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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으로 사는 ‘중고생 의무봉사’

    도입된 지 12년된 중·고교 의무봉사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고등학교 20시간, 중학교 18시간의 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해 허위 봉사확인서가 남발되고 돈으로 확인서를 사고파는 사례가 빈번하다. 봉사활동은 생활기록부에 기재되고, 내신에도 반영되고, 일부 대학에서는 입시에 활용하고 있다. 중학교 2학년 딸을 둔 박모(40·서울시 양천구)씨는 최근 Y중학교 학부모회 어머니 40여명과 함께 지역 내 한 복지센터에 봉사를 나갔다. 특목고 입시 준비에 바쁜 딸을 대신해 독거노인이나 지체장애아동들의 식사를 도와주고 봉사확인서를 발급받았다. 박씨는 “입시에 쫓기는 자녀들을 대신해 부모들이 봉사에 나서는 광경은 흔히 볼 수 있다.”면서 “교사들도 이를 묵인해 준다.”고 말했다. K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최모(45·서울시 강남구)씨의 아들은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밤늦게까지 공부하기 때문에 봉사활동을 할 틈이 없다. 그래서 최씨는 매월 10만원씩 지역 내 복지센터에 후원금을 내고 봉사확인서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최씨는 “주위 부모들은 월 과외비로 100만원 이상을 쓴다. 월 10만원이면 간단히 해결되는데, 시간 낭비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부모의 직업을 활용해 허위 확인서를 발급받는 경우도 있다.C중학교 2학년인 이모(14·서울시 강남구)양은 어머니가 근무하는 대학병원에서 환자 도우미로 일했다는 봉사확인서를 거짓으로 발급받아 학교에 제출하고 있다. 강남의 G중학교 교사는 “청소도 안 해본 아이들이 대부분인데, 이들이 봉사활동을 제대로 한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대개 부모들이 알아서 처리해 준다.”고 했다.K고등학교의 교사는 “학생들이 대입 준비에 쫓기다 보니 부모들이 나서서 허위 봉사확인서를 받아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전은자 간사는 “봉사를 봉사답게 하는 학생이 몇 명이나 될지 의문”이라며 “어머니들의 치맛바람에 봉사활동의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 교육과정정책과 관계자는 “학교를 믿고 학교 자율에 맡긴다.”면서 “공문서를 통해 잘 운영되도록 협조 요청을 할 뿐 감사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국내 최대 집창촌 ‘홍등’은 꺼지고… 미아리 텍사스촌 신주거 타운으로

    국내 최대 집창촌 ‘홍등’은 꺼지고… 미아리 텍사스촌 신주거 타운으로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88번지.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로 불리는 사창가가 초고층 아파트단지로 바뀐다. 서울의 대표 집창촌(미아리·천호동 텍사스, 청량리588) 가운데 가장 먼저 주거 단지로 새단장된다. 천호동 텍사스와 청량리588도 이미 균형발전촉진지구(뉴타운)로 지정돼 있어 조만간 역사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주상복합 9개등 1192가구 조성 서울시는 제 26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성매매업소 밀집지역인 성북구 하월곡동 88의142 일대(5만 5196㎡)에 아파트를 짓는 ‘신월곡 제1도시환경정비계획안’을 통과시켰다고 11일 밝혔다. 기존의 성매매 업소들이 철거되고, 최고 39층 높이의 주상복합건물 9개동(1192가구)이 들어선다. 인근 길음뉴타운과 미아뉴타운이 각각 2009년과 2012년에 준공되면 이곳은 서울 강북의 ‘신주거 타운’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때 1000여명의 성매매 여성들이 종사했던 국내 최대의 집창촌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개발은 그야말로 천지개벽이다. 1970∼80년대 정부의 묵인과 ‘통금 해제’로 골목마다 홍등이 불야성을 이룬 지 30여년 만에 불이 꺼지게 됐다. 위원회는 또 서대문구 남가좌·북가좌동 일대(107만 3000㎡)의 가재울뉴타운 내 6개 지역 중 재개발정비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던 175번지 일대(5만 3073㎡)와 224번지 일대(4만 8192㎡)를 각각 ‘5·6주택재개발정비구역’으로 지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가재울뉴타운도 개발이 본격화된다. ●남·북가좌 가재울뉴타운 지정 5구역은 건폐율 20.74%, 용적률 234.78%가 적용된다.10∼20층 규모의 공동주택 11개동(862가구)이 들어선다. 6구역은 건폐율 19.96%, 용적률 234.93%가 적용된다.10∼20층 규모의 공동주택 12개동(842가구)이 건립된다.1·2구역과 3·4구역은 각각 2005년과 2007년에 재개발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가재울뉴타운은 분양아파트 1만 7788가구, 임대아파트 2752가구 등 모두 2만 540가구가 들어서는 소규모 도시급이다. 위원회는 이 밖에 성동구 행당동 100 일대(4만 9240㎡)에 30층 규모의 공동주택 800가구를 짓는 ‘행당 제6주택재개발정비구역’ 지정 안건도 통과시켰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공성진 “美, 김정일 이후 中 대북영향력 용인”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은 11일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지난주 긴급 방중 때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이후의 북한 체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공 최고위원의 주장대로라면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뒤 중국이 북한에 직·간접적인 영향력 행사를 시도할 것으로 보여 정부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공 최고위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포스트 김정일’체제에 대해 “김 위원장의 3명의 아들이 나이·경험·역량 등에 있어 후계구도를 원만하게 이어갈만하지 못하다.”며 “군부와 당의 실력자들로 이뤄진 과도적 집단지도체제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 같은 집단지도체제는 친중정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미국 역시 묵인·용인해주는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를 묵인할 가능성에 “미국의 이해관계가 걸린 한반도에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문제를 중국이 방지해준다면 미국도 어느 정도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를 인정해 줄 것”이라며 “아마 힐 차관보가 지난 6일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신변에 이상이 생기면 중국이 북한을 사실상 접수하려 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 “직접 중국군이 들어가서 접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힌 공 최고의원은 “다만 중국이 북한을 영향권 안에 놓으려는 노력을 할 것이다.따라서 중국과 북한의 접경지역에 배치돼 있는 중국군의 동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로 북한 생필품의 80% 이상을 중국에서 공급하고 있다.중국 없는 북한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중국이 북한을 접수하려는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북한의 상황이 급변한다면 약 400만명의 탈북난민이 중국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한 공 최고의원은 “국경에 있는 중국군이 대규모 난민을 관리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난민 보호를 구실삼아 북한으로 진군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북한 내 친중정부가 들어서야 하고,미국이 이같 은 중국의 움직임을 암묵적으로 동의해야만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당장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실제로 중국군이 북한 영토로 진주할 경우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얽힌 한국·일본 등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보여 중국이 직접적인 대북 영향력을 행사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한편 공 최고의원은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한·미 관계에 대해 “중국이 북한을 비롯한 한반도 전체에 매우 큰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한·미,한·일간의 돈독한 관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공 최고위원은 “만약 지금같은 상황이 지속되고 한반도에 불안이 가중되면 2012년 이후 한국군의 독자 작전 수행 뿐 아니라 한반도 연합방위능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의 발언은 김 위원장 신변 이상 등 북한의 상황이 급변할 것을 대비해 한·미 양국이 추진중인 ‘작전계획 5029’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정부가 북한의 긴급상황에 대한 양국의 기존 대책인 ‘개념계획 5029’를 작전개념화 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과 공 최고위원의 ‘우방국 관계강화’주장은 흐름을 같이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송영선 “北, 10월3일쯤 2차 핵실험 할수도 있다”

    “북한은 올해 10월 3일쯤 다시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한 번 더 할 것이다.” 외교·안보 전문가인 친박연대 송영선 의원은 지난 26일 북한이 영변 핵시설 불능화 조치를 중단하고 원상복구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단순한 엄포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의원은 27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불능화 조치 중단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며 “북한은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되면 얻을 적성국 교역법 적용의 혜택이 전부 날아갔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분명히 2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단언한 그는 “지난 2006년 10월 3일 북한은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한반도를 비롯한 북한에 위협을 주는 주변국까지 다 비핵화한다면 우리도 비핵화 하겠다.’고 말했다.이는 주한미군과 미국의 비핵화까지 포함하는 내용으로 아마 앞으로도 북한은 자신들이 궁할 때마다 그 논리를 끌고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송 의원은 북한이 다가올 10월 3일을 전후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에서 10월 3일이라는 날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지난 2002년 10월 3일에는 북한이 핵 보유국임을 증명하기 위해 핵 실험을 하겠다고 했고,2007년 같은 날에는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비핵화 2단계 조치를 발표했었다.이번에도 분명히 그 날짜에 맞춰서 행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북한이 가장 목말라하는 것은 국제금융기관의 지원”이라며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대테러 지원국 해제가 필수인데,이번 발표는 그것을 얻기 위한 전술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국지적 도발 가능성에 대해 “오히려 국지적 도발의 가능성은 낮다.”고 부정한 뒤 “아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메케인 후보가 유리해지면 10월 3일쯤 큰 일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며 다시 한 번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제시하고 있는 검증이행 계획서가 너무 부담스럽다는 북한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비핵화 2단계 조치 내용을 보면 북한도 전문적이고 세계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의 검증인 특별 사찰에 동의했었다.”며 “북한의 트집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또 중국의 중재를 통해 검증이행 계획서를 수정·조정할 수 있다는 전망과 관련 “미국과 중국이 정말로 북한의 비핵화를 원한다면 지금 검증 내용을 수정해서는 안된다.”며 “북한이 제출한 신고서에도 이미 많은 것이 누락돼 있다.계획서대로 검증을 하더라도 북한이 고농축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100%”라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자꾸 양보하기 시작하면 북한은 더 강한 벼랑끝 전술을 쓸 것”이라며 “북핵문제는 ‘치킨게임’이다.정면돌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이 자위적 차원에서라도 핵무기 개발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그것은 답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2012년 전시작전권이 이양된 후에도 미국이 핵우산을 계속 해준다는 담보를 받아내는 것과 한국도 일본 수준의 핵보유 가능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미국이 묵인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노조 “낙하산 아니다” 사원행동 “출근 저지할 것”

    노조 “낙하산 아니다” 사원행동 “출근 저지할 것”

    25일 KBS 이사회가 정연주 전 사장의 후임 사장으로 이병순 KBS비즈니스 사장을 임명제청하자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력한 후보였던 김은구 전 KBS이사가 정부 여권 인사들과의 회동 사실이 알려지면서 KBS 노조의 반대는 물론, 사회적 비판여론에 부딪히는 바람에 이병순 사장 후보자가 ‘어부지리’의 반사이익을 챙겼다는 해설이 지배적이다. 노조와 사원행동 등 KBS 내부에서도 이미 ‘낙하산 사장’이 낙점될 경우 총파업을 불사하겠다는 등의 강경대응 노선을 긋자 이사회가 이래저래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은구 카드´ 비난여론에 반사이익 이병순 후보자는 KBS 공채 출신인데다 정치적 성향이 강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무난한 카드였다는 분석들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김은구 전 이사 카드는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철회된 것으로 안다.”면서 “이병순 후보자의 경우 그런 부담이 없는데다 KBS의 공영성 확보에 적임이라는 판단에서 KBS이사회가 제청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난항을 거듭한 끝에 후임 사장 선임 절차는 일단락된 듯하나,‘이병순 호’가 순항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당장 KBS 내부에서도 노조와 사원행동의 향후 대응 노선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KBS노동조합은 당초 ‘낙하산 사장’으로 규정될 경우 26일부터 들어갈 예정이던 총파업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노조 측은 “임명제청 과정이 전체적으로 흡족하진 않지만, 이병순씨를 낙하산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면서 “현 방송법 하에서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앞으로 정상적인 노사 협의과정을 통해 구체적인 비전과 능력을 요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사회 낙하산 낙점땐 노조 파업 부담 노조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도 “이 후보는 KBS인들이 공사 출범 이후 35년 동안 그토록 갈망해오던 첫 번째 KBS 출신 사장이 됐다.”면서도 “정치독립·조직안정·고용안정에 대한 확신을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팎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KBS 직능단체 중심으로 결성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은 “8·17 대책회의의 각본대로 이뤄진 오늘 이사회의 사장제청은 원천무효임을 선언한다.”면서 “사장 임명제청 과정 전체가 절차를 무시하고 불법적으로 이뤄진 만큼, 결과가 어떻게 나왔든 인정할 수 없으며, 출근저지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사원행동은 또 “청와대의 각본에 따라 하수인으로 전락한 이사회가 일방적으로 사장을 제청하는 것을 묵인·방조한 박승규 노조 집행부 역시 오늘의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면서 총회 개최와 총파업 실시를 강하게 요구했다. 이날 사원행동측 100여명은 이사회 저지를 위해 이른 오전부터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청원경찰과 격렬한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 범국민행동’도 이날 오후 성명을 발표하고 “KBS 이사회는 법에도 없는 권한을 억지로 갖다 붙여 정연주 사장을 해임 제청했던 당사자이며, 불법적으로 공권력을 KBS 안으로 끌어들여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언론자유를 짓밟은 자들”이라면서 “이처럼 자격을 잃은 이사회가 임명 제청한 이병순씨는 당연히 사장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또 “유재천, 권혁부, 박만, 방석호, 이춘호, 강성철 등 ‘방송 6적’은 당장 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이병순씨도 최소한의 양식과 자존심이 있다면 즉각 자진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한국PD연합회도 “KBS 이사회가 이병순씨를 KBS 사장으로 임명제청한 것은 그들의 17일 사전면접이 세상에 알려진 뒤 애초 낙하산으로 지명했던 사람만 바꾼 것에 불과하다.”면서 “사장 선임을 청와대가 진두지휘하고 방통위원장이 주도했다는 본질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어부지리로 임명제청된 이병순씨는 스스로 물러나는 게 본인을 위해 최선이다.”라고 일축했다. KBS 중견 간부들이 설립한 KBS공정방송노동조합도 이사회에 앞서 ‘꼭두각시 이사회의 5인 선정은 원천 무효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대통령 비서실장 등 방송장악 4인회의 지시대로 움직인 이사회의 면접 대상자 선발은 낙하산 지명이 분명해진 이상 무효이며, 원점에서 재공모를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강아연 구동회 김정은기자 arete@seoul.co.kr
  • [기고] 도시미 돕는 간판

    [기고] 도시미 돕는 간판

    우리는 공간의 질과 품격이 강조되고, 지역특성과 아름다움이 도시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우리나라의 간판 수준은 여전히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옥외광고 전수조사 결과, 전국 430만개 간판 중 51%가 불법으로 나타났을 정도다. 불법광고물이 범람한 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먼저 산업구조상 소규모 자영업 비율이 10% 내외인 선진국에 비해 3배 이상 높다. 그만큼 간판에 대한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다. 또 간판을 보고 업소를 찾을 것이라는 선입견 탓에 서로 경쟁적으로 간판을 크게, 튀게, 많이 달려는 업주들의 의식도 문제로 지적된다. 아울러 불법 광고물을 묵인해 주는 일부 무책임한 옥외광고업자의 상술도 한몫한다. 게다가 모든 책임이 업주나 옥외광고업자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 고려가 부족한 일부 제도, 단속에 미온적인 행정의 책임도 부인하기 어렵다. 사정이 이렇다고 간판 문제가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변화와 희망의 가능성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존 판류형 대형 간판이 작지만 아름다운 문자형 간판으로 바뀌고 있다. 간판이 아름다운 시범거리가 조성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업주와 주민들의 반응도 상당히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통해 간판이 아름다워야 가게의 품격이 높아지고 영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도 싹트고 있다. 즉 광고·선전 수단으로서의 간판이 기존에는 도시미관과 상충하는 관계였다면, 이제는 서로 조화될 수 있는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셈이다. 행정안전부도 옥외광고 주무부처로서, 간판 문화와 의식을 개선하기 위해 간판시범거리 조성사업과 범국민 캠페인 등을 전개하고 있다. 또 지난해 말 불법 광고물 방지와 도시미관 개선을 위해 옥외광고물법을 개정, 광고물 실명제와 면적총량제 등 선진적인 제도를 도입했다. 기존 불법광고물을 정비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올 연말까지를 자진신고기간으로도 운영하고 있다. 이 기간에는 과태료나 벌금 등이 면제된다. 나아가 행안부는 오는 2012년까지 ‘옥외광고 개선 5개년 계획’을 강력하게 추진, 간판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역특성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확대하고, 획일적이고 단속 위주인 현행 법체계도 전면 개편할 예정이다. 박성호 행정안전부 지역활성화과장
  • 국가대표를 꿈꾸다 중도 포기한 사람들 슬·픈·올·림·픽

    A씨(20)는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05년 야구를 그만뒀다. 몸이 아파 더 이상 운동을 할 수 없게 된 탓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A씨는 학교수업을 들어본 적이 별로 없다. 운동을 그만둔 A씨가 할 수 있는 일은 드물었다.“배운 게 있어야죠. 단란주점 등을 전전하며 돈을 벌고 있습니다.” ●운동부 중도포기에 따라붙는 ‘학력미달자’ 꼬리표 연일 베이징에서 들려오는 ‘금빛 낭보’에 전국이 들썩거린다. 하지만 올림픽을 바라보는 것조차 힘겨운 사람들이 있다. 어린 시절 국가대표를 꿈꾸며 운동에 모든 것을 바쳤다가 중도에 운동을 그만둔 선수들이 바로 그들이다.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운동에서 손을 떼는 순간 ‘패배자’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A씨는 “모두 올림픽 금메달을 바라보고 운동을 시작하지만 운동을 포기하면 남는 것은 ‘학력 미달자’란 꼬리표뿐”이라며 씁쓸해 했다. 이들에게 ‘올림픽 금메달’은 수많은 운동부 학생들의 눈물이 고스란히 서려있는 ‘핏빛 금메달’이다. 대회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엘리트 체육의 후광에 힘입어 승승장구하지만 그러지 못한 학생들은 ‘교육’이라는 인생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는 셈이다. ●학교 자율화 조치로 ‘수업권 침해 지도’ 어려워 물론 운동부 학생들도 교육받을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 현행 교육과학기술부 지침상 ‘한 학기에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4일 이상 합숙은 금지’라고 규정돼 있어 운동부 학생들은 이때를 빼고 얼마든지 수업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운동부 학부모 B(48)씨는 “수업은커녕 하루 종일 학교 합숙소에 있다가 토요일 하루 집에 오는 게 전부”라면서 “운동부 성적이 학교의 명예와 직결되기 때문에 학교장도 이를 묵인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감독이 학생의 경기 출전 여부를 좌우하기 때문에 감독에게 밉보이면 아이의 운동 인생은 끝이며, 민원제기라도 했다는 소문이 돌면 감독끼리 네트워크가 있어 전학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4·15 학교 자율화 조치로 ‘학교체육기본방향지침’이 폐지되면서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과거에는 교육청이 현장 지도를 통해 이를 직접 통제할 근거가 있었지만, 지침 폐지 이후에는 학교장 재량으로 넘어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자율화 조치 이후 현장지도가 불가능해 운동부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안내서만 배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은자 참교육학부모회 교육자치위원장은 “명백한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교육 당국이 운동부 학생들의 수업권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지도로 엘리트 체육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신경림 누항 나들이] 예의염치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신경림 누항 나들이] 예의염치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우노 데쓰진(宇野哲人) 역주의 ‘논어’는 일본서 역작으로 평판이 있는 책이다. 그 책이 1970년대 근 50년만에 수정판이 나오면서 다시 화제가 되었다. 저자는 같았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역주자가 그 아들 우노 세이치(宇野精一)임을 그 서문이 밝혀 놓고 있어서였다. 대를 이어 ‘논어’를 공부한 아들이, 구투의 번역을 현대어로 고치는 데 그치지 않고 아버지 연구가 미비하거나 잘못된 부분을 채우고 고쳤던 것이다. 일본 사람들의 학문을 대하는 성실한 태도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이 점은 우리도 본받을 만하다. 다산 정약용도 일본 사람들의 이런 점을 높이 샀을 것이다. 그는 ‘일본론’에서 “일본에 대해서 현재로서는 걱정할 것이 없다.”라고 전제하고 “비록 그들의 의론이 오활한 점이 있기는 하나 그 문채가 무보다 나은 면은 대단한 바 있다.”면서, 침략이란 예의염치가 없는 데서 비롯되는 것인 만큼 일본은 문화가 있고 예의염치가 있는 민족이니 걱정할 것이 없다는 뜻의 말을 하였다. 임진왜란을 겪은 지 겨우 200년이 될까 말까 한 시점에서였다. 말할 것도 없이 다산의 판단은 틀려 그로부터 100년도 되지 않아 우리는 일본의 침략을 받았다. 그런데도 적어도 전후 민주화된 오늘의 일본은 다산의 견해가 맞는 나라와 국민이었으면 하는 것이 우리들의 바람이었다. 하지만 요즈음 일본이 하는 꼴을 보면 역시 다산은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 도대체 예의염치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50여년이나 착취 수탈해 놓고 근대화에 도움을 주었다느니 정신대는 자발적 참여였지 강제 동원이 아니었다는 따위 소리를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우중의 맹목적 애국심에 의존해서 영달을 얻으려는 정치인이나 소위 지도자들만의 소리라면 또 좋다. 지식인 중에서도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이 허다한 데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아파르트 헤이트로 유명한 옛날의 남아공화국의 반투스탄(흑인자치구)을 그 나라의 지식인이 흑인들의 요구에 응한 것이라고 변명했을 때 가장 목소리를 높여 비판한 것이 바로 일본 지식인들이었던 것을 나는 기억한다. 이제는 그들까지 나서서 독도가 자가네 땅이라고 우기는 데는 말이 막힌다. 그것이 한국 섬이라는 증거가 수없이 나오고 있는데도 말이다. 예컨대 야마베 겐타로의 ‘일한병합소사’에 실려 있는,1869년 한국에 파견된 외무성 관리 세 사람의 이름으로 된 ‘조선국 교제 시말 내탐서(朝鮮國交際 始末內探書)’ 같은, 독도가 울릉도의 부속섬이라고 명기하고 있는 문건이 어디 하나둘인가. 다 보고 알면서도 용기가 없어서 또는 작은 이익에 눈이 어두워, 그들이 한국을 어떻게 침략하고 수탈하여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는지를 전혀 모르는 순진한 아이들에게 독도는 자기네 땅인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가르치는 것을 묵인한다면 그것은 역사에 대한 배신이요 인류에 대한 범죄다. 문화가 있고 예의염치가 있다면 그들이 군국주의화하면서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마침내 잿더미로 몰락한 지난 과정을 돌이켜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다행히 비록 소수이지만 양식있는 일본 사람들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불합리하고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더 많아져 큰 흐름이 된다면 다산의 말은 뒤늦게나마 사실로 드러나는 셈이지만, 잔꾀와 술수로 민중의 맹목적 애국심을 이용하여 자기들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자들을 못 이기는 체 방관하는 사람들이 다수를 점한다면 이는 오히려 그들을 위해 불행한 일이다. 당연히 우리한테는 임진왜란과 36년의 강제합병이라는 두 악몽에 따른 피해의식이 있다. 이 피해의식을 없애는 일의 상당한 책임은 일본에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시인 신경림
  • [사설] 독도 주권 못 지킨 ‘조용한 외교’의 참상

    독도 문제로 우리의 외교역량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 국립지리원 지명위원회(BGN)가 최근 독도의 지위를 ‘주권 미확정 상태’로 바꿨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그동안 한국령으로 적시했지만,‘리앙쿠르 바위섬’이란 중립적 명칭에 맞게 데이터베이스 정리 차원에서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뒤늦게 유감을 표명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이미 우리의 독도 영유권 수호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여기엔 한·일 간 분쟁에서 중립을 지키겠다는 미 정부의 의지가 배어 있다고 봐야 한다. 이는 독도를 국제분쟁 지역화하려는 일본의 기도에 결과적으로 장단을 맞춰준 형국이다. 더욱이 BGN이 독도 대신 리앙쿠르 바위섬이란 명칭을 공식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31년 전이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역대 정부가 이번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사태 파악도 못하고 있었다니 한심한 일이다. 일본이 외교무대의 커튼 뒤에서 야금야금 영유권을 침탈하는 동안 손 놓고 있었다는 얘기가 아닌가. 정부가 ‘조용한 외교’에 안주할 때는 이미 지났다고 본다. 독도를 국제분쟁 지역화해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려는 일본의 저의에 말려들지 않으려는 차원의 소극적 대응이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현지 사진촬영에 성공했듯이 독도는 맑은 날이면 울릉도에서 육안으로 보이고, 우리 영토임을 고증하는 역사적 문헌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러나 이를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미 BGN측의 표기 같은 자료가 그릇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차제에 정부는 독도 주변 자원조사와 유인화 등 실효적 지배를 조용히 강화하되 국제무대에선 오히려 적극적 홍보전을 펼쳐야 한다. 그동안 외국 학자와 관료들을 대상으로 독도 문제에 대한 그들의 주장을 각인해온 일본 측의 공세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조용한 외교’가 일본 측의 주장을 국제법상 묵인하는 결과가 돼선 안 된다.
  • 與·野 국회 긴급현안질의 무게 중심 이동

    與·野 국회 긴급현안질의 무게 중심 이동

    18일 실시된 미국산 쇠고기 협상 및 경찰 진압에 대한 국회 본회의 2차 긴급현안질의에서는 쇠고기 협상보다는 촛불 시위가 여야 공방의 중심이었다. 한나라당은 “촛불시위는 대선 불복종 운동”이라며 비판한 반면, 야당은 “신공안정국을 조성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대선 불복종 운동” vs “살인의 미필적 고의”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은 경찰의 진보연대와 광우병대책회의 사무실 압수수색 결과 발견된 문건을 근거로 “사전에 학계, 노동계, 종교계, 유모차 등 각계가 참여하는 집회를 계획했다.”면서 “이같은 과격 진보세력의 대선 불복종 계획은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우리 시위 진압 매뉴얼(지침서)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더욱 강력한 진압 필요성을 제기했다. 반면 민주당 조배숙 의원은 쇠뭉치를 들어보이며 “경찰이 (시위현장에서) 던진 것”이라면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본다. 상부 지시 내지는 묵인 없이는 불가능한 일 아니냐.”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따졌다. 이어 조 의원은 “경찰청장의 책임을 물어 파면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날은 촛불 시위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질의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안 의원은 경찰의 소화기와 물대포 사용이 합법적인가를 따진 뒤 “꿈을 꾸는 듯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언론 장악 음모’ 공방 MBC PD수첩과 YTN 구본홍 사장 선임 문제도 이날 긴급현안질의에서 다뤄졌다. 한승수 총리가 미국산 쇠고기 사태와 관련,“초기에 이런 사안이 벌어진 것은 MBC PD수첩에 큰 책임이 있다.”고 하자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근본 원인을 제공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구본홍씨를 YTN 사장에 임명한 것은 언론 장악 의도가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하지만 한 총리와 한나라당 의원들은 MBC PD수첩의 보도에 대한 지적을 반복했다.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은 “PD수첩은 왜곡 과장 보도를 서슴지 않았다.”고 했고, 한 총리는 “PD수첩은 정정당당하게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률 의원 “이 대통령 하야” 발언 논란 이날 현안 질의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하야를 의미하는 발언이 나와 논란이 됐다.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대통령 지지율이 20% 이하에 머물고 있는데 대통령 스스로 물러나는 게 민주주의 요소에 부합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한 총리는 “정치인의 인기는 항상 고정된 게 아니라 오르락내리락 한다.”고 답했지만 본회의장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고성으로 항의하는 등 반발했다. 나길회 구동회기자 kkirina@seoul.co.kr
  • 盧전대통령 “기록사본 돌려주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6일 “대통령 기록물 사본을 국가기록원에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검찰 고발은)법과 원칙대로 하겠다.”고 밝혀 여전히 논쟁의 불씨를 남겨두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께 드리는 편지’라는 형식을 통해 “열람권을 보장받기 위해 협상이라도 해보고 싶었고, 그래서 버텼지만 이제 두려운 마음으로 이 싸움에서 물러난다.”며 반환의사를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이미 퇴직한 비서관, 행정관 7∼8명을 고발하겠다고 하는 마당이니 내가 어떻게 더 버티겠느냐.”면서 “내 지시를 따랐던 힘없는 사람들이 어떤 고초를 당할지 알 수 없는 마당이니 더 버틸 수가 없다.”며 반환 결정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어긋남이 없도록 처리하라. 또 가능한 범위내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국가기록원 측에서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위법상태를 인정하고 반납의 뜻을 밝힌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완벽한 원상회복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공직자의 입장에서 위법상태를 알고도 이를 묵인하는 것은 직무유기”라면서 “이는 법과 원칙에 관한 문제”라고 밝혀 기록물 유출 관련 위법 사항에 대한 검찰 고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또 전직 대통령의 열람권과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은 열람을 위한 대리인을 둘 수 있고 양해하에 카피해서 외부로 가져갈 수 있다. 현직 대통령보다 훨씬 자유롭게 볼 수 있다.”고 말해 노 전 대통령 측과 입장차를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은 편지글을 이날 새벽 직접 작성한 뒤 오전에 참모들과 회의를 거쳐 최종 문안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지금은 대통령의 참모들이 전직 대통령과 정치게임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사실 정도는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정치 게임’으로 규정했다. 더 이상 정쟁으로 비화되는 것을 차단하는 동시에, 경제 문제를 제기하면서 현직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을 자극하는 정치적 압박효과를 꾀한 듯하다. 노 전 대통령의 의중은 이번 사건을 철저하게 전직 대통령의 열람권 보장 문제로 집중하는 데서 드러난다. 한편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노 전 대통령측이 뒤늦게나마 가져간 서류를 돌려주기로 한 것은 잘했지만 너무 궁색한 토를 달았다.”면서 “혹시 재임시 기록 중 부담스러운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그 기록이 쫓기듯 퇴임한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재기를 위한 발판이나 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구혜영 윤설영기자 koohy@seoul.co.kr
  • [월드이슈] 변화하는 쿠바경제는 지금

    [월드이슈] 변화하는 쿠바경제는 지금

    1959년 1월1일 혁명 이후 그곳을 일컬어 누구는 자본주의의 대안이라고 했고, 누구는 사회주의의 마지막 뒷모습이라고도 했다. 청소부도, 의사도, 대통령도 25∼30CUC(쿠바 태환화폐·1CUC는 약 1200원)의 월급을 받는 곳, 전세계 최고 수준이라 자부하는 무상교육·무상의료 체계를 갖춘 곳, 그러나 에너지난, 식량난으로 배급 계획경제가 여전한 곳, 바로 ‘카리브해의 진주’ 쿠바다. 우리나라보다 13시간 늦은 지구 반대편의 쿠바와의 거리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 냉전의 여파 속에서 금단의 땅이기만 했던 쿠바에는 2006년 현대중공업이 8500억원 규모의 이동식 발전설비시설 544대 공사를 수주했는가 하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개인 사업가들의 진출 모색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는 등 30∼40명의 한국인들이 변화하는 쿠바에서 새로운 희망을 일구고 있다. |아바나(쿠바) 박록삼특파원|뜨거운 7월의 쿠바는 고정된 선입견을 허락하지 않는다. 자신을 찾은 이가 어떤 이념을 갖고 있든, 자신에게서 무엇을 구하려든 늘 상반된 듯한 두 얼굴을 내비친다. 흰 반바지에 선글라스의 휴양객이라면야 그저 눈부신 태양과 푸르른 카리브해를 맘껏 즐기면 되지만, 거창하게도 인류의 나아갈 지표를 찾는 이라면 좀더 겸손하게 눈 부릅뜨고 진실을 구해야 할 것이며, 경제적 이익을 좇는 이라면 더더욱 ‘변화하는 사회주의’ 쿠바의 현실에 천착해야 한다. 변화를 멈추지 않는 쿠바는 자신을 마냥 부정하는 이도, 긍정하는 이도 반기지 않는다. ●2008년은 쿠바 경제 변혁의 해 미국에 의한 쿠바 경제봉쇄조치는 올해로 46년째다. 이 속에서 지난 2월24일 라울 카스트로(77)는 형 피델 카스트로(82)로부터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공식적으로 승계받았다. 그리고, 여러 많은 개혁 조치들이 진행 중이다. 성과만큼의 부작용도 함께 껴안고 있다. 영어 통역 일을 하는 레일리아나 게레로(30)는 “휴대전화와 개인 컴퓨터 소유도 가능하게 됐고, 제한적이긴 하지만 쿠바 사람들도 기존의 CUP(쿠바 페소) 외에 CUC도 함께 쓰고 있다.”고 말했다. 놀라운 일이다.1CUC는 24CUP에 해당되고, 그만큼의 물가 차가 존재하는 ‘이중 물가정책’의 쿠바 경제가 본격적으로 한 바구니 안에 들어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런 탓인지 쿠바인들은 ‘짭짤한 팁’을 받을 수 있는 외국인 식당이나 호텔 등에서 일하는 것을 적극 선호한다고 한다. 경제 양극화의 심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그 흔적은 멀리 있지 않았다. 길거리 편의점이나 음식점, 카페에서 파는 가장 흔한 맥주인 크리스털, 부카네로는 대략 1∼2CUC 정도 한다. 맥주 한 캔 값이 하루 일당을 넘어서는 셈이다. 또한 호텔이 모여 있는 아바나 베다도 지역을 가면 젊은 쿠바 여인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이들은 “치노(중국인)? 코레(한국인)?”라며 말을 건 뒤 “맥주 한 잔 사달라.”고 요구한다. 쿠바는 남녀를 불문하고 외국인과 동행만 해도 경찰의 검문에 걸리고 처벌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으슥한 밤 호텔 주변에서 벌어지는 공공연한 외국인 매매춘은 호텔 앞을 지키는 경비에게 쥐어 주는 10∼20CUC로 묵인된다. ●좁혀지는 한국과의 간격 쿠바의 실사구시적 경제 변화는 극심한 식량난과 에너지난을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이런 차에 등장한 현대중공업은 쿠바와 한국의 멀고 멀었던 거리를 훌쩍 단축시켰다. 계약 체결 당시 피델 카스트로 대통령이 직접 계약석상에 배석해 “쿠바는 여러분에게 안 좋은 것(시가, 럼주)만 주는데, 여러분은 우리에게 좋은 것만 준다.”는 농담까지 던지며 적극적인 관심을 표했다. 그는 병석에 드러눕기 직전에도 현대중공업의 발전설비 공사 현장을 찾아 한국 노동자들의 근면함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현대중공업을 통해 투영된 한국에 대해 대단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실제 현대중공업이 건설 중인 이동식 발전소는 쿠바 중앙은행이 지난해 새로 발행한 10CUC 지폐 신권 뒷면에 실렸다. 쿠바의 기대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현지 파견 근무 중인 현대중공업 정병옥 상무는 “발전설비 공사에 대한 쿠바 정부의 기대는 매우 크고 이 덕분인지 한국에 대한 그들의 인상은 아주 좋다.”면서 “이 일이 끝난 뒤에도 앞으로 쿠바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리아나는 “그동안 쿠바에서는 동양인은 다 중국인으로만 알았으나 최근 몇 년 전부터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좋은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언컨대 야구와 현대중공업, 자동차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쿠바의 미래를 선점하라! 하지만 쿠바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보고 있는 곳은 우리뿐 아니다. 쿠바 시장을 선점하려는 해외 자본의 진출은 오래 전부터 지속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중국산 신형 버스 300대를 들여왔다. 차체가 높은 탓에 간간이 거리에 낮게 드리운 가로수 가지가 버스 지붕을 긁곤 하지만 이 덕분에 아바나의 명물 ‘300인승 낙타버스’는 이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또 쿠바의 관문인 호세 마르티 공항은 캐나다 자본으로 지어졌고 쿠바 최고급 호텔로 꼽히는 멜리아코이바 호텔, 멜리아아바나 호텔 등은 모두 유럽 자본으로 지어졌다. 모두 30∼50년 장기 임대 뒤 반환 형식을 취한 방식의 투자다. 여기에 미국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버락 오바마는 ▲관타나모에 있는 미군기지 폐쇄 ▲쿠바 관광 허용을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내걸었다. 민간 관광 교류 형태를 얘기했지만 사실상의 경제 봉쇄의 해제인 셈이며 쿠바와 미국의 ‘21세기형 신데탕트 시대’를 불러올 것을 의미한다. 아바나의 상징인 7㎞의 말레콘(방파제) 위로 넘실거리는 파도를 뚫고 달리는 클래식카와 그곁을 지나치는 깔끔한 현대차 쏘나타는 변화하는 쿠바의 단면이다. 예닐곱 살 어린아이도, 매력적인 젊은 여인도, 노인도, 그리고 올드 아바나의 허름한 건물 베란다에 널린 빨래들도 살사 리듬과 카리브해의 파도 소리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든다. 열정 넘치는 변화의 몸짓이다. youngtan@seoul.co.kr ■ ‘고품질·AS·신뢰’ 모범답안 통하는 시장 김동우 암펠로스 회장 |아바나(쿠바) 박록삼특파원|“열정과 인내를 갖고 쿠바 정부와 국영 기업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기업의 좋은 이미지, 제품의 높은 품질, 철저한 사후 관리를 한다면 오히려 편안한 시장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1997년 일찌감치 쿠바 시장으로 뛰어든 ㈜암펠로스 김동우(46) 회장의 초기 시련은 컸다. 지금은 뻔한 듯한 ‘모범 답안’을 얘기하지만 쿠바에서 사업을 진행하던 초기 몇 년 동안에는 물품을 공급한 뒤 대금을 떼인 일, 입찰 실무자의 이유없는 농간으로 좌절한 일 등이 부지기수였다. 김 회장은 “처음에는 모든 거래가 폐쇄적으로 이루어지고 고객인 국영업체들의 정보도 몰랐고, 특히 쿠바의 사회주의적인 여러 가지 거래절차가 달라서 애를 먹었다.”면서 “시간과 공을 들여 입찰에 참여하면 정부 실무자가 농간이나 배신을 부리며 물거품되곤 했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 역시 쿠바의 국가 체계가 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시장 외적인 기능을 중시여기는 것 아니냐는 생각 때문에 피눈물을 삼키며 좌절했었다. 하지만 시련의 시간이 지나고 ‘모범 답안’을 실천하면서 쿠바 정부의 신뢰를 조금씩 얻을 수 있었고 2003년부터는 쿠바의 국가 주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회를 확보했다. 그렇게 12년이 지나 암펠로스는 한국은 물론 쿠바, 중국, 베네수엘라, 멕시코, 파나마, 니카라과, 콜롬비아, 브라질 등 8개 국가에 지사를 둘 정도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중남미 지역의 의료장비 제조, 발전기 부품 유통 전문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의료 천국’ 쿠바와 단짝 분야를 파고들어 거둔 성과다. 김 회장은 “사회주의에서나 자본주의에서나 성공하기 위해 기업이 가져야 할 자세는 결국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좋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고,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면 쿠바 정부의 신뢰는 자연히 따라온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쿠바는 우리나라처럼 교육 수준이 높은 곳이다. 특히 생명공학 분야나 IT 분야 등은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정치적인 측면을 떠나 경제적 실리를 위해 양국 정부가 국교 정상화 등 서로 협력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youngtan@seoul.co.kr
  • [데스크시각] 광화문 촛불집회 언저리/김경운 지방자치부 차장

    [데스크시각] 광화문 촛불집회 언저리/김경운 지방자치부 차장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가 한창이던 어느날 저녁, 광화문에 있는 회사를 나와 약속 장소로 가다가 한동안 못 보았던 대학 친구를 만났다. 여기에 웬일이냐고 묻는 말에 “집회에 참석했다가 서울신문사 빌딩의 화장실에 간다.”고 다소 생뚱맞은 대답을 했다. 서울시내 고등학교 교사인 이 친구는 전교조 창립 멤버이지만 앞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묵묵히 올곧게 사는 녀석이다. 그는 ‘촛불집회’ 등과 같은 일이 생기면 전교조 교사들은 괴롭다고 했다. 학생들을 선동한다고 오해받기 십상이어서 촛불집회 때도 수업에만 열중했는데, 학생들이 “광화문에 가자.”고 해 자신은 떠밀려 나왔다고 묻지도 않은 변명을 했다. 그는 며칠째 집회에 참석 중이었다. 술잔을 기울이던 그는 “6월10일 거친 구호가 밤 하늘을 울릴 때 시위대 바로 옆에서 10여명의 아마추어 연주단이 바이올린 등을 켜는데, 그 틈에서 또 다른 대학 친구를 보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 친구는 프랑스 문학을 전공한 대학 부교수다. 프랑스 유명 대학에서 학위를 받고도 정교수 자리도 구하지 못하는 그 친구의 기묘한 행동에 웃음이 터졌다. 이에 앞선 어느 날 늦은 밤 회사 선배와 기자가 노상에서 맥주를 마시던 중에 회사 선배가 옆 테이블에 있던 친구를 만났다. 대학 교수인 선배의 친구는 촛불집회 현상을 체험·연구하려고 후학들과 함께 광화문에 나왔다고 했다. 광화문에 나왔다는 옛 친구를 우연히 만나는 일이 어찌 흔한 일이겠는가. 평범한 사람들은 그렇게 거리로 나왔다. 하지만 왜 이 같은 문제가 생겼고,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지 술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는 겉돌았다. 한 방송화면에는 “미친 쇠고기를 먹고 일찍 죽기 싫어요.”라고 촛불집회에 참가한 여중생이 항변하는 모습이 비쳐졌다. 반면 한 여성은 “광우병이 그렇게 위험하다면 왜 재미교포들은 미국을 탈출하지 않나요.”라고 따졌다. 최근 TV 토론회에서도 한쪽에서 “연이은 집회 때문에 주변 음식점이 장사가 안 된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다른 목적으로 동원된 상인들”이라며 몰아붙였다. 그들은 분명 스스로 나선 종로지역의 상인들이다. 하지만 장사가 부진한 것은 촛불집회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경기 불황, 광우병 파동 등의 영향도 많았을 것이다. 수년 전 참여정부가 출범한 직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각국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금지했다. 그런데 일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수입 금지를 조건부로 해제했다. 그때는 ‘일본이 지나치게 미국에 굴복한다.’는 느낌이었다. 패기 넘치던 참여정부는 미국의 압력에도 꿋꿋하게 문을 걸어 잠그고 미국 정부의 애를 태운 기억이 난다. 당시 청와대와 외교통상부가 앞장을 서고, 방송에서는 연일 광우병의 폐해를 내보냈다. 다른 언론사도 이것이 과장된 반응인 줄은 알았지만, 국가외교적 필요에 따른 일이라 여기고 묵인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광우병 등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라며 덜컥 빗장을 풀었다. 그리고 국민에게 이해를 강요하는 느낌이 들었다. 국민이 헷갈릴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정부는 “서울광장에 모인 이들이 정치 목적의 시위대, 노숙인 등이니 모두 물러나라.”고 한다. 반면 일부에서는 “광장은 서울시민의 것이니 내버려두라.”고 한다. 정확하게 잣대를 대면 서울광장은 시민의 것이다. 서울시 입장에선 집회가 길어지면서 일부 집회 참가자 등이 잔디를 훼손하는 등 성가신 게 여간 많지 않다. 그러나 초록 잔디 위에서 문화공연을 즐기고 싶은 서울시민도 더불어 많을 것이다.7월의 서울광장 집회를 보면서 가진 단상들이다. 김경운 지방자치부 차장 kkwoon@seoul.co.kr
  • [단독]주유소 폐유 하수구에 마구 버린다

    [단독]주유소 폐유 하수구에 마구 버린다

    고유가로 인한 시민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부 주유소들이 주유 미터기를 조작해 거액의 부당 이득을 챙긴 데 이어 장마철을 맞아 폐유를 몰래 흘려보내 환경 파괴를 일삼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할 구청과 환경부는 현실적인 여건과 법규정 등을 이유로 사실상 이를 묵인, 방치하고 있다. 서울신문 취재팀은 지난달 26일 영등포구 일대의 주유소들이 인적이 드문 밤시간 대를 이용해 폐유를 하수구에 무단 방류한다는 제보를 받고, 이튿날 밤 영등포경찰서 수사관과 구내 주유소들을 돌았다. 밤 10시를 전후해 H·Y주유소 등에서 맨홀 뚜껑 위의 구멍에 모터를 설치한 뒤 호스를 연결해 하수구에 폐유를 버리는 장면을 포착했다. 장맛비가 내린 29일에는 S·D 주유소 등 여러 주유소에서 폐유를 하수구로 흘려보냈다. 주유소 지하에는 휘발유, 경유 등 기름 저장탱크가 매립돼 있다. 비가 올 경우 탱크 맨홀 구멍으로 노면의 기름이 흘러들어가 토양을 오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각 탱크 주위에 빗물받이가 설치돼 있다. 일부 주유소는 이곳에 빗물과 함께 폐유를 섞어 하수구에 방출하는 것이다. 현행법상 주유소는 유수분리장치를 설치해 기름과 물을 분리 처리하도록 돼 있다.H주유소 관계자는 “유수분리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빗물받이에 고인 폐유를 밤에 몰래 하수구에 버리는 것은 업계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주유소의 무단 폐유 방류에 대해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폐유는 지방에 있는 폐기물처리업체에 위탁처리토록 돼 있는데, 주유소에서 나오는 폐유의 양이 적어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업체들이 서울로 오지 않으려 하고, 주유소들도 위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폐유 방류 사실을 알면서도 구청이 이를 묵인하고 있는 것이다. 수질및수생태계보전에관한법률 등은 유분함량이 5% 이상인 폐기물을 공공수역에 버리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경찰이 H주유소의 빗물받이에 고인 기름 혼합물을 페트병에 담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유분함량이 5% 미만으로 나왔다. 법적으로는 처벌이 불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5% 기준’을 놓고 논란이 거세다.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김영 교수는 “얼마나 지속적으로 흘려보냈느냐가 중요하다.5% 이상이면 오염되고, 그 이하일 때는 오염 안 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영등포경찰서 이승환 수사관은 “670여개나 되는 서울지역 주유소들이 5% 미만 폐유를 하수구에 버린다면, 그 양만 해도 엄청날 것”이라면서 “법망을 교묘히 피해 파렴치한 영업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환경부 내에서는 이견이 팽팽하다. 한 관계자는 “워낙 오래 돼 왜 5%로 정했는지 모르겠지만 법을 충족해야 처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빗물과 섞여 농도가 5%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해도 100% 기름이기 때문에 폐유를 버린 것이다.”고 반박했다. 글 사진 김승훈 황비웅기자 hunnam@seoul.co.kr
  • 北 “6자 합의이행돼야 다음단계 논의”

    북핵 6자회담 재개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북 외무성 대변인이 4일 “6자회담 참가국들이 10·3합의에 따른 의무이행을 완결해야 다음 단계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모든 참가국들의 의무이행이 정확히 완결돼야 10·3합의 이행이 마무리될 수 있고 그래야 다음 단계 문제 토의가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이 ‘행동 대 행동’ 원칙의 기본 요구이고 우리의 일관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핵시설의 무력화(불능화)는 현재 80% 이상 진척됐고 우리는 정확하고 완전한 핵신고서를 제출할 데 대한 합의사항도 이행했다.”며 “시험원자력발전소의 경우 무력화를 초월하여 냉각탑을 폭파해 버리는 조치까지 취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나 그는 “5자의 경제보상 의무는 현재 40%밖에 이행되지 않은 상태”라고 주장하면서 “6자회담에서 10·3합의가 나올 때 손을 들어 찬성하고도 그 이행에 참가하기를 거부하고 있는 참가국이 있지만 아직까지 묵인되고 있다.”고 일본을 겨냥했다. 이에 따라 의장국인 중국이 차기 6자회담을 오는 10일 개최하는 방안을 참가국들에 회람시켰지만 아직 일정이 확정돼 발표되지 않는 것은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북측의 불만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북측이 주장하는 80% 이행과 40% 이행은 밖에서 보이는 조치를 양적으로 계산한 것일 뿐, 실질적 내용으로 보면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5자가 지원을 앞당기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지난달 열린 북·일 관계정상화 실무회의 이후 북·일간 실질적 진전은 없는 상황”이라며 “북측이 일본측의 경제·에너지 지원 참여를 앞세워 6자회담을 늦추고 있지만 이는 회담을 깨려는 것이 아니라 조만간 열리면 유리한 위치에 서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열린세상] 정부는 ‘법치주의’를 버리려는가/하승수 제주대 법학부 교수·변호사

    [열린세상] 정부는 ‘법치주의’를 버리려는가/하승수 제주대 법학부 교수·변호사

    미국산 쇠고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정부가 점점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쿠데타로 집권한 정부가 아니라 선거로 선출된 정부’라는 것을 명분으로 강경진압을 밀어붙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촛불시위 때문에 ‘법치주의’가 실종되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들은 법치주의에 대한 오해에 기반하고 있다. 우선 선거로 선출된 정부라고 해서 잘못된 공권력 행사가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파시즘의 대명사로 꼽히는 히틀러도 상당한 국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집권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한편 ‘법치주의’라는 단어도 제대로 쓰여야 한다.‘법치주의’의 반대말은 불법 시위가 아니라 ‘권력자에 의한 자의적인 지배’이다. 본래 ‘법치주의’는 공권력의 행사를 정당화하기 위해 나온 원리가 아니라, 공권력으로부터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나온 원리이다. 즉 전제적 권력자가 자신의 권력을 자의적으로 행사하는 것에 맞서, 법 앞의 평등과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기 위해 ‘법에 의한 지배’를 하려는 것이 법치주의인 것이다. 사실 ‘법치’를 표방한 이명박 정부는 처음부터 ‘법치주의’에 어긋나는 행태를 보여 왔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직후에 임기가 남아있는 공공기관장들에 대해 법적인 근거도 없이 사표를 종용했다.‘법의 지배’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태였다. 임기제를 통해 공공기관장들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이고 ‘법치주의’이건만, 이명박 정부는 임기제 정착을 위해 그동안 해 왔던 노력들을 한순간에 무산시켰다. 그리고 최근에는 촛불 시위에 대해 강경진압을 하고 있다. 그 명분은 ‘법치주의’ 회복이다. 그러나 일부 시위대가 폭력을 행사했다고 해서 ‘법치주의’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오히려 시위진압 경찰이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법치주의의 위기를 초래한다. 국민이 실정법을 위반했다고 해도,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권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 ‘법치주의’이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 법 어디에도 경찰이 누워있는 시위대를 발로 밟고 곤봉으로 내리치고 방패로 찍으라고 하는 내용은 없다. 그런데 지난 6월28일 밤 경찰은 비폭력적으로 누워있는 YMCA 이학영 사무총장을 비롯한 시민들을 밟고 내리치고 찍어서 많은 부상자를 발생시켰다. 이런 초법적인 폭력진압을 묵인하는 정부는 ‘법의 지배’와는 거리가 먼 정부이다. 또한 ‘법치주의’의 기본은 언론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비판적인 언론에 대해 수사권, 감사권을 휘두르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PD수첩의 보도가 일부 공정하지 못했다고 치자. 보도가 공정하지 못하고 균형을 잃었다고 해서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하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한다지만, 미국산 쇠고기 사태로 국가와 국민의 명예를 훼손한 장본인은 언론이 아니라 졸속협상을 주도한 사람들이다.KBS에 대한 특별감사, 네티즌들에 대한 수사 등도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비판의 자유’를 억누르려고 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권력기관들이 정권 핵심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보면, 법치주의가 유린되었던 독재정권 시절을 어쩔 수 없이 떠올리게 된다. 오히려 현 정부야말로 ‘법치주의’를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자의적인 권력행사를 중단하고, 시위에 대한 불법적인 과잉진압을 중단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법치’를 통해 ‘선진화’를 달성하겠다고 한 정부다. 그런데 지금의 행태는 ‘선진’이 아니라, 후진기어를 넣고 페달을 밟는 것이다. 법치가 아닌 ‘자의적 통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역사의 시계를 뒤로 돌리는 이런 행태는 정권에도, 국민에게도 모두 불행한 일이다. 하승수 제주대 법학부 교수·변호사
  • 세태 꼬집는 연극, 관객은 즐겁다

    세태 꼬집는 연극, 관객은 즐겁다

    “조 앞에 쪼매난 식당이 보이지요? 조기가 이명박 대통령께서 얼마 전에 해장국을 드신 식당입니다. 쇠고기 선지가 아주 일품인기라예.” 뉴스 멘트나 정오 라디오 프로그램의 콩트가 아니다. 요즘 대학로 공연 무대에서 주고받는 대사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에 유명인사들의 학력위조, 대기업의 비자금 의혹 등 최근 시사 이슈들이 공연계 도마에 올랐다. ●美 쇠고기·비자금의혹…시사에 빠져드는 무대 연극 ‘돌아온 엄사장’(8월3일까지원더스페이스 동그라미 극장)의 첫 장면. 울릉도 유람선 안에서 가이드 성효는 관광객들에게 ‘이명박 대통령이 쇠고기 선지국을 드신 식당’을 선전한다. 극 끝에는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구호 중 하나였던 “쥐새끼를 때려잡자.”는 대사도 등장한다. 내용은 다르지만 미묘한 뉘앙스는 관객들 사이에 암묵적인 공감대를 안기며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또 포항 시장선거에 출마한 엄 사장은 일갈한다.“나 방통대 수료했는데 선거벽보에 방통대라고 썼다고 학력 위조했다고…. 내가 거 졸업했다고 쓴 것도 아니다.” 지난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학력위조 파문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연극 ‘도덕적 도둑’(9월7일까지·대학로 허밍스아트홀)은 단박에 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국회의원 집에 숨어든 도둑이 TV를 켜자 이런 뉴스가 흘러나온다.“팔성 그룹의 비자금 구입의혹 미술품의 핵심으로 떠올랐던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수돗물’이 지난달 미국 뉴욕으로 보내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별검사팀은 어제 신소영 동미갤러리 대표가…” 1997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다리오 포의 희극을 각색한 이 작품은 비도덕적인 권력층과 이를 묵인하는 세태를 꼬집는 풍자극.‘도덕적 도둑’의 배우들은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해 연습시간마다 정치, 경제 등 시사공부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최신 시사는 배우들에게 애드리브로 적극 활용되기도 한다. 지난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헤드윅 콘서트’ 무대. 존 카메론 미첼은 우스꽝스런 행동을 한 자신을 가리키며 “미친소.”라 외쳐 객석의 환호를 받았다. 살해 용의자를 찾는 뮤지컬 ‘쉬어매드니스’(오픈런·대학로 예술마당)는 공연 때마다 최근 이슈를 반영한다. 용의자로 추궁받는 미용사 토니는 형사에게 이렇게 항변한다.“내가 뭐하러 미용실 가위로 죽였겠어요. 차라리 미국산 쇠고기로 곰탕을 끓여 죽이든가 하지.” ●권위주의 현실…관객은 카타르시스에 빠져 관객들의 반향은 크다.‘쉬어매드니스’의 제작사인 뮤지컬해븐의 관계자는 “공개된 자리에서 요즘 세태를 짚어내다 보니 관객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호응도 크고 더 쉽게 극에 감정이입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극평론가 정성희씨는 “갑갑하고 억압적인 요즘의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관객이 더 적극적으로 이런 형식을 요구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풍자극의 본질에 맞는 진지한 문제의식 없이 ‘인용’ 수준에서 그친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연극평론가 김명화씨는 “70∼80년대 마당극이나 제도권 연극의 경우처럼 연극은 예전부터 반골정신을 지녀 왔다.”며 “공연은 살아있는 현장을 반영하며 동시대 관객들과 교감해 왔지만 공연의 주제나 형식과 상관없이 일회성 즐거움만 주려하면 작품을 깎아 먹을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건국 60주년] 공권력에 대항한 민주화 세력들

    1960년 4월19일 이승만 독재정권에 반대해 학생들과 시민들이 달려간 곳은 경무대였다.1980년 5월 광주시민들이 저항의 본거지로 처음 찾아 나선 곳은 도청이었다. 광장에서 시작해 권력의 중심으로 달려가는 시위의 양상은 2008년 촛불시위에도 이어지고 있다. 1960년 이승만 정부의 대대적인 부정선거에 맞서 거리로 달려 나왔던 학생과 시민들은 군경의 총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집무실인 경무대로 향했다. 이른바 ‘피플 파워’는 한때 ‘국부’로 추앙받기까지 했던 절대권력을 무너뜨렸다. 1984년 학원자율화조치 전까지 집회·시위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전략과 전술이 필요했다. 경찰은 대학 내에 이른바 ‘학원CP(Command Post)’를 차려놓고 정보과 형사들과 사복으로 변장한 전경들을 상주시키면서 학생들의 동향을 감시했다. 희생양이 되기로 각오한 한 명이 유인물을 뿌리면서 학교 광장을 내달리면 학생들이 몰려들었고, 곧 최루탄이 터지면서 전투경찰의 곤봉세례가 이어졌다. 청와대로 달려갈 수 없었던 당시 대학생들의 분노는 독재정권의 탄생을 묵인했던 미국을 향했다.1982년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은 3년 뒤 서울 미문화원 점거 농성으로 이어졌다. 산발적인 거리시위가 있었지만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본격적으로 거리로 나선 것은 1987년이었다. 연일 이어지는 호헌철폐의 요구는 거리에서 시작해 명동성당으로 이어졌다.1980년 5월의 봄 이후 7년 만에 이한열 열사의 영정을 안고 100만 시민이 다시 거리에 섰고, 이미 군사정권의 양보를 얻어낸 뒤였다. 그해 7·8·9월 노동자 대투쟁을 거치면서 건장한 팔뚝에 검푸른 작업복을 입은 남성노동자들이 시위의 전면에 나섰다. 주로 캠퍼스에서 시작해 거리로 나갔던 시위대는 이제 바리케이드를 쌓아 올리고 파업현장을 지키는 것으로 변모했다. 이후 1990년대 대학의 시위는 이적논쟁에 시달리며 잦아들었고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은 국가경쟁력 논리에 부딪쳤다. 2002년 월드컵을 거치면서 광장과 거리를 ‘밟는 맛’을 깨달은 대중은 미군 장갑차 사건과 2004년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다시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화염병과 쇠파이프 대신 공감과 나눔을 상징하는 촛불을 들었다. 올해 촛불의 행렬은 청계천과 서울광장을 출발해 거리를 거쳐 청와대로 향했다. 이번에 촛불을 들기 시작한 소녀들은 공권력이 대중의 지지를 얻지 못한 폭력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통금에 묵인한 카·섹스

    통금에 묵인한 카·섹스

    H = 태풍 「올리브」호와 「폴리」호가 연타(連打)하는 바람에 피해상황 취재에 수고많았읍니다. 지난주의 사건 뒷이야기는 어떤것이 있었는지. B = 서부경찰서 형사과에 부부가 연행되어왔지. 남자는 강간죄로, 여자는 상해죄로 말이야. D = 상당히 복잡한 사연이 있는것같군. B = 경찰조서를 들여다보니 「택시」운전사인 남편 방(方)모씨(30·수색동)는 지난6일 밤 12시가 다되어 신도면에 갔다 급히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수색 구금다리 부근을 지날 무렵 길가에서 아가씨 1명이 손을 들더라는것. 방씨는 통금시간에 쫓겨 저렇게 안절부절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 그래서 차를 세우고 『어디 가느냐』고 물었더니 『영등포까지 간다』는것. 생각다못한 방씨,『지금이 몇시인데 영등포까지 가느냐』 고 말하며 『가는데 까지 태워다 줄터이니 타라』고 친절을 베풀었지. 그런데 사건의 발단은 여기서부터 시작. 운전사 옆자리에 앉은 아가씨를 보니 별로 밉지않게 생겼겠다, 이렇게해서 방씨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지. 『시간이 늦어 도저히 집까지는 못갈터이니 여관에 재워주마, 아가씨도 생각이 좀 달라지지 않느냐』고 말하면서 오른손을 아가씨 허벅지로 옮겼다는거지. 서로 눈을 맞추는 사이에 차는 방씨집 부근까지 도착. 아가씨는 여관에다 재워주는것도 사양하고 차에서 잠깐 눈이나 붙였다가 통금시간이 지나면 가겠다는 말이었다는데 더듬던 손이 어깨로가고, 이윽고 「룸·라이트」를 꺼버리고 차안에서 정사가 치러지고 일이 끝난뒤 방씨는 아가씨를 차에둔채 집으로 가 잤지. 그런데 평소엔 밤늦게 들어오면 아침엔 일찍 나가지 않던 방씨가 이날따라 『아침에 한바퀴해야겠다』고 부인에게 말하곤 총총걸음으로 나가더라는 것. 부인 박(朴)모여인(28),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상해서 뒤를 밟아 봤더니 차속에 아가씨가. 화가치민 박여인, 아가씨에 덤벼들어 팔뚝을 물어버렸다. 몸 뺐기고 상처도 입게 된 아가씨, 참다못해 112신고를 했지. 그래서 3명은 경찰서로 끌려갔는데, 박여인, 가만히 생각해보니 겁이나서 아가씨에게 화해를 제의, 치료비로 2만원을 주고 합의했지. 이렇게 해서 박여인은 풀려났지만, 남편 방씨는 강간죄로 입건. [선데이서울 71년 8월 22일호 제4권 33호 통권 제 150호]
  • 김원창 석탄公 사장 소환

    김원창 대한석탄공사 사장이 19일 검찰에 전격 소환됐다. 검찰이 공기업 수사에 본격 착수한 이후 공사 사장을 소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석탄공사의 건설사 특혜지원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갑근)는 이날 김 사장을 상대로 공사가 지난해 6월부터 시설투자 명목으로 승인된 차입금 418억원과 직원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마련한 1100억원 등 모두 1800억원을 부도 위기에 몰린 M건설에 싼 이자로 지원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김 사장은 피내사자 신분으로 조사받았다. 검찰은 당시 공사 내부결재 라인에서 김 사장이 제외돼 있었지만 1800억원이나 되는 거액이 지출된 만큼 김 사장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 사장이 자금의 불법 용도변경 등을 묵인했는지, 비정상적인 자금 지출에 정치권 등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앞서 감사원은 석탄공사의 M건설 부당 지원 사실을 적발하고 김 사장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검찰도 지난달 25일 석탄공사 본사와 M사를 압수수색해 회계장부 등을 확보하고, 이를 분석해 왔다. 검찰은 부당지원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 김 사장을 포함한 공사 임원들을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우병우)는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된 김모 부장이 공사가 보유한 우량기업 주식을 헐값에 이도산업 대표 도모(구속)씨에게 넘기고 리베이트를 챙기는 과정에서 공사 내부적으로 배임 혐의가 있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또 한국증권선물거래소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봉욱)도 지난주 말부터 재정담당 임직원 등을 불러 거래소의 자금 운용실태와 함께 비리 사실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박용석)는 석유공사 회계ㆍ전산 담당자들을 소환조사했다. 중수부는 이와 별도로 20여개 공기업ㆍ공공기업 관련 첩보와 제보의 검토작업을 조만간 마무리해 직접 수사할 사건만 남기고 나머지는 지역별 관할 검찰청에 넘길 방침이다 한편 임채진 검찰총장은 이날 주례간부회의에서 “공기업 비리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수사하는 것은 표적수사가 아니지만, 막상 수사를 시작했는데 목적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체면 때문에 뿌리 뽑힐 때까지 수사하는 것은 표적수사”라며 절제된 수사를 강조했다.대검 중수부도 압수품의 양을 최대한 줄이고, 가능하면 복사 후 이를 돌려줘 공기업의 일상 업무에 지장이 없게 하라고 일선 청에 지시했다.홍성규 유지혜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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