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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양안관계로 한국을 힐링하다/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양안관계로 한국을 힐링하다/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줄기가 비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콩신차이’(空心菜). 양안(중국과 대만)과 동남아에서 흔한 열대 채소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며 무침이나 볶음 요리로 좋다. 공심(空心)은 좋게 말하면 마음을 비우는 것이고, 반대로는 내용이 없다란 뜻이다. 지난 20일 제14대 대만 총통에 취임한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의 성(姓)과 발음이 같아 라이벌 국민당이 후자의 의미로 콩신차이(空心蔡)라 부르기도 한다. 차이 총통은 취임식이란 특별 상황에도 평상시처럼 미백색 재킷에 검은색 바지를 입었다. 수수하지만 필자는 차이 총통의 성격에서 ‘변화추구’보다는 ‘현상유지’ 성향에 더 주목한다. 실제 첫 내각과 총통 참모진을 천수이볜(陳水扁) 시기(2000~2008)의 안정감과 유경험 고령 인물들로 채웠다. 여성, 미혼, 선거의 여왕, 첫 대선에 실패 후 절치부심 끝에 최고 지도자가 된 점까지 박근혜 대통령과 판박이다. 용인술까지도 유사하다. 차이의 집권은 내년 한국 대선에도 시사점을 준다. 마잉주 전 총통은 대만의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측근 정치만 함으로써 소속 당과 유권자들과 소통하지 못했다. 총선과 대선 과정 중 집권당의 자중지란으로 열성 지지자들이 투표를 포기했다. 차세대 지도자들을 키우지 못해 4년 후 차기 총통선거도 암울하다. 대만이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는 남북관계에 함의를 준다. 대만독립 당 강령과 지지자들을 의식해 차이가 이번 취임식에서 할 수 있었던 최대치는 1992년 양안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합의했던 ‘92 공식(共識)’이 아니라 회담이 열린 사실만 인정하는 ‘92 사실(事實)’이었다. 차이는 우리의 통일부장관에 해당하는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을 역임했었다. 양안 관계를 잘 알고 있으며 천수이볜 시기의 시행착오를 경험 삼아 더욱 용의주도하게 접근할 것이다. 창과 방패 대결 속에 양안 관계를 어느 선에서 연착륙시킬지, 아니면 경착륙되든 배울 점이 많다. 중국의 대(對)대만 경제 영향력의 효용성에도 주시한다. 대만 수출액의 40%, 해외투자의 60%를 중국(홍콩 포함)이 차지하고 있다. 대만의 수출은 14개월째 연속 하락 중이고 경제는 구조적 어려움에 부닥쳐 있다. 중국이 구매해주지 않으면 대만산 농수산품 가격은 폭락한다. 중국 관광객들이 오지 않으면 관광버스들은 길가에서 파리를 날려야 한다. 동남아를 타깃으로 하는 차이의 신 남향(南向)정책은 중국의 묵인 없이는 상당한 곤경에 빠질 것이다. 대만의 높은 대중(對中) 경제적 의존도를 중국은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떻게 활용하는가. 대북 경제협력과 지원을 우리의 대북정책에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강대국 사이 생존전략을 고민한다는 점에서 대만 사례는 우리의 대외전략 수립에 유용하다. 대만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따라 향후 중국의 패도(覇道) 혹 왕도(王道) 성향을 알 수 있다. 경제는 중국이지만 안보는 미국에 의존하는 대만의 상황, 대응, 선택의 이해를 통해 우리의 대비책을 점검할 수 있다. 북한과의 통일을 모색하는 데 있어 양안 사례는 매우 유익하다. 관계가 좋았던 마잉주 정권 8년 동안에도 양안 지도자들은 통일을 공개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통일을 원한다면 오히려 드러내지 않는 것이 양안 모델이다. 베트남은 무력통일, 독일은 흡수통일, 예멘은 통일을 서두르다 낭패를 본 케이스다. 한반도는 어떤 모델인가? 통일부와 통일준비위원회의 한국형 모델 논의와 준비를 기대한다. 양안 관계는 대만이 아닌 중국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대만 내 독립지지 세력이 현재 현상유지 세력보다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대만의 이런 움직임을 막는 것은 중국 정부의 대만 압박보다 대만 내부 독립반대 역량의 재결집이 더 관건이다. 시간은 대만의 편이 아니다.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독립 패를 만지작거릴 것이다. 중국의 다양한 수단과 압박에 대처할 만한 능력과 맷집이 있는가? ‘문제 해결’에 진력하겠다고 했지만 중국 없이도 해결책이 있는가? 콩신차이는 특히 건강에 좋아 양안에서 모두 즐겨 먹는다. 볶든 무치든 시진핑·차이잉원 시대 양안 관계가 연착륙한다면 한국의 대내, 대북, 대외정책에 큰 힐링이 될 것이다.
  • 美 미얀마 제재 일부 해제...민주화 위협하는 군부는 압박

    미국이 반세기 만에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룬 미얀마에 대해 경제제재의 일부를 해제했다. 아웅산 수치가 주도하는 새 정부의 경제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국영기업과 은행에 대한 제재를 푼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재무부는 17일(현지시간) 미얀마 국영기업 7곳과 국영은행 3곳을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또 미얀마 금융기관과 자국 기업 또는 민간인의 금융거래도 일반제재 목록에서 해제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기업의 현지 투자와 대(對) 미얀마 무역을 촉진해 경제발전을 유도하려는 조치다. 이번 조치로 업무나 관광 목적으로 미얀마에 거주하는 미국인의 금전 거래도 훨씬 쉬워졌다. 미국은 약 30년간 미얀마에 대한 경제제재를 유지해왔다. 다만 2011년 출범한 군부 출신 테인 세인 전 대통령 정부가 개혁·개방에 나서자 이듬해 일부 제재를 완화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제재 완화를 통해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전환하면 보상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애덤 수빈 미국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대행도 “이번 조치는 제재 대상 이외의 업종에서 미얀마와의 교역을 촉진하고, 미얀마인과 미얀마 정부가 더 포용적이고 번영하는 미래를 맞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은 상하원 의석의 4분의 1과 내무, 국방, 국경경비 등 주요부처를 장악한 채 미얀마 민주화의 잠재적 위협 요인이 되고 있는 군부에 대한 압박 수위는 오히려 높였다. 미 재무부는 미얀마 군부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인 스티븐 로와 그가 운영하는 ‘아시아 월드’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6개 기업을 특별지정제재대상(SDN)에 추가했다. 미국인은 제재 대상 기업이나 개인과 금융거래를 할 수 없다. 스티븐 로는 미얀마 독재자 네 윈의 묵인하에 아편과 헤로인 밀매로 부를 축적한 로 싱 한(2013년 사망)의 아들이다. 로 싱 한과 스티븐 로가 1992년 설립한 아시아 월드는 군부 통치 시절 항만, 건설 등 주요 관급 인프라 공사를 따내면서 미얀마 최대 재벌로 성장했다. 이런 아시아 월드 관련 기업에 대한 추가 제재에 대해 미 재무부는 “(미얀마의) 추가적인 민주개혁을 촉진하고 군부와 일부 개인 또는 단체에 대한 압력을 유지하기 위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미얀마에서의 정치개혁을 가로막거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뿐 아니라 ‘북한과의 군사적 거래 촉진’ 역시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유지하는 근거라고 미국 재무부는 강조했다. 재무부는 “미국 정부는 필요한 제재를 유지하면서도, 미얀마에서의 정치개혁과 광범위한 경제 성장에 대해서는 계속 지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이번 경제제재 일부 해제에 대해 미얀마 정부는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군부 통치 시절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경제제재 조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진 수치는 이번 조치 이전에도 제재 해제에 대한 언급을 피해왔다. 일각에서는 미얀마 문민정부의 최고 실권자지만 군부의 견제를 받는 수치가 의도적으로 미국의 제재를 군부 압박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교사들 ‘성과금 나눠 갖기’ 최고 파면

    교총·전교조 등 반발 거셀 듯 앞으로는 교사들이 성과 상여금을 근무 성적 등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나눠 갖거나 한 사람에게 몰아줄 경우 최고 파면까지 당할 수 있다. 금품이나 향응을 받았을 때의 징계 기준도 세분화된다. 교육부는 교육공무원의 징계 기준을 세분화하는 내용의 ‘교육공무원 징계령’ 개정안을 마련해 다음주 입법예고한다고 11일 밝혔다. 개정안은 교사의 성과 상여금과 관련한 부정행위에 대한 징계 기준을 처음으로 마련했다. 성과 상여금을 ▲근무 성적, 업무 실적 등과 관계없이 나눠 갖거나 ▲한쪽으로 몰아주는 행위 ▲일단 받은 뒤 다시 나누는 행위 등이 적발되면 견책부터 파면까지 조치할 수 있도록 했다. 교사가 다른 교사의 비리 행위를 알고도 신고나 고발을 하지 않을 경우에도 견책부터 파면까지 징계를 받게 된다. 직무 관련 금품 수수 사건에 대한 엄중 문책 조항도 신설돼 정도에 따라 비위 행위자는 물론 감독자와 제안자, 주선자도 문책받도록 했다. 교사가 금품과 향응을 받는 등 청렴 의무를 위반했을 때의 처벌 기준도 세분화했다. 현재 감봉부터 파면까지 4개 기준으로 징계하던 것에서 100만원을 기준으로 비위 유형에 따라 모두 9개 기준으로 세분화됐다. 100만원 미만을 받더라도 행위를 능동적으로 했는지 아니면 수동적으로 했는지, 금품을 받고 어떻게 행동했는지에 따라 징계가 달라진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행정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 기준이 높아졌는데, 교육 공무원에 대해서도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단체는 성과 상여금 자체에 반대하고 있어 징계령 개정안 입법예고 후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전교조는 교사들이 받은 성과 상여금을 자발적으로 모아 균등하게 분배하고 있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지급받은 성과 상여금은 이미 개인 재산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정부가 균등 분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면서 “교육부의 법령 개정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대리기사들 “이젠 소주 한 잔 마시고도 콜해요”

    “음주운전 단속이 강화되면서 소주 한잔을 마셨다고 대리운전을 부르는 경우도 생겼어요.” 10년째 경기 지역에서 대리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는 박영봉(52)씨는 11일 “예전 같았으면 소주 몇 잔 정도 마신 상황에서는 차를 직접 운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며 “음주운전을 하면 함께 술 마시고 귀가하는 동료까지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게 됐다는 손님들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과 경찰이 지난달 25일부터 음주운전을 묵인한 차량 동승자도 방조범으로 처벌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음주운전을 삼가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대리기사들은 전했다. 술 한잔을 해도 운전을 피하고 동료의 음주운전을 적극적으로 막는 등 변화한 모습이 눈에 띈다고 했다. 대리운전기사 경력 17년째인 양주석(59)씨는 “최근에는 차 주인과 동료들이 대리운전기사가 올 때까지 같이 기다려 주는 경우가 많다”며 “예전에는 술을 상대적으로 적게 마신 사람이 ‘괜찮다’면서 운전하고 동료들이 동승했다면 지금은 음주운전을 하지는 않는지 서로 끝까지 확인해주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소개했다. 음주운전 자제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지만 대리운전 수요가 크게 늘지는 않았다. 6년차 대리기사 강모(42)씨는 “통상 하루에 6번을 운행하는데, 음주운전 단속 강화 이후 일거리가 늘어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관계자는 “전국 각 지역 모든 대리운전업체에 접수되는 전화는 하루 평균 41만건 수준인데, 음주운전 단속 강화 이후 이 수치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 대리운전업체 관계자도 “대리운전을 찾는 전화가 평소보다 늘지는 않았다”면서 체감도가 크지 않음을 내비쳤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화물차 운전자에 술 판 식당주인, 음주운전 묵인한 상사도 ‘방조죄’

    화물차 운전자에 술 판 식당주인, 음주운전 묵인한 상사도 ‘방조죄’

    취한 동료에게 차 열쇠 준 직장인도 사망사고 낸 음주운전 車 2대 압수 화물차 운전자에게 술을 판매한 고속도로 휴게소 주변 식당 주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음주운전을 할 수밖에 없다는 걸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음주운전 방조 혐의가 적용된 것이다. 함께 술을 마신 동료에게 자동차 열쇠를 건넨 직장인, 음주운전을 묵인하고 함께 탄 직장 상사도 방조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데도 술 마시고 운전하다 보행자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 2명은 차를 압수당했다. 검찰과 경찰이 지난달 25일부터 음주운전을 암묵적으로 도울 경우 방조죄로 처벌하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조치다. 경찰청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8일까지 2주 동안 전국에서 음주운전 방조사범 13명을 검거하고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낸 음주 전력자 2명의 차량을 압수했다고 11일 밝혔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1% 이상(운전면허 취소)인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사망·상해사고를 일으킨 음주운전자도 88명 적발됐다. 이들은 이전에 적용된 교통사고처리특례법(금고 5년 또는 벌금 2000만원)보다 형량이 높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죄(징역 10년 이하 또는 벌금 3000만원 이하)를 적용받게 된다. 음주운전을 방조한 13명 중에는 친구 등 아는 사람과 술을 마신 뒤 가장 적게 마신 사람에게 운전을 권유하는 유형이 8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달 28일 김모(22)씨는 친구 박모(23)씨와 서울 양천구의 한 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다 “오토바이로 동네나 한 바퀴 돌자”며 음주운전을 권유했다가 도로교통법 위반죄로 입건됐다. 박씨는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는데, 혈중알코올농도 0.105%가 나왔다. 김모(39)씨는 연인인 이모(42·여)씨와 술을 마시다 “술을 적게 마신 사람이 운전하자”며 차 열쇠를 건넸다가 방조죄를 적용받았다. 이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84% 상태로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이 술을 상대적으로 덜 마시는 것을 감안해 운전을 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여성 쪽에서 단호하게 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 김천에서는 음주운전을 할 것을 뻔히 알면서 술을 판 식당주인이 3일간의 잠복수사를 통해 붙잡혔다. 경부고속도로 추풍령 휴게소에서 1㎞ 정도 떨어진 식당을 운영하는 권모(54·여)씨는 휴게소에 정차한 화물차 운전자를 승합차에 태워 자신의 식당으로 데려와 술을 팔았다. 경찰 관계자는 “인근 식당 3~4곳이 비슷한 방법으로 화물차 운전자에게 술을 판매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휴게소 주변 업소들도 단속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편의를 위해 부하 직원의 음주운전을 묵인한 상사도 음주운전 방조범으로 입건됐다. 전남 영암의 한 고등학교 교감은 같은 학교 행정실장과 함께 술을 마신 뒤 실장의 음주운전을 제지하지 않고 뒷좌석에 탔다. 음주 단속에 적발된 행정실장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89%였다. 경남 함안에 사는 이모(36)씨는 술을 마신 뒤 대리운전을 불러도 오지 않자 하청 협력업체 직원 정모(50)씨에게 전화를 했다. 정씨는 자신의 차로 이씨 차를 에스코트해 주었고 4㎞가량을 함께 운행하다가 경찰의 음주단속에 걸렸다. 음주 사망 교통사고를 일으킨 음주운전 전력자 2명은 차를 압수당했다. 검찰은 법원에 차량 몰수를 구형할 예정이며 법원에서 몰수형이 선고되면 차는 국가 재산으로 귀속된다. 경기 동두천경찰서에 차를 압수당한 화물차 운전자는 지난달 27일 만취상태에서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했다. 이 운전자는 음주운전 전력이 3차례였고 무면허 운전 전력도 4번이나 있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檢, 최유정 변호사 전주서 전격 체포… ‘정운호 로비 의혹’ 첫 법조인 신병 확보

    檢, 최유정 변호사 전주서 전격 체포… ‘정운호 로비 의혹’ 첫 법조인 신병 확보

    정운호(51·구속)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형사 사건을 맡아 부당한 변론 활동을 벌인 의혹을 받는 최유정(46·여) 변호사가 검찰에 전격 체포됐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정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전날 오후 9시쯤 전주 모처에서 최 변호사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검찰은 최 변호사의 사무장인 권모씨도 증거인멸 혐의로 함께 체포됐다. 검찰이 지난 3일 네이처리퍼블릭 본사 압수수색 등을 시작으로 정 대표의 로비 의혹 수사를 공식화한 이후로 사건에 연루된 법조인의 신병이 확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장판사를 지냈던 최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 대표의 항소심 변론을 맡아 거액의 수임료를 챙긴 의혹을 받았다. 최 변호사는 보석 등을 성사시켜 주겠다며 50억원에 달하는 수임료를 받았다가 약속대로 되지 않자 착수금조로 20억원만 챙기고 나머지는 돌려줬다고 정 대표가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변호사는 항소심 구형량을 낮추기 위해 사법연수원 동기였던 서울중앙지검의 S 부장검사를 찾아가기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변호사업계의 통상 수임료에 비해 최 변호사가 지나치게 거액을 받은 것이 비단 전관 변호사라는 이유에서만이 아니라 검찰과 법원을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최 변호사는 지난해 1300억원대 투자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숨투자자문 실질 대표 송모씨의 사건에서도 20억원대의 수임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 변호사는 정식 선임계를 내지도 않은 채 송씨 재판을 맡은 부장판사에게 전화를 걸어 ‘선처’를 요구하는 ‘전화변론’을 벌였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하지만 재판부는 송씨에게 지난달 4일 징역 13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송씨는 여러 차례의 투자 사기 전과가 있었는데 2013년에 기소된 사건의 항소심에서도 변론에 참여했다. 송씨의 법률사건을 대리하면서 챙긴 수임료가 50억원에 달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검찰은 이 같은 최 변호사의 사건 수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수임계를 내지 않은 ‘전화변론’을 했다는 단서가 있는 데다 정식으로 수임한 사건에서도 과도한 수임료를 챙긴 명목이 검사나 판사를 따로 만나 로비를 하겠다는 내용이라면 변호사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또 최 변호사와 권 사무장이 지난 3일 최 변호사의 법률사무소를 압수수색할 당시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포맷돼 있고 수임 관련 자료가 폐기되는 등 증거가 인멸된 정황을 찾아내기도 했다. 권 사무장은 최 변호사의 묵인 내지 지시에 따라 이 같은 증거인멸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최 변호사를 상대로 사건 수임 과정 전반을 추궁하는 한편 최 변호사가 정 대표를 교도소에서 접견하면서 로비 관련 대화를 몰래 녹음해 뒀다는 녹취물의 행방에 대해서도 물어볼 예정이다. 최 변호사의 혐의사실이 확정되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검찰은 최 변호사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는대로 정운호 대표의 이른바 ‘구명 로비’와 관련된 브로커 이모씨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검사장 출신의 H 변호사 등에 대한 수사도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초반 “한국, 안보 무임승차”… “亞 동맹국과 방위비 논의” 물러서

    초반 “한국, 안보 무임승차”… “亞 동맹국과 방위비 논의” 물러서

    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의 공화당 본선 후보로서 지위를 굳힌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경선 레이스를 시작하기도 전부터 이미 외교 현안에 대한 ‘막무가내’ 발언으로 동맹국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2011년 3월 ABC방송 인터뷰에서 이미 “우리는 남한을 보호해주지만 그들은 아무런 돈도 내지 않는다”며 ‘안보 무임승차론’을 꺼냈고 이후 이를 계속 반복해 왔다. 하지만 경선 초반에만 해도 우리 외교부를 비롯, 외교가에서는 이를 ‘괴짜 아웃사이더’의 근거 없는 ‘막말’로만 치부할 뿐 더이상 신경을 쓰는 눈치가 아니었다. 그러나 경선 레이스가 진행되면서 트럼프의 인기가 치솟자 외교부도 점차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특히 그의 안보 무임승차론이 이후 주한미군 철수→한·일 핵무장 용인→한반도 전쟁 묵인 등으로 발전하자 외교부도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에 지난 3월 29일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주재한 실국장회의에서 2시간이 넘게 ‘대(對)트럼프 대책’을 논의했고 그 다음날에는 조준혁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한·미 연합 방위력 유지 강화 그리고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 제공을 위해 기여와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트럼프의 주장을 정면반박했다. 동맹국 선거에 대한 개입이란 부담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대응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이후 외교부는 외교부 본부, 재외공관은 물론 국내외 싱크탱크 등을 활용해 트럼프 측 외교안보 인사들과 접촉 면을 넓혀왔다. 이에 이날 공화당 경선 결과에 대해서도 외교부는 “예측했던 결과”라며 전보다는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리스크’가 제법 오래된 얘기인 만큼 그간 어느 정도 대응 전략을 고민해온 데 대한 자신감도 일부 엿보였다. 외교부 관계자는 “후보들과 웬만큼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자문단 외에 실제 어떤 사람들이 정책을 내놓는지 등을 파악해 그 사람들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교부 관계자는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한·미동맹은 공고히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트럼프가 경선 과정에서 내놓은 발언은 이후 본선 과정에서 공화당 전문가들 손으로 다듬어질 것이란 기대도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외교부는 ‘최악의 상황’ 역시 가정해 대응 마련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다른 나라 선거에 대해 일일이 코멘트를 할 수 없다”면서도 “관련 동향은 꾸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단독] 삼성·교보, 사무실비 45억 퍼주고 GA는 실적 보답 ‘검은 공생’

    [단독] 삼성·교보, 사무실비 45억 퍼주고 GA는 실적 보답 ‘검은 공생’

    생보사 9곳, 공룡 GA 한 곳에…사업비 명목 각종 비용 대납 실적 좋으면 불완전판매도 묵인…결국 보험료 인상 고객 부담 삼성·교보 등 보험사들이 대형 독립보험대리점(GA) 한 곳에만 사무실 임차보증금 등의 명목으로 연간 45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전·현직 특수전사령부(특전사) 대원 800여명이 연루된 ‘특전사 보험사기’가 GA의 ‘마구잡이식’ 영업과 실적에 급급해 이를 눈감은 원(原)보험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데서 비롯된 것인 만큼 이런 유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게다가 이런 지원 비용은 사업비라는 명목으로 보험료에 반영돼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금융 당국은 ‘검은 공생’ 실태를 알면서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서울신문이 3일 입수한 ‘대형 GA-생명보험사의 임대차 계약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1년간 생보사 9곳이 한 GA(13개 지점)에 ‘임차보증금+월 임차료+월 관리비’ 명목으로 내준 돈만 44억 7800만원이다. 이 GA는 연 매출만 2000억원 안팎인 공룡 업체다. GA는 특정 보험사에 전속돼 그 보험사 상품만 판매하는 일반대리점과 달리 여러 보험사 상품을 동시에 판매하는 대리점을 뜻한다. 계약 현황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GA에 2014년 5월부터 2년간 1550㎡면적의 사무실을 내줬다. 임차보증금 12억원, 월 임차료 679만원, 월 관리비 1571만원를 대납한 것이다. 비슷한 기간 현대라이프생명은 인천의 한 GA에 임차보증금으로 14억원을 지원했다. 임차비용을 ‘전폭’ 지원하는 대신 보험사들은 GA에 월 판매목표액을 할당한다. 예컨대 흥국생명의 경우 150평 사무실을 지원받으면 한 달 3000만원가량의 실적을 올려야 한다. 만일 이를 채우지 못하면 사무실 비용과 인테리어 비용 등을 일정 금액 토해내야 한다. 이런 물고 물리는 관계 탓에 계약 건수(외형)가 중요하지 계약이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해 보험사가 눈감는다는 게 금융권의 지적이다. ‘특전사 보험사기’ 역시 GA 계약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보험사들의 방관이 한몫을 차지했다. 한 GA 대표는 “임차비용을 환수당하지 않으려면 할당된 실적을 채워야 한다. 이 때문에 GA는 무리해서 불완전판매든 뭐든 영혼 없는 황소개구리마냥 팔아치우는 것”이라면서 “이런 실적 지향주의 분위기 속에서 특전사 보험사기 같은 불법 영업행위가 싹튼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심지어 보험사들은 A4용지 비용까지도 GA에 지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GA가 보험사에 자체 행사인 연도대상이나 워크숍 진행 시 호텔 식사비나 숙박비 대납 요구, 골프장 회원권 공유 요구 등을 비일비재하게 한다”면서 “프린터 잉크나 A4 용지 등 사무실 비품 제공 요구, 매니저 파견 요구 등도 많다”고 증언했다. 매니저 파견 요구란 보험계약청약서 작성 시 해당 보험상품에 관한 숙련된 인력을 보험사에 요구해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GA 말단조직에서 보험사 지역 담당자들과 개별적으로 일어나는 회식비나 간식비 대납 요구는 GA 본사에서조차 파악하지 못할 정도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정부도 이런 실정을 알지만 GA의 거센 반발로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지난달 시행하기로 한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안’ 가운데 임차비 지원 금지 등 GA 관련 내용은 쏙 빠진 채 규제개혁위원회 심사에 들어간 상태다. GA 관련 내용은 이해관계자 간 재논의를 통해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GA들은 임차료도 수수료의 일부이며 임차비 지원 여부에 따라 판매수수료 비율을 달리한다고 주장하지만 임차료는 선불로 받는 목돈이란 점에서 GA로 하여금 특정 보험사 상품을 지나치게 밀게 하는 부작용이 있다”면서 “법제화가 힘들다면 자율협약이나 상호협정 등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사와 달리 손해보험사는 금융위 인가를 받은 업계 ‘상호협정’에 따라 GA에 사무실 임차비 지원을 할 수 없다. 금융당국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한 비판은 업계 안에서조차 나온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사가)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얻으려고 임차 지원을 시작했지만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을 판다는 취지에서 벗어나 ‘돈 대주는’ 회사 상품을 교묘하게 집중 판매하는 등 부작용이 커 차라리 (손보사처럼) 일괄적으로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금융위가 방조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성난 이라크 민심 ‘그린존 철수’… 6일 또 시위 예고

    시아파 지도자 “새 내각 승인을” 정부 해산·조기 총선 실시 압박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정치 개혁을 요구하며 핵심 정부기관이 모여 있는 ‘그린존’ 내 국회의사당을 일시 점거해 기세를 올리던 시아파 시민 5000여명이 1일(현지시간) 24시간 만에 자진 해산했다. 시위의 배후로 지목되는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는 이날 시아파 성지 나자프에서 성명을 내고 시위대에 질서 정연하게 그린존에서 빠져나갈 것을 지시했다. 그는 이어 의회에 “긴급 회의를 소집해 새 내각을 승인하라”고 요구했고, 그러지 않을 경우 정부 해산과 조기 총선 실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오는 6일 다시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하이다르 압바디 이라크 총리는 지난 3월 31일 종파 갈등을 해소하고 정치권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종파에 속한 각료를 전문 관료로 교체하는 개각안을 의회에 제출했으나, 의회에서 정족수 미달로 일부 각료 후보자에 대한 표결이 무산됐다. 이에 종교 지도자 알사드르는 한 달 뒤인 지난달 30일 의회의 표결 무산을 비난했고, 같은 날 알사드르의 지지자들은 바그다드의 그린존에서 시위를 벌였다. 그린존은 2003년 미국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린 뒤 바그다드 내에 설정한 특별경계구역에서 유래됐다. 10㎢ 넓이의 그린존에는 의사당, 정부청사, 외국 대사관 등 주요 시설이 모여 있고 일반인의 출입은 제한된다. 일반인에겐 그린존은 부패하고 무능한 이라크 정치를 상징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시위대가 13년 동안 ‘금단의 구역’이었던 그린존에 돌입한 배경에는 저유가로 인한 경제난과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자리잡고 있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시위에 참가한 아흐메드 무사위는 “이라크 국민은 늘 정전에 시달리는데 이곳에는 24시간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소가 있다”며 “그린존에 와 보니 이라크 정치인들이 방자하고 무책임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분개했다. 압바디 총리는 이날 푸아드 마아숨 대통령, 살림 알주부리 국회의장과 공동 성명을 내고 “정치 개혁을 진전시키기 위해 향후 며칠 동안 의회 회의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비가 삼엄한데도 시위대가 그린존에 들어갈 수 있었던 데는 새 내각 승인을 의회에 압박하려는 압바디 총리의 ‘묵인’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라크의 정치분석가 이산 알시마리는 가디언에 “이라크 정파들은 애국주의자가 아니며 어느 누구도 국익을 추구하지 않는다. 이라크는 시위에 동의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으로 분열됐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26년 조작’ 눈감은 조직 문화…미쓰비시 회장 “책임지고 사퇴”

    ‘26년 조작’ 눈감은 조직 문화…미쓰비시 회장 “책임지고 사퇴”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의 연비 조작 스캔들이 미국 등 나라 밖으로 번지고 있다. 경영진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힌 가운데 회사의 주가도 급락하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자국에서 팔린 미쓰비시 차량이 연비 규정을 충족하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EPA는 미쓰비시에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에 대한 추가 정보 제출을 요구하는 한편 이들 차량에 대한 주행저항 재시험을 지시했다. 미쓰비시 브랜드의 자동차 10대 가운데 9대가 일본 밖에서 팔리기 때문에 사태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회사의 주가는 이날까지 5거래일간 반 토막이 나 시가총액이 4조원 이상 날아갔다. 파문이 확산되자 마스코 오사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아이카와 데쓰로 사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연비 조작 실태 파악을 위해 구성한 특별위원회가 오는 7월 조사보고서를 완성하면 두 사람 모두 사임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미쓰비시차가 제출한 사내 조사 보고서에 대해 “내용이 충분하지 않다”며 전 차종에 대한 조작 여부 등을 조사해 다음달 11일까지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도시바 회계 부정에 이어 한때 신뢰 경영의 표상이던 일본 대표 기업들에서 잇따른 부정 행위가 드러나면서 ‘일본식 기업문화’의 한계와 문제점들이 도마에 올랐다. 무엇보다 사내 견제와 감독 기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연비 조작이 1991년부터 이뤄졌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 아이카와 사장은 “그동안 회사 내에서 자정 작용이 없었다”고 시인했다. 미쓰비시의 경우처럼 26년 동안 담당 부서가 시험 결과 조작을 자행했지만 부서 간 높은 장벽 탓에 적발이 불가능했다. 소통 부재 속에 개별 부서의 자율성이 크고 기술 부서의 권한이 막강해 왜곡과 조작이 지속될 수 있었다. 김운호 니혼대 교수는 “부서들이 독립채산제로 운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공동체를 앞세우는 기업문화와 조직 내 문제를 들춰내고 추궁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도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일본 자동차 기업 가운데 경영실적이 가장 처진 미쓰비시 관계자들이 실적 압박을 이기지 못해 조작을 묵인해 왔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이 경우 부정 행위는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회사를 위한 행위로 인식된다. 나카오 류고 부사장이 “사원에 대한 (실적 향상) 압력이 있었다”며 “연비 조작은 회사가 내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한 기업전문가는 “일본도 성장기에는 사내에서 치열한 비판과 견제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안정기에 접어들고 나서 소수의 사내 주도 세력과 인물에 의해 회사가 좌지우지되고, 대부분은 침묵하거나 그저 따르는 경향이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미 “엔고 GO” vs 일 “안 된다” 글로벌 환율전쟁 재연 촉각

    미 “엔고 GO” vs 일 “안 된다” 글로벌 환율전쟁 재연 촉각

    헤지펀드 위안화 약세 호시탐탐 中 경기 부진 땐 재공격 나설 듯 한동안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던 환율 전쟁이 다시 불붙을 조짐을 보인다. 일본의 엔화 약세 정책을 묵인하던 미국이 갑자기 제동을 걸면서 외환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올해 초 중국 정부와 한판 붙은 글로벌 헤지펀드도 여전히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연초 달러당 120.3엔에서 지난 19일 108.9엔으로 올해에만 9.5% 하락(엔화 가치 절상)했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의 핵심인 엔저 정책이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엔고(高) 현상이 심화될 경우 외환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이 반대하면서 양국 사이가 벌어졌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끝난 뒤 “최근 엔고 현상은 정상적이며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명분이 없다”며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환율의 급격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 다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맞섰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도 엔화 강세가 물가 안정 목표를 위협한다며 추가 부양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의 압박에도 엔화 약세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일본의 갈등이 심화되면 환율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이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강하게 제동을 건 만큼 당분간 엔화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미국은 2012년 아베 총리의 집권과 함께 시작된 일본의 엔화 약세 정책을 묵인해 왔다. 일본 경제가 되살아나야 글로벌 경제도 회복할 수 있다는 시각이었다. 하지만 지속된 엔저에도 일본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대일 무역 적자가 심화돼 더이상 엔화 약세 정책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돌변했다. 공동락 코리아에셋증권 연구원은 “제로섬 성격의 외환시장에서 자국의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는 정책은 타국에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며 “미국은 기준금리를 한 차례밖에 인상하지 않았음에도 달러가 지나치게 강세를 보이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하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은 G20 회의에서 위안화의 고평가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혀 절하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올해 초 위안화 약세에 베팅했다가 중국 정부의 강경한 대응으로 손해를 입은 헤지펀드들도 아직 물러나지 않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미국 증권예탁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파생상품시장에서 위안화 약세 관련 옵션 잔액은 5588억 달러로 1월 말 기준 6075억 달러의 90% 이상이 유지되고 있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올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상승이 0.5%에 그쳐 헤지펀드가 입은 손실은 크지 않다”며 “중국 경기 부진과 금융시장 불안 조짐이 나타날 경우 위안화 재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살인 가습기 살균제 업체의 반도덕적 ‘만행’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문제의 업체 옥시레킷벤키저가 법적 책임을 피하려 온갖 계략을 동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수많은 목숨을 앗아 간 제품을 팔았으면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지는 것이 순리다. 각성과 사태 수습은커녕 시종일관 ‘면피’할 속셈뿐이었다니 공분의 철퇴를 맞는 것은 당연하다. 한창 막바지 수사 중인 검찰에 따르면 옥시는 2011년 12월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조직 형태를 바꿨다. 임신부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폐 손상으로 사망하면서 진상 규명 여론이 뜨겁던 시점이었다. 누가 봐도 옥시 측이 형사 처벌을 피하려고 부린 빤한 꼼수로 읽힌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인 법인이 존속하지 않으면 공소 기각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처벌을 피하겠다고 느닷없이 신분 세탁을 했던 셈이다. 여론의 뭇매를 맞아도 할 말이 없을 옥시의 겁없는 ‘만행’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월 검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가기 직전에는 부작용을 호소하는 고객들의 상품 후기 수백 건을 홈페이지에서 무더기로 삭제했다. 의도적으로 삭제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뒤늦게나마 시작된 검찰 수사조차 무력화하려 한 심각한 범죄 행위다. 100명이 넘는 인명 피해가 업체의 의도된 결과였을 리는 없다. 예기치 못한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렸더라도 최선을 다해 수습하려는 것이 책임 있는 기업의 자세다. 그렇건만 실험 결과를 짜맞추기한 정황까지 들통났으니 정상 참작의 여지가 없다. 제품과 폐 손상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정부 자료에 반박하려고 대학 연구소에 의뢰한 실험 보고서마저 유리하게 조작한 의혹이 짙다. 이쯤 되면 더이상 나쁠 수가 없는 악덕 기업의 전범이다. 소비자 무서운 줄 모르는 악질 기업으로 손가락질을 당해도 억울할 게 없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영국의 다국적 기업인 레킷벤키저가 옥시를 인수·합병한 회사다. 전체 사망자 146명 중 103명이 이 회사의 제품을 사용한 것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의문의 사망자가 숱하게 나왔는데도 4년 넘게 방치하다 우여곡절 끝에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관련 업체의 은폐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하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 반도덕적 의도를 묵인하거나 동조한 관계자도 먼지 한 톨의 의혹이 남지 않게 수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 탈북 北종업원 동료들 中에…한국행 희망

    北 “공화국에 대한 중대도발” 비난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근무하다 탈출해 지난 7일 한국에 입국한 종업원 13명과 같은 식당에서 근무하던 종업원들이 중국 현지에서 우리 정부의 보호 아래 한국행을 희망하는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은 “입국한 13명이 근무했던 중국 내 북한식당(류경식당)에는 5~7명의 북한 종업원이 더 있었다”며 “이들은 중국 현지에 남아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 남은 종업원들이 현지에서 피신한 것으로 볼 때 북한으로의 강제 송환은 일단 피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같이 근무하던 13명의 국내 입국이 알려져 (한국행을 원해도) 들어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중국에 남아 있는 종업원 가운데 한국행을 희망하는 북한 종업원을 보호하면서 국내 입국 기회를 타진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도 탈북민 문제와 관련해 “관련국들과의 협의, 협조에 현재까지 전혀 문제가 없다”며 “탈북민이 한국행을 희망할 경우 인도주의 원칙하에서 한국으로 올 수 있도록 관련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대북 전문매체인 데일리NK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에 입국한 종업원들은 노동당 경공업부 산하 대외봉사총국 ‘류경호텔’ 소속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들이 노동당과 행정기관 간부의 자녀들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평양의 소식통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탈북한 13명은 대외봉사총국 산하 105층 류경호텔에 소속된 당과 행정기관의 간부 자녀들”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한동안 벌이가 잘됐지만 이번 유엔 대북 제재 후 급격한 위기를 겪게 됐다”면서 “평양 시민들 속에서는 류경호텔 당비서와 지배인, 대외봉사총국 국장 등 여러 명의 책임간부가 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소문이 벌써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탈출로 대외봉사총국과 평양 류경호텔 책임간부들은 물론 국가보위부 역시 절망에 빠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대변인이 담화를 내고 이번 집단 탈북에 대해 “전대미문의 납치행위”이자 “공화국에 대한 중대도발”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적십자회 대변인은 또 “어떻게 해당 나라의 묵인하에 그들을 남조선까지 끌고 갔는가를 장악하고 있다”며 중국까지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통일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의 집단 귀순은 순전히 그들의 자유의사에 따른 것으로 북한의 억지 주장은 논평할 가치조차 없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우디, 이집트 주권포기 논란 홍해섬 “원래 우리 영토”

    사우디, 이집트 주권포기 논란 홍해섬 “원래 우리 영토”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집트가 관할권을 넘기기로 한 홍해상 섬 2곳(그래픽)이 애초부터 사우디 영토였다고 11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것과 달리 이들 섬(티란, 사나피르)은 영토분쟁의 대상이 아니었다”면서 “애초 사우디의 영토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문서도 있다”고 밝혔다.  알주바이르 장관은 “이집트는 사우디의 요구에 따라 일시적으로 이들 섬에서 주권을 행사해 왔을 뿐”이라며 “이집트는 사우디에 섬들을 돌려주려고 2007년 공동위원회까지 구성했지만 중동에 여러 중요한 문제가 산적해 시기가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집트 정부는 살만 사우디 국왕의 이집트 정상방문에 맞춰 이들 섬을 사우디로 양도한다고 9일 발표했다.이집트 정부는 “양국이 구성한 위원회가 최신 기술로 실측한 결과 사우디의 영토로 결정됐다”고 해명했다.  사우디는 티란 섬을 거쳐 홍해를 가로질러 양국을 잇는 ‘살만 대교’를 건설할 계획이다.  지정학적 요충지인 이들 섬을 1950년부터 이집트가 실효 지배해 온 만큼 사우디의 경제 지원 대가로 주권을 포기했다는 비판 여론이 이집트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 “이집트 학생들은 이들 섬이 이집트 영토라고 배운다”며 관할권 이전에 의문을 제기했다.  2013년 쿠데타로 무슬림형제단을 제압하고 집권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사우디의 지지로 정통성 시비를 희석할 수 있었다.  이들 섬을 둘러싼 주권이 애매해진 배경엔 이스라엘과 관계가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때 홍해로 향하는 유일한 해로인 아카바만 입구의 티란 해협을 차지하기 위해 이들 섬을 점령했다.  1982년 이집트와 이스라엘간 평화협정으로 이스라엘이 이집트 영토에서 철수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이집트는 이들 섬에 주둔한 이스라엘군도 함께 철수하도록 하기 위해 사우디에 “티란, 사나피르 섬이 이집트 영토라고 해야 협정에 따라 이스라엘군이 물러간다”며 두 섬을 이집트 영토로 해 줄 것을 요청했고 사우디 역시 이를 묵인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北 내부 동요… 中서 용인하면…대량 탈북·정치적 망명 시간문제”

    비슷한 ‘탈북 루트’ 봉쇄 우려 북한 해외 식당 종사자 13명이 한꺼번에 탈북에 성공하면서 추후 이와 비슷한 대규모 집단 탈북이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집단 탈북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등 대북 압박이 커진 가운데 벌어졌고 중국이 사실상 이를 묵인했다는 점에서 그럴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이번 사건으로 중국 및 동남아 내의 비슷한 ‘탈북 루트’를 활용하기가 힘들어져 당분간은 추가 탈북이 오히려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번 집단 탈북 이후 탈북자 숫자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교수는 “이번 사건으로 북한과 중국, 또 북한과 외교 관계가 있는 국가들이 한국행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며 “이에 해외에 나가 있는 (탈북자 지원) 선교 단체나 비정부기구의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집단 탈북자들의 탈북 루트 보호를 위해 루트를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다. 해당 경로가 알려지면 국경 보호나 북한과의 마찰을 고려해 국경 감시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집단 탈북 사실을 공개한 이후 대북 소식통이나 현지에서 관련 정보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번 집단 탈북자들은 중국에서 태국, 라오스를 거쳐 항공편을 활용해 인천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탈북 소식을) 요란하게 발표하면 중국은 제3국으로 가는 루트를 봉쇄할 것이며 제3국도 당분간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해외 북한 노동자들은 외화벌이 목표를 못 채울 경우 받는 문책을 두려워하는데 당국이 이 점을 보완할 수도 있다”며 북한 당국이 추가 탈북 방지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봤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는 이번 집단 탈북을 계기로 북한 내부의 동요 등이 커지며 제2, 제3의 대규모 탈북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국 정부가 용인만 하면 대량 탈북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내부 동요가 있게 되면 대량 탈북이나 정치적 망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해외 북한 식당 대부분이 중국에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중국이 계속해서 대북 제재를 이행할 경우 상납에 압박을 느낀 사람들의 탈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오늘의 눈] ‘태양의 후예’와 특전사의 오늘/하종훈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태양의 후예’와 특전사의 오늘/하종훈 정치부 기자

    시청률 30%대를 넘나드는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종영을 앞두고 있다. 국방부가 지난 2월 병영문화 혁신의 일환으로 장병들에게 일상 대화에서 ‘~다.나.까’체 사용을 자제하도록 언어순화 지침을 내렸지만 이 드라마 때문에 사회적으로 “~말입니다”라는 군대식 어법이 유행어로 자리매김하는 역설적인 현상도 벌어졌다. 국민들이 군에 대해 갖는 시선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강한 훈련으로 적과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강한 군대의 모습이다. 두 번째는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나 가족들의 입장에서 군생활하는 자식이 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부모의 품에 안전하게 돌아오길 기대하는 심리다. 극중 인물인 유시진(송중기) 대위가 주목받는 이유는 개인의 매력 이외에도 육군 특수전사령부가 갖는 강군 이미지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커 보인다. 유 대위는 상관의 부당한 명령에 맞서 소신을 지켜 싸우는 올곧은 군인의 전형이다. 하지만 실제 특전사는 이 같은 패기는 고사하고 규제와 복지부동, 비리 의혹에 따라 야성을 잃어 가며 관료화된 군의 전형을 보여 주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는 최근 전현직 특전사 부대원 850여명이 보험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현실과도 맞물린다. 육군과 특전사는 지난해 국가 공인기관으로부터 인증받지 않은 규격, 국방부 요구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제품의 사용을 차단한다는 명목으로 대원 개개인의 ‘사제 장비’ 사용을 엄격히 금지했다. 일부 품목에서는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총기 부품이나 방탄 장구류, 야간 투시 장비 등의 반입을 금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특전사 대원들이 그동안 미군 특수부대가 사용해 온 보급품 외 장비를 사용했던 것은 이들이 사용하는 국산 K1A 소총이 30년 전에 처음 출시된 무기고 그만큼 각종 방산비리 등으로 국산 보급품과 장비에 대한 신뢰도가 낮기 때문이었다. 특전사는 이전에는 부대원의 전투력 향상을 감안해 K1A 소총의 조준을 쉽고 명중률을 높이는 도트사이트나 신축식 개머리판, 조준경 같은 보조 장비를 부대 지급품 이외에 개인이 따로 구매해 기본화기에 부착할 수 있도록 제한적인 총기 개조를 묵인해 왔던 것이다. 육군의 사제 장비 금지령은 일선 특전사 부대원들에게 “국가에서 장비를 보강해 줄 생각은 안 하고 무조건 사제 쓰지 말라고 막기만 한다”는 반발을 불렀지만 군 수뇌부는 요지부동이었다. 이는 미군 특수부대 ‘델타포스’나 ‘네이비실’ 대원이 미군 제식 소총인 M4 이외에도 독일 등에서 특별히 주문한 HK416 소총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보급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별도로 사제 장비를 구입해 쓸 수 있는 현실과 대조적이다. 육군은 미군과 한국군의 조달 체계가 다르다며 수년 후 장비를 대대적으로 보완할 것이라고만 한다. 하지만 특전사는 당장 내일에라도 발생할 비정규전에 대비한 최정예 전투원들이어야 한다. 지금의 특전사는 어떻게 실전에서 이길지 고민하는 전투형 강군의 모습보다는 군 수뇌부의 관료주의와 보신주의에 따라 공포탄 탄피를 잃어버릴까 전전긍긍하는 관료 조직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artg@seoul.co.kr
  • “장부 가져와… 韓손님 줄어…” 식당 한쪽선 외화 상납 추정 대화

    “장부 가져와… 韓손님 줄어…” 식당 한쪽선 외화 상납 추정 대화

    “13명이나 탈출요?” 종업원 술렁… 휴일에도 손님 없어 파리만 날려 “중국 내 조선(북한) 식당에서 종업원들이 탈출했다는 소식 들었나요?”(기자) “종업원 ‘둘’이 탈출했다고요?”(종업원) “둘이 아니라 열세 명요.”(기자) “네? 열세 명이나요? 금시초문입니다.”(종업원) 10일 점심 때 찾아간 중국 베이징의 북한 식당 ‘평양대성산관’은 정상 영업을 했다. 그러나 넓은 홀에서 점심 식사를 한 손님은 기자 일행이 유일했다. 이 식당은 평양냉면으로 유명해 그동안 휴일에도 가족 단위 외식객이 많았지만 유엔 대북 제재 개시 이후엔 파리를 날리고 있다. 점심값을 지불한 뒤 가게 문 앞까지 배웅해 주는 앳된 여종업원에게 참았던 질문인 종업원 탈출 얘기를 건넸다. “금시초문”이라고 말하는 종업원의 얼굴은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게 아니라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을 때 짓는 딱 그런 표정이었다. 눈빛에는 불안감도 엿보였다. 점심을 먹는 동안 한 남성이 들어와 기자 일행을 힐끗 보더니 가장 멀리 떨어진 테이블에 앉았다. 식당 관리인으로 보이는 중년 여성이 서둘러 그와 마주 앉았다. 이 여성이 평양 사투리로 “장부 가져오라”고 하니 종업원이 서류철을 들고 갔다. 두 사람의 대화에는 ‘조국’이라는 단어가 계속 나왔다. 멀리 떨어져 있어 대화 내용을 정확히 들을 수는 없었으나 돈 문제가 대화의 주제임은 금방 알 수 있었다. “시간이 없다. 나도 더 기다릴 수가 없다”고 말하는 남성은 보고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 같았고 “1주일만 더 기다려 달라”고 말하는 중년 여성은 보고자처럼 보였다. ‘월세’ ‘하루 4000위안’ ‘옆방 수리 후 재임대’ 등의 말도 들렸다. 외화 상납과 관련된 말로 들렸다. “한국인이 너무 줄고 있다”는 말은 또렷하게 들렸다. 실제로 베이징에 있는 북한 식당들은 요즘 고객의 80%를 차지하던 한국 손님이 뚝 끊겨 집단 폐업 직전의 위기 상황이다. 가격이 한국 식당보다 50% 이상 비싸도 북한 음식이라는 특수성과 미모 여종업원들의 공연 때문에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핵실험 이후부터는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국인 대신 중국 고객을 잡기 위해 중국 요리 비중을 늘리면 북한 식당 특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중국화’도 어렵다. 한편, 북한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한 곳으로 지목되는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의 류경식당은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중국인 관계자들은 언론에 “북한인이 모두 도망쳐 영업을 할 수 없다”면서 “언제 재개할지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류경식당은 지난해 카페거리인 난탕라오제 2기에 들어선 호화 식당이었으나 영업 실적은 극히 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종업원들이 집단 탈출한 것은 지난 4일이나 5일쯤으로 추정된다. 식당 종업원들이 집단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중국 정부로부터 취업비자를 받고 들어와 여행이 자유로운 데다 이들의 여권을 관리하던 책임자도 함께 탈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한 대북 소식통은 “이들은 탈북자가 아니라 여행이 자유로운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별로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번 탈출로 북·중 관계는 한층 험악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사건이 한·중 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의 묵인 아래 탈출이 이뤄졌다는 얘기가 계속 나올수록 중국 정부는 곤란한 상황에 빠진다”면서 “한국 정부의 이례적이고 신속한 탈북 사실 공개에 중국 정부도 놀란 것 같다”고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2200년전 선거의 귀재’ 아우구스투스 황제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2200년전 선거의 귀재’ 아우구스투스 황제

    18살의 노회한 지략가 로마 시대에 선거와 정략에서 불패를 자랑하는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란 인물에 대해 한번 살펴보자. 카이사르가 14명의 공화파 자객들에게 암살당한 후 원로원에서 공개된 그의 유언장은 그의 죽음 못지않게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카이사르가 그의 재정적, 정치적 후계자로 지목한 사람은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인물이었다. 사람들은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 7세 사이에 난 아들 카이사리온(작은 카이사르란 뜻)이 그의 후계자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아니었다. 옥타비아누스! 듣도 보도 못한 인물 아닌가. 나이는 18살, 카이사르와의 인척관계는 조카딸의 아들이라는 가냘픈 핏줄이 이어져 있을 뿐인, 귀때기 새파란 젊은이였다. ​카이사르와 권력을 분점했던 2인자 안토니우스는 코웃음쳤다. 내 라이벌이 이런 애송이라니, 자신이 권력을 독점하는 데 걸리적거릴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허나, 그것은 속단이었음이 뒤에 전개된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 카이사르는 역시 매의 눈을 가진 사내였다. 18살의 이 소년은 알고 보니 기획과 조직의 귀재였을 뿐 아니라, 책임감으로 똘똘 뭉쳐진 젊은이였다. 게다가 그는 자신을 목표를 위해서라면 어떤 위선과 수단도 마다하지 않는 냉혈과 노회함 지닌 책사형 인간이었다. 그는 양부 카이사르가 죽고 그 후계자로 자신이 지목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일말의 지체함도 없이 몸담고 있던 소아시아의 병영을 떠나 로마로 향했다. 안토니우스가 그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주위의 충고도 그를 붙잡지 못했다. ​그는 안토니우스가 카이사르의 금고를 틀어쥐고 어깃장을 부림에도 불구하고 하나하나 자신의 계획을 기획하고 추진하면서 우군을 끌어모았다. 정계 실력자인 키케로에게 아버지라 부르면서 그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노회함도 보였다. 그럼에도 나중에 안토니우스와 권력분점에 합의하고 정적 숙청에 나섰을 때 키케로의 이름이 살생부에 올라가는 것에 한마디 반대도 없이 묵인했다. 옥타비아누스는 13년에 걸친 안토니우스와의 오랜 권력투쟁에서 마침내 BC 31년 악티움 해전에서 승리를 거머쥔 뒤, 아우구스투스(존엄한 자)라고 불리는 초대 황제가 되어 본격적인 제정시대를 열었다. 그의 치세는 기원후 14년까지 계속되었다. 로마 입성 때부터 따지자면 무려 58년이나 되는 셈이다. 원래 아우구스투스는 병약한 체질이었다. 그리고 군사적인 재능도 별로 없었다. 카이사르는 이런 점을 간파하고 군사 재능이 뛰어난 아그리파를 그의 평생 친구로 엮어주었다. 동갑내기 아그리파는 죽을 때까지 아우구스투스 옆을 지키며 군사문제를 도맡아 해결해주었다. ​아우구스투스가 다스린 로마의 반 세기는 그야말로 평화로웠다. '팍스 로마나'는 아우구스투스가 연출한 것이었다. 그 시절 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소아시아나 아프리카 북부를 여행하던 나그네는 지금보다도 더 안전한 여행의 자유를 누렸다고 한다. 로마 제국의 기초는 기획과 조직의 귀재인 아우구스투스에 의해 거의 완결되었다고 역사가들은 보고 있다. ​아우구스투스가 반석에 올려놓은 로마는 이후 200년간 평화를 누리며 발전했다. 3개 대륙에 걸친 변경의 수비도 견고했고, 이민족의 침입도 없었으며, 국내의 치안도 확보되어 물자 교류도 활발했고, 제국 내의 각지에서 도시가 번영하여 전 로마인과 속주 주민들은 평화를 구가했다. "수고했다, 옥타비아누스"​ 그는 만년의 어느 여름날 나폴리 휴가지에서 그의 생애를 상징하는 듯한 일화 하나를 남기고 있다. ​나폴리 만 안에 뜬 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가까운 배의 어부들이 황제임을 알아보고는 합창하듯이 황제를 향해 외쳤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엔 이렇게 나와 있다. 당신 ​덕택입니다. 우리 생활이 이루어지는 것도. 당신 덕택입니다. 우리가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것도. 당신 덕택입니다. 우리가 자유롭고 평화스럽게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지배자에게 이보다 더 뿌듯한 상찬이 있을까? ​ 늙은 황제는 심히 감격해 그들에게 각자 금화 40량씩을 주게 했다. ​조건이 하나 있었다. 이집트 물산을 구입해 다른 곳에다 팔라는 거였다. 그래야 물산유통이 활발해지고 나라의 경제가 향상되어 민생이 나아질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 아우구스투스는 ​그후 얼마 안 되어 백년해로한 아내 리비아 드루실라의 품안에서 숨을 거두었다. 리비아와의 사랑 인연을 잠깐 얘기하자면, 그녀는 원래 남의 유부녀였었는데, 한눈에 반한 24살의 옥타비아누스가 그 남편과 담판하여 양보받은 여자였다. 데리고 온 두 의붓아들까지 키운 옥타비아누스는 결국 리비아와의 사이에 아들을 얻지 못하고 첫째 의붓아들인 티베리우스에게 제위를 물려주었다. 홍안의 18살에 권좌에 올랐던 젊은이는 ​양부 카이사르에게서 부여받은 과업을 훌륭하게 마무리하고 77세의 성성한 노인으로 죽음을 맞았다. 만년에 그는 손자들이 몰래 키케로의 글을 읽는 것을 보고는 책을 받아서 뒤적거리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사람도 참 애국자였지." 옥타비아누스, 그는 나라를 사랑하고 백성을 아낀 진정한 지도자였다. 카이사르의 선택은 탁월했다. 저승에서 카이사르가 양아들 옥타비아누스를 만났다면 이렇게 말하며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지 않았을까. "수고했다, 옥타비아누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파나마’ 후폭풍, 다음은 영국·중국?

    세계 저명인사들의 역외 탈세 실태를 폭로한 ‘파나마 페이퍼스’의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된다.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가 시위대의 퇴진 요구에 굴복해 권좌에서 물러난 데 이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 5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는 영국 중부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신 명의의 주식이나 역외신탁 및 펀드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이것으로 (의혹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의 답변은 파나마 페이퍼스가 공개된 다음날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캐머런 총리가) 슈퍼리치들의 탈세를 묵인하고 있다”며 대처를 촉구한 가운데 나왔다. 현지 언론들은 캐머런 총리에게 부친 의혹에 대한 성의 있는 답변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가 무대응으로 일관해 “정치 공세를 자초한다”고 전했다. 당장 다음달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보수당의 고전이 예상된다. 특히 버진아일랜드와 케이맨군도 등 조세회피처가 영국령인 만큼 영국도 역외 탈세에 큰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어 자유방임 위주인 캐머런 정부의 조세 정책에 대한 공세도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 관리들의 친인척 이름이 거론된 중국 역시 시 주석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철저한 언론 통제로 아이슬란드처럼 사임 압력이 거세지진 않겠지만 부정부패 척결 노력으로 얻은 호의적 민심이 나빠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 주석 자신을 포함한 당 고위 인사 친인척의 재산은닉이나 탈세 혐의가 폭로되면서 반부패 운동이 ‘이중 잣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인식에 기름을 부었다고 전했다. 중국 정치 전문가 윌리 램은 “(파나마 페이퍼스의 폭로로) 전·현직 상무위원 가족은 여전히 부패 조사에서 제외되는 특권계층이라고 많은 중국인은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탈세 스캔들’ 아이슬란드도 강타… 결국 총리 사임 ‘일파만파’

    ‘탈세 스캔들’ 아이슬란드도 강타… 결국 총리 사임 ‘일파만파’

    3만명 퇴진 시위에 백기… 탄핵·조기 총선 가능성 높아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 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가 폭로되면서 각국이 후폭풍에 휩싸였다. 미국과 영국 등은 진상 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힌 반면 러시아와 중국은 ‘서방의 음모’라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미국은 법무부가 파나마 페이퍼스를 정밀하게 살펴보며 미국인 연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피터 카 미국 법무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미국 금융 시스템과 관련 있는 모든 고위급 인사와 외국인들의 부패 의혹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AP와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투명성을 높여야 부패를 근절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재무부와 법무부가 금융 부패 근절에 초점을 맞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파나마 페이퍼스를 처음 입수한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은 “미국과 관련된 사례를 별도로 폭로할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거부가 가장 많은 미국 관련 자료가 공개될 경우 파문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아이슬란드는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총리의 재산 은닉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수도 레이캬비크의 의회 앞에서 시민 3만여명이 북을 치고 휘슬을 울리며 귄뢰이그손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결과 6일(현지시간) 귄뢰이그손 총리가 전격 사임했다고 아이슬란드 방송이 보도했다. 인구 33만명인 아이슬란드에서 10%에 가까운 인원이 시위에 참여한 것은 현직 총리가 2008년 불거진 금융위기 상황에서 자신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데 급급했다는 사실에 대해 국민들이 배신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사망한 부친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영국에서도 “그간 캐머런 총리가 강조해 온 역외 탈세 근절 노력이 무색해졌다”며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 ITV 등에 따르면 영국 국세청은 파나마 페이퍼스 자료를 전달받아 자금 세탁이나 조세 회피 등 관련 의혹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탈세자들에게 안전한 조세 회피처란 존재할 수 없다”면서 “역외 탈세를 도모한 소수의 부정직한 이들은 다른 정직한 납세자들과 마찬가지로 법에 따라 마땅히 내야 할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총리의 부친이 조세 회피에 연루된 부분에 대해서는 “총리의 개인적인 문제일 뿐”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러시아는 자국의 9월 총선과 2018년 대선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사회를 흔들려는 서방의 음모라고 비난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는 푸틴 대통령이 지인을 통해 20억 달러를 조세 회피 지역에서 거래했다는 폭로에 대해 “실망스러운 수준의 폭로”라고 폄하했다. 페스코프는 브리핑에서 파나마 페이퍼스를 폭로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를 겨냥해 “기자들이라고는 하지만 언론 보도에 종사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하다. 미국 국무부나 중앙정보국(CIA) 출신들도 많다”고 주장했다. 전국적 부패 척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중국에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포함해 전·현직 상무위원 8명의 친·인척이 ‘유령회사’를 내세워 외국에 재산을 빼돌린 의혹이 제기되자 논평을 거부한 채 보도 통제에 나서고 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전혀 근거가 없는 이런 물건(東西)에 대해 우리는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파나마 페이퍼스의 배경에는 강력한 배후 세력이 있다”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의도를 비판했다. BBC는 중국 검열 당국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와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微信)의 관련 뉴스와 댓글들을 올라오는 즉시 삭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파나마는 검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다.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파나마 대통령은 “이번 스캔들로 불거지는 모든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그동안 페이퍼컴퍼니의 ‘돈세탁’을 묵인해 온 파나마에서 진정성 있는 수사가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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