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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경영진 연봉 공개 명암/임태순 논설위원

    전문경영인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디지털화, 업무효율화 등으로 모든 자원이 한곳에 집중되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최고경영자(CEO)의 경영능력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기 때문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장하준 교수는 “요즘 미국 CEO들의 보수는 1960년 대에 비해 10배 정도 올랐다”고 말한다. 그는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 “1960년대 CEO와 근로자 간 급여차는 30~40대1이었으나 전문경영인들의 경영능력이 강조되기 시작한 1980년대부터 격차가 벌어지면서 1990년대 100대1, 2000년대에는 300~400대1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실적이 좋으면 당연히 경영진들이 더 많이 가져가야 하지만 과연 요즘 기업의 성과가 1960년대에 비해 10배 정도 더 좋은가 반문하면서 높은 보수에 의문을 제기했다. 우리나라도 미국, 독일, 일본처럼 CEO들의 급여가 공개될 날이 머지않았다. 연봉 5억원 이상의 등기임원·감사 연봉을 공개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엊그제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법안 찬성 측은 경영진 연봉 공개는 기업 경영에 대한 주주의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는 연봉 공개는 임직원 간 위화감이 커지고 노사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우려한다. 하지만 이보다는 재벌 총수들의 연봉이 공개돼 총수 때리기로 변질되는 것을 막으려는 게 더 큰 이유일 것이다. 이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등 재벌가 2세들이 발빠르게 이사회 참석을 포기하면서 등기이사에서 빠진 것이 이를 말해준다. 이런 움직임은 앞으로 확산될 것이다. 대신 오너들은 이사회에서 우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 등을 모색할 것으로 점쳐진다. 연봉 공개는 기업의 우려대로 부작용도 있을 것이다. 고액 연봉자는 사회단체 등의 기부 요청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위스에서 기업 경영진의 보수를 주주가 결정하도록 하는 주민 발의안이 68%의 높은 지지를 받아 통과된 데서 보듯 투명경영과 상생의 정신은 시대적 추세다. 장 교수는 중요한 사실을 하나 더 알려준다. CEO의 연봉이 10배 오르는 동안 근로자들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1973년 18.90달러에서 2006년 21.34달러로 33년 사이에 13% 인상되는 데 그쳤다고 말한다. 인력 감축, 생산성 향상 등 경영합리화의 열매가 합리적으로 배분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경영자들의 진취적인 개혁성이 홀대 받아서도 안 되겠지만 과실이 한쪽으로 쏠려 사회안정이 저해되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공공의료 사태 탈출구 없나] 홍준표, 폐업 고수… 민주 “정치적 계산 보여”

    [공공의료 사태 탈출구 없나] 홍준표, 폐업 고수… 민주 “정치적 계산 보여”

    진주의료원 사태와 관련해 9일 개회된 경남도의회 임시회는 예상대로 ‘강(强) 대 강(强)’으로 흘렀다. 경남도의회는 이날부터 오는 18일까지 10일간 임시회를 열어 진주의료원 폐지를 주 내용으로 한 ‘경남도의료원 설립 및 운영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상정 처리할 예정이다. 야권 의원들은 12일 열리는 상임위(문화복지위원회)에 조례안 상정 자체를 막는 등 물리적 행사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임시회 첫날인 이날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의료원 휴·폐업 방침을 재확인하면서도 철회 가능성 또한 처음으로 내비쳐 주목된다. 민주당 김경숙 의원이 “도의회와의 협의는 물론 도민의 충분한 여론을 수렴하지 않고 폐업 방침을 결정한 것은 잘못된 정책 결정”이라고 몰아붙이자 홍 지사는 “집행부와 의회는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상의해 결정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진주의료원 폐업이 홍 지사의 정치적 계산에 의한 작품이라는 지적에 홍 지사는 “공공의료 정책의 전환 계기를 만들고 복지 비용이 새는 것을 막고 경남도의 재정 악화를 개선하기 위한 세 가지 측면에서 고려한 것이며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받아쳤다. 홍 지사는 그러나 “노조가 도지사 대신 진주의료원장 직무대리와 협의하면 받아들이겠느냐”는 김 의원의 질의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해 휴·폐업 철회 가능성을 열어뒀다. 도의 폐업 결정은 법규와 정관을 위반하고 직권을 남용한 것이라는 통합진보당 이천기 의원의 주장에 대해 홍 지사는 “민간 병원이 없던 옛날에는 도립병원이 병원의 유일한 희망이었으나 지금은 민간 병원이 넘쳐나 경쟁이 되지 않는다”며 “강성 노조 때문에 기능 전환이 어려우면 폐업하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폐업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한편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폐업 추진에 항의해 환자와 보호자, 전국보건의료노조 등이 공동으로 도를 상대로 ‘휴업처분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문재인 “통제 권한 없다는 게 이해 안 된다” 진주의료원 정부 대응 비판

    문재인 “통제 권한 없다는 게 이해 안 된다” 진주의료원 정부 대응 비판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은 8일 진주의료원 사태와 관련해 “중앙정부가 아무런 권한이 없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면서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다. 문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무효를 주장하며 단식 농성 중인 김용익 민주당 의원을 격려 방문해 “공공의료를 대폭 강화하기로 하지 않았나.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대선 때 약속도 다 했다”고 말했다. 부산에 머물던 문 의원은 4월 임시국회 참석을 위해 상경한 뒤 김 의원의 단식 소식을 듣고 격려 방문했다. 문 의원이 대선 뒤 국회에서 정책 현안과 박근혜 정부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 것은 처음이다. 문 의원은 지난해 대선 뒤 공식 활동을 자제해 왔다. 외부 활동은 지난달 7일 쌍용차동차 경기 평택공장 철탑에서 농성하는 노동자들을 면담한 것과 같은 달 28일 고(故) 장준하 선생 분향소에 조문한 것 정도다. 문 의원은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에서라도 홍준표 경남지사 또는 경남도의회 쪽에 공식적으로 우려하는 의견을 보내면 어떠겠나”라며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적자 때문에 유지해 나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중앙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도와줄 길이 있으면 도와주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적인 공공의료망을 만드는 건데 지자체가 중앙정부의 아무런 통제 없이 경영에 부담이 되니 (지방의료원을) 폐지해 버리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나 중앙정부가 아무런 통제력이 없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면서 “그럼 거기에 국립의료원을 지어야 하나. 일종의 지자체 횡포 비슷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4·24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 문 의원에게 공식적으로 선거 지원을 요청했다. 문 의원은 당의 요청은 수락했지만 아직 지원 방법과 시기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공무원 임금삭감 대신 공공서비스 줄인다”

    포르투갈 헌법재판소가 정부가 제시한 올해 예산안 가운데 일부를 위헌이라고 결정하는 등 긴축 조치 프로그램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서자 정부가 공공서비스 부문에서 지출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페드루 파수스 코엘류 포르투갈 총리는 7일(현지시간) 대국민 TV 연설에서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포르투갈이 국제 시장으로 복귀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코엘류 총리는 세금을 추가로 거둬들이지 않는 대신 사회복지, 보건, 교육, 공기업 등 공공서비스 부문에서 지출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조치는 헌재가 지난 5일 공무원과 퇴직자들의 임금과 연금을 삭감하고 여름휴가를 줄이는 등 정부가 올해 제시한 예산안 중 일부가 헌법에 명시된 평등의 기본 원칙에 위배된다며 위헌이라고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정부는 당장 올해 예산에서 13억 유로의 세수를 확보하는 데 차질을 빚게 됐다. 포르투갈은 2011년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등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780억 유로(약 115조원)의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을 지난해 6.4%에서 올해 5.5%까지 줄여야 한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구제금융 추가분을 지급받지 못하게 된다. 코엘류 총리는 “제2의 구제금융을 피하기 위해 긴축 프로그램의 모든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면서 재정 적자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한편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 야당인 사회당은 코엘류 총리의 사임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안토니오 호세 세구로 사회당 대표는 “포르투갈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정부의 고강도 긴축안을 비판했다. 포르투갈의 구제금융을 집행 및 감독하는 EU집행위원회 역시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목표에서 벗어나거나 재협상을 시도하려 한다면 그간의 포르투갈 시민들의 노력을 무효화시키는 것”이라면서 정부를 압박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오는 12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구제금융 관련 회의에서 EU 재무장관들과 헌재 결정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의사 2명뿐… 93세 할머니 “남게 해달라”

    폐업이 예고된 가운데 휴업 6일째를 맞은 진주의료원은 8일 입원 환자들이 속속 다른 병원으로 떠나가고 의사들의 사직도 이어졌다. 진주의료원의 입원 환자는 5층 일반병동 1명, 7·8층 노인요양병동 33명, 호스피스 병동 1명 등 39명만이 남아 있다. 모두가 장기 입원 환자들이다. 폐업 방침을 발표한 지난 2월 26일 당시 203명의 입원 환자가 있었다. 현재 남아 있는 환자들은 공중보건의 5명과 일반 의사 2명에게서 진료를 받고 있다. 신경과 의사 1명은 이날 오전까지만 근무하고 사직했다. 남아 있는 의사 2명은 노인요양병동 환자들을 진료하는 의사들로, 이 가운데 1명도 10일까지만 근무하고 떠날 예정이다. 나머지 1명은 경남도가 해고 날짜로 통보한 오는 21일까지 진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의사들이 떠나면서 입원 환자들은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이날 3명의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옮겨 갔다. 5층 일반병동에 3년 넘게 입원해 있던 환자 오모(75·여)씨는 오전 인근 사천시에 있는 중앙병원으로 옮겨 갔다. 오씨의 아들은 “더 이상 진료할 의사가 없어 옮길 수밖에 없다”며 “장기 입원할 병원이 없어 사천으로 간다”고 말했다. 같은 병동에 입원해 있는 왕모(81)씨는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어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위험한 상태다. 왕씨의 아들(64)은 “마지막 가시는 길을 편안하게 모셔야 하는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면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노인요양병동에 3년째 입원해 있는 이모(75)씨는 “장기 입원해야 하는 노인 환자들에게는 진주의료원이 모든 면에서 좋은데 안타깝다”며 “문을 닫을 때까지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모(93) 할머니는 “제발 이곳에 계속 있을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오전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 의원들이 경남도청을 방문해 홍준표 경남지사와 설전을 벌였다. 홍 지사가 “의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하자 설훈 의원이 “내가 도지사라면 이렇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홍 지사는 “그럼 내년 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보시죠”라고 맞받았다. 김동철 의원은 “여론을 잘 파악해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몰아붙이자 홍 지사는 “여론은 가변적이며 정책 결정을 하면서 여론만 따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보건노조는 진주의료원 노조를 ‘귀족·강성노조’라고 비난한 홍 지사와 경남도 담당 공무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을 중심으로 공동법률팀을 꾸려 휴업중지 가처분신청과 휴업처분 무효확인 소송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진주의료원 사태는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살아난 ‘김영란법’

    박근혜 대통령은 8일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공직의 부정부패를 없애고 공정한 법질서 확립으로 법치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민권익위원회와 법제처의 업무보고를 받고 “정부가 제도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귄익위는 업무보고에서 고위공직자의 전직금지와 부정청탁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부정청탁 및 이해충돌 방지법’을 오는 6월까지 국회에 정부입법으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법제처는 ‘손톱 밑 가시’ 역할을 하는 하위법령을 올해 82건 정비하겠다고 보고했다. 일명 ‘김영란법’으로도 불리는 부정청탁 및 이해충돌 방지법은 새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제정안은 ▲부정청탁 금지 ▲금품수수 금지 ▲이해충돌 방지 등 3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공직자가 100만원이 넘는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을 경우 대가성이 없어도 형사처벌을 하도록 하고, 사적인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했다. 금품을 수수하거나 받기로 약속해도 대가성이 없으면 처벌이 어려웠던 현행 형법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이다. 또 전직금지 조항을 엄격하게 해 관료가 민간에서 근무하다 고위공직자 등으로 재임용될 때 이해관계를 신고하고, 관련 직무에 일정 기간 참여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른바 ‘전관예우’와 부정부패를 근절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법무부 등 법안의 핵심 이해부처가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입법이 지연됐다. 박 대통령은 특히 법제처에 각종 법령을 이해하기 쉽고 찾기 쉽게 만들 것을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상대방과 통정(通情)한 허위의 의사표시는 무효로 한다’, 이 얼마나 거리감 있고 이해하기 어려운 말인가. ‘상대방과 서로 짜고 거짓으로 하는 의사표시는 무효로 한다’로 고치면 쉽고 이해하기가 빠르다”고 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교육부, 경기도 사학 조례 제동

    교육부가 지난달 18일 경기도의회에서 의결된 ‘경기도 사학기관 지원·지도 조례’에 제동을 걸었다. 교육부는 해당 조례가 법령에 위반된다고 판단, 시의회에 재의(再議)를 요구하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4일 경기도교육청에 보냈다고 밝혔다. 새 정부 들어 시도교육청의 발의로 시도 의회를 통과한 조례에 교육부가 제동을 건 것은 처음이다. 교육부는 사학조례 내용 가운데 행정지도 관련 조항인 제6조 제2항 및 제3항이 법률에 위임 없이 사실상 의무를 부과했다고 보고 있다. 또 교원 신규채용과 재정보조와 관련된 조항이 부당결부금지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라 교육감은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재의요구를 요청받으면 시도 의회에 재의를 요구해야 한다. 교육부는 경기도교육청이 재의요구 요청을 수용하지 않고 조례를 공포할 경우 대법원에 조례안 의결 무효확인 소송을 내고 조례 효력정지 결정도 신청할 방침이다. 교육부의 재의요구를 계기로 진보교육감의 시도교육청과 교육부의 갈등이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지난 정부는 서울학생인권조례,서울교권보호조례,서울학생인권옹호관조례,경기도학생인권조례,경기도 교권보호조례, 광주학생자치조례 등에 대해 줄줄이 재의 요구를 요청한 바 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22)] 조례안 제정권은 지자체장 고유권한 지방의회는 사전 적극적 개입 불허

    최근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사이에 권한 배분에 관한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그 한계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지방의회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모두 주민에 의해 선출돼 민주적 정당성을 갖고 있고, 서로 독립된 기관이며,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서로 견제와 균형을 도모하는 관계에 있다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다. 이번에 살펴볼 대판 2009추53 판결의 사안은 제주도의회가 발의해 ‘제주특별자치도 연구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의결했고, 그에 대해 제주도지사가 조례안의 재의결을 요구하자 도의회에서 재의결을 했으며, 결국 도지사가 조례안에 대해 무효 확인을 구한 사안이다. 도의회가 발의하고 의결·재의결을 한 조례안은 제주도의 전반적인 운영상황을 평가하고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다. 연구위원회는 도지사 소속하에 두고, 직무에서는 독립된 지위를 가지며, 11명의 위원으로 구성하도록 한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도지사의 주요한 주장은 위 조례가 도지사의 조례안 제안권, 정책결정권, 인사권 등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조례안 제안권 침해 여부에 대해 살핀다. 지방의회와 지자체장은 각기 고유권한을 행사하되 상호 견제의 범위에서 상대방의 권한 행사에 대한 관여가 허용되나, 지방의회는 집행기관의 고유 권한에 속하는 사항의 행사에 관해서는 소극적·사후적으로 개입할 수 있을 뿐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대판 2001추64판결 등). 지방자치법과 시행령에 보면 지자체장은 지자체 사무와 위임 사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행정기구를 설치할 고유권한과 이를 위한 조례안의 제안권을 가진다. 그에 대해 지방의회는 지자체장이 조례안으로 제안한 행정기구를 축소·통폐합할 권한만을 가지도록 하고 있다(대판 2005추48 판결 등). 더구나 합의제 행정기관은 지자체의 사무를 일부 분담해 수행하는 기관으로 어디까지나 집행기관에 속하는 것인데, 집행기관에 속하는 조직편성권은 법령상 지자체장에게 있다. 따라서 연구위원회 설치 조례안은 도지사의 고유한 업무 범위에 속하는 집행기관의 설치에 관한 조례안의 제안권을 침해했다. 정책결정권 침해 여부에 관해서 보면 연구위원회는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방안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는 데 불과한 것이다. 그 의결이 구속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어서 정책결정권을 침해하거나 지자체장의 고유권한에 대해 사전 개입을 하는 것은 아니므로 정책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인사권 침해 여부에 관해 보면 지방의회는 지자체장의 인사권에 관해 소극적·사후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허용될 뿐 독자적으로 행사하거나 지자체장과 동등한 지위에서 행사할 수 없고,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도 허용되지 아니한다. 연구위원 중 일부에 대해 지방의회가 추천하는 자를 위촉하도록 하고, 교육감이 추천하는 자를 위촉하도록 한 부분은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으로서 위법하지만, 위원장 임명에 지방의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것은 적법한 것으로 판단했다. 판결을 정리하면 법원은 지방의회와 지자체의 상호 독립성을 확보하고, 지방자치법이 정한 범위에서 견제와 균형을 도모하기 위해 사전적·적극적 개입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위법하다고 보고 있고, 사후적·소극적 개입은 허용되는 범위로 본다.
  • 지방정부 법적 안정성 높아졌다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와 규칙 등 자치법규에 대한 재의 요구 및 대법원 제소가 점차 줄어들어 지방정부의 ‘법적 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직접참여의 수단인 주민발의제에 의한 주민 조례 제정 및 개폐 청구는 지난해 고작 4건에 그쳤다. 지방자치제도의 ‘빛과 그림자’다. 3일 안전행정부가 공개한 ‘2012년 자치법규 운영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재의 요구된 지자체 조례는 모두 27건으로 2011년 50건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27건의 재의 요구 조례 중 시·도 단체장 또는 부처 장관 등 상급기관의 지시에 의한 재의 요구 역시 11건으로 2011년 14건에 비해 줄어들었다. 또한 재의 요구 뒤 지방의회에서 다시 논의해 재의결한 조례는 모두 12건이고 이 중 8건의 조례가 대법원에 제소됐다. 나머지 중 10건은 부결 또는 수정 의결을 통해 받아들여졌고, 5건은 각 지방의회에 계류 중이다. 지자체의 자치법규에 대한 재의 요구는 상위 법령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는 경우 해당 지역 기초단체장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고, 광역단체장 또는 해당 업무 부처 장관은 지자체장에게 재의 요구를 지시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의회가 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재의결시켜 통과되면 재의 요구 및 재의 요구 지시 권한을 가진 쪽이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다. 지난해 대법원에 제소된 조례 중 대표적인 것은 지방의원 유급 보좌관 채용을 주 내용으로 하는 서울시의회 조례와 지방공기업 사장에 대한 인사 청문회 개최 내용을 담은 광주시 조례 등이다. 모두 대법원 계류 중이다. 지난해 대법원 판결에 의해 무효화된 조례안이 2건이고 계류 중인 조례는 6건이다. 반면 주민 조례제정 권한의 성과는 미약하기만 하다. 지방자치제도의 근본 취지인 주민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2000년부터 시행된 제도다. 지난 13년 동안 청구된 건수는 199건. 그러나 2003~2005년 전국적으로 봇물 터지듯 진행된 학교급식지원조례 청구(89건)와 2010년 학교무상급식조례 청구(9건)가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2006년 7건, 2007년 11건, 2008년 4건 등으로 부쩍 줄어든 뒤 지난해에도 고작 4건에 그쳤다. 그나마 1건은 부결됐고, 1건은 각하됐다. 나머지 2건은 의회에 계류 중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재의 요구가 줄어드는 것은 지방의회와 단체장 사이의 권한 분리가 잘 되고 있는데다 상호협력이 점차 정착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면서 “그런 반면 성숙한 주민자치의 수단인 주민조례제정 청구 등의 참여가 저조하므로 제도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개성공단 최대 위기] 2009년에도 3차례 육로 차단·직원 억류

    [개성공단 최대 위기] 2009년에도 3차례 육로 차단·직원 억류

    개성공단에 대한 북한의 위협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있어 왔다. 3일 개성공단 출입을 차단한 것 처럼 2008년과 2009년에도 북한은 개성공단을 볼모로 잡아 폐쇄직전까지 몰고가며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이 핵무기를 공개적으로 개발·생산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며 실제 핵위협 단계에 들어선 직후라는 점에서 상황이 더 엄중하다. 2008년 찾아온 개성공단의 첫 위기는 김하중 당시 통일부 장관의 ‘북핵문제와 개성공단 연계’ 언급이 발단이 됐다. 북한은 이를 문제 삼아 3월 24일 개성공단 우리측 당국 인원 전원 철수를 요구한 데 이어 12월 1일 개성공단 상주 체류인원을 880명으로 제한하고 남북 통행 시간대 및 통행허용 인원을 축소하는 ‘12·1조치’를 시행했다. 2009년 당시에도 키 리졸브 한·미합동군사연습에 반발해 연습 첫날인 3월 9일부터 남북 간 군 통신선을 임의로 끊고 20일까지 3차례에 걸쳐 육로통행을 차단했다. 또 개성공단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를 ‘탈북책동 및 체제비난’ 혐의로 같은 달 30일부터 억류해 137일 만인 8월 13일 석방했다. 5월 15일에는 개성공단 관련 토지임대료, 토지사용료, 임금, 세금 등 기존의 각종 법규정들과 계약 무효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개성공단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자 6월 17일 개성공단 입주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의류업체 1곳이 폐업신고서를 제출하고 완전 철수하기도 했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제한한 개성공단 육로통행 횟수는 9월 1일이 돼서야 정상화됐다. 그러나 이듬해 개성공단은 천안함 사건으로 세번째 위기를 맞게 된다. 우리 정부가 5·24대북조치를 통해 개성공단 체류인원을 절반가량 축소하고 신규 투자를 불허하자 북한은 남북교류협력 관련 군사적 보장조치 전면 철회로 맞섰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불안한 출발 국민행복기금] (하) 사후관리가 문제

    [불안한 출발 국민행복기금] (하) 사후관리가 문제

    지난달 25일 금융발전심의위원회가 열린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금융권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댔다. 이 자리에서는 ‘국민행복기금’의 자활 기반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가 핵심 화두였다. 위원들은 “서민금융은 단순히 연체율이나 대위변제율(빚을 못 갚은 대출자 대신 대출금을 갚아준 비율) 등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단 한 명의 대상자라도 제대로 자립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것이 성과평가 지표로 담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행복기금을 ‘빚 구제’가 아닌 ‘사회보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신 위원장과 최 원장도 이 같은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행복기금 실행 및 사후관리 통합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로 했다. 금융위,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청 등 관련 부처가 모두 모여 후속방안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이 TF팀을 총괄한다. 정 부위원장은 “TF를 통해 (행복기금 수혜자와) 일자리 연계 등의 세부 내용을 다듬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10년 장기상환에 따른 부담 경감과 연체 위기에 몰린 성실상환자 보완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행복기금을 통해 빚을 탕감받은 채무자가 나머지 빚을 꾸준히 성실하게 갚아 나가면 추가 감면해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8~9년 잘 갚던 채무자가 예기치 않은 사정으로 연체 상황에 몰리면 가혹하게 곧바로 협약을 무효화하는 대신 상담 등을 통해 상환기간을 유예해줄 계획이다. 그렇더라도 갈 길은 멀다. 금융 당국은 기금 수혜자들의 자활 기반 마련과 재연체 방지를 위해 미소금융 등을 통해 창업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미소금융의 사후관리 시스템도 엉성하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돈과 사람이 부족한 탓에 1대1 전문 컨설팅보다는 단순 연체자 위주의 상담과 일손 지원에 그치는 실정이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의 ‘미소금융 이용자 지원 현황’에 따르면 사후 컨설팅이라고 해봤자 ▲현장 방문 월 1회 이상 지도 병행 ▲자원봉사 지원 ▲차량을 이용한 순회방문 정도다. 현장 방문도 더러 형식에 그치는 경우가 있다. 자원봉사단도 전문성이 떨어지는 대학생 중심이다. 미소금융 측은 “그나마 사후관리를 지원하는 곳은 우리밖에 없다”고 강변한다. 실제, ‘서민금융 3종세트’로 불리는 새희망홀씨나 햇살론에는 아예 사후관리 시스템이 없다. 따라서 서민금융 통합 상담전화인 ‘1397’처럼 사후관리도 통합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조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존 신용회복제도인 (법원의) 개인회생이나 파산 프로그램과 연계해 앞으로도 일정 조건을 충족시키는 채무자만을 대상으로 ‘통합 구제 제도’로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당장은 고용 연계 내지 창업·취업 지원 프로그램 참가를 의무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추가 재정 투입은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금과 연계된 어떤 사업에도 나랏돈이 들어가면 도덕적 해이를 야기할 수 있다”며 재정 투입을 반대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기고] 창조경제와 특허권의 보호/이재훈 특허심판원장

    [기고] 창조경제와 특허권의 보호/이재훈 특허심판원장

    새 정부의 최대 화두는 창조경제다. 과학기술의 혁신과 함께 창조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에 성장동력을 불어넣어 경제를 한 단계 성숙시키기 위한 핵심 전략이기도 하다. 창조경제의 근간은 특허와 디자인 같은 지식재산이다. 창조경제의 방향을 설정하고 성과를 안정적으로 보호해주는 역할이다. 국정과제로 ‘지식재산의 창출·보호·활용체계 선진화’를 채택한 점은 박수 받을 만하다. 미국, 일본 등은 과감한 지식재산정책을 통해 침체된 경제에 돌파구를 마련해 왔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창조경제의 심장부에 지식재산이 둥지를 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0년대 무역적자에 시달리던 미국은 창출된 지식재산을 강력하게 보호하는 정책을 펼쳤다. 1982년 특허사건 항소심을 전속관할하는 법원을 설립했고, 미생물에 대해 특허를 인정했으며, 영업방법에도 특허를 주었다. 이러한 정책은 미국 경제를 회생시킨 원동력으로 평가받는다. 일본도 ‘잃어버린 10년’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식재산 드라이브 정책을 추진했다. 지식재산 정책을 총괄할 지적재산전략본부가 설치되고, 특허사건을 전담하는 지적재산고등재판소를 설립하는 등 지적재산입국을 향해 나아갔다. 그러나 일본의 지식재산 정책은 특허에서 예상 밖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세계 1위이던 일본의 특허출원건수는 미국·중국에 추월당하는 등 감소 추세를 이어간 반면 특허무효율은 60%대로 치솟았다. 지식재산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설립한 특허전문법원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 됐다. 2008년 11월 이무라 도시아키 당시 지적재산고등재판소 부장판사는 특허 무효의 주된 이유인 진보성에 대해 발명자가 예측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가 맡은 재판부는 법원에 없었던 새로운 특허진보성 판단기준을 제시하며 특허를 쉽게 무효로 하던 관행을 뒤집었다. 그의 판결은 법원 전체로 확산됐고 특허청의 무효심판에도 영향을 미쳐 60%대던 특허무효율이 2011년 30%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3월 지적재산고등재판소 소장으로 취임하면서 그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본인이 원했든 원치 않았든 그의 판결이 일본을 넘어 전 세계에 강한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우리나라도 2011년 지식재산기본법을 제정한 이래 기반 다지기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60%에 달하는 특허무효율과 낮은 손해배상액으로 인해 특허 무용론이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특허가 무효로 되지 않기 위해서는 훌륭한 발명이 필요하고 심사를 통해 무결점 특허로 만들어야 하는 전제가 필요하다. 등록받은 특허가 사후 쉽게 무효가 될 수 있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높은 특허무효율은 기업의 리스크를 가중시켜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게 만든다. 구글과 같은 기업은 지식재산이 기업자산의 대부분이라는 점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훌륭한 발명도 그 원리를 알게 되면 간단해 보인다. 특허 무효 판단에 있어 편견을 배제할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창조경제의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높은 무효율을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이 요구되고 있다.
  • “한·일 어린 학생들 서로 이해 ‘첫걸음’ 됐으면”

    “한·일 어린 학생들 서로 이해 ‘첫걸음’ 됐으면”

    한·일 역사 갈등 와중에 한국과 일본의 역사교사들이 공동역사교재를 써냈다. 한국에서는 ‘한국과 일본, 그 사이의 역사’(휴머니스트 펴냄), 일본에서는 ‘배움으로 이어가는 일본과 한국의 근현대사’(아카시쇼텐 펴냄)로 출간됐다. 공식 교과서는 아니기 때문에 부교재로 쓰일 수 있다. 이 책 발간에 대한 양국 집필진의 공동기자회견이 29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전교조 본부 사무실에서 열렸다. 같은 시간 도쿄 문부과학성 기자실에서도 열렸다. 한국 기자회견에 참가한 일본측 대표 후지이 무츠히로 히로시마현 교직원조합 집행부위원장은 “일본 아이들에게 ‘외국’이라 말하면 다들 미국을 생각한다”면서 “현실적으로든, 역사적으로든 가깝고도 먼 나라인 한국을 잘 알고 이해하는 것이 일본을 바로 이해하는 길이기도 하다는 점을 이 교과서를 통해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집필진인 윤민근 대구 매천고 교사는 “2001년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파동 이후 안 좋은 교과서를 채택하지 말자는 운동만 벌일 게 아니라 좋은 교과서를 직접 만들어보자는 논의가 있었다”면서 “그 이후 협력 한 끝에 탄생한 것이 이번 책”이라고 말했다. 한일 역사 갈등 해결 모델로 독일과 주변국 간 공동역사교과서 제작 사례가 거론됐고, 이에 따라 작업한 몇가지 책들이 나와있다. 그런데 이번 작업은 대구와 히로시마라는 한국과 일본의 지방에서, 그것도 역사학자 같은 전문연구자들이 아니라 현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역사교사들이 만들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책의 목적은 역사 해석에서 어떤 공통 인식을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어린 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한 사실을 쓰는데 초점을 맞췄다. 가령 ‘친일파’라는 용어는 단순히 일본과 친하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표현을 썼다. 한일 병합에 대해서도 한국의 무효론과 일본의 유효론을 함께 서술해둬 학생들이 직접 비교해볼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최근 가장 첨예한 이슈인 독도 영유권 문제는 지나치게 정치적 문제라는 판단에 따라 다루지 않았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21] 서울시장에게 기관위임된 사무 구청장에게 재위임은 취소 사유

    이번에 살펴볼 대판 94누4615 사안은 건설부 장관이 구 건설업법에서 정한 영업정지 처분 권한을 서울특별시장에게 위임했는데, 서울특별시장이 위 권한을 영등포구청장에게 재위임해 영등포구청장이 원고에게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것이다. 이에 원고가 처분권한이 없는 자에 의한 처분이라고 주장하며 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한 것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사안에 대해 ①개별법령에 근거가 없어도 행정권한의 재위임이 가능한가 ②기관 위임 사무의 위임을 위한 근거는 어떻게 되는가 ③위임 규정이 없는 위임의 경우 행정처분의 하자는 어느 정도인가 등 세 가지 쟁점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행정청은 그의 권한 일부를 다른 행정기관에 위임해 행사하게 할 수 있다. 행정 권한의 위임은 법률이 정한 권한 분배를 대외적으로 변경하는 것이므로 법률의 명시적 근거를 필요로 한다(대판 91누5792). 문제는 개별 법령에 정하지 않았음에도 정부조직법 제6조 1항, 그에 의거해 규정된 행정 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등을 위임에 관한 일반 조항을 근거로 하여 행정 권한을 위임하거나 재위임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 권리 의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조직에서는 포괄 위임이나 재위임이 가능하다는 견해 ⓑ행정 권한 법정주의에 반한다는 이유로 이를 부정하는 견해 등이 있다. 이번 판결에서는 긍정하는 견해를 취했다. 판결에서는 행정의 복잡 다양성 등 현실적인 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건설부 장관의 영업정지 처분은 국가기관으로서의 사무에 해당하므로 건설부 장관이 이를 서울특별시장에게 위임한 것은 기관 위임 사무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서울특별시장은 서울특별시행정권한위임조례에서 정한 대로 처분 권한을 영등포구청장에게 재위임했다. 지방자치단체의 고유한 사무에 대해서도 위임이 가능하고, 그 경우에는 지자체의 고유한 입법인 조례에 의해 위임 범위를 정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기관 위임 사무에 대해 조례를 근거로 위임한 것은 조례제정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다(기관 위임 사무에 대해 위임 또는 재위임하기 위해서는 정부조직법, 행정 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에 근거를 둔 규칙을 제정해 위임 또는 재위임했어야 적법한 것이 된다). 따라서 기관 위임 사무에 대해 위임을 규정한 조례는 무효다. 무효인 조례를 근거로 기관 위임 사무를 재위임한 행위는 하자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하자의 정도는 어떻게 되는가. 무효 사유에 관한 명백성은 제3자의 보호 필요성이 있는 경우 보충적으로 요구되는 것이고, 중대한 하자를 기준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명백성 보충 요건설)를 취하는 반대 의견에서 이 사건 행정처분의 하자는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하지만 무효 사유에 관해 중대 명백설을 취하는 다수 견해에 따라 이 사건의 처분은 무효 사유가 되지 않고 취소 사유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판례에서는 처분 권한이 없는 자에 의한 처분은 무효 사유로 본 판결도 있으나, 위임의 경우에는 처분 권한의 하자는 중대하지만 명백하지 않은 하자로 보아 무효 사유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대판 2005두11937 등). 이번 판결은 행정청의 권한 위임 및 재위임, 기관 위임 사무의 위임, 무효 사유의 판단 기준 등에 관해 의미 있는 법원의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고 하겠다.
  • 재임내내 공정성 논란… 사내 갈등봉합 험로

    재임내내 공정성 논란… 사내 갈등봉합 험로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 상당기간 MBC가 소용돌이에 빠질 수도 있다. 내부적인 상처도 크다. 우선 두 차례 파업 이후 이뤄진 여러 인사조치는 법원 판결처럼 되돌려져야 한다.”(최강욱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26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3년 내내 편파보도와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던 김재철(60) MBC 사장의 해임을 결정하면서 향후 MBC의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락한 신뢰를 회복해 경쟁력을 높이고 사내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 급선무다. 둘 다 단시간 내에 성과를 내기 힘든 데다 후임 사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정상화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앞으로의 과정 또한 산 넘어 산이다. 지난해 장기 파업 직전 뉴스데스크의 평균 시청률은 11.1%였다. 최근 6%대로 거의 반토막 났듯이 MBC는 지상파 방송 3사 가운데 선두에서 꼴찌로 추락했다. 방송의 공정성이 땅에 떨어진 탓이다. MBC PD수첩 ‘4대강 수심 6㎜의 비밀’, ‘MB 무릎기도’와 같은 정권 비판 프로그램은 방영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PD수첩의 경우 제작진과 작가들이 대거 내몰렸다. 프로그램 방영이 1년간 중단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사내 갈등 봉합이 시급하다. 이명박 정부 들어 해고나 징계된 언론인 400여명 가운데 절반인 200여명이 MBC 소속이다. 이 중 해고자만 8명이다. 김 사장 재임기간 치른 두 차례 파업은 노·사 갈등을 부채질했다. 2010년 4월의 ‘40일 파업’에 이어 지난해 초 ‘170일 파업’을 겪으며 노·노 갈등까지 불거졌다. 김 사장은 대규모 후속 인사로 파업 참가자들을 업무와 관련 없는 부서로 내몰거나 ‘신천교육대’로 불리는 MBC아카데미로 파견교육을 보냈다. MBC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액만 195억원에 이른다. 깊게 파인 파업 참여자와 비참여자 간 갈등도 문제다. 파업 중 채용된 계약직이나 시용직 기자, PD를 바라보는 대다수 MBC 구성원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최근 법원이 직종과 무관한 부서로 전보발령 낸 MBC의 인사가 무효라고 판결함에 따라 파업 참가자들의 원직 복귀가 가시화하면 노·노 갈등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MBC 안팎에선 새 사장으로 누가 오느냐에 따라 정상화의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친박계 중진인 이경재 전 의원이 방통위원장에 내정되면서 MBC 사장 임명이 새 정부의 방송정책을 헤아려볼 가늠자가 될 것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방문진은 다음 달 초쯤 일주일간 신임 사장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3배수로 후보를 압축해 이사회 투표로 신임 사장을 내정한다. 새 사장 후보로는 황희만 전 MBC 부사장,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 정흥보 전 춘천MBC 사장, 구영회 전 MBC미술센터 사장, 최명길 MBC보도국 유럽지사장 등 전·현직 MBC 임원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지난해 11월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논의에 참여했던 당사자로 노조의 반발이 예상된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성명에서 “방문진은 방송의 독립을 이룰 수 있는 차기 사장을 물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방문진이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을 이룰 수 있는지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朴대통령 “北, 핵포기가 유일한 생존의 길”

    “배우자는요?” 26일 ‘천안함 용사 3주기 추모식’. 박근혜 대통령은 ‘고(故) 해군 상사 강준’ 묘비에 멈춰서 묘비를 어루만지다 ‘강준 상사는 혼인 신고를 하고 훈련 갔다 와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는데 돌아오지 못했다’는 민병원 국립대전현충원장의 설명에 걱정스러운 듯 질문을 던졌다. 박 대통령은 ‘배우자 역시 군인으로 이 묘역을 자주 찾고 있다’는 답변을 듣고서야 다음 묘비로 옮겼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순직한 용사들의 뜻이 절대 헛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평소와는 달리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면 지원과 협력을 하겠다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북한의 도발로 희생된 장병을 기리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자리에서 대북지원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핵무기가 체제를 지켜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굶주림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체제 유지를 위해 핵무기 개발에 국력을 집중하는 것은 국제적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며 “핵무기와 미사일, 도발과 위협을 스스로 내려놓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변하는 것만이 북한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은 우리 젊은이들의 희생과 대결의 악순환을 가져오는 도발을 즉각 중지하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선순환의 길을 선택해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보조를 맞춰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우리의 강한 대비태세와 확실한 응징 준비만이 적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천안함 피격사건 3주기를 맞아 전 군에 하달한 지휘서신에서 “차디찬 바닷물 속에서 숨져간 천안함 용사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김 장관은 “지난 3년 동안 북한의 태도는 조금도 바뀌지 않았고 반성은커녕 오히려 연평도 포격도발을 감행했으며, 최근에는 3차 핵실험에 이어 ‘남한 최종파괴’와 ‘정전협정 무효화’를 선언하는 등 도발 양상을 다양화하며 연일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장관은 지난 25일에는 백령도 해병부대를 방문, “적이 도발하면 선 조치, 후 보고를 통해 도발 원점을 응징하고 지원세력을 타격한 뒤 상급 부대의 지원을 받아 지휘세력까지 타격하라”고 강조했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코레일- 민간출자사, 용산 랜드마크빌딩 ‘빅딜’

    코레일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선매입하기로 했던 랜드마크빌딩 매입 계약을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민간 출자사들은 시공권 등 기득권을 포기할 전망이다. 코레일은 지난 22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당초 철회할 예정이었던 랜드마크빌딩 매입 계약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업 진행을 위한 유동성 지원의 일환으로 랜드마크빌딩 매입 계약을 유지하기로 했다”면서 “다만 사업계획 변동에 따라 랜드마크빌딩의 규모와 가격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111층에 4조 2000억원으로 책정된 랜드마크빌딩 계약의 세부 내용은 변동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용산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의 최대주주인 코레일은 2010년 용산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며 건설 예정인 랜드마크빌딩을 4조 2000억원에 선매입하기로 하고 2011년 9월 4161억원의 1차 계약금을 납부하기도 했다. 당초 드림허브는 빌딩 매입 자금을 담보로 다시 은행 대출을 받아 3조 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서부이촌동 주민 보상 등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레일은 지난 15일 용산개발사업 정상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랜드마크빌딩 매입 계약을 무효화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에 29개 민간 출자사 중 일부는 지난 21일 코레일에 사업 정상화를 위해선 랜드마크빌딩 매입 계약을 해지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시공물량 보장 등 기득권 포기도 코레일 안대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코레일은 사업성 확보를 위해 기존 건설 출자사들에 배당하기로 했던 기본 시공물량 등 기득권 포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건설사가 시공권 때문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다”며 “삼성물산도 랜드마크빌딩 시공권을 포기하는 마당에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시공 물량의 20%는 기존 건설 출자사 간의 제한 경쟁이고 나머지 80%도 출자사들이 유리한 위치에서 경쟁하게 된다”면서 “건설사들이 꼭 손해를 보는 게임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코레일이 제시한 상호 청구권 포기 등을 두고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민간 출자사들은 “용산개발사업의 주도권을 넘기는 상황에서 청구권 포기 요구는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사업이 성공하고, 소모적 법률 다툼을 줄이려면 상호 청구권을 포기하는 것이 맞다”면서 “이번에 작성되는 정상화 이전의 사안에 대해 소송을 할 수 없다는 것이지 앞으로 진행되는 경영상의 모든 결정에 대해 소송을 막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코레일이 요구한 1조 4000억원의 랜드마크빌딩 시공권 반납 등에 대한 공식 입장을 25일 밝힐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법원 “MBC 파업 참가자 직종 무관 전보발령 무효”

    지난해 MBC 파업 참가자 중 일부가 파업 종료 후 직종과 무관한 부서로 전보 발령된 데 대해 법원이 노조 측 손을 들어줬다. 지난 21일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는 MBC 노동조합 소속의 기자, 아나운서, PD 등이 MBC를 상대로 낸 전보발령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이같이 받아들였다. 법원은 결정문을 통해 “업무상 필요성의 부재, 신청인들의 업무상 및 생활상의 불이익, 인사규정 및 단체협약에 따른 절차 위반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전보발령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피신청인(회사측)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밝혔다. 법원이 이번 전보발령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함에 따라 직종과 무관한 곳으로 전보된 65명이 원래 자신이 일하던 부서로 돌아가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번 인용 결정과 관련, MBC 노조는 사측에 공문을 보내 해당 조합원에 대한 원직복귀 인사조치를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美하원, 또 對北 규탄 추진

    지난달 북한의 3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미국 하원이 이번엔 정전협정 무효화 선언 등 북한의 뒤이은 조치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23일(현지시간) 알려졌다. 공화당의 리처드 해나 하원의원과 민주당의 브라이언 히긴스 하원의원은 지난 21일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행위와 정전협정 폐기 의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반복적인 위반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들은 하원 외교위원회에 제출한 결의안에서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 미국 본토에 대한 핵 공격 발언, 정전협정 폐기 선언 등 북한의 연이은 ‘도발 행위’와 주민, 인권에 대한 억압 사례를 열거하면서 이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에 대해 국제 사회 안정을 해치는 공격 행위를 중단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안과 정전협정 등을 준수하라고 요구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서울광장]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 레짐 체인지/구본영 논설실장

    [서울광장]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 레짐 체인지/구본영 논설실장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서슬이 갈수록 시퍼렇다. 유엔안보리 제재결의안이 통과되자 남쪽을 향한 협박이 가히 장난이 아니다. ‘핵 선제타격’이나 ‘제2의 조선전쟁’ 으름장은 예사고, 한반도 비핵화선언과 정전협정의 무효화를 일방적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어디 그뿐인가. 한·미 연례 방어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시작된 지난 11일. 북한 노동당 김정은 제1비서는 우리 측 백령도가 빤히 보이는 월내도에서 “명령만 내리면 적들을 모조리 불도가니에 쓸어넣으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얼마 전 “적들이 우리 영토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떨군다면 적진을 벌초해 버리라”고 했던 그다. 20대 후반 최고사령관의 목청이 한 옥타브 더 높아졌다. 말 대로라면 북측이 여차하면 무슨 큰일이라도 저지를 태세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에 너무 과민반응을 보일 이유는 없을 듯싶다. 북측의 광기 어린 협박에 대해 오공단 미국 국방연구원(IDA) 책임연구원의 분석이 그럴싸하다. 즉 “어린이가 몸집 큰 어른한테 작대기를 한번 휘둘렀는데 어른이 쩔쩔매면 그다음부터는 자꾸 도전의 수위를 높이는 심리”라는 것이다. 하기야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속설도 있지 않은가. 역설적으로 북 지도부의 거친 언사는 그들의 절망이 깊어졌다는 증좌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정작 걱정해야 할 대목은 따로 있을 게다. 혈맹인 중국마저 유엔제재에 동참할 낌새를 읽고도 핵실험을 강행했다면 북의 핵보유 의지가 그만큼 강고하다는 얘기다. 김정은의 지상과제는 세습체제를 지켜내는 일일 것이다. 착각이지만 이를 위한 ‘유일한 수단’인 핵보유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목표임은 불문가지다. 1993년 1차 북핵위기 이후 우리와 국제사회가 대화와 제재 등 온갖 카드를 사용해 봤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오죽하면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의 주역인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차관보조차 “지난 20년간 대북정책은 그 성격이 포용이든 봉쇄이든 북의 (핵)위협을 줄이는 데 분명히 실패했다”고 했겠는가. 이 와중에 북한 주민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최근 북한 영유아의 27.9%가 발육부진 상태라고 밝혔다. 유엔개발계획(UNDP) 통계를 보면 북한 영유아 사망률은 우리의 6배 이상이었다. 이는 북한정권의 위기이지만 막 출범한 새 정부에 울린 경보음이기도 하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로 명명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남북 간 신뢰를 쌓아가는 바탕 위에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 평화통일을 추구한다는 게 요체다. 그러나 북의 핵실험 및 인공위성으로 포장한 탄도미사일 발사로 ‘박근혜 표’ 정책은 펼치기도 전에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북한 세습정권은 진퇴양난에 처한 지 오래다. 주민을 먹여 살리려면 개혁·개방을 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면 기만적인 주체사상으로 쌓아온 모래성이 무너지고 마는 딜레마다. ‘김씨 조선’의 3대 상속자 김정은이 끝내 핵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이는 역설적으로 김정은보다 합리적인 정권으로 북한의 지도부가 바뀌는, ‘레짐 체인지’(정권교체) 이외엔 북의 핵개발이나 대남 도발을 억제할 길이 없다는 뜻인지도 모른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남북 간 정치·군사적 신뢰 구축과 사회경제적 교류 협력의 상호 보완적 발전을 도모하려는 구상이다. 그런 신기능주의적 접근의 취지는 백번 옳다. 하지만 북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중요한 약속을 깬 마당에 당장 진도를 나가기도 어렵다.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된 우리로선 북측이 신뢰를 보여줄 때까지 팔짱만 끼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표방하되, 조용히 ‘플랜 B’도 가동해야 한다. 자력으로는 개혁·개방을 선택할 수 없어 스스로 레짐 체인지를 부르고 있는 김정은 이후의 시나리오도 짜야 한다는 뜻이다. 박근혜 정부가 과연 그런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긴 한지 궁금하다. kby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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