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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제주해군기지 건설 적법”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을 놓고 주민과 국방부가 벌인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국방부의 손을 들어줬다. 국방부가 기지 건설을 위해 최초로 세운 계획은 환경영향평가 등을 하지 않아 위법하지만, 이후 평가를 완료해 다시 계획을 세운 만큼 새 계획대로는 기지 건설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박정화)는 15일 강모씨 등 제주도 주민 400여명이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계획을 취소해 달라며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국방부가 지난해 1월 기지를 세우기 위해 마련한 최초 계획은 무효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환경영향평가를 거쳐야 할 사업을 평가 없이 승인한 것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명백하게 위반한 행정처분”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국방부가 올해 3월 변경한 해군기지 건설 계획은 위법하지 않다고 봤다. 해군본부가 최초 계획 승인 후 환경영향평가를 했고, 공청회에서 제시된 주민 의견을 반영해 평가서를 보완하는 등의 과정을 밟은 이상 재량권 일탈이나 남용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또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했다는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부실의 정도가 환경영향평가제도를 둔 입법 취지를 달성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즉 국방부의 최초 계획은 무효지만 행정절차상 미흡한 점을 보완해 다시 세운 계획은 정당하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변경 계획대로 기지설립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최초 계획을 통해 진행했던 토지 협의 취득이나 어업보상 등은 다시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2009년 1월 제주도 서귀포시에 이지스함 등 함정 20여 척을 동시에 댈 수 있는 대규모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사업 계획을 승인했다. 그러나 강씨 등 주민들은 “환경영향평가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이 승인됐고, 지역 주민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은 만큼 계획이 무효”라며 행정소송을 냈다. 이후 국방부는 제주도와 함께 환경영향평가를 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 3월 계획을 일부 변경해 다시 승인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401표差’ 화성시장선거 15일 재검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는 401표 차로 당락이 결정된 6·2지방선거 화성시장 선거의 재검표를 15일 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화성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이태섭 한나라당 후보는 ‘후보 간 득표 차이가 401표에 불과한 데다 무효표가 1만 331표나 되므로 재검표를 통해 개표의 정확성을 다시 판단하고 싶다.’며 지난달 10일 선거소청을 제기했다. 화성시장 선거에서는 유효 투표수 17만 1127표 가운데 채인석(민주당) 후보가 7만 7096표(45.05%)를 얻어 당선됐고, 이 후보는 401표 뒤진 7만 6695표(44.82%)를 획득했다. 또 전체 투표수 18만 1458표 중 5.69% 1만 331표는 무효표로 처리됐다. 도 선관위는 15일 오전 10시 화성시 벌말초등학교 체육관에서 도 선관위원 8명과 검증사무원 67명 등이 참가한 가운데 재검표할 예정이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新지방시대-풀뿌리 민주주의 주역들의 24시] 전종민 서울시의원

    [新지방시대-풀뿌리 민주주의 주역들의 24시] 전종민 서울시의원

    “시의원님, 우리 민원은 꼭 해결해줘야 합니다. 하루 세끼 먹는 시간 빼고 이것만 생각해 주세요.” 지난 7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 올림픽선수촌 아파트단지 안 스포츠센터. 전종민(송파구 제2선거구·한나라당) 서울시의원이 주민 10여명과 자리를 함께했다. 이 동네의 현안인 스포츠센터 매각 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주민들은 애초에 아파트를 분양 받았을 때 입주자들이 낸 기부금으로 건립된 스포츠센터를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입주민들과 상의없이 시중의 한 은행에 매각했다며 “계약을 무효화해달라.”고 나섰다. 전 의원은 “법률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보겠다.”며 “주민들의 뜻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주민들은 전 의원에게 연신 “꼭 해결해줘야 한다.”며 ‘협박성 당부’를 되풀이했다. 지난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된 새내기 시의원인 그에게 당선의 기쁨도 잠시, 민원해결사로서의 고단함이 시작된 것이다. 1시간 30분에 걸친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그는 기자에게 “시의원은 주민들의 심부름꾼이자, 일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며 “이런 관점에서 올바른 시의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모바일 기반으로 주민 소통 빵으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한 그는 오후 1시20분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 이동했다. 전 의원은 “이미 매매 계약이 끝났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단에 매매 계약 관련 자료 협조를 요청했다. 공단은 “매각과 관련해 법적 하자는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전 의원은 공단에서 나와 바로 서울시청으로 달려갔다. 이 때가 오후 3시30분. 시청으로 이동하는 중간중간 수시로 전 의원의 휴대전화 벨이 울렸다. 모두 주민들의 소소한 민원이나 부탁이다. 주민들이 전 의원의 전화번호를 어떻게 아는지 궁금했다. “선거운동사무소 전화번호를 휴대전화로 착신될 수 있도록 해놨다. 주민들이 선거운동 때 나눠준 내 명함을 보고 전화를 하는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주민들이 언제든 나를 찾을 수 있도록 선거사무소 번호를 버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한 모바일 기반 일정 관리를 하고 자신의 의정활동을 주민들에게 공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새로 장만했다. 시청에 도착한 그는 담당과에 찾아가 1988년 올림픽선수촌 아파트가 분양될 당시 계약 서류를 요청했다. 하지만 20여년 전 일이라 관련 서류는 문서보관서에 저장, 찾는 데만 수일이 걸릴 것이라는 게 담당자의 답변이다. 자료를 요청하고 다시 시청을 나왔다. 그는 “시의원은 보좌관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직접 챙겨야 한다.”고 했다. 발길을 돌린 곳은 시청 옆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온 김에 시의회 상임위원회 신청을 하기 위한 것이다. 그가 선택한 상임위는 도시관리위원회다. 송파구에 제2롯데타워 건설 등 관련 현안이 많기 때문이다. ●“서울시 종합보고서 만들겠다” 다시 송파구로 자리를 옮겼다. 오후 5시30분 박춘희 송파구청장과 마주앉아 구정을 논의했다. 전 의원은 박 구청장에게 “구의원과 구청장 간에 허심탄회하게 구정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자.”며 1박2일 워크숍 을 제안했다. 오후 8시. 가까운 지인과 저녁식사를 위해 전 의원은 약속 장소로 나갔다. 선거 때문에 만나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식사와 함께 반주도 곁들이면서 모처럼 개인적인 시간을 가졌다. 10시가 넘어 자리를 마친 전 의원은 집으로 향했다. 하루 일과를 마친 그는 새내기 시의원의 포부로 소감을 대신했다. “임기가 끝날 때 서울시의 미래에 대한 종합보고서를 제출할 생각이다. 서울의 골목골목을 누비며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서울을 만들 종합보고서다. 단순한 발전이 아니라 도시의 공간 재배치와 환경 등을 고려해 시민이 행복한 서울을 만들고 싶다.” 고단한 하루를 마친 젊은 지역 정치인의 열정이 묻어 나온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몸싸움하려고 생방송 약속 안지켰나?

    울산시의회가 의원들의 의정활동 신뢰도를 높이겠다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 구축한 ‘인터넷 생방송 시스템’을 사안에 따라 가동하지 않아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14일 울산시의회에 따르면 제5대 시의회 개원에 맞춰 그동안 녹화로만 방송했던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회의를 실시간 시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최근 5억원의 예산을 들여 인터넷 방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제129회 임시회(7월9~15일) 첫날인 지난 9일 개원식만 인터넷으로 생방송한 뒤 나머지 일정을 생방송으로 전하지 않았다. 시의회가 의원들의 생생한 의정활동을 실시간으로 시민들에게 제공해 의회에 대한 불신을 없애겠다는 취지를 무색하게 한 것. 특히 시의회는 지난 13일 속개된 제3차 본회의에서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안을 놓고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과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들 간의 몸싸움까지 벌였다. 일부 의원들은 몸싸움 도중 넘어지면서 옷까지 찢어졌다. 결국 몸싸움은 시의회가 회의 장면을 실시간으로 전하지 않은 이유를 잘 보여준 셈이다. 시의회 관계자는 “원 구성과 관련해 여야 간 첨예한 대립과 심지어 몸싸움의 가능성이 큰 상태에서 본회의장의 모습을 인터넷으로 생방송하기에는 부담이 컸다.”면서 “다음 회기인 제130회 임시회부터는 정상적으로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회의를 인터넷으로 생방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5억원의 예산을 들여 인터넷 생방송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필요에 따라 가동하지 않는 것은 명백히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울산시의회는 지난 13일 열린 제3차 본회의에서 한나라당과 민노당 시의원들이 맞서 몸싸움을 벌인 끝에 한나라당 소속의 박순환 의장이 의장석에 앉지 못한 채 교육위원회 구성안을 통과시켰다. 이와 관련, 민노당 소속 시의원들은 14일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시의원들의 상임위원회 날치기 구성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지난 13일의 상임위 구성은 성원 확인과 안건 상정, 반대의견, 표결절차 없이 진행했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이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과 의회민주주의를 부정한 폭거”라고 주장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후임 국민은행장 선임·노조와 갈등해소 급선무

    후임 국민은행장 선임·노조와 갈등해소 급선무

    어윤대(65) KB금융지주 회장이 13일 국내 최대 금융그룹 수장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어 회장은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취임식을 갖고 “금융·경영 전문가로 쌓아온 모든 명예를 바쳐 KB금융의 발전을 위한 초석을 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취임과 동시에 회장 선임 과정상의 정치적 외압 논란이 불거지면서 안팎의 산적한 과제를 풀어가야 할 그의 행보는 일정 부분 제약을 받게 됐다. 어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회장 내정자의 신분으로 확인한 KB금융의 실상은 비만증을 앓는 환자의 모습이었다.”면서 ▲경영효율 극대화 ▲사업 다각화 ▲신규 수익원 창출 ▲글로벌 경쟁력 제고 등을 강조했다. 내정 직후 논란이 됐던 우리금융지주와의 인수합병(M&A)과 관련해서는 “KB금융의 체질이 개선될 때까지 우리금융 등과의 M&A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B는 비만증 앓는 환자” 어 회장은 무엇보다도 그룹 내 비중이 절대적인 국민은행의 혁신에 가장 큰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집무실을 서울 명동 KB금융 본사가 아닌 국민은행 본점에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누가 국민은행장으로 임명될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어 회장은 업무능력 및 조직장악 능력 등을 고려해 23일 이전에 내부 인사를 행장으로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최기의(54) 전략그룹 부행장, 심형구(57) 신탁연금그룹 부행장, 민병덕(56) 개인영업그룹 부행장, 최인규(55) KB금융 전략담당 부사장, 이달수(58) KB데이타시스템 사장, 정연근(59) 전 KB데이타시스템 사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내부 인사 범위를 넓히면 과거 국민은행에 몸담았던 장형덕(60) 비씨카드 사장, 김동원(57)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윤종규(55) 김앤장법률사무소 상임고문 등도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선진국민연대의 KB금융 회장 선임 개입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구·경북(TK)지역 후보들은 배제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과 M&A 당분간 없다” 어 회장은 “조직 융화를 위해 행장 선임 때 출신 은행과 지역 등을 따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누가 행장이 될지 아직 모르며 14일부터 리더십이 있는 분들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 사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은행장 선임을 먼저 한 뒤 사장을 선임할 것”이라며 “사장은 전략적인 요소를 고려할 필요가 있어 내부 인사로만 단정하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어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동창 한국글로벌금융연구소장(전 LG투자증권 부사장)이 사장 후보로 거론된다. 10개월에 걸친 최고경영자(CEO) 공백으로 허약해진 조직을 추스르는 일도 어 회장의 선결과제다. 어 회장은 구조조정과 관련해 “인력이 많다고 해서 사람을 내보낼 방법은 없다.”면서 “KB생명 등 계열사가 커지면 인력을 바꾸는 일은 있을 수 있지만 사람을 강제로 줄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회장 선임 과정의 외압 논란과 관련, 어 회장을 상대로 법원에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어 회장 퇴진을 요구했다.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서 유강현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감독당국이 회장 선임 과정에 개입했다면 이사 선임과 오늘 주총은 모두 무효”라고 주장했다. 어 회장은 이에 대해 “노조의 요구와 내 생각에 시각차가 있는 것 같다.”면서 “협조가 잘 될 것으로 본다.”고 짧게 언급했다. ●강정원 5년 9개월만에 물러나 한편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오후 퇴임식을 갖고 5년 9개월의 재임에 마침표를 찍었다. 강 행장은 “지난 5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시간이었다.”면서 “국민은행이 새로운 리더십과 화합된 열정으로 다시 큰 날개를 펴고 비상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전자소송 첫 선고… 재판기간 절반으로

    인터넷 등 전산시스템을 이용해 재판하는 전자소송 사건의 첫 선고가 내려졌다. 지난 4월 특허법원을 시작으로 전자소송이 도입된 지 2개월여 만으로, 재판 기간이 종전의 절반으로 단축되는 등 시간과 비용면에서 효율성이 크다는 평가다. 12일 대법원에 따르면 특허법원1부(부장 김용섭)는 지난 9일 문구류 제조업체 대표인 류모씨가 자사의 필기구 장식 디자인권 등록을 무효로 판단한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취소해 달라며 낸 등록무효심결취소 소송의 선고공판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류씨는 지난 4월30일 대법원 전자소송포털(ecfs.scourt.go.kr)에 소장을 낸 지 71일 만에 판결 선고를 받았다. 지난해 소가 제기된 323건의 경우 선고까지 평균 158일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재판 기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 슈퍼버그

    마을에서 작은 이발소를 하던 그 아재는 항상 창백한 얼굴에 줄창 밭은 기침을 해대곤 했다. 한번은 바리캉으로 내 머릴 깎다가 돌아서서 자지러지듯 기침을 해대는 그를 너무 오래 돼 버짐처럼 얼룩이 번진 거울을 통해 바라보자니 가슴이 아렸다. 사람들은 그가 폐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하얀 알약을 한 웅큼 삼키는 것을 본 적도 여러 번이었다. 어느 날, 얼큰 술에 취해 마을로 들어서는 그의 손에는 비닐봉지에 담긴 파르스름한 양철통이 모가지가 비틀린 메추라기처럼 대롱대롱 메달려 있었다. 보건소에서 받아다 먹는 ‘파스’류의 폐병약이었다. 그 후 몇 해 지나지 않아 그는 세상을 떴다. 사람들은 너무 병이 깊어 어쩔 도리가 없었다더라고들 말하며 눈물을 찍어 쌓았다. 그의 노모는 “약을 먹다 안 먹다 해 나중에는 백약이 무효라고 보건소 직원이 그러더라.”며 에미 두고 먼저 간 자식을 나무랐다. 생각하면 다 무지한 탓이고, 세상이 그랬으니 딱히 그걸 두고 누굴 탓할 일도 아닌 시절이었다. 궁벽한 촌에서 허구한 날 보건소 드나들며 약 타다 먹는 일인들 쉬웠으랴. 바빠서도 못할 일이었고, 남들 눈치 보여서도 쉽지 않았을 일이다. 그렇게 병을 다뤘으니 독한 폐병균이 내성을 키워 나중에는 백약이 소용없게 됐고, 그걸 견뎌내야 하는 그 몸은 또 얼마나 힘겨웠을까. 요새 문제가 되는 게 항생제 남용이다. 항생제 남용이 슈퍼버그를 만들어 종국에는 인류가 그 하찮은 세균에게 먹히고 말지도 모를 일이다. 턱없는 말이 아니다. 좀 안다는 이들 말이, 인류의 종말은 핵폭탄이나 환경 때문이 아니라 세균의 준동으로 초래된다고들 한다. 한번쯤 새겨 볼 말이다. jeshim@seoul.co.kr
  • 사법고시 2차 분석해보니

    사법고시 2차 분석해보니

    지난달 23~26일 치러진 사법고시 2차 시험은 민법과 민사소송법이 합격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민법은 다른 과목에 비해 50점 높은 배점 때문에 가뜩이나 과락 가능성이 큰데 올해는 난이도까지 높아 수험생들을 울상짓게 했다. 전략과목으로 꼽히던 민사소송법도 예년에 비해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어려웠던 민법… 지난해 이어 올해도” 시험 일정 마지막 날인 26일 고려대에서 시험을 치르고 나온 수험생 김모(27·여)씨는 “거의 백지를 내고 나왔다.”면서 “논점을 잡기 힘들 정도로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복잡하게 얽힌 이해당사자 간 금전관계나 매매계약의 효력을 물어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웠고, 시간도 부족했다는 반응이다. 특히 타인명의 대출, 연대보증, 보증위탁 등의 상황을 설정하고 대출은행이 각 관계자에게 어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 묻는 제2문의 2문항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동환 한림법학원 민법강사는 “질문 형태는 단순했지만 제시된 권리유형이 다양하고 논리도 복잡해 시간 내에 답을 구성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첫날 치러진 헌법과 행정법은 무난했다는 분위기다. 헌법은 헌법소원의 적법성 여부, 성적 자기결정권의 한계 등 일반적인 문제들이 출제됐다. 행정법에서도 ‘불의타(불의의 타격·예상치 못한 손해라는 뜻의 민법용어)’는 없었다. 류준세 베리타스법학원 행정법 강사는 “예년과 달리 특이판례로 구성된 문제가 등장하지 않아 문제풀이에 어려움이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둘째 날 민소법 전략과목서 복병으로 상법은 보험법, 합병무효 등의 출제로 수험생과 전문가들 예상이 그대로 적중했다. 다만 거의 매년 등장했던 어음수표법은 올해는 출제되지 않았다. ‘복병’은 민소법이었다. 민소법은 형사소송법과 더불어 많은 수험생이 전략과목으로 꼽는 것 중 하나다. 각각 민법·형법의 절차법으로 타 과목에 비해 공부량이 많지 않고, 사례 위주의 ‘딱 떨어지는’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훌쩍 높아진 난이도로 인해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 박모(30)씨는 “원래 고득점을 하려고 별렀던 과목인데 너무 못 본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창한 한림법학원 민소법 강사는 “논점은 명확했으나 지문이 워낙 길고 복잡해 수험생들이 크게 당황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셋째 날 과목들도 기본쟁점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하는 수준으로 평이하게 출제된 편이었다. 형법은 인질강도 착수시기에 따른 범인의 죄명,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죄 등을 물었다. 형소법도 공범자 진술의 증거능력, 피해자 권리보장 문제 등 수험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출제됐다. 다만 범죄용의자의 검찰송치기한을 묻는 제1문의 1문항은 주어진 날짜들을 바탕으로 계산을 해야 해 다소 까다로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이철 베리타스법학원 형소법 강사는 “전체적으로 쉽고 분명하게 출제됐다.”면서도 “수험생들이 극도로 피곤한 상황에서 계산문제를 접해 조문을 찾다 시간만 보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상대평가 좌절할 필요 없어” 민법과 민소법으로 인해 많은 수험생이 “과락하는 것 아니냐.”는 등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수험생 이정수(31)씨는 “월드컵도 제쳐놓고 시험에 몰두했는데 망친 것 같아 허탈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리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채점체계가 상대평가인데다 어려운 시험일수록 고득점은 드물고 일정 점수대에 많은 인원이 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베리타스법학원에서 헌법강의를 맡고 있는 윤우혁 변호사는 “채점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학원가 총평에 등장한 답안들이 자신의 것과 다르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한편 2차 시험 합격자는 10월28일 발표되며, 면접시험은 11월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치러진다. 이재연·남상헌기자 oscal@seoul.co.kr
  • 인천, 계양산 골프장 중단하나

    인천시가 롯데가 추진 중인 계양산골프장에 대해 송영길 시장의 공약대로 사업중단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지만 해법이 마땅치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롯데건설이 골프장 건설을 위한 행정절차를 대부분 진행시킨 만큼 사업을 중단시키는 방안이 쉽지 않다. 시는 일단 롯데 측이 계양산골프장 건설의 마지막 단계인 실시계획 인가를 신청하지 않는 쪽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하지만 롯데가 10년 이상 심혈을 기울여 온 계양산골프장 건설을 스스로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7일 “단체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우리 입장이 달라진 것은 없다. 예정대로 일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가 계양구 다남동 산65의14 일대 71만 7000㎡에 추진 중인 계양산골프장은 지난해 9월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송 시장은 골프장 계획을 백지화하고 대신 시민들을 위한 생태가족공원을 만들겠다고 밝혀 왔다. 시는 롯데건설이 예정대로 도시계획사업 시행자로 지정받고, 실시계획 인가 신청서를 제출하면 승인요건을 철저히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또 계양산골프장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환경성 검토 부실 시비 등을 따져보고 행정적으로 사업중단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시민단체와 계양구 주민들이 시를 상대로 제기한 ‘도시계획시설 결정고시 무효소송’ 결과를 승인 여부에 반영하기로 했다. 법원의 판결은 오는 10월에 나온다. 시에서 계양산골프장 사업 전체를 재점검할 시간은 충분하다. 송 시장이 롯데 고위 관계자를 만나 행정절차를 중단해줄 것을 설득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안이 무산됐을 경우 송 시장에게 부담이 될 수 있기에 우선적으로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 계양구도 계양산골프장 건설 중단을 내세운 박형우 구청장이 취임함에 따라 골프장에 들어설 클럽하우스 등 건축허가를 불허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경남지역 의회 운영 갈등 예고

    한나라당 일색이던 경남도내 광역·기초의회에 비한나라당 의원이 대거 진출하면서 의회 운영에 갈등이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한나라당이 독식했던 의장단 구성도 한나라당과 비한나라당이 양분하는 구도로 바뀌고 있다. 경남도의회는 한나라당과 비한나라당이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개원 초부터 충돌했고, 시장이 민주당 소속인 김해시는 의회 의장도 민주당 의원이 차지해 소수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의 강력한 견제가 예상된다. 경남도의회는 지난 5일 도의원 전체 59명 가운데 한나라당 소속 38명(64.4%)만 참석한 가운데 의장단 선거를 해 전반기 의장에 허기도(산청·3선) 의원을 선출했다. 부의장에는 박동식(사천·3선) 의원과 황태수(창원·3선)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무소속 등 비한나라당 도의원 21명(35.6%)은 의석비율에 따라 부의장 1명과 일부 상임위원장을 배분할 것을 한나라당측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본회의장에서 집단퇴장한 뒤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비한나라당 의원 16명은 교섭단체인 ‘민주개혁연대’를 구성했다. 진보신당 경남도당은 6일 성명을 통해 “경남도의회를 한나라당 의회로 전락시킨 한나라당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진보신당 경남도당은 “9대 경남도의회 의장단 선거를 무효화하고 비한나라당 의원들과 성실한 협의를 통해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기도 경남도의회의장은 당선 직후 인사말을 통해 “야권 도지사가 도백으로서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조정자 역할을 하겠지만, 편향된 정치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해 집행부와도 긴장관계를 예고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세종시 부처 이전 원안대로 2014년까지 마무리”

    “세종시 부처 이전 원안대로 2014년까지 마무리”

    자리에 앉자마자 물었다. “오늘 국무회의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국무위원쯤 되면 자신이 언제쯤 물러나고 하는 부분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아요. 분위기 괜찮았습니다.”그러면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언급한 공무원 급여 관련 내용을 전했다. “대통령께선 ‘공무원 급여 인상의 필요성과 2년간 급여 동결에도 불구하고 감내해준 공무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맹 행안부 장관을 6일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서 서울신문이 만났다. 그는 언론인 출신 장관답게 자연스럽게 현안들에 대한 얘기를 풀어놓았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공무원 급여 인상에서부터 세종시 이전, 지방과 중앙의 상생구도 마련, 악화일로에 있는 지방재정 부분 등에 대해 취임(4월15일) 3개월째 된 장관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상세히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명박 대통령이 공무원 급여 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했는데. -사실 공무원 급여 인상은 지난해 이미 추진이 결정된 것이다. 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 재정형편 등 고려할 사항이 많다. 인상폭이 체감수준은 돼야 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국민들의 감정도 고려해야 하고, 재정형편도 감안해야 한다. →이광재 강원도지사는 계속 직무정지로 가나. -이 지사는 강원도민이 뽑은 지사다. 법에 의한 직무정지라 역할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한다면 권한을 갖지 않는 것들, 예컨대 동계올림픽 유치 캠페인 참여 등이 가능할 것이다. 본인도 현명하게 처신하고 있고 행안부도 무리하게 할 일이 없다. 법에 의해 할 뿐이다. →전면 개장에 차질을 빚고있는 알펜시아 리조트는. -강원랜드 주식 매각, 원주 부지 매각 등 강원도의 자구노력이 중요하다. 강원도민이 여러 가지로 마음이 편치 않은데 이를 고려할 필요도 있다. 자구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세종시 이전으로 행정상 불편이 클 텐데. -공무원 아파트 건립 등이 필요할 텐데 아직 세세하게 들여다볼 시간이 없었다. 2012년 총리실이 가고, 2013년 경제부처, 나머지 부처가 2014년에 가게 돼 있다. 2012년부터 무척 혼란스러울 것이다. 과천 소재 장관들이 국무회의에 참석하면 한나절이 걸린다. 총리실만 2012년에 혼자 가는 모양새도 우습다. 이 부분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전화로 할 수 있는 것에도 한계가 있고 과천청사와의 영상회의는 지난 정권에서 두 번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당초 예정대로 2014년까지 모든 기관을 이전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공무원의 불편 해소를 위한 연구도 시작하겠다. →어린이 교통안전에 관심이 많은데. -어린이는 다 소중하고 예쁘다. 어린이가 다치면 부모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나. 우리나라 어린이 교통사고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매우 높고 최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스쿨존 지정 확대, 스쿨존 내 교통법규 위반 시 범칙금 2배 부과, 보행안전도우미 등의 실행 외에도 근본적 해결책으로 통학로 중 보도와 차도가 분리되지 않은 도로에 대해 도로구조 개선작업을 추진 중이다. →6·2지방선거 결과 야당 단체장이 많이 당선됐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소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데…. -야당 단체장이 다수인 경우는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 때도 있었다. 대통령 주재의 시·도지사 간담회, 시장·군수·구청장 국정설명회, 시·도 부시장·부지사회의 등 다양한 소통창구를 활성화할 것이다. 시·도지사협의회,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시·도의회의장협의회, 시·군·구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등 지방 4대 협의체와의 유기적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다. 만남 자체가 중요한 경우도 많다. →이번 6·2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문제점 보완은 어떻게 추진 중인지. -거소투표 부정에 대해서 처벌과 확인절차가 강화된다. 지난달 말 열린 선거업무 담당 공무원 워크숍에서 나온 지방공무원들의 지적사항을 받아들여 선거벽보와 공보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재·보궐선거를 하게 만든 경우 당선무효와 마찬가지로 반환받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회에 관련 법안이 4개나 올라와 있지만 진척이 없다. 반드시 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입건된 당선자가 280명인데 더 늘어날 것이다. 다시 선거를 치르면 그 비용이 얼마인가. 법이 통과되면 이번 지방선거 당선자부터 적용될 수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에 계속 촉구하고 대화할 것이다. →공무원 채용경로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행정고시나 외무고시 등 고시제도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선발도구다. 다만 공직사회에 다양한 자질과 역량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그동안 특별채용 제도를 활성화해 왔다. 앞으로 공채와 병행할 수 있는 다양한 채용 경로를 발굴할 것이다. →취임한 지 3개월이 됐는데 아직 제대로 된 인사를 하지 않아 궁금해한다. -그동안 조용하게 필요한 인사는 했다. 고생한 사람들이 혜택을 받도록 할 것이다. 행안부가 이번 지방선거 관리를 잘했다. 고생한 선거상황실, 감사관 등이 혜택을 받게 된다. 행안부 내 잘나가는 부서가 있고 못 나가고 고생하는 부서가 있다. 인사조직이나 기획에 있던 사람과 고생하는 재난, 대변인실 직원을 섞어 골고루 경험하게 할 것이다. 편식을 해서 한쪽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국정 전반을 살필 수 있고 실력 있는 공무원을 만들 것이다. 정리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지방선거 사범 속결처리로 행정공백 줄여야

    6·2 지방선거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입건된 당선자는 280명이다. 광역단체장 10명, 기초단체장 97명, 광역의원 42명, 기초의원 122명, 교육감 4명, 교육의원 5명이다. 교육감과 교육의원까지 선출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3991명의 당선자가 나왔다. 당선자 중 7%가 입건된 셈이다. 특히 영향력이 막강한 광역·기초단체장과 교육감 당선자 260명 중에는 43%나 입건됐다. 10명 중 4명 꼴이다. 검찰은 입건된 당선자 중 52명을 기소했다. 현재 169명을 수사 중이어서 기소 대상자는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이후 당선자에 대한 고소·고발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입건 및 기소 대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지방선거 때는 당선자 3867명 중 553명이 입건됐다. 이 중 88명은 당선무효 판결을 받았다. 당선자 중 입건율은 14%로 6·2 지방선거의 두 배나 된다. 향응 제공을 비롯한 돈선거, 후보자를 비방하는 거짓말 선거 등 선거 때마다 고질적으로 나왔던 구태(舊態)가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검찰은 당선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건에 수사력을 더 집중해야 한다. 또 광역·기초·교육의원보다는 광역·기초단체장, 교육감 등 조직의 장(長)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더 내는 게 바람직하다. 지방의원과 교육의원들은 입건되거나 기소된 당선자 외에 다른 당선자들도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제한되지만 단체장과 교육감은 중요한 정책결정에 관한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재판도 속도를 내 행정공백을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지 않아도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지방권력이 교체된 곳이 많다. 지방권력의 교체에 따른 후속 인사, 물갈이 인사도 이뤄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보복인사로 비춰질 수 있는 것도 적지 않아 반발도 심하다고 한다. 또 전임 단체장이 했던 중요한 정책의 옥석(玉石)을 가리지도 않고 뒤집는 일도 다반사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단체장이 기소된 곳은 제대로 일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과 법원은 특히 단체장이 관련된 사건에 우선순위를 두고 처리하기 바란다. 행정공백이 길어지면 그 지역 주민이 피해를 보는 게 불가피하다.
  • 지방선거 당선자 14명중 1명 입건

    최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무더기 당선 무효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6·2지방선거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입건된 당선자가 모두 280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당선자가 3991명인 것을 감안하면 14명 중 1명 꼴로 입건된 셈이다. 5일 대검찰청 공안부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입건된 당선자는 현재까지 광역단체장 10명, 기초단체장 97명, 광역의원 42명, 기초의원 122명, 교육감 4명, 교육의원 5명 등 모두 280명이다. 입건 사유는 물품·향응 제공 등 이른바 ‘돈선거’가 전체의 32.4%(117건)를 차지한 것을 비롯, 상대 후보자 비방 등 ‘거짓말 선거’가 32.1%(116건)로 이들 두 사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불법선전은 7.2%(26건)였다. 검찰은 이들 중 52명을 기소하고, 78명은 불기소 처리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의장단 선출 힘겨루기 농성·개원식취소 파행

    지난 1일 개원한 지방의회가 개원 첫날부터 전반기 2년을 이끌 의장단 구성안을 놓고 후보 조율에 진통을 겪으면서 정회와 본회의장 농성을 빚는 등 심한 파행을 겪고 있다. ●후보·정당 갈등… 상임위원장 배정 등 차질 4일 전국 광역·기초의회에 따르면 울산, 경기, 충북 등 일부 지방의회가 의장단 선출을 놓고 후보와 정당 간에 힘겨루기로 의장·부의장 선출과 상임위원장 배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울산 중구의회(한나라 6명, 민노 3명, 진보 1명, 무소속 1명)는 개원 첫날인 지난 1일 의장후보로 등록한 한나라당 소속 박홍규 의원과 박태완 의원 간의 양보없는 자리싸움으로 ‘후보자 정견발표 및 표결’를 시도도 못한 채 정회했다. 파행은 다음날인 2일까지 계속되면서 의장단 선출은 5일쯤 재추진할 예정이다. 울산 남구의회(한나라 8명, 민노 6명)도 이날 임시회를 열어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다 간신히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을 의장과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민노당 의원들은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의장과 부의장에 이어 상임위원장 3석까지 독식하려 하자 본회의장에서 ‘의장단 선출 무효화’ 농성을 벌이고 있다. 민노당 의원들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상임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민노당 소속 의원에게 양보하기로 한 약속을 깨고 상임위원장까지 차지하는 것은 정당 간 약속을 파기하고 의회 민주주의를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울산시의회도 오는 7일 임시회를 열어 교육의원 4명을 포함한 전체 의원 26명을 대상으로 의장단을 선출할 예정이지만,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한나라당 의원과 민노당 의원 간의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경기도 광주·광명시의회 개원식 취소·불참 또 경기 광주와 광명 시의회 등도 의장단 선출 및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힘겨루기로 파행을 빚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이 4석씩 동수인 광주시의회는 의장단 선출을 놓고 극명한 입장차를 보여 의회 개원조차 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임시회에 앞서 협의과정에서 이견을 보여 결국 개원을 1시간30분여 앞두고 초청인사들에게 개원식 취소를 통보했다. 광명시의회도 당초 협의를 통해 민주당이 의장과 상임위원장 2석을, 한나라당이 부의장과 1석의 상임위원장을 각각 맡기로 잠정 합의했으나 민주당이 합의를 번복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투표 및 개원식에 불참했다. 동두천시의회는 전체 7석 중 4석을 차지한 한나라당이 의장과 부의장을 각각 차지하자, 민주당(2석)과 무소속(1석)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충북도의회 도의원·교육위원 신경전 의정부시의회는 의장 투표를 3차례나 치르는 접전 끝에 민주당 노영일 의원을 선출했다. 13개 의석 중 한나라당 7석, 민주당 6석이었으나 3번의 투표 끝에 노 의원이 당선되자 한나라당은 반란표 색출에 나섰다. 이와 함께 충북도의회는 상임위원장인 교육위원회위원장 자리를 놓고 일반 도의원들과 교육의원들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교육위원회는 교육의원 4명과 일반도의원 3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다. 교육의원들은 전문성 등을 주장하며 자신들이 상임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반 도의원들이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전국종합·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후임 달라이 라마 정부 비준받아야”

    “달라이 라마가 무슨 말을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행동을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하오펑 부주석은 지난달 29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 여부에 대해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 분리독립 시도를 그만두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인다면 대화의 문은 언제든 열려 있다.”고 말했다. 또 “티베트의 각 민족은 3·14 시위 이후 단결과 안정없이 경제발전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모두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티베트를 안정시킬 능력이 있고, 경제발전을 이룰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독립 포기땐 언제든 대화” 하오 부주석은 달라이 라마 후임자 선정에 대해 “종교의식에 적합하게 선정해 중앙정부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말해 현재 인도에 망명중인 14세 달라이 라마 사망 뒤 후임자 선정에 중국 정부가 관여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주민시설에 2800억위안 투입 또 다른 활불(活佛)인 11세 판첸 라마와 관련, 1995년 달라이 라마가 지명했던 초에키 니마를 인정하지 않고, 기알첸 노르부를 임명한 조치에 대해서는 “달라이 라마는 외국에서 종교의식과 부합하지 않게 불법으로 판첸 라마를 지명했기 때문에 국무원이 무효라고 선언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에키 니마는 현재 좋은 가정환경에서 잘 교육받고 있다.”면서도 그의 행방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오 부주석은 중국 중앙정부가 10년간 티베트에 2800억위안(약 50조원)을 투입했다는 사실을 내세운 뒤 “도로, 교통, 에너지, 수자원 등 주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가 15년형 적절” 티베트인들에 대한 차별 여부와 관련, “2006년부터 공개모집한 공무원 1만 5000여명 가운데 70%를 티베트인으로 선발했다.”고 일축했다. 종교 자유에 대해서는 “티베트 주민들도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며 종교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티베트 환경운동가에 대해 징역 15년형의 중형이 선고된 것에 대해 “본인도 형량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적절한 양형이라고 생각한다.”고 적극적으로 답변했다. 라싸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정해상 부심, ‘브라질 골 무효 선언’…정확한 심판

    정해상 부심, ‘브라질 골 무효 선언’…정확한 심판

    한국인 최초로 월드컵 8강전 무대에 선 정해상(39)부심이 이번 브라질 대 네덜란드 전에서 정확한 판정으로 주목을 받았다.정해상 부심은 2일(이하 한국시각)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에서 열린 네덜란드 대 브라질의 8강전에서 선심으로 활약했다.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번 경기에서 브라질의 오프사이드 상황을 정확하게 집어내 브라질 골의 무효를 선언했다.정해상 부심은 전반 8분 브라질의 공격수 호비뉴가 찬 공이 네덜란드 골망을 흔드는 순간 깃발을 들었다. 호비뉴가 골을 넣기 전 알베스가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플레이를 펼쳤던 것.이번에 나온 골 무효 선언은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이 오심논란으로 얼룩진 가운데 나온 것인 만큼 그 의미가 크다는 여론이다.앞서 잉글랜드 대 독일 전에서는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나온 람파드의 슈팅이 골로 인정되지 못했고 아르헨티나 대 멕시코 전에서는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들어간 테베스의 헤딩골을 잡아내는 심판이 없었다. 결국 이런 오심으로 인해 FIFA가 잉글랜드와 멕시코에 공식 사과하는 사태까지 빚어지기도 했었다. 한편 정해상 심판은 2009 이집트 U-20 청소년 월드컵 부심, 2007 한국 U-17 청소년 월드컵 결승전 부심 등의 무대에서 경력을 쌓은 후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 예선경기 우루과이 대 프랑스, 스페인 대 온두라스 전에서 활약해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한 바 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서울신문NTN 김수연 인턴기자 newsyouth@seoulntn.com
  • 제주도의원 절반 “해군기지 절차에 문제”

    1일 출범한 9대 제주도의원 41명 중 절반에 가까운 20명이 제주해군기지 절대보전지역 변경동의안 처리 과정이 ‘잘못됐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중 18명은 절대보전지역 지정해제 자체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혀 민선 5기 제주도정의 해군기지 갈등 해소 해법 찾기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정마을회, 제주군사기지범대위 등이 최근 9대 제주도의회 도의원 41명을 대상으로 해군기지 건설사업 등과 관련 공개질의을 한 결과 도의원 20명이 지난해 12월 제8대 도의회가 처리한 강정 해군기지 예정부지 내 절대보전지역 지정 해제 절차가 ‘잘못됐다.’고 답변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18명은 절대보전지역 지정 해제 자체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고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후보지로 타당하다는 것에는 단 한 명도 동의하지 않았다. 도의원 41명 중 21명은 이들의 공개질의에 답변을 거부하거나 보류했다. 강정마을회 등은 도의원의 답변 결과를 바탕으로 강정 절대보전지역 해제 취소 1만인 선언운동 등을 진행 중이다. 한편 강정마을 주민 등이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국방군사시설사업 실시계획 승인 무효확인 소송’은 오는 15일 1심 선고가 있을 예정이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오심에 뿔난 히딩크 아랑곳 않는 블라터

    오심에 뿔난 히딩크 아랑곳 않는 블라터

    남아공월드컵을 망치고 있는 오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거스 히딩크(왼쪽·64) 터키 국가대표 감독이 제프 블라터(오른쪽·74)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비디오판독 도입 안 할 거면 사퇴하라” AP통신은 29일 네덜란드와 한국을 4강으로 이끌었던 히딩크 감독이 “블라터 회장은 내일 당장 비디오 판독의 시행을 선언하든가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히딩크 감독은 줄기차게 FIFA의 비디오 판독 도입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블라터 회장을 직접 비판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미드필드에서 몸싸움 상황 하나를 잘못 판단하는 수준을 넘어 패하면 모든 것이 끝장인 16강 토너먼트에서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오심이 속출하는 데 따른 강도 높은 비판이다. 잉글랜드-독일, 멕시코-아르헨티나의 16강전에서 심판들이 각각 들어간 골을 인정하지 않고, 무효인 골을 인정함으로써 팽팽했던 경기는 독일과 아르헨티나 쪽으로 기울었다. ●FIFA “어떠한 논쟁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 이 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FIFA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블라터 회장은 FIFA 208개 회원국 전체에 도입할 경우 발생할 경비와 축구경기의 전통을 망쳐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비디오 판독 도입 불가 방침을 확고히 하고 있다. 니컬러스 마인고트 FIFA 대변인은 지난 28일 블룸폰테인과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우리(FIFA)는 명확하게 어떠한 논쟁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심 장면이 경기장 내 대형스크린에서 재생된 것에 대해 “절대 있어선 안 될 일”이라며 이후 경기에서는 확실히 검열하겠다고 덧붙였다. 적반하장인 셈이다. 티즈 투머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대변인도 “기술은 심판의 판단을 돕는 것일 뿐, 심판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경기대도 양측 대립

    ■비리퇴출 사립대 옛재단 복귀 가시화…사학분쟁 다시 꿈틀 임시이사(관선이사)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사립대에 옛 재단의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다. 임시이사 체제의 구성원들은 비리로 퇴출된 옛 재단의 재입성을 반대하고 있고, 옛 재단 측은 임시이사 체제가 오히려 학교 발전을 후퇴시켰다며 직접 운영할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사학분쟁 2라운드가 익어가는 형국이다. 옛 재단들이 이처럼 복귀의 신호탄을 쏘고 있는 것은 ‘시기와 시대적 차이’와 맞물려 있다. 노무현 정권 말기인 2007년 12월 출범한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의 색깔이 현 정부 들어 보수적 색채로 바뀌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최근 상지대의 사례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사분위는 17년간 학내 분규가 끊이지 않았던 상지대의 정이사 추천권을 옛 재단 측에 대폭 넘길 방침이다. 비리로 물러난 김문기 전 이사장 측에 이사 9명 중 5명을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주기로 한 것이다. 또 2007년 대법원은 “임시이사들이 학교가 정상화된 상황에서 학교 설립자 측과 협의없이 정식이사를 선임한 것은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사학의 설립과 운영에는 자유가 인정되기 때문에 공공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주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 옳다는 해석이다. 사분위 관계자는 “실형을 받았지만 사면복권된 옛 재단 측이 학교 운영에 참여한다고 해서 법리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광운대, 경기대, 동덕여대, 덕성여대 등 임시이사체제인 20개 대학의 이사회는 정상화 이후 설립자 측 인사로 구성된 정이사진 형태로 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옛 재단의 학내 재입성에 대해 일부 학교 구성원과 총학생회가 반대하고 있어 분쟁의 불씨는 살아 있다. 해당 대학의 총학생회는 옛 재단의 도덕성 문제를 들어 비리재단의 재진입을 반대한다. 옛 재단 입성 반대의 목적이 학교내 ‘밥그릇’ 싸움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립대학 운영권을 놓고 ‘옛 재단-학생-교과부(사분위)’ 삼자간 분쟁이 불가피한 이유다. 사분위 관계자는 “사학비리, 이사진 공백 등의 이유로 대학에 임시이사가 파견돼도 횡령자금을 보전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리고, 갈등관계가 상존하다 보니 대학 정상화와 정이사 임명이 쉽지 않은 것”이라며 “상지대의 경우 재논의를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사분위는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임시이사 파견 원인을 제거해 나갈 것”이라며 밝혔다. 현재 사분위의 행보로 봤을 때 과거 조선대, 영남대처럼 20년 이상 임시이사 체제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옛재단측 “관선체제후 학교발전 후퇴” 총학생회 “부패없는 건실한 재단 유치” 7월 초 임시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는 경기대의 경우 복귀를 노리는 옛(舊) 재단 측과 총학생회가 대립하는 양상이다. 현재는 탐색전 수준이지만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강한 인화성을 내포하고 있다. 손종국 전 총장은 ‘설립자의 건학 이념 구현’과 ‘학교 발전’을 명분으로 학교를 되찾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손 전 총장은 28일 “설립자의 설립 취지를 이어받은 구성원이 법인의 주체가 돼야 한다.”며 복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손 전 총장은 “현 체제는 개인적 출세나 욕심에만 관심이 있었지 학교를 발전시키는 데는 뒷전이었다.”고 임시이사 체제를 비난했다. 그는 “임시이사 체제가 들어서기 전 전국에서 27위(언론 대학평가 순위)이던 학교가 현재 70위권으로 밀려났고, 관선체제 이후 학교 재산이 주는 등 경기대학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옛 재단 입성을 반대하고 있는 총학생회와의 대화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대화에 적극 나설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기존 총학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학과 교수는 “학교 이사회는 작은 국회처럼 의견이 분분해 언제든지 삐걱댈 수 있다.”면서 “학내 교수들이 옛 재단의 재입성을 막기 위해 학생들을 선동하는 것은 잘못됐다. 개인이 설립한 사립학교인 만큼 원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옛 재단의 학내 재입성을 반대하는 측은 “사립학교는 비영리법인이기 때문에 개인의 소유로 볼 수 없다.”면서 “옛 이사장이 비리를 저질러 해임됐다면 법인의 모든 권리를 상실하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유승훈 경기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은 “2004년 손 전 총장의 비리가 터지기 이전부터 재단 측의 비리와 부패가 쌓여 왔다.”면서 “지금은 학교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자금력을 가진 건실한 재단을 유치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경기대 총학생회 측은 옛 재단이 다시 학교로 들어올 것을 대비, 과반수의 학생들과 교수, 총장으로부터 ‘입성 반대서명’을 받아 사학분쟁위원회에 제출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대학을 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온갖 인사전횡, 공금횡령 등이 자행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시이사진이 코드 인사라는 옛 재단 측의 주장에 대해 “선임할 때 학내 구성원들의 동의를 거치는 만큼 코드인사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제주해군기지 꼬인 실타래 풀까

    제주해군기지 꼬인 실타래 풀까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제주 해군기지는 2007년 5월 서귀포시 강정항으로 입지가 선정된 후 마을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반대로 아직 착공조차 못하고 있는 상태다. 6·2 지방선거 이후 강정마을회와 시민사회·종교계 등이 해군기지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가운데 해군은 공사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제주 해군기지는 2006년부터 기본조사설계비, 항만공사 설계비, 감리비, 부지매입 및 어업보상비 등에 723억원이 이미 집행됐다. ●강정마을 등 해군기지 철회 요구 공세 28일 제주도에 따르면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제주군사기지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는 지난 25일부터 ‘강정지킴이 제주도민 각계 1만인 선언운동’을 전개 중이다. 이들은 “선거기간 내내 ‘도민대화합’을 강조하며 해군기지 문제의 해결을 가장 우선시할 것을 여러 차례 공언했다.”며 “우 당선자는 취임과 동시에 제주 해군기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즉각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6·2 지방선거 제주도의원 당선자들에게도 해군기지 건설 타당성 여부를 공개 질의하는 등 공세를 펼치고 있다. 반면 해군은 해군기지 건설의 전면 재검토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해군은 공사착공계를 제출했고 설계 및 공정검토, 가설사무소 건축 등 본 공사를 위한 사전준비를 진행 중이다. 다만 민선 5기 도정이 찬반 갈등을 아우를 수 있는 대안 마련을 기대한다며 9월까지는 본 공사를 착수하지 않기로 했다. 또 해군은 다음달 15일 예정인, 강정마을 주민 등이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국방군사시설사업 실시계획 승인 무효확인 소송’ 선고 결과도 충실히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이은국 제주해군기지사업단장은 “해군은 우 당선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고 새로운 도정 출범과 함께 모두가 납득하는 중재적 대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근민 당선자 해법에 기대 반 우려 반 우 당선자는 그동안 강정마을, 제주도, 국방부(해군) 등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윈윈’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에 따라 우 당선자는 현 제주도정과는 다른 방식의 해군기지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우 당선자는 최근 제주도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서귀포 대정읍 알뜨르비행장 부지를 국방부로부터 양여받는 것에 대해 실익을 따져 신중히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제주도는 국방부 소유인 알뜨르 비행장 부지를 제주도에 넘겨줄 것을 요구해 왔다. 해군기지를 수용하면서 알뜨르 비행장 부지를 무상으로 넘겨받는 등 실익을 챙긴다는 논리를 펴왔다. 그러나 우 당선자는 “지금까지 주민들이 국방부의 암묵적인 동의 아래 부지를 이용하고 있는데 새삼 제주도가 무상양여를 받는다 해도 특별한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우 당선자는 취임 후 해군기지 갈등 해소 등을 위해 중앙정부에 추가 지원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해군)는 크루즈선박 이용이 가능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 등 그동안 제주도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는 입장이어서 새로운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구나 6·2 지방선거에서 그동안 해군기지 건설에 부정적이었던 민주당이 제주도의회를 장악한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에 따라 해군기지 논란은 민선 5기에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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