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무화과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25
  • [이집이 맛있대] 진짜 굴비를 찾아서 광주 치평동 ‘황복’

    [이집이 맛있대] 진짜 굴비를 찾아서 광주 치평동 ‘황복’

    예부터 굴비는 ‘밥도둑’으로 통한다. 짭짤하고 쫄깃한 맛에 취하면 밥그릇이 금세 비워지기 때문이다. 참조기를 전통적인 방법으로 염장한 뒤 해풍에 말린 영광 법성포 굴비는 수라상에 오른 진상품이었다. 이런 굴비맛을 도심에서도 즐길 수 있다. 광주시 서구 치평동 상무지구 ‘황복’은 이런 굴비의 참맛을 즐길 수 있는 도심의 굴비정식집이다. 법성포 굴비만을 고집하며, 조리방식이 독특해 아주 짜지 않으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이 음식점은 산지에서 들여온 굴비를 7∼10일 동안 숙성시킨다. 이를 쌀뜨물에 2시간가량 담가 짠맛을 어느 정도 없앤다. 이 과정에서 육질도 씹기 알맞게 부드러워진다. 불의 세기도 굴비의 몸체에서 기름이 빠져 나오고 누릿하게 익을 정도로 조절한다. 굴비맛은 원재료가 크게 좌우한다. 이 음식점은 산란을 위해 서해안으로 회유하는 참조기가 음력 3월 중순쯤 영광 칠산 앞바다를 지날 때 잡은 것을 골라 쓴다. 알이 충실하고 황금빛 윤기가 나는 최상품이다. 이 때 잡힌 참조기는 1년 이상 간수가 빠진 천일염으로 염장한 뒤 서해에서 불어오는 하늬바람(북서풍)에 건조한다. 이런 굴비만을 사용해 만든 주메뉴는 ‘굴비 정식’이다. 정성스레 마련한 구운 굴비와 참돔·전복·광어 등이 어우러진 회가 추가로 딸려 나온다. 밤·무화과·대추 등을 안에 넣고 쪄낸 단호박, 녹두 빈대떡 등도 곁들여진다. 분말 녹차와 얼음을 띄운 찬물에 밥을 말아서 잘게 찢은 굴비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찬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은 장국물을 주문하면 된다. 주방장 김상협(42)씨는 “계절별로 굴비 종류를 다양화해 손님의 입맛에 맛게 요리를 내놓을 예정”이라며 “굴비 맛에 반한 단골 손님이 늘고 있다.”고 자랑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호텔로 가는휴가 ‘무릉都원’

    호텔로 가는휴가 ‘무릉都원’

    ■ 경기 광주시 한정식당 ‘예전’ 소나무 그늘 정자에 누워 부채질 하며 시나 한 수 읊을 수 없을까? 아니면 청아한 물소리를 들으며 계곡에 발을 담그는 것은? 문득 신선놀음이 그리워진다. 그렇다면 경기도 광주시에서 천진암 가는 길의 ‘예전’을 한번 찾아볼 만하다. 거기엔 전통적인 화려함과 함께 마음을 편하게 가라앉혀주는 소박함과 예스러움이 있다. 밥을 파는 한정식당이라고 밥만 먹고 간다면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 집 안팎을 골고루 둘러보지 않는다면 여기까지 찾아올 이유가 없다. 예전은 소나무에 둘러싸여 있어 길가에선 그저 그런 기와집쯤으로 보인다. 하지만 1000여평에 한옥 4채가 들어서 있는 너른 마당이 자랑이다. 주인 조영란씨는 “예전에 만석군이 살던 집터”라고 소개했다. 우선 한옥이 눈길을 잡는다. 그저 나무 기둥에 기와만 얹은 ‘무늬만 한옥’인 집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돌계단과 나무다리를 건너 올라가는 본관과 별관은 마치 물위에 건물을 올린 듯한 형상이다. 왼쪽으로 작은 길을 따라 난 정원이 담밖의 불볕더위를 무색케 한다. 소나무와 배롱나무, 부도탑처럼 생긴 돌탑 사이로 물이 흐른다. 물길을 따라 가니 높이가 4∼5m나 되는 폭포가 반긴다. 폭포 아래 둠벙에서 물장구치며 더위를 식히는 아이들도 있다. 본관앞의 특이한 돌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래쪽엔 첨성대 모양으로 작은 돌을 쌓아올렸다. 그위에 다시 다보탑 모양의 석탑을 붙여 올렸다. 탑 가운데서 물이 쏟아 흐르게 했다. 본관의 외관은 부채꼴이다. 직선이나 ‘ㄱ’,‘ㄷ’모양의 보통 한옥과는 좀 다르다. 안으로 들어서니 나무 서까래가 보일 정도로 천장이 높다. 넓은 유리창을 통해서는 정원이 그대로 들어온다. 가운데 뒤쪽(부채꼴의 중심)에 장고와 북이 놓인 무대가 마련돼 있다. 주말에 한번씩 공연을 한단다. 무대 뒤의 봉황과 함께 십장생 그림이 은은하다. 자세히 살펴 보니 모두 옥으로 만들었다. 결혼식장으로도 인기가 높다. 본관은 반닫이·궤·농을 나란히 놓아 오붓한 공간을 마련했다. 본관 오른쪽에 내실이 있다.20여명까지 앉을 수 있는 공간이다. 내실에선 상견례도 많이 한다. 도자기와 산수화가 벽면에 내걸렸다. 옆으로 돌아가니 팔각정.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음식은 어떨까? 메뉴판을 보니 가장 저렴한 예전정식이 2만 5000원. 예전정식은 간장게장정식·굴비정식·참숯불떡갈비정식 3종류다. 일행이 많으면 다양하게 주문할 수도 있다. 음식은 샐러드·탕수어·생선회 등이 나왔다. 샐러드는 양식, 탕수어는 중국, 생선회는 일본풍이다. 퓨전이지만 전체 상차림과 잘 어울렸다. 오징어·새우·양파·무화과 등을 넣은 단호박해산물 보양식과 구절판, 수수부꾸미 등이 나왔다. 대하찜·홍어찜·날치알 등은 예전특정식(3만 5000원)에서 나온다. 그 위로는 예전VIP정식(5만원), 예전임금님수라정식(7만원)이 있다. 주문할 때 조금 비싸다는 생각이었으나, 먹어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음식은 전체적으로 개운하면서 담백하다. 예전은 영업을 시작한 지 15년이 됐지만 매체에 소개되는 것을 싫어하는 주인의 성격 탓에 일반인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다. 드라마 촬영장소 헌팅에 목마른 텔레비전 PD들이 섭외차 왔다가 머쓱하게 빈손으로 돌아가는 곳이다. 딱 한번,‘야인시대’를 촬영했을 뿐.“저희 집을 찾아주시는 손님들께 불편을 드리고 싶지 않아서요….” 맞은 편 산밑의 연예인촌에 사는 연예인들이 자주 찾는다. 한국 전통미를 표현하고 있는 예전은 아파트에만 사는 아이들과 한번쯤 들를 만하다.(031-767-0242) ■ ”Welcome” 이렇게 cool한 줄 몰랐어요 이런저런 이유로 휴가를 떠나지 못했다면 호텔에서 하루쯤 호사를 부려보는 건 어떨까. 교통 체증이나 장시간 비행, 언어의 장벽, 바가지 요금 등이 없이 경제적이면서도 럭셔리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호텔들은 대부분 이달 말까지 여름 상품을 판매한다. 가장 인기 상품은 스파가 포함된 패키지다. 몸매를 만들고 피부를 관리하고자 하는 여성을 위한 스파 상품을 JW메리어트서울·밀레니엄 힐튼서울 등이 마련했다. 또 웨스틴조선호텔은 외국인이 서울을 관광하듯 서울을 새롭게 보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로맨틱한 밤을 바라는 20∼30대 신혼부부나 연인은 리츠칼튼호텔·인천하얏트호텔이 제격이다. 쉬면서 자녀 숙제도 겸할 수 있는 곳으로 메이필드호텔을, 바쁜 아빠의 가족 파티는 롯데호텔을, 객실에서 무제한 영화를 보고 싶다면 노보텔앰배서더강남을,70년대 센 강변 분위기를 느끼길 원한다면 쉐라톤워커힐호텔을 추천할 만하다. 서울의 특급 호텔에 ‘부티크’ 열풍이 한창이다. 부티크는 규모는 작지만 고객 한명 한명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런 부티크호텔로는 지난 4월 개관한 서울 지하철 삼성역 근처의 파크하얏트서울이 대표적이다. 간판도 없다. 즉 호텔 브랜드를 내걸지 않았다. 보통 1층에 있는 프런트데스크가 가장 꼭대기 층에 있다. 프런트데스크 바로 옆이 유혹적인 수영장이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만한 곳으로 지하 2층의 바 ‘더 팀버 하우스’. 한국 전통 가옥의 세련된 동양미를 기본으로 꾸몄다. 나무로 지은 전통 한옥을 표방한 까닭에 마치 한옥안에 들어와 앉은 듯한 느낌을 준다. 바는 크게 세개의 공간으로 나눌 수 있다. 스시와 사케를 맛볼 수 있는 사케와 소주바, 그리고 다양한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칵테일 바, 마지막으로 고급스러운 위스키 바가 각각 마련돼 있다. 세 공간은 라이브 무대를 중심으로 퍼져 있어, 한 공간인 듯하지만 각기 다른 느낌을 전한다. 낮 시간은 영업하지 않는다. 낮에는 2층의 코너스톤에서 이탈리아식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호텔의 메인 레스토랑이 오픈키친 형태로 디자인된 현대적이고 세련됐다. 호주 생추어리 코브지역에서 처음 개발된 참나무 화덕에서 각종 해산물과 육류 음식을 구워 낸다. 와인도 3000병 정도 보관하고 있으며 소규모 모임을 위한 프라이빗룸도 갖추고 있다.(더팀버하우스 02-2016-1234). 또 다른 부티크호텔로는 광장동 W서울워커힐을 들 수 있다. 파크 하얏트가 전통미를 살렸다면 W호텔은 세련된 디자인에 새로운 경향을 선도하는 스타일이다. 현관에 차를 멈추면 여성이 고객을 맞이한다. 도어맨은 모두 남자라는 기존의 선입견을 깬다.1층에 들어서면 화려한 그림이 새겨진 탱크톱에 핫팬츠를 입은 여성들이 미소로 반긴다. 웰컴데스크(프런트데스크)도 한쪽에 있다. 건너편이 길이 18m의 우바다. 국내에서 가장 길다. 리빙룸이 우바안에 있는 것인지, 우바가 리빙룸안에 있는 것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 달걀을 자른 듯한 의자, 작은 UFO모양의 DJ박스, 움직임을 반영하는 나무거울…. 놀이공간에 들어온 듯하다. 우바는 현대적인 건축물에 환경과 미래를 예술적으로 연결하는 미국 뉴욕의 스튜디오 가이아가 디자인했다. 우바는 뒤로 아시아요리 전문점인 나무로 바로 연결된다. 나무는 샴페인바를 중심으로 사케바와 철판요리 등의 공간으로 나눠져있다. 앞은 메인 레스토랑인 키친이 있다.(우바 02-2022-3333) 글 이기철 chuli@seoul.co.kr 사진 류재림 강성남기자 jawoolim@seoul.co.kr
  • [서울광장] 시장에 맞서지 말라/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시장에 맞서지 말라/우득정 논설위원

    참여정부 출범 후 5차례의 초강도 투기억제책을 이겨낼 정도로 슈퍼 박테리아보다 더한 시장의 힘을 이제야 알아차린 것일까. 지난 2월초 5억 4000만원에 매물로 내놓았던 분당의 이매동 49평형 아파트가 4개월만에 9억 5000만원에 사자는 사람이 나왔음에도 집주인은 매물을 거둬들였다. 자고나면 몇천만원씩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가 ‘J프로젝트’ 중심지역으로 설정한 전남 해남에서는 요즘 논밭을 갈아엎고 10㎝ 간격으로 무화과 묘목을 심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땅 수용시 무화과 묘목이 가장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는 데다, 묘목 수에 따라 수용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서민의 정권을 표방하고 나선 참여정부가 역설적으로 지주와 부자들의 이익에 가장 충실했던 정권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촉발된 집값 폭등세가 분당, 용인, 죽전, 평촌 등 주변지역으로 확산되고, 전국적으로 개발붐에 편승한 투기바람이 휘몰아치면서 전문가들이 예단한 참여정부의 평가표다. 정권 출범 후 2년여만에 전국의 땅값을 500조원이나 올려놓았으니 전국의 땅 45%를 보유한 1%의 땅부자들만 배불린 꼴이다. 세금납부액을 기준으로 하면 땅부자 1인당 18억원의 이익을 안겨줬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요즘 시중의 화제는 온통 집값, 땅값이다. 그럼에도 몇달 사이에 집값이 수억원이 올랐다는 수혜지역 주민도,‘호떡집’ 불구경에 짜증만 늘어나는 서민들도 치솟는 집값, 땅값에 불안하기는 매한가지다. 당국자들은 이곳저곳에서 자문을 구하지만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덕수 경제부총리의 말처럼 경기회복을 위해 기준금리 연 3.25%를 고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400조원에 이르는 부동자금이 부동산 쪽으로 몰리는 것을 막을 방도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한 부총리는 서울 강남과 분당 정도에 일찌감치 ‘방화벽’을 설치하고 그 안에서 가진 자들끼리 치고받도록 내버려두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가정을 해본다고 한다. 그랬더라면 지금 강남 이남지역을 휩쓸고 있는 ‘판교발 쓰나미’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둑이 무너진 이상 투기가 불거지는 곳마다 뒤따라 다니며 두더지 잡기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추병직 건설교통부장관은 ‘공급이 최선의 해법’이라면서도 강남 얘기만 나오면 목소리가 잦아든다.‘강남 규제’라는 참여정부의 기본틀을 깰 용기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오는 11월 판교신도시 분양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식으로 꼬리를 내린다. 참여정부 출범 후 5차례의 초강도 투기억제책을 이겨낼 정도로 슈퍼 박테리아보다 더한 시장의 힘을 이제야 알아차린 것일까.‘위원회는 우리의 희망’이라며 ‘10·29대책’을 위원회의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는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이나 역대 어느 정권보다 부동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이해찬 국무총리의 인식을 보면 그런 것 같지 않다. 이들은 좀 더 밀어붙이면 시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투기세력을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한마디로 오기의 발로다. 지금이라도 부동산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싶다면 발상을 바꿔야 한다. 백화점의 명품 코너처럼 돈 많은 사람들이 그들만의 특권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어야 한다. 서민들로서는 명품족의 노는 행태가 눈꼴 사나울지 몰라도 백화점 점주에게 명품관을 폐쇄하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한 부총리가 말한 ‘방화벽’이자 시장논리이기도 하다. 건교부는 서울시가 강남 재건축 완화를 요구하자 안전진단 규정을 동원해 또다시 반대했다. 이런 식으로는 집값을 잡지 못한다. 공급 확대를 통해 서울 강남의 스카이라인마저도 바꾸겠다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만 지금의 광풍을 잠재울 수 있다.‘시장에 맞서지 말라.’ 500조원이라는 값비싼 교육비를 들인 시장의 교훈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마광수의 섹스토리] ① 어느 여대생의 ‘에덴동산’여행

    나는 어느날 대낮의 환몽(幻夢)중에 지상낙원이라는 에덴동산엘 가보았다. 그곳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신 더 야(野)한 곳이었다. 나는 에덴동산은 문명화되기 이전의 곳이라서 원시적인 모습을 상상했었다.‘성경’에서는 아담과 이브가 처음에는 완전히 벌거벗은 상태로 살았다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을 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에덴동산은 생각했던 것보다 ‘인공미’와 ‘섹시미’의 극치였다. 나는 처음엔 아담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렇게 잘생긴 사람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계란형 얼굴에 쌍꺼풀 진 눈, 제대로 오똑 솟아있는 코, 잘 빠진 인중, 그리고 조금 아래 있는 빨간 입술. 그 아래 다듬은지 얼마 안되는 것 같은 2㎜ 정도 자라난 콧수염과 턱수염에서 난 페티시(fetish)를 느낄 수 있었다. 특이한 것은 아담의 속눈썹이 비정상적으로 길다는 점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인조 속눈썹 같아 보였다. 흡사 여장남성(transvestite)을 보는 듯했다. 하느님이 ‘야한 외모’ 중심주의자이시기 때문에 아담에게 속눈썹을 붙이라고 요구했든지, 아니면 아담 스스로가 나르시시즘에 겨워 긴 인조 속눈썹을 붙인 것 같았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그의 가느다랗고 긴 손가락이었다. 그 손가락은 Y대 M교수의 긴 손가락들을 연상시켰다. 손가락을 움직일 때 보이는 관절의 움직임조차 아름다웠다. 왼손 검지와 오른 손 검지에는 실 같이 가는 얇은 금사(金絲)가 둘둘 말려져 있었고, 왼쪽 새끼 손가락과 오른 손 약지, 새끼 손가락에는 큼지막한 메탈로 된 커다란 반지들이 끼워져 있었다. 물론 손톱들도 다 10㎝ 넘게 길러져 있었다. 그는 위에는 안이 훤히 비치는 메시로 된 파란색 저지를 입고 있었는데, 이게 바로 무화과 나뭇잎 그물 옷인 듯했다. 웃옷이 비치지 않는 것이었다면 나는 그의 가슴 근육과 배 근육을 볼 수 없어 무지 안타까웠을 것이다. 액세서리들로 온몸이 감싸인 그는 제대로 된 ‘힙합맨’이었다. 나는 평소에 힙합에 관심이 많아 ‘힙합 스타일’의 남자를 보면 눈을 떼지 못했는데 아담은 이 부분에 있어서도 완벽했다. 연한 베이지색 듀렛을 써서 머리를 깔끔하게 밀착시키고 그 위에는 앞이 가죽으로 된 메시캡을 옆으로 15도 정도 기울여서 썼다. 그리고 배꼽까지 내려오는 긴 메탈 목걸이를 두개나 걸고 팔에는 황금 암릿(armlet)과 팔찌를 하고 있었다. 특히 두 젖꼭지에 박혀 있는 커다란 피어싱(piercing) 고리가 인상적이었다. 나는 아담의 손가락을 유심히 쳐다보고 나서 그의 손을 잡았다. 부드럽고 살풋했다. 나는 그의 긴 손가락을 하나씩 살짝 잡아당겨 보았다. 그리고 긴 손톱 끝부분을 깨물어보기도 하였다. 재미있었다. 정말로 갖고 싶은 손이다. 나는 그와 이야기하는 동안 내내 그의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그는 나에 대해 다 알고 있는 눈치였다. 그러나 내가 모르는 게 더 많다고 말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 심볼에 손을 갖다 대봐요. 그리고 내 신체 부위중 아무 곳이나 긁어보세요.” 그래서 나는 그의 심볼을 살며시 잡아 보았다. 그랬더니 그의 페니스 한 가운데 커다란 황금 링이 피어싱돼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저 심볼을 갖고서 인터코스를 하면 여자의 질(膣)에 얼마나 큰 오르가슴을 선사할까’하는 생각에 나는 나도 모르게 가슴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꼈다. 아담은 자기도 역시 나의 치구(恥丘) 부근을 슬금슬금 쓰다듬어 주면서 또 이렇게 말했다. “하느님은 ‘야한 사람’을 좋아하셔서 나같은 남자한테도 여자처럼 치장할 권리를 주었죠. 그래서 나는 어느새 ‘탐미적 평화주의자’가 된 것이랍니다. 손톱이 짧으면 오히려 남을 할퀴게 되지요. 그렇지만 손톱이 길면 손톱이 부러지는 게 아까워서라도 남을 할퀴지 않게 되거든요.” 아담의 얘기를 듣고나서 나는 어서 빨리 이브를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나는 아담에게 이브를 소개해달라고 졸랐다. 아담이 내 곁에서 떠난 후 얼마 안 있어 이브를 데리고 나타났다. 이브는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섹시하고 야(野)한 외모를 갖고 있었다. 적어도 3m는 될 것 같은 긴 머리는 하늘색으로 염색되어 중간중간에 흰색과 노란색으로 블리치가 되어 있었다. 이 긴 머리를 앞머리와 옆머리는 남긴 채 가체(假 )처럼 틀어올린 모습이 무척이나 관능적이었다. 가체 위에는 여러개의 나비장식을 하고 있었는데 계속해서 움직이는 것을 보니 장식품이 아니라 진짜 살아있는 나비인 듯했다. 위 아래로 헐렁하게 붙어있는 연보라색 원피스는 속이 훤히 비치는 시폰 소재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가슴을 깊게 파 옷깃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여미게 되어 있었다. 허리에는 굵은 요대(腰帶) 비슷한 황금벨트 장식이 있고 모든 옷 끝마다에는 은빛 레이스가 연결돼 있어 여성스러움이 돋보였다. 손톱의 길이는 15㎝가 넘었고 손톱 끝에는 아주 가느다란 황금 체인들이 꿰어져 있었다. 특히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음부(淫部) 부분을 온통 뚫어놓았다는 사실이었다. 그녀의 질구(膣口)에서는 두 개의 사파이어 사슬이 무릎 근처까지 늘어져 내려와 있었는데, 하나는 음순걸이였고 하나는 클리토리스걸이였다. 나는 이브의 섬뜩한 염정미(艶情美)에 놀라 어째서 이토록 야한 몸매를 갖게 됐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브는, “하느님이 워낙 야한 여자를 좋아하셔서 이렇게 차린 것이랍니다. 당신도 에덴동산으로 들어오고 싶으면 하루라도 빨리 야한 여자가 되어야 해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다시 한번 이브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짙디짙은 화장이 무척이나 고혹적이었다. 옷색깔에 맞추어 연보라색 아이섀도우를 칠하고 아이 라인을 눈꼬리 바깥까지 길게 뻗어나가게 하여 더욱 신비감이 난다. 그리고 왼쪽 눈에는 하늘색 콘택트 렌즈를, 오른쪽 눈에는 노랑색 콘택트 렌즈를 끼고 있었다. 특히 숱이 많고 길이가 긴 황금색 인조 속눈썹이 인상적이었다. 립스틱 대신 파란색 글로스 틴트를 바른 입술은 두터운 입술 고리와 함께 더욱 음음(淫淫)한 빛을 자아내고 있었다. 내가 멍청한 모습을 하고 있자 이브는 매트릭스와 쿠션으로 사용할 수 있으리 만큼 크고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젖가슴 사이에서 뭔가를 꺼냈다(이브의 옷에는 주머니란 게 없다. 그녀의 두 가슴 사이가 주머니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름아닌 스프레이식 파운데이션이었다. 그녀는 햇볕 때문에 화장이 번진다면서 스프레이를 자신의 얼굴에다 대고 뿌렸다. 스프레이에서 나오는 미세입자 하나하나가 그녀의 얼굴 표면에 닿을 때마다 그녀는 ‘꺄약’하고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스프레이를 잡고 있는 오른 손에서 파아랗고 창백한 핏줄이 보였다. 이브의 가느다란 팔목에 있는 형광색 팔찌 세 개 아래로 힐끗힐끗 엿보이는 힘줄 두 개가 나를 이상하게도 흥분시켰다. 그것은 나에게 있어 전혀 새로운 페티시였다. 또 이브는 남자같이 허스키한 목소리를 갖고 있어서 묘한 양성성(兩性性)을 느끼게 했다. 나는 그녀와 함께 한번 멋진 페팅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때 아담이 문득 끼어들었다. “우리는 생식을 위한 성관계를 갖지 않습니다. 모든 게 다 비생식적인 성희(性戱)뿐이지요. 남자든 여자든 ‘정력’보다 ‘정열’이 더 중요해요. 부디 이 말을 명심하세요.”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내 앞에서 한뻔 멋진 성희 장면을 보여달라고 청했다. 그랬더니 아담은, “그건 뭐 어려운 일이 아니지요. 우리는 누군가가 우리의 성희를 봐줄때 더 노출증적인 쾌감을 느끼니까요.”하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드디어 두 사람의 페팅이 내 앞에서 시연되었다. 두 사람은 먼저 옷을 훨훨 벗어던지고 식스티 나인(sixty-nine) 형태로 포개졌다. 그러고는 서로가 열심히 그리고 진지하게 펠라티오와 쿤닐링구스를 하는 것이었다. 이브는 길고 날카로운 손톱으로 이따금 아담의 페니스를 자극해주기도 했다. 그리고 아담은 자신의 수염을 이용하여 이브의 치구와 불두덩이 따끔거리도록 슬슬 비벼댔다. 두 사람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구강성희를 즐기는 것을 보면서 나는 군침이 꼴깍꼴깍 넘어갔다. 어느새 나의 음부 언저리는 애액(愛液)으로 흥건히 적셔졌다. “나도 빨리 애인을 구해 저런 페팅을 해봐야지. 그리고 먼저 손톱부터 길게 길러야겠다.”라고 나는 마음 속으로 중얼거렸다. ■약 력 1951년 경기 수원 출생. 연세대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현재 연세대 국문과 교수. ▲저서 ‘윤동주 연구’ ‘상징시학’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장편소설 ‘권태’ ‘즐거운 사라’ ‘불안’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 아이스크림 만들까, 사먹을까

    아이스크림 만들까, 사먹을까

    달콤한 아이스크림은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다. 오드리 헵번이 공주 신분에서 벗어나 처음 느낀 자유가 로마의 젤라토 맛이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읍내에서 처음 맛본 아이스크림의 콘을 돌려줘야 하는 줄 알고 먹지 않고 소중히 들고 다녔다 한다. 최근에는 유지방 대신 생과일과 요거트로 만든 아이스크림이 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유산균이 든 요거트 아이스크림은 시고 달콤한 맛으로 김치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어울린다. 이탈리아에서 온 젤라토 명인 마리오 피오리의 조언으로 우유와 생과일을 저어가며 직접 만든 건강 아이스크림을 아이와 함께 만들어 먹어보자. 하지만 만드는 것이 번거롭다면 가까운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도 몸에 좋은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다. 부드럽고 살며시 잘 녹는 젤라토는 인공감미료, 색소, 방부제 등이 들지 않아 건강에 좋은 아이스크림이다.요나인(3775-1247)은 아이스크림 원료와 기계를 이탈리아에서 직수입하여 요거트 아이스크림(1인·3500원), 요거트 빙수(1인·4000원), 요거트 케이크(1만 3000원부터) 등을 만든다. 유기농, 과일, 견과류 등을 넣어 아이스크림 종류는 38가지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의 파리크라상 골목에 있는 구스띠모(547-6809)는 이탈리아에서 공부한 주인이 가게 안에서 직접 젤라토를 만든다.3가지 맛을 선택할 수 있는 기본 아이스크림이 3500원. 아이스크림을 스파게티 국수처럼 가늘게 뽑아 각종 토핑과 함께 내는 ‘스파게티’는 구스띠모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이색 메뉴다. 얼음궁전이란 뜻의 빨라쪼 델 쁘레또(www.pdfcorea.com,3445-2786)는 설탕 대신 연유로 부드러운 감촉의 젤라토를 만들어낸다. 쌀알이 씹히는 아이스크림 리조, 특히 흑미로 만든 리조가 인기다. 값은 컵·콘 2900∼4100원, 파인트 1만 2000원, 쿼터 1만 8000원이다. 쌀로 만든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2만 5000원. 아이스크림 나라란 뜻의 떼르 드 글라스(596-0774)는 고구마, 미숫가루, 뽕잎, 무화과, 인삼, 밤 등을 이용한 건강 아이스크림을 내놓고 있다. 값은 2가지 아이스크림을 담아주는 콘이 1700원, 컵이 2300원이다. 생과일로 30가지가 넘는 천연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신선한 맛을 선보인다. ● 슈 아이스크림 재료 강력분 375g, 버터 375g, 물 750g, 계란 600g, 아이스크림 1통 만드는 법 (1)그릇에 물과 버터를 넣고 불에 올려놓고 끓인다.(2)버터가 완전히 용해되고 물이 끓으면 밀가루를 체로 쳐서 넣고 반투명 상태가 될 때까지 끓인다.(3)밀가루 반죽에 계란을 서너번 나누어 넣으면서 매끄러운 반죽이 될 때까지 휘젓기를 한다.(4)짤주머니로 평철판에 베이비 슈의 5배정도 크기로 짜준다.(5)반죽 표면에 분무기로 물을 뿌린 뒤 220℃정도에서 20∼30분 정도 굽는다.(6)슈를 절반으로 잘라 쿠키·호두 아이스크림을 넣고 뚜껑을 덮는다. ●요거트 아이스크림 재료 우유(저지방이 아닌 보통 우유), 플레인 요거트 1컵, 꿀이나 설탕시럽 만드는 법 (1)플레인 요거트 1개에 우유 500㎖ 비율로 넣고, 꿀이나 시럽을 적당량 넣어 10여분 잘 저어준다.(2)냉동실에 넣은 뒤 30분에 1번정도 휘저어 주면서 계속 얼리면 요거트 아이스크림이 된다. 팁:얼리기 전에 제철과일을 넣고 믹서로 갈아서 얼리면 생과일 요거트 아이스크림이 된다. ●딸기 아이스크림 재료 딸기 150g, 생크림 1컵, 우유 1컵, 설탕 120g 만드는 법 (1)냄비에 딸기와 설탕을 넣고 약한 불에서 5분간 끓여 딸기 시럽을 만든 다음 식힌다. 끓이는 동안 나무주걱으로 저어 주어야 타지 않는다.(2)냄비에 생크림과 우유, 설탕을 넣고 약한 불에 올려 설탕이 녹을 정도로만 끓인다.(3)(2)의 냄비를 차가운 얼음물에 넣고 저으면서 식힌다.(4)(3)에딸기 시럽을 넣고 잘 섞은 뒤 틀에 담아 하루 정도 얼린다.2시간마다 저어주는 것을 2∼3회 반복하면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이 된다. ●녹차 아이스크림 재료 가루녹차 1큰술, 럼주 1큰술, 달걀 노른자 3개, 설탕 110g, 우유 100㏄, 생크림 200㏄ 만드는 법 (1)물기가 없는 볼에 생크림을 담고 거품기로 저어서 단단한 거품을 낸다.(2)녹차 가루를 럼주에 개어서 잘 푼 다음 우유를 섞어 약한 불에 데운다.(3)볼에 달걀을 풀어 설탕을 넣고 섞어 중탕해서 거품을 낸다. 걸쭉해지면 (2)를 조금씩 붓고 섞은 다음 다시 냄비에 부어서 중간 불에 올려 계속 주걱으로 젓는다. 이때 끓이면 달걀이 분리되어 버린다.(4)(3)을 체에 밭쳐 볼에 담고 거품기(기계식)로 거품을 내면서 식힌 다음 생크림 거품 낸 것을 섞어 밀폐용기에 부어 냉동실에서 얼린다. 중간에 두세번 긁어서 다시 거품기로 저어준다. 글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天上 그곳, 앙코르와트에 가 볼까

    天上 그곳, 앙코르와트에 가 볼까

    앙코르는 ‘느낌’이다. 형언할 수 없는 뭔가 특별한 느낌이 배어 있다. 보는 순간마다, 보는 장소마다, 보는 기분에 따라 각각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유적지의 웅대함에 놀라고, 고색창연한 건축물의 신비로움과 인류의 위대함에 매료된다. 캄보디아인의 인자한 미소가 가슴을 울렁이게 한다. 그러나 어딘지 모를 슬픔이 느껴진다.13세기 인도차이나 반도를 지배하던 앙코르 왕조의 몰락과 폐허로 변해버린 유적지는 삶의 허망함을 느끼게 만든다. 또 유적지 곳곳에서 구걸하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앙코르 유적은 아는 만큼 보인다. 사전 지식없이 무작정 찾았다가는 가도가도 끝이 없는 ‘돌무더기’의 지루함만을 느낄 수도 있다. 신들이 사는 세계를 이땅에 재현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지. 왕조가 멸망된 뒤 수세기동안 역사의 어둠속에 묻혀있다가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 앙코르의 느낌속으로 들어가 보자. # 설렘 앙코르 유적과의 만남은 설렘으로 시작됐다. 캄보디아 시엠레압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신들의 땅을 직접 본다는 기대감으로 부풀어 오른 가슴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늦은 밤에 도착한 탓에 유적지 인근 호텔에서 들어가 잠을 청했지만 뒤척임 속에 새벽을 맞아야 했다. 호텔을 출발해 처음 찾은 곳은 ‘거대한 도시’라는 뜻의 앙코르톰. 시엠레압 주변 1000여개 유적지 가운데 앙코르와트와 함께 최고로 손꼽히는 걸작이다. 유적지 매표소에서 3일 동안 자유롭게 유적지를 볼 수 있는 앙코르 패스(40달러)를 끊은 뒤 앙코르톰의 관문인 남문에 도착하자 장엄한 건축물이 눈앞에 펼쳐졌다. 불교도로는 처음 왕위에 오른 자이야바르만 7세(1181∼1201)때 지은 정사각형 도성이다. 입구에는 벌써부터 관광객들이 몰려 사진을 찍느라 복잡했다. 각 변이 3㎞로 돌벽과 해자(성곽 주변의 못)를 가로지르는 다리는 힌두교의 창조신화인 유해교반(乳海攪拌)이 형상화돼 있다. 다리 난간에는 일곱개의 머리를 가진 뱀의 몸통을 부여잡고 있는 54개의 반인반수의 나가(크메르인이 믿었던 뱀 신)상과 입구인 남문에 새겨진 관음보살의 얼굴, 코끼리 조각과 비슈누 등 화려한 장식물이 먼저 발길을 사로잡았다. #웅대함 인간의 세계와 신의 세계를 가르는 다리를 건너 남문을 통과하자 본격적인 신들의 안식처가 눈앞에 펼쳐졌다. 앙코르 톰의 중심에 있는 바이욘 사원은 ‘크메르의 미소’라고 불리는 관음보살의 얼굴이 새겨진 사면 돌탑이 있는 곳. 보는 각도와 시간에 따라 표정이 변한다. 수백m에 이르는 회랑 벽화에는 다른 앙코르 유적과 달리 당시의 생활상과 위대한 왕의 전투장면이 관광객을 맞는다. 벽화에는 창을 들고 전쟁에 나서는 크메르인과 밥을 짓느라 분주한 여성의 모습, 투견과 투계에 빠져있는 남자들의 모습 등 당시의 생활상을 그대로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복원 공사를 잘못해 무너져 내린 수많은 석축물들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했다. 바이욘 사원 북쪽에 있는 바푸온 사원은 복원공사가 한창이다.13세기 이 곳을 방문한 원나라 사신이 쓴 ‘진랍풍토기’에 ‘아침에 해가 떠서 해가 질 때까지 도성을 비추던 곳’으로 묘사된 힌두 사원이다. 바로 위에는 3층 피라미드 형식으로 신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피미야나카스(천상의 궁전) 사원이 버티고 서있고, 오른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열병식을 거행했던 광장과 코끼리 테라스, 라이왕 테라스를 볼수있다. 앙코르 톰 동쪽에 있는 타프롬 사원(왕의 수도원)은 복원이 어려워 발견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1861년 프랑스 탐험가 앙리 무어에 의해 발견될 당시 ‘앙코르 유적은 거대한 나무뿌리로 뒤덮여 있었다.’는 말 그대로 스퐁(열대 무화과 일종)이라 불리는 나무가 사원 곳곳을 뒤덮고 있다. 나무 뿌리가 돌틈 사이를 파고 들어가 사원이 무너져 내렸다. 현재로서는 나무를 베어낼 수도 벽돌을 다시 세우기도 어려워 유네스코에서도 복원보다는 현상을 유지키로 했다는 후문이다. 이 곳은 영화 ‘툼레이더’의 매력적인 여주인공 ‘라라 크로프트’(안젤리나 졸리)가 사원에서 나오는 장면을 촬영한 장소로 알려져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명소다. # 경외로움 그동안의 앙코르 유적은 서막에 불과했다. 다음날 새벽 5시. 짙은 어둠을 가로질러 앙코르와트로 향했다. 숨죽일 만큼 아름답다는 앙코르와트의 일출을 보기 위해서다. 해자를 지나 본당으로 들어가는 폭 12m, 길이 540m의 참배도로 주변에는 일찌감치 관광객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 길은 인간의 세계와 신의 세계를 가르는 갈림길. 죽음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잠시 뒤 수미산(세계 중심에 있는 산)을 상징하는 중앙탑 등 5개의 탑 뒤로 장엄한 일출이 시작되자 곳곳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사원이 시시각각으로 붉게 물드는 장면은 마치 신들이 자신의 세계를 인간들에게 조금씩 내어주는 듯했다. 앙코르와트는 앙코르 건축과 예술이 집대성돼 있으며 앙코르의 유적 중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편이다. 장엄한 규모와 균형, 조화 그리고 섬세함에 있어 최고로 꼽힌다. 이 사원은 동쪽을 향하고 있는 다른 사원과 달리 서쪽을 향하고 있는데 이는 왕의 사후세계를 위한 고려인 듯하다. 수리야바르만 2세(1112∼1152)때 3만명의 숙련된 장인들이 30여년에 걸쳐 완성했다.7t짜리 돌기둥 1800개, 높이가 67m로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거대한 석조 건축물이다. 3개의 회랑 벽면과 기둥에 새겨진 정교한 벽화는 힌두교 2대 경전인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의 이야기. 라마야나 이야기는 비슈누(힌두교 3대 신 중 우주를 관장하는 신)의 화신인 라마 왕자가 팔이 스무개인 악마 라바나에게 강탈당한 아내 시타 왕비를 되찾기 위해 싸우는 내용으로 캄보디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대표적인 신화다. 3층으로 된 앙코르와트의 중앙탑에 오르는 길은 70도 경사도. 손과 발을 이용해 기다시피 해야 올라설 수 있다. 신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어찌 인간이 두발로 걸어 갈 수 있겠는가. # 아쉬움 앙코르 유적지에서 북쪽으로 2시간 거리에 위치한 쿨렌산은 앙코르의 발원지. 앙코르의 건립자 자야바르만 2세(802∼850)가 최초로 도읍을 정했던 곳. 돌무더기 유적에 질린 관광객들이라면 꼭 한번 다녀와 볼 만한 코스다. 정상에서 약 10m크기의 와불상과 함께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다. 또 툼레이더가 촬영된 멋진 폭포도 구경할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 반테아이스레이 사원도 볼 만하다. 이 사원은 왕들이 세운 다른 사원과 달리 고위 관료가 지은 사원. 붉은 색 사암으로 지어진 핑크빛의 사원은 규모가 작지만 다른 사원과 비교해 어느 한군데 빠지지 않는 화려한 조각품들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 곳은 프랑스 문화장관을 지낸 전위작가 앙드레 말로가 1923년 사원내에 있는 데비상을 밀반출하려다 체포돼 실형을 받은 일화도 있다. 앙코르 관광의 마무리는 프놈바켕의 일몰. 앙코르와트와 바이욘의 중간지점에 있는 높이 60m의 작은 언덕으로 오르는 길이 힘들고 가파르지만 수평선 너머로 지는 석양을 바라볼 수 있다. 길고도 짧은 앙코르 관광이 끝났지만 신들이 새겨놓은 장엄한 잔상들은 쉽게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사원들을 돌아보느라 밀려드는 피곤함보다는 다시 보고 싶다는 아쉬움이 더 컸다. 특히 9∼15세기에 걸쳐 인도차이나 반도 중앙에서 번성하던 앙코르 왕조와 내전으로 피폐해진 현재의 캄보디아 모습이 복잡하게 교차한다. 사원 곳곳에서 구걸하거나 물건을 파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은 여행 내내 마음을 무겁고 아프게 했다. 과연 역사란, 삶이란 무엇일까. 알고가면 편해요 앙코르와트 여행은 겨울철이 가장 좋다.11∼2월이 건기로 이 기간이 가장 시원해서 유적을 둘러보기 적합하다. 고온 다습한 열대몬순 기후지만 하루에 몇번 스콜이 지나가는 정도일 뿐 금방 푸른 하늘이 펼쳐진다. 반면 3∼4월은 최고기온이 40도까지 올라가는 혹서기이며,5∼10월은 고온다습한 우기다.시차는 2시간으로 한국이 오전 10시면 캄보디아에서는 오전 8시다. 화폐는 리엘(Riel)이지만 시엠레압 등 대도시에서는 달러가 유통돼 환전할 필요는 없다. 소규모 상점에서는 거스름돈이 부족하므로 1달러짜리 소액권을 많이 준비해야 한다.1달러는 약 4000리엘 정도. 입국에는 비자가 필요하다. 여행을 떠나기전 캄보디아 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거나 현지 도착후 공항에서 비자를 받을 수 있다. 여권과 여권용 사진 1장, 비용 20달러가 필요하다. 종교는 상좌부불교(소승 불교)이며, 인종은 크메르족이 80%를 차지한다. 유의 사항으로는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위생사정이 좋지 않다. 반드시 생수를 사먹는 편이 좋다. 관광지에서는 돌 하나도 가져가면 밀반출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으며, 하루종일 햇볕이 강하게 내려쬐므로 모자는 필수다. 전화가 거의 없으며, 호텔에서도 1분당 6달러 정도로 비싸다.전압은 220V로 우리나라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유적지에 들어 가려면 앙코르 패스를 구입해야 한다.1일권 20달러,3일권 40달러,7일권 60달러이며,1일권 외에는 사진을 찍어 함께 코팅해 준다. ‘쏙 싸바이’(안녕하세요),‘쭙닙수’(반갑습니다),‘옥꾸운’(감사합니다) 등 기본적인 캄보디아어를 외워두면 편하다. 가는 길은 시엠레압까지는 직항편이 없어 태국 방콕이나 베트남 하노이 등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한다. 인천에서 방콕까지는 4시간 20분, 방콕에서 시엠레압까지는 1시간이 걸린다. 이르면 3월부터 아시아나항공에서 주 2회 직항편을 준비하고 있다. 숙박은 공항과 앙코르 유적지에서 각각 10여분 거리에 위치한 ‘르 메르디앙호텔’이 있다. 지난해 9월 개관한 리조트형 5성급 호텔로 223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www.lemeridien.com, (02)794-4011. 여행 상품으로는 가야여행사(www.kayatour.co.kr·(02)536-4200)에서 앙코르 문화유적지를 충분히 둘러보는 3∼5일 여행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공항서 급행료 주지마세요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지는 연간 10만여명의 우리나라 관광객이 찾는 곳. 그러나 이에 걸맞지 않은 부끄러운 모습들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시엠레압 공항에서 한국 단체관광객들은 다른 외국인들과 달리 입국심사를 제대로 받지 않고 통과하는 특권을 누린다. 공항 직원에게 일종의 ‘급행료’(?)를 지불했기 때문. 실제로 입국심사를 기다리는 우리 일행에게 공항직원이 “10달러를 주면 빨리 통과시켜 주겠다.”는 요구를 했다. 거부하자 한명에 5∼10분가량의 까다로운 입국심사를 거쳐야 했다. 급행료를 만든 것은 한국인. 좁은 공항에서 다소 오래 걸리는 입국 시간을 줄이기 위해 뇌물을 건넨 것이 관행화됐다는 게 현지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설명이다. 유적지를 훼손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이 때문에 현지 한국인 관광안내원이 빼놓지 않고 이야기하는 것은 유물을 훼손하지 말라는 말이다. 얼마전 한국인 관광객이 유적지내 돌탑을 흔들며 심한 장난을 치다 부숴뜨려 벌금 800만원과 함께 한달간 실형을 산 뒤 영구 추방조치되기도 했다. 캄보디아인들은 평소에는 좀처럼 화를 내지 않지만 앙코르 유적지를 모독하거나 훼손, 파손할 경우 엄하게 처벌한다. 또 현지인들이 우리보다 못 산다고 무시하거나 종교적으로 모독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신들의 세계를 관광하기에 앞서 좀더 차분하고 경건한 마음 자세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져 본다. 시엠레압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먹고 사는 이야기] 쉰 목에는

    세모가 되면 송년회나 회식 자리가 잦다.2차로는 노래방 등에서 노래를 부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흥에 겨워 너무 심하게 기분을 내다보면 다음날 목이 잠겨 말하는데 지장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말을 많이 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목이 피로해 있는 때가 많아 불편함을 자주 느끼게 된다. 목소리는 성대가 진동하면서 생성된다.그런데 말을 너무 많이 하거나 심하게 소리를 지르면 성대가 진동을 너무 많이 하게 되고,이에 따라 성대점막이 충혈되면서 부어 올라 결국 쉰 목소리가 나오게 된다.이렇게 목소리가 쉬었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목소리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다.더불어 배·치자·무화과·석류·모과·매실 등 목을 진정시키는 과일을 먹거나 차로 끓여서 마시면 좋은 효과를 본다. 배는 열을 내리고 소화를 도와주는데,목이 쉬었을 때 배즙으로 목을 헹구면 효과적이다.옛날 중국의 북부 지방에서는 건조한 기후 때문에 흙먼지가 심해서 목이 아프거나 쉬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럴 때 배를 이용했다고 한다.배를 껍질째 둥글고 얄팍하게썬 다음,그 썬 배를 넓은 사기그릇에 담고 끓여서 식힌 물 1컵을 부어 2∼3시간 정도 담가 두었다가 물이 우러나면 배는 건져내고 물만 마시면 좋다.커다란 배 1개를 얇게 저며 차가운 물에 반나절 정도 담갔다가 몇 번에 걸쳐서 마셔도 된다.우린 물을 냉장고에 넣었다가 시원하게 해서 마시면 더욱 좋다. 잘 마른 치자나무 열매와 무화과는 열을 떨어뜨리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이 우수하다.치자 열매 30g을 차처럼 달여서 하루에 3∼5차례 마시면 아픈 목이 시원하게 풀어지며,무화과 열매 15g를 적당량의 물에 달여 꿀을 타 마시면 효과적이다.석류즙을 마시거나 따뜻한 물에 희석시켜서 복용해도 좋다. 특히 통증이 심할 때는 석류즙에 꿀을 적당량 섞어서 마시면 더욱 좋다.모과를 2㎜ 두께로 썰어 흑설탕을 넣어 함께 끓인 뒤 병에 담아 두었다가 뜨거운 물 한 컵에 모과가 반쯤 잠기게 넣고 차로 마신다.남은 모과도 함께 씹어 먹으면 된다.매실 6∼8개 정도를 골라 씨를 빼내고 절구에 넣고 찧어 고운 가루로 만들어서 매실 1g에 꿀 30g를 넣고 뜨거운 물을 1컵 부어 식기 전에 마시는 것도 좋다. 목소리가 잘 나지 않을 때 목소리를 틔게 하려면 귤즙에 소금을 타서 먹거나 말린 귤껍질을 달여서 먹으면 좋다.급성 인후두염으로 인해 목이 붓고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을 때는 도라지를 달여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목소리가 자꾸 쉬게 되면 성대 결절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갑상선질환이나 심한 인후두염 등이 생겨서 쉰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으므로 증상이 오래 계속된다면 가까운 전문 병원을 찾아야 한다. 장동민 하늘땅한의원 원장
  • 이런 책 어때요 / 아름다운 생명의 그물

    이본 배스킨 지음 / 이한 옮김 돌베개 펴냄 코끼리는 초원을 복원시키는 강한 힘을 갖고 있다.아프리카 사바나의 코끼리들은 먹이를 먹을 때 나무와 관목을 부러뜨리거나 뿌리째 뽑은 뒤 줄기와 큰 가지만 뺀 채 남김 없이 먹어치우고 먹을 수 없는 부분은 짓밟아놓음으로써 울창한 숲을 금세 탁 트인 초원으로 바꿔 놓는다.이 책은 이러한 우점종(優占種)이나 이른바 쐐기돌 종처럼 생태계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종이 있다는 단서들을 보여준다.아마존강 유역 우림에 있는 무화과나무,아프리카 사바나에 있는 코끼리를 비롯해 흰개미,가제,비버,체체파리 등은 모두 이런 쐐기돌 종이다.1만 3000원.
  • 손가락 쪽쪽~ 이불에 찔찔~ 사소한 아이 버릇 심각한 질병 신호?

    ‘어린이의 고통은 어른의 책임’. 대부분의 부모들이 겉으로 드러나는 자녀의 건강 상태에는 지나치게 민감한 반면 사소한 행동은 “체질이거나 버릇이겠지.”하고 지나치곤 한다.그러나 이런 어린이의 행동거지 중에는 지나치면 성장을 방해하거나 나중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들이 적지 않다.어린이 질환을 살펴 본다. ●손가락빨기 많게는 어린이의 45%가 손가락을 빤다는 보고가 있다.보통 생후 1년쯤 시작해 3∼4세가 되면 저절로 멈추나 이 습관이 계속되면 앞니가 튀어나오는 부정교합 발생 빈도가 높아 문제가 된다. 치료를 위해서는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보통은 불만이나 부적응의 결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습관을 고친답시고 지나친 꾸중을 하면 정신적 긴장을 초래해 좋지 않다.가정에서는 손가락에 반창고를 두르거나 잘 때 팔관절 부위에 탄력붕대를 느슨하게 감아 팔을 구부릴 수 없게 하는 방법이 있다.그래도 고쳐지지 않으면 치과를 찾아 구강내 습관제거장치를 이용하도록 한다. ●음경 왜소 음경이 작다는 판단은 대부분 주관적인 경우가 많다.실제로 병원을 찾는 어린이의 상당수가 정상치라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따라서 왜소 여부는 전문의의 판단에 따르는 게 좋다.보통은 정상치의 절반에 못미치면 ‘왜소’로 판정하는데 의사들은 육안으로 쉽게 판별한다.원인은 주로 성장호르몬 결핍인 경우가 많으며 체질적으로 작은 경우도 있다.먼저 원인을 찾아 호르몬이 부족한 경우라면 호르몬을 투여해 치료한다. ●야뇨증 임상적으로는 5세 이후 어린이가 밤에 오줌을 가리지 못해 주당 2회 이상 ‘실수’를 하면 야뇨증으로 본다. 원인은 유전적 요인이 크며 방광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해 생기는 경우도 있다.야뇨증은 열등감이나 수치심으로 인한 자신감 결여,사회생활 부적응 등 정신적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치료 시기는 5세 이후 취학 전이 좋다.보통 약물·행동·정신치료법을 적용한다.행동치료법으로 6개월 정도 치료하면 80% 정도가 낫는다. 가정에서는 저녁식사 후 수분 섭취를 제한하고 자기전에 소변을 누이는 등의 방법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지나친 꾸중은 역효과를 내는 만큼 자신감을 주고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 ●축농증 축농증의 의학명은 부비동염이다.코 주변 얼굴뼈 속의 빈 공간,즉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고름과 콧물이 고인 상태를 말한다.급성과 만성으로 나뉘는데 흔히 “감기가 잘 안떨어진다.”면 축농증인 경우가 많다.증상은 급성의 경우 권태감,두통,미열과 코막힘,콧물,부비동 부위의 통증이 나타나고 만성은 코막힘,지속적인 누런 콧물,목으로 넘어가는 콧물,잦은 코피 등의 증상을 보인다.더 진행되면 두통,후각장애 및 집중력 감퇴 등을 호소하기도 하고 간혹 중이염이나 기관지염이 생기기도 한다. 치료는 항생제 등 약물치료가 우선이다.보통 1∼2개월이면 만족스런 결과를 얻으나 효과가 없으면 수술을 하는 게 좋다.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해 간편하게 수술할 수 있다.주로 감기가 발전해 걸리기 때문에 감기를 잘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인 예방책이다.코가 막혀 코를 세게 풀 경우 중이염 등 다른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 ●밤늦잠 아이들이 잘 시간을 놓치면 성장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발육에 장애를 초래하고 집중력 이상과 면역력 약화를 초래하기도 한다.이런 경우 가정에서는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시켜 혈액순환을 돕는 것이 좋다.신경을 안정시키는 대추 달인 물과 깐 호두를 2알 정도 먹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현삼,복분자와 신장의 피로물질을 잘 배출시키는 목통,복령,저령,간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영지,인진 등을 이용한 약제도 좋다. ●밥투정 밥투정은 인후부의 기체증이나 소화기 계통인 비위 기능이 안좋아서 나타난다.이런 어린이는 음식을 입에 오래 물고 있다가 삼키지 못하고 토하는 사례가 많다.이때는 말린 무화과를 물에 불려 꿀에 절인 뒤 먹이면 식욕이 돋워 잘먹는다.인삼,생강,사인,정향 등의 약재를 달여 따뜻하게 차처럼 마셔도 좋다. 식생활 개선도 필요하다.가능한 한 군것질을 금하며 밥을 안 먹겠다고 떼를 쓰면 스스로 먹고 싶다고 느낄 때까지 굶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간단한 경락 마사지도 도움이 된다.꼬리뼈 주변에서 목 아래까지의 척추뼈 주위를 꼬집듯 잡아 발그스레해질 정도로 문질러준다.한방에서는 창출,백출,후박 등의 약재를 이용해 치료한다. ■ 도움말 서울대병원 소아비뇨기과 최황·소아신장과 정해일·이비인후과 이철희 교수,연세대치대 치과병원 이제호 교수,도원아이한의원 이정언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
  • “”남도 손맛 만나보세요”” 잠실운동장서 새달7일까지

    진미의 고장 '남도 특산품 및 음식문화 대축제'가 26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학생체육관 주차장에서 성대하게 시작돼 새달 7일까지 펼쳐진다. 재경 광주·전남향우회가 주최하고 대한매일, KBS, MBC, SBS, 광주시, 전남도가 후원하는 이번 대축제에서는 남도인의 감칠맛 나는 손맛과 후한 인심을 접할 수 있다. 축제기간 내내 영광굴비를 비롯해 여수 돌산 갓김치, 구례 작설차, 신안 흑산도 홍어, 나주 신고배, 곡성 토하젓, 완도 김, 영암 무화과, 고흥 유자차, 강진 표고버섯 등 남도의 특산품이 다양하게 선보인다. 또 굴비백반·홍어회·참게탕·은어구이·짱둥어탕·재첩국·낙지연포탕 등 남도인이 자랑하는 전통음식을 현장에서 저렴하게 맛볼 수도 있다. 가수 송대관·남진·현숙씨를 비롯해 남도출신 유명 연예인들도 대거 출연, 흥을 돋운다. 위찬호 재경광주·전남향우회장은 “”남도 고유의 전통음식문화를 국내외에 과시하고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며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기대했다. (02)737-3110. 최용규기자
  • ‘무공해 韓牛’광우파동 넘는다

    광우병 파동으로 쇠고기 판매가 줄자 유통업체들은 물론 한우사육 농가까지 판촉에 나서고 있다.이들은 ‘청정한우’‘우량 혈통소’ ‘농가실명제’‘지정목장제’등의 특징을 내세우며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 쇠고기’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하고 있다.보통 상등급 한우에 비해 가격이 10%에서 최고 2배까지 높지만 물량이 없어서 못팔 정도라는게 백화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16일 상경한 전남 강진 맥우작목반 농민들은 18일까지 서울 갤러리아 백화점 압구정점과 수원점에서 강진맥우 사육방법과 사료 등을 전시,강진맥우의 안전성을 알린다. 강진맥우 작목반 장을제 회장은 “농가 30가구에서 한약재등을 먹여 한우 2,000여두를 키우고 있다”면서 “광우병 등각종 질병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현대백화점은 바이어들을 언양 안동 예천 횡성 등으로보내 ‘우량 혈통소’를 찾고 있다.우량 혈통소를 찾아내면그 곳을 백화점 지정목장으로 지정해 쇠고기를 매입할 계획이다.아울러 이달 하순부터 쇠고기에 생산자 출하증명원과사육자 이름,전화번호 등을 게재하는 ‘농가실명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도 강원도와 전라도의 목장에서 한약재 등을먹여 키운 한우고기를 판매하고 있다.또 녹차가루를 먹인 전남 보성녹차한우,무화과를 먹인 전남 영암 무화과한우,경북안동한우,경기도 양평 개군한우,경북 봉화한약우 등을 파는코너도 마련해놓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 추은영 대리는 “안전하고 육질이 뛰어난한우를 생산하는 곳이 국내에 여러 곳 있으나 대부분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갖고 있다”면서 “고객의 반응이 대체로 좋아 백화점마다 이런 쇠고기를 판매하는 코너를 늘리고 있는추세”라고 말했다. 강선임기자
  • [먹거리 축제를 찾아서] (6)낙안읍성 남도음식

    *맛깔스런 별미 한상 받아보자. 홍시가 꽃처럼 가을하늘을 수놓고 지붕에선 ‘흥부네 박’이 익어가는 전남 순천의 초가마을에서 남도땅 구석구석의 별미를 한데 모은먹거리축제가 열린다. 전남도가 24∼29일 전통민속마을 낙안읍성(사적 302호)에서 주최하는 제7회 남도음식문화 큰잔치에서는 음식과 다과,주류 등 남도의 맛깔스런 먹거리 426종이 선보인다. 우선 도내 22개 시·군은 ‘천년의맛, 맛따라 남도기행’이란 주제 아래 산과 들과 바다와 강에서 나는특산물을 이용해 만든 각각의 대표적인 먹거리들을 내놓는다. 항구도시 목포는 ‘바다’를 주제로 홍어찜·홍어삼합·홍어구이·낙지산적·해물구절판·어만두·조기완자꼬치·준치회비빔밥 등 16가지음식을 자랑한다. ‘녹차의 고장’ 보성은 녹차잎을 소재로,녹차떡갈비찜·녹차떡·녹차물김치·녹차구절판·녹차전·녹차장아찌·녹차부각 등 녹차요리 16가지를 선보인다. 이밖에 영광 굴비,장흥 표고버섯,담양 대나무,곡성 참게,구례 은어,광양 재첩,고흥 유자,무안 유색고구마,완도 전복,진도 구기자,신안 홍어 등이 각 고장이 자랑하는 대표 음식이다. 행사장에는 지역특산전과 별도로 ▲혼례·회갑·제사상 등 상으로보는 일생 ▲허브꽃 요리 ▲음식약국 ▲술익는 마을 ▲전통 뷔페음식 ▲우리아이 생일 큰 잔치 ▲가을이 익어가는 전시 등 7개의 테마별특별전도 마련된다. 음식약국에서는 호박·단감·대추·다시마·양파·버섯·생강·무화과 등의 건강식품이 어떤 효능을 지녔는지,어떻게 활용하는 지 등을 소개한다. 술익는 마을에서는 진도 홍주·구기자주,장성 팔목주·이목소주,담양 대잎술·추성주,순천 사삼주,보성 강하주,곡성 누에술,구례 지리산 야생 한약주,장흥 솔잎술,해남 진양주,광양 매실주,신안 인동초술 등 30여종의 토속주가 애주가들의 발길을 오래동안 붙잡는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음식축제의 참 맛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란말이 있듯 시식회.잔치 기간중 동헌 옆에 1인당 1만원∼1만5,000원이면 갖가지 별미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뷔페식당이 설치된다. 시·군 향토식당이나 난전에서는 4,000∼5,000원 정도에 각종 특산요리를 즐길 수 있다. 행사기간중 낙안읍성에서는 제41회 한국민속예술축제,제7회 전국 청소년 민속예술제도 함께 열린다.문의 낙안읍성관리사무소 (061)754-6632,순천시청 (061)749-4072,754-6632. 순천 남기창기자 kcnam@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19)나그네살이

    *망명객 입도 반해버린 독일 빵 '브뢰트헨'. 독일에서 처음 망명 생활을 시작했던 것은 베를린이 아니라 함부르크에서 조금 떨어진 북해의 섬에서였다.내 친구인 독일인 조각가의 별장이 그 섬의 외버넘이라는 마을에 있어서 그곳을 몇 달동안 집필 장소로 쓸 수가 있었다.친구는 함부르크 예술대학의 교수여서 방학 때에만 그 시골집을 사용하고 있었다. 나는 코발스키라는 이름의 검은 고양이 한 마리와 별장에서 살았다. 고양이는 여류시인 사라 키르쉬가 내 친구에게 선물로 분양한 수컷이었는데 독일 가정집 고양이들이 그렇듯이 거세된 놈이었다. 내가 외버넘에 살면서 처음 맛을 들인 것은 빵이었다.유럽에서 독일이 제일 맛있다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몇몇 가지가 있다.맥주의 다양함과 맛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고 백포도주 역시 그러하다.물론 붉은 포도주는 프랑스의 것이지만.그리고 소시지의 종류와 맛 또한 제일이다.그리고는 역시 빵이 맛이 있다. 우리에게는 언제부터인가 프랑스의 바게트가 맛있는 빵으로 자리를잡았지만 사실은 프랑스 사람들도 독일 빵의 맛에는 두 손을 들 정도다.그것은 아마도 독일 평원 지대의 기후 탓도 있을테지만 좋은 밀이나오기 때문일 것이다.감자 요리와 빵은 유럽에서 제일인 듯 하다.살찐 독일 사람들을 일컬어서 ‘감자 배때기’라고 할 정도로 감자와빵을 거의 매 끼 먹는다. 독일 사람들이 아침에 먹는 빵이 저 유명한 젬멜 또는 브뢰트헨이라는 아이 주먹만한 동그란 빵이다.빵가게에서는 새벽부터 아침거리의빵을 굽는데 제 시간에 맞추어 가야만 따끈하고 맛있는 빵을 살 수가있다. 이런 사정은 파리에서도 다르지 않아서 아침에 일찍 부산을 떨며 일어날 자신이 없는 젊은이들은 전날 저녁에 길다란 바게트 빵을사서 귀가하다가 친구라도 만나면 빵으로 서로 때리고 장난도 친다. 그렇지만 독일에서는 아침 나절에 브뢰트헨을 살 자신이 없으면 아예맛있는 아침 식사는 포기해야만 한다.그렇다고 빵가게가 멀리 있는건 아니고 대도시든 시골이든 적당한 거리에 빵가게가 한 둘씩은 있으니까 잠깐 산보하러 나가는 셈 치면 된다.빵은 부근의 정육점에서도 팔고 있어서 햄이나소시지와 함께 살 수도 있다.나는 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외버넘 마을을 한바퀴 돌고나서 빵 가게로 갔다. 브뢰트헨에도 여러 종류가 있어서 위에다 검은 깨나 흰 깨를 뿌린 것도 있고 너츠를 박은 것도 있다.껍질은 바삭하고 안은 말랑말랑하며기포가 가득하다.브뢰트헨 빵의 가운데를 잘라서 잼이나 버터를 바르기도 하고 치즈와 각종의 햄을 넣어 먹기도 한다.거위 간을 바르거나타타르 치즈를 바르거나 생 햄이며 양상치며 살라미 저민 것을 끼워먹기도 한다. 거리의 가판대인 ‘임비스’에서는 구운 소시지와 야채를 끼워 주기도 한다.거리에서 도로공사 같은 중노동을 하는 노동자도 소시지 끼운 브뢰트헨 두어 개에 작은 병 맥주 하나로 점심을 너끈히 해결한다.전날 사 두었다가 묵힌 빵은 오븐에 넣어 다시 구우면바삭한 맛으로 먹을 수가 있다.독일에 처음 온 어떤 이는 아침에 브뢰트헨 빵을 먹고나서 너무도 맛이 있어서 여덟 개나 먹어 치우고는하루종일 더부룩해서 혼났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점심 때에도 집에서 준비해온 브뢰트헨을 공원 벤치에서 먹고 있는 사람들을 흔히 볼수가 있다.점심이나 저녁 때에 푸짐한 고기 요리와 더불어 먹는 빵은둥글넙적한 농가의 통밀 빵이 있는데 껍질이 암갈색으로 잘 익어 있다.얇게 썰어서 치즈를 넣어 겹치거나 버터를 발라 먹는데 안에는 곡물이나 씨앗이 들어 있어서 간간이 고소하게 씹힌다.그보다는 작지만역시 둥글넙적한 호밀 빵이 있다.러시아 흑빵처럼 검은 색이고 스튜나 수프와 함께 먹으면 맛이 있다. 안이 비칠 정도로 투명하고 얇은 껍질의 독일 감자는 요새 갑자기 커진 우리네 감자 보다 훨씬 작다.어른 손아귀에 쥐면 달걀보다 조금커서 위로 비집고 나올 크기만 하다.나는 손칼 모양의 감자깎개를 사용하지 않고 스푼 끝으로 살살 벗겼다.이것 저것 요리해 먹기 귀찮을때에는 굵고 큼직하며 안에 입자와 고깃살이 씹히는 한뼘 크기의 소시지를 사다가 감자와 함께 먹었다.마을에는 어디에나 정육점이 있고이른바 핸드 메이드라고 하여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소시지가 있었다.벗긴 감자를 물이 자박자박한 냄비에 넣어 파슬리 가루를 뿌려서 삶아내고 소시지는다른 냄비에 물을 끓여 데쳐 낸다.데친 소시지는 기름기가 적당히 빠지고 부드러워서 아주 맛이 좋다.접시에 파슬리가파릇파릇 묻은 삶은 감자와 데친 소시지를 담고 감자에는 소금을 약간 치고 소시지에는 양념 머스터드 겨자를 바른다.차게 해두었던 맥주를 한모금씩 마시면서 감자와 소시지를 곁들여 먹는 맛이 그만이다.이런 간단한 식사법은 별장의 주인인 내 친구에게서 배운 요리였다. 외버넘의 친구 별장은 이백년이나 되었다는 농가였다.지붕이 높아서선반을 만들어 이층은 다락방 침실과 서고 공간으로 쓰고 있었다.지붕은 우리네 같은 초가 모양인데 해마다 또는 해거름으로 갈아야 했지만 초가지붕보다는 영구적으로 보인다.층층으로 갈대를 덮고 그 사이 사이로 콜타르를 뿌려서 엉기게 해 놓았다.지붕의 추녀로 자른 단면이 보이는데 두께가 삼십센티는 되어 보였다.양쪽 벽과 가운데 페치카 겸 오븐이 달린 벽은 벽돌로 쌓아 올렸다. 주변에는 이런 농가가 반듯한 마을 길 좌우로 있었고 아직도 농사를짓는 집들이 있어서 낟가리가 쌓인 헛간이나 트랙터들이 세워져 있었다.또는 도시 사람들의 산뜻하게 지은 현대식 별장도 있었다. 뒷마당에는 보기 좋게 자란 사과나무 두 그루가 있어서 그곳에 해먹을 달아 매어 놓고 낮잠을 자기에 좋았다.검은 딸기 나무도 몇 그루나 있었고 그중에서도 배나무는 대단한 명물이었다.물론 길쭘하고 울퉁불퉁하게 열리는 서양배 나무였다.나는 물이 많고 시원한 우리 배와는 달리 서양배를 깔보고 있었는데 그 정원 배나무의 배 맛은 나도그랬지만 누구보다도 까마귀들이 인정하고 있었다. 외버넘의 배는 둥그런 머리부터 익어 가는데 그건 마치 무화과가 익듯이 머리 언저리가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다.기가 막히게 향기가 나고 한입 베어 물으면 정말 잼처럼 달다.사각하면서 단물이 입 안에가득찬다.익어가는 배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누르면 말랑말랑하고 먹고 나면 손에는 껍진껍진한 당분이 들러붙을 정도였다.까마귀가 아예진을 치고 배나무에서 살았다.나중에는 까마귀를 쫓는데도 힘이 빠져서 아예 포기하고 말았지만 까마귀가 한입 파먹고 풀밭에 떨군 배를주워 먹는 재미도알게 되었다.부리의 자욱이 패인 곳을 도려내고 나머지를 먹는데 역시 녀석의 미각은 대단하여 가장 잘 익은 배가 틀림없었다. 내가 있던 집에서 길을 건너 골목으로 들어가면 역시 농가인데 집 앞쪽만 큰 유리창을 내어 달은 작은 식당이 있었다.그 집 이층은 섬을찾는 여행자들에게 방도 빌려주는 민박 집인 셈이었다.그 집의 이름은 잊었는데 집 앞쪽에 희고 노란 장미 울타리를 낮은 목책 위에 둘러 놓았다.이른바 독일식의 ‘가정식 백반’을 하는 집이었다. 황석영.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11)낯선 땅에서

    내가 전라도에 내려가서 십 년이나 살았으니 이사 다니기를 동네 마실 다니듯 하던 나로서는 꽤나 오래 머물러 있었던 셈이다.청소년 시절에 전라도의이곳 저곳을 돌아다녀 보았고 어른이 되어서도 이따금씩 도시가 답답해지면휘익 한바퀴 돌아보고 오는 곳이 전라도였다. 칠십년대 중반까지만 하여도 전라도의 시골은 옛날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데가 많았다.정답고 포근해 뵈는 초가집이며 토담과 돌담으로 이어지는 고샅길이며 왕대숲과 남도에서만 자라는 동백,석류,수선화,무화과,오죽,시누대,배롱나무들이 탱자울 넘어 작은 마당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그리고 수려한 가지를 늘어뜨린 붉은 소나무들이 늘어선 곳에 이끼 얹은 기와를 올린 옛집이 한 두 채씩 있었다. 대전 논산을 지나 도계를 넘어 벌써 전주에만 가도 이런 풍경은 어디서나 볼 수 있었고 아무데나 이를테면 버스 차부 모퉁이에 있는 작은 주막엘 가보아도 서화가 걸려 있었으며 심지어는 그런 집 뒷간엘 가도 작은 산수화나 사군자가 걸려 있었다.주전자로 막걸리를 파는 장터 앞의 선술집에서도 따로 안주를 시키지 않아도 곁들이 안주로 꼬막무침에 생선토막에 나물에 묵에 술국에다 나중에는 수박 두어 쪽까지 나온다.그러니 남은 안주가 아까워서 한 주전자 더 시키고 그러면 안주가 다시 나온다.꼭 한 잔씩만 하자고 들어갔다가 결국에는 안주 맛에 이끌려 지지벌겋게 거의 만취가 되어서 술집을 나서게만든다. 비빔밥이니 콩나물국밥이니 하는 것들이 진작에 어느 도시에서나 흔해졌지만 옛날 전주 콩나물 해장국은 조금 달랐다.나는 어떻게 된 것이 글쟁이 보다는 그림쟁이들과 잘 어울려 다니던 편이었는데 그들은 감정 표현이 직설적이고 술 또한 잘먹는다.그래서 걸핏하면 술잔이 나르고 주먹이 올라가는 자리가 되기 일쑤이건만 술자리 하나는 언제나 질펀하다. 콩나물 해장국은 왕멸치로 국물을 내어 통통하고 실하게 자란 콩나물을 넣어 간을 따로하지 않고 맑은 채로 끓이는데 내오기 직전에 달걀 흰자위를 풀어 넣어 준다.노른 자위가 섞인 채로 덩어리가 된 채로 그릇의 반쯤을 차지하고 있는 요즈음 식은 텁텁해서 맛이 없다.뚝배기에 한 그릇씩 끓인 국이 상에 올라와도 아직 보글보글 끓고 있다.끼끗한 육젓 새우젓이 하얗게 따라 나오는데 이것을 조금 넣고 국물도 넣어 간한다.반찬은 김치와 깍두기인데 어떤 이들은 깍두기 국물을 국에 넣기도 한다.나는 그냥 맑은채로 먹는다.속풀이 한다고 식물성으로만 말갛게 먹기에는 아무래도 슴슴한지 장포를 찢어 내놓는다.요즈음 시중에서 장조림을 성의껏 내는 집도 있지만 장포라야 맞는다.쇠고기 홍두깨살이나 대접살을 삶아 포를 떠서 굽는다.양념장을 고루 발라서 다시 한번 굽고 두들기고 이런 식으로 몇 차례 양념이 속까지 배도록 약한 불에 구워서 잘게 찢은 다음에 잣가루나 깻가루를 뿌린다.콩나물 해장국을 먹을 때에 또 한 가지 곁들여야 할 것이 있다.바로 해장술인데 진하게 걸른 막걸리에 흑설탕을 넣어 한소끔 끓여서 뜨거운 채로 사발에 내다 준다.국밥을 먹는 사이 사이로 이 해장술을 마시면 온몸이 후끈해지고 땀이 나면서간밤의 숙취로 무둑하던 속이 후련하고 시원해진다. 전북 전주 남원 지방의 음식이 다양하고 맛깔스런 것들이 많아서어느 것부터 얘기를 해야할지 모를 정도다.고들빼기나 무소박이 더덕김치 같은 것들은 여러 문인들의 입담에 오르내리거니와 추어탕이며 오리탕이며 용봉탕이며하는 것도 있고,특히 상이 모자라서 겹쳐 놓고 비워지는 순서대로 다시 늘어 놓아야 하는 한정식은 도대체 이런 식으로 어떻게 장사를 할까 싶을 만큼그 맛과 인심이 남도다웁다. 어떤 이는 곳곳의 서화와 한정식의 풍요로움이 지주 문화의 잔재라고 약간의 비아냥을 섞어 이야기하지만 그것도 일리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음식 치레에 치중하는 것은 역시 중인의 것이다.감영이 있던 데나 군영이 있던 곳,또는 상단이 있던 고장에는 먹을만한 음식들이 있기 마련이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서울에서도 오래된 전통 여관에서는 아침에 숙박비에 포함된 밥상을 차려 주는 데가 더러 있었다.내가 남도 쪽을 돌아다니던 시절이야 말할 것도 없이 시골 읍내의 여관에서는 아침 밥상을 들여주었다.대개 책상반에다 국과 밥,그리고 조치라고 하는 찌개 한 가지에 생선이나 고기반찬에 마른반찬,나물,간장,고추장,젓갈 등속을 정갈한 사기 그릇이나 유기에 담아 내왔다.정겨운 것 한 가지가 있으니 작은 접시에 날달걀 한 개를 담아내오는 것이다.밥을 반쯤 먹고나서 남은 밥에 달걀을 깨어 넣고 비벼 먹는 맛이 그만이다. 그야말로 집에서 먹던 가정식 백반인 셈이다. 상차림에도 격식이 있어서 칠첩반상이 기본이었다.밥과 국에 김치 한 두가지 찌개나 찜이 나오고 첩에 들지 않는 간장 초간장 초고추장 등이 있고 숙채,생채,조림,구이,전유어,회,마른반찬의 일곱가지가 칠첩이다.구첩반상은 위에다 나물,구이,조림 등의 숫자를 늘린 것이며,교자상은 여러 사람이 연회를할 적에 먹는 겸상이다.한정식 집에서 내던 상이 바로 이것이었으니 그야말로 상 다리가 부러질 지경으로 가짓수가 많았다.구절판과 신선로와 소 닭 돼지 고기와 해물 어패류가 함께 한다.낮것상이라고 하여 점심에 원반에다 간단히 차리는 독상도 있다.그런가 하면 술과 각색 안주를 차려 놓는 주안상이 있다.구절판에 산적에,편육,회,냉채,찜,신선로,전유어,마른 안주 등속이 올랐다. 내가 칠십년대 중반에 어딘가 농촌 지방으로 가야겠다고는 진작에 작심을 하였으나,전라도 해남으로 내려가게 된 데에는 그 해 여름의 여행길 때문이었다.우연히 스케치를 하러 가는 화가 친구들을 따라 나섰다가 처음으로 강진이라는 곳에 이르렀다.물론 정약용의 유배지 만덕산 다산 초당에도 청자 가마터에도 가보고 너른 갯벌과 탐진강 줄기도 바라보았다.새마을운동이 한창이었지만 옛날 읍내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는데 대숲을 스치는 바람이 소슬하였다. 그래서 당장에 갯가가 내다보이는 언덕에 맞춤한 집을 찾다가 그만두고 옆고을인 해남으로 가서야 사정에 맞는 집을 구하여 꿩 대신 닭이라고 그 고장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아니 해남이 닭이라니,말도 안되는 소리였다.비록 읍내에서 바다가 멀기는 하여도 아늑하고 풍광 좋기로는 해남이 더욱 옛고을다웠다. 식솔들을 버스로 보내고 이삿짐을 가득 실은 트럭 앞자리에 앉아 먼지나는비포장 길을 달려서 우슬재를 넘는데 고갯마루에 올라서자 저 아랫편에 업드린 해남 읍내와 들판이 보였다.내가 찾아낸 집은 고래등 같은 고가의 마당안에 무슨 더부살이 집처럼 따로 낮은 돌담을 두른 남도식의 일자집이었는데 어른 셋이서 팔을 둘러야 겨우 닿을 만큼 수백년 묵은 느티나무가 마당 귀퉁이에 서있었고 역시 사람들 말로 삼백년 묵었다는 동백나무가 있었다.동백나무는 전에 살던 이가 너무 잎이 무성하여 잘랐다는데 그 아래 둥치에서 새 순이 돋아나 오히려 분재나무처럼 둥글고 탐스럽게 자라났다.느티나무와 동백은 무슨 부부처럼 사이 좋게 아래 위로 서있었다.
  • 정통의 구 극단 ‘파격’의 창작극 선보인다

    실험극장과 여인극장.올해로 각각 창단 40주년,34주년을 맞는 두 정통 극단이 파격적 소재의 창작극 2편을 잇달아 무대에 올린다.‘에쿠우스’‘신의아그네스’등 예술성 높은 번역극들로 명성을 쌓아온 실험극장은 동성애를,‘마스터 클래스’등 여성을 화두로 한 작품을 주로 선보여온 여인극장은 성고문을 소재로 택했다. 오는 9일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막올리는 여인극장의 ‘협종망치(脅從罔治)’(이현화 작)는 시국사건에 연루돼 성고문을 당한 여성의 삶을 그린 연극.‘서경(書經)’의 한구절을 인용한 제목은 권력의 급변기에 과거의 잘잘못을현명하게 구분했던 옛 선현들의 지혜를 이르는 말이다. 총선 투표일.전직 수사관출신의 문근형후보 사무실은 긴장감이 흐른다.개표가 진행되면서 문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사람들은 환호성을 터트린다.참모진은 자원봉사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위해 팀장인 ‘권여사’를 찾지만보이지 않는다.한편 같은 시간 고급 오피스텔에서 문근형을 기다리던 애인강나리는 낯선 여자의 침입을 받는다.그녀는 문근형을 죽이러 왔다며 권총을들이대고,강나리는 여자에게서 살인이유를 듣게 된다. 안동 권씨집안의 무남독녀였던 여자는 대학시절 데모대에 합류했다가 수사기관에 끌려가 ‘여성이 받을 수 있는 최악의 모욕과 폭행’을 당했고,그 일로 집안이 풍비박산이 났다.마침내 문근형이 오피스텔을 찾아오고 여자는 권총을 그에게 주며 마지막 선택기회를 준다.연출가 강유정은 “과거의 상처를무시한 채 현재와 미래를 논할 수는 없다”면서 “지난 역사의 한 매듭을 짓고 진정한 새 세기를 시작하려는 소망을 담은 작품”이라고 말했다.22일까지.(02)732-4343 19일부터 인간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실험극장의 ‘무화과 꽃’(임용위 작)은자칫 세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그칠 우려가 있는 민감한 소재를 진지한주제의식으로 접근한다.동성애자인 윤상진과 채영섭,양성애자인 오정숙의 기묘한 삼각관계는 이 사회에서 소수일 수 밖에 없는 이들의 내적 갈등을 설득력있게 보여준다. 학교선후배인 오정숙과 윤상진은 같은 오피스텔에서 동거하는 사이.어느날윤상진이 집을 비운 새 채영섭이 찾아오고,윤상진을 두고 서로에게 오해의눈길을 보내던 두사람은 각자의 비밀을 얘기한다.채영섭은 자신이 이성애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비교적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게이로,한달전 만난 윤상진에게서 진실한 사랑을 찾고 있다고 말한다.반면 오정숙은 양성애자라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부정하기위해 3년간 윤상진과 힘겨운 동거생활을 해왔음을 털어놓는다.뒤늦게 나타난 윤상진 역시 사회의 시선이 두려워 가면을 쓰고 생활해왔음을 고백한다. 연출가 김성노는 “동성애자들의 행위보다는 고민을 보여주는데 치중했다”고 작품의 전반적인 흐름을 설명했다.오정숙의 학창시절 동성애 경험과 오빠약혼자와의 연애담, 윤상식과 채영섭의 포옹장면 등 충격적인 내용들을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6월25일까지.(02)764-5262이순녀기자 coral@
  • 南北수석대표 대화 요지

    22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당국자간 첫 준비접촉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이뤄졌다.분위기 탓인지 양측의 인사말은 20분간 진행됐고,향후 회담에 밝은 빛을 던져주는 덕담도 오갔다.다음은 양측 수석대표 대화 요지. ■양영식(梁榮植) 남측 수석대표 판문점에서 5년9개월 만에 만나서 참으로감개무량하다.한반도의 평화와 화해·협력을 산출하는 귀한 만남이 되기를바란다.세분 (북측)대표가 남북기본합의서 산출에 기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대표 두 명도 결실을 보는 남북회담 현장에 있었다.오늘도 차분하게 대화해서 큰 열매를 맺도록 하자. ■김령성 북측 수석대표 이번 준비접촉은 대표단이 서로 3명이어서 회담이잘될 것으로 믿는다.함께 모색하고 노력하자. ■양 수석대표 준비접촉에 북측이 예상보다 빨리 호응해서 온 세계와 겨레가환영했다. 금강산을 함께 개발했듯 판문점도 앞으로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자.평화의 샘터가 되는 판문점이 되기를 바란다. ■김 수석대표 이번 접촉은 출발부터 잘해서 결실을 보는 과정이 되도록노력하자.날씨는 어떻습니까. ■양 수석대표 어제 단비가 촉촉히 내렸다.농사에도 좋다.남북한에 뜻하지않은 산불피해를 보았는데 어제 단비는 좋은 징후다.오늘은 무덥지도 않고쌀쌀하지도 않고 축복받은 날씨다. ■김 수석대표 곡우가 절기로 사흘전이다.이번 비는 곡우 비로 농사에 약비일 뿐 아니라 우리 접촉을 축하하는 축하 비라고 생각한다.올해 4월은 새 천년의 첫봄인 양춘가절이다.북남관계에서도 양춘가절이다.우리의 소명을 잘수행할 것으로 믿는다. ■양 수석대표 4월은 꽃피는 자연의 계절이다.귀측도 문제를 풀고 우리측도김대통령이 베를린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지가 담긴 4가지 중요 과제를해결하겠다.남북경협 등 공동으로 도울 것은 돕는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더이상 미룰 수 없는 이산가족 문제를 북측도 동감하리라 생각한다.오늘 만남을 계기로 남북관계 변화의 결정적 기틀을 마련하는준비회담이 돼야 한다. ■김 수석대표 북남간 여러 현안을 순조롭게 해결하자.북남 평양 상봉과 최고위급 회담을 통해 수많은현안을 풀고 조국통일을 이루는 획기적 전기를이루는 의의를 갖고 있다.중대사를 해결해 첫 대문을 열자.상부의 뜻을 옳게받들어 모든 문제를 해결하자.온 민족의 관심인 평양상봉과 최고위급회담을성과적으로 하자. ■양 수석대표 남북간 화해와 단합,교류협력,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두분정상의 만남 성사를 생각하는 양측의 공감이 벌써 나왔다고 생각한다.합의할 수 있는 것은 합의를 보고 남북이 55년간 단절됐던 만큼 차이 있는 점을인정을 해서 실타래를 푸는 접근을 하자. ■김 수석대표 좋은 말씀이다.준비접촉은 이제부터 새로운 방식으로 하자.타방 입장을 고려해 앞으로 갑론을박을 없애 이번부터 새롭게 하자. ■양 수석대표 어제 기자에게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으로 접근하겠다고말했다.(북측 김수석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을 표시)서로 이해 못할 것이 없다.김선생 말씀에 공감한다.과거 남북대화는 무화과 나무처럼 잎사귀가무성하고 열매가 없어 저절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열매 맺자는 얘기에 공감한다. 판문점 이석우기
  • 삼성경제硏 선정-새천년 10대 개술 패권 어디로

    새로운 천년의 기술패권은 누가 쥘까?. 삼성경제연구소가 21세기 산업을 주도해 나갈 ‘신기술 10선(選)’을 21일발표했다. ■디지털기술 물리량을 0과 1의 2진수로 표시하는 기술.20세기가 탄생기라면 21세기는 이 기술의 개화기로 디지털TV 등 관련산업의 급성장이 기대된다.46년 개발된 최초의 진공관식 컴퓨터는 무게만 30t이었다.일본 IBM이 개발한워크맨 크기의 컴퓨터는 바로 디지털의 쾌거다. ■광(光)기술 빛의 파동성과 입자성,에너지를 활용하는 기술.60년대 레이저발명을 계기로 실용화가 급진전됐다.광통신,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등 광정보기기,레이저 가공 등 광정밀,빛으로 촉매를 반응케 하는 광촉매 등 광소재분야가 있다. ■바이오기술 유전자 복제,형질변경,배양,치환을 통해 새 형질의 제품을 만드는 기술.의약·농업을 중심으로 연 10∼30%의 성장이 예상된다.모 생명과학연구소가 남해안에서 자라는 무화과 나무에 고무나무 유전자를 합성,천연고무를 생산하는 나무를 개발 중인 것이 사례다. ■초전도기술 전기저항이 없는 재료를 개발하는기술.초전도 소재로 송전선을 만들면 전력손실이 거의 없다.전기와 관련된 에너지(저장 발전 핵융합 등) 수송기기(자기부상열차 초전도추진선) 의료분야(MRI)에 넓게 쓰일 전망이다. ■평판 디스플레이 액정표시장치(LCD)가 상업화되면서 100년 역사의 브라운관을 대체할,가볍고 얇은 평판디스플레이(FPD)개발이 본격화됐다.시장이 2005년엔 지난해보다 2.4배 성장한 400억달러로 추정된다. ■극초소형 기계 극소형의 기계·광소자 부품을 하나의 칩에 집적시키는 기술.성냥개비보다 작은 의료용 수술가위나 핀셋,인체내부에 암종양까지 약을운반하는 미니로봇 등을 들 수 있다. ■연료전지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발전(發電)하는 기술.주택용과 전기사업용,공업용,업무용으로 응용이 확대될 것이다.일본과 미국이 선두두자이며 2005년께 상용화할 전망이다. ■의료기기기술 저렴하면서 정확하게 신체를 촬영·진단할 수 있는 영상의료기기를 중심으로 진전되고 있다.장기나 조직을 대체할 수 있는,사람세포와유사한 신물질을 개발하는 분야와 우주실험을 노인병 치료나 노화예방에 활용하는 우주의학 분야 등이 있다.브래지어 모양의 조끼에 수많은 전극을 설치,심작박동을 측정하고 심장병환자의 심장박동이 약해질 경우 자동으로 전기충격을 가해 돌연사를 막아주는 기술도 포함된다. ■휴먼인터페이스 사람을 대신할 기계를 만드는 기술.음성인식 기계번역 음성합성 기술이 그것이다.상업화엔 10년 이상 걸릴 것같다.IBM은 최근 “지구본을 그려라”고 말하면 이를 알아듣고 그리는 컴퓨터를 개발했다.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정보기술과 자동차기술을 융합시켜 도로·자동차·인간을 일체화시키고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우리나라는97년 ITS기본계획을 세웠으며 2000년부터 기반기술연구와 표준안 수립, 시제품 제작,상용화를 추진한다. 권혁찬기자 khc@
  • 梁榮植수석대표 인터뷰

    “베이징회담이 남북간 공동우승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 21일의 베이징 남북 차관급회담을 앞두고 수석대표인 양영식(梁榮植) 통일부차관은 18일 이같이 각오를 다졌다. 양차관은 다소 꺼칠한 얼굴이었다.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회담을 앞두고연일 새벽기도로 회담의 성공을 기원해 왔다는 후문이다. 그는 “잎사귀만 무성한 무화과 나무보다는 작은 열매라도 맺는 나무를 가꿔야 한다”며 회담의 결실을 강조했다.이를 위해 입씨름보다는 “역지사지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서해교전 사태가 회담에서 논의되나. 그런 사항은 회담에서 논의하지 않으며 거론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산가족문제를 어느 선까지 논의하게 되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이산가족을 보는 관점이 남북이 달라 고려해야할 것이 많다.논쟁을 위한 협상이 아니라 실무적 차원에서 할 이야기는 하고들을 이야기는 들을 것이다. ■우리가 비료를 줬는데 이제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비료지원은 조건부가 아니다.동포애적,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이다.우리 상호주의는 신축적이고 융통성있는 상호주의다. ■그렇다면 정부가 작년 북한의 입장을 수용하는 것인가. 모든 점에서 우리가 미들급이면 북한은 밴텀급이다.미들급이 양보해야 한다. ■북한대표단이 베이징에 있나. 아직 연락 없다.출발한 뒤에도 통보가 올 수 있다. 구본영기자 kby7@
  • 터키탕 개명(외언내언)

    터키는 많은 관상용 꽃이 원산지이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튤립이다.튤립은 16세기후반 터키에서 유럽으로 건너간후 순식간에 각국으로 번져 17세기초 영국과 네덜란드에선 귀족이나 대상인들 사이에 크게 유행하였다.이제는 우리들에게도 친숙한 과일이 된 체리 아몬드 무화과 살구의 원산지도 터키이다. 커피와 커피점 역시 터키인들이 전파시킨 멋진 생활 가운데 하나이다.16세기에 오토만 군대가 퇴각하면서 빈 성문 앞에 버리고 간 커피 자루가 서양에 커피문화를 소개한 시초였으며 오늘날 빈의 카페를 세계적 명소로 만든 싹이었다. 서울주재 터키대사가 개명을 요구해 화제가 되고있는 「터키탕」은 사실 터키와 무관하다.영어엔 Turkishbath,즉 터키탕이란 말이 있긴 있다.그러나 그 뜻은 마사지 걸이 등장하는 퇴폐적인 욕탕과는 거리가 멀다.가열된 방에서 건조욕으로 땀을 내고 난후 몸을 씻는 터키식 목욕법을 일컫는 것이 터키탕이다.우리나라로 치면 한증막 같은 것이다. 터키탕은 로마탕이라고도 한다.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것이 로마로건너가 성행했기 때문이다.터키의 유서깊은 도시들은 모두가 성채·모스크·광장에 곁들여 욕탕시설을 반드시 구비하고 있다.그 욕탕에선 쿠르나라는 큰 대리석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서로 등을 밀어준다.남녀혼탕이나 마사지걸은 물론 없다. 터키 요리는 다양성·영양가,그리고 세련됨에 있어서 프랑스·중국 요리와 함께 세계 3대요리로 꼽힌다.그런건 소문나지 않고 있지도 않은 퇴폐욕탕이 엉뚱하게 「터키탕」으로 판을 치고 있으니 터키인들로선 참을수 없는 모욕일 것이다. 19세기 프랑스의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인 앵그르의 작품에 「터키탕」이 있다.술탄의 하렘에서 목욕하는 후궁들의 모습이 우아하면서도 관능적으로 묘사돼 있는 나체화이다. 그런 후궁들로부터 서비스를 받을수 있다는걸 연상시키기 위해 터키탕이란 이름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터키탕이란 이름은 잘못 붙여진 것이 분명한 만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 우리 근·현대사 소설문학 집대성/「한국소설문학대계」 출간

    ◎납북·월북문인 작품도 수록 동아출판사는 한국의 근·현대 소설문학을 망라하는 총 1백권 분량의 문학전집 「한국소설문학대계」를 펴내기로 하고 우선 1차분 27권을 최근 발간했다. 이 전집 발간은 신 소설로부터 90년대에 이르기까지의 우리 소설을 집대성하는 작업으로 광복 50주년과 신문학 1세기를 맞아 뜻깊은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또 개항이후 우리의 근대화 노력이 문학작품 속에 어떻게 수용되고 형상화했는 지를 한 눈에 보여주는 반영물로 자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한국소설문학대계」는 납북 또는 월북한 문인들을 문학사적으로 복권,수록한 최초의 전집이라는 점과 시중에 이미 출판된 작품들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1년여에 걸친 정본 확정작업을 거친 것이어서 문단의 주목을 끈다.서울대 김윤식 교수와 소설가 박완서씨가 감수를,신예평론가 권성우·류보선·서영채씨가 편집위원을 맡았으며 2백여명의 평론가가 대거 참여해 평균 1백장에 이르는 권말 작가해설도 새로 썼다. 이번에 출간된 1차분은 이인직·이해조·안국선·신채호 등의 신소설로부터 김동리·황순원·장용학·손창섭 등의 60년대 소설작품을 실은 27권.1권에 1작가를 원칙으로 하되 이광수와 염상섭은 2권의 비중으로 무게있게 실었고,경우에 따라서는 한권에 2∼4명을 수록하기도 했다. 특히 1931년 매일신보에 연재된후 단행본으로 나온 적이 없는 염상섭의 장편소설 「무화과」가 4천장의 원고 그대로 한권의 장편소설로 묶여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삼대」 후속편격인 「무화과」는 재미있는 사건전개 속에 일제하 몰락하는 부르주아 지식인들의 전형성을 더욱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한편 나머지 2∼3차분 작품은 30권과 40권으로 묶어 4월초와 8월초에 각각 출간할 예정이다.
위로