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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품 밀반입 적발은 ‘복불복’… 시대 역행하는 관세 민낯

    명품 밀반입 적발은 ‘복불복’… 시대 역행하는 관세 민낯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이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 의혹으로 번지며 사회적 파장이 커졌다. 수십년간 해외 명품의류와 사치품, 식품, 가구 등을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반입했다는 제보가 잇따르면서 재벌과 세관이 유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쏟아졌다. 최근 북한산 석탄 반입 논란까지 맞물려 대한민국 관세 행정의 신뢰가 바닥을 기고 있다. 현장 검사 직원의 ‘엑스레이 눈썰미’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체제가 이어진다면 제도를 악용하는 불법행위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누구나 반드시 지키지 않으면 안 되게끔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세금탈루 조양호 회장 일가는 부피가 있는 가구 등을 비행기 수리용품 등으로 허위 신고해 국내로 반입했다. 대한항공 해외지점과 항공기를 마치 자신들의 ‘개인 택배’ 지점처럼 이용해 온 것이다. 개인 여행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조직적 범죄가 세관의 묵인 없이 가능했겠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관세청에 비판이 쏟아지는 대목이다. 관세청은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분기별 5000달러(약 570만원) 이상 사용한 여행자 명단을 통보받는다. 최근에는 기준을 대폭 강화해 600달러(약 68만원)가 넘는 금액을 해외에서 결제하거나 현금을 인출하면 실시간으로 통보받는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14일 “분기별 카드 사용내역은 세관에서 필요할 때 분석 참고자료로 활용한다”며 “해외에서 고액을 사용했다는 것만으로 범죄로 보기는 힘들다. 현지에서 선물용으로 활용하고 국내로 가져오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에 사는 회사원 장모(32)씨는 “몇 년 전 신혼여행을 다녀오다가 면세점에서 예물을 산 것이 문제가 돼 공항에서 망신을 당했다. 일반 국민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정작 힘 있는 자들은 관대하게 대우해 줬다고 생각하니 너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여행객 법인카드만 사용 땐 추적 어려워 여행자 통관감시 시스템에 대한 불신도 쏟아진다. 조 회장은 그간 해외를 오고 가는 과정에서 개인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 ‘0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에서 현금과 법인카드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에 대한 감시가 전무한 상황이다. 조 회장 사례처럼 일부 여행객이 법인카드만 사용하면 추적이 쉽지 않다는 것이 제도상 허점으로 지적된다. 여행자가 법인카드로 구매한 물품을 국내에 소유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압수수색 말고는 방법이 없다. 현금을 들고 나가 사용했을 수도 있지만 법적 통제를 받지 않는 1만 달러(약 1140만원) 이하로 쓴다면 이 또한 확인이 쉽지 않다. 관세행정 곳곳에 허점이 노출돼 있다. 입국 때 세관에 신고를 하지 않고 명품 가방이나 명품 시계 등을 들여오는 게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재수 없으면 걸린다’라는 평가는 관세행정의 민낯을 보여 준다. 엑스레이 검사 직원 개개인의 능력에 ‘관세 국경’을 맡겨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한진 일가와 같은 사례를 사전에 차단하려면 해외 신용카드의 실시간 통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끄럽지만 바꾸겠다는 의지 천명 그동안 관세행정은 세금을 징수하고 위해 물품의 국내 반입을 차단해야 한다는 업무의 막중함 때문에 경직됐다. 세관 따로, 기업 따로 방식이다 보니 분쟁도 끊이질 않는다. 관세 추징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제기한 행정심판 인용률이 2015년 43.9%, 2016년 33.8%, 지난해 45.1%로 치솟았다. 행정소송도 연간 100건씩 제기되는데 최근 3년간 관세청 패소율이 각각 19.6%, 15.8%, 24.0%였다. 잘못 부과되는 관세가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최근 수입업체와 해석이 엇갈린 세금 부과를 놓고 진행된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근거 규정이 미비해 벌어진 결과다. 액화천연가스(LNG)의 기화(증발)와 리턴가스가 대표적이다. 세관은 운송 중 기화되는 LNG를 전체 수입량에 포함해 세금을 추징했지만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수송선 탱크 압력 유지를 위해 남겨두는 리턴가스 역시 과세 대상으로 분리했지만 인정받지 못했다. 최성재 한국가스공사 과장은 “LNG는 승선부터 하역까지 전 과정에서 물량이 변화하는 특성이 있는데 그동안 세관이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기업 불편 해소 차원에서 불합리한 규제를 논의하는 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저케이블은 길고 굵어 선박에 케이블을 감아 주는 장비를 설치해야 한다. 수출지에 하역 후 국내로 다시 들여오는데 ‘재수입 면세’ 규정이 없어 혼란을 빚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안이나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지 않았다. 이종욱 관세청 통관기획과장은 “그동안 관세행정이 적발과 관세 추징 등 실적에 집중하면서 수요자에 대한 고려보다 규정에 얽매일 수밖에 없었다”며 “범법자를 양산하는 행정이 아닌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는 제도 선진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한국당 “북한 석탄 게이트 국정조사해야”

    한국당 “북한 석탄 게이트 국정조사해야”

    북한산 석탄이 국내에 불법 반입됐다는 관세청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자유한국당은 ‘북한 석탄 게이트’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10일 논평을 내고 “관세청 발표로 전날 진룽호에 적재된 석탄이 러시아산이라는 외교부의 주장은 신빙성을 가지기 어렵게 됐다”며 “정부가 알고도 방치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확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조직적으로 묵인하고 은폐했는지 밝히는 문제는 간과할 수 없는 외교적 문제”라며 “북한 석탄 게이트에 대한 국정조사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 3개 수입 법인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총 66억원 상당의 북한산 석탄·석철 3만5000t을 국내로 반입했다. 이들은 러시아 소재 항구에서 북한산 석탄을 다른 배로 환적해 원산지를 속인 혐의도 받고 있다. 윤 대변인은 “러시아의 모든 원산지 증명서는 러시아 연방 상공회의소에서 발급하고 있고 해당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진위 여부 확인 결과 위조로 밝혀졌다고 한다”며 “정부가 근거 없이 러시아산으로 우기다가 관세청에서 뒤집어진 것은 정부의 무관심과 무능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소속 이학재 정보위원장도 논평을 내고 “정부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을 고려해 이 사건을 은폐하거나 최대한 시간을 벌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라며 “정부의 발표를 보면, 모든 책임을 수입 업체의 일탈 정도로 축소하고 싶어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은 북한 석탄 반입에 책임이 있는 정부기관에 대해서도 엄정히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만약 검찰이 그 역할을 못한다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세청 발표가 있기 전인 이날 오전에도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이 북한산 석탄으로 화력발전을 늘리려고 하는 것인지 국민에게 솔직한 고백이 있어야 한다”며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가 북한 석탄 운송자를 뜻하는 것은 아니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제재를 받을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문제를 방치하고 은폐해 한미 공조에 균열이 있다는 주장도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오늘 조사 결과 북한산 석탄 반입이 확인될 경우 안보리 결의에 따라 절차대로 처리하면 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가 제재 받는 일도 결코 없을 것이며 석탄을 공급 받는 기업들도 제재 받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북한산 석탄’ 진룽호, 박근혜정부 때 연 30회 이상 드나들어

    ‘북한산 석탄’ 진룽호, 박근혜정부 때 연 30회 이상 드나들어

    자유한국당 김성태 “문재인 정부 방조 속에 묵인”유엔(UN)의 대북 제재를 어기고 북한산 석탄이 최근까지 국내에 반입된 것이 논란인 가운데 박근혜 정부에서도 북한산 석탄 선적이 우리 항구를 드나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0일 JTBC 보도에 따르면 북한산 석탄을 싣고 국내를 드나든 것으로 의심받는 선적 ‘진룽호’는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남북관계가 최악에 치달았던 2016년 32번 우리 항구에 들어왔다. 정부 당국자는 “과거 정부에서도 북한산 물품이 오갔을 개연성이 있었지만 확실한 정보 없이 일일이 검색하거나 억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JTBC는 전했다. 정부에 따르면 진룽호는 지난해 10월 이후 국내에 4차례 들어왔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4일 포항항에 석탄을 싣고 왔는데 관계당국은 북한산이 아닌 러시아산 석탄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북한산 석탄 밀반입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전날 “이런 사안이 문재인 정부의 방조 속에 묵인돼 온 것이라면 국제 공조나 국가적 신뢰 차원에서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북한산 석탄 반입과 관련한 사실 확인에 정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이유를 반드시 밝힐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표창원 “특활비, 의원들 간 침묵의 카르텔 있다”

    표창원 “특활비, 의원들 간 침묵의 카르텔 있다”

    양당 반대에 ‘노회찬법’ 자동폐기 가능성 내역 공개 판결에 항소? 치졸한 시간끌기 국민 분노 거세… 결국 특활비 폐지될 것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거대 양당 지도부가 특수활동비를 폐지하라는 국민 여론을 외면해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표창원(경기 용인정) 의원이 공개적으로 특활비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표 의원은 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어제 양당 원내대표의 국회 특활비 양성화 합의는 국민의 요구가 아닌 만큼 특활비를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고 반기를 들었다. →지난 8일 양당 원내대표가 올해 국회 특활비를 폐지하지 않는 대신 영수증 또는 증빙 서류를 첨부해 양성화하겠다고 합의했는데. -국민의 요구와 궤를 같이하는 합의가 아니다. 올해 남은 특활비를 사용하되 영수증을 첨부하겠다는 건데 이걸 어떻게 공개하겠다는 내용도 없다. 국회에 제출된 특활비 폐지 법안을 처리해 국민의 분노와 의문을 해소하고 지금까지 특활비로 사용한 예산을 정규 예산화해야 한다. →양당 원내대표는 왜 국회 특활비 폐지를 머뭇거릴까. -특활비가 권력이기 때문이다. 한 손에는 채찍, 즉 공천권, 상임위 배정권, 당직 인사권 등을 쥐고 한 손에는 당근, 즉 돈을 쥐고 권력을 휘두른다. 특활비를 마음대로 사용하는 자리에 가기 위해 계파를 만들고 줄을 서면서 정치 기득권이 유지되는 것이다. 특활비가 없다면 왜 원내대표가 되기 위해 난리를 치고 상임위원장이 되려고 머리 터지게 싸우겠는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원내대표가 한 달에 5000만~6000만원을 특활비로 쓸 수 있고 상임위원장 역시 1000만원 안팎을 쓰는데, 금일봉 등으로 여기저기 사용하는 것이다. →국회사무처가 특활비 지출 내역을 공개하라는 법원 결정에 항소했는데. -이번 판결이 처음이면 항소에 실익이 있을 수 있지만, 이미 참여연대가 비슷한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이 한 번 났다. 똑같은 사안과 내용에 시기만 다른 것인데 항소한다는 것은 시간을 벌자는 것밖에 안 된다.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날 동안 공개하지 않고 버티면 그사이 특활비에 관련된 현역 의원들 중 일부가 은퇴하거나 낙선해 파장이 좀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인 거다. 너무 치졸한 행태다. 당장 항소를 포기해야 한다. →여야가 평소 노선 차이로 싸우면서도 특활비라는 ‘밥그릇’ 앞에서는 담합하는 것인가. -정치를 오래한 사람들끼리의 공고한 ‘침묵의 카르텔’이라 할 수 있다. 여야로 나뉘어 있지만 서로 통하는 것들이 있다. 국회의 잘못된 관행을 묵인하고 이익을 서로 공유하는 것 중 대표적인 게 특활비다.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발의해 계류 중인 국회 특활비 폐지 법안(국회법 개정안)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건가. -지금 이대로라면 아마 계속 심사 등의 형태로 보류되다가 20대 국회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되는 수순을 밟을 것 같다. 물론 그렇게 되면 국민들께서 그냥 두지 않으실 거다.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아 국외 출장을 간 의원 38명에 대해 국회가 피감기관의 조사를 기다리겠다고 했는데. -38명 명단을 즉각 공개해야 한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를 발견해 의원 38명 명단을 통보했는데 국회가 피감기관에서 알아서 판단하라니. 이는 피감기관들이 ‘의원은 잘못 없고 우리만 문제가 있습니다’라고 결론 내길 기다리는 거다. 이래서 정치 혐오가 계속되는 거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북한산 석탄 밀반입 놓고, 러시아 vs 정부 ‘진실공방

    북한산 석탄 밀반입 놓고, 러시아 vs 정부 ‘진실공방

    러시아가 우리 정부로부터 북한 석탄에 대한 문의를 받지 못했다는 보도에 대해 외교부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진실공방처럼 번지는 모습이다. 앞서 TV조선은 러시아 대사관이 이메일을 통해 “한국 정부로부터 (북한 석탄과 관련한) 어떤 문의도 없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떤 정보도 없다”며 “한국 정부로부터 선박 이름이나 출항 날짜 등을 제공받으면 조사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TV조선은 북한산 석탄이 국내로 들어왔다면 러시아산으로 서류가 위조돼 반입됐을 가능성이 큰 데 우리 정부가 이 문제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정부는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 관련, 러시아와 필요한 외교적 협력을 해오고 있다”고 해명했다. 북한산 석탄 밀반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부는 이를 방조 또는 묵인 했다는 세간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논란은 좀처럼 스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정부가 북한산 석탄의 밀반입 의혹을 알고도 이와 관련한 정부 관계부처 합동 대책회의를 한번도 개최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대책회의는 했다”고 전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허익범 특검, 김경수 도지사 두번째 소환 조사

    허익범 특검, 김경수 도지사 두번째 소환 조사

    지난 대선 당시 댓글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한 혐의로 조사 중인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9일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다시 출석한다. 특검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김 지사를 서울 강남역 특검사무실로 3일 만에 다시 불러 그의 댓글조작 공모 혐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신문을 재개한다. 김 지사는 지난 6일 이후 3일 만의 두 번째 특검 출석이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보고 사용을 승인·묵인했다고 본다. 또 2017년 12월 드루킹에게 일본 총영사직을 대가로 6·13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요구한 것이 아닌지도 조사한다. 앞서 김 지사는 특검 조사에서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은 적이 있지만, 킹크랩 시연은 본 적이 없으며 드루킹이 불법 댓글조작을 하는지도 몰랐다고 진술했다. 김 지사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특검팀은 이날 드루킹을 동시에 소환해 양측을 대질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김경수 사흘 만에 다시 소환…“드루킹과 대질신문 응할 것”

    김경수 사흘 만에 다시 소환…“드루킹과 대질신문 응할 것”

    “송인배·백원우 비서관도 필요시 소환” 金지사 “진실 위해 어떤 것도 하겠다” 드루킹 측근 변호사 두 번째 영장도 기각‘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검팀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놓고 재격돌한다. 그러나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 후보로 추천한 도모 변호사에 대한 영장은 재차 기각되면서 남은 수사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팀은 김 지사를 9일 오전 9시 30분에 다시 불러 조사한다고 8일 밝혔다. 첫 소환 조사가 이뤄진 지 3일 만이다. 앞서 김 지사는 특검 조사에서 “산채를 방문해 드루킹의 브리핑을 들은 것은 사실이나 킹크랩(매크로 프로그램)과 관련된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당시 킹크랩 시연회를 본 뒤, 이를 이용해 댓글 조작을 시행하도록 지시하거나 묵인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특검팀은 첫 조사에서 진술과 정황 증거 외에 구체적인 사진이나 영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번 재조사 과정에서 결정적인 ‘스모킹 건’을 제시하거나 드루킹 일당과의 대질신문을 통해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 지사 측은 “진실 규명을 위해 필요하다면 대질신문뿐 아니라 그 어떤 것에도 기꺼이 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나아가 특검팀은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의 소환 가능성에 대해서도 “현재 검토 중으로 필요시 소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핵심 회원인 ‘트렐로’ 강모(47·구속)씨를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한편 특검팀은 드루킹 측근 ‘아보카’ 도 변호사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또다시 실패했다. 도 변호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심리한 이언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영장을 기각하며 “드루킹과 피의자의 경공모 내에서의 지위 등에 비추어 볼 때 공범 성립 여부에 관해 다툴 여지가 있고, 피의자가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 변호사는 이날 법정에서 “마치 내가 돈을 직접 전달해서 결국 노회찬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만든 놈으로 기사가 나갔다”면서 “정말 힘들고 괴로웠다”고 심적인 고통을 토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특검이 나를 엄청나게 압박했다. 내가 어딜 도망가겠느냐”며 특검 수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도 변호사는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5000만원을 건네고 증거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한 차례 긴급체포됐지만 법원에서 영장 청구를 기각해 풀려났다. 이후 특검팀은 기존 혐의에 업무방해 공범까지 추가해 지난 6일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靑, 北석탄 밀반입 의혹 일축…“美, 문제 제기한 적 전혀 없어”

    청와대는 8일 정작 미국 정부는 아무 문제 제기를 안 하는데 일부 우리나라 보수 언론이 북한산 석탄의 국내 위장 반입 의혹과 관련해 마치 우리 정부가 묵인한 것처럼 의혹을 제기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언론이 한반도 화해무드에 딴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대북 제재의 주체인 미국이 이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에 클레임(문제 제기)을 건 적이 없다”면서 “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를 신뢰하고 있는데, 언론이 계속 부정적인 보도를 내보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미 국무부는 이미 논평을 통해 ‘한국 정부를 깊이 신뢰한다. 한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해상에서 이행하는 데 충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고, 북한에 대한 일치된 대응을 조율하기 위해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의 발언엔 일부 언론 보도에 남북 간, 북·미 간 화해무드에 딴지를 걸려는 불순한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는 의심이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는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위장 수입한 혐의가 있는 수입업체를 대상으로 압수 수색과 소환 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볼턴 “정의용과 北석탄 관련 통화”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7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통화하고 북한산 석탄의 한국 밀반입 의혹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정 실장이 석탄 밀반입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조사 진행상황을 설명했다고 밝히고, “그들(한국 정부)은 우리(미국)와 전적으로 협력해왔으며 기소를 포함해 한국법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볼턴 보좌관이 언급한 부분은 통상적인 한·미 국가안보회의(NSC) 간 조율 과정”이라며 “정 실장은 지난주와 이번 주 지속적으로 볼턴 보좌관과 한반도 평화 정착과 비핵화를 주제로 다양한 협의를 상시로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특검 “김경수 재소환…영장은 아직”

    드루킹 일당과 대질신문 가능성 金 “산채 방문했지만 킹크랩은 몰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검팀이 한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던 김경수(51) 경남도지사를 이르면 이번 주 중 다시 소환할 방침이다. 김 지사와 드루킹 일당 간의 진술이 엇갈리는 가운데 대질신문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상융 특검보는 7일 “준비한 질문이 많이 남아 조사를 하루에 끝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면서 “김 지사를 2차로 소환해서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전날인 6일 오전부터 14시간 30분 동안 김 지사를 상대로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추궁했다. 조서열람까지 마치고 이날 새벽 3시 50분쯤 다소 초췌한 모습으로 특검 사무실을 나온 김 지사는 취재진에게 “충분히 설명했고 소상히 해명했다”고 밝혔다. 특검이 유력 증거를 제시했느냐는 질문에는 “유력한 증거를 확인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검이 김 지사를 재소환하는 것은 드루킹 일당과의 대질신문 필요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른다. 특검팀은 2016년 11월 김 지사가 ‘드루킹’ 김동원(49·구속 기소) 일당에게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해 댓글 조작을 실행하도록 지시하거나 최소한 묵인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간 특검팀은 드루킹을 비롯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로부터 ‘김 지사가 느릅나무 사무실(일명 산채)에 방문해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했다’는 진술을 다수 얻어냈다. 그러나 김 지사는 “산채를 방문한 것은 사실이지만 킹크랩은 알지 못한다”며 부인했다. 특검은 1차 수사기간이 20일도 남지 않은 만큼 이르면 이번 주 내로 두 번째 소환조사를 마치고 김 지사에 대한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특검팀은 경공모 핵심으로 활동해 온 도모(61·필명 ‘아보카’) 변호사를 드루킹 일당의 댓글공작 공범으로 지목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특검은 지난달 17일 도 변호사를 증거인멸 교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증거위조 교사 혐의에 관해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특검팀은 이번에는 도 변호사에 대해 댓글공작과 관련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18시간 특검 조사 마친 김경수 “충분히 소명했다”

    18시간 특검 조사 마친 김경수 “충분히 소명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의 피의자로 18시간에 걸친 밤샘조사를 마치고 7일 새벽 귀가했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김 지사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점을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전날 오전 9시 25분쯤 서울 강남역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김 지사는 이날 오전 3시 50분쯤 특검 건물에서 나왔다. 취재진과 만난 김 지사는 다소 피곤하지만 밝은 표정으로 “충분히 소명했고, 소상히 해명했다”며 “수사에 당당히 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검이 혐의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유력한 증거나 그런 게 확인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보고 사용을 승인·묵인했다고 본다. 또 2017년 12월 드루킹에게 일본 지역 고위 외교공무원직을 대가로 6·13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요구한 게 아닌지 의심한다. 그러나 김 지사는 이날 조사에서 이 같은 혐의를 적극적으로 부인하는 진술을 내놓으며 특검과 평행선을 달렸다. 그는 특검에서 “킹크랩 시연회를 본 기억이 없으며, 드루킹이 불법 댓글조작을 하는 줄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드루킹과 인사 추천 문제로 시비한 적은 있지만 그 대가로 “지방선거를 도와달라”는 등의 ‘거래’를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김 지사가 드루킹과의 메신저 대화 등 각종 물증 앞에서도 혐의점을 부인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적지 않다고 판단한다. 이에 김 지사의 진술 내용에 대한 분석을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물증·진술 확보했다는 특검… 김경수 “킹크랩 시연 본 적 없다”

    물증·진술 확보했다는 특검… 김경수 “킹크랩 시연 본 적 없다”

    “힘내라” “종신형” 지지·반대자들 뒤엉켜 金 “정치 특검 아닌 진실 특검이 돼 달라” 특검 브리핑도 취소… 댓글조작 인지 추궁 “시연회 본 뒤 고개 끄덕였단 진술 받았다” 金측 “선플 운동 격려했을 뿐 지시 안 해” 특검, 영장 검토… 남은 기간 靑 겨눌 듯 김경수(51) 경남도지사가 6일 피의자 신분으로 ‘드루킹 특검’에 소환돼 14시간 30분간 조사를 받았다. 수사 개시 41일 만에 김 지사에 대해 이뤄진 첫 소환 조사를 기점으로 특검 수사는 후반전에 돌입했다. 이날 특검팀은 김 지사에게 댓글 조작 관련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강하게 추궁했고, 김 지사 측은 “댓글 조작을 알지 못한다”고 반박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9시 26분쯤 특검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서울 강남역 J빌딩에 도착했다. 건물 앞은 김 지사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처벌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한데 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지지자들이 “김경수 힘내라”고 외치며 꽃을 던지자 김 지사는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어 보였다. 동시에 다른 한편에선 시위자들이 “김경수 종신형”을 외쳤다. 양측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지사는 담담한 표정으로 “특검이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 주길 기대한다”면서 “정치적 공방이나 갈등을 확산시키는 ‘정치 특검’이 아니라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돼 주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킹크랩 시연회를 본 적 없나’, ‘지방선거에서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나’, ‘센다이 총영사 자리 제안한 적 있나’ 등의 질문에는 분명하게 “사실이 아니다”라고 대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김 지사는 이날 허익범 특검과의 별도 면담 없이 바로 J빌딩 9층에 마련된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신문에 임했다. 김 지사와 함께 오영중(49·39기) 변호사 등 4명의 변호인들이 돌아가면서 조사에 입회했다.특검팀은 이날 자정까지 김 지사를 상대로 ‘킹크랩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선혁(50·31기) 부장검사가 수사관 1명과 함께 신문을 담당하고, 특검 수뇌부는 김 지사의 동의에 따라 촬영된 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신문 과정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날 예정됐던 브리핑까지 취소한 채 조사에 집중했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경기 파주 느릅나무 사무실(일명 산채)에서 ‘드루킹’ 김동원(49)씨 일당과 함께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한 뒤 댓글 조작을 지시하거나 최소한 묵인했고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보고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특검팀은 김 지사가 지난해 12월 드루킹에게 6·13 지방선거를 도와 달라며 일본 총영사 자리를 대가로 제시한 정황도 포착하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추가 적용했다. 특검팀은 신문 과정에서 그간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을 상대로 확보한 진술과 강제수사 과정에서 입수한 물증을 김 지사에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김 지사가 시연회를 본 뒤 고개를 끄덕이거나 감탄을 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드루킹이 특검팀에 제출한 이동식저장장치(USB)에서 나온 김 지사와의 메신저 대화 내역도 주요 증거다. 이날 김 지사 측은 2~3차례 산채를 방문해 ‘선플 운동’을 격려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댓글 조작을 지시한 적이 없을뿐더러 킹크랩의 존재조차 몰랐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지방선거를 도와 달라고 드루킹에게 부탁했다는 의혹 역시 김 지사 측은 “특검이 주장하는 청탁 시기인 2017년 12월 당시에는 지방선거 출마를 생각도 안 하고 있었다”는 논리로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김 지사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드루킹과 진술이 엇갈리는 만큼 김 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드루킹과의 대질신문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이날 드루킹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유사강간 혐의에 대한 첫 재판에 출석하면서 무산됐다. 이후 특검팀은 남은 기간 동안 김 지사와 드루킹을 소개해 준 것으로 알려진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부르는 등 청와대를 향해 칼날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검팀이 이날 조사에서 김 지사에 대한 뚜렷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향후 수사가 난항에 빠질 수도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뒤늦게 ‘북한産 석탄 밀반입’ 쟁점화 나선 바른미래당

    뒤늦게 ‘북한産 석탄 밀반입’ 쟁점화 나선 바른미래당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대상인 북한산 석탄이 지난해 국내에 밀반입 된 것을 정부가 알면서도 방치했다는 의혹에 대해 바른미래당이 뒤늦게 쟁점화 하고 나섰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산 석탄 문제는 단순한 국내 문제가 아니다. 국제사회와의 신뢰가 깨진다면 한반도 비핵화 논의과정에서 우리가 설 자리는 없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청와대가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쉬쉬한다고 해서 어물쩍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묵인설, 관세청 함구령까지 나오고 있는데 정부가 진실을 은폐할 목적이었다면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는 누가 어떤 경로로 구입했고 최종 소비처가 어디였는지 국민이 납득할 설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련 기업 및 금융회사가 최소 4곳이라고 한다”며 “세컨더리 보이콧에 따른 제재대상 기업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적극 수입 의사가 있었는지 선의의 피해자인지도 가려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북한산 석탄의 국내 밀반입 문제는 지난달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이 제3국 선박인 스카이 에인절호와 리치 글로리호가 지난해 10월 북한산 석탄을 싣고 인천과 포항에 입항해 석탄을 한국에 유입시켰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지난달 19일 외교부 노규덕 대변인은 “북한 석탄이 국내에 밀반입된 것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필요한 경우 처벌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산 석탄은 우리 정부에 의해 의심 선박으로 규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부터 지난달 4일까지 12회에 걸쳐 우리나라에 입항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미 국무부는 북한산 석탄이 한국에 유입된 것과 관련해 “유엔 제재를 위반해 북한 정권을 계속 지원하는 주체에 대해 독자적인 행동을 취하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푸틴과 거리 두는 트럼프…“2차 정상회담 올해 안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올가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2차 미·러 정상회담을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하고 러시아의 미 선거 개입을 비판했다.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방점을 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민주당과 언론뿐 아니라 ‘친정’인 공화당에서도 싸늘한 반응이 나오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양상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의 차기 양자 회담은 ‘러시아 마녀사냥’이 마무리된 이후에 진행해야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내년 초 이후 회담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우리는 헬싱키에서 러시아가 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는지를 살펴보려 했다”면서 “러시아인들에게 우리의 민주 절차에 개입하면 혹독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크림반도 병합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공유하는 국제 원칙을 훼손했다”면서 “미국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 인사들의 일련의 발언은 지난 16일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언급하지 않아 사실상 이를 묵인한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푸틴 대통령을 두둔했다가 맞은 거센 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도 반영한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도 “푸틴 대통령이 의회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전 공정위 부위원장, 불법취업 관여 질문에 고개 ‘끄덕’

    전 공정위 부위원장, 불법취업 관여 질문에 고개 ‘끄덕’

    검찰이 퇴직한 공정거래위원회 간부들의 불법 재취업을 도운 의혹으로 전직 공정위 부위원장들을 잇따라 조사하면서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구상엽)는 24일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을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전날엔 김 전 부위원장의 후임인 신영선 전 부위원장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김 부위원장이 여러 주요 기업들이 연루된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을 축소해주는 대신 4급 이상 공정위 간부들의 불법 재취업을 돕거나 묵인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 전 부위원장이 2013년 한국공정경쟁연합회장으로 자리를 옮길 당시 취업심사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이날 변호인 1명과 함께 검찰에 출석한 김 전 위원장은 ‘불법 재취업이 관행이었나’, ‘공정경쟁연합회를 도구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재취업하는데 공정위 내부에서 어느 선까지 이뤄졌나’는 취채진의 질문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불법 재취업에 관여한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엔 잠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사 과정에서 공정위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순환출자 고리 해소 문제에 특혜를 줬다느 의혹에 연루되기도 했다. 당시 김 전 부위원장이 특검 조사에서 “공정위 전관들이 삼성물산·삼성카드·현대건설·현대기아차·SK하이닉스·롯데·LG·한화·CJ·신세계·현대백화점·두산·농협 등 약 20개 기업에 취업했다”고 진술한 내용은 이번 검찰 수사의 단초가 되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공정위가 운영지원과를 중심으로 사무처장, 부위원장, 그리고 위원장까지 이어지는 ‘취업 알선’ 보고라인을 구축한 정황을 포착해 공정위 기업집단국, 운영지원과, 심판관리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또 신세계페이먼츠·대림산업·중외제약 지주사 JW홀딩스·현대기아차·현대건설·현대백화점 등 취업 알선 대상으로 의심되는 기업들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최세일의 건축이야기] 건축의 소통은 창에서 시작한다

    [최세일의 건축이야기] 건축의 소통은 창에서 시작한다

    4차산업 시대라 하여 소통과 융합이라는 단어가 주인공이 되었다. 분야별로 타 분야와의 소통과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건축에서의 소통은 작은 구멍에서 시작된다. 바닥과 벽과 천정으로 구획된 하나의 공간에 다른 공간과의 소통을 위해 작은 구멍이 하나 뚫리며 비로소 빛이 들어오고 소리가 들린다. 건축의 여러 가지 구성 요소 중 소통이라는 단어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것은 창(문)이다. 창이 커지고 열리면 문이 되고 벽면이 개방되어 두 개의 공간이 통합된다. 열린 벽에 바닥이 연장되어 통로가 생기고 그 통로는 다른 공간들과 연결된다. 바닥과 지붕이 이 뚫리고 계단이나 엘리베이터(elevator) 같은 수직통로가 붙어서 마천루가 된다. 면벽수양을 하는 수도자가 꽉 막힌 벽면만 보이다가 스스로와 소통이 되면 면벽에 바늘구멍이 뚫리고 빛이 들어온단다. 그 구멍이 커져서 벽이 걷히면 있어도 없는 무념무상의 경지 이르러 벽 너머의 세계가 보인다고 한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도 역시 같다. 마음의 벽에 작은 구멍이 생기고 벽이 걷히는 과정이 소통이다. 건축에는 이처럼 소통의 마중물이 되는 작은 창들이 있다. 전통건축에서는 이런 작은 창을 봉창이라 한다. (봉창, 율현동 물체당 봉창, 한국학 중앙연구원) 창은 창이되 작아서 트였다 할 수 없어서 봉창이라 하고 개폐시설이 없는 막힌 창이라 하여 봉창이다. 창이라기보다는 구멍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창이다.“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한다”라는 말은 머리맡에 봉창으로 빛이 스며드니 문과 착각하여 열려고 더듬는 소리다. 남의 다리 긁는다는 말과 함께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할 때 비유적으로 쓰는 말이다. 아침이 밝으면 스며드는 빛으로 날이 밝았음을 느끼고 굵은 마사토가 깔린 밖에 발걸음 소리를 듣고 사람이 있음을 느낀다. 밖에서는 봉창을 두드려 안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작은 창들은 위치에 따라 제 역할이 다르다. 부엌의 아래위에 뚫린 살창은 환기를 시키고 방의 높은 곳에 배치된 작은 창은 내다볼 수는 있으나 들여다보지 못하는 보안창이다. 천창이나 고창은 빛을 끌어들이는 창이다. (사진 2. 천창, 아모레 퍼시픽 신사옥)천창은 실내에서 별이 그려진 하늘을 이불 삼아 누울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수단이다. 필자가 예전에 설계한 어린이집에 천창이 있다. 늦게 별빛을 보며 퇴근하는 워킹맘의 아가들이 엄마를 기다리며 엄마와 같은 별을 보게 해 주고 싶었다. 천창을 제법 크게 뚫어 비용이나 하자염려를 이유로 건축주가 반대했다. 겨우겨우 설득하여 천창이 만들어졌다. 입주 후 일 년여가 지나서 저녁초대를 받아 갔다가 늦게 어린이집에 들어갔더니 아이들이 천창 밑에 누워서 별을 바라보고 있었다. 원장과 필자를 본 아이들이 별을 가리키며 별이 쏟아진다는 의미의 무슨 말을 하였는데 그 표현은 기억이 나지 않으나 무척 감동적이었다. 천창을 반대할 때 자신을 설득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아이들이 천창 아래를 제일 좋아해서 그 시간이면 모두 천창 아래로 모인다고 했다. 르 코르뷔지에의 롱샹 성당 벽면에 크고 작은 창들로 천상의 빛이 예배당으로 쏟아진다. 나치에 협력했다는 코르뷔지에게 이 성당은 면죄부를 주었다. (사진 3, 롱샹성당의 채광창)빛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창들은 벽면에 비해 크지 않은 작은 창들이다. 이러한 작은 창들은 최소한의 크기로 소통을 하지만 그 작은 창이 없는 벽이나 천정과는 완전히 다르다. 건물의 본체가 아닌 담장에서도 창은 유효한 소통수단이다. 조선시대 유교로 인해 여성들의 행동이 제약이 많던 시절 아낙들이 모이는 우물가 담장에는 소리샘이이라는 창이 뚫려 있었다.(사진 4, 강골마을 소리샘)아낙네들의 수다 장소인 우물가지만 담장 밖의 세상과 소통이 어려웠기에 바깥세상 돌아가는 세상물정을 엿듣던 구멍이다. 소리샘이라 하여 다소 높이가 높았으나 적극적인 여성이라면 무엇이라도 밟고 올라서 세상 밖을 구경하지 않았겠는가? 남녀칠세부동석의 시절에 안채와 사랑채 사이엔 담장이 있었다. 남녀가 유별하다지만 사실은 여자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을 통제하는 수단 중 하나였다. 외부인이 안채에 들어가려면 사랑채 마당을 거쳐서 중문을 열고 들어가야 했고 안채에 기거하는 여인들이 밖엘 나가도 같은 경로를 거쳤다. 물론 공식적이지 않은 출입을 돕는 샛문은 있었지만, 동네 아낙들의 비공식 출입구였다. 이 담장에도 간혹 창이 나있다. 보통은 기왓장을 마주보게 쌓아서 기와의 곡면이 만들어낸 원형 구멍을 만들었다. (사진5. 담장의 기와구멍)이 구멍의 용도 역시 엿보기 용이다. “이리 오너라.” 듣기 좋은 우렁찬 사내의 목소리가 들리면 안채에 기거하던 젊은 처자는 목소리 주인공이 궁금하다. 하녀가 있다면 어떻게 생긴 사내냐고 보고 오라 했겠지만, 하녀가 없으면 스스로 기와구멍으로 엿보기도 했을 것이다. 신랑의 얼굴도 모르고 시집을 가야했던 시절에 혼사가 오가는 총각이 사랑채에 들면 어미는 딸을 담장의 창 앞으로 불러내 신랑감의 얼굴을 몰래 보여주었을 것이다. 왈가닥 루시같은 아가씨라면 신랑감과 밀담도 나누고 연서도 교환했으리라. 사랑채에 손님이 들면 눈치 빠른 아낙은 손님이 몇인지 밥상을 들릴지 주안상을 들일지 분위기를 파악하고 미리 준비를 할 것이다. 물론 설렁줄을 통해 사랑채의 주인이 무전으로 알려줄 수도 있다. 설렁줄은 설렁이라는 방울을 매달아 채와 채를 긴 끈으로 연결한 통신수단이다. 사랑채에서 체면을 지켜야 하는 양반님은 하인을 통하지 않고 이 설렁줄로 직접 안채의 누군가와 밀어를 나눌 수도 있다. (사진 6, 설렁줄)막힌 벽에 작은 구멍은 갑갑한 여인들의 생활에 숨구멍이었다. 이 작은 소통이 있어서 조선 여인들은 좀 위안이 되었으리라. 창밖 담장에 능소화가 보인다. 임금의 성은을 입어 빈이 되었지만 구중궁궐의 구석 처소로 밀려난 소화는 다시는 찾지 않을 무정한 님을 기다리며 담장 밑에서 밖으로 귀를 기울이고 기다리다 죽는다. 구석으로 밀려나 왕에게서 멀어진 빈은 장례도 없이 님을 기다리던 그 담장 밑에 묻혀서 마치 담장 밖으로 귀를 내밀 듯 꽃을 피웠다는 전설이 있다. 여인의 한이 왜 그리 부러운 것인지. 궁녀가 임금의 여자가 되었다 하여 딸을 낳으면 능소화를 심었다는 옛날 아비들의 비정함이 단지 유교 성리학 때문이었을까? 만족치는 못하나 이 땅의 여인들이 겪은 불편부당함에 대한 보상이랄까? 여성용 화장실의 칸수를 늘려보려고 지금 남성 건축주와 힘든 소통을 하고 있다. 작은 소통의 창이 커지며 적극적인 소통이 일어난다. 창은 환경과 소통하고 확장되어 벽 전체가 창이 되고 문이 되어 공간을 통합하고 연결한다. 요즘 많이 쓰이는 poiding door(사진7, 폴딩도어)나 전통건축의 들문(사진8, 들문)은 창 중에 가장 적극적인 소통을 주문한다. 발코니는 외부와 내부의 완충공간이며 창공을 향한 날개 짓이다. 수직으로 쌓인 주택에 유일한 외부공간이며 주변과 소통하는 장소다. 마당이 있는 집의 소통의 중심은 마당이다. 마당을 통해 들고 나며 손님을 맞고 가사 일을 하고 집안의 행사를 치른다. 세면이상이 다른 공간으로 둘러싸인 마당을 중정이라 한다. 중정이 있는 집은 창과 문이 중정을 향하며 중정을 마주보고 눈을 맞춘다. 당연히 많은 소통이 일어난다.고택의 마당은 곳곳에 있다. 사랑채와 안채는 뒤로 연결되어 있다. 벽 자체가 없는 경우도 많고 샛문으로 연결된다. 건물 역시 툇마루형식의 복도로 연결된다. 남녀칠세부동석이라 하지만 비공식 통로는 어른들의 묵인하에 아들과 며느리가 집안의 대를 잇는 의무를 다 하기 위해 고양이 걸음으로 드나들던 통로인 것이다. 마당의 울타리는 영역을 표시하기 위한 시설이지만 높이에 따라 더러 열고싶은 전망좋은 장소가 있다. 자연과의 소통을 위해 담장에 뚫린 회재 이언적의 독락당 살창은 현대에나 있을법한 열린 담장으로 특이하다.(사진9, 독락당 담장의 살창)영역으로 들어오는 문이 대문이다. 제주도에는 정낭이라는 특별한 대문이 있다. 문대신 막대를 한 개에서 세개 걸어서 주인의 위치를 알리고 알아서 들어오게 한다. (사진10, 제주도 전통대문 정낭)(그림1, 정낭의 식별법)요즘 공동주택은 개인의 마당이 없고 거실이 마당을 대신한다. 집의 방문들은 프라이버시(privacy)를 앞세워 숨겨져 있고 같은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으면서도 각자의 휴대전화를 들여 보고 있다. 대청마루로 마주보고 있는 방까지는 아니어도 거실로 작은 창 하나라도 뚫어진 아파트는 어떨까? 어찌보면 privacy와 소통은 대척점에 서 있는 듯하다. 가족 간의 대화가 없어진 것은 생활패턴이 변한 이유도 있지만, 가족이 함께할 공공 공간이 부족한 이유도 있다. 도시의 녹지와 광장은 줄어들고 그 자리를 카페와 pc방이 채우다보니 가족간의 대화는 점점 줄어든다. 생활패턴의 변화에 맞는 공공 공간의 모델이 필요하다. 주차요금에 ?겨서 나와야 하는 사설 여가시설 말고 가족이 여유있게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의 모델이 개발되어야 한다. 건축은 사용자의 생활을 안정적으로 담아내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발주자가 아닌 사용자가 우선이다. 옛날 사립학교에는 이사장이나 교장의 사택이 교내에 있었다. 대개 그들은 발주자가 된다. 학교가 학생들을 위한 시설임에도 그들의 사택이 가장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나머지 땅에 학교를 배치하라는 주문이 있었다. 어떤 건축가는 설계비를 깎아주는 조건을 내세워 사택의 위치를 조정했다는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무엇이 필요합니까?” “해 줄 거야?” “해 드릴께요” “목욕탕이나 지어줘.” 말하는 건축가로 많이 알려진 고(故) 정 기용선생이 면사무소 설계를 위해 만난 할머니의 말에 목욕탕이 있는 면사무소가 탄생했다.(사진11,12 정기용의 안성 면사무소)디자인이 목적에 의해 형상화된 결과물이라면 건축은 디자인이다. 건축은 그 목적이 사용자에게 있으며 사용자와 건축가가 함께 디자인하는 것이고 이들의 소통이 결과물의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건축가가 갖추어야 할 여러 가지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소통능력이다. 집을 짓는다면 디자인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건축가보다는 사용자의 이야기를 꼼꼼히 들어주는 건축가를 만나길 권한다. 선택은 독자 분들의 몫이지만.<글: 한건축 대표>
  • [최세일의 건축이야기] 건축의 소통은 창문에서 시작된다

    [최세일의 건축이야기] 건축의 소통은 창문에서 시작된다

    4차산업 시대라 하여 소통과 융합이라는 단어가 주인공이 되었다. 분야별로 타 분야와의 소통과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건축에서의 소통은 작은 구멍에서 시작된다. 바닥과 벽과 천정으로 구획된 하나의 공간에 다른 공간과의 소통을 위해 작은 구멍이 하나 뚫리며 비로소 빛이 들어오고 소리가 들린다. 건축의 여러 가지 구성 요소 중 소통이라는 단어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것은 창(문)이다. 창이 커지고 열리면 문이 되고 벽면이 개방되어 두 개의 공간이 통합된다. 열린 벽에 바닥이 연장되어 통로가 생기고 그 통로는 다른 공간들과 연결된다. 바닥과 지붕이 이 뚫리고 계단이나 엘리베이터(elevator) 같은 수직통로가 붙어서 마천루가 된다. 면벽수양을 하는 수도자가 꽉 막힌 벽면만 보이다가 스스로와 소통이 되면 면벽에 바늘구멍이 뚫리고 빛이 들어온단다. 그 구멍이 커져서 벽이 걷히면 있어도 없는 무념무상의 경지 이르러 벽 너머의 세계가 보인다고 한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도 역시 같다. 마음의 벽에 작은 구멍이 생기고 벽이 걷히는 과정이 소통이다. 건축에는 이처럼 소통의 마중물이 되는 작은 창들이 있다. 전통건축에서는 이런 작은 창을 봉창이라 한다. (사진1. 봉창, 율현동 물체당 봉창, 한국학 중앙연구원) 창은 창이되 작아서 트였다 할 수 없어서 봉창이라 하고 개폐시설이 없는 막힌 창이라 하여 봉창이다. 창이라기보다는 구멍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창이다.“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한다”라는 말은 머리맡에 봉창으로 빛이 스며드니 문과 착각하여 열려고 더듬는 소리다. 남의 다리 긁는다는 말과 함께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할 때 비유적으로 쓰는 말이다. 아침이 밝으면 스며드는 빛으로 날이 밝았음을 느끼고 굵은 마사토가 깔린 밖에 발걸음 소리를 듣고 사람이 있음을 느낀다. 밖에서는 봉창을 두드려 안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작은 창들은 위치에 따라 제 역할이 다르다. 부엌의 아래위에 뚫린 살창은 환기를 시키고 방의 높은 곳에 배치된 작은 창은 내다볼 수는 있으나 들여다보지 못하는 보안창이다. 천창이나 고창은 빛을 끌어들이는 창이다. (사진 2. 천창, 아모레 퍼시픽 신사옥)천창은 실내에서 별이 그려진 하늘을 이불 삼아 누울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수단이다. 필자가 예전에 설계한 어린이집에 천창이 있다. 늦게 별빛을 보며 퇴근하는 워킹맘의 아가들이 엄마를 기다리며 엄마와 같은 별을 보게 해 주고 싶었다. 천창을 제법 크게 뚫어 비용이나 하자염려를 이유로 건축주가 반대했다. 겨우겨우 설득하여 천창이 만들어졌다. 입주 후 일 년여가 지나서 저녁초대를 받아 갔다가 늦게 어린이집에 들어갔더니 아이들이 천창 밑에 누워서 별을 바라보고 있었다. 원장과 필자를 본 아이들이 별을 가리키며 별이 쏟아진다는 의미의 무슨 말을 하였는데 그 표현은 기억이 나지 않으나 무척 감동적이었다. 천창을 반대할 때 자신을 설득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아이들이 천창 아래를 제일 좋아해서 그 시간이면 모두 천창 아래로 모인다고 했다. 르 코르뷔지에의 롱샹 성당 벽면에 크고 작은 창들로 천상의 빛이 예배당으로 쏟아진다. 나치에 협력했다는 코르뷔지에게 이 성당은 면죄부를 주었다. (사진 3, 롱샹성당의 채광창)빛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창들은 벽면에 비해 크지 않은 작은 창들이다. 이러한 작은 창들은 최소한의 크기로 소통을 하지만 그 작은 창이 없는 벽이나 천정과는 완전히 다르다. 건물의 본체가 아닌 담장에서도 창은 유효한 소통수단이다. 조선시대 유교로 인해 여성들의 행동이 제약이 많던 시절 아낙들이 모이는 우물가 담장에는 소리샘이이라는 창이 뚫려 있었다.(사진 4, 강골마을 소리샘) 아낙네들의 수다 장소인 우물가지만 담장 밖의 세상과 소통이 어려웠기에 바깥세상 돌아가는 세상물정을 엿듣던 구멍이다. 소리샘이라 하여 다소 높이가 높았으나 적극적인 여성이라면 무엇이라도 밟고 올라서 세상 밖을 구경하지 않았겠는가? 남녀칠세부동석의 시절에 안채와 사랑채 사이엔 담장이 있었다. 남녀가 유별하다지만 사실은 여자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을 통제하는 수단 중 하나였다. 외부인이 안채에 들어가려면 사랑채 마당을 거쳐서 중문을 열고 들어가야 했고 안채에 기거하는 여인들이 밖엘 나가도 같은 경로를 거쳤다. 물론 공식적이지 않은 출입을 돕는 샛문은 있었지만, 동네 아낙들의 비공식 출입구였다. 이 담장에도 간혹 창이 나있다. 보통은 기왓장을 마주보게 쌓아서 기와의 곡면이 만들어낸 원형 구멍을 만들었다. (사진5. 담장의 기와구멍) 이 구멍의 용도 역시 엿보기 용이다. “이리 오너라.” 듣기 좋은 우렁찬 사내의 목소리가 들리면 안채에 기거하던 젊은 처자는 목소리 주인공이 궁금하다. 하녀가 있다면 어떻게 생긴 사내냐고 보고 오라 했겠지만, 하녀가 없으면 스스로 기와구멍으로 엿보기도 했을 것이다. 신랑의 얼굴도 모르고 시집을 가야했던 시절에 혼사가 오가는 총각이 사랑채에 들면 어미는 딸을 담장의 창 앞으로 불러내 신랑감의 얼굴을 몰래 보여주었을 것이다. 왈가닥 루시같은 아가씨라면 신랑감과 밀담도 나누고 연서도 교환했으리라. 사랑채에 손님이 들면 눈치 빠른 아낙은 손님이 몇인지 밥상을 들릴지 주안상을 들일지 분위기를 파악하고 미리 준비를 할 것이다. 물론 설렁줄을 통해 사랑채의 주인이 무전으로 알려줄 수도 있다. 설렁줄은 설렁이라는 방울을 매달아 채와 채를 긴 끈으로 연결한 통신수단이다. 사랑채에서 체면을 지켜야 하는 양반님은 하인을 통하지 않고 이 설렁줄로 직접 안채의 누군가와 밀어를 나눌 수도 있다. (사진 6, 설렁줄) 막힌 벽에 작은 구멍은 갑갑한 여인들의 생활에 숨구멍이었다. 이 작은 소통이 있어서 조선 여인들은 좀 위안이 되었으리라. 창밖 담장에 능소화가 보인다. 임금의 성은을 입어 빈이 되었지만 구중궁궐의 구석 처소로 밀려난 소화는 다시는 찾지 않을 무정한 님을 기다리며 담장 밑에서 밖으로 귀를 기울이고 기다리다 죽는다. 구석으로 밀려나 왕에게서 멀어진 빈은 장례도 없이 님을 기다리던 그 담장 밑에 묻혀서 마치 담장 밖으로 귀를 내밀 듯 꽃을 피웠다는 전설이 있다. 여인의 한이 왜 그리 부러운 것인지. 궁녀가 임금의 여자가 되었다 하여 딸을 낳으면 능소화를 심었다는 옛날 아비들의 비정함이 단지 유교 성리학 때문이었을까? 만족치는 못하나 이 땅의 여인들이 겪은 불편부당함에 대한 보상이랄까? 여성용 화장실의 칸수를 늘려보려고 지금 남성 건축주와 힘든 소통을 하고 있다. 작은 소통의 창이 커지며 적극적인 소통이 일어난다. 창은 환경과 소통하고 확장되어 벽 전체가 창이 되고 문이 되어 공간을 통합하고 연결한다. 요즘 많이 쓰이는 poiding door(사진7, 폴딩도어)나 전통건축의 들문(사진8, 들문)은 창 중에 가장 적극적인 소통을 주문한다. 발코니는 외부와 내부의 완충공간이며 창공을 향한 날개 짓이다. 수직으로 쌓인 주택에 유일한 외부공간이며 주변과 소통하는 장소다. 마당이 있는 집의 소통의 중심은 마당이다. 마당을 통해 들고 나며 손님을 맞고 가사 일을 하고 집안의 행사를 치른다. 세면이상이 다른 공간으로 둘러싸인 마당을 중정이라 한다. 중정이 있는 집은 창과 문이 중정을 향하며 중정을 마주보고 눈을 맞춘다. 당연히 많은 소통이 일어난다. 고택의 마당은 곳곳에 있다. 사랑채와 안채는 뒤로 연결되어 있다. 벽 자체가 없는 경우도 많고 샛문으로 연결된다. 건물 역시 툇마루형식의 복도로 연결된다. 남녀칠세부동석이라 하지만 비공식 통로는 어른들의 묵인하에 아들과 며느리가 집안의 대를 잇는 의무를 다 하기 위해 고양이 걸음으로 드나들던 통로인 것이다. 마당의 울타리는 영역을 표시하기 위한 시설이지만 높이에 따라 더러 열고싶은 전망좋은 장소가 있다. 자연과의 소통을 위해 담장에 뚫린 회재 이언적의 독락당 살창은 현대에나 있을법한 열린 담장으로 특이하다.(사진9, 독락당 담장의 살창) 영역으로 들어오는 문이 대문이다. 제주도에는 정낭이라는 특별한 대문이 있다. 문대신 막대를 한 개에서 세개 걸어서 주인의 위치를 알리고 알아서 들어오게 한다. (사진10, 제주도 전통대문 정낭)(그림1, 정낭의 식별법) 요즘 공동주택은 개인의 마당이 없고 거실이 마당을 대신한다. 집의 방문들은 프라이버시(privacy)를 앞세워 숨겨져 있고 같은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으면서도 각자의 휴대전화를 들여 보고 있다. 대청마루로 마주보고 있는 방까지는 아니어도 거실로 작은 창 하나라도 뚫어진 아파트는 어떨까? 어찌보면 privacy와 소통은 대척점에 서 있는 듯하다. 가족 간의 대화가 없어진 것은 생활패턴이 변한 이유도 있지만, 가족이 함께할 공공 공간이 부족한 이유도 있다. 도시의 녹지와 광장은 줄어들고 그 자리를 카페와 pc방이 채우다보니 가족간의 대화는 점점 줄어든다. 생활패턴의 변화에 맞는 공공 공간의 모델이 필요하다. 주차요금에 ?겨서 나와야 하는 사설 여가시설 말고 가족이 여유있게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의 모델이 개발되어야 한다. 건축은 사용자의 생활을 안정적으로 담아내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발주자가 아닌 사용자가 우선이다. 옛날 사립학교에는 이사장이나 교장의 사택이 교내에 있었다. 대개 그들은 발주자가 된다. 학교가 학생들을 위한 시설임에도 그들의 사택이 가장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나머지 땅에 학교를 배치하라는 주문이 있었다. 어떤 건축가는 설계비를 깎아주는 조건을 내세워 사택의 위치를 조정했다는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무엇이 필요합니까?” “해 줄 거야?” “해 드릴께요” “목욕탕이나 지어줘.” 말하는 건축가로 많이 알려진 고(故) 정 기용선생이 면사무소 설계를 위해 만난 할머니의 말에 목욕탕이 있는 면사무소가 탄생했다.(사진11,12 정기용의 안성 면사무소) 디자인이 목적에 의해 형상화된 결과물이라면 건축은 디자인이다. 건축은 그 목적이 사용자에게 있으며 사용자와 건축가가 함께 디자인하는 것이고 이들의 소통이 결과물의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건축가가 갖추어야 할 여러 가지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소통능력이다. 집을 짓는다면 디자인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건축가보다는 사용자의 이야기를 꼼꼼히 들어주는 건축가를 만나길 권한다. 선택은 독자 분들의 몫이지만. 한건축 대표
  • 경찰 행세하며 시민폭행…권력에 취한 마크롱 수행비서

    경찰 행세하며 시민폭행…권력에 취한 마크롱 수행비서

    노동절 집회 진압작전 참여 파문 확산 경호실·경찰 업무 막강 권한 행사한 듯 솜방망이 처벌 등 마크롱 정치적 위기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현직 보좌관(수행비서)이 노동절 집회에서 경찰관 행세를 하며 시위 중이던 시민들을 폭행한 것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프랑스 하원은 지난 20일 마크롱 대통령의 보좌관 알렉상드르 베날라(26)의 노동절 집회 시민 폭행 및 경찰관 사칭 의혹에 대해 국정 조사에 착수했고, 제라르 콜롱 내무장관을 23일 국회 청문회에 소환하는 한편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BBC, 워싱턴포스트 등은 22일 하원이 청문회에서 대통령 보좌관이 왜 경찰 헬멧을 쓰고 경찰관들과 함께 진압작전에 참여했고, 시위대를 과잉진압하고 폭행했는지 등에 대해 추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엘리제 궁(대통령 궁)과 대통령의 측근인 콜롱 장관이 이를 알고도 경징계로 무마하려 했는지 여부도 규명하기로 했다. 베날라는 노동절 직후 내부적으로 문제가 불거지자 정직 15일의 가벼운 처분만 받은 뒤 업무에 복귀했었다. 이 때문에 엘리제 궁과 내무부가 대통령의 측근에게 ‘솜방망이’ 처벌만 하고 사건을 은폐했다는 비난도 커지고 있다. 경찰은 사건 내용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자 베날라를 구금했고, 엘리제 궁도 그를 파면했다. 야당들은 경찰을 관리·감독하는 콜롱 내무장관이 대통령 측근의 권한 남용을 알고도 묵인했다면서 그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번 사건은 앞서 19일 일간 르몽드가 지난 5월 1일 노동절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을 베날라가 경찰 행세를 하며 폭행하는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사복 차림에 경찰 시위진압용 헬멧을 쓴 베날라는 경찰관들과 함께 집회 현장을 돌아다니다가 젊은 남성의 목을 잡고 주먹과 발로 때리고, 다른 한 여성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는 등의 폭력을 행사했다. 베날라는 마크롱의 대선 후보 시절 사설 경호원 출신으로 집권 뒤 엘리제 궁에 보좌관으로 입성했다. 권력에 취한 젊은 보좌관이 법을 무시하고 직권을 남용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마크롱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마크롱은 의회와 시민사회를 무시하고 국가권력을 대통령에게로 지나치게 집중시킨다는 비판 속에 지지율이 30% 후반대로 떨어진 상태다. 마크롱을 그림자처럼 수행해 왔던 베날라는 자신이 대통령의 측근임을 내세워 경호실과 경찰 등의 업무에 깊숙이 개입하며 막강한 권한을 휘둘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르피가로는 “사람을 잘못 고른 마크롱이 수세에 몰렸다. 최대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검찰, 허위취업 의혹 김무성 의원 딸 부부 소환조사

    허위 취업으로 억대의 돈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는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 부부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의 사위이자 딸의 남편인 박모씨는 자신의 부인이 허위 취업한 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다. 20일 검찰 등에 따르면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지난 18일 김 의원의 장녀 김모씨와 남편 박모씨를 불러 관련 의혹을 조사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시댁 회사인 엔케이의 자회사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경위와 회사에 출근하지 않으면서도 월급은 받은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조만간 김씨의 시아버지인 엔케이 박윤소 회장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을 상대로는 며느리의 허위 취업을 지시하거나 묵인했던 지와 또 다른 의혹인 엔케이의 수소충전소 건립 사업과 관련해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가정주부인 김 의원의 딸은 결혼한 뒤 시댁 회사인 엔케이 자회사에 직원인 것처럼 허위로 취업해 수년간에 걸쳐 3억 9000여 만원을 급여 명목으로 받은 의혹을 받는다. 이와는 별도로 엔케이 박 회장도 최근 개발제한구역 내 3200㎡ 크기의 땅에 수소 충전소 건축 허가를 받으면서 개발보전 부담금 3900만원을 면제받으려고 관할 기초단체 공무원에게 2000만원의 뇌물을 준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의혹과 관련된 공무원은 이달 초 다른 뇌물사건의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기도 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구체적 의혹이나 소환일정 등에 대한 것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마린온 참사’ 원인과 방산비리 여부 철저히 규명하라

    그제 해병대 항공대의 6개월 된 신형 헬기 ‘마린온’이 시험비행 도중 지상 10m 높이에서 추락하면서 탑승자인 해병대원 6명 중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는 참사가 났다. 사고 당시 헬기의 회전날개가 통째로 뜯겨 나갔다고 한다. 사고 헬기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만든 국산 기동 헬기인 ‘수리온’을 개조한 상륙용 기동 헬기인 마린온 1, 2호기 중 2호기다. 수리온의 안전성은 감사원 감사까지 했을 정도로 문제가 많았다. 군 당국은 철저한 사고 원인 조사와 함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촉구했듯 방산비리가 아닌지도 규명해야 한다. 나아가 수리온을 기반으로 한 소방용 및 의무용 헬기 등에 대한 안전점검도 철저히 하기 바란다. 수리온은 6년 동안 약 1조 3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자주국방용 전투용 헬기다. 2012년 12월 첫 실전 배치 이후 67대가 배치됐으나 결함투성이로 드러났다. 2015년 1월과 2월에 수리온 2대가 엔진 과속 후 갑자기 멈추면서 비상착륙했고, 같은 해 12월엔 같은 결함으로 추락했다. 잇단 사고로 감사에 착수한 감사원은 지난해 7월 수리온이 저온 환경에 견디지 못해 헬기 전방 유리가 쉽게 깨지고, 기체 내부로 빗물이 유입되고, 추운 곳에서 엔진이 얼어붙어 정지하는 등 비행 안전성조차 확보하지 못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자동차 제조 및 개조와 달리 비행기는 수많은 부품이 결합되는 최고 정밀기계 산업의 총아로 개발에 통상 10년이 걸린다. 그런데 우리는 6년 만에 수리온을 개발한 데 이어 1년 6개월 만에 수리온을 마린온으로 개조했다고 자랑했다. 바다에서 해안까지 날아갈 수 있도록 마린온에 보조연료탱크를 추가하고 지상·함정 기지국과의 교신을 위한 장거리 통신용 무전기 등 각종 전자 및 통신장비를 추가로 탑재한 것이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무게가 늘고 기능을 추가하는 등 무리하게 개조해 기체 결함이 생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사고가 KAI의 부품원가 부풀리기 등 방산비리에 따른 기체 결함으로 확인된다면 군 당국은 방산비리 여부도 파헤쳐야 한다. 지난해 7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수리온의 엔진 사고 현황 및 원인, 전방 유리 파손 현황 등을 보고받았으나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무엇보다 마린온의 사고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수리온 계열의 다목적 헬기인 의무후송 전용 헬기, 참수리로 알려진 경찰헬기, 산림헬기, 소방헬기 등은 안전점검을 하는 것은 물론 전면적으로 운항을 금지해야 한다.
  • ‘고양이에게 생선을’, 배출가스 부정검사장 무더기 적발

    배출가스 위반 차량을 눈감아주는 등 부정검사를 해오던 민간자동차검사소(지정정비사업자)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민간자동차검사소의 부적합률(13.9%)이 한국교통안전공단 직영 검사소(23.0%)보다 낮아 검사가 허술하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는 6월 21일부터 7월 6일까지 전국 148개 지정정비사업자에 대해 자동차 배출가스와 안전 검사 실태를 특별점검한 결과 44곳을 적발하고 명단과 위반사항을 공개했다고 17일 밝혔다. 지정정비사업자는 자동차 검사기관으로 지정을 받은 정비업자로 전국적으로 1700여곳이 있다. 자동차 검사는 차량 배출가스의 정밀점검을 통해 미세먼지를 줄이고 운전자의 안전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특별점검단은 검사이력을 통합관리하는 자동차관리시스템에서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잘못 입력했거나 검사값이 ‘0’이 많은 사업장을 선정했다. 또 상대적으로 검사결과 합력률이 높거나 검사차량 접수 후 삭제 이력이 많은 곳 등도 포함됐다. 위반사항은 검사기기 관리 미흡 21건(46%), 불법 개조(튜닝) 차량 및 안전기준 위반 차량 검사 합격처리 15건(33%), 영상촬영 부적정 및 검사표 작성 일부 누락 6건(13%) 등이다. 이중 44건에 대해 업무정지, 41건은 기술인력 직무정지, 1건에 대해서는 과태료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또 카메라 위치조정, 검사피트 안전망 설치 등 경미한 사항(32건)은 현장에서 시정 또는 개선명령을 내렸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도권의 미세먼지 최대 배출원이 경유차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고객 유치를 위한 부정·편법검사 근절을 위해 관계 기관간 합동점검을 강화,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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