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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르헨 어머니, 이젠 눈물 닦아요”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어머니 광장’에선 매주 목요일 저녁 머리 희끗희끗한 여인들이 하얀 손수건을 쓴 채 정부청사 주변을 도는 시위를 25년 동안 벌여 왔다. 우리에겐 지난 1985년작(作) 영화 ‘오피셜 스토리’로 낯익은 풍경이다. 이들은 76년부터 83년까지 군사정권이 저지른 납치와 살인, 유아 납치 등으로 사랑하는 아들, 딸을 잃은 어머니들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 왔다. 이들 어머니의 피맺힌 한이 마침내 풀릴 수 있게 됐다. 아르헨티나 대법원 전원재판부가 14일(현지시간) ‘국민 통합과 화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군정 관계자들의 사법처리를 막기 위해 80년대 제정됐던 2개의 사면법을 위헌이라고 판결, 무효화시켰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은 78년 호세 포블레테와 거투르디스 흘라치크 부부를 감금, 고문하고 이들의 8개월 된 딸 클라우디아를 데려다 키운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 훌리오 시몬에 대한 재판에서 나왔다. 현재 27세인 클라우디아가 시몬을 고발해 재판이 시작됐다. 재판부는 “이 법들은 국가가 인권을 보호하고 유린 행위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는 국제 규범에 역행한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판결로 무효화된 법은 86년과 87년 각각 제정된 ‘푼토 피날(일명 국민화합법)’과 의무복무법이다. 군정을 종식하고 83년 12월 집권한 라울 알폰신 정부는 군 요인들을 사법처리한 뒤 군부의 반발을 감안, 이들 외에 새로운 군정 관계자의 범죄가 드러날 경우 기소를 면책케 했다. 의무복무법은 이들이 계속 군에 몸담을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AP통신은 이날 판결에 타티 알메이다 등 많은 어머니들이 눈물을 흘리며 감격했다고 전했다. 알메이다는 “우리의 감정을 뭐라 표현할 길이 없다. 수십년 동안 바라던 일이 마침내 이뤄졌다. 수많은 사건과 증거들이 재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반겼다. 군정의 좌익 및 반체제 인사 탄압은 ‘추악한 전쟁’ 그 자체였다. 불심검문으로 죄 없는 많은 사람들이 체포됐고 전기고문을 당하고 발가벗겨 쇠사슬에 묶인 채 감금됐다. 심지어는 강제로 약을 먹인 뒤 헬리콥터에서 대서양에 내던지기도 했다.86년 군정인권유린 조사위원회는 1만 2000여명이, 인권단체는 3만명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곧 ‘살해’를 의미했다. 2003년 5월 취임 후 과거사 청산에 앞장서온 중도좌파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대통령은 “이번 판결로 정의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 되살아나게 됐다.”고 환영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日 플루토늄 대량생산 길텄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최고재판소가 30일 고속증식로 원형로인 ‘몬주’의 가동을 합법화하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일본이 플루토늄 대량 생산의 길을 열었다. 고속증식로는 이론상 사용한 핵연료보다 많은 핵연료를 생산하는 ‘꿈의 원자로’로 불린다.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혼합산화물인 MOX 연료를 사용한다. 타지 않는 우라늄이 타는 플루토늄을 변화시키기 때문에 이를 추출하면 에너지원으로서 다시 이용할 수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플루토늄의 핵무기 전용 우려와 고비용 등을 이유로 고속증식로 개발에서 손을 떼는 중이다. 그러나 일본은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에 대한 기대를 고속증식로에 걸고 있다. 실용화는 2015년쯤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의 플루토늄 재처리공장 가동과 함께 플루토늄 생산을 주축으로 한 핵연료 재활용정책을 더욱 강력히 밀고 나갈 전망이다. 그러나 몬주와 같은 고속증식로는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하는데 이용될 수 있어 국제사회의 감시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현재 국내외에 40t이상의 플루토늄을 보유중이다. 일본내 시민단체와 언론들도 1995년 나트륨 누출사고를 거론하며 재가동에 반대하거나 안전성 우선 확보후 가동을 촉구하고 있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전날 나트륨 유출사고로 가동중지된 몬주가 위치한 후쿠이 주민 등 32명이 시설허가를 무효화할 것을 요구한 행정소송의 상고심 판결에서 2심 고법판결을 뒤집고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소는 “설치허가를 위한 안전심사에 간과할 수 없는 잘못이 없었던 만큼 설치허용 처분은 위법이 아니다.”라며 재판관 5명의 전원일치로 원고패소를 결정했다. 이로써 20년을 끌어왔던 다툼은 국가의 승리로 종결됐다. taein@seoul.co.kr
  • [클릭 이슈] 학교용지부담금 위헌결정 이후

    [클릭 이슈] 학교용지부담금 위헌결정 이후

    학교부지 확보 비용을 아파트 등 공동주택 입주자들에게 부담시키는 옛 ‘학교용지 확보에 관한 특례법’에 대해 지난달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림에 따라 먼저 낸 돈의 반환을 둘러싸고 정부와 입주자들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입주자들은 학교용지부담금 부과 자체가 무효화된 만큼 이전에 낸 돈을 정부가 전액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부는 법률상 정해진 범위를 넘어서는 환급은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학교 짓지도 않았는데 환급도 안 된다니…” 현행법을 그대로 따르자면 위헌 결정이 나더라도 부담금 등을 환급받기는 어렵다. 헌법재판소법 제 47조에는 “형벌을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소급효력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단, 국세기본법에 따라 납부고지서를 받은 시점이 90일 이내인 사람들은 이미 부담금을 냈더라도 돈을 환급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아파트 입주자들은 “지난 5년간 학교용지부담금 부과는 국가가 벌인 희대의 사기극”라면서 “90일이라는 소급적용 기준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환급을 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용지부담금은 분양가의 0.8%로 3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240만원을 내야 한다. 지난달 1일에는 인터넷 포털 다음에 ‘학교용지부담금 돌려달라(cafe.daum.net/antischooltax)’라는 이름의 카페가 생겨 1개월 새 회원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천안에 사는 최정화(28)씨는 “아파트 계약금을 치르느라 모든 돈을 쏟아부었는데 학교용지부담금까지 내라고 해서 허리가 휘었다.”면서 “내 한달 월급보다 많은 돈을 위헌 결정이 났음에도 돌려주지 않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에 사는 황상암(37)씨는 “법 운운하면서 환급을 미루는 정부에 대해 가만히 있지 않겠다.”면서 “부산·경남 쪽에서는 대규모 집회 등 집단행동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카페 운영자 조성희(30)씨는 “모든 위헌 결정에 대해 부담금을 소급해 반환하라는 것은 무리지만 이번 문제는 다르다.”고 말한다. 조씨는 “금액 규모도 일반 서민들에게는 세금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클 뿐 아니라 새 학교가 들어서지 않는 아파트의 주민까지 동일하게 부담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교육부의 성의 있는 결정이 없다면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현행법상 전원 환급 불가능” 그러나 교육인적자원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현행법 테두리를 벗어나는 범위에서는 단 한명에게도 되돌려 줄 수 없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위헌 결정이 내려졌다고 해서 교육부가 임의로 소급 적용할 수는 없다.”면서 “관련 특별법이 만들어지지 않는 이상 환급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달 13일 열린우리당 이상민 의원 등 국회의원 23명은 ‘위헌결정에 따른 학교용지부담금 환급 등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이 의원은 “90일 이내 이의를 신청하지 않은 경우, 이미 납부한 사람들이 환급받을 수 없고 아직 납부하지 않은 사람은 당초 부담금에다가 가산금까지 덧붙여 내야 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면서 “서민에게는 매우 큰 돈이지만 국가 입장에서는 되돌려 준다고 해도 재정적 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특별법은 오는 6월 임시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 의원은 이와 함께 ‘학교용지 확보에 관한 특례법’의 폐지도 함께 발의했다.2001년 이후 끊임없는 위헌 논란에 휩싸이면서 정부가 지난 3월 개정한 특례법 역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측은 “부담 주체를 개발사업자로 변경한다 해도 개발사업자가 분양가 인상 등 방법으로 입주자에게 전가시킬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면서 “이미 교육세와 재산세를 모두 내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용지부담금까지 지우는 것으로 이중과세이며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학교용지부담금 위헌결정이란 헌재는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을 지을 때 주택을 분양 받는 사람이 학교용지부담금을 내도록 했던 옛 ‘학교용지 확보에 관한 특례법’에 대해 지난달 31일 재판관 전원 일치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국가는 법에 정한 교육을 국민에게 제공할 의무를 가지는 만큼 특정 집단에게 비용을 충당하도록 한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이 법은 1995년 제정됐으며, 2001년부터 지자체별로 조례가 제정돼 올 3월까지 5년간 약 5000억원이 걷혔다. 헌재 결정에 앞서 정부는 학교용지부담금을 내는 가구수를 100가구 이상으로 하고, 부담금도 분양받는 주민이 아닌 개발 사업자가 내도록 법을 고쳐 지난달 24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檢·警 ‘지휘권 조정’ 마지막 협상 결렬…노대통령 직접 개입 가능성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문제를 논의하는 마지막 자문위원회가 2일 밤늦게까지 열렸으나 형사소송법 195·196조 등 최대 쟁점을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사실상 결렬됐다. 이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언급한 대로, 대통령이 수사권 조정에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검·경 자문위원들은 2일 오후 3시부터 자정을 넘겨 서울 소공동 프레지던트 호텔 회의장에서 10시간가량의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초반에는 웃음소리가 나는 등 부드러운 분위기로 시작됐으나 격론이 이어지면서 고함소리까지 새어나왔다. 오후 9시쯤 “경찰과 검찰이 한발씩 양보한 ‘제3의 조정안’이 만들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합의안이 도출되는가 했지만 검·경 양쪽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새 조정안은 5가지 안으로 압축됐다. 주요 안의 하나로는 “검사를 수사의 주재자로 인정하되 일반적인 지휘권만 인정하고 구체적으로는 경찰이 검찰의 지휘 없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는 안이 있었다. 이는 현행 형사소송법 196조에 규정된 검찰의 수사지휘권은 그대로 인정하되, 사실상 경찰의 독립적인 수사개시권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 다른 안은 196조를 유지하되 단서조항으로 “경찰이 검사가 지휘하지 않는 사안에 한해서만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수사를 할 수 있다.”는 안이었다. 하지만 첫째 안에는 검찰이, 두번째 안에는 경찰이 만족스러워하지 않아 결국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자정을 넘어 논의가 맴돌자 일부 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형소법 개정에 대한 권고안을 내는 것이 적당한지부터 토론하자.”“아예 논의 자체를 무효화하자.”며 고함을 지르는 등 회의는 감정 싸움으로까지 치달았다. 일부 경찰 자문위원들은 “부차적인 합의 내용이 합의안으로 나갈 경우 마치 합의에 이른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동안 검찰은 이미 합의된 18개 부분을 우선 시행하고 형소법 195,196조 개정 문제는 별도의 기구를 통해 연구·검토하자는 입장이었던 반면 경찰측은 형소법 개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부분적인 합의 사항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회의는 기존의 입장만을 재확인한 셈이다. 결국 노 대통령이 개입해 실제 경찰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형소법을 개정하는 쪽으로 논의가 모아진다 하더라도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입법이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수사권 독립 논의는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둘이 아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영어듣기평가’ 서울 97개교 무효처리 사태

    ‘영어듣기평가’ 서울 97개교 무효처리 사태

    시험문제가 사전 유출되는 바람에 서울시내 7개 교육청 97개 중학교의 영어듣기시험이 전면 무효화됐다. 같은 날 실시될 예정이었던 시험을 일부 학교에서 먼저 치르면서 문제지가 학원 등으로 유포된 게 발단이 됐다. 지난 21일 경기도 안양의 고등학교 영어듣기시험 문제 사전배포에 이어 시험관리에 잇따라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허술한 시험관리… 학생들만 골탕 서울시교육청은 25일 강남·성동·남부 등 7개 교육청 관내 97개 중학교에 지난 15일 치렀던 내신성적용 영어듣기평가를 전면 무효처리하라고 지시했다. 강남교육청 39개교, 성동교육청 18개교, 남부교육청 28개교 등이다. 문제지가 유출돼 공정한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사건은 성동교육청 관내 D중학교가 97개 학교 공통으로 지난 15일 오전 실시키로 했던 영어듣기평가를 실수로 하루 앞선 14일에 치르면서 비롯됐다. 이 때문에 ‘강남 중등영어교과 교육연구회’가 만든 문제지는 D중학교 학생들을 통해 관내 학원으로 유출됐으며 15일 예정대로 시험을 치른 학교에서는 만점자가 속출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특히 D중학교가 문제지를 전량 회수한다는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서 문제가 더욱 커졌다. 문제 유출로 만점사태가 가장 심하게 일어났던 성동교육청 관내 학교들은 자체적으로 성적을 무효처리하고 내신고사에서 영어 서술형 주관식으로 다시 시험을 보거나,2학기로 평가를 미뤘다. 이런 가운데 교육청은 시험을 본 모든 중학교들에 대해 무효화 지시 공문을 보냈다. ●문제지 회수 소홀→학원 유출 문제가 난 D중학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처음 받은 공문에서 ‘4월14일(금) 시행’이라고 돼 있었다.”면서 “14일은 목요일이었지만, 날짜만 확인하고 학사 일정을 잡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연구회측은 지난 2월 ‘4월15일(금) 시행’으로 수정해 공문을 발송했다지만 우리는 이를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D중학교 학생들로부터 문제를 넘겨받은 학원들은 다음날 다른 학교에서 영어듣기 시험이 시행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복사해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광진구 자양동 M학원에 다니는 김모(15·S중)군은 “학원에서 수업시간에 ‘내일 볼 영어듣기시험 문제’라고 하면서 문제지를 주었다.”면서 “다음날 실제 시험과 똑같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특히 같은 이 학원에 강남교육청 관내의 학교 학생들도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강남 등 다른 교육청 관할 학교들도 뒤늦게 문제지 유출 가능성에 대한 확인에 나서는 등 파장이 확산돼 갔다. ●“교육청이 관리해야” vs “평가는 교사 자율로” 일선학교에서는 교육청 등 공공기관이 시험을 주관하지 않고, 사설 기관에서 문제지를 단체로 구입해 시험을 치르는 통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건대부중 신강식 교감은 “학생들을 위해서는 정확하고 표준화된 원어민 발음 등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학교는 이를 위해 원어민을 따로 고용하거나 잡음을 없애기 위한 녹음설비를 마련할 형편이 못된다.”면서 “교육청 등 국가기관에서 문제를 출제, 일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공신력도 있고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교육청은 모든 평가는 학교의 자율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97년까지는 16개 시도에서 같은 시험문제로 동시에 영어듣기평가를 실시했으나, 서울시의 경우 시험지 관리의 어려움 등 문제점을 제기해 98년부터 각 학교에 권한을 일임했다.”면서 “평가는 기본적으로 가르친 교사 자율에 맡겨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시교육청 차원에서 문제를 출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유지혜 나길회기자 wisepen@seoul.co.kr
  • [유전사업 의혹] 조르고… 꾸짖고… 엿듣고… 추궁하고

    지난해 11월, 철도청(현 철도공사)과 청와대, 국가정보원,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 사무실 등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을까. 청와대 국정상황실의 철도청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 지난해 11월 초를 전후해 철도청은 매우 부산하게 움직였다. 철도재단이사장 위임장을 위조하는 등의 편법을 통해 우리은행에서 계약금 650만달러를 대출받는 데는 성공(10월4일)했지만 잔금이 문제였다. 철도청은 코리아크루드오일(KCO) 지분 65%를 석유공사, 한국전력,SK 3개사가 참여하는 석유개발전문회사에 넘기려 했지만 석유개발전문회사의 설립은 난망했다. 결국 이 사업을 주도하던 왕영용 사업개발본부장과 KCO 대표 허문석씨는 10월20일 석유개발전문회사 설립을 주창하던 이 의원을 찾아가 석유개발기금 융자를 받도록 도움을 요청했지만 무산됐다.11월8일에는 신광순 철도청장이 이 의원을 면담했으나 “철도청이 왜 유전사업을 하려 하느냐.”는 핀잔만 들었다. 국정원의 첩보수집이 마무리된 시점도 이 즈음이다. 국정원은 같은달 초 정보라인을 가동,“계약금 70억원에 전체 사업비 700억원가량의 유전사업을 철도청이 하고 있는데 잔금을 못구해 애로 사항이 있는 것 같다.”는 내용을 고영구 원장에게 보고했다. 이 보고는 같은달 9일 청와대 국정상황실에도 접수됐다. 이 때부터 박남춘 당시 국정상황실장은 서모 행정관을 통해 철도청의 유전사업 참여 타당성 검토에 나섰다. 석유공사와 SK에 사업성 등을 문의하고, 왕 본부장과도 접촉했다. 같은달 12일 왕 본부장은 “계약무효화를 검토하고 있다. 시간을 좀 달라.”고 했고, 사흘 뒤인 15일 오전 “금일 중에 해약한다.”는 왕 본부장의 답변을 듣고 청와대는 종결처리했다. 하지만 청와대 등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철도청은 11월4일 계약해지 사유(러시아 연방정부의 승인 유보)가 발생했음에도 잔금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러다 청와대의 조사가 시작되자 시급히 계약해지를 결정했다. 청와대가 왕 본부장을 접촉한 것도 이상한 대목이다. 통상적으로 사업추진은 조직의 최고책임자가 결정하는 것인데 신 청장이 아닌 왕 본부장과 직접 접촉한 배경이 이해되지 않는다. 아울러 철도청이 석유공사와 SK·한전을 이번 사업에 끌이들이기로 결정한 것은 지난해 9월15일이다. 청와대나 국정원은 왜 이런 내용은 파악하지 못했을까.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영어듣기시험지 사전배포 물의

    경기도 안양시내 한 고등학교가 21일 전국적으로 실시된 영어듣기능력평가 시험지를 1시간전 학생들에게 미리 배포, 물의를 빚고 있다. 22일 안양 A고 학생들에 따르면 이 학교는 21일 오전 11시부터 20분간 교육방송을 통해 실시된 영어듣기능력평가 시험 1시간전에 시험지를 학생들에게 나눠주었으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영어사전을 펴 놓고 사전에 시험에 나오는 단어 등을 공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어듣기능력평가는 서울시를 제외한 전국 모든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시에 실시됐다. 이 학교 한 학생은 “다른 반은 모르겠지만 우리 반 학생들은 모두 듣기평가 시험지를 1시간 전에 받아 공부했다.”며 “아마 다른 반 학생들도 우리와 같이 미리 받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지방학생들이 영어듣기에 약한 점을 감안해 담당 선생님들이 협의, 평가에 나오는 단어라도 익히라는 뜻으로 시험지를 1시간전에 나눠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학년생 전원에게 동일한 조건을 부여한 뒤 시험을 치렀기 때문 에 결과를 내신에 반영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 교육청측은 “영어듣기능력평가도 시험인데, 특히 내신에 반영이 된다면 사전에 시험지를 배포해서는 안 된다.”며 “해당 학교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사실로 드러날 경우 시험을 무효화하고 결과를 내신에 반영하지 않도록 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靑 ‘유전의혹’ 작년11월 알았다

    청와대는 철도청(현 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 사업의혹을 지난해 11월 인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은 당시 석유공사·SK·철도청 등에 사실확인 작업을 벌였으나, 철도청으로부터 사업을 포기할 것이라는 답변을 듣고 자체 종결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SK·석유공사 등에 철도청의 유전사업 타당성을 문의했다는 국회 질의가 있어 확인해본 결과, 민정수석실이 아닌 국정상황실이 자체조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국정상황실은 지난해 11월 초 ‘철도청이 러시아 유전개발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고, 사업 타당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정부기관의 정보보고를 입수했다. 국정상황실은 이에 따라 11월 중순까지 석유공사와 SK·철도청 등에 경위확인 작업을 벌였으며, 왕영용 철도청 사업개발본부장으로부터 “(사업을)추진하다가 문제가 있어 계약을 무효화, 파기할 계획”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국정상황실은 지난해 11월 중순쯤 이런 조사 결과를 박남춘 당시 국정상황실장(현 인사제도비서관)에게 보고했으며, 사안을 자체 종결처리했다. 이에 따라 이날 국회 건설위원회에서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유전사업에 대해 철도공사, 석유공사,SK유전개발 담당자에게 여러차례 문의한 적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한 내용의 일부는 맞는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유전 의혹 사건의 파장이 청와대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당시 정보보고는 의혹쪽보다는 사업타당성 여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8일 김우식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현안 점검회의에서 “철도공사의 유전개발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조사에 한계가 있다면 즉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 검찰에서 의혹 해소와 함께 책임 관계를 철저하고 명확히 규명하는 게 바람직스럽다.”는 방침을 결정했다고 밝혔으나, 국정상황실의 자체조사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김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과 김우식 비서실장에게 유전개발 의혹 관련 보고를 언제 했느냐는 질문에 “언론보도 이후”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11월 말 철도청의 러시아 투자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12월부터 자료수집에 들어갔으며, 올 2월부터 본격적인 감사활동을 벌였다. 한편 한나라당은 대통령 측근 및 친인척, 여야 정치인, 고위공직자 등이 관련된 비리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특검 임명요청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특검 요청권을 부패방지위원장과 법무장관에게 부여하자는 방안이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동성결혼’ 美·유럽 또 시끌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즉위 미사가 24일 예정된 가운데 새 교황이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거론돼온 동성애자 결혼 허용 논란이 미국과 유럽에서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BBC인터넷판이 22일 특집에서 지적했다. 동성애자들을 어느 범위까지 포용해야 하는가를 둘러싼 논쟁은 여성 사제 등록, 낙태 인정, 콘돔 사용 권고, 유전자 복제 등과 맞물려 복잡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스페인 하원은 21일 사회당 정부가 제출한 동성애자 결혼 허용 법안을 투표에 부쳐 통과시켰다. 상원은 몇주 후 표결할 예정인데 여당 의원이 과반수를 넘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국민의 80%가 자신을 가톨릭 신도라고 생각하는 스페인이 가톨릭계의 맹렬한 반대운동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자 결혼을 허용할 경우 벨기에와 네덜란드에 이어 유럽에서 세번째 나라가 된다. 그러나 지난 19일 프랑스 보르도 고등법원은 이 나라 최초로 동성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낳은 ‘남자 부부’가 1심에 불복해 낸 항소를 이유없다고 기각했다. 프랑스는 시민연대협약(PACS) 제도를 도입, 동성 커플에게도 보통 부부에 준하는 법적, 제도적 혜택을 부여하고 있지만 이들 커플의 결혼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1988년 동성애를 합법화한 이스라엘도 아직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유대교도들과 충돌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조디 렐 미 코네티컷 주지사는 20일 사실상 부부관계로 인정되는 ‘세속 결합(civil union)’을 동성 커플에도 적용하는 법안에 서명, 오는 10월 발효된다. 지난 14일 오리건주 대법원이 주정부로부터 1년 전에 결혼 허가를 받은 3000쌍 이상 커플의 결혼을 무효화한 것과 정반대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오리건 등 10개 주에서 동성 결혼에 관한 주민 찬반투표가 실시, 반대한다는 표가 더 많이 나왔다. 현재 세속결합이나 동성간 결혼을 허용하는 주는 오리건,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매사추세츠, 버몬트 등 5곳이다. 세속 결합을 인정받은 동성 커플은 조세감면 혜택과 보험 적용, 자녀 양육권 등 모든 권리를 이성 부부와 동등하게 누린다. 그러나 조지 부시 행정부와 37개 주에서 동성 결혼을 거부하는 입법화가 진행 중이다. 뉴멕시코주 상원은 지난달 결혼을 이성간 결합에 국한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새 교황은 지난 86년 한 가톨릭 잡지와 회견에서 “동성애는 그 자체로 죄악은 아니지만 내재적인 악의 요소를 갖고 있으므로 이상 증상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법적으로 동성간 결혼을 허용하는 것과 같은 일은 현실적으로 그들에게도 도움이 안된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교황은 전임 요한 바오로 2세가 주도했던 2차 바티칸공의회(1962∼65년)의 성과를 계속 발전시키겠다고 공언함으로써 교계 안팎의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새 교황은 동성애 인정과 같은 진보적 이슈들에 관해 최소한 논의의 장을 열어야 한다는 일보 진전으로 해석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한나라 원내 사령탑 강재섭 “두나라 막자” 안정 선택

    한나라 원내 사령탑 강재섭 “두나라 막자” 안정 선택

    ‘이미지보다 안정을….’ 한나라당 의원 과반이 11일 새 원내대표로 강재섭 의원을 선택했다.1차투표에서 과반 득표가 없어 결선투표를 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뒤엎고 강 의원에게 표가 몰린 것은 대부분 의원들이 내부 갈등을 추스르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친박(親朴)’에 가까운 강 원내대표를 선택해 박 대표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이 투영된 셈이다. ‘한나라당=영남당’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의원들의 표심에는 부담으로 작용했으나 그보단 당의 조기 안정이 더 급선무라는 판단이 대세를 장악한 것으로 여겨진다. 강 신임 원내대표는 박 대표와 같이 대구·경북 출신이고 김무성 사무총장은 부산 출신으로 당 지도부가 모두 영남출신이다. ●당 안정화 수순 박차 속 내분 수습 등 과제 산적 강 원내대표가 선출됨으로써 당 지도부는 당 안정화 작업에 속도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15일 박근혜 대표의 미국 방문 이전에 공석 중인 정책위의장을 임명하고 6명의 정조위원장들과 원내대표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또 김무성 사무총장과 전여옥 대변인 등 임명직 당직자들은 이날 박 대표에게 일괄사퇴서를 제출했다. 박대표와 강 원내대표로 구성된 ‘투톱체제’는 이들의 재신임을 묻는 수순을 거쳐 당 내분을 수습하고 정상화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강 원내대표가 떠안을 짐도 만만치 않다. 먼저 행정도시특별법 무효화 투쟁을 벌이면서 장외로 나설 수도지키기투쟁위원회(수투위) 의원들과 지도부간의 갈등을 푸는 게 ‘발등의 불’이다. 수투위 주축인 이재오·김문수·박계동·배일도 의원은 이날 투표에 불참한 것은 내부 불화를 방증한다. 강 원내대표는 “수투위 의원들의 입장도 애당심의 발로라고 보고 끌어안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행정도시법 무효화를 주장하면 정책위의장직과 의원직을 사퇴한 박세일 의원과 9일째 단식 농성 중인 전재희 의원 등 ‘뜨거운 감자’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3대 쟁점법안부터 대여 협상력 시험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합의한 국가보안법과 과거사법, 사립학교법 등 3대 쟁점법안도 강 원내대표에겐 난제다. 강 원내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정견발표회에서 “국민을 먹여살리는 것과 맞지 않는다.”면서 “해당 상임위와 논의해 고수할 것과 양보할 수 있는 것을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당이 굳이 처리하자면 못할 것도 없다.”면서 “합의 처리를 원칙으로 협상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강 원내대표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일단 기대감을 내비쳤다. 오영식 원내부대표는 “5선의 풍부한 의정활동 경험과 연륜을 가진 분으로서 여야의 협력적 관계에 많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치열한 정견 발표회 이날 오전 소속 의원 101명이 참가한 의원총회에서 강 의원과 권철현·맹형규 의원 등 세 후보는 저마다 ‘적격’임을 내세우며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특히 상대 후보에 대한 질문에선 ‘과거 인물’ 등 은근히 상대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부각시키기도 하고 ‘결선투표 연대설’ 등을 추궁하면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한나라 당직자 일괄 사퇴키로

    한나라당 김무성 사무총장과 전여옥 대변인 등 주요 당직자들이 오는 11일 원내대표 경선을 치른 뒤 일괄 사퇴서를 박근혜 대표에게 제출키로 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8일 주요당직자회의 브리핑에서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되고 정책위의장과 정조위원장단이 구성돼 당이 안정되고 수습되면 사무총장과 대변인을 포함해 당직자들이 대표에게 프리핸드(재량권)를 주는 차원에서 일괄 사퇴서를 제출하고 대표의 신임을 묻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그러나 “이는 당을 일신하는 차원이지 당내 수도지키기투쟁위(수투위)의 당직 사퇴 요구를 수용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9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사퇴한 김덕룡 전 원내대표의 후임을 정하기 위한 경선 대책과 당 내분사태 수습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의총에서 행정도시특별법 무효화 투쟁을 벌이고 있는 전재희 의원의 단식농성 중단과 박세일 전 정책위의장의 의원직 사퇴서 철회를 요구하는 방안도 함께 거론하기로 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한나라 ‘내분 봉합’ 새 전기

    4일 김덕룡(DR) 원내대표의 사퇴로 행정도시 특별법 통과에 따른 한나라당의 내분사태가 새로운 상황을 맞게 됐다. 김 원내대표의 사퇴가 지도부에는 수습의 명분을, 반대파에는 당내 투쟁 중단의 명분을 주면서 내분이 봉합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하지만 반대파 의원들은 박근혜 대표를 제외한 모든 당직자들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조기 수습 여부는 미지수다. ●與서 ‘빅딜설’ 흘리자 사퇴 결심 DR는 이날 사퇴 기자회견 뒤 기자와 만나 “당을 안정시킨 뒤에 사퇴할 수도 있지만 보다 빨리 혼란을 수습하고 당을 안정시키기 위해 사퇴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측근은 “사실은 어제 사퇴하겠다고 했는데 측근들이 당의 혼란을 수습한 뒤에 물러나야 한다고 만류했다.”면서 “그런데 오늘 측근들조차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낄 만한 갖가지 상황과 억측이 난무했다.”며 사퇴 배경을 밝혔다. DR는 전날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가 ‘빅딜설’을 흘리자 즉시 사퇴를 결심했다고 한다. 측근들은 “DR가 고향 후배나 다름없는 정 원내대표에게 뒤통수를 맞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정 원내대표의 해명으로 사퇴 결심을 한때 접는 듯했지만 반대파 의원들이 ‘빅딜설’을 기정사실화하며 물고 늘어지는 등 안팎의 공세에 모멸감마저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파 “무효화 투쟁과 별개” 반대파를 이끌고 있는 이재오 의원은 김 원내대표의 사퇴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퇴 요구 대상에서 박 대표를 제외시킬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박 대표를 제외한 당직자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그다지 무게가 실리지는 않은 분위기다.‘총사퇴’라는 극약 처방을 주문했지만 박 대표가 재신임하면 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박 대표의 자진 사퇴까지 요구할 경우 행정도시법 무효화 투쟁이 ‘박 대표 축출’을 노린 것으로 해석되는 상황이 그 이유다. 하지만 반대파들은 지도부 인책 요구와 행정도시법 무효화투쟁은 별도의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사실상 박 대표와의 대립각이 쉽사리 무디어지긴 어려운 상황이 되는 셈이다. 김문수 의원은 “김 원내대표의 사퇴가 당내 갈등 봉합의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다.”고 수습 국면 전환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수도지키기투쟁위원회의 수도분할법 무효화 투쟁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분명히 했다. ●당내 주도권 싸움 치열할 듯 한나라당은 이번 사태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박세일) 등 당 3역에 이어 국제위원장(박진), 전략기획위원장(심재철) 등 중·하위 당직자들까지 줄줄이 사퇴하는 전대미문의 ‘당직 공백사태’를 맞았다. 최병렬 전 대표가 퇴진할 때도 이런 상황은 아니었다. 박 대표는 당직 공백사태를 조기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후임 인선이 그리 쉬울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당헌·당규상 오는 11일 이전에 치러질 원내대표 경선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박 대표를 비롯한 주류측과 반대파 모두에게 양보할 수 없는 자리다. 개인적으로는 차기 당권이나 대권 도전, 서울시장 등 광역단체장 출마를 염두에 둔 재선 이상 의원들의 각축이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박근혜 옹호론’을 펴고 있는 강재섭·맹형규 의원과 ‘반박(反朴)’ 진영을 이끌고 있는 권철현·김문수 의원의 ‘4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전재희의원“수도분할 비효율성 커 저지때까지 계속 농성”

    전재희의원“수도분할 비효율성 커 저지때까지 계속 농성”

    “국민이 나서면 막을 수 있다.”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은 4일 행정도시법 무효화를 주장하며 이틀째 맞은 단식 농성의 변(辯)을 이같은 ‘처방’으로 대신했다. 행정공무원 출신인 그는 “평생 이렇게 굶은 적은 처음”이라고 잠시 웃더니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라며 눈을 지긋이 감았다. 옆 탁자엔 ‘단식 요법’이란 책과 수필집이 놓여 있었다. 행정수도법에 반대하는 이유는. -수도분할로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데 그 부담은 누가 지는가. 여도 야도 아니고 저도 아니다. 국민의 부담이다. 이걸 어떻게 내버려두는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장으로 24년 근무해 봤다. 광명시장 시절 수원에 출장가면 하루를 다 보냈다. 하물며 정부 중앙부처가 여기저기 흩어지면 비효율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행정도시가 충청권에 건설된다 해도 실제 일자리가 생기는 건 아니다. 땅 값만 오를 뿐이다.7조 적자예산을 편성한 상태에서 과연 정부 부담만 8조 5000억원을 투입하는 이 법안이 말이 되는가. 국민투표 실시를 주장하는데. -원래는 우리가 나서야 했는데 막지 못한 죄송함이 있다. 그러나 국민이 나서면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헌법 소원은 필연적이다. 지도부에 대해 할 말은. -제 단식은 수도분할을 막자는 것이니까 이 부분에만 집중하겠다. 훌륭한 지도자라면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고집할 게 아니라 잘못된 선택에 대한 사과를 하는 게 도리다. 언제 단식 농성을 그만두나. -2∼3일이나 한두 달 걸려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행정수도법을 저지할 때까지 할 계획이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이재오의원 “박대표 중심 당 추슬러야”

    “당은 대표를 중심으로 새로운 계기로 출발해야 하지 않느냐.” 행정도시특별법 무효화 투쟁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주도하고 있는 한나라당 ‘4인방’의 일원인 이재오 의원은 4일 김덕룡 원내대표의 사퇴 선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경험있는 김 원내대표가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당을 다시 화합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지도부를 겨냥한 행보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박근혜 대표의 사퇴도 요구하나. -이번은 원내전략의 부재이기 때문에 대표 책임을 제기할 생각은 없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따로 나눈 이유가 책임 소재를 나누자는 것이니까 이것을 대표에게까지 가져가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향후 당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하나. -이 기회에 당이 환골탈태하기 위해서도 당 대표를 제외한 모든 당직자들이 일단 총사퇴 의사를 보이고, 대표는 당을 새롭게 추스르는 것으로 한번 중간평가의 계기로 삼는 모습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당에 있어서의 잘못이 있을 때 책임의 소재를 핵심적으로 최소화시키는 것이 관례다. 박세일 정책위원장이 사퇴하고 정조위원장도, 전략기획위원장·공천심사위원장도 내놨다. 기존 당직자가 총사퇴하는 것이 국민에게 좋은 이미지를 줄 것이다. 총사퇴는 개인 의견이다. 향후 비대위의 투쟁은. -행정수도 지키기는 당 내분과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비대위는 수도 이전을 막기 위해 출범한 것이니까 앞으로도 회의를 통해서 계속 논의할 것이다. 당장 해체할 일은 없다고 본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행정도시’ 후폭풍] ‘수도권 텃밭’ 마이너 3인방은 反朴연대속 ‘동상이몽’

    [‘행정도시’ 후폭풍] ‘수도권 텃밭’ 마이너 3인방은 反朴연대속 ‘동상이몽’

    한나라당의 ‘비주류 3인방’으로 분류돼 온 김문수·이재오·홍준표 의원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대표를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으로 인식하는 공통 분모는 여전하지만, 행정도시특별법을 놓고 입장이 조금씩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쪽은 김문수 의원. 그동안 그나마 박 대표에게 덜 비판적이었던 그는 2일 밤 본회의장에서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전선을 총지휘했다.‘의외’라는 반응과 ‘소신’이라는 평가가 엇갈린다.3일에도 이재오 의원 등과 기자회견을 열어 “역사와 국민 앞에 죄를 지은 국회가 해산되어야 한다.”면서 “(특별법을 통과시킨 것은)충청표를 의식한 대권욕”이라고 지도부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재오 의원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그는 MBC라디오에 출연해 “양식 있는 정치인이라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도부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편법·야합으로 날치기 처리된 법의 무효화 투쟁을 하는 데 의원직 사퇴가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면 사퇴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영화 포스터를 패러디한 ‘박근혜, 열린우리당과의 위험한 야합’이라는 제목의 팝업(pop-up) 창이 뜨도록 했다.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가 나란히 ‘충청표’라고 적힌 어린이의 손을 잡고 달리는 장면이 담겼다. 설명으로 “대권에 눈먼 치졸한 정략적 야합이 펼쳐진다!”고 적혀 있는 그림이었다. 반면 촌철살인 논평으로 지도부에 쓴소리를 던졌던 홍준표 의원은 요즘 부쩍 ‘자제’하는 눈치다. 그도 그럴 것이 당 혁신위원장으로 이날 첫 회의를 주재했다. 며칠 전 그는 “반대파 의견에 동조하지만, 당직을 맡은 이상 드러내놓고 할 수는 없다.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수도지키기 투쟁위원회’에 가입했다. 행정도시법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위헌 심판을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지도부를 겨냥해 의원총회도 열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도 “수도이전 반대가 당권싸움으로 비쳐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명박 시장 등 대권주자와의 ‘연대설’을 차단하려는 제스처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한나라 극한 내홍 속으로

    한나라 극한 내홍 속으로

    ‘행정도시 특별법안’이 2일 밤 국회 본회의에서 한나라당 일각의 저지 속에 의장 직권으로 상정돼 처리됨에 따라 한나라당의 내홍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행정도시 건설을 반대하는 수도권 의원들은 ‘수도 이전 저지 비상대책위원회’(가칭)를 구성, 앞으로도 본회의 표결 무효화 투쟁을 벌이는 동시에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 등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아울러 행정도시법안에 대한 위헌 제소와 함께 국민투표를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하는 등 ‘장외 투쟁’으로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자칫 분당사태 등 예기치 않은 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당 지도부로서는 의원총회 도중 본회의 표결이 이뤄진데다 사실상 열린우리당 단독으로 통과됐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빠져나갈 구멍’은 찾았지만 결국 리더십에 큰 상처를 남겼다. 특히 이재오·김문수·박계동·배일도 의원을 중심으로 한 반대파 의원들이 주도할 ‘장외 투쟁’과 ‘국민투표 서명운동’이 일정 부분 힘을 얻고, 박세일 의원이 정책위의장 사퇴에 이어 의원직까지 사퇴할 경우 지도부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박근혜 대표의 당내 입지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 당내에서는 반대파의 격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번 일로 박 대표까지 흔들어선 안된다.”는 ‘박근혜 옹호론’이 지배적인 까닭이다. 그 연장선상에 보면 이번 결정이 대선주자로서 박 대표에게 큰 손실을 안겨줄 것이라고 속단하기도 이르다. 박 대표가 2월 국회에 앞서 밝힌 ‘대여 무정쟁 선언’을 실천했고, 개인적으로는 충청권 민심을 다독이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 특히 이번 내홍을 큰 무리없이 수습할 경우, 박 대표의 당내 입지는 더 공고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빈 라덴’ 상표등록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의 이복동생으로 스위스에 살고 있는 예슬람 빈 라덴이 자신의 가문 이름인 ‘빈 라덴’을 상표로 등록했다. 예슬람은 지금 당장 ‘빈 라덴’이라는 이름으로 어떤 상품을 내놓을 계획은 없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빈 라덴’이라는 이름을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상표 등록을 했다고 말했다. ‘빈 라덴’은 당초 9·11테러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1년 8월 상표로 등록됐지만 스위스 법원이 2002년 7월 ‘빈 라덴’이라는 상표가 스위스 국민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며 공공질서를 해친다는 이유로 상표 등록을 취소시켰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스위스 법원은 ‘빈 라덴’이라는 상표가 스위스의 공공질서를 해친다고 볼 수 없고 상표 등록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취소될 수 있다며 상표 등록 취소를 무효화했다.20년간 제네바에 거주하고 있는 예슬람은 형인 오사마 빈 라덴이 저지른 9·11테러를 강도높게 비난해 왔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고종의 ‘을사조약 거부’ 日도 알았다”

    “고종의 ‘을사조약 거부’ 日도 알았다”

    올해는 을사조약 체결 100년이 되는 해다. 우리에게 을사조약은 외교권을 강탈당한 ‘늑약’(勒約·강제로 체결한 조약)이지만 일본에서는 여전히 이를 부정하는 목소리가 남아 있다. 국제법적으로 상세히 따져야 한다는 논리를 갖다 대지만 사실 을사조약의 불법성은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던 것은 일본 그 자신이었다. 국제법적인 측면에서, 체결 된 조약의 유·무효를 따지기 위해서는 한쪽 당사자가 ‘강박(强迫)에 의한 의사표시’를 했는지 가려야 한다. 그러나 강박의 개념에도 차이가 있다. 을사조약의 경우 강박을 고종황제 개인에 대한 압력인지 대한제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압력인지, 물리적 협박인지 아니면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포함시켜야 하는지 등을 두고 미묘한 의견차이가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하와이 카우아이 리조트 컨벤션 홀에서는 남북은 물론, 중·미·일 학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을사조약 100년 하와이 컨퍼런스’가 열려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 컨퍼런스의 주제가 바로 “한-일간 1905년 ‘협약’은 강박으로 이뤄졌는가?”이다. 서울대 이태진 국사학과 교수는 고종황제가 조약체결에 거부감이 없었다는 하라미 다마키 교수의 최근 주장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하라미 교수는 고종황제의 공식일기인 일성록(日省錄)을 비롯한 각종 기록에 ‘황제 지시에 따라 협상했다.’는 을사5적의 상소문이 실렸고 황제의 비판적인 코멘트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적극적 동의는 아니었다 해도 적어도 반대는 안했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 교수는 조약체결 당시 일성록 같은 황제 관련 기록물의 작성권한이 대부분 일본인들에게 넘어갔다는 점을 들어 고종황제의 생생한 목소리가 애초부터 실릴 수 없다고 반박했다. 북한 대표로 참석한 일본 조선대학 강성은 교수는 을사조약을 주도한 이토 히로부미의 ‘복명서’를 추적했다. 복명서에서 이토는 고종이 조약체결에 동의한 것처럼 기록했지만 당시 이토의 비서실장 스즈끼 게이로쿠가 작성한 초안은 달랐다. 초안에는 ‘한국황제가 동의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선명하고 이를 가필해서 수정한 흔적까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애초부터 고종황제가 조약을 거부했고 일본도 고종황제가 거부했다는 사실이 나중에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증거다. 일본측 참가자 가운데 한명인 아이치현립대 고쿠분 노리코 교수는 조약체결 당시 대한제국의 국내법제와 법사상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했다. 과연 고종황제의 권한이 절대적이었느냐는 문제의식이다. 즉 갑오개혁과 같은 근대적 개혁 조치 뒤에는 더 이상 전근대적 절대 군주제 시절과는 다른 정치체제를 채택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종황제가 자유의사가 아닌 강박에 의해 조약체결에 동의했는지 여부와는 별도로, 그럴 만한 권한 자체가 없지 않았느냐는 지적이다. 서울대 김기석 교수는 고종황제가 적극적으로 조약무효화 운동을 벌인 사실을 들어 우회적으로 강박을 증명했다. 고종황제는 조약을 체결한 뒤 목숨을 걸고 밀사를 미국과 러시아 등 당시 강대국들에게 파견했다. 밀사의 자살로 유명해진 헤이그밀사파견도 그 중 하나다. 미국에 밀사로 파견됐던 헐버트 박사가 1942년 출간한 ‘한국자유회의’에서 “황제가 보이신 불멸의 충의를 영원히 간직하라.”고 언급한 것도 고종황제의 끈질긴 노력을 뒷받침한다. 을사조약의 무효화 문제는 동북공정의 목표라는 간도문제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을사조약이 무효면 대한제국을 대신해 일본이 중국과 체결했다는 간도협약은 당연히 무효가 된다. 따라서 지금의 대한민국이 대한제국과 상해임시정부를 계승했다는 점이 명확해지면 간도영유권 문제는 국제법적으로 분명한 결론에 다다른다. 물론 상해임시정부의 대표성 문제, 조약의 무효화가 곧 원상복귀를 뜻하느냐에 대한 국제법적 해석과 이에 대한 국제정치적 현실의 문제는 따로 논의되어야 할 사항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美 ‘신문·방송 동시소유 금지’ 유지키로

    미국 정부가 미디어의 소유 규제 완화와 신문과 방송의 겸영 허용을 골자로 한 미디어 개혁안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미 법무부는 27일 연방통신위원회(FCC)와 협의 끝에 미디어 개혁안을 폐기하라는 지난해 연방고등법원의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결정은 개혁안을 주도했던 마이클 파월 위원장이 3월 물러나겠다고 밝힌 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내려졌다. 이에 따라 한 매체가 한 지역에서 신문사와 방송국을 함께 소유할 수 없도록 한 규정과 한 소유주가 운영하는 TV 방송국이 접근할 수 있는 최대 가구 비율을 미국 전체 시청 가구의 39%로 제한한 규정은 그대로 유지되게 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항소할 경우 선정적인 방송 연출에 거액의 벌금을 물리도록 한 FCC의 윤리규정 강화 방침이 수정헌법 1조 위반 논란을 촉발시켜 좌절될 수 있다는 변호인들의 우려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FCC는 기록적인 벌금 부과 실적으로 보수주의자와 미디어 기업들의 거센 반발을 샀었다. 방송, 통신 등 미국의 미디어 시장을 감독 규제하는 기구인 FCC는 지난 2003년 6월 한 TV방송의 최대 시청 가구 비율을 35%에서 45%로 완화하는 한편, 신문과 방송을 동시에 소유할 수 없도록 금지한 규정을 철폐했다. 당시 FCC 위원 5명 중 민주당쪽 위원 2명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파월 위원장 등 공화당쪽 위원 3명이 찬성해 이같은 결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는 매체간 인수합병을 유도, 소수의 미디어 기업이 미국인의 알권리를 독점적으로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에 따라 FCC는 TV 시청가구 제한을 35%에서 45%로 완화하는 내용은 유지하되 신문과 방송의 교차 소유를 다시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새 미디어 규정을 만들었다. 그러나 상원은 그해 9월 이 규정을 무효화하는 결의안을 55대 40으로 통과시켰다. 의회는 나중에 최대 시청가구 비율을 35%에서 39%로 약간 상향 조정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협정공개, 韓·日정부가 할 일

    정부가 한·일협정 외교문서를 일부 공개한 데 따른 논란은 두 원칙에 의해 풀어야 한다. 첫째, 한국 정부는 개발연대에 대외관계에서도 국민 기본권을 소홀히 했음을 인정하고 일제치하 피해자 보상책을 법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둘째, 일본 정부는 협정 문구에 매달리는 편협한 자세를 버리고 미래로 나아간다는 차원에서 보상문제에 함께 나서야 한다. ●일제 피해자 보상 특별법 마련해야 어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협상 당시 일본측은 일제강점 기간 한국민의 피해를 배상하려는 생각이 없었다. 경제협력자금이라는 형식을 통해 과거사를 비켜가려는 의도가 곳곳에 나타나 있다. 한국측은 청구권 금액을 조금이라도 늘려볼 욕심에 일제 피해자들의 개인청구권을 앞장서 포기하는 우를 범했다. 한국 정부는 노동자, 군인, 군속으로 강제동원됐던 피해자를 103만 2684명으로 산정해 총 3억 6400만달러의 포괄적 피해보상을 일본측에 요구했으나 숫자 집계가 주먹구구였으며, 피해 당사자들의 동의절차가 없었다. 결국 일본이 무상 3억달러, 유상 2억달러를 제공하는 선에서 청구권 문제를 매듭짓는 협정을 체결했지만, 박정희 정부는 이중 10%만을 피해자 보상에 썼다. 그것도 성의 없이 신고를 받아 사망자 및 재산피해에 국한된 보상을 했다. 한국인 피해자들의 개인청구권을 무시했고, 정확한 피해규모가 전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일협정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군위안부 등 새로운 역사적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으므로 상황변경의 논리에 의해 신협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한·일협정 폐기를 선언하거나, 전면 재협상을 추진하기에는 외교적 어려움이 많다. 한·일 국교정상화라는 협정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일제 치하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회복 및 실질적 보상조치를 추진하는 게 현실적이다. 정부는 봇물을 이룰 소송결과를 기다리지 말고, 특별법 제정을 통한 합리적 보상을 추진해야 한다.‘태평양전쟁희생자 생활안정지원법’이 의원입법으로 계류되어 있지만, 그 법으론 불충분하다. 피해자 단체를 포함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종합특별법안이 필요하다. 박정희 정부때 보상에서 제외됐던 징용 피해와 함께 생존자·부상자 보상도 충분히 인정되어야 한다. 강제징용자 노역 미불임금 부분은 일본측에서 해결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피해자 보상 및 명예회복조치에 엄청난 자금이 소요되리라 예상된다. 예산확보가 우선 필요하지만 다른 방안도 찾아야 한다. 일본에서 받은 청구권 자금은 포철을 비롯한 국가기간산업과 고속도로 건설에 쓰였다. 피해자들의 피땀이 밴 돈으로 발전을 이룩한 공기업 등이 앞장서 이익의 일정 부분을 보상기금으로 내놓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하다. 이와 함께 관련 문서를 전면공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청구권 협상 당시 한·일간에 정치자금 거래가 있었는지와 함께 독도 문제를 불분명하게 처리한 배경도 석명해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개인배상 계속한 독일예 본받아라 일본 정부는 한·일협정 자체를 무효화하자는 목소리가 더 커지기 전에 스스로 변해야 할 것이다. 나치 피해자들에게 개인 배상을 계속해온 독일의 예를 본받아야 한다. 독일은 유엔을 통해 개인 배상을 하면서, 배상액의 일부를 폴크스바겐 등 기업들이 냈다고 한다. 침략전쟁의 혜택으로 성장한 일부 일본 대기업들에 모범이 될 만하며 국가사회 전체에서 식민지배를 사과하고 보상하겠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북·일 수교 문제도 풀린다. 십수명의 납북 일본인 문제를 갖고 그렇듯 떠들썩하면서 수백만명에 달하는 일제 피해자들을 몇억달러 경협자금 제공만으로 모른 척한다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등 대국이 될 수 없다. 올해는 을사조약 100주년, 광복 60주년, 한·일협정 체결 4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번 문서공개를 계기로 한·일 정부가 옛 정권, 지난 시대의 일이라 하더라도 무한책임을 진다는 자세를 가질 때 진정한 과거청산이 되고, 양국 관계의 미래도 밝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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