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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눈] 방폐장, 앞으로의 과제/한찬규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방폐장 부지가 경주로 결정되기까지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주민의 89.5% 찬성이라는 숫자만 놓고 보면 19년동안 9차례나 시도했다가 무산된 국책사업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하지만 지난 8월31일 유치신청을 받기 이전에는 이렇게 높은 찬성률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방폐장 부지선정을 위한 정부합동설명회가 열릴 때에는 어김없이 반대단체들의 항의소동이 있었고 설명회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신청한 4개 시·군이 본격적으로 유치활동에 들어가면서부터다. 시·군의 지역발전 논리와 정부의 대규모 지원방안이 시민들에게 먹혀들어 갔기 때문이다. 장기표류해 온 국책사업을 주민의사를 물어 결정했다는 점에서 이번 방폐장 부지 선정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불법·관권선거 시비와 지역감정 조장 등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반핵국민운동은 “이번 투표는 사상 유례없는 최악의 부정 투표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주핵폐기장반대운동본부도 공무원의 불법 선거운동 사례를 거론하면서 “방폐장 주민투표는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또 투표과정에서 발견된 불법사례를 검찰에 고발하고 주민투표 무효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포항과 영덕 등 다른 지역 반대단체들도 가세할 조짐을 보여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선거운동 막판에 불거진 망국적인 지역감정도 풀어야 할 과제다. 군산에서는 “경주시민은 군산시민을 빨갱이라 한다. 군산시는 찬성으로 보복하자.”는 플래카드가 나붙었고, 경북지역 유치신청 지역은 지역감정 조장을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급기야 경주시장 등이 항의 삭발을 하고 단식에 들어가기도 했다. 지역감정 논란은 결국 경주의 막판 표 결집에 효과를 봤다는 분석도 있다. 이제 후유증을 치유해야 할 과제는 정부에 넘어갔다. 주민 대부분이 찬성하고 정당한 절차를 거쳤으니 하는 안도감에 젖었다가는 과거의 실패사례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유치경쟁을 벌인 시·군들도 서로에게 쌓인 앙금이 있다면 차제에 털어내야 한다. 누구보다 승자인 경주시가 아량을 베푸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한찬규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cghan@seoul.co.kr
  • [기업 氣를 살리자] (4) 언론과 전쟁치르는 홍보팀

    [기업 氣를 살리자] (4) 언론과 전쟁치르는 홍보팀

    삼성그룹 계열사 홍보팀에 근무하는 A과장은 출근할 때마다 가슴을 졸인다. 몇몇 조간 신문들이 가판(街版·전날 오후 6시쯤 발행하는 신문 초판)을 폐지해 아침마다 전쟁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와 관련해 불리한 기사가 게재되거나 틀린 사실이 지면에 실리면 하루 종일 임원들에게 불려다니며 해명하기에 바쁘다. 일부 기업에서는 경위서를 쓰고 다음 인사때 불이익을 당하기도 한다. 모 대기업 B홍보팀장도 갈수록 홍보담당자들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며 걱정했다. 그는 “언론상황이 변하는데도 마치 홍보팀이 모든 언론에 대한 편집권이라도 있는 양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영층을 대할 때면 숨이 턱턱 막힌다.”고 고충을 털어 놓았다. ●일은 많아지고 업무효과는 없어지고 실제로 한 대형 건설업체는 지난 9월 아파트분양과 관련해 모 방송사로부터 ‘사기분양’이라는 보도가 나가자 10년 넘게 홍보업무를 맡아온 홍보부장을 인사조치했다. 굴지의 대기업 홍보팀 C차장은 며칠전 입사동기와 드잡이를 할 뻔했다. 회사 구내식당에서 만난 동기가 “매일 공짜로 술 마시고 주말마다 골프쳐서 좋겠네.”라고 비아냥거리자 참아왔던 울분이 터졌다. 그는 “일주일 내내 이어지는 술자리에 건강은 이미 만신창이가 됐고, 주말 때도 쉬지 못해 가족들에게 외면당하는 홍보담당자들의 비애를 직원들이 너무 몰라 준다.”며 흥분했다. 화학업체에 근무하는 D과장도 최근 비슷한 경험을 했다. 다른 부서 직원들로부터 “홍보팀은 업무시간에 신문도 보고 인터넷도 할 수 있으니 좋겠다.”라는 얘기를 들었다.9년째 홍보팀에 배치된 그는 “입사 이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남들보다 한 시간 이상 일찍 출근해 업무시작 전 20여개가 넘는 각종 신문들을 스크랩하다 보면 멀미가 난다.”며 동기들과 비교해 수당도 없이 매일 3시간 이상씩 초과근무를 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최대 고민 최근 신생 인터넷매체들이 많이 생긴 것도 홍보담당자들의 업무를 어렵게 하고 있다. 매일 전쟁을 치르는 기분으로 일하지만 효과가 없어 죽을 맛이다. 작은 뉴스가 침소봉대되는 것은 물론 속보경쟁으로 인해 사실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보가 나가는 사례가 잦아지면서 홍보담당자들에게 불똥이 튀는 일이 많아졌다. 정보통신업체 E홍보팀장은 “자고 나면 또 하나씩 늘어나는 각종 인터넷 매체들을 모두 관리하자니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그냥 놔두자니 늘 폭탄을 안고 있는 심정”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갈수록 열악한 환경에서 ‘악전고투’를 하고 있는 홍보 담당자들이지만 자신들의 미래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는 게 최대 고민이다. 홍보 전문가로서는 승진의 기회가 점점 적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승진한 F홍보담당 임원은 “회사가 홍보담당자들에게도 재무, 마케팅,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 또 다른 전문분야를 갖추길 요구하고 있고, 외부에서 홍보직원을 영입하는 사례가 부쩍 많아졌다.”며 “경영진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회사에 대한 충성심 하나로 버티고 있는 홍보담당자들의 기를 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수능부정 1년간 응시제한

    2006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부터 부정행위를 한 수험생은 해당 시험결과 무효화와 함께 1년간 수능시험 응시가 제한된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3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여야는 수능 실시 일주일 전인 오는 16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개정안은 수능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했을 경우 부정행위의 경중에 상관없이 해당시험을 무효 처리하고 부정행위자는 이후 1년간 시험 응시를 제한하도록 했다. 또 부정행위자는 교육부가 정하는 방식에 따라 40시간 이하의 인성교육을 반드시 이수하도록 했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방폐장 부정투표 의혹 수사”

    대검 공안부(부장 권재진)는 3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 유치 투표와 관련된 부정투표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관할 지청에 지시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무원 등의 부당한 개입 의혹과 투표율과 찬성률을 높이기 위한 각종 부정행위에 대한 의혹이 제기돼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면서 “투표를 무효화할 만한 중대 사안이 있는지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방폐장 선정 투표에 대한 논란이 지속될 경우, 국력낭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투표의 공정성 여부를 조속히 가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방폐장 유치지역으로 결정된 경주시의 지역선관위는 3건의 부정투표 의혹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했고, 시민단체도 3건을 고발하는 등 모두 6건의 고발장이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들이 실시간으로 비교되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금전을 살포하거나 주민들을 투표에 강제로 동원하는 등 불법을 저질렀고 부재자 투표조작 의혹이 있다는 게 주요 고발 내용으로 전해졌다. 앞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는 경주 지역에서 실시된 부재자 투표에서 공무원들이 투표 설명을 빙자해 찬성표를 찍도록 강요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방폐장 유치지역이 확정됐으나 투표결과에 대한 불법 여부를 두고 찬·반 세력들간의 대립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종 의혹을 면밀히 수사할 방침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열린세상] 교육부 ‘수능 뒤집기’ 망신/강지원 변호사

    수능시험 잘못으로 성적 높은 수험생이 대학에서 떨어지고 성적 낮은 수험생이 오히려 합격한다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 자다가 소가 웃을 이런 해괴한 현상은 불행하게도 이 나라 교육부가 저지르고 있는 현실이다. 최근 법원에서도 이런 성적 순위 뒤집기 현상의 부당함을 인정했다. 이 판결은 비록 그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무효로 할 정도는 아니라며 소심한 결론을 내리기는 하였으나 구체적으로 개선안까지 제시하는 이례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사정은 이러하다. 교육부가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실시하면서 수험생들이 실제로 받은 원점수를 표준화하여 표준점수로 산출할 때 소수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해 버리고, 나아가 이와 같이 정수로 산정된 표준점수에 터잡아 백분위를 산출한 후, 이 역시 소수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해 정수로 산정함으로써 문제가 된 것이다. 판결문이 든 예를 보자. 사회탐구나 과학탐구에서 2점짜리 1문제를 틀려 48점을 맞은 수험생과 3점짜리 1문제를 틀려 47점을 맞은 수험생 사이에 원점수에서는 1점 차이가 발생하나, 소수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하여 표준점수를 환산한 결과, 표준점수가 모두 61점으로 동일한 점수를 나타냈고, 나아가 정수화된 표준점수에 터잡아 백분위를 산정한 결과 모두 87점으로 동일한 백분위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한편 원점수를 만점받아 그 과목의 이해도 면에서는 100%의 학업성취도를 보이는 경우에도 사회탐구영역에서는 윤리과목이나 한국지리과목의 표준점수가 61점에 그쳤는데 반해, 사회문화과목에서는 68점으로 최대 7점 차이를 보였고, 제2외국어·한문영역에서는 러시아어에서 63점, 아랍어에서 100점으로 최대 37점의 차이가 벌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앞의 표준점수에서의 동일점수현상은 수험생들의 실제 표준편차가 당초 교육부가 예상한 표준편차인 10점보다 큰 경우 나타난 현상이다. 뒤의 원점수 만점자의 표준점수가 과목별로 차이나는 현상은 그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들의 평균적인 학업성취도가 서로 각각 달라 평균점수가 낮으면 낮을수록 표준점수가 높아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최근 보도된 사설교육기관인 청솔교육평가연구소의 ‘표준점수 소수 계산시 점수역전사례’발표를 보면 더 확실하다. A군은 언어·수리·외국어·탐구 2과목에서 합계 528점의 표준점수를,B양은 527점을 받아 A군이 B양을 1점 앞섰다. 그러나 두 수험생의 각 영역의 표준점수를 원점수에서 반올림없이 소수 둘째 자리까지 계산해 합산한 결과 오히려 B양이 528.27점으로 A군의 526.47점보다 1.8점 앞섰다는 것이다. 만일 이 두 학생이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지원했다면 B양은 A군과 순위가 뒤바뀌는 기막힌 사태가 발생한다. 도대체 교육부는 뭐하는 기관인가. 교육을 하는 기관인가, 교육을 뒤집는 기관인가. 극단적으로 말해서 빵점맞은 수험생은 합격하고 100점 맞은 학생은 불합격한다면 그것이 과연 교육인가. 교육부는 0.1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폐단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은 보편성과 원칙성이라는 더 큰 교육적 가치를 묵살하는 한갓 변명에 불과하다. 금년 초 수능이 끝난 직후 일부 수험생들이 인터넷에 카페를 개설하고 반발하면서 나를 찾아왔다. 수험생들의 주장이 옳았다. 그래서 무료변론에 나섰다. 교육부관리들이 찾아 왔을 때도 점잖게 시정하라고 했다. 그러나 그들은 말을 듣지 않았다. 잘못을 저지르는 것보다 그것을 시인하고 고치려 하지 않는 것이 더 큰 죄악이다. 이런 책임자들은 모두 색출해 파면해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밥먹고 사는 인물들은 그만큼 그 책임이 크기 때문이다. 강지원 변호사
  • 우리銀 ‘이름소송’ 이겼다

    우리은행이 6개월간 지루하게 진행된 ‘행명 소송’에서 이겼다. 특허심판원은 1일 신한은행 등 9개 은행이 지난 4월 우리은행을 상대로 낸 서비스표 무효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9개 은행은 “‘우리은행’이란 명칭 때문에 업무에 혼란이 빚어지는 데다 우리나라에는 우리은행밖에 없다는 식의 이미지를 심어줘 명칭에 문제가 있다.”며 심판 청구를 냈다. 그러나 특허심판원은 “우리은행이 적법절차에 따라 등록됐고, 소비자들의 불편도 없을뿐더러 3년 전부터 사용해 오고 있어 식별력도 있다.”며 우리은행의 손을 들어 줬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기고] 방폐장 주민투표 무효주장 옳지 않다/조석 산자부 원전사업기획단장

    지난 19년간 표류해온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이하 방폐장) 부지선정 사업이 올해에는 과거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지방자치단체 4곳이 해당 지방의회의 동의를 얻어 자발적으로 방폐장 유치를 신청했다. 현재 이들 4개 지역에서는 오는 11월2일 주민투표를 앞두고 열띤 찬·반 투표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어느 지역에 방폐장이 들어서게 될지는 주민투표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그동안 방폐장을 유치하겠다고 나서는 지역이 없어 난항을 거듭했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진전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방폐장 부지 선정 실패의 책임은 정부에 있었다. 국민들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리고 설득하려는 노력이 부족했고, 선정과정에서 민의를 제대로 수렴하지 못해 결국 국민들의 불신만 초래했다. 정부는 이같은 자기반성을 토대로 국민의 이해와 정부에 대한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게 됐다. 이를 위해 올해는 정책을 획기적으로 전환, 고준위 폐기물과 중·저준위 폐기물을 분리 추진함으로써 안전성을 확보했다. 또 유치지역에 대한 다양한 경제지원 방안을 특별법으로 보장했다. 특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종적으로 지역주민들의 선택에 의해 방폐장 유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민주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도입한 점이다. 그러나 주민투표를 앞두고 지자체간, 찬성단체간 과열경쟁이 일면서 주민투표의 허점을 이용한 일부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사업을 추진하는 정부와 주민투표를 관리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물론, 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정부는 공정한 관리자로서 주민투표를 철저히 관리·감독하고, 일말의 부정이라도 발견되면 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다. 하지만 방폐장 유치를 반대하는 일부 단체에서는 이를 두고 “관권·금권 선거”라고 비난하며 수많은 고민 끝에 마련된 민주적 제도와 법적 절차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려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방폐장 유치를 반대하는 차원을 넘어 민주주의의 원칙을 부정하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여러 법과 제도는 처음부터 완결된 것이 아니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보완·발전해온 것이다. 주민투표법 역시 시행 과정에서 수정·보완하면 될 일이지 부정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선관위는 공정한 주민투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감시·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또 부재자투표의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시투표소를 설치하고, 대규모 특별 감시요원을 배치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정부도 공정경쟁과 투표결과 승복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유치 신청 지자체장들의 공동발표를 유도, 법무부와 행정자치부 등 4개 관련부처 장관의 공정투표를 위한 공동담화문 발표 등 성공적 주민투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방폐장 부지선정은 선택 가능한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한 폐기물을 처리해야 하는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의 책임이다. 주민투표 제도는 주민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결정하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행법상 주민투표 과정에서 다소의 문제가 있더라도 이를 이유로 법이 정한 절차를 무조건 중단하라는 것은 무리한 주장일 수 있다. 대신 주민투표제도를 어떻게 보완해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성숙된 자세가 필요하다. 방폐장 부지선정과 주민투표제도라는 틀을 깨려고 하기보다 틀 속에서 함께 고민해야 할 때이다. 조석 산자부 원전사업기획단장
  • 수능부정 입학취소등 500명 육박

    지난 2002학년도 이후 대학수학능력시험 부정행위로 인한 성적무효 및 입학취소 처분 대상자가 5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30일 “2005학년도 대규모 수능부정사건 이후 검찰로부터 부정행위자로 통보받은 수험생 수가 2002∼2005학년도에 걸쳐 모두 5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말 발표된 부정행위자 수 363명에서 100명 이상이 늘어난 숫자다. 당시 2004학년도 수능 부정행위자 36명과 2005학년도 327명 등 모두 363명이 성적무효 및 입학취소 처분을 받았었다. 2005학년도 대규모 수능부정사건의 검찰 수사가 마무리된 지난 8월까지 통보된 명단에는 새롭게 밝혀진 2002∼2003학년도 부정행위자 수십명이 포함돼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들 대부분은 광주 수능부정사건의 ‘계보’를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경우”라면서 “대부분 대학 2∼3학년 재학 중인 학생들이지만 입학취소 처분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답안지 대조 작업 등을 거쳐 이들에게 최종 소명기회를 줬으며, 확인 절차가 마무리되는 다음달 초 공식 발표하고 대학에 통보할 방침이다. 한편 올 수능시험이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도 부정행위를 하면 최장 2년간 응시자격 박탈로 처벌을 강화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아직 처리되지 않고 있다. 개정안은 지난 8월 말 국회에 제출됐지만 아직 상임위 심사도 거치지 않아 수능시험일인 11월23일까지 본회의에서 통과될지 의문이다. 그러나 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인 열린우리당 정봉주 의원은 “당정협의가 끝났고 11월 초에 상임위와 법안심사소위 일정도 잡혀 있다.”면서 “일정이 빡빡하긴 하지만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다음달 16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우선적으로 통과될 것”이라고 말했다.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의정 뉴스]

    ●간도협약 무효화 선언 촉구 서울시의회가 간도협약의 무효화 선언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 정부에 건의키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24일 열린 제159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이같은 결의안을 채택한 후 외교통상부 등 정부측에 전달했다. 결의안에는 ▲정부가 간도협약 무효화 선언 ▲중국과 국경선협상 재개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이들 지역의 조선족 자치정부와 지속적인 문화교류 등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시의회가 간도협약의 원천무효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미온적인 정부의 태도를 질타하고 전 국민적인 간도찾기 운동을 전개하기 위한 것이다. ●‘챔프카 그랑프리´ 무산 책임 규명 경기도 안산시의회는 26일 ‘챔프카 국제그랑프리 안산대회’ 개최무산의 책임을 규명하고 향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의회는 “지난 14∼16일 열릴 예정이던 챔프카대회가 자금난과 준비부족 등으로 무산됨에 따라 국내외적으로 안산시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고 행정력과 예산낭비를 초래했다.”며 “특위활동을 통해 대회 무산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고 책임규명을 해 향후 수습방안과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불복 집단소송 조짐

    방사성폐기물 처분장(방폐장) 유치 주민투표를 둘러싼 부정·불법 시비가 소송과 고발 사태로 비화할 조짐이다. 투표절차의 중단을 요구해온 시민단체와 지역주민들은 27일부터 관련 공무원들을 형사고발하는 한편 투표 무효소송을 내기로 했다. 투표결과에도 승복하지 않고 법적 대응을 한다는 계획이어서 후유증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경찰은 불법행위 감시인력을 대폭 늘리는 등 강력한 단속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영덕군핵폐기장 설치반대대책위원회 김민기 사무국장은 “27일 법원에 주민투표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한편 영덕군수 등 투표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공무원과 관계자들을 주민투표법 위반으로 형사고발하겠다.”고 26일 밝혔다. 군산핵폐기장 반대대책위 김홍중 상임대표도 “이미 부재자 신고서 접수 무효확인 소송을 냈으며 27일 현장 검증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책임자 처벌을 위한 소송도 곧 제기할 계획이다. 경주핵폐기장 반대 공동운동본부 이문희 사무국장은 “부재자 신고 및 투표와 관련해 우리쪽에 접수된 사례가 너무 많아 개별적으로 소송을 할지, 집단소송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현재 정상적으로 이뤄진 부재자 투표 비율은 10%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덕·군산·포항·경주 등 4곳에서는 다음달 2일 주민투표에 앞서 지난 25일부터 부재자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민투표 절차의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민변은 “군산·경주·영덕 3곳을 조사한 결과 부재자 신고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 투표의 공정성이 의심되며, 공무원이 부재자 신고를 직접 받는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민변은 “투표가 끝난 뒤 불법적으로 이뤄진 투표결과에 대해 무효 소청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일부 지역에서 문제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전체 틀을 깰 정도로 심각한 것은 아니므로 투표절차 중단 등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주민투표가 처음이다 보니 미비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문제가 약간 있다고 해서 장시간 지연돼 온 국책사업을 다시 표류하게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유영규 나길회기자 whoami@seoul.co.kr
  • “영덕 방폐장 불법투표” 의혹

    반핵국민행동은 다음달 2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 유치 주민투표가 실시되는 경북 영덕군에서 부재자 투표와 관련한 부정사례가 발견됐다고 25일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영덕군의 부재자 투표 신고자 1만 319명 중 430명을 뽑아 일일이 전화를 걸어 확인해 보니 이중 113명이 “부재자 신고를 한 적 없다.”고 답했고 65명이 “부재자 신고가 된 줄 모른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자신도 모르게 부재자 신고가 됐다는 영덕군 주민과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과 자필확인서, 인터뷰 동영상, 관련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경북 영덕군의 전체 유권자 수 3만 7577명 가운데 25일부터 시작되는 부재자투표 신고인수는 1만 319명으로 전체 투표자의 27.5%를 차지하는데 이는 지난해 17대 국회의원 선거의 2.2%보다 훨씬 높다. 또 영덕군수의 가족을 비롯해 공무원이 동원돼 군 주민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읍ㆍ면 단위로 책임자를 지정해 유치 찬성을 설득하는 ‘사랑방 좌담회’를 열고 있다고 이 단체는 덧붙였다. 이 단체는 “면사무소 직원 등 주민투표에 개입해서는 안 되는 공무원이 고령의 노인을 상대로 이처럼 불법으로 부재자 신고서를 작성해 찬성률을 높이고 있다.”며 “방폐장 유치 투표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반핵국민행동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는 방폐장 유치 주민투표가 예정된 경주시에서 부재자 투표가 부정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동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상가 계약서 ‘함정’ 조심하라

    상가 계약서 ‘함정’ 조심하라

    노후를 위한 재테크로 애용되는 것 중 하나가 상가투자다. 그러나 분양회사에 비해 개인은 정보나 자금력 등에서 불리,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다. 부족하다 싶은 정보는 분양회사에 요구하고 상가예정지를 직접 방문, 투자처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동안 허위·과장 광고나 불공정 계약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치를 받은 상가분양 관련 계약서를 유형별로 정리해본다. 상가투자를 할 때 참고하는 게 좋을 듯싶다. 약관이 분명하게 해석되지 않을 경우는 약관법에 따라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 약관을 제대로 작성하지 않은 사업자에게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입점일 확인 입점예정일을 분양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고 나중에 분양업체가 통보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입점예정일은 늦게 입점한 것에 대한 벌금이나 계약해제시 반환계약금 산정에 있어서 중요한 조항이기 때문이다. 대전의 스타게이트씨네몰을 분양한 신도종합건설, 서울 성북구에서 쇼핑몰 오스페를 분양한 신일건업 등이 계약서내 입점일을 명시하지 않아 공정위의 시정권고를 받았었다. ●사업자 비용 부당하게 떠 넘기기 막아야 상가 전체(공용)의 인테리어 비용을 입점업자에게 떠 넘기는 것도 불법이다. 예컨대 “개발비는 인테리어와 광고, 홍보 등 상가 활성화 비용에 쓰기 위해 관리회사에 개발비 납부와 관련해 별도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약관은 무효다. 자기 상점의 인테리어 비용을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전체 상가의 인테리어 비용도 내야 하는 것처럼 돼 있기 때문이다. 분양이 아니라 중간에 상가에 입점했을 경우 전 사용자가 내지 않은 관리비를 나중에 들어간 사람에게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중앙기계부품상 협동조합이 상가를 분양하면서 이런 조항을 약관에 넣었다. 공정위는 사업자가 관리비를 받으려는 노력도 없이 다른 사업자에게 전가하는 행위라며 삭제를 명령했다. ●해약금도 따져보고 이토건설은 인천에서 쇼핑몰을 분양하면서 계약이 해제되면 계약자가 낸 돈 중 분양대금을 늦게 내서 발생한 연체금은 환불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었다. 공정위는 이 조항은 사업자가 계약을 해제한 경우도 연체료 반환을 배제하는 조항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약이 해제되면 위약금을 제외한 돈은 돌려받는다. 반환금을 계산할 때 연체금은 물론 그동안 낸 금액에 대한 이자도 돌려줘야 되는 돈에 속한다. ●임대수익 보장, 확인 필요 분양광고 중 가장 인기를 끄는 문구는 ‘연 수익률 몇 % 보장’이다. 임차인을 미리 정해놓고 분양에 나서는 게 대표적인 방법이지만 확인이 필요하다. 입점 후 몇년간 보장되는지, 보장을 위해 마련한 방법은 믿을 만한지 등을 따져 봐야 한다. 예컨대 아바타엔터프라이즈는 서울 명동의 쇼핑몰을 “연 18%의 임대수익을 보장합니다.”라고 광고했다가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받았다. 아바타엔터프라이즈가 임대수익을 보장하기 위한 어떤 필요한 조치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회장님들 ‘담장소송’

    이웃에 살고 있는 재벌가 부회장과 중견 건설업체 대표가 담 경계선 소유권을 놓고 1년 가까이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사 신모 부회장은 지난 2월 재건축 공사를 하면서 자신의 집 담장 15m를 무너뜨렸다며 집주인인 모 건설사 이모 회장을 검찰에 재물손괴죄로 고소하고 법원에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신청과 손해배상 소송도 냈다. 이 회장도 “지반 침하 등으로 담장이 많이 밀려와 원래 지적도에 나온 경계 부분에 다시 만들자고 했지만 신 부회장이 묵살했다.”면서 신 부회장을 검찰에 무고죄로 맞고소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이씨의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물손괴죄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부장 이태운)는 지난 3월 공사방해금지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손배소도 1심 재판 결과 이 회장측이 승소하자 신 부회장이 항소, 서울고법 민사25부(부장 서기석)에서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지난 1월 신춘호 농심 회장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한남동 새 집이 조망권을 침해한다며 법원에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과 건축허가 무효소송 등을 냈다가 양쪽이 화해하고 신청을 취하한 바 있다.김효섭 박지윤기자 newworld@seoul.co.kr
  • [클릭 이슈] 방폐장 유치전 이상 과열양상

    [클릭 이슈] 방폐장 유치전 이상 과열양상

    경주, 군산, 포항, 영덕 등 4개 지방자치단체에서 25일부터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이하 방폐장) 입지 선정을 위한 부재자 투표가 실시된다. 이들 지역에서는 방폐장 유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빚고 있어 자칫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경우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폐장,‘님비에서 임피로’ 24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4개 지자체에서 25∼30일 방폐장 부지선정을 위한 부재자 투표가 실시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기간 동안 4개 지역에 모두 97곳의 투표소를 운영한다. 이는 이번 주민투표에서 과거 2∼3% 수준이던 부재자 신고율이 27.5%(영덕군)∼39.4%(군산시)까지 치솟아 부정 투표 등 공정성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뜻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다음달 2일이 공식 투표일이지만 사실상 25일부터 1주일 동안 투표가 진행되는 셈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부재자 신고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불법선거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불법사례가 적발되면 엄정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방폐장 최종 후보부지로는 유권자 3분의 1 이상이 주민투표에 참여해 과반수의 찬성을 얻은 지역 가운데 찬성률이 가장 높은 곳이 선정된다. 이 때문에 지난 2003년 ‘부안 사태’와 달리 이번에는 오히려 지역마다 찬성률을 높이기 위한 홍보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는 정부가 방폐장이 들어서는 지역에 ‘3000억원+α’의 지원을 약속, 방폐장이 님비(Not In My Back Yard·유해시설 설치를 기피하는 현상)에서 임피(In My Front Yard·이득이 되는 시설을 유치하려는 현상) 시설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재자 투표, 선거 공보물 등에서 불공정 논란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투표 이후 심각한 후유증마저 우려되고 있다. ●유언비어에 지역감정까지 ‘난무’ 시민·환경단체들로 구성된 ‘반핵국민행동’은 24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부재자 투표에서 불법 사례가 대거 발각됐다.”면서 동영상 등 증거자료를 공개했다. 증거자료에 따르면 경주지역에서 통·반장과 이장 등에게 부재자 투표용지가 대량으로 배달되거나 이장 등이 투표용지를 직접 수거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장이 부재자 투표용지 100여장을 감추고 있다가 발각되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현행법은 부재자 투표용지가 주민 개개인에게 등기로 배달돼야 하며, 각자 비밀리에 투표를 한 뒤 우편으로 부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핵국민행동 관계자는 “부재자 투표가 비밀·직접·평등·보통선거라는 투표의 기본원칙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관권·금권으로 얼룩진 불법 주민투표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주에는 ‘기형아 사진’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군산시와 영덕군의 방폐장 유치 반대단체가 선관위에 제출한 선거공보물에 기형아 사진을 싣고 ‘10년 후 당신의 아들딸들의 모습일 수도 있다.’며 방폐장이 기형아를 낳게 된다는 식의 주장을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두 지역의 방폐장 유치 찬성단체는 관할법원에 공보물 인쇄 및 배포금지 가처분신청과 함께 선관위에 이의신청을 냈다. 하지만 전북도 선관위가 “반대단체가 낸 기형아 사진과 설명이 허위”라면서도 “주민투표법에 선거공보물은 수정·삭제를 못하도록 돼 있어 그대로 발송하고, 투표소에 이같은 결정 내용을 공고하겠다.”고 결정, 찬성단체측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또 군산시와 경주시는 최근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성명을 주고받는 등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송웅재 군산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10일 “주민투표를 앞두고 경주지역 원자력발전소 2기 건설승인과 697억원의 주민지원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경주국책사업추진단은 “군산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데 혈안이 돼 문제를 경주시에 뒤집어씌우려 한다.”고 반박했다. ●20년 숙원사업 풀리나 정부는 지난 1986년 이후 20년째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방폐장 문제가 비로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지역별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찬성률이 60% 이상 안정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폐장 유치 반대단체들은 벌써 ‘주민투표 무효투쟁’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에 따라 투표가 끝난 뒤 찬반 주민간, 지역간 갈등의 골을 메우는 것도 숙제로 남아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지역별 찬성률은 오차 범위내에 있어 후보지역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주민투표가 방폐장 부지선정이라는 대표적인 갈등 과제를 해결할 경우 새로운 국정운영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과열·혼탁문제에 대한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혁신 공기업탐방] (28) 김송웅 수출보험공사 사장

    [혁신 공기업탐방] (28) 김송웅 수출보험공사 사장

    중소업체 A사는 지난 5월 영국 수입업체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A사가 수출한 도어클로저(Door Closer)가 빡빡해 수입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미 같은 제품을 수년동안 수출한 A사는 영국 수입업체의 횡포를 이해할 수 없었다. 수출대금 10만달러를 받지 못하면 자금압박이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A사는 800달러를 내고 수출보험에 가입했다. 때문에 A사는 지난 8월말 한국수출보험공사로부터 5만달러를 가지급금으로 우선 지원받았다. 자금난 숨통도 트였다. 김송웅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은 24일 “수출보험을 몰라 어려움 겪는 중소기업이 없도록 하는 것이 내 임무”라면서 “중소기업의 수출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의 근간을 이루는 만큼 앞으로도 중소기업을 사업의 중심에 두겠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김 사장을 만나 독특한 경영기법을 들어봤다. ▶한국수출보험공사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 어떤 일을 하는 기관인가. -수입자의 계약파기, 파산, 대금지급지연·거절 등 신용위험과 수입국에서의 전쟁, 내란, 환거래제한 등 비상위험으로 수출자, 생산자 또는 수출대금을 대출해 준 금융기관이 입게 되는 불의의 손실을 보상해 주는 수출보험을 운영하는 기관이다. 수출보험으로 수출을 지원해 궁극적으로는 수출을 진흥하는 것이 공사의 목적이다. ▶최근의 실적으로 기관을 설명한다면. -지난해 수출보험으로 62조 9000억원의 지원실적을 달성했다. 이 중 43% 가량이 중소기업 지원액이다. 올해 목표는 69조원이다. 지난해 국내 수출기업의 수출보험이용률은 약 19%였다. 지원실적으로는 선진 5대 수출보험기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수출보험사상 첫 138억 흑자기록 ▶공사가 87개 정부산하기관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경영평가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는데 비결이 뭔가. -전년대비 지원실적이 25% 이상 증가하고 수출보험 사상 최초의 흑자를 이룬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공사의 지원실적은 63조원으로 2003년 50조원보다 월등히 높았다.63조원은 우리나라 총수출의 19%를 지원한 액수다. 공사가 1992년 설립된 이래 사상 최대의 성과다. 특히 지난해 사상 최초로 138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러한 흑자는 수출보험사업이 1969년 시행된 이후 처음이다. ▶공사가 발상전환을 했기 때문에 흑자를 봤다고들 하는데. -종전까지 우리 공사는 중소기업의 수출위험을 덜어주는 사업을 하기 때문에 손실이 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수지균형을 목표로 성장잠재력이 큰 우량 중소기업에 대해 지원을 확대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사업건전성을 높이도록 노력했다. 또 해외채권 회수대행사업, 신용정보업 등 신규 지원사업을 도입해 해외수입자로부터의 채권회수에 주력함으로써 흑자를 이룰 수 있었다. #공사설립 13년만에 생산성 16배 이상증가 ▶실적이 좋아진데는 특별한 경영방침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부터 변화하자.’라는 ‘혁신주도형 성장전략’과 이러한 경영방침을 따르는 직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 공사는 전 직원이 370여명인 작은 조직이다. 하지만 작은 규모만큼 급변하는 대내외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탄력적인 조직이기도 하다. 지난해 1인당 지원실적은 1767억원이다. 이는 공사가 설립된 1992년의 107억원에 비해 16배 이상 생산성이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성장을 계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올해의 경영목표는 ‘상시적 경영혁신을 통한 고객가치 극대화 및 국민경제 기여’로 설정했다. 이를 통해 ‘국민에게 사랑 받는 공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것의 올해의 목표다. #혁신적 조직문화… 나눔경영 실천 ▶올해의 경영목표를 뒷받침할 실천목표는 뭔가. -다섯 가지를 정했다. 첫째는 과감한 경영혁신을 통해 공사업무의 패러다임을 근본부터 바꾸고, 업무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조직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둘째는 고객중심의 제도와 업무프로세스를 강화하는데 업무 역량을 집중하고 특히 규정을 내세우기보다는 고객과 입장을 바꿔 함께 고민해 보고, 고객이 오기 전에 먼저 찾아가서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발굴하고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셋째는 운영시스템의 혁신을 통하여 저비용(Low Cost), 고성과(High Productivity) 경영체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넷째는 수출보험공사가 지켜온 청렴경영의 전통 위에 혁신적 조직문화를 뿌리내려 신바람 나는 일터를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나눔경영 실천이다. ▶윤리경영을 특별히 강조하는 이유라도 있나. -근면·정직·성실을 바탕으로 하는 윤리경영이야말로 세계 초일류 수출신용기관으로 가기 위한 기본 덕목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특히 우리 공사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더욱 높은 생산성과 고객만족을 달성해야 할 것이며, 그러한 고객만족의 첫 걸음은 기업 윤리에서 출발한다고 본다. ▶드라마를 통해 수출보험을 알린 PPL은 신선했다는 평가다. 공공정책에 대한 최초의 PPL인 것 같다. -우리 공사는 수출보험 홍보에 전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아직도 많은 수출기업들이 수출보험을 이용하지 않고 있으며, 그 때문에 수출보험의 주 지원대상인 중소기업이 최근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지난 2월16일부터 4월7일까지 모 방송국에서 방영한 드라마 ‘홍콩익스프레스’에서 수출보험을 자연스럽게 알리도록 한 것도 이같은 홍보전략의 일환이다. #정부주도형서 시장주도형 체제로 ▶지난 6월 TF를 구성해 마련한 전사적 혁신추진방안을 설명해 달라. -수출보험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부주도형 경제체제에서 벗어나 점차 시장주도형 경제체제로 나아가고 있다. 수출보험 분야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수출지원정책을 확대해야 하는 공공성 측면과 한계기업을 선별하고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사업운영의 건전성을 높이는 상업성 측면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도록 요구되고 있다. 그래서 ▲전략 비즈니스 중심의 사업운영 ▲업무효율화를 통한 생산성 제고 ▲성과중심의 평가제도 강화 ▲성과와 역량중심의 공정한 인사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혁신안을 마련했다. 대담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해외 투자보험 등 발상깬 신상품 대박 87개 정부산하기관 가운데 지난해 경영실적이 가장 좋은 곳은 한국수출보험공사다. 지난 6월 말 발표된 경영실적 평가에서 수출보험공사는 15개 연·기금운용 유형에서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87개 전체중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반에서 1등을 하고, 전교에서도 1등을 한 셈이다. 그 결과 수출보험공사 임원은 기준월봉의 88%, 직원은 185%의 성과급을 각각 받았다. 실적이 가장 좋지 못한 기관의 임원은 21%, 직원은 101%의 성과급만을 받는데 그쳤다. 수출보험공사가 전년대비 25%의 실적증가를 기록해 종합 1위를 차지한 것은 종전 보험상품의 단점을 보완한 보완상품과 경제환경 변화에 맞춘 신상품이 잇따라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수출보험공사는 종전의 대표적인 상품인 단기수출보험 상품을 보완, 현지법인도 이용할 수 있는 재판매보험을 내놨다. 또 지난 2000년 2월에는 환변동보험을,2003년 3월에는 신뢰성보험을 개발했다.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 이를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올해도 지식서비스수출보험과 해외투자(자원개발)보험 등 2종류의 신상품을 내놨다. 지식서비스수출보험은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인 문화콘텐츠, 소프트웨어, 시스템통합 등의 지식서비스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상품이다.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에 딱들어맞는다. 해외투자(자원개발)보험은 석유 등 주요 자원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확보을 위해 해외자원개발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처럼 수출보험공사는 종전의 개념을 깨는 발상전환으로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수출보험공사는 경영외적인 측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윤리강령을 개정해 구체화하고, 금융사고 예방대책을 완료한 노력으로 지난해 10월 33개 공기업과 120여개 민간기업 가운데 윤리경영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중소기업 지원실적도 전년대비 27.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해 지난 5월에는 중소기업청이 주관한 ‘2005년 전국중소기업대회’에서 중소기업 지원우수단체 대통령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수출보험의 산증인’ 김송웅사장 한국수출보험공사 김송웅 사장은 수출보험의 산증인이다. 김 사장은 지난 1969년 한국재보험공사 사원 시절 우리나라 최초의 수출보험기금을 정부로부터 받아 관리했다. 신입사원 때부터 CEO가 될 때까지 오로지 수출보험과 인생을 같이한 셈이다. 지난해 5월에는 수출보험공사 최초의 내부승진 사장에 올랐다. 김 사장은 ‘나부터’를 강조한다. 혁신과 변화는 자신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기업 CEO로서 경영자인 자신부터 변해야 기업도 변화할 수 있고, 직원들에게도 자신부터 달라져야 기업이 변화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대대적인 경영혁신을 추진했다. 가장 먼저 경영혁신 TF를 구성하고, 시스템 선진화를 위한 조직점검을 실시해 조직구조를 상품위주에서 고객위주로 개편했다. 특히 ‘중소수출기업 연구실’을 신설해 고객에게 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을 닦았다. ▲서울(63) ▲경기고·외국어대 영어과 ▲한국재보험공사 사원 ▲한국수출입은행 홍콩사무소장 ▲한국수출보험공사 LA 사무소장·이사·부사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급여는 압류대상 될 수 없어

    대기업에 다니던 중 채권자가 급여에 압류를 해 권고사직을 당했습니다. 실업급여를 받으며 의욕을 잃고 살고 있습니다. 부득이한 사유로 채무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게 되면 파산으로 구제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파산신청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선배가 자기 회사로 들어오라고 합니다. 월급도 300만원 이상 주겠다고 하는데, 파산을 신청하면 다시 급여가 압류되는 게 아닌지 걱정됩니다. 파산법상 제한 사항은 없는지도 궁금합니다. -박재영(27)- 파산을 신청한다고 급여가 압류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파산을 하지 않았을 때, 채권자는 언제든지 채무자 재산을 압류할 수 있습니다. 박재영씨가 지난번 직장에 다닐 때 급여가 압류된 점에 비추어 볼 때 명백합니다. 파산을 신청해 면책을 얻지 못한 채무자는 늘 급여 압류라는 정신적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일할 의욕도 떨어지겠죠. 둘째로 파산신청을 하게 되면 합리적인 채권자들은 급여 압류를 포함해 대부분 추심 노력을 스스로 자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파산 신청은 자발적으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놓고 채무의 면책을 얻으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간 채무자로부터 더 이상 회수할 것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받을 것이 없는 상황에서 법적 비용을 지출해가면서 급여 압류를 시행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자동금지명령(Automatic Stay)제도를 두어 파산 신청이 법원에 접수되면 모든 채권자는 어떤 경우라도 추심행위, 강제집행행위, 소송행위도 하지 못하게 합니다. 이를 고의로 어기면 형사처벌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고 위반행위를 무효화합니다. 원래 IMF가 우리나라에도 파산법 개정을 권할 때 도입항목으로 포함돼 있었습니다. 제도 도입 취지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 일부 입법실무가들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이 제도가 성문법으로 존재하든 않든, 파산 신청은 채무자의 상환거부 의사표시를 명백히 해서 채권자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효과가 확실히 있습니다. 셋째, 파산법상으로 파산을 했다고 취업에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 파산법이 아닌 다른 법에 파산 선고를 받은 사람을 차별하는 규정이 있지만, 파산선고를 받고 면책되기 전까지 단기간 제한을 받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채무자가 받아오는 급여 청구권을 배당의 재원으로 포함시킨다는 규정이 없으니, 사실상 파산법에 의해 급여가 압류될 가능성이 없습니다. 채권자에 대한 배당 재원이 되는 파산재단은 파산 선고 당시 채무자가 가진 모든 재산으로 구성됩니다. 이후에는 파산절차가 진행되는 기간 중이라도 채무자의 고유재산을 구성하기 때문입니다. 파산 신청부터 파산 선고까지의 기간 동안은 이론상 가산되지만, 그 기간이 짧기 때문에 실무상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 파산 신청시를 기준으로 삼아 아예 문제의 여지가 없고 사실상 우리도 따르는 기준입니다.
  • [대법관후보 지상청문회] 신임 대법관 후보

    [대법관후보 지상청문회] 신임 대법관 후보

    대법관 후보로 제청된 3인의 특징은 성향과 서열 등을 조화시켰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김황식 법원행정처 차장이 법원 내 정규 엘리트 코스를 밟은 반면, 박시환 변호사는 법원의 인사관행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직서를 낸 인물이다. 김지형 부장판사는 노동분야 전문가이다.‘전문적 법률지식’을 검증받은 이들의 공통점은 인간적인 소탈함으로 사법개혁을 이끌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 김황식 법원행정처 차장 김황식(56) 후보의 최대 단점은 역설적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는 데 있다. 그는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광주지법원장,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지냈다. 재판업무보다 행정업무에 익숙한 관료형 판사로 분류된다. 사법개혁 목소리가 높아 기존의 인사관행에 반발기류가 있는 가운데, 법원 내부의 목소리가 강하게 뒷받침돼 대법관 제청이 이루어졌다는 후문이다. 재판 이론에 강하며, 특히 부동산등기와 독일법 분야에서는 법원 내에서 따라올 사람이 없다는 평을 얻고 있다. 지난 1995년 친일파 송병준의 후손이 국가를 상대로 낸 ‘친일파 땅찾기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후 친일파 후손의 땅찾기에 제동이 걸렸고, 유사한 소송에도 영향을 끼쳤다. 김 후보는 공안사건에서 보수적인 판결을 내린 것으로 평가되지만, 인신구속에 신중하자는 입장을 유지했다.1993년 남한사회주의 과학원 사건과 관련,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피의자 4명을 보석으로 석방했다. 행정가로서 그의 능력은 소탈한 형태로 발휘됐다. 광주지법원장 시절 법원 내부 통신망에 올린 법원 업무 개선점, 직원들과의 대화 중 느낀 소회를 담은 이메일이 책으로 나오기도 했다.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시절 서울지방법원 산하 5개 지원의 지법승격을 이루고, 법관들에 대한 단일호봉제를 도입해 사법개혁의 단초를 마련했다. 단일호봉제 도입은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인사에서 탈락한 중견 법관들의 일괄 사퇴 관행을 막고, 평생판사 시대를 여는 기틀을 다졌다는 분석이다. 법원행정처 차장 시절에는 ‘아무리 좋은 판결도 화해만은 못하다.’는 법률격언을 강조하며 법원에 조정과 화해 제도를 적극 도입했다. 법원 행정을 알리는 데 적극적이어서, 이용훈 대법원장의 ‘국민을 섬기는 사법부’가 연착륙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박시환 변호사 “국민과 법관들은 사법부의 변신을 기다리고 있다.” 2003년 8월 관행적인 대법관 인사에 대해 법원 내부가 반발한 ‘대법관 제청파문’ 당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직을 버린 박시환(52) 대법관 후보의 ‘사퇴의 변’이다. 박 후보는 지난 1993년 3차 사법파동을 주도, 서울민사지법 단독판사들의 ‘사법부 개혁요구’ 성명을 이끌어냈다. 그의 개혁행보는 법원 안팎과 시민단체의 지지를 고루 얻어 대법관 인사제청 때마다 적임자로 추천됐다. 현직 판사 시절부터 사법권 독립, 법원 인사제도 등에 대한 논문을 꾸준히 발표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지지를 받고 강금실 전 법무장관과 함께 ‘우리법 연구회’ 활동을 해 ‘코드인사´라는 비판도 제기되지만, 본인은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제청 발표 직후 박 후보는 “과도한 개혁성향으로 분류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서 “인사청문회 표적이 되는 게 아니냐.”고 속내를 털어놨다. 판결에서는 개혁성과 함께 법이론적인 꼼꼼함이 눈에 띈다.5공 시절인 1985년 초임지인 인천지법에서 유인물 배포 혐의로 즉결심판에 넘겨진 학생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가 3개월 뒤 강원도 영월로 좌천됐다.1996년에는 국가보안법 피의자에 대해 3차례까지 구속연장을 허용하도록 한 법조항에 대해 직권으로 위헌제청을 했다. 가장 큰 강점으로 인화력이 꼽힌다. 운동도 여럿이 함께 하는 테니스, 탁구, 축구 등을 즐긴다. 이런 성격은 재판에서도 발휘돼, 형사단독 재판부 때 피고인의 말을 듣기 위해 심리가 자정까지 이어지는 일도 흔했다고 전해진다. 서울중앙지법 송찬호 판사는 “분양금 반환 청구를 한 원고 400여명이 받을 금액을 계산하는데, 밤 늦게까지 옆에서 함께 셈을 한 뒤 고생했다며 소주를 사주던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소탈하지만 자연스러운 권위가 느껴지는 분”이라고 회상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김지형 서울고법 부장판사 김지형(47)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노동법·근로기준법과 관련해 해설서를 저술한 노동분야 전문가로 알려졌다. 그는 판사로 재임하면서 해박한 법률지식으로 근로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판결을 잇따라 내려 주목을 받았다. 비서울대(원광대) 출신으로 사회적 약자를 존중하는 법해석으로 법원 내 소장 판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김 대법관 후보는 2003년 1월 의류업체가 “해외연수를 다녀온 뒤 3년간 퇴직하지 않는다는 계약을 위반했다.”며 퇴직한 김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심을 뒤집고 김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김 후보는 당시 판결문에서 “근로자에게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불리한 근로계약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 취지에도 위배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서울중구청이 환경미화원들에게 퇴직금을 정산하면서 가족수당을 평균임금에서 제외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리는 등 관례처럼 이루어진 기업주의 부당한 근로계약에 일침을 가했다. 김 후보는 이밖에도 지난 2001년 정모씨가 ‘신군부 협박으로 재산을 헌납한 것은 무효’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국가의 강박에 의해 재산을 내놓은 만큼 이를 돌려받아야 한다.”면서 “국가는 정씨에게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또 공무원들이 징수편의를 위해 이전 업주가 체납한 세금을 새로운 업주가 대신 납부토록 할 수 없다는 등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에 제동을 걸었다. 한편 주한미군이 군사적 목적이라 하더라도 사유지를 무단 침범했다면 그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보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김 후보는 현재 사법연수원 연구법관으로 파견 중이다. 후배 법관들은 김 후보의 장점으로 당사자들의 말을 빠짐없이 들어주는 태도를 꼽았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게임약관 무더기 위법 판정

    청소년과 젊은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게이머의 권익이 보다 좋아진다. 회사 잘못으로 게임이 중단되더라도 4시간이 안되면 회사가 이용시간을 늘려줄 책임이 없거나 회사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접속이 늦어질 경우 회사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약관은 무효라는 결정이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6일 온라인게임 사업자의 이용 약관과 운영규정을 심사, 약관법을 위반한 11개 업체에 대해 법에 어긋나는 조항을 고치도록 시정조치했다. 리니지의 엔씨소프트, 메이플스토리의 넥슨, 뮤의 웹젠 등 국내 유명 온라인게임 회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최근 논란이 일었던 게임 아이템의 현금거래 금지는 게임의 중독성이나 게임시장 왜곡 등을 막기 위해 여전히 필요하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다만 현금거래를 하다 적발됐다고 해서 사안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사용자의 계정(ID)을 영구 압류하는 것은 무효라고 지적했다. 자동이체로 만 20세 미만 미성년자의 이용료를 받았다고 이를 법정대리인이 사후동의한 것으로 간주한 것도 위법 판정을 받았다. 현행 민법상 미성년자의 법률행위는 취소할 수 있는데 사후동의를 하면 해당 계약을 취소할 권리가 없어진다. 공정위는 ▲사업자가 운용상 필요에 따라 이용자들의 계정을 정지시킬 수 있는 조항 ▲이용자 의무를 어겼을 때 사전통보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 ▲회사가 필요할 경우 이용자들의 채팅 내용을 볼 수 있도록 한 조항 등도 약관법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충무공 종중 안타까운 재산분쟁

    충무공 이순신 장군 종손의 대가 끊기면서 문중이 재산분쟁에 휩싸였다. 12일 충무공을 시조로 모시는 덕수이씨 충무공파종회에 따르면 이순신 장군의 15대 종손이 2002년 2월 66세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대를 이을 아들을 남기지 않은 채였다. 문중에서는 적통을 잇기 위해 그해 3월 종손의 7촌 재당질을 양자로 들였다. 하지만 종손의 부인(종부)은 “양자가 내 뜻과는 무관하게 입양됐다.”며 곧바로 입양무효 소송을 냈다. 대법원도 지난해 9월 “종손이 사망한 뒤 입양한 것은 무효”라며 종부의 손을 들어줬다. 문중은 종부가 양자를 파양(罷養)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데다 종손 명의의 땅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하자 2002년 10월 종부 등을 상대로 소유권이전 등기말소 청구 소송을 대전지법 천안지원에 제출했다. 종손 명의로 된 땅은 충남 아산 현충사 주변의 논·밭과 임야 등 모두 16필지에 1만 2493평으로 시가 21억원 정도. 문중은 “종손의 아버지(1993년 사망)가 70명의 문종 종원 명의로 돼 있던 토지를 1972년 서류를 조작, 자기 명의로 돌려놓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천안지원은 “문중재산을 관리·처분에 필요한 문중총회 결의가 없었다.”며 각하했다. 대전지법도 “종손의 아버지한테 등기이전하기 전 땅 소유주인 종원 70명의 실체를 모두 밝혀야 소송자격이 있다.”며 각하했다. 종원 70명은 거의 세상을 떠 실체를 모두 밝히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70명 가운데 한명이라도 실체규명이 가능하면 소송당사자가 될 수 있다.”며 지난해 11월 원심을 깨고 대전지법에 돌려보냈다. 대전지법은 “토지의 일부는 명의신탁이 인정된다. 종부가 처분한 2000여평을 제외한 4600평을 문중에게 돌려주라.”고 판결했으나 양측에서 모두 판결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했다. 문중 관계자는 “종부가 판 문중 땅까지 모두 찾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종부측은 “법적하자없이 상속을 받은 땅을 돌려줄 수 없다.”고 맞섰다.아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방폐장 주민투표 관권 개입

    방폐장 주민투표 관권 개입

    다음달 2일 군산·경주·포항·영덕에서 치러질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유치 찬반투표에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만일 위법사실이 드러나면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핵국민행동은 10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정이 개입한 방폐장 후보지 찬반 투표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반핵국민행동은 “전체 유권자의 3분의1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각 지자체에서는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부재자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4∼8일 진행된 부재자 신고 접수 결과 부재자 비율은 군산 39.4%, 경주 38.1%, 영덕 27.5%, 포항 22.0%로 나타났다. 읍·면·동 단위의 부재자 신고도 행정구역별로 50%를 넘는 곳도 있었다. 군산 5곳, 경주 2곳의 유권자 절반 이상이 부재자 신고를 냈으며 군산시 서수면은 부재자 신고율 60%를 넘어 사상 최대의 부재자 신고를 기록했다고 반핵국민행동은 밝혔다. 반핵국민행동은 이와 관련해 “통상 선거에서 부재자 신청 비율이 2∼3% 수준인 것에 비해 방폐장 찬반 투표가 유독 높은 것은 억지로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지자체의 불법 선거운동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부재자 신고를 독려받은 주민들의 인터뷰 내용과 공무원이 주민들에게 부재자 신고를 권하는 전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들은 “실적 경쟁에 내몰린 공무원과 통·반장들이 집집마다 방문해 부재자 투표를 권하고 있으며 심지어 통·반장이 직접 부재자 투표 신고서를 작성해 주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에는 군인과 경찰 등 부재자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이 제한돼 있었지만 현재는 선거법 개정으로 투표 당일 직접 투표할 수 없는 사람이면 누구나 부재자 투표를 할 수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방폐장 투표와 관련, 일부 지역에서 공무원들이 음식점에 부재자 투표신청 용지를 가져다 놓고 이를 독려하고 있다는 제보가 있어 사실 여부를 조사 중”이라면서 “만약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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