14명 낳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날 방송된 인터뷰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가 무엇이냐’는 진행자 질문에 “거의 모든 나라에서 출산율이 매우 낮다. 이런 추세가 바뀌지 않으면 문명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미국은 지난해 역대 최저 출산율을 기록했다”면서 “한국의 출산율이 대체 출산율의 3분의1 수준이다. 3세대 안에 한국은 현재 인구의 3~4% 규모로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무것도 이 추세를 바꿀 수 없는 듯 보인다. 인류는 죽어 가고 있다. 인류는 그런 변화에 대응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지난해 11월에도 엑스(X)에서 한국의 저출산 경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한국 인구의 3분의2가 한 세대마다 사라질 것이다. 인구 붕괴”라고 썼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서 “현재 출산율을 기준으로 한국 인구는 지금의 약 3분의1보다 훨씬 적어질 것”이라며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단기적으로 인공지능(AI)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인구의 붕괴”라고 강조했다.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의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2023년 기준 1.62명이다. 한국은 지난해 0.75명으로 9년 만에 반등했지만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다.
  • 영암문화관광재단·부산문화재단 협약

    영암문화관광재단·부산문화재단 협약

    (재)영암문화관광재단과 (재)부산문화재단이 지난 28일 영암군 가야금산조기념관에서 ‘영-호남 문화교류’와 상호협력을 위한 협약식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은 영-호남 대표 문화 사업인 부산의 조선통신사와 전남 영암의 왕인박사 사업 기관이 뜻을 모은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협약에 따라 두 기관은 각 재단의 문화 사업 콘텐츠 교류 협력과 한일 문화교류의 상징인 조선통신사와 왕인 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한 상호 협력, 양 기관의 상호 공동 발전을 위한 문화 네트워크 활성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영암문화관광재단 전고필 대표이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조선통신사와 왕인박사를 매개로 한 양 기관의 협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조선통신사와 왕인박사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한일 간 평화적 교류의 상징과 역사·문화를 알리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밝혔다. 영암문화관광재단은 2024년 영암 왕인문화축제 기간에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 협력 사업을 추진해 도일 행차가 가지고 있는 문명사의 전환을 구현하고 왕인박사에 대한 분석과 활용을 통해 인문 축제로 확장하는 마중물 역할을 선보였다. 또 이번 협약 체결을 계기로 앞으로 두 기관은 지속 가능한 축제 성장동력 확보에 있어 새로운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ACC 작가 초대전···‘산수극장’이 찾아온다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ACC 작가 초대전···‘산수극장’이 찾아온다

    미디어 아티스트 작가 이이남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초대로 특별한 전시회를 갖는다. ‘이이남의 산수극장’이란 주제로 열리게 될 이번 전시회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주최 주관하고 4월 4일부터 7월 6일까지 94일간 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전시 5관에서 진행된다. 작가 이이남은 고전 회화에 생동감을 부여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로서 전통과 현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융합으로 국내외 미술계에서 주목받았다. 특히 고전회화의 축적된 시간성을 재구성하여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흥미로운 시공간을 제시해왔다. 최근에는 첨단 기술을 비롯하여 다채로운 매체를 통해 전통 산수화를 구현해 현대사회에서 동양 정신을 돌아보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이이남의 산수극장’은 입구와 출구, 그리고 모두 5막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는 모두 18점의 미디어 작품이 전시된다. 입구에 ‘고향의 노을’을 시작으로 1막 ‘나의 살던 산수’, 2막 ‘어머니 그리고 산’, 3막 ‘고향산수도’, 4막 ‘아버지의 폭포’, 5막 ‘산수극장’, 그리고 아웃트로 ‘고향의 봄’으로 구성돼 있다. 극장입구 안으로 들어가면 노을 빛이 물든 영산강의 물빛이 일렁이는 고향의 빛 작품을 발견하게 된다. 고향의 기억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해질녘 길게 드리워진 방안의 햇빛과 그림자이다. 작가는 고향 집 방안에 걸려있었던 달력 속 남종화를 소재로 가져와 고향의 영산강의 물빛과 연결시킨다. 디지털 모니터 속에 담겨진 산수 속의 햇볕이 프레임을 벗어나 복도공간에 길게 드리워짐으로 관람자가 노을 빛을 따라 이이남 작가의 고향의 산수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1막 ‘나의 살던 산수’는 고향에 대한 추억을 꿈구는 도입부다. 2막 ‘어머니 그리고 산’은 도원으로도 여겨지는 산수의 세계로 나아가며 어머니와 고향을 찾아가는 여정을 표현한다. 3막 ‘고향산수도’에서는고향의 자연과 집의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다채로운 산수의 모습 발견하게 된다. 4막 ‘아버지의 폭포’에서는 폭포처럼 강인했던 아버지의 거대한 존재 사이로 낡은 코트를 발견하며 쓸쓸함과 그리움을 회상하게 된다. 5막 ‘산수극장’은 담양의 대나무를 지나 전라남도 병풍산을 둘러싼 산수를 통해 고향 자연의 아름다움 회고한다. 마지막 아웃트로 ‘고향의 봄’ 극장을 나서는 길에서는 고향 노을빛의 마중을 받으며 더해지는 여운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이남 작가 자신의 고향의 기억, 그 시절 가족과 함께하였던 기억들이 산수라는 세계관에 스며들어 극장이라는 형식으로 보여준다. 지극히 개인적인 기억이라 할 수 있는 유년시절의 엄마(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형제들과의 기억 아울러 도시근교 시골에 위치한 생태학적 풍경이 고향이라는 이름으로 표현된다. 작가 이이남은 “기술문명이 고도로 발달하는 현대사회 속에 현대인은 오히려 이상향, 낙원을 상실하고 있음을 느낀다. 이번 전시를 통해 산수를 유람하며 각자의 묻혀둔 기억과 잃어버린 향수를 되살려 본향을 찾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한국 인구 4%로 준다”…14명 낳고 밤 잠 설치는 머스크

    “한국 인구 4%로 준다”…14명 낳고 밤 잠 설치는 머스크

    “거의 모든 나라에서 출산율이 매우 낮습니다. 이게 바뀌지 않으면 문명은 사라질 것입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미국 정부효율화부(DOGE) 책임자인 일론 머스크(53)가 인류 생존의 최대 위기로 저출산 문제를 꼽았다. 특히 한국의 인구 감소를 직접 언급하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머스크는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밤잠을 못 이루게 하는 가장 큰 걱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인류의 사멸”이라며 출산율 저하를 경고했다. 그는 “한국의 출산율은 대체 수준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며 “3세대가 지나면 한국 인구는 현재의 3~4%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어떤 것도 지금의 상황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며 “인류는 사멸하고 있으며, 그런 변화에 진화적으로 대비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머스크의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부터 여러 차례 소셜미디어 ‘X’에 한국 출산율 그래프와 인구 구조를 공유하며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 절벽을 향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1년 0.81명에서 2023년 0.72명까지 떨어졌고, 2024년에는 소폭 반등해 0.75명을 기록했지만 세계 최저 수준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인구 절벽을 피할 수 없는 구조”라며 장기적인 정책 개편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최측근으로서 미 정부 개편과 연방 예산 절감 프로젝트를 이끄는 중이다. 그는 “130일 안에 정부 지출 1조 달러를 줄이겠다”며 재정 위기와 인구 감소를 ‘미래 세대가 짊어질 최대 부채’로 규정했다. 14명의 자녀를 둔 머스크는 “저출산은 지구 문명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며 정부 차원의 대응과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실제로 OECD 회원국 중 출산율이 1명 이하인 나라는 한국뿐이다. 신생아 수는 지난해보다 7.7% 감소한 23만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평생을 여성과 노동, 계급 문제 연구에 헌신한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주립대 법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JT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완전히 망했다고 한 이후 출산율이 더 떨어졌다’는 이야기에 “정말 충격적이다. 큰 전염병이나 전쟁 없이 이렇게 낮은 출산율은 처음 본다”라며 “숫자가 국가비상사태라고 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출산과 양육이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한국에서는 더 힘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직도 저출산을 유발하는 이런 이유를 유지하는 한국이 이상하다”며 “일터에 늘 있는 것이 이상적인 근로자로 설계된 직장 문화와 아이를 돌볼 어른을 꼭 필요로 하는 가족 시스템은 함께 갈 수 없다”고 했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려면 누군가는 경력을 포기해야 하는데, 이는 국가에도 손실이라고 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한국이 젊은 여성들을 훈련하고는 엄마가 된 뒤 노동시장에서 밀어내면서 버리는 GDP(국가총생산)를 생각하면 경제적으로도 말이 안 된다”며 “비정규직이 된 당신의 경력도 끝나고, 나라 경제도 끝난다”고 했다.
  • 실패의 흔적일까 성공의 잔해일까… 폐기물서 엿본 인류의 쓸쓸한 욕망

    실패의 흔적일까 성공의 잔해일까… 폐기물서 엿본 인류의 쓸쓸한 욕망

    컴컴한 어둠. 불길한 음악이 귀를 때린다. 음악이 그치자 여섯 개의 배튼(조명 등을 다는 가로대)이 공중에서 내려온다. 배튼에는 낡은 비닐, 찢어진 그물, 뒤엉킨 호스와 전선 등이 어지러이 걸려 있다. 바닥 역시 폐허다. 그 속에 홀로 선 인간은 불쑥 하늘에 욕지거리를 내뱉는다. 점점 커지고 거칠어진 목소리와 달리 몸은 점점 낮아져 결국엔 절하듯 가장 낮은 자세를 취한다. 누워 있던 객석 의자는 일제히 직각으로 몸을 세우고 마치 관람객처럼 그 장면을 마주한다. 배우는 폐기물 사이를 오가며 대답 없는 대상을 향해 영화 노래를 부르고 소설의 한 장면을 읽는다. ●현대미술관 ‘다원예술 프로젝트’ 작가 이미래(37)는 퍼포먼스 신작 ‘미래의 고향’을 28~3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선보였다. 이미래는 지난해 10월 영국의 대표 미술관인 테이트모던 터빈홀에 최연소 입성,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개인전을 여는 등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신작은 현대미술관이 지난해 5월부터 진행한 다원예술 프로젝트 ‘우주 엘리베이터’의 일환이다. 우주를 향한 인류의 욕망과 그 실현 방법에 대한 고민을 다양한 예술적 관점에서 탐구한 연간 프로젝트에서 이미래는 아홉 번째이자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기존에 조각, 설치 매체를 주로 다뤄 온 이미래는 음악가 이민휘, 배우 배선희와 협업해 퍼포먼스라는 형식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제목 ‘미래의 고향’은 이민휘의 동명 앨범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미래는 “(미술관 측에서) 의뢰했을 때 꼭 극장에서만 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났다”면서 “내가 환경을 꾸린 뒤 내 작업 안에 다른 예술가들의 작업을 삽입하는 방식을 통해 새로운 매체에 도전하고 그들과 작업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가까이서 배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바닥·허공의 파편… 인류의 도전·한계 바닥과 허공의 파편들은 실패한 꿈의 흔적일 수도, 시간이 지나 버려진 성공의 잔해일 수도 있는 인류의 끝없는 도전과 그 한계를 동시에 보여 주는 증거물이다. 이미래는 그동안 여성적 신체성과 기계적 움직임이 결합한 작업을 통해 산업 문명의 잔해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뤄 왔다. 작가는 개발의 잔해와 폐허 그리고 이에 대비되는 미술관과 극장을 함께 살아가야 할 ‘혼돈의 시대를 위한 인프라스트럭처’로 바라본다. ‘인프라스트럭처’는 로런 벌랜트가 제시한 개념으로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이 아닌 특정한 삶의 형태, 습관, 규범 즉 사회적 관계의 실천적 총체를 의미한다. ●“잔해 이미지는 우리 뒤의 풍경들” 이미래는 “폐기물은 생산의 이면이며 우리가 꾸는 모든 꿈이 결국에는 돌아가게 될 장소”라며 “이번 프로젝트에서 잔해의 이미지는 단순히 우리가 망각하고자 몸부림치는 대상이 아니라 언제나 우리 바로 뒤에 바싹 붙어 있는 풍경임을 말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 “이교도” 극우 美국방장관 팔뚝 문신…혐오 적나라 [포착]

    “이교도” 극우 美국방장관 팔뚝 문신…혐오 적나라 [포착]

    극우·기독교 극단주의자인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팔뚝에서 새 문신이 포착됐다. 27일(현지시간) 뉴스위크와 파키스탄옵저버 등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전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하와이의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서 해군 특수부대(네이비실)원들과 아침 훈련에 나선 모습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적은 네이비실 전사들을 두려워하지만, 우리의 동맹국은 그들을 신뢰한다”라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하와이, 괌, 필리핀, 일본 등 인도·태평양 지역을 순방 중이다. 그런데 반팔 활동복 차림으로 대원들과 훈련에 나선 그의 오른쪽 팔뚝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문신이 포착됐다. 현지언론은 헤그세스 장관이 팔뚝에 새긴 ‘카피르’(كافر)라는 아랍어 문신이 ‘불신자’, 또는 ‘이교도’를 뜻한다고 전했다. 이 단어는 채택 집단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소비됐으나, 헤그세스 장관과 같은 극우·기독교 극단주의자 사이에서는 이슬람 혐오 표현으로 쓰인다. 특히 일부 미군 병사와 재향군인, 특히 2000년대 초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복무했던 참전용사 사이에서는 이슬람 테러리스트에 대한 저항을 상징한다. 극우단체 ‘프라우드보이즈’ 소속으로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을 습격했던 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 출신 조 빅스 역시 ‘카피르’라는 단어를 문신으로 새기고 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취임과 동시에 사면한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 관련자 1500명에 포함돼 풀려난 인물이기도 하다. 백인 우월주의를 강조하는 개혁복음주의교회연합 소속으로, 이미 10개 이상의 기독교 극단주의 상징 문신이 있는 헤그세스 장관이 혐오색이 짙은 ‘카피르’라는 단어를 새로 새긴 것으로 나타나자 현지에서는 이슬람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팔레스타인 지지 활동가인 너딘 키스와니는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미국의 전쟁을 지휘하는 인물이 드러낸 명백한 이슬람 혐오의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니하드 아와드 미·이슬람 관계위원회(CAIR) 사무국장도 “물론 원하는 대로 문신을 새길 수 있지만, 헤그세스 장관은 수천명의 무슬림을 포함한 미군을 지휘하고 있으며, 수백만명의 무슬림을 포함한 미국 국민을 수호하겠다고 맹세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일침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내정 때부터 극우·기독교 극단주의적 면모 때문에 큰 우려를 자아냈다. 스스로를 ‘기독교 투사’로 설정하고, 수년 전부터 중세 십자군 전쟁을 미화하는 등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지지해왔기 때문이다. 오늘날 기독교 지도자들은 수많은 잔혹 행위를 저지른 십자군 운동을 기독교 역사의 오점으로 간주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5년 조찬기도회 연설에서 십자군 운동을 “예수의 이름을 앞세워 끔찍한 일들을 저지른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헤그세스 장관은 이슬람과 좌파 이념에 제대로 맞서지 못하면 미국이 파괴되고 “인간의 자유가 끝장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저서에서 “자유”와 “공정”이 가치를 서방 문명에 확립한 십자군 운동이 없었다면 더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쓰기도 했다. 아울러 서방에 이슬람 신자가 늘어나는 것을 경고하면서 미국인들이 교육, 언론, 법률적으로 기독교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팔에 새긴 ‘데우스 불트’(Deus Vult; ‘신이 바라신다’라는 뜻의 라틴어 글귀)라는 글귀는 십자군의 “전투 슬로건”이라고 헤그세스 장관은 강조하기도 했다.
  • 하늘을 수놓는 왕실의 품격, 크리스토플 커트러리 대한항공 일등석에서 만나다

    하늘을 수놓는 왕실의 품격, 크리스토플 커트러리 대한항공 일등석에서 만나다

    파리 왕실 은(silver) 세공 장인의 섬세한 손길, 구름 위 특별한 다이닝 경험으로 재탄생하다 프랑스의 명품 실버웨어 브랜드 ‘크리스토플(Christofle)’이 대한항공 일등석 커트러리 공급을 통해 190년 장인정신을 하늘 위에서 선보인다. 1830년 파리에서 시작된 크리스토플의 세련된 커트러리가 최고급 항공 서비스의 품격을 한층 높인다. 이번 대한항공 일등석 세트는 크리스토플의 페흘르 컬렉션으로 전형적인 루이 16세 스타일의 장식 요소를 우아하게 반영했다. 각 제품의 가장자리에는 목걸이가 떠오르게 하는 섬세한 진주 무늬가 테두리를 장식하고 있다. 일등석 커트러리에는 크리스토플의 로고와 함께 대한항공의 상징인 태극마크(심벌)와 영문명 ‘KOREAN AIR’(로고타입)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페흘르 컬렉션에 공동 브랜딩 버전을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며, 이번 대한항공 로고 역시 1984년 태극마크 이후 41년만에 공개된 버전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크리스토플이 대한항공을 위해 제작한 커트러리 세트는 파인다이닝에 적합한 풀 사이즈로 구성됐으며, 에스프레소 스푼과 쁘띠푸르(PetitFour, 한 입 크기의 디저트)를 위한 칵테일 포크까지 세심하게 설계됐다. 더불어 정교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컨디먼트 세트(Condiment Set)는 소금과 후추를 위한 엘레강스한 용기로 구성돼 기내 프리미엄 다이닝 경험을 한층 더 고급스럽게 완성한다. 크리스토플 관계자는 “우리는 항공 산업에서 대한항공이 추구하는 것처럼 탁월함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최고는 최고를 끌어당긴다’는 말처럼, 크리스토플 제품을 통해 대한항공 승객들과 연결돼 매우 기쁘다”며, “크리스토플 커트러리를 통해 프랑스식 식탁 문화(Art de la Table)의 정수를 경험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 왕실과 제국의 공식 공급업체로 선정된 역사를 가진 크리스토플은 파리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한 유서 깊은 건축물의 장식을 담당해 왔으며, 세계적인 명사들의 저택을 장식한 럭셔리 테이블웨어를 제작해왔다. 2세기에 걸쳐 테이블웨어, 주얼리, 장식품 분야의 혁신을 선도해온 크리스토플은 최고의 아티스트,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능성과 미학적 가치의 완벽한 조화를 추구해왔다. 이번 대한항공의 기물 리뉴얼은 크리스토플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프랑스 명품 브랜드 베르나르도(BERNARDAUD)의 차이나웨어, 독일 리델(RIEDEL)의 글라스웨어와 조화를 이루며 승객들에게 완벽한 미식 경험을 선사한다. 크리스토플은 일상의 특별한 순간을 빛내는 예술 작품을 선사한다는 철학으로, 이번 대한항공 일등석 기내식 서비스를 통해 하늘 위에서도 우아함과 품격 있는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 “파시즘 판쳐도 인간 문명이 승리한다”

    “파시즘 판쳐도 인간 문명이 승리한다”

    영화감독 접고 2017년 소설가로데뷔 6년 만에 佛 공쿠르상 영예“제 작품, 독재·테러와의 투쟁 얘기집회 만연한 서울 불편하지 않아” “첫 소설을 냈을 때 오래전부터 찾아 헤매던 장소를 만난 듯했다. 마치 굉장히 오랫동안 숲을 헤매다가 탁 트인 공간을 마주했을 때의 느낌이랄까. 연기가 피어오르는 굴뚝과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나는 편안한 집이었다. 마침내 제자리를 찾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54)는 오랫동안 영화감독으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17년 오랜 꿈이었던 소설가로 데뷔했고 2023년에는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프랑스 공쿠르상의 영예를 안았다. 장편 ‘그녀를 지키다’(열린책들)의 국내 출간을 계기로 24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앙드레아는 “사실 아홉살 때부터 작가의 꿈을 꿨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감독으로는 저 자신으로 있기가 무척 힘들었지만, 소설가가 되고 나서는 비로소 ‘가시적인 존재’가 됐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녀를 지키다’의 배경은 이탈리아다. 수도원 지하에 유폐된 피에타 석상에 얽힌 이야기를 왜소증을 앓는 천재 석공 미모와 오르시니 가문의 딸 비올라를 앞세워 풀어낸다. 앙드레아는 “소설의 99.9%는 허구”라고 했다. 그러나 파시즘이 득세하던 당대의 역사적 현실은 오늘날 비상한 실감으로 다가온다. “제 작품은 넓은 의미에서 독재, 공포, 테러와 그것에 대해 투쟁하는 이야기다. 지금 우리 시대에 비춰 봤을 때 시사하는 바도 있겠다. 요즘은 파시즘이 다시금 생겨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지’ 하면서 체념하는 태도를 이야기하려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힘은 언제나 시민들의 손아귀 안에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앙드레아는 정처 없이 서울의 거리를 이리저리 걸었다고 한다. 집회가 만연한 서울의 풍경을 보며 “프랑스에서도 익숙한 것이기에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는 농담도 했다. 늦깎이 소설가 데뷔 뒤 네 권의 작품으로 프랑스 내 19개 문학상을 석권한 그는 자기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를 이렇게 단언했다. “인간의 문명과 정신이 마침내 승리한다는 확신. 그게 내 소설의 주제다.”
  • 미성년자 성폭행 미수가 ‘단순 폭행’?…인도 법원 판결에 여론 들끓어

    미성년자 성폭행 미수가 ‘단순 폭행’?…인도 법원 판결에 여론 들끓어

    인도 고등법원이 성폭행 미수 혐의로 기소된 남성들에게 황당한 판결을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인도 NDTV 등 현지 언론은 알라하바드 고등법원 람 마노하르 나라얀 미슈라 판사가 내린 성폭행 미수 판결에 대해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2021년 11월 10일로 당시 우타르프라데시에 사는 11세 소녀는 모친과 집으로 돌아오던 중 두 남성에게 ‘몹쓸 짓’을 당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남성은 소녀의 가슴을 움켜쥐고 파자마 끈을 끊었으며 배수구 쪽으로 강제로 끌고 가려 했다. 다행히 비명을 듣고 달려온 모친과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소녀는 화를 면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 사건에 대한 판결이다. 두 피고인은 20일 아동성범죄보호법(POCSO)에 따른 성폭행 미수 혐의로 재판장에 섰다. 그러나 재판을 맡은 미슈라 판사는 피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피고인들이 옷을 벗기려는 행위를 폭행 의도로만 봤다. 미슈라 판사는 “피해 사실로 보면 피고인이 성폭행을 저지르기로 결심했다는 결론을 내리기에 충분치 않다”면서 “이 사건은 성폭행에 대한 법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결했다. 다만 판사는 피고인들의 혐의를 옷을 벗기려는 의도로 범죄적 힘을 사용한 폭행으로 변경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여성계를 중심으로 인도 전역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인도 여성·아동발달부 안푸르나 데비 장관은 21일 “고등법원의 판결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대법원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문명사회에서 이런 판결을 나올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인도 암아드미당(AAP) 스와티 말리왈 의원도 “판결문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가해 남성들이 저지른 행위를 성폭행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어떻게 가능한가?”라며 한탄했다. 한편 인도에서는 17분에 한 번씩 성폭행 신고가 접수될 정도로 여성에 대한 강력범죄율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인도는 상습 성폭행범에게 최고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게 하는 등 강간 처벌법을 새로 제정했지만, 여전히 매년 수만 건의 강간 사건이 보고되고 있다.
  • 11세 소녀 가슴을…인도 법원 “성폭행 시도 아니다” 황당 판결 [핫이슈]

    11세 소녀 가슴을…인도 법원 “성폭행 시도 아니다” 황당 판결 [핫이슈]

    인도 고등법원이 성폭행 미수 혐의로 기소된 남성들에게 황당한 판결을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인도 NDTV 등 현지 언론은 알라하바드 고등법원 람 마노하르 나라얀 미슈라 판사가 내린 성폭행 미수 판결에 대해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2021년 11월 10일로 당시 우타르프라데시에 사는 11세 소녀는 모친과 집으로 돌아오던 중 두 남성에게 ‘몹쓸 짓’을 당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남성은 소녀의 가슴을 움켜쥐고 파자마 끈을 끊었으며 배수구 쪽으로 강제로 끌고 가려 했다. 다행히 비명을 듣고 달려온 모친과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소녀는 화를 면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 사건에 대한 판결이다. 두 피고인은 20일 아동성범죄보호법(POCSO)에 따른 성폭행 미수 혐의로 재판장에 섰다. 그러나 재판을 맡은 미슈라 판사는 피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피고인들이 옷을 벗기려는 행위를 폭행 의도로만 봤다. 미슈라 판사는 “피해 사실로 보면 피고인이 성폭행을 저지르기로 결심했다는 결론을 내리기에 충분치 않다”면서 “이 사건은 성폭행에 대한 법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결했다. 다만 판사는 피고인들의 혐의를 옷을 벗기려는 의도로 범죄적 힘을 사용한 폭행으로 변경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여성계를 중심으로 인도 전역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인도 여성·아동발달부 안푸르나 데비 장관은 21일 “고등법원의 판결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대법원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문명사회에서 이런 판결을 나올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인도 암아드미당(AAP) 스와티 말리왈 의원도 “판결문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가해 남성들이 저지른 행위를 성폭행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어떻게 가능한가?”라며 한탄했다. 한편 인도에서는 17분에 한 번씩 성폭행 신고가 접수될 정도로 여성에 대한 강력범죄율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인도는 상습 성폭행범에게 최고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게 하는 등 강간 처벌법을 새로 제정했지만, 여전히 매년 수만 건의 강간 사건이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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