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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M협정 파기후 美·러/ “”실리가 우선”” 우호관계 유지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4일 미국의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 탈퇴 방침을 ‘실수’라고 말했다.협상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이일방적으로 탈퇴를 통보한 데 대한 직접적인 ‘유감’의표시다. 그러나 그는 “놀랄만한 조치가 아니며 러시아의 안보를위협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는 뜻이다.대신 빠른 시일내에 ‘새로운 전략적 관계’를설정해야 한다고 강조,미국과 대화의 여지가 충분함을 내비쳤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도 이날 ABM 탈퇴 결정을 발표하면서 “미·러 관계가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며 푸틴 대통령도 이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그는 “개별 정권차원을 넘어 러시아와 미래의 평화를 다질 새로운 전략적관계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ABM 협정을 폐기해도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러시아와우호적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암시다.형식상으론 미국의 ‘일방적 탈퇴’지만 부시 대통령은 7일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미리 양해를 구했다.지난달 워싱턴과 텍사스의회동에서 두 정상은 미사일방어(MD)와 관련된 ABM 협상이 결코 풀 수 없는 난제임을 확인했지만 신뢰관계를 잃지는 않았다. 러시아는 ABM 탈퇴를 공개적으로 동의하진 못하지만 현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미국은 MD를 구축하기 위해 최대장애물인 ABM을 버려야 했고 러시아는 군축협상의 기본틀인 ABM을 지켜야 했다.타협점은 제각각 실리를 추구하면서 상대방을 묵인해 주는 것이다. 미국은 국제적인 비난을 받더라도 협정 탈퇴로 MD를 강력히 밀어붙일 근거를 마련했다.러시아는 미국의 독주에 제동을 걸진 못해도 미국과의 핵탄두 감축협상에서 우위에설 수 있게 됐다.푸틴 대통령은 성명에서 핵탄두 수를 1,500∼2,200기로 감축하는 방안을 명문화하자고 요구했다.명문화에 반대해 온 미국은 1,700∼2,200기를 제안했으나 앞으로는 협상에 유연하게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내 군부 및 보수세력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크게 훼손될 것같지 않다.최악의 시나리오는 러시아가 미국에 대한 보복으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을탈퇴하고 중국이나 중동지역 국가에 핵관련기술을 판매하는 경우다.20여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중국은 미국의 MD 개발로 자신의 핵 공격력(억지력)이 무력화할것에 대비,군비증강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이 바라는 핵확산 방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그러나 경제난 해결과 현대화를 위해 서방에 기댈 수밖에 없는 러시아가 과거처럼 미국과의 군비경쟁을 추구하는 ‘신(新)냉전’으로 회귀하거나 미러 관계가 경색될 가능성은적다.오히려 미국의 ABM 탈퇴는 핵탄두 협상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mip@
  • 美 ABM협정 곧 탈퇴선언/ AP통신 “”러시아에 새달 통보””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이 1972년 소련과 맺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을 곧 탈퇴할 것이라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통신은 미 행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백악관이 13일 탈퇴방침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지만 일정은다소 변경될 수 있다”며 “러시아에 1월중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이날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시터들군사학교를 방문,“다른 시대에 다른 적을 상대로 쓰여진ABM 협정을 뛰어넘어야 한다”며 “테러공격은 미국이 미사일 공격에 대해 제한적이지만 효과적인 방어망을 구축할필요성을 보여줬다”고 협정 탈퇴방침을 시사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ABM 협정 파기방침에 공식적으로 반발,미국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그러나 지난달 워싱턴과텍사스주에서 열린 두나라 정상회동에서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ABM 협정을 탈퇴하더라도 미·러 관계는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미국의 협정파기를 어느 정도 묵인한 셈이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러시아에 협정파기를 통보한 뒤에도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며 “6개월내에 ABM을대체할 합의가 이뤄지면 공식적인 폐기는 불필요하다”고말했다.ABM 협정은 협정 탈퇴 6개월 전에 서로 상대방에게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공직자 연말연시 ‘몸조심’

    정부는 내년 지방선거 및 대선을 앞둔 올 연말연시를 맞아 공무원들의 정치권 줄대기 등 공직기강 해이, 금품수수 등 비위행위, 민생 관련 부조리 등을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정부는 7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 주재로 ‘연말연시 공직기강 확립 특별대책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내년 2월25일까지 공직기강잡기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총리실에 ‘정부합동 특별점검반’을설치,▲교통·세무·건설 등 부패취약분야 부조리 ▲지방선거개입,특정출마 예상자와의 연줄대기 ▲기밀자료 유출등 근무기강 해이 ▲부처·부서간 이기주의 등으로 인한현안 지연 등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비위공직자 적발=총리실에 따르면 올들어 10월말까지 사직당국에 단속된 비위공무원은 1,661명으로 이중 385명이구속되고 1,276명은 불구속 조치됐다.이와 별도로 부처별자체 감찰활동에서 적발된 공무원은 3,397명이었으며 직급별로는 3급이상 39명,4∼5급 193명,6급이하 2,565명,교육직 215명 등으로 나타났다. 사례별로는 금품수수 299건,공금횡령·유용 77명,무사안일 127명,업무부당처리 721명,복무규정 위배 등 기타 2,173명 등이다.하지만 해임·정직.감봉 등 중징계를 받은 경우는 10% 정도에 그치고 적발자 대부분이 하위직이고 내용도 복무규정 위배 등 사소해 ‘물 감찰’이라는 지적이다. ◆고질적인 공직비리=C도 교육감 등 3명은 교육종합정보망 구축사업 업체로부터 2,000만∼2억원의 뇌물을 받았고,U시 종합건설본부 5급 J씨등 5명은 월드컵 축구장 건축공사와 관련해 전기·통신업체 등으로부터 10억여원의 뇌물을받아 구속됐다. ◆비위행위=중앙행정기관 G청 A씨는 ‘전산시스템 구축사업’과 관련,업체로부터 1,000만원 뇌물을 수수해서,G도 G시청사무관 N씨는 도청 교통과 근무시 운수회사로부터 2,100만원 뇌물을 수수해 각각 면직됐다. ◆공직기강 해이=G도 C군청 군수 비서실장은 여직원 3명으로 하여금 군수의 딸 결혼식 청첩장 5,000장을 작성시켰고 G도 G군청 기획실장은 업무추진비로 고급주류 세트를구입,지방의원장 등 14명에게 근무시간에 부하직원을 통해 선물을 배달시켜 적발됐다.◆민생관련 부조리=S시 C구청 불법 건축물 단속 기능직 직원들은 단속묵인 대가로 포장마차 등 잡상인들로부터 매월 2,0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상사에게 1인당 200만원이상의 뇌물을 정기적으로 상납하다가 적발됐다.또 S시 Y구청 도시관리과 불법건축물 철거반장 J씨도 불법·무허가 건축물 소유자로부터 단속묵인 대가로 수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해 걸렸다. ◆사전선거운동=C도 C시장은 자신의 사진 등이 게재된 책자 12만부를 각 가구 및 관공서에 배부했고 G도 H군수는민원인들에게 2만원 상당의 상품권,온천 목욕권,꽃다발 등을 증정했다가 적발됐다. 최광숙기자 bori@
  • [클린 증시] (7)증권사의 비밀장부

    서울 여의도 A증권사 법인영업팀 간부인 L씨는 얼마전 경영진의 청탁아닌 청탁으로 노이로제에 걸리다시피했다. 정부산하 모 기관에서 예탁한 기금의 일부를 B증권사의 특정 투자상담사가 유치한 것으로 해주라는 지시였다.투자상담사에게 기금유치에 따른 일정분의 수수료를 챙겨주라는 얘기였다. 시장에서 ‘원칙주의자’로 통하는 L씨였지만,고민끝에수용해야 했다.이런 경우 ‘그렇게 할 수 없다’고 거부하는 예는 흔치 않다.증권업계의 고질적인 관행인 탓이다. 상당수 증권사 영업법인팀들이 이러한 예탁기금에 대해서는 수수료가 나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정부 관련기관의 자금은 관련규정상 ‘리베이트’를 줄 수 없게 돼 있지만 어떤 형태로 든 수수료가 나간다.그렇지 않고는 이들거액자금을 예치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때문에 이같은 돈을 뿌리칠 경우 결국 해당증권사만 손해보게 돼 있다. 통상 정부 산하기관 등에서 여유자금이나 기금을 운용할때는 대형 증권사 등을 중심으로 해당 증권사 법인영업팀에 직접 돈을 맡기도록 돼 있다.불필요한 뒷거래 의혹을차단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만든 ‘규정’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이같은 규정은 유명무실하다.기금운용 주체들이 증권사에 거액을 예탁할 때는 조건을 단다고 한다.“당신 증권사에 얼마를 맡길테니 그 가운데 일부는 누구누구가 유치한 것으로 해 달라”는 식이다. 기관과 증권사들의 이같은 변칙적인 기금유치 역시 증시의 불공정 거래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증권사에 따르면 연간 국내 법인영업(외국계 포함)의 예탁고는 90조원을 웃돈다.국내 증권사만 하더라도 삼성증권이 7조,현대증권 5조,LG투자증권이 4조원대에 이른다. 따라서 돈을 맡기는 곳에서 “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다른 증권사에 돈을 맡기겠다”며 으름장을 놓을 경우 이를거부하기는 힘들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이들 자금의뒤에는 관련기관의 목줄을 쥐고 있는 정치권 인사나 ‘힘있는 사람’들이 버티고 있다고 한다. 결국 힘있는 사람들이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들로부터 청탁을 받고 기관 등에 ‘특정인의 유치를 도와달라’며 압력을 행사하고,해당 기관 등은다시 이를 증권사 경영진에게 요구하는 과정을 밟게 되는 것이다.이럴 경우 특정인은 기금유치활동을 하지 않아도 손쉽게 거액의 수수료 수입을 챙기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이중장부’는 필연적이다.하나는 기관 등이 해당 증권사 등의 법인영업팀에게 직접 돈을 맡긴 것으로 돼있는 정상장부이지만,다른 하나는 특정 투자상담사의 기금 유치액에 따라 일정비율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비밀장부’다.증권사의 수입으로 잡히는 통장과 특정인에게송금되는 통장이 따로 있다는 얘기다. 증시 관계자는 “이중장부는 증권사의 영업법인팀에는 거의 다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이를 감시·감독해야 할금융감독원이 이를 묵인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고말했다. 비밀스런 법인영업팀의 ‘검은 거래’는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 야당 K의원이 처음 문제를 제기하면서 수면위로 불거졌다. 당시 K의원은 “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이 보유한 수십조의 기금을 증권사 등에 나눠 예탁하면서 D투신증권의 H모씨앞으로 무려 1조6,000여억원이 유치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H씨가 D투신증권에 입사하기 전에는 유치실적이 거의 없는데 이같이 거액을 유치한 데는 누군가가 해당부처에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문제는 K의원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아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지만,당시 증권가에서는 “증권가의 고질화된 비리가 드러나고 있다”며 긴장했다고 한다.증권사 관계자는“증시주변에서는 정치권 인사가 해당 부처에 압력을 행사해 H씨가 유치한 것으로 됐다는 얘기는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기관이나 정부 부처가 정치권 인사의 청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국정감사때 말못할 수모를 겪는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H씨가 유치한 금액의 수수료(통상 0. 2%)를 계산하면 적어도 32억원이 된다”면서 “H씨가 챙긴 돈이 16억원으로 밝혀진 것을 보면 나머지 16억원은 ‘또 다른 인물’이 챙겼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 ■투자상담사는 누구. 투자상담사는 말그대로 주식거래자를 대상으로 투자상담을 해 주는 사람이다.일명 주식브로커로도불린다. 증권업협회에 등록된 투자상담사는 1만8,000여명.최근들어 ‘돈 많이 버는’ 자유직종으로 인식되면서 증권사 직원은 물론,대학생들까지 몰려들고 있다.증권업협회에서 치르는 시험에 합격하면 투자상담사가 된다. 투자상담사는 증권사 영업직 등 증권관련 업무를 하다 옮긴 사람들이 대부분으로,특정 증권사 소속의 계약직으로활동한다.옛 단골손님이 주고객으로 이어지는 예가 많다. 투자상담사의 성과급은 주식매매 약정에 따라 달라진다. 투자상담사 수수료 지급기준은 증권사별로 다르지만,수수료 수입의 20∼50%를 받는다.따라서 주식 매매약정이 많을 수록 수수료 수입은 커지게 돼있다.최근에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수수료 비율이 대형 증권사보다 높아 투자상담사들이 중소형 증권사로 대거 이동하는 추세다.‘큰 손’들의주식만 전문적으로 관리해 주고 이익의 일정비율을 챙기는 사람도 있다. 주식시장이 활황이던 98년과 99년에는 투자상담사들의 전성기였다.한달에 평균 수억원을 벌었다고 전해진다. 돈벌이에만 집착하다 보니 부작용도 적지 않다.성과급을많이 받기 위해 불필요하게 잦은 매매를 하거나 금지된 일임매매를 일삼아 고객과의 분쟁도 자주 생긴다. 일부는 ‘작전세력’들과 연계되기도 한다.잘 알고 지내던 고객,또는 ‘큰손’과 짜고 대박을 쫓는다.서울 강남과 여의도 등지의 사설펀드회사와 함께 ‘부띠끄’로 활동하기도 한다.영업실적이 좋지 않은 투자상담사라도 정치권등 ‘힘있는 인사’의 도움을 받으면 괜찮은 수입을 올릴수 있다. 주병철기자
  • 집중취재/ ‘100兆’지하자금 움직인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4월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가 59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1.3%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비실명 채권쪽으로 들락거리는 자금도 일단은 ‘지하경제권’ 자금으로 봐야 한다. 금융실명제를 사실상 유보시키면서 지하자금을 끌어내기위해 도입된 비실명 채권은 워낙 은밀하게 거래돼 최근 거래규모를 추정하기는 어렵다.금융·사채업계 관계자들은지난 98년 발행된 총 3조8,735억원 가운데 상당 규모가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대선 등을 앞두고 만기(2003년) 전에 높은 프리미엄을 붙여 현금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한다. 말 그대로 누가 샀는지,자금출처가 어딘지를 묻지 않는 채권을 일컫는다.외환위기 직후 정부가금융구조조정 재원을 마련하려고 판매한 금융상품들이다.5∼7%의 표면금리로 ‘고용안정채권’ ‘증권금융채권’ ‘중소기업구조조정채권’ 등의 이름으로 발행됐다.미성년자라도 만기상환 증표를 갖고 있으면 최고 50%에 이르는 상속·증여세를 피할 수 있다.때문에 비실명으로 사도 만기상환시에는 실명으로 해야 한다.비실명 채권은 금융실명제법에 따라 98년 12월 이후에는 발행할 수 없다.따라서 최근 국회에서 거론되는 비실명채권 발행은 금융실명제법을개정해야만 가능하다. 98년 10월 한남투신 정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증권금융이 발행한 증권금융채권은 연리 6. 5%로 2조원어치가 발행됐고,만기는 5년이다.만기인 2003년 10월31일까지는 2년여가 남았다.근로복지공단도 이에 앞서 같은 해 6월 말 고용안정채권 8,735억원어치를 발행,시장에서 연 7.5%의 이자로 모두 소화됐다.중소기업진흥공단이 그 해 12월 발행한 중소기업구조조정채권 1조원어치도모두 팔렸다. 비실명 채권은 발행 당시에는 인기가시들했다.증권금융채권은 처음에는 일반인에게 7,963억원어치가 팔렸다.나머지 1조2,000억여원어치는 투신사 등에떠넘겨졌다.비실명 채권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것은 이 채권을 각 증권사에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1년 뒤인 99년 말부터 비실명 채권에 돈이 몰리기 시작했다.금융소득종합과세를2001년부터 다시 시행한다는 정부의 방침 때문이었다.이미 구입한 사람들 중에서 매도를 원하는 사람도 생겼다.비실명채 1만원권의 만기(2003년) 상환가격은 1만3,750원.그런데도 현재 가격은 1만6,000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증권사 채권운용자는 “60% 정도의 높은 프리미엄이 붙어 있지만 물량이 없어 못팔고 있다”며“매수 희망자에 대해 예매 리스트를 만들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자금세탁방지법이 이달 말 시행되는 등 불법자금 거래를단속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기 전에 ‘검은 돈’을 세탁하려는 ‘신규’ 수요가 생기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수요가 끊이질 않고 있다는 것은그만큼 적당한 투자처가 없다는 것과,합법적인 자금으로바꾸려는 검은 돈이 아직도 많다는 얘기”라며 “시장의투명성 확보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박현갑 문소영기자 eagleduo@. ■'경제포도청' FIU 출범. 검은 돈의 세탁을 막기 위한 금융정보분석원(FIU·Financial Intelligence Unit)이 오는 28일 공식 발족한다. FIU는 마약자금·조직범죄·뇌물범죄 등의 자금을 추적해 징역 또는 벌금을 매기고,범죄수익을 모두 몰수·추징하는 막강한 파워를 행사한다.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자금세탁 규모는 연간 48조∼148조원,자금의 불법유출 규모는 25조∼50조원으로 추정된다.FIU는 이런 엄청난 자금을 추적하는 ‘금융포도청’이다. FIU는 마약 등 36개 범죄에 대해 자금세탁행위 정보를 수집,분석한다.금융기관은 35개의 특정범죄와 관련해 자금세탁 혐의가 있거나,외환거래를 이용한탈세혐의가 있으면 FIU에 보고해야 한다.보고의무를 어기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자금세탁방지법에 따라 금융기관이 FIU에 보고해야 하는기준 금액은 자금세탁 혐의가 있는 5,000만원 이상 원화거래(수신·대출·보증·보험 등) 또는 미화 1만달러 이상외환거래다. FIU는 금융기관에서 받은 정보 외에 외국의 금융정보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은 정보 등을 정밀분석하는 작업을 한다. 범죄연루 여부를 확인한 뒤 검찰·국세청·관세청 등 수사기관과행정기관에 통보한다. 재정경제부는 환전상이나 강원랜드·호텔카지노 등 도박장에서 미화 1만달러,한화 5,000만원 이상을 환전하면 거래내용과 거래자의 인적사항도 FIU에 보고하도록 시행령을만들 계획이다. 관계자는 “자금세탁방지법 시행으로 금융기관에서 자금세탁이 불가능해질 경우 불법자금이 다른 종류의 세탁방법을 찾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도박장 등의 환전거래도 보고의무 대상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1급 원장 아래 기획행정실과 심사분석실 등2개 실이 놓이고 그 밑에 4개 과가 설치된다.정원은 46명. 2국 7과 80여명으로 하려던 당초 계획이 행정자치부와 협의과정에서 축소됐다.사무실은 정부 과천청사에 마련된다. 기획행정실(실장 3∼4급) 산하에는 제도운영과와 조세정보과가 설치된다.주로 재경부 직원들로 채워지며,금융기관과 연계해 불법거래 자금을 포착하는 업무를 맡는다.심사분석실(실장 부장검사) 밑에는 심사분석 1·2과가 설치된다.법무부·금융감독위원회·국세청·관세청·경찰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 전문가들로 구성된다.수집된 정보를 정밀분석해 이상 유무를 판별하는 일을 하게된다. 박정현기자 jhpark@. ■FIU가 안고있는 문제점-정치자금 세탁엔 속수무책.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발족되기는 하지만 관심의 초점이 되는 정치권의 ‘검은돈’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감시가어려울 전망이다.불법 정치자금에 대한 처벌규정은 강화됐지만 정작 불법자금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은 막혔기 때문이다. FIU의 설치근거는 범죄수익규제법과 특정금융거래보고법 등 2개의 자금세탁방지법. 정부는 지난 9월 범죄수익규제법안을 국회에 올릴 때 정치자금 세탁에 대한 처벌조항은 포함시키지 않았다.외국의비슷한 법에도 정치자금 관련 규정은 없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이를 포함시킬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결국 국회는 이를 수용했다.이에따라 정치인이 알선·수재 등 대가를 지불하지 않더라도 영수증 발급 등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고서 돈을 받으면 모두 자금세탁으로 간주,처벌하는 규정이 마련됐다. 그러나 문제는 특정금융거래보고법안에 포함돼 있던 국내계좌 추적권.당초 정부는 법안에 FIU의 국내외 계좌추적권을 명시했었다.그러나 야당은 “국세청·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이어 FIU에까지 법원의 영장 없는 계좌추적권을 줄 경우,계좌추적이 남발될 수 있다”고반대하면서 국내는 빼고 해외거래에 대해서만 계좌추적을허용하자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여당은 “해외계좌에 대해서만 추적권을 주는 것은 국내 불법 정치자금의 수수·은닉을 묵인하는 것”이라고 맞섰다.여당은 “국내계좌에 대해서는 의심가는 자금의 직전·직후 유출입에 한해 추적권을 부여하자”고 절충안을 냈지만 표결처리 끝에 야당의안대로 통과됐다.이와함께 정치권은 국내외 거래를 막론하고 FIU가 정치자금 관련 조사를 할 경우에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반드시 사전통보를 하고 선관위는 정치인에게 소명기회를 주도록 했다.정치권 스스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놓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학계 등은 ‘자금세탁방조법’이라고 비난하고 있다.참여연대 등 3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부패방지입법 시민연대는 “정치권이세탁자금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억지논리로 만들어낸 졸작”이라며 “국내에서 발생한 자금세탁에 대한 규제를 포기함으로써 신설 FIU를 사실상 무력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충북대 안태범(安泰範) 교수는 “부패의 핵심은 큰 돈을주고받는 정치인과 기업인인데도 특정금융거래보고법에서정치자금 추적 부분이 빠졌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정현기자.
  • [사설] ‘수지김 사건’ 의혹 덩어리

    ‘수지김 사건'에 대한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1987년 1월,단순 살인 사건을 납북 미수사건으로 둔갑시켰던 당시 안기부 후신인 현 국정원이 지난해 2월에는 이 사건을 재수사하는 경찰청 외사과에 수사 중단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국정원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외사과는 한국·홍콩 형사사법 공조협정이 발효된 지난해 1월수지 김 사건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홍콩 경찰의 수사기록을 넘겨 받고 국정원에 당시 수사자료를 넘겨 줄 것을 요청 했으나 국정원은 오히려 현재 대공수사중인 사건이라며 경찰에 자료를 넘겨줄 것을 요구해 수사가중단됐다고 한다.이같은사실은 국정원이 자체감사를 벌여 확인하고 이 감사 결과를검찰에 넘겨 수사를 의뢰했다. ‘수지김'의 남편 윤태식씨가 안기부에서 쓴 자술서에는 돈문제 등으로 아내와 말다툼을 벌이다 둔기로 아내의 머리를때려 실신 시킨 뒤 목졸라 살해하고 이를 감추기 위해 아내와 북한 공작원 일당에 의해 납북됐다가 탈출했다고 거짓말하게 된 경위가 자세히 기록돼 있다.말하자면이 자술서는사건 당시 안기부는 이미 윤씨가 아내를 살해한 범인임을 알고 이를 묵인했으며 오히려 그를 납북에서 탈출한 영웅으로등장시켰음을 확인해주는 자료인 셈이다. 일이 이쯤 되면 사건은 윤씨라는 한 개인의 살인 및 납북미수 자작극차원을 넘어선다.이는 당시 안기부가 남자를 여자로 바꾸는 것 빼고는 불가능이 없을 정도로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었다는 사실과 수지 김 사건은 우연히 드러난 숱한 음모와 조작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여론을 뒷받침해준 셈이다. 더구나 국정원이 자체 감사를 벌여 확인했듯이 최근까지도이 사건의 재수사를 중단시키려는 작용이 있었고 검찰에 넘겨준 윤씨 자술서에는 조사관 이름,날짜 등이 빠지는 등 은폐를 기도했다고 보여지는 부분이 있다.만약 이런 일이 사건의 조작에 관여했던 인물이 아직도 건재하면서 벌인 것이라면 이를 예사로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검찰은 윤씨의 공소 유지도 중요하지만 14년 전,사건 조작에 관여한 조사관과지휘계통을 모두 밝혀야 한다.시효와 상관없다고 본다.국정원의 수사의뢰가 아니라도 국민을 우롱한 사건 가담자의 명단을 밝히는 것이 검찰의 책무다.이번 사건의 경위,배경,가담 인물의 역할을 샅샅이 밝히면 지금도 일부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KAL기 폭파사건 등의 또 다른 단서가 포착될지도 모른다. 정직한 역사를 기술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의 의혹은 철저히 밝혀야 한다.
  • 리뷰/ ‘배장화 배홍련’

    극단 물리가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중인 ‘배장화 배홍련’(정복근 작,한태숙 연출)은 무대를 지금의 가정으로 고스란히 옮겨놓은 현대판 ‘장화홍련전’이라 할 수 있다. 계모의 핍박,배다른 남동생에게 피살 등은 원작과 똑같지만 두 딸 배장화 배홍련의 죽음의 책임을 두 딸을 포함해등장인물 모두에게 묻는 발상의 전환이 돋보인다.원작에서는 고을 부사의 환영을 통해 사건 전말이 밝혀지지만 문득문득 나타나는 죽은 딸들의 환상을 통해 아버지 배무룡이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다. 따라서 극은 원작처럼 계모를 능지처참하고 딸들을 죽인아들을 교수형에 처하는 극단적인 보복성 처방과 해원에초점을 맞추지 않는다.쌍둥이 배필과 합동결혼식을 앞둔두 딸의 이기심,이런 두 누나에 대한 반감이 쌓인 동생,아들의 살인을 묵인한 계모,그리고 무능하고 소극적인 아버지….결국 이런 것들이 합쳐져 서서히 붕괴해가는 가정을보여주면서 현대인들의 이기심과 개인주의 성향을 꼬집는다. 오랜만에 호흡을 맞춘 아버지 배무룡역의 정동환과 계모허씨 역 윤소정의열연이 꾸준히 객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의자로 쓰이는 자그마한 상자 두 개를 빼놓곤 무대 장치가 전혀 없이 정동환과 윤소정을 포함한 등장인물 5명의 연기만으로 휑한 공간을 넉넉하게 채워나가는 구성이 독특하다.불행과 파국의 잘못이 구성원 모두에게 있음을 처절한 독백으로 암시하는 정동환의 열연은 매회 객석을 가득 채우는 자력(磁力)인 듯 싶다. 지나치다 싶게 자주 등장하는 죽은 두 딸들의 환영이 극을 괴기물처럼 몰고가 전체적인 메시지가 분위기에 파묻히는 아쉬움이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예회관 소극장의무대와 객석을 뒤바꾸어 무대가 있던 자리에서 극을 보도록 의도한 시도나 장면장면 삽입되는 효과음,여기에 아버지 얼굴에 투영되는 죽은 딸들의 영상 환영이 흥미를 돋우는 관극 요소들이다.22일까지 오후7시30분 23·24일 오후4시·7시30분 25일 오후4시. 김성호기자 kimus@
  • 국회 남은 예산 ‘탕진 결의’

    국회 운영위가 올해 국회 예산의 예비비 가운데 쓰고 남은 8억원을 불용처리하지 않고 전부 소비하기로 해 빈축을사고 있다. 국회 운영위는 13일 올해 예비비 60억원 가운데 쓰고 남은 7억9,000여만원을 ▲정기국회 활동지원비(3억500만원)▲의장단 활동비(4,000만원) ▲국회운영대책비 (1억1,200만원) ▲교섭단체 활동지원 (1억원) ▲위원회 등 활동지원(5,500만원) ▲신설특위 활동비 (2억1,600만원) ▲(도서)보존서고 설계비와 노후전산장비 교체(2억7,000만원) 등으로 지원키로 결의했다. 그러나 이 ‘예비금 2차 지출동의안’의 항목은 기존예산에 포함된 것이 대부분이어서 예비비 확보의 기본정신에도맞지 않고, 특히 상당부분은 사실상 그 내역을 확인할 수없는 ‘특수활동비’ 성격을 띠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있다. 또한 보존서고 설립문제는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사업을예비비에 산정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예비비 가운데 5억원 가량은 국회 사무처와 의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국회 예산이 내년부터 운영위 내에 구성된예산심사소위의 세부 심사를 받게 되자 국회 사무처가 선심성으로 신설특위 활동비를 마련하고,의원들 역시 집행내역을 확인하지 않고 묵인해주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지운기자 jj@
  • 與 내분수습 중대 기로에

    여권의 내부갈등을 수습하기 위한 민주당 지도부 간담회가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민주당 권노갑(權魯甲)전 최고위원이 이달말 미국으로 출국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2주째 계속되고 있는 민주당내분사태가 중대고비를 맞았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6일 “권 전위원이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펠로십(특별연구원)으로 연구활동을 하기 위해 이달말 출국할 것으로 안다”며 “6개월 이상 장기체류가 될수도 있다”고 전했다. 권 전위원이 출국할 경우 당내 개혁파들이 요구해 온 인적 쇄신이 상당부분 충족되는 결과가 돼 내분수습에 중대변수가 될 전망이다. 권 전위원의 한 측근은 그러나 이날“출국을 검토한 것은 사실이나 결정된 것은 없다”고 출국설을 부인했다. 한편 김 대통령은 7일 당 지도부 간담회에서 일단 최고위원들의 사표를 반려하고 인적 쇄신 및 민심회복을 자신에게 맡겨 달라는 의견을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 있게제기되고 있다. 한광옥(韓光玉)대표는 “대통령도 당의 사정을 충분히 보고받았다”며 “간담회에서 전반적인 쇄신방안과 정치일정에 대한 구상을 밝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그러나 한광옥 대표를 유임시킨 채 과도지도체제를 구성해 정치일정을 논의해 나가도록 하는 선에서 수습안을 제시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않다. 바른정치모임 등 5개 개혁모임 대표들은 6일 개별 접촉을 통해즉각적인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쇄신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서명운동에 돌입하는 방안을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권 전위원을따르는 동교동계 중앙당 부위원장들은 6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소장파들이 자중하지 않으면,더이상 묵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는 등 정면대결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편 중도개혁포럼 소속 의원 30여명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인사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은 당의 총재인 대통령에게 맡겨져야 하며,집단서명은 정치적 세력투쟁으로 변질될가능성이 있으므로 자제돼야 한다”고 주장,쇄신파에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집중취재/ 가짜 사후피임약 범람

    응급피임약(사후피임약)이 마구 나돌고 있다.사후피임약시판에 대한 보건당국의 최종결정을 앞두고 대도시 병원과약국에서 사후피임약을 불법 처방, 시중에 적잖이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불법 사후피임 처방은 약물 오·남용은 물론 여성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후피임약 유통실태와 문제점. 2일 제약업계·의약품도매상·의료계에 따르면 사후피임약은 오래전부터 공공연하게 시판되고 있으며 지금도 의사들의 처방이나 약사들의 불법 조제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는 응급피임약으로 생산되거나 들어온 약품이 아직없어 처방 및 유통은 불법이다. 그럼에도 불구,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사전피임약을 이용해 사후피임을 방지하는 처방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후피임약은 사전피임약의 강도를 높인 것에 불과하다.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는 사전피임약들은 여성에게 분비되는 ‘에스트로겐’이라는 난소호르몬에 착상을 방해하는 황체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을 대량으로공급해 임신을 방지케 하는것이다.즉 순간적으로 황체호르몬을 2∼3배 높게 투여하면 착상을 막음으로써 임신을막을 수 있다는 원리이다. 일부 여성들 가운데는 ‘피임약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확실히 피임이 된다’고 믿고 다량으로 약을 구입,성관계후 마구잡이로 복용하기도 한다. [불법처방 실태] 이모씨(38·여·서울)는 2일 최근 사기를당한 기분이라고 했다. 평소 철저히 피임을 하던 이씨 부부는 실수로 임신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다음날 동네약국에 전화를 걸었다. ‘사후피임약’에 대한 문의를 했더니 가능하다는 대답을 들었다.그러나 약을 사서 복용했더니 심한 하혈과 함께 이틀간 고생했다. 얼마 뒤 약성분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사전피임제에다 소화제를 섞은 것이란 사실을 알았다. 서울 강남 모의사는 “사후피임약에 대한 처방이 어제 오늘 생겨난 것이 아닌데 왜 갑자기 범법자로 만들려고 호들갑을 떠는지 모르겠다”면서 “불법 낙태가 묵인되는 마당에 사후피임 처방이 없겠느냐”고 반문했다. 사후피임약에 대한 불법 처방·조제실태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 의원도 밝힌 바 있다.김의원은 서울 137개 약국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한 결과 63%인 86개 약국에서 응급피임약을 조제해 준다는 답을들었다. 서울 50곳 산부인과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92%인 46곳에서 응급피임 처방이 가능하다는 대답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의약품 도매상 박모씨(44·서울)는 “국내에 사후피임약이 없는 데도 약사들이 통경제나 사전피임약을 이용, 사후피임약으로 조제해 주는 게 관행”이라며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피임약들은 지금도 꾸준히 약국에 납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임약 시장] 먹는 피임약 시장규모는 연간 120억원에 이른다.국내에서 허가된 사전피임약은 8개업체 12개(좌약포함) 품목이 있다.제약업계는 현대약품에서 신청한 응급피임약 ‘노레보정’의 국내 시판이 최종 결정되면 시장판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제약협회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볼 때 국내 제약사는 물론 수입업체들이 시장선점을 위해 생산과 수입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 ■어느 약사의 고백/ 일반피임약 2~3배 처방 조제. 수도권 S시에서 약국을 하는 약사 L모씨(44)는 2일 “일부 약사들이 뻔히 사후피임약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예전에 ‘통경제(通經劑)’를 이용해 장난(?)을 쳤다”고 말했다. 이는 말 그대로 강제로 생리기능을 자극해 배설시킴으로써 임신을 막는 처방이다. 지금은 통경제가 거의 생산되지 않고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어 흔하게 쓰이지는 않는다.대신 요즘은 일반의약품으로 분리된 사전피임약을 2∼3배 함량을 높여 사후피임약으로 시판하는 경우가 많다. 의사들 처방 역시 이 방법을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약사들도 의사들의 처방을 알기 때문에 사후피임약을 직접 제조하거나 처방까지 내리게 된다는 설명이다. 일부 약사들은 그럴싸하게 포장하기 위해 다른 약(위장약이나 한약제제)을 섞어서 팔기도 한다. 이씨는 그러나 이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밝혔다.사전피임약을 좀더 세게 복용하는 것으로 사후피임에성공하는 비율은 고작 20∼30%에 불과하기 때문이란다. 그는 의약분업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불법행위가 꾸준히 이어져오는 것은 여성들이 오래 전부터 ‘사후피임약’이 있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자주 찾기 때문이라고설명한다. 이씨는 “사전피임약이 없다”고 고객에게 말하면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않을 테니 처방 좀 해달라고 떼를 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에서는 잘 져주는데 지방에는 아직 약품이 안내려오는 모양”이라며 지역탓을 하는 사람까지 있다고 들려줬다. 이씨는 원조교제,유흥업소 진출 등 문란해진 청소년들의행태에다 응급피임약이 시판되면 젊은이들의 성관계가 더욱 문란해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사후피임 시범사업 ‘성공’. 국내에서도 지난 98년 11월부터 올 9월까지 응급피임약 시범사업이 있었다.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는 2일 국내 ‘응급피임 보급 시범사업’이 성공리에 끝났다고 밝혔다. 보급대상은 원치 않는 성폭력으로 인한 임신과 근친상간등 윤리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경우와 미성년자,성폭력 상담기관에서 응급피임을 의뢰한 경우 등제한적으로 이뤄졌다. 이 사업은 국제가족계획연맹(IPPF)의 제의에 따라 미혼모와 버려지는 아이 등 사회문제를 최소화할 목적으로 시작됐다. 보급된 응급피임약은 쉐링제약이 제조한 ‘PC4(일명 테트라기논)’로 1만명 분이었다.시범사업 기간동안 응급피임상담자는 1,341명으로 이중 871명에게 응급피임약을 처방한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을 주관한 가협 가족보건과 정경순 과장은 “현재 허가가 논의되는 노레보정과 PC4는 다른 약품”이라며 “사후피임약은 시판되더라도 유산외 선택할 여지가 없을 때 최후의 방법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아울러 “청소년을 중심으로 사전에 피임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과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올바른 사용법과 체계적인 사후관리 시스템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협은 곧 시범사업 결과 나타난 문제점과 개선방안 등을마련해 정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 고침/ 10월 12일자 27면 중

    본보 10월 12일자 27면의 ‘광산허가 받고 골재 채취 수천억 수익… 충북도·음성군 10년째 묵인 의혹’ 제하 기사의 본문과 제목의 ‘수천억원’을 ‘200억원대’로 바로 잡습니다.기사에서 언급된 광복산업개발 회사측은 30일 지난10년 동안의 자사 골재채취 총매출액이 200억원대라고 밝혔습니다.
  • 취득세 횡령 은행원 구속

    경기도 김포경찰서는 24일 납세자들로부터 받은 취득세 등 지방세 5,5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업무상 횡령)로 H은행 김포지점 수납계장 최모씨(31·서울 도봉구 창동)를 구속했다.또 최씨의 횡령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혐의(직무유기)로 김포시 모 동사무소 8급 공무원 이모씨(35·김포시 감정동)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1월 18일 양모씨(50)가 납부한 취득세 158만여원을 은행에 입금하지 않고 유흥비로 사용하는 등 지난해 11월 30일∼지난 3월 15일 납세자들로부터 건네받은 취득세와 등록세 등 5,590여만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혐의다. 경찰은 최씨가 인천 강화군에서 근무할때도 횡령한 사실을 밝혀내고 강화군 세정과 등을 상대로 추가 횡령액을 확인하고 있으며 김포시청 공무원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 위법사실이 드러나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전원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김포 김학준기자 kimhj@
  • 충북도·음성군 10년째 묵인 ‘의혹‘

    충북도와 음성군이 광산허가를 내준 취지를 외면한 채 부산물인 토석을 주로 채취해 수천억원대의 판매이익을 낸 업체를 묵인해 왔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11일 충북도에 따르면 음성군 감곡면 오향리 광복산업개발(대표 최광복)은 지난 90년 제철소 원료로 쓰이는 사문석 채취를 위한 광산허가를 받은 뒤 10년째 골재 채취를 해오고있다. 당초 도는 매년 광물생산실적 보고를 조건으로 허가를 내줬으나 이 업체는 지난 91년부터 95년까지 생산실적을 아예 보고조차 하지 않았으며 지난해에도 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드러났다. 이에 앞서 도는 허가 당시 광산법에 따라 실제 사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매월 광물생산실적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조건을 달았고 위반시에는 광산허가를 취소하도록 했다. 이 업체는 또 지난 96년부터 4년간 8,000여t의 사문석을 채취한 것으로 보고했으나 사문석의 판매실적은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음성군은 이 업체의 사문석 판매실적이 전혀 없는 것을 알고도 사문석 채취에 따른 부산물 처리를 위한 골재 채취허가를 내준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광물생산실적이 없어 지난 99년현장지도를 했으나 광물채취와 토석채취의 개념이 모호해 허가취소 등의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광복산업 관계자는 “사문석의 용도는 따로 제한돼 있지 않다”며 “채취한 사문석은 야적해 놓고 있으며 부산물로 나오는 토석은아스콘 공장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 김동진기자 kdj@
  • “美 아랍권 환심 사지 말라”

    [텔아비브 AFP 연합]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4일 대(對) 테러 국제연대 구축에 힘쓰고 있는 미국에 대해 이스라엘에 해를 끼치면서까지 아랍권의 환심을 사려 하지 말라고경고하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군사공격 중단 약속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샤론 총리는 이날 폭력사태가 심화되고 텔아비브를 이륙한러시아행 전세기가 공중 폭파된 뒤 몇시간 후 “(미국은)우리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아랍권의 환심을 사려 해서는 안된다”며 “우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유세계의 우두머리인 미국은 1938년 유럽 민주국가들이 일시적 해법을 위해 체코슬로바키아를 희생시킨 끔찍한 실수를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며 “이스라엘은 체코슬로바키아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강대국들은 1938년 뮌헨회의에서 독일 독재자 아돌프히틀러에게 굴복,나치 정권이 체코슬로바키아의 일부를 점령하는 것을 묵인해줬으나 1년 뒤 2차 세계대전이 발생했다.
  • 美 테러전쟁/ 테러사태 이후 정책변화

    부시 행정부의 대내·외 정책이 테러공격 이후 전면 재조정되고 있다.익히 예상된 외교·안보·국방분야 뿐 아니라쟁점이 됐던 사회의료보장·이민법·줄기세포 연구·경제·교육 분야 등의 정책순위도 완전히 뒤바뀌고 있다. 그동안 추진돼온 정책들 대신 본토방위,항공보안,반테러정책,경기부양 등이 새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정책] 사회보장 잉여금을 한푼도 쓰지 않겠다는 부시 행정부의 다짐이나 이에 강력히 반발한 의회의 입장은 ‘공염불’이 됐다.재정이 바닥을 드러냈는데도 테러복구 및 항공산업 지원에 550억달러를 배정한데 이어 세금환불 및 세율인하 등의 경기부양책으로 400억달러 이상을 다시 검토,사회보장 잉여금의 전용은 불가피하다.의료보험 수혜대상을 넓히고 환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들은 테러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가족들에 대한 건강 및 취업 등의 지원책에 가려 빛을 잃고 있다. 사생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연방정부의 도청 등에 제한을 가하려던 의회는 테러와의 전쟁을 맞아 ‘상반된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연방정부가정보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법원의 명령없이도 도청과 감청을 할 수 있는 전쟁지원법안을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공중납치범들이 임시비자를 활용,테러를 감행한 것으로 드러나자 연방정부와 의회는 당초 추진하던 불법이민자의 합법화 논의를 중단하고 오히려 이민법을 위반한 장기불법체류자를 무한정 구금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줄기세포 연구와 관련된 의회 청문회는 모두 취소됐다. [안보정책] 국제적 반발을 사온 미사일 방어(MD) 계획은수면밑으로 가라앉았다.최소한 연말까지 이와 관련한 외교적 협상이나 의회공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국방예산은삭감없이 당초 요구안 3,440억달러로 통과됐으며 MD 예산액 80억달러 가운데 4억달러를 전용하는 등 총 60억달러의테러작전비용을 마련했다. 군 내부의 반발을 무릎쓰고 군 병력과 항공모함을 감축하려던 국방부의 계획은 전면 백지화됐다. 민주당의 강력한반대에 부딪혀 온 군기지 폐쇄계획은 아시아로의 군사력증강이 불가피한 점을 인정,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53대 47로 가결됐다. [대외정책] 핵확산방지나 인권옹호 등이 아닌 ‘테러와의전쟁’에 대한 협력 여부가 외교정책의 새로운 잣대로 등장했다.조지 W 부시 대통령조차 대국민연설에서 전쟁에 협조하면 ‘아군’,거절하면 ‘적군’이라는 흑백논리를 펼쳤다.러시아의 체첸침공을 비난하던 입장도 러시아가 중앙아시아 5개국과 함께 영공을 개방하자 눈녹듯 사라졌다. 티베트와 타이완에 대한 분리정책 및 중국의 핵확산을 우려하던 부시 행정부는 베이징 당국의 협조를 전제로 이를묵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핵실험 때문에 제재를가한 인도와 파키스탄에 대해서는 이미 족쇄를 풀어줬다. 온건 아랍국가들이 미국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도 중동정책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했기 때문이다.부시 행정부가 이스라엘이 평화협상에 나서도록 압박을 가하지 않으면 아랍권의 ‘지지’가 ‘분노’로 돌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與, 수·농협등 3곳에 질의서

    민주당이 한나라당 주진우(朱鎭旴) 의원의 노량진수산시장인수압력 의혹과 관련한 대야 공세의 수위를 갈수록 높이고있다. 26일엔 검찰 고발 및 국정조사 실시를 공식입장으로 채택하고,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사과까지 정식으로 요구했다. 이와 함께 노량진수산시장,수협,농협 등 3개 기관에 질의서를 보냈으며,다음달 4일부터는 본격적인 현장방문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주 의원이 전날 입찰 포기의사를 밝혔지만,그 정도로 ‘양해’하고 넘어가지는 않겠다는 뜻인 것 같다.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이날 한광옥(韓光玉) 대표 주재로 열린 당 4역회의를 마친 뒤 “주 의원이 사태를 적당히미봉하려 하지만,이 사건이야말로 정치권력이 반(半)공기업인 노량진수산시장이라는 노른자위를 거저 먹으려 한 정치권 외압의혹의 표본인 만큼,진상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밝혔다.전 대변인은 “추석연휴 직후 증거수집 활동을매듭짓는 대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키로 했다”며 “이 사건이 이회창 총재에게도 보고됐고,한나라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상임위 활동을통해 개입한 의혹이 있는 만큼,국정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법에 정통한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주 의원으로부터 사전보고를 받고도 부도덕성을 이해하지 못했는지,아니면 묵인 또는 방조했는지를 밝혀야 한다”면서 “이 총재는국민들에게 진상을 밝히고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또 “우리 당은 이 총재의 ‘돈줄’로 알려진 주 의원이노량진수산시장을 인수한 뒤 50억원의 대선자금을 제공키로했다는 설의 진위 여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예고했다. 반면,한나라당과 주 의원은 민주당의 공세에 맞대응할 경우 논란이 더욱 커질 수 있음을 의식한 듯,이날은 무(無)대응 전략으로 나왔다.다만 오전 이 총재 주재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여권이 ‘이용호 게이트’ 등 자신들의 비리 의혹을 희석시키기 위해 근거 없는 설을 유포하고 있다”는 성토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연기자 carlos@
  • 이용호 게이트/ 수사 상보

    임휘윤(任彙潤) 부산고검장이 지난해 서울지검장 재직시 5촌 조카의 취직을 G&G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씨에게 청탁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씨의 ‘로비 리스트’를 취합한 명단 1,819명 중 로비를 받았을 가능성이 큰 50여명을 뽑아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검찰 간부 연루=지난해 이용호씨를 불입건 처리한 서울지검 수사 라인 상층부와 이씨의 친분 관계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특별감찰본부(본부장 韓富煥)의 한 관계자는 “임 고검장이 지난해 이씨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조카의 취직을 부탁했다”고 말했다.임 고검장의 조카는 임 고검장이 서울지검장으로 부임한 직후인 99년 8월 이씨가 운영하는 시스웨이브에 취직,지난해 말까지 근무했었다.이는 임 고검장과 이씨가 최소한 그 전부터 친분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임 고검장은 지금까지 “조카가 이씨 회사에 어떻게 취직하게 됐는지 전혀 모른다”고 주장해왔다. 아울러 특감본부는 임 고검장 등이 수사팀인 서울지검 특수2부에 “잘 아는 사람이니 잘 검토해 처리하라”고 지시했다는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감팀은 이같은 정황으로 보아 지난해 이씨를 불입건 처리한 것이 적절치 않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정도의 ‘증거’만으로는 당시 지휘부를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죄로 공소유지를 하기는 힘든 것으로 보고금융 계좌를 추적해 돈을 받은 흔적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씨 금융비리 및 로비의혹 수사=대검 중수부(부장 柳昌宗)는 KEP전자의 1,700만달러어치의 해외 전환사채(CB)와삼애인더스의 900만달러어치의 해외 CB,그리고 삼애인더스유상증자 과정에서 발생한 실권주 등이 특혜 배정된 점을중시,G&G 계열사의 회계 장부 등을 통해 특혜 인사 파악에주력하는 한편 1,819명의 리스트 가운데 ‘특별관리대상’으로 보이는 정·관·법조계 50여명의 명단과 비교하고 있다. 검찰은 이씨가 해외 CB를 모두 국내에서 소화하는 등 불법으로 자금을 조성,사채업자들과 짜고 주가조작을 일삼았다는 점에서 금융관련기관 임직원들의 묵인 또는 비호 여부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이씨가 검찰 수사가 임박한7월을 전후로 계열사로부터 가지급금,접대비 등의 명목으로 수십억원의 자금을 빼돌린 사실을 확인,구명로비 등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보고 흐름을 추적 중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 [굄돌] 아름다운 무지개축제

    지난 토요일 저녁 홍대 주변에는 낮설지만,즐거운 퍼레이드하나가 있었다.이 땅의 동성애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당당하게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대규모 행진을 벌인 것이다.선두에 선 풍물패,동성애를 상징하는 대형 무지개 휘장,드래그퀸(Drag Queen:여장남자)쇼,나뭇가지에 걸린 바지자락,가면행렬들,그리고 커밍아웃한 홍석천씨의 웃음이 그것이었다. 한국에서 동성애자들의 거리 행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그러나 이번 경우 좀 더 특별했던 것은 그들의 행진을 마주대하는 사람들의 시선이었다.공포스런 닫힌 마음의 감옥에서벗어나 다른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버텨내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이성애자들의 시선은 늘 호기심과 혐오감을교차시키면서 동성애자에 대해 구별짓기를 원했다.그러니까동성애자들의 자기검열은 다른 사람들의 배타적인 시선에 기인했던 셈이다. 그러나 그날 거리의 시선들은 그들의 행진을 반기거나 적어도 묵인하고자 했던 것 같다.대중들의 일시적인 호기심은 곧 이해심으로 바뀌어 그들은 무지개 휘장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행렬에 합류해 어울렸다. 관광상품으로도 유명하다던 호주의 ‘마디그라’ 페레이드에 비해 엉성하고 볼거리도 없었지만,이 날의 무지개축제는다른 이들의 시선을 이겨내는,그들의 시선이 친근하게 다가가는 아름다운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 땅의 동성애자들은 아직 신음 중에 있다.동성애를 음란한 것,퇴폐적인 것으로 보고 싶어하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반윤리성에 맞서 그들은 한달 넘게 거리 집회를 하고 있다.한국의 대표적인 동성애 사이트가 폐쇄되었는가 하면,외국에서 인권사이트로 호평을 받는 국제동성애자그룹의 사이트도 국내에서 퇴폐 2등급으로 분류되어 있다. 대중의 시선의 변화와는 다르게 권력의 시선은 훨씬 더 경직되어가고 인정머리도 없는 듯하다.성적 소수자들의 무지개퍼레이드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행진이라는 걸 왜 그들은 모를까?이동연 (문화평론가) sangyeun@hitel.net
  • 국감 하이라이트/ 재경위

    19일 국회 재정경제위의 서울지방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23개 중앙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 동기와 일선 세무서의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간여 여부에대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특히 이날 감사에는 세무조사 당시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역임했던 손영래(孫永來) 국세청장이 자진출석 형식으로 나온것을 비롯해 정진택(鄭鎭澤) 조사1국장 등 간부 7명과 대한매일, 조선·동아·국민일보, MBC에 대한 세무조사를 지휘한 팀장 5명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언론사 세무조사:민주당 정세균(丁世均) 의원은 “언론사주는 조세포탈 과오를 인정해야 하고 탈법 사실조차 묵인하라는 것은 억지주장”이라면서 “앞으로는 전체 언론사를대상으로 하는 일괄조사보다는 정기순환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임태희(任太熙) 의원은 “국세청이 언론사세무조사에 대해 ‘95사업연도분 과세소멸시효가 2001년 3월이기 때문에 조사시기를 2월로 했다’고 밝혀왔으나 실제로 일부 언론사에 보낸 세무조사계획 통보에선 조사대상기간을 ‘96년1월부터’라고 명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손 청장은 “조사대상기간이 96년 이후였던 일부 언론사에 대해선 조사진행과정에서 적출항목이 다른 사업연도까지 연관돼 조사사무처리규정에 따라 부득이 3월초에 95사업연도 일부에 대해서까지 확대한 사실이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자민련 이완구(李完九)의원은 5명의 팀장들에게 “세무조사 동기와 근거,조사방식 등을 옆 사람 것을 보지 말고1∼2분내에 써내라”고 요구해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홍재형(洪在馨) 의원이 “국회와 증인을 모독하느냐”며 이의를제기, 과거 공동여당의원들 사이에 한동안 고성이 오갔다. ■이용호 게이트:한나라당 손학규(孫鶴圭) 의원은 “금천세무서가 KEP전자측에 대해 세금계산서 불성실 가산세 1억4,000만원 추징이라는 단순사건으로 처리한 것은 당시 안정남(安正男) 국세청장의 상사출신 세무사를 채용한 KEP전자측이로비를 벌인 결과”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서정화(徐廷和)의원은 “KEP에 대해 무자료 혐의가 제기됐는데 특별세무조사를 했어야 하지 않았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대해 손 청장은 “서 의원의 지적대로 특별조사를 바로 했으면 하는 아쉬움에는 동의한다”고 답변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빚더미 지하철 임금인상 ‘말썽’

    수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서울시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가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정부 가이드라인인 총액기준 5.5% 인상안에 합의해 놓고 실제로는 이보다 2배 가까이 임금을 올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서울시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두 공사의 보수규정을‘노사합의사항’이란 이유로 승인했던 것으로 밝혀져 노사간 이면합의를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하철공사는 지난 1월 노조와 무파업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총액기준 5.5% 인상에 합의했다.그러나 지난 2월 서울시의 자체감사 결과 실제 인상률은 이보다 6.75%를 초과한 12.25%였다.도시철도공사도지난해 12월 총액기준 5.5% 인상에 합의했으나 실제는 4.2%를 더 얹어 총 9.7%를 올려줬다. 이에따라 초과인상된 임금분으로 지하철공사는 184억원,도시철도공사는 62억6,300만원을 각각 쓴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서울시 감사자료에 따르면 지하철공사는 당초 하향조정키로 했던 연월차수당 지급률을 그대로 유지해 107억9,800만원을 초과지급(3.96%)했고,지난해 3월탄력근로시간제를 도입하고도 교대·교번 근무자에게 시간외 근무수당43억2,400만원을 초과지급(1.59%)했다. 또 99년 말 가족수당을 올려 지난해 총 27억3,800만원(1. 0%)의 가족수당을 추가지급했으나 급여표 작성과정에서는이 지급분이 제외됐다.도시철도공사는 연월차수당으로 29억4,900만원,가족수당 13억5,000만원,급식보조비 12억600만원,현업수당 900만원을 초과 지급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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