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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액션 할배’ 감성까지 회춘

    돌아온 ‘액션 할배’ 감성까지 회춘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03년에 개봉한 ‘터미네이터3-라이즈 오브 더 머신’은 철학적 진화가 멈추고, 서사의 깊이를 확장시키지 못한다면 사람들은 더이상 이 영화 시리즈에 큰 관심을 보내지 않을 것임을 각인시켰다. 6년이 흐른 뒤 나온 ‘터미네이터-미래전쟁의 시작’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나마 시리즈의 상징인 아널드 슈워제네거마저 없다면 원조의 흉내만 낸, 그저 그런 아류 범작에 그침을 확인시켜주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또다시 6년이 흘렀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만 같던 ‘터미네이터’가 자신의 명대사 ‘아일비백(I’ll be back)’처럼 돌아왔다. ‘터미네이터-제니시스’는 형식적으로는 ‘터미네이터’의 5편이면서 서사와 철학의 승계라는 측면에서는 ‘터미네이터 3편’으로 통할 법하다. ‘3편 혹은 5편’에서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무려 칠순에 가까운 나이이건만 예전과 같이 뻣뻣하면서도 우직한 로봇 ‘T-800’으로 돌아왔고, 세기말의 암울했던 묵시록적 세계관은 새로운 세기의 희망적 대안으로 승계됐다. 여기에 따뜻한 가족적 감성까지 버무려냈다. 1984년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터미네이터’는 세기말의 막연한 불안을 밑자락에 깔고 있었다. 냉전적 대결 구도 속 핵전쟁에 대한 공포, 점점 의존도를 높여가는 기계에 대한 인간의 삶, 기후 변화로 비롯되는 자연의 재앙 등은 자연스럽게 묵시록적 세계관과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터미네이터’에 사람들은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1991년 역시 캐머런 감독이 연출한 ‘터미네이터2-심판의 날’은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며 SF영화의 살아 있는 고전으로 자리잡게 됐다. 12년 동안 범작으로 전락했다는 오명을 쓰고 있던 시리즈는 ‘3편 혹은 5편’에서 친숙한 등장인물을 또 다른 캐릭터로 변모시켰고, 극적으로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T-800은 사라 코너(에밀리아 클라크)와 더욱 친밀한 관계가 된다. T-800은 1984년이 아닌, 사라 코너가 부모가 살해된 9살 때로 더 거슬러 올라가 찾아와 일찌감치 인류와 로봇 군단의 전쟁에 대비한다. 이 덕분에 사라 코너는 카일 리스(제이 코트니)가 미래에서 찾아왔을 때 1편의 유약한 식당 종업원이 아니라 이미 강인한 여전사로 정립된 상태다. T-800은 ‘팝스’라는 이름까지 부여받으며 사라 코너의 ‘전투적 멘토’일 뿐 아니라 삶과 인생 자체의 보호자로 관계 지어진다. 젊은 카일 리스와 백발의 주름살 T-800이 끊임없이 투닥거리며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은 전형적인 예비 사위와 예비 장인이 벌이는 갈등의 모양새다. 이와 함께 시간이 흐른 뒤 2029년의 존 코너(제이슨 클라크) 역시 인류를 구원하려는 일념만을 가진 총사령관이 아니게 된다. 2029년에서 1984년으로, 다시 2017년으로 시간을 넘나드는 과정은 1편과 2편의 서사와 사건을 아우르며 펼쳐진다. 여러 서사적 가능성을 담아내고, 더욱 풍성하게 살을 붙여간다. 영화 속 33년은 눈 깜짝할 순간에 흘러간다. 피부 세포만 노화해 백발로 변하고 주름이 늘어난 T-800의 모습을 보여주며 “늙지 않았고, 아직 쓸모 있다”는 말을 여전히 되뇐다. 하지만 기계는 세월의 무게만큼 낡아졌고, 대신 초기에 역할과 목적으로 입력되지 않았음에도 애틋함과 그리움 등 감성을 배어냈다. ‘심판의 날’이 1997년이 아닌, 2017년이었고 이를 위해 T-800, T-1000을 뛰어넘는 완전체에 가까운 또 다른 로봇 T-3000이 과거로 오게 된다. 다만 타임슬립을 소재 또는 주제로 다루는 영화가 빠질 수밖에 없는 논리적 완결성과의 싸움만큼은 피할 수 없다. 모든 파멸을 막아낸 뒤에도 스스로 무한 반복의 타임 패러독스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은 논리적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자 후속 시리즈의 가능성을 열어 놓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이병헌이 T-1000으로 나와 비록 대사는 한마디뿐이지만 30여분 동안 제법 비중 있는 악당 로봇 역할을 해낸다. 2일 개봉. 15세 관람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사라진 단성사로 본 108년 극장史

    근·현대 영화사에서 극장은 단순히 영화를 상영하는 곳을 넘어 영화 문화의 상징적인 장소였다. 특히 1970~80년대 서울 종로 3가 주변의 단성사, 피카디리, 서울극장은 영화의 메카로 통했다. 화제작이 상영되는 날이면 영화관마다 티켓 창구에는 관객들이 길게 줄을 서고 암표상들이 등장하는 풍경이 심심찮게 벌어졌다. 1907년 서울 종로에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영화관 단성사는 한국 영화사에서 기념비적인 장소다. 1919년 한국 최초의 영화 ‘의리적 구토’가 상영됐으며, 1926년에는 국내 최초의 극 영화인 나운규의 ‘아리랑’이 이곳에서 관객들과 만났다. 영화뿐만 아니라 연극, 음악, 무용 발표회가 열리기도 했다. 1977년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장미희, 신성일 주연의 ‘겨울여자’를 상영했고 한국 영화로는 처음 100만 관객 시대를 연 ‘서편제’를 상영해 한국영화 부흥의 중심지가 됐다. 단성사는 건너편에 마주한 피카디리 극장과 퇴계로에 자리한 대한극장과 함께 대형 개봉관의 전통을 이어 갔다. 1960년 단성사 맞은편에 문을 연 반도극장은 1962년 피카디리 극장으로 이름을 바꾼 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세련되고 트렌디한 극장으로 인기를 끌었다. 1978년 합동영화사가 세기극장을 인수해 이듬해 서울극장으로 상호를 바꿔 개관한 서울극장은 1980년대 한국 영화의 전성기와 궤를 같이했다. 다양한 상업영화와 만화영화가 이곳에서 관객들과 만났다. 1956년 충무로에 개관한 대한극장은 당시 국내 최초로 70mm 영사기를 도입해 ‘벤허’, ‘사운드 오브 뮤직’, ‘마지막 황제’ 등 대작 위주의 작품을 상영했으며, 146만명의 연 최다 관객 동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957년 문을 연 명보극장은 ‘미워도 다시 한번 80’ 등으로 3년 연속 한국 영화 최다 관객동원을 기록했다. ‘지옥의 묵시록’, ‘빠삐용’ 등 인기 외화를 국내에 소개한 곳도 명보극장이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극장들도 있다. 1913년 서울 을지로에 세워진 국도극장은 일제 강점기 일본인이 황금연예관이란 이름으로 세운 영화관인데 1999년 호텔로 재건축되면서 폐관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 스카라극장(옛 수도극장·1935년)은 등록문화재 지정을 앞두고 철거가 감행돼 사라지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사설] 세월호 진상 규명 피해갈 생각 말라

    지난해 봄 우리는 그야말로 지옥의 묵시록에나 등장할 법한 대참사를 두 눈 멀겋게 뜨고 바라만 봐야 했다. 다시 되뇌기도 두려운 세월호 비극이다. 304명의 목숨이 희생됐다. 혹자는 세월호 참사를 한국전쟁과 맞먹는 상흔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세월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새로워지는 트라우마를 생각하면 그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천재지변 같은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속절없이 당한 비극이기에 우리의 상처는 더욱 크고 아쉬움 또한 더욱 깊은 것이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 1주년이 다 돼 가는 지금 우리가 내놓은 선후책(善後策)이란 정말 지질하기 짝이 없다. 전 국민적인 비극 앞에서 패가 갈려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정말 자괴감이 들게 할 정도다. ‘4·16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기구 규모와 예산, 구성 면면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해양수산부가 제시한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에 따르면 특위의 정원은 세월호특별법에 명시된 120명보다 30명이 적은 90명이다. ‘국’이 ‘과’로 격하되는 등 조직 또한 크게 축소됐다. 우리는 단순히 정원이 줄어들고 조직의 규모가 작아졌다고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석태 세월호특위 위원장도 지적했듯 각 소위원회의 기획조정 업무를 기획조정실장과 기획총괄담당관 등 해수부 공무원이 담당하고 진상규명 업무도 정부의 조사 결과를 분석하는 것으로 한정한다면 문제가 없지 않다고 본다. 이처럼 공무원이 힘을 받는 시스템 아래서는 누구도 정부의 직간접적인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관제 기구화’의 우려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무릇 진상 조사의 성패는 얼마나 독립성과 객관성을 가지고 조사에 임해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다분히 일방통행적인 정부안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진상 조사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는 ‘특위 무력화’안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해수부는 특위와 긴밀히 협의를 하고 입법예고에 앞서 정부의 시행령안을 보내 의견을 수렴하는 최소한의 절차조차 생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식이라면 세월호 진상 규명을 통한 국민 통합은커녕 그러지 않아도 갈라질 대로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더욱 찢어 놓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세월호특위를 두고 온갖 험한 말들이 나돌았다. 일각에서 주장하듯 세월호특위 일부가 무슨 벼슬이라도 한 듯 과도한 인력과 예산 등을 요구하며 ‘완장질’을 하는 것이라면 분명 문제다. 하지만 이른바 친박 실세라 불리는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세월호특위를 ‘세금 도둑’이니 ‘탐욕의 결정체’니 하며 제 하고 싶은 대로 ‘뻘소리’를 쏟아내는 판국이니 과연 세월호 진상 규명 의지가 있기는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진정으로 세월호의 아픔을 이해하는 바탕에서 진상을 규명하고자 한다면 이제라도 특위에 대한 국민 여론을 제대로 수렴해야 한다. 특위에 보다 분명한 권한과 책임이 주어져야 세월호의 진상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무게를 감안하면 최소한의 국민적 컨센서스라도 이뤄 내야 한다. 정부의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은 다시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화두/조수옥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화두/조수옥

    화두/조수옥 나무는 제 몸속을 운행하는 동안 생의 절정에서 출혈을 한다 그것은 소멸을 향하는 반란이자 환생의 묵시록이다 겨울이 오면 삭발하고 삭풍에 몸 곧추세우며 길 떠나는 나무 붙잡지 마라 묵언정진 소생의 길이다
  • 소개합니다 ‘히든 소설가 챔피언’

    소개합니다 ‘히든 소설가 챔피언’

    신춘문예 등단의 바늘 관문을 거친 새내기 문인들이 주목받는 이즈음. 출발점에서의 포부나 기대와 다르게 많은 글꾼들이 문단과 대중의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탄탄한 실력을 갖췄는데도 관심권에서 비껴나 있는 소설·시 부문의 숨은 보석들을 돌아본다. 먼저 문학평론가 10명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소설가들은 누구일까. 조정래, 황석영, 김홍신, 신경숙, 김훈…. 올해 두말이 필요 없는 대형 작가들의 작품이 잇따라 출간될 예정이다. 문단과 대중의 호평을 받는 박민규, 편혜영, 김애란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발간을 앞두고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귀환이다. 하지만 이들에 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숨은 보석’들도 있다. 문단의 유행에 휘둘리지 않는 실험정신으로 문학을 살찌우고 그 영역을 넓히는 작가들이다. 문학평론가 김미현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와 김동식 인하대 국문과 교수는 조현을 꼽았다. 그는 2008년 등단 후 소설집 ‘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를 냈다. 2000년 이후 한국 문학의 중요한 전통인 사실주의나 체험·실존적 문학 경향에서 벗어나 지적인 허구 세계를 지속적으로 탐구해 오고 있다. 김미현 교수는 “역사마저도 상상의 것으로 인위적으로 만드는 등 상상력만으로 쓰는 소설을 시도한 작가”라고 평가했다. 김동식 교수는 “현실이나 삶에 집착하기보다는 지구 밖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바깥의 사고와 상상력을 추구하면서 B급 문화와 하위 문화의 감수성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다양한 글쓰기 실험도 돋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수정 명지대 문창과 교수는 기준영, 김형중 조선대 국문과 교수는 서준환을 각각 들었다. 기준영은 최근 첫 소설집 ‘연애소설’을 냈다. 20, 30대 도시 남녀의 미묘한 심리나 일상 묘사가 뛰어나다. 기술적인 역량과 당대 문제를 포착하는 감각도 탁월하다. 신 교수는 “대중적인 주제인 연애나 도시 남녀의 일상을 굉장히 세련되면서도 소설 언어만이 포착할 수 있는 내밀한 경지로 끌어올렸다”고 평했다. 다만 “대중적인 관점에서 봤을 땐 다소 어렵고 비평가 입장에선 주제가 대중적이라 조명을 못 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준환은 관념소설의 일가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문학사를 보면 철학이나 형이상학적 세계를 다루는 관념소설의 계보가 형성되지 못했다. 김 교수는 “서준환은 대다수 작가들과 달리 철학적인 자기 세계를 구축해 보여 주고 있다. 난해하지만 철학적으로 분석해 볼 만하다”고 했다. 함돈균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는 조하형을, 우찬제 서강대 국문과 교수는 조해진을 거론했다. 문단에서 ‘은둔형 작가’로 통하는 조하형은 묵시록적 상상력, 미래도시의 감각 등 SF소설의 장르 문학적 성격을 본격 문학과 결합시킨 소설을 추구한다. 함 교수는 “주목할 만한 강력한 문학적 에너지를 갖고 있지만 시대 흐름보다 일찍 장르 문학적 성격의 소설을 선보여 묻혀 버린 감이 없지 않다”며 “흐름의 선구성, 장르 문학의 본격 문학과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재조명을 받을 만하다”고 강조했다. 조해진은 우리 시대의 소수자들과 상처받은 자들의 언어를 지속적으로 형상화해 왔다. 우 교수는 “꾸준히 자기 세계를 천착해 오면서 미학성과 사회성 사이의 균형을 찾아 나가고 있다”며 “시대에 대한 문제 의식이나 학문적 성찰을 사려 깊은 언어로 잘 표현한다”고 했다. 이광호 서울예대 문창과 교수와 조연정 평론가는 윤이형을 꼽았다. 윤이형은 소설가 이제하의 딸이다. SF 색채의 상상력이 뛰어나다. 최근 동성애를 다룬 단편 ‘루카’를 발표했다. 이 교수는 “기존 SF나 동성애를 다룬 작품처럼 앞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상상력과 감수성을 발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 평론가는 “문명사적 시각의 넓이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최근 수작들을 발표하고 있다”며 “공동체 안에서의 개인 문제뿐 아니라 개별 인간들 사이의 관계도 섬세한 문장으로 잘 묘사한다”고 평했다. 유성호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이상운을, 이경재 숭실대 국문과 교수는 유현산을 꼽았다. 유 교수는 “이상운은 소설이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재미와 페이소스를 동시에 지닌 본격 장편 작가”라며 “너무 본격적이라 평단의 조명을 받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 교수는 “유현산은 장르 문학적 상상력으로 한국 사회의 가장 첨예한 문제 지점을 타격하는 작가”라고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신춘문예 시 당선작 심사평] 죽음의 사건을 환기하며 시대의 음화 그려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심사평] 죽음의 사건을 환기하며 시대의 음화 그려내

    사회 전체가 죽음의 사건들에 침잠된 탓인지 올해 투고작들은 전반적으로 어둡고 무거운 느낌이었다. 몽환적이고 묵시록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작품들도 많았다. 이 죽음의 시대에 시는 현실적인 응전이나 전망을 보여주기보다는 그 내상(內傷)을 깊이 앓으며 치러내는 제의적 행위에 가까운 것일까. 그러나 이런 현상이 한편으로는 죽음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나 패배의식의 반영으로 보이기도 한다. 당선작인 최은묵의 ‘키워드’ 역시 ‘죽은 우물’을 중심으로 우리 시대의 음화(陰畵)를 그려내고 있다. 이미지가 지나치게 모호해서 소통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고도의 암시성은 시에 있어서 결함보다는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는 세월호를 비롯해 죽음의 사건들을 환기하면서 그것을 상징화된 제의로 감싸안는다. 나머지 시들에서도 어딘가 깨지고 부서지고 불구화되고 불모화된 존재들이 그려내는 고통과 폐허의 풍경은 하나의 세계를 이루었다고 할 만하다. 당선작과 함께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작품은 서진배의 ‘고립한다’였다. 이 시는 ‘고립’에 대한 사유를 ‘벽’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밀고나가 개성적인 존재론에 이르고 있는데, 특히 ‘고립되다’의 수동성을 ‘고립하다’의 능동성으로 전환해내는 인식의 힘이 좋았다. 하지만 산문적인 어투나 언어의 긴장을 잃어버린 대목들이 눈에 띄고 나머지 작품의 밀도가 뒷받침되지 못했다. 이 밖에도 유니크한 발상과 탄력적인 리듬을 보여준 김창훈의 ‘스핑크스의 그림자’, 대상의 기미를 섬세하게 알아차리고 그것을 감각적으로 잘 풀어낸 이정오의 ‘멀다’ 등도 좋게 읽었다. 당선자에게는 진심 어린 축하를, 나머지 세 분에게는 격려와 기대의 마음을 전한다.
  • 사학비리 공익제보 안종훈씨 ‘올해의 호루라기’

    사립학교 내부비리를 공익제보한 안종훈씨가 2014 올해의 호루라기상을 받았다. 재단법인 호루라기(이사장 이영기 변호사)는 4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1층 산다미아노 카페에서 ‘2014 올해의 호루라기’ 시상식을 열었다. 호루라기 언론상은 ‘뉴스타파’ 특별기획 ‘원전묵시록2014’ 취재팀, 호루라기 인권상은 윤 일병 집단구타 사망사건 핵심 증언자, 올해의 호루라기 특별상은 영화 ‘제보자’의 제작사 ‘영화사 수박’에 각각 돌아갔다. 재단은 제약회사의 보험약가 편취 등 의혹을 제기한 공익제보자의 자녀 2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안씨는 이날 상금 200만원을 도심 고공 농성 투쟁을 20여일째 벌이는 씨앤앰(C&M) 해고노동자들에게 전달했다. 안씨는 “정당한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활동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공익적 활동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제게 보내 주신 사회적 관심과 격려를 희망연대노동조합과 함께 하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올 호루라기상에 ‘사학비리 제보’ 안종훈 前교사 “보복성 파면당해… 복직 투쟁 중”

    올 호루라기상에 ‘사학비리 제보’ 안종훈 前교사 “보복성 파면당해… 복직 투쟁 중”

    지난 8월 서울 동구마케팅고 국어교사 안종훈(42)씨는 느닷없이 파면 통보를 받았다. 사유는 ‘학생 등교지도 불이행’, ‘불성실한 근태’ 등이었다. 안씨는 “내가 ‘사학비리 제보교사’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2년 전 그는 학교와 동구학원 재단의 내부 비리를 감독기관인 서울시교육청에 제보했던 터였다. 이사장과 학교 행정실장의 업무상 배임, 횡령 의혹에 대해 특별감사를 요청했다. 교육청은 인사·회계·시설 분야에서 17건의 비위를 찾아내 관련자 12명에게 징계를 내렸다. 안씨는 파면에 대해 소청심사를 청구해 현재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그는 “학교 측이 터무니없는 보복을 했다”며 “용기를 내서 내부고발을 한 사람들이 조직에서 쫓겨나게 되는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순 없는 만큼 내부 고발자들을 위해 끝까지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익제보단체 호루라기재단은 ‘올해의 호루라기상’ 수상자로 안씨를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지문 호루라기재단 상임이사는 “사학재단 내부 고발자들이 겪는 어려운 상황을 알리고 법적 보호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차원에서 선정했다”고 말했다. 인권침해 구제와 인권의식 신장에 기여한 자에게 수여하는 ‘호루라기 인권상’은 공분을 산 ‘윤 일병 사건’에서 가해자들의 가혹행위를 증언한 김모(당시 일병)씨에게 돌아갔다. 김씨는 윤 일병이 의무대에서 폭행당하고 숨지는 전 과정을 지켜본 핵심 목격자로, 군 당국의 방해에도 진실을 알리고자 윤 일병 가족과 접촉하려 노력했다. 김씨의 용기 있는 증언으로 가해자 중 주범은 결국 징역 4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밖에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의 ‘원전묵시록’ 취재팀은 핵발전소의 안전관리 문제를 집중 보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호루라기 언론상’ 수상자가 됐다. ‘호루라기 특별상’ 수상자는 황우석 사건을 다룬 영화 ‘제보자’의 제작사 ‘수박’(대표 신범수)이 뽑혔다. 시상식은 4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지구 블랙홀 상대성 이론 목숨 건 인류의 희망…엉덩이 안 아픈 169분 영화

    지구 블랙홀 상대성 이론 목숨 건 인류의 희망…엉덩이 안 아픈 169분 영화

    이것은 영화 ‘인터스텔라’에 대한 스포일러입니다. 줄거리를 미리 알고 보는 것에 진절머리를 내거나 짜증이 날 것 같다면 이쯤에서 슬며시 덮는 게 서로를 위해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꼭 돌아오겠다” 기약 없는 약속만 남긴 우주비행 영화의 대강은 이렇습니다. ‘지구는 점점 인간이 살 수 없는 별이 되어 간다. 전 세계적으로 옥수수 외에는 먹을거리가 없어진다. 지독한 황사가 시도 때도 없이 불어닥친다. 인류는 서서히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해체한 줄 알았던 미항공우주국(NASA)은 비밀리에 존재하고 있었고,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다른 행성을 찾아 탐사팀을 파견했다. 전직 우주비행사인 남자 주인공은 인류의 생존을 걸고 최후의 우주 비행을 떠나야 한다. 어린 딸에게 “꼭 돌아오겠다”는 기약 없는 약속만 남긴 채 우주선에 올라탄다. 그리고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천신만고의 어려움을 겪은 뒤 결국 딸을 다시 만나고, 인류는 평화로이 존속할 수 있게 된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을 다 설명했습니다. 인간의 탐욕을 상징하는 악인이 등장해서 선과 악의 대결 구도를 만들고, 주인공은 인류 구원의 대의명분으로 영웅적 투쟁을 선보이고, 또 디스토피아에 대한 적당한 묵시록과 막연하지만 여전한 희망 등을 보태고, 여기에 그럴싸한 우주 공간 그래픽을 덧입히면 되는, 그런 영화처럼 보이죠. ●일반 상대성 이론·웜홀·중력장 등 과학이론들 아닙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답니다. ‘인터스텔라’는 바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만든 영화라는 사실입니다. 네? 크리스토퍼 놀란을 모르신다고요? 음, 간단히 설명하면 그는 ‘메멘토’, ‘인셉션’, ‘다크나이트’ 등을 만든 세계적인 거장입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크리스토퍼 놀란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영화감독”이라고 딱 잘라 말하더군요. 그는 할리우드 영화의 진부한 공식을 찬란하게 빛나면서도 오밀조밀한 이야기로 바꿔내고, 정교한 과학이론을 단순한 영화의 포장지처럼 쓰지 않고 영화 속 삶의 한 부분으로 만들어내는 귀재예요. 엉덩이 아프다는 느낌을 가질 새도 없이 169분의 상영 시간은 끝나고 말지요. 재미가 없다면 세 시간이 아니라 한 시간짜리 영화를 보는 것도 고역일 텐데 말이죠. ‘시간의 상대성 이론’이라고나 할까요? 놀란 감독은 실제로도 이번 영화에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접목해 ‘웜홀을 통한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상황을 구현합니다. ‘상대성 이론’과 같은 골치 아픈 개념의 등장에도 당황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1915년 아인슈타인은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발표했습니다. 강한 중력장(중력이 영향을 미치는 공간) 속에서는 시간이 늦게 흐른다는 것, 강한 중력장을 지나는 빛은 적색편이가 생긴다는 것, 강한 중력장 부근을 지나는 빛은 렌즈 속을 지나는 빛처럼 휘어진다는 것 등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하나로 합쳐 시공간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완성한 것이지요. 여기에서 시공이 변형되는 블랙홀(웜홀)의 존재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딸에게 보내는 따뜻한 아빠의 메시지 좀 어렵긴 하네요. ‘인터스텔라’를 보면 오히려 이해가 쉽습니다. 따뜻한 아빠이자 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어깨에 짊어진 쿠퍼(매슈 매코너헤이)는 우주선의 연료가 떨어져가자 마지막 모험을 감행합니다. 시간과 거리를 단축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블랙홀을 통과하기로 결심합니다. 빠르게 회전하는 블랙홀과 중력 렌즈에 맞춰 회전하면서 ‘5차원의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이지요. 거기에서 그가 만난 시간과 공간은 3차원 지구입니다. 과거 속 어린 딸 머피를 자신의 2층 서재 너머에서 보며 미래의 쿠퍼는 과거의 머피에게 간절한 방식으로 메시지를 타전합니다. 머피에게는 이미 익숙했지만, 아직까지 눈치채지 못했던 방식의 메시지이지요. ●얼음 행성·우주 풍광 등 볼거리도 흥미진진 이 밖에도 광활한 우주 풍광, 구름조차 얼어버리는 얼음의 행성, 1시간이 지구의 7년에 해당되는 행성 등 볼거리도 풍성하답니다. 영화 끄트머리 새 행성에서 새로 찾은 인간의 희망이 과연 얼마 동안 인간을 구원하게 할 것인지 또한 성찰하게 합니다. 스포일러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미리 준비해서 보지 않으면 자칫 영화를 두 번 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거든요. 물론 처음 볼 때 어리둥절함 속 흥미진진함에 주목하고, 두 번째는 하나씩 놓쳤던 것 챙겨가는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그 역시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또 다른 스포일러는 애써 감춰뒀답니다. 아무튼 영화만큼은 꼭 보셨으면 합니다. 6일 개봉. 12세 관람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와인 잔을 든 감독을 아는 영화팬이라면...대단한 수준의 영화 전문가”

    영화제작자이자 감곡인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75)가 7월 31일(현지시간) 손녀 지아 코폴라(27)과 함께 캘리포니아 웨스트할리우드에 위치한 선셋 타워 호텔에 나란히 앉았다. 코폴라는 한 손에 와인을 들고 있다. 지아와 함께 한 이유는 와인 때문이다. 코폴라는 캘리포니아의 유명한 와이너리 가운데 한 곳인 나파벨리에 자신의 포도농장을 가지고 있다. 와이너리의 이름은 ‘지아 바이 지아 코폴라(Gia By Gia Coppola)’ 다. 코폴라와 지아는 이날 ‘지아 바이 지아 코폴라’라는 브랜드의 와인 출시를 위한 축하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지아 코폴라는 영화제작자이자 각본가, 배우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는 할리우드 최고의 명감독이다. 영화 ‘대부’ 시리즈를 비롯, ‘지옥의 묵시록’, ‘드라큐라’ 등을 직접 연출했다. 최근에는 영화 기획에 전념하고 있다. 지금껏 아카데미상 5번, 황금종려상 2번을 수상했다. 사진:ⓒ AFPBBNews=News1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타코 벨서 팬과 장난치는 톱배우 ‘찰리 쉰’ 영상 화제

    타코 벨서 팬과 장난치는 톱배우 ‘찰리 쉰’ 영상 화제

    타코 벨(Taco Bell: 미국 레스토랑 체인점으로 멕시코 요리를 취급하는 음식점)에서 만난 할리우드 배우 찰리 쉰(48)의 영상이 화제다. 지난 15일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에는 타코 벨 드라이브 스루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찰리 쉰의 모습이 보인다. 찰리 쉰을 본 뒷 차 운전자가 ‘빅팬’(Big Fan)이라고 소리치자 쉰이 차로 다가온다. 다소 술에 취한 쉰이 안부를 묻고 보조석에 탑승한 여성에게도 인사를 건넨다. 장난스런 쉰이 ‘저랑 싸울까요?’라 말을 건네자 차 안의 커플은 ‘노’라 대답한다. 이어 그들은 ‘주먹 하이파이브’ 주고받는다. 이번엔 운전석 남성이 쉰 가슴의 문신에 관심을 보이자 그는 가슴을 드러내며 문신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한다. 이어 팔을 걷어부치며 팔뚝의 문신도 보여준다. 이날 찰리 쉰은 약혼녀인 포르노 배우 브렛 로시(24)없이 지인과 저녁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11월 네 번째 결혼식을 올리는 찰리 쉰은 영화 ‘지옥의 묵시록’에 출연했던 명배우 마틴 쉰의 셋째 아들로, 1984년 영화 ‘젊은 용사들’로 데뷔했다. 국내에서도 그는 영화 ‘플래툰’, ‘못 말리는 람보’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편 이 영상은 현재 97만 3500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사진·영상= Jayden Blair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1년간 돈 한푼 안쓰고 산 독일 女, 경험 공개

    1년간 돈 한푼 안쓰고 산 독일 女, 경험 공개

    무려 1년간 돈 한 푼 쓰지 않고 생활한 독일 여성의 사연이 공개돼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여성은 경제 체제의 붕괴한 뒤의 생활이 어떤 것인지를 체험하기 위해 1년간 돈 없이 사는 것을 실천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동부 라이프치히에 사는 그레타 타우베르트(30)는 직접 방취제와 로션, 치약 등을 만들어 썼다고 한다. 그는 “모두 100% 유기농이며 직접 샴푸도 만들었다”면서 “내가 점점 네안데르탈인처럼 돼가자 친구들은 내게 ‘도를 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프리랜서 기자인 그는 1년간 헌 옷 교환소에서 치마나 바지를 교환하고 시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정원에서 양배추, 감자와 같은 채소를 키워 먹었다. 휴일에는 히치하이크로 무려 1700km 이상 떨어진 바르셀로나에 방문하기도 했다. 이런 생활을 무려 1년간 자청해서 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지난 2월에 한 권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Apokalypse Jetzt!’라는 이 책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 1979년)의 독일어 제목과 같다. 그가 소비생활을 포기한 것은 어느 일요일 오후 할머니의 집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날 할머니는 호화로운 점심을 제공한지 불과 몇 시간도 채 되지 않아 햄과 치즈 카나페, 애플파이, 치즈 케이크, 크림 파이, 바닐라 비스킷, 거기에 커피를 줬다고 한다. 그는 “‘내가 우유를 마시고 싶다’고 말하면 할머니는 식탁에 초콜릿맛, 바나나맛, 바닐라맛, 딸기맛 분말 토핑을 함께 놔뒀다”고 회상했다. 또한 그는 “우리의 경제 체제는 무한 성장이라는 관점을 기반으로 하지만 우리의 환경적인 세계는 유한하다”면서 “더, 더, 더라는 주문은 우리가 너무 앞서 도달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책 속에서 1년간 만난 네오 히피와 환경 과격파로 세계의 종말에 살아남을 것을 목표로 하는 ‘프레퍼스’(준비족)들과의 교류를 유머러스하게 되돌아보며 “지금 이 1년간 배운 것을 일상에 접목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과격한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어 조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그가 이런 비소비 생활을 끝내고 가장 처음 사고 싶었던 것은 스타킹과 화장품이었다고 한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브룩 뮐러·데니스 리차드 등 전 남편 찰리 쉰, 성인영화 배우 브렛 로시와 네 번째 결혼

    브룩 뮐러·데니스 리차드 등 전 남편 찰리 쉰, 성인영화 배우 브렛 로시와 네 번째 결혼

    ‘브룩 뮐러’ ‘데니스 리차드’ ‘찰리 쉰’ ‘마틴 쉰’ ‘브렛 로시’ 브룩 뮐러, 데니스 리차드, 도나 필 등 쟁쟁한 여자 스타들과 결혼했다 이별한 할리우드 배우 찰리 쉰(48)이 오는 11월 네 번째 결혼식을 올린다. 영국 연예매체 쇼비즈 스파이 등 외신에 따르면 찰리 쉰은 최근 약혼녀인 성인영화 배우인 브렛 로시(24)와 11월 22일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찰리 쉰은 지난해 11월 멕시코의 한 호텔 리조트에서 브렛 로시와 키스하는 등 스킨십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열애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로시는 자신의 트위터에 찰리 쉰으로부터 받은 약혼 기념 목걸이 등의 선물 등을 공개하기도. 한편 찰리 쉰은 영화 ‘지옥의 묵시록’에 출연했던 명배우 마틴 쉰의 아들로 1984년 ‘젊은 용사들’로 데뷔한 미국 배우다. 영화 ‘플래툰’, ‘못 말리는 람보’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모델 출신인 도나 필과 첫 번째 결혼을 했고 이후 배우 데니스 리차드와 결혼 후 이혼했다. 지난 2011년 초 세 번째 아내인 배우 브룩 뮐러와 결별했다. 이번이 생애 네 번째 결혼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의 눈] 일자리 빼앗는 토호와 ‘어둠의 심연’/이천열 메트로부 부장급

    [오늘의 눈] 일자리 빼앗는 토호와 ‘어둠의 심연’/이천열 메트로부 부장급

    영국 작가 조지프 콘래드는 ‘어둠의 심연’(heart of darkness·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원작)에서 문명 혜택을 받은 사람도 얼마나 쉽게 야만의 세계에 빠지는지를 그렸다. 유럽의 앞선 교육을 받은 지식인 커츠는 아프리카 오지 교역소 주재원으로 있으면서 온갖 수단을 동원해 무자비하게 상아를 긁어모으고, 원주민을 총으로 제압해 살아 있는 신으로 군림한다. 잔혹한 약탈자이자 독재자인 커츠가 만든 그곳은 암흑세계 그 자체다. 경찰관 등 그 어떤 견제 수단이 없는 오지의 공간에서 문명인 커츠는 야만적인 인간의 본성을 맘껏 드러낸다. 26일자 ‘일자리 빼앗는 토호들’ 기사를 쓰면서 이 소설을 읽을 때처럼 착잡했다. 장마와 무더위가 변주하는 후덥지근한 기후가 짜증을 보탰다. 커츠가 군림했던 아프리카의 기후를 닮아서일까. 커츠의 범죄와 대등하게 볼 악은 아니지만 그 은밀한 행위가 공정 사회를 야금야금 좀먹는 것이어서 마냥 두고 볼 일은 아니다. 요즘 같은 악조건에서도 아직 취업을 못 한 이들은 온몸이 흥건히 젖도록 땀을 흘리고 있다. 방학에도 방방곡곡 대학 도서관과 학원에 꼭두새벽부터 나와 책과 이력서와 씨름하고 있다. 그렇다고 취업이 기약된 것도 아니고, 수없이 좌절을 반복하며 참담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기자도 그런 과거가 있어 더 처연하다. 이들의 정직한 땀 냄새와 한숨이 진동하는 공간을 비켜난 또 다른 공간에서는 토호들의 부정 취업 음모와 가증스러운 환호가 떠돌고 있을 것이다. 알량한 권력으로 가족과 친인척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 인사권자를 으르고 달랠 그 현장이 눈에 보이는듯 선하다. 은밀한 그곳에서는 온갖 교묘하고 뒤틀린 편법이 동원될 게 뻔하다. 거래는 음침하고, 부모와 자식이 공범이 되는 것도 서슴지 않는 장면을 생각하면 흉악하기까지 하다. 부의 대물림보다 더 음흉한 수법으로 수많은 일자리가 피붙이에게 제공되는 기현상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얼마 안 되는 성공과 권세, 거짓된 명성을 앞세워 일자리를 빼앗는 과정을 모호하게 꾸미고 그럴듯하게 포장할 뿐이다. 자격과 실력을 따지지 않는 불공정 게임이 취업을 좌우한다면 사회는 불만으로 가득 차고 혼탁해진다. 커츠가 유럽행 증기선을 타고 가다 다시 정글로 도망치는 야만성을 버리지 못하듯 토호들의 부정 취업도 단숨에 사라질 문제는 아니다. 그 열매가 달콤하고 중독성이 강해서인지는 모르겠다. 문제는 토호 본인도, 사회 분위기도 큰 죄로 보지 않고 관행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수입과 안정을 제공하는 질 좋은 일자리를 빼앗는 일이 과연 돈 몇푼 훔친 죄보다 가볍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걸 끊으려면 시민이 지켜보고 내부자 고발이 있어야 한다. 이에 앞서 공익과 정의를 위한 내부 고발은 ‘배신이 아니다’라는 공감대가 필요하다. 정부도 나서야 한다. 작은 권력을 누르는 것은 큰 권력이다. 그리하여 죽음을 맞으면서 “끔찍해. 끔찍해!” 하고 통렬히 자기 반성을 하는 커츠의 외마디를 일자리 훔치는 토호에게도 듣고 싶다. sky@seoul.co.kr
  • 지옥의 묵시록?…수백만 마리 물고기 떼죽음 미스터리

    무려 3만 톤에 이르는 엄청난 양의 청어가 떼죽음을 당하는 미스터리한 일이 발생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서쪽 스나이펠스네스 반도의 피요르드에서 적어도 수백만 마리의 청어가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다. 현지언론이 ‘청어 묵시록’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이번 사태는 지난 연말에 이어 두번째로 이번에 죽은 청어의 양만 약 2만 5000~3만 톤으로 추정된다. 가격으로 환산하면 무려 2200만 유로(320억원). 생물학자인 로버트 스테판손은 “해안가에도 무려 7000톤에 이르는 청어떼가 죽은 채 발견됐다.” 면서 “지난해 12월에 이어 벌써 두번째”라고 밝혔다. 특히 청어의 떼죽음으로 인한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죽은 청어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수만마리의 새들까지 몰려들고 있으며 수산업이 주력인 지역 경제에 물질적 타격까지 주고 있기 때문.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청어 떼죽음의 원인이 인간들의 환경 파괴로 추측하고 있다. 스테판손 “쓰레기 매립으로 인한 산소 부족 혹은 인근에서 진행된 다리 공사의 영향으로 청어가 떼죽음을 당한 것 같다.” 면서 “보다 자세한 원인은 연구를 통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 ‘아키라’ 실사판 구체화 ‘메모리즈’ 16년 만에 개봉

    ‘아키라’ 실사판 구체화 ‘메모리즈’ 16년 만에 개봉

    1996년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메모리즈’는 단연 화제를 모았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기념비적인 작품 ‘아키라’(1988)를 만든 거장의 작품을 대형 스크린에서 볼 드문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때만 해도 ‘아키라’는 ‘어둠의 경로’로만 유통됐다. ‘아키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기념비적 작품이다.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1995), 안노 히데아키의 ‘신세기 에반겔리온’(1997)에 앞서 묵시록적인 세계관을 담은 사이버펑크 만화의 효시로 꼽힌다. 훗날 숱한 할리우드 공상과학(SF) 영화가 ‘아키라’의 아이디어를 대놓고 베꼈다. 최근 ‘아키라’와 오토모 가쓰히로(58) 감독 팬들을 흥분시키는 소식이 거푸 들려왔다. ●영화 ‘아키라’ 연출 ‘언노운’의 세라 감독 워너브러더스가 오랫동안 공들여온 ‘아키라’의 실사 프로젝트가 구체화되고 있다. ‘오펀’ ‘언노운’의 하우메 콜렛 세라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가네다 역에 ‘트론’의 가렛 헤드룬드가 확정됐다. 내년 초 촬영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키라’는 과학기술은 급격하게 발달했지만, 인간의 삶은 여전히 소외된 2019년 (20세기 말 알 수 없는 지각변동으로 파괴된 후 원래의 도쿄와 구분하는 의미로 이름 붙여진) 네오도쿄가 배경이다. 10대 폭주족의 리더 가네다와 그의 친구 데쓰오가 주인공이다. 어린 시절 정부의 의학실험 대상으로 끌려갔던 데쓰오의 잠재된 초능력이 걷잡을 수 없이 튀어나오면서 문명을 파괴하게 된다는 내용이 뼈대를 이룬다. 원작자 또한 할리우드로 날아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을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더 부풀리고 있다.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은 16년 만에 ‘메모리즈’가 한국에서 정식 개봉된다는 사실이다. 29일 개봉하는 ‘메모리즈’에서 오토모 가쓰히로는 총감독이면서 세 번째 에피소드 ‘대포도시’를 직접 연출했다. ‘그녀의 추억’ ‘최취병기’ 또한 원작자는 그다. 수입배급사인 에이원엔터테인먼트의 민철환 대표는 “우연히 이 영화를 봤는데 HD로 리마스터링된 버전이 있으면 요즘 관객이 봐도 무리가 없겠더라. 수소문 끝에 일본 반다이비주얼에서 판권을 갖고 있고 마침 블루레이로 출시하려고 리마스터링을 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애니메이션 시장을 어린이용 혹은 가족용 작품들이 장악한 게 현실이다. 시장을 키우려면 청소년과 성인들이 볼만한 작품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메모리즈’는 SF와 호러, 판타지, 블랙코미디를 절묘하게 버무렸다. 첫 번째 에피소드 ‘그녀의 추억’은 2092년을 배경으로 기계문명을 이용해 만든 가상세계가 결국 자신을 파괴하는 상황을 섬뜩하게 묘사했다. ‘최취병기’는 옴진리교 사건(1995) 이후 일본인에게 팽배한 생화학전에 대한 공포를 재치 있게 드러냈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신약이 외려 인간을 파멸시킬 수도 있다는 설정과 경직되고 무기력한 정부에 대한 비판은 한국영화 ‘괴물’ ‘연가시’와 겹친다. 마지막 에피소드 ‘대포도시’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떠올리게 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이 철모를 쓰고 대포를 발사하는 일에 종사하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유럽의 실험적인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독특한 펜 터치가 돋보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로우리스’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로우리스’

    1931년, 미국 버지니아주의 프랭클린 카운티. 금주령이 엄연한 시대에 활약했던 본두란 가의 3형제-하워드, 포레스트, 잭은 역사 속의 인물로 남았다. 본두란 형제의 전설은, 새로 임명된 검사가 권력을 강화하려고 특별수사관 찰리 레이크스를 기용하면서 시작된다. 법을 지켜야 할 검사는 보호를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했고, 시카고 출신 레이크스는 시골의 거친 남자들과 사사건건 부딪친다. 밀주 사업을 유지하려고 소작농들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본두란 형제는 더러운 거래에 협조하기를 거부한다. 존 힐코트 감독은 생존하기에 힘겨운 상황을 곧잘 영화에 끌어들인다. 개척기 호주에서 황야와 문명의 법칙에 맞서는 무법자의 이야기인 ‘프로포지션’은, 멸망한 세계에서 길을 따라 이동하는 남자와 아이의 묵시록인 ‘더 로드’를 거쳐 ‘로우리스: 나쁜 영웅들’(원제: Lawless)에 도착했다. 그런 까닭에 힐코트 영화의 주요한 주제는 ‘생존’이다. 갱스터 영화이면서도 ‘로우리스’는 제목에서부터 무법자를 다룬 영화가 아니라 ‘법이 없는 상태’에 관한 영화임을 밝힌다. 인물들은 무법의 공포를 딛고 살아남아야 한다. ‘로우리스’의 도입부와 결말부에 나오는 내레이션에서 ‘불멸의 존재’라는 문구는 여러 차례 강조해서 언급된다. ‘프로포지션’과 ‘더 로드’의 절박함과 비교해 ‘로우리스’는 담담한 톤을 유지한다. ‘로우리스’의 3형제는 법이 무법을 자행하는 상황에서 자유와 생존을 지키려고 싸우는 듯이 행동한다. 공황기를 배경으로 한 갱스터 영화에서 갱들은 종종 타의에 의해 어둠의 세계로 들어간 것처럼 묘사된다. 갱들은 가난하고 배고픈 상황이 총을 쥐도록 강요했다고 변명한다. 갱들이 “(불특정한 존재를 지칭해) 그들이 나를 범죄자로 만들었다.”고 말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갱스터 영화의 하위 장르인 산적영화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로우리스’는 무법의 상황에 분노하면서도 무법의 주체로 살아남아야 했던 인물들의 아이러니에 주목한다. ‘로우리스’는 3형제의 생존방식이 곧 현대 미국이 걸어온 길이라고 말하는 작품이다. 형제 중 막내인 잭은 형들의 밀주 사업에 뛰어들고 싶지만, 두 형은 어린 동생을 쉬 받아들이지 않는다. 끝내 잭은 사업 수완과 대담함을 인정받아 형들과 함께 일하게 된다. 달리 말해 잭은 돈에 대한 집착과 폭력에 대한 무감각을 통해 성숙한 존재로 거듭난다. 잭의 성숙은 미국의 위상 변화와 연결된다. ‘로우리스’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하던 당시 미국이 기실 코카콜라 자본주의와 총의 폭력을 바탕으로 형성되었음을 밝힌다. ‘로우리스’가 화목한 대가족의 모습으로 끝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스코트는 가족이라는 만들어진 신화마저 조롱한다. ‘로우리스’는 ‘파티 걸’, ‘언터처블’ 같은 잔혹한 갱스터 영화의 계보에 오를 만한 작품이다. 그런데 힐코트와 각본을 쓴 뮤지션 닉 케이브는 호주 출신이다. 또한 근래 나온 가장 중요한 갱스터 영화 ‘애니멀 킹덤’도 호주영화였다. ‘로우리스’가 오래된 비디오 화질의 제작사 로고로 시작하는 건 무슨 의미일까. 그것을, 자기들의 역사와 영화를 잊어버린 할리우드에 대한 비판으로 읽는다면 오독일까. 18일 개봉. 영화평론가
  • 바그너 다시 보니 순수예술의 거장

    독일 철학자 니체는 책 ‘바그너의 경우’에서 음악가 바그너를 두고 “바그너가 도대체 인간이란 말인가. 그는 오히려 질병이 아닌가. 그는 음악을 병들게 했다.”면서 독설을 쏴댔다. 20대 청년 니체가 50대 위대한 오페라 작곡가 바그너와의 첫 만남 이후 “그는 우리 예상보다 훨씬 탁월하고 신성한 존재”라 추앙했던 것을 생각하면 니체의 변심은 엄청난 반전이다. 명확하지 않은 신의 존재와 가치판단의 혼동을 겪으며 급기야 “신은 죽었다.”고 한 니체에게 ‘트리스탄과 이졸데’, ‘니벨룽의 반지’ 등 신화적 요소가 가득 담긴 오페라를 내놓는 바그너가 체질에 맞았을 리 없다. 새로운 독일의 시대정신을 만들려는 이상에 젖은 니체에게 바그너의 자기중심적인 태도와 반유대주의 사상은 실망스러운 행보였다. 니체는 “내가 혐오하는 모든 것을 향해 바그너는 한 발짝씩 내려가고 있다. 반유대주의까지도.”(‘니체 대 바그너’ 중)라면서 바그너에게서 등을 돌렸다. 이후 새롭게 바그너를 숭배한 인물, 히틀러가 등장했다. 바그너가 반유대주의자였던 배경도 작용했겠지만, 민중들이 열렬히 신봉하는 바그너의 음악은 히틀러가 지향하는 민족주의를 고취시키는 데 더없이 적절했다. 히틀러가 가두행진을 할 때 경건한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을 틀어 히틀러가 순례자이며 선지자라고 믿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이유로 철학자와 예술가 사이에서 바그너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리면서 뜨거운 논쟁거리가 된다. 위대한 거장이거나 파시즘의 화신인 것이다. 영화 ‘지옥의 묵시록’에서 미군이 베트남 해안마을을 폭격할 때 울려 퍼지는 ‘발퀴레의 기행’과 같은 파괴적인 제국주의적 음악이거나, 결혼식장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결혼행진곡’처럼 낭만적이고 목가적인 바그너의 음악 성향과도 비슷하다. 모로코 출신으로 프랑스 철학계를 이끄는 알랭 바디우가 내놓은 ‘바그너는 위험한가’(Five Lessons on Wagner, 슬라보예 지젝 발문, 김성호 옮김, 북인더갭 펴냄)는 새로운 바그너를 꺼내든다. 바그너에게는 충분히 비판받을 만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 바그너는 동일성의 원리에 빠진 전형적 음악가이고, 음악적 통일성과 총체성을 강제했다는 것이 대다수의 인식이다. 하지만 바디우는 바그너의 작품 속에서 총체성에 저항하는 표지, 완벽한 결말의 회피, 다수의 해석 가능성을 여는 경향 등이 발견된다고 설명한다. 또 바그너를 순수예술의 종말이라고 표현하지만, 오히려 총체성에서 분리된 순수예술로서 바그너를 다시 불러들일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바디우는 키치와 할리우드식 스펙터클이 지배하는 시대에 맞서 니체, 하이데거, 아도르노, 라쿠라바르트에 이르는 서구 사상의 이론을 살피면서 바그너 상(象)을 재정립한다. 바그너 탄생 200주년을 한 해 앞둔 시점에서 바그너의 음악세계를 이해하는 데도 좋다. 1만 65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칠순 감독의 사랑, 칸 적시다

    칠순 감독의 사랑, 칸 적시다

    한국과 팔메도르(황금종려상)는 아직 인연이 아닌 모양이다. 제65회 칸 영화제의 최고영예인 황금종려상은 독일 출신 미하엘 하네케(70) 감독에게 돌아갔다. 하네케는 2009년 ‘하얀 리본’에 이어 3년 만에 팔메도르를 품에 안는 진기록을 세웠다. 황금종려상을 두 번 수상한 건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1974년 ‘도청’, 79년 ‘지옥의 묵시록’)와 다르덴 형제(1999년 ‘로제타’, 2005년 ‘더 차일드’), 에밀 쿠스트리차(1985년 ‘아빠는 출장 중’, 95년 ‘언더그라운드’) 등에 이어 7번째다. 물론, 3년 만에 두 번째 수상은 역대 최단기간이다. 심사위원장 난니 모레티가 27일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경쟁부문 7개 상 중 마지막으로 하네케의 이름을 호명했을 때 진심 어린 박수가 쏟아졌다. 70세 노감독에 대한 예우 차원은 아니었다.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는 올 경쟁부문 22편 중 가장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프랑스 주요 매체의 비평을 취합하는 르 필름 프랑세에서는 15명 중 8명이 만점을 줬다. 전 세계 주요 매체의 평점을 모으는 스크린 인터내셔널에서도 크리스티안 문주의 ‘비욘드 더 힐스’와 더불어 가장 높은 3.3점(4점 만점)을 얻었다.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한 것”이라고 수상소감의 말문을 연 하네케 감독은 객석의 아내를 가리키며 “영화 속 노부부처럼 우리도 결코 헤어지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영화감독과 오스트리아 여배우를 부모로 둔 하네케는 독일 뮌헨에서 태어났지만, 오스트리아의 비너노이슈타트에서 자랐고, 빈대학을 졸업했다. 영화평론가, TV 편집자 등으로 활약하던 하네케가 늦깎이 입봉을 한 건 1987년작 ‘일곱 번째 대륙’을 통해서다. 정작 그의 이름을 알린 건 미디어의 폭력성을 꼬집은 1997년 작 ‘퍼니게임’이다. 이후 칸 영화제의 주요 부문 트로피를 차곡차곡 수집했다. 2002년 ‘피아니스트’로 심사위원대상과 남녀주연상을 휩쓸더니 2005년 ‘히든’으로 감독상을, 2009년에는 ‘하얀리본’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아무르’는 사랑의 본질을 묻는다. 은퇴한 음악교사 부부 조지와 앤은 80대에 들어섰지만, 신혼 못지않은 잉꼬부부다. 하지만 불행은 감기처럼 찾아온다. 부엌에서 밥을 먹던 앤의 동공이 풀리면서 어떤 외부자극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잠시 뒤 정신을 되찾지만 앤은 기억하지 못한다. 이내 앤의 다리가 마비되고 치매까지 온다. 아내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조지에게 이런 아내를 지켜보는 건 지옥이나 다름없다. 노년의 사랑과 치매 문제를 건드려 반향을 일으킨 추창민 감독의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여러모로(?) 떠오르게 한다. 논쟁적인 결말을 관객이 받아들이도록 하는 건 장 루이 트린티냥(82·조지 역)과 에마뉘엘 리바(85·앤 역)의 절제된 연기에서 비롯된다. 심사위원 장 폴 고티에는 “믿을 수 없는 궁합”이라고 극찬했다. 특히 1960~70년대 유럽영화 팬이라면 ‘남과 여’(1966), ‘제트’(1969·제22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의 주인공 트린티냥을 다시 만나는 즐거움도 상당할 법하다.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은 이탈리아의 마테오 가로네 감독(‘리얼리티’), 감독상은 멕시코의 카를로스 레이디가스 감독(‘포스트 테네브라스 럭스’)이 차지했다. 영화제 내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작은 이변이다.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리얼리티’에 1.9점(4점 만점), ‘포스트 테네브라스 럭스’에는 2점을 줬을 뿐. 홍상수의 ‘다른 나라에서’는 2.1이었다. 칸이 발굴하고 키운 루마니아의 크리스티안 문주는 또 다른 승자다. 여우주연상(크리스티나 플러터·코스미나 스트라탄)과 각본상 모두 그의 ‘비욘드 더 힐스’에서 나왔다. 몰아주기를 꺼리는 칸의 속성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영국의 노장 켄 로치 감독은 ‘앤젤스 셰어’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토마스 빈테르베르 감독의 ‘헌트’에서 열연한 덴마크 배우 마스 미켈센의 몫이다. 한편, 단편 ‘써클라인’으로 비평가주간에 초청받은 신수원 감독은 카날플러스상을 받았다. 유럽 최대규모 케이블 방송 카날플러스가 선정하는 이 상은 6000유로(약 890만원) 상당의 차기작 장비 지원과 더불어 카날플러스 배급망을 통해 유럽에 공개된다. ‘써클라인’은 중년 가장이 실직한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지하철 순환선을 타고 하루를 소비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신 감독은 “수상 덕분에 조만간 한국에서도 정식으로 영화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격려를 얻고 차기작 ‘명왕성’에 힘을 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칸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종편, 묵은 영화·싸구려 다큐 재탕

    종편, 묵은 영화·싸구려 다큐 재탕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종합편성(종편) 채널이 개국 첫 주말 재방송과 재탕 영화로 메우면서 콘텐츠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첫 주말부터 킬러 콘텐츠도 없이 미숙한 방송으로 실망감을 자아낸 것. 케이블의 전문성도, 지상파의 노련함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평가다. 주말 방송에서 가장 눈에 많이 띈 프로그램은 철 지난 영화와 해외 다큐멘터리였다. 이들 프로그램은 따로 제작할 필요 없이 그저 구입해 틀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편성이 손쉬운 편이다. 지상파와는 전혀 다른, 새롭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차별화를 보여주겠다는 종편의 호언장담을 무색게하는 대목이다. TV조선은 3~4일 무려 5편의 영화로 방송 시간을 때웠다. ‘야수와 미녀’(2005), ‘웰컴 투 동막골’(2005), ‘가문의 위기’(2005), ‘내 눈에 콩깍지’(2009), ‘낙원- 파라다이스’(2009) 등 모두 개봉한 지 2~5년 지난 한국 영화들이다. 한 케이블 방송사 관계자는 “케이블도 개국 때는 가장 가격이 높은 최신 영화를 사다 틀었는데, 종편들이 첫 주부터 케이블은 물론 지상파에서 이미 방영한 영화를 재탕하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해외 다큐멘터리를 연속 방송하며 시간을 때운 채널도 많았다. 종편들은 주말에 경쟁이라도 하듯 자연 다큐멘터리를 틀었다. 채널A는 지난 3일 낮 12시 20분부터 다큐멘터리 ‘하얀 묵시록 그린란드’를 2시간 연속 방영했고, 비슷한 시간대 JTBC도 2시간가량 다큐멘터리 ‘대지의 빛, 우슈아이아’를 방송했다. 이들 채널은 종편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오후와 심야 시간대를 불문하고 국내외 다큐멘터리를 가져다 틀었다. 해외 자연 다큐멘터리는 시의성을 타지 않고 구입 가격도 편당 평균 100만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재방송 비율도 높았다. 종편들은 첫 주말 대부분 개국 특집 프로그램을 재탕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심지어 MBN은 주말 황금 시간대인 저녁 7시에 재방송을 내보내는 등 콘텐츠 부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기존의 케이블 방송사들이 적자를 감내해가며 장르 한계 속에서도 시청 가구를 확보했는데 종편은 여기에 무임승차한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일보한 프로그램을 내놓기는커녕 철 지난 영화와 다큐멘터리로 전파를 낭비했다.”고 비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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