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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이 있는 삶]흥겹고 신나는 일흔 살의 반란

    [꿈이 있는 삶]흥겹고 신나는 일흔 살의 반란

    언제부턴가 일흔을 훌쩍 넘긴 이들이, 요즘 젊은이들 못잖게 깔롱(멋)을 부린다는 소문이 자자해 찾아가 보기로 했다. 부산시 중구 용두산공원 후문 입구. 공원으로 가는 길은 그윽했다. 소슬바람 한 자락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가는 길을 안내한다. 이윽고 도착한 중구 노인복지회관. 이곳에서 일단의 노인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멋진 노래세상을 펼쳐 보인다는 것이다. 노래를 통해 ‘즐거운 마음, 즐거운 인생’을 즐기며,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젊은 노인(?)’들의 모임, ‘금잔디 노래회’가 바로 이들이다. ‘젊은 노인(?)’들의 노래모임, ‘금잔디’ 2006년 어느 날, 몇몇 노인들이 ‘건강하고 활력 있는 새로운 인생’을 목표로, 노인사회에 기여하는 봉사활동을 위해 의기투합한다. 그리고 결성한 것이 바로 노인 노래모임 ‘금잔디 노래회’이다. 매주 토요일 12시께부터 오후 5시까지 모임을 갖는데, 같이 식사도 하고 간단한 다과회와 노래와 율동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다. 현재 회원은 24명으로 주로 70~80세의 노인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깔끔한 면면이나 단아한 매무새 등을 보면, 아무도 그 나이로 보지 않는다. 그만큼 언행이 여유로우면서도 명랑, 쾌활하다. 강당에 들어서자 문영애 회장이 반가이 맞이한다. “노인들 노는 것도 기사화 되는 거야?” 하면서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어르신들 깔롱 보러 왔죠, 뭐” 하니 깔깔 웃는다. ‘식사 시간이니 점심부터 먹자’고 식당으로 이끈다. 노래모임에 앞서 회원들에게 무료로 점심을 대접하고 간식도 같이 한다고 한다. 따뜻한 밥 한 그릇에 서로 안부도 묻고 식당에 들어선다. 회원들이 일주일 동안의 안부를 서로 물으며 맛있게들 식사를 한다. 화기애애하니 따뜻함이 담뿍 묻어난다. 따뜻한 밥에 시락국, 고등어찌개, 애호박볶음, 고추양념조림, 부추김치, 콩나물무침, 무채나물에 몇 가지의 쌈…. 모든 찬들이 정갈하고 깔끔하다. 집에서 먹는 음식처럼 맛깔스럽고 편안하다. 맛나게 먹는 모습을 보고 주방 아주머니가 자장을 얹은 밥 한 공기를 더 내민다. 이 또한 별미라 한 공기 다 비우고는 배를 두드린다. 밥을 다 먹자 커피도 내오고, 회원들이 싸가지고 온 무화과, 군밤, 사과 등 간식거리도 뒤를 잇는다. 몸에 좋다는 비파로 담은 비파주도 한 순배 도는데, 향이 너무 좋고 맛 또한 품격이 있다. 마침 노인복지회관의 노인사물놀이패들의 사물놀이 연습이 한창이다. 놀이소리가 시끄러울 정도로 노인들의 역동적이고 활달한 힘이 새삼스럽다. 노인봉사활동에 긍지와 자부심 가득 잠시 자투리 시간에 임원진을 만났다. 문영애(78) 회장, 베이스 연주자 김영수(75), 전자오르간 연주자 김영열(76), 사회자 추면식(75) 씨 등이 그들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노래모임이 운영된다. 식사를 제공하고 음악을 연주하며, 구수한 사회도 보는 것이다.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회원들이 여생을 즐겁고 여유롭게 보내는 것에 긍지와 자부심을 가진다’고 말한다. 여류사업가로 ‘배품의 치마폭’이 넓은 문 회장은 “노인봉사는 스스로 마음이 가야 하지, 시킨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남은 인생을 동행하면서, 그들의 마음을 알고 함께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너무 힘에 부쳐 그만 두고 싶어도 회원들이 건강하고 재미난 시간을 보내시기에 그만 두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관광여행사 대표였던 사회자 추면식 씨는 “내 아내가 오랫동안 치매로 자리보전을 하고 있어 제가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며, “여기 오시는 분들은 즐겁고 건강하게 생활하셨으면 하는 생각으로 봉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베이스 연주를 맡고 있는 김영수 씨는 얼마 전까지 운영하던 사업체를 지인에게 물려주고, 뒤늦게 베이스기타를 배워 연주봉사를 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출신인 그는 해박한 지식으로 회원들의 카운슬러 역할도 자청하고 있다. 전자오르간 연주자인 김영열 씨는 60여 년간 음악에 종사해 온 전문연주자이다. 한때 한국방송, 문화방송의 악단 멤버로도 활약을 했다. 아코디언도 자유자재로 연주를 하는, 이 모임의 음악 총감독이다. 모두가 가수, 노래하고 춤추고 즐거운 인생 노래시간이 시작됐다. 모두들 흥겨움에 벌써부터 얼굴이 곱게 상기됐다. 사회자가 미리 나눠준 번호표대로 노래를 준비한다. 전자오르간 반주가 경쾌하게 울리고 베이스의 둔중한 화음이 어우러진다. 모두들 어깨가 들썩이고 음악에 맞춰 부드럽게 몸을 싣는다. 한 사람 한 사람 노래를 부른다. 가수가 따로 없다. 아주 노랫소리가 간드러진다. 음정, 박자 하나 틀리는 사람도 없다. 노래 하나하나의 내공이 보통 아니다. 노래 끝에는 아낌없는 박수와 덕담이 쏟아진다. 사회자가 노래와 노래 사이 막간을 이용해 구수한 입담을 자랑한다. 노래에 따라 흥에 겨운 회원들이 무대로 나와 덩실덩실 춤을 춘다. 모두 깔깔깔 소년, 소녀처럼 웃는다. 갑자의 새로운 삶에 흥겹고 신나는 하루 ‘금잔디 노래회’ 회원의 면면을 보면, 지금은 은퇴한 분들이지만 옛적에는 모두 한 가락(?)씩 하신 분들이다. 기업체를 운영하신 분부터 보건소 의사, 여행사 대표, 불화가, 국회의원 부인, 교육감 부인, 여군 대위 등 출신 성분(?)이 대단들 하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어린애들 마냥 즐겁고 장난꾸러기들이 된다. 웃고 떠들고, 노래하고 춤추며 노년의 인생을 보람 있게 보내고 있는 것이다. 회갑. 갑자가 다시 돌아온다는 것. 새로운 갑자를 다시 시작한다는 것. 이는 새로운 인생을 다시 펼친다는 의미다. ‘금잔디 노래회’ 회원들이야 말로 갑자의 새로운 인생을 의미 있게 보내는 사람들이다. ‘늙은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깡그리 무시하고, 건강하고 활력 있게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일흔 살배기들의 반란. 그 반란이 너무도 흥겹고 신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의 반란 속에서 그들과 함께하며, 우리 사회의 건강함을 보는 것 같아 기꺼운 마음으로 보낸 값진 하루였다.
  • 전남산 아열대과일 머잖아 맛본다

    전남산 아열대과일 머잖아 맛본다

    ‘망고,슈거애플,파파야,구아바,패션프루트,아보카도….’ 이름도 생소한 아열대 과일이 제철에 맛볼 수 있는 우리나라의 ‘산지 과일’로 바뀌고 있다.지구온난화에 따라 농작물의 재배한계선이 북상하면서 열대성 작물도 비닐하우스 설비 없이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을 맞고 있다. ●양파·겨울 배추 등은 명성 퇴색 전남도 농업기술원은 최근 타이완에서 파파야·연무 등 아열대성 과일 6종류,60그루를 들여와 본격 시험재배에 들어갔다. 변만호 전남도 농기원 농업연구사는 28일 “열대성 과수가 내후년 봄쯤이면 꽃과 열매를 맺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우리나라 토양에서 생육 상태와 적응 과정을 집중 연구하면서 산지재배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농업기술원은 ‘온난화의 농업적 영향 분석과 대응기술개발 계획’과 ‘온난화 대응 신소득작물 개발 계획’을 마련하고,아열대 지역인 일본,타이완,중국 등지의 과수·채소·약용식물,향료 등 4종에 대한 재배 여건 탐색과 유전자원 수집에도 나섰다. 이에 따라 과수의 경우 체리,용과,아테모아,캔타로프,노니 등으로 시험재배를 확대하기로 했다.채소는 아티초크,열대 시금치,오크라,페피노,아스파라거스 등에 대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약용으로는 가거도 등 일부 남부지방에도 자생하고 있는 후박나무를 비롯해 아피오스,육계,백두구,전칠,방기 등을 신소득 작목으로 꼽았다.향료로 레몬그라스,올리브,유칼리,티트리,오레가노,바질에 대한 재배 연구에 착수했다. 또 전남이 주산지인 석류와 참다래,무화과,비파 등 아열대성 과일류는 재배 면적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무안·해남·진도가 주산지인 양파·겨울배추·대파 등도 꾸준한 기온 상승으로 재배지가 넓어지면서 특산품의 ‘주산지’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양파는 무안에서 해남∼강진∼고창까지 재배선이 올라갔으며,겨울철 생산되는 대파는 진도에서 신안∼영광,충청 일부 지역까지 재배지가 북상했다. ●다른 나라보다 더 빨리 기온 높아져 우리나라의 지난 100년간 기온상승은 세계 평균인 0.74도보다 2배가량 높은 1.5도를 기록하고 있다.이산화탄소 생성량도 세계 평균치의 1.4배인 379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전남지역의 2040년 연평균 기온은 현재보다 2도 상승한 15도로 예측됐다.전남의 중부지역이 지금의 제주도와 비슷해진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과거 ‘사과=대구 근교’,‘한라봉=제주’라는 주산지 개념도 점차 깨지고 있다.추위에 약해 한강 이남에서만 주로 재배됐던 감나무가 경기도 파주에서도 재배가 가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후 조건에 까다로운 사과도 최근에는 강원도 원주와 영월 등 산지가 북쪽으로 올라갔다. 복숭아는 경산에서 춘천까지,한라봉은 제주에서 고흥으로 북상했다. 방극필 농업기술원 미래농업연구소장은 “내년에도 아열대성 과일 등을 추가로 들여오는 등 시험재배 종류와 수량을 늘릴 것”이라면서 “농촌진흥청 기후변화대응연구센터와 공동연구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무화과 年 2차례 수확 성공

    전남 영암 등 서남해안 지역이 주산지인 무화과를 연간 2차례 수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전남도 농업기술원 과수연구소는 18일 ‘웰빙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무화과 2기작 기술개발에 성공, 농가 보급에 나섰다고 밝혔다. 농업기술원 연구팀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무화과를 재배해 지난 9월 중순 1차 수확을 마친 뒤 가지 자르기 작업을 통해 새로운 가지에서 열매를 맺는 데 성공했다. 여름철~가을철 수확이 끝난 뒤 다시 열매를 맺어 이듬해 3~5월 2차 수확이 가능해진다. 특히 봄철은 단경기라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영암군 삼호면 이모(44)씨가 무화과 2기작 재배기술을 이전받아 재배하고 있으며, 내년 봄 10a당 5000만원의 소득이 기대된다. 이는 2006년 기준 10a당 소득이 가장 높았던 시설오이가 1357만원, 무화과 관행 재배 335만원, 쌀 47만 9000원 등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 재배법은 겨울철 난방비가 많이 드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농업기술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열을 저장한 축열 물주머니와 지하수를 이용한 수막재배 방법 등을 통해 겨울밤 온도를 무화과 생육에 적합한 15~17도로 유지하는 방법도 고안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35) 경남 고성군 연화산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35) 경남 고성군 연화산

    우리나라는 보전가치가 높은 산들을 자연공원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자연공원법에 의해 지정되는 이들 공원은 관리주체에 따라 국립공원, 도립공원, 군립공원 등으로 나뉘고 각각 국가, 도, 시·군이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도립공원은 국립공원 다음 가는 경관과 생태계를 간직한 산들로 전국에 24개가 지정되어 있다. 고성 연화산은 양산·밀양·울주에 걸쳐 있는 가지산과 함께 경상남도가 지정한 2곳의 도립공원 가운데 하나다. 도립공원 연화산의 최고 자랑거리는 천년고찰 옥천사다. 연화산이 옥천사요, 옥천사가 곧 연화산이라 할 만큼 연화산과 옥천사는 떼어 생각할 수 없다. 신라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고찰로서 조선시대에는 한지 제작으로 이름을 날렸으며, 청담스님이 출가한 삭발본사로도 유명하다. 옥천사라는 이름은 경내에 있는 옥천(玉泉)이라는 샘에서 유래되었다. 한국의 100대 명수에 올라 있을 정도로 이름난 샘으로서 사시사철 샘물이 마르지 않고 흘러나온다. 옥천사는 연화산 정상 남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백련암, 청연암, 연대암 등의 부속 암자를 거느리고 있다. ●산세가 연꽃 닮았다고 ‘연화산´ 연화산은 해발 528m의 야트막한 산이지만, 옥천사를 중심으로 능선들이 둘러쳐져 있고 울창한 숲을 간직한 계곡들이 있어 도립공원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산세가 연꽃을 닮아 연화산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옥녀봉, 선도봉, 망선봉 등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능선 곳곳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당항포 쪽의 남해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연화산의 숲은 소나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소나무숲이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곳곳에 굴참나무숲, 느티나무숲, 서어나무숲 등이 발달해 있으며, 개서어나무, 당단풍나무, 때죽나무, 말채나무, 비목, 산벚나무, 졸참나무, 쪽동백나무 등의 큰키나무가 자라고 있다. 숲의 중간층을 이루는 떨기나무로는 진달래, 가막살나무, 개옻나무 등을 꼽을 수 있다. 연화산에는 귀한 식물이 많이 살고 있지는 않지만 어느 계절에 가도 여러 가지 꽃들을 관찰할 수 있다. 봄에는 고깔제비꽃, 얼레지, 현호색이 많다.3월 중순이면 군락을 이루어 자라는 얼레지가 꽃을 피워 장관을 연출한다. 이밖에도 각시붓꽃, 금붓꽃, 좀땅비싸리, 좀씀바귀, 진달래, 철쭉, 흰털괭이눈 등을 봄철에 만날 수 있다. 이맘때 연화산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옥천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차나무다. 지름 3~5cm의 하얀 꽃이 잎 사이에서 피어난다. 가까이 다가가 냄새를 맡아 보면 향기가 좋다. 차나무는 어린 잎을 차로 먹기 위해 남부지방에서 재배하는 상록 떨기나무로 원산지는 티베트와 중국 쓰촨성이다. 오래 전 중국에서 들여와 심었던 것이 산에 퍼져 자라는 것이므로 우리나라 자생식물은 아니다. 식물학적으로 엄밀하게 말하면 귀화식물의 일종인 셈이다. 남부지방의 백양사, 쌍계사 등 사찰 주변에서 야생 상태로 자라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차나무 외에 아직까지 꽃을 피우고 있는 가을꽃으로 개쑥부쟁이, 고마리, 뚝깔, 벌등골나물, 산구절초, 산국, 억새, 이고들빼기, 참취, 한라돌쩌귀 등이 있다. 꽃과 열매를 동시에 달고 있는 며느리배꼽도 만날 수 있는데, 둥근 잎 사이에서 나온 열매자루에 작은 열매들이 모여 달린 모습이 재미있고, 남색으로 익는 열매색깔도 눈길을 끈다. ●옥천사에서 1박2일 템플스테이 해볼까 고마리는 참으로 늦게까지 꽃을 피우는 식물이다.8월부터 피기 시작한 꽃이 11월까지 간다. 습기가 있는 도랑, 하천변, 강변, 숲가장자리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한해살이풀이다. 줄기는 덩굴지며 1m까지 자라고 밑을 향한 거친 가시가 나 있다. 꽃은 연분홍색이 많지만 흰 꽃을 피운 개체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꽃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꽃잎처럼 생긴 5장의 꽃받침잎이 예쁘다. 꽃받침잎의 끝만 붉은빛이 돌아서 더욱 예뻐 보인다. 꽃받침잎 안쪽에 보일듯 말듯하게 돋아난 8개의 수술도 아름답다. 고만이라고도 부르는 친숙한 풀로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수질정화 작용을 해주는 고마운 풀이라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이도 있으나 근거는 전혀 없다. 빨갛게 익어가는 가막살나무와 보리수나무 열매도 만날 수 있다. 둘 다 먹을 수 있는 열매지만 보리수나무 열매가 더 맛이 있다. 덜 익은 보리수나무 열매는 떫은 맛이 나지만 서리를 맞은 후에 잘 익은 열매는 맛이 달다. 전국에 흔하게 자생하는 토종나무로서 불교와 관련 있는 보리수나무와는 아주 다른 식물이다. 절에서 열매로 염주를 만드는 나무도 석가모니와 관련 있는 보리수나무는 아니고, 피나무의 일종인 보리자나무로서 중국에서 들어온 외래식물이다. 석가모니 부처님과 관련 있는 보리수나무는 뽕나무과 무화과속 식물로 우리나라에는 자생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무화과, 모람, 인도고무나무 등이 같은 속(屬)에 속하는 나무들이다. 이번 주말 도립공원의 의미를 되새기며 연화산을 찾아보면 어떨까. 차의 재료 정도로만 알고 있는 차나무의 꽃을 비롯하여 늦가을 남쪽 꽃들을 관찰하며 가을을 만끽해 보자. 옥천사에서 1박 2일로 운영하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함께하는 것도 좋겠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19일 TV 하이라이트]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 제주도 한가운데 우뚝 솟은 대한민국 최고봉 한라산. 해발 1950m의 한라산은 그 높이만큼이나 깊은 역사와 다양한 이야기들을 지니고 있다. 지난 4월 히말라야 나야칸가 등정에 나섰던 장애인 희망원정대 회원들이 또 한번 새로운 산행에 도전한다. 불편한 몸으로 한 발 한 발 한라산을 오르는 그들의 투지가 뜨겁다. ●체험, 삶의 현장(KBS1 오전 9시) 구수한 목소리로 사랑받는 가수 최헌이 요즘 한창 제철을 맞아 사랑받는 무화과 수확에 나선다. 개성만점 탤런트 홍석천은 타조농장 일꾼으로 출동한다. 타조들을 방목장으로 몰아 운동시키는 게 첫 일감인데…. 트로트 가수 박상철은 시끌벅적 기사식당 일꾼으로 일일 체험에 나선다. ●대결! 노래가 좋다(KBS2 오전 8시20분) 도레미 패밀리로 출연한 성진우는 숨은 가창력을 유감없이 드러낸다.500만원의 상금을 걸고 노래 가사 대결을 펼치는 ‘대결! 노래가 좋다’에서는 노래신동 현승희 양이 최연소 도전에 나선다. 오래된 트로트와 가요에서부터 최신 댄스곡까지, 나오는 노래마다 막힘없이 척척 불러낸다. ●늘 푸른 인생(MBC 오전 6시10분) 충청도의 구수한 인심이 느껴지는 곳, 충북 보은군 회인면 용촌1리를 찾아간다.70년 우정을 간직하고 있는 용촌1리 죽마고우 어르신들,6·25 한국전쟁에 참전한 남편의 생사를 지금까지 알지 못한 채 홀로 자매를 키운 84세 김남열 할머니의 가슴 아픈 이야기 등을 들어본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남편을 잃은 기구한 운명을 가진 여인 벨 거너스. 그녀는 미국 인디애나 주의 작은 시골 마을 라포르트에 정착하며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평화를 한순간에 깨뜨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갑작스런 화재로 잿더미로 변해버린 벨의 집과 가족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밤 12시10분) 엄마의 정신지체와 아빠의 신경섬유종증을 그대로 물려받은 요한이는 뇌병변에 주기적인 경기 등 태어날 때부터 복합장애를 앓았다. 말도 못하고, 스스로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열네 살의 요한이. 아무리 불러도 요한이는 대답이 없지만, 아빠는 오늘도 아들 이름을 불러본다. ●시네마 천국(EBS 오후 6시40분)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의 조감독을 거쳐 문소리, 김태우 주연의 영화 ‘사과’로 데뷔한 강이관 감독을 ‘더 인터뷰 플러스’에서 만나본다. 뛰어난 관찰력과 섬세한 연출로 주목받고 있는 강 감독을 만나 ‘사과’를 준비하면서 느낀 점과 개봉하기까지의 우여곡절을 들어 본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캄보디아는 30년간의 내전으로 찬란한 문화유산을 상당수 잃을 수밖에 없었다. 고대 크메르의 이카트 직조 기술도 안타깝게 사라져 갔다. 지난 몇 세기에 걸쳐 손에서 손으로, 어머니에서 딸로 전해져 오던 전통 직조 기술이 명맥조차 잇지 못하게 됐는데….
  • 편집되지 않은 ‘동물의 왕국’

    편집되지 않은 ‘동물의 왕국’

    1974년 미국의 한 대학원생 신혼부부는 아프리카 오지로 무모한 여행에 나섰다. 원주민조차 살지 않는 새까만 오지. 풋내기 생태학자 부부가 손에 쥔 건 달랑 6000달러와 침낭 두 개, 텐트, 카메라가 전부였다. 아프리카 보츠와나 중부의 칼라하리 디셉션 밸리에서 그들이 보낸 시간은 무려 7년. 부부가 생명을 건 모험의 시간들은 세계 생태학계에서 봤을 땐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그들이 주인공이 되어 희귀 야생동물들과 함께 지냈다기보다는, 인간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오지의 야생동물들이 주체가 된 시간을 그들이 가감없이 ‘증언’했기 때문이다. 기나긴 오지여행에서 돌아온 1980년, 부부는 자신들의 체험을 고스란히 책에 담았다. ●침낭2개·텐트에만 의지한 부부의 생태 탐험기 ‘야생 속으로’(Cry of the Kalahari·마크&델리아 오웬스 지음, 이경아 옮김, 상상의숲 펴냄)는 그렇게 탄생한 생태학의 고전이다. 부부가 머물렀던 칼라하리는 지금도 지구상 최고의 생태계 보고로 남은 곳이다. 기온이 50도까지 치솟는가 하면, 마실 물을 구하려면 차를 타고 160㎞나 달려가야 하는 사막 오지였다. 하루 3.8리터의 물, 바짝 마른 최소한의 음식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도 그들은 행복했다고 술회한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엄청난 경험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리 귀띔하자면, 주목할 만한 자연도서에 주어지는 ‘존 버로즈상’을 받은 이 책은 고민없이 책장을 넘기게 하는 에세이 형식이다. 야생연구 프로젝트를 독자적으로 진행하려는 두 사람의 위험천만한 야생 연구과정은 경이로움의 연속이었다. 잡초와 돌멩이를 비집어가며 침낭에서 불편한 잠을 자고 일어난 아침. 그들은 소스라쳤다. 거대한 암사자 한 마리가 어슬렁어슬렁 다가오고 있는 데다 사자 9마리가 그들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던 것이다. 번번이 그들은 사자떼와 동침을 하곤 했다. ●아프리카 칼라하리 초목을 누비는 착각 무엇보다 신기했던 것은 야생동물들이 인간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공격을 당해본 적이 없는 동물들이니 그럴 수밖에. 그 덕분에 진기한 야생동물들을 아주 가까이서 원없이 관찰했고, 보석 같은 생태 정보들을 건져올릴 수 있었다. 이들이 연구에 주력한 관찰대상은 갈색하이에나. 그들이 공동육아를 한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했다.‘청소 동물’이어서 무리지어 사냥을 하지 않는 게 일반적인데, 갈색하이에나들은 먹잇감을 발견하면 언제나 한데 모여들었다. 공동육아 동굴에서 먹이와 영토를 공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혈연관계가 아닌 암사자들이 새끼들에게 함께 젖을 먹인다는 놀라운 사실도 알아낼 수 있었다. 야영지 주변에서 함께 잠자는 사자 9마리는 곧 부부와 친해졌다. 영역침범을 허용하지 않는 세렝게티 암사자들과는 달리 디셉션 밸리의 사자들은 영역싸움을 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정보도 그런 과정에서 확인하게 됐다. 뿔뿔이 흩어져 낯선 무리와 함께 공동사냥을 하는 진기한 풍경을 이들은 낱낱이 기록했다. ●갈색 하이에나들의 공동육아 눈길 일기처럼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는 생태 정보들이 수두룩하다. 편집되지 않은 ‘동물의 왕국’을 보고 있는 듯 상상의 즐거움에 빠질 수 있는 것도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서정이 실린 상황 묘사들은 더러 아프리카의 초목 사이를 누비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깊고 푸른 물은 강가에 핀 백합과 히아신스를 애무하듯 유유히 흘렀고, 수생식물이 물결 따라 흔들거렸다. 무화과나무 꼭대기에서 아프리카 고기잡이수리 한 쌍이 고개를 뒤로 젖힌 채 하늘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야생동물들이 주인공인 책의 주제어는 간명하다. 자연의 생명들은 지구에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도 보호될 가치가 충분하다는 메시지다. 지은이 부부는 1986년 자신들의 이름을 딴 야생보호기금을 만들어 전 세계 자연보호 프로젝트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2만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지자체, 지재권 특허출원 러시

    지자체, 지재권 특허출원 러시

    자치단체들이 지역 특산물과 문화 등을 법적으로 보호받기 위해 지적재산권 출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역 특색을 관광산업과 농·수·축산물 판매로 연결시키려는 지자체가 늘어나면서 각종 상표, 디자인은 물론 무형의 문화자산까지도 지적재산권으로 출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 간에 경쟁과 갈등도 적지 않다. 10일 전북도의회에 따르면 광역·기초자치단체마다 지적재산권 출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각종 지역특산물을 홍보하기 위한 상표권 출원이 많다. ●상표권, 강원 370건으로 최다 최근까지 광역자치단체가 출원한 상표권의 경우 강원도가 370건으로 가장 많고 경남도 271건, 충북 270건, 경북 266건, 전남 211건, 전북 171건, 충남 86건 등이다. 시·군에서도 상표, 디자인, 특허출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북지역 경우 14개 시·군에서 850건의 상표권과 56건의 디자인,56건의 특허·실용신안을 출원했다. 완주군은 상표권 171건, 디자인 4건, 특허 4건 등을 출원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과 전통식품을 보호하고 홍보하기 위한 ‘지리적표시제’ 등록도 자치단체들의 역점 사업이다. 최근까지 전국에서 49건이 등록됐다. 지리적표시제는 특정지역의 특산품 명성이나 품질의 우수성 등이 그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고 있음을 정부가 인증하고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 제품의 신뢰도를 높여 부가가치 증대효과 등 지역특화산업으로 육성케 하는 제도이다. 등록제품은 정부가 인증하는 지리적표시제 마크(KPGI)를 부착 판매 중이다. ●‘지리적 표시제´ 등록도 앞다퉈 제주도는 청정 자연환경 등을 내세워 타 지역산 돼지고기와의 차별화를 위해 2006년 ‘제주산 돼지고기’의 지리적표시제에 등록했다. 도는 제주산 돼지고기에 이어 녹차를 지리적표시제 대상 품목으로 등록을 신청해 놓고 있는 상태다. 또 제주 은갈치와 옥돔 등 수산물의 지리적표시제 등록도 추진 중이다. 전남도는 보성녹차, 영암무화과, 해남겨울배추, 무안양파, 진도홍주, 광양매실, 해남고구마, 보성삼베, 고흥유자 등 무려 9건을 등록했다. 전북도는 고창복분자주, 순창전통고추장, 군산찹쌀보리쌀 등 4건을 등록했다. 이 밖에도 횡성한우, 성주참외, 한산모시, 청양고추, 충주사과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특산품들은 대부분 지리적표시 농산물로 등록됐다. 부산은 기장군이 지난해 ‘기장미역·다시마’에 대해 지리적 표시제등록 신청했으며 이르면 올해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자치단체간 갈등 적잖아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지적재산권 획득에 나서면서 이에 따른 다툼도 적지 않다. 전북 부안군과 진안군, 충북 진천군은 살기좋은 지역 이미지를 나타내는 뜻으로 지역 이름 앞에 ‘생거’(生居)라는 단어를 붙여 사용했다. 생거부안(生居扶安) 생거진안(生居鎭安)등으로 표기해 지역홍보를 해왔다. 그러나 지난 8월14일 충북 진천군이 ‘생거’라는 단어에 대해 상표권을 출원해 등록받았다. 이 때문에 다른 자치단체들이 ‘생거’라는 단어를 쓰기 위해서는 진천군의 동의를 받거나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전남 장성군은 지역 캐릭터인 ‘홍길동’ 특허를 놓고 국내 모 방송사와 재판까지 벌여 승소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40년후 한국 농촌의 모습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40년후 한국 농촌의 모습

    농업 시장 개방과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수입, 인구 고령화, 지구 온난화 등에 관한 갖가지 이슈들이 불거질 때마다 한국 농업의 토대가 뿌리째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과연 한국 농촌의 미래는 없는 것일까? 우리 농촌의 위기를 희망으로 바꾸려면 앞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국내 농업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2048년 우리 농업의 모습을 예측해 보았다. ■ 텃밭엔 고추 대신 파프리카… 헬기로 볍씨 뿌려 #1.2048년 9월. 충북 충주시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김시영(34)씨는 “40년 전만 해도 집 주변에서 논을 쉽게 볼 수 있었다.”는 할아버지의 말씀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벼농사를 짓던 개인농이 기업농과의 가격 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자취를 감춘 탓이다. 김씨의 머릿속에 자리잡은 벼농사는 100㏊ 단위로 농지를 빌려 헬리콥터로 볍씨와 농약을 뿌리는 방식일 뿐이다. 할아버지가 한창 농사를 짓던 40년 전만 해도 벼 재배면적이 90만㏊에 달했다고 하지만 지금은 50만㏊도 되지 않는다. 대신 지구온난화로 이모작이 가능해져 생산량은 오히려 늘어났다. 국제적 시장 개방의 추세로 2050년 무렵에는 집 근처 소규모 논밭에서 작물을 일구던 영세농은 완전히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대신 대규모 곡물을 재배하는 기업농과 고부가가치 특화작물 재배에 집중하는 특화농이 그 자리를 꿰찰 공산이 높다. 단, 고령화로 농가와 농지가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는 현실은 앞으로도 농촌 경제를 크게 위협할 전망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농가 가구 수는 2005년 127만가구에서 2030년 53만가구로 감소할 전망이다. 농지는 같은 기간 190만㏊에서 130만㏊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산물 고급화로 외국산과 승부 #2. 요즘 농가에는 각자 자신이 키운 농산물을 ‘명품 브랜드’로 포장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김씨의 마을에서도 ‘김영로 키위’ ‘최석영 파인애플’이 인기가 높다. 이름만 봐도 품질이 좋은지, 나쁜지를 인터넷을 통해 금방 알 수 있어 소비자 반응이 좋다. 김씨도 자신이 키우는 파프리카를 외국산 제품보다 값비싼 명품으로 만들기 위해 서울 유명 대학이 제공하는 원격 MBA 과정을 이수 중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우리나라 농업이 정보기술(IT)·녹색기술(GT) 등과 결합해 고도의 ‘고부가가치화’ 농업을 추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산 등과의 저가경쟁보다는 기능성 건강식품 등의 틈새시장을 공략함으로써 우리 농산물만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충북대 성진근 명예교수(농업경제학)는 “통일벼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저가 농산물이 시장을 무조건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는 과장된 것”이라며 “나날이 발전하는 농업기술을 잘 활용하면 비교우위에 있는 작물들이 하나둘씩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3. 최근 김씨 주변에는 정밀기술에 의한 농업자동화로 생산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한창이다. 김씨의 집 옆에도 연면적 500㎡ 규모의 ‘식물공장’이 가동 중이다. 파종기, 수확기, 발아장치, 일광조절장치, 영양주입기 등이 갖춰져 있어 양질의 채소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온도, 습도, 강우, 풍향, 풍속 등의 기상 상황과 난방기, 개폐기 등의 기기 운전 상태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2048년 무렵에는 정밀 농업기술이 보급돼 일손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 신기술이 곳곳에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엄청난 전력 소비량과 농업자동화를 위한 수백억원의 초기 건설비용은 농가의 숙제로 남겨져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김정호 부원장은 “앞으로 자동화, 로봇화, 무인화 관련 농기계가 전국에 확산될 것”이라면서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리모트센싱, 위성위치추적(GPS) 등과 정밀농업기술이 결합돼 사람의 손길이 거의 필요로 하지 않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후변화와 유전자 조작…작물 빠르게 변화 #4. 김씨는 “예전에 저 넓은 밭에 사과나무가 가득했다.”는 할아버지의 말이 의아하기만 하다. 날씨가 이렇게 더운데 사과 농사를 지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지금 이 지역의 대표 작물은 키위와 바나나, 무화과 등. 예전에 이곳에서 자랐다는 복숭아, 사과나무 등은 강원도에나 가야 볼 수 있다. 지금 이곳에서 키울 수 있는 사과는 더위 저항성을 갖춘 유전자 조작 사과뿐이다. 할아버지가 40년 전 매운 고추를 키웠다는 땅에서는 지금 파프리카가 자란다. 이밖에도 유전자변형(GM) 작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과거 수천년 동안 진행돼 왔던 품종 개량보다 더 빠른 변화가 불과 10년 안에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2050년쯤에는 식물의 조직을 떼어내 배지에서 곧바로 키워 작물을 따내는 ‘조직배양기술’이 일반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농업의 미래 전략 - 특화농업 집중하고 녹색관광을 키워라 한국 농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기후변화 적응을 통해 농업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미 국내에도 지구온난화에 적응해 성공을 거둔 농가들이 있다. 강원도 평창군의 경우 지구 온난화에 적응하기 위해 2000년대 초부터 기존에 재배하던 장미 대신 파프리카를 심었다. 파프리카 재배 면적은 2002년 1만 3223㎡에서 지난해 15만 5372㎡로 10배 이상 늘었다. 현재 이곳에서 생산하는 파프리카는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돼 연간 3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적은 노동력으로도 큰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도록 약용작물 재배 등에 집중하는 ‘특화농업’ 육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곡물 재배 농가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충북대 성진근 명예교수는 “미래 농업의 형태는 땅을 대규모로 빌려 저가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임차농업과 소규모의 땅에서 고부가가치 농산물을 생산하는 특화농업으로 확실히 나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촌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녹색 관광’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관광과 환경교육을 결합한 녹색 관광이 지역적 브랜드를 활성화해 제품 판매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농촌의 자원환경, 역사문화자원, 경관 등이 시장 창출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먹는 것(eat)과 놀이(entertainment)가 조화된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가 바로 미래 농업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국내 식량위기 대책 이렇게 - 中·인도 등 개도국 육류소비 급증 대비 외면받는 GM기술 육성에도 관심을 “농업을 통해 식량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예전과 다른 접근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육류 소비가 늘어나는 데 따른 사료용 곡물의 증가 등과 같은 다양한 변수들을 잘 파악해야 적절한 대책을 세울 수 있습니다.”식량·농업 분야의 전문가들은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잘 적응하는 나라가 식량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중국과 인도 등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개도국의 육류소비 급증이 식량 위기를 부추길 가능성이 큰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의 로버트 레이 수석부회장은 “중국과 인도에서 20억명 이상의 인구가 단백질 소비를 즐기게 되면서 전 세계의 곡물 유통 구조가 크게 변하고 있다.”면서 “한국도 다각적인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전자변형(GM) 작물 기업인 몬산토의 킴벌리 마긴 박사는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을 비롯해 어떤 기술도 유일한 대안이 될 수는 없다.”면서 “한국은 국내 생산량을 늘리는 것 이외에 안정적인 해외 공급원 확보, 정체기에 접어든 육종과 GM 기술의 조합 등 포트폴리오를 적절히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 “생물학과 생명공학의 결합 이외에 종자를 정밀하게 심을 수 있는 등의 농경법 개발에도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농무부 식량연구소의 박보순 수석연구원은 ‘재배와 유통의 전 과정에서의 철저한 관리와 검증’이 식량 위기 극복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 수석은 “새로운 재배법이나 작물이 시장에 등장했을 때의 성공여부는 얼마나 빨리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 정부와 기업의 검증 시스템을 소비자들이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을 만큼의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자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농작물의 재배·유통과는 별개로 GM 기술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몬산토와 듀폰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GM 종자시장은 최근 농업 분야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GM 기술력은 글로벌 기업들이 탐낼 만큼 수준이 높은 편인데도 국민적 거부감 등으로 설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2002년 서울대 농업생명대 최양도 교수팀이 개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슈퍼 벼’ 품종 기술도 국내에서는 빛을 보지 못한 채 결국 독일과 인도 등 해외로 이전됐다.‘슈퍼 벼’는 여름 가뭄, 냉해, 바닷물 침수로 인한 염해를 잘 견디어 사막에서도 자라는 품종. 기존의 벼보다 생산량을 20% 이상 증진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최 교수는 “당시 ‘슈퍼 벼’에 관심을 가진 국내 기업이 있었다면 최우선적으로 접촉했겠지만, 불행하게도 그렇지 못했다.”면서 “벼의 경우 ‘식물계의 생쥐’로 불릴 만큼 연구결과 활용도가 커 집중적인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정보화마을 추석특산품 시중보다 20% 싸 인기

    정보화마을 추석특산품 시중보다 20% 싸 인기

    “추석 특산품, 싸고 좋네.” 추석을 맞아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판매 중인 정보화마을의 추석 특산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4일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판매를 시작한 이후 일주일여 만에 총매출액이 2억 5000만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전국 정보화마을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토종 농산물만 엄선한 데다 산지 직거래 방식이어서 모든 상품이 20% 정도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오는 10일까지 전국 110여개 정보화마을에서 생산한 650여종의 농산물을 인터넷(www.invil.com)을 통해 할인판매한다. 현재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특산품은 경북 청송 주왕산사과마을의 ‘못난이사과’(단가 2만 8000원)로 988만원어치가 팔렸다. 전남 영암 삼호무화과마을의 ‘빨강무화과’(3만원)도 매출액 987만원으로 2위를 달렸다. 전남 화순 능주정보화마을 ‘능주화토더덕’(8만원)은 912만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전남 진도 접도웰빙마을의 ‘진도명품 멸치·홍새우세트’, 충남 홍성 용봉산체험마을의 ‘홍성한우명가 등심세트’도 인기 폭발이다. 행안부는 또 퀴즈 경품과 함께 매일 33장씩 추석 특별할인 쿠폰도 발행한다. 우수·인기상품은 10∼20% 추가 할인도 할 예정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높은 물가와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높아 더욱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전남 ‘1시군 1유통사’사업 박차

    정부가 전국에 100개 유통전문회사를 세우기로 함에 따라 전남도의 ‘1시·군 1유통회사’ 사업이 날개를 달 전망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최근 대통령에게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유통전문회사 100개(자본금 100억원)를 세우겠다고 업무 보고를 했다. 19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내 22개 시·군 가운데 농수축산물 유통전문회사가 문을 연 곳은 함평·무안·광양·나주·고흥 등 5곳이다. 함평은 농협쌀조합법인(자본금 59억원), 무안 황토랑유통회사(〃 2억 5000만원), 광양 광양특산물유통사업연합회(〃 2억원), 나주는 농협공동사업법인(〃 3억 8000만원), 고흥은 농축산물유통회사(〃 5억원)이다. 이들 회사의 자본금은 농협이나 생산자단체, 자치단체 등이 출자했다. 또 순천(단감), 보성(녹차), 영암(무화과), 신안(마늘·시금치) 등도 생산자단체와 농협 등에서 특산물을 모아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유통회사 출범을 서두르고 있다. 전남도는 시·군별로 유통전문회사 설립에 따른 용역비를 지원하고 있고 최고경영자의 인건비 지원 등을 계획 중이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안녕, 스퐁나무/하은경 글·이형진 그림

    어느 날 아빠가 현이에게 캄보디아 여행을 제안했다. 사원을 집어삼키고 있는 ‘아주 커다란 나무’를 보는 게 아빠의 목적이다. 엄마와 별거 중인 아빠는 집을 따로 얻어 살고 있다. 새 애인이 생긴 까닭이다. 아빠와 가기 싫은 캄보디아 여행을 하며, 현이는 아빠에게 묻고 또 자문한다. 새로 사귄 사람이 그렇게 좋은지, 엄마와 왜 결혼했는지, 결혼이 도대체 뭔지, 가족은 뭔지…. ‘안녕, 스퐁나무’(하은경 글·이형진 그림, 문학동네 펴냄)는 가족과 가족제도에 질문을 던지는 동화다. 올해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우수상을 받았다. 스퐁나무는 일종의 무화과나무. 사원 지붕이나 담벼락에 뿌리내린 뒤 결국엔 사원 자체를 뚫고 들어가 파괴하는 나무는 거대한 뱀의 형상으로 캄보디아 여행자들을 충격에 빠뜨린다. 작가가 전달하려는 가족의 의미는 스퐁나무를 묘사한 몇 문장에 집약돼 있다. 스퐁나무는 “무시무시하게 커다란 나무 뿌리가 지붕과 벽을 뚫고 사원을 한 입에 꿀꺽 삼키려 하는 꿈틀대는 구렁이 몸뚱이” 같은 존재지만,“이젠 사원과 한 몸처럼 살게 되면서 베어내면 사원이 무너져버리는” 존재이기도 하다.“서로를 괴롭히면서도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관계”, 그게 바로 가족이란 메시지다. ‘안녕, 스퐁나무’는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작품이다. 동화는 가족제도를 건드린다.‘가족’을 이야기하는 어린이문학은 많았지만,‘가족제도´를 다루는 어린이문학은 흔치 않았다. 현실에서 가족 형태는 급격히 분화되고 있으나, 인식에서 가족제도는 모든 사회제도의 근간이자 ‘영원불변의 전통’으로서 굳건하다. 현실과 인식의 괴리는 가족제도를 어린이문학이 접근하기 곤란한 민감한 주제로 만들었다.‘안녕, 스퐁나무’는 아버지의 외도를 바라보는 아들의 시각을 빌려 어린이문학이 놓쳐온 ‘또 하나의 현실´에 다가가는 징검다리를 놓는다. 반면 작가가 스퐁나무를 작품 중심 소재로 놓는 순간 이야기 결론까지 정해지고 말았다. 가족은 스퐁나무처럼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면서도 서로를 떼어 놓지 못하고 끝까지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관계’로 귀결된다. 엄마는 전통적 가족제도가 여성에게 강요한 자리를 지키고, 아빠도 마침내 ‘한때의 실수’를 인정한다. 가족의 형태는 ‘n분의1’만큼 다양할 수 있다는 사실,‘아빠-엄마-아들·딸’로 이뤄진 가족만이 ‘정상’일 경우 편모·편부가족, 조손가족은 늘 ‘비정상’이자 ‘결손’일 수밖에 없다는 고민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문학상 심사위원회는 “가족이란 혈연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돼 가는 것이란 자각에 이르지 못한 결말이 아쉽다.”면서도 “향후 어린이문학이 탐구해가야 할 문제의식 하나만은 확실히 던져준다.”고 평가했다. 초등 5학년 이상. 9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김석의 Let’s wine] 겨울 홈메이드 간식과 와인의 조화

    [김석의 Let’s wine] 겨울 홈메이드 간식과 와인의 조화

    긴긴 겨울밤이 찾아오면, 심심한 입맛을 달래 줄 간식 생각이 간절해진다. 먹거리가 풍부한 요즘이다. 거리에 나가면 다양한 음식들이 즐비하지만, 쌀쌀한 날씨, 집 안에서 직접 만들어 즐기는 홈메이드 간식처럼 훈훈하게 겨울 맛이 깃든 요깃거리는 찾기가 쉽지 않다. 올겨울에는 쉽게 만날 수 있는 재료들로 나만의 홈메이드 간식을 준비하고, 그 옆에 와인도 올려보자. 입 안에서 느껴지는 맛의 다양성을 즐길 수 있고 혼자 먹는 간식거리에도 멋이 더해진다. 또한, 저녁 때 마시는 와인 한 잔은 겨울밤 숙면에도 도움을 주니 일 석이조다. ●와인 곁들이면 제철 과일도 변신 겨울이 되면, 어릴 적 호랑이가 무서워한다는 ‘곶감’ 이야기를 들려주시며, 할머니께서 곶감 한 움큼을 건네주시던 기억이 떠오른다. 생감이 완전히 여물기 전에 따서 햇볕이 잘 들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매달아 건조시켜 만드는 곶감은 생감의 떫은 맛이 없어 어린아이도 달콤하게 즐길 수 있는 간식이다. 여기에 비타민C가 듬뿍 들어 감기와 피부미용에 좋은 유자를 곶감에 넣어 김밥처럼 만든 ‘유자 곶감 말이’로 즐기면 더욱 특별하다. 곁들일 와인으로는 알싸한 유자 향기와 신맛과 어울리는 ‘소비뇽 블랑’ 품종의 와인 중 너무 드라이하지 않은 것이 좋다. 드라이한 맛이 강하면 달콤한 감과 맛이 상충된다. 풍부한 과일의 느낌에 부드러운 피니시를 지닌 ‘산페드로 레이트 하비스트’ 와인은 부드러운 과육과 잘 조화되어 맛이 좋다. 겨울 간식으로 즐기기 좋은 제철 과일로는 ‘귤’을 빼놓을 수 없다. 이불 속에서 손톱 밑이 노랗게 될 때까지 귤 껍질을 벗겨 먹곤 하는데, 요즘에는 귤단자, 귤머핀 등 다양한 요리로 응용해서 즐긴다. ‘로카세리나 아스티’처럼 무스카토 품종의 향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으면서도 질리지 않는 달콤함을 자랑하는 와인을 곁들인다. 섭씨 6도 정도로 차갑게 마시면 귤의 상쾌함과 더욱 잘 매칭된다. ●건강간식 동지 팥죽에도 와인 한잔 겨울이 시작되는 12월에는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가 있지만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로 무심하게 넘어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날 먹는 대표적인 ‘동지팥죽’은 식사용으로도 좋고 건강 간식으로도 좋아 무심코 넘기기 어렵다. 동짓날 먹는 팥죽은 단팥죽처럼 달지는 않지만, 뭉근하게 전해오는 맛이 있다. 사이사이 들어 있는 새알심은 약간 크게 빚으면 씹히는 맛이 좋다. 여기에는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의 와인으로 피니시에 타닌의 맛을 음미할 수 있는 ‘폴링스타 메를로-말백’이 달지 않고 무난한데, 밤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 레이블이 겨울밤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강하지 않은 ‘카르미네르’ 품종의 와인도 밋밋할 수 있는 팥죽의 맛을 보완해줘 매칭하기 좋다. 붉은 팥이 사악한 기운을 물리칠 수 있다고 전해 내려오는 풍속 때문에 팥죽 외에 팥 고물을 얹은 ‘시루떡’도 많이 먹는다. 균형 잡힌 우아한 맛에 너무 무겁지 않은 미디엄 보디의 깔끔한 피니시가 특징인 ‘샤토 세갱’이나 산딸기와 민트향이 은은하게 팥의 담백함과 잘 어울리는 ‘바르베라 다스티 레 오르메’를 함께 하면 좋다. ●집에서 맛보는 길거리표 간식 군밤 겨울철 길거리에서 만나는 입맛 당기는 대표적인 음식은 불에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군밤’. 시린 손과 뜨거운 군밤을 호호 불어가며 먹는 그 맛은 겨울에만 유일하게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이자 추억이다. 군고구마가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리는 달콤한 맛이 특징이라면 군밤은 씹으면 씹을수록 은근하게 배어나오는 달콤함과 구수함이 압권이다. 집에서는 전자레인지와 가스레인지 그릴을 이용해 길거리 군밤을 그대로 따라해 볼 수 있다. 밤 한 쪽에 칼집을 내고 젓가락으로 찔러서 푹 들어갈 때까지 고루 익히면 된다. 군밤과는 부드러운 ‘부르고뉴 피노누아’ 와인이 괜찮다. 맛과 향 그리고 감촉이 그 어떤 포도 품종과도 구별되는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선한 과일향과 군밤의 조화 속에서 특별함을 느낄 수 있다. 역시 부드러운 품종인 ‘메를로’ 중 ‘소노마 카운티 메를로’와 함께하면 구수한 느낌이 부드러운 피니시와 어우러져 풍부하게 퍼진다. 밤에 무화과를 함께 넣고 물엿, 설탕으로 만든 소스를 끼얹어 삶으면 ‘무화과 밤조림’이 되는데, 건강식이자 이색별미로 그만이다. 여기에는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인 ‘간치아 브라퀘토 다퀴’를 곁들인다. 크리스털처럼 깨끗한 아로마와 장미향과 농익은 과일향의 여운이 지속되고 생기 발랄한 미감이 밤과 무화과의 이색적인 만남과 잘 매칭되고 향기로운 기포와 물리지 않는 달콤한 여운은 소스와 잘 어울린다. 또한, 루비 레드 컬러로 화사한 느낌을 주는 와인 빛깔은 보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연재를 마치며… 작년 한창 무더울 무렵인 7월의 여름부터 시작된 와인 이야기가 어느덧 1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이어져 왔다.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소재로 풀어내다 보니, 와인은 매일 먹는 한 끼의 식사처럼 생활의 한 단면이며, 이 단면들이 모여 문화의 일부가 되고 문화는 궁극적으로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연재를 시작하던 당시, 독자 한 분이라도 와인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갖고, 와인은 먹고 즐기기 위한 것임을 공감할 수 있길 바랐다. 아직도 와인은 스트레스이며 고품격 문화일 뿐이라고 여기거나 진정한 우리 문화가 될 수 없다고 하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연재를 시작하던 그 당시보다 많이 대중화된 와인문화를 돌아보면 뿌듯함에 감회가 새롭다. 대중화에 한 걸음씩 다가간다는 것은 이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그 가운데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와인의 맛을 가늠하는 평가자로서가 아닌 와인을 편견없이 즐길 줄 아는 사람과 사람이 모이면 와인은 한 잔의 음료가 되기도 하고 대화의 창이 되기도 한다. 와인을 즐기지 않으면서도 ‘비싼’ 와인을 찾고, 와인에 관심이 없으면서도 몇 줄짜리 짧은 ‘지식’을 자랑하기보다는 와인에 민감해지지 않고, 덤덤한 와인 사랑을 즐기는 사람들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항상 관심있게 지켜봐 준 독자 여러분과 와인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도움 주신 서울신문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김석 한국주류수입협회 부회장(금양인터내셔널 전무)
  • [HAPPY KOREA] (29) 함평 자연생태공원

    [HAPPY KOREA] (29) 함평 자연생태공원

    전남 함평군 신광면 자연생태공원에서 지난 주까지 개최된 ‘국향대전’. 평일에 이곳을 찾았음에도 국화 향기 그윽한 행사장에는 일반 관람객은 물론, 각종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온 이른바 ‘행정 스파이’들로 가득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침체되는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점은 전국 공통의 관심사”라면서 “그러나 함평처럼 축제를 산업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연계 산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는 많지 않다.”고 털어놨다. ●저수지에 백련 심어 새 소득원 발굴 나비축제 등이 열리기 이전까지만 해도 함평군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에 불과했다. 한우와 쌀 등 지역특산물도 지역경제를 떠받칠 만한 산업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지역축제를 바탕으로 재도약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함평의 ‘살기좋은 지역만들기’는 자연생태공원 주변에 형성돼 있는 월암1리 연천·신촌마을, 월암2리 가야·월성마을 등 4개 자연부락이 대상이다. 지난해 40㏊ 규모의 자연생태공원이 개장하기 전까지, 이곳은 경제성이 떨어지는 다랑논에 불과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곳이 지금은 축제 기간에만 20만명 이상을 불러모으는 요충지로 탈바꿈한 것이다. 자연생태공원을 끼고 있는 대동저수지 역시 과거에는 주변 논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하지만 공원 개장과 새로운 소득원을 발굴하려는 주민들의 노력이 맞물리면서 저수지 상류 23만㎡(약 7만평)에 백련 단지가 조성됐다. 이진섭(65)씨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연의 꽃·줄기·잎·뿌리 등은 모두 인근 가공공장에서 사들이고 있다.”면서 “주민들 입장에서는 기존 농경지보다 훨씬 수익성이 높은 새로운 터전을 얻은 꼴”이라고 강조했다. ●주민들 앞장서 지역개발 이끌어 또 마을에서는 친환경농산물, 복분자, 떫은감, 무화과 등 가공산업과 연계한 작목반 활동도 활발하다. 때문에 신광면 전체 주민은 2002년 2541명에서 지난해 2267명으로 5년 동안 10% 이상 감소했지만, 월암리 160가구 360명의 주민 수는 같은 기간 변화가 거의 없었다. 이화섭(61)씨는 “70∼80년대 새마을운동 당시에는 행정기관이 하는 일을 주민들이 따랐다면, 지금은 주민들이 원하는 일을 행정기관에서 뒷받침해준다.”면서 “정부보조금 받아서 농사 지은 사람 상당수는 망했다. 오히려 융자 받아가며 자기 돈으로 농사 지은 사람이 성공했다. 쉽게 하려고 하면 얻는 것도 적다. 힘들어도 주민들 손으로 직접 해야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함평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나비축제 파급효과 年150억원 원래 기상학 용어인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는 나비의 날갯짓처럼 작은 행위가 태풍을 발생시킬 정도로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의미로 널리 쓰이고 있다. 전남 함평군은 나비효과를 지역발전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함평군 신광면 자연생태공원에서 지난 18일까지 한 달여 동안 열린 ‘제4회 국향대전’에 2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앞서 지난 5월 함평읍 수변공원 일대에서 개최된 ‘나비축제’기간에만 함평을 찾은 방문객은 102만명에 이른다. 당시 이동전화 기지국을 증설했지만, 넘쳐나는 인파로 휴대전화 불통 사태까지 빚어졌다. 또 지난 9월 해보면 용천사 주변에서 펼쳐진 ‘꽃무릇(상사화)축제’에도 30만명이 몰렸다. 이에 따라 1999년 나비축제 개최 이전까지 18만명에 불과했던 연간 방문객이 지역축제의 성공적 개최를 계기로 지금은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함평군 전체 인구 3만 9000명보다 무려 77배나 많은 것이다. 특히 대부분의 지역축제가 무료인 것과 달리 나비축제·국향대전은 최고라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입장료를 받는다. 입장수익만 15억원에 육박해 행사비용 10억원이 아깝지 않다. 축제로 인한 부수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지역특산물인 한우와 쌀 등도 ‘친환경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얻어 차츰 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농가소득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나비를 형상화해 만든 지역브랜드 ‘나르다’도 새로운 ‘효자 상품’이 되고 있다. 이처럼 특산물 판매와 지역 홍보 등으로 생긴 경제적 파급효과는 150억원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올해 군이 거둬들인 세수입 70억원의 2배 수준이며, 연매출 10억원 규모 중소기업 14곳을 매년 유치하는 효과를 발휘하는 셈이다. 함평의 인지도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 유치가 거의 없었던 함평군은 2005년 이후 10여개 기업이 이사왔다. 예컨대 서울에 본사를 둔 대선제분은 ‘나비쌀’을 공급받기 위해 함평에 350억원을 들여 쌀제분공장을 짓고 있다. 연말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 100여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 아울러 나비를 키워 상품화하거나, 곤충에서 유용한 미생물을 추출해 신약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연계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이밖에 주민들의 자부심이 높아진 것은 값을 매길 수 없는 효과다. 함평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이석형 함평군수 “나비축제 지역행사 넘어 세계적 엑스포로 키울것” “농업소득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농외소득을 함께 높여야 농촌이 되살아날 수 있습니다.” 이석형 전남 함평군수는 “치밀하게 계획된 지역축제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연계 산업을 활성화할 계기이자 수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예컨대 지난 18일 막을 내린 국향대전을 관람하기 위해 자연생태공원을 찾은 주말 입장객은 하루 평균 2만 5000명. 이 곳에서 나비 모양의 풀빵을 파는 노점은 하루 매출액만 200만원, 순이익은 150만원가량 올렸다. 축제가 한 달가량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웬만한 도시근로자 연봉보다 많은 수입을 거둔 셈이다. 다른 종류의 음식점이나 특산물·기념품 판매점 등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군수는 “외지 상인들이 소득을 가로채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철저히 제한하고,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면서 “축제가 활성화되면서 농외소득이 농업소득을 웃도는 농민들도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함평은 봄에 열리는 나비축제에 이어 가을을 장식하는 꽃무릇축제·국향대전 등을 개최하고 있다. 방송사 프로듀서(PD) 출신인 이 군수가 축제 아이디어를 처음 냈을 뿐만 아니라, 행사 진행까지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함평이 유달리 나비가 많은 고장은 아니었지만 나비를 브랜드화한 곳은 없어 나비를 통한 청정의 이미지를 선점한 것이며, 국화 등도 마찬가지”라면서 “지역의 다양한 장점을 연계하지 않은 개별 상품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고, 중·장기적으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한 행사를 넘어 산업화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하나하나에 대한 세심한 주의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함평은 지역축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한 번 더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 4월 함평읍 일대 27만㎡에서 ‘2008 함평 세계나비·곤충엑스포’를 개최한다. 이는 국가 예산이 지원되는 ‘공인 박람회’이기도 하다. 이 군수는 “함평을 한국 최고의 생태 중심지로 키워 내기 위해 앞으로 나비축제와 엑스포를 격년으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함평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요리전문가 김수진의 계절별미 오감만족] 석류

    [요리전문가 김수진의 계절별미 오감만족] 석류

    깊어가는 가을에 잘 어울리는 노래를 꼽으라고 하면 어떤 노래가 떠 오를까. 필자는 가을 하면 오래 전에 모 여가수가 부른 ‘석류의 계절’이 생각난다. 어쩌다가 노래방에 갈 경우에 가을이면 한번은 꼭 부르는 노래다. 노랫말이 “밤이 지나고 햇살이 부실 때 빨간 알알이 석류는 웃는데 차가운 별 아래 웃음이 지면서 메마른 가지에 석류 한 송이 가을은 외로운 석류의 계절”이다. 석류는 이란산이 유명하며 오랫동안 지중해 지역에서 두루 심었고 아라비아 반도, 아프가니스탄, 인도에까지 널리 펴졌다. 미국의 따뜻한 지방에서 칠레 등 남아메리카 지역에서도 흔히 심고 있다. 다양한 기후조건에서 자라지만 비교적 유기물질이 많은 모래나 진흙 같은 데서도 잘 자란다. ●선홍색 과즙이 ‘뚝뚝´ 석류나무는 키가 5∼7m정도 자라며 밝은 초록색의 잎은 타원형 또는 피침형으로 길이가 약 75㎜이다. 잎 겨드랑이에 달리는 오렌지빛 붉은색의 아름다운 꽃이 잔가지 끝 쪽을 향해 핀다. 열매는 크기가 오렌지만 하고 6면으로 나누어져 있으나 각이 불분명하며 익어 가면서 부드러운 가죽질의 껍질은 노란색에서 붉은색을 띤다. 석류의 안쪽은 여러 개의 방으로 나뉘고 각방에는 가늘고 투명한 소낭(小囊)이 들어 있는데, 소낭은 붉은색을 띠는 즙이 많은 과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길고 각이 진 씨를 둘러싼다. 석류는 당질, 아미노산, 칼륨, 비타민류, 산류 이외에 종자 1㎏ 안에 약 10∼18㎎의 에스트로겐이 들어 있어 여성 호르몬의 보고라고 할 수 있겠다. 때문에 여성의 과일, 생명의 과일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특히 피부결을 부드럽게 가꿔주며, 피부트러블 예방, 풍부한 보습효과를 통해 피부건강을 되찾아주는 유익한 성분을 갖추고 있다. ●양귀비도 반한 여성 호르몬의 보고 중국의 양귀비와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는 석류 마니아였으며, 이슬람의 마호메트는 “질투와 증오를 없애려면 석류를 없애라.”라고 할 정도였으니 석류의 효용성은 일찍이 입증되었다. 그 당시 유익한 성분을 과학적으로 규명하지는 못했지만 경험으로 이미 석류의 우수성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동양에서는 석류를 오래 전부터 포도, 무화과와 더불어 중요하게 여겨왔다. ●씨 많아 多産의 상징 석류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시기는 대략 고려 초기에 중국을 통하여 들어온 것으로 추측된다. 석류는 안에 많은 씨가 들어 있어 다산(多産)의 상징이기도 하였다. 혼례용 활옷이나 원삼에는 석류·포도·동자 문양이 있는데, 이는 석류에 열매가 많이 열리는 것처럼 자손, 특히 아들을 많이 낳으라는 뜻이 담긴 것으로 여겨진다. 깊어가는 가을에 피부가 거칠어지고 주름이 많이 생길까 걱정이지만 우리 곁에 석류가 있어 다행이다. 이번 가을에 석류를 맘껏 먹어 보자. 푸드앤컬처코리아 원장 ●석류 샐러드 이렇게 만들어요 ■ 재료 및 분량(2인분) 석류 반개, 파프리카 반개, 양상추 100g, 쌈채소 20g, 적채 20g, 당근 10g, 키위 1개. 드레싱:잣 3큰술, 닭육수 6큰술, 설탕 1큰술, 식초 1큰술, 소금 약간. ■ 만드는 방법 1. 준비된 야채는 깨끗이 씻는다. 2. 그릇에 파프리카를 링으로 썰어 장식하고 석류로 속을 채운다. 3.2위에 1을 먹기 좋게 얹는다. 4. 드레싱 재료를 믹서에 갈아 얹어준다. 푸드스타일링 김수연, 촬영 이혜원
  • [Seoul In] 경희中 등 4개교 공원화사업

    동대문구(구청장 홍사립) 11월까지 9억원을 들여 4개 초·중·고교에 대한 학교공원화 사업을 실시한다. 답십리초등학교, 군자초등학교, 전농중학교, 경희 중·고등학교 등 4개교가 대상이다. 군자초교는 방치된 건물 3개동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나무를 심어 산책로를 조성할 예정이다. 경희중·고교는 옥상에 생태녹지를 조성하고 벤치와 파고라 등을 설치한다. 살구·무화과·수수꽃 나무 등 수목 1만 6300그루와 초화류 1만 9400포기가 식재된다. 공원녹지과 2127-4773.
  • 과자·아이스크림·맥주에도 피부미용 효능제품 봇물

    과자·아이스크림·맥주에도 피부미용 효능제품 봇물

    음료나 건강보조식품에 이어 과자나 아이스크림 같은 주전부리 식품에도 다이어트와 웰빙에 이어 ‘미(美)’를 강조하는 제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뱃살의 주범으로 알려진 맥주 음료에도 S라인 바람이 불고 있을 정도다. ●피부가 예뻐지는 아이스크림? 해태제과는 국내 최초로 복분자와 청국장으로 만든 프리미엄 웰빙 아이스크림 ‘여유’를 내놓았다. 청국장을 원료로 했다. 이 제품에는 국산 청국장 15%와 콩 3.5%가 들어 있다고 한다. 칼로리는 기존 아이스크림의 절반 수준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청국장에 함유된 이소플라본 성분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효능이 있어 피부미용에 이롭다고 강조한다. 미니컵 낱개(110㎖) 2700원, 멀티(110㎖ 3개) 8000원. 롯데제과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나뚜르’도 장에 좋다는 유산균 아이스크림에 비타민을 가미한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3종(녹차·블루베리·딸기)을 내놓았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게 특징이란 설명이다. 기린이 출시한 웰빙 아이스크림은 ‘포미’다. 콩을 주 원료로 만든 100% 식물성 제품이다. 유지방이 들어 있지 않다. 정하욱 기린 마케팅 부장은 10일 “포미는 검은 참깨, 비타민E, 천연 토코페롤 등이 주요 성분이어서 피부 노화나 건조증 억제 등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비타민 스낵? 아모레퍼시픽에서는 ‘에스라이트 오가닉바(30g 20개 3만 8000원)’를 출시했다.15가지 이상의 유기농 곡류, 과일류, 견과류가 들어 있다. 미국 농무부로부터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열량은 개당 100㎉로 일반 식사 대용 다이어트 식품보다 낮아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회사측은 얘기한다. 소망화장품은 표고버섯, 새송이버섯, 마늘 등 저칼로리 웰빙 스낵 3종(각각 6000원)과 딸기, 자두, 알로에, 바나나, 무화과 등 건 과일 5종(각 3000∼5000원) 등 ‘미인의 간식’을 출시했다. 방부제, 색소, 표백제가 들어 있지 않다는 설명.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새송이 버섯은 장운동을 도와 배변활동에 도움을 주고, 마늘은 혈액순환을 돕는다.”면서 “건 과일 시리즈는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피부미용은 물론 배변 활동을 돕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열량은 다소 높은 편이다. 무화과는 한 봉지(150g)에 427㎉, 마늘스낵은 311㎉(70g), 표고버섯(70g) 스낵은 329㎉다. DHC는 자몽 맛이 나는 ‘먹는 콜라겐(96g 2만 5000원)’을 내놓았다.1포에 12㎉에 불과하다. 식이조절 다이어트로 자칫 탄력을 잃을 수 있는 피부 미용에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환(丸)형이어서 휴대가 편리한 게 장점이다. 이에 앞서 해태제과는 대표 제품인 ‘오예스’의 2007년 신제품으로 ‘오예스 고구마’를 팔고 있다. 고구마는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물론 프로비타민 A인 카로틴, 항산화 기능이 있는 토코페롤 등이 들어 있다. 식물성 섬유질이 많아 변비에 좋고 콜레스테롤 배출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음료에 이어 맥주, 발효유도 미(美) 음료 대열에 하이트는 국내 최초로 식이섬유가 함유된 ‘S(에스)맥주’를 최근 내놓았다.S맥주는 100㎖당 0.5g의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다. 알코올 도수는 4.0도(기존 맥주는 4.5도). 식이섬유는 체내 과다 영양분 흡수를 억제하고 장 운동을 촉진시켜 체형관리에 도움을 주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여성 소비자를 집중 겨냥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인도전통 건강음료에 프로바이오틱 유산균을 넣은 컵 타입의 ‘라씨’를 내놓았다. 남양유업은 식이섬유를 넣은 요구르트인 불가리스 20’s를 내놓았다. 천연과즙ㆍ프로바이오틱 유산균등도 들어 있다.20대 젊은 층을 겨냥했다고 한다. 웅진식품은 아마존 우림지대의 열대과일인 까뮤까뮤와 아세로라에서 추출한 천연 비타민C를 넣은 신개념 워터인 ‘아쿠아비타(420㎖ 1000원)를 내놓았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책꽂이]

    ●입술(이명랑 지음, 문학동네 펴냄) 서울 영등포시장의 삶의 활기를 구성진 입담으로 들려주던 작가가 등단 10년 만에 낸 첫 소설집.‘꽃을 던지고 싶다´ ‘삼오식당´ ‘나의 이복형제들´ 등 작가가 발표한 장편소설은 모두 영등포시장을 배경으로 했다.`하현´ ‘미니 초코파이´ ‘래 날래 까우리로 까이라?´ 등 9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은 ‘시장´을 다룬 소설과 그렇지 않은 소설로 나뉜다. 시장의 소멸 속에서 작가가 새롭게 찾은 문학적 영토가 엿보인다. 작품들은 전체적으로 무겁고 우울하지만 궁극적으로 그려지는 것은 ‘화해´와 ‘용서´이다. 작가는 “왜 쓰는지 더는 묻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제야말로 저 ‘삼인칭의 세계´로 나는 곧장 걸어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제목에서 암시하듯 ‘삼인칭의 세계´서 만날 수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는 각오로 들린다.9500원.●작은 토끼야 들어와 편히 쉬어라(김서령 지음, 실천문학사 펴냄) 2003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작가의 첫 창작집. 등단작인 ‘역전다방´과 표제작 등 9편의 단편을 묶었다. 불행이 누적되다 결국 비정한 삶의 한복판에 내던져진 존재들을 주인공으로 삼는 등 ‘소설의 진정성´을 생각하게 하는 수작들이다. 어린 나이에 천애고아가 되어야 했던 여고 삼수생(작은 토끼야…), 아이와 헤어져 살아야 하는 다방 여종업원(역전다방), 아이를 언니에게 떠맡기고 새 삶을 찾아 먼 나라로 떠나간 젊은 엄마(무화과 잼 한 숟갈) 등. 때로는 ‘신파적´인 작품속 인물들을 작가는 서로 마주치게 하고, 서로 기대어 살도록 만든다. 섬세한 사건들과 심리묘사로 인물 각각의 개체적 특이성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작가적인 힘이 넘친다.9800원.
  •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성인병 예방 오리요리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성인병 예방 오리요리

    집오리는 동물분류학상 기러기목 오리과에 속하는 야생오리를 가축화한 것. 기원전 2000년 전부터 고대 이집트에서 사육하였고, 유럽에서는 로마인이 물오리를 길들여 몸집을 비대하게 만들어 식용으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오리사육이 본격적으로 성행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이후부터다. ‘닭 잡아 먹고 오리발 내민다’는 속담이나 ‘오리고기를 잘못 먹으면 손가락이 붙는다’,‘낙동강 오리알’ 등의 옛말로 미루어 볼 때 우리 조상들은 오리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제사상이나 폐백 음식에도 닭이 올랐고 삼계탕을 비롯한 다양한 닭요리에 비해 오리고기는 널리 알려진 전통요리가 없다. 하지만, 오리로 만든 음식은 중국이나 프랑스를 비롯한 서구에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최고급 요리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중유럽과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성마틴의 날인 11월11일, 영국에서는 성미카엘의 날인 7월29일 등 특별한 날에 오리고기를 먹는 전통이 있다. ●알칼리성 식품 체내 축적없어 오리고기는 알려진 대로 육류 중에서 드문 알칼리성 식품으로 체내에 축적되지 않고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불포화 지방산이 다른 고기보다 월등히 많고 필수 아미노산과 각종 비타민이 풍부하다. 오리고기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 성분 중 리놀산과 아라키돈산은 성인병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콜레스테롤 함량치를 낮춰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오리고기를 많이 먹으면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오리고기에 포함된 단백질은 쌀밥의 6배, 콩의 1.4배이며, 비타민은 닭의 3.35배나 된다. 특히 비타민C와 비타민B1, 비타민B2의 함량이 높아 집중력과 지구력의 저하를 막는 한편 몸의 산성화를 막아준다. 또한 칼슘, 인, 철, 칼륨 등도 많이 들어 있어서 중요한 광물질의 공급원이기도 하다. ●콜레스테롤 함량 닭고기의 절반 오리고기 100g에 들어 있는 열량은 337㎉로 닭고기 213㎉에 비해 월등히 높은 반면 콜레스테롤 함량은 76㎎으로 닭고기 131㎎에 비해 낮아 영양학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지방함유량이 부담스럽다면 껍질을 벗기고 요리하면 된다. 그러나, 사실 이 껍질이 가장 맛있는 부위이므로 오리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포기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과거 푸대접받던 오리고기 요리가 차츰 별미 요리, 건강 요리로 새롭게 인식되면서 오리탕을 비롯하여 오리진흙구이, 오리로스구이, 오리주물럭구이, 오리백숙, 약오리탕 등 다양한 요리가 개발되고 있고 오리전문 음식점도 많이 늘었다. 서울 사당역 근처에 위치한 ‘오리와 참게’는 유황오리로 유명한 곳이다. 유황을 사료에 섞어 약 45일간 먹여 키운 유황 오리를 사용하는데, 오리 배 속에 찹쌀과 흑미, 서리태로 지은 밥과 당귀, 인삼, 감초 등의 한약재, 은행, 무화과, 잣 등을 넣어 다시 황토 진흙 토기 안에 넣어 구워낸다. 섭씨 400도를 웃도는 진흙 안에서 세시간 동안 익은 오리고기는 살이 야들야들 연하고 기름이 쫙 빠져 담백하다. 매콤한 겨자소스나 새콤한 유자소스에 찍어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다. 애피타이저로 나오는 죽은 오리 뼈를 10시간 이상 고아낸 육수를 넣어 끓이는데 식사 전 입맛을 더욱 돋운다. 바싹 구워 고소한 훈제오리구이도 별미. 한약재나 다른 부재료 냄새를 싫어하는 아이들과 함께 먹기에 좋다. 유황오리진흙구이는 조리시간이 길어 예약하는 것이 좋다.(02)597-0767. 유황오리진흙구이 5만 5000원, 통오리 훈제바비큐 4만 5000원, 참게장정식 1만 8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여성전문병원 유비여성클리닉 원장
  • 서울우유 ‘무화과 요구르트’ 출시

    서울우유는 27일 무화과와 올리브 잎을 사용해 만든 프리미엄 요구르트 ‘지중해의 아침’을 출시한다고 밝혔다.500㎖짜리가 3950원이다. 서울우유는 무화과에 비타민 B와 C가 풍부하고 다량의 미네랄을 함유해 ‘지중해의 아침’은 소화촉진과 변비해소에 좋다고 설명했다. 무화과를 사용한 요구르트는 국내 처음이며 설탕 등의 첨가제를 사용하지 않아 30∼50대 중산층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 [Local] 전남도 ‘8대 농산물’ 집중육성

    전남도는 3일 “부가가치가 높은 소득작물로 선정된 8개 품목을 향토산업으로 집중육성한다.”고 밝혔다. 이들 작목에는 앞으로 3년 동안 국비와 지방비 등 10억원이 지원돼 제품개발과 생산, 가공, 판매 등에 쓰인다. 여수 돌산갓은 제품과 포장을 다양화하고 광양 백운산 고로쇠물은 전천후 상품화한다. 고흥 유자는 유자씨 등 부산물을 이용한 상품개발 등에 주력한다. 또 장흥 표고버섯은 균주은행과 경쟁력 있는 신품종으로 육성하며, 영암 무화과 특산지도 가공산업에 역점을 둔다. 완도 약산 생약초는 고급화·명품화하고, 화순 누에 생산지역은 특구로 만든다. 장성 감은 홍시를 이용한 빙과류와 젤리 개발 등으로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박래복 농산물유통과장은 “전남의 비교우위 향토자원을 지역을 대표하는 소득원으로 개발해 일자리를 늘려가겠다.”고 말했다.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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