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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노조 “숨진 직원, 모욕·과로 지속…이해진·한성숙 방조”

    네이버 노조 “숨진 직원, 모욕·과로 지속…이해진·한성숙 방조”

    “회사가 지시·방조한 사실상 업무상 재해”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숨진 네이버 직원이 과로는 물론 담당 임원으로부터의 모욕에 지속적으로 시달렸으며, 회사 경영진은 계속된 내부 문제 제기에도 묵인·방조로 일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은 7일 분당 사옥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의 원인으로 ▲지나친 업무 지시로 인해 야간·휴일 없는 과도한 업무량 ▲부당한 업무 지시와 모욕적인 언행, 무리한 업무 지시 및 폭력적인 정신적 압박 ▲회사의 무책임한 방조 등을 꼽았다. 앞서 한 40대 네이버 직원은 지난달 25일 오후 1시쯤 성남시 분당구 소재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선 이 직원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발견됐는데 평소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야간·휴일 없이 과도한 업무 시달려” 노조에 따르면 지도 서비스 부문에서 일하던 고인은 주말과 밤늦게까지 업무를 해야 했고, 밥을 먹다가도 업무 연락이 오면 늘 답변했다고 한다. 최소한의 휴식 시간인 하루 1시간도 쉬지 않고, 밤 10시 이후에도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회의 중 물건 던지고 스톡옵션 언급하며 압박” 담당 임원 A씨는 고인에게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업무 지시와 모욕적인 언행, 해결할 수 없는 무리한 업무 지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 중 물건을 던지고 모멸감이 느껴지는 면박을 주며, 담당이 아닌 업무를 주는 등의 사례도 있었다. 이 임원은 고인의 평가와 보상을 포함한 인사 전반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였고, 실제로 고인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언급하며 압박을 가했다고 한다. “임원 재입사 초부터 문제제기했지만 회사 묵살” 회사 내부에서는 임원 A씨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가 나왔지만, 회사와 경영진이 이를 알고도 묵인·방조한 정황이 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임원 A씨는 과거 네이버에서 일하다가 타사로 이직한 뒤 2019년쯤 네이버에 재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재입사 초기인 2019년 5월 고인을 포함한 직원 14명은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와의 면담에서 A씨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지만, 최 COO는 이 자리에서 “A에게 문제가 있으면 A에게 말을 하고, 그래도 문제가 있다면 나에게 말을 하라.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올해 3월 4일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대표가 포함된 회의에서 모 직원은 임원 A씨를 지목하며 책임 리더 선임의 정당성에 대해서 질문했다. 이 자리에서도 인사 담당 임원은 “책임 리더의 소양에 대해 경영 리더와 인사위원회가 검증하고 있으며 더욱 각별하게 선발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고 한다. 한미나 네이버 노조 사무장은 “임원 A씨의 부당함과 많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동료들이 시도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어다”면서 “고인의 죽음은 회사가 지시하고 방조한 사고이며 명백한 업무상 재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자체 진상 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사측에 요구하고, 수사 권한을 가진 고용노동부에 이번 사건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의뢰했다. 또 경영진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위원회 구성, 책임자 엄중 처벌 등을 요구했다.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은 “이해진 GIO는 입장이 없었고 한성숙 대표가 외부 업체에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며 “회사가 진상조사 과정에서 노조에 협조 요청을 하거나 노조와 함께하겠다고 하지 않은 게 가장 아쉽다”라고 말했다. 사측은 지난 1일 최 COO와 임원 A씨 등을 직무정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경북도, IOC에 “도쿄 올림픽 독도 표기 삭제” 서한문

    경북도, IOC에 “도쿄 올림픽 독도 표기 삭제” 서한문

    독도를 관할하는 경북도는 일본이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지도에 독도를 자기 영토처럼 표기한 것과 관련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삭제를 요청하는 서한문을 보냈다고 3일 밝혔다. 도는 이철우 도지사 명의로 IOC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문에서 “명백히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를 마치 일본 땅인 것처럼 표시한 성화 봉송 지도를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해 놓았다”며 “일본은 거듭된 대한민국의 삭제 요구를 거부해 우리 국민 분노를 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포츠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일본 행태는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겠다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며 “이런 일본 행태를 묵인하는 듯한 IOC의 처신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쿄올림픽이 정치적 선전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고 진정한 의미에서 화합의 장이 되도록 IOC가 적극적인 중재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서울~문산고속도로 통행료 산정 잘못”…고양시의회 인하 결의안 상정

    “서울~문산고속도로 통행료 산정 잘못”…고양시의회 인하 결의안 상정

    지난 해 11월 개통한 서울~문산고속도로의 통행료 산정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GS건설이 주축이 돼 건설한 이 고속도로는 공사비를 지나치게 줄이기 위해 고양시·파주시의 묵인 아래 나들목을 비효율적으로 만들고, 방음벽·도로의 폭·화장실 등 ‘시설의 질’이 ‘수준 이하’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 고양시의회 김수환 의원은 ‘서울~문산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촉구 결의안’을 대표발의했다고 2일 밝혔다. 이 결의안은 ‘정부가 서울~문산 고속도로를 무료 도로로 지정해 줄 것’과 ‘무료화가 불가능한 경우 합리적은 요금으로 낮춰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김 의원은 결의안에서 “서울~문산고속도로 35.2km 전 구간을 소형차로 주행할 경우 총 통행료는 2900원으로 1km당 약82원 꼴인데, 남고양JC~흥도IC 4.6km구간 요금이 평균가(379원) 대비 3배 이상 비싼 1300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또 “남고양JC~고양JC(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분기점)까지 11km구간은 906원만 징수 해야하는데 2배 비싼 1800원을 받고 있어 고양시 구간에서만 700~1000원을 과다하게 징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양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민자 구간인 통일로IC에서 자유로JC를 통하여 자유로로 진출하는 구간 요금은 17.4km에 1000원인 반면, 서울~문산고속도로 통일로IC에서 남고양IC를 거쳐 자유로로 진출하는 구간은 더 짧은 15km거리 인데도 불구하고 요금은 1800원이나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부 고양시민들은 편리한 서울~문산고속도로가 개통 됐음에도 불구하고 800원 추가 부담을 피하려고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만을 이용해 자유로로 진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결의안은 고양시의회 31명 전원이 공동발의하거나 이미 찬성 서명한 상태여서 오는 23일 본회의장에서 가결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GS건설 측은 “통행료를 얼마로 할 것인지는 국토교통부와 협의하고 승인 받아 결정한 것”이라며 “따로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문산고속도로는 고양시 덕양구 강매동에서 파주시 문산읍 내포리를 연결하는 총 연장 35.2km, 왕복 4~6차로로건설됐다. 토지보상비 등 일부 비용을 국가가 약 60% 지원하고 나머지는 민간이 부담하는 대신 30년간 통행료 수입을 가져간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홍성룡 서울시의원 “일본과 IOC, 올림픽 정신을 망각하지 말라”

    홍성룡 서울시의원 “일본과 IOC, 올림픽 정신을 망각하지 말라”

    “근대 올림픽의 이상은 스포츠에 의한 인간의 완성과 경기를 통한 ‘국제평화’의 증진에 있다. 또한, 올림픽 대회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다”. 이는 쿠베르탱이 주창한 근대 올림픽 강령이다. 일본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공식 홈페이지 지도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하고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 마저 이를 묵인하고 있는 것과 관련, 서울시의회 의원연구단체 ‘독도수호포럼’ 홍성룡 대표의원(더불어 민주당·송파3)은 근대 올림픽의 이상과 의의를 소개하며, “일본과 IOC는 올림픽 정신이 무엇인지 자문해 보라”고 일갈했다. 이어 “일본의 행위는 주권 침탈행위는 물론이고 인류공영과 세계평화를 이루자는 올림픽 정신을 송두리째 훼손하는 만행이다. 전 세계인의 축제의 장을 향해 선전포고를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규정했다. 홍 의원은 “2012년 8월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한·일전에서 일본을 격파한 우리 대표팀의 한 선수가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그라운드를 누볐다는 이유를 징계를 당한 바 있다. 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한반도기에 독도가 들어간 것을 두고 일본이 항의하자 IOC가 독도 표시 삭제를 권고하여 우리 정부는 올림픽 정신을 지키자는 대승적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하고, “일본과 IOC는 이 점을 분명하게 상기해야 한다. 독도에 대한 일본과 IOC의 이율배반적이고 몰염치한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IOC는 올림픽 정신을 지켜야 한다. 도쿄올림픽을 정치분쟁의 장으로 만들어 사상 최악의 올림픽으로 기억되지 않게 하려면 IOC는 일본의 독도 침탈 만행에 대해 분명하고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마지막으로 “우리 정부도 일본이 일본 영토로 표기되어 있는 독도를 삭제하고 사과할 때까지 올림픽 불참을 포함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강력하게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설제 먹이고 1년간 괴롭힘”…가해 학생 6명 전학 징계

    “제설제 먹이고 1년간 괴롭힘”…가해 학생 6명 전학 징계

    제설제를 눈과 섞여 먹이는 등 중학생 자녀가 1년간 동급생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관련해 가해 학생들이 강제 전학 조치를 받게 됐다. 26일 교육당국 등에 따르면 제천시교육지원청은 지난 21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 6명에 대해 각각 전학과 5시간의 특별교육 이수를 결정했다. 전학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상 의무교육 과정의 학생에게 적용할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징계 조처다. 심의위는 경찰 수사 결과, 교육청 자체 조사 자료, 당사자 진술 등을 토대로 ‘마라톤 심의’를 거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은 피해 학생 가족이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이가 자살을 하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공분을 샀다. 청원인은 “지난해 2학년 2학기에 폭행과 괴롭힘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올해 4월 23일 현재까지 무려 1년 가까이 지속됐다고 한다”면서 “폭행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뤄졌음에도 누구 하나 도와주거나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일명 학교 일진이라는 가해 학생들이기에 주변 학생들도 두려워 도움을 줄 수 없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겨울에는 제설제와 눈을 섞어서 강제로 먹이고, 손바닥에 손 소독제를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으며, 심지어 학교 담장을 혀로 핥아서 ○○중학교의 맛을 느껴보라고 했다”면서 “얼음 덩어리로 머리를 가격해 아이가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3학년에 올라와서도 각목으로 다리를 가격당해 근육 파열로 전치 5주 진단을 받고, 짜장면에 소금과 후추, 조약돌, 나뭇가지 등을 넣고 먹으라고 강요한 뒤 이를 거부하자 머리를 가격해 뇌진탕으로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고도 했다. 부모는 가해 학생이 페이스북에 올린 일명 ‘가방 셔틀’ 동영상을 보고서야 아이의 피해 사실을 알았다고 전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아이는 ‘가방 셔틀’ 영상에서 동급생들한테 겁에 질린 모습으로 존댓말로 ‘힘들지 않다’고 대답했다고 했다. 부모가 동영상을 확인한 뒤 아이에게 이를 물어보자 아이가 꺼낸 첫 마디가 “혹시 아빠 지인 중에 경찰관 계시나요”라는 말이었다며 아이가 그 동안 보복이 두려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특히 가해 학생들이 폭행·학대 사실을 발설할 경우 누나와 동생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청원인은 학교 측도 아이의 괴롭힘 피해를 보고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학교 등교와 동시에 폭행과 괴롭힘이 집에 돌아올 때까지 지속적으로 일어났지만 담임 교사는 ‘괴롭히지 말라’는 말 한 마디가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또 수업시간에 가해 학생들이 놀리거나 괴롭혀도 과목 교사들이 묵인했다고도 했다. 청원인은 “학교 폭력에 연루된 학생 중 공부를 잘한다거나 학교 임원진이라는 이유로 심의(학폭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말을 학교 측이 전달하고 있다”면서 “중립을 지켜야 하는 학교와 담임교사 측이 사건을 축소·무마시키려 하는 것 같다. 피해자 측에 제대로 된 증거를 가져오라는 식으로 말한다”며 분노했다. 피해 학생 가족의 고소로 수사를 벌인 제천경찰서는 지난주 가해 학생 6명을 폭행 등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충북도교육청은 학교 측이 폭력·괴롭힘을 인지하고도 미온적으로 대처했거나 축소·무마하려 한다는 취지의 청원인 주장에 대해서도 별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글로벌 In&Out] 한일 줄다리기보다 협력이 필요한 대북정책/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한일 줄다리기보다 협력이 필요한 대북정책/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대면 정상회담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두 번째는 문재인 대통령과 가졌다. 한일관계를 반영한 탓인지 양국 정부와 언론은 회담 형식, 분위기, 내용을 놓고 어느 쪽이 더 잘된 정상회담인지 경쟁했다. 대북 정책으로 좁혀서 보자면 미일 공동성명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명기됐다. 완전하게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2000년대 6자회담에서 북한에 들이댄 요구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애매한 표현에 숨어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았으니 ‘북한의 비핵화’라고 해야 하며 CVID라는 강한 표현으로 도망칠 여지가 없는 비핵화를 북한이 수용해야 한다고 일본 정부는 주장한다. 그러나 한미 공동성명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북한을 배려함으로써 북미 협상 재개 가능성을 열고 남북관계 개선의 길을 찾으려 했기 때문이다.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게 우선이지 협상을 거부할 빌미를 제공할 필요는 없다고 한국 정부는 본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한국의 의도를 존중한 모양새다. 대신 미국은 미일 공동성명에 명기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한국도 받아들이도록 했다. 한국은 중국을 자극하고 싶지 않아 대만 언급을 가급적 피하고 싶었겠지만 미국을 설득하지 못했을 것이다. 바이든 정권은 동맹국을 배려하면서도 동맹의 결속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중국이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한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언론 보도에도 온도 차가 있다. 한국 언론은 대북정책에서 미국을 설득해 한국에 협력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화자찬했다. 반면 일본 언론은 한미 간 대북정책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이런 차이는 대북 압박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인 일본 정부와 제재만으로 북한을 변화시키기는 어렵고 대북 관여를 강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차이를 반영한다. 바이든 행정부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듯한 한일 양국은 아전인수 격으로 미국의 의도가 자신 쪽에 가깝다고 주장하려 든다. 그러나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일의 입장은 정말 다른가. 우선 북한의 핵 포기를 바란다는 점에서 한일은 동일한 목적을 공유한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미국의 확장억지에 영향을 미친다. 한일에 간접적인 위협은 될 수 있어도 직접적인 위협은 아니다. 미국이 본토를 사정권으로 하는 북한 미사일 개발을 억제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핵 보유는 묵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한일은 공유한다. 따라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적을 미국에 강력히 요구한다는 점에서 한일은 협력해야 한다. 수단에서도 한일이 공유하는 부분은 크다. 외과수술적 공격을 생각했던 클린턴 행정부, 코피 작전을 모색했던 트럼프 행정부에서 보듯 미국은 언제든 군사 옵션으로 기울 수 있다. 미국에 대북 군사작전은 ‘국지전’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일은 군사 옵션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따라서 한일은 평화적 수단을 통한 문제 해결을 지향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제재 압력으로 북핵 개발에 제약을 가하고 대북 관여를 강화함으로써 비핵화로 초래되는 이익의 크기를 강조하는 게 효과적이다. 제재와 관여가 모두 필요하며 한일 양국이 분담해 제공하는 게 좋다. 특히 일본은 제재에 의존하는 편이었으나 일본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이익을 북한에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북정책을 놓고 한일이 줄다리기를 할 게 아니다. 목적과 수단을 공유하는 협력이야말로 양국의 대북정책에 필요하다. 한일의 국민과 정치 지도자들은 이런 점에 더 주목했으면 한다.
  • [단독] ‘불법 격리’ 폭로 간호사 징계했던 그 정신병원, 의사 지시없이 환자 27명 불법 격리했다

    [단독] ‘불법 격리’ 폭로 간호사 징계했던 그 정신병원, 의사 지시없이 환자 27명 불법 격리했다

    경기 지역의 한 정신병원에서 의사의 지시 없이 간호사들이 임의로 다수의 환자들을 여러 차례 불법 격리한 사실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확인됐다. 심지어 병원 측은 환자를 불법 격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신고한 직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기도 했다. <서울신문 2020년 2월 24일자 10면> 23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인권위는 경기 지역에 있는 A정신병원이 지난해 1월 전문의의 구체적인 진단과 지시사항이 없이 환자들을 보호실(환자 격리 장소)에 가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이 병원 환자 27명은 간호사들 간의 인계장(환자 입·퇴원 현황, 입원 환자 수, 입원 유형, 보호자 면회 여부 등을 기록)에는 보호실 입실 정보가 적혀 있지만 진료기록에는 관련 정보가 기록돼 있지 않았다. 한 예로 진료기록부에는 ‘식사 관리 중’이라고만 적혀 있던 환자인데 인계장에는 지난해 1월 이틀 연속 보호실에 입실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병원 관계자들은 인권위 조사에서 “인계장에 연필로 기록하고 안정실(이 병원에서 사용하는 보호실의 명칭)에 입실시킨 환자들은 식사 관리와 투약 관리가 안 되는 환자들이었고, 같은 입원실 내 환자들의 자극을 줄이기 위해 안정실에 데려갔다”면서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격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안정실 입실 기록을 (진료기록부에) 남기지 않았던 것”이라고 진술했다. 인권위는 “환자 27명의 보호실 입실 시 인계장에는 연필로 기록을 남기면서 전문의의 지시 여부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은 행위는 병원장의 묵인과 간호과장, 수간호사들의 임의적 지시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입원환자의 투약이나 식사 관리 등을 목적으로 보호실을 활용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는 점은 간과하기 어렵다”면서 격리 및 강박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환자들을 입실시키는 등 보호실이 목적 외로 활용되지 않도록 별도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 앞서 인권위는 해당 사실을 제보했다는 이유로 이 병원으로부터 징계 등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는 직원의 진정을 접수했다. 또 다른 기관으로부터 환자들이 운동을 전혀 할 수 없다는 내용의 민원을 접수한 인권위는 지난해 이 병원을 직권조사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환자 불법 격리’ 폭로 직원 징계한 정신병원, 실제 불법 격리 있었다

    [단독] ‘환자 불법 격리’ 폭로 직원 징계한 정신병원, 실제 불법 격리 있었다

    병원에서 환자를 불법 격리하고 있다고 신고한 직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경기 지역의 한 정신병원에서 의사의 지시 없이 간호사들이 임의로 다수의 환자들을 여러 차례 불법 격리한 사실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확인됐다. 인권위는 병원장의 묵인 아래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관련 기사: [단독] ‘환자 불법 격리’ 인권위에 폭로했다고…정신병원, 내부고발자에 치졸한 보복) 23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인권위는 경기 지역에 위치한 정신병원인 A병원이 지난해 1월 환자 27명에 대해 전문의의 격리·강박 지시서, 격리 및 강박 시행일지 등을 진료기록부에 기재하지 않고 이들을 보호실(환자 격리 장소)에 입실시킨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인권위는 이 병원이 환자들을 의사의 지시 없이 부당하게 격리시킨 일에 대해 인권위에 알렸다는 이유로 징계 등 인사상 불이익과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직원의 진정을 접수했다. 또 경기도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로부터 이 병원에 창문이 없는 입원실이 많고 이 병원 입원 환자들이 운동을 전혀 할 수 없다는 내용의 민원을 접수한 인권위는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이 병원을 직권으로 조사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동안 이 병원 환자 27명은 간호사들 간의 인계장(환자 입·퇴원 현황, 입원 환자 수, 입원 유형, 보호자 면회 여부 등을 기록)에는 보호실 입실 사실과 입실 기간이 적혀 있지만 진료기록에는 이 환자들의 보호실 입실 정보가 기록돼 있지 않았다. 한 예로 진료기록부에는 ‘다른 환자와 별다른 갈등 없이 차분함’, ‘식사를 잘 하지 않으려고 하여 식사 관리 중’이라고만 적혀 있을 뿐 보호실 입실 사유나 입실 기간에 대한 기록은 없었던 환자인데 인계장에는 지난해 1월 초 이틀 연속 보호실에 입실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병원 관계자들은 인권위 조사에서 “인계장에 연필로 기록하고 안정실(이 병원에서 사용하는 보호실의 명칭)에 입실시킨 환자들은 식사 관리와 투약 관리가 안 되는 환자들이었고, 같은 입원실 내 환자들의 자극을 줄이기 위해 안정실에 데려갔다”면서 “당시에 이런 조치들은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격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안정실 입실 기록을 (진료기록부에) 남기지 않았던 것”이라고 진술했다.하지만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은 정신의료기관·정신요양시설의 장은 입원 등을 한 사람에 대해 치료 또는 보호의 목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하는 경우가 아니면 격리시키거나 묶는 등의 신체적 제한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을 위반해 전문의의 지시 없이 환자를 격리하거나 강박한 사람은 징역 1년 이하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인권위는 “환자 27명의 보호실 입실 시 간호사들 간의 인계장에는 연필로 기록을 남기면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시 여부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은 행위는 병원장의 묵인과 간호과장, 수간호사들의 임의적 지시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인권위는 피해자 대부분이 퇴원했고 병원장 등이 격리 및 강박기록을 남기지 않은 사실을 인정한 점, 현재는 환자들의 보호실 입실 사실을 진료기록부에 기재하는 점이 확인돼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입원환자의 투약이나 식사 관리 등을 목적으로 보호실을 활용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는 점은 간과하기 어렵다”면서 격리 및 강박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환자들을 입실시키는 등 보호실이 목적 외로 활용되지 않도록 별도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 인권위는 또 A병원에 대한 직권조사를 통해 이 병원이 채광, 통풍과 환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입원환자들이 실외 산책이나 실외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다는 점과 입원환자들의 휴대전화 소지 및 사용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에 인권위는 △병원 건물 구조를 채광·통풍이 가능한 시설로 개선하고 실외 산책 및 운동 공간을 마련하는 등의 자체적인 노력을 강구할 것 △입원 환자들의 휴대전화 소지 및 사용을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이를 제한하는 경우에는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제한하는 것은 물론 제한 사유를 진료기록부에 상세하게 기재할 것을 A병원에 권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모로코의 국경 수비 태업에… 8000명이 스페인령까지 1.6㎞ 헤엄쳤다

    모로코의 국경 수비 태업에… 8000명이 스페인령까지 1.6㎞ 헤엄쳤다

    외교 갈등 일어나자 불법 이민 단속 손 놓은 모로코“교육·일자리 원해”… 아프리카인들의 목숨건 유럽행“유럽에 가서 일자리를 얻고 싶어요. 아프리카로 돌아가는 건 죽기보다 싫어요.” 몸에 매단 페트병 몇 개의 부력에 의지해 북아프리카의 스페인령 세우타까지 약 1.6㎞ 거리의 바다를 헤엄쳐 건넌 한 소년은 세우타 해변에서 자신을 붙잡은 스페인 군인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영문도 모른 채 가족들의 등에 타고 바다를 헤엄치다 표류한 갓난아기를 스페인 구조대가 가까스로 구해내기도 했다. 지난 17일부터 이런 방식으로 유럽행을 꿈꾸며 세우타의 해안에 도착하거나, 모로코와의 국경을 넘은 이들이 8000명에 이른다고 스페인 정부는 집계했다. 스페인과 모로코 간 협약에 따라 스페인은 동반 가족이 없는 미성년자만 수용하고 성인들은 48시간 내 모로코로 송환하는데, 지금까지 약 4000명이 송환됐다. 목숨을 걸고 바다를 헤엄친 상당수가 북아프리카의 십대 청년들이란 얘기다.북아프리카의 십대들은 대부분 탈진한 상태로 세우타 해변에 쓸려 온다. 안타깝게 사망한 시신이 세우타 해변에 밀려오기도 했다. 당장 추방을 당하지 않는다 해도 이들이 꿈꾸는대로 세우타에서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유럽 대륙의 말라가 등지로 가는 여정이 순조롭다고 담보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이들이 목숨 걸고 월경하는 이유는 북아프리카에서 이들이 할 직업도, 미래도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청년 일자리는 더 줄어 지난해 모로코의 15~24세 실업률은 31.2%에 달했다. 열악한 근로환경의 창고에서 일하던 14세 소년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부모님은 일할 수 없고, 교육 시스템은 열악하다. 여기(유럽)에 오면 미래를 가질 수 있다”며 ‘부모 동의 하의 난민행’이라고 밝혔다.세우타는 원래부터 북아프리카 출신들이 노리는 유럽행 길목이었다. 그렇더라도 지난해 이 곳에 도착한 아프리카인은 2228명이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유입된 인원은 분명 이례적인 수치다. 이번 사태의 배경엔 ‘모로코 당국의 태업’이 있다. 모로코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서사하라 지역의 독립 반군인 ‘폴리사리오 전선’의 지도자 브라힘 갈리(73)가 지난달 코로나19에 걸렸는데, 그가 위조여권을 활용해 스페인으로 입국해 치료를 받은 게 문제의 시작이었다. 모로코는 스페인이 브라힘 갈리의 위조여권을 의도적으로 묵인했다며 반발했고, 스페인은 위조여권인 줄 식별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치료는 인도적 차원의 일이라고 반발했다. 이후 모로코가 스페인으로 향하는 국경과 해안의 경비를 소홀히 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북아프리카 전역에서 유럽행 시도가 몰린 것이다.이웃 국가인 스페인을 압박하기 위해 국가를 떠나려는 자국의 국민을 풀어주는 것. 모로코 당국의 대응은 우리 관점으로 보기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난민들의 중간 기착지가 되는 국가에선 드문 전략이 아니다. 예컨대 유럽으로 떠나려는 시리아 등 중동 지역 난민들의 기착지인 터키는 난민의 유럽행을 좌절시키는 대가로 유럽연합(EU)으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있다. EU는 2016년 3월 난민 유입 차단을 위해 터키에 60억 유로(약 8조원)를 제공하는 난민송환협정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달에 다시 EU로부터 추가 지원을 받는 결정을 이끌어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침묵하던 바이든 “이·팔 휴전 지지”… 네타냐후 “계속 공격”

    침묵하던 바이든 “이·팔 휴전 지지”… 네타냐후 “계속 공격”

    이스라엘 두둔하며 공격 중단 요구 안 해가자지구 아이 61명 등 최소 213명 숨져터키·이란 외 이슬람 국가들 비난 자제이스라엘의 맹렬한 가자지구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이 늘고 있는 가운데 비인도적 행위를 사실상 묵인한다는 비판을 받아 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휴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에 대한 즉각적인 공격 중단 요구는 하지 않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회담을 갖고 팔레스타인과의 휴전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으며, 현 상황을 끝내기 위한 이집트 등 다른 국가들과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28명이 지난 16일 유혈 분쟁의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며 바이든 행정부의 개입을 압박하고, 같은 날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번 충돌 이후 가장 많은 42명의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나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이스라엘의 방어권에 대한 흔들림 없는 지지를 강조해 이스라엘을 두둔했고, 즉각적인 공격 중지를 요구하지도 않았다. “휴전 촉구가 너무 늦었고 표현의 수위 또한 너무 약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도 블룸버그는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 모두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강경한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 그는 전화회담 후 올린 트윗에서 “우리의 방침은 테러리스트 목표에 대한 계속적인 공격이며, 이스라엘의 모든 거주자들에게 평화와 안전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일 시작된 무력 충돌이 9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팔레스타인을 중심으로 사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지 당국 발표 기준으로 가자지구에서 지금까지 어린이 61명과 여성 36명을 포함, 최소 213명이 숨지고 1440명 이상이 다쳤다. 이스라엘에서는 어린이 1명과 태국 노동자 2명을 포함해 12명이 사망했다. 한편 이번 무력 충돌에서 이슬람권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한목소리로 규탄하지 않는 상황도 빚어지고 있다. 과거처럼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국가는 터키와 이란 정도이고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수단 등 많은 이슬람 국가들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한 나라들이다. 가디언은 “UAE와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신문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력분쟁 관련 기사가 실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검찰, 한빛 5호기 원자로 부실 용접 작업자 8명 기소

    검찰, 한빛 5호기 원자로 부실 용접 작업자 8명 기소

    검찰이 한빛원전 5호기 원자로 헤드 부실 공사 의혹과 관련해 작업자 8명을 기소했다. 광주지검 환경·보건범죄전담부(부장 홍석기)는 18일 업무방해,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두산중공업·하청업체·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 8명과 두산중공업,한수원을 불구속기소 했다. 이들은 지난해 7∼8월 전남 영광군 한빛원전에서 한빛 5호기 원자로 헤드 용접 작업을 하면서 잘못을 숨기고 이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허위로 보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청업체 용접사 A(46)씨와 B(39)씨는 부식에 강한 니켈 특수합금 제품인 alloy 690으로 용접해야 하는 부분에 다른 스테인리스로 잘못 용접하고도 이를 은폐하기 위해 오용접한 부위에 alloy 690을 덧씌웠다. 두산중공업 직원 C(46)씨는 수동용접 자격자가 직접 관통관에 들어가 작업해야 하는 구간에 하청업체 용접사 D(43)씨가 무자격 상태로 들어가 작업한 것을 묵인하고 용접기록서에도 기재하지 않았다. 용접사 E(35)씨와 F(39)씨는 용접 촬영 영상 판독 과정에서 잘못된 점을 발견했음에도 정상 용접한 것으로 허위 보고했다. E씨는 앞서 2019년 다른 용접사의 자격인정 실기 시험을 대신 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두산중공업 직원 G(39)씨,한수원 직원 H(49)씨는 오용접을 숨기기 위해 원안위의 오용접 여부 전수 조사 당시 허위 보고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美민주 “팔레스타인 목숨도 소중하다”… 바이든은 응답할까

    美민주 “팔레스타인 목숨도 소중하다”… 바이든은 응답할까

    100년간 이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다시 중동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주 처음 로켓포를 발사한 데 이어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의 충돌이 본격 전면전 양상으로 커지면서 피해가 잇따른다. 이 같은 규모는 하마스와의 마지막 대규모 충돌 이후 7년 만인데, 비교적 잠잠하던 이 지역에 다시 피바람이 불어닥치며 국제사회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유대인 국가 지지” 영국의 밸푸어 선언 시초 익히 알려졌듯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은 1917년 유대인의 민족국가 수립을 지지한 영국의 밸푸어 선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를 바탕으로 이스라엘이 1948년 건국을 선언하며 서예루살렘을 차지하고 팔레스타인 원주민은 동예루살렘과 요르단 등으로 밀려났는데, 1967년 6일간의 3차 중동전쟁 끝에 동예루살렘까지 점령하며 갈등이 커졌다. 언제든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은 화약고 같은 지역이었다. 하지만 이 지역이 최근에 와서 갑자기 전쟁으로까지 치닫게 된 배경은 따로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4월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며 “가자지구에서 첫 로켓이 발사되기 약 한 달 전, 이스라엘 경찰관들이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 성지 알아크사 모스크에 들어가 기도문이 방송되던 스피커의 케이블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이 현충일을 맞아 인근에서 연설을 하고 있었는데, 이게 사원의 기도 소리에 묻힐까 봐 케이블을 끊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날이 이슬람교의 신성한 달인 라마단 기간 첫날이었다는 점이다. 이슬람력에서 가장 중요한 기념 기간에 ‘난입’한 이스라엘에 대해 무슬림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다 최근 셰이크 자라 지역을 둘러싼 유대인의 퇴거 소송이 불을 붙였다.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북쪽으로 2㎞ 정도 떨어진 셰이크 자라에선 이스라엘 정착촌 유대인들이 부동산을 갖기 위해 수십년간 팔레스타인인과 법적 분쟁을 벌여 왔다. 이 지역은 이스라엘 건국 이후 유엔에 의해 중재된 팔레스타인 정착민 지역이다. 2016년 통과된 유엔 안보리 결의도 “팔레스타인 점령지에 있는 이스라엘 정착촌은 법적 타당성이 없다”고 명시했으며,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이스라엘 민간인의 점령지 이양이 국제인도법에 의해 금지돼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법원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추방하라고 판결하며 반발이 커졌다. 지난 10일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팔레스타인 가족이 항의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인근 국가 아랍인들이 가세하며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CNN은 “셰이크 자라의 집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누가 도시와 성지, 그리고 역사를 지배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켰다”며 “복잡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는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다”고 했다. 올해 이슬람교와 유대교의 중요한 기념일이 겹친 것도 한몫했다. 라마단 기간 중 가장 신성한 날인 ‘라일라트 알 카드르’(무슬림 권력의 밤)가 8일이었고, 이스라엘군이 구시가지를 점령한 날을 기념하는 유대교 ‘예루살렘의 날’이 9~10일이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라마단 기간 계속 이스라엘 당국과 충돌했다. 이스라엘이 신앙생활을 탄압하고 정착촌에서 주민들을 내쫓으려 한다는 이유였다. 여기다 라마단 기간 매일 저녁 금식을 끝낸 이슬람교도들이 식사하거나 여가를 보내는 다마스쿠스 광장이 폐쇄되며 결국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세계 시온주의 기구(WZO) 전 의장인 아브라함 부르그는 “이번 사태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봉쇄와 제한, 이스라엘 내 아랍인에 대한 차별의 결과”라며 “모든 것이 폭발 직전이었고, 방아쇠가 필요했다. 그 한 방이 알아크사 모스크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한 피해는 현재 진행형이다. 양측이 “끝까지 가겠다”고 결사항전을 다짐하면서 도심은 불길에 휩싸였다. 예루살렘에서 벌어지던 전쟁은 팔레스타인이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가자지구로 옮겨붙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만 180여명이 사망하고 최소 100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유대인과 아랍인 사이 싸움과 갈등이 벌어졌다. BBC는 “팔레스타인 난민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예루살렘을 공유해야 하는지, 팔레스타인도 이스라엘과 다른 국가로 건립돼야 하는지 등 양측이 합의할 수 없는 많은 문제가 있다”며 “평화 회담이 25년 넘게 오갔지만 아직도 갈등은 그대로”라고 전했다.●‘친이스라엘’ 미국의 변화 아픈 역사가 끊임없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가 이 분쟁에 주목하고 있지만, 현재 이 사태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정책을 시험하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줄곧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기조를 강조하며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했다. 2018년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겨 팔레스타인과 인근 아랍인들의 반발을 샀고, 임기 말에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수단과의 관계 정상화 협정을 중재하며 ‘평화 정부’라고 자찬했다. 반면 바이든은 중동 외교에 거리를 뒀다. 트럼프식 접근을 수용하면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 협상을 주요 목표로 삼지 않았다. CNN은 “바이든은 중동에서 벗어나 중국, 러시아, 그리고 사이버 공간 등 더 현대적인 위협에 대응하려고 했다”며 “몇 년 만에 최악의 폭력사태가 발생하며 이 오래된 전투는 바이든을 다시 미묘한 정치적 균형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봤다. 특히 과거와 달라진 점은 이스라엘 대응방식을 둘러싼 미국 정치권 내 이견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앞서 이스라엘의 방어권 등을 주장하자 민주당 내에서도 “명백한 인권 탄압을 묵인한다”는 비판이 터져 나온 것이다. 민주당 크리스 밴홀런 상원의원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주민 축출은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정부의 인권 개선 의지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외교정책의 핵심에 법과 인권을 둔다면 지금은 미온적인 성명을 발표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이자 유대계 출신이기도 한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NYT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은 더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위해 변명하지 말아야 한다”며 “모든 나라가 자위권이 있다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왜 팔레스타인 주민의 권리는 묻지 않느냐. 팔레스타인의 목숨도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이처럼 민주당 내에서도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여론이 커진 이유로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 역사를 반성하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시위가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잡은 것을 꼽았다. CNN은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며 진보주의자들은 이 개념이 외교 정책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본다”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향한 이스라엘의 대응에서 인종차별주의를 읽어 낸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외교 정책 기조를 바꿔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데 국제사회에 동참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美국무부 “북핵·인권 절충 없이 함께 다룰 것”

    미국 국무부가 12일(현지시간) 발간한 ‘2020 국제종교자유 보고서’에서 “북한은 2001년 이래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심각한 종교 자유 침해에 관여했거나 묵인한 이유로 특별우려국(CPC)으로 지정돼 왔다”면서 북한에서의 종교의 자유 문제를 거듭 상기시켰다. 국무부는 브리핑에서 ‘미국은 북한의 인권·종교 자유뿐 아니라 핵·대량살상무기(WMD)도 다뤄야 하는데 이것이 가능한가’라는 취지의 질문에 “정부는 인권 이슈를 외교정책의 중심에 두고자 한다. 동시에 핵 이슈는 현실로, 중요한 과제”라고 답했다. 대니얼 네이들 국무부 국제종교자유국장은 “우리는 그러한 이슈들을 지금 하는 것처럼 정면으로 다룰 생각이며, 인권 이슈와 국가안보 문제 사이에 상호 절충은 없다. 우린 이 모든 것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강조,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인권 문제를 뒤로 미뤄 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세계에서 종교 자유를 가장 유린하는 국가’로 중국과 북한을 꼽았다. 조 바이든 정부 들어 처음 내놓은 이번 연례보고서는 각국 종교 자유에 대한 현황을 기술했으며 북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해 특별우려국 재지정 이후의 후속 보고서 성격을 갖는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도로 트럼프당… 美 공화, 16분 만에 체니 축출했다

    도로 트럼프당… 美 공화, 16분 만에 체니 축출했다

    토론 안 거치고 퇴출… 찬반 기록도 없어 트럼프 비판 용인 않겠다고 선언한 꼴트럼프 “체니는 끔찍한 인간” 기세등등체니 후임에는 親트럼프 스터파닉 유력“우리는 진실을 기반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빅 라이’(Big Lie·새빨간 거짓말)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간 트럼프의 대선 불복 주장에 앞장서 맞서며 정통 보수의 귀환을 모색했던 ‘미 공화당 서열 3위’인 리즈 체니 하원 의원총회 의장은 12일(현지시간) 직위를 박탈당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3선 의원이자 의원총회 의장직을 연임한 그가 당 지도부에서 축출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6분이었다. 표결에 앞서 토론 절차도 없었고, 기명 투표가 아닌 음성 투표를 택해 찬반 표수를 기록으로 남기지도 않았다. 지난 2월 초 체니의 첫 번째 의장직 해임 투표 때 4시간 이상의 토론 끝에 찬성 61 대 반대 145로 부결된 것과는 크게 달랐다. 내년 중간선거 승리로 상원을 탈환하려면 트럼프의 힘이 절실하다는 정치적 계산에 공화당은 트럼프에 대한 어떤 비판도 용인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꼴이 됐다. 체니의 축출은 지난 1월 6일 의회 난입 참사 이후 숨죽였던 트럼프가 공화당을 완전히 재장악했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트럼프는 성명을 내고 “체니는 쓰디쓴, 끔찍한 인간”이라며 “얼마나 공화당에 나쁜 존재인지 깨달았다”고 기세등등한 비난을 쏟아 냈다. 공화당 소속으로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의 딸인 체니는 친트럼프 성향이 강한 와이오밍주를 지역구로 뒀다. 민심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도 의회 난입 참사 이후 트럼프 책임론을 제기했고, 공화당 의원 9명과 함께 트럼프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며 가시밭길을 자처했다. 전날 밤 의회에서 반박 연설에 나선 체니는 “트럼프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법치를 망치는 길에 공화당이 동참하는 것을 침묵 속에서 좌시하지 않겠다”며 “침묵과 묵인은 거짓말쟁이를 더욱 대담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란 바탕에 별 13개를 4줄로 그린 ‘워싱턴 전쟁 깃발’을 형상화한 브로치를 달았는데, 트럼프에 대항하는 것이 애국심임을 상징하려 했다고 CNN이 전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등이 표면적으로 내놓은 체니의 축출 이유는 ‘당 통합 저해’였다. 매카시는 지난 2월에는 트럼프 책임론에 동조하며 체니를 옹호했지만, 트럼프 지지자가 80% 이상인 평당원들의 반발에 등을 돌렸다. ‘도로 트럼프당’이 돼 버린 공화당에서 한동안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체니와 함께 트럼프 탄핵에 찬성했던 동료 의원 애덤 킨징거는 “체니를 위해 전투에 나설 준비가 된 사람들이 있다”며 “음성투표는 가짜 통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화당원 100여명은 트럼프와 결별을 요구하며 제3정당 구성을 촉구하는 성명을 준비 중이다. 체니 또한 직위 박탈 후 공화당을 떠날 거라는 예상과 달리 이날 기자들에게 “앞으로 (반트럼프) 투쟁을 주도하겠다”며 “(트럼프가) 다시는 대통령 집무실 근처에 오지 못하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럼에도 체니가 향후 트럼프를 이기고 공화당을 개혁하기는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 지지자들이 ‘대선 불복’을 대체적으로 받아들였고, 체니의 주장이 이들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체니의 후임은 트럼프가 공개 지지한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이 유력하며, 공화당은 14일 표결을 진행할 전망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인문학의 꽃은 저술과 번역이다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인문학의 꽃은 저술과 번역이다

    대학의 변화와 몰락, 정원 감축, 구조조정을 둘러싼 논의가 분분하다. 이즈음 대학 사회는 코로나19와 학령인구 감소라는 이중고를 맞이해 그 어느 시기보다도 근원적인 위기에 처해 있다. 국립대학을 포함한 거의 모든 대학이 취업률과 입학 경쟁률을 기준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언제 대학 문을 닫을지 모르는 위기의식 앞에 학문의 다양성과 균형 감각, 인문학의 고유한 가치를 논하는 담론은 한가한 소리로 여겨질지 모른다. 이 글은 단지 인문학을 보호하자는 식의 주장과는 결을 달리한다. 불과 50년 사이에 출생 인구가 4분의1로 줄어드는 상황, 미증유의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는 시점에서 보건대 대학의 혁신적인 변화는 필연적이다. 대학의 변화와 인문학의 위기에 대한 담론은 무성하지만, 정작 현실적으로 충분히 개선 가능한 사안마저 묵인과 방조 속에서 속으로 곪아 가기도 한다. 가령 인문학 분야의 연구 업적 평가에서 저술이나 번역이 경시되는 점이 그렇다. 장기적인 시간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저술과 번역서가 논문 한두 편에 부여되는 점수와 비슷하니 굳이 이 분야에 매진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주로 자연과학 분야의 평가 기준인 논문이 언젠가부터 인문학 분야마저 획일적으로 지배하면서 대학에 소속된 인문학자나 학문 후속 세대는 장기적인 차원의 저술이나 번역보다는 논문 편수 늘리기에 몰두한다.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학 연구 지원에서도 저술에 대한 지원은 극히 미미하다. 전체 지원액으로 따지면 논문의 10분의1에도 못 미치는 형편이다. 외국 대학의 인문학 분야 정년 보장 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저술의 질이다. 하지만 한국의 대학은 대체로 논문 편수가 중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창의적인 저술과 꼭 필요한 번역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읽을 만한 저술과 번역이 주로 대학 바깥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일면 바람직한 면도 있지만, 이 대목에서 ‘대학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그 존재 이유 중의 하나는 민간기업이나 연구소, 출판사에서 충분히 감당하지 못하는 장기적이며 창의적 연구, 저술, 번역을 대학이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있다. 그게 국민 세금이 대학에 투입되는 이유다. 대학에서 수행되는 인문학 연구가 사회와 유리된 채 단지 논문 편수 늘리기에 급급한 상황에서 대학의 위기와 구조조정 과정을 바라보는 사회의 눈길이 마냥 호의적일 수는 없다. 일본의 학계에서도 노벨문학상을 받아 마땅하다고 평가받는 재일조선인 작가 김석범의 산문과 소설 중에 아직 번역되지 않은 저작이 많다. 그의 작품 세계를 면밀하게 이해하고 탐구하려면 꼭 번역돼야 할 책들이다. 한국 사회(문화)의 분석과 해석에 커다란 도움이 될 세계 문화의 고전 중에서 시간과 경제적 이유로 아직 번역되지 않은 책들은 얼마나 많은가. 가령 20세기 전반의 탁월한 비평가인 발터 베냐민의 편지 전집도 아직 거의 번역되지 않았다. 논문 편수에 대한 압박 탓에 의욕적으로 쓰고 싶었던 책과 꼭 필요한 번역서를 미루는 동료 학자를 몇 번이나 목격했다. 인문학의 꽃은 저술과 번역이다. 설사 대학이 커다란 변화를 통과하더라도 의욕적인 학자에게 기꺼이 좋은 책을 쓰고 싶다는 열망을 간직하게 만드는 대학의 양식, 도서관에서 양서를 읽는 게 미래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존재하는 대학의 품격은 포기할 수 없는 윤리다. 이런 희망이 없다면 저 대학의 위기와 구조조정에 대한 숱한 진단과 기사는 과연 무슨 소용일까. 앞으로 대학의 인문학은 책과 번역으로 상징되는 창의적인 사유와 지성을 온전히 품을 수 있을까. 이런 질문과 고민이 누락된 대학의 구조조정과 획일적인 변화는 새로운 야만의 얼굴을 띠고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 김여정, 대북 전단 살포에 “더러운 쓰레기들의 도발”

    김여정, 대북 전단 살포에 “더러운 쓰레기들의 도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더러운 쓰레기들의 도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남쪽에서 벌어지는 쓰레기들의 준동을 우리 국가에 대한 심각한 도발로 간주하면서 그에 상응한 행동을 검토해볼 것”이라며 “우리도 이제는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남조선 당국은 탈북자 놈들의 무분별한 망동을 또다시 방치해두고 저지시키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어떤 결심과 행동을 하든 그로 인한 후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더러운 쓰레기들에 대한 통제를 바로 하지 않은 남조선 당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쓰레기 같은 것들의 망동을 묵인한 남조선 당국의 그릇된 처사가 북남관계에 미칠 후과에 대하여 엄중히 경고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부장은 지난해 6월에도 4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대북 전단 살포를 비난하고, 남측의 조처를 요구하며 남북공동연락소 폐쇄와 대남 군사행동까지 시사하는 담화를 냈다. 앞서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달 25∼29일 사이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 비무장지대(DMZ) 인접 지역에서 대북 전단 50만 장과 소책자 500권, 미화 1달러 지폐 5000장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고 주장했다.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 법률) 시행 이후 북한으로 전단을 날려 보냈다고 밝힌 단체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이 법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단 살포, 대북 확성기 방송 등 남북합의서 위반 행위를 할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감사원, “중구청, 소유자 의견도 묻지 않고 세운상가 재개발”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사업 추진 과정에서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는데도 중구청이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사업시행계획을 인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7일 이 같은 내용의 재정비촉진사업 추진 과정 관련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5월 실시한 감사 당시 사업시행사는 세운 3-2, 3-6, 3-7구역의 주거 건축권을 3-1, 3-4, 3-5구역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도시정비법 등에 명시된 토지 소유자의 찬반 의사를 묻지 않았다. 그러나 구는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사업시행변경계획을 인가했다. 앞서 2017년 4월 3-2구역 사업시행계획 인가 때는 환경영향평가 재협의가 누락됐는데도 이 계획을 승인했다. 또 사업시행자가 2017년 8월 건축물 용도를 ‘업무시설’에서 ‘주거복합’으로 변경하는 절차가 진행 중임에도 기존 업무시설 분양 신청 결과에 근거해 현금 청산을 진행하는 것을 묵인했다. 그 결과 사업시행자는 ‘토지 소유자는 모두 현금 청산했고 사업시행자가 전부 분양을 받겠다’는 내용으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했고 인가를 받았다. 토지 소유자들은 업무시설이 건축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분양 대신 현금 청산을 택했으나 실제로는 공동주택 등 주거복합 건축물이 들어섰고 이에 따른 개발이익을 사업시행자가 독점하게 된 셈이다. 감사원은 당시 구에서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팀장과 담당자, 과장에 대해 경징계 이상의 징계를 요구하고, 또 다른 과장 1명과 국장 2명에 대해 주의 처분을 요구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전남 최대 젖소 농가, 수년째 무허가 배짱 영업 논란  

    전남 최대 젖소 농가, 수년째 무허가 배짱 영업 논란  

    순천시 서면에 위치한 전남 최대 규모의 젖소농장이 무허가 축사를 증축해 젖소를 대량사육하고 있는데도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악취와 환경 오염 등을 호소한 인근 주민들은 순천시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26일 순천시와 서면 주민들에 따르면 젖소를 대량사육하는 지본리 A목장이 기존 산 아래에 있던 축사시설을 지난 2013년 마을과 가까운 장소로 옮기면서 축산폐수 무단방류 민원 등으로 수년째 갈등을 겪고 있다. 이 목장은 40여년 전 젖소 3마리로 시작해 현재는 481두로 늘어나 전남도내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2020전남가축통계조사표에 따르면 도내에서 젖소 300두 이상을 사육하는 농장은 3곳 뿐이다. 순천A목장은 낙농업 농민 가운데 소득면에서 ‘억대 부농’으로 꼽힌다. 이 곳은 가축사육제한 지역임에도 기존 목장 옆에 일부 양성화된 면적을 제외한 강파이프 구조의 건물 1500여㎡(433평)를 지어 젖소를 입식시켜 키우고 있다. 하지만 이 목장은 무허가 건축물를 지어 축사로 이용하면서도 분뇨처리장도 갖추지 않고, 행정기관 허가없이 콘크리트 포장과 외부 옹벽을 설치하는 등 불법으로 형질변경을 했다. 수십t의 가축분뇨를 무단 적치해 숨을 쉴수 없는 상황이다. 시는 이같은 위반상황을 확인하고도 계도장과 이행강제금만 부과할 뿐 원상복구 등의 행정명령을 하지 않아 봐주기식 단속을 하고 있다고 불만을 사고 있다. ‘가축분뇨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는 무허가 미신고 축사에서 가축사육을 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위반시 사용중지 명령이나 폐쇄명령 등 행정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농지법 제34조(농지의 전용허가협의)에도 위반사항 적발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해당 토지가의 절반이하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하고 사법기관에 반드시 고발토록 규정하고 있지만 순천시는 행정대집행을 미뤄왔다. 마을 주민들은 “시청에 집단항의하자 지난해 10월에서야 목장주를 고발조치했지만, 공소시효(5년) 만료로 기각됐다”며 “고의적으로 묵인이나 방조하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주민 B씨는 “우리는 조그마한 불법 건축물을 지어도 불법이니 뭐니 난리를 치면서 수백평의 무단축사 농장주는 10여년 동안 그대로 방치하는 이해할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대해 시 관계자는 “불법증축 축사에 대해 폐쇄명령을 내릴수 있는지 여부를 환경부에 질의해 놓은 상태다”며 “변호사 자문을 거쳐 행정처분을 계획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여주시의회 의회, 일본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 계획에 경고장

    여주시의회 의회, 일본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 계획에 경고장

    경기 여주시의회가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오염수를 2023년부터 해양에 방류하기로 결정한 일본정부에 대한 항의하는 경고장을 발령했다고 23일 밝혔다. 일본정부는 약 125만톤에 달하는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오염수를 2023년부터 30여년간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4월 13일 결정한 바 있다. 일본은 방류기준에 맞게 오염이 제거된 처리수라고 주장하면서 국제사회의 정보공개마저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여주시의회는 21일 의원 일동 명의의 대 일본정부 경고장을 통해, 일본정부의 방사능오염수 해양방류 계획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면서, 만일 오염을 제거한 처리수라면 해양에 방류하지 말고 일본 내에서 생활용수로 쓰라고 일본정부의 계획을 비난했다. 여주시의회는 일본의 해양생태 파괴행위를 묵인하고 있는 미국정부에 대해서도 각성을 요구하면서, 국제사회의 공동대응과 우리 정부의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오세훈 사과에 “진정한 사과, 눈물 났다” [이슈픽]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오세훈 사과에 “진정한 사과, 눈물 났다” [이슈픽]

    피해자 “지금까지 내가 받은 사과는 SNS입장문·기자 질문에 코멘트 형식 사과”오세훈, 브리핑 열고 피해자에 공식 사과吳 “피해자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부서 근무”오세훈, 박원순 장례 행정책임자 좌천 인사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가 20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식 사과를 받은 뒤 “무엇이 잘못이었는가에 대한 책임 있는 사람의 진정한 사과”라면서 “제 입장을 헤아려 조심스럽게 말씀하시는 모습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피해자 “공감·위로로 시 이끌어달라”단체 “상식적인 일 너무 오랜 시간 걸려” 피해자는 이날 자신을 지원하는 여성계 단체들과 변호인단을 통해 입장을 내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내가 받았던 사과는 SNS에 올린 입장문이거나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코멘트 형식의 사과였다”며 브리핑을 통해 공식으로 사과한 오 시장의 방식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이어 “(기자회견) 영상을 찾아보고 가족들은 울컥하는 마음으로 가슴을 쥐었다”고 했다. 피해자는 “제가 돌아갈 곳의 수장께서 지나온 일과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살펴주심에 감사하다”면서 “서울시청이 좀 더 일하기 좋은 일터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제게 보여주신 공감과 위로, 강한 의지로 앞으로 서울시를 지혜롭게 이끌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피해자 지원 단체들도 입장을 내고 “서울시의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의 공식적인 사과는 처음”이라면서 “상식적인 일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너무도 오랜 시간 걸렸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기관장의 ‘호의’로 끝나지 않고 더 나은 서울시가 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행보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오세훈 “성추행 발각시 즉각 퇴출”“2차 가해 가해지면 관용 없을 것”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에서 온라인 긴급 브리핑을 열고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성추행 사건이 발생할 경우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서울시에서 성희롱·성추행 사례 등이 발생하면 전보 발령 등 ‘땜질식’으로 대응해 근절되지 않았다며 “(성비위 확인 시 즉각 퇴출을 의미하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즉시 도입할 것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성희롱·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해 2차 피해가 가해질 경우에도 한치의 관용조차 없을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또 국가인권위가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서울시에 설치를 권고한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에 대해 “공약한 대로 시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외부전문가들로만 구성된 ‘전담특별기구’로 격상시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에 성비위 사건 신고 핫라인을 개통하고, 성희롱·성폭력 교육 100% 이수 의무제를 시청 본청뿐만 아니라 산하 본부 및 사업소, 공사·공단·출연기관의 전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도입하겠다고 했다. 특히 오 시장은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가 조만간 업무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본인이 가장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부서에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큰 틀에서의 원칙은 지켜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피해자로부터 사건의 묵인·방조 의혹 등을 서울시 차원에서 재조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재조사를 엄격히 시행해 진실과 거짓을 밝혀 주되 그 재조사 대상이 되는 분들에 대한 인사 조치는 최소화해 달라’는 부탁도 (피해자로부터)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재조사를 받은 이들이 징계를 받게 되면 (피해자가) 다시 업무 복귀해서 일하는데 조직 내 분위기상의 어색함 등을 염려한 것”이라면서 “이 요청을 듣고 참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오세훈, 박원순 장례식 행정책임자 문책“서울시, ‘피해 호소 직원’ 2차 가해에 설상가상 박원순 서울시장葬이라니” 오 시장은 이어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당시 인사와 장례식 문제 등과 관련해 “책임 있는 자리에 있었던 사람의 인사 명령 조치도 단행했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사건 발생 즉시 제대로 된 즉각적인 대처는 물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대해서도 서울시의 대처는 매우 부족했다”면서 “설상가상으로 전임 시장의 장례를 서울시 기관장으로 치렀다”고 질타했다. 오 시장이나 서울시가 관련 책임자를 공식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해당 인사는 전날 상수도사업본부장으로 발령 난 김태균 행정국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 요직 중 하나로 꼽히는 행정국장에서 외부 사업본부장으로 발령 난 것은 사실상 좌천성 인사로 해석됐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고소 이후 여러 행정 절차가 피해자에게 계속 상처를 주게 된 상황을 문책한 것이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해 7월 15일 이 사건 관련 공식 입장을 발표하면서 피해 접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피해를 호소하는 직원’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에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저지른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셌다. 시는 또 박 전 시장 장례식을 기관장으로 치르고 서울광장에 시민 분향소를 설치했다. 김 국장은 당시 실무를 총괄한 만큼, 오 시장 취임 후 문책 인사의 첫 번째 대상이 된 셈이다. 앞서 김 국장은 지난해 4월 피해자에 대한 또 다른 성폭력 사건이 있었을 때도 가해 직원에 대한 인사 조치와 징계, 피해자 보호 등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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