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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화선 공안은 1700개 아닌 2720개”

    “간화선 공안은 1700개 아닌 2720개”

    흔히 불교에서 교(敎)는 부처의 말씀이요, 선(禪)은 부처의 마음이라고 한다. 서산대사의 일갈로도 유명한 이 경계는 불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제이다. 하지만 화두를 들고 참구하는 간화선이 근간을 이루는 한국불교에서 이 명제는 무시되곤 한다. 언어도단(言語道斷), 불립문자(不立文字)를 내세우는 간화선의 영역에서 말·글로써 논리를 세워 이치를 설명하는 교학은 배척되기 일쑤인 것이다. 그러면 이 선(禪)과 교(敎)는 양립할 수 없는 대립의 영역일까. ●6개국 32명 학자 참가… 논문 12편 발표 동국대 국제선센터(선원장 수불 스님)와 동국대 불교학술원 산하 종학연구소(소장 종호 스님)가 23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간화선과 불교교학’을 주제로 마련하는 국제학술대회는 간화선과 교학과의 관계를 정색하고 짚어보는 첫 자리여서 눈길을 끈다. 2010년 간화선의 등장 배경과 전개과정, 2011년 간화선의 수행원리와 구조를 살핀 데 이어 세번째로 열리는 올해 학술대회에는 한국과 미국, 태국, 호주, 일본 등 6개국 32명의 학자가 간화선과 교학의 관계를 집중 조명한다. 23, 24일 이틀간 동국대 중강당에서 발표될 논문은 모두 12편. 이 가운데 미국 모레이비엔 대학교 제니퍼 에이흐먼 교수와, 태국 마하출라랑콘라자위달라야 대학교 프라마하 노파돌 사수타 교수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새로운 사실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불교계의 관심을 모은다. 이들은 각각 ‘지금의 1700공안(화두)을 마냥 답습할 게 아니라 새롭게 창조해야 한다.’는 주장과 ‘초기 경전에도 공안과 관련한 내용이 있었다.’는 이론을 내놓는다. 먼저 에이흐먼 교수는 1714년 72책으로 편찬된 공안집 ‘종감법림’에 무려 2720개의 공안이 등장한다고 주장한다. 한국불교에서 변함 없이 주장되는 1700공안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대덕들 어록 전파 안되는 건 큰 손실” 에이흐먼 교수는 1700공안이란 문구는 송대 후기 중국 선과 17세기 일본의 불교정책에서 고착된 개념일 뿐 중국 공안을 완전히 대변하는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제까지 중국 선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가 주로 송대 공안집에 맞춘 탓에 후속 세대에서 발견되고 집대성할 가치가 있는 것들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에이흐먼 교수는 따라서 “심산유곡의 존경받는 대덕들의 어록이 더 이상 세상에 전파되지 않는다는 것은 큰 손실이며 단순히 기존 공안을 기계적으로 외우거나 전통적인 공안집에서 깨달음을 드러내며 과시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국 사수타 교수의 주장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사수타 교수는 “‘팔리 경전’에 공안이며 간화선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공안을 의미하는 수행법은 있었다.”고 주장한다. 공안은 붓다 이후의 스승들이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해 사용해온 방법 중 한 가지로, 비록 공안수행법이라 불리진 않지만 부처님 가르침의 본질적인 이해를 위해 팔리 삼장구조나 주석에서 이런 개념을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수타 교수는 “태국 현대 공안 가르침 역시 수행자들을 고무시키기 위해 유명한 스님들이 항상 사용해 왔다.”며 실제로 태국에서 간화선을 수행하는 6명의 수행자를 소개할 예정이다. ●간화선 참선 수행 체험·선지식 대담 종호 스님은 이와 관련, “공안이 1700개가 아닌 2720개였고, 간화선을 실참하는 남방불교 수행자가 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밝혀진다.”며 특히 “간화선 수행자는 교학을 통해 수행에 바탕이 되는 불교의 세계관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학술대회가 끝난 뒤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해외 학자와 국내 스님 등 75명은 공주 마곡사에서 수불 스님 지도 아래 간화선 참선 수행을 체험하며 7월 2, 3일에는 문경 봉암사, 봉화 축서사, 충주 석종사에서 국내 선지식과의 대담도 마련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13만원 수표를 1억으로… 위조 감별기도 속여

    액면가 13만원권 비정액 수표를 1억원권 수표로 위조해 3억원을 인출해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범행에 가담해 현금을 인출한 박모(54)씨 등 2명을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일당을 모집한 이모(6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위조를 주도한 김모(58)씨 등 달아난 일당을 쫓고 있다. 이들은 시중 은행에서 발행하는 1억원권 비정액 수표와 소액 수표의 용지가 같다는 점을 악용했다. 이들은 지난해 2월 허위로 부동산 매물을 내놓은 뒤 땅을 보러온 김모(54)씨에게 “구매 의사가 있는지 알고 싶으니 1억원권 수표를 복사해 오라.”고 속여 1억원권 자기앞수표 3매의 복사본을 입수했다. 그 뒤 남양주시의 시중 은행을 찾아가 동일한 용지의 13만원권 수표 8매를 발급받았다. 위조범 김씨는 화공약품을 사용해 13만원권 수표의 액면가와 일련번호를 지운 뒤 컬러프린터로 먼저 입수한 복사본의 액면가와 일련번호를 인쇄했다. 이렇게 위조한 수표는 위조수표감별기도 알아채지 못할 만큼 정교했다. 인출을 맡은 신모(41)씨는 지난해 2월 16일 1억원권 위조수표 3매를 서울 중구의 시중 은행에 입금한 뒤 다른 지점을 통해 3억원 전부를 인출했다. 이들은 붙잡힐 것에 대비해 실명을 감춘 채 서로를 ‘김사장’, ‘하사장’ 등으로 부르며 점조직으로 활동했다. 경찰은 이렇게 위조한 수표를 감별기가 식별하지 못했다는 점을 일선 금융기관에 통보했으며, 이에 따라 각 금융기관은 1억원 이상 고액권 수표의 색상 등을 바꿔 사용하고 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부고]

    ●박진석(서울신문 IT개발부 차장)진수(운수업)씨 모친상 백창수(회사원)씨 장모상 12일 구리 한양대병원, 발인 14일 오전 9시 (031)560-2430 ●조환구(전 육군 의무감)씨 별세 남훈(연세대 의과대학 병리학 교수)씨 부친상 이종순(삼척의료원 진단검사의학과장)임백근(연세대 원주의과대 소아과 교수)씨 장인상 안희정(차의과학대 병리학 교수)씨 시부상 1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02)2227-7580 ●최선봉(KCC 전무이사)씨 부친상 김희경(유성자동차 대표)홍지명(KBS 보도국 앵커)씨 장인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전 9시 (02)3010-2265 ●김형규(화가)형준(서울대 교수)성무(자영업)성우(이노닉스 대표이사)씨 모친상 1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02)3410-6912 ●이병달(캐나다 거주)병운(현대중공업 부장)병민(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병헌(캐나다 거주)순덕(포곡중 수석교사)씨 부친상 김승배(빅터하우스 상무)씨 장인상 11일 대전성모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042)220-9973 ●문창열(금융결제원 모바일업무팀장)씨 별세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11시 (02)3010-2236 ●강학수(사업)민수(〃)씨 부친상 김용섭(금융감독원 저축은행검사1국 수석검사역)씨 장인상 11일 경북 문경 국화원장례식장, 발인 13일 오전 9시 (054)556-4404 ●정성근(가천대 교수)기자(불교레크리에이션협회 부회장)은자(경원사회복지회부설 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장)씨 모친상 1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전 9시 (02)3010-2235 ●이찬규(충북지방경찰청 경무과장)씨 장인상 12일 청주병원, 발인 14일 오전 9시 (043)224-2897 ●노창환(대주회계법인 공인회계사)씨 부친상 김요환(국회입법조사처 기획관리관)유완진(치과 원장)씨 장인상 1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전 6시 (02)3010-2232 ●이만수(전 조달청 중앙보급창장)씨 별세 태경(코스모자산운용 준법감시인)혜우(분당 한솔고 교사)씨 부친상 김상용(푸르덴셜생명 한별지점장)씨 장인상 12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14일 오전 6시 (031)787-1506
  • 박정희 기념관, 왜 하필 지금

    박정희 기념관, 왜 하필 지금

    경북도 내 자치단체들이 연말 대선을 앞두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당 건립 등 기념 사업을 잇따라 추진해 선심성·선거용이란 논란이 일고 있다. 문경시는 13일 오후 2시 문경읍 상리 청운각에서 박정희 사당과 기념관을 새롭게 갖춘 공원 준공식을 갖는다고 12일 밝혔다. 청운각은 박 전 대통령이 문경 서부심상소학교(현 문경초교) 교사로 있던 시절인 1937년 4월부터 1940년 3월까지 살던 초가 하숙집이다. 시는 최근 2년간 시비 17억원을 들여 기존 청운각 부지 1079㎡를 2892㎡로 확장하고 청운각에 마련돼 있던 분향소를 새로 건립한 사당으로 옮겼다. 시의 재정자립도는 18%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사당(31.5㎡)에는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초상화 영정이 있다. 기념관(87.5㎡)에는 생존해 있는 박 전 대통령 제자들의 육성이 녹음된 ‘박 대통령 이야기’와 대통령 유물 및 자료가 있다. 시는 사당과 기념관 사이에 조만간 박 전 대통령 흉상도 세울 계획이다.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시도 오는 9월 시내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 옆에 ‘박정희 대통령 홍보관’(가칭)을 개관하기로 하고 현재 막바지 공사를 진행 중에 있다. 시는 또 최근 ‘박정희 대통령 홍보관’의 이름을 공모한 상태다. 재정자립도 45%인 시가 시비 58억 5000만원을 들여 건립할 홍보관(연면적 1207㎡)은 한국 근대화의 기틀을 다진 박 전 대통령의 주요 업적을 영상으로 보여 주는 돔 영상관,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담은 전시실과 영상실 등으로 구성된다. 올해 재정자립도 13%인 울릉군도 박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군은 15억여원을 들여 울릉읍 도동리 옛 울릉군수 관사(지상 1층, 153㎡)를 재정비해 ‘박정희기념관’(가칭)으로 개관한다는 것. 이 관사는 박 전 대통령이 울릉도 방문 당시 숙박했던 곳이다. 박 전 대통령은 1962년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시절 울릉도를 방문, 섬 일주도로 개설과 항만시설 확충 등 울릉도 발전의 초석을 다졌다. 군은 오는 9월쯤 착공, 내년 10월쯤 완공할 예정이다. 지자체들이 열악한 재정 여건에도 불구, 막대한 예산으로 박 전 대통령 기념 사업을 벌이는 것은 선심성·선거용 행정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조근래 구미 경실련 사무국장은 “지자체들이 대선을 불과 수개월 앞두고 수십 년된 박 전 대통령과의 연고를 앞세워 기념 사업에 나서는 것은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을 위한 것이 아닌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면서 “지자체들의 대선 마케팅은 유권자들의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 근대화에 앞장선 박 전 대통령의 공적은 충분히 기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옹호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수급비 지급일 酒暴 2배”… 빈곤층에 술은 폭력 기폭제

    “수급비 지급일 酒暴 2배”… 빈곤층에 술은 폭력 기폭제

    # 지난 4월 26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의 한 식당에 술에 취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강모(52)씨가 들어왔다. 냉장고에서 멋대로 소주를 꺼내 마셨다. 또 욕을 해대며 집기를 던지기도 했다. 손님들은 황급히 계산을 하고 자리를 떴다. 식당 주인은 “또 왔구나.”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강씨의 음주폭력은 시장 내 일상이었던 것이다. 강씨는 지난 8일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조사 결과 전과 56범의 강씨는 직업도, 가족도 없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였다. # 서울 강서경찰서는 매월 20일 긴장한다. 지구대로 연행되는 음주폭력 사범이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많기 때문이다. 20일은 수급 대상자들이 주민센터로부터 수급비를 받는 날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급비를 받는 날은 술을 마시고 폭력을 저지르는 일이 유독 많은 같다.”고 전했다. # 서울 신촌 먹자골목에서 조폭 아닌 주폭(酒暴·음주폭력)으로 소문난 박모(51·무직)씨는 소아마비 장애인이다. “리어카 하나 사게 돈을 내놔라.”라며 상인들을 협박하기 일쑤였다. 이혼한 뒤 처지를 비관하다 술에 빠져 중독이 된 데 이어 범죄자로 전락했다. 지난 1일 서대문경찰서에 구속됐다. 음주폭력을 일삼는 피의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가난이나 장애를 가진 사회적 약자이다. 사회적 안전망이 튼실하지 못한 탓에 한 병에 1100원 하는 소주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몸을 맡기는 것이다. 막다른 길에 몰렸을 때 표출되는 분노는 자제력을 잃기 십상이다. 음주가 폭력을 낳는 기폭제로 변질된 셈이다. 빈곤층일수록 음주폭력의 빈도와 수위가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알코올중독’은 음주폭력의 심각성을 한층 가중시키고 있다. 더구나 알코올중독자 가운데 수급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 또한 불편한 진실이다. 이해국 가톨릭대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의 ‘빈곤과 알코올’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알코올 의존율과 폭음 빈도가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도 빈곤과 알코올중독의 연관성이 높았다. 사회복지사 최모(32)씨는 “노숙인과 쪽방촌 수급자 대부분을 알코올중독자로 봐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문제는 사회적 비용이 만만찮다는 사실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급여 수급자 160만명 가운데 알코올중독자는 4%인 6만 4000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들을 치료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전 국민 알코올중독 치료비의 24% 남짓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가난한 이들은 알코올중독인데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지 않는 일이 많아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반복적 음주 패턴을 보이는 이들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적극 개입,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규 춘천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음주 폭력을 저지르는 ‘헤비 드링커’ 단계에 접어들기 전에 치료를 도와야 한다.”면서 “전국 42곳에 불과한 알코올 중독 치료센터를 증설하고 음주 문화에 대한 고민과 함께 약자를 위한 사회 안전망 확보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영준·김진아·명희진기자 apple@seoul.co.kr
  • “대학가 음주문화 개선” 警-연대 주폭척결 협약

    서울 서대문경찰서와 연세대학교가 11일 건전한 캠퍼스 음주문화 조성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찰이 대학과 음주 관련 업무협약을 맺는 이유는 지나치게 술을 많이 마시는 대학가의 음주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신입생 환영회 등 대학 행사에서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하거나 대학가에서 술을 마시고 시비가 붙어 끝내 폭력사태로 비화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서대문서 관내에는 연세대를 비롯해 서강대, 이화여대 등 7개 대학이 자리한 탓에 주변 유흥가가 크게 성업 중이다. 이 때문에 일주일에 한두 건씩은 대학생들이 술을 마시고 폭행사건 등을 저질러 경찰서 신세를 지기도 한다. 지난 6일 오전 2시 50분쯤 창천동의 한 국밥집에서 회사원 박모(34)씨 등 2명과 대학생 이모(20)씨 등 4명이 싸우다 쌍방 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만취한 이들은 길거리에 침을 뱉는다며 시비를 벌이다 주먹다짐까지 벌였다. 앞서 지난 4월 11일 오전 1시 50분쯤 창천동의 한 지하주점에서 대학생 김모(20)씨 등 3명이 이모(22·여)씨 등 2명을 때려 상해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같은 날 오전 6시 50분에는 만취한 대학원생 오모(35)씨가 창천동 유플렉스 앞에서 홍모(60)씨의 택시에 나무의자를 집어던져 택시 앞 유리창을 깨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한열, 민주주의에 색을 입히다”

    “한열, 민주주의에 색을 입히다”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을 맞고 숨진 이한열 열사의 25주기 추모제가 8일 오후 6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렸다. 당시 연세대 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 열사는 6월 민주항쟁과 6·29선언의 도화선이 됐다. 추모제는 이한열기념사업회와 연세대 학생들의 주도로 해마다 교정에서 치러지고 있다. 특히 올해 추모제는 ‘한열, 민주주의에 색을 입히다’라는 주제로 이 열사를 흑백사진 속의 과거가 아닌 현재 민주주의에 색깔을 입혀 살아 숨쉬게 하는 선배로 기억되도록 마련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모제에서 ‘박원순, 청춘에 답하다’라는 주제로 초청 강연을 했다. 박 시장이 연사로 나선 것은 이 열사와의 인연 때문이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당시 최루탄 발사를 명령한 서대문경찰서장, 전투경찰대 중대장 등에 대해 살인 미수 및 직무 유기 혐의로 서울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사건은 한국노동법률상담소와 이상수 변호사가 맡았으며 박원순·조영래(1947~1990년) 등 변호사 22명이 재정 신청에 참여했다. 박 시장은 강연에서 “이한열 열사는 결코 죽지 않았다.”면서 “청년이라면 가장 낮은 곳으로 가라. 이 시대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과 가장 힘든 과제에 도전하라.”고 강조했다. 또 “요즘 젊은 세대가 경쟁에 시달리고 있는데 자신만이 아닌 타인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세상에 눈을 뜨는 일이 너무나 중요하다.”면서 “세상은 실천함으로써 변화될 수 있다.”고도 했다. 추모제에서는 처음 ‘이한열만화상’ 시상식도 열렸다. 전국에서 중·고·대학생을 비롯해 주부, 스님 등이 71점의 작품을 응모했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이한열장학금’으로 2009년부터 올해까지 대학생 47명에게 모두 6250만원의 장학금을 수여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재창업… 품질 승부… 에너지로… 뼛속까지 혁신

    재창업… 품질 승부… 에너지로… 뼛속까지 혁신

    최근 유로존 재정위기가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 경제까지 얼어붙게 만들면서 우리 재계에도 위기감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삼성과 현대기아차, SK, LG 등 국내 ‘빅4’ 그룹들은 조직의 체질 개선을 강조하거나 내실 경영을 강조하는 등 각각 특색있는 전략으로 위기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1위 대기업 집단인 삼성의 위기극복 키워드는 재창업 수준의 혁신이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최근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을 그룹의 핵심인 미래전략실장으로 선임한 것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대표적 기획통인 전임 김순택 실장 대신 현장형 경영자인 최 실장을 2인자로 선임하는 등 ‘제2의 신경영’ 체제 출범을 대내외에 천명하고 나섰다. 이러한 변화는 올해 초부터 감지됐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쇼(CES 2012) 현장에서 “앞으로 몇년, 몇십년 사이에 정신을 안 차리고 있으면 금방 뒤처지겠다는 느낌이 들어 더 긴장이 된다.”고 말한 데 이어 지난 5월 유럽 순방에서 돌아온 뒤에는 “유럽 경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좀 더 나빴다.”고 평가했다. 현대기아차는 ‘품질 경영’을 위기 극복의 키워드로 삼고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더욱 가치있는 제품 생산을 통해 전 세계의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겠다는 것이다. 정몽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연구·개발(R&D)을 통한 ‘품질 경영’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3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도 “급격한 생산량 증가로 불거질 수 있는 품질 문제에 더 신경을 쓰겠다.”며 품질 경영의 가치를 강조했다. 현대 특유의 ‘뚝심 경영’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 올해 R&D와 시설투자를 위해 사상 최대인 14조 1000억원을 투자하고 7500명을 새로 고용하는 등 글로벌 경제 위기 확산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내세웠다. “남들이 어렵다는 시점에 투자와 노력을 배가한다면 새로운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정 회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SK그룹은 세계 각국에서의 ‘에너지 경영’을 해법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 들어 중국과 스위스, 말레이시아, 태국, 터키 등 5개국을 방문했다. 해외 출장기간이 33일이나 된다. 특히 터키에서는 압신-엘비스탄 지역 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터키 정부와 협의하고, 현지 기업과 통신·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위한 1억 달러 규모의 공동 펀드 조성에 합의했다. 태국에서도 현지 에너지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열매를 맺었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은 당분간 국내 사업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자신은 해외 자원개발 사업과 SK하이닉스 경영에 주력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LG그룹은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구본무 그룹 회장이 일선에서 직접 LG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이는 LG전자 등 전자 계열사들이 지난해부터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등 글로벌 경제 위기의 찬바람을 온 몸으로 맞고 있기 때문. 구 회장은 지난 1월 새해 인사 모임에서 “지금과는 분명히 달라져야 한다”고 주문했고,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에서는 “뼛속까지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끝을 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번 달 내내 열리는 중장기 전략보고회의 결과가 어떻게 도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장기 전략보고회는 구 회장이 계열사 최고경영진을 차례로 만나 미래 전략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이지만 보고회 직후 대대적인 조직과 인사 개편이 뒤따랐다. 이두걸기자·산업부 종합 douzirl@seoul.co.kr
  • 영상·설치·출판 버무렸더니 20년 만에 한국 작가를 불렀다

    영상·설치·출판 버무렸더니 20년 만에 한국 작가를 불렀다

    13회 카셀 도큐멘타가 55개국 150여명의 작가가 참가한 가운데 9일 개막했다. 9월 16일까지 100일간 열린다. 카셀 도큐멘타는 5년마다 독일 중부의 소도시 카셀에서 열리는 세계적 미술행사다. 일반인들에게는 무슨무슨 비엔날레보다 덜 익숙하지만, ‘지금 보는 미래예술’을 주제로 상업성을 배제한 가장 실험적인 작품을 다 모아둔다는 점에서 미술계에서는 가장 주목 받는 전시 가운데 하나다. 1992년 육근병 작가 이후 20년만에 한국 작가들도 초청받았다. 전준호(43)·문경원(43) 팀과 양혜규(41) 작가다. 양혜규는 미국·독일을 기반으로 활동하면서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에 한국관 작가로도 참여한 베테랑. 이번에는 카셀 중앙역에 ‘진입 : 탈-과거시제의 공학적 안무’를 선보인다. 전준호·문경원 작가는 프로젝트 ‘뉴스 프롬 노웨어’(News from Nowhere)를 내놓는다. 전시개막을 앞두고 카셀 현지에서 설치작업을 마무리한 두 작가를 이메일로 만났다. 영상작품 ‘EL FIN DEL MUNDO’(세상의 저 편)에는 배우 이정재·임수정이 출연해 화제다. →참여하게 된 계기는. -올해 예술감독인 캐롤린 바카르기예프가 2010년 한국에 왔었다. 전시 때문에 예전부터 알고 지냈는데 최근 작업이 궁금하다해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더니 이번에 함께 전시해 보자는 제안을 해왔다. →어떤 작품인가. -영상에서부터 책 출판까지 한데 버무렸다.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물어보고 싶었다. 가령 영상작업 ‘EL FIN DEL MUNDO’는 지구 환경 변화를 배경으로 최후의 순간 인류가 남길 예술은 무엇이고, 새롭게 나타날 인류의 미의식은 무엇이 될 것인가를 다뤘다. 설치작업 ‘Voice of Metanoia’(공동의 진술)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새로운 인류에게 필요할 생필품과 거주공간을 디자인하도록 했다. 네덜란드 건축그룹 MVRDV, 일본 디자인 엔지니어링 그룹 타크람, 한국과 일본의 디자이너 정구호와 쓰무라 고스케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마지막으로 출판물인 ‘뉴스 프롬 노웨어’를 내놨다. 다양한 분야, 다양한 국적의 전문가들에게 미래사회에 대한 전망을 물어본 것인데 한국인으로는 시인 고은, 생물학자 최재천, 미산 스님 같은 분들이 나와 미학, 생물학, 종교학에 대한 얘기들을 들려준다. →관객은 무엇을 얻어갈 수 있나. -문제점이 이런 것이고, 그러니 이렇게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우리 목표가 아니다. 과정이고 질문이고 여정이다. 그 분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고, 공유하고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이 여정에 동참한다면 언제든 환영이다.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작품에서 보듯 건축가, 디자이너, 과학자, 종교인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협업하는 프로젝트였다. 그 분들을 두루 참여시키기 위해 찾아가서 만나고 설득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많은 스태프와 함께하는 영상작업 역시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돌이켜보니 많이 배우고 겸손해질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육근병 이후 20년 만의 한국작가다. 소감이 어떤가. -이번 프로젝트를 사람들에게 소개할 수 있어 무척 기쁘고 설렌다. 하지만, 우리가 한국미술의 대표자도 아니고 우리를 통해 한국미술의 위상이 높아지는 건 아니라고 본다. 훌륭한 작가들이 많이 있으니 그들의 작업이 더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한국 활동 계획은. -8월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오늘의 작가 전시가 있다. 9월 광주 비엔날레에도 참여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酒暴 서울역 ‘노숙인 왕’ 성기노출 엽기행각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7일 서울역에서 폭력을 휘두르며 노숙인들 사이에 ‘왕초’처럼 행세한 정모(39)씨를 강제추행 및 공연음란,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정씨는 지난달 31일 저녁 술에 취해 서울역 광장에서 여성들에게 달려들어 “은밀한 부위를 보여 달라.”고 위협하는가 하면 길 바닥에 누워 여성들의 치마 속을 들여다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경찰이 출동, 연행하려 하자 바지를 벗고 반나체 상태로 욕설을 퍼붓고 침을 뱉는 등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조사 결과 정씨는 가족과 직업 없이 10여년 전부터 서울역에서 노숙생활을 하면서 상습적으로 술을 마시고 주변 사람들과 서울역 이용객들에게 행패를 부려 46차례나 형사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네 차례는 성폭력과 관련돼 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중부내륙권 행정협의회 구성

    충북 충주시의 제안으로 중부권에 있는 8개 시·군이 공동 발전을 위해 협의회를 구성한다. 충주시는 경기 여주군, 강원 원주시, 충북 제천시·괴산군·음성군·단양군, 경북 문경시 등과 함께 (가칭)중부내륙권행정협의회를 구성키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올 하반기 창립총회를 갖고 매년 한 차례씩 시장, 군수들이 참석하는 정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또한 긴급 현안 발생 시 해당 지자체가 회의 소집을 요구하면 임시회를 열기로 했다. 이들은 앞으로 불합리한 정부시책에 공동 대응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 협력 사업을 발굴해 추진할 계획이다. 충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부고]

    ●김명한(부산 동래구의회 부의장)씨 별세 5일 부산의료원, 발인 8일 오전 8시 30분 (051)607-2651 ●정인식(문경 명약국 대표)홍식(법무법인 화인 변호사)장식(한독약품 영업전무)씨 부친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02)3010-2231 ●강태영(조선비즈 편집부장)문종(리바이스코리아 재무본부장)씨 부친상 오제명(몽골 선교사)씨 장인상 5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02)2227-7597 ●박영신(한국경제신문 건설부동산부장)씨 장인상 5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7일 오전 10시 30분 (02)2650-2742 ●전수영(매일신문 교정부 차장)중영(한국개발전략연구소 실장)중문(씨티은행 송탄지점장)씨 부친상 5일 대구 계산성당, 발인 7일 오전 (053)256-2046 ●구자균(전 서광산업 회장)자억(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평가연구본부장·한중교육교류협회장)자흥(사업)자형(허밍치과 대표원장·천안시치과의사회 부회장)씨 부친상 김준표(천안중앙초 교장)씨 장인상 박인숙(가천대 초빙교수)씨 시부상 5일 천안 단국대병원, 발인 7일 오전 9시 (041)550-7474 ●최웅필(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이사)씨 장모상 5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2)2258-5940 ●왕세창(부산여대 총장)세명(광주과학기술원 학부장)세종(한국건설산업연구원 기획조정실장)씨 모친상 5일 양산 부산대병원, 발인 8일 오전 6시 (055)389-0600 ●박종대(시엔티종합건축사사무소 회장·전 부산시 종합건설본부장)씨 별세 5일 부산 해운대 백병원, 발인 8일 오전 5시 30분 (051)711-1451
  • “농어촌 초등학교 62%가 문 닫을 판… 교육 황폐화 불보듯”

    “농어촌 초등학교 62%가 문 닫을 판… 교육 황폐화 불보듯”

    농어촌 지역의 작은 학교들이 들끓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소규모 학교 정책이 농·산·어촌 지역에 위치한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해 황폐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학령인구가 적어 통폐합 위기에 놓인 지역의 교육감들은 잇따라 교육과학기술부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교원단체들도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농어촌학교 살리기를 외치고 있다. 교과부는 정상적인 학교교육 운영에 필요한 학교의 최소 적정규모를 제시한 것일 뿐 통폐합의 기준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충남 청양 학부모 70%가 통폐합 반대 교과부는 지난달 17일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6학급 이상, 고등학교는 9학급 이상이 되어야 하고 학급당 학생 수는 20명 이상이 되도록 학급 최소규모를 규정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문제는 학교의 최소 규모를 제시하는 이번 개정안의 내용이 농·산·어촌지역의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는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교과부는 이번 개정의 목적이 “학생이 원하지 않는 학교에 배정되는 제도를 개선하고, 적정한 규모 이상의 학교를 튼실히 키우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법령을 통해 소규모 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학부모들에게 인근의 큰 규모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 소규모 학교를 고사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실제 서울과 인천, 부산 등 광역시나 경기도처럼 규모가 큰 광역도 외에 대부분의 지역에 위치한 소규모 학교들은 ‘통폐합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일손을 놓고 있다. 지역에서는 즉각 반발 움직임이 터져나왔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지난달 23일 “작은 학교를 강제 통폐합함으로써 농·산·어촌 및 부도심 지역의 교육을 파탄 낼 것”이라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민 교육감은 공동통학구역 지정에 대해서도 “취학을 앞둔 보호자가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사실상 학교 선택제”라면서 “이는 농·산·어촌과 부도심의 작은 학교는 폐교의 길로, 도심학교는 과대 학급과 과대 학교의 길로 몰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소규모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도 학교 통폐합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과부의 입법예고가 이뤄진 뒤 충남 청양교육지원청이 전교생 60명 이하인 초등학교 9곳, 중학교 4곳을 대상으로 시행한 학교통폐합 조사 결과, 모든 학교에서 최소 70% 이상의 학부모가 통폐합을 반대했다. 학부모 100%가 통폐합을 반대한 청송초와 동영중의 경우, 지역환경을 고려한 특성화 교육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학부모들은 또 “인근의 큰 학교를 다니게 되면 통학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과 학교의 역사를 이어가야 한다는 점”때문에 폐교를 반대했다. ●“학교 10곳 중 3곳 통폐합 대상” 지난달 30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얼마나 많은 학교들이 통폐합 위기에 놓여있는지 알 수 있다. 전체 초·중·고교 1만 1331곳(2011년 4월 1일 기준,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 가운데 통폐합 대상으로 볼 수 있는 20명 이하 학급당 학생수 규모의 학교는 3138곳으로, 전체 대비 27.7%에 이른다. 더욱이 통폐합 대상이 되는 학교의 86.3%에 해당하는 2708곳은 읍·면지역과 도서벽지에 위치하고 있다. 학교급 가운데서는 초등학교, 지역으로는 광역도에서 소규모 학교의 위기는 더욱 심각하다. 초등학교 5883곳 가운데 2351곳이 20명 이하 학급규모로, 전체 초등학교의 약 40%에 해당한다. 강원도는 초등학교 353곳 중 250곳(70.8%), 전남은 429곳 중 301곳(70.2%)이다. 충남, 전북 ,경북의 경우는 60% 이상, 충북, 경남, 제주의 경우 50% 이상의 초등학교가 통폐합 대상이다. 6개 광역시와 경기도를 제외한 9개 시도 지역의 초등학교 가운데 62.8%에 해당하는 1870개교가 통폐합 대상이 되거나 개정안에 따른 학생 이동으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전교조는 “학년별 반 편성이 어려운 경우 교육환경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해야 할 정부가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넘겨 책임을 피하려는 꼼수”라면서 “핀란드의 경우에도 2개 학년씩 합쳐 20명 이하의 복식학급으로 운영하는 초등학교가 반을 넘는 만큼 복식학급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운영하는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개정안에 따라 공동통학구역이 설정되면 학생·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확대시킬 수 있는 기대는 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울 경우 학교선택권의 의미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교원단체 “대안 찾아야” 교과부 방침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현장에 있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재정 효율성과 교육성과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이 제기되고 있다. 사단법인 좋은교사운동은 “통폐합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해 소규모 학교를 살리되, 재정의 효율성과 교육성과를 높이는 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좋은교사운동은 교육재정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무리하게 소규모 학교 자체를 통폐합하기보다 지역의 작은 교육청을 통폐합해 효율적인 관료체제를 갖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소규모 학교의 경우 교장·교감 등 관리직을 없애고 교사 대표를 세워 학교를 운영하거나 학교마다 행정실을 별도로 두지 않고 인근 큰 학교에서 행정과 재정을 감당하되 소규모 학교에서는 에듀파인 시스템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는 방안도 제기됐다. 문경민 좋은교사운동 정책실장은 “현재의 분교와 같은 형태일 수 있으나 일반학교가 분교가 됨으로써 학교 이름과 전통이 사라져 지역사회가 상실감을 갖는 것을 생각할 때 학교를 유지하면서 관리와 행정비용을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지역사회 출신의 교사 지망생을 지역사회 학교에 우선적으로 임용해 농·산·어촌의 소규모 학교를 활성화시키고, 공립형 대안학교 운영 등 특색 있는 교육을 통해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자녀의 교육을 위해 지역으로 이사를 오도록 이끌 수 있는 방안도 나왔다. 교총은 소규모 학교의 폐교보다는 학교기능을 수행하면서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 평생교육센터 등 통합형 학교모델로 운영하는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교과부에 제출했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소규모 학교에 특화된 교육과정과 교수학습 프로그램 마련을 위한 지원을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의견서에서 “교과부는 소규모 학교에서 복식수업 등으로 교육력이 약화된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교과부 스스로 스마트교육을 통해 지역 한계 없이 다양한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러한 정책을 내실화해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부고]

    ●이봉조(전 통일부 차관)씨 부친상 장성도(블루월드 부사장)최성림(신화상사 이사)씨 장인상 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일 오전 6시 (02)3410-6903 ●김동주(KBS 제주방송총국장)동전(제주대 교수)동익(KB국민은행 퇴직연금사업부장)동만(제주한라대 교수)동조(국립제주박물관)씨 부친상 2일 제주 부민장례식장, 발인 6일 오전 7시 (064)744-4444 ●남궁민(남양주 호평고 교사)욱(중앙일보·JTBC 정치부 기자)씨 부친상 문혜윤(성신여대 연구교수)김혜수(한국연구재단)씨 시부상 3일 의정부 성모병원, 발인 5일 오전 10시 (031)820-3468 ●권경일(대구지검 서부지청 검사)미숙(상주교육지원청 장학사)씨 부친상 박대철(점촌중 교사)씨 장인상 추희명(안양대 성악과 교수)씨 시부상 3일 경북 문경 국화원장례식장, 발인 5일 오전 8시 (054)555-6444 ●이태문(청주MBC 보도국장)씨 장모상 3일 삼척의료원, 발인 5일 오전 (033)570-7451 ●고광선(예비역 육군 대령)씨 별세 재욱(광운대 교수)재필(예비역 육군 중령)재홍(다쏘시스템코리아 전무)재일(대림산업 부장)희정(약촌미가한의원 원장)씨 부친상 김주영(보건복지부 건강검진T/F 팀장)씨 장인상 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일 오전 8시 (02)3410-6912 ●이재규(경인일보 정치부 차장)씨 부친상 신정화(화성 기산중학교 교사)씨 시부상 3일 수원연화장, 발인 5일 오후 1시 (031)218-8784
  • ‘혁신보다 당권’… 통진당 ‘6월 혈투’

    ‘혁신보다 당권’… 통진당 ‘6월 혈투’

    농민 출신인 통합진보당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친정’이자 통진당 지지단체인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신당권파에 사실상 등을 돌렸다. 전농은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농민 후보인 문경식 비례대표(16번) 후보를 일단 사퇴시켰지만, 철저한 진상조사 없는 출당이나 징계 등 극단적 선택은 반대한다며 구당권파와 같은 주장을 펴 왔다. 그러나 언론이 모인 자리에서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향해 공개적으로 대립각을 세운 적은 없었다. 그러던 전농이 1일 민주노총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빈민연합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강기갑 비대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작심한 듯 날을 세웠다. 이광석 전농 의장은 “근거 없는 의혹으로 당원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거나 커다란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왜곡하지 말고 당원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며 “단 한 명이라도 억울한 누명을 씌워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민주노총 정희성 부위원장은 “외부단체에 이래라 저래라 훈수를 두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맞받아쳤다. 간담회 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친정인 전농에서 쓴소리를 들은 전농 출신 강 위원장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강 위원장은 “오늘은 진상규명 문제가 아니라, 새지도부 건설과 통합진보당 혁신을 위한 노동계와 농민계의 의견을 듣고자 마련한 자리”라고 수습을 시도했으나 전농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 의장은 “농민은 태풍이 불어도 논과 밭을 버리지 않는다. 우리는 통진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퇴를 거부한 비례대표 당선자 및 후보를 제명하려는 혁신비대위와 통진당에 대한 조건부 지지철회로 구당권파를 압박한 민주노총을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례대표 부정 경선 문제는 온데 간데 없이 종북 문제만 부각되자 위기를 느낀 NL계열은 다시 뭉치는 분위기다. NL 계열인 인천연합이 힘을 보태고, 민주당까지 혁신비대위에 힘을 실어줬지만 여러 세력의 결사체인 신당권파가 구심력을 강화하는 구당권파에 맞서려면 상당한 체력보강이 필요할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도 많다. 당내에서는 민족해방(NL) 계열의 비주류이자 신당권파 쪽에 선 ‘울산연합’이 당권을 위해 경기동부연합과 다시 손을 잡았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울산연합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김 의원의 즉각적인 제명은 안 된다는 입장인 만큼 구당권파와의 교감이 가능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최근 백승우 전 사무부총장 등 구당권파 5명이 ‘보복성 인사발령을 냈다.’며 울산연합의 민병렬·참여계인 권태홍 공동집행위원장 중 권 집행위원장만 당기위에 제소한 것도 ‘친(親)울산연합’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신당권파 측 관계자는 “우리도 당권 준비를 해야 하지만, 비례대표 사퇴 압박이 당권을 차지하려는 정치적 술수로 오해를 살까 걱정돼 다들 소극적”이라고 토로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철거비 뻥튀기·임원에 특혜분양… ‘60억대 종합비리’ 뉴타운 조합장

    경찰이 수십억원대의 조합비를 유용한 서울시내 뉴타운 재개발조합 비리를 포착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철거업체와 결탁해 비용을 부풀리고, 조합 임원에게 재개발지역 부지를 특혜분양하는 등 각종 비리로 재개발 조합에 60여억원의 손해를 끼친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가재울 뉴타운 제4구역 재개발조합장 박모(57)씨 등 11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또 내사단계에서 출국한 용역업체 대표 정모(53)씨를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2007년 10월 철거업체와 짜고 철거면적을 부풀리는 방법 등으로 조합비 39억여원을 과도하게 지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 등은 또 지난해 5월 조합 전직 임원에게 재개발지역 내 부지를 특혜분양해 조합에 약 7억 4000만원의 손해를 입히고, 2008년 9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2년간 주민동의 없이 법무비 등의 명목으로 조합비 17억여원을 유용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가재울 뉴타운 4구역에는 2조원의 공사비를 투입, 아파트 63개동 4000여 가구를 건설할 계획이지만 조합 운영의 불투명성으로 2007년 뉴타운 지정 이후 현재까지 철거 공사만 진행된 상태다. 수사에 대한 잡음도 많았다. 1년 넘게 사건을 맡아 수사하던 한 경찰관이 올해 초 용산경찰서 소속 지구대로 발령나자 주민들이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다며 항의했다. 서대문경찰서는 지난 2월 ‘가재울 뉴타운 4구역 조합비리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전담 수사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인허가 과정의 뇌물 비리 등 여부에 대해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단독] 수십억대 조합비 횡령·배임한 뉴타운 조합장 검거

    경찰이 수십억원대의 조합비를 유용한 서울시내 뉴타운 재개발조합 비리를 포착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철거업체와 결탁해 비용을 부풀리고, 조합 임원에게 재개발지역 부지를 특혜분양하는 등 각종 비리로 재개발 조합에 60여억원의 손해를 끼친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가재울 뉴타운 제4구역 재개발조합장 박모(57)씨 등 11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또 내사단계에서 출국한 용역업체 대표 정모(53)씨를 지명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2007년 10월 철거업체와 짜고 철거면적을 부풀리는 방법 등으로 조합비 39억여원을 과도하게 지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 등은 또 지난해 5월 조합 전직 임원에게 재개발지역 내 부지를 특혜분양해 조합에 약 7억 4000만원의 손해를 입히고, 2008년 9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2년간 주민동의 없이 법무비 등 명목으로 조합비 17억여원을 유용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가재울 뉴타운 4구역에는 2조원의 공사비를 투입, 아파트 63개동 4000여 가구를 건설할 계획이지만 조합 운영의 불투명성으로 2007년 뉴타운 지정 이후 현재까지 철거 공사만 진행된 상태다. 수사에 대한 잡음도 많았다. 1년 넘게 사건을 맡아 수사하던 한 경찰관이 올해 초 용산경찰서 소속 지구대로 발령나자 주민들이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다며 항의했다. 서대문서는 지난 2월 ‘가재울 뉴타운 4구역 조합비리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전담 수사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인허가 과정의 뇌물 비리 등 여부에 대해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일수 못 갚자 성폭행 불법 대부업자 4명 검거

    연간 500%가 넘는 고리로 사채를 빌려준 뒤 돈을 갚지 못하는 여성을 성폭행까지 한 불법 사채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소규모 유흥업소 종업원 등에게 고리의 사채를 빌려준 뒤 이를 못 갚는 여성을 성폭행한 고모(55)씨에 대해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0일 밝혔다. 또 200~500% 이상의 고리로 불법 대부영업을 한 사채업자 함모(50)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해 4월 광진구 자양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일하던 이모(32·여)씨에게 200만원을 빌려줬다. 그러나 이씨가 제때 돈을 갚지 못하자 고씨는 “몸이라도 팔아서 돈을 갚으라.”며 이씨를 협박했다. 심지어 고씨는 지난해 4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채무건을 상의하자며 이씨를 불러내 강제로 성폭행까지 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성남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낙하산 논란

    경기 성남시 산하기관인 성남시시설관리공단이 차기 이사장 선임과 관련한 내정설로 논란을 빚고 있다. 공단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9대 이사장으로 이상락 전 경기도의원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전 도의원의 경우 공단 내 상통(상호 소통하자는 뜻)노조원들이 끊임없이 내정설을 제기했던 인물이다. 2004년 국회의원 선거 때 학력위조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이로 인해 상통노조는 지난 29일 성명서를 내고 “임면권자인 성남시장이 민의를 무시하고 전문경영인이 아닌 낙하산 정치인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반대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도덕적 하자가 있는 정치인 출신의 이사장 임명이 과연 민의를 올바르게 수렴하고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전 도의원과 관련, 노조는 지난달 25일 공모 시작 때부터 내정설을 제기했으나, 결국 의혹의 당사자가 선임된 셈이 됐다. 이와 더불어 공단은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전 도의원의 최종 경력을 전 국회의원으로 공식 표기하고 있어 내정 논란에 이어 자격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상통노조는 “결과적으로 내정의혹이 제기된 인물이 이사장으로 선임된 만큼 모든 방법을 동원해 취임을 저지하겠다.”고 맞섰다. 공단 관계자는 “최종적인 판단은 성남시장과 임원들이 하는 것으로, 공단 내에서는 어떤 후보가 면접을 보는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임명과정엔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최종 후보자 2명을 가린 뒤 시장이 1명을 최종 결정한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아리랑 연구 30년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

    [김문이 만난사람] 아리랑 연구 30년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

    누구나 부른다. 남녀노소 할 것 없다. 우리의 역사요 한이다. 영혼의 울림이다. 언제 어디서나 방방곡곡 퍼져나가는 마음의 메아리로 늘 존재한다. 남과 북은 물론 해외에 사는 모든 동포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 바로 ‘아리랑’이다. 새달 2일 경기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4만 5000명이 아리랑 대합창을 부른다. 생각만 해도 감동적이다. 이 광경은 전 세계에 알려진다. 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객원교수는 이 장면을 모아 미국 뉴욕의 번화가 타임스스퀘어에 아리랑 광고를 할 예정이다. 따지고 보면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여기서 잠깐, 중국은 지난해 5월 국무원 국가급 비물질문화유산(무형문화재)으로 지린성 옌볜 자치주의 아리랑(阿里郞)을 등재했다. 왜? 동북공정의 일환이라는 정치적 의도가 당연히 깔려 있다. 2004년 고구려의 고분벽화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킨 사실을 되돌아볼 때 아리랑 역시 중국의 세계문화유산으로 공식화할 수순을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문화체육관광부는 새달 10일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할 예정이다. 아울러 8월쯤 실사과정을 거쳐 올 연말 등재여부가 판가름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람이 있다. 30여년간 아리랑만을 연구해 온 김연갑(58)씨. 그의 공식 직함은 사단법인 한겨레아리랑연합회(이사장 이윤구) 상임이사이지만 ‘아리랑 박사’, ‘아리랑 연구가’로 통한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계동에 있는 연합회 자료실에서 그를 만났다. 들어서자마자 ‘네가 아리랑을 아느냐’라는 붓글씨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속으로 ‘어떻게 답을 하면 되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 글씨는 아리랑을 사랑하는 한 지인이 지난해 써줬단다. 아울러 자료실 안에는 온통 아리랑 관련 책자와 음반, 그리고 각국에서 수집한 자료들로 꽉 채워져 있었다. 몇 권 정도 되는지 묻자 “2만권 정도 되는데 이만 한 넓이의 아리랑 자료실이 정선과 서울 등 세 곳에 있다.”고 했다. 30여년 동안 정성껏 모아 온 자료들이란다. ●‘아리랑 기행단’이 연합회 모태 아리랑연합회는 1979년 김씨가 중심이 된 ‘아리랑 기행단’에서 출발했다. 이후 허규, 박재삼, 고은 선생 등과 함께 ‘모임 아리랑’(1983), ‘전국아리랑보존연합회’(1989)에 이어 1994년 사단법인으로 재창립된 이후 지금까지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각종 문헌 연구, 자료 수집 등을 하면서 아리랑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일에 매진해 왔다. 나운규 감독의 영화 ‘아리랑’이 개봉된 10월 1일을 ‘아리랑의 날’로 제정하고 남북 아리랑 모음 음반 출반 등 아리랑에 관련된 갖가지 기념사업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아리랑의 세계화와 국가 브랜드 사업을 연동시키는 일도 하고 있다. 연합회는 전국 14개 지부와 해외 지부를 두고 활동 중이다. “노래로서의 아리랑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세계화는 아리랑의 3대 정신(저항·대동·상생)을 보편가치로서 강조하는 데 있지요. 아리랑은 단순한 민요가 아닙니다. 음악적인 것 이상으로 우리 민족의 신앙이 담겨 있죠. 아주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해 온 이 노래는 남과 북은 물론 전 세계 145개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동포사회 구성원 누구나 함께 부를 수 있는 아리랑입니다. 어느 민족도, 어느 국가도 이처럼 불려지는 노래는 아리랑 외에는 없습니다.” 하여 아리랑은 어떤 노래도 갖지 못한 ‘민족의 노래’, ‘조국 정서의 어머니’라는 위상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중국이 지난해 아리랑을 자국의 무형문화재로 등록했다는 것은 참으로 개탄할 일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가 먼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신청을 하게 됐다는 것. 그는 이에 대해 “판소리, 전통가곡 등에 이어 아리랑도 등재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왜냐 하면 2009년 정선아리랑을 단독으로 신청했으나 정선 외에 진도, 밀양 등 여러 아리랑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계류상태에 있다가 이번에 문화부가 보완 신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등재를 장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이 저러고 있는 마당에 어차피 국민정서상 반드시 등재돼야 할 일”이라고 부연했다. 이번에는 남한과 북한 그리고 해외동포들에게 불려지는 아리랑으로 범위를 넓히는 선언적 의미도 함께 담겨 있어 뜻이 깊다고 말했다. ●전세계 145개국 동포가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 “다시 말하지만 아리랑의 3대 정신은 저항, 대동, 상생입니다. 이 정신에 따라 광복 직후에는 좌·우익이 ‘아리랑’으로 애국가를 대신했고, 1961년 ‘국토통일학생총동맹’에서 아리랑을 민족의 노래로 규정했습니다. 1953년 휴전회담 조인식 직후 북한과 유엔군이 동시에 아리랑을 연주했습니다. 아울러 1989년 3월 판문점에서 남북이 아리랑을 단일팀 단가로 하기로 합의했으며 2002년 아리랑 축전과 월드컵대회를 통해 상생의 노래가 됐지요.” 따라서 아리랑을 통해 남북문제는 물론 해외동포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동시에 아리랑 정신을 세계적 보편정신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그런데 중국이 조선족 문화를 보존한다는 명분 아래 자국 무형문화재로 등재, ‘아리랑 사태’를 야기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는 인접 국가 간 문화전쟁의 서막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북한과 함께 합작 영화 ‘아리랑’을 만들었습니다. 중국 청년이 북한의 아리랑 축전을 보러 왔다가 북한 처녀를 만나 사랑을 하면서 항일운동 등 과거의 혁명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줄거리입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동북3성과 김일성의 빨치산 활동 무대로 알려진 지역 등을 중국사로 편입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지요. 고구려 고분군을 북·중 공동으로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리랑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때 북한과 해외동포를 포괄한다는 선언적 문구를 반드시 삽입해야 하며 ‘아리랑상’을 복원하는 등 동일한 권위의 상을 제정, 운영할 필요가 있고 더 나아가 중국이 부러워하는 문화국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는 “우리가 ‘아리랑’을 얘기할 때는 본조아리랑(~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을 가리킨다. 더 구체적으로는 지역별 아리랑을 쓸 때 지명 접두어(밀양, 정선, 진도 등)를 사용한다.”면서 본조아리랑은 아리랑 전승의 역사, 광범위한 문화적 파장, 대중적 호응력, 현대문화와 문학에 끼친 영향력까지 엄청난 콘텐츠를 가진 작품이라고 역설한다. 아리랑은 같으면서도 다르고, 하나이면서 여럿이고, 지역적이면서도 국제적이고, 구비적이면서 기록적이고, 전통적이면서 최첨단적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아리랑은 언제부터 불려졌을까.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본조아리랑은 오래전에 백두대간 강원·경상지역 메나리조 아라리가 문경아리랑으로 불려지다 대원군이 경복궁 중수 공사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시름을 달래기 위해 전국의 소리꾼들을 불러들여 위로의 노래를 들려 주는 과정에서 아리랑이 나옵니다. 이후 노동자들이 고향으로 돌아간 뒤 밀양, 진도 등 지역 아리랑으로 정착하게 됩니다. 역사책에 보면 1894년 매천야록에 아리랑 관련 내용도 나오구요.” ●광복 직후에는 아리랑이 애국가 대신 김씨와 아리랑과의 인연은 군복무 때 시작됐다. 1975년 강원도 철원 북방 6사단 철책근무를 할 때 북한에서 보내는 대남방송을 자주 들었다. ‘저기 저 산이 백두산이라지/해 뜨고 달 뜨고 별도 뜨네~’ 남쪽에서 듣지 못한 아리랑 노래를 들으면서 귀가 솔깃했다. 제대하자마자 양주동·이병도 박사의 아리랑 관련 논문을 단숨에 읽고 전국에 흩어져 있는 아리랑 고장을 순회·기행했다. 특히 당시 사북사태 때 노동자들이 아리랑을 불렀다는 사실에 ‘찐한’ 감동을 받았다. 이후 시위가 있는 곳마다 도시락을 싸들고 찾아갔다. 시위 끝무렵에는 항상 아리랑이 나왔고 이 장면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진도아리랑은 여성성이 강하고, 밀양아리랑은 남성적이며, 정선아리랑은 삶을 노래했고, 해외동포의 아리랑은 눈물이며 조국의 어머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저의 꿈은 비무장지대(DMZ) 안에 남북 공동의 ‘아리랑 박물관’을 만드는 일입니다. 지난 30여년 동안 모아 온 모든 자료들을 평화롭게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아울러 아리랑 공동체를 통해 세계 보편화정신을 널리 펴는 것입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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