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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쇄 위기 몰린 장애인들의 일터

    17일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1059번지 옛 대현파출소 1층.20평 남짓한 공간에서 발달 및 정신지체장애인 15명과 이들의 어머니들이 함께 고무 패킹 뜯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느릿느릿한 움직임에 작업량은 비장애인 1명 몫에도 못 미친다.이곳은 2004년 3월 일선 경찰서가 지구대 체제로 개편돼 파출소가 문을 닫으면서 관할 성동서와 성동구청,복지관이 합의해 장애인들의 일터로 마련해준 ‘요한 작업장’이다. 하지만 작업장은 곧 폐쇄될 위기에 놓여 있다.주민들이 혐오시설이라며 성동서에 문을 닫아달라는 민원을 넣고 있기 때문이다.벌이는 안 되지만 일하는 보람에서 사는 기쁨을 느끼던 장애인들은 그래서 요즘 얼굴이 어둡다. 3급 정신지체장애인 박재홍(30)씨는 선천성 자폐증 탓에 한 가지에 몰두하면 다른 일엔 전혀 신경쓰지 못한다.박씨는 2004년 직업훈련을 마친 뒤 네댓군데 제조공장을 다니며 노동자의 꿈을 키웠다.하지만 처음 박씨를 비장애인과 함께 일을 시키던 공장들은 업무효율이 떨어지자 박씨 자리를 격리했다.작업량이 모자란다며 매일 꾸지람을 들었다.15명 장애인들은 박씨와 같이 느린 행동과 모자라는 언어지각능력 탓에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다.이들은 작업장에서 수도나 전기제품 고무 패킹 분리작업과 크레파스와 볼펜 포장 등의 단순 노무로 한달에 사오십만원을 번다.밥값도 안 되지만 일하는 보람만으로 행복하다. 이들에게 지난달부터 먹구름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경찰관들이 찾아와 1층 작업장을 2층으로 옮길 수 있느냐고 물었다.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성동서를 찾았더니 지난해 7월 국유지 가운데 노는 땅과 건물에 대한 활용계획 조사에서 성동서가 이 건물 매각 계획을 올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18일 경찰청에서 승인이 떨어졌고 성동서의 최종 결정만 남겨두고 있다. 더욱 씁쓸한 건 매각 이유다.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요한 작업장을 없애고 치안센터를 만들어 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성동서 관계자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장애인들이 집앞을 자꾸 돌아다녀 보기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아마 그 이유 때문에 치안을 빌미로 민원을 제기하지 않았겠느냐.”며 씁쓸해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판교청약 단순 실수 재당첨 금지 안한다

    판교청약 단순 실수 재당첨 금지 안한다

    판교신도시 청약 과정에서의 단순한 실수는 재당첨 금지 등의 제재를 받지 않게 된다. 건설교통부는 “판교 청약과정에서 청약오류 현황을 파악해본 결과 청약자의 3% 정도가 가입통장을 헷갈려 청약을 잘못했거나 거주지역 청약일이 아닌 날짜에 청약하는 등 단순 실수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거나 오랫동안 통장을 사용하지 않은 노인층과 서민층인 것으로 확인됐다. 건교부는 이에 따라 18일 민영주택 1순위 청약이 마무리되는 대로 각 은행들로 하여금 이같은 청약실수자를 가려내도록 지침을 내려보내고 당첨자 결정에서 이들을 배제하되 당초 밝힌 대로 재당첨 금지 등 제재는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신청을 잘못한 수만명의 청약자들은 이로써 판교 당첨기회는 놓치지만 다음달 이후 분양될 주택 청약에는 계속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건교부 관계자는 “처음에는 청약자가 100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돼 청약자격 검증이 어려울 것으로 봤지만 지금까지의 청약률로는 검증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돼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주택자임에도 무주택자 신청일에 청약한 경우는 구제대상에서 빠져 당첨 무효와 10년 재당첨 금지 조치를 받게 된다. 무주택 증명은 당첨자 발표 이후 별도의 서류제출 등을 통해 본인이 직접 소명해야 하기 때문에 고의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건교부는 “선의의 피해자에 대한 구제결정은 공공택지 내에서 인터넷 청약이 처음 이뤄진 데다 통장별, 거주지역별, 순위별 청약일이 다르게 배정되는 등 청약절차가 까다롭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면서 “하지만 무주택 여부에 대한 판단 실수는 현재의 시스템상 사전에 가려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채권자가 괴롭힐까 겁나요

    Q불경기에 직장을 잃고 몇달 지난 뒤 새 카드를 사용하며 생활했습니다. 이 카드에서 현금서비스를 받아 다른 카드빚을 메우는 돌려막기를 하다 3000만원이 넘는 빚을 지게 됐습니다. 주로 젊은 여성을 상대로 하는 대부업체에서도 돈을 썼는데, 이자가 부담됩니다. 이달에는 더 이상 빚을 낼 방법도 없는데, 독촉받을 생각을 하니 답답합니다. 카드회사, 대부업체 직원이 저를 괴롭히거나 해치지 않을지 겁이 납니다. -한명금(34·여)- A채권자를 겁내시면 안됩니다. 채권자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행사하는 것을 채무자는 감수해야 하지만, 법이 인정하는 한도 내에서만 그렇습니다. 단순히 채무자에게 전화로 또는 우편으로 빚을 갚으라고 독촉하는 것은 채권자의 정당한 추심권의 범주에 포함됩니다. 그렇지만 채무자를 해치는 일은 용납되지 않습니다. 시설과 인적 조직을 갖추고 밝은 햇빛 아래 영업하는 신용카드사나 대부업체 직원들이 채무자를 해하려고 한다면, 그 신용카드 회사나 대부업체는 간판을 내려야 합니다. 물론 채권자의 추심은 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부실채권의 추심이 본질적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과 같은 이익을 주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채무자가 이행을 거부한 순간 채권자는 자신이 소지하고 있는 채권이 액면금액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휴지조각이 되는 상황을 인식하게 됩니다. 이 때가 되면 채권자는 가치가 의심스러운 물건을 고객에게 비싸게 팔아야 하는 방문판매원의 운명에 처하게 됩니다.‘앉아서 빌려주고 서서 받는다.’는 말이 있듯 막상 채무자가 이행을 거부하면 답답한 것은 채권자입니다. 채권자는 집요한 영업사원처럼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빚을 받으려고 즉, 무가치한 채권을 채무자에게 팔려고 시도합니다. 따라서 채권추심 기술은 기본적으로 영업사원의 그것과 같습니다. 전화, 우편, 방문을 통해 직접 변제를 독촉하고 또는 언론매체를 통한 광고 캠페인으로 간접적으로 채무이행의지를 고양합니다. 구매심리를 자극합니다. 건강식품 판매원이 제품을 먹지 않으면 암에 걸린다고 암시하듯 추심을 하는 사람은 이 채권을 되사지 않으면 신용불량자가 돼 인생을 슬프게 마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대폭할인을 해주겠다는 것도 한 수법입니다. 세일이라는 것이 팔리지 않는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던져놓은 고전적 미끼이듯 채권추심에 있어서도 일제정리기간이 조직적으로 또는 추심인 마음대로 설정됩니다. 세일기간이 지난 뒤 원래 정상가격으로 회복되니 좋은 조건의 거래를 위해서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채권증서에 관해서도 지금 갚으면 이자를 탕감해 준다고 유혹하며 때에 따라 20%,30%까지 원금을 탕감해 주겠지만,20일 뒤에는 이런 혜택이 없다고 선전합니다. 호객 행위에 관심을 보인 사람이 집중적인 마케팅 대상이 되듯 추심직원의 선전에 응해 전화를 한 채무자는 다시 집중적인 전화와 우편에 시달립니다. 따라서 채무자는 이같은 추심 전화, 우편물에 대응하지 않는 게 낫습니다. 물론 일반 물품 판매와 달리 채무자는 본래 빚을 갚을 법률적인 의무를 지고 있습니다. 채권자는 채무자에 관한 채무 불이행 사항을 공동의 전산망에 등재하기도 하고, 채무자를 형사고소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채권자가 임대차보증금, 유체동산, 급여를 압류하면 대다수 채무자는 상당히 불편을 겪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법적 조치는 채권자에게 이득을 주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비용을 발생시킵니다. 따라서 채권자는 실제로 변제능력을 상실한 채무자에 대해 법적 조치를 잘 취하지 않습니다. 막다른 곳에 몰린 채무자는 파산절차를 선택해 채권을 공식적으로 무효로 만들 수 있습니다. 한명금씨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절망적인 것은 아니니, 억지로 상환하려고 애쓰지 말고 워크아웃·파산·개인회생 등 여러가지 채무 재조정 또는 취소 절차를 대안으로 검토할 시간이 충분히 있습니다. 채권자를 무서워하지 마십시오. 빚독촉 전화를 받더라도 사정을 차분하게 설명하고 주눅들지 마십시오. 막상 전화를 해오는 사람은 채권자 본인이 아니라 채권자를 위해 일하는 역시 가난한 직원일 뿐입니다.
  • ‘당당한’ 외환銀

    ‘당당한’ 외환銀

    지난 2003년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시시각각 쏟아져 나오는 반갑지 않은 뉴스를 접하는 외환은행 직원들의 심정은 어떨까. 더구나 조만간 국민은행으로 팔릴 가능성이 높아 신분까지 불안해진 상황에서 과연 일이 손에 잡힐까. 그러나 외환은행은 악조건 속에서도 왕성한 영업력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권은 “매각에 직면한 금융기관은 의욕상실과 의도적인 태업으로 영업력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외환은행은 정반대”라며 주목하고 있다. 반면 외환은행의 새 주인이 될 국민은행은 “재매각 작업을 중단하라.”는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몸을 낮추고 있다. ●1·4분기 순익 4000억원 예상 3년 전 론스타가 인수할 당시 외환은행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하이닉스 등 현대계열사의 부실 채권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SK 사태’와 ‘카드 대란’까지 겹쳐 고객 이탈은 걷잡을 수 없었다.3년 후 다시 매물 신세가 된 외환은행이지만 그 때와는 전혀 다른 은행이 됐다. 고객 이탈은 커녕 대출과 예금이 오히려 늘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 1∼2월 두 달 동안 28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00억원에 비해 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재 집계 중인 1·4분기 순이익은 4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1조 5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바라볼 수 있다. 대출과 예금 실적도 국민은행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외환은행의 지난 3월 말 현재 원화대출금 잔액은 29조 6289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6585억원 늘었다. 반면 국민은행의 대출 잔액은 이 기간에 1155억원 줄었다. 외환은행은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에서 각각 3473억원,4051억원이 늘어 기업 금융의 강자로서의 면모를 유지했다.27개 해외점포의 1·4분기 자기목표 순이익 진도율도 111%를 기록해 목표를 초과달성하고 있다. 총 원화예수금은 국민은행이나 외환은행 모두 ‘연초(年初) 현상’으로 연말에 비해 줄었다. 그러나 고객의 충성도를 가늠할 수 있는 정기예금의 경우 외환은행은 지난해 말에 비해 올 3월 말 현재 2666억원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1조 2371억원 감소했다. ●국민은행 “수사 상황 주시하겠다”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조작된 상황에서 외환은행 매각이 이뤄졌다면 계약 자체를 원천 무효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면서 외환은행의 재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국민은행은 곤혹스럽다. 재매각 협상이 중단될 가능성은 적지만 인수 시기는 늦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눈치다. 국민은행 김기홍 수석 부행장은 12일 검찰과 감사원의 수사에 대해 “상당히 난처한 상황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했다. 김 부행장은 “국내 최대은행이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수합병의 해당 은행으로서 과거사 수사에 대해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현재의 매각 협상은 바이어와 셀러간의 지극히 상업적인 딜”이라며 고민의 일단을 내비쳤다. 김 부행장은 특히 2003년 론스타의 헐갑 매입 의혹에 대해 ▲매각이 원천 무효화될 경우 ▲론스타가 대주주 자격을 상실할 경우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되 탈세 문제로 주식이 가압류될 경우 등을 상정해 놓고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각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때 우선협상대상자로서 받을 영향을 분석한다는 뜻이며, 수사 결과와 이에 따른 금융감독당국의 조치까지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의미이다. 외환은행 실사에 대해 김 부행장은 “제 3의 장소에 데이터룸을 설치하고, 외환은행 부장급들과 면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외환노조의 반대로 실무자 협의는 원활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실사를 완벽하게 마치기 전까지는 본계약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론스타측과 약속한 4주간의 실사 기간이 다소 길어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대정부 질문] 여야 “한·미 FTA 속도조절”

    [대정부 질문] 여야 “한·미 FTA 속도조절”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의 강도 높은 비난으로 촉발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싸고 논란이 여야, 여여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1일 열린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신중한 협상 자세를 주문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협상전략의 부재를 질타했다. 특히 협상 속도와 자세를 놓고 재야파의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이 당론 및 청와대 입장과는 다른 주장을 제기해 갈등 기류를 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은 “내년 3월 끝나는 것으로 돼 있는 협상 일정이 촉박하다는 우려가 든다.”며 “기업·농민·서비스업·의료업 등 이해 당사자와 정부·국회 등이 참여하는 가칭 ‘한·미 FTA 추진을 위한 범국민협의회’와 같은 협의 채널을 설립해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은 “정부가 협상도 하기 전에 스크린쿼터, 의약품 가격, 배기가스, 광우병 쇠고기 문제 등의 카드를 미리 양보했다.”며 전략부재를 꼬집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한·미 FTA 추진을 위한 의무 절차사항인 공청회가 무산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협상 추진을 의결했는데 이는 행정절차 규정 위반이기에 무효”라고 비판했다. 재야파가 주축인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들이 이달 초 모임을 갖고 성급한 FTA 추진이 위험하므로 신중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민평련의 김태홍 의원은 “FTA를 잘못 체결하면 국가 경제가 거덜나기에 졸속으로 처리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FTA를 예정대로 추진하되 지원·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당정의 입장과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FTA 협상과 관련)일부 언론에 보도된 ‘친노(親盧)계열의 반발’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며 “FTA협상은 참여정부가 지난 2003년 마련한 로드맵에 따른 것이고 능동적이고 주도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론스타 외환銀매입 뇌물·불법로비 확인땐 10% 초과지분 처분명령 가능

    검찰과 감사원의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론스타의 ‘먹튀’에 제동이 걸릴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팔고 4조 5000억원에 이르는 차익을 챙겨 떠나는 ‘먹튀’를 원천적으로 막으려면 몇가지의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우선 지난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입이 ‘무효’로 결정나야 한다. 또 현재 진행 중인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작업도 중단돼야 한다. 금융감독원이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 무효 여부에 대해 법률 검토에 나설 뜻을 보인데다, 외환은행 노조도 론스타의 매각 중단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해 관심은 더욱 커졌다. 국민은행과 론스타의 매각 협상을 중단시키려면 우선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게 원천무효가 돼야 한다. 원천무효가 되려면 론스타가 당시 금품을 뿌리거나 고위 공무원 등을 상대로 불법 로비를 벌였다는 것을 검찰이 밝혀내야 한다. 2003년 당시 론스타측이 제시한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외환은행 경영진이 그대로 수용했고, 이를 금감원이 외환은행을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하는 데 잣대로 활용했다는 정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론스타의 불법이 성립되지는 않는다. 참여연대 김상조(한성대 교수)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론스타가 인수 주체로서 외환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을 조사한 것은 당연한 권리”라면서 “검찰 수사나 감사원 조사는 외환은행 경영진과 금융감독 당국의 BIS 자기자본비율 조작 의혹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론스타의 불법적인 개입은 밝히기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검찰이 론스타가 외환은행 주식을 위법하게 취득한 사실을 밝혀내고 형사 처벌한다면 금감위는 어쩔 수 없이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을 박탈,6개월 안에 10%를 초과하는 지분을 처분하도록 명령해야 한다. 금감원이 현재의 재매각 과정 무효 여부에 대해 법률 검토를 하려는 것도 이런 가능성 때문이다. 그러나 10% 초과 지분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먹튀’의 결과는 달라진다. 금융감독위원회가 처분 방식을 명시하지 않는다면 론스타는 국민은행과 재빨리 본계약을 맺고 주당 1만 5000원대에 팔고 떠날 것이다. 오히려 ‘먹튀’를 돕는 꼴이 된다. 반면 금감위가 론스타에 2003년 외환은행의 신주를 인수할 당시 가격(4000원)으로 팔라고 명령하면 ‘먹튀’를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론스타는 행정 소송에 돌입할 것이고,3∼4년간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외환은행 고객과 예금은 썰물처럼 빠져나가 또다른 위기를 부를 수도 있다. 또 외국자본들이 한국의 초강수에 반발해 대거 이탈할 수도 있다. 한편 론스타는 2003년에 코메르츠방크와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외환은행 구주도 인수했는데, 두 은행이 “속아서 팔았다.”며 주식반환청구 소송을 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사적인 계약인데다 사후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문제삼지 않겠다는 약속을 미리 한 것으로 보인다. 또 소액주주나 채권자, 외환노조 등 이해당사자들이 신주발행 무효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으나 상법상 이 소송은 6개월 내에 내도록 돼 있어 이미 시간이 지났다. 김주영 변호사는 “검찰이 론스타의 위법성을 밝혀내고, 금융감독 당국이 대주주 자격을 박탈하는 동시에 2003년에 취득했던 신주를 외환은행에 돌려준 뒤 외환은행으로 하여금 이를 소각하도록 명령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태아보험 허위광고 ‘조심’

    태아보험 허위광고 ‘조심’

    뱃속의 아기에 대해 드는 태아보험이 보험판매인의 과장광고 등으로 잦은 보험분쟁을 낳고 있다. 조산(早産)때의 병원비 부담을 줄여주는 정도인데도 마치 선천성 장애는 물론 출산과정의 의료사고까지 모두 보장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태아보험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변형된 형태로 가입시기만 앞당겨 진 것일 뿐 일반 어린이보험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면서 “약관을 꼼꼼히 읽고 보장의 내용을 확실히 챙겨본 뒤 가입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 어린이보험과 다를 것 없어 충북 청주에 사는 20대 주부 김모씨는 2004년 7월 임신상태에서 우체국 태아보험에 가입했다. 우체국 직원은 선천성 질환도 모두 보장이 된다고 했다. 이듬해 태어난 아기는 선천성 질환으로 100일 만에 2차례나 수술을 받은 뒤 결국 사망했다. 그러나 우체국은 “선천성 질병은 보장이 되지 않는다.”며 보험금을 주지 않았다. 보험가입을 권유한 우체국 직원에게 항의하자 “그런 말을 한 적 없으며 설사 했더라도 약관에 따라 보장이 안 된다.”고 달리 말했다. 경북 칠곡군의 20대 주부 박모씨도 뇌병변 장애 1급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에 대해 보험금 지급을 거부당했다. 가입보험사인 삼성생명은 “병원의 과실이나 재해에 한해 지급된다.”고 잘라 말했다. 보험소비자연맹 박은주 실장은 “조산 때 인큐베이터 이용료를 지급하는 정도 수준인데도 마치 모든 것을 다 해주는 것처럼 포장하는 판매원의 말에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전북 익산의 이모씨는 자연분만을 유도하던 중 아이의 어깨가 탈골되고 갈비뼈에 이상이 생기는 사고를 당했다. 가입회사인 신한생명의 요구대로 장해진단서를 떼고 장애3급 판정을 받았지만 신한생명은 “아기가 8세 때 장애임이 확인되고 병원측의 의료사고였음이 입증될 때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며 거절했다. 보험금도 가입 당시 설명했던 1억원에 턱없이 모자라는 최고 2000만원으로 축소했다. 보험회사는 태아보험이 출산 전에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해서도 보장해 주는 것처럼 광고하지만 실제로는 출생해야 보험대상이 된다. 태아는 민법상 인격체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수혜대상이 될 수 없다. ●홈쇼핑·인터넷 판매 등 주의해야 TV홈쇼핑과 인터넷을 통한 보험 판매가 늘어나는 것도 소비자 피해가 늘어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인터넷과 전화상담으로는 일일이 약관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노려 약관을 보여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남 마산의 이모씨는 지난해 3월 전화로 태아보험에 가입했으나 약관을 보내주지 않아 8개월간 끈질기게 요구해 지난해 11월에야 겨우 약관을 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형아나 미숙아 출산으로 불안한 산모들의 심리를 이용해 보험 가입을 부추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약관을 반드시 확인하고 보관하라.”고 당부했다. 또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설명받지 못했을 경우에는 이의제기를 통해 계약을 무효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檢, BIS비율 ‘윗선’ 개입 수사

    외환은행 헐값 매각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11일 매각과정에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결정하는 과정에 돈이 오갔다는 의혹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매각태스크포스(TF)팀장이었던 전용준(50·구속)씨가 매각자문사 대표인 박순풍(49·구속)씨로부터 받은 2억원이 BIS비율 결정과 관련됐는지 추궁하는 한편 박씨가 매각자문사 선정 대가로 당시 ‘윗선’들에게도 돈을 건넸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BIS비율 결정 경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외환은행 관계자를 이번 주 안에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또 감사원 감사가 정리되는 대로 당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었던 변양호 보고펀드 공동대표 등을 불러 ‘윗선’의 개입 여부 등을 추궁할 계획이다. 외환은행 헐값 매각 논란과 관련,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무효화 여부에 대해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은 11일 양성용 금감원 은행감독국장에게 법률적으로 이 문제를 검토해 볼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전경하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기초단체장 전략공천 몸살

    ‘5·31 지방선거’와 관련, 각 정당이 기초자치단체장에 대한 ‘전략 공천’을 추진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광주시 북구, 서구, 광산구청장 후보를 각각 ‘전략공천’을 통해 발표하자 해당 출마준비를 해온 예비후보들이 단식농성과 탈당을 선언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광주 북구청장 후보 경선을 준비해온 반명환 광주시의장(민주당)은 최근 중앙당이 송모 전 전남부지사를 공천자로 발표하자 “밀실공천은 원천무효”라며 “공천 재심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반 의장은 특히 “중앙당 공특위의 여론조사 결과를 확인한 결과, 전략공천지역 선정은 김재균 전 북구청장에 뒤진다는 이유였다.”며 “시장 출마를 위해 북구청장직까지 사퇴한 인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은 탄핵보다 더한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신현구 서구청장 예비후보는 외부인사 공천과 관련, 지난 3일부터 민주당 광주시당 사무실에서 단식농성을 벌여왔으며,10일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정종흔(63·한나라당) 경기도 시흥시장도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당 공천에서 탈락할 경우 5·31 지방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외환銀·금감원 ‘조작공모’ 의혹

    외환銀·금감원 ‘조작공모’ 의혹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이 은행을 매각할 당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잘못 산정한 사실을 시인했다. 또 금융감독원 간부가 실무자에게 자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던 외환은행 BIS 비율을 묵살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도 외환은행 매각 당시 은행 안팎의 인사들이 BIS 비율조작 등을 조직적으로 공모한 정황을 포착,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외환은행 관계자 등 5명에 대해 추가로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감사원 하복동 제1사무차장은 10일 “이 전 행장이 소환조사에서 BIS 비율이 과장된 것 같다며 일부 오류를 시인했다.”면서 “그러나 조작하지는 않았다고 부인했다.”고 밝혔다. 하 차장은 “금감원 이모 수석검사역을 소환한 결과 외환은행으로부터 의문의 팩스 5장을 받은 뒤 국장급 간부의 지시를 받아 9.14%로 파악하고 있던 BIS 비율 대신 팩스 내용에서 제시된 6.16%로 금융감독위원회에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면서 “지시를 내린 당시 금감원 백모 검사1국장도 소환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03년 매각 당시 외환은행을 BIS 비율 8% 미만의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기 위해 누군가 고의로 BIS 비율을 낮춘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BIS 비율을 조작한 것이라면 은행법에 따라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외환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없으며, 인수 자체도 원천무효가 될 수 있다.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이날 2003년 외환은행 매각 태스크포스(TF)팀장이던 전용준(50)씨에게서 BIS 비율이 조작된 단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전씨가 BIS 비율 관련 의문의 팩스를 보냈다고 지목된 허모(사망) 차장의 직속 상관으로 문건 작성 경위를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씨가 허씨에게 책임을 미루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전씨가 은행 내·외부의 공범들과 입을 맞추거나 중요 참고인을 도주케 할 우려가 있다고 밝혀 조작 과정에 외부와 윗선의 개입 단서를 포착했음을 시사했다. 한편 검찰은 매각자문료 12억여원 중 2억원을 전씨에게 건넨 엘리어트홀딩스 대표 박순풍(49)씨와 전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증재와 수재 등의 혐의로 이날 구속수감했다. 장세훈 김효섭기자 shjang@seoul.co.kr
  • BIS비율 조작 외부·윗선 개입 포착

    BIS비율 조작 외부·윗선 개입 포착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의 핵심인 2003년 말 환은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조작을 뒷받침하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10일 매각 당시 태스크포스(TF)팀장 전용준씨와 매각자문사인 엘리어트홀딩스 대표 박순풍씨를 구속수감하면서 외환은행 안팎에 있는 공범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사 착수 이후 관계자들이 말 맞추기를 시도한 정황도 파악됐다.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6.16% BIS 비율 과장된 것 같다” 비금융기관인 론스타가 환은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BIS 비율이 부실 금융기관 기준인 8% 이하로 떨어져야 했다. 2003년 9월 금감위는 환은측이 금감원에 보낸 팩스 5장을 근거로 론스타가 낸 환은 대주주 자격 신청을 승인했다. 환은 매각 태스크포스팀에 근무하던 허모(사망) 차장이 보냈다고 알려진 팩스에서 2003년 말 예상 자기자본비율은 6.16%.9∼10%로 산정하던 금감원 자체 보고서와는 다른 수치였지만 채택됐다. 그동안 BIS 비율 고의축소 의혹이 제기돼 왔고,10일 감사원 감사에서 이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중대발언이 나왔다. 금감원 이모 검사역이 국장급 지시로 금감원 자체 평가를 무시했다고 한 것이다. 매각 과정에 문제가 없다던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도 금감원 자료를 들이밀자 “BIS 비율이 과장된 것 같다.”며 일부 오류를 시인했다고 감사원측은 전했다. 감사원은 이미 6.16%의 BIS 비율 산정이 적절치 못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적정 비율이 8% 이상으로 나오고 론스타가 비율 산정 과정에 적극 개입했다면, 당시 거래 자체가 무효가 되고 진행중인 재매각에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개인비리 통해 역할 파악 검찰은 매각 당시 관련자들이 자기자본비율을 비롯한 공식문서를 조작한 경위와 관련자 개인비리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매각자문을 맡았던 엘리어트홀딩스 대표 박순풍씨가 은행측에서 받은 12억여원 중 3억원을 빼돌려 이 가운데 2억원을 외환은행 매각 TF팀장이던 전용준씨에게 준 사실이 드러난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당시 관련자들이 정책적 판단을 공유해 의사결정을 했다기보다는, 사적인 친밀감을 들어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로비 의혹도 짙다. 매각을 원하는 은행 내부세력과 외부세력간 내부정보 교환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매각에 관여한 외환은행 내부 인사가 TF팀 5명과 이강원 당시 행장, 이달룡 당시 부행장 정도로 비교적 소수였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검찰,“내·외부 공범수사 필요” 허씨가 당시 금감원에 보낸 팩스 5장에 대한 의문도 풀릴 기미다. 전씨는 검찰조사에서 비관적인 자기자본비율 산정치를 금감원에 보낸 허씨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씨가 팩스를 보내는 과정에 직속 상관인 전씨가 개입했거나 최소한 보고를 받았을 것으로 검찰은 판단, 이같은 의사결정 과정을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전씨가 매각 등 사운을 건 사안에 대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만한 위치에 있지는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씨의 윗선을 밝혀내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일단 당시 행장과 부행장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지켜본 뒤 이들에 대한 소환 일정을 정하기로 했지만 상당 부분 ‘공범’에 대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김재록의혹·지자체비리’ 공방

    국회의 10일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김재록 게이트’와 외환은행의 헐값 매각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의 ‘지방정부 심판론’과 야당의 ‘노무현 정권 심판론’도 팽팽히 맞섰다.●“게이트 실체는 여권”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재록 게이트’와 여권의 연결고리를 집중 부각시켰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 등 여권인사들과 김씨의 연루설, 외환은행 매각과정의 정부 역할론 등이 거론됐다. 한나라당 임인배 의원은 “외환은행 헐값매각은 정부가 주도해 국부를 유출한 사건”이라면서 “은행 매각 자체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헐값매각 과정에 경기고와 서울고 학맥, 이헌재 사단의 인맥이 주축이 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김씨와 연관설이 제기되고 있는 강 전 장관이 입당하자, 여당은 국민 여론은 안중에 없이 ‘강비어천가’만 부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윤두환 의원은 “로비 의혹 수사의 불똥이 강 전 장관 등으로 튈까봐 수사방향을 현대비자금 쪽으로 급선회한 것이 아니냐.”면서 “김씨가 강 전 장관이 대표로 있던 법무법인 지평의 금융관련 사건 수임에도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수사를 촉구했다. 나경원 의원은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는 외자유치 실적 부진으로 고민하던 현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추진한 것”이라면서 “대통령과 재경부의 합작품”이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본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철저한 진상조사에 무게를 뒀다. 양형일 의원은 “정부 내에 검찰, 감사원, 경찰, 국정원 등이 참여하는 합동조사와 특별수사본부 설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부패한 지방정부 vs 좌파 포퓰리즘’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주도하고 있는 지방정부의 부패상을 공략했다. 김동철 의원은 “현재 한나라당이 지방정부의 68%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한나라 공화국’에서 정치인과 지역토착 세력의 밀착, 수의계약 등 각종 비리가 터져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의원은 “시·도지사와 시장·군수·구청장 관사의 전체 면적이 2만 2000평으로, 소규모 어린이집 1000개를 지을 수 있는 규모”라면서 “지방 전근이 잦았던 임명직 공무원을 위한 관치시대의 산물을 지금까지 유지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라고 따졌다. 최재천 의원은 “지자체장의 관용차 무단사용과 공무원의 비서 운용, 황제테니스 사례 등은 모럴해저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은 “청계천 복원과 영어마을 조성 등 중앙정부를 능가하는 우수 사례가 쌓였는데 정부가 한나라당 소속 지자체장들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무슨 의도냐.”라면서 “심판 대상은 중앙정부”라고 맞받았다.윤두환 의원은 “노무현 정권이 양극화 논리로 서민을 자극해 적대감을 조장하는 등 위험한 포퓰리즘을 펼치고 있다.”면서 “노 정권에게 도덕성은 온데간데없고 애매한 좌파정권의 껍데기만 남았다.”고 거들었다.박찬구 황장석기자 ckpark@seoul.co.kr
  • 최연희 ‘사퇴촉구 결의안’ 가결

    성추행 파문으로 한나라당을 탈당한 최연희 의원에 대한 사퇴촉구 결의안이 6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국회의원 사퇴촉구 결의안이 처리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다만 결의안의 법적 구속력은 없다.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된 이날 표결에는 재적 의원 297명 중 260명이 참석했으며 찬성 149, 반대 84, 기권 10, 무효 17표로 집계됐다. 결의안은 “국회는 최 의원이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국민의 대의기관이며 독립된 헌법 기관인 국회의원직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한 흠결이 있음을 확인하고, 사퇴를 촉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또 “최 의원이 사퇴를 거부할 경우 국회는 제명에 필요한 진상조사 등 보다 강도 높은 조치를 강구하기로 한다.”는 문구도 포함돼 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어둠 여전한 泰정국

    탁신은 물러났지만 태국 정국에 깔린 안개는 걷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탁신 치나왓 총리가 퇴진 시위 두달 만인 4일 항복을 선언했다.탁신은 사상 처음으로 4년 임기를 채운 ‘기록’을 남겼지만 자신의 일가가 19억달러어치의 주식을 팔면서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은 도덕적 흠결로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임 총리 선출 후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5일 과도총리에 칫차이 와나사팃야 부총리 겸 법무장관이 지명돼 내각을 이끌게 됐다. 로이터 통신 등은 그러나 탁신이 필요하면 총리직에 복귀할 수 있다고 전한다. 스스로도 차기 내각에 대한 수렴청정 의지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민주당 등 야 3당은 이날 “23일 실시되는 재선거도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탁신 총리의 영구퇴진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다. 태국 헌법에는 총선 이후 30일 이내에 의회를 구성하고 새 의회가 총리를 선출토록 규정하고 있다. 조기총선에 이어 재선거마저 파행으로 끝나면 원 구성은 물론 자칫 헌정 중단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 탁신이 창당한 ‘타이 락 타이(TRT)’는 이번 조기총선에서 ‘허울뿐인’ 압승을 거뒀다.잠정 개표 결과 지역구 400곳 중 361곳에서 당선자를 냈고 전국 득표율 5% 이상인 정당에 배정되는 전국구 의원(100석)까지 독식, 전체 500석 중 461석이나 확보했다. 반(反) 탁신 시위를 주도한 국민민주주의연대(PAD)는 행정법원에 ‘총선 무효 소송’을 제기했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불확실하다. 선거관리위원회는 TRT 후보가 단독 출마해 ‘유효 득표’를 얻지 못한 39개 선거구만 재선거 대상으로 보고 있다. 조기 총선을 전면 무효화하고 모든 야당이 참여한 재선거를 치를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선거는 야당과 시민들의 반발만 불러올 수 있다. 일당 지배가 굳어진 상태에서 탁신의 퇴진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야권은 “의회 구성 후 퇴진하겠다.”는 탁신의 의도가 결국 ‘총리직’을 양보하고 TRT 오너로서 정치적 지분은 내놓지 않으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왕립 출라롱콘대 티티낭 퐁수히랏 정치학과 교수도 “TRT가 여전히 권력을 장악할 것이며 탁신은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기 총리 후보로 떠오른 이들이 ‘독립 행보’를 걸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AP통신은 솜킷 자투스리피탁 부총리 겸 상무장관, 하원의장을 역임한 포킨 파나쿤 부총리가 근접하고 있다고 전했다.탁신의 개인비서 출신인 솜킷 부총리는 ‘탁시노믹스’의 틀을 짠 인물이다. 포킨 부총리는 탁신에게 법률 자문을 하며 이번 사태 악화에 책임이 있는 인물이다. 정국의 안정 여부는 탁신이 새 정부 구성 과정에서 국민과 야권의 불만을 얼마나 잠재우며 자신의 정치적 지분을 어느 정도 포기할 것이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전공노 경남도청지부 합법노조로 찬반투표 전국 첫 결정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 경남도청 지부가 합법노조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법외노조를 선언한 전공노 산하 지부 가운데 합법노조로 전환하는 첫번째 사례로 다른 기관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3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전공노 경남도청 지부는 지난달 31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해 합법노조로 전환하기로 의결했다. 조합원 1057명 가운데 839명이 투표에 참가한 결과는 찬성이 63.3%인 531명, 반대가 32.5%인 273명, 무효가 4.2%인 35명으로 나타났다. 행자부 관계자는 “전임 전공노 위원장의 소속지역인 경남에서 이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면서 “합법노조로 전환하는 공무원 단체에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지원을 하고 단체교섭 요구에도 적극적으로 응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반면 전공노는 “경남도 지부의 결정은 법외노조라는 공식입장을 정면 위배한 것”이라며 “이달 중순쯤 열리는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지부장을 비롯한 간부진에 대한 제명 등 징계조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3일 현재 공무원노조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신고된 단체는 서울 공무원노조와 서초구청 노조, 충북교육청공무원 노조 등 모두 17개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재건축과의 전쟁] (3)반발하는 재건축조합

    [재건축과의 전쟁] (3)반발하는 재건축조합

    3·30 부동산 대책으로 직격탄을 맞은 재건축 조합들은 위헌소송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 정면 돌파한다는 계획이다.3일 전국 200여개 조합대표자가 모여 대책회의를 열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일부 조합은 “재건축에 따른 기대이익이 사라졌다.”며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도 고려 중이다. 장기적으로 조합을 해산하는 단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사유재산 침해… 위헌소송 불사” 재건축 조합들은 우선 정부가 제정키로 한 개발이익환수법에 대한 입법 저지 운동을 벌여 나가기로 했다. 강남의 한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개별 단지별로 반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바른재건축실천전국연합(재건련), 전국주택정비사업조합연합회 등을 중심으로 공동 대응해 나갈 것”이라면서 “법적인 측면에서의 문제를 조목조목 정리해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적극 알려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입법저지 운동 외에도 개발이익환수법이 제정되면 위헌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재건련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이같은 방침을 굳혔다. 재건련 김진수 회장은 “개발부담금제는 지나친 사유재산 침해일 뿐 아니라 아예 재건축 사업을 하지 말라는 의미”라며 “법이 통과되면 전국 조합원들의 의견을 모아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재건련은 지난 2004년 재건축 조합원지위 양도 금지에 대해, 지난해 3월에는 재건축 임대주택 의무건설에 대해 헌법소원을 낸 바 있다. 김 회장은 개발부담금제 철회를 위한 ‘100만 조합원 서명운동’도 전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명운동을 하면서 개발부담금제가 결코 개건축 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없는 정책이라는 점을 알려나간다는 것이다. ●조합해산 단지도 나오나 안전 진단이 통과돼 조합 설립인가까지 받은 단지의 조합들은 그동안 각종 비용을 분담했기 때문에 조합 해산이나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강남의 한 재건축 조합원은 “강남구청으로부터 승인받은 조합을 해산하려면 전체 소유자의 5분의4 이상이 동의를 해야 하는 등 요건이 까다롭다.”면서 “재건축을 추진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고 애매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조합사무실로 재건축 추진상황을 묻는 전화가 많이 오지만 딱히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재건련 김 회장은 “개발부담금제가 도입되면 재건축에 대한 실익이 없기 때문에 일부 조합들은 조합해산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진위원회 구성 등 재건축 추진 초기단계에 있는 조합들은 방향을 바꾸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강남의 한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추진위는 재건축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추진위를 해산할 경우 주민들에게 어느 정도의 피해가 가는지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추진위가 해산되면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것도 무효화되는지 등의 법적인 문제도 다방면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中, 日공사 소환 항의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외교부는 31일 일본 정부가 댜오위다오(釣魚島)를 일본 영토로 표시한 고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것과 관련, 일본측에 강력히 항의했다. 외교부 아시아국 책임자는 이날 주중 일본공사를 소환, 중국 정부의 이런 입장을 전달하면서 댜오위다오와 부속도서는 중국 고유의 영토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외교부측은 “중국은 이에 관해 논쟁의 여지가 없는 역사와 법률적 근거를 갖고 있고, 따라서 일본 정부의 이런 행위는 중국의 영토주권에 대한 공공연한 침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국 책임자는 “일본이 댜오위다오에 대해 취하는 일방적인 행동은 모두 불법이고 무효”라면서 “중국의 엄정한 입장을 직시하고 즉각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으라.”고 촉구했다.jj@seoul.co.kr
  • 올 수능도 쉽게 출제

    올 수능도 쉽게 출제

    오는 11월16일 시행되는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한 수험생이 잘 치를 수 있도록 쉽게 출제된다. 교육방송(EBS)수능강의 내용도 지난해 수준으로 반영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30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부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정강정 평가원장은 “난이도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겠다.”면서 “이는 모든 과목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이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EBS강의와 연계해 출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탐구영역과 제2외국어/한문 영역 등 선택과목간 난이도 차이에 대해 “과목과 응시집단 특성상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 “난이도 차이를 없애기 위해 많이 노력하나 완전히 조정해서 맞추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2007학년도 수능시험은 11월16일에 시행되고, 성적은 12월13일에 통지된다. 성적표에는 영역·선택과목별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9등급)만 표기된다. 정 원장은 2008학년도 수능의 문제은행식 출제방침과 관련,“부분적으로 쉽게 갈 수 있는 과목부터 시도하겠다.”면서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은 당장 2008학년도부터 가기는 어렵지만 응시자수가 적은 과목부터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육인적자원부는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MP3, 전자사전, 전자계산기, 카메라펜 등 시험실 반입 금지물품을 반입하고 1교시 시작 전에 제출하지 않으면 부정행위로 간주돼 해당 시험을 무효로 처리하고 1년간 응시기회를 박탈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2007학년도 수능계획] 휴대전화 시험전 제출해야 답안지 늦게 내도 부정행위

    2007학년도 수능에서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부정행위를 하다 적발되면 고등교육법에 따라 당해 시험은 무효처리되고 1년 동안 수능에 응시할 수 없다. 때문에 미리 부정행위 유형과 주의사항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부정행위로 간주하는 행위는 크게 10가지다. ▲감독관의 본인 확인 및 소지품 검색 요구에 따르지 않는 경우 ▲시험실 반입 금지물품을 반입했다가 1교시 시작 전에 제출하지 않을 경우 ▲시험시간에 금지물품을 갖고 있거나 갖고 있지 않더라도 감독관의 지시와는 달리 임의의 장소에 보관한 경우 ▲다른 수험생의 답안지를 보거나 보여주는 행위 ▲다른 수험생과 손 동작, 소리 등으로 서로 신호하는 행위 ▲부정한 휴대물을 보거나 무선기기 등을 이용하는 행위 ▲대리 시험 ▲시험 종료령이 내린 뒤 계속 답안지를 작성하는 행위 ▲4교시 탐구영역 시간에 선택과목 시간별로 해당 선택과목이 아닌 다른 과목의 문제지를 보거나 동시에 두 과목 이상의 문제지를 보는 경우 ▲다른 수험생에게 답을 보여주라고 강요하거나 폭력으로 위협하는 행위 등이다. 시험실에 갖고 들어갈 수 없는 반입 금지 물품은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MP3, 전자사전, 카메라펜, 전자계산기 등이다. 부득이하게 가져왔을 때는 1교시가 시작하기 전에 감독관에게 내야 한다. 컴퓨터용 사인펜과 샤프펜, 수정테이프는 시험장에서 지급한다. 컴퓨터용 사인펜과 연필, 수정테이프, 지우개, 샤프심은 개인적으로 가져와도 되지만 개인용 샤프펜은 안된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LG카드는 ‘유리알 매각’

    LG카드는 ‘유리알 매각’

    한국 금융권의 판도를 뒤바꿀 외환은행과 LG카드의 인수·합병(M&A)이 사뭇 다르게 진행돼 관심을 끌고 있다.‘최대한 빨리, 가능한 많이’ 챙겨서 떠나려는 론스타의 은밀한 작업에다 인수 후보자들의 이전투구까지 겹쳤던 외환은행 M&A와 달리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LG카드 M&A는 신문에 매각공고가 나오는 등 첫 단추부터 공개적으로 꿰어지고 있다.M&A 전문가들은 “론스타의 관심은 오직 ‘가격’이었기 때문에 과정이 변칙적이었고, 산업은행은 ‘공정성’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어 LG카드 매각이 외환은행보다는 투명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금융권의 판도를 뒤바꿀 외환은행과 LG카드의 인수·합병(M&A)이 사뭇 다르게 진행돼 관심을 끌고 있다.‘최대한 빨리, 가능한 많이’ 챙겨서 떠나려는 론스타의 은밀한 작업에다 인수 후보자들의 이전투구까지 겹쳤던 외환은행 M&A와 달리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LG카드 M&A는 신문에 매각공고가 나오는 등 첫 단추부터 공개적으로 꿰어지고 있다.M&A 전문가들은 “론스타의 관심은 오직 ‘가격’이었기 때문에 과정이 변칙적이었고, 산업은행은 ‘공정성’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어 LG카드 매각이 외환은행보다는 투명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은밀하게 VS 투명하게 사실 두 ‘메가 딜’의 진행 절차는 큰 차이가 없다.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약정서(CA) 교환 및 체결로 시작되는 매수교섭→예비실사→입찰제안서 제출→우선협상대상자 선정→기본합의서(MOU) 체결→실사(Due Diligence)→본계약 체결→주식 이양 및 대금 지급으로 이어지는 통상적인 M&A 절차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론스타는 “국민은행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는 공식 발표 외에 그 어떤 과정도 공개하지 않았다. 인수의향서와 CA도 국내외 금융기관에 몰래 돌리다 언론에 꼬리를 밟혔고, 국민은행이 먼저 CA를 체결하자 하나금융지주가 서둘러 따라갔듯이 CA 체결 과정도 투명하지 못했다. 인수후보자들은 ‘데이터 룸’을 통한 예비실사를 예상했지만 론스타는 느닷없이 온라인 실사를 택했다. 인수 가격을 명시한 입찰제안서를 낸 이후에는 가격 흥정을 할 수 없으나 론스타는 이후에도 후보자들과 개별적인 가격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전에 참가했던 한 인사는 “DBS(옛 싱가포르개발은행)는 다급한 론스타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 실사 없이 곧바로 본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제안까지 했다.”면서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전투구가 있었다.”고 실토했다. 반면 LG카드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매각공고를 낸 것은 물론 향후 일정이나 인수후보의 자격 조건까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물밑 협상이나 변칙적인 방법은 절대 없다.”면서 “완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 작업을 진행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가격 VS 공정성 M&A는 크게 완전경쟁입찰(오픈 딜)과 개별협상(프라이빗 딜)으로 나뉜다. 오픈 딜은 인수후보자들에게 똑같은 정보와 기회가 주어지며, 프라이빗 딜은 매도자가 인수 후보들을 오가며 가격 등을 저울질하는 것이다. 오픈 딜의 경우 마감 시한 이후에 제시된 입찰제안서는 무효로 처리하지만 프라이빗 딜은 입찰제안서 제출 이후에도 가격 협상이 가능하다. 뉴브리지캐피탈이 제일은행을 매각할 때 HSBC(홍콩상하이은행)와 SCB(스탠다드차타드은행)를 오가며 흥정했던 게 전형적인 프라이빗 딜이다. 결국 산업은행은 철저히 오픈 딜 형태로 LG카드를 매각할 계획이고, 론스타는 두 방법을 교묘하게 이용한 셈이다. 론스타는 사모펀드(PEF)여서 매각 차익 극대화가 최대 목표일 수밖에 없고, 외환은행 주식도 50% 이상을 보유했기 때문에 매각과정을 뜻대로 주무를 수 있었다. 반면 LG카드 지분은 15개 금융회사에 분산된 데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지분이 22.93%에 불과하다.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유력한 인수후보들이 채권단의 일원이어서 산업은행은 공정성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더욱이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 금융산업 재편에 대한 정부의 의지까지 반영해야 한다. 실제로 산업은행은 CA 체결 단계에서 인수 부적격자를 골라낼 방침이다. 그렇다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가격에 관심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한 M&A 전문가는 “산업은행이 공정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결국 우선협상대상자를 복수로 선정해 가격 경쟁에 불을 붙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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