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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김진태號’ 검찰 벌써 일년/박홍환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김진태號’ 검찰 벌써 일년/박홍환 사회부장

    한 달 뒤면 김진태 검찰총장이 취임한 지 1년이 된다. 벌써 절반의 임기를 보낸 셈이다. 어수선했던 ‘채동욱 혼외자 파문’을 뒤로하고 지난해 12월 2일 그가 제40대 검찰총장에 취임했을 때 검찰 안팎에서 각종 주문이 쏟아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부에서는 만신창이가 돼 버린 조직을 추슬러 달라는 절박한 SOS를, 외부에서는 검찰의 독립성을 회복해 더이상 정치적 시비에 휘말리지 말라는 추상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 사실 키노필름을 돌려보듯 돌이켜 보면 지난해 검찰은 ‘카오스’ 그 자체였던 것 같다. 혼외자 의혹으로 채동욱 전 총장이 사퇴하고,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항명 및 외압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검찰 조직은 만신창이가 됐다. ‘특수통’과 ‘공안통’의 해묵은 갈등이 마침내 폭발했는가 하면 수사하는 사건마다 형평성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만난 한 간부는 “자고 나면 무슨 일이 터질까 아침에 눈을 뜨는 게 두려울 정도”라고 비감하게 토로하기까지 했다. 그런 검찰의 모습은 흡사 ‘보이지 않는 손’의 장난질에 꼭두각시극의 주인공 신세로 전락한 모양새여서 안쓰럽기조차 했다. 그런 최악의 상황에서 등판한 ‘구원투수’가 김 총장이었던 것이다. 김 총장이 누구인가. 화려한 이력은 지면에 열거할 필요도 없겠다. 자타가 공인하는 검찰 내 최고의 특수통 수사검사로 조직 안팎의 신망까지 두터웠던 그 아닌가. “바르고 당당하면서 겸허한 검찰로 거듭나 국민의 신뢰를 되찾겠다”는 취임사 구절에서는 조직 내부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엿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어떠한 시비도 불식시키겠다”는 말도 믿음직스러웠다. 하지만 벌써 일년, 시중에는 오히려 검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확대돼 있다. 몇 가지 사례만 떠올려 보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수사를 지휘하면서 공안검사들은 국가정보원 수사관들의 증거조작 사실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속았다”는 해명은 오히려 옹색하기까지 하다. 최소한 직무유기가 분명한데도 솜방망이 징계로 제 식구를 감쌌다. 온 국민의 분노를 자아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수사는 쓴웃음을 짓게 하는 한 편의 코미디였다. 이미 백골로 변해 버린 유씨를 찾는다며 역대 최고의 현상금을 내걸고 전국을 뒤졌으니 검찰로서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을 것이다. 피살된 재력가의 ‘뇌물장부’에 검사 이름이 적혀 있지 않나, 최고위급 간부인 제주지검장이 길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하다 적발되지 않나. 검사들의 명예와 도덕성마저 땅에 떨어졌다. 대통령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유언비어 유포를 근절하겠다”며 온라인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어 ‘사이버 망명’ 사태를 야기하고, 카카오톡 사찰 논란까지 자초하는 등 정치적 시비를 불식하겠다는 약속은 이미 ‘공염불’이 됐다.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습니다. 온 마음을 다해 무엇인가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것입니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김 총장은 1년 전 취임식 마무리 발언으로 브라질 작가 파울루 코엘류의 ‘연금술사’ 구절을 인용해 이렇게 말했다. 진심전력으로 검찰의 염원을 이루자는 당부와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벌써 1년이 흘렀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아직 1년이나 남은 셈이다. 거악 척결 등 검찰의 본래 위치를 회복하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다. “당신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한다면 온 우주는 당신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김 총장이 ‘연금술사’의 또 다른 구절을 기억해 냈으면 한다. stinger@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 대담] 金 “수급연령 늦추는 건 불가피” 李 “사회적 합의기구 만들어야”

    [공무원연금 개혁 대담] 金 “수급연령 늦추는 건 불가피” 李 “사회적 합의기구 만들어야”

    “공무원연금 개혁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여당이 공무원과 국민 의견 수렴 없이 너무 일방적으로, 그것도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것입니다.”(이충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새누리당과 정부가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으니 공무원노조와 야당도 개혁안을 마련해 밝히고, 함께 최종안을 만들어야 하는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봅니다.”(김용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전 한국연금학회 회장) 28일 서울신문사가 마련한 공무원연금 개혁 특별대담에 나온 김 교수와 이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내놓은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 열띤 논쟁을 벌였다.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편안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지만 모두 대화와 토론을 통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데는 한목소리를 냈다. 먼저 김 교수는 지난 27일 새누리당이 밝힌 공무원연금 개편안에 대해 “해묵은 과제였던 ‘하후상박’ 문제를 국민연금 방식처럼 소득재분배 개념(A급여)을 집어넣어 해법을 마련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의견 수렴을 하고 나서 법안을 제출하는 것이지 법안을 제출한 다음 의견을 수렴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면서 “정부·여당이 무책임하고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무원연금에는 후불임금과 퇴직금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과의 단순 비교는 힘들다”면서 “퇴직자가 오래 산다고 죄가 되는 세상이 돼 버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년연장 문제로 양측이 각을 세웠다. 이 위원장은 “연금수급 연령을 늦추는 것은 정년연장 논의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김 교수는 “이 위원장 얘기한 대로 연금수급 연령 문제가 존재하는 건 맞지만 현재로선 국민연금도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미래세대 부담을 생각하면 수급 연령을 늦추는 건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면서 “정년 연장과 소득활동 문제는 모두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정년 문제를 국민연금과 같이 논의하자는 건 전적으로 동감한다”면서도 “공무원 평균 퇴직 연령이 50세 즈음이고 재취업도 못 하게 하는 상황에서 수급연령을 60세에서 65세로 늦추면서 보완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고령사회 진입도 목전인데 정년연장 논의가 빠진 것은 결국 일단 연금을 삭감해 놓고 나머지는 정부한테 떠넘기는 속내 아니냐”면서 “집권 여당으로서 직무유기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이 수령액에 따라 2~4%로 차등부과하겠다고 밝힌 ‘재정안정화 기여금’과 고액연금 수급액 동결에 대해서는 명분론과 현실론이 엇갈렸다. 김 교수는 “소득재분배 문제는 공무원노조에서도 거론했던 내용”이라면서 “구체적인 수준은 공무원 의견을 반영하면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이 위원장은 “퇴직자들한테서 기여금 징수하기가 썩 쉽진 않을 것”이라면서 기여금 징수가 정부에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위원장은 “438만원 이상 고액 연금자에 대해서는 10년간 연금액을 동결한다고 하지만 그 대상은 수백 명에 불과하다”며 재정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기여금 취지는 재직자 부담 증가를 감안해 퇴직자도 동참하자는 것”이라면서 “고액 연금액 동결도 재정효과보다는 국민정서 문제를 반영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연금은 이제 부담을 더 늘릴 수도 혜택을 더 줄일 수도 없을 정도 수준에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즉각 “좋아서 더이상 개정할 게 없는 게 아니라 더이상 나빠질 게 없어서 개정할 게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박했다. 논의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연금 개혁과 공무원연금 개편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의제로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정부·여당이 국민연금 기여율, 지급률 조정과 연금재정 지속 가능성 문제를 솔직하게 얘기하고 공적연금이란 틀 속에서 국민적 합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김 교수는 “새누리당이 연금개혁안을 내놨다고 해서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면서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9월 이후 약 1개월 동안 많은 의견이 나왔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협의를 해야 할 때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 협상을 하더라도 각자 협상안을 교환하고 그걸 바탕으로 논의하는 게 순서인데 지금은 야당과 공무원노조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들이 상호 비교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당사자 의견을 들을 자세가 돼 있다면 법안 발의는 마지막 단계가 됐어야 하는데 지금은 거꾸로 간다”고 주장했다. 그는 “9월에 새누리당 정책위원회와 처음 만났을 때 노조안을 내놓으라고 했다. 그러고는 몇 주 만에 여당안을 발표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무원노조는 자체적으로 공무원연금과 공적연금 개혁안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개혁안을 만들어야 하는데 굉장히 소모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와 이 위원장은 장기적인 공적연금 개혁에 대해 두 가지 부분에 대해서는 비슷한 의견을 냈다. 하나는 국민적 합의가 중요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기초연금과 소득비례 국민연금이라는 ‘다층구조’로 가야 한다는 점이다. 이 위원장은 “제도는 길게 보고 만들어야겠지만 국민적 합의를 위한 논의는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면서 “어렵다고 미루다 보면 갈수록 힘들어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개인 의견을 전제로 “공적연금 핵심은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걸 생각한다면 다층구조라는 맥락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보편적 기초연금과 소득비례 국민연금이라는 다층구조 얘기를 1990년대 내가 처음 거론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고 밝혔다. 그는 “몇만원씩 주는 노령수당이 이제 기초연금까지 발전했다”면서 “국민적 합의 수준이 높아진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공적연금 개혁을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는 건 둘 다 공감했지만 이를 위한 논의 기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김 교수는 논의 중심이 ‘국회’여야 한다는 쪽이고, 이 위원장은 정부와 정치권, 공무원노조, 시민단체까지 포괄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여당에 대한 불신 정도에 따른 의견 차이였다. 김 교수는 “2007년 연금개혁 당시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었는데 전문위원으로 참여해 보니 서로 자기 주장만 내세우느라 아무 결론도 못 내더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위원장은 “사회적 합의는 기본적으로 시간이 걸린다. 민주 국가에서 백가쟁명은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면서 “몇 개월 만에 결론을 내겠다는 조급증이 문제”라고 말했다. 전공노를 비롯해 ‘공적연금개악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는 11월 1일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대규모 총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공무원연금을 둘러싼 정부·여당과 공무원노조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셈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총궐기대회 이후에는 대화를 위한 자리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도 가능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김 교수는 “공무원도 국민이다. 우리나라를 발전시키는 주역이 공무원”이라면서 “더이상 갈등이 증폭되는 건 비생산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궐기대회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중요한 건 그 이후 정부와 공무원 조직이 서로 충분히 듣고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점”이라면서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 역시 “공적연금 전반에 걸친 문제점을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모색하자는 게 우리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정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김용하 교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임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국민연금제도개선기획단 전문위원 ▲순천향대학교 금융보험학과 교수 ■ 이충재 위원장 ▲전남 광양시 공무원 ▲민주공무원노조 사무처장 ▲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원회 위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위원장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 프란치스코 교황 “빅뱅과 생명 진화…이 또한 신의 뜻”

    프란치스코 교황 “빅뱅과 생명 진화…이 또한 신의 뜻”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랜시간 해묵은 논쟁으로 남아있는 소위 '창조론' 과 '진화론'에 대한 생각을 밝혀 관심을 끌고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학자들은 빅뱅으로 인한 우주의 시작과 생명의 진화론을 믿지만 이 또한 하나님 계획의 일부"라고 천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같은 선언은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의 설교보다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1년 베네딕토 교황은 "빅뱅과 같은 복잡한 과학 이론 뒤에도 신의 뜻이 있다" 면서 "기독교인들은 우주가 우연히 만들어졌다는 사고를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교황 과학원 미팅에 참석한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전임 교황과 같은 맥락의 뜻을 설파했다. 교황은 "오늘날 세상의 기원이라고 과학자들이 믿는 '빅뱅'은 신성한 창조자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진화론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수천년 동안 생명체가 진화해 왔다는 진화론 조차 창조론과 대비되는 것은 아니다" 면서 "창조물 자체가 진화한다는 것 역시 예상됐던 일"이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같은 사고는 신이 세상을 창조했다는 창조론과 과학이 서로 양립할 수 있다는 의견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교황은 "크리스찬들은 세상이 우연히 만들어졌다는 생각은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면서 "세상의 진화 역시 모두 하나님 계획의 일부" 라며 선을 그었다. 사실 바티칸의 과학과의 '벽 허물기'는 전임 교황 때 부터 시작돼 왔다. 요한 바오로 2세 역시 종교와 과학 간의 화해에 주력하며 사상 처음으로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 갈릴레이에 대한 중세 교회의 비난이 잘못됐음을 인정한 바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씨줄날줄] 비빔법과 제삿밥/정기홍 논설위원

    비빔밥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건 제삿밥만 한 게 없다. 맵고 달콤한 고추장에 길든 요즘 입맛에 의외라고 하겠지만, 그 일미(逸味)에 취하면 제삿밥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제사나 차례를 지낸 뒤 여러 나물 찬(饌)을 젯메에 넣고 비벼서 먹는다. 비빔밥 유래를 제삿밥에서 찾는 이도 많다. 요즘 상품화한 헛제삿밥이다. 이 주장이 맞는다면 애초 비빔밥에 고추장은 들어가지 않았다.  비빔밥이 처음 언급된 건 1800년대 말의 ‘시의전서’로, 부븸밥 또는 골동반(汨潼飯)으로 기록했다. 골(汨)은 어지럽다는 뜻이고, 동(潼)은 한데 섞는다는 의미다. 문헌의 기록이 대체로 늦다는 점에서 훨씬 이전부터 먹었을 것으로 보인다. 유래에 대한 설도 많다. 임금의 점심용이란 ‘궁중설’, 피신하는 임금 수라상 음식이 마땅찮아 비벼서 올렸다는 ‘몽진설’, 농번기 때 손을 덜기 위해 큰 그릇에 먹었다는 ‘농번기설’, 묵은해를 보내는 섣달 그믐날 남은 음식을 없애려고 먹었다는 ‘묵은 음식 처리설’ 등이 그것이다. 그럴듯하지만 어느 것 하나 단정하기는 어렵다. 비빔밥은 장유(長幼)와 남녀를 엄격히 구별했던 우리 밥상문화의 또 다른 일면을 볼 수 있다. 큰 놋그릇에 담긴 비빔밥을 함께 먹어 가족 의식이 엿보인다. ‘비빔밥을 먹을 때 촌수가 나온다’는 속담은 동질감의 표현이다. ‘며느리에겐 비빔밥 그릇을 씻기고, 딸에겐 흰죽 사발을 씻긴다’는 속담도 설거지에 손이 많이 간다는 뜻에서 나왔다. 밥을 지을 때 반찬 재료를 먼저 넣지만, 한두 가지씩 차례로 먹는 중국·일본과는 다소 다른 음식문화다.  비빔밥은 지역에 따라 특성을 달리한다. 크게 전라의 전주와 경상의 진주로 나뉜다. 유래도 전주에서는 궁중의 점심 요리에, 진주에선 제사 때의 음복(飮福)에 무게를 둔다. 또한 전주는 콩나물국을 곁들이고 소를 많이 기르던 진주는 육회를 얹고 선짓국이 따른다. 두 곳 모두 사골 육수로 밥을 짓는 것이 특징이다. ‘소리의 고장’인 전주에서는 ‘전주 4불여(四不如)’ 가운데 ‘소리가 음식만 못하다’(聲不如食)고 해 비빔밥을 으뜸으로 여겼다. 전주 남부시장의 ‘뱅뱅돌이 비빔밥’이 유명했지만 아쉽게도 옛 분위기의 비빔밥집이 대부분 사라졌고, 진주에서만 시장통의 허름한 두어 집이 전국 유명세를 잇고 있다.  전주 비빔밥축제가 오늘 시작됐다. 며칠 전에는 가락국 김수로왕의 인도 왕비가 즐겨 먹었다는 ‘가야궁 비빔밥’도 경남 김해에서 첫선을 보였다. 메뉴에는 인도의 전통음식인 카레를 넣었다고 한다. 오감을 자극하는 섞음의 전통음식이 더 나와야 하겠다. 퓨전 음식이라고 하면 어떤가. 비빔의 마술인 것을.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경제 블로그] 부산·경남 5만원권 회수율 3% ‘미스터리’

    [경제 블로그] 부산·경남 5만원권 회수율 3% ‘미스터리’

    ‘신사임당’(5만원권)이 일단 집(한국은행)을 떠나면 잘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은 여러 차례 지적됐습니다. 지난달 말 기준 환수율이 22.7%에 불과합니다. 5만원권 100장을 풀면 한은으로 돌아오는 것은 22.7장에 불과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지역별로 이 환수율이 큰 격차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특히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은 100장을 풀면 겨우 3~5장만 돌아올 정도로 극히 저조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한은이 22일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부산·경남 지역의 5만원권 환수율은 3.0%였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낮습니다. 대구·경북은 5.6%로 그다음으로 낮습니다. PK와 TK 지역의 5만원권 환수율은 5만원권이 처음 발행(2009년)된 초창기부터 줄곧 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그렇더라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20%대(PK 23.9%, TK 25.4%)는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올 들어 한 자릿수로 뚝 떨어졌습니다. 한은은 원인 분석에 들어갔지만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합니다. 돈에 꼬리표가 붙은 게 아닌 이상 정확한 ‘진상 규명’이 어렵기 때문이지요. 한은 지역본부는 PK와 TK 지역의 소비 특성에서 일단 그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돈은 부산, 대구에서 벌어도 그 돈을 쓰는 것은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한다는 것입니다. 다소 해묵은 통계이기는 하지만 2011년 한은이 부산·울산·경남지역 주민들의 신용카드 지출을 조사했을 때 서울 등 수도권에서의 지출 비중은 15.4%에 이르렀습니다. ‘베드(bed) 타운’ 특성이 있는 경기 지역의 환수율이 6.3%에 불과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합니다. 관광객들의 소비가 많은 제주도는 333.1%로 전국에서 5만원권 환수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경상도에 대규모 산업단지와 가축시장 등이 몰려 있어 고액권 현금 수요가 많은 점도 저조한 환수율의 한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한은 측은 “올해 들어 다른 지역보다 부산·경남, 대구·경북지역의 기업 활동이 상대적으로 활발해 현금 수요가 증가했다”며 “(환수율이 낮아지는) 구체적인 이유는 좀 더 조사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합니다. 지하경제와의 연관성도 배척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용’과 ‘코끼리’, 새 협력 시대 열다

    ‘용’과 ‘코끼리’, 새 협력 시대 열다

    인도를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8일 뉴델리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앙숙이었던 ‘용’(중국)과 ‘코끼리’(인도)가 새로운 협력 시대를 향해 한 발짝을 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중국의 대인도 경제 투자와 양국 간 해묵은 국경 분쟁 문제가 주된 이슈가 됐다. 시 주석은 모디 총리에게 앞으로 5년간 200억 달러(약 20조 8000억원)를 인도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국은 인도 구자라트와 마하라슈트라 주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양국은 또 경제·무역 발전 5개년 계획, 상하이·뭄바이 쌍둥이 도시 육성 등 12개 협정에 서명했다. 중국은 인도가 불만을 표시한 양국 간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고, 인도의 철도 고속화 사업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시 주석은 양국 국경 문제와 관련, “이는 역사 문제로 중국은 인도와 함께 국경 안정을 수호할 결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모디 총리는 “양국 변경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 방안을 찾기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모디 총리는 중국이 인도 아루나찰프라데시 주를 자국령이라 주장하며 그곳 주민들의 중국 방문 때 별도 비자를 발급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시 주석은 “양국은 국경 문제가 최종 해결되기 전에 평화와 평온을 유지하고, 변경 문제가 양국 관계 발전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협력과 발전을 강조했다. 전날 인도령 카슈미르 동남부 지역인 라다크에서는 중국 인민해방군 수백 명이 양국 국경 역할을 하는 실질통제선(LAC)을 넘어 인도 쪽으로 들어가면서 이날까지 양국 군대 1000여명이 대치하는 일이 벌어졌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녹슬어 버린 인생 그래도… 빛난다

    녹슬어 버린 인생 그래도… 빛난다

    “잘 살고 간다, 화장 뿌려, 안녕.” 이승에서의 마지막 시간, 시인의 아버지는 달력 뒷장에 한 줄의 유언을 남겼다. 손택수(44) 시인은 이 한 줄로 시집을 묶었다고 말한다. ‘나무의 수사학’ 이후 4년 만에 낸 네 번째 시집 ‘떠도는 먼지들이 빛난다’(창비)이다. “그는 세계와 세계를 연결하는 탁월한 중매쟁이다. 그는 늘 무엇과 무엇 사이에 관절 튼튼한 접속사로 존재한다”는 함민복 시인의 평대로 시인은 애잔한 가족의 내력, 정신적으로 곤궁한 사회와 자기 내면, 어김없는 자연의 섭리 등에서 감각하고 사유한 깨달음을 세상에 내어놓는다. 지난 3월 실천문학사 대표직을 내려놓은 시인은 강원도 원주 토지문학관으로 들어갔다. ‘내 속 다 내어주고 비루하게 벌가벗긴/빈껍데기가 되어’(23쪽) 돌아간 그는 몇해간 끊고 지낸 ‘시(詩)살이’를 다시 시작했다. 이 기간에 지은 시들이 새 시집을 이뤘다. 그래서인지 이번 시집에서는 손택수 시의 ‘원형질’이라 할 만한 고향, 가족, 자연에서 수혈받은 정서와 상상력 외에도 ‘닿을 수 없는 꿈들을 옆에 둔 채’(17쪽) 아파하고 녹슬어 버린 자신에 대한 성찰이 유독 두드러진다. ‘아무래도 내 생은 좀 심심해진 것 같다/꿈을 업으로 삼게 된 자의 비애란 자신을 여행할 수 없다는 것/닦아도 닦아도 녹이 슨다는 것/녹을 품고 어떻게 녹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녹스는 순간들을 도끼눈을 뜬 채 바라볼 수 있을까’(녹슨 도끼의 시) 그러고는 ‘서식 밀도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를 뜯어 먹는 올챙이’(물속의 히말라야)처럼 발버둥쳐야 살아남는 무한경쟁의 사회에서 공연하고 쓸모없는 일들의 가치와 미덕을 우러른다. ‘내게도 공연한 일들이 좀 있어야겠다/일정표에 정색을 하고 붉은색으로 표를 해놓은 일들 말고//가령, 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에 모종대를 손보는 노파처럼/곧 헝클어지고 말 텃밭일망정/흙무더기를 뿌리 쪽으로 끌어다 다독거리는 일//(중략) 이상하지 않은가, 나는 이 쓸모없는 일들 앞에서 자꾸 부끄러워지는 것이다’(공연한 일들이 좀 있어야겠다) 돌아가신 아버지, 외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죽음에 대한 연작 시(‘죽음의 형식’ 1~5) 형태로 나타나는 동시에 묵은지, 지게, 꽃 등 일상의 사물과 자연에도 반복적으로 투영된다. ‘꽃이 피면 죽는 게 아니라/죽음까지가 꽃이다’(대꽃)는 인식에서나, 절명의 순간 동백나무 가지 꺾는 소리를 닮고 싶어 하는 마음이 그러하다. ‘암투병 중인 수녀님이 선물로 동백가지를 끊는다/뚝, 아무런 망설임 없이/마치 오랜 동안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단번에 가지 꺾이는 소리/세상 뜰 때 내 마지막 한마디도 저와 같았으면/비록 두려움에 떨다가도 어느 순간/지는 것도 보람인 양/가장 크고 부드러운 손아귀 속에서 뚝/꽃보다 진한 가지 향을 뿜어낼 수 있었으면’(이해인 수녀님의 동백가지 꺾는 소리)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기술로 엔고 극복 도요타에 배우고 적대적 노조관 탈피… 파트너 인정을”

    전문가들은 위기의 해법은 국내 자동차 업계의 내재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 위기는 환율 등 외부요인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위험요소를 방치하기만 하는 국내 자동차 업계의 고질병에서 불거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기업들은 높아져만 가는 환율 탓을 하겠지만 기업도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면서 “구조적으로 환율은 늘 변동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여력이 있을 때 독보적 기술력을 키워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우리는 그런 준비에서 부족했던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업체에 배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0년대 후반 이후 5년 이상 ‘슈퍼 엔고’에 시달리는 동안에도 일본의 자동차 업계는 꾸준한 투자를 통해 제품 기술력을 올렸고 이를 통해 재도약을 준비해 왔다. 초대형 리콜 사태 이후 한때 ‘도요타의 시대는 끝났다’는 평이 줄을 이었지만 보란 듯이 도요타는 글로벌 자동차업계 1위로 재도약했다. 현대·기아차로 대표되는 완성차 업체부터 부품사에 이르기까지 연구개발(R&D) 비용을 과감하게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완성차업체는 당장 장사가 잘된다는 이유로 단기간에 팔릴 차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부품업체는 현대차라는 든든한 국내 공급체를 거머쥔 채 연구개발에는 안이한 면이 있었다”면서 “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결국 독보적인 기술력인 만큼 과감한 연구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과거 10여년간 현대차그룹이 품질 개선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매진한 덕에 지금의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만큼 보다 정확한 미래 비전을 세우고 목표를 향해 달리는 퍼스트무버(선도자)로 변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마다 불거지는 파업 등 노사문제와 국내 공장의 낮은 생산성을 오히려 기회요인으로 여기는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생산공장 중 한국공장의 생산성은 하위권이라는 지적을 받는데 이는 뒤집어 생각하면 대규모 투자 없이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라면서 “생산성 향상이란 공동의 목표로 시간단위로 경직된 임금체계 등을 노사가 함께 고민한다면 생산성 이슈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주 고용노동연수원 교수는 “해묵은 문제인 만큼 경영진이 먼저 적대적 노조관을 버리고, 노조를 경영의 파트너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어려운 일 같아 보이지만 미국 GM이나 독일의 폭스바겐 등도 이런 공존 방식을 현실에 적용해 상생의 노사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IS 격퇴’ 나서는 미국, 어떤 군사 전력 투입할까?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IS 격퇴’ 나서는 미국, 어떤 군사 전력 투입할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고심 끝에 IS(Islamic State) 격퇴를 위한 공습 지역을 시리아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IS의 주요 활동 무대인 이라크 지역뿐만 아니라 최근 IS의 무기 보급창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시리아 지역까지 타격해 IS의 뿌리를 뽑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10년이나 계속된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의 악몽 때문에 지상군 투입은 배제하고 공습으로만 승부를 보겠다는 이 전략이 과연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전후 떡고물 적고 보복 우려...참여국들 ‘미적’ 이 때문에 미국은 국제사회에 테러집단에 대응할 다국적군 구성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의 IS 격퇴전략에 참여 의사를 밝힌 국가는 38개국에 이르지만, 과연 이들 국가들 가운데 실제로 병력과 장비를 파견할 나라는 많지 않아 보인다. 비용도 인명피해에 대한 우려도 크지만 IS를 격퇴한다고 하더라도 전후에 챙길 수 있는 이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10년 전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기치 아래 미국을 도와 이라크에 파병했던 국가들은 이라크 전후 복구 사업과 석유 개발권 등의 이권을 챙겼지만, 이번에는 이라크와 시리아 정부가 건재한 상황이기 때문에 신생 정부를 통해 얻어낼 수 있는 ‘떡고물’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테러 훈련을 받은 IS 조직원이 북미와 유럽, 아시아 각 지역에 침투한 정황들이 알려지면서 IS에 대한 본격적인 군사 행동을 벌일 경우 IS로부터 보복 테러를 당할 우려도 각국 정부가 군사 행동을 꺼리게 만드는 원인이다. 미국은 전통적인 우방국 영국과 함께 러시아와 중국 등 주요 강대국과 주변국들이 함께 군사 행동에 나서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결국 IS에 대한 군사적 응징은 미국과 영국이 총대를 메야 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어떤 전력이 투입되나 이라크 지역에 한해 제한적으로 실시됐던 공습이 시리아까지 확대되면서 미국은 동서남북 모든 방향에서 IS를 타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이번 군사 행동은 항공기와 미사일, 무인항공기 등이 투입된 공습 위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선봉에 나선 것은 원자력 항공모함인 조지 H.W. 부시(USS George H.W. Bush) 항공모함타격전단이다. 현재 페르시아만에는 조지 H.W. 부시 항모타격전단(Carrier Strike Group)과 바탄(USS Bataan) 상륙준비전단(Amphibious Ready Group) 등이 전개해 있다. 조지 H.W. 부시 항모타격전단은 항모 외에도 이지스 순양함인 필리핀 시(USS Philippine Sea)와 이지스 구축함인 루즈베트(USS Roosevelt)함이 배속되어 있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이지스 구축함 오케인(USS O’kane)과 알레이버크(USS Arleigh Burke)가 대기중이다. 바탄 상륙준비전단에는 4만톤급 강습상륙함 바탄과 1만 6,000톤급 상륙함인 건스톤 홀(USS Gunston Hall)이 편성되어 군사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조지 H.W. 부시 항모타격전단에는 제8항공모함비행단이 배속되었다. 이 비행단은 F/A-18E/F과 F/A-18C 전투기공격기 4개 비행대와 E-2C 조기경보기, EA-18G 전자전기와 MH-60R/S 등 80여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실제 항모에 탑재되어 작전중인 3개 비행대 약 50~60여대 가량이 공습작전에 투입되어 지난달 말까지 94회 이상의 공습을 실시했다. 미국은 조지 H.W 부시 항모타격전단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8월 중순 칼 빈슨(USS Carl Vinson) 항모타격전단을 샌디에고(San Diego) 해군기지에서 출동시켰다. 조지 H.W. 부시 전단이 칼 빈슨 전단과 교대하지 않고 작전을 계속한다면 IS 공습작전에 투입된 항공모함은 2척이 된다. 페르시아만뿐만 아니라 지중해에서도 공격이 준비중이다. 미 해군은 지중해를 담당하는 제6함대에서 이지스 구축함 콜(USS Cole)을 출동시켜 시리아 인근 해상에 대기시켰다. 이 구축함은 토마호크(Tomahawk) 미사일을 탑재해 시리아 내 IS 거점에 대한 타격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바다로부터의 공격 이외에도 인접국 공군기지에서 전투기도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IS 주 활동무대인 이라크 북부 및 시리아 동부 지역과 가장 가까운 터키 인지를릭(Incirlik) 공군기지는 물론 남쪽의 쿠웨이트 알리 알 살렘(Ali Al Salem) 공군기지, 바레인의 샤이크 이사(Shaikh Isa) 공군기지,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Al Udeid) 공군기지,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알 다프라(Al Dafrah) 공군기지 등이 주요 출격 거점으로 꼽힌다. 중동에 군사적 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미국과 영국이 즐겨 사용했던 공군기지는 이지를릭 기지와 알 우데이드, 알 다프라 기지다. 이지를릭 기지는 터키 공군기지이지만, 미 공군 전력이 수시로 전개되는 기지인 만큼 각종 지원시설이 완비되어 있다. 이 기지에는 미 공군의 F-16C/D 전투기가 종종 전개되고 관련 정비시설도 갖춘 만큼, 군사 행동이 개시되면 이 기지에 미 본토 또는 유럽공군에서 F-16 전투기가 전진 배치될 것이다. 알 우데이드 기지는 미 해병항공대의 지원 및 정비시설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F/A-18 전투기와 AV-8B 전투기의 출격 거점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이며, 알 다프라 기지에는 U-2S와 RQ-4 정찰기, E-3B 조기경보기와 KC-10A 공중급유기 등을 갖추고 아랍 전역에 대한 감시 정찰과 지원 임무를 맡은 미 공군 제380항공원정비행단이 주둔해 있기 때문에 다른 기지에서 출격한 전투기들에 대한 지원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습 지역과 가까운 쿠웨이트의 알리 알 살렘 기지와 바레인의 샤이크 이샤 공군기지는 물망에는 오르고 있으나, 실제로 이 기지에 미 공군이 배치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알리 알 살렘 기지에는 쿠웨이트 공군의 전투비행대대가 배치되어 있고, 샤이크 이샤 기지 역시 1개 비행단 규모의 바레인왕립공군 전력이 주둔한 기지이기 때문에 미 공군 전투기를 수용할만한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즉, 미 공군이 전투기를 전진 배치할 경우 중동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출격 거점은 터키의 이지를릭 기지와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 기지, 쿠웨이트의 알 다프라 기지 등이 유력하며, 이들 기지의 수용 능력을 고려했을 때 최대 100여대의 전투기가 중동 지역에 전진 배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투입된 2개 항모전단의 항공전력까지 포함하면 미국이 이 지역에서 동원할 수 있는 전투기 전력은 최대 200여대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5조 비용부터 막막...회의적 시각 많아 오바마 대통령이 IS 반군에 대한 격퇴 전략을 발표하고 항모 전단까지 움직이고 있지만, 아직 미군이 대대적인 IS 공습 작전에 나설 것이라는 조짐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공습 작전을 개시할 거점에 대한 보도는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들 기지에 미 공군 전력이 추가로 전개되었거나 본토 혹은 주변국에서 이동 배치될 조짐이 보인다는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사실, IS에 맞선 미국의 군사작전은 성공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고, 워싱턴 정가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격퇴 전략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상당하다. 우선 예산 문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에 IS 격퇴를 위한 군사적 조치를 위해 50억(약 5조 1,250억 원) 달러의 대테러협력기금(Counter-Terrorism Partnership Fund)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극심한 재정위기 속에 기존의 예산마저 감축하는 마당에 공화당과 민주당은 이 거금을 어디서 조달해야 하는지에 대해 시큰둥한 분위기다. 지상군 투입이 배제된 상황에서 공습만으로 얼마나 효과를 거둘 것인가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IS는 민간인 속에 섞여 있고, 이들에 대한 공습은 아무리 정밀하더라도 민간인 피해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오바마 대통령의 IS 격퇴 구상의 핵심은 미국이 중심이 된 다국적군이 IS에 대한 공습을 벌이고, 지상 작전은 이라크 정부군과 시리아 정부군, 쿠르드 자치정부 민병대가 맡는 것이지만, 지난 1년간 충분히 증명된 것처럼 이들의 작전 수행능력은 형편없다 못해 재앙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라크 정부군은 IS 반군에 비해 수십 배의 전력을 가지고 있지만, 연전연패를 거듭하며 바그다드가 함락될 위기까지 몰렸었다. 결국 바그다드를 지킨 것은 이라크 정부군이 아니라 이란이 파견한 원정여단이었다. 이라크는 지금도 각종 첨단 장비를 구입하며 IS 격퇴를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오합지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리아 군 등 지상작전도 오합지졸 재앙수준 시리아 정부군 역시 골칫거리다. 이들은 수년간의 내전으로 전력이 상당히 약화되었고, 아사드(Bashar Al Assad) 정권에 대한 미국과 서방의 무기 금수조치로 인해 상당기간 제대로 된 무기를 공급받지 못해 동부 지역에서 IS 반군의 공세에 연일 패전을 거듭하며 동부 지역 핵심 공군기지 3개소 모두를 IS 반군에게 빼앗긴 상태다. 문제는 오랜 내전과 서방의 봉쇄로 악에 받친 시리아 정부군이 IS 반군과 싸우면서 미국에게도 적대적인 자세를 취할 경우다. 오바마 대통령의 시리아 공습 결정은 시리아 정부의 공식 요청에 의한 것이 아니어서 국제법적으로 논란이 야기될 수 있고, 터키와 지중해를 통해 시리아 동부와 이라크 북부 지역에 대한 공습에 나선 미군 항공기를 시리아 정부군이 요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시리아 정부군은 서부 지중해 연안지역과 터키 국경 인접지역에 고성능 방공무기인 판치르(Pantsir-S1)와 초음속 지대함 미사일인 바스티온(Bastion) 체계를 배치해 놓고 있어 지중해의 미 해군 함정을 직접 공격하거나 이들이 발사한 토마호크 미사일을 요격할 수도 있다. 그나마 나은 전투력을 보여주고 있는 쿠르드 자치정부 민병대(Peshmerga)는 9월말까지 독일로부터 상당한 양의 무기와 자금을 지원받을 예정이지만, 오래 전부터 심각한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본격적인 군대라기보다는 거주지역 주변을 보호하기 위한 민병조직이기 때문에 자위적 차원을 넘어서는 군사적 행동에 나서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미국과 뜻을 함께 하기로 했다는 38개 국가들 역시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IS와 같은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는 팔짱을 끼고 한 발 물러났으며, 카타르와 쿠웨이트, 바레인 역시 서방이 중심이 되어 이슬람 운동을 벌이고 있는 IS를 공격하는 데 동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대 여론이 거세다. 터키는 쿠르드족과의 오래 묵은 갈등 때문에 이들에 협력하는 데 회의적이다. 이처럼 안팎으로 밝지 않은 상황들은 고심 끝에 심판의 칼을 뽑아들 것을 천명한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를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만들어버릴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는 과연 이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독자의 소리] 위기 때 최고의 배는 리더십이다/황용필 남서울대 리더십 외래교수

    군인(soldier)이란 말에는 소금(sal)의 라틴어 뿌리가 담겨 있다. 김장을 담기 위해 배추를 소금에 절여 순을 죽이듯 군대는 질풍노도의 기세를 누그러뜨리고 인생완주를 위해 잠깐 멈추는 ‘휴게소’와도 같다. 그런데 최근 군대가 세간의 주목이 되면서 순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아예 묵은지가 되려 한다. 사공이 많으면 뱃길이 힘들어진다. 미 중앙정보국(CIA) 고위임원이었던 레이 클라인은 한 국가의 힘은 전략적,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 힘의 결정체로 보고 여기에 전략과 의지와 같은 무형전력이 기하급수적 힘을 갖는다고 봤다. 군인은 사기를 먹고사는 집단이다. 이 사기는 군 자체의 정당성과 국민들의 지지 그리고 군인된 자긍심에서 생겨난다. 군 자체 정당성은 높은 전문성과 공동체적 일체감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논의되는 군대선진화 역시 학자나 시민단체의 몫이 아닌 군 스스로가 답해야 한다. 병영사고를 ‘관심병사’와 연관시키는 것도 좋지 않다. 한국군대가 문맹을 타파하고 각종 자격과 교육적 기능을 수행했던 ‘국민교육도장’ 역할을 생각하면 그들 역시 격리와 감시의 존재가 아닌 함께 가야 할 대상이다. “위기 때 최고의 배는 리더십이다.” 학자는 연구실에, 선수는 경기장에서 땀 흘릴 때가 가장 아름답다. 훈련장에서 땀을 흘리는 진짜 군인의 모습에서 자긍심과 신뢰감이 커진다. 황용필 남서울대 리더십 외래교수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IS 심판’에 나서는 다국적군, 그 전력은?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IS 심판’에 나서는 다국적군, 그 전력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고심 끝에 IS(Islamic State) 격퇴를 위한 공습 지역을 시리아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IS의 주요 활동 무대인 이라크 지역뿐만 아니라 최근 IS의 무기 보급창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시리아 지역까지 타격해 IS의 뿌리를 뽑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10년이나 계속된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의 악몽 때문에 지상군 투입은 배제하고 공습으로만 승부를 보겠다는 이 전략이 과연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전후 떡고물 적고 보복 우려...참여국들 ‘미적’- 이 때문에 미국은 국제사회에 테러집단에 대응할 다국적군 구성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의 IS 격퇴전략에 참여 의사를 밝힌 국가는 38개국에 이르지만, 과연 이들 국가들 가운데 실제로 병력과 장비를 파견할 나라는 많지 않아 보인다. 비용도 인명피해에 대한 우려도 크지만 IS를 격퇴한다고 하더라도 전후에 챙길 수 있는 이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10년 전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기치 아래 미국을 도와 이라크에 파병했던 국가들은 이라크 전후 복구 사업과 석유 개발권 등의 이권을 챙겼지만, 이번에는 이라크와 시리아 정부가 건재한 상황이기 때문에 신생 정부를 통해 얻어낼 수 있는 ‘떡고물’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테러 훈련을 받은 IS 조직원이 북미와 유럽, 아시아 각 지역에 침투한 정황들이 알려지면서 IS에 대한 본격적인 군사 행동을 벌일 경우 IS로부터 보복 테러를 당할 우려도 각국 정부가 군사 행동을 꺼리게 만드는 원인이다. 미국은 전통적인 우방국 영국과 함께 러시아와 중국 등 주요 강대국과 주변국들이 함께 군사 행동에 나서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결국 IS에 대한 군사적 응징은 미국과 영국이 총대를 메야 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어떤 전력이 투입되나- 이라크 지역에 한해 제한적으로 실시됐던 공습이 시리아까지 확대되면서 미국은 동서남북 모든 방향에서 IS를 타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이번 군사 행동은 항공기와 미사일, 무인항공기 등이 투입된 공습 위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선봉에 나선 것은 원자력 항공모함인 조지 H.W. 부시(USS George H.W. Bush) 항공모함타격전단이다. 현재 페르시아만에는 조지 H.W. 부시 항모타격전단(Carrier Strike Group)과 바탄(USS Bataan) 상륙준비전단(Amphibious Ready Group) 등이 전개해 있다. 조지 H.W. 부시 항모타격전단은 항모 외에도 이지스 순양함인 필리핀 시(USS Philippine Sea)와 이지스 구축함인 루즈베트(USS Roosevelt)함이 배속되어 있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이지스 구축함 오케인(USS O’kane)과 알레이버크(USS Arleigh Burke)가 대기중이다. 바탄 상륙준비전단에는 4만톤급 강습상륙함 바탄과 1만 6,000톤급 상륙함인 건스톤 홀(USS Gunston Hall)이 편성되어 군사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조지 H.W. 부시 항모타격전단에는 제8항공모함비행단이 배속되었다. 이 비행단은 F/A-18E/F과 F/A-18C 전투기공격기 4개 비행대와 E-2C 조기경보기, EA-18G 전자전기와 MH-60R/S 등 80여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실제 항모에 탑재되어 작전중인 3개 비행대 약 50~60여대 가량이 공습작전에 투입되어 지난달 말까지 94회 이상의 공습을 실시했다. 미국은 조지 H.W 부시 항모타격전단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8월 중순 칼 빈슨(USS Carl Vinson) 항모타격전단을 샌디에고(San Diego) 해군기지에서 출동시켰다. 조지 H.W. 부시 전단이 칼 빈슨 전단과 교대하지 않고 작전을 계속한다면 IS 공습작전에 투입된 항공모함은 2척이 된다. 페르시아만뿐만 아니라 지중해에서도 공격이 준비중이다. 미 해군은 지중해를 담당하는 제6함대에서 이지스 구축함 콜(USS Cole)을 출동시켜 시리아 인근 해상에 대기시켰다. 이 구축함은 토마호크(Tomahawk) 미사일을 탑재해 시리아 내 IS 거점에 대한 타격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바다로부터의 공격 이외에도 인접국 공군기지에서 전투기도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IS 주 활동무대인 이라크 북부 및 시리아 동부 지역과 가장 가까운 터키 인지를릭(Incirlik) 공군기지는 물론 남쪽의 쿠웨이트 알리 알 살렘(Ali Al Salem) 공군기지, 바레인의 샤이크 이사(Shaikh Isa) 공군기지,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Al Udeid) 공군기지,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알 다프라(Al Dafrah) 공군기지 등이 주요 출격 거점으로 꼽힌다. 중동에 군사적 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미국과 영국이 즐겨 사용했던 공군기지는 이지를릭 기지와 알 우데이드, 알 다프라 기지다. 이지를릭 기지는 터키 공군기지이지만, 미 공군 전력이 수시로 전개되는 기지인 만큼 각종 지원시설이 완비되어 있다. 이 기지에는 미 공군의 F-16C/D 전투기가 종종 전개되고 관련 정비시설도 갖춘 만큼, 군사 행동이 개시되면 이 기지에 미 본토 또는 유럽공군에서 F-16 전투기가 전진 배치될 것이다. 알 우데이드 기지는 미 해병항공대의 지원 및 정비시설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F/A-18 전투기와 AV-8B 전투기의 출격 거점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이며, 알 다프라 기지에는 U-2S와 RQ-4 정찰기, E-3B 조기경보기와 KC-10A 공중급유기 등을 갖추고 아랍 전역에 대한 감시 정찰과 지원 임무를 맡은 미 공군 제380항공원정비행단이 주둔해 있기 때문에 다른 기지에서 출격한 전투기들에 대한 지원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습 지역과 가까운 쿠웨이트의 알리 알 살렘 기지와 바레인의 샤이크 이샤 공군기지는 물망에는 오르고 있으나, 실제로 이 기지에 미 공군이 배치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알리 알 살렘 기지에는 쿠웨이트 공군의 전투비행대대가 배치되어 있고, 샤이크 이샤 기지 역시 1개 비행단 규모의 바레인왕립공군 전력이 주둔한 기지이기 때문에 미 공군 전투기를 수용할만한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즉, 미 공군이 전투기를 전진 배치할 경우 중동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출격 거점은 터키의 이지를릭 기지와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 기지, 쿠웨이트의 알 다프라 기지 등이 유력하며, 이들 기지의 수용 능력을 고려했을 때 최대 100여대의 전투기가 중동 지역에 전진 배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투입된 2개 항모전단의 항공전력까지 포함하면 미국이 이 지역에서 동원할 수 있는 전투기 전력은 최대 200여대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5조 비용부터 막막...회의적 시각 많아- 오바마 대통령이 IS 반군에 대한 격퇴 전략을 발표하고 항모 전단까지 움직이고 있지만, 아직 미군이 대대적인 IS 공습 작전에 나설 것이라는 조짐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공습 작전을 개시할 거점에 대한 보도는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들 기지에 미 공군 전력이 추가로 전개되었거나 본토 혹은 주변국에서 이동 배치될 조짐이 보인다는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사실, IS에 맞선 미국의 군사작전은 성공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고, 워싱턴 정가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격퇴 전략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상당하다. 우선 예산 문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에 IS 격퇴를 위한 군사적 조치를 위해 50억(약 5조 1,250억 원) 달러의 대테러협력기금(Counter-Terrorism Partnership Fund)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극심한 재정위기 속에 기존의 예산마저 감축하는 마당에 공화당과 민주당은 이 거금을 어디서 조달해야 하는지에 대해 시큰둥한 분위기다. 지상군 투입이 배제된 상황에서 공습만으로 얼마나 효과를 거둘 것인가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IS는 민간인 속에 섞여 있고, 이들에 대한 공습은 아무리 정밀하더라도 민간인 피해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오바마 대통령의 IS 격퇴 구상의 핵심은 미국이 중심이 된 다국적군이 IS에 대한 공습을 벌이고, 지상 작전은 이라크 정부군과 시리아 정부군, 쿠르드 자치정부 민병대가 맡는 것이지만, 지난 1년간 충분히 증명된 것처럼 이들의 작전 수행능력은 형편없다 못해 재앙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라크 정부군은 IS 반군에 비해 수십 배의 전력을 가지고 있지만, 연전연패를 거듭하며 바그다드가 함락될 위기까지 몰렸었다. 결국 바그다드를 지킨 것은 이라크 정부군이 아니라 이란이 파견한 원정여단이었다. 이라크는 지금도 각종 첨단 장비를 구입하며 IS 격퇴를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오합지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리아 군 등 지상작전도 오합지졸 재앙수준- 시리아 정부군 역시 골칫거리다. 이들은 수년간의 내전으로 전력이 상당히 약화되었고, 아사드(Bashar Al Assad) 정권에 대한 미국과 서방의 무기 금수조치로 인해 상당기간 제대로 된 무기를 공급받지 못해 동부 지역에서 IS 반군의 공세에 연일 패전을 거듭하며 동부 지역 핵심 공군기지 3개소 모두를 IS 반군에게 빼앗긴 상태다. 문제는 오랜 내전과 서방의 봉쇄로 악에 받친 시리아 정부군이 IS 반군과 싸우면서 미국에게도 적대적인 자세를 취할 경우다. 오바마 대통령의 시리아 공습 결정은 시리아 정부의 공식 요청에 의한 것이 아니어서 국제법적으로 논란이 야기될 수 있고, 터키와 지중해를 통해 시리아 동부와 이라크 북부 지역에 대한 공습에 나선 미군 항공기를 시리아 정부군이 요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시리아 정부군은 서부 지중해 연안지역과 터키 국경 인접지역에 고성능 방공무기인 판치르(Pantsir-S1)와 초음속 지대함 미사일인 바스티온(Bastion) 체계를 배치해 놓고 있어 지중해의 미 해군 함정을 직접 공격하거나 이들이 발사한 토마호크 미사일을 요격할 수도 있다. 그나마 나은 전투력을 보여주고 있는 쿠르드 자치정부 민병대(Peshmerga)는 9월말까지 독일로부터 상당한 양의 무기와 자금을 지원받을 예정이지만, 오래 전부터 심각한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본격적인 군대라기보다는 거주지역 주변을 보호하기 위한 민병조직이기 때문에 자위적 차원을 넘어서는 군사적 행동에 나서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미국과 뜻을 함께 하기로 했다는 38개 국가들 역시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IS와 같은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는 팔짱을 끼고 한 발 물러났으며, 카타르와 쿠웨이트, 바레인 역시 서방이 중심이 되어 이슬람 운동을 벌이고 있는 IS를 공격하는 데 동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대 여론이 거세다. 터키는 쿠르드족과의 오래 묵은 갈등 때문에 이들에 협력하는 데 회의적이다. 이처럼 안팎으로 밝지 않은 상황들은 고심 끝에 심판의 칼을 뽑아들 것을 천명한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를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만들어버릴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는 과연 이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반은 스쿠터 반은 자전거인 저, 자전거도로로 달려도 될까요?

    반은 스쿠터 반은 자전거인 저, 자전거도로로 달려도 될까요?

    전기자전거는 자전거일까, 오토바이일까. 이 해묵은 질문을 뒤로하고 정부가 전기자전거를 자전거에 포함시키는 법안을 발의했다. 선진국처럼 친환경 전기자전거를 통해 교통 분담률을 낮추려는 것이다. 하지만 전기자전거는 배터리로 움직이는 모터를 장착했다. 따라서 현재 법적으로 자전거가 아니라 소형모터사이클(원동기장치자전거)에 속한다. 만 16세 이상으로 면허를 취득해야 전기자전거를 운행할 수 있다. 자전거도로엔 들어갈 수 없다. 정부의 계획대로 자전거가 된다면 누구나 전기자전거로 자전거도로를 지나 출퇴근까지 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도 만만치 않다. 안전 문제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전기자전거는 과연 자전거도로에 첫발을 내디딜 수 있을까. 기자는 지난달 22일부터 사흘에 걸쳐 서울 용산구 이촌1동에서 전기자전거를 체험했다. 출퇴근에 괜찮은지 가늠할 요량이었다. 전기자전거는 세 가지 방식으로 운행할 수 있다. 우선 일반 자전거와 같이 페달을 밟는 것이다. 다음으로 페달을 밟을 때마다 전기모터가 돌아가는 방식인데, 보통 자전거로 갈 수 있는 거리에 견줘 3배 길게 나아갔다. 바로 파스(PAS·Pedal Assist System) 방식이다. 모터의 힘을 5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 운전자의 힘에 따라 모터가 도움을 주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스로틀(Throttle)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오토바이처럼 핸들을 당기면 속도가 올라가는 식이다. 스로틀 방식으로 가장 빠른 속도는 시속 25㎞였다. 따라서 탑승자가 고속 때문에 안전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차도에서 만난 사이클들이 답답한 듯 앞서 지나갔다. 스로틀 방식으로 경사 30도 정도인 언덕은 쉽게 올라갔다. 반면 경사 50도 정도인 30m 언덕은 오르지 못했다. 그래도 페달을 밟으니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고도 오를 수 있었다. 배터리 전원은 스로틀 방식으로 1시간 뒤 80%가 소모됐다. 반면 파스 방식은 평지에서 힘을 발휘했다. 배터리 전원이 걱정될 정도의 거리를 출퇴근하거나 운동을 겸하려는 자전거 초보자라면 이용할 만했다. 전기자전거는 출퇴근 복장으로 탈 수 있고 이동 후 땀을 흘려 샤워를 해야 하는 불편도 없었다. 단, 레저용으로는 알맞지 않은 듯했다. 또 도로에서 위험한 부분이 있어 마음에 걸렸다. 자전거도로를 이용한다면 안심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전기자전거는 현재 원동기장치자전거(125㏄ 이하 이륜차 및 50㏄ 미만 원동기)에 포함된다. 자전거도로를 다닐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전기자전거를 샀다간 반품해야 하기 십상이다.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G밸리)에는 1년째 40대의 공용 전기자전거가 방치돼 있다. 지난해 9월 전기자전거를 기부받았지만 공용으로 쓰려면 운전면허를 가진 이들을 회원으로 만들어 따로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차량이 없는 입주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만든 터라 공용으로서의 의미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 강원 영월, 충북 제천, 경북 문경 등은 2016년부터 전기자전거를 이용해 관광지를 둘러보는 관광코스를 만들 계획이었다. 제천의 경우 국비 5억원과 시비 5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운전면허가 필요하고 자전거도로에도 진입할 수 없다는 법적 문제 때문에 무기한 연기되고 말았다. 사실 전기자전거를 자전거에 포함시키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된 것은 2010년부터다. 이번 국회에서도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과 강창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각각 법안을 들이밀었지만 계류 상태다. 이에 따라 안전행정부는 올해 수정안을 내놨다. 최고속도 시속 25㎞, 차체중량 30㎏이 넘지 않는 전기자전거를 자전거에 포함시키자는 것이다. 중량 제한은 일반 자전거와 부딪쳤을 때 충격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지난달 1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시민토론회에서 자전거 동호인들은 정부의 수정안에 대해 안전 문제를 지적했다. 한 참가자는 “인라인스케이트가 자전거 속도 때문에 자전거도로에서 사라졌듯 자전거보다 무거운 전기자전거가 등장하면 사고 위험 때문에 정작 자전거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발붙이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안행부 관계자는 “자전거도로는 레저용뿐 아니라 출퇴근 땐 교통 분담 효과 등 다목적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일반 자전거와 거의 무게가 비슷한 전기자전거도 양산 가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의 의견도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파스 방식만 가능한 전기자전거를 생산해 자전거에 포함시키면 법안의 국회 통과가 쉬울 것이라고 제안한다. 스로틀 방식에서 속도 제한을 풀어 주는 위법 업체가 생길 경우 안전 문제를 낳는다는 게 일부 국회의원의 우려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오세훈 중앙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파스 방식만 자전거에 포함할 경우 언덕이 많은 우리나라 지형을 감안할 때 전기자전거를 출퇴근용으로 쓰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안행부는 전기자전거를 꼭 자전거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하는 전기자전거가 자동차를 일부 대체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기자전거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희철 한국도로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자전거는 세계적 트렌드이기 때문에 국내 이용자가 소외되면 곤란하다. 다만 전기자전거가 자전거에 포함되더라도 나이 제한을 둘지 여부나 헬멧 강제 착용 여부, 환경을 위해 납 배터리를 제한하는 등의 규제에 대해 더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 사진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일도이부, 그 ‘불편한 진실’/박홍환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일도이부, 그 ‘불편한 진실’/박홍환 사회부장

    2000년대 초 건설 시행 붐을 탄 모 시행사 대표 A씨는 갈고리로 긁듯 돈을 벌어들였다. 호황도 잠깐, 거품이 꺼지면서 사업체는 맥없이 무너졌고 그는 이번엔 ‘기획부동산’에 손을 뻗쳤다. 시골의 묵은 땅을 싸게 사서 “곧 개발된다”는 거짓 정보를 뿌리며 터무니없이 비싼 값에 팔아 일반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었다. 기획부동산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시작되자 그는 중국으로 도주해 물쓰듯 돈을 뿌리며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갔다. 당시 그가 “일단은 도망치는 게 상책”이라며 수사 당국을 비웃듯 얘기하는 게 퍽 인상적이었다. 몇 년 전 “이젠 좀 잠잠해졌겠지” 하며 고국 땅을 밟은 그는 수사기관에 불려갔지만 혐의를 부인하고, 이미 처벌받은 ‘바지사장’들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그들이 자기를 대신해 수감됐을 때 은밀하게 ‘옥바라지’를 하고, 가족들까지 챙겨줘 ‘뒤탈’ 걱정도 없었다. 그럼에도 검찰은 조세포탈과 사기 등 혐의로 그를 기소했고, 그는 이번엔 유명 ‘전관 변호사’들을 선임해 대응했다. 최종적으로 A씨에게는 조세포탈 혐의만 인정돼 ‘껌값’에 불과한 벌금 3억원만 내고 사건은 마무리됐다. 형사 피의자들 사이에서는 불문율 같은 얘기가 있다. 일단 도망가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며, 붙잡히면 부인하고, 그래도 안 되면 ‘빽’을 동원하라는 것이다. 한자어를 곁들여 ‘일도(一逃)이부(二否)삼빽’이라고 그럴듯하게 포장해 통용된다. A씨는 ‘일도이부삼빽’의 효과를 톡톡히 본 대표적인 사례다. 그제 ‘방탄국회’ 속으로 몸을 숨긴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은 점잖은 신분에 도망가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수사기관에 잡히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일도’의 범주에 포함시킬 만하다. 범죄자들을 엄벌하는 판검사들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길거리에서 ‘이상한 짓’을 하다 나락으로 떨어진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은 자신의 해괴한 행적이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찍힌 사실도 모른 채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공연음란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검사장 신분에 도망은 못 가겠고, 차선책으로 혐의를 부인했지만 결국 그는 만신창이로 검찰을 떠나야 했다. 최근 후배 성추행 혐의로 수사 받고 있는 현직 초임 판사 역시 어김없이 ‘이부’ 대열에 합류했다. 2000년대 초 유명 법조 브로커와 호형호제하며 유착했던 고법 부장판사 한 명은 혐의 부인을 넘어 ‘법적 대응’ 운운하며 오히려 수사기관과 취재진을 협박하기까지 했다. 차관급 사법부 고위공직자가 스스로 ‘빽’이 돼 어떻게든 형사처벌을 피하려 몸부림치는 고약한 모양새를 연출한 셈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몸쓸 사회병리가 깊숙하게 뿌리내렸다. 교통신호를 위반해 적발돼도 “재수 없게 걸렸다”며 운세 탓으로 돌리는가 하면 가벼운 접촉사고임에도 다른 사람들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길 한복판에 차를 세워두고 서로 네 탓만 하며 삿대질을 주고받기 일쑤다. ‘심판’의 기능이 헛돌고 있기 때문이다. 죄와 벌이 누구도 예외 없이 납득할 만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준엄한 법의 잣대로 범죄자들을 심판하는 판검사들조차 자신을 향한 ‘메스’를 거부하는데 일반인들이야 오죽하겠는가. 누가 검찰 수사에 순순히 응하고, 누가 법원 판결에 고개를 끄덕이겠는가. 그런데도 검찰과 법원은 비위검사, 비리판사들의 범죄 행위를 여전히 개인화한다. 걸릴 때만 솎아낼 뿐 자정 기능을 일상화하는 데는 인색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A씨와 같은 ‘일도이부삼빽’ 신봉자들은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다. 그 ‘불편한 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 stinger@seoul.co.kr
  • [사설] 서울시 ‘갑·을’ 용어 폐지, 현장서 실천이 관건

    서울시가 최근 들어 공직사회의 잘못된 ‘관피아 관행’을 끊어내기 위한 개혁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이달 초에 단돈 1000원을 받아도 대가성과 직무 연관성 여부를 불문하고 엄벌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그제는 모든 행정 문서에서 쓰고 있는 ‘갑(甲)과 을(乙)’의 용어를 빼기로 했다. 지난해 남양유업에서 시작돼 제품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는 등 사회적인 분노를 불러일으킨 대기업들의 ‘갑질’ 행태를 서울시에서도 없애겠다는 의지다. 결코 작지만은 않은,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우월적 행정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깊은 움직임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이 제도의 도입 배경을 “그동안의 민원과 항의 등을 분석했더니 약자인 민원인과 인·허가 신청자 등에 대한 직원들의 우월적 행태가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제도의 정착에 적극적인 직원을 뽑아 1호봉 특별승급을 하겠다는 당근책도 내놓았다. 서울시는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을 원용한 이달 초의 개혁안이 청렴의 의지를 담았다면, 갑질 척결안은 직원과 민원인 간에 있을 수 있는 불합리하고 관습적인 행태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일련의 강도 높은 개혁안은 각종 비리를 척결하고 직원의 어깨에 얹힌 권위를 빼는 등 공직사회의 적폐를 없애겠다는 뜻이다. 김영란법 개혁안의 경우 뇌물과 청탁을 받으면 대가성이 없어도 그 직위를 면직하고 처벌 수위도 기존 견책에서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하는 등 수위를 높였다. 퇴직 후에 현직 때의 직무와 관련된 곳에 재취업을 금지하는 조항도 넣었다. 내용은 중앙 정부가 공직사회의 적폐를 일소하기 위해 마련한 김영란법 등 공직 개혁안과 비슷하다. 이들 개혁안은 세월호 정국에 막힌 채 아직껏 국회에 계류돼 시행을 못 하고 있다. 직원의 비리와 해묵은 관행을 없애기 위한 개혁안은 전직 시장들도 내놓았다. 오세훈 시장 때는 ‘삼진 아웃제’를 도입해 무능하고 불성실한 공무원을 퇴출시키는 초강수를 두었다. 당시 조직에 만만찮은 파장을 일으켰지만 이후 언제 그랬냐는 듯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최근까지도 서울시의 자체 감찰에서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근무 시간에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심지어 바람까지 피우는 기강해이 사례가 적발됐다. 개혁이 말에 머물러선 안 되며 내성도 쌓였다는 증거다. 서울시는 외교를 빼고는 모든 행정을 하는 곳이어서 비리의 싹이 틀 우려가 큰 곳이다. 오죽했으면 한동안 서울시를 ‘비리 백화점’, ‘비리의 온상’이라고 불렀겠는가. 직원들은 이번 개혁안도 때 되면 나오는 요식쯤으로 인식할지 모른다. 개혁안이 이전처럼 백화점식 나열에 그치지 않으려면 행정 현장에서 좀 더 엄격히 적용돼야 한다.
  • [이태동 鐘樓에서] 홍성담의 걸개그림과 광주비엔날레의 품격

    [이태동 鐘樓에서] 홍성담의 걸개그림과 광주비엔날레의 품격

    2014년 광주비엔날레가 오는 9월 5일 개막을 앞두고 정치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1995년 한국인 전수천씨가 베니스비엔날레에서 방황하는 ‘혹성들 속의 토우(土偶)-그 한국인의 정신’이란 작품으로 특별상을 수상했던 그 해에 창설돼 국제적인 명성을 얻어가는 광주비엔날레가 올해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히 초대된 민중미술가 홍성담씨의 걸개그림 ‘세월 오월’이 문제가 돼 갈등을 빚고 있다. 홍씨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검은 안경을 쓴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닮은 아기를 출산하는 장면을 그림으로 그려 많은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그는 이번에 또 박근혜 대통령을 김기춘 비서실장과 함께 박 전 대통령의 허수아비로 묘사하는 그림을 그려 보는 이들로 하여금 풍자적 자극이나 아픔보다는 혐오감을 느끼게 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책임을 느낀 윤장현 광주시장은 수정을 요구했으나 홍씨는 박 대통령 얼굴 대신에 닭 그림을 그려 붙이자 주최 측은 그 그림을 ‘전시 유보’ 하기로 결정했다. 윤 광주시장이 이렇게 홍씨 그림의 전시 유보를 결정한 것은 다음 행사 때 예산 지원이 줄어들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지만, 의사 출신으로 시장이 된 그는 메스를 쥔 수술실 의사의 심정으로 이 문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고민했을 것이다. 즉, 그는 홍씨의 그림이 풍자의 수준을 넘어 정치적 선전도구로 전락하는 현상을 감지했기 때문에 그 걸개그림이 국제적 미술전람회 정신에 어긋난다고 판단해서 전시를 유보했으리라. 홍씨는 이에 반해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그의 행정적 조치에 저항해서 자신의 걸개그림을 철수했다. 홍씨가 광주비엔날레의 실험정신과 표현의 자유를 아무리 강조한다고 하더라도 그의 주장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많은 국민들의 여론이다. 민주국가에서 표현의 자유도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씨의 걸개그림은 상대방이 꼭 국가 원수라서가 아니라 어느 여성 정치인에게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인간으로서 견딜 수 없는 치욕적 수치심을 느끼게 한다. 더욱더 참을 수 없는 것은 주최 측이 수정을 요구했을 때 박 대통령 모습 위에 닭 그림을 덧붙였다는 사실이다. 그가 패러디 수법을 빙자하면서 봉건주의 시대의 가부장적 태도로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은유적 여성 비하 행위를 자행하는 것은 21세기 시대정신으로 부각하고 있는 페미니즘은 물론 그가 주장하는 평등주의 사회 이념과도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 이러한 시각에서 볼 때 홍씨의 걸개그림은 스스로의 주장과는 달리 예술 작품으로서도 전시할 만한 가치가 없다. 만일 어떤 작품이 관객들에게 즐거움이나 인식론적 깨달음의 빛을 주지 못하고 불쾌감을 준다면 그것은 진정한 예술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광주 비엔날레가 원래의 취지대로 ‘지구촌 시대 세계화의 일원으로 문화 생산의 중심축으로서 역할’을 하려면 지방색을 벗어나 파리 베르사유 궁전 뜰에서 전시하고 있는 이우환의 ‘관계항-별들의 그림자’ 등과 같은 작품이나 혹은 앞서 언급한 전수천의 작품처럼 해묵은 이념적, 지역적 갈등과 같은 편협한 주제보다 한국인의 존엄성 문제를 우주적인 차원에서 형상화한 품격 있는 작품들이 전시돼야 하는 것이 아닐까. 지난주 프란치스코 교황은 ‘화해와 용서’를 위한 4박5일간 방한을 마치고 떠나기에 앞서 가진 회견에서 한국인을 “고난 속에서도 품위를 지킨 민족”이라고 했다. 만일 교황이 홍씨가 그린 걸개그림에 나타난 박 대통령의 일그러진 추한 모습을 본다면 무엇이라고 할까. 우리는 외면적으로 품격 있는 민족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내면적으로, 특히 정치적으로는 아직까지 후진적 감정의 진흙탕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해 스스로 품위를 잃고 누추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 [사설] 김수창 진실게임, 검·경 갈등 개입돼선 안 돼

    김수창 제주지방검찰청장(검사장)이 한밤 길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진위가 조만간 가려질 것이라고 한다. 음란행위 신고가 접수된 지역 주변에 있는 폐쇄회로(CC) TV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정밀 감식하고 있으며 그 결과가 하루 이틀 안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이를 앞두고 법무부는 경찰이 제주지검의 지휘를 받는 상황에서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김 검사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면직 처분했다. 당연한 수순이다. 경찰은 한 치의 의혹도 없이 있는 그대로 진실을 밝히기 바란다. 사건 당시 김 검사장의 신분이나 사안의 성격으로 볼 때 자칫 검·경 갈등을 증폭시키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게 사실이다. 해묵은 검·경 갈등이 수사 과정이나 진실 규명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될 일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12일 밤 제주시 중앙로의 한 분식집 앞에서 김 검사장과 비슷한 인상착의의 남성이 바지 지퍼를 내리고 음란행위를 하는 장면을 목격한 여고생의 신고로 비롯됐다. 출동한 순찰차를 피하는 듯이 현장에서 급히 이동하던 김 검사장은 유치장에서 동생 이름을 댔다가 지문조회 결과 들통이 났다. 그의 신분은 귀가 조치된 뒤 운전사를 통해 진술서를 제출하면서 뒤늦게 드러났다. 김 검사장은 음란 행위를 한 적이 없고 자신의 신분이 약점이 될 것 같아 신분을 감추었다고 해명했다. 현직 검사장이 노상에서 공공연하게 음란행위를 한 혐의(공연음란)로 10시간 가까이 경찰서 유치장에 갇혀 있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충격이다. 나아가 김 검사장이 당초 경찰에서 실명을 속이고 신분을 감추기까지 한 것은 유·무죄를 떠나 공인으로서 떳떳지 못한 처신이다. 물론 현재로선 혐의 여부를 단정하긴 이르다. 다만 결백을 주장하는 김 검사장의 처신이 어찌 이리 옹색하고 용렬한지 개탄스러운 일이다. 진상을 축소·은폐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본다. 사건의 경위를 밝히는 일이 우선이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적절치 못한 처신을 한 김 검사장의 잘못도 따져야 한다. 하지만 진실과 잘잘못을 가리는 과정에서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나 경찰의 의도적인 망신주기가 표출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얼마 전 유병언 수사 때도 검·경 갈등의 한심한 치부를 드러내지 않았던가. 법치의 중추이자 검찰의 꽃이라고 하는 검사장이 연루된 엄중한 사안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잣대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라.
  • 공연예술통합전산망… 필요성 ‘공감’ 실행엔 ‘이견’

    공연예술통합전산망… 필요성 ‘공감’ 실행엔 ‘이견’

    회사원 A씨는 결혼기념일에 뮤지컬을 보기로 했지만 어떤 작품을 골라야 할지 혼란스럽다. 뮤지컬은 흥행 순위나 관객 수를 집계하는 공식 통계가 없기 때문이다. 한 예매사이트가 제시하는 인기 순위 중 상위권에 올라 있는 한 대극장 라이선스 뮤지컬을 골랐지만 속이 개운치 않다. 투자자 B씨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투자 제의는 물밀듯 들어오지만 작품의 유료관객 수와 매출액 등이 공개되지 않아 판단이 어렵다. 공연기획사 C는 울상이다. 자사의 소극장 창작뮤지컬이 호평을 받으며 흥행 중이지만 공식 통계가 없으니 이를 알리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영화와 달리 뮤지컬은 관객 수 같은 기초적인 자료를 제시하는 통계가 없다. 관객들이 찾고 수익을 내는 작품과 그렇지 않은 작품이 구별되지 않으면서 뮤지컬 시장의 건강한 성장을 저해한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전산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고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시범사업이 첫걸음을 뗐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예술가의 집에서 공연예술통합전산망 구축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통합전산망 시범사업이 시행된 후 정부와 공연계 인사들이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인 것이다. 이 자리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통합전산망의 필요성에 대해 한목소리로 동의했다. 박민선 CJ E&M 공연사업부문 부장은 “공연사업이 수치화되면 일시적으로 투자가 위축될 수 있지만 반드시 대면해야 하는 성장통”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에 있어서는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시범사업을 시작한 통합전산망은 개별 작품의 관객 수 등의 데이터를 통합해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뮤지컬협회는 통합전산망의 밑그림으로 ‘좌석 공유제’를 제시했다. 설도윤 한국뮤지컬협회장은 “인터파크 등 예매대행사와 개별 극장, 공연기획사 등의 예매·발권 시스템을 연동해 어디에서든 동일한 좌석을 예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좀 더 적은 비용으로 통합전산망을 구축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의견이 분분한 이면에는 공연계의 해묵은 과제들이 깔려 있다. 뮤지컬협회가 ‘좌석공유제’를 제안하고 나선 것은 인터파크의 예매대행 시장 독점 문제와 관련이 있다. 예매대행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인터파크는 공연기획사에 선급금을 지급하는 대신 해당 회사의 공연 좌석을 독점하거나 좋은 좌석을 대거 확보해 판매해 왔다. 뮤지컬협회는 인터파크의 독점이 신규 고객 확대와 시장의 성장을 저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종규 인터파크 상무는 “(공연기획사가) 판매를 의뢰할 때 판매대행사도 기능하는 것”이라면서 “좌석연동제도 일부 이뤄지고 있지만 100% 연동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반박했다. 공연기획사들이 자료를 선뜻 공개하기 어렵다는 점도 참여 유도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공연기획사들은 투자금을 최대한 끌어들여 뮤지컬을 무대에 올린 뒤, 흥행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투자 원금을 회수하기 위해 재공연을 해왔다. 흥행에 실패한 공연의 손익계산서가 공개되면 재공연에서의 관객 동원은 물론 투자 유치에도 치명적이다. 원종원 뮤지컬평론가는 “공연계가 희생을 감내하고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끌어들이는 데에 당근과 채찍이 동시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박해의 흔적 보며 화해를 떠올리고… 천국의 門을 보며 마음의 門을 연다

    박해의 흔적 보며 화해를 떠올리고… 천국의 門을 보며 마음의 門을 연다

    오는 14~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기념해 다채로운 전시가 마련됐다. 전시를 통해 교황의 행적은 물론 한국 천주교의 역사와 유물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124위 순교자 시복식에 앞서 서울 서소문 성지를 찾는다. 정약종과 황사영, 한국 교회의 첫 여성 회장인 강완숙 등 시복 대상자 27위가 이곳에서 순교했기 때문이다. 서소문에 자리한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지난 8일부터 특별전인 ‘서소문·동소문 별곡’이 열리고 있다. 오는 10월 31일까지 이어지는 특별전은 천주교 관련 근대유물 400여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한국 천주교 사상 최대 규모의 전시다. 전시는 ‘두 성문이 지켜본 천주교 230년의 이야기’란 부제를 달고 조선 후기 신유박해 때 많은 순교자가 처형된 서소문 일대와 1909년 성 베네딕도회의 수도원이 설립된 동소문(지금의 혜화동) 일대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베네딕도 왜관수도원, 상트 오틸리엔 선교박물관 등이 공동 주최로 나서 김대건 신부의 묘비석과 관, 정하상의 상재상서, 정약용의 십자가, 기해일기 등 교회사·시대사와 관련된 유물들을 내놓았다. 왜관수도원은 1915년 명동성당에 설치됐던 옛 강론대와 1911년 제작된 백동수도원의 현관문 등을 전시한다. 또 상트 오틸리엔 선교박물관은 조선시대 갑옷 등 34점의 한국 관련 유물을 처음 공개했다. 전시의 백미는 로마교황청이 소장한 ‘황사영 백서’. 서소문에서 순교한 황사영이 신유박해의 전말과 대응책을 흰 비단에 적어 중국 베이징의 구베아 주교에게 전달하려던 일종의 밀서다. 행마다 110여자씩 122행을 적어 글자 수만 무려 1만 3311자에 이른다. 1894년 의금부의 옛 문서들을 소각할 때 우연히 발견돼 당시 조선교구장이던 뮈텔 주교의 손을 거쳐 교황 비오 11세에게 전달됐다. 박물관 측은 “한국 천주교회사의 기념비적 유물로 신앙의 자유를 획득하는 방안에 대한 평신도 황사영의 고민이 잘 담겨 있다”고 전했다. 최근 서울 잠원동 성당이 경매에서 구입해 서울대교구에 기증한 안중근 의사의 유묵 ‘경천’(敬天)도 나왔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안중근은 하느님을 공경하라는 뜻에서 생전 ‘경천’이란 글귀를 자주 썼다. 처형장에 들어설 때도 10여분간 기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유묵은 1910년 3월 뤼순 감옥에서 사형 집행을 앞두고 일본인 간수의 부탁을 받아 쓴 글씨다. ‘대한국인 안중근서’라는 한자와 오른손 약지를 단지한 손도장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15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개막하는 ‘천국의 문’ 특별전은 정·관계와 학계를 아우르는 ‘천국의 문 전시추진위원회’가 마련했다. 교황이 직접 사용했던 의복과 성물을 비롯해 피렌체 두오모 성당과 세계 3대 박물관인 바티칸 박물관이 소장한 도나텔로, 피사노 등 거장들의 작품과 유물 90여점이 나온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시대의 거장인 로렌초 기베르티가 15세기에 20여년간 제작한 ‘천국의 문’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천국은 문’은 이탈리아 피렌체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에 속한 세례당의 동문으로, 높이 7m의 문에 청동 재질의 장식판 10개를 달았다. 천지창조, 노아의 방주, 아브라함과 이삭, 다윗과 골리앗 등 구약성서의 주요 인물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풀어냈다. 서울신문 주최로 1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전시장에서 열리는 사진전 ‘헬로, 프란치스코!’도 연일 화제다. 전시에는 지난해 3월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이후부터 지금까지 교황과 관련된 150여점의 사진이 전시되고 있다. 특별전은 한국 천주교의 발원지인 서울 명동에서도 이어진다. 천주교 교황 방한준비위원회 문화행사분과는 19일까지 명동 가톨릭회관 평화화랑에서 ‘일어나 비추어라’전을 개최한다. 서울가톨릭미술가회 회원과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추천 미술가 등 72명이 참여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방한준비위원회는 17일까지 서울 명동성당 성모동산에서 다문화가정의 묵상글을 전시하는 ‘다문화가정 묵상글 축제‘도 연다. 필리핀, 몽골, 중국, 과테말라 등 14개국 출신 다문화가정 주부와 노동자 50여명이 신앙을 고백하는 글을 썼다. 이 밖에 명동성당 바오로 교육관에선 ‘한국근대성모성화’ 특별전이 22일까지 열린다. 이 땅에 천주교가 뿌리내린 과정을 미술로 보여 준다. 방한준비위원회 문화행사분과 위원장인 박규흠 신부는 “이번 전시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특별히 사랑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잘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경찰대 전성시대/오승호 논설위원

    경찰청 발족 초창기 경찰 요직의 대부분은 간부후보생들이 차지했다. 1990년대 초에는 간부후보 14기 전성시대였다. 13개 전국지방경찰청장 가운데 7명이 14기생이었다. 경찰대학이 주력 부대로 자리 잡기 이전에는 간부후보생, 고시, 학사경사, 군출신, 비(非)간부 출신이 경찰 5대 인맥을 형성했다. 주류는 매년 40~60명을 선발했던 간부후보생이었다. 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성한 경찰청장은 1983년 간부후보 31기로 경찰에 입문했다. 올해 간부후보생 채용시험에서는 남자 28대1, 여자 4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행정·외무고시나 사법시험에 합격해 경정으로 특채되는 고시 출신들은 경찰에서는 엘리트로 자부심이 강했지만 수적으로 열세를 면치 못했다. 2010년에는 사시 출신 3명을 뽑는 데 112명이 지원, 37.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인기다. 강희락 전 경찰청장은 사시 출신 첫 청장이다. 7·30 재·보선에서 전략공천으로 국회의원으로 변신한 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도 사시 출신이다. 역대 18명의 경찰청장 가운데 고시 출신은 행시 6명, 외시 2명, 사시 1명 등 모두 9명이다. 조현오·허준영 전 청장은 외시 출신이다. 경찰대 출신 첫 경찰 수장이 곧 탄생할 예정이다. 1981년 제1기생이 입학한 이후 33년 만이다. 2기 출신인 강신명 서울경찰청장이 청문회를 통과해 경찰청장이 되면 경찰대 출신의 조직 장악력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간부 조직이 경찰대와 비경찰대로 양분되다시피하면서 경무관 이상 경찰대 1기 출신 고위직 인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관심이다. 지난해 9월 현재 경찰공무원 10만 3655명 가운데 경찰대 출신은 2885명으로 간부후보생 1392명의 2배를 웃돈다. 고시 출신은 59명이다. 경찰의 별이라 할 수 있는 경무관 이상 75명 가운데 경찰대 출신은 절반에 가까운 34명이나 된다. 간부후보 출신들이 고위직의 절반가량을 차지, 동기생들끼리 치열한 승진 경쟁을 벌였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경찰대는 사법시험 합격생 배출 순위에서도 10위권에 든다.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는 경찰 개혁 방안의 하나로 경찰대 폐지 문제를 언급해 논란을 벌인 적이 있다. 경찰대 출신들이 요직을 독점하고 파벌을 만든다는 것이 이유였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와 정치권에서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자치경찰제 도입을 추진하는 등 경찰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커지고 있다. 경찰은 조직 혁신 등을 통해 민생치안을 확립하는 등 봉사행정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 그럴 때 해묵은 과제인 수사권 독립 문제도 원만하게 풀 수 있을 것이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40년간 화폭에 노송 담아 온 이영복 화백

    [김문이 만난사람] 40년간 화폭에 노송 담아 온 이영복 화백

    기품이 당당하다. 스스로 길지(吉地)에서 생기와 절개를 묵묵히 뿌리내린다. 천년 세월, 어떤 모진 비바람도 견딘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그랬다. 거친 우리 민족사를 도도히 지켜왔다. 조선시대에는 소나무를 ‘생명의 나무’로 여겼다. 퇴계 이황은 34세 나이에 이렇게 읊었다. ‘바위 위에 자란 천년 묵은 저 불로송/ 검푸른 비늘같이 쭈글쭈글한 껍질 마치 날아 뛰는 용의 기세로다/ 밑이 안 보이는 끝없는 절벽 위에 우뚝 자라난 소나무/ 높은 하늘 쓸어내고 험준한 산봉을 찍어 누를 듯~/ 한겨울 눈서리에도 까닭 없이 지내노라’ 소나무가 가진 장쾌한 기운이 그대로 살아있는 느낌이다. ‘추위가 온 뒤에 그 푸르름을 더한다’는 소나무는 예로부터 나무 중에 으뜸으로 여겼다. 소나무는 한자로 송(松)이다. 흥미로운 일화가 전해져 온다.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한 직후 군대를 이끌고 산길을 가다가 갑자기 소나기를 만났다. 진시황은 엉겁결에 주변에 있는 큰 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했다. 비가 그친 후 나무를 자세히 쳐다보니 마치 용틀임하는 자세였다. 진시황은 소낙비를 가려준 고마움으로 공(公)이라는 벼슬을 내렸다. 그래서 나무 목(木)에 공(公)이 더해져 송(松)이 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벼슬을 받은 소나무는 ‘정이품송’으로 속리산에 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소나무를 좋아한다. 산야 어디를 가든 만날 수 있는 것이 소나무이기도 하고 풍광이 뛰어난 곳에는 항상 소나무가 보란 듯이 의연하게 고고한 자태로 뽐을 내고 있다. 소나무를 예로부터 정절과 기개의 표상으로 삼아왔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주고받는 ‘시놀음’에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디 시뿐일까. 추사 김정희 ‘세한도’에 있는 소나무는 말 그대로 지조와 의리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창원(蒼園) 이영복(76) 화백은 40년 동안 전국의 고송과 노송을 찾아다니며 현장 스케치를 하고 그 기상과 기품을 오롯이 화폭에 담아와 우리나라의 대표적 ‘소나무 화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호 ‘창원’은 1970년대 초 이당 김은호 화백이 부채에 잉어 그림을 그려주면서 지어준 것이다. 그는 단순히 노송을 찾는 기행이 아니라 오랜 벗이나 스승을 찾아 떠나는 순례와 같은 여정을 통해 소나무와 교감을 이루어낸다는 점에서 쉽게 범접할 수 없는 경지의 화풍을 일구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나무를 즐겨 그리는 화가들이 적지 않은 현실에서 철저히 사생에 의한 ‘이 화백의 소나무’라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그는 작화(作畵)에 있어서 사실적 묘사보다는 그때그때 의취(意趣)와 의경(意境)에 따라 심상의 표현에 중점을 두는 것이 그만의 독특한 화풍이다. 미술평론가 오광수는 “그의 그림에서 리얼리티가 높은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단순히 그렸다기보다 화면에서 살아 걸어나오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렇듯 뻗고 휘어지는 필법의 묘를 스스로 취하고, 자연과의 합일을 통해 소나무를 되살리는 구체적 실천을 일관되게 추구해왔다. 지금까지 13회 개인전, 그리고 수많은 단체전과 특별전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 특히 그는 1955년 중학교 3학년 때 제4회 국전에서 ‘홍성교외’라는 작품으로 입선, 당시 ‘천재 화가’라는 말을 들으며 화단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때 세운 국전 최연소 입선의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필운동에 있는 작업실을 찾았다. 입구에는 부인 염지윤씨가 운영하는 작은 공방이 자리하고 있었다. 작업실로 들어서자 ‘쌍룡송’ 그림이 맨 먼저 눈에 들어온다. 크기가 500호(400×190㎝)나 됐으며 한 소나무에서 두 마리의 용이 서로 엉켜 포효하는 위용에 저절로 압도된다. 20년 전 경북 영주시 순흥면에 있는 소수서원 주변 노송군락지에 갔다가 쌍룡송을 발견하고 감동을 받아 그림을 그리게 됐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우둔하고 바보스러우나/ 격조 높은 운필(運筆)을/ 담대하게’라는 글귀였다. 구부러지고 휘어짐이 자유로워 마치 운필의 묘미를 창출해내는 이 화백의 ‘붓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소나무와 관련된 한시 100여편을 따로 정리를 해놓았으며 틈이 날 때마다 한 편씩 꺼내 다시 읽어 보며 되새기곤 한다. 그중 ‘오직 법도를 엄격히 지킨 뒤에라야만 초신진변(超神盡變)하는 것이니 유법(有法)의 극이 무법(無法)으로 돌아가는 것이다’라는 추사의 글을 좋아한다. 무법으로 돌아간다는 뜻은 이미 있어온 많은 법들을 부단히 연마하면 새로운 법이 생긴다는 뜻이라고 풀이한다. 가끔 여러 단체에서 초청을 받아 강연을 할 때 이 같은 내용도 함께 설파한다. “저에게 소나무는 어떤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자 오랜 벗이기도 합니다. 충주 단호사에 있는 적룡송을 스승으로 여깁니다. 500여년이 된 소나무인데 노송이 갖고 있는 직선과 곡선이 잘 어우러지는 아주 훌륭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 개인전 때 ‘단호사 적룡송 서설’이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였습니다. 1년에 한 번 꼭 스승을 만나러 단호사에 가지요.” 단호사 적룡송 같은 웅험한 노송은 그림이 커야 제대로 살아나기 때문에 작심하고 600호(420×200㎝) 크기의 대작을 그리게 됐다고 설명한다. 이는 그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어떻게 해서 소나무와 인연을 맺었을까. 그는 충남 홍성군 홍북면 중계리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는 같은 마을 사는 고암 이응로 화백과 절친한 친구사이로 지냈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던 그는 마을이 월산과 용봉산 사이에 있어 자연스럽게 산을 배경으로 그림을 자주 그리게 됐다. 그러던 중학교 1학년 때 학원사가 주최하는 전국 중고미술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중3 때에는 학교 교사와 주위의 권유로 국전에 입선했고 화가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홍익대 미술대학에 진학하게 됐다. 대학 1학년 때 그는 잠시 이응로 선생의 원효로 집에서 유숙을 하게 된다. “그때가 1958년인가 그래요. 고암 선생이 후암동에 살다가 원효로 집으로 이사했지요. 고암 선생은 새벽에 일어나 대청에 앉아 늘 그림을 그렸습니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그림을 다 찢어버리곤 했는데 그 광경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안타깝게도 고암 선생이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는 바람에 더 이상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는 대학 재학 때 우리나라 화단의 큰 인물들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고암에 이어 대학 3학년 때에는 이당 김은호와 함께 한국 동양화의 토대를 이룬 청전 이상범을 학부 담임교수로, 4학년 때에는 운보 김기창 화백을 지도교수로 모시게 된다. 졸업 후에는 이당을 좋아하는 모임인 ‘후소회’의 총무를 맡아 이당과도 자연스럽게 친분을 맺는다. 당시 ‘후소회’ 회장은 운보였다. 2001년 운보가 세상을 떠나자 운보를 사랑하는 모임인 ‘운사회’를 결성하는 일에 앞장서게 된다. 지금은 ‘운사회’의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운보 선생은 현장 수업을 많이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전통에만 얽매이지 말고 전통과 현대를 잘 조화있게 하라’고 말씀하셨지요. 제 그림에 큰 영향을 주신 분이 바로 운보 선생입니다.” 대학 졸업 후 그는 홍성 주변의 풍경, 억새 등 산수화를 주로 그렸다. 또 산수화 속에는 소나무가 들어가야 제맛이 난다는 것을 알고 산수에 소나무 그림을 그려넣었다. 어릴 적 왕솔밭에 황새가 날아오는 모습도 그렸다. 그러다가 소나무가 가지고 있는 의연함에 새삼 느낌이 꽂혀 본격적으로 소나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전국의 고송과 노송이 있다는 곳을 찾아다니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그럴듯한 노송을 찾게 되면 2~3일 민박하면서 스케치를 하곤 했다. 아침과 낮, 그리고 저녁 때 바라보는 노송의 느낌을 담아내기 위해서였다. 요즘 같으면 사진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화백은 철저히 현장 위주로 노송과 교감을 했다. 이 같은 사생첩은 스케치북으로 수십권이나 된다. “소나무의 기상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칫 현대적으로 치우치다 보면 고절함과 기상을 잃어버릴 수가 있습니다. 소나무는 우연히 가늠하는 신묘한 몸체의 변화에 있습니다. 저는 사생을 통한 노송과 고송의 재구성에 역점을 두고 있지요. 복잡한 것보다 사유하는 철학적 소나무, 간결함과 고고함이 있는 소나무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늙어가면서 추하게 보이지만 소나무는 그 격조가 더욱 깊어집니다.” 이 화백은 사생을 전제로 하면서 온유하고 담백함을 일관되게 표출해왔다. 결국 자기만의 소나무를 창출해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대표적 소나무 작가로 꼽힌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작화 일기에 나오는 대목이다. ‘나는 오늘도 선현들께서 소나무를 의인화한 까닭을 생각하며 붓을 든다.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빗줄기에도 노송은 오늘도 의연함을 잃지 않고 있다.’ 앞으로 변함없는 붓의 여정을 말해주는 듯하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이영복 화백은 1938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났다. 홍성고를 나와 홍익대 미술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1955년 16살 때 국전에 최연소로 입선했다. 대학 때는 고암 이응로, 청전 이상범, 운보 김기창, 이당 김은호 등 당대를 풍미했던 화가들과 인연을 맺는다. 졸업 후에는 산수화를 그리다가 1974년부터 소나무 그림에만 몰두했다. 동아미술제 심사위원(1992·1998년), 서울 미술대전 추진위원(1998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한국화 분과위원장(2001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2001·2008년), 남농미술대전 심사위원(2011년) 등을 역임했다. 주요 초대전으로는 서울신문사 기획 동서양화(1986년), 한국현대미술전 국립현대미술관(1987~1992년), 한국방송공사 특별기획 KBS-TV미술관 방영작가전(1989년), 예술의전당 전관개관기념(1993년), 서울정도600주년기념 서울국제현대미술제(1994년) 등이 있으며 13회 개인전과 수십 차례 단체전에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자운/음양), 영남대학교 박물관(반구대), 타이베이 화강박물관(부귀도), 서울시립박물관(알터), 크리스찬 아카데미하우스(도봉영산) LG인력개발원(환희) 등에 소장돼 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고문, 운사회 고문,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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